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월드컵 원정 첫승 신고
한국이 2006독일월드컵 축구대회 토고전을 승리로 장식,조 선두로 나서며 4강신화 재연을 향해 힘찬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은 13일 밤(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독일월드컵 G조리그 토고와의 경기에서 후반전에 터진 이천수의 동점골과 안정환의 결승골로 기분좋은 2-1 역전승을 거뒀다.한국은 승점 3점을 선취해 16강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어 열린 같은 조의 프랑스-스위스 경기는 득점 없이 비겨 두 팀이 나란히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이로써 G조에서는 한국이 성큼 선두로 나섰고 프랑스·스위스는 동률 공동 2위로 그 뒤를 이었다.토고는 승점 없이 조 4위로 밀렸다.
월드컵에 처녀출전한 토고는 걸출한 골잡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를 앞세워 ‘검은 돌풍’의 주역이 되고자 했으나 한국 축구의 관록 앞에서 역부족을 실감해야 했다.줄기차게 이어져온 팀 내분과 그로 인한 수일간의 감독 부재 사태 등도 토고 전력을 약화시킨 요인으로 지적됐다.
본선 G조에서는 토고의 전력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만큼 나머지 3팀은 어느 팀이든 승점 6점만 먼저 챙기면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었다.
게다가 스위스와 프랑스가 첫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함에 따라 한국은 남은 두경기중 한 경기만 이기면 최소한 조2위로 16강에 진출한다.
프랑스-스위스전에서 경고가 무려 8개나 쏟아져 나온 점도 한국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프랑스-스위스전에서 경고가 무더기로 나온데는 치열한 몸싸움 외에 심판의 엄격한 판정도 한몫을 했다.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은 심판 사인 없이 프리킥을 했다는 이유로,같은 팀의 윌리 사뇰은 상대의 몸을 잡았다는 이유로,스위스의 공격수 알렉산터 프라이는 골문앞에서 손에 공이 맞는 바람에 경고를 받았다.
한국이 이날 거둔 승리는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 본선 원정경기 첫승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 7번째 출전하고 있지만 6번째인 2002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폴란드를 상대로 안방에서 월드컵 본선 첫승을 신고했다.그 이전 대회까지 한국은 단 한차례도 본선 경기 승리를 챙기지 못했었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통산전적도 4승6무12패로 다소 개선됐다.토고전 승리 이전까지 한국은 2002대회 조별리그의 폴란드전·포르투갈전과 16강전이었던 이탈리아전 등 3경기에서만 승리기록을 가졌었다.
2002대회 4강전이었던 스페인전은 필드골 없이 한국의 승부차기승으로 끝났기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기록상 무승부로 남아 있다.
이날 경기는 초반 탐색전으로 출발했다.피차 단 한차례도 맞붙어본 적이 없는 미지의 적인 만큼 양팀 모두 조심스럽게 상대진영을 노크했다.
본격적인 공격의 불씨를 먼저 피워올린 쪽은 토고였다.전반 초반은 토고의 우세로 시작됐다.
한국은 전반 31분 모하메드 압델 카데르 쿠바자에게 선제골을 내줘 힘든 경기를 풀어갔다.
쿠바자는 한국 진영 미드필드에서 공을 잡은 뒤 우리 수비 두명을 피해 오른쪽으로 파고들면서 페널티 에리어 모서리에서 오른발 강슛을 날려 먼저 포문을 열었다.
쿠바자가 슛한 볼은 반대편 하단 그물을 강하게 흔들며 골로 연결됐다.
한국은 선제골을 내준 이후 적극 공세에 나섰고 이천수·조재진이 잇따라 상대 골문을 노크했으나 쉽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한국은 오히려 전반 41분 토고의 야오 세나야에게 기습 중거리슛을 허용하는 등 불안한 경기를 펼쳤다.이운재는 세나야의 기습적인 슛을 몸을 날려 어렵게 쳐냄으로써 두번째 실점 위기를 넘겼다.
후반 들어 수비수 김진규를 빼고 안정환을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한 한국은 9분만에 이천수의 오른발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천수의 동점골 기회는 박지성에 의해 만들어졌다.박지성이 미드필드 중앙에서 볼을 다루며 상대 진영을 파고들자 다급해진 토고의 장폴 아발로가 아크 오른쪽에서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파울을 범한 것.
이로 인해 아발로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한국은 이 프리킥 기회를 살려 동점골을 얻었다.
프리킥 키커로 나선 선수는 이천수였다.이천수는 상대 수비벽을 넘기는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반대편 골문을 힘차게 흔들었다.
한명이 부족한 토고를 상대로 한국은 더욱 공격의 고삐를 조여나갔다.
확실히 우위를 되찾은 한국은 후반 27분 안정환의 그림같은 중거리 슛으로 마침내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안정환은 아크 정면에서 박지성이 볼을 스치듯 지나치며 수비를 왼쪽으로 끌고가는 사이 반대편으로 드리블한 뒤 아크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다.기분좋게 발등에 맞은 볼은 토고 수비수 몸을 살짝 스치며 20m 이상을 날아가 골문 반대편에 정확하게 꽂혔다.
윙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 임무를 번갈아 맡은 박지성은 이날 골은 올리지 못했지만 승리의 수훈갑이라 할 만했다.
박지성은 우선 결정적인 파울을 유도해 이천수에게 동점골을 안기는 한편 상대 선수 한명을 퇴장당하도록 만들었다.
안정환의 결승골 역시 박지성의 노련한 플레이에 의해 손쉽게 터져나왔다.박지성은 하프라인 부근 오른쪽에서 땅볼 패스가 이어지자 상대 수비를 끌고 반대편으로 질주해 결과적으로 안정환의 결승골 기회를 열어주었다.
한편 프랑스는 이날 슈트트가르트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무승부를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프랑스는 지단을 게임메이커로 삼고,앙리·윌토르·리베리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공격선봉으로 삼았으나 단단한 스위스 수비를 뚫지 못했다.
프랑스는 98프랑스월드컵 우승 이후 2002월드컵 무패를 포함해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4게임 연속 무승행진을 이어갔다.
스위스와는 이번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2무승부 이후 또다시 무승부를 기록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토고전 골기록
○ 한국골:
후반 9분 이천수
후반 27분 안정환
○토고골:
전반 31분 모하메드 카데르
온라인뉴스부
◆한국대표팀 선발 라인업
-공격수 : 박지성, 조재진, 이천수
-미드필더 : 이영표, 이을용, 이호, 송종국
-수비수 : 김영철, 최진철, 김진규
-골키퍼 : 이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