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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패 뒤 16강행… 미션 임파서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기’. 27일 독일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둔 축구대표팀이 지금 이 처지이다. 2연패로 탈락의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독일을 물리치고, 같은 시각 멕시코가 스웨덴에 이기면 극적으로 16강 진출을 노크할 수 있다. 미국 ESPN은 한국이 2위로 16강에 들 가능성을 1%로 내다봤다. 독일에 이겨 승점 3을 딴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월드컵 본선 참가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대회까지 승점 3으로 16강에 오른 경우는 몇 번이나 될까. 지난 5차례 대회에서 승점 3의 성적표를 받은 나라는 총 23개국이다. 이 가운데 16강에 오른 나라는 1998년 (프랑스)대회 때 칠레가 유일하다. 당시 칠레는 B조에서 3무승부를 기록했다. 2승1무의 이탈리아가 조 1위를 했고 오스트리아, 카메룬이 나란히 2무1패를 당하면서 16강 진출의 행운을 누렸다. 이번 대회 한국처럼 먼저 2패를 하고 최종전 승점 3을 따내 16강에 오른 사례는 없었다. 1998~2014년 조별리그 1, 2차전을 모두 패한 팀은 29개 나라였고, 이들은 예외 없이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초반 2패를 당한 9개 나라 가운데 한국을 제외한 8개국은 이미 탈락이 확정됐다. 조별리그 2패를 먼저 당한 팀들은 37차례 조별리그에서 짐을 싼 것이다. 따라서 한국이 독일을 제치고 16강에 오른다면 2패 후 16강에 오른 최초의 나라가 되는 셈이다. 당초 대표팀은 승점 5(1승2무)로 역대 두 번째 원정16강에 오르는 것이 목표였다. 이에 못 미치더라도 승점 4(1승1무1패) 정도면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금은 2패를 따안고 기적 같은 조 2위를 노크하게 됐다. 확률은 1% 미만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57위 vs 1위…그래도 희망은 있다

    57위 vs 1위…그래도 희망은 있다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만 19차례, 이 가운데 4번 결승에 진출해 모두 우승. 한국축구대표팀의 역대 두 번째 원정 16강을 노크할 ‘전차군단’ 독일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은 예상보다 훨씬 엄중해졌다.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7일 오후 11시 카잔스타디움에서 독일과 대회 F조 마지막 일전을 펼친다. 24일 멕시코에 1-2패로 분루를 삼키면서 조별리그 탈락을 기정사실화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르던 바로 그 시간, 신태용호는 독일이 극적인 후반 인저리타임 ‘극장골’로 스웨덴에 2-1승을 거둔 사실을 접했다. 실낱같은 희망이 남은 것이다. 독일은 1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패하고, 2차전에서 스웨덴에 진땀승을 거뒀지만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제패한 ‘디펜딩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의 ‘절대 강호’다. FIFA 랭킹 57위의 한국과는 무려 56계단이나 차이가 난다. 독일은 월드컵 유럽예선을 10전 전승으로 통과하면서 43골을 쓸어담은 막강한 화력과 4실점으로 막는 ‘짠물 수비’를 보여 줬다. 한국과의 역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상대전적에서도 2승1패로 앞서 있다. 2004년 12월 19일 부산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김동진·이동국·조재진의 릴레이 골을 얻어맞고 1-3으로 패했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두 차례 모두 이겼다. 1994년 미국월드컵 조별리그에서 3-2승을 거둔 데 이어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전에서는 1-0으로 한국을 제치고 준우승까지 차지했다.대회 2연패를 벼르고 출전한 독일은 베테랑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를 비롯해 2010년 남아공대회 득점왕 토마스 뮐러 등이 이끄는 ‘베스트 11’이 그 어느 팀보다 화려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주축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는 것이다. 주전 센터백 마츠 후멜스는 21일 팀 훈련 중 목을 다쳐 전력에서 제외됐고, 미드필더 제바스티안 루디(이상 바이에른 뮌헨)는 스웨덴전에서 상대 팀 수비수의 발에 얼굴을 맞고 코뼈가 부러져 한국전 출장이 불투명하다. 또 후멜스와 중앙수비수로 짝을 이뤘던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마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나서지 못한다. 요아힘 뢰프 감독은 “현재 많은 선수가 피로감을 느끼고 있어 내일 하루는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보아텡을 포함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한국전에 나설 수 없는 선수가 몇 명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승점 3을 챙기긴 했지만 스웨덴전에서 보여 준 독일의 장점은 역시 안정감 있는 공수 밸런스에 있다. 4-2-3-1 포메이션을 즐겨 쓰는 뢰프 감독이 이끄는 전차군단의 이날 볼 점유율은 71%로 29%에 그친 스웨덴을 압도했다. 패스의 정확도 역시 91%로 앞선 반면 팀 파울은 12개로 절제된 수비까지 돋보였다. 특히 지역별 볼 점유율은 중앙미드필드가 24%로 가장 높아 강력한 허리를 바탕으로 공격을 풀어나간다는 사실을 곧바로 알 수 있다. 공격 방향도 좌우가 각각 45%와 46%로, 중앙(9%)보다는 균형 있는 측면 공격에 능한 모습을 보여 줬다. 특히 전방에서의 활동 반경은 원톱 스트라이커 티모 베르너(RB라이프치히)보다는 후반 동점골을 성공시킨 왼쪽 날개 마르코 로이스(도르트문트)가 훨씬 넓어 이에 대한 방어 전술도 요구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울먹이는 손흥민 토닥여준 문 대통령

    울먹이는 손흥민 토닥여준 문 대통령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 첫 골을 기록한 손흥민이 24일(한국시간) 멕시코와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쏟았다. 멕시코전을 직접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 후 대표팀 라커룸을 찾아 속상한 눈물을 흘리는 손흥민을 위로하고 달랬다.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 F조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멋진 중거리포를 작렬, 1-2로 추격하는 골을 만들어냈다. 남은 시간이 부족해 끝내 동점은 이루지 못했으나 손흥민의 골은 실낱같은 16강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손흥민은 방송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상당히 잘 해줬는데 져서 아쉽고, 선수들이 빨리 정신적인 부분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인터뷰를 이어가면서도 손흥민은 눈가에 고인 눈물을 연신 닦아내기 바빴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한 그는 “마지막 결과는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감정이 북받치기 시작해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는 “(기)성용이 형이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고 팀 분위기를 전하며 “아직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고개 숙이지 말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차전 알제리와 경기에 이어 월드컵에서 두 번째 골을 넣은 손흥민은 “남은 경기에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국민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대한민국 축구가 아직 할 수 있다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짐했다.3차전 독일과 경기에서도 한국 공격의 최전방에 서게 될 그는 “너무 죄송스럽지만 선수들은 정말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알아주시면 좋겠다”며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눈물의 인터뷰를 겨우 마쳤다. 이후 라커룸에 들어온 손흥민은 유니폼 상의를 벗은 뒤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마침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한 문 대통령이 라커룸을 찾아 울고 있는 손흥민을 토닥였다.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가 열린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 귀빈석에서 부인 김정숙 여사와 나란히 붉은 머플러를 두르고 경기를 관람했다. 강정화 외교부 장관도 함께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한국, 멕시코에 1-2 패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한국, 멕시코에 1-2 패

    스웨덴전보다 훨씬 잘 싸웠지만 태극전사들은 끝내 멕시코의 벽을 넘지 못했다. 33도의 무더운 날씨와 3만여명의 멕시코 관중의 위협적인 응원 속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투지를 불태웠지만 결국 이기지 못했다. 2전 2패로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최하위로 밀린 한국은 16강 자력 진출은 무산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손흥민이 후반 추가시간 만회골을 넣었지만 전반 26분 카를로스 벨라에게 페널티킥골, 후반 21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 추가골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한국은 스웨덴과 1차전에서 김민우(상주)가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0-1로 패한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PK 결승골을 헌납하는 불운에 시달렸다. 잠시 후 열리는 독일-스웨덴 경기에서 스웨덴이 비기거나 승리하면 한국은 남은 독일과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이 좌절된다.한국은 이날 패배로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와 1차전 2-0 승리 후 3차례 월드컵에서 8경기 연속 무승(2무 6패) 부진을 이어갔다. 또 역대 월드컵 2차전에서 10경기 연속 승리를 신고하지 못한 채 4무 6패를 기록하는 ‘무승 징크스’에 울었다. 멕시코와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도 한국은 4승 2무 7패로 멕시코에 열세를 면하지 못했다. 특히 1998년 프랑스 월드컵 3차전 때는 1-3으로 역전패를 안겼던 멕시코에 선배들을 대신해 설욕하려던 꿈도 무산됐다. 한국은 27일 오후 11시 카잔 아레나에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전북)을 투톱으로 기용하고, 황희찬(잘츠부르크)과 문선민(인천)을 좌우 날개로 배치해 멕시코 공략에 나섰다.이에 맞선 멕시코는 에르난데스와 이르빙 로사노, 벨라를 스리톱으로 배치하고, 강한 전방 압박으로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멕시코는 중원을 장악하며 70%대의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전반 중반 한국 수비진의 실수에 편승해 선제골을 가져갔다. 전반 24분 장현수(FC도쿄)가 안데레스 과르다도의 크로스를 위험지역에서 슬라딩으로 저지하려다 공이 오른팔에 맞았고, 주심은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벨라는 26분 골키퍼 조현우를 방향을 속이고 오른쪽 골문을 꿰뚫었다. 전반을 0-1로 뒤진 한국은 후반 21분 멕시코의 공격 쌍두마차인 에르난데스와 로사노의 역습에 또 한 번 무너졌다.로사노가 중앙 미드필드 지역을 돌파한 후 에르난데스에 공을 찔러줬고, 에르난데스가 장현수를 제치고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멕시코의 역습 한 방에 내준 아쉬운 추가골이었다. 0패 위기에 몰렸던 한국의 에이스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 그림같은 왼발 중거리포로 왼쪽 골망을 갈랐다. 빨랫줄 같은 궤적을 그린 공이 그대로 왼쪽 골문에 꽂혔다. 하지만 한국이 동점골 사냥에 실패하면서 경기는 결국 한국의 1-2 패배로 끝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쌍머리독수리 세리머니에 비친 발칸의 슬픈 분쟁사

    쌍머리독수리 세리머니에 비친 발칸의 슬픈 분쟁사

    러시아월드컵에서 발칸 반도의 슬픈 역사가 새삼 조명되고 있다. 스위스 대표팀의 그래니트 샤카와 세르단 샤키리는 23일 새벽 러시아 아닌 러시아 땅인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대회 조별리그 E조 2차전에 나란히 그물을 출렁여 2-1 승리에 앞장섰다. 그런데 둘은 약속이나 한듯이 두 손등을 맞댄 뒤 손가락을 이용해 날갯짓하는 보기 드문 세리머니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알바니아계 혈통인 자신들의 조국 알바니아 국기에 새겨진 쌍머리독수리를 연출하려 한 것이었다. 둘의 가족 모두 코소보 출신이다. 세르비아 정부가 알바니아계 주민을 상대로 자행한 인종 청소 때문에 1999년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의 군사 개입을 불러낸 곳이다. 샤카의 아버지는 코소보 독립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3년 반이나 옛 유고연방의 정치범 수용소에 갇혔다. 샤키리는 코소보에서 태어났고 가족들은 스위스로 탈출, 난민 생활을 견뎌야 했다. 코소보의 다수인 알바니아계 주민들은 2008년에 독립을 선포했지만 세르비아와 러시아, 코소보의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샤키리는 축구화 한쪽에는 스위스 국기를, 다른 쪽에는 코소보 국기를 새겨넣었다. 하지만 세르비아 대표팀의 공격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는 “그가 정말 그렇게 코소보를 사랑한다면 왜 그 나라 대표로 뛰는 걸 거부하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당장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과 알바니아계 주민들 사이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또 스위스 대표팀 안에서도 세르비아 출신과 알바니아 혈통 선수 사이에 알력이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하지만 둘다 특별한 정치적 메시지는 없었다고 변명했다. 경기 도중 자신들에게 야유를 쏟아낸 세르비아 서포터들에게 쌓인 울분을 토로한 것이었다. 샤키리는 나중에 “감격에 복받쳐 그런 것이었다. 골을 넣게 돼 기뻤다. 그 이상은 없었다. 이 건에 대해 지금 당장 얘기할 것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역시 보스니아 출신인 블라디미르 페트코비치 스위스 감독은 “정치와 축구를 뒤섞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 뒤 역시 보스니아 혈통의 믈라덴 크르스타지치 세르비아 감독은 코멘트를 거절했다. 대다수 세르비아 매체는 세리머니가 도발이긴 했지만 분노를 일으킬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정치 전문 RTS 방송의 베세른지 노보스티는 미트로비치가 두 스위스 선수들과 레슬링 하듯 뒤엉켜 넘어졌을 때 왜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았는지를 세르비아축구협회가 더 문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샤키리의 축구화, 골 세리머니, 관중석에 알바니아 국기가 펼쳐진 것 등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축구로 세르비아와 알바니아의 기나긴 고통의 역사가 들춰진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알바니아 국기가 내걸린 드론 한 대 때문에 드잡이가 벌어져 발칸 국가들의 대회가 취소됐다. 알바니아계 팬들 가운데는 평생 경기장 출입이 금지된 이들도 있었다. 그러고보니 이날 경기가 열린 칼리닌그라드 역시 이마뉘엘 칸트 등 위대한 지성을 배출했던 쾨니히스베르크로 불리던 동프로이센 수도였다가 옛 소련에 병탄된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부동항이 필요했던 옛 소련은 1945년 포츠담 조약에 의해 이곳을 집어삼킨 뒤 독일계 주민들을 내몰았다. 그래서 어느 쪽 경계도 러시아 영토와 연결돼 있지 않으며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에 포위 당한 채 고립돼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러시아의 아침 우뜨라 라시야] 거대 조각상의 칼 내리칠 것 같은 볼고그라드 아레나

    [러시아의 아침 우뜨라 라시야] 거대 조각상의 칼 내리칠 것 같은 볼고그라드 아레나

    23일 새벽(한국시간) 나이지리아가 아이슬란드를 2-0으로 격파한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이 열린 도시가 볼고그라드라고 소개하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유명한 스탈린그라드입니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의 엄청난 스탈린그라드 공세를 견뎌냈던 도시입니다. 거대한 ‘마더 러시아’ 조각상의 커다란 칼이 금방이라도 내리칠 것 같은 언덕 아래에 볼고그라드 아레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 취재를 위해 머무르고 있는 로스토프나도누가 돈강 하류와 아조프해가 맞닿는 항구인데 볼고그라드는 볼가강 하류와 돈강 하류가 관통하는 곳입니다. 사실 로스토프나도누에도 이것보다 작지만 커다란 조각상이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더군요. 스파이 독살 사건으로 영국과 러시아가 외교적으로 갈등을 빚는 국면에 18일 잉글랜드 대표팀은 이곳에서 튀니지와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을 치렀습니다. 잉글랜드 서포터들에게 BBC는 이 도시와 영국이 갖고 있는 각별한 관계에 대해 알려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던 모양입니다. 지난 5일 방송이 보도한 내용을 뒤늦게 옮겨봅니다.2차 세계대전 때만 해도 러시아와 영국은 동맹으로 나치에 맞서 함께 싸웠다. 그런데 지금은 러시아 스파이 독살 사건으로 첨예한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다. 하지만 이곳 볼고그라드 주민들은 잠시 정치를 옆으로 밀어두고 잉글랜드 팬들을 맞을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BBC 기자가 찾았을 때 이곳 주민들은 전승 기념관을 마치 성지 순례하듯 찾고 있었는데 셔츠에 마더 러시아가 미국 자유의여신 머리를 잘라내는 그림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채 긴 계단을 오르는 한 청년을 만났다. 셔츠 아래쪽에는 “스탈린그라드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새겨져 있었다. 이반이란 이름의 전직 역사 교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서방은 러시아의 적이기 때문에 이 옷을 입었다. 그들은 우리를 모두 죽이려 한다. 그들이 우리를 미워하고 수백년 동안 그렇게 해온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적대적인 감정은 정치인이나 국영매체들에서 다반사가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를 글로벌 열강 대열로 되돌리려 하자 서방이 러시아를 가둬두려고만 한다는 식이다. 지난달 볼고그라드 시내에서 전승기념일을 맞아 장병들과 탱크들의 행진을 바라보던 이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메시지가 나왔다. 군 제복을 입은 고령 은퇴자들이 “잉글랜드는 결코 우리 우방이 아니었다. 누구도 강하고 힘에 넘치는 러시아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월드컵 개최권을 따낸 2010년만 해도 두 나라 관계는 따듯했다. 그러나 그 뒤 2014년 크림 반도 점령, 우크라이나 동부 내전,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 조금 더 최근에는 전직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을 군사용 신경가스로 살해하려 한 일 때문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에 따라 영국 왕실과 정부 장관 중 누구도 푸틴 대통령이 거들먹거릴 월드컵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방관리들은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드레이 코솔라포프 볼고그라드 시장은 “여기 사람들은 친절하고 미소가 훌륭해요. 난 여기 오겠다고 용기를 낸 이들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몇몇은 우리 조국을 나쁜 나라로 만들려고 하는데 월드컵은 커다란 축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 지어진 경기장은 대전 격전지 중 하나였다. 두 구의 시신과 수백개의 탄환이 발견돼 이를 발굴한 뒤 공사가 착공됐다. 러시안컵 결승을 치러 사실상 러시아월드컵 사전 테스트를 마쳤는데 한 소녀는 서투른 영어로 “모든 사람은 함께 살아야 해요. 평화, 정치 말고, 러시아에서 연인과 함께”라고 말했다. 로스토프나도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월드컵 ‘비디오 심판’/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월드컵 ‘비디오 심판’/황수정 논설위원

    2018 러시아월드컵의 주인공은 ‘비디오 심판’인가 싶다. 이번 월드컵에서 첫선을 보인 비디오 보조 심판, VAR(Video Assistant Referee) 시스템이 날마다 논란의 중심에 선다. VAR 판독으로 순식간에 승부가 엇갈려 희비가 교차하는 상황이 꼬리를 물고 있어서다.며칠 전 포르투갈과 모로코 경기는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포르투갈 수비수 페페의 팔에 공이 맞는 장면이 포착됐지만 VAR은 적용되지 않았다. VAR 판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주심의 몫. 선수들과 관중석이 술렁거렸으나 심판은 끝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모로코는 패배했고, 세계 축구 팬들의 흥분은 지금껏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저런 VAR은 없으니만 못하다.” “경기 흐름만 끊어 놓는 훼방꾼.” “유럽팀만 봐주는 ‘유럽 전용’ 장치.” 비디오 심판 무용론이 인터넷 공간을 달구고 있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은 다른 대부분의 경기에는 일찌감치 도입됐다. 육상, 테니스, 야구, 배구 등 거의 모든 종목에서 이미 ‘인간 심판’의 한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 특히 시속 200㎞를 넘나드는 공으로 인·아웃 판정이 난해한 테니스는 비디오 심판 ‘호크 아이’의 판단에 경기 흐름이 삽시간에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주심이 비디오 판독 결정권을 가진 월드컵과 달리 테니스에서는 세트당 3회까지 선수가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판정 시비의 소지가 많은 야구도 비디오 심판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보수적 성향의 경기 종목일수록 VAR 도입이 늦다는 것이 스포츠계의 해설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2014년에야 비디오 판독 장치를 도입했다. 운동 경기의 생명은 첫째도 둘째도 공정성이다. 그런 사실을 감안한다면 경기 현장은 첨단기술의 혜택을 어느 분야보다 소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곳이다. 지난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는 주심만 빼고 인·아웃을 판정하는 라인맨 9명을 모두 호크아이로 대체했다. 파격적인 조치에 테니스 팬들의 설왕설래가 뜨거웠다. 심판들이 기계에 속수무책으로 일자리를 뺏긴다는 우려가 높았다. “오심(誤審)도 경기의 일부다.” 인간 심판의 한계와 권위를 동시에 인정하는 스포츠계의 ‘잠언’이다. 눈 밝은 첨단기계 심판이 동원된 월드컵에서는 이 말이 사라질까.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다. VAR 판독 여부를 결정하는 주심의 머릿속을 또 다른 인공지능(AI) 장치로 감독해야 한다는 우스개가 벌써 나오고 있다. 사람의 심판과 기계의 심판. 어느 쪽에 우리 마음은 상처를 덜 받겠는가. sjh@seoul.co.kr
  • [주말 영화]

    ■엠마(EBS1 토요일 밤 10시 55분) 1810년대 영국 하이베리의 작은 마을. 사랑스러운 엠마(귀네스 팰트로)는 큐피드처럼 서로 어울리는 아름다운 커플을 맺어 주는 중매자로 활약한다. 기세를 몰아 마을에 새로 부임한 목사 엘튼(앨런 커밍)과 자신의 친구인 해리엇(토니 콜렛)을 맺어 주려 한다. 하지만 농부 마틴이 해리엇에게 추파를 던지고 엘튼이 되레 엠마에게 청혼하는 일이 벌어지고 만다. 해리엇은 믿었던 친구 엠마에게 상심한다. 중간자로서 역할에 회의를 느낄 때 엠마 앞에 멋진 청년 프랭크 처칠(이완 맥그리거)이 등장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곁엔 약혼자가 있다. 사랑의 마법이란 마음처럼 쉽게 걸리지 않고 불현듯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을 알아채는 일은 또 얼마나 어려운가. 영화는 여러 희극적 순간을 보여 주며 사랑을 탐구한다. ■빅 매치(OBS 토요일 밤 10시 10분) 천재 악당 에이스(신하균)에게 납치된 형(이성민)을 구하기 위해 익호(이정재)가 도심 전체를 무대로 목숨을 건 질주를 벌인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서울역, 행주대교, 한강 고수부지 등 서울 도심 한복판을 게임판 삼아 벌이는 빅매치가 볼거리다. 이정재, 신하균, 이성민, 보아, 김의성, 라미란, 배성우, 손호준, 최우식 등 국내 흥행 배우들이 모두 모였고 파이터 역을 맡은 이정재가 촬영 5개월 전부터 격투기 훈련을 받으며 열정을 발휘했으나 2014년 개봉 당시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 힘겹게 코스타리카에 2-0 승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 힘겹게 코스타리카에 2-0 승

    ‘삼바 축구’ 브라질이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필리피 코치뉴의 득점을 앞세워 코스타리카를 힘겹게 제압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브라질은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23위)를 2-0으로 물리쳤다. 스위스와 1차전에서 비겼던 브라질은 1승 1무가 됐고 코스타리카는 세르비아전에 이어 2연패를 당하면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E조에서는 세르비아가 1승, 스위스가 1무를 기록 중이며 이 두 팀은 23일 오전 3시에 맞대결을 벌인다. 세르비아-스위스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코스타리카는 조 2위가 될 수 없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경기 내내 브라질이 공격 점유율 7-3 정도의 비율로 코스타리카를 압도했으나 후반 추가 시간까지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브라질은 후반 45분이 지날 때까지 골을 넣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코치뉴의 결승 골로 한숨을 돌렸다.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공중볼 경합 끝에 헤딩으로 떨궈준 공을 코치뉴가 달려들면서 오른발로 차넣었다. 또 경기 종료 직전에는 네이마르가 한 골을 더하면서 결국 두 골 차 승리를 따냈다. 사실 브라질은 이날 결정적인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26분 브라질은 마르셀루의 패스를 받은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마주한 상황에서 코스타리카 골문을 열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후반 4분에는 역시 제주스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에 땅을 쳤다. 또 이어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브라질 코치뉴의 슛은 골문을 향하다가 코스타리카 수비수 몸에 맞고 골라인 밖으로 나갔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후반 35분에 나왔다.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상대 수비수와 부딪히며 쓰러져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하지만 심판은 비디오판독(VAR)을 하기로 했고, 느린 그림을 돌려본 결과 페널티킥 상황이 아니라는 판정으로 번복됐다. 이 밖에도 브라질은 수차례 좋은 득점 기회를 코스타리카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의 선방에 무위로 날렸다. 이번 대회 24번째 경기에서 첫 0-0 무승부가 나오는 듯했으나 후반 추가 시간에만 브라질이 두 골을 넣으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아직 한 번도 무득점 경기가 나오지 않게 됐다. 이 부문 기록은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나온 26경기 연속이다. 브라질은 A조의 우루과이(2승)에 이어 남미 국가로는 두 번째로 이번 대회에서 승리를 따냈다. 남미에서 5개 나라가 출전한 가운데 우루과이, 브라질 외에는 아르헨티나(1무1패), 페루(2패), 콜롬비아(1패) 등으로 부진한 성적에 그치고 있다. 브라질은 또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독일 1-7 패), 3-4위전(네덜란드 0-3 패)에 이어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 무승부까지 최근 월드컵 세 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서도 빠져나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이 좋아…운 좋아…감 좋아…별들의 ‘골 폭죽’

    아이 좋아…운 좋아…감 좋아…별들의 ‘골 폭죽’

    우루과이 수아레스 경사…A매치 100호골로 16강이란 ‘침대축구’ 약발 입증…스페인 ‘티키타카’ 진땀승호날두 벌써 득점왕 예약?…유럽 축구역사 기록 경신●이란 ‘질식 수비’… 스페인 소나기슛 1골 그쳐 이란의 ‘침대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어느 정도는’ 통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21일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스페인-이란 경기는 창(스페인)과 방패(이란)의 대결이었다. 이란은 페널티 박스에 골키퍼를 포함해 선수 11명이 빼곡하게 포진해 상대의 공격을 원천 봉쇄했다. 이란은 철벽 수비에 ‘침대 축구’를 더했다. 이란 선수들은 작은 충돌에도 쓰러져 그라운드를 굴렀고, 잘 뛰다가 혼자 쓰러지기까지 했다. 스페인은 이란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전반전 스페인의 볼 점유율은 73%(이란 27%)나 됐으나 두 겹, 세 겹의 벽을 세운 이란의 ‘질식 수비’를 뚫지는 못했다. 톱니바퀴와 같은 패스 플레이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페인의 ‘티키타카’는 이란의 육탄 방어와 맥을 뚝뚝 끊는 할리우드 액션으로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했다. 스페인은 전반에 10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 안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하나에 그쳤다. 이란의 철벽 수비는 후반 9분 뚫렸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상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다가 골 지역 정면에 있던 코스타에게 공을 찔러줬고 상대 수비수 라민 레자예얀이 먼저 걷어낸다는 것이 밀착해 있던 코스타의 다리에 맞고 이란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스페인은 1-0으로 간신히 대회 첫승을 신고했다. 1승 1무로 포르투갈과 함께 B조 공동 선두에 나섰다. 코스타는 1차전 멀티골에 이어 이날 득점으로 이번 대회 3호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선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수아레스 셋째 예고 임신부 세리머니 화제 우루과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조 2차전에서 승리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루이스 수아레스가 전반 23분 논스톱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A매치 100호 골이었다. 기쁨에 겨운 수아레스는 오른손의 엄지·검지·중지에 차례로 키스를 한 뒤 포효했다. 경기장 밖에 있던 볼보이에게 굳이 공을 달라고 해서 이를 유니폼 안쪽에 넣는 세리머니를 보여 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된 수아레스는 경기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내의 셋째 임신 소식을 알렸다. 우루과이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4강, 2014년 브라질월드컵 16강 등 3연속 16강 진출을 이뤄 냈다. 우루과이가 승리함으로써, 이미 2승을 올린 같은 조 러시아도 조 1위로 32년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러시아 대승 원인은 많이 뛴 덕?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리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뛴 거리는 32개국 가운데 20번째로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FIFA가 매 경기 통계를 집계·분석한 팀별 움직인 거리를 따져 보면 한국은 지난 18일 스웨덴과의 F조 1차전에서 103㎞를 기록했다. 32개국의 1차전 움직인 활동량 가운데 공동 20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가장 많이 뛰어다닌 팀은 개최국 러시아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개막전에서 118㎞를 움직이며 5-0 대승을 끌어냈다. 러시아는 이집트와의 2차전에서도 115㎞를 뛰어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했다. 우루과이와 이집트의 A조 1차전은 우루과이가 111㎞, 이집트 112㎞를 뛰어 두 팀 합계 활동량이 가장 많았던 경기로 기록됐다. 가장 적은 팀은 H조 콜롬비아로 한 명이 퇴장당한 탓에 93㎞에 그쳐 32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100㎞도 뛰지 않은 팀이 됐다. ●개막 이후 20경기째 ‘0-0 무승부’ 없어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1일 새벽 스페인-이란전까지 총 20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아직 0-0 무승부 경기가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월드컵에서 연속으로 ‘0-0 없는 월드컵 경기’가 이어진 것은 지난 1954년 스위스대회에서 작성된 26경기다. 한국을 포함해 16개팀이 참가해 결승전까지 총 26경기를 치렀지만 단 한 번도 0-0 무승부가 나오지 않았다. 이후 이 최다 연속 경기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2014년 브라질대회에서는 개막 12경기째 만에 이란과 나이지리아가 0-0으로 비겨 기록 달성(?)에 실패했고 2010년 남아공에서는 개막 첫날부터 우루과이와 프랑스가 득점 없이 비겨 팬들을 실망시켰다. 물론 이번 대회 20경기 가운데는 무승부가 세 차례 있었지만 0-0 무승부는 아니었다. ●52년 만에 한 대회 오른발·왼발·머리 득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모로코와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전반 4분 결승골을 터뜨려 이번 대회 득점선두(4골)로 나섰다. 유럽 축구 역사도 새로 썼다. 그는 A매치 통산 득점을 85골(152경기)로 늘려 헝가리의 페렌츠 푸스카스(89경기 84골)를 밀어내고 유럽 A매치 통산 최다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통산 A매치 최다 골 기록은 이란의 축구영웅 알리 다에이(149경기 109골)가 보유하고 있다.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진기한 기록도 세웠다. 스페인전에서 오른발로 두 골, 왼발로 한 골을 넣은 호날두는 모로코를 상대로 머리로 골을 넣으며, 한 대회에서 오른발, 왼발, 머리로 모두 골을 기록했다. 포르투갈 월드컵 역사에서 이 기록을 작성한 것은 1966년 호세 토레스 이후 처음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장외 승자는 中스폰서·아디다스

    세계인들의 축구 축제인 러시아월드컵이 열리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막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막대한 홍보 효과 덕분이다. 실제 중국 축구대표팀은 본선 진출에 실패해 ‘고배’를 마셨지만 스폰서로 대거 진출한 중국 기업들은 ‘축배’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19일 한국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러시아월드컵 스폰서로 참여한 중국 기업은 부동산기업 완다와 스마트폰기업 비보 등 7개에 이른다.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의 예상 수익 24억 달러(약 2조 6712억원) 중 34.5%를 중국 기업들이 책임지고 있다. 2014년 월드컵 당시 중국 기업 스폰서가 1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중국 기업들이 스폰서 대열에 대거 합류한 배경은 일차적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을 상대로 인지도를 쌓기 위해서다. 닐슨스포츠 조사에 따르면 축구팬의 51%는 월드컵 후원 기업의 제품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면에는 중국의 월드컵 유치를 앞당기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도 해석된다. 닐슨스포츠는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지지를 받으며 FIFA와 계약하고 있다”고 짚기도 했다. 유니폼 판매나 온라인 응원전을 둘러싼 ‘소리 없는 경쟁’도 눈에 띈다. 유니폼 경쟁에서는 본선 진출 32개국 중 독일 등 12개국을 후원하는 아디다스가 나이키(10개국)에 한 발 앞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포털에서는 트래픽 경쟁이 치열하다. 페이스북은 월드컵 응원 메시지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넣거나 증강현실(AR) 카메라로 응원하는 기능도 담았다. 트위터는 월드컵 주요 계정을 공식 블로그에 안내해 유입 효과를 노리고 있다. 중계권을 따내지 못한 네이버는 이용자가 직접 참여하는 ‘전 경기 승부 예측’을, 카카오는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의 대화’ 등의 콘텐츠로 이용자를 잡고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환호하는 유럽… 탄식하는 남미

    환호하는 유럽… 탄식하는 남미

    월드컵 무대에서는 개최 국가가 속한 대륙이 절대 강세를 보인다는 관례가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 대륙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유럽 국가들이 안정된 경기력으로 승리를 따내고 있다. 19일까지 1차전을 치른 유럽 국가들은 모두 8승4무1패를 기록해 ‘홈그라운드’의 위엄을 톡톡히 보여 줬다.반면 남미의 강팀들은 고전하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도 개최 대륙의 우승국 배출이라는 공식이 맞아 떨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유럽축구연맹(UEFA) 소속 국가들은 18~19일 열린 세 경기에서 나란히 승점 3점을 가져갔다. F조 스웨덴이 한국을 1-0으로 눌렀고, G조의 잉글랜드와 벨기에도 각각 튀니지와 파나마를 물리쳤다. 지금까지 유럽 국가들이 치른 경기 가운데 패배는 F조 1차전 멕시코에 0-1로 진 독일뿐이다. 이날 잉글랜드는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G조 1차전에서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동료이기도 한 ‘에이스’ 해리 케인의 멀티 골 활약을 앞세워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살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잉글랜드는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나선 튀니지(랭킹 21위)를 상대로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골 운이 제대로 따르지 않아 자칫 ‘언더독 반란’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후반 45분까지 1-1로 맞서는 상황이었지만, 전반 11분 선제골을 꽂은 케인이 추가 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으로 극적인 역전골을 뽑아내며 자신의 월드컵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케인은 이날 ‘맨 오브 더 매치’로도 선정돼 잉글랜드의 간판 골잡이로 확실히 거듭났다.‘황금 세대’로 불리는 화려한 엔트리를 앞세운 벨기에도 러시아에서 펄펄 날고 있다.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경기에서 월드컵에 첫 출전한 파나마를 3-0으로 제압하며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3골 가운데 2골을 책임진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루카쿠는 1-0으로 앞선 후반 24분 케빈 더브라위너가 올려준 공을 골대 바로 앞에서 헤딩으로 밀어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0분에는 달려나온 파나마 골키퍼 하이메 페네도의 키를 살짝 넘기는 재치 있는 슈팅으로 추가 골을 성공시켰다. 벨기에는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노린다. 벨기에는 2006년 독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연속으로 예선 통과에 실패해 암흑기를 보냈지만, 유소년 육성에 힘쓰며 절치부심한 결과 루카쿠를 비롯해 드리스 메르턴스(나폴리), 에덴 아자르(첼시), 더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 마루안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무사 뎀벨레, 얀 페르통언(이상 토트넘), 토마스 페르말런(FC바르셀로나), 티보 쿠르투아(첼시)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특급 선수들을 키워내는 등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전통의 강호’ 남미 국가들은 유럽 대륙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남미 축구를 양분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모두 1차전에서 각각 유럽의 ‘복병’인 스위스, 아이슬란드를 만나 1-1로 비겼다. 페루는 덴마크에 0-1로 졌으며 우루과이만 이집트를 상대로 후반 막판에 한 골을 넣어 1-0으로 간신히 이겼다.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도 고전하고 있다. 이란이 모로코를 1-0으로 잡아내며 8년 만에 승리를 수확했지만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는 모두 1차전에서 패하면서 여전히 세계 수준과는 격차를 보였다. 이집트, 모로코, 나이지리아, 튀니지 등 아프리카 국가들도 1차전에서 졌다. 아직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을 뿐이지만 확률을 따져 보면 이번 대회 최후의 승자는 유럽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20차례 월드컵 가운데 대회를 개최한 대륙이 우승하지 못한 사례는 단 두 차례 뿐이다. 10차례 유럽에서 열린 대회에서 유럽 이외의 국가가 우승한 적은 1958년 스웨덴대회에서의 브라질의 우승 단 한 번뿐이었다. 2014년 브라질대회도 유럽의 독일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예외로 남았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멕시코처럼… 역습으로 멕시코 깬다

    멕시코처럼… 역습으로 멕시코 깬다

    멕시코 로사노·치차리토 ‘펄펄’ GK 오초아, 독일전 9슈팅 선방 한국, 공격도 수비도 모두 침체 손흥민 등 뒷공간 파고들어야한국 축구 대표팀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 오는 24일 열리는 러시아월드컵 F조 멕시코전에서도 지면 그대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다. 모든 걸 쏟아붓겠다던 스웨덴전에서 이미 0-1로 패했기 때문이다. 멕시코를 이겨야 그나마 경우의 수라도 따져 볼 수 있다. 한국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독일이기 때문에 멕시코전에서도 패하면 만회가 어렵다. 일각에서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3패를 기록한 이후 28년 만에 또다시 조별리그 전패를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반드시 멕시코를 잡아야 하지만 한국 대표팀의 공격력은 침체돼 있다. 지난 18일 스웨덴전에서 예리한 크로스나 과감한 중거리포는 찾아볼 수 없었다. 페널티킥으로 선취점을 내주면서 조급해졌는지 역습도 효과적이지 않았다. 결국 90분 동안 한국 대표팀이 기록한 유효 슈팅은 0개였다. 전체 슈팅 5개 중 3개는 수비 벽에 막혔고 2개는 골대를 외면했다. 스웨덴 골키퍼는 제대로 슈팅을 막아 볼 기회조차 없었다. 19일 현재 이번 대회에서 유효슈팅 0개를 기록한 것은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15일 러시아전)뿐이다. FIFA 랭킹 15위인 멕시코는 북중미의 강호다. 러시아월드컵 북중미 예선에서 1위(6승3무1패)를 기록하며 여유 있게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1994 미국월드컵부터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6회 연속 16강에 진출했다. 한국과 역대 A매치 전적에서도 6승2무4패로 우위에 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선 한국에 1-3 역전패를 안긴 악연도 있다. 선수들의 개인기가 좋고 스피드가 빠르다. 더군다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독일을 1-0으로 무너뜨리면서 선수들의 자신감도 최고조에 이르렀다. 종종 침대 밑에서 튀어나와 동료를 놀래게 해서 ‘처키’라는 별명이 붙은 이르빙 로사노(23)는 독일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으며, 로사노에게 어시스트를 연결한 ‘치차리토’(스페인어로 작은 콩이란 뜻) 하비에르 에르난데스(30)도 주의해야 한다. 수문장 기예르모 오초아(33)는 독일전에서 무려 9개의 슈팅을 막아낼 정도로 안정된 모습이다. 멕시코는 한국전에서 전방부터 압박을 하는 수비를 보여 줄 가능성이 높다. 독일전에서는 밀집 수비로 맞서다 역습하는 전략이었는데 이번에는 좀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전술의 귀재’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57) 멕시코 감독의 성향도 상대에 따라 다양한 포메이션을 들고 나오는 쪽이다. 주전 수비수 미겔 라윤(30)은 “오소리오 감독은 독일전 승리 직후 한국전 준비에 나섰다. 이미 한국전을 대비한 전술과 계획을 모두 짠 상태”라며 “한국전에도 최고의 전술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은 마치 멕시코가 독일전에서 그러했듯이 단단한 수비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 어설프게 공격에 나섰다간 자칫 대량 실점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선수들의 개인기가 좋기 때문에 혹여 수비가 뚫리면 근처 선수들이 도와주는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 멕시코가 전방압박을 쓰면 뒷마당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가상의 멕시코’로 여겨졌던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처럼 손흥민과 황희찬이 최전방에서 빠르게 역습에 나서면 득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세계랭킹 61위 일본, 16위 콜롬비아와 ‘리벤지 매치’

    세계랭킹 61위 일본, 16위 콜롬비아와 ‘리벤지 매치’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일본이 콜롬비아를 상대로 리벤지 매치(복수전)에 도전한다.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4로 대패한 수모를 되갚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은 19일 오후 9시(한국시간)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콜롬비아와 H조 1차전을 치른다. 일본과 콜롬비아는 4년 전에도 같은 조에 편성돼 조별 예선 3차전을 치렀다.당시 일본은 ‘1무 1패’로 16강에 오르려면 반드시 콜롬비아를 잡아야 했다. 하지만 2연승으로 16강행을 확정한 콜롬비아는 주전급을 빼고도 여유있게 일본을 제압했다. 콜롬비아의 전력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일본보다 한수 위다. 콜롬비아의 세계랭킹은 16위, 일본은 61위다. 일본이 콜롬비아를 상대로 설욕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히딩크, 슈틸리케, 라르손 모두 한국에 비관적 평가

    히딩크, 슈틸리케, 라르손 모두 한국에 비관적 평가

    18일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1차전 경기에서 스웨덴에 0-1로 패한 한국팀의 전력에 대해 거스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 등이 비관적인 평가를 내놨다. 미국 폭스스포츠 패널로 활동 중인 히딩크 전 감독은 이날 경기를 분석하면서 “한국은 공격 쪽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있지만 수비가 불안하다. 특히 경기가 진행될수록 수비가 무너진다”며 한국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내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표팀을 이끈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독일 공영방송 ZDF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스웨덴에 진 것은 당연하다. 한국 스스로 손흥민이라는 공격수의 존재를 지워버렸다”면서 “슬프게도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3패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스웨덴 축구의 ‘전설’ 헨리크 라르손은 한국 대표팀에 대해 혹평을 했다. 라르손은 ITV와의 인터뷰에서 “스웨덴은 이길 자격이 있었다. 한국 (플레이)은 매우 나빴다. 마지막 10분 전까지 아무 것도 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디펜딩 챔프 징크스’에 독일마저 발목 잡히나

    ‘디펜딩 챔프 징크스’에 독일마저 발목 잡히나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에 독일도 당할 것인가.‘전차군단’ 독일이 멕시코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디펜딩 챔피언의 부진이 이번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독일은 18일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졌다. 2014년 브라질대회 우승국인 독일은 월드컵 역사상 56년 만의 2연패에 도전장을 내고 러시아 땅을 밟았다. 1930년 시작된 월드컵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나라는 이탈리아(1934·1938년)와 브라질(1958·1962년) 두 나라뿐이다. 브라질 이후로는 2014년 대회까지 52년 동안 한 나라가 잇달아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경우가 없었다. ‘세계 챔피언’이라는 황홀감에 빠져 세대교체를 소홀히 하고 ‘공공의 적’으로 떠올라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았다. 2개 대회 연속 우승은커녕 망신을 당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1998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프랑스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단 한 골도 못 넣고 세 골을 내주면서 1무2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들고 일찌감치 짐을 쌌다. 전 대회 우승팀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나라는 프랑스가 처음이다. 한·일대회 우승국 브라질은 2006년 독일대회에서는 8강에서 프랑스에 0-1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독일에서 정상에 오른 이탈리아는 4년 뒤 남아공대회에서 2무1패에 그쳐 8년 전 프랑스의 길을 그대로 걸었다. 남아공에서 우승한 스페인은 역시 2014년 브라질대회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1-5로 대패하는 등 1승2패의 성적으로 조별리그 세 경기 만에 귀국길에 올랐다. 스페인은 1950년 이탈리아(1승1패), 1966년 브라질(1승2패)을 포함해 직전 대회 챔피언으로서 1라운드에서 탈락한 다섯 번째 나라가 됐다. 이번 러시아대회에서는 독일이 멕시코에 무릎을 꿇어 직전 대회 우승국은 3회 연속 첫 경기에서 승리를 따지 못했다. 2010년 이탈리아가 파라과이에 1-1로 비긴 것을 시작으로 1무2패째다. 특히 독일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패한 것은 1982년 스페인대회 알제리전(1-2 패) 이후 두 번째다. 하지만 독일은 당시 결승까지 살아남아 이탈리아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독일대표팀의 요아힘 뢰프 감독은 멕시코전 뒤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이다. 넘어야 할 과제도 있지만 다음 경기는 훨씬 좋아질 것”이라면서 “최근 4차례 월드컵에서 세 번이나 챔피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우리는 그런 징크스에 고통받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조별리그를 통과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인공지진 진앙’ 로사노 경계령

    ‘인공지진 진앙’ 로사노 경계령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이 펼쳐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 더 빨라진 스피드와 강력해진 압박으로 괴롭히던 멕시코는 전반 35분 마침내 ‘디펜딩 챔피언’ 독일의 골문을 열었다.자기 진영에서 상대의 패스를 가로챈 멕시코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센터서클을 넘어서면서 상대 진영 왼쪽으로 빠르게 침투하던 이르빙 로사노(23·에인트호벤)에게 기다란 킬패스를 찔러줬고, 로사노는 이를 받아 왼발로 한 번 접어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번득이는 어시스트가 빛난 에르난데스의 ‘배달’도 일품이었지만 경기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는 당연히 로사노의 차지였다. 그는 경기 뒤 “내 생애 최고의 골이었다. 멕시코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은 아닐 수 있지만, 최고의 골 후보로는 뽑힐 만하지 않은가”라고 감격스러워했다. F조 1위를 탐내는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둔 신태용호에 ‘로사노 경계령’이 떨어졌다.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의 대표적인 선수는 월드컵 5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베테랑’ 라파엘 마르케스, ‘치차리토’라는 별명의 ‘에이스’ 에르난데스 등이다. 로사노는 이번 대회가 월드컵 첫 무대다. 하지만 독일을 상대로 그림 같은 득점포를 터뜨리며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로사노는 성인 무대에선 신예지만, 또래 선수 중에선 세계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멕시코 축구의 미래다. 그는 멕시코 프로축구 CF파추카 유스팀에서 특유의 개인기와 스피드를 장착한 뒤 각급 대표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다. 만 19세였던 2014년 성인 무대에 뛰어들었고, 20세 이하(U-20) 북중미 챔피언십 득점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북중미예선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등 각종 대회에서 인정받았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로사노는 우리 팀 전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다. 대회가 끝날 땐 빅클럽에서 로사노에게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로사노의 최대 장점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발 사용이 가능하다 보니 왼쪽 측면은 물론 오른쪽 측면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측면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는 한국 대표팀에겐 달갑지 않은 존재임이 분명하다. 24일 0시 멕시코와 F조 2차전을 벌이는 한국은 에르난데스와 로사노의 침투 공간에 미리 자리를 잡거나 배후 침투를 막는 협력 수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로사노는 몸싸움 능력이 다소 약한 편이라 한국 수비진에겐 다소 거친 플레이가 필요해 보인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멕시코는 한국전에서 전혀 다른 포메이션과 전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각종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VAR에 발목 잡혔다

    VAR에 발목 잡혔다

    팽팽히 맞서다 통한의 PK골한국 축구가 러시아월드컵에서 최초로 시행된 비디오판독(VAR)의 첫 희생양이 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북유럽의 복병 스웨덴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20분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에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후반 20분 김민우(상주)가 위험지역에서 빅토르 클라손을 태클한 것을 얀네 안데르손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주심이 이를 받아들여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첫 시행된 VAR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키커로 나선 스웨덴 주장 그란크비스트가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대회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의 첫 단추를 끼우는 데 실패했다. 반드시 꺾어야 했던 스웨덴에 패함으로써 16강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02년 한·일월드컵 폴란드전 2-0 승리부터 2014년 브라질대회 러시아전 1-1 무승부까지 4회 연속이었던 ‘월드컵 1차전 무패’(3승1무) 행진도 멈췄다. F조에서는 스웨덴과 전날 독일전에서 1-0으로 이긴 멕시코가 공동 선두로 나섰고 한국은 독일과 공동 3위가 됐다. 한국은 23일 밤 12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2차전을 벌인다. 니즈니노브고로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에이스의 안타까운 홀로 뛰기... 고개 떨근 손흥민

    에이스의 안타까운 홀로 뛰기... 고개 떨근 손흥민

    한국 축구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전에서 결국 날개를 펴지 못했다. 손흥민은 18일 러시아 니즈니보브고로드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F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해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었다. 손흥민은 김신욱(전북), 황희찬(잘츠부르크)과 호흡을 맞춰 스웨덴의 골문을 공략했으나 결국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채 대표팀의 무기력한 패배를 지켜봤다.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공을 잡을 때마다 빠르고 정확한 움직임으로 스웨덴 수비수를 긴장시켰다. 그러나 기회는 많이 오지 않았고 그만큼 존재감도 미미했다. 스웨덴의 장신 포백 수비벽은 예상대로 견고했다. 고전하던 손흥민은 전반 34분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홀로 공을 몰고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몰고 갔다. 스웨덴 수비진이 미처 자리를 잡기 전이었지만 뒤따라오는 한국 선수들이 너무 늦었다. 결국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가 손흥민의 크로스를 끊어내면서 귀중한 역습 기회는 물거품이 됐다. 지난 2014년 대표팀 막내로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손흥민은 마지막 경기가 패배로 끝난 후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브라질의 눈물’을 가슴에 품고 누구보다도 비장하게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던 손흥민이지만 첫 상대인 스웨덴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그러나 손흥민은 전후반 90분이 끝난 후 눈물을 흘리거나 고개를 떨구는 대신에 이날 페널티킥을 허용한 김민우(상주) 등 동료 선수들을 위로하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일 vs 멕시코 하이라이트... ‘디펜딩 챔피언’을 침몰시킨 ‘북중미 강호‘

    독일 vs 멕시코 하이라이트... ‘디펜딩 챔피언’을 침몰시킨 ‘북중미 강호‘

    ‘북중미 강호’ 멕시코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제압하고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과 같은 F조인 멕시코는 역대 최고 기량을 선보이며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을 속수무책으로 만들었다. 멕시코는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대회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전반 35분에 터진 이르빙 로사노의 골에 힘입어 ‘전차 군단’ 독일을 1-0으로 물리쳤다. 멕시코는 F조 최강인 독일을 따돌림에 따라 월드컵 7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전차 군단을 무너뜨린 선수는 멕시코의 신성 이르빙 로사노(23·에인트호번)였다. 그는 자신의 첫 월드컵 경기에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한방’으로 전차군단을 무너뜨렸다. 로사노는 전반 35분 그림 같은 득점포를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상대 공을 빼앗아 만든 역습 상황에서 에르난데스의 침투 패스를 받고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개인기로 제친 뒤 오른발 강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로사노는 경기 후 최우수선수(MVP)인 ‘맨 오브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로사노는 “내 생애 최고의 골을 터뜨렸다”라며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또 멕시코의 주전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스탕다르) 역시 환상적인 슈퍼 세이브로 팀의 승리를 지켰다. 로사노에게 ‘한방’을 맞은 독일은 전열을 가다듬고 재차 공격을 시도했다. 키미히가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전반 39분 토니 크로스가 키커로 나섰다. 크로스의 프리킥은 수비벽을 넘어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을 향했다. 절묘한 궤적이었지만 오초아가 날아오르며 두 손으로 공을 막아냈다. 이어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벗어났다. 이에 반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챔피언으로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독일은 예상치 못한 패배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8-0으로 대파하는 등 독일은 지난 7차례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4번이나 4골 이상을 뽑아내며 화끈한 화력으로 전승 행진을 벌였지만, 이날은 멕시코의 수비에 막혀 영패로 체면을 구기고 연승 행진도 마감했다. 브라질(1958년·1962년) 이후 56년 만에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디펜딩 챔피언의 징크스’는 직전 대회에서 우승한 팀이 다음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을 뜻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프랑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이탈리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스페인이 저주의 제물이 됐다. 특히 프랑스와 스페인은 그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한 끝에 결국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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