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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권당 참의원 선거 압승···아베 총리 ‘아베노믹스 2탄’ 가능할까

    집권당 참의원 선거 압승···아베 총리 ‘아베노믹스 2탄’ 가능할까

    일본의 집권당인 자민당이 공명당과 연립해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아베 신조 총리가 약속한 과감한 재정 투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일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 승리가 확정되자 공영방송 NHK를 통해 “포괄적이며 과감한 경제적 조치들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일 소비세율 인상(8→10%) 연기를 발표하면서 과감한 재정 투입을 약속한 바 있다. 재정 투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투입할 재정 규모와 재원 마련 가능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아베 총리의 한 측근은 이번 회계연도에 20조엔(약 228조원) 규모의 패키지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문제는 재정 투입을 위한 여력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세수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인데다 지난 4월 구마모토 강진 구호대책으로 3780억엔을 할당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015회계연도 예산의 여유 자금은 2500억엔 정도다. 증세 카드인 소비세율 인상을 2019년 10월로 연기한 탓에 가까운 장래에 새로운 세원이 마련될 가능성도 엿보이지 않는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4년 11월 소비세율 증세 연기를 발표하면서 “(2008년 9월 발생한) 리먼 사태 정도의 충격이나 동일본 대지진급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재차 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내년 4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안을 2019년 10월로 연기한다고 지난달 1일 발표했다. 일본 경제는 지난 10개 분기 가운데 5개 분기 동안 역성장을 보였다. 이런 점에서 재정적 경기부양 조치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바라는 일본 경제에는 반가운 재료가 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중기적 목표로 재정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만일 국채 발행을 통해 경기부양의 재원을 조달한다면 목표달성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매튜 굿맨 아시아경제 담당 선임고문은 국내총생산(GDP)을 늘려 GDP 대비 부채 비율을 낮춘다면 재정 투입이 재정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일본 경제에 대한 연례 평가보고서에서 긴축과 완화를 오가는 재정정책과 해마다 반복되는 추가경정예산은 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이며 점진적인 소비세율 인상을 포함해 예측하기 쉬운 재정정책의 일정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4차 산업혁명’과 소프트웨어 교육/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월요 정책마당] ‘4차 산업혁명’과 소프트웨어 교육/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주제는 최근 급속한 발전을 이룬 인공지능 기술을 매개로 한 ‘4차 산업혁명’이었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보다 지능적인 사회로의 진화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으로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인 세계가 하나가 되고, 생산과 고용에 가늠하기조차 힘든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포럼을 통해 발표된 ‘미래고용보고서’에서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의 65%는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자리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고부가가치의 창의적 직무에 대한 인력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고용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는 기존 교육과정과 체계에 더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모든 산업이 디지털화되고 컴퓨팅적 사고를 통한 비정형적인 문제의 창의적 해결 능력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갈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부각되면서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영국으로 2014년 ‘코드의 해’를 선포하고 초등학교 1학년부터 컴퓨터 교육을 의무화했다. 미국은 올해 1월 모든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를 가르치는 ‘모두를 위한 컴퓨터과학 프로젝트’를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바 있다. 일본과 중국 등 우리의 주변국은 물론 핀란드, 이스라엘 등과 같은 교육 강국도 소프트웨어 교육을 국가적인 어젠다로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정부도 전 산업, 더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소프트웨어가 좌우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 그리고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지능정보 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 양성을 위해 소프트웨어 교육에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2014년 7월 대통령 주재로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 실현 전략을 선포한 후 지난해 9월 새로운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를 필수적으로 배우도록 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 시스템 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5학년이 되는 2019년부터 소프트웨어를 배우며, 중학교는 2018년부터 ‘정보’ 교과가 필수과목으로 전환돼 모든 학생이 소프트웨어를 배우게 될 예정이다. 한편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에 따른 교사 수급, 교재 개발 등을 착실히 준비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1500여개의 소프트웨어 교육 연구·선도 학교를 선정,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와 더불어 어려서부터 소프트웨어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재학급 편성을 통해 심화학습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등학교를 신설해 소프트웨어 분야의 명장으로 성장해 나갈 우수 인력 양성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에 이어 올해 대구에 마이스터고를 개교했고 내년에는 광주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가 신설될 예정이다. 초·중등에 이어 대학, 직업교육 등 성장 과정에 따른 교육 시스템 혁신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대학 소프트웨어 교육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소프트웨어를 복수 전공으로 선택하는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학생들이 늘어나는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뜨거워지는 긍정적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학 교육의 혁신과 더불어 중소기업 재직자나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교육 프로그램도 4차 산업혁명 시대 산업계와 기업의 요구에 더욱 부응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교육 이수 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이제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소프트웨어 역량은 읽기, 쓰기, 셈하기에 버금가는 미래의 새로운 기초 소양이 됐다. 고성능 컴퓨팅과 인간과 같이 사고하는 인공지능이 불러올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제품과 기업,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이를 현실로 만드는 소프트웨어 역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기계의 시대라 일컬어지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경쟁력의 핵심은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인재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한 민관의 역량을 다시 한번 결집할 때다.
  • ‘까닭 모를’ 잇단 경찰 총격사망에 흑인사회 격앙…시위확산 조짐

    명백한 이유 없이 경찰의 무차별 총격으로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이틀 연속 벌어지자 미국 흑인 사회의 분노 지수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5∼6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 미네소타 주에서 잇달아 발생한 경찰의 흑인 남성 살해 사건은 이미 미국 사회에 큰 생채기를 남긴 경찰과 흑인 사이의 갈등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뒷받침한다. CD를 팔던 앨턴 스털링(37)은 편의점 밖에서 두 명의 백인 경관에게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총에 맞아 절명했다. 여자 친구, 그녀의 딸과 차를 타고 가던 필랜도 캐스틸(32)은 교통 검문 중 신분증을 제시하려고 지갑을 뒤지다가 경찰의 총에 유명을 달리했다. 미국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스털링을 제압하던 경관들은 그의 호신용 권총을 발견하고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틸은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지했다는 사실을 경찰에 알리고도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며 숨져갔다. 지나가던 행인, 스털링의 여자 친구가 경찰의 잔혹한 대응을 휴대전화로 녹화해 이를 공개하면서 두 흑인의 비정상적인 사망소식은 삽시간에 퍼졌다. 한동안 잠잠하던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손들었으니 쏘지 마’(Hands up, Don't shoot) 구호가 다시 집회에 등장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개최지인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건 보고를 받은 뒤 “심각한 문제이며 경찰과 지역 공동체 간 불신의 결과”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2014년 8월 미주리 주 소도시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희생된 이래 흑인을 겨냥한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과 사법 시스탬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미국 전역에서 분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경찰의 총격에 목숨을 잃는 희생자는 끊이지 않고 나타났다. 지난해 11월엔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벌집이 돼 사망한 10대 소년 라쿠안 맥도널드의 사건 당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일리노이 주 시카고 시는 일대 소요 사태를 맞기도 했다. 맥도널드는 2014년 10월 소형 칼로 차량 절도를 시도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러 경찰 중 한 명인 제이슨 반 다이크로부터 무려 16차례 총을 맞고 숨졌다. 흑인뿐만 아니라 경관의 훈련 방식과 대민 대응 방식에 불만을 느낀 미국 국민의 대대적인 변화·개선 요구에 직면한 미국 경찰은 몸에 부착하는 동영상 녹화 카메라(보디캠) 보급을 확대하고 경찰 교육 방식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에 벌어진 양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이유 없는 경찰의 과잉 대응이 흑인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번에 사망한 스털링과 캐스틸도 왜 총을 맞아야 했는지에 대한 명백한 이유가 없다. 공개된 두 사건의 동영상을 시청한 이들과 유족들이 경찰을 불신하고 해당 경관의 처벌을 강력히 촉구하는 까닭도 희생돼야 할 확실한 사유가 없었다는 데 있다. 더군다나 스털링 사건에 연루된 경관들은 보디캠을 착용했지만, 몸싸움 도중 떨어뜨렸다. 보디캠 착용이 능사가 아니라는 경찰 제도 개선 비판론자들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흑인을 무참히 살해한 경찰의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았다는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다. 공무집행 중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하는 경관들을 기소하기조차도 어렵다. 캐스틸의 모친은 CNN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매일 사냥감이 되고 있다”며 울부짖었고, 졸지에 남자 친구를 저 세상에 보낸 캐스틸의 여자 친구 다이아몬드 레이놀즈는 “확실한 이유 없이 경찰이 총격을 가했다”고 격노했다. 경찰과 사법 기관의 변화가 더딘 대신 미국 국민은 더욱 기민해졌다. 억울한 사연을 알리고자 동영상으로 무장한 것이다. 경찰이 찍은 동영상이 사건 발생 상당 시간 후 공개되는 것과 달리 사건 당사자 또는 행인이 찍은 동영상은 삽시간에 전파돼 자칫 묻힐 수 있는 사건을 주요 이슈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에겐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이번에 발생한 두 사건 모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전파되면서 미국 언론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루이지애나 주 정부와 미네소타 주 정부는 자체 조사 대신 미국 법무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동요하는 흑인들의 집단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연방 정부에 기대는 한편 공명정대한 수사를 약속한 것이다. 마크 데이튼 미네소타 주지사는 “7일 오전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과 전화를 걸어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과 법무부 산하 민권부서에 즉각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도 곧 수사 요원을 캐스틸 사건에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법무부와 연방 수사 요원들은 해당 경관들의 프로파일링(인종이나 피부에 기반을 둬 용의자를 추적하는 기법) 사용 여부를 집중적으로 캘 예정이다. 흑인이어서 더욱 과잉대응했다는 정황 증거가 나오면 이들은 연방법의 기소를 면하기 어렵다. 다수의 흑인은 여전히 흑인만을 집중 표적으로 삼은 경찰의 프로파일링이 존재한다면서 뿌리 깊은 인종 차별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 폭우 속 집배원 순직…4살 아들과 다음달 둘째 출산예정

    폭우 속 집배원 순직…4살 아들과 다음달 둘째 출산예정

    지난 4일 폭우 속에서 배달업무를 수행하다 한 집배원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전국우정노동조합에 따르면 청송현동우체국에서 근무하던 배범규 집배원이 지난 4일 업무 중 교통사고로 순직했다. 배씨는 2014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아들(4살)과 다음달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던 신혼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우정노조는 배씨가 동료 직원의 결혼 등으로 일주일 동안 배달물량이 폭주한 상황에서 폭우까지 겹치면서 업무과중에 따른 압박감으로 일을 서두르다보니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청송현동우체국은 2004년 집배통항 당시 집배원 10명이 해당 구역을 맡았지만 현재는 배달 세대수는 늘었는데도 매년 우편물량 감소를 이유로 감원돼 7명이 근무중이다. 다시 감원대상으로 지정돼 한명을 추가로 감원해야 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노출돼 있다. 우정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전국의 1만 7000여 집배원 동지들과 우정노조는 매년 해마다 반복되는 동지들의 고귀한 희생에 대하여 그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해 왔다”면서 “하지만 미래창조과학부는 부족인력 충원 및 배달환경을 반영한 집배부하량을 산출하여 현장 조합원이 인정하는 산출결과에 따른 적정인력이 업무에 투입되어 막중한 업무부담 경감을 실현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순직사고가 발생하면 근본적인 해결을 할 것처럼 하면서 지금까지 일회성 관심으로 일관하여 오고 있음에 분노와 비통함을 참을 길이 없다”고 밝혔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최근 5년동안 15명(2012년 5명, 2013년 2명, 2014년 3명, 2015년 2명, 2016년 현재 3명)의 집배원이 집배업무 도중 희생됐다. 우정노조는 “집배원의 정년·명예퇴직 및 병가 등 집배원 유고시 사전에 인력을 충원(업무숙지 최소 6개월 소요)하여 미리 업무인수인계를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미래창조과학부는 집배구 평준화를 실시한다며 뒤로는 집배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고유업무인 배달업무의 외부위탁을 확대·추진하는 것이 오늘날 집배업무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현실이 이같은 희생을 낳았고 집배업무의 열악한 근무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앞으로 집배원의 희생은 계속될 것이다”라면서 “최근 연이은 집배원 순직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더불어 재발방지대책을 신속히 수립할 것을 촉구하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우정사업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우정노조는 이 같은 요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준법투쟁을 비롯한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증권가 또 ‘이건희 사망’ 해프닝

    모바일 메신저 타고 소문 나돌아 삼성 지배구조 핵심주 일제히 상승 시장감시위 “매매내역 심리할 것” 30일 낮 12시부터 3시간 동안 모바일 메신저에는 ‘이건희 별세. 청와대 보고. 오후 3시까지 엠바고(보도 자제)’라는 짧지만 무시할 수 없는 문구가 떠돌았다. 삼성 관계자들은 쏟아지는 확인 요청에 결국 점심 식사를 포기했다. 증시에선 삼성 주식 랠리가 벌어졌다. 지배구조 관련 핵심주인 삼성물산(4.58%)을 비롯해 삼성SDS(3.99%), 삼성전자(2.08%), 호텔신라(1.95%), 삼성SDI(1.89%), 삼성생명(1.52%) 등이 일제히 올랐다. 지난해 4월 15일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루머는 점심시간을 기해 퍼졌다. 당시엔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주가가 상한가 근처까지 치솟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투병을 시작했던 2014년에도 비슷한 일이 서너 번 있었다. 루머가 떠도는 공론장인 메신저나 루머가 돈으로 환산되는 시장 모두 ‘이 회장 사망설’에 매번 요동을 치는 모습이다. 반복되는 사망설에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공(空)매도 세력의 작전이라는 의심도 나온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 같은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실제 떨어졌을 때 사서 되갚는 투자법이다. 그간 주식시장 혼란의 주범으로 공매도가 지목돼, 이날부터 10억원 이상 등 대량 공매도 시 금융감독원에 신원을 보고해야 하는 ‘공매도 공시제’가 시행됐다. 이날 장중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이면서 특정 공매도 세력이 크게 단타 이득을 봤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역으로 공시제 시행을 앞두고 공매도를 청산하려던 시도가 루머와 맞물려 시장 혼란이 야기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관련 매매를 심리하기로 했다. 삼성은 본의 아니게 이 회장 사망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겪게 됐다. 삼성 관계자는 “누군가의 죽음이란 비극을 ‘엠바고’ 걸 만한 시장 기회로 취급하는 세태가 슬프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법인세 숨 고르기 나선 더민주…김종인 ‘상법 개정안’ 4일 발의

    ‘대기업 법인세 정상화’를 20대 총선 공약으로 제시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중심으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온 더불어민주당이 ‘숨 고르기 기조’로 전환했다. 서둘러 추진하다 ‘증세 프레임’에 갇혀 실패했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는 의도다. 더민주 고위 관계자는 30일 “법인세 정상화는 급하게 진행할 일이 아니라 정치권과 국민 공감대를 넓히면서 진행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이번에야말로 꼭 실현해야 하기에 급하게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호중 의원이 과세표준(연간 수입 금액) 500억원 초과 구간에서 기업들의 법인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3% 포인트 인상하는 조항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가속페달을 밟아 온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양새다. 더민주는 또한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과 함께 대기업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늘리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여·야·정 민생경제 현안 점검 회의에서 대기업에 대한 R&D 비용 세액 공제를 이전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에 대한 R&D 비용 세액 공제율은 2013년 3~6%에서 2014년 3~4%, 2015년 2~3%로 줄어들었다. 반면 R&D 비용 세액 공제율이 떨어지면서 대기업의 평균실효세율은 2013년 16.2%로 저점을 찍은 뒤 2014년 17.2%로 2013년보다 1% 포인트 상승했다. 기재부는 R&D 비용 세액 공제율을 2013년 수준으로 되돌리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R&D에 대한 투자 세액 공제를 줄였기 때문에 미래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상황인 데다 신기술에 대한 투자는 리스크(위험)가 큰 사업이기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면 할 수 없어 세금 감면으로 유인책을 줘야 한다는 게 기재부 입장”이라면서 “정부에서 R&D 비용 세액 공제율 환원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면 당에서는 법인세 명목세율을 올리는 대신 R&D 감면을 늘리는 방안을 제안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 21일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밝혔던 ‘재벌 견제를 위한 상법 개정안’을 본인의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오는 4일 발의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대표직 두번 던진 안철수, ‘백의종군’ 먹힐까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9일 선거 홍보비 비리 수사 파동 속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박선숙 의원 등 안 대표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로 당 전체가 구석에 몰리며 지도부 책임론이 비등하자,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한다”며 초강수를 던졌다. 안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지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에 이어 두 번째다. 주변에서는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만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지만, 안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 저와 국민의당은 앞으로 더 열심히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며 사퇴의사를 고수했다. 국민의당은 물론 본인의 정치인으로서의 입지가 더 타격을 받지 않으려면 최대한 강도높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도부 공백사태는 물론 신생정당에 지나치게 부담을 지우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앞서 2014년 7·30 재보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패배하자 안 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는 대표들의 책임”이라면서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이후 평당원 신분을 유지했던 안 대표는 지난해 말 문재인 전 대표와 대립하며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4·13 총선에선 정치권의 예상을 뛰어넘고 38명의 당선자를 내면서 3당 체제의 문을 열었다. 국민의당은 거대 양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안 대표 역시 대선주자로서 몸집을 불려갔다. 거침없던 대표의 행보는 지난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비례대표인 김수민 의원을 고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박선숙 전 사무총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며 안 대표 측근들 간 알력다툼까지 구설에 올랐다. 그럼에도 안 대표 사퇴까지 확장될 것이라는 관측은 많지 않았지만 결국 안 대표는 2년 전처럼 ‘책임’을 앞세우며 직을 던지는 쪽을 택했다. 안 대표가 정치 입문 이후 “책임을 지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던 만큼 책임론을 피해가는 모습을 보이기는 쉽지 않았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시절 문 전 대표의 재보궐선거 책임론을 제기했던 세력도 현 국민의당이라는 점도 부담요소였다. 안 대표의 사퇴로 대권가도에 경고등이 켜짐과 동시에 3당체제 역시 시작과 동시에 빛이 바랬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 대표로선 연말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당 대표에서 물러나 대선 레이스로 향하겠다는 구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2012년 대선후보 사퇴, 2013년 신당창당 포기 등 고비 때마다 반복됐던 ‘철수정치’가 이번에도 등장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비리 의혹 국면을 방치할 경우 안 대표 지지율 및 신뢰도에 금이 갈 수 있는 만큼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단이라는 관측이 높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술 안 마시는 이부장이 간암이라고?

    [메디컬 인사이드] 술 안 마시는 이부장이 간암이라고?

    발생 원인 83% 바이러스성 간염주량 세다고 간 튼튼한 것 아냐 2013년 대한간학회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73.5%가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술’을 꼽았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나는 술이 세기 때문에 간암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호언장담하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2010년 대한간암연구회와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간암의 원인은 B형 간염이 72.3%, C형 간염 11.6%, 과도한 음주 10.4% 등의 순이었습니다. 사실상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한 발병이 83.9%를 차지하지만, 원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 셈입니다. 그래서 26일 전문가들을 만나 간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짚어 봤습니다. 간은 ‘침묵의 장기’입니다. 신경이 없기 때문에 파열되거나 얼굴·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온 뒤에야 문제가 생긴 것을 알아차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간암이 생기면 통증이나 피로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말기까지 아무런 증상을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습니다. 간암은 대체로 간염과 간경변 등의 과정을 거쳐 생깁니다. 간염 바이러스와 알코올, 독성식품 섭취 등의 원인으로 염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이런 단계를 건너뛰는 경우도 있습니다. B형 간염 환자의 10~15%에서는 간암이 바로 생깁니다. 더 큰 문제는 간암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사실입니다. 불과 1년 내에 종양이 다른 장기까지 침범하는 4기까지 진행합니다. 간은 해독·살균 기능과 각종 대사 기능을 담당해 암세포가 혈관을 통해 이동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1년 생존율이 70~80%, 5년 생존율이 50~60% 수준”이라며 “하지만 3·4기로 진행되면 대부분 1년을 넘기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간암 위험군은 50대 이상 중·고령층 간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역시 간염 바이러스입니다. 다행히 B형 간염은 백신이 있어 예방접종을 하면 항체가 생겨 감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C형 간염은 백신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B·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 기능도 좋아져 간염 임신부의 95% 이상이 아이에게 병을 물려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간암 환자는 어릴 때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혜택을 보지 못한 50대 이상의 중·고령층입니다. 안 교수는 “동남아 국가나 몽골, 중국 같은 곳은 전 인구의 10% 이상이 간염 환자일 정도로 격차가 크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간염 환자가 계속 줄고 있어 향후 간암 발생률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일부 위험은 여전히 있습니다.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혈액과 침, 정액 등 체액에 존재하기 때문에 칫솔, 면도기를 함께 쓰거나 주삿바늘을 공유하다 감염될 수 있습니다. 성관계로 인한 감염 위험은 그리 높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행위에 따라 몸에 상처가 나면 감염될 위험이 있습니다. 간암 원인 중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알코올성 간질환에 의한 간암 위험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술이 세다는 것은 알코올 분해 효소가 많은 것일 뿐 결코 간이 튼튼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건강을 과신해 과음하다 간질환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 교수는 “간염이나 간경변을 앓고 있는 사람은 특히 엄격하게 음주를 제한해야 한다”며 “일반인도 한 번 술을 마시면 최소한 3일은 쉬어야 간이 충분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도 간 기능이 저하된 B형 간염 환자에게 치명적입니다. 오래됐거나 깨끗하지 않은 땅콩, 호두, 옥수수, 콩 등은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열을 가해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안 교수는 “최근에는 일부 간독성이 강한 다이어트 식품을 복용하다가 급성 간염이 생겨 병원을 오는 젊은 여성이 많이 늘었다”며 “간암 환자라면 특히 각종 즙이나 엑기스 등 비과학적인 민간요법을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간염 환자라면 정기 검진받아야 많은 분들이 혈액만으로 간암을 진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가급적 ‘복부초음파’ 검사를 병행해야 합니다. 이후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촬영(MRI), 혈관조영술로 확진합니다. 따라서 간염 환자라면 최소 6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모든 환자가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간은 기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소화기관처럼 완전히 잘라 낼 수 없습니다. 종양의 크기가 작아도 여러 곳에 흩어져 있거나 혈관을 침범하면 수술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환자는 고주파로 종양 부위만 태우거나 경동맥에 항암제를 넣고 혈관을 막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을 받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택할 수 있는 방법은 간이식술입니다. 다른 장기나 큰 혈관으로 암세포가 침범하지 않았다면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방법입니다. 서석원 중앙대병원 외과 교수는 “직경 5㎝ 이하의 단일 종양이나 3㎝ 이하의 종양이 3개 이하인 경우는 간이식을 받으면 대부분 정상인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간이식은 8촌 이내 가족이 간의 일부를 제공하는 ‘생체 간이식’이 대부분입니다. 뇌사자 간이식은 0.8%에 불과합니다. 유럽은 95% 이상이라고 합니다. 서 교수는 “생체 간이식은 이제 혈액형도 걸림돌이 되지 않고, 간의 크기만 적당하면 된다”며 “수술 성공률이 100% 가까이 높아졌지만 좀더 많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뇌사자 간이식이 활성화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간암 생존율 18년 만에 20%P 상승 의술의 발전은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였습니다. 간암 환자 5년 이상 생존율은 1995년 10.7%에서 2013년 31.4%로 20% 포인트 이상 상승했습니다. 그렇지만 사망자도 많습니다. 2014년 10대 암 사망자 중 간암 사망자 수는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서 교수는 “간암 사망자가 여전히 많은 이유는 증상이 없다고 안심해 얼굴에 황달이 생길 정도로 증세가 심각하지 않으면 병원을 찾지 않기 때문”이라며 “특히 간염 환자라면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간이식을 받았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면역억제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서 교수는 “평생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하는데 복용을 중단했다가 간이 망가져 이식을 다시 받은 사례도 있었다”며 “뒤늦게 복용하면 중단한 만큼 몰아서 먹어야 하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오게 된다”고 했습니다. 면역억제로 인한 감염 예방을 위해 회 등 날음식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파격과 혁신 씨앗심은 근면, 공무원 거센 저항에 지쳤나

    파격과 혁신 씨앗심은 근면, 공무원 거센 저항에 지쳤나

    성과연봉제 등 ‘민간 DNA’ 이식 시도 “공직 출신은 상상하기 힘든 개혁” 평가“무작정 밀어붙여 불만 컸다” 반론도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 처장이 2014년 11월 임명된 지 1년 7개월 만에 물러났다. 그는 24일 세종시 인사혁신처에서 열린 이임사를 통해 “그 무엇 하나 쉽지 않았던 인사혁신 과제 추진을 위해 국회, 언론, 부처 관계자들을 만나 목청 높여 설득했던 지난날이 떠오른다”며 “개혁의 시기를 놓칠 수 없기에 주마가편을 해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실제 공직 내부에서 이 전 처장의 ‘인사혁신’ 실험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삼성그룹 출신인 이 전 처장이 공직사회에 새 바람을 일으킨 것은 분명하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하지만 공직사회에 지나치게 ‘민간 DNA’를 심으려 했던 점이 공직 내부의 반발을 부른 데다, 이 전 처장이 새로 도입한 일부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져 ‘반쪽짜리 개혁’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전 처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2~3개월 전부터 건강이 안 좋아져 사의를 표명했다”며 “꽤 숙성된 얘기”라고 밝혔다. 과거 심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고 취임 이후에도 약을 달고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인사처 안팎에서는 이 전 처장이 인사혁신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른 부처들과 자주 이견을 보였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공직 내부의 기류에 막혀 더이상 혁신을 추진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느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전 처장은 저성과자 퇴출, 성과연봉제 확대, ‘꼼수 퇴직’(의원면직) 제한, 공직가치 확립 등 관료출신 리더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여러 개혁 조치들을 잇따라 내놓았다. 인사처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생각하는 것 자체가 관료들과 다른 부분이 많았다”며 “예를 들어, 공무원연금개혁을 추진할 때도 직원들에게 ‘국가 재정이 어려우면 공무원 연금을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의 틀 자체를 바꾸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이 전 처장이 직원들에게 ‘공직 가치’를 강조하고 공무원 선발 면접시험에서도 공직관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꾼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이 전 처장이 혁신에 가까운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공직사회의 벽이 높다는 점을 피부로 느껴 결국 사의 표명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민간 기업에서는 오너의 결정에 따라 전체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만, 공직사회에서는 새로운 제도 하나를 추진하는 데도 다른 부처 간의 협의와 복잡한 법 절차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인사처에서 일하는 한 서기관은 “다른 부처와 부딪쳐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솔직히 공직사회 전반에 인사처에 대한 불만이 컸다”며 “한 예로, ‘전문성 강화를 위한 3년 전보 제한’ 조치에 대해 일부 부처에서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계속 요구했지만 (이 전 처장이)협의가 불가하다는 입장만 반복하다 보니 해당 부처에서는 불평이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전 부처에 인사전담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하다가 행정자치부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공직 내 개방형 직위의 50%를 민간인으로 채우는 ‘경력 개방형 직위’ 제도 도입과 관련해서는 공직 내부에서 ‘밥그릇 빼앗기 아니냐’는 불만이 팽배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전 처장은 “기득권을 내려놓기란 원래 어려운 법”이라며 “그래도 지금까지 할 만큼 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 전 처장이 물러나면서 그동안 일궈놓은 인사혁신 방안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처장은 “법률과 대통령령 개정을 통해 인사혁신의 포석을 깔아놨기 때문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시론] 메피아의 악순환 고리 끊기/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메피아의 악순환 고리 끊기/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

    ‘하인리히 법칙’이란 게 있다. 재해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큰 재해가 한 번 일어나기 전 같은 원인으로 반복된 사고가 29번이나 일어나며, 비록 사고는 피했지만 사고의 전조가 되는 조그만 사건이 무려 300번이나 발생한다는 것이다. 2013년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고장이나 장애 발생 건수가 8000회를 넘었다. 스크린도어 관련 사망 사고만도 2013년 1월 지하철 2호선 성수역, 2014년 4월 1호선 독산역, 2015년 8월 2호선 강남역에 이어 지난달 28일 구의역까지 최근 3년간 네 번이나 발생했다. 조만간 우리에게 더 큰 사건이 도래할 수 있음을 알리는 하인리히 법칙이 적용되는 사례가 아닐까. 왜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가. 잘못된 공기업의 경영 효율화가 그 기저에 도사리고 있다. 경영 효율화를 기하고자 형식적으로 인력을 줄이고 부채를 감축하면 운영 경비를 절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위해 공기업은 통상 외주화나 민간 위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자회사나 용역·협력업체, 사내 하도급 업체 등이 남발되는 구조로 이어진다. 이번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노동자 사망 사고의 배경에도 서울메트로의 갑질과 먹이사슬의 검은 공생 관계가 얽혀 있다. 서울메트로는 2011년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하청업체인 ‘은성PSD’를 설립하고 정원의 72%인 90명을 퇴직 임직원들로 채우도록 했다. 자회사나 마찬가지인 이곳에 일감을 주면서 퇴직자들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게다가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용역·협력업체 등의 선정이 이뤄졌다. 이 업체들은 경비를 절약하려고 ‘2인 1조’의 근무 규칙을 어긴 채 평소 두 사람이 하기에도 힘에 겨운 일을 근로자 혼자 하도록 했다. 사고가 일어난 원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인식이다. 기관장은 해당 업무에 전문성이 있으며 조직관리 능력 및 공직 마인드에 충실한 사람이어야 한다. 함량 미달이거나 약점이 있는 자를 기관장에 임명하다 보니 노조가 반대하는 동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는 노조의 기관장 출근 저지로 이어지면서 양자 간 힘겨루기를 촉발했다. 이때 기관장과 노조 간 물밑 협상이 이뤄지게 되고 외부에 표출되지 않는 이면계약도 싹이 튼다. 정통성을 상실한 기관장과 노조는 비상식적인 관행을 만들고 인사권마저도 협상에 의해 나눠 갖는 공기업이 비일비재해진다. 이는 공기업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어렵고 힘든 업무는 외주화하면서 점차 먹이사슬 구조로 ‘진화’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지하철 인명 사고는 이번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이 같은 음지에서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도록 했다. 그럼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무엇보다 철저한 감시 체계의 구축이 요구된다. 자회사든, 민간위탁이든, 용역계약이든 초기에는 어느 정도 명분과 효과를 지니기에 시작된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기대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출발 당시의 기대 효과가 지속적인지 아닌지를 상시로 모니터링해 운영 과정이나 성과를 측정해야 한다. 또 기대한 효과가 미진할 때는 적기에 적절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로 적극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 더는 갑·을 간 야합한 이면계약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어두운 곳에서는 세균이 창궐하기 마련이다. 항상 빛이 쬐도록 모든 운영 규정이나 성과, 노사 간의 합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공개돼 검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는 CEO의 철저한 책임 의식이다. 공익성과 기업성의 조화가 공기업의 요체다. 공기업 기관장이 되려면 구성원의 귀감이 될 수 있는 리더십, 공직 마인드와 경영 마인드, 윤리성, 합리적인 조직관리 능력 등이 요구된다. 공기업에 주무 부처 장관이나 단체장도 모르는 이면계약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문제의 출발점임을 인식하고, 이제라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른 대형 사고의 발생 우려를 어떻게 불식할지 지금도 여전히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 불량 장기요양시설 퇴출시킨다

    불량 장기요양시설 퇴출시킨다

    고의폐업 평가 회피 기관도 포함 새달 통합 재가서비스로 품질 높여 노인장기요양제도가 도입된 지 8년 만에 장기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116.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15년 노인장기요양보험통계연보’를 보면 장기요양시설은 2008년 1700개에서 2015년 5085개로 95.2% 늘었고, 장기요양 수급자의 거주지를 찾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기관은 2008년 6618개에서 2015년 1만 2917개로 무려 199.1% 증가했다.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수는 2008년 장기요양제도 시행 첫해 14만 9000명에서 지난해 47만 5000명으로 3.2배 늘었다. 장기요양기관이 급증한 배경에는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어난 요인도 있지만, 예산을 아끼려고 공적인 장기요양 서비스를 민간에만 의지하다 보니 기관이 난립한 탓도 크다. 2014년 한 해에만 장기요양급여를 부당 청구한 요양기관 665곳이 적발돼 무려 178억원의 장기요양 재정이 기관장의 쌈짓돈으로 쓰이는 등 방만하게 운영돼 왔지만, 정부는 관련 규정이 없어 노인장기요양기관의 재무회계 관리조차 하지 못했다. 장기요양기관의 재무회계를 의무화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안은 지난해 말에야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추가 법령 정비 작업을 서둘러 수준 미달 기관이 더는 영업하지 못하도록 장기요양기관 퇴출 규정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불량’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본격적인 정비 작업이 시작되는 셈이다. 장기요양기관 평가에서 연속해 낙제점을 받은 기관은 더는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평가 시기가 다가오면 고의적으로 폐업해 평가를 피한 기관도 지정 취소할 수 있는 근거를 법안에 담기로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08~2014년 폐업한 1만 7631개 재가 장기요양기관 가운데 26.2%인 4620곳이 기관평가와 제재 처분 등을 피하려고 설치와 폐업을 반복했다. 노인장기요양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자 방문요양, 방문간호, 방문목욕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통합 재가서비스 시범사업도 다음달부터 시작한다. 본사업이 시행되면 이런 식으로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높이지 못한 기관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양양·울산·무안 등 11개 공항 ‘만성적자’

    양양·울산·무안 등 11개 공항 ‘만성적자’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지어진 전국의 지방공항들이 KTX 개통 등으로 이용객이 급감하며 개장과 동시에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치단체장 치적 쌓기용으로 신공항을 건설할 경우 혈세만 낭비할 것이라는 따끔한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전국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김포, 제주, 김해 3개 공항을 제외한 울산, 양양, 무안 등 11개 공항이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11개 공항의 연도별 적자는 2011년 560억원, 2012년 597억원, 2013년 620억원, 2014년 594억원, 2015년 618억원 등이며 최근 5년간 누적 적자는 2989억원으로 3000억원 가까이 된다. 공항 활성화 정책을 내놓지만 적자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3500억원의 건설비로 2002년 4월 개장한 강원 양양국제공항은 김해·제주 국내선과 중국·러시아를 잇는 부정기 국제선 취항이 끊겼다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매년 70억~80억원의 적자가 쌓인다. 강원도가 지난해에만 29억원의 운항장려금을 투입했지만 효과가 없다. 3000억원을 들인 전남 무안국제공항(2007년)은 매년 적자가 늘어나 지난해에는 약 90억원의 적자를 냈다. 수요예측에서 무안은 878만명, 양양은 166만명으로 조사됐으나 실제 이용객은 10만~30만명에 불과하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고속도로와 KTX 등 육상 교통망이 확충된 탓이다. 울산공항은 1997년 이용객 수가 169만명 이상이었지만 2010년 KTX 울산역이 개통되며 직격탄을 맞았다. 공항 이용객은 2010년 98만여명에서 반 토막 가까이 됐고 2012년 52만명, 2014년 46만명으로 감소했다. 덕분에 적자는 2011년 76억원에서 2015년 115억원으로 늘었다. 울산시는 상반기 ‘울산공항 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원 조례’를 제정해 항공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혈세로 항공기 운항에 따른 손실금과 공항시설 사용료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전남이 무안국제공항에 2008년부터 매년 1억~3억원가량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모방한 것이다. 12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활주로 등 포장공사를 마치고 2년 만에 재개장한 경북 포항공항도 여전히 적자다. 대한항공이 지난달 포항~김포 구간에 하루 두 차례 여객기를 투입했지만 탑승률이 40%에도 못 미친다. 포항시가 항공사에 4억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4~5개월이면 바닥난다. 대구국제공항은 2013년 37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2015년 적자가 6억원으로 줄었다. 일본과 중국 등 국제선 확대로 이용객이 늘어난 덕분이다. 2009년 10%에 불과했던 국제선 여객 점유율이 22.7%로 높아졌다. 지난 16일 현재 이용객은 10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 7585명 증가했다. 만성 적자에서 올해 유일하게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곳이 청주공항이다. 2012년 5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청주공항은 지난해 적자 폭을 줄여 9억 600만원 적자에 그쳤다. 올 5월 말 현재 6억 7000만원의 흑자를 냈다. 중국 관광객들의 공항 이용이 늘고 세종시 등 공항 배후지의 인구 증가, 지자체 지원 등의 영향 덕분이다. ‘영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됐지만 지방정부들은 지방공항의 만성 적자에도 불구하고 제주2공항, 새만금국제공항, 서산국제공항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방정부는 공항 활성화를 위해 항공 노선 유치에 열을 올리기보다 외국 관광객이 최소 1박을 할 수 있도록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사태로 본 지방 공항 11개 ‘만성적자’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지어진 전국의 지방공항들이 KTX 개통 등으로 이용객이 급감하며 개장과 동시에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치단체장 치적 쌓기용으로 신공항을 건설할 경우 혈세만 낭비할 것이라는 따끔한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전국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김포, 제주, 김해 3개 공항을 제외한 울산, 양양, 무안 등 11개 공항이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11개 공항의 연도별 적자는 2011년 560억원, 2012년 597억원, 2013년 620억원, 2014년 594억원, 2015년 618억원 등이며 최근 5년간 누적 적자는 2989억원으로 3000억원 가까이 된다. 공항 활성화 정책을 내놓지만 적자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3500억원의 건설비로 2002년 4월 개장한 강원 양양국제공항은 김해·제주 국내선과 중국·러시아를 잇는 부정기 국제선 취항이 끊겼다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매년 70억~80억원의 적자가 쌓인다. 강원도가 지난해에만 29억원의 운항장려금을 투입했지만 효과가 없다. 3000억원을 들인 전남 무안국제공항(2007년)은 매년 적자가 늘어나 지난해에는 약 90억원의 적자를 냈다. 수요예측에서 무안은 878만명, 양양은 166만명으로 조사됐으나 실제 이용객은 10만~30만명에 불과하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고속도로와 KTX 등 육상 교통망이 확충된 탓이다. 울산공항은 1997년 이용객 수가 169만명 이상이었지만 2010년 KTX 울산역이 개통되며 직격탄을 맞았다. 공항 이용객은 2010년 98만여명에서 반 토막 가까이 됐고 2012년 52만명, 2014년 46만명으로 감소했다. 덕분에 적자는 2011년 76억원에서 2015년 115억원으로 늘었다. 울산시는 상반기 ‘울산공항 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원 조례’를 제정해 항공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혈세로 항공기 운항에 따른 손실금과 공항시설 사용료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전남이 무안국제공항에 2008년부터 매년 1억~3억원가량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모방한 것이다. 12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활주로 등 포장공사를 마치고 2년 만에 재개장한 경북 포항공항도 여전히 적자다. 대한항공이 지난달 포항~김포 구간에 하루 두 차례 여객기를 투입했지만 탑승률이 40%에도 못 미친다. 포항시가 항공사에 4억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4~5개월이면 바닥난다. 대구국제공항은 2013년 37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2015년 적자가 6억원으로 줄었다. 일본과 중국 등 국제선 확대로 이용객이 늘어난 덕분이다. 2009년 10%에 불과했던 국제선 여객 점유율이 22.7%로 높아졌다. 지난 16일 현재 이용객은 10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 7585명 증가했다. 만성 적자에서 올해 유일하게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곳이 청주공항이다. 2012년 5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청주공항은 지난해 적자 폭을 줄여 9억 600만원 적자에 그쳤다. 올 5월 말 현재 6억 7000만원의 흑자를 냈다. 중국 관광객들의 공항 이용이 늘고 세종시 등 공항 배후지의 인구 증가, 지자체 지원 등의 영향 덕분이다. ‘영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됐지만 지방정부들은 지방공항의 만성 적자에도 불구하고 제주2공항, 새만금국제공항, 서산국제공항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방정부는 공항 활성화를 위해 항공 노선 유치에 열을 올리기보다 외국 관광객이 최소 1박을 할 수 있도록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신공항 추가 건설과 관련, “우리나라 항공 수요는 대규모 공항이 들어설 정도는 아니다”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서울시의회 문형주의원, 문광위 7개 소관기관 2015 세입세출 결산 의결

    서울시의회 문형주의원, 문광위 7개 소관기관 2015 세입세출 결산 의결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이상묵)는 6월 16일부터 21일 까지 소관기관인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문화본부, 교통방송, 관광체육국, 대변인, 시민소통기획관의 2015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안을 심사·의결했다. 서울시의회 문형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3)은 6월 17일 문화본부 결산 승인 심사를 제외한 모든 심의에 참여하여 소관기관의 2015회계연도 결산안에 대해 심도 있는 질의를 했다. 문의원은 16일 오전에 있었던 서울시립미술관에 대한 결산 심사에서 세입예산보다 징수결정액이 과도하게 많은 것을 지적 하며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님이 부임 후 지금까지 서울시립미술관의 발전을 위해 힘써 온 것은 여기 회의를 참여하고 있는 모든 사람이 아는데 이와 같은 결산안 건으로 관장님이 지적 받는 것은 미술관 직원들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오후에 진행된 서울역사박물관 결산 심사에서는 “퇴임한 강홍빈 전 관장님과 더불어 모든 직원들이 수고 했다”며 “서울시 책임 운영기관 중 가장 모범적인 결산안”이라 격려했다. 20일 진행 된 교통방송 결산 심사에서 문 의원은 “매년 반복되어 지적하는 교통방송 예산과 결산의 문제가 교통방송의 재단화로 해결될 것처럼 말하지만 현시점에서의 해결방안 모색이 우선 과제”라 지적했고 “세입·세출을 맞추기 위한 긴축예산계획은 자제해야”하며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 제작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서 관광체육국 결산 심사에서 문 의원은 “서울시의 혈세 100억을 투입해 만든 관광마케팅 주식회사에 관광체육국이 사업비를 넘는 용역비를 단일수의계약으로 밀어주는 것은 관광마케팅이 경쟁력을 키우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일에 더욱 태만해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적 하고 “지방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위해서라도 1인수의계약을 자제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21일 대변인 결산 심사에서 문 의원은 “2014년 세월호사태에 이어 2015년 메르스로 인해 행사취소로 주어진 예산을 모두 집행할 수 없었던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앞으로는 예산안을 더 치밀히 계획하여 불용을 줄 일 것”과 “앞으로 시행 예정인 이른바 김영란법과 관련하여 업무추진비 사용에 있어 배정된 예산을 규정에 어긋나게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진행된 시민소통기획관 결산 심사에서 문 의원은 “일상적인 낙찰차액등으로 인한 집행잔액이 24%임에 반해 계획변경이나 미비로 인한 집행잔액 발생이 76%이다”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불용액보다 사업계획의 변경이나 미비를 이유로 불용되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점은 큰 문제”라 지적 했고 “예측불가능을 사유로 소극적으로 세입추계하는 것은 오히려 재정건전성의 악화와 이로 인한 악순환이 우려 되므로 세입예산 편성에 각별히 주의 할 것”을 당부했다. 끝으로 문 의원은 “2년간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며 소관 기관관련 행정사무감사·예결산안 심사 등에서 서울시민이 누구나 궁금해 하는 것들을 질문해 왔다”며 “특히 이번 2015회계연도 결산에서는 서울시의회의 결산검사 대표위원으로 활동하며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으며 “시 집행부에서는 결산을 매년 치르는 관행으로 생각하지 말고 심각하게 받아 들여 다음해 예산안을 더욱 과학적으로 계획하는 밑거름으로 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하면서 결산심사를 마무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NBA] 배신자 낙인 지우고… 끝내 울어버린 킹

    [NBA] 배신자 낙인 지우고… 끝내 울어버린 킹

    르브론 제임스, 2010년 팀 떠난 후 실망한 팬들 유니폼 화형식 벌여 4년 만에 복귀하며 “우승하겠다” 골든스테이트와 최종 7차전서 트리플 더블 활약하며 약속 지켜 세 번째 챔프전 MVP 수상 영예 ‘킹’ 르브론 제임스(32)가 마침내 고향팀 클리블랜드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제임스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5~16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와의 챔피언 결정 7차전에서 트리플 더블(27득점·11리바운드·11어시스트)의 활약을 선보이며 93-89, 4점 차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클리블랜드는 창단 후 첫 우승을 달성했으며, 제임스는 마이애미 시절 두 차례(2012·2013년 챔프전) 우승에 이어 세 번째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제임스는 ‘디펜딩 챔피언’을 꺾고 팀의 우승이 확정된 뒤 코트에 엎드려 한참 동안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개인 통산 세 번째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한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역사의 일부가 될 수 있어서 기쁘다. 고향팀에서 거둔 우승이어서 더 특별하다”며 “클리블랜드, 당신들을 위한 우승”이라고 외쳤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제임스는 2010년 7월 ‘클리블랜드의 아이’에서 한순간에 ‘배신자’로 전락했다. 당시 제임스는 고향팬들의 결사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7년간 몸담았던 클리블랜드를 떠나 마이애미로 이적을 발표했다. 강팀에서 뛰며 우승 반지를 끼기 위해서였다. 이에 실망한 팬들은 오하이오주 곳곳에서 제임스 유니폼의 화형식을 벌였다. 게다가 이후에도 반복된 실언으로 구설에 오르내리며 팬들에게 제대로 미운털이 박혔다. 하지만 제임스는 2014년 여름 장문의 편지를 통해 고향팀 복귀를 알리며 오랜 방황을 끝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클리블랜드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우승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자신의 복귀 약속을 지켜냈다. 제임스는 동점 11회, 역전 20회를 주고받으며 치열한 승부를 펼쳤던 이날 경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 종료 1분 50초를 남기고 89-89로 팽팽하던 상황에서 상대팀 안드레 이궈달라의 속공을 호쾌한 블록슛으로 저지했다. 만약 이때 점수를 내줬으면 분위기는 급속히 골든스테이트 쪽으로 넘어갈 뻔했다. 또한 종료 10.6초 전에는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한 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클리블랜드는 이번 우승으로 52년간 계속됐던 무관의 서러움을 단박에 날려 버리게 됐다. 클리블랜드는 농구팀 외에 메이저리그(MLB) 인디언스, 미국프로풋볼(NFL) 브라운스 등의 프로스포츠 구단이 있지만 1964년 브라운스가 우승을 차지한 이후 미국 4대 스포츠에서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여기에 미국 제조업의 후퇴로 지역 경제까지 어려워지자 상대팀들로부터 ‘패배자들의 도시’라는 조롱을 받아 왔다. 또한 이번 우승은 NBA 챔피언 결정전 사상 최초로 1승3패로 뒤지던 팀이 역전 우승을 일궈낸 사례로 남게 됐다. 지금까지 NBA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 팀이 3승1패로 앞선 것은 총 32번이 있었고, 한 번의 예외도 없이 3승1패 팀이 우승을 가져갔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께름칙한 동네 놀이터… 바닥부터 살펴요

    께름칙한 동네 놀이터… 바닥부터 살펴요

    열 살 아들을 둔 이수진(38·여)씨는 아이를 놀이터에 내보낼 때면 늘 걱정이다. 미세먼지도 문제지만, 모래놀이터에서 기생충과 유충이 검출됐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을 졸인다. 그렇다고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를 집안에만 있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놀이터 일제 소독을 시행하는 등 예전보다는 놀이터의 위생 상태가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 맘놓고 아이를 놀이터에 내보내기에는 께름칙하다. 2009년 3월 22일 이전에 설치된 시설은 올해 들어서야 환경보건법 적용을 받기 시작했고, 그나마 연면적 430㎡ 미만의 사립 어린이집·유치원 등의 어린이 활동 공간은 2018년 1월 1일부터 법 적용을 받는다. 환경부가 2009년 이전에 설치된 놀이터 등 어린이 활동공간 2034곳을 2014년에 점검한 결과 894곳(43.9%)이 환경관리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도료나 마감재의 중금속 기준(납, 수은, 카드뮴, 6가크롬의 합이 0.1% 이하)을 초과한 시설이 726곳이고, 최대 28.5%까지 검출된 곳도 있었다. 어린이 놀이터 42곳에서 기생충란이 검출됐고 사용이 금지된 크롬, 구리, 비소 화합물계방부제(CCA)를 사용한 목재를 설치한 곳도 있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할 요소들이 놀이터에 많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환경부는 아직 환경보건법의 환경안전관리기준을 적용받지 않는 어린이 활동공간의 시설을 개선하고자 2009년부터 도료·마감재·합성고무 바닥재 등의 중금속 함유 여부를 무료로 진단해 주는 ‘어린이 활동공간 환경안전진단사업’을 시행 중이다. 어린이는 세포가 아직 미성숙해 환경오염물질에 더 취약하다. 입에 넣는 습성, 기는 습성이 있어 바닥재나 실내용품에 흡착된 유해물질에 노출될 소지도 크다. 화학물질 침투성이 성인보다 3~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화학물질 제거·배출 능력이 약해 체내에 잘 축적된다. 어린이가 유해중금속 가운데 특히 납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청각장애, 성장발육장애, 학습장애, 기억상실, 이해력 부족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카드뮴은 칼슘 대신 뼈에 흡수돼 뼈를 약하게 하고 관절을 손상시키며, 뼈가 물러져 쉽게 골절되는 ‘이타이이타이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6가크롬에 피부가 노출되면 가려움·접촉성 피부염·피부궤양이 생기고, 특히 어린이가 반복적으로 장기간 노출되면 간과 신장 장애, 호흡장애가 생길 수 있다. 수은은 뇌와 중추신경계, 생식 계통에 피해를 줄 수 있고, 과거 독극물로도 사용됐던 비소는 대표적인 인체 발암성 물질이다. 철재 놀이시설은 부식돼 놀이시설을 만진 어린이가 철 조각이나 녹가루를 먹게 될 수 있고, 목재는 방부제나 도료를 사용해도 시간이 지나면 썩어 비위생적이다. 고무바닥재는 모래바닥재에 비해 먼지가 날리지 않고 관리도 편하지만 납, 6가크롬 등 중금속뿐만 아니라 이황화탄소, 톨루엔, 에틸벤젠 등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배출된다. 고무 매트 위의 공기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 수치가 높고 특히 여름에는 고열로 고무 냄새가 날 수 있어 바닥면 가까이서 놀면 몸에 해롭다. 고무바닥재에서 떨어져 나간 고무 분말을 아이들이 입으로 가져갈 수도 있어 다양한 유해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동네 놀이터의 위생이 의심된다면 자가진단을 해본다. 놀이터에 애완용 개나 고양이가 자주 돌아다니지 않는지 확인하고, 놀이터 벤치에 도료가 안 발라져 있는지, 갈라져 썩어 있진 않는지 등을 꼼꼼히 살핀다. 놀이기구에 칠해진 페인트를 만져 봤을 때 페인트 가루가 손에 묻어 나오면 아이들이 중금속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페인트 가루가 떨어지면서 납 성분이 입속으로 들어갈 위험이 있어서다. 철도 폐침목을 재활용해 놀이터 내 계단 등을 만들진 않았는지도 살핀다. 폐침목에는 방부처리용으로 사용되는 발암물질 ‘크레오소트유’ 등이 섞였다. 놀이터 고무바닥재가 찢어지고 빗물이 고이면 기생충 서식에 좋은 환경으로 바뀌기 때문에 바닥재 훼손 여부도 확인한다. 아이가 놀이터에서 돌아오면 손만 씻기는 게 아니라 반드시 양치질도 하게 하는 등 평소보다 청결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큰 결함 아냐” “예민하시네요”… 멀고 먼 車무상수리

    “큰 결함 아냐” “예민하시네요”… 멀고 먼 車무상수리

    ‘행복한 운전 권리’ 1인 시위 나서 돈·정보 불리… 대부분 항의 포기 車동호회가 나서야 해결되기도 “시동을 켤 때마다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가 시작됩니다. 2년간 호소했는데 수리만 반복하고 소음은 사라지지 않으니 미칠 지경입니다. 이 정도면 이른바 ‘중대 결함’ 아닌가요. 자동차 회사 눈엔 이게 사소해 보이나요?” 회사원 문모(43)씨는 2014년 4월 4500여만원을 주고 폭스바겐 티구안(2.0TDI 모델)을 구입했다. 설레는 마음은 잠깐, 시동을 걸자 ‘끼익’ 쇠 가는 소리가 났고 주행 중에도 소음은 멈추지 않았다. 수리를 맡기자 서비스센터 측은 조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고 ‘잡음이 있는 건 맞지만 차를 운행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불면증도 생겼습니다. 그동안 10번이나 수리를 맡겼는데 소음이 개선되지 않았으니까요. 소음에서 끝날지 다른 고장으로 이어져서 갑자기 차가 멈출지 알 수가 없잖아요.” 차를 산 대리점에서 해결하지 못하자 폭스바겐코리아에도 항의했다. 그러나 방법이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한국소비자원에 제소했다. 하지만 “차량 소음은 수리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받았다. 결국 그는 차 뒷면에다 1인 시위 현수막을 달았다. ‘더이상 이 차를 운전하고 싶지 않다. 죽고 싶지 않으니까.’ ‘행복한 운전을 할 권리가 있다.’ 현수막 글귀는 절박했다. 소비자가 중대하게 여기는 차량의 결함에 대해 업체는 사소한 결함으로 취급하는 유형의 갈등이 늘면서 관련 법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블랙컨슈머(고의적인 악성 민원인)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소비자가 차량의 문제를 쉽게 파악하고 업체에 제대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올뉴카니발 차주 김모(32)씨는 겨울철 공회전 때 심한 진동과 소음이 내부로 전달된다면서 세 차례나 수리를 맡겼다. 그는 “업체 측에서 무조건 소비자가 예민하다고만 하니 대화가 안 됐다”며 “계속 이상이 없다는 설명만 하다가 동호회 회원들이 함께 나서 주고서야 해결이 됐다”고 말했다. 그와 온라인 카페 회원들은 지난해 12월 31일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고 기아차는 지난 2월 진동 시트 떨림이 있는 올뉴카니발에 대해 무상 수리를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업체와 소비자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너무 커 소비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연구부장은 16일 “제품에 하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소비자가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일 사후서비스 이후에도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업체 측은 제품이 가진 한계를 인정하거나 소비자가 명확하게 납득할 수 있도록 이유를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는 소음이나 진동은 차의 본래 특성으로, 연비는 ‘바른 운전’을 하지 않은 소비자의 부주의로 둔갑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항의를 해도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경우도 있다. 한 직장인은 “차량에 결함이 있는 것 같아 판매업체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올렸더니 수리센터 안내만 했다”며 “싸움이 길어지면 피곤할 것 같아 그만뒀다”고 말했다. 심각한 경우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개인이 기업과 결함 여부를 다투기엔 시간, 돈, 정보 등 모든 측면에서 불리하다. 이에 대해 차량 판매 업체들은 소비자의 불만에 모두 대응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사를 해 보면 결함이 아니라 소비자 느낌이나 주관일 수도 있고 이를 악용하는 블랙컨슈머들도 있다”고 전했다. 유현정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제조물책임법을 적용해 제품 결함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볼 경우 소비자가 결함을 증명하는 게 아니라 제조사가 제품에 결함이 없음을 증명하도록 한다”며 “하지만 규정이 애매해서 실질적인 구속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의 권리 요구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부당한 요구에까지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와 같이 자동차는 안전 및 생명에 직결되는 상품이므로 소비자의 불안함에 대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열린세상] 개헌, 애시당초 글러 먹은 이슈?/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개헌, 애시당초 글러 먹은 이슈?/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우여곡절 끝에 20대 국회의 막이 오르자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의장이 된 정세균 의장의 첫마디는 뜻밖에도 수년 동안 정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개헌’이었다. 그는 개헌이 ‘결코 가볍게 꺼낼 얘기는 아니지만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며,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천명함으로써 20대 국회 전반부에 개헌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개헌 문제를 들으면서 문득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첫머리가 생각났다. 1936년 조광(朝光)이라는 잡지에 발표된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여름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버려 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농사로 한창 바쁜 여름 장날에 사람들이 북적거릴 수 없다는 것을 맛깔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우리의 개헌 문제와 어쩌면 그리도 닮았을까. 1987년 민주화와 함께 탄생한 현행 헌법은 30년 가까운 세월을 거쳐 오면서 현실에 맞지 않는 문제들이 누적돼 왔다. 이에 따라 개헌 문제는 정치권에서 심심치 않게 거론돼 왔다. 그러나 모두 그뿐이었다. 자신의 정치적 의제와 일정에 여념이 없는 정치권에 개헌이란 마치 메밀꽃 필 무렵의 여름장처럼 ‘애시당초’ 글러 먹은 것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 소위 원포인트 개헌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켜 정치 비용을 줄이자고 주장했지만 다음 대선을 떼 놓은 당상으로 여겼던 당시 한나라당으로서는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정략적 제안으로 치부됐다. 19대 국회 전반부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의 취임 일성도 역시 개헌이었다. 그는 재임 기간 내내 개헌특위와 자문위를 만들어 다양한 대안을 개발하고 퇴임 후에도 적극적으로 개헌 전도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둔 정치 세력에 개헌이란 그저 적당히 입장을 유지하다가 정권을 잡으면 피하고 싶은 문제였다. 정권 초기부터 굳이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개헌을 공론화해 국정 과제 추진을 위한 동력을 약화시키는 일을 스스로 하겠는가 말이다. 가깝게는 2014년 김무성 대표가 중국 방문 때 개헌 문제를 꺼냈다가 청와대의 반발과 함께 꼬리를 내렸고, 2015년 11월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꺼내자 야권이 친박발 장기 집권 음모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흐지부지됐다. 그런가 하면 현재 야권의 잠재적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문재인, 손학규 등 정치인들도 과거 한두 차례씩은 개헌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이처럼 개헌은 거론은 하되 굳이 추진할 이유가 없는 애시당초 글러 먹은 이슈였다. 지금까지 정치권이 거론한 개헌 문제는 수많은 이슈 중 단 하나, 권력 구조의 문제뿐이었다. 대통령제를 계속할 것인가,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등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꿀 것인가, 또는 5년 단임제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4년 중임제로 갈 것인가 등을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논의를 반복해 왔다. 문제의 성격상 정답이 있을 수 없기도 했지만, 논의 당시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선택하다 보니 여야가 바뀌면서 서로 상대방의 주장을 반복하는 우스운 꼴도 보였다. 87년 체제로 불리는 현행 헌법은 권력 구조를 넘어선 많은 의제를 내포하고 있다. 국민 기본권의 확장과 복지국가화, 국민통제 강화와 투명성 제고, 의회의 대통령 및 행정부 견제 능력의 제고, 영토 규정과 통일에 대비한 헌법 체제, 검찰권의 독립을 위한 논의, 정보화에 따른 변화 등 많은 문제가 국민적 합의를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이 수많은 의제는 고사하고 권력 구조 하나에 대하여도 정치권의 합의를 도출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시간도 개헌론자의 편이 아니다. 개헌 문제는 늘 정권 후반부에 논의되기 시작하다가 대선과 함께 절정에 이르고, 대선 후에는 새 정권에 의해 뒤로 미뤄지곤 했다. 정세균 의장이 개헌 카드를 꺼낸 것은 이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가 아닌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스스로 주장한 것처럼 수많은 사람이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루지 못했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다시 개헌이 한여름 장날처럼 애시당초 글러 먹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데스크시각] 사연 없는 죽음은 없다/박찬구 정책뉴스부장

    [데스크시각] 사연 없는 죽음은 없다/박찬구 정책뉴스부장

    봄날이 스러진다. 생경한 계절이었다. 미세먼지, 여성혐오, 위험의 외주화, 케미 포비아…. 시민은 옥죄이고 체념은 일상의 습관이 되고 있다. 생명과 안전을 섣불리 담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정부가 됐든 공직자가 됐든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부작위의 잘못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대한민국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느 장관이든 고위공직자든 ‘책임’을 언급하는 이는 없다. 책임은커녕 특별하지도 않은 특별대책을 내놓고 ‘최선을 다했으니 이해해 달라’고 항변하기 일쑤다. 미세먼지 대책만 해도 재탕·짜깁기에 실효성도 구체성도 빈약한 내용이 나열됐다. 고등어 구이와 경유차를 희생양 삼아 부처끼리 옥신각신하기도 했다. 시민의 안전보다 부처 이기주의를 앞세우고, 책임을 돌아보기보다 문책에서 벗어나려는 행태나 다름없다. 이대로 가면 40여년 뒤인 2060년 대기오염에 따른 한국의 조기 사망자가 인구 100만명당 1100명을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을 것이라는 보고서가 무색할 지경이다. 사연 없는 죽음은 없다. 켜켜이 쌓인 삶의 흔적만큼이나 일상의 죽음은 제각각 다른 사연을 안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음습하고 비뚤어진 사회 구조와 약육강식의 시장 논리에 희생된 이들은 어디서 까닭을 찾고 어디에 하소연할 수 있을까. 스스로도 연유를 모른 채 스러져 간 생명들이다. 내가 될 수도 있고 살가운 가족일 수도 있는 희생자들이다. 멀리는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1995년 4월 대구 상인동 지하철공사장 가스 폭발,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2003년 2월 대구 지하철 화재, 2008년 1월 경기 이천 냉동물류창고 화재가 그랬고, 가까이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그렇다. 하나같이 부실 건축과 안전불감증, 부패하고 왜곡된 사회 시스템에 기인한 비극이다. 사회적 연유에 의한 죽음, ‘사회적 타살’이다. 사람 중심의 안전판이 제대로 가동됐다면, 고귀한 인명과 우리 이웃이 이토록 여지없이 무너지지 않았을 테다. 도돌이표처럼 희생과 고통이 반복된다. 이윤만 좇는 부도덕성과 몰가치, 생명경시 풍조가 낳은 야만(野蠻)의 사회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교훈은 잊히고, 공동체의 숨통은 짓눌린다. 벌거숭이로 광야(狂野)에 선 시민들의 두려움과 낭패감이 깊어 간다. 망각을 경계한다. 출구 없는 사회에서 무엇으로 희망을 삼을 것인가. 비상식과 비정상이 꼬리를 물어도 정부가 근본 치유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국민의 대표기관인 입법부가 나서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고 공동체의 활로를 모색함이 옳다. 특정 정파와 직역, 계층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국회 소관 상임위별로, 또는 특별위원회를 가동해서라도 중장기적인 사회안전 플랜의 밑그림을 마련하는 작업에 몰두해야 한다. 더디고 고단한 과정이 되겠지만 여야가 위기의식을 공유한다면 사회 모든 분야의 안전 그물망을 촘촘하게 다시 짜는 단초가 될 수 있다. 국회마저 손을 놓는다면 시민이 각종 안전관련법의 재·개정을 촉구하는 입법 청원이나 서명 운동으로 직접 행동할 수밖에 없다.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에서 시민 개개인이 ‘우리’를 자각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일상의 헌신으로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그렸다. 어쩌면 우리 사회는 페스트보다 더 가혹한 질병을 앓고 있는지 모른다. ckpark@seoul.co.kr
  • 與 “서울시, 메트로 ‘안전보다 비용 절감’ 주문”

    새누리당이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 문제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서울시(서울신문 9일자 보도)를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9일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현안 관련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에 책임을 돌리려는 행태까지 보이는 와중에 이번 사고 원인으로 꼽히는 ‘메피아’ 문제에 서울시의 개입 정황이 드러났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면서 “2013년부터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가 반복됐음에도, 서울시는 2014년 4월 매킨지 보고서에 의거, 메트로에 안전 강화보다 비용 절감에 초점을 둔 ‘외주 업무 효율화’ 관련 보고서와 공문을 보내고 그 이행을 주문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가 매킨지에 의뢰해 만들었다는 용역보고서의 총괄 책임자를 이후 서울시 고위 간부로 채용한 논란까지 일고 있다”면서 “특권과 관행 타파를 외치던 박 시장이 나쁜 특권과 관행을 고집해 온 장본인이란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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