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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알파고’와 ‘스리피스’/조인호 연세대 언론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알파고’와 ‘스리피스’/조인호 연세대 언론대학원 교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에 대한 대화가 온통 주변을 메우고 있다. 인공지능의 학습 능력에 감탄하는 사람들, 아직은 인간의 영역이 불가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리고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를 기대하거나 우려하는 사람들로 우리 사회가 들끓고 있는 듯하다. 올 초 다포스포럼에서 인공지능이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와해성 혁신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2025년까지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시장 규모가 20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알파고의 선전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고무되어 알파고의 산파 역할을 한 구글 딥마인드 대표 허사비스는 알파고가 평범한 인간의 일상을 모방할 수 있는 단계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문득 알파고가 스타워즈의 ‘스리피스’로 실현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필자만은 아닐 듯하다.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필자가 기억하는 ‘스리피스’는 ‘알투디투’보다 문제해결 능력은 현격히 떨어지지만 감성적이었고 유머러스했다. 좀 더 어려운 단어들로 표현하자면 자신이 처한 환경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프레임들 가운데 어떤 프레임이 중요한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프레임 안에서 목적 지향적이지 않은 행위를 적절히 수행했다. 이것이 인간에 의해 주어진 프레임 안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최적의 선택을 하는 ‘알투디투’에 비해서 ‘스리피스’가 우리에게 훨씬 더 인간적(?)으로 보인 이유일 것이다. ‘알투디투’에 가까운 알파고는 빅데이터 분석, 이미지 분류, 음성인식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 딥러닝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파고는 바둑 대국에서 상대방이 어떤 위치에 돌을 놓는지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알고리즘과 승자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결합하여 있다고 한다. 알파고는 바둑돌의 다음 위치를 예측하도록 하는 지도학습과 대국의 결과에 따라 보상을 주는 강화학습, 바둑돌의 위치 평가를 바탕으로 결과에 대한 예측력을 강화하는 과정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자신을 발전시키고 있다. 필자는 과거 인공지능이 가진 가능성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한 인간의 개입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던 기계학습의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이며, 인간의 개입을 배제한 학습의 과정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필자가 사회현상을 연구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인공지능에 대한 접근방법에서 인식론적 전환과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인공지능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여전히 현재의 인공지능 접근방법이 인간의 근본적인 행위를 대체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의사소통을 포함한 대부분의 인간 행위가 문제해결과 결부되어 있거나 개념적 사고를 바탕으로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이 어떻게 상황이 주는 무수히 많은 행위 프레임들 가운데서 특정한 프레임을 중요한 것으로 선택하는지, 그리고 선택된 프레임과 관련성을 가지는 다양한 요인들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지를 배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알투디투’의 개선된 형태를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의 성과와 발전 가능성을 부정하거나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분명히 안정적인 대량의 데이터가 존재하는 정의된 문제해결의 영역에서 인간이 하는 많은 활동들을 대체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다만 인공지능이 자신의 신체, 욕구, 감정, 사회·문화적 배경으로부터 사고를 통하지 않고서도 행위를 발생시키는 인간적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인공지능은 앞으로도 인간이 활용하는 도구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이 인간을 학습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것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 걸음마 한국 인공지능 美·英보다 2.6년 늦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산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자도 미미하고 소프트웨어 분야를 홀대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달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발표한 ‘2015년 정보통신기술 수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기술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과 비교해 2.6년 뒤져 있다.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격차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10일 “우리나라는 아직 인공지능기술 관련 인적, 산업적 기반이 미약하고 인공 지능 기술 전반에서 선진국 대비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기업들도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본격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 연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26개 공공연구기관 등은 협업, ‘엑소브레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엑소브레인은 한 사람이 2000년 동안 학습해야 얻을 수 있는 지식을 파악한 상태다. 책 약 50만권 분량의 데이터를 독파하고 2300만 가지의 주제에서 2억개가 넘는 지식을 숙지했지만, 아직은 선진국 인공지능 기술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딥뷰 프로젝트는 실시간 영상 분석을 통해 의미를 찾는 시각 기능 과제로 2014년부터 시작됐다. 인공지능 시장은 2025년 2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래부는 올해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스토리 이해·요약, 공간·감성지능 등 지능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민간 주도의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세워 국내 인공지능 연구의 구심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김진형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장은 “구글처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국내 대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계약기간도 안 채우고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관련 인재를 꾸준히 키워야 하며, 늦었다고 무턱대고 선진국을 따랄 갈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에 어떤 기술을 적용해야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는 “신경과학에 기반한 뇌과학적 연구와 인공지능 연구가 서로 너무 모르다 보니 한계가 뻔하다”면서 “여러 분야가 함께할 수 있는 융합 연구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이세돌vs알파고 오늘 ‘세기의 대결’] 치열한 ‘세기의 대결’ 진짜 승리자는 구글

    에릭 슈밋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은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결의 최종 승리자는 인류”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짜’ 승리자는 구글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인간의 턱밑까지 따라온 인공지능 기술을 전 세계에 과시함으로써 세계 과학 역사의 이정표에 구글의 이름을 새겨 넣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번 대결을 통해 구글이 거둔 홍보 효과는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하면 상금으로 내건 100만 달러(약 12억원)는 ‘푼돈’이나 마찬가지다.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2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뿐 아니라 페이스북, 애플, IBM, 바이두 등 글로벌 정보통신(IT) 공룡들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넥스트 모바일’ 시대의 혁신을 인공지능에서 찾고 있는 구글은 인공지능의 핵심 기법인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 개발에 모든 동력을 집중하고 있다. 머신러닝은 인간이 컴퓨터에 모든 규칙을 입력해 작동하는 ‘전문가 시스템’이 아닌, 컴퓨터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해 인지와 판단, 실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머신러닝 기법은 인공지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진단과 문제 해결 등을 가능하게 만든다. 슈밋 회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해 “5년 내에 머신러닝은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이미 주력 서비스인 검색에 머신러닝을 접목하고 있다.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 포토’는 방대한 양의 사진을 컴퓨터가 스스로 장소나 인물, 시간 등의 맥락에 따라 인지하고 자동 분류하는 서비스다.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은 로봇과 자율주행차로 이어지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또 2017년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차도 개발하고 있다. 머신러닝 엔진 ‘텐서플로’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선 구글은 이번 대결을 통해 IT 공룡들의 인공지능 경쟁에서 선두주자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세돌 알파고 대결에 구글+韓 바둑계 ‘홍보 톡톡’ 효과 얼마나 되나 보니?

    이세돌 알파고 대결에 구글+韓 바둑계 ‘홍보 톡톡’ 효과 얼마나 되나 보니?

    역사의 대결로 여겨지는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을 하루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구글과 한국 바둑계도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고를 만들고 대국을 성사시킨 구글은 이미 상금으로 내건 100만 달러의 수백배가 넘는 홍보 효과를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구글은 상금을 포함, 행사 진행에 20억원 안팎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홍보업계에서는 홍보 효과가 최소 1000억원 이상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8일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기자간담회에만 해도 한·중·일을 포함해 미국, 영국, 독일 등 각지에서 300여명의 기자가 몰려 열띤 관심을 드러냈다. 9일부터 진행되는 5번의 대국을 통해 전 세계에 전개될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구글의 인공지능 분야의 입지가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2025년 2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 가운데에서도 ‘알파고’가 널리 알려지면서 향후 인공지능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 바둑계도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이번 대결로 서울을 찾은 수백 명의 외신 기자들은 이세돌 9단에게 바둑의 특성을 물으며 높은 관심을 보였고 단체로 한국 바둑의 본산인 한국기원도 방문했다. 국내에서 바둑에 대한 관심과 인기도 높아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기금 특화 금융타운’ 품는 전북… 제3의 금융허브 만든다

    ‘연기금 특화 금융타운’ 품는 전북… 제3의 금융허브 만든다

    지난달 22일 오후 3시 전북도청 중회의실. 김일재 전북도 행정부지사와 김경기 LH 전북지역본부장은 금융타운 조성부지 매입계약을 맺었다. 이날 전북도는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 ‘전북혁신도시’ 국민연금관리공단과 기금운용본부 옆 나대지 3만 6453㎡를 LH로부터 매입했다. 매매대금 157억원도 일시불로 지급했다. 전북은 서울과 부산에 이어 ‘제3의 금융허브도시’를 육성할 첫걸음을 내딛었다. 500조원의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의 전북혁신도시 이전을 앞두고 ‘전북금융타운 조성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전북도가 국민연기금 운용의 전북시대 준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세계 3대 연기금의 하나인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배후에서 지원하는 금융타운을 조성해 전북 발전의 새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연기금 특화 금융타운’ 조성은 전북도의 10대 핵심 프로젝트다.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할 신축 건물은 오는 11월 완공된다. 도는 금융타운 부지 매입에 이어 상반기 중에 ‘금융타운조성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하는 등 금융허브 도시 조성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번 용역에서는 기본적인 부지 배치계획과 재원조달 방안 등을 완료하고 수요에 기초해 본격적인 실시설계에 들어갈 계획이다. 금융타운 유치 대상 업종은 국민연기금 운용과 관련한 증권사, 자산운용사, 금융 자문기관 등이다. 기금운용본부 거래기관은 국내외 위탁운용사 325개, 증권사 140개 등이다. 장기적으로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예탁결제원,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 공공기관의 전주지점도 이곳에 유치할 계획이다. 유희숙 전북도 경제산업국장은 “금융타운에 40~60개의 금융 기관을 지점이나 센터 형태로 유치해 금융허브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은 실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전북에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면 지역발전에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 이전에 따라 1000여명의 직원이 전북에 상주하게 된다. 가족동반 이주도 계속 증가해 그에 따른 소비 증가 등 직접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금융연구원 용역 분석 결과에서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하면 투자는 5534억원 증가하고 지역 총생산은 3522억원 늘어난다. 500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의 이전은 전북을 매력적인 투자 대상 지역으로 부상하는 효과를 낳는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내 대기업의 주식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지속적인 업무협의를 진행해 전북의 투자환경을 직간접적으로 홍보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금운용본부는 2015년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식 8.19%, 현대자동차 주식 7.0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전북 소재 기업인 하림과 OCI 주식도 5%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의 연기금 운용 규모는 직접운용 330조원, 위탁운용 166조원 등 496조원이다. 운용 규모는 2020년 847조원, 2033년 2000조원, 2043년에는 2561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금융허브가 조성되는 전북의 인지도 상승이 한·중 경제협력단지로 주목받는 새만금에 대한 투자확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해외 방문객이 많은 기금운용본부의 업무 특성상 전북의 숙원인 새만금공항 건설의 필요성이 확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를 방문하는 국내외 기업과 금융기관 임직원들 덕분에 호텔과 컨벤션 산업, 관광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전북도의 금융타운 조성사업이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우선 기금운용본부 독립과 공사화 움직임이다.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은 2013년 법적으로 명시됐지만, 여전히 논란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전북도와 도의회 등은 기금운용본부가 국민연금공단 산하 기관이 아닌 별도의 공사로 독립하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지 않을 것을 우려한다.국민연금공단 노조도 기금운영의 공정성과 안전성을 우려해 공사화를 적극 반대하고 있다. 전북의 금융 인프라나 환경이 열악한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현재 전북에는 기금운용본부에 필요한 금융투자회사나 자산운용사가 없다. 이런 난제에 전북도는 강력하게 반론을 제기한다. 전북도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기금운용본부를 지방으로 이전해야 지역균형발전이 촉진돼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영향력 있는 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해야 혁신도시 조성사업의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당위성도 강조했다. 기금운용본부는 돈줄을 쥔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투자유치가 아쉬운 기업과 기관들은 어떤 불편함도 감수하고 방문하게 된다는 점도 내세운다. 또 해외기업 인수 등 행보를 넓혀가는 기금운용본부와 합작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방한한 해외 인사들의 국내 체류 기간이 길어져 관광산업 발전을 촉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금운용본부가 수도권에 있어야만 자금운용에서 유리하다는 지적도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해 금융시장은 전체적인 업무를 온라인상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해도 업무 수행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 상식이라는 주장이다. 일부 대면업무는 금융타운 조성 등으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시론] ‘1억 배우’ ‘1경 내수시대’ 열 한·중 FTA/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시론] ‘1억 배우’ ‘1경 내수시대’ 열 한·중 FTA/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찰리우드’(Chollywood)란 말이 있다. 중국을 뜻하는 차이나(China)와 영화의 메카 할리우드(Hollywood)의 합성어로 중국의 영화시장을 의미한다. 최근 중국 경기침체 속에서도 찰리우드는 매년 3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 영화시장이 2017년 연간 100억 달러에 달해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얼마 전 만난 한 연예인은 “1000만 관객이 한국 대박 영화 잣대잖아요. 중국에서는 상영 6시간 만에 넘길 때가 있어요”란다. 황금시장 찰리우드지만 외국인에게는 난공불락의 시장이다. 한국에서는 추억의 단어가 돼 버린 스크린쿼터제(외화 수입제한)가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다. 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장벽을 훌쩍 넘을 수 있는 구름판이 마련됐다. 바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한·중 공동 제작 영화에서 한국 측의 재정·기술적 기여도가 20% 이상이면 스크린쿼터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등 영화시장을 한국에만 처음으로 개방했다. FTA가 한국에 주게 될 특혜(?)는 영화뿐이 아니다. 중국에 치맥 열풍을 몰고 왔던 ‘별에서 온 그대’와 같은 TV 드라마, 게임 등 한류 콘텐츠가 커 나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됐다. 여기에 줄서서 사 간다는 전기밥솥 같은 생활가전, 화장품, 의류, 석유화학 등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사라져 중국 내수시장 공략도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12,000,000,000,000,000원(1경 2000조원). 흔히 2020년 중국 내수시장 규모를 이렇게 표현한다. 어마어마한 크기뿐 아니라 성장 스피드도 빠르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6.9%로 처지면서 일부에서는 ‘중국의 성장엔진이 고장났다’(월스트리트저널)고 할 정도지만 내수시장 성장 잣대인 소매판매 증가율은 10.9%로 두 자릿수까지 올랐다. 중국의 소비재 수출에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사실 우리는 중국에 연간 160조원가량의 제품을 팔고 있다지만, 중간재가 상당수다(전체 수출의 73%). 섬유나 단추, 엔진블록, 디스플레이 같은 것들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수입해 수출품을 제조하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위 가공무역이라는 것인데 이제는 중국 내 인건비가 오르면서 급격히 쇠퇴하는 분위기다. 우리 수출이 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한 원인이기도 하다. 단 6.7%밖에 되지 않는 중국 소비시장 내 한국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지난 6월 양국 정부 간 서명을 끝내고 국회에 계류 중인 한?중 FTA 비준동의안을 하루라도 빨리 처리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이번 협정은 관세 인하가 5년, 10년, 20년의 중장기 인하 품목이 많아 연내 발효로 햇수를 늘려 가는 게 중요하다. 발효일에 첫 번째 관세 인하가 일어나고 다음 관세 인하는 이듬해 1월 1일에 이루어지도록 돼 있어 2~3개월 후면 2년차 관세 인하 적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한·중 FTA는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한국의 8대 수출업종 중 스마트폰,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정유, 철강 6개 분야에서 압박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미국의 반도체 회사마저 인수해 우리의 반도체 시장을 넘보고 있다. FTA로 교류가 더 활성화되면 양국 간 경쟁을 넘어 동아시아 경제권에 과잉 투자된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양국이 수평적 분업 구조를 가속화해 새로운 경쟁과 협력의 파트너십이 만들어질 수 있다. 국회에는 지금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뉴질랜드와의 FTA 협정문도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산 스마트폰, 반도체, 섬유, 자동차부품을 수입하는 우리의 4번째 수출국이고, 뉴질랜드는 우리의 어류, 농축산 가공품에서부터 자동차를 수입하는 주요 시장인 만큼 정치권의 조속한 지원이 필요하다. 유아인, 전지현, 송강호 같은 배우를 흔히 ‘1000만 배우’라 한다. 한·중 FTA는 그들에게 ‘1억 배우’라는 호칭을 가져다줄지 모른다. 400조원에 불과했던 내수시장은 이제 ‘1경 시대’로 훌쩍 뛸 수 있다. 국회의 조속한 비준이 필요한 때다.
  • [사설] 최고조의 한·중 우호 경제협력으로 이어져야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의 항일 전승(戰勝)절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톈안먼 성루(城樓)에 오른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오른쪽 두 번째 자리에 앉아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열병식을 지켜봤다. 대한민국 정상 가운데 톈안먼 성루에 올라 중국군의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한 것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61년 전인 1954년 10월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같은 장소에서 마오쩌둥 국가주석과 나란히 열병식을 지켜봤던 것을 고려하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중 관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역동적인 사건이다. 달라진 동북아 지형을 실감케 한다. 미국과 일본의 우려하는 시각이 있었지만 박 대통령의 방중은 동북아 외교의 주도권을 쥐면서 일정한 외교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한·중·일 정상회담도 10월 말이나 11월 초쯤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 이제 정치·외교 분야의 방중 성과를 경제적 실리로 이어 가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미 양국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발효해 경제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은 연관성이 있는 만큼 서로 연계해 나가자는 데도 합의했다. 박 대통령이 요청한 ‘동북아개발은행’ 참여에 대해서도 중국의 경제총책임자인 리커창 총리는 “진지하게 검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양국은 2000억원 규모의 문화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보건의료, 로봇, 차세대 통신 등 신산업 분야까지 포함해 민간 차원의 교역과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 33건도 체결했다. 2020년 10조 달러(1경 200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중국 소비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된 셈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무려 4분의1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우리나라의 8월 수출은 14.7%가 줄며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이 감소했다. 수출 위기를 타개하려면 시장을 다양화해야 한다. 동시에 최대 시장인 중국은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들의 발상부터 바꿔야 한다. 중국을 단순히 저임금을 활용한 생산기지로 활용했던 ‘메이드 인 차이나’ 전략에서 벗어나 주요 소비시장으로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메이드 포 차이나’ 전략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박 대통령은 오늘 오후엔 상하이에서 열리는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역대 최대 규모인 156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경제사절단의 80%가 넘는 105명의 중소·중견 기업인들은 식품, 중소 가전, 유아용품 등의 분야에서 현지 기업인들과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를 갖고 계약 수주를 노린다고 한다. 다른 분야에서도 한·중 경협은 더 확대되고 구체화돼야 한다. 박 대통령의 방중 성과가 우리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더 많은 사업을 따낼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 [與 공무원연금 개혁안 확정] 17년 재직한 7급 공무원 13년 더 재직 뒤 6급 퇴직하면…더 내고 덜 받고

    [與 공무원연금 개혁안 확정] 17년 재직한 7급 공무원 13년 더 재직 뒤 6급 퇴직하면…더 내고 덜 받고

    새누리당이 27일 발표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3대 키워드는 ‘국가 재정 안정화, 직급별 하후상박 설계,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제고’로 요약된다. 새누리당안에 따르면 1998년 9급으로 임용돼 17년간 재직한 7급 공무원이 앞으로 13년간 더 재직하고 6급으로 퇴직할 경우(안전행정부 추산 공무원 평균치) 현재는 7856만원을 내고 연금 총액, 퇴직수당을 합해 5억 2003만원을 받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9231만원을 내고 4억 6802만원을 받게 된다. 기여금은 17% 늘어나는 대신 받는 돈은 10% 줄게 되는 셈이다.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현행 60세에서 2031년 65세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높이고, 연금 지급도 ‘재직연수】평균소득액】지급률(1.9%)’에서 지급률을 2016년 1.35%, 2026년 1.25%로 낮추게 되는 결과다. 재직 중인 공무원은 기존 7%인 월급의 연금납부율이 10%까지 인상된다. 2016년부터 신규 임용되는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똑같이 4.5%를 내 민간 부문과 부담률이 동일해진다. 대신 직급별 하후상박 구조가 강화된다. 30년 재직 기준 5급 임용자는 정부안보다 연금월액이 약 9만원 줄어드는 반면, 9급 임용자는 약 8만원 늘어나게 된다. 두 직급의 연금월액 차이는 43만원으로 정부안 61만원보다 28% 감소하게 된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의 김현숙 의원은 브리핑에서 “‘낸 돈 대비 얼마나 타 가느냐’가 문제다. 공무원연금 수익비는 평균 2.4배로 국민연금 수익비(평균 1.6배)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공무원연금 소득 상한은 804만원인 반면, 국민연금 상한액은 407만원으로 2배 가까이 차이 난다는 지적이다. 또 여당안은 기존 공무원연금·정부개혁안에는 없었던 소득재분배 기능을 신설했다. 소방·경찰직 등 하위직·현장 공무원들의 연금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연금액을 계산할 때 국민연금처럼 ‘최근 3년간 공무원 평균 소득(A값)’과 ‘공무원 본인의 전 재직 기간 평균 소득(B값)’을 반반씩 반영하게 된다. 438만원 이상 고액연금자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연금액이 동결될 방침이다. 또 퇴직자 중 정부 출연 공공기관 재취업, 국회의원 등 선출직 진출 시 현재는 근로 기간에 최소 50% 공무원연금을 지급하지만 개혁안이 통과되면 임기 중 지급이 아예 정지된다. 이런 내용의 개혁안으로 새누리당은 향후 총 재정 부담(연금부담금+퇴직수당+정부보전금)이 2027년까지 현행 대비(170조 7000만원) 27.9% 줄어든 122조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80년까지는 442조원으로 정부안 334조원보다 100여조원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기 위한 정부보전금은 2027년까지 현행 대비 50.8%가 줄어든 46조 1000억원이 들어 정부안보다 6000억원을 추가로 절약할 수 있고 2080년까지 합치면 35%가 줄게 된다. 공무원 사회의 반발 우려에 대해 TF 팀장인 이한구 의원은 “솔직히 이해해 달라고 하소연할 수밖에 없다”며 “이대로 가면 2080년에 (적자보전금이) 2000조원이 소요된다. 그것은 감당 못한다. 10년 후에는 공무원연금을 아예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경기 침체로 수입은 줄고 씀씀이 커져… 나라살림 ‘위험수위’

    우리나라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수출 경쟁력과 더불어 재정건전성이 손꼽힌다. 유럽이나 일본 등에 비해 나라살림이 비교적 건실한 덕분에 외부 악재의 충격을 버틸 수 있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국가신용 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배경에도 양호한 재정건전성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나라 곳간 살림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경기침체로 수입(세수)은 줄어드는데 복지 등 씀씀이(세출)는 계속 늘면서 중앙정부 채무가 사상 처음 500조원을 넘기는 등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기획재정부의 ‘9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한 달 전보다 8조 6000억원이 늘어난 503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14∼2018년 중기재정운용계획에서 2014년 중앙정부 채무를 499조 5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아직 7월인데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2013년 결산 기준 국가채무는 489조 9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4.3% 수준이다. 이는 올해 4월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국가채무 잠정치(482조 6000억원)보다 7조 2000억원 많은 것으로, 지방정부의 결산 결과가 새롭게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국가채무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은 2003년 19.6%에서 2013년 32.5%로 증가했다. 10년 만에 12.9% 포인트나 불어난 셈이다. 정부와 공공기관, 가계를 합친 우리나라의 총부채는 2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가채무는 527조원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 부채는 104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2012년 기준 비금융 공기업과 비영리 공공기관 등의 부채는 378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더구나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올해 관리재정수지를 25조 5000억원 적자로 예상했지만 7월 누적 관리재정수지가 31조 1000억원으로 더 많은 상황이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 등을 뺀 수치로 재정건전성의 척도가 된다. 세수 부족 규모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목표대로 관리재정수지를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뜻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확대재정 정책 등으로 경기를 살려 세수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는 등 재정건전성 확충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적자성 채무 느는데 빚 더 내서 투자 확대

    적자성 채무 느는데 빚 더 내서 투자 확대

    국가채무에서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국가채무가 내년에 사상 처음 300조원을 넘어선다. 정부와 공공기관, 가계의 부채를 합치면 2000조원에 육박하는 등 나라곳간 사정이 빠르게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는 경기 부양을 구실로 공공기관의 빚을 늘려 ‘묻지마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5년 국가채무는 570조 1000억원으로 올해(전망치)보다 43조 1000억원(8.2%) 늘어나고 이 중 적자성 채무는 314조 2000억원으로 31조 5000억원(11.1%)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국가채무는 금융성 채무와 적자성 채무로 나뉜다. 금융성 채무는 외화자산 등 담보가 있어 상환을 위해 별도 재원을 조성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적자성 채무는 담보가 없어 고스란히 세금으로 메꿔야 한다. 적자성 국가채무는 올해 282조 7000억원에서 내년 300조원을 넘어선 뒤 2018년에는 400조 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적자성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은 세입이 세출에 미치지 못해 발생하는 일반회계 적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회계 적자 보전 규모는 올해 200조 6000억원에서 2018년 325조 9000억원으로 늘 것으로 추산된다. 국가채무에서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53.6%에서 2018년 57.9%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공공기관, 가계의 총부채가 2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가채무는 527조원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040조원이다. 2012년 공공기관 부채는 378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최근 2년 사이 공공 부채가 수십조원이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90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정부가 추산하는 2014~2018년 국가채무 증가율은 연평균 7.8%다. 하지만 국세수입은 같은 기간 연평균 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곳간이 차는 속도보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른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기관 부채를 종잣돈 삼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기재부가 22일 국회에 제출할 2014~2018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공공기관 부채는 올해 511조원에서 2016년 526조원으로 15조원 증가한다. 지난 4월 부채감축계획에서는 11조원 늘어난다고 제시했다. 당초 계획보다 4조원이나 불어난 셈이다. 이는 공공기관 운영 기조가 부채 관리에서 투자 독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최근 환율 하락 등 여건 변화로 2017년까지 부채를 11조 8000억원 줄일 수 있지만 2015년까지 5조원 정도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그 결과 22개 주요 공공기관 중 4개 기관은 2018년에도 이자보상배율이 1배가 안 된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1 미만인 기업은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 기업’이라는 뜻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이자보상배율은 2013년 0.7이었으나 2018년에는 0.9다. 코레일(-0.1→0.5), 철도시설공단(0.4→0.9), 석탄공사(-0.8→0.5) 등도 마찬가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1990년대 중반 60%대에서 200%대로 치솟은 일본의 전철을 우리가 밟을 수 있다”면서 “정부가 서민소득 증대에 더 많이 투자해 내수를 살리는 동시에 법인세·소득세 인상 등 재원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통화를 알면 경제가 보인다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통화를 알면 경제가 보인다

    우리가 일상에서 경제활동을 할 때 가장 필요로 하는 수단은 아마도 돈일 것이다. 소비자가 신용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사더라도 결국에는 신용카드사에 돈(이용대금)을 내야 거래관계가 끝난다. 따라서 돈을 빼놓고 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별히 경제학을 배우지 않아도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돈이 잘 돌아야 한다는 말을 경험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잘 돌아야 하는 돈’은 무엇일까. 경제 내에서 돌아다니는 돈 즉, 통화와 그 경제학적 의미에 대해 알아보자. 흔히 통화라고 하면 지폐와 동전 같은 현금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은행 예금도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은행 창구에서 현금을 찾는 조금의 수고를 감수한다면 쉽게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현금과 차이가 없다. 이렇게 각 경제주체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유사한 성격의 금융상품도 통화로 볼 수 있다. 즉, 통화는 법정화폐인 현금을 비롯해 현금으로 쉽게 전환될 수 있는 금융자산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리고 경제 내에 있는 통화의 양을 통화량이라고 한다. 한국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에 따라 통화량을 측정하는 척도인 통화지표를 작성해 발표하고 있는데, 협의통화(M1)와 광의통화(M2)가 대표적이다. M1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에 결제성예금(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예금 등)을 더한 것이다. 결제성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수표를 발행해 현금처럼 쓸 수 있기 때문에 통화의 지급결제 기능을 중시하는 지표인 M1에 포함된다. M2는 M1보다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로 M1 외에 정기예·적금, 시장형금융상품(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등), 실적배당형금융상품(금전신탁, 수익증권 등), 기타 거주자외화예금, 금융채 등을 포함한다. 시장형·실적배당형 금융상품 등은 비록 자산증식이 목적이지만 이자소득만 포기하면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예금과 비슷하기 때문에 M2에 포함된다. 다만, 장기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가입하는 만기 2년 이상의 금융상품은 제외된다. 최근 한은의 발표에 따르면 2014년 7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통화량은 M1 기준으로 약 535조원, M2 기준으로 약 2012조원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M2 기준으로 2000조원이 넘는 돈이 돌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을 11개나 살 수 있는 돈이다. 이렇게 엄청나게 큰돈은 어떻게 생겨난 걸까. 독점적 발권력을 가진 한은이 만들어서 나눠준 것일까. 물론 아니다. 이 중 일부만 한은이 발행한 것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경제활동 과정에서 돈이 돌아다니며 스스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파생통화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의 은행인 한은이 A은행에 100만원을 대출해 준다고 가정해 보자. A은행은 이 100만원을 B기업에 대출해 준다. B기업은 100만원을 C직원에게 월급으로 준다. C직원은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현금 5만원을 제외한 95만원을 다시 A은행에 예금한다. A은행은 95만원 중 예금인출에 대비해 한은에 5만원을 맡긴 후 90만원을 다시 D기업에 대출해 준다. D기업은 이 돈으로 물건을 사고, 그 돈은 다시 돌고 돌아서 A은행으로 들어간다.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 시중의 현금과 예금 규모는 점차 늘어나 한은이 최초 발행한 100만원보다 훨씬 커지게 된다. 이때 은행과 고객 사이에서 예금과 대출이 반복되면서 만들어지는 돈을 파생통화라 한다. 이런 파생통화가 계속 늘어나면서 통화량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의 연도별 통화량(M2 기준)은 가계나 기업에 대한 은행대출 확대로 인해 주로 증가해왔다. 때로는 정부의 재정활동,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등에 의해서 변해 왔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급증했던 2002년과 2006∼07년 중에는 통화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경기가 부진하거나 금융시장이 불안했던 2003∼05년 및 2011∼13년 중에는 통화량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09년에는 위기대응을 위한 한은의 자금 공급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통화량이 크게 증가했다. 그렇다면 경제 내에 돈이 잘 돌고 있는지, 통화량이 경제활동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지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예전에는 한은이 공급한 돈에 비해 통화량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나타내는 통화승수와 같은 지표를 활용했다. 한은은 1997년까지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량을 관리해 왔기 때문에 정책효과가 실물경제에 원활하게 파급되는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빠르게 진행된 금융혁신 등으로 금융산업 구조가 크게 변하면서 통화량과 경기·물가와 같은 실물경제 간의 안정적 관계가 약화됐다. 이에 한은도 1998년부터 바뀐 금융여건에 맞춰 금리(주로 초단기금리)를 조정해 물가안정을 달성하는 ‘물가안정목표제’로 통화정책 운영체계를 변경했다. 따라서 현재 통화량은 금리 수준 및 경제상황 등에 따른 가계, 기업의 자금수요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사후적으로 계산되는 수치인 통화승수의 경제적 의미는 크게 축소됐다. 대신 통화량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비율이나 통화량 증가율과 GDP 성장률의 흐름 비교 등을 통해서 통화량이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데 충분한 수준인지 여부를 판단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통화량 수준을 M2/명목GDP 기준으로 보면 2000년대 들어 대체로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데 부족하지 않은 정도였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은이 신용경색 및 경기침체를 예방하기 위해 금융기관 등에 대해 자금을 지원했고, 정부도 재정지출을 크게 늘리면서 통화량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이후 2010∼11년 중 경기회복 및 물가 오름세에 대응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통화량 수준은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2012년 이후 기준금리가 인하 기조로 전환됨에 따라 통화량 수준이 다시 높아져 현재는 실물경제활동을 원활하게 뒷받침하는 정도인 것으로 판단된다. 통화의 개념은 한 나라 금융제도의 발전 단계 및 새로운 금융상품의 도입 등에 따라 달라지며, 통화와 실물경제 간의 관계 역시 금융구조 및 경제 여건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경제전문가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평소 통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통화와 경제현상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경제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통찰력을 얻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쏙쏙 경제용어] ■통화승수 통화량을 본원통화로 나눈 배수를 뜻한다. 본원통화란 한국은행이 공급한 화폐발행액과 은행이 고객의 예상치 못한 예금인출에 대비해 한은에 맡겨둔 돈(지급준비금)을 뜻한다. 통화량의 기초를 이루는 자금의 원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공공부채 821조원…1인당 1628만원꼴

    공공부채 821조원…1인당 1628만원꼴

    정부가 추산한 공공부문 부채가 821조 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1000조원이 넘는 가계 부채를 합하면 국민 1인당 3611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꼴이다. 비금융공공기관을 포함한 공공부문 부채를 추산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하지만 연기금이 보유한 국공채를 제외한 것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를 합하면 공공부문 부채는 1000조원에 육박하고 가계 부채까지 합하면 2000조원가량이 된다. 기획재정부가 14일 발표한 ‘2012년 공공부문 부채 산출 결과’에 따르면 2012년 공공부문 부채는 821조 1000억원으로 2011년(753조 3000억원)보다 67조 8000억원(9%) 늘었다. 국내총생산(GDP)의 64.5%에 이른다. 1인당(2014년 추계인구 5042만명) 부채는 공공부문이 1628만원이고, 총 1000조원을 넘은 가계부문은 1인당 1983만원이다. 공공부문 부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부채에 비금융공기업의 부채를 합한 뒤 각각의 내부거래를 제외한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공공부문 통계에서 주요 연기금이 보유한 국공채(105조 8000억원)가 빠진 데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연기금 국공채 합치면 공공부채 1000兆 육박

    연기금 국공채 합치면 공공부채 1000兆 육박

    정부가 비금융 공공기관 부채를 포함한 공공부문 부채지표를 산출한 것은 투명하게 빚을 보여 주고 선거 등으로 생기는 예상치 못한 재정지출에 대해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그간 산정 기준에 따라 들쭉날쭉했던 공공부문 부채 규모를 명확하게 산출해 재정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이용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부채 산정 범위에 대한 논란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공부문 부채 공개보다는 이를 토대로 재정건전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14일 공개한 공공부문 부채 821조 1000억원은 국제 지침에 따라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 부채에 비금융공기업 부채를 합한 수치다. 지금까지 정부가 발표한 부채 중 가장 포괄적인 산출 방식이다. 정부는 기존에 국가채무와 일반정부 부채를 산출해 왔다. 국가채무는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회계·기금만을 더하기 때문에 범위가 가장 좁다. 2012년 기준 국가채무는 443조 1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4.8% 수준이다. 일반정부 부채는 국가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채무를 더한다. 일반정부 부채는 2012년 504조 6000억원으로 GDP 대비 39.7%다. 2011년보다 45조 4000억원(9.9%) 늘었다. 정부가 새 기준의 공공부문 재정통계를 산출한 계기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가 공공부문 부채 작성 지침을 새로 권고한 데 있다. 하지만 기존보다 300조원 이상 많은 부채 수준을 발표한다는 점에서 내부의 반대도 있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민에게 실태를 공개해야 각종 선거가 연이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부채를 합산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는 논란이 인다. 정부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보유한 국공채를 내부거래로 보고 부채에서 뺐다. 연기금이 보유한 국공채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채 92조 4000억원 등 총 105조 8000억원이다. 이를 합하면 공공부문 부채는 926조 9000억원으로 1000조원에 육박한다. 기재부는 가족 간 채무관계까지 가계부채로 보는 것은 부적절하듯이 내부거래는 공공부채에서 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연기금이 국공채를 모두 사버릴 경우 공공부문 부채가 전혀 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정부는 이번 공공부문 부채 공개로 가계 부채 1000조원까지 총 200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시험대에 서게 됐다. 정부는 국가채무를 2017년까지 35% 선에서 관리하게 된다. 공공기관 부채 비율은 2017년까지 20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예상 세수를 2년 연속 걷지 못한 것이 우려된다. 막대한 복지 예산은 여전히 필요하고, 선거를 줄줄이 앞둔 상황에서 포퓰리즘에 빠져 더 큰 지출이 생길 수 있다.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부채 감축을 위해 매각 대상을 정하는 작업도 제대로 안 돼 있다”면서 “특히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정부가 관리한 민간기업이 공공기관이 된 경우는 정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2000兆, 빚더미 기업

    2000兆, 빚더미 기업

    우리나라 기업의 금융빚이 2000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지방공기업은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8일 국내 기업(금융사가 아닌 일반 법인기업)의 지난해 말 금융부채가 1978조 8910억원이라고 밝혔다. 2011년 말(1900조 5220억원)에 비해 78조 3690억원 늘어났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52조 8000억원, 정부는 38조 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계는 소규모 자영업자를, 기업은 공기업을 각각 포함한다. 금융자산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183조 1000억원 늘어난 2485조 7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일반기업은 64조 1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1326조 9000억원으로 전년(1196조 6000억원)보다 개선된 반면 기업은 (-) 234조 570억원으로 전년(-220조 590억원)보다 악화됐다. 특히 지난해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리면서 저금리 상황이었다. 금융 여건이 개선됐지만 기업 경영은 더욱 악화된 셈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상장사 1200개 중 3년 연속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 기업이 지난해 180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강시’ 기업으로 중소기업이 161개, 대기업이 19개다.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이 일단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며 “현존하는 한계 중소기업이 아니라 새로 생겨날 수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생태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중소기업 보호정책과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방공기업도 마찬가지로 상황은 열악하다. 한국예탁결제원과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전국 23개 지방 공기업이 지난 한해 동안 발행한 지방공사채는 총 10조 1801억원이다. 전년 5조 5506억원의 두 배에 가깝다. 올들어서도 지난 15일까지 이미 2조 2700억원이 발행됐다. 지방 공기업의 공사채 발행은 이미 발행된 공사채를 갚기 위한 용도다. 빚을 내서 빚을 갚는 돌려막기인 데다 유동성 부족으로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백흥기 현대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채무 비중은 안정적이지만 사실상 정부 부담인 공기업 등 공공부문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지방공기업은 중앙공기업에 비해 방만 경영이나 관리 소홀의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문화콘텐츠산업과 사회적 책임/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문화콘텐츠산업과 사회적 책임/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예술에 대한 검열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데올로기는 물론 반정부·반체제와 연계될 0.01%의 낌새만 보여도 가위질은 예사였고 제작 관계자들이 치도곤당하는 것 또한 다반사였다. 음란성과 폭력성 측면은 검열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여전히 예리한 검열의 칼날을 피할 순 없었다. 한국 영화와 공연이 걸어온 발자취는 바로 검열의 역사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영화감독이나 제작자들은 더 많은 예술 창작의 자유를 외칠지 모르지만 그 시절에 비하면 천국이다. 그래서 그럴까. 최근 야한 영화들이 대대적인 홍보 공세를 취하며 스크린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출연 배우의 성기 노출과 전라 연기로 화제가 된 영화 ‘은교’와 ‘간기남’이 상영 중이고, 적나라한 베드신을 내세우는 ‘후궁’이 조만간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모두 의도야 어떻든 노이즈 마케팅의 중심에 서 있는 영화들이다. 인터넷에는 호기심 어린 기사와 댓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요즈음 이런 영화를 두고 너무 음란하다거나 정도가 심하다는 얘기라도 했다간 시대에 뒤떨어진, 예술을 모르는 얼간이 취급 받기 십상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너그러워졌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영화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다 미화되어야 하는지 의문스러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여기서 영화 작품의 주제나 구성 등 영화문법을 들어 시시콜콜 비평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다 보니 최근의 영화 세 작품을 예로 들었지만, 감독이나 제작진의 진지한 고민이나 예술성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한 예술성을 가진 작품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 창작의 자유를 부정하려는 것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다만, 진정한 의미의 예술가라면 외형적으로는 직접적인 노출을 자제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더 심금을 울리는 영상을 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말 예술가라면 그런 내공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 지나친 욕심이고 편견일까. 지금은 문화콘텐츠의 시대라고들 한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거나 강의실에서나 회사에서나 어디서든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노래를 듣거나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노래도 콘텐츠고 스마트폰 속의 볼거리, 즐길거리도 모두 콘텐츠다. 집에 들어가면 마주치게 되는 텔레비전도 콘텐츠 덩어리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문화콘텐츠에 포위되어 살아간다. 최근의 콘텐츠 특성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재미(fun)와 자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마다 온종일 연예인 천지인 것도 같은 맥락일 터다. 재미와 자극은 적당하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이것만 추구하다 보면 내용이 말초적이고 가벼워지기 쉽다. 청소년들의 생각과 행동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끼친다.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 또한 심대하다. 이미 출판, 방송, 광고, 영화,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등 세계 문화콘텐츠 시장의 연간 매출은 2000조원을 훌쩍 넘어설 만큼 큰 산업이 되었다. 우리나라 시장도 82조원을 넘었다. 그래서 정부도 문화콘텐츠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여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글로벌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류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그러나 우리 영화나 방송 드라마가 아시아를 비롯해 남미와 아프리카 등 세계 속으로 진출하려면 타문화에 대한 고려가 꼭 필요하다. 무리한 벗기기 식의 작품을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든 방송드라마든 연예프로그램이든 문화콘텐츠에 대한 정부의 통제는 거의 사라진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예술을 가장하여 재미와 자극에 치우쳐도 좋다거나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문화콘텐츠산업을 삶의 의미나 인류의 가치와는 무관한, 가치중립적인 돈벌이로만 치부하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콘텐츠가 회자되는 지금, 정부는 물론 무엇보다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문화산업계에서 진정한 의미의 콘텐츠가 무엇일까 고민할 때가 되었다.
  • [기로에 선 슈퍼 차이나] “1인당 GDP 1만弗까지 경착륙없는 성장 가능”

    [기로에 선 슈퍼 차이나] “1인당 GDP 1만弗까지 경착륙없는 성장 가능”

    “중국 경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5000달러를 넘어서 1만 달러까지는 경착륙 없이 지속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입니다.” 이창훈 중항삼성 생명보험유한공사 법인장은 중국 경제의 앞날을 무척이나 밝게 보고 있다. 이달 초 베이징 시내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연 2000조원 시장에 육박하고 있는 중국 보험시장은 10년 평균 신장률이 20%에 달할 정도로 신장세가 인상적”이라며 “특히 중앙정부가 재정 여력이 많아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급격한 경기하락을 막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중국경제를 직접 체감하고 있는데. -우리가 영업을 하고 있는 베이징의 경우 1인당 GDP가 이미 1만 달러를 넘었다. 신흥 중산층들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보험시장의 경우 한국이 포화시장이라면 중국은 신성장 시장이다.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한국기업들이 새로 열리는 서비스 시장에서 어떻게 적응해야 하나. -시장이 커가고 있지만 규제 또한 높아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경우 제조업보다 더 까다로운 진입 장벽이 많다. 단독으로 시장을 뚫기보다는 제대로 된 파트너와 역할 분담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중항삼성의 중국시장 진입 전략은. -삼성생명은 1995년 베이징에 사무소를 세운 뒤 2003년 에어차이나를 합작 파트너로 정해 교섭 후 2005년 정식으로 50대50으로 합작회사를 세웠다. 현재 베이징과 톈진, 칭다오 등 3개 도시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쓰촨성 청두에 진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다. 외자기업의 경우 지방 진출 시 1년에 한 개 성 또는 시에 대해서 영업허가를 준다. 전국 31개 성·시에 영업망을 깔려면 산술적으로 30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이중, 삼중의 방어망을 쳐 놓았지만 그래도 매력적인 시장임에는 틀림없다. 베이징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日신용등급 강등] 美·유럽·日 경제위기 극복에 필요한 것은

    미국·유럽연합(EU)·일본. 현재 세계 경제 불안의 핵심으로 떠오른 주요 3개 지역이다. 경제위기는 재정위기에서 촉발됐지만 위기를 헤쳐 나갈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가 위기를 더욱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많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파생상품 콘퍼런스에서 “세계 금융시장의 안정 및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이 개별 국가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하에 작은 것을 내어 주고 큰 것을 얻어내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며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무디스 “日 정치권 해결책 못내” 이날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된 일본의 경우 나랏빚이 올 연말 기준으로 1000조엔(약 1경 2000조원)이 넘어설 전망이다. 500조엔 규모인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 규모지만 일본 정치권은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출범 이후 해마다 총리가 바뀌었다. 재정수지를 개선하려면 세제 개편, 연금 개혁 등을 중장기적으로 논의해야 하는데 매년 총리를 새로 뽑느라 그럴 동력을 잃었다. 오히려 민주당은 2009년 고속도로 무료화, 학부모를 위한 자녀 수당, 고교 교육 무상화, 농어민 소득 보상제 등 연간 11조 8000억엔(약 158조원)의 예산이 쓰이는 공약을 내걸고 집권에 성공했다. 당시 일본의 나랏빚은 GDP 대비 192.8%였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뒤 간 나오토 총리는 리더십 부재를 보였다. 이어 지난 7월 공약의 실행 불가능성을 천명하고 공식 사과까지 했다. 결국 일본은 2013년으로 예정된 총선의 조기 이행 가능성이 불거지는 등 정치적 불안 상태에 놓여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원인으로 꼽은 것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을 둘러싼 ‘벼랑끝 정치’였다. 미국의 재정수지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는 새로운 것이 없는 내용이다. 정파적 이해를 중심으로 한 협상 모습은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에 한해 소득세율 2% 인하를 단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감면 연장을 선언했고 국회 통과를 낙관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 과정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정 부실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대해 또 한 차례의 책임 공방이 추하게 벌어질 수 있다. ●“유럽위기 풀 정치시스템 없어” 유럽의 재정위기는 단일 통화를 쓰면서 재정정책은 통합 또는 최소한의 조화도 이루지 못하는 반쪽짜리 통합의 폐해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경제적 갈등을 정치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것이다. 유럽의 재정위기 해결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여겨지는 프랑스는 내년에 대선이, 독일은 2013년에 총선이 예정돼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국익 우선의 해결책을 원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남유럽 지원에 반대하는 국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구조적 문제가 걸려 있어 상당한 체질 변화가 필요하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9년 뒤 국가빚 1065조원대 될 것”

    “9년 뒤 국가빚 1065조원대 될 것”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연금·의료 지출이 계속된다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2020년에는 1000조원을 넘고, 2050년에는 1경(京) 200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전망은 기획재정부가 최근 한국조세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5일 작성한 2050년까지의 장기재정전망 추계에 담겼다. 기존에 연금과 의료 등의 분야에서 소관 기관별로 장기재정 계산이 실시된 적은 있었지만,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장기재정 전망이 실시된 것은 처음이다. 국가 채무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최근 무상복지 논란이 확산됨에 따라 정부는 오는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위원 간담회를 갖고 국가 재정 우선 순위를 논의한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5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재정위험관리위원회에서 “지금은 각종 재정위험에 대비해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재정부의 장기재정전망 추계에 따르면 조세부담률 수준, 연금·의료 등을 현행 제도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오는 2020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42.6%, 2030년 61.9%, 2040년 94.3%, 2050년 137.7%에 달하게 된다. ‘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중기 거시경제 계획치와 2008년 국민연금장기재정추계에서 설정된 성장률과 국내총생산 등의 전망치를 전제로 했다. 이런 전제로 2020년 국가채무는 963조 5000억원으로 10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050년에는 9807조 7000억원으로 1경원을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산됐다.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1인당 의료비가 소득증가율보다 높게 상승하는 등 의료지출이 크게 증가하면 재정 악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의료지출 증가가 지속적으로 확대된다고 가정하면 국가채무는 2010년 GDP의 33.5%에서 2020년 47.1%, 2030년 73.4%, 2040년 114.5%, 2050년 168.6%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거시경제 전망치를 전제로 이를 계산하면 2020년의 국가채무는 1065조 3000억원, 2050년은 1경 2008조 500억원에 이른다. 박 장관은 지출억제와 세수실적 호조에 힘입어 건전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건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반값 등록금 등 무상복지 논쟁에서 보듯이 내년 정치 일정 전후로 각종 지출요구가 분출하고 재정 포퓰리즘이 확산돼 건전성 관리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1980년대 남미, 1990년대 일본, 2000년 남유럽 등을 정치적 포퓰리즘의 예로 들면서 “지금은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 고민하는 베짱이가 아니라 미래 수요에 대비해 돈을 어떻게 아끼고 모을 것인지 고민하는 개미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개인부채 사상 첫 900조 넘었다

    개인부채 사상 첫 900조 넘었다

    저금리 바람을 타고 지난해 개인부문 부채가 사상 첫 900조원를 돌파했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개인 금융자산도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었다. 부채보다 금융자산이 더 늘면서 개인의 재무건전성도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개인과 법인, 정부를 포함한 국내 총 금융자산은 역대 최초로 1경원 고지에 안착했다. 한국은행이 16일 내놓은 ‘2010년 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개인 부채(상거래신용·기타금융부채 제외)는 지난해 말 현재 937조 3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6조 3000억원(8.9%) 늘었다. 상거래신용(외상거래)과 기타금융부채까지 포함하면 개인 부채는 총 996조 6526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 부채 1000조원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자금순환에서 개인부문은 가계뿐만 아니라 소규모 개인기업과 민간비영리단체까지 포함한다. 개인 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2176조 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2조원(11.4%) 증가했다. 개인 금융자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28조 5000억원 줄었다가 2009~2010년 2년 연속 200조원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32배로 2005년(2.33배) 이후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개인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1239조 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조 7000억원 늘었다. 개인의 순금융자산 증가는 예금 증가와 주가 상승에 따른 주식 보유분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금융자산 증가액 가운데 주가와 환율 변화 등 비거래 요인에 따른 증가액은 80조원으로 추산됐다. 통계청 추계인구(4887만명)로 나눈 1인당 자산과 부채는 대략 4453만원과 1918만원으로 추산됐다. 기업 금융자산은 1105조 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30조 3000억원 증가하면서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다. 기업 금융부채는 1281조 8000억원으로 55조 5000억원 늘었으며, 순부채는 176조 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4조 8000억원 줄었다. 개인과 기업, 금융회사, 정부의 금융자산을 포함한 국내 총 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1경 297조 7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807조 6000억원 증가했다. 총 금융자산이 1경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큰 폭의 주가 상승이 개인 금융자산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노는 돈’ 2000조

    예금취급기관에 풀린 유동성이 2000조원에 육박해 금리 상승을 제한하고,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유동성은 지난해 11월 현재 1982조원으로 집계됐다. 예금을 받지 않는 보험사 등을 뺀 전체 금융권에 2000조원에 가까운 돈이 풀려 있다는 얘기다. 예금취급기관의 유동성 규모는 약 7년 만에 곱절로 커졌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같은 기간 50% 정도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금융 덩치가 실물보다 두배 빨리 불어난 셈이다. 이럴 경우 금리를 떨어뜨려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막대한 유동성이 제대로 거둬들여지지 못한 결과 당국의 기대만큼 금리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나라 밖에서 유입된 유동성이 증가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가 회복되면서 유동성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금융위기 때 풀린 유동성이 워낙 많아 여전히 규모가 큰 상황”이라면서 “지나친 유동성은 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유동성은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기회를 엿보다가 단번에 쏠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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