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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테슬라’ 꿈꾸는 中전기차

    ‘제2의 테슬라’ 꿈꾸는 中전기차

    지난 7월 30일 미국 뉴욕의 나스닥 증시. 이날 기업공개(IPO·증시 상장)한 중국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리샹자동차(Li Auto)는 개장 초부터 매수주문이 폭주하며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장중 한때 52%까지 치솟은 리샹 주가는 장이 끝날 무렵 급등을 우려한 매도세가 일부 들어오긴 했으나 공모가보다 43.1% 상승한 16.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리샹은 이번 IPO를 통해 10억 9300만 달러(약 1조 3000억원)를 조달했다. 한 달 뒤인 8월 27일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자동차(XPeng) 역시 나스닥 증시에서 상장 대박을 터트렸다. 장중 한때 67%까지 폭등한 샤오펑도 공모가보다 41.57% 오른 21.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기사회생하고 있다. 올 들어 ‘제2의 테슬라 붐’에 편승해 웨이라이(NIO)와 샤오펑, 리샹 등은 미국 뉴욕 증시에서 투자금을 쓸어 담고 있고 아이츠자동차(AIWAYS)와 웨이마자동차(WM Motors) 등은 증시 상장 검토 작업에 들어가는 등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IPO 시장에 뛰어들어 거액의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불과 1년 전에 비하면 ‘상전벽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웨이라이, 6년 만에 ‘전기차 유니콘’ 떠올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웨이라이와 리샹, 샤오펑 등 트리오는 나스닥 증시 상승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들 3개 사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479억 달러에 이른다. 제너럴모터스(GM·416억 달러), 포드자동차(260억 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웨이라이와 리샹, 샤오펑은 올해 상반기에만 각각 1만 4048대, 9667대, 5663대를 판매했다. 2014년에 닻을 올린 웨이라이는 중국 최대 정보기술(IT)기업 텅쉰(텐센트)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잇달아 유치하며 전기차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웨이라이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3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첫 모델 ES8를 개발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통상 전기차 개발에는 4~5년이 소요된다. 웨이라이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가운데 처음으로 2018년 나스닥에 상장됐다. 연내 미국 내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덕분에 웨이라이 주가는 올 들어 최저치(2.11달러)보다 무려 745%나 치솟았다. 지난달 26일 전날보다 14.5%나 급등하며 20달러를 가볍게 돌파하기도 했다. 시가총액도 한순간에 230억 달러로 불어났다. 웨이라이가 6월 자금 조달에 성공한 뒤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고 중국 등 세계 전기차 수요가 팽창하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리샹, 올 상반기 판매량 9000대 넘어서 2015년 7월 출범한 리샹은 상장에 앞서 9차례에 걸친 투자금 펀딩에 성공하면서 주목받았다.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리샹원은 지난해 4월 선보였다. 50개월 동안의 연구개발을 통한 성과물이다. 이 모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과 유사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RE-EV)로 분류된다. 이 방식은 주행은 모터로 하고 발전기 역할을 하는 엔진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판매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2분기 리샹원 판매량이 6600대를 기록하며 올 상반기 판매량은 9000대를 넘어섰다. 웨이라이에 이어 판매량 2위에 올랐다. 특히 리샹의 상장은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증시 진입 문턱을 높이는 와중에 이뤄져 관심을 끌었다. 샤오펑은 알리바바그룹의 모바일 사업을 총괄한 허샤오펑 총재가 설립했다. 샤오펑이 지난 4월 선보인 중형 전기 세단 P7에는 최신 엔비디아 인공지능(AI) 프로세서가 탑재된다.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테슬라의 주력 차종인 ‘모델3’와 경쟁하겠다는 복안이다. 2014년 설립된 신출내기지만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힐하우스캐피탈,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등으로부터 5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들 트로이카에 이어 아이츠자동차와 웨이마자동차는 증시 상장 검토 작업을 본격화하는 등 후발 주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중국 스타트업들의 전기차 전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푸창 아이츠 창업자는 “웨이라이와 리샹, 샤오펑 등이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하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우리는 중국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7년 상하이에서 설립된 아이츠는 전기차를 판매하기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햇병아리다. 기업사는 일천하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아이츠의 양산 차량인 U5는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1400여대를 팔았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인 시기였음에도 판매가 크게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 6월엔 유럽 수출도 시작했다. 푸창 창업자는 “1년 안에 중국 1만대, 유럽 3000대 판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독일과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츠의 라이벌인 웨이마는 상하이거래소 커촹반 상장을 준비 중이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웨이마는 중국 국유 투자사들과 상하이자동차(SAIC) 등으로부터 15억 달러를 유치하는 등 자금 조달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비야디, 테슬라 추격… 전기버스·트럭 출시 그래도 테슬라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중국 전기차의 선두 주자인 비야디(BYD)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 EVs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가 판매한 승용차는 22만 9506대로 1위 테슬라(36만 7820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전기차의 3대 요소로 꼽히는 배터리와 모터, 전자제어장치(ECU)를 모두 자체 조달하는 기업은 비야디가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 승용차에 집중해 온 테슬라와 달리 버스, 트럭 등 상용차 부문에서 탄탄한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비야디의 저력으로 꼽힌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기사회생한 것은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보조금 정책을 2022년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광둥성과 광둥성 선전, 상하이, 톈진 등 지방정부는 세금 감면, 인프라 확충 등 보조금 지원 정책을 잇달아 내놨다. 이에 힘입어 중국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는 120만대로 늘어났다.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32만대 판매에 그쳤다. 이런 만큼 미국에선 전기차 산업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전기차 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데니스 블레어 전 미 국가정보국 국장은 “중국은 단순히 전기차 회사만 많은 게 아니다”라며 “전기차 배터리 원료 확보부터 배터리 생산, 자동차 조립, 판매까지 전기차와 관련한 공급망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폐업 소상공인 48.3% 3개월 안에 문 닫았다

    폐업 소상공인 48.3% 3개월 안에 문 닫았다

    ‘창업 후 평균 6개월여 만에 문을 닫았다’는 폐업 소상공인들의 실태 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소상공인 재기 실태 조사’에 따르면 폐업한 소상공인들은 창업부터 폐업까지 평균 6.4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진공은 지난 4월 20~29일 소상공인 재취업 프로그램인 ‘희망 리턴 패키지 지원 사업’ 참여자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폐업까지 걸린 기간이 ‘3개월 미만’이라는 응답이 48.3%로 절반에 육박했다. ‘4~6개월’은 27.3%, ‘10~12개월’은 15.5%였다. 1년 이상은 8.9%에 불과했다. 폐업 때 부채는 평균 4030만원에 달했다. 2000만원 미만이 67.8%, 2000만~4000만원이 13.5%였다. 8000만원 이상도 10.5%나 됐다. 폐업 경험 여부와 관련해선 2회가 20.8%, 3회가 16.5%로 나타나 ‘폐업→재창업→또 폐업’을 겪은 이가 37.3%로 집계됐다. 폐업 원인은 ‘점포 매출 감소’가 66.3%로 가장 많았다. ‘개인 사정’ 8.8%, ‘운영 자금 부족’ 4.8%, ‘보증금·임차료 인상 부담’ 3.0% 등이 뒤따랐다. 소진공에 따르면 소상공인 폐업자는 2015년 79만명에서 2018년 100만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현재 소상공인 폐업과 관련해 정책자금, 사회적 안전망, 인프라, 역량 강화 등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런 지원책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폐업 소상공인의 69.2%는 이러한 정부 정책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폐업 소상공인은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폐업 소요 비용 지원’(42.4%)과 ‘폐업 관련 정보 제공’(25.5%) 등을 꼽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돈벌이에만 골몰해 묻지마 공사… 흉물로 방치된 우도 관광 시설들

    돈벌이에만 골몰해 묻지마 공사… 흉물로 방치된 우도 관광 시설들

    제주 우도의 대표적인 난개발 사례는 집라인 사업이다. 2018년 한 업체가 우도에 집라인 체험장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8일 제주시에 따르면 이 업체는 우도 하고수동 해수욕장 인근에 집라인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이 “집라인의 거대한 구조물이 들어서면 주변 풍광을 해치는 등 우도의 자연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이에 이 업체는 장소를 연평리 인근으로 옮긴 뒤 길이 250m 철재 라인을 설치한 후 2018년 11월 영업을 시작했다. 설치에 찬성한 우도 주민들은 11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업체는 매년 3000만원의 마을발전기금을 내놓고 주민 일자리도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업체가 주차장 용도인 연평리 부지에 무단으로 콘크리트 포장을 하고 집라인 기둥을 설치하는 등 불법행위로 고발 조치됐고 3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현재는 철재 와이어 라인은 철거됐지만 4m 높이 기둥 구조물 2개가 덩그러니 흉물로 방치돼 있다. 투자했던 우도 주민들은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도 오봉리 마을포구 인근에는 2015년 조성 이후 한번도 문을 열지 못한 관광 낚시터가 있다. 2013년 행정안전부의 ‘찾아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 공모에 선정돼 제주시가 국비 등 13억원을 들여 관광 낚시터를 조성했다. 해안도로 개설로 내수면이 된 1만 5000㎡를 수심 2m 깊이로 파내고 우럭과 놀래기 등을 방류해 관광객이 낚시로 직접 잡아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게 하고 주민 소득도 창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썰물 때는 수심이 60m에 불과한 데다 빗물이 들어와 수온이 높아져 바다 물고기가 살 수 없는 곳이 됐다. 제주시는 이곳을 해녀 물질체험, 스노클링 등 종합적인 어촌체험 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지만 주민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한 주민은 “우도에 관광객이 몰려들자 돈벌이만 할 생각에 사전 철저한 준비도 없어 묻지마 공사로 예산만 낭비한 꼴”이라며 “우도는 사면이 바다인데 육상에 굳이 어촌체험 공간을 만든다고 관광객이 이용할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단독] 수천억 날린 옵티머스·라임, 무경력자가 돈 굴렸다

    [단독] 수천억 날린 옵티머스·라임, 무경력자가 돈 굴렸다

    50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을 비롯한 문제의 사모펀드들이 운용 전문인력도 갖추지 않은 채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원대의 투자금을 모아 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0월 사모펀드의 운용 요건에서 운용 경력이 빠지면서부터인데, 곳곳에서 제도상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3명의 운용 전문인력 가운데 운용 경력이 있는 사람은 1명뿐이었고 그나마 경력이 1년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운용 경력이 아예 없거나 퇴직해 확인할 수 없었다. 환매가 중단된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비슷했다. 1조 6000억원대 손실이 난 라임은 8명의 운용 인력 가운데 절반이 운용 경력이 없는 상태였다. 2300억원대에서 환매가 중단된 알펜루트도 운용인력 4명 중 2명은 경력이 1년 4개월, 5개월에 그쳤다. 펀드 운용사에서 운용 인력은 펀드에 어떤 상품을 편입시킬지를 심사하고, 시장 상황에 따른 상품의 수익성과 위험성을 관리하는 핵심 인력이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운용 경력을 볼 때 실제 운용해 본 기간과 운용 잔고를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그런데 수천억원의 투자금을 굴리면서 이처럼 적은 인원에 경력마저 전무했다는 건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음을 보여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 규모를 다룬 옵티머스가 운용 인력이 3명밖에 없었다는 건 최소 요건만 맞춘 것으로 터무니없이 적은 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부실 펀드의 배경에는 2015년 사모펀드 설립 문턱이 낮아지면서 수백 개의 사모펀드가 우후죽순 생겨난 데 있다. 동시에 운용 규제까지 완화되면서 운용 경력이 없는 금융사 직원도 펀드 운용 인력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최소 2년 이상의 운용 경력이 있어야 했다. 한 대형 증권사의 운용 전문가는 “사모펀드가 전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임을 감안하더라도 요건이 지나치게 완화됐다”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운용 인력 자격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가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결과 말만 전문 인력일 뿐 운용 경력도 없는 직원들이 운용하게 됐고, 이 같은 부실 사태는 예고됐던 것”이라며 “건강한 자본시장을 조성하려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모로 둔갑한 펀드들을 가려내고 규제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공항철도, 제15회 임산부의 날 ‘대통령상’ 수상

    공항철도, 제15회 임산부의 날 ‘대통령상’ 수상

    공항철도(김한영 사장)는 8일 보건복지부에서 주최한 제15회 임산부의 날 행사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공항철도는 임산부의 열차이용 편의 증진을 위해 2015년부터 차내 임산부 배려석을 시인성 좋은 핑크색으로 차별화해 운영하고, 2018년 부터 좌석에 공항철도 캐릭터 인형을 비치해 임산부석 이용에 대한 이용객의 자발적인 배려를 유도했다. 또한 열차 내에서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의 4개국어 안내방송으로 임산부 배려석 운영에 대해 적극 계도하고, 역사 내 홍보 캠페인을 벌이는 등 생활 속 배려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해 온 공로를 크게 인정받았다. 아울러 여성직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어 제도적인 관심이 필요한 철도운영기관에서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회사 정책에 대해 안내하는 모성보호안내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성직원 뿐만 아니라 남성직원의 출산휴가 사용도 적극 장려하는 등 가정친화적인 기업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밑바탕을 구축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항철도 김한영 사장은 “임산부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현실적인 제도와 지원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느는데…면허 반납률은 2.2%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느는데…면허 반납률은 2.2%

    정부와 지자체가 교통사고 예방 차원에서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반납을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반납률이 0.1%에서 2.2%로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충남 아산갑)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운전면허를 소지한 65세 이상 고령자 333만7165명 중 반납 인원은 7만3221명으로 반납률이 2.2%였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65세 이상 고령자의 운전면허 반납률은 0.1~0.4% 수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한 수치다. 전국 59개 광역·지자체는 정부 예산을 받아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고령자에게 10만~3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지급하는 등 자진반납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매년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고령운전자의 사고 건수는 3만 3239건으로 전년(3만0012건) 대비 10.8% 증가했다. 지난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769명, 부상자는 4만8223명으로 나타났다. 고령운전자는 지난해 고령운전자는 333만 7165명이었고, 2018년엔 307만 650명의 8.7%에 해당하는 26만 6515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소지율 역시 2020년 8월 현재 358만 2667건으로 지난해 말 333만 7165건보다 24만 5502명 증가했다. 이명수 의원은 “고령자가 급증하면서 고령운전자가 유발하는 교통사고 역시 급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와 같은 인센티브 수준의 유인대책으로는 운전면허증 자진반납의 획기적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예산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여 지자체에 지원해야만 실효성을 거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단독]옵티머스·라임, 운용 경력 없는 초짜들이 수천억 주물렀다

    [단독]옵티머스·라임, 운용 경력 없는 초짜들이 수천억 주물렀다

    ‘환매중단’ 사모펀드, 운용인력 절반이 무경력자 이정문 의원 “박근혜 시절 무분별 규제완화 원인” 50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을 비롯한 문제의 사모펀들들이 운용전문인력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원 대의 투자금을 모아 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0월 사모펀드의 운용 요건에서 ‘운용경력 2년’이 빠지면서인데, 곳곳에서 제도상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3명의 운용전문인력 가운데 운용 경력이 있는 사람은 1년 경력의 한 사람 뿐이었다. 나머지는 운용 경력이 아예 없거나 퇴직해 확인할 수 없었다. 환매가 중단된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비슷했다. 1조 6000억원대 환매가 중단된 라임은 8명의 운용인력 가운데 절반이 운용 경력이 없는 상태였다. 2300억원대에서 환매가 중단된 알펜루트도 운용인력 4명 중 2명은 경력이 1년 4개월, 5개월에 그쳤다. 펀드 운용사에서 운용인력은 어떤 상품을 편입시킬지를 심사하고, 시장 상황에 따른 상품의 수익성과 위험성을 관리하는 핵심 인력이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운용 경력을 볼 때 실제 운용해 본 기간과 운용 잔고를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그런데 수천 억원의 투자금을 굴리면서 이처럼 적은 인원에 경력마저 전무했다는 건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음을 보여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 규모를 다룬 옵티머스가 운용인력이 3명 밖에 없었다는 건 최소 요건만 맞춘 것으로 터무니 없이 적은 수”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부실 펀드의 배경에는 2015년 사모펀드 설립 문턱이 낮아지면서 수백 개의 사모펀드가 우후죽순 생겨난 데 있다. 동시에 운용 규제까지 완화되면서 운용 경력이 없는 금융사 직원도 펀드 운용인력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최소 2년 이상의 운용경력이 있어야 했다. 한 대형 증권사의 운용 전문가는 “사모펀드가 전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임을 감안하더라도 요건이 지나치게 완화됐다”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운용인력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정문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가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결과 말만 전문 인력일 뿐 운용경력도 없는 직원들이 운용하게 됐고, 이같은 부실 사태는 예고됐던 것”이라며 “건강한 자본시장을 조성하려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모로 둔갑한 펀드들을 가려내고 규제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마약류 ‘과다처방’ 의료기관 최근 5년간 158개 적발”

    “마약류 ‘과다처방’ 의료기관 최근 5년간 158개 적발”

    프로포폴이나 식욕억제제 등 마약류 의약품을 환자에게 지나치게 처방했다가 적발된 병원이 지난 5년간 158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프로포폴, 식욕억제제, 졸피뎀 등 마약류 의약품을 과다처방해 보건당국으로부터 적발된 병원은 2015년 27곳, 2016년 20곳, 2017년 27곳, 2018년 16곳, 2019년 68곳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마약류 의약품 과다처방으로 적발된 병원이 2018년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것은 식약처가 2018년 5월부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병원의 마약류 의약품 사용을 전산화한 영향이 컸다. 5년간 과다처방으로 적발된 의약품으로는 일명 ‘우유주사’로도 불리는 프로포폴이 전체 158건 중 67건(42.4%)으로 가장 많았다. 식욕억제제가 38건(24.1%), 수면제로 많이 처방되는 졸피뎀이 27건(17.1%)으로 뒤를 이었다. 진료과목으로 보면 성형외과가 43건(27.2%)이었고, 정신과가 41건(25.9%)이었다. 김 의원은 “일선 병원들의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식약처가 이를 근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오남용 의심 사례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 및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여기는 호주] ‘하마터면’... 서퍼 공격하려는 상어, 생생한 드론 영상

    [여기는 호주] ‘하마터면’... 서퍼 공격하려는 상어, 생생한 드론 영상

    서퍼 주변을 돌다가 서퍼를 공격하기 위해 다가가는 상어의 생생한 동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동영상은 해양 구조대에서 상어 공격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드론에서 촬영되었다. 호주 ABC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드론은 서퍼에게 스피커를 통해 상어 출몰을 경고해 상어 공격을 피할 수 있게도 하였다. 지난 7일 (현지시간) 세계 서핑 대회에서 우승을 한 적이 있는 유명 프로 서퍼 매트 윌킨슨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벨리나에 위치한 사프스 해안에서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그는 자신의 주변에서 물보라 소리를 들었다. 주변에 무엇인가가 있는 느낌이었지만 상어 지느러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하늘에서 드론 하나가 내려와 상어가 주변에 있으니 빨리 뭍으로 올라오라는 경고 목소리가 들렸다. 뭍으로 올라와 드론에서 촬영된 영상을 본 윌킨슨은 소름 돗는 공포를 느꼈다. 영상에는 상어 한 마리가 자신의 주변을 스토킹 하듯이 돌고 있었다. 한 순간 상어는 윌킨슨의 발끝까지 다가왔다가 멀어지기도 했다. 상어의 종류는 정확하게 식별할 수는 없었지만 백상아리나 황소상어일 가능성이 있었고, 크기는 1.5m에서 2.5m 사이였다. 드론의 경고가 없었다면 다시 상어가 돌아와 윌킨슨을 공격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윌킨스는 "주변에 물장구 소리 같은게 들려 뭔가가 있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상어가 이렇게 가깝게 다가왔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윌킨슨은 지난 2015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린 서핑 대회중 동료 서퍼인 믹 패닝이 상어의 공격을 받는 장면을 생생히 목격했기에 이번 상황도 충격을 주었다. 그는 "그래도 상어의 공격을 받지 않아 정말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NSW주 해양구조대는 최근 상어의 공격이 늘어나면서 드론을 이용한 상어 감시에 나서고 있다. 드론 운영자는 상어가 출몰하는 즉시 해양구조대에 통보하며 해변에서 수영이나 서핑을 즐기는 시민들에게 상어 출몰을 경고한다. 이번 드론을 조정한 뷰 몽크스는 "상어는 갑자기 출몰했다. 상어가 나타났다고 느낀 순간 상어는 이미 윌킨슨을 향해 다가갔다"며, "상어를 포착한 즉시 해양구조대에 연락을 하고 시민들에게 경고했다"고 말했다. 해당 해변은 다음날인 8일까지 폐쇄되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국세 체납 상반기만 8조 8703억원 “사상 최고”

    국세 체납 상반기만 8조 8703억원 “사상 최고”

    코로나19로 상반기 국세 체납액이 8조 870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세금납부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주영(경기 김포시갑)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체납액이 상반기에만 8조 8703억원 체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해 총 체납금액 9조 2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로 올 한 해 체납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체납액은 2015년 이후로 매년 7조원 이상 발생했고, 16년 이후로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상반기 법인의 세금 체납액이 3조 511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5년 2조 4244억원에 비하면 48%가량 증가했으며, 지난해는 체납액 3조 2388억원보다 3000억원이 늘었다. 개인 세금 체납액은 2016년 4조 5549억원, 2017년 5조 2285억원, 2018년 5조 9626억원, 2019년 6조 456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만 5조 3585억원으로 개인 세금 체납도 연말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이 체납액에 대해 정리보류(결손 예정)하는 금액은 2016년 8조 2766억원, 2017년 7조 4782억원, 2018년 7조 6478억원, 2019년 8조 4371억원으로 16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에 체납액에 대한 정리보류 금액은 4조 1584억원에 달했다. 정리보류는 2013년 결손처분이 변경된 용어로, 일정 사유가 생겨 부과한 조세를 징수할 수 없다고 인정될 경우 납세의 의무를 소멸시키는 행정처분을 말한다. 개인의 경우 2016년 129만 9116건에서 2019년 183만 7245건으로 16년 대비 37%가 증가했고, 법인은 2016년 기준 27만 2249건에서 2019년 46만 5297건으로 무려 7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올해 국세체납 현황을 보면 코로나19로 기업과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며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다. 또 “악의적이고 고의적인 체납자에 대해서는 발본색원해 국세가 결손되지 않도록 국세청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황성기 칼럼] 2018년 3월, 2016년 11월, 2011년 12월

    [황성기 칼럼] 2018년 3월, 2016년 11월, 2011년 12월

    문재인 정부가 차기 정부에 권력을 넘겨주기까지 1년 7개월 남았다. 대통령 60개월 임기 중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을 것이나 정권의 동력을 감안할 때 잔여 임기 19개월이면 갈무리에 들어간 것이나 진배없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는 초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역동적인 정세를 만들며 빛났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어그러지면서 이렇다 할 업적으로 내세울 게 없게 됐다. 한일은 ‘역대 최악’의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중국의 한한령(韓限令)은 그대로이며, 한미는 무덤덤하다. 남북을 보면 우리가 한반도 정세를 주도한다는 ‘운전자론’을 언급했던 그 많은 사람이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신기할 정도다. 하노이 이후 북미에 남북이 종속되는 ‘불변의 진리’를 깨닫는 나날이 벌써 20개월째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주축으로 하는 2기 대북 드림팀이 떴어도 북미 관계의 진전이 약속되지 않는 한 자력갱생과 코로나19 방역,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북한을 움직일 묘수는 없어 보인다. 공무원 피격 사건에도 남북 상황을 개선해 보려는 현 정부의 모습은 가상하다. 차기 정부가 진보든 보수든 ‘6·16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전으로 남북 관계를 돌려 놓지 않으면 20대 대통령은 집권 초반부터 큰 어려움에 봉착할 공산이 크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나 바이든 누가 당선되든 북한 정책을 설계하고, 대북 라인을 새로 짜서 북미 대화를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내년 여름 이후나 돼야 가능하다. 북미가 잘 풀리면 모를까, 몸값이 올라간 북한을 상대하며 비핵화를 이끌어 내고 문재인 정부가 못다 이룬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루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은 자명하다. 6·16 이전 회귀가 1차 목표이지만 남북 관계 복원의 최종 목표는 판문점을 통해 특사가 오가던 2018년 3월이 돼야 한다. 미 대선이 끝나면 미국을 설득하고 남북 복원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 또한 내년 하반기부터는 대선 국면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에 남은 남북 관계 시간표는 수개월밖에 없다. 지금의 2기 외교안보팀이 분발하지 않으면 판문점에서 접촉 한 번 못해 보고 끝날 수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집약된 한중 관계는 박근혜 정부가 남긴 부(負)의 유산이다. 문재인 정부가 해결하긴 어렵더라도 차기 정부에 갈 부담을 덜어 주는 게 과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한중 갈등을 한 방에 날려줄 만병통치약은 아니더라도 28년 된 한중 관계를 한 단계 올릴 계기인 것은 분명하다. 한중 관계의 복원 목표는 2016년 11월로 삼아야 한다.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내놓자 그 보복으로 중국이 롯데 계열사의 중국 내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점검, 안전점검에 일제히 나선 게 사드 사태의 출발점이다.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체제의 출범은 집권 기간에 관계없이 한일 관계의 모멘텀으로 작동했으면 한다. 아무리 아베 정권 계승을 표방했다지만 일국의 총리가 자신의 ‘스가 색(色)’을 내지 않고 아베의 아바타처럼 정치를 펼 것이라는 전망은 단편적 사고다. 스가라고 욕심이 없을 리 만무하다. 일본은 2015년 위안부 합의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에 대해 “한국이 골대를 옮겼다”고 비난한다.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의 배상을 명한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한일청구권협정이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한다. 이런 일본 정부의 기조가 스가 체제가 됐다고 해서 바뀌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한일 셔틀 외교는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교토에서 노다 요시히코 총리를 만난 게 마지막이었다. 그해 8월 헌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부작위에 위헌 판정을 내리자 한국 요청으로 두 정상이 만났지만 위안부 문제에 극심한 이견만 확인했다. 이듬해 여름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요구 이후 양국 정상이 단독으로 상대국을 방문한 일은 9년간 없었다. 일본 외무성이 얼마 전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하지 않는다고 약속해야 스가 총리가 방한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당치않지만 1㎜의 진전이라면 진전이다. 문재인·스가 두 지도자가 2011년 12월로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시간에 맡기는 것은 그 후과가 너무 크다. 19개월간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의 자존, 번영과 직결되는 외교 성과를 하나라도 거두는 일이야말로 후세가 기억해 줄 공으로 남을 것이다.
  • 박용택 넘보는 예비 타격왕 손아섭 기록은 이미 넘었다

    박용택 넘보는 예비 타격왕 손아섭 기록은 이미 넘었다

    현역 최고령 선수인 LG 트윈스 박용택(41)의 통산 2500안타 대기록이 나온 지난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선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32)이 이번 시즌 첫 4안타 경기를 만들어 냈다. 하루 4안타를 치고 손아섭이 기록한 통산 안타는 1876안타. 올해로 프로 14년차인 손아섭이 2015년 프로 14년차 시즌을 마치고 박용택이 기록한 1874안타를 넘는 순간이었다. 사직구장에서 만난 손아섭은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 석 자를 새기는 자체가 참 멋진 것 같다”며 박용택의 대기록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손아섭은 “부상 없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린다는 게 참 대단하다”며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 연차가 쌓이면서 꾸준히 잘한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대단한지 느낀다. 선배를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일찌감치 박용택을 넘을 선수로 주목받았다. 2012, 2013, 2017년 3차례 최다 안타 타이틀을 따냈을 정도로 안타 생산 능력이 출중하다. 여기에 대졸 선수인 박용택과 달리 고졸 선수로 프로에 입단해 아직 30대 초반으로 나이도 젊다. 손아섭은 성실한 선수로 정평이 나있다. 그 성실함을 무기로 항상 꾸준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9년 연속 3할을 기록했다. 이 기간 가장 적게 나선 경기가 116경기(2011, 2015년)였을 정도로 결장도 적었다. 실패를 모를 것처럼 잘나가던 손아섭은 지난해 0.295의 타율로 부진했다. 그러나 오히려 약이 됐다. 손아섭은 “장점을 계속 살렸어야 하는데 장타가 부족한 단점을 보완하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장점마저 잃었다”며 “스프링캠프에서 고민을 많이 했고 어차피 내가 30~40개 홈런 치는 선수가 아니니까 타석에서 더 끈질기게 승부하고 출루하는 선수로 가자고 생각을 바꿨다”고 밝혔다. 장점을 되살린 손아섭은 올해 생애 첫 타격왕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다. 7일 3개의 안타를 추가한 손아섭은 0.358의 타율로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늘 잘 치는 타자였지만 2012년 3위(0.314), 2013년 2위(0.345), 2014년 3위(0.362)로 고배를 마셔 아직 타격왕 타이틀은 없다. 손아섭은 “워낙 많은 타석을 소화하다 보니 수싸움의 노하우가 생겼다”며 베테랑이 되고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그는 “과거엔 타이틀 싸움을 할 때 욕심을 많이 냈고 그러다 보니 역효과가 났다”며 “지금은 의식하지 않고 치니 결과적으로 잘되는 것 같다”고 성적의 비결을 밝혔다. 대기록을 향해 가고 있지만 정작 손아섭은 미래의 높은 곳이 아닌 지금에 집중했다. 손아섭은 “예전에 손목을 다쳐 40일을 쉰 적이 있는데 그때 ‘안 아프고 전 경기에 나가면 성적은 따라온다’는 걸 알았다”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니 최연소 1000득점도 그렇고 목표하지 않았던 좋은 기록들이 나왔다. 기록이 생길 때마다 부상 없이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나도 은퇴할 때 많은 기록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부산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내 학생은 내가 지킨다… 괴물과 맞선 평범한 선생님의 ‘울림’

    내 학생은 내가 지킨다… 괴물과 맞선 평범한 선생님의 ‘울림’

    괴상하고도 귀여운 젤리의 습격보건교사가 위기 속 고교생 구해영웅 서사 ‘프리퀄’ 개념으로 제작 개연성 부족한 듯한 전개 불친절감독 “다음 시즌에서 ‘밑밥’ 거둬” 제작 결정부터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안은영)이 지난달 25일 공개 후 꾸준히 화제다.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넷플릭스 순위 지표인 ‘오늘의 한국 톱10 콘텐츠’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안은영’은 2015년 나온 정세랑 작가의 동명 장편 소설이 원작이다. 정 작가가 직접 대본을 쓰고 영화 ‘비밀은 없다’, ‘미쓰 홍당무’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인 이경미 감독이 처음 드라마에 도전했다. 드라마는 소설 에피소드 일부를 모두 6회에 녹였다. 미지의 젤리로 고등학교에서 미스터리한 일들이 일어나고, 젤리를 보는 능력을 가진 안은영은 퇴마사처럼 이를 무찌른다. 학교 설립자 손자인 한문교사 홍인표(남주혁 분)는 배터리처럼 에너지를 줘 안은영을 돕는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설 속 젤리 모습을 구현하는 일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 5일 화상인터뷰에서 “젤리가 튀어나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 장면을 꼭 영상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매 회 두꺼비, 옴, 해파리, 하트 등 괴상하고 귀여운 젤리들이 쏟아진다. 원작의 독특한 설정을 영상으로 보는 재미를 주는 부분이다. 혐오스러움과 귀여움의 경계에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슬라임 몬스터, ‘포켓몬스터’ 등 젤리형 몬스터와 자연 속 생물들을 참고했다. 젤리를 잡아먹는 소리는 미더덕과 포도알 씹는 소리를 조합해 탄생했다. 왕따, 동성커플 등 학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개성 있는 학생 캐릭터들도 녹였다. 거대한 두꺼비 젤리를 쓰러뜨리고 진심으로 학생들을 구하는 안은영은 우리 곁의 평범한 영웅을 떠오르게 한다. 일찌감치 안은영으로 추천받았던 배우 정유미도 명랑함과 비장함을 동시에 소화해 낸다. 이 감독은 “소설에 여성 히어로물로 가져갈 여지가 있어서 히어로의 프리퀄(앞선 사건을 담은 속편) 개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여기에 맞춰서 하나의 성장드라마로 에피소드를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속 시즌을 고려해 판을 키우다 보니 불친절하다는 평도 많다. 스토리 곳곳에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과 설정을 해소하지 않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지하실을 열면 학교가 왜 무너지는지, 드라마에서 추가된 ‘안전한 행복’이라는 단체는 왜 학교를 접수하려 하는지 등 물음표를 남긴다. 이 감독은 “만화적인 이야기와 설정으로 뻔뻔하게 가면서, ‘그랬다 치고’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전개로 가져갔다”며 “다음 시즌에서 ‘밑밥’이 거둬지면 이러한 의문은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그 섬엔 예술이 숨쉰다… 이곳선 시간도 쉬어간다

    그 섬엔 예술이 숨쉰다… 이곳선 시간도 쉬어간다

    기온이 뚝 떨어졌다. 아침저녁 기온이 10도 안팎. 흐리고 비 오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11월 같은 날씨가 시작됐고, 이런 베를린의 가을을 겸허히 받아들일 때가 됐다. 불평해 봤자 바뀌는 것 없이 잿빛 하늘은 더욱 약을 올릴 테니 말이다. 이런 날씨에 머물기 좋은 곳은 역시나 ‘방구석’이겠지만, 그보다 더 좋은 곳이 있다. 바로 박물관과 갤러리다. 따뜻한 실내에서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을 즐기고, 박물관에 딸린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다 보면 이 느닷없는 추위에도 조금은 너그러워진다.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 ‘박물관의 섬’으로 향했다. 지난해부터 가려고 했던 새로운 갤러리에 가기 위해서.●‘박물관의 섬’의 새 지도, 제임스 시몬 갤러리 그곳은 지난해 7월 새로 문을 연 제임스 시몬 갤러리다. 영국 건축가이지만 독일에서 유독 사랑받는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만들어 더 화제를 모았다. 베를린에 사는 입장이 아니었다면 벌써 가 봤겠지만,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간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는 베를린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 명소 ‘박물관의 섬’ 안에 있다. 베를린의 내로라하는 박물관 다섯 개가 섬처럼 이루어진 이곳에 제임스 시몬 갤러리가 문을 열면서 이제 ‘박물관의 섬’은 다섯이 아닌 여섯 곳의 예술 공간으로 확장됐다. 이 새로운 갤러리는 가는 길부터 인상적이다. 구박물관의 멋진 열주를 따라 걷다 보면 신박물관의 열주로 이어지고, 어느새 제임스 시몬의 간결하고 모던한 열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열주는 갤러리 건물 전체에 중요한 건축 요소로 쓰이고 있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로 들어가는 입구는 두 군데다. 긴 기둥을 따라 들어가는 1층의 입구와 탁 트인 계단을 올라가면 2층 입구가 나온다. 코로나19 상황 이전에는 두 곳을 모두 개방했으나 지금은 1층 입구로만 관람객을 받는다. 비가 오는 토요일이었는데도 1층 입구에 사람들의 줄이 길었다. 줄을 설까 하다가 우리는 갤러리 카페에서 일단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줄을 서지 않고 온라인으로 표를 살 심산이었다. 사실 내가 사려고 한 티켓은 박물관 연간 회원권이었다. 1년 동안 베를린의 박물관과 갤러리의 모든 전시를 볼 수 있는 회원권인데, 특별전과 상설전을 모두 볼 수 있는 100유로(약 14만원)짜리 회원권과 상설 전시만 볼 수 있는 50유로짜리 회원권이 있다. 여기에 관람객이 별로 없는 오전이나 오후 특정 시간에만 상설 전시를 보는 베이직 회원권도 있는데, 이건 가격이 25유로밖에 안 한다. 박물관 한번 들어가는 데 입장료가 보통 12유로인 점을 생각하면 베이직 회원권은 정말 거저나 다름없다. 우리가 걸어온 박물관의 열주처럼 길고 좁고 높은 카페 안에서 느긋하게 비 내리는 풍경을 내다보았다. 날이 좋다면 슈프레 강가를 마주한 테라스 자리도 멋질 것이다. 마침 제임스 시몬 갤러리에서 시작한 ‘게르만 부족’ 전시는 흥미가 전혀 안 당기는 것이어서 베이직 회원권을 사는 게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우리는 이 티켓으로 신박물관만 둘러봐도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는 자체의 전시 공간도 있지만 박물관 섬의 대표적인 페르가몬 박물관과 신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입구 역할도 한다. 카페가 있는 2층 공간의 리셉션 안쪽으로 돌아가면 페르가몬 박물관으로, 0층(우리의 1층) 로비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신박물관으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티켓은 입구에서만 확인하므로 갤러리 내에서 티켓 없이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 제법 되지만, 지금은 사람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라 막아 뒀다. 높은 천장과 간결한 선의 건축, 그리고 긴 조명으로 이루어진 갤러리의 공간을 사람 없이 둘러보는 건 특권처럼 여겨졌다. 이제 이 공간을 거쳐 신박물관으로 들어가 이집트의 유물을 영접하러 갈 것이다.늦은 오후에 간다면, 길어지는 해의 그림자를 담는 제임스 시몬 갤러리의 외관은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된다. 신박물관과 붙어서 둥글고 길게 이어지는 갤러리의 외관 기둥은 총 226개로 돼 있다. 하얗게 빛나는 현대식 열주는 갤러리의 외관을 이루는 동시에 안과 밖의 중간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열주 사이의 공간들로 빛이 차고 흐르는 움직임을 따라가는 건 또 다른 감상 포인트를 준다.●‘박물관의 섬’ 필수 코스, 신박물관·페르가몬 제임스 시몬 갤러리의 지하 1층을 통하면 신박물관으로 들어간다. 먼저 벽돌로 만든 동굴 같은 지하 전시실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신전 같은 공간과 마주한다. 어두운 공간은 지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밝아진다. 신고전 양식이 돋보이는 신박물관은 2차 세계대전 중 심하게 훼손되고 동베를린 시절에는 수십년 동안 방치됐다. 통일 후 ‘박물관의 섬’을 복원하려는 정부 계획에 따라 전체 마스터플랜이 세워지고, 당시에도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신박물관의 복원을 맡아 지난 2009년에 개관했다. 신박물관은 오픈 당시 메르켈 총리로부터 ‘유럽 문화사에 길이 남을 건축물’이란 찬사를 받았다. 남아 있는 공간들을 최대한 보존하고 복원할 수 없는 부분은 비워 냄으로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절묘하게 완성한 그의 건축 철학이 빛을 발한 작품이었다. 실제로 신박물관의 중앙 통로 같은 거대한 계단에 이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모던한 천장과 포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기둥과 벽, 웅장한 대리석 계단이 어우러진 통로에서 신박물관의 웅장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신박물관의 최대 매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집트 여왕, 네페르티티의 흉상에 쏠리고 있지만, 다양한 조각과 파피루스 문자 등의 광범위한 이집트 유물 컬렉션이 신박물관의 힘이다. ‘박물관의 섬’에 있는 다섯 박물관을 도장깨기하듯 다 가 봐도 좋겠지만, 그중에서도 우선을 꼽으라면 신박물관과 페르가몬 박물관이다. 페르가몬은 박물관의 섬에서 가장 늦게 건립됐음에도 최대의 박물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선 기원전 160여년경부터 만들어진 제우스 신전의 제단을 마주할 수 있다. 고대도시 페라가몬(현재의 터키)에서 실제 발굴한 이 제우스 대제단은 헬레니즘 건축의 최고 걸작품으로 칭송받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2023년까지 공사 중이라 볼 수가 없다. 공사를 시작하기 몇 년 전 운 좋게 제우스의 대제단을 본 적이 있다. 그래도 공사가 끝나면 1순위로 다시 가고 싶다. ●건축부터 남다른 베를린의 현대미술관 ‘박물관의 섬’이 고대와 중세 예술작품의 보고라면 베를린의 현대 미술은 어디에 모여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미술관과 작은 갤러리들이 물론 많이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두 곳을 소개한다. 바로 베를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현대미술관인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와 함부르거 반호프 뮤지엄이다. 두 곳 모두 건축부터 남다르다. 전쟁 이후 다시 태어났다는 공통점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두 곳을 베를린에서 먼저 가 봐야 할 곳으로 꼽는다.늘 획기적인 전시로 주목받는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는 네오 르네상스 건축 양식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미술관이다. 바우하우스의 창시자인 발터 그로피우스의 큰아버지, 마틴 그로피우스가 1881년에 설계한 곳으로, 처음엔 공예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전쟁으로 크게 훼손됐던 건물을 대대적으로 재건해 1981년 미술관으로 재개관했다. 네오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과 모자이크 장식이 무엇보다 아름답지만, 고풍스런 분위기의 아트리움과 메인 홀에 이르면 그 매력은 더 배가된다. 거대한 중정의 모양으로 둘러싼 1층 메인홀에서는 내로라하는 현대작가들의 대규모 설치 예술 작업이 많이 열렸다. 2층에는 각기 다른 전시실로 또다시 공간이 나누어지는데, 2층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또 다른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대규모 설치예술로 유명한 올라퍼 엘리아슨과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한국 작가 이불 등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들이 이곳에서 전시를 열었다. 매번 깜짝 놀랄 만한 전시를 선보여 갈 때마다 설레는 곳이다. ●철도역 개조한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 미테에 자리한 함부르거 반호프는 순백색의 외관부터 우아하다. 하지만 실체는 1884년 이후 버려진 철도역을 개조한 미술관이다. 1906년엔 교통건축박물관으로 이용됐고, 1996년에 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유일하게 보존된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쓰고 있어 미술관 이름도 그대로 함부르거 반호프가 됐다. 커다란 전시 홀에는 철도역 때 쓰던 19세기식 창문이 그대로 있고 레일 바퀴의 흔적도 남아 있다. 전시를 감상할 때, 이 큰 아치형의 창문들로 들어오는 채광이 멋진 조명이 돼 준다. 이 뮤지엄에선 신국립미술관이 다루는 시기 이후, 즉 20세기 후반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앤디 워홀이나 안셀름 키퍼 같은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플럭서스의 창시자인 요제프 보이스에 관한 방대한 컬렉션도 상설로 전시한다. 기획전시를 통해서는 실험적인 현대예술 작품을 선보여 매번 가도 새롭다. 날이 어두워진 뒤에는 신비롭고 시린 푸른 빛으로 박물관 외관이 둘러싸인다. 이 푸른 빛은 미니멀리스트 예술가인 댄 플래빈의 설치작품으로, 작가는 오로지 형광등을 이용한 반복적인 구성을 통해 실제 공간을 완성한다. 형광등의 빛과 색의 조화만으로도 풍요로운 아름다움이 만들어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밤에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 근처를 지나게 된다면 하얀 건물 외관이 푸른 야광 빛으로 비치며 만들어 내는 신비로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베를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베를린에는 약 170개의 박물관과 300여개의 갤러리가 있다. 상업적인 갤러리들이 몰려 있는 유명 갤러리 거리도 많고 이름도 미처 모르는, 숨어 있는 갤러리도 수두룩하다. 베를린의 수많은 상업 갤러리 중에서도 독보적인 곳이 있다. 잠룽 보로스와 쾨니히 갤러리다.잠룽 보로스는 독일의 저명한 예술품 컬렉터인 크리스티안 보로스가 그의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개인 갤러리로,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히틀러 시대에 지어진 벙커를 개조했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방공호로, 독일 분단 후에는 군사 감옥으로, 통일 후인 1990년대에는 테크노클럽으로 쓰였던 역사가 흥미롭다. 벙커를 개조하는 데에만 5년이 넘게 걸렸고 1800t의 콘크리트를 걷어낸 곳에 조각, 사진, 설치예술 등의 현대 예술 작품을 채워 두었다. 3000㎡ 규모의 공간에는 데미안 허스트, 올라퍼 엘리아슨, 볼프강 틸만스 등 한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쟁쟁한 현대작가들의 120여점 작품을 5층에 걸쳐 전시하고 있다.또한 벙커 꼭대기에는 보로스 부부의 펜트하우스를 만들어 벙커 전체를 전시 공간이자 보금자리로 삼고 있다. 금·토·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이 갤러리는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하고 가이드의 동행 아래 그룹투어로만 진행된다. 사진은 찍을 수 없지만 그래서 전시와 설명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최근 베르크하인 클럽에서 열리는 전시 프로그램 ‘스튜디오 베를린’도 이 보로스재단에서 기획, 선보이는 것으로 이미 매진 상황을 이어 가고 있다.2년 전에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쾨니히 갤러리는 베를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중 하나다. 39세의 젊은 아트딜러 요한 쾨니히가 이끄는 갤러리는 2015년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에 있는 장트 아그네스 건물로 자리를 옮기면서 더 입소문을 탔다. 장트 아그네스는 과거 가톨릭 교회 건물로, 1960년대 브루탈리즘(우아한 미를 추구하는 서구 건축에 반하는 야수적이고 거친 건축 사조)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건물은 단조롭고 정사각형 기둥 모양의 거대한 콘크리트 탑을 가지고 있으며, 거친 콘크리트 탑 위에 다시 하얀 벽돌의 탑이 얹혀 있는 형상이다. 콘크리트 탑 아래 거대한 금속 문을 밀고 들어가면 인포메이션 데스크와 사무실 같은 공간이 나온다.●시간을 들여 볼수록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는 곳 쾨니히 갤러리는 교회의 가장 넓은 공간인 예배당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메인 전시 공간에 발을 디디면 높고 가득한 공간감에 그저 놀라게 된다. 직사각형의 높고 육중한 전시실은 공간 그 자체로 작품 같다는 인상을 주는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전시 또한 매우 독특하다. 국제적으로 떠오르는 39명의 예술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설치 작품에서 조각, 회화, 사운드까지 매우 생소하면서도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베를린을 거점으로 참가하는 세계 주요 아트페어마다 매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쾨니히 갤러리의 전시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한 바퀴 휙 돌아보고 나올 만큼 가벼운 공간도, 전시도 아니다. 시간을 들여 볼수록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고, 비로소 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갤러리에 들어선다면, 늘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보면 좋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단독] 중증 정신질환자 30일 내 재입원율 30%… 종합대책 5년 ‘빈 껍질’

    [단독] 중증 정신질환자 30일 내 재입원율 30%… 종합대책 5년 ‘빈 껍질’

    50만명에 이르는 국내 중증 정신질환자 중 33만여명이 사실상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지역사회에서 관리하는 인프라 구축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원·퇴소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정신재활시설과 총정원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병원에서 퇴원한 중증 정신질환자 10명 중 3명이 30일 안에, 4명은 40일 이내에 재입원하는 실정이다. 서울신문이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증 정신질환자의 퇴원 후 30일 이내 재입원율은 약 30%, 평균 소요기간은 약 10일이었다. 퇴원 후 90일 이내 재입원율은 약 40%, 평균 소요기간은 약 27일이었다. 정신의료기관 퇴원 환자 기준 평균 입원기간 역시 2014년 116.8일, 2015년 134.2일에서 2016년 124.1일로 잠시 감소했다가 2017년 130.5일, 2018년 131.5일로 다시 증가 추세였다. 국내 중증 정신질환자는 약 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로 추정된다. 입원·입소자 7만여명을 제외하면 약 42만명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셈이다. 과거에는 이들을 격리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지만 현실적이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안으로 나온 것이 의료기관이 급성기 치료를 담당한 뒤 증세가 안정되면 지역사회로 복귀시켜 꾸준히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정신건강 종합대책(2016~2020)’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하지만 정신의료기관과 정신요양시설 입원·입소자는 2015년 8만 1105명에서 지난해 7만 4688명으로, 정신보건기관 등록관리자 역시 같은 기간 9만명에서 8만 8000여명으로 감소하면서 사각지대가 오히려 더 커졌다. 남 의원은 정신건강 종합대책이 ‘속 빈 강정’에 그치는 것은 지역사회 인프라가 제 구실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퇴원·퇴소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정신재활시설은 2016년 336곳에서 2017년 349곳으로 늘어난 뒤 2018년 348곳, 2019년 349곳에 그쳤다. 시설 총정원 역시 2016년 7041명에서 2017년 6728명으로 감소한 이후 2018년 7043명, 2019년 7045명으로 제자리걸음이다. 정신건강 종합대책은 내년부터 새로운 5개년 계획(2021~2025)을 앞두고 있다. 남 의원은 “지역사회 인프라 확충을 위한 실행 방안과 연도별 목표, 필요 예산 등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현실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특히 정신재활시설 확충을 위해 지방이양사업에서 국고보조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절실하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대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편’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2018년 60.8%에서 2019년 64.5%로 증가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발표한 ‘2018 장애인삶 조사’에 따르면 정신장애인의 경우 전체 장애인에 비해 장애 등록 시기가 상당히 늦었는데 그 이유로 ‘장애에 대한 주변 시선과 편견 때문’이라는 답이 전체 장애인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휙~ 옆 차서 담배꽁초 ‘조마조마’ 헉! 내 차로 무단탑승 ‘깜짝깜짝’

    휙~ 옆 차서 담배꽁초 ‘조마조마’ 헉! 내 차로 무단탑승 ‘깜짝깜짝’

    차 창문에 ‘담배’ 끼운 채 걸쳐진 손버린 꽁초 혹시 내 차 올라탈까 불쾌 ‘운전 중 휴대폰 금지’ 떠올라 신고 못해‘도로빵’에 화재·대형사고 도사려 불안 해외에선 ‘차량 내 흡연금지법’ 시행사생활 자유·행복추구권 논란 불가피 지난 5일 오전 8시 경기 성남 분당~수서 간 도시고속화도로. 출근길 도로 체증이 답답해서 창문을 내렸더니 옆 차선 차량의 열린 창문에 담배를 끼운 채 걸쳐진 손이 눈에 띄었다. 흡연자의 차량이 차체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여서 퍼져 나오는 담배 연기도 싫었지만 담뱃재가 내 차 안으로 날아들지나 않을지, 버린 꽁초가 내 차에 올라타진 않을지 내내 불쾌했다. ‘어디 버리기만 해봐라. 반드시 신고하리라.’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흡연 장면을 찍다가 ‘운전 중 휴대전화 금지’라는 도로교통법(49조)이 떠올라 머쓱해졌다. 무리하게 차선을 바꿔 블랙박스의 앵글를 맞추는 일도 번거로웠다. 결국 신고는 못하고 우물쭈물 창문만 다시 올렸다. 2015년 강력한 금연 정책이 시행됐으나 도로빵(운전 중 흡연), 길빵(보행 흡연) 등 금연구역 외 흡연 행위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비흡연자가 아무리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해도 금연구역 외 흡연 행위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운전 중 흡연은 꽁초 투기로 이어져 화재·교통사고로 번지기도 한다. 도로의 흡연자들 때문에 불쾌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커진다. 운전자의 흡연 자체는 신고 대상이 아니다. 다만 우리 도로교통법(68조)은 도로 위 꽁초 투기에 대해 범칙금 5만원, 벌점 10점을 부과한다. 뒤따르던 차량의 운전자가 놀라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지난해 12월 서해안고속도로에서는 적재함에 날아든 담배꽁초로 1t 트럭이 전소하는 대형 화재가 있었다. 꽁초 투기를 포착하면 도로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쓰레기 불법 투기로 추가 민원을 넣을 수 있다. 포상금(범칙금의 10%로 5000~1만원·지자체별 상이)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달리는 도로 위에선 투기 장면을 확보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운전 중 흡연을 아예 금지시키자는 법도 꾸준히 등장한다. 흡연 시 최고 2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자는 등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의원 입법으로 등장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흡연자들은 사적 공간인 차량 내 흡연까지 법의 제재를 받는 것은 개인의 자유 침해라고 반발한다. 안전성을 이유로 운전 중 흡연을 막는다면 운전 중 내비게이션이나 냉난방기 조작 등의 행위도 같이 제재해야 한다는 반박도 있다. 담뱃값으로 충분한 세금을 내고 있는 흡연자들에게 가혹한 발상이라는 불만도 크다. 외국에서는 차량 내 흡연 금지법이 있다. 호주 빅토리아주에서는 2009년부터 차내 흡연을 금지했다. 영국, 캐나다, 미국·호주 일부 주 등에서는 어린이 동승 차량에 한해 흡연을 금지한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운전 중 흡연으로 5차례 이상 적발되면 면허가 취소된다. 하지만 운전 중 흡연 금지에는 여전히 사생활의 자유, 행복추구권 논란이 따른다. 전문가들은 흡연자의 인식 개선과 더불어 시스템의 개선을 주문한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흡연 구역이 줄어들면서 화장실, 차량 등 외부 시선이 차단된 공간에서의 흡연은 더 늘 수밖에 없다”면서 “흡연자의 양심과 도덕성에 호소하기보다는 흡연 공간을 더 적극적으로 확보해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노인이 평생 모은 노후자금은 당장 한 푼이 급한 가족들에게는 그저 ‘눈먼 돈’이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뽑듯 노인 통장의 돈을 빼 쓴다. 노인 피해자들은 아들과 딸, 동생, 왕래가 없던 친척이 자신의 돈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도 모른 척하거나 따지지 않았다. 수억원을 몰래 인출해도,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받아도, 기초생활수급비를 가져가도, 품 안의 자식이었고 늙은이를 돌봐주는 고마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금융자산을 착취당한 노인들이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은 전국의 노인보호전문기관, 한국후견협회, 신용회복위원회, 전국노인복지단체협의회, 경기도 학대피해장애인쉼터 등 관계기관의 협조와 법원 판결문을 통해 경제적 착취를 당한 노인 13명의 사연을 살펴봤다. 피해자와 관계자 요청에 따라 모두 가명 처리했다.“딸이 돈을 다 가져가 버려서 전기요금도 못 냈다고 하시더라고요.” 복지시설 ‘평화의집’ 대표인 안정자(61·여)씨는 7개월 전 세상을 떠난 최순영(89) 할머니의 퀭한 얼굴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의 쪽방에서 20년 넘게 혼자 살았다. 매달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으로 나오는 60만원 남짓한 돈은 유일한 수입이었다. 쪽방 월세 10만원을 내고도 남는 돈이 조금 있었지만 최씨는 평화의집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연탄이나 화장지 같은 생필품도 이곳에서 받아 썼다.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이 나오는 월말이면 최씨의 딸이 어김없이 찾아와 엄마 돈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안씨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 돈을 딸에게 줄 수밖에 없는 할머니 속은 얼마나 타들어 갔겠어요? 그런데도 한 달에 한 번 딸 얼굴 보는 걸 좋아했어요.” 최씨는 딸 이야기를 웬만해선 입에 담지 않았다. 사정을 알게 된 안 대표가 경찰에 신고하거나 딸이랑 인연을 끊거나 여하튼 무슨 수를 내자고 했다. 하지만 최씨는 “어떻게 자식을 신고하느냐. 덜 먹고 덜 입더라도 줘야지”라며 오히려 타박했다. 모성애를 악용한 딸의 착취는 10년 가까이 계속됐다. 최씨가 남긴 유일한 유산인 쪽방 보증금 100만원도 딸이 차지했다. 최씨는 숨을 거둘 때까지 어느 곳에도 착취 사실을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노인의 주머닛돈을 탐하는 손길은 이처럼 무자비하다. 황혼의 궁색한 사정 따윈 헤아리지 않는다.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사들은 7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고령층뿐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 같은 저소득층도 경제적 학대 피해를 겪는다”며 “재산 규모보다 노인의 인지 능력이나 사회적 고립 정도 등에 따라 학대 가능성이 커진다”고 증언했다. 노인 대상 경제 착취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로채 사용하는 유형 ▲동의를 받지 않은 예금 인출과 부동산 명의 이전·대출 등 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유형 ▲감정에 호소해 노인 스스로 경제적 지원을 유도하는 유형이다. 노인은 죽어서도 착취당한다. 자녀에게 법적 재산권을 침해당한 김미자(82·여)씨 부부가 대표 사례다. 서울 강남 노른자 땅에 건물을 두고 남 부럽지 않게 살던 김씨는 2015년 남편과 사별했다. 김씨 아들은 사망 신고를 미루고 아버지 통장의 현금 29억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송금했다. 자녀라도 부모가 사망한 이후 돈을 인출하려면 상속 증명 자료를 금융사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서류상 아직 살아 있었기에 은행에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 아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가로채는 데서 만족하지 않았다. 2016년에는 어머니 김씨의 도장을 마음대로 가져다가 허위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만들었다. 어머니의 부동산, 예금 등을 동생과 나눠 가지려고 했다. 김씨는 2017년 숨질 때까지 두 아들이 재산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머니가 떠난 뒤 유산을 정리하던 다른 자녀가 신고해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자녀의 착취를 참지 못해 법정으로 가는 사례도 종종 있다. 정연득(78·여)씨는 남편이 유산으로 남긴 부동산 매매대금 중 자신의 몫을 돌려달라며 막내아들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다. 남편은 부동산 지분을 정씨와 막내아들에게 절반씩 남겼지만 아들이 이를 판 돈 17억원을 몽땅 챙겼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고(아들)가 권한 없이 늙은 어머니의 통장에서 임의로 돈을 이체해 이를 취했다”며 정씨 손을 들어줬다.경제적 착취는 보통 판단력이 흐려질 때 당하기 쉽지만 멀쩡한 부모를 치매 환자로 몰아 돈을 가로채려는 자녀도 있다. 한상영(75)씨는 재혼한 뒤 자신을 치매라고 손가락질하는 딸과 싸우고 있다. 딸은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 ‘아버지가 치매 증상을 보이는데도 새 부인이 방치한다’며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한씨의 인지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수도권에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가진 한씨는 돈이 화근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는 노인보호전문기관과의 상담에서 “딸이 재산을 노골적으로 탐내 경제 지원을 끊었더니 그때부터 치매에 걸렸다며 민원을 넣고 다닌다”고 했다. 노후자금은 아들, 딸만 탐하는 게 아니다. 성년후견 전문가인 배광열 변호사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고향 동생’이라며 치매 노인에게 접근해 집에 얹혀살면서 기초생활수급비와 각종 지원금을 조금씩 가져다 쓰는 사건도 있었다”고 했다. 김완기(88)씨도 명절에나 가끔 봤던 먼 친척인 김우영(45)씨를 2014년 양자로 들였다가 수억원을 빼앗겼다. 우영씨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던 완기씨를 꾀여 양자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듬해인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우영씨가 양아버지 통장에서 빼간 돈은 7억원이었다. 금융거래를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의 신고로 우영씨는 2018년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완기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이후였다. 노인이 노인의 등을 치는 일도 있다. 임영춘(87)씨는 10년 넘게 왕래 없던 친구 부부에게 500만원을 빼앗겼다. 친구인 유석진(86)씨와 그의 아내(72)는 2018년 임씨가 치매를 앓는다는 사실을 알고 접근했다. 임씨 집을 자주 찾으며 친분을 쌓았다. 그해 6월 유씨 부부는 임씨에게 “돈을 조금만 대주면 우리 가게의 빚을 청산한 뒤 당신과 함께 살며 병간호를 해주겠다”며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갔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빼갔을 뿐 이후 임씨의 삶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노인에게 허락받지 않고 마음대로 통장의 돈을 찾아가는 게 가장 흔한 사례”라고 전했다. 노인들이 경제적 착취에 맞설 ‘법적 카드’가 없는 건 아니다. 타인이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져가 쓰거나 본인 동의 없이 예금을 인출하고 부동산 명의 이전, 대출 등을 했다면 노인복지법 위반이나 사기 등의 혐의로 상대방을 신고할 수 있다. 또 민사소송을 통해 부당이득금반환이나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에 호소해 노인이 스스로 돈을 꺼내 주도록 유도하는 교묘한 착취에는 손 쓸 방도가 없다. 처벌도 어렵고 노인 스스로도 굳이 피해 사실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송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워낙 드물다 보니 가족이 아닌 사람이 경제적 착취 피해 사실을 알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실제 서울신문이 인터뷰한 피해 노인들은 “자녀가 착취했다”는 표현 자체를 매우 불쾌해했다. 사업에 실패한 아들을 위해 지난 2월 자신 명의로 2000만원을 대출해 준 최정규(67)씨는 “착취가 아니라 내 의지로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부터 6년간 잔뜩 쌓인 빚 탓에 개인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채무조정을 해 겨우 부채를 털었지만 아들을 위해 다시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빚에 치인 삶을 다신 살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지만 저축은행, 카드사의 추심 압박에 시달리는 아들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최씨는 “아들이 통사정해 돈을 꿔서라도 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벌이가 없던 최씨가 2000만원을 갚기는 애초 불가능했고 꼬박꼬박 불어나는 이자 탓에 빚은 계속 늘어났다. 최씨는 경비 일을 시작하며 개인워크아웃을 다시 신청했다. 자신의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필요한 물품을 결제해주는 방식으로 딸에게 지원을 해주던 박명숙(69·여)씨도 “딸이 너무 딱해서 그런 것이지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경제 지원을 하던 박씨는 1년 6개월 만에 5000만원의 빚이 생겼다. 박씨는 최근 채무조정 상담을 받고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사정이 나아지면 갚겠다”던 딸 부부의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았다. 특별취재팀 ikik@seoul.co.kr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물가 치솟아 서민은 힘든데…靑 “한국의 재발견, OECD 성장률 최고”(종합)

    물가 치솟아 서민은 힘든데…靑 “한국의 재발견, OECD 성장률 최고”(종합)

    “재정도 양호…통화당국 잘해 부담 덜어”국제신용평가사 피치 신용등급 AA- 유지에도“코로나에 효과적으로 정책 대응한 덕분”“기업 재정 지원, 선제적 역대급 대응”물가·취업 등 서민체감 경기는 싸늘청와대가 7일 “올해 성장률은 물론 올해와 내년을 합산한 성장률을 계산해도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한국을 재발견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인해 멈춰선 일상과 기업·자영업자 등의 어려움, 최장 기간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치솟는 농산물 가격 등 밥상 물가의 힘겨움에 취한 국민의 체감 온도는 청와대의 자신감 넘치는 성장률 전망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올해·내년 합해도 한국 성장률 가장 높아”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한국을 포함한 OECD 국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설명하며 이렇게 밝혔다. 이 수석은 한국의 올해와 내년 합산 성장률이 2.1%로 OECD 국가 중 최고라면서 터키가 1.0%, 미국이 0.2%, 독일이 -0.8%로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한국 경제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바라봐도 좋을 것”이라며 재정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국가채무 증가 폭의 경우 선진국 그룹이 평균 26%포인트 정도로 예상되는 반면 한국은 7.65% 포인트로 전망된다”면서 “통화당국 등이 재빠르게 움직여 재정 부담을 덜어준 것”이라고 말했다.靑 “한국 경제 대외신인도 재확인” 기업 재정지원 등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선제적인 역대급 대응”이라고 규정했다. 금융시장의 경우 한국·미국·중국·대만의 주가 지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었다고 설명하면서 “이 나라들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업종 시장재편 흐름을 탄 것이라고 해석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상장 등이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주요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다수 강등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이 코로나에 효과적인 정책 대응을 하며 양호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리라 본 것”이라며 “한국 경제의 대외신인도가 재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재정준칙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상에는 당연한 것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정부와 국민의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강조했다.‘악’ 소리나는 물가에 서민들 울상농축수산물價 9년 만에 최대폭 상승 배춧값 67% 폭등, 무 90% 올라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청와대의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과 전망치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의식주 가운데 먹는 비용과 전월세 등 주거비용에 숨 막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에 따르면 최장 기간 이어진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물가가 무섭게 오르면서 농축수산물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5% 오르며 2011년 3월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논밭이 침수돼 큰 피해를 입었던 채소값은 34.7% 가격이 올랐다. 배추 67.3%, 무 89.8%, 사과 21.8% 등 가격이 폭등하면서 농산물 가격은 19.0% 뛰었다. 이런 농산물가격 급등에 실제 G홈쇼핑에서 파는 A업체 포기김치 가격은 5㎏에 3주 만에 2만원대에서 4만원대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7.3%, 6.0% 물가가 올랐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21.5% 상승했다. 특히 신선채소가 34.9% 올랐다. 신선식품지수 상승 폭은 2011년 2월(21.6%) 이후 최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반년 만에 1%대로 올라섰다. 집세도 2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전세는 1년 7개월 만에, 월세는 3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소비자물가 6월 기점 오름세집세, 2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6.20(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1.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6개월 만에 1%대 복귀를 의미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3월 1%대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여파로 4월 0.1%, 5월 -0.3%로 내려갔다가 6월을 기점으로 반등하고 있다. 6월 0.0% 이후 7월에 0.3%, 8월에 0.7%를 기록했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여파에 외식이 줄어든 데다 저유가·고1 무상교육 조기 시행 등 영향을 받아 저물가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주거 비용 부담은 커졌다. 집세는 0.4% 올라 2018년 8월(0.5%)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0.5%)는 2019년 2월(0.6%)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월세(0.3%)는 2016년 11월(0.4%)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실업급여 4개월째 1조 1000억8월 구직급여 전년비 51.2%↑ 구직급여 수급자 70만 5000명작년 8월보다 49% 급증 물가만 서민의 주름살을 패는 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이 계속되면서 실업급여 지급액이 8월에도 1조 1000억원에 달하면서 4개월 연속 1조원을 웃돌았다. 고용노동부가 7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8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 9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7256억원)보다 51.2%인 3718억원 급증했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실업자의 구직활동 지원을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으로,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해 통상 실업급여로 불린다. 지난달 구직급여 수급자는 70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47만 3000명)보다 23만 2000명(49.0%) 증가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신건강 종합대책 5년 ‘속 빈 강정’…정신질환자 30% 한달 내 재입원

    정신건강 종합대책 5년 ‘속 빈 강정’…정신질환자 30% 한달 내 재입원

    50만명에 이르는 국내 중증 정신질환자 중 33만여명이 사실상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지역사회에서 관리하는 인프라 구축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원·퇴소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정신재활시설과 총정원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병원에서 퇴원한 중증 정신질환자 10명 중 3명이 30일 안에, 4명은 40일 이내에 재입원하는 실정이다. 서울신문이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증 정신질환자의 퇴원 후 30일 이내 재입원율은 약 30%, 평균 소요기간은 약 10일이었다. 퇴원 후 90일 이내 재입원율은 약 40%, 평균 소요기간은 약 27일이었다. 정신의료기관 퇴원 환자 기준 평균 입원기간 역시 2014년 116.8일, 2015년 134.2일에서 2016년 124.1일로 잠시 감소했다가 2017년 130.5일, 2018년 131.5일로 다시 증가 추세였다. 국내 중증 정신질환자는 약 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로 추정된다. 입원·입소자 7만여명을 제외하면 약 42만명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셈이다. 과거에는 이들을 격리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지만 현실적이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안으로 나온 것이 의료기관이 급성기 치료를 담당한 뒤 증세가 안정되면 지역사회로 복귀시켜 꾸준히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정신건강 종합대책(2016~2020)’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하지만 정신의료기관과 정신요양시설 입원·입소자는 2015년 8만 1105명에서 지난해 7만 4688명으로, 정신보건기관 등록관리자 역시 같은 기간 9만명에서 8만 8000여명으로 감소하면서 사각지대가 오히려 더 커졌다. 남 의원은 정신건강 종합대책이 ‘속 빈 강정’에 그치는 것은 지역사회 인프라가 제 구실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퇴원·퇴소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정신재활시설은 2016년 336곳에서 2017년 349곳으로 늘어난 뒤 2018년 348곳, 2019년 349곳에 그쳤다. 시설 총정원 역시 2016년 7041명에서 2017년 6728명으로 감소한 이후 2018년 7043명, 2019년 7045명으로 제자리걸음이다. 정신건강 종합대책은 내년부터 새로운 5개년 계획(2021~2025)을 앞두고 있다. 남 의원은 “지역사회 인프라 확충을 위한 실행 방안과 연도별 목표, 필요 예산 등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현실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특히 정신재활시설 확충을 위해 지방이양사업에서 국고보조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절실하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대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편’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2018년 60.8%에서 2019년 64.5%로 증가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발표한 ‘2018 장애인삶 조사’에 따르면 정신장애인의 경우 전체 장애인에 비해 장애 등록 시기가 상당히 늦었는데 그 이유로 ‘장애에 대한 주변 시선과 편견 때문’이라는 답이 전체 장애인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무지개칼 휘두르며 젤리 잡는 안은영…“영웅의 탄생으로 해석했죠”

    무지개칼 휘두르며 젤리 잡는 안은영…“영웅의 탄생으로 해석했죠”

    제작 결정부터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안은영)이 지난달 25일 공개 후 꾸준히 화제다.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갈리지만, 넷플릭스 순위 지표인 ‘오늘의 한국 톱10 콘텐츠’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안은영’은 2015년 나온 정세랑 작가의 동명 장편 소설이 원작이다. 정 작가가 직접 대본을 쓰고 영화 ‘비밀은 없다’, ‘미쓰 홍당무’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인 이경미 감독이 처음 드라마에 도전했다. 드라마는 소설 에피소드 일부를 모두 6회에 녹였다. 미지의 젤리로 고등학교에서 미스터리한 일들이 일어나고, 젤리를 보는 능력을 가진 안은영은 퇴마사처럼 이를 무찌른다. 학교 설립자 손자인 한문교사 홍인표(남주혁 분)는 배터리처럼 에너지를 줘 안은영을 돕는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설 속 젤리 모습을 구현하는 일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 5일 화상인터뷰에서 “젤리가 튀어나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 장면을 꼭 영상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매 회 두꺼비, 옴, 해파리, 하트 등 괴상하고 귀여운 젤리들이 쏟아진다. 원작의 독특한 설정을 영상으로 보는 재미를 주는 부분이다. 혐오스러움과 귀여움의 경계에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슬라임 몬스터, ‘포켓몬스터’ 등 젤리형 몬스터와 자연 속 생물들을 참고했다. 젤리를 잡아먹는 소리는 미더덕과 포도알 씹는 소리를 조합해 탄생했다. 왕따, 동성커플 등 학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개성 있는 학생 캐릭터들도 녹였다. 거대한 두꺼비 젤리를 쓰러뜨리고 진심으로 학생들을 구하는 안은영은 우리 곁의 평범한 영웅을 떠오르게 한다. 일찌감치 안은영으로 추천받았던 배우 정유미도 명랑함과 비장함을 동시에 소화해 낸다. 이 감독은 “소설에 여성 히어로물로 가져갈 여지가 있어서 히어로의 프리퀄(앞선 사건을 담은 속편) 개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여기에 맞춰서 하나의 성장드라마로 에피소드를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속 시즌을 고려해 판을 키우다 보니 불친절하다는 평도 많다. 스토리 곳곳에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과 설정을 해소하지 않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지하실을 열면 학교가 왜 무너지는지, 드라마에서 추가된 ‘안전한 행복’이라는 단체는 왜 학교를 접수하려 하는지 등 물음표를 남긴다. 이 감독은 “만화적인 이야기와 설정으로 뻔뻔하게 가면서, ‘그랬다 치고’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전개로 가져갔다”며 “다음 시즌에서 ‘밑밥’이 거둬지면 이러한 의문은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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