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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바오 가족’ 돌보는데 70억…에버랜드 수익은 ‘더’ 대박났다

    ‘푸바오 가족’ 돌보는데 70억…에버랜드 수익은 ‘더’ 대박났다

    2020년 7월 20일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한국을 떠나 중국에서 새출발을 시작했다. 한국 팬들의 ‘푸바오 앓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푸바오가 약 4년간 에버랜드에서 머물며 발생시킨 ‘경제적 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7일 뉴스1에 따르면 에버랜드는 약 4년간 아기판다였던 푸바오를 ‘푸공주’로 키워내면서 수십억원의 유지비용 등을 감당해야 했지만 이를 상회하는 수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中에 임대료 지불…한쌍에 1년 100만 달러 중국은 각국에 자이언트 판다를 선물하는 ‘판다 외교’를 펼치다 1981년부터는 판다를 임대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임대료는 한쌍에 1년 100만 달러(약 13억 5000만원)로 정해져 있다. 에버랜드는 푸바오 부모인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임대료로 매년 100만 달러의 보호기금을 지불하고 있다.새끼 자이언트판다가 태어나면 추가 기금을 내야 하는데, 에버랜드는 푸바오가 태어나자 일회성으로 50만 달러(6억 7000만원)을 부담했다. 쌍둥이 동생인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태어났을 때도 일회성으로 30만 달러(약 4억원)의 보호기금을 전달했다. 임대 중인 판다가 폐사하면 보상해야 한다. 태국 치앙마이 동물원은 올해 5월 자이언트판다 ‘린후이’가 사망하면서 중국에 보상금 1500만밧(약 5억 7000만원)을 지불한 바 있다. 판다 주식 ‘대나무’…연간 최대 2억원 판다들의 주요 먹이인 ‘대나무’를 구하는 데에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 판다 가족이 하루 먹는 대나무양은 50㎏ 정도다. 성장기였던 푸바오는 혼자 15~20㎏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랜드는 대나무를 경남 하동의 산림조합에서 일주일에 두번 공수하고 있다. 연간 비용으로 약 2억원이 소요됐다. 푸바오가 태어난 이후로 계산하면 최대 8억원이다. 푸바오에게 직접 투자되지 않는 기타 시설유지비, 사육사 인건비 등 부대 비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푸바오 가족들에게는 약 70억원대의 예산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550만명 ‘판다월드’ 방문…굿즈 수익 ‘쏠쏠’ 높은 임대료와 유지비용에도 에버랜드가 ‘푸바오 신드롬’으로 더 큰 수익을 얻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2021년 1월 푸바오가 처음 대중에 공개된 이후 에버랜드에서의 ‘마지막 출근’을 했던 지난달 3일까지 판다월드를 찾은 방문객 수는 550만명에 달한다. 판다월드만 입장하는 별도 입장권이 없기 때문에 방문자들은 에버랜드 종일권 등을 구입해야 한다. 에버랜드 파크이용권 요금은 2023년 기준 6만 2000원이다. 푸바오와 관련한 굿즈와 도서 등을 통한 부가적인 수익도 상당한 수준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에버랜드는 그간 푸바오를 활용한 굿즈(상품) 400여종을 출시했고, 약 330만개가 팔려나갔다.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한 푸바오 팝업스토어에는 2주 동안 2만여명이 몰렸다. 당시 11만개의 굿즈가 팔렸고 1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푸바오와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 등을 주제로 한 도서도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푸바오가 태어난 2021년 ‘아기 판다 푸바오’를 시작으로 강 사육사의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까지 5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판매량은 20만부 이상이다.
  • 울산 365일·24시간 ‘아이 돌봄’… 광역시 중 첫 시행

    울산 365일·24시간 ‘아이 돌봄’… 광역시 중 첫 시행

    울산시가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12세 이하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365일,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 광역시 최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형 책임 돌봄’ 사업 내용과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울산시립 아이돌봄센터 설립’과 ‘초등학생을 위한 지역 돌봄 강화’ 등 2개로 구성된다. 울산시립 아이돌봄센터는 돌봄이 필요한 0∼12세 아동을 언제든지 맡길 수 있는 시설이다. 7월부터 운영될 센터는 시민 접근성을 고려해 남구선거관리위원회 인근에 조성된다. 현재 0∼6세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7∼12세는 지역 돌봄시설이나 늘봄학교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다. 영유아와 초등학생 돌봄이 구분되는 구조이다. 시립 아이돌봄센터는 두 기능을 통합하고 전문 인력을 배치해 필요한 시간만큼 돌봄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용료는 시간당 2000원으로, 정부의 시간제 보육단가를 기준으로 주·야간 구분 없이 적용한다. 초등학생을 위한 지역돌봄 강화 사업은 국가 돌봄 체계인 늘봄학교와 궤를 같이하면서 지역 돌봄의 기능과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다. 올해 2학기부터 전 초등학교에서 운영되는 늘봄학교는 학교 안에서 부모 돌봄의 공백을 채우는 역할을 한다. 평일 야간과 토요일에는 돌봄 공백이 여전히 남는데, 지역 돌봄이 공백을 메운다.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늘봄학교가 종료되는 평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거점시설 5곳도 운영한다. 토요일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현재 8곳에서 16곳으로 두 배 늘린다. 또 울산 전역에 있는 다함께돌봄센터 28곳을 활용, 평소 시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필요에 따라 수시로 이용할 수 있는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시는 ▲이웃들끼리 돌봄 품앗이를 제공하면 운영비를 보조하는 ‘자조모임형 돌봄’ ▲마을이나 아파트 내 공유시설을 활용한 ‘시설파견형 돌봄’ ▲농번기 주말 돌봄 등도 시행해 돌봄 유형과 선택권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두겸 시장은 “아이 맡길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부모의 양육 부담을 지역사회가 함께 나눠지고, 돌봄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며 “엄마도, 아빠도, 아이도 모두 행복한 도시를 완성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알리·테무’ 초저가 장신구 발암물질 기준치 최대 700배

    ‘알리·테무’ 초저가 장신구 발암물질 기준치 최대 700배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초저가 장신구에서 국내 기준치의 최대 700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인천본부세관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장신구 성분을 분석한 결과, 404개 제품 중 96개(24%)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7일 밝혔다. 이들 장신구는 평균 금액 2000원 상당(배송료 포함)의 초저가 제품으로, 국내 안전 기준치보다 최소 10배에서 최대 700배에 이르는 카드뮴과 납이 나왔다. 플랫폼별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관련 제품이 48개씩이었고 종류별로는 귀걸이 47개, 반지 23개, 목걸이 10개, 발찌 8개 순이었다. 카드뮴과 납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인체발암 가능 물질’이며 중독될 경우 신장계나 소화계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인천세관은 관계 부처와 협의해 유해 성분이 검출된 제품의 통관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해당 플랫폼에 판매 중단을 요청할 계획이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카드뮴과 납이 검출된 제품의 상세 정보는 인천세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장신구 구매 시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 소주·라면값 편의점 내릴 때 음식점은 올렸다

    소주·라면값 편의점 내릴 때 음식점은 올렸다

    최근 편의점과 마트에서 판매하는 소주와 라면 가격이 지난해보다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소주와 라면 가격은 꾸준히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민의 음식이라 할 수 있는 두 품목이 출고가가 인하되면서 납품가가 내렸지만 음식점들은 가격 하락분을 반영하지 않고 ‘고물가’란 시류에 편승해 가격을 계속 올린 것이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마트와 편의점에서 파는 가공식품 소주 가격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소주 가격 상승률은 지난 1월 -0.6%, 2월 -1.1%, 3월 -1.4%로 집계됐다.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건 가격이 내렸다는 의미다. 소주값이 3개월 연속 내린 건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편의점 소주 3개월 연속 내려… 식당 소주값은 최대 8000원 편의점 소주 가격이 올해부터 내린 건 정부가 주세를 인하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올해부터 국산 소주에 기준판매비율을 처음 도입했다. 기준판매비율은 개별소비세 비율을 정할 때 적용하는 일종의 ‘과세표준 할인율’이다. 해당 비율만큼 과세표준이 내려가 세금이 줄어든다. 소주의 기준판매비율은 22.0%로 결정됐다. 소주의 과세표준이 22.0% 인하되면서 공장 출고가는 10.6%(132원) 저렴해졌다. 예컨대 참이슬 프레시(360㎖)의 반출가격은 586원이다. 여기에 세금(주세 72%+교육세 30%+부가가치세 10%)이 부과된 출고가는 1247원이다. 기준판매비율 22%(129원)를 적용하면 반출가격은 457원으로 내려간다. 여기에 세금이 붙은 출고가는 1115원으로 기존 가격보다 132원 저렴해진다. 기준판매비율 적용으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소주값은 올해 1월 1일부터 병당 최대 200원까지 내렸다. 주류·유통 업계가 정부의 주세 인하에 소주 판매가 할인으로 부응한 것이다. 하지만 편의점 소주값이 200원씩 내리는 동안 음식점에서 파는 소주값은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외식 소주 가격 상승률은 1월 4.8%, 2월 3.9%, 3월 1.9%로 집계됐다. 소주 주세 인하로 출고가가 내렸음에도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소주값은 내리긴커녕 소폭 오른 것이다. 현재 음식점 소주는 병당 5000~6000원에 팔리고 있다. 서울 강남의 일부 주점은 병당 8000원에 팔기도 한다.편의점 라면 6개월 연속 내려… 식당 라면값은 계속 올라 서민의 끼니 해결에 도움을 주는 라면도 마찬가지였다. 편의점과 마트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 라면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6개월 연속 내렸다. 전년 동월 대비 라면값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2.6%. 11월 -1.8%, 12월 -3.0%, 올해 1월 -4.3%, 2월 -4.8%, 3월 -3.9%를 기록하며 하락했다. 편의점 라면값이 내린 건 정부의 물가 안정 호소에 식품업계가 동참했기 때문이다. 특히 제분업체들이 라면의 원료인 소맥분 가격을 내린 것도 라면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농심은 지난해 7월 1일부로 신라면 출고가를 4.5% 인하했다. 이에 따라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 가격은 50원 내려갔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 가격이 7월부터 5% 인하됐다”면서 “라면 판매가 인하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편의점 라면값이 내리는 동안 음식점에서 파는 라면값은 계속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외식 라면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6.1%, 11월 5.5%, 12월 5.4%, 올해 1월 4.8%, 2월 3.9%, 3월 3.6%로 평균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라면 업체들이 원가 하락을 이유로 출고가를 내렸음에도 음식점들은 끓여 파는 라면값을 계속 올린 것이다. 기름값 13개월 연속 내려… 임대료는 0%대 상승 그쳐 음식점들은 소주와 라면의 출고가 인하에도 가격을 계속 인상한 이유에 대해 에너지 가격과 인건비, 임대료 등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해당 기간 기름값과 임대료는 꾸준히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 석유류 상승률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꾸준히 시행하면서 휘발유값은 25%, 경유값은 37%씩 인하됐기 때문이다. 또 전셋값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9개월 연속 -0.1~-0.9% 범위 내에서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며 하락했다. 월세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 연속 0.8%에 그쳤다. 음식점들이 소주·라면값을 인상한 근거로 든 에너지 가격과 임대료가 실제 인상 요인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현상을 업계에서는 판매자의 매출 욕심으로 물가가 오르는 ‘그리드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음식점들이 소주·라면 출고가가 100원 단위로 인상됐을 땐 판매 가격을 1000~2000원씩 올렸으면서 출고가가 내릴 땐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단 점에서다.
  • 삶 파고든 우울… 해방구를 찾다, 가장 詩적으로

    삶 파고든 우울… 해방구를 찾다, 가장 詩적으로

    인간은 아주 오래전 우울의 정체가 무엇인지 파고든 적이 있다. 지금처럼 생물학과 의학이 엄밀하게 발달하지 못했던 시기에 그나마 내린 결론은 쓸개에서 내뿜는 ‘흑담즙’이 슬픔의 원인이라는 것. 히포크라테스에서 시작된 이 논의를 아리스토텔레스가 받아 증폭시키며 말랑말랑하고 시시콜콜한 느낌을 주는 단어 ‘멜랑콜리’(우울)가 탄생한다. 그리스어로 ‘멜랑’은 검은색을, ‘콜리’는 담즙을 의미한다. ●멜랑콜리 벗어나려는 ‘의지’ 보여 줘 새 시집 ‘꿈속에서 우는 사람’으로 돌아온 시인 장석주(69)도 얼마간 우울한 증세를 겪었던 것일까. 나름 진지하고도 과학적(?)으로 우울을 탐구했던 그리스 학자들처럼 장석주도 이번 시집에서 우울과 슬픔의 핵심을 찾아 나선다. 다만 그 방법은 다분히 시학적이다. “천지가 바스러지는 소리로 소란스러우면 기분은 방치되는 법이다. 셰익스피어 사백 주기, 쓸모를 잃은 열쇠들, 녹색 채소, 일요일 저녁들, 기쁨 없이 견딜 날들이 더 많아진다.”(‘멜랑콜리’ 부분) 멜랑콜리는 시인의 일상에 자꾸만 틈입한다. 주어와 술어의 관계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시 문장은 반가우면서도 생소하고 이질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다만 그의 시가 우울의 정경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맹렬한 의지를 보이기 때문일까. 알 수 없는 우울의 해방구를 찾는 시와 시어의 배치는 ‘조울증’이라는 충격적인 단어를 꺼내 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낙차가 크다. “8월이 온다. 공중에서 타오르는 해, / 내 사랑은 과오였을 뿐, 이제 그만 / 네 고독 속에 숨긴 수(數)와 비밀을 말해다오, // 건널목아, / 건널목아.”(‘건널목’ 부분) 화자는 계속해서 “연애에 실패했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사랑의 불가능성. 화자가 연애에 실패하는 것은 어쩌면 자명한 일이다. 우울과 예술이 싹트는 정경에서 연애와 사랑이 끼어들 자리가 생길 리 만무하다. 장석주는 시인의 말에 “한때 시를 쓰는 게 존재 증명이었지만 이 찰나 시는 무, 길쭉한 공허, 한낮의 바다, 평온 몇 조각일 뿐이다”라고 적었다. 약동하는 생명을 잉태하는 사랑보다 우울 뒤에 오는 관조가 이 시집의 분위기와 더 어울리는 듯하다.●우울 해독법 같은 ‘두부’ ‘발레’ “당신은 발끝을 뾰족하게 모아 바닥을 박차고 날아오르는가. / 당신은 중력의 그물을 찢고 공중에서 새의 자세로 날아오르는가.”(‘발레1’ 부분) 그러나 시인은 우울을 해독할 방법을 알고 있다. 먹고 움직이는 것. 연작시 ‘두부’와 ‘발레’가 그 증거다. “하얗고 피도 뼈도 없고 배를 갈라도 내장이 일체 없”는 두부를 먹는 일에서, 마치 당장이라도 하늘로 치솟을 듯한 새의 모양을 하는 발레의 몸짓에서 시인은 해방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실제 먹고 움직이는 것은 살아 있음의 증거이자 죽음충동으로 향하는 우울의 유일한 천적이다. ●고독한 인간 지향점 본 듯 ‘고양이’ “고양이들이란 달밤의 창백한 철학자! 바람과 속력을 편애하고, 난간에서 무언가를 잔뜩 노려보는 고양이의 자태는 예사롭지 않아.”(‘당신과 고양이’ 부분) 시집을 통독하면 자주 반복되는 대상이 있다. 그중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고양이다. “고양이는 노조를 결성하지 않는 유일한 야간 노동자”(‘밤의 별채 같은 고독’)라는 규정도 상당히 재밌다. 망망한 밤의 한가운데서도 오히려 안광(眼光)을 발하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고양이의 모습에서 시인은 고독한 인간의 지향점을 발견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불신 가득한 사회, 탐정 된 음모론자… 그래도 답은 ‘소통’

    불신 가득한 사회, 탐정 된 음모론자… 그래도 답은 ‘소통’

    신뢰 하락·자기방어 심리에 바탕사회 문제를 각자 이해하는 방식존재 인정하고 합리적 논의해야 32년 전인 1992년 5월에 봤던 영화 한 편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월남전을 다룬 영화 ‘플래툰’으로 명성을 얻은 올리버 스톤 감독의 ‘JFK’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둘러싼 음모론을 다룬 영화로 케빈 코스트너, 게리 올드먼, 토미 리 존스, 도널드 서덜랜드, 케빈 베이컨, 조 페시 등 출연진도 화려하다. 얼마나 재미있게 봤는지 지금은 사라진 고려원이라는 출판사에서 출간한 원작 ‘JFK-케네디 대통령 암살의 진상’이라는 책까지 사서 읽었을 정도다. 책은 아직도 책장 한구석에 고이 모셔져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영화 ‘JFK’를 비롯한 ‘JFK 암살 사건 음모론’이야말로 ‘모든 음모론의 어머니’라고 지적한다. 지금처럼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도 없던 시절 미국인들 대부분으로 하여금 이것을 진실이라고 믿게 한 엄청난 음모론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관련 책까지 산 나도 혹시 음모론자일까. 흔히 음모론에 쉽게 빠지는 사람은 학력이나 지능이 낮고 비합리적인 생각을 많이 하거나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음모론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이거나 직장 동료들이다. 과학적 회의주의자인 저자마저도 음모론을 믿을 뻔했다고 고백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저자는 “음모론자는 바보가 아니라 전쟁, 범죄, 빈곤 등 복잡하고 위험한 사회문제를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고 해결하고 싶기 때문에 음모론을 믿는 것”이라고 말한다.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음모론의 사례와 확산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JFK 암살 사건을 비롯해 9·11 테러가 미국 정부 자작극이라는 ‘9·11 트루서’(truther), 빌 게이츠가 코로나19 백신에 나노 칩을 심었다는 백신 불신론자 등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한다.저자인 마이클 셔머 박사는 재러드 다이아몬드,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등과 함께 오랫동안 사이비 과학, 창조론, 미신, 음모론에 대항해 온 인물이다. 저자는 음모론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를 진화론적, 심리학적, 사회학적으로 분석했다. 인류의 조상이 오래전 동굴 생활을 하던 때부터 생존을 위해 우리 마음속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자동 알고리즘이 있다. 여기에 인지 부조화, 확증 편향, 패턴 만들기, 우리 편 편향 등 다양한 심리적 요인이 개입한다. 최근에는 정부를 비롯한 국가 및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 하락까지 더해진다. 문제는 음모론을 믿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양극단으로 치닫는 정치적 분열과 가짜 뉴스가 넘쳐나게 되며 이런 것들이 다시 음모론자를 확대 재생산하는 식의 피드백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책의 마지막 부분에 ‘음모론자와 대화하는 기술’들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대화의 첫 번째 단계는 상대를 음모론에 빠진 맹신자로 여기는 대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존재임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상대방을 ‘한심한 음모론자’로 낙인찍는 순간 대화는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음모론을 파헤치는 이유도 음모론자들을 사회에서 몰아내고 배척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 그들이 이성과 합리성을 되찾도록 돕고자 함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우리 편 아니면 다 죽어라’라는 식으로 막말을 쏟아 내는 한국의 일부 정치인들, 대놓고 편가르기에 앞장서는 언론들이 떠오를 수도 있다. 이들을 보다 보면 사회적 문제에 자신만의 해법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음모론자’들이 차라리 나아 보일지도 모른다.
  • 라면에서 휴대전화까지… 스페인 사람이 본 한국의 ‘격동 70년’

    라면에서 휴대전화까지… 스페인 사람이 본 한국의 ‘격동 70년’

    중국과 일본 사이 작은 나라 한국.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 허리가 잘리면서 그마저도 반토막 나 버렸다. 그런데도 불과 70년 만에 한국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가 됐다. 스페인인 저자가 이런 한국의 역사를 정리했다. 1948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6장에 걸쳐 연대순으로 망라했다. 사회·문화·경제·정치 분야 등에서 오늘의 한국을 만든 변곡점과 그 흐름을 짚었다. 외국인들이 쓴 한국 관련 책은 외국인으로서 생활하며 겪은 이상한 경험을 내세워 한국을 소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균형 잡힌 시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썼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2003년 한국에 처음 와 20년 동안 한국에서 공부하고 일한 저자의 내공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6개의 장은 대통령 임기를 주요 축으로 나눴지만 정치 외에 경제·사회·문화적인 주요 사건을 나열하며 치우치지 않게 한국을 설명한다. 예컨대 박정희 시절 18년에 대해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고 중산층이 많아졌지만 저임금 노동자를 양산했으며 민주주의가 훼손됐다고 짚는다. 라면과 스낵에 집중한 농심을 내세워 빠른 경제성장을 알리고 장미희 주연 영화 ‘겨울 여자’ 등을 통해 사회를 들여다보는 식이다. 주요 사건으로 오늘날 한국 사회의 변화를 가져온 동력이 무엇인지 분석한 저자는 한국 사회와 한국인이 개방적인 사고 방식을 갖추는 식으로 진화했다고 칭송한다. G7, 삼성 갤럭시폰, 블랙핑크와 BTS, 그리고 영화 ‘기생충’과 각종 웹툰 등으로 표상되는 경제·문화 강국으로서의 한국을 주목하면서도 여러 사회문제를 지적한다. 경제적 불평등, 진보와 보수 간 이념적 갈등, 성차별, 다문화 사회 등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는다. 비판 없이 담백하게 쓴 터라 다소 밋밋한 느낌도 든다. 특히 과거 열강의 틈바구니에 있던 ‘새우’에서 이제는 커다란 ‘고래’가 된 한국의 미래에 대해 ‘앞으로도 잘할 것’ 정도에 그치는 점도 아쉽다.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 이해서로 출간됐다가 이번에 한국어판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읽는 게 좋겠다.
  • 원어민과 놀며 영어 실력 쑥쑥…사교육비 줄이기 팔 걷은 동작[현장 행정]

    원어민과 놀며 영어 실력 쑥쑥…사교육비 줄이기 팔 걷은 동작[현장 행정]

    “Put your feet to the left(발을 왼쪽으로 디뎌 보세요).” 지난달 27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동작 어린이 영어놀이터’의 놀이형 영어 습득 프로그램 ‘버추얼 큐브’에서 원어민 영어 강사가 아이들에게 영어와 손짓으로 이야기하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발을 왼쪽으로 뻗으며 따라 했다. 버추얼 큐브는 벽면을 가득 채운 스크린 앞에서 경찰서, 소방서, 우주, 축구 등의 분야를 체험하며 영어로 소통하는 놀이형 영어 습득 콘텐츠다. 동작 어린이 영어놀이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직접 낸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어릴 때는 언어에 대한 거부감이 훨씬 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면서 친근감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비싼 사교육비를 들이지 않고도 지역 어린이 누구나 와서 영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이곳 동작 어린이 영어놀이터”라고 말했다. 이날 정식으로 문을 연 동작 어린이 영어놀이터는 아이들이 영어 원어민 강사와 마음껏 놀면서 영어로 대화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공형 영어 교육기관이다. ‘영유’(영어유치원)로 불리는 유아 어학원에 수백만원의 사교육비를 쓰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됐다. 경찰이 쓰던 사당지구대 건물을 리모델링해 총 116㎡,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만들었다. 영어 원어민 강사가 상주하는 공공 영어 교육기관은 서울 자치구 중 최초다. 동작 어린이 영어놀이터의 영어 프로그램 구성을 맡은 김황기 해럴드아카데미 대표는 “유아·아동의 눈높이에서 다양한 활동과 함께 영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화~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오전에는 지역 어린이집과 협약해 단체 아동 프로그램으로, 오후에는 개별 예약을 받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1층 자유놀이 공간은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며 2층의 버추얼 큐브 프로그램과 과학·미술·요리 특화 프로그램은 20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영어 원어민 강사 2명과 운영요원 1명이 상주한다. 구는 지난 1월 우호 협력 증진 업무협약을 맺은 미국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와 인사 교류를 통해 조만간 버겐카운티 공무원을 영어 원어민 강사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미국의 공직에서 검증된 인사가 아이들에게 정확한 영어를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동작 어린이 영어놀이터 운영해 보며 추가로 지역 내 영어 교육기관 확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2000원쯤 내려야 체감?… ‘자율 아닌 자율 표값’ 난감한 영화관

    2000원쯤 내려야 체감?… ‘자율 아닌 자율 표값’ 난감한 영화관

    정부가 영화 티켓에 포함된 영화발전기금 부과금을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극장가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정부 정책에 맞춰 상영관들이 영화 관람료를 얼마나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정부가 사실상 관람료 인하를 강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32개 항목의 부과금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화 티켓에 포함된 3% 정도의 영화발전기금 부과금이 폐지된다. 관람료 1만 4000원 기준 420원 정도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부과금 폐지에 대응해 상영관들도 관람료를 추가 인하해야 하는지를 고심하고 있다. 한 상영관 관계자는 3일 “이번 발표를 ‘정부가 이 정도 해줬으니 너희들도 부응하라’는 일종의 ‘사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관련 법이 통과된다면 관람료 인하를 고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관람료는 멀티플렉스 가운데 어느 한 곳이 내리면 다른 곳이 따라가는 특성이 강하다. 어딘가에서 인하하면 다른 곳도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관객이 급감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약진으로 상영관들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000원씩 관람료를 올렸다. 할인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올해 기준 평일 2D 영화 관람료는 1만 4000원, 주말은 1만 5000원 수준이다. 정부가 420~450원의 부과금을 폐지하면 영화관으로선 그에 상응하거나 그 이상을 내려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관람객이 체감하는 수준이 되려면 영화관이 1500원 이상을 내려 총 2000원 정도까지 할인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이를 두고 상영관의 안이함을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상영관이 생존을 위해 관람료를 올렸다고는 하지만 1000만 영화들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게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상영관이 정부보다 일찍 관람료 인하를 고민했어야 했다”고 했다. 영화발전기금의 부과금을 폐지하려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연말에 영화발전기금 부과금을 포함한 18개 부담금 폐지 관련 일괄개정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내년 초 시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영관 측과의 협의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뒤따른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문체부가 상영관에 인하를 강요할 수는 없다”면서도 “부과금 폐지 취지는 국민 부담을 완화하자는 데 있다. 이번 부과금 폐지를 계기로 상영관 측에서도 인하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관람료를 얼마나 내릴지에 대한 정밀한 연구가 없었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상영관 측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관람료 인하를 내놓았는데 이처럼 상영관에 희생을 강요하는 물가조절 방식이 옳은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김 평론가는 “1000만 관객을 넘긴 ‘서울의 봄’이나 ‘파묘’ 사례는 ‘관람료가 비싸서 영화관을 안 찾는다’는 게 아니었음을 입증한다”며 “정서적인 측면이 강한 문화 산업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정부가 정책적 의지를 보여 주려 사실상 자발을 강요한 게 아닌지 따져 볼 문제”라고 말했다.
  • 치매환자·취약층 ‘가스 안전’ 챙기는 성동

    치매환자·취약층 ‘가스 안전’ 챙기는 성동

    서울 성동구는 설정된 시간이 지나면 가스밸브가 자동 차단되게 하는 ‘가스타이머 콕’을 치매환자나 취약계층 대상으로 지원한다고 2일 밝혔다. 서울시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에서 실시하는 안전장치 지원 사업이 경제적 취약계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구는 부주의로 인해 가스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치매환자와 노인 가정의 설치 지원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구는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환자와 70세 이상 수급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는 설치비용 전액(10만 2500원)을 지원하고, 70세 이상 주민에게는 설치비의 80%(8만 2000원, 자부담 2만 500원)를 지원한다. 성동구청 누리집 고시공고를 참조해 신청서를 작성한 뒤 맑은환경과로 제출하면 된다. 2020년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조례를 제정해 2021년부터 가스타이머 콕 보급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인 성동구는 2021년 250가구, 2022년엔 244가구를 지원한 데 이어 지난해엔 248가구를 지원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안전사고에 취약한 치매환자, 어르신 가정에 안전장치를 보급해 가스로 인한 화재를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구민의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보장하고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구민 모두의 안전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 명이나물까지 육지에 빼앗겼네… 울릉도 특산 산나물 농가 ‘비상’

    명이나물까지 육지에 빼앗겼네… 울릉도 특산 산나물 농가 ‘비상’

    울릉도 산채를 재배하고 채취하는 농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명이나물(산마늘) 등 울릉도 특산 산나물들이 육지에서 대량 재배되면서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울릉지역의 봄철 주요 향토 산나물인 미역취(취나물)가 전남 고흥군과 경남 하동군에서, 눈개승마(삼나물)가 강원 영월에서 특화작물로 자리잡았다. 특히 고흥군은 2015년 ‘고흥 취나물’을 특허청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에 등록했다. 울릉도 야생 산나물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고소득 작목인 명이나물도 충북 충주를 비롯해 강원 홍천·평창·인제, 경북 상주·영주·예천, 경남 산청 등 전국으로 재배 지역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뛰어난 맛과 향으로 고가에 판매되는 명이나물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육지에서 거의 재배되지 않았으나 이후 뿌리와 씨앗이 육지로 대거 밀반출됐다. 울릉군이 지역 산림조합, 경찰서, 해경 등과 대대적인 합동단속을 벌였으나 무용지물이 됐다. 이 때문에 울릉도 산나물의 가격 하락과 판로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울릉농협은 올해 명이나물 수매 물량(생채)을 지난해보다 3t 줄어든 7t으로 정했다. ㎏당 가격도 1만 4000원에서 1만 2000원으로 낮췄다. 지난해 수매한 명이나물이 창고에 수북이 쌓인 탓이다. 울릉농협은 오는 5~6월쯤 말린 취나물과 삼나물도 수매할 예정이지만 판로 확보 문제로 지금까지 물량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울릉도에서 산채를 출하하는 350~400개 농가 가운데 일부는 폐농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나물 농장을 운영하는 이모(72·울릉읍 북면)씨는 “울릉도 명이나물은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아 가격이 높을 때는 생채 ㎏당 2만 5000원을 호가했으나 육지에서 대량 재배되면서 반토막 났다”면서 “판로마저 막히면서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홍성근 울릉군의원은 “울릉도 특산 산나물의 전국적인 재배와 값싼 중국산 수입으로 울릉 고급 산채가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면서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산나물의 우수성 홍보와 판로 차별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울릉 특산 산나물 육지서 대량 생산…재배農 비상

    울릉 특산 산나물 육지서 대량 생산…재배農 비상

    울릉도 산채 재배(채취) 농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명이나물(산마늘) 등 울릉도 특산 산나물들이 육지에서 대량 재배되면서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경북 울릉군 등에 따르면 울릉지역의 봄철 주요 향토 산나물인 미역취(취나물)가 전남 고흥군과 경남 하동군에서, 눈개승마(삼나물)가 강원도 영월에서 특화작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고흥군은 2015년 ‘고흥 취나물’을 특허청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에 등록했다. 울릉도 야생 산나물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고소득 작목인 명이나물도 충북 충주를 비롯해 강원 홍천·평창·인제, 경북 상주·영주·예천, 경남 산청 등 전국으로 재배 지역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뛰어난 맛과 향으로 고가에 판매되는 명이나물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육지에서 거의 재배되지 않았으나 이후 섬에서 뿌리와 씨앗이 육지로 대거 밀반출됐다. 울릉군이 지역 산림조합, 경찰서, 해경 등과 대대적인 합동단속을 벌였으나 무용지물이 됐다. 때문에 울릉도 산나물의 가격 하락과 판로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울릉농협은 올해 명이나물 수매 물량(생채)을 지난해보다 3t 줄어든 7t을 수매하기로 했다. 가격도 1만 4000원에서 1만 2000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지난해 수매한 명이나물 재고가 창고에 수북히 쌓인 탓이다. 울릉농협은 또 오는 5~6월쯤 지역 농가들이 생산해 말린 취나물과 삼나물도 수매할 예정이지만 판로 확보 문제로 지금까지 물량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울릉도에서 산채를 출하하고 있는 350~400개 농가 가운데 상당수도 재고가 쌓인데다 올해 산나물 판로마저 막막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는 폐농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나물 농장을 운영하는 이모(72·울릉읍 북면)씨는 “울릉도 명이나물은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아 가격이 높을 때는 생채 ㎏당 2만 5000원을 호가했으나 육지에서 대량 재배되면서 반토막났다”면서 “판로마저 막히면서 생계를 걱정해야 될 판”이라고 했다. 울릉군의회 홍성근 의원은 “울릉도 특산 산나물의 전국적인 재배와 값싼 중국산 수입으로 울릉고급 산채가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면서 “울릉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산나물의 우수성 홍보와 판로 차별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늘어난 평균수명… 종신보험료 내리고 암보험 오른다

    늘어난 평균수명… 종신보험료 내리고 암보험 오른다

    여성 수명 처음으로 90세 넘어나이·성별·특약 따라 가격 변동 질병·건강보험료 상승 불가피 길어진 평균수명이 보험료 산출에 반영되면서 이달부터 암보험과 건강보험 보험료가 오르고 종신보험 보험료는 내려간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보험사는 지난해 12월 보험개발원이 내놓은 ‘경험생명표’와 각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달부터 보험료를 조정한다. 경험생명표란 사망, 암 발생, 수술 등에 성별, 나이 등을 반영해 보험개발원이 산출하는 자료로 보험료율 산정 기준이 된다. 보통 3~5년마다 작성한다. 이번 경험생명표에서 남성 평균수명은 83.5세에서 86.3세로 2.8년, 여성은 88.5세에서 90.7세로 2.2년 늘었다. 여성 평균수명이 90세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암과 같은 질병 및 건강보험료는 오른다. 수명이 길어져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수술 건수가 늘어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위험률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0대 남성이 최대 1억원을 보장하는 건강보험에 가입할 경우 지난달까지는 월 2만 9000원씩 총 701만원을 부담했다면 이제부터는 월 3만 1000원씩 총 732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반면 종신보험료 요금은 저렴해진다. 수명이 연장된 만큼 사망보험금 지급 시기가 미뤄지고, 규모도 작아지기 때문이다. 50세 남성이 1억원짜리 종신보험에 가입할 경우 지난달까지 20년 납입 기준 보험료는 월 36만 2000원으로 만기까지 총 8690만원을 내야 했다. 그러나 이제 월 34만 7000원, 총 8330만원만 내면 돼 총 360만원을 아끼게 됐다. 특약에 따라 보험료가 내려갈 수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든 고객의 보험료를 일률적으로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나이·성별 등에 따라 혹은 담보를 어떤 특약으로 잡았는가에 따라 보험료가 일부 동결되거나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보험료 변경은 신규 가입자에게만 적용된다. 기존 가입자 보험료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갱신형 상품이나 갱신형 특약 가입자 보험료는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예금보험공사는 “기존 보험을 변경하거나 해지하면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자칫 그간 낸 총보험료보다 적은 환급금을 받을 우려가 있다”면서 “불가피하게 보험을 바꿔야 한다면 설계사 등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 “도봉 청소년들 평창으로 캠프 떠나자”

    “도봉 청소년들 평창으로 캠프 떠나자”

    서울 도봉구가 학업 등에 지친 청소년을 위해 특별한 캠프를 마련했다. 구는 다음달 17일부터 19일까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2박 3일간 강원 평창군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에서 ‘도봉구 청소년 미래인재 캠프’를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캠프는 공동체 활동과 인공암벽 타기, 로프 타기 등으로 꾸려진 챌린지 활동 등으로 구성됐다. 구 관계자는 “이번 캠프에서 청소년들이 빼어난 자연환경 속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협동심과 공동체 의식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참가 대상은 도봉구에 주소를 둔 초등학교 5~6학년으로 일반학생 45명과 사회적 배려대상 학생 5명, 총 50명이다. 캠프 참가 신청은 오는 15일까지 도봉구 홈페이지로 하면 된다. 신청자가 모집 인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전산 추첨으로 선정한다. 참가 비용은 일반학생의 경우 1인당 6만 8000원이다. 참가비 34만 2000원 중 27만 4000원은 구에서 지원한다.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은 구가 참가비 전액을 지원한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앞으로도 지역 내 청소년의 리더십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유치원 학부모 ‘월 17만원’ 추가 부담…영어·체육 교육 선호

    유치원 학부모 ‘월 17만원’ 추가 부담…영어·체육 교육 선호

    유치원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이 정부 지원금을 빼고 추가로 매달 평균 17만원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장혜영 녹색정의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22년 유아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2041개 유치원과 교사 2000명, 학부모 3000명을 대상으로 유치원 운영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정부는 유아교육발전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5년마다 실태조사를 하는데 이번 조사는 2017년 시범 조사 이후 실시된 첫 본조사다. 학부모들은 방과후 특성화 프로그램을 포함해 유치원에 월평균 총 17만 2000원을 더 지불했다. 공립은 5만 2000원, 사립은 22만 4000원으로 차이가 컸다. 월평균 별도 지출이 85만원에 이르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부모의 80.5%는 양질의 교육을 위해 교육비 추가 지출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지출 의향이 있는 평균 비용은 14만 6000원이었다. 방과후 과정을 이용한다고 답한 학부모는 85.3%였다. 그 이유로 외벌이 가구는 ‘특성화 프로그램 이용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52.4%로 가장 많았고, 맞벌이 가구는 ‘가정에서 돌봐 줄 사람이 없어서’가 37.6%로 가장 높았다. 특성화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많이 참여하는 수업은 체육(66.6%)과 영어(61.6%)였다. 자녀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도 영어(27.5%)와 체육(21.5%)이었다. 자녀가 현재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연령은 평균 3.6세였고 유치원에 다니기 전에는 어린이집(87.2%)을 다닌 경우가 대다수였다. 등원시간은 평균 오전 9시 2분, 하원시간은 평균 오후 4시 17분으로 조사됐다.
  • “주식으로 30억원 벌어”…전원주 10년 보유한 ‘이 주식’

    “주식으로 30억원 벌어”…전원주 10년 보유한 ‘이 주식’

    SK하이닉스가 한때 ‘19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19만원대)’ 고지까지 올라서며 또 한번 ‘52주 신고가’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연예인 주식 고수로 알려진 전원주씨가 해당 주식을 10년 넘게 보유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주식으로 30억원을 벌었다는 전원주씨는 과거 한 방송에서 그 비결로 “난 (주식을) 절대 안 팔아”라며 “무조건 장기 투자하고, 금도 많이 사둔다”고 했다. 전씨는 앞서 한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이 SK하이닉스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 중인 장기 투자자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재테크 강연을 다녀온 뒤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주씨가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입했던 2010년 초반 주가는 2만원 초반대였다. 전씨가 SK하이닉스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 중일 경우 주가가 10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37% 오른 18만 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때 19만 5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 기록을 새롭게 썼다.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종목이자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도 52주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는 등 반도체 주요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49% 하락한 8만 2000원에 장을 마쳤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성장과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에 주요 반도체주는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더욱 오르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2022년 6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반도체주엔 호재로 작용 중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3월 반도체 수출액은 117억달러로 2022년 6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증가세다.
  • 유치원 학부모, 월 17만원 추가로 낸다…자녀 돌봄은 어머니 몫

    유치원 학부모, 월 17만원 추가로 낸다…자녀 돌봄은 어머니 몫

    유치원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이 정부 지원금을 빼고 추가로 매달 평균 17만원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10명 중 8명은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 추가로 돈을 낼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은 영어와 체육이 꼽혔다. 1일 장혜영 녹색정의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22년 유아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2041개 유치원과 교사 2000명, 학부모 3000명을 대상으로 유치원 운영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정부는 유아교육발전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5년마다 실태조사를 하는데 이번 조사는 2017년 시범 조사 이후 실시된 첫 본조사다. 학부모들은 방과후 특성화 프로그램을 포함해 유치원에 월평균 총 17만 2000원을 더 지불했다. 공립은 5만 2000원, 사립은 22만 4000원으로 차이가 컸다. 월평균 별도 지출이 85만원에 이르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부모의 80.5%는 양질의 교육을 위해 교육비 추가 지출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지출 의향이 있는 평균 비용은 14만 6000원이었다. 방과후 과정을 이용한다고 답한 학부모는 85.3%였다. 그 이유로 외벌이 가구는 ‘특성화 프로그램 이용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52.4%로 가장 많았고, 맞벌이 가구는 ‘가정에서 돌봐 줄 사람이 없어서’가 37.6%로 가장 높았다. 특성화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많이 참여하는 수업은 체육(66.6%)과 영어(61.6%)였다. 자녀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도 영어(27.5%)와 체육(21.5%)이었다. 자녀가 현재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연령은 평균 3.6세였고 유치원에 다니기 전에는 어린이집(87.2%)을 다닌 경우가 대다수였다. 등원시간은 평균 오전 9시 2분, 하원시간은 평균 오후 4시 17분으로 조사됐다. 부모의 평일 출근시간은 아버지 평균 8시 4분, 어머니 9시 24분으로 어머니가 1시간 20분가량 늦게 출근했다. 반면 퇴근은 어머니가 1시간 30분가량 빨랐다. 녹색정의당 정책위원회는 “자녀 등원 등 돌봄이 어머니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교사의 급여 만족도는 낮고 업무 피로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유치원 교사의 급여는 2021년 기준으로 기본급 196만원과 평균 수당 87만 5000원 등 총 283만 5000원이었다. 하루 총 근무 시간은 평균 9시간 18분이었는데 공립은 8시간 59분, 사립은 9시간 27분으로 사립유치원 교사의 근무 시간이 더 길었다. 연구진은 “(유치원 이용) 비용 지원과 더불어 양질의 교육을 위한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사립유치원 교사의 실질임금 인상을 위한 사립유치원의 인식 개선과 부처의 지도감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대체 왜?…‘예비군’ 하려고 자발적으로 나선 여성들 [밀리터리 인사이드]

    대체 왜?…‘예비군’ 하려고 자발적으로 나선 여성들 [밀리터리 인사이드]

    지원예비군 ‘여성 예비군 소대’1989년 서해 최북단 백령도서 탄생173개 소대 4720명…자발적 헌신입영훈련에 군사임무, 사회봉사까지최저임금 5분의1 불과한 훈련비 예우“의용소방대에 준하는 지원 필요” 최근 예비군 훈련 기간과 관련해 청년들이 울분을 터트린 일이 있었습니다. 한 연구기관에서 병력 감소 대안 중 하나로 예비군 훈련기간을 30일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현재 2박 3일인 동원훈련비는 8만 2000원으로, 하루 최저임금(7만 6960원·8시간 기준)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아무리 저출생이 위기라지만, 이런 수준의 대우를 받으면서 웃으며 한 달씩 예비군 훈련을 받을 사람은 없을 겁니다. 심지어 ‘일당’에 의존하는 청년이라면, 생계에 날벼락 같은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련 기사 댓글창엔 “제 정신이냐”, “누구 머리에서 나왔냐”는 막말과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놀란 국방부도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예비군에 대한 청년들의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그런데 이런 ‘불신의 대명사’ 예비군에 자발적으로 몸 담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누가 하라고 등 떠민 것도 아니고 스스로 예비군이 됐다고 합니다. 예비군법은 18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예비군에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런 예비군을 ‘지원예비군’이라고 합니다.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여성’으로 이뤄진 지원예비군 부대도 있습니다. 이들은 각종 교육과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연간 16시간, 1박 2일 입영훈련을 받는데 훈련비는 고작 3만 1500원에 불과합니다. 지휘관 수당으로 나오는 돈도 연간 13만원입니다. 그렇지만 유사시에 대비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일을, 명맥이 끊기지 않게 하려고 ‘국가에 대한 헌신’으로 이어나가는 분들이 우리 주변엔 많습니다. ●백령도에서 탄생한 ‘여성 예비군 소대’ 대표적인 것이 ‘여성 예비군 부대’입니다. 강용구 국방대 책임연구원의 ‘지원예비군 제도 발전방안 연구’ 논문에 따르면 여성 예비군 부대는 냉전 말기인 1989년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탄생했습니다.그 해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이 해체 직전에 이르자 전 세계엔 냉전 종식을 기대하는 염원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상황은 정반대였습니다. 붕괴 직전의 소련이 지원을 줄이고 외교 고립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당시 북한은 처음으로 ‘핵무기 개발’ 카드를 선택했습니다. 이런 위협 속에서 20대부터 60대까지 25명의 백령도 주민이 ‘여성 예비군 소대’를 만든 겁니다. 과거 여성 부대의 임무는 주로 ‘후방 지원’이었습니다. 임진왜란 때 여성들은 ‘행주치마’에 돌과 무기를 담아 날랐습니다. 그런데 백령도 여성 예비군은 실거리 사격과 화생방 훈련을 받았다고 합니다. 정규 예비군과 별 차이없는 훈련 강도입니다. 주민과 병사들을 돕기 위한 응급처치 훈련도 진행했습니다. 이후 1991년 대청도(11명), 1996년 창원시 반림동(20명), 2004년 춘천시 남산면(65명) 등 자발적인 여성 예비군 창설이 이어졌습니다.2017년에는 전국에 207개 소대 9408명으로 대규모 병력을 이뤘으나, 이후 인원이 줄어 지난해 9월 기준으로는 173개 소대 4720명이 편성돼 있다고 합니다. 현재 여성예비군 소대는 ‘본부’와 ‘분대’로 편성됩니다. 본부는 소대장과 부소대장, 전령, 보급병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또 분대는 의료구호분대, 급식지원분대, 기동홍보분대 등으로 편성하고 임무 용이성을 위해 단체나 마을단위로 소집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들은 유사시 군사 임무 외에도 신병교육대 수료식 봉사활동,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등의 다양한 사회활동도 합니다. 심지어 부모나 가족이 없는 병사에 대한 계급장 달아주기 등 ‘일일 부모역할 하기’도 담당합니다. ‘국가에 대한 헌신’을 자부심으로 여기는 분들이 이런 여성 예비군을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습니다. ●전국 ‘특전 예비군’ 68개 부대 630명여성 예비군처럼 자발적으로 탄생한 부대 중 ‘특전예비군’도 있습니다. 20만명에 이르는 북한 특수작전부대에 대응하기 위해 2011년 특전전우회 주축으로 만들어진 부대입니다. 국방부의 ‘특전예비군 부대편성 지침’이라는 규정도 있습니다. 첫 해 7개 중대 94명이 창설됐었는데 2016년 102개 부대 1527명으로 확대됐습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는 68개 부대 630명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광역시·도 단위로 지역대를 편성하고 시·군·구 단위로 중대가 있습니다. 본부에 중대장과 부중대장을 두고 그 아래에 특전반, 의무반, 통신반을 편성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전쟁이 일어나면 많은 분들이 도망가기 바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발적 예비자원 단체인 ‘시니어 아미’가 지난해 6월 50~70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국가안보위기 발생시 동원예비군으로 다시 복무하겠느냐’라고 질문한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이 57.3%였고, 반대는 31.9%에 그쳤다. 이런 저마다의 ‘애국심’이 모여 중·노년층이 중심이 된 지원예비군이라는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1박 2일’ 훈련비 3만 1500원…“예우 강화 필요” 다만 지원예비군 활동이 지역 행사에 치우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강 연구원 등 전문가들은 특기별 부대 구분과 임무 구체화, 위기상황별 운용 개념 설정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그러나 이런 제도를 구상하려면 선행돼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극히 미미한 지원예비군에 대한 보상체계입니다. 예를 들어 의용소방대는 법률과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실질적인 예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의용소방대는 ▲소집수당 시간당 1만 2610원 ▲하루 7000원의 급식비 ▲4시간 이내 1만원, 4시간 초과 2만원의 여비 ▲자녀장학금(자녀 1명 재학 중 1회) ▲재해보상 등의 지원이 있다고 합니다. 이조차도 풍족한 편은 아니지만 ‘3만 1500원’인 지원예비군 1박 2일 입영 훈련비에 비하면 훨씬 규모가 큽니다. 아무리 국가에 대한 자발적 봉사라지만, 최저임금(2일 최저임금 15만 3920원) 5분의1 수준의 훈련비 지원은 너무하다는 겁니다. 강 연구원은 병력 감소로 점점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지원예비군 제도를 강화하기 위해 입영훈련비를 2일치 최저임금 수준인 15만 4000원으로 높이고, 의용소방대처럼 중식비 1만원, 여비 1만원 등의 수당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오로지 ‘국가에 대한 헌신’을 자긍심으로 여겨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들에 대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아주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입니다.
  • 한동훈 “내년 5세부터 무상 교육·보육…향후 4세, 3세로 확대”

    한동훈 “내년 5세부터 무상 교육·보육…향후 4세, 3세로 확대”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4·10 총선 공약으로 “내년에 5세부터 무상교육·보육을 실시하고 4세, 3세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연음홀에서 ▲영유아 교육·보육 절감 ▲예체능 학원비 등 자녀 교육 세액 공제 대상 확대 ▲맞벌이 부모 자녀 돌봄 걱정 경감 등 3가지 정책을 중심으로 한 한 저출생 공약을 발표했다. 한 위원장은 “어린이집이나 공립유치원에 다니는 유아의 경우 학부모 부담이 거의 없지만 사립 유치원은 시도별로 많게는 월 2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추가 부담을 대폭 덜어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현재 3~5세 유치원·어린이집 재원에 국고로 공통 지원되는 유아 교육비와 보육료 월 28만원을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만 0~2세는 무상 보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만 3~5세는 누리과정 지원금으로 1인당 28만원까지 지원받는다. 만 3~5세 아동의 경우 이용 기관에 따라 지난해 4월 기준 국공립 유치원은 월평균 7694원, 사립 유치원은 월평균 16만 7880원을 학부모가 부담한다. 한 위원장이 내놓은 공약에 따르면 이 지원금을 유치원은 표준 유아 교육비 5세 55만 7000원 수준으로, 어린이집은 표준 보육비 4~5세 52만 2000원에 현장 학습비·특성화 활동비 등 기타 필요 경비까지 합친 수준으로 각각 올려 학부모 부담을 줄인다는 것이다. 또 방과 후 돌봄 대안으로 예체능 학원을 이용하는 맞벌이 부부가 다수 있는 점을 고려해 소득세법을 개정해 예체능 학원 수강료에 대한 자녀 교육비 세액 공제 대상을 확대하는 계획도 밝혔다. 한 위원장은 “태권도·미술·피아노·줄넘기 학원 등 예체능 학원 수강료에 대한 자녀 교육비 세액 공제 대상을 현재 미취학 아동에서 초등학생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한 뼘 성장한 돌봄의 손길… ‘숨’ 같은 詩를 그렸네

    한 뼘 성장한 돌봄의 손길… ‘숨’ 같은 詩를 그렸네

    2012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시단에 들어선 남지은 시인이 12년 만에 첫 시집을 냈다. 긴 세월 섬세하게 매만진 시 50편은 사려 깊게 여린 존재를 돌보는 자의 음성으로, 또는 상처에 남은 흉터를 스스로 직시하고 쓰다듬는 자의 음성으로 세계에 대한 인식을 확장한다. 첫 시집을 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데 대해 시인은 “내 목소리를 다른 사람이 듣는다는 게 부끄럽고 두렵기까지 했다. 시간이 흘렀고 나는 자랐다. 마음을 충실히 따르며 내게 맞는 호흡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시집 제목인 ‘그림 없는 그림책’은 안데르센 동화집 제목에서 가져온 것이다. ‘시를 쓰는 시인은 글로 된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 여기는 시인이 시란 읽는 이에게 가닿으며 결국은 새로운 장면으로 맺힌다는 데서 착안했다. 그래서인지 담박한 언어로 쓰인 그의 시는 이미 그려진 그림보다 더 다채로운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동시에 비워짐으로써 새 이야기가 더 풍성하게 고인 우물로 다가온다. ‘식탁엔 꽃병을 두었다 꽃도 말도 정성으로/고르고 묶으면 화사한 자리가 되어서/곁이란 말이 볕이란 말처럼 따뜻한 데라서/홀로는 희미한 것들도 함께이면 선명했다/모두들 어디로 간 걸까 왜 나만 남았을까/그런 심정은 적게 말하고 작게 접어서/비우고 나면 친구들이 와/새롭게 채워지는 것들이 있다 식탁엔/커피잔을 들면 남는 동그란 자국/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마트료시카) 시집 안에서는 ‘어린 사람을 보다듬는 지극한 마음’이 배어 있는 시편들이 눈에 띈다. 시인이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던 이력, 병원에서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문화 공간을 운영했던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으로 짐작된다. ‘그림을 망친 아이처럼 당신이 운다면/다시 잠들 때까지 조금 더 자랄 때까지/세상 모든 그림책을 읽어 줄게/미술관에도 박물관에도 수목원에도 다 데려갈게//(중략) 우리가 꿈꾸는 가족/비어 있는 화면에 의미를 더하면서/더 큰 사랑을 이룩하게 될 때까지’(잊었던 용기) 어린 시절 아버지의 학대로 인한 상처의 기억을 헤집어 보기도 한다. ‘칼들이 쏟아져 내리고/아버지가 보인다//취한 손으로 가족들 발톱을 뽑아내는’(넝쿨장미). 하지만 시인은 이런 폭력을 ‘좋은 말을 고르고 빚어서 아기 손에 쥐여 줄’(잊었던 용기) 줄 아는 사랑으로 막아서는 돌봄의 주체가 되어 독자들에게 ‘숨’ 같은 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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