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100일/ ‘장외 대표’자원봉사자 맹활약
■자원봉사자 축구클럽…석달만에 500여명 전국모임으로 발전.
하루라도 ‘뽈’을 차지않으면 몸에 가시가 돋는 ‘축구광’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002월드컵자원봉사 축구클럽’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수십개의 자원봉사자 친목모임 가운데 최대규모를 자랑한다.지난해 11월 자원봉사가 인터넷사이트가 개설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축구광들이 몰려 들었다.지금은 500여명의 정회원을 거느린 전국규모 조직으로 발전했다.2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연령층이 다양하지만 그라운드에 서면 한치의 양보도 없다.이들은 “월드컵자원봉사자들이 갖춰야 할 기본조건은 축구에 대한 애정”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모임을 만든 사람은 이석민(29)씨.월드컵 기간중 전산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이씨는 “모임이 이렇게 큰 호응을 얻을 줄은 몰랐다.”면서 “한국축구의 저력이 다시 한번 느껴진다.”고 뿌듯해 했다.이씨는 지금은 대학원에 다니고 있지만 중학교때까진 학교축구 선수로 활약했다.“다시 태어나면 꼭 대표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오는 3월1일과 2일 이틀동안 울산에 모여 개최도시 대항전을 가질 예정이다.대회 공식명칭은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갈망하는 의미에서 ‘16강 기원 월드컵 자원봉사자 축구클럽 전국축구대회’로 정했다.
이를 위해 현재 각 개최도시별로 훈련이 한창이다.울산지역은 우승을 목표로 주중에도 훈련을 하고 있을 정도다.예선리그는 오는 17일 수원-인천의 대결로 시작된다.한발 더 나아가 새달쯤 일본자원봉사자들과의 경기도 추진하고 있다.아직 일정은 정하지 못했지만 ‘장외대표’로 나서는 만큼 한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순수모임인 만큼 운영은 빠듯하다.회비는 월 1만원으로 전액 용품구입에 들어간다.따라서 모임 뒤 간단한 식사라도 할 양이면 개인 호주머니를 털어야 한다.그렇지만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간혹 참가자들 가운데 경제적으로 다소형편이 나은 사람들이 내는 찬조금으로 소주 한잔 걸치는데만족해야 한다.
이들은 단순히 경기를 하는데서 벗어나 사회봉사활동으로영역을 넓혀가고 있다.클럽 내 자원봉사팀이 따로 있을 정도로체계적으로 사회활동을 벌이고 있다.지난 연말연시에는지역 양로원과 고아원을 방문했다.가까운 이웃의 아픔도 돌보지 못하면서 국가적 대사인 월드컵 자원봉사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월드컵이 끝나더라도 모임은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지금은참가자격을 자원봉사자로 한정했지만 월드컵 이후에는 일반인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할 참이다.모임의 성격도 사회봉사활동에 중점을 둘 작정이다.
이석민씨는 “모두가 죽을 때까지 볼을 차고 싶은 사람들”이라면서 “이들이 든든하게 떠 받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은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
■한·일 자원봉사자 “한·일 힘모아 월드컵 성공”.
“성공적인 월드컵을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힘을 모아야합니다.”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성공개최를 위해 한·일자원봉사자들이 손을 맞잡았다.양국의 자원봉사자들은 ‘월드컵자원봉사자 교류팀’을 만들어 개막전까지 활발한 의견교환을 통해 서로 단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시작단계인만큼 인원은각각 10명 내외로 한정했다.교류가 활성화된 이후에는 규모를 더욱 늘려 나갈 참이다.
이번 교류는 일본의 한 자원봉사자의 열정이 계기가 됐다.
아사미라는 50대 자원봉사자는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장외대표’라고 하는 한·일자원봉사자들이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양국 자원봉사자들간의 교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일본월드컵조직위가 한국에 그의 뜻을 전했고 한국월드컵조직위도 선뜻 응했다.
회장 이은형(46·여·주부)씨는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공생관계를 강조했다.
이씨는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이 경쟁자적인인상을 많이 주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어느한쪽이 성공하고 다른 한쪽이 실패할 경우 이를 성공개최라고 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오는 22일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측 자원봉사자 10명이서울을 방문한다.이들은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상암경기장을 둘러보고 한국의 자원봉사자 교육에도 직접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을 맞이하기위해 한국측 자원봉사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이미 몇차례의 만남을 통해 구체적인 교류내용을 준비하고 있다.자원봉사자 교류가 처음있는 일이라 더욱 조심스럽다.한국월드컵조직위 서울운영본부에서 조언을 해주고있다.
참가자들의 연령은 2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서비스분야는 다르지만 ‘일본의 장점을 배우자’는 공통된생각으로 뭉쳤다.이들 모두 일본어에 능통하다.최소한 의사소통은 가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참가자들의 열정은 대단하다.변규창(36)씨는 자원봉사자 명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다니고 있을 정도다.변씨는 일본인부인 다나베 가오리(29)씨와 함께 월드컵에서 미디어분야에서 일하게 됐다.변씨는 명함에 부부의 사진과 함께 ‘우리부부의 선언’이라는 제목으로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는 취지의 글도 실었다.
변씨는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월드컵을 치러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당초 아내와 함께 이번 모임에 참가하려고 했지만 아내는 출산으로 불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자원봉사자들은 새달 쯤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일본 요코하마경기장을 방문할 예정이다.방문기간 중 일본자원봉사자 교육에도 참여할 생각이다.친절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노하우’를 현지에서 배워 이를 한국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전수할 작정이다.
박준석기자.
■월드컵자원봉사자 “13개분야 2만여명 ‘프로’자임”.
이번 월드컵 기간동안 1만6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산하 각 개최도시 운영본부 소속으로 활동한다.개최도시별로 자체적으로 선발한 인원 등을 합치면 자원봉사자 수는 2만명을 넘어선다.이들 모두 면밀한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선발된만큼 ‘프로’임을 자부하고 있다.
조직위 소속 자원봉사자 가운데는 재외동포 670명과 외국인 115명도 포함돼 있다.이들은 외국어서비스,미디어,등록,전산,통신,의무,수송,교통,출입관리,관중안내,검표,행정,경기운영 등 모두 13개 분야로 나눠 활동하게 된다.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교육이 지난해 11월부터 개막직전까지 진행된다.‘실전’위주의 직무교육도 함께 실시된다.다른분야와는 달리 등록과 미디어 분야는 개막 한달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슬로베니아어,터키어 같은 특수외국어 분야에는 지원자가 적어 추가 모집을 검토하고 있다.조직위는 여의치 않을 경우 한국외국어대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방침이다.
각 개최도시는 자체적으로 500∼600명의 자원봉사들을 추가로 선발했다.이들은 현재 경기장 홍보관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월드컵 기간중에는 개최 도시 곳곳에 배치돼 숙박과 관광,교통안내 등을 맡게 된다.
송한수기자 onek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