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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先軍정치’로 U턴… 경제개혁 빨간불

    北 ‘先軍정치’로 U턴… 경제개혁 빨간불

    북한의 경제개혁이 위기에 직면했다. 북한은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이후 연일 내각 중심의 경제건설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이권사업의 무게 중심이 군부로 기운 이상 정치적 수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3월 북한이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 채택한 핵무력·경제건설 병진노선은 장성택 처형 이후 세력 간 균형이 깨지면서 균열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장성택 휘하의 당 행정부가 가져갔던 수산물사업권은 이미 군부가 되찾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최고의 ‘달러박스’로 불리는 광물수출사업권 관련 동향은 감지되고 있지 않지만, 군부 내지 당내 강경파가 장성택 숙청으로 임자가 없어진 광물수출사업권을 차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북한에서 경제 이권은 권력을 얼마나 차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차등 배분되기 때문이다. 장성택이란 든든한 후원자가 없어진 내각에 ‘알토란’ 같은 이권 사업이 떨어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내각에 돈이 부족해지면 개혁·개방 동력이 자연스럽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제 막 되찾은 기득권을 지키는 데 급급한 군과 당 강경파가 인민생활과 직결된 내각경제에까지 관심을 돌릴지는 미지수다. ‘사회주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당내 강경파와 군부가 쌍수를 들어 자본주의 요소를 일부 도입한 내각의 경제개혁 조치를 반대할 수도 있다. 당 강경세력은 2000년대 초 박봉주 당시 내각총리가 시장경제 도입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며 급진적 경제개혁을 추진하려 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부추겨 실각시킨 바 있다. 북한이 김정은 유일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자주와 존엄’, ‘백두혈통’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앙으로의 집중이 강조될수록 각 기업소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개혁적 흐름들이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군수경제 위주의 선군(先軍)으로의 유턴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실적 어려움이 도처에 깔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은 내각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재외동포들의 대북투자활동을 지원하는 전담기구를 신설,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박봉주 내각총리도 단독 경제시찰을 재개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장성택 처형 이후 새로 임명된 김정하 내각 사무국장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경제사령탑으로서 내각의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위축됐던 내각의 역할을 회복시키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런 내각의 활발한 움직임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민심이 안정되는 점,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경제분야 업적 쌓기와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실천력이 문제”라면서 “선군이 경제를 가로막고 있는 구조에서 달라질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책의 생애주기 갈수록 짧아져… 베스트셀러 1~2주 안에 결판

    [주말 인사이드] 책의 생애주기 갈수록 짧아져… 베스트셀러 1~2주 안에 결판

    대형서점은 베스트셀러, 주요 신간 등 출판계의 동향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서 독서의 여유가 흐르는 곳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이곳은 매일 책의 생사가 판가름 나는 ‘책의 전장’이다. 전장의 최전선에서 고객과 책을 이어 주는 출판시장의 숨은 큰손, 서점 MD(머천다이저·상품기획자)들에게 ‘책의 운명’을 들어 봤다. 전체 면적 8600㎡에 이르는 국내 최대 오프라인 서점, 교보문고 광화문점. 이곳에 입고되는 책은 하루 평균 2만여권에 이른다. 특히 여름·겨울방학과 맞물리는 7~8월, 12월은 책이 물밀듯 쏟아지는 최대 성수기다.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2시간 간격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인수처로 책이 들어온다. 비수기에는 오전 10시 30분부터 2시간 간격으로 하루 네 차례 책이 입고된다. 인수처로 들어온 책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분야별로 자동 분류돼 문학·인문, 경제·자연, 외국서적, 예술, 어린이·학습 등 5개 주요 코너로 이동된다. 이 가운데 베스트셀러에서 스테디셀러로 오래 살아남는 책은 극히 일부다. 종합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입성하려면 일주일에 최소 1000부 이상은 팔려야 한다. 하지만 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점점 험난해지고 있다. 여기에 교보문고가 이달에 주목할 책으로 선정하는 책은 매달 50종에 불과하다. 이를 판단하는 요인으로는 저자와 출판사의 인지도가 50% 이상이며, 과거 유사 책의 매출, 현재 출판계 트렌드, 마케팅 등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서점 MD(교보문고는 ‘북마스터’라는 명칭 사용)들은 책의 생애 주기(책 한 권이 출간돼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를 거쳐 시장에서 사라지기까지를 일컫는 말)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은경 교보문고 전략구매팀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책이 세상에 갓 나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까지 3~4주는 걸렸는데, 요즘은 1~2주 안에 운명이 결정 난다”며 “무라카미 하루키 등과 같은 대형 저자의 작품은 예약 판매, 인터넷서점 이용 등이 활발해지면서 책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베스트셀러에 오른다”고 말했다. ‘신간 자격’으로 독자들과 마주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서점의 신간 매대에서 분야별 매대를 거쳐 서가로 밀려나기까지, 과거에는 3개월 걸리던 것이 요즘은 2개월 정도로 짧아졌다. 교보문고는 모든 신간은 최소 2주간 신간 매대에 진열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그 이상 버티기는 쉽지 않다. 판매 실적이 좋은 책은 한 달이라도 매대에 눌러앉을 수 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으면 서가에 꽂히는 신세가 된다. 매대 진열은 판매 성적에 따라 2주 단위로 교체된다. 출판사로 완전히 반품되는 책은 2년간 단 1부도 움직이지 않는 경우다. MD들이 “더 이상 팔릴 가능성이 없다”고 판정하면서 영원히 ‘링’ 밖으로 퇴장되는 셈이다. 독자들이 무심코 훑어보는 매대에도 알고 보면 ‘명당’이 있고 ‘흉당’이 있다. 올해 경력 15년 차인 류현덕(33) 교보문고 북마스터는 “매대 중에서도 복도 쪽을 바라보는 앞쪽, 매대 양 끝 쪽이 출판사 마케터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당이고 그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흉당”이라고 말했다. 경력 10년을 넘긴 북마스터들은 이제 신간을 훑어만 봐도 판매량이 대충 감지될 정도로 ‘도사’가 됐다. 경력 16년 차인 김은옥(47) 북마스터는 “매일 쏟아지는 신간이지만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표지, 저자 이름, 출판사만 봐도 계산이 대충 나온다”고 밝혔다. MD들의 역할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고객 상담가, 도서 전문가, 상품 기획자, 멘토 등이다. 고객의 관심사, 연령, 직업 등에 따라 웬만한 분야별 책 추천 리스트는 머릿속에 다 꿰고 있는 MD들이 책의 운명을 바꾸는 경우도 많다. 특히 MD들은 “인기 도서와 비인기 도서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독자들이 다른 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좁아지는 게 안타깝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때문에 내용이 좋아도 자본력·저자 파워·홍보 부족 등으로 생명이 꺼져 가는 책을 MD들이 다시 살려내기도 한다. 각 분야마다 MD들이 기획선을 따로 마련해 주는 것. 실제로 뒷방 늙은이 신세에서 베스트셀러로 화려하게 운명을 바꾼 책도 있다. “‘심플하게 산다’라는 책이 올해 출간 직후 잠깐 팔리다가 서가로 들어갔는데 해당 파트 MD들이 광고비를 받은 게 아니라, ‘이 책은 그냥 잊어지기 아까운데 좀 밀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전 매장에 게시했어요. 그랬더니 하루 평균 80권, 한 달에 600부 이상 나가면서 해당 분야에서 1위, 종합 베스트셀러 20위 안에까지 들었죠.”(류현덕 북마스터) 가장 중요한 업무는 고객과의 책 상담. 하지만 각별한 단골 고객들과는 아예 인생 상담으로 판이 커지기도 한다. “자주 통화하는 고객들은 가정사까지 미주알고주알 다 말씀하세요. 그래서 가끔 내가 인생 상담가인가 착각도 들어요. 딸이 서른다섯인데 결혼을 못했다면서 책을 추천해 달라는 고객님이 몇 년이 지나 그 딸이 아기를 가지면 육아, 출산 관련 책을 권해 달라고 하시죠. 쉬는 날에 문자나 책 사진을 보내면서 품절된 책을 구해 달라는 고객님도 계시고요. 이제는 가족이 다 됐어요(웃음).”(김은옥 북마스터) 한번 안면을 튼 고객들은 서점을 찾을 때면 감사 인사를 담은 손 편지를 건네거나 직접 만든 부침개까지 싸 와 MD들을 감동시키곤 한다. 하지만 이따금씩 ‘진상 고객’들도 출몰한다. 고객인 척하면서 책 진열을 문제 삼는 출판사 관계자, 저자 등이다. 책을 찾아 달라고 했다가 서가에 꽂혀 있으면 “왜 책을 구석에 처박아 두냐”, “왜 내 책을 눈에 띄는 곳에 안 깔아 주느냐”고 막무가내로 고함부터 치는 이도 있다. “한번은 책을 50부 이상 대량 주문하고 찾으러 오지 않은 고객이 있었어요. 그런데 고객 휴대전화와 책을 낸 출판사 번호가 비슷해서 이상하다 싶어 추적해 보니 주문자가 출판사 대표더라고요. 자사의 책을 많이 보유해 달라고 그런 방법을 쓴 거예요. 출판사마다 한번이라도 더 노출되기 위해 그러는데, 그만큼 경쟁이 심하다는 것을 아니까 화가 나면서도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양경미 북마스터) 독자들의 책을 찾는 취향이 과거와 달라졌음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것도 MD들이다. 1980~1990년대만 해도 신문 서평을 들고 찾아오는 고객이 많았던 반면, 요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팟캐스트의 영향이 커졌다. 책도 사진, 표지 등 볼거리 위주로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경력 11년 차인 양경미(32) 북마스터는 “젊은 세대들은 추리소설, 중년 이상 독자들은 에세이 등 세대를 막론하고 쉽고 재미있게,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책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문학 쪽에서는 신춘문예나 문학상 출신 작가의 힘이 빠졌음이 뚜렷이 감지된다. 김은옥 북마스터는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이상문학상 등 문학상 수상작을 엮은 책들은 매대에 쌓아 놓고 돌아서면 다 없어지곤 했는데, 요즘은 문학상이 하도 많이 생겨나고 받는 사람만 받는 중복 현상이 심해져서인지 독자들의 관심이 많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라는 말이 입에 붙은 요즘, 책을 다루는 이들이 바라보는 책은 어떤 존재일까. “아무리 새로운 매체가 등장해도 책을 통해 얻는 지식을 넘어서는 게 있을까요. 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많아졌다지만 그들 가운데 1%에게라도 책을 읽히면 세상은 훨씬 살 만해질 거예요.”(김은경 전략구매팀장)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나눔이 희망이다] 삼성, 형편 어려운 중학생에 무료과외 ‘꿈 키워요’

    [나눔이 희망이다] 삼성, 형편 어려운 중학생에 무료과외 ‘꿈 키워요’

    ‘해피 투게더(Happy Together)’. 2000년대 중반 삼성의 광고 슬로건이기도 했던 이 말은 사회공헌사업을 바라보는 삼성의 시각을 대변한다. 삼성은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이듬해인 1994년 국내 기업 최초로 사회공헌 업무를 전담하는 삼성사회봉사단을 설립했다. 현재 29개 계열사에 109개 자원봉사센터와 4500개 자원봉사팀을 운영 중이다. 해외에서도 10개의 지역총괄을 중심으로 85개국에서 지역 맞춤형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중점 사업 중 하나는 교육이다. 교육으로부터의 소외가 빈곤으로 되돌아오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다. 이 중 드림클래스는 공부하려는 의지는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학생에게 대학생 강사들이 맨토가 돼 영어와 수학을 가르쳐 주는 일종의 무료 과외 프로그램이다. 대학생 교사 2000명이 현재 중학생 8000여명과 함께하고 있는데 멘토 역할에 나선 대학생 강사들도 장학금 명목의 고정 강사료를 지급받는다. 사단법인 희망네트워크는 삼성이 설립한 첫 사회적기업으로 2011년 2월 문을 열었다. 드림클래스가 입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희망네트워크는 더 어린 초등학생이나 미취학 아동이 대상이다. 서울·경기·광주 지역 60여개 아동센터와 연계해 인문학 교실, 문화예술 재능 교실 등을 열고 있다. 다문화가족이 많은 지방 소도시에는 사단법인 ‘글로벌투게더’를 출범해 교육지원 등을 진행 중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일본에서는 술에 취한 채 자전거를 타면 최고 징역 5년형 또는 100만엔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싱가포르는 2003년까지 번지점프를 하는 것이 불법이었다. 스위스에서는 일요일에 빨래를 널거나 세차를 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 언뜻 봐서는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각 나라에 존재하는 법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전통과 문화, 역사, 사법환경 등을 감안해 고유의 법과 사법체계 및 제도를 갖추고 있다. 근현대사의 길목에서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을 겪은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헌법이 제정되는 등 늦은 시기에 사법체계를 갖췄다. 1970년대까지는 외국 법제도 및 체계를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페루 등 남미국가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까지 사법제도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베트남 법원연수원을 직접 지어주는 역량강화 사업, 전자소송 시스템 수출 등 유난히 국제교류가 많았다. 60여년에 불과한 한국 사법의 역사에 비춰 봤을 때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1895년 4월 19일 법률 제1호로 ‘재판소구성법’이 공포되면서 사법과 행정이 분리된 이후 일제강점기에 들여온 대륙법을 근간으로 광복 이후 헌법과 법원조직법 등을 제정하면서 사법체계가 만들어졌다. 1947년 최초의 사법교류인 미국사법제도 시찰단을 미국으로 보내는 등 영미법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던 사법체계였지만 1970년대까지 미국, 국제연합(유엔), 독일 등 서구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사법제도와 체계를 배웠다. 국제교류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일방적인 사법 원조를 받았다. 1970년 태국의 프라보부 후다싱 대법원장이 방한하고 다음 해 당시 민복기 대법원장이 태국을 방문하는 등 일부 고위직 중심의 국제교류가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사법부는 과거 원조를 받는 입장에서 이제는 전자소송, 법관교육제도 등 각종 사법제도를 전수하는 입장이 됐다. 대중가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뿐 아니라 각종 사법제도가 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해 남미, 동유럽, 중앙아시아에까지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법 정보화 시스템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몽골 등 10여개 나라가 한국의 전자소송 및 사법정보화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사법 정보화는 ‘사건 정보 및 판결문 저장, 검색이 가능한 정보의 전산화→접수부터 종료까지 업무과정을 전산화해 관리하는 사무절차의 전산화→소장 제출 등 재판 자체를 전산화하는 전자소송’의 단계를 거친다. 우리나라는 법관들에게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된 1991년 이후 2010년 4월 특허법원에 전자소송이 처음 도입되고 2011년 5월부터 민사사건으로 확대 시행되는 등 형사사건을 제외한 특허, 민사, 가사, 행정 등 본안사건 및 가압류, 가처분 등에 대해서도 전자소송이 시행되고 있다. 2011년 2월 방한한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의 운영 주체인 로아시아 사법분과위원회의 폴 드 저지 의장은 대법원 전산정보센터를 둘러보고는 “한국의 사법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은행의 2014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민사 사법제도 평가 부문에서 전자소송이 호평을 받으면서 평가대상 189개국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전자소송을 벤치마킹하려는 국가들은 대부분 정보의 전산화, 사무절차의 전산화 등 초기 단계도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법원별로만 사건 결과 및 판결 검색이 가능한 수준인 인도네시아는 2011년 대법관 등이 한국을 찾아 노하우 및 경험을 전수받았다.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헝가리 등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법원장이 방한해 전자소송 시스템을 배워 갔다. 사법 정보화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제도가 사법연수원으로 대표되는 법관교육제도다. 특히 법관교육제도를 전수하기 위해 ‘역량강화 사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드라마, 대중가요, 한글 등 문화적인 부분에 이어 한국 특유의 교육제도가 또 다른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법원은 2008년부터 베트남 법원연수원 건물을 신축하고 사법연수제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김명수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를 직접 파견해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 및 지도를 하고 있다. 또 베트남 강사요원 교육, 강의교재 개발, 한국법 강의와 함께 베트남 법관을 국내로 초청해 교육 및 연수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10개월째 베트남에서 한류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김 판사는 베트남 하노이국립대에서 사법제도를 연구한 전문가다. 파견을 자원한 김 판사는 “동료 법관들이 없는 데다 재판 업무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어 외로울 때가 많다”면서도 “베트남 법관과 법원공무원들이 우리나라 사법제도에 관한 강의에 집중하면서 전자소송이나 과거 겪었던 사법 파동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별 사법제도는 문화, 정치적 상황 등에 따른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 나라의 사법제도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단발성 교류가 아닌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진정한 사법 한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외에도 2005년 몽골을 시작으로 동남아 국가인 방글라데시, 태국, 필리핀, 라오스, 캄보디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네팔, 동유럽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남미 국가인 파라과이, 온두라스, 페루 등도 직접 한국을 찾아 법관교육제도를 배워 갔다. 이 외에도 지난달 25일 린쥔이(林俊益) 타이완 사법원 형사청장이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등 다른 사법제도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당시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한 린 청장은 “한국은 영미법계 배심제와 대륙법계 참심제를 모두 참고해 한국의 사법환경에 맞는 독특한 제도인 국민참여재판을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법부는 지한파(知韓派) 양성을 위한 국제교류에 있어서도 점차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대법원은 러시아, 일본, 중국, 프랑스, 덴마크, 호주, 폴란드, 인도네시아, 터키 등과 매년 1~2회 대법원장 해외 순방 및 외국 대법원장 방한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사법연수원 국제사법협력센터를 설립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수를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기존에 국제사법교류의 주축이었던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외국법관 연수에 상대적으로 교류가 없었던 페루를 비롯해 네팔,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6개국 80명의 법조인을 초청했다. 이러한 사법 한류 열풍은 군사정권을 경험하고 사법부 독립이 침해된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사법제도의 효율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발도상국은 자신들과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한 우리나라가 사건 처리 효율성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사법제도를 지금의 수준으로 발전시킨 데 대해 놀라워한다”면서 “제도 전파와 함께 과거사에 대한 반성 등 국민의 사법부가 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제적 상황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효율성을 배워 가려고 한다”면서 “특히 개발도상국은 우리나라가 2700여명의 법관으로 운영되면서도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 전자소송까지 도입하고 있는 점 등을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일본에서는 술에 취한 채 자전거를 타면 최고 징역 5년형 또는 100만엔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싱가포르는 2003년까지 번지점프를 하는 것이 불법이었다. 스위스에서는 일요일에 빨래를 널거나 세차를 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언뜻 봐서는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각 나라에 존재하는 법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전통과 문화, 역사, 사법환경 등을 감안해 고유의 법과 사법체계 및 제도를 갖추고 있다.  근현대사의 길목에서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을 겪은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헌법이 제정되는 등 늦은 시기에 사법체계를 갖췄다. 1970년대까지는 외국 법제도 및 체계를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페루 등 남미국가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까지 사법제도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베트남 법원연수원을 직접 지어주는 역량강화 사업, 전자소송 시스템 수출 등 유난히 국제교류가 많았다. 60여년에 불과한 한국 사법의 역사에 비춰 봤을 때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1895년 4월 19일 법률 제1호로 ‘재판소구성법’이 공포되면서 사법과 행정이 분리된 이후 일제강점기에 들여온 대륙법을 근간으로 광복 이후 헌법과 법원조직법 등을 제정하면서 사법체계가 만들어졌다. 1947년 최초의 사법교류인 미국사법제도 시찰단을 미국으로 보내는 등 영미법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던 사법체계였지만 1970년대까지 미국, 국제연합(유엔), 독일 등 서구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사법제도와 체계를 배웠다. 국제교류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일방적인 사법 원조를 받았다. 1970년 태국의 프라보부 후다싱 대법원장이 방한하고 다음 해 당시 민복기 대법원장이 태국을 방문하는 등 일부 고위직 중심의 국제교류가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사법부는 과거 원조를 받는 입장에서 이제는 전자소송, 법관교육제도 등 각종 사법제도를 전수하는 입장이 됐다. 대중가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뿐 아니라 각종 사법제도가 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해 남미, 동유럽, 중앙아시아에까지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법 정보화 시스템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몽골 등 10여개 나라가 한국의 전자소송 및 사법정보화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사법 정보화는 ‘사건 정보 및 판결문 저장, 검색이 가능한 정보의 전산화→접수부터 종료까지 업무과정을 전산화해 관리하는 사무절차의 전산화→소장 제출 등 재판 자체를 전산화하는 전자소송’의 단계를 거친다.  우리나라는 법관들에게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된 1991년 이후 2010년 4월 특허법원에 전자소송이 처음 도입되고 2011년 5월부터 민사사건으로 확대 시행되는 등 형사사건을 제외한 특허, 민사, 가사, 행정 등 본안사건 및 가압류, 가처분 등에 대해서도 전자소송이 시행되고 있다.  2011년 2월 방한한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의 운영 주체인 로아시아 사법분과위원회의 폴 드 저지 의장은 대법원 전산정보센터를 둘러보고는 “한국의 사법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은행의 2014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민사 사법제도 평가 부문에서 전자소송이 호평을 받으면서 평가대상 189개국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전자소송을 벤치마킹하려는 국가들은 대부분 정보의 전산화, 사무절차의 전산화 등 초기 단계도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법원별로만 사건 결과 및 판결 검색이 가능한 수준인 인도네시아는 2011년 대법관 등이 한국을 찾아 노하우 및 경험을 전수받았다.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헝가리 등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법원장이 방한해 전자소송 시스템을 배워 갔다.  사법 정보화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제도가 사법연수원으로 대표되는 법관교육제도다. 특히 법관교육제도를 전수하기 위해 ‘역량강화 사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드라마, 대중가요, 한글 등 문화적인 부분에 이어 한국 특유의 교육제도가 또 다른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법원은 2008년부터 베트남 법원연수원 건물을 신축하고 사법연수제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김명수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를 직접 파견해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 및 지도를 하고 있다. 또 베트남 강사요원 교육, 강의교재 개발, 한국법 강의와 함께 베트남 법관을 국내로 초청해 교육 및 연수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10개월째 베트남에서 한류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김 판사는 베트남 하노이국립대에서 사법제도를 연구한 전문가다. 파견을 자원한 김 판사는 “동료 법관들이 없는 데다 재판 업무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어 외로울 때가 많다”면서도 “베트남 법관과 법원공무원들이 우리나라 사법제도에 관한 강의에 집중하면서 전자소송이나 과거 겪었던 사법 파동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별 사법제도는 문화, 정치적 상황 등에 따른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 나라의 사법제도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단발성 교류가 아닌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진정한 사법 한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외에도 2005년 몽골을 시작으로 동남아 국가인 방글라데시, 태국, 필리핀, 라오스, 캄보디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네팔, 동유럽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남미 국가인 파라과이, 온두라스, 페루 등도 직접 한국을 찾아 법관교육제도를 배워 갔다.  이 외에도 지난달 25일 린쥔이(林俊益) 타이완 사법원 형사청장이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등 다른 사법제도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당시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한 린 청장은 “한국은 영미법계 배심제와 대륙법계 참심제를 모두 참고해 한국의 사법환경에 맞는 독특한 제도인 국민참여재판을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법부는 지한파(知韓派) 양성을 위한 국제교류에 있어서도 점차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대법원은 러시아, 일본, 중국, 프랑스, 덴마크, 호주, 폴란드, 인도네시아, 터키 등과 매년 1~2회 대법원장 해외 순방 및 외국 대법원장 방한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사법연수원 국제사법협력센터를 설립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수를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기존에 국제사법교류의 주축이었던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외국법관 연수에 상대적으로 교류가 없었던 페루를 비롯해 네팔,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6개국 80명의 법조인을 초청했다.  이러한 사법 한류 열풍은 군사정권을 경험하고 사법부 독립이 침해된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사법제도의 효율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발도상국은 자신들과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한 우리나라가 사건 처리 효율성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사법제도를 지금의 수준으로 발전시킨 데 대해 놀라워한다”면서 “제도 전파와 함께 과거사에 대한 반성 등 국민의 사법부가 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제적 상황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효율성을 배워 가려고 한다”면서 “특히 개발도상국은 우리나라가 2700여명의 법관으로 운영되면서도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 전자소송까지 도입하고 있는 점 등을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北김정은 고모 김경희, 국외서 심장 치료 받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이자 최근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가 국외에서 장기 심장 치료를 받고 지난달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20일 중국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말을 빌어 “김경희가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하지만 김경희가 러시아에서 치료를 받았는지 아니면 중국에서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경희는 장성택이 처형되는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위독설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특히 젊은 시절 술과 무절제한 생활로 건강을 많이 해쳤으며 2000년대 중반 남편 장성택과의 불화, 2006년 딸 장금송의 자살이 겹치며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경희는 치료를 마치고 2009년 6월 당 경공업부장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심장병은 물론 고지혈증, 당뇨병 등을 앓아왔으며 특히 2011년 12월 친오빠인 김정일의 사망 이후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신체 노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C형 간염·알코올성 간질환 따른 간 이식 급증

    C형 간염·알코올성 간질환 따른 간 이식 급증

    최근 들어 B형 간염에 의한 간 이식은 줄어드는 반면 백신이 없는 C형 간염과 알코올성 간질환에 의한 이식 사례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간 이식수술 4000례를 기록한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지금까지 매 1000례당 간 이식 환자의 원인 변화추이를 분석한 결과, 1000례 달성 시점인 2004년 말에 전체 간 이식 원인의 75.0%를 차지했던 B형 간염은 4000례 달성 시점인 올해에는 60.3%로 떨어진 반면, C형 간염은 2.7%에서 7.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 이식 1000례를 달성한 2004년 11월까지의 유형별 이식비중은 B형 75.0%, C형 2.7%, 알코올성 2.6%였으나 2000례 달성 시점인 2008년에는 각각 74.0%, 5.3%, 4.7%로 바뀌었으며, 4000례를 시행한 2013년에는 각각 60.3%, 7.4%, 15.1%로 변해 전체적으로 B형이 준 반면 C형과 알코올성에 의한 간 이식은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4000례의 간 이식 중 생체 간 이식이 가장 많은 3385건(85%)을 차지했으며, 뇌사자 간 이식은 615건(15%)으로 분석됐다. 생체 간 이식 3385건 중 376건은 2대1 간 이식이었고, ABO 혈액형 부적합 간 이식도 230건이나 돼 세계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이후 해마다 300건 이상의 간 이식수술을 시행한 것으로, 건당 10시간을 넘는 간 이식수술을 해마다 300건 이상 시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세계적으로도 10곳이 되지 않는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이식수술 생존율은 수술 후 1년 96%, 3년 93%, 5년 91%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의 이식 생존율(85%, 70%, 63%)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이승규 간이식팀 교수는 “연간 300건 이상 수술을 시행하려면 수술실과 수술 인력 등 단순한 물리적 규모를 넘어 응급 및 중증 환자에 대한 대응과 표준적이고 체계적인 수술법, 수술 후 집중적인 환자관리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루어져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간 이식 환자의 절반 이상이 간암을 동반한 것으로 나타나 간 이식이 간암과 간경변 등 다른 질환을 동시에 해결하는 유력한 치료법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팀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연간 이식환자의 30% 정도였던 간암 동반환자의 이식수술 비중이 2012년에는 53%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 역대 정권 저출산 대책… 예산과 출산율 증가 효과는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 역대 정권 저출산 대책… 예산과 출산율 증가 효과는

    예비군훈련장에서 정관수술을 무료로 해 주던 시절이 있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 시행된 이 정책은 박정희 정권이 주력했던 산아제한을 좀 더 강력하게 시행하기 위한 ‘49개 시책’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1984년 합계출산율이 1.76이었고 1986년 1.58까지 떨어진 것을 생각한다면 1980년대에 필요했던 건 ‘무상 정관수술’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금 산아제한 정책을 폐기하면 기껏 낮춘 출산율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1996년까지도 산아제한 정책을 이어갔다. 합계출산율은 여자 1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는 것으로, 국가별 출산력 수준을 비교하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정책전환을 위한 적절한 시점을 놓친 대가는 컸다.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이 사회에 쏟아지면서 여성취업률이 급증하고 여권 신장과 보육 부담이 맞물려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까지 낮아졌다. 학자들은 산아제한정책이 처음 나온 1962년부터 1996년까지를 ‘출산억제 정책기’로 부른다. 1997~2004년은 ‘인구자질향상 정착기’로 일종의 과도기였다. 인구증가 억제 과정에서 급증한 여아 낙태로 인한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고, 출산에 대한 자기결정권과 건강증진에 주력했다. 2000년대 들어 출산율 문제가 심각해지고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국민연금 고갈 논란까지 겹치면서 저출산문제가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2005년은 산아제한에서 출산율 높이기로 인구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이룬 해라고 할 수 있다. 2005년 5월 청와대 주도로 만든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9월 법 시행과 함께 대통령 소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했고 보건복지부에 저출산고령사회본부가 발족했다. 노무현 정부는 2004년부터 대통령 자문기구로 ‘고령화 및 미래위원회’를 만들고 총리실에 저출산 대책반(TF)을 구성하는 등 저출산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진통과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주재로 저출산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할 당시 주요 장관들조차 돈만 많이 들고 출산율은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출산율 수치에 연연하지 말자. 결혼을 안 하고 애를 안 낳는 건 인간 기본권 문제인데 그 원인을 치료해 줘야지 결과만 보면 안 된다’고 못 박으면서 저출산 대책이 빛을 볼 수 있었다. 정부와 집권당이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느냐에 따라 저출산 대책은 부침을 거듭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대통령 소속에서 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격하됐다. 위원회라고 하면 대부분 터부시하는 당시 분위기에 휩쓸린 때문이었다. 다행히 2011년 11월 재차 법이 개정되면서 위원회는 2012년 5월 다시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됐다. 하지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운영지원단에 따르면 지난 1월 이후 대통령이 참석하는 회의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고령사회기본법 제정 이후 저출산 대책은 범정부 차원에서 주력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는 2006년 범정부 종합대책인 ‘2006~2010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이른바 ‘새로마지 플랜’을 발표했다. ‘새로마지’는 ‘새로움’과 ‘마지막’의 합성어로,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부터 노후의 마지막 생애까지 희망차고 행복하게’라는 인구복지정책 목표를 표현한 것이다. 5년간 42조원을 투입하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이 가운데 20조원 가까운 재정을 저출산 문제에 배정했다. 2010년 나온 제2차 기본계획에서는 전체 투자규모가 76조원이었고 이 가운데 저출산 대책 관련 투자는 40조원으로 늘렸다. 일·가정 양립 일상화, 결혼·출산·양육 부담 경감, 아동청소년의 건전한 성장환경 조성을 3대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올해 예산만 해도 과제별로 7000억원, 13조원, 6000억원에 이른다. 저출산 관련 예산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 정부는 공약가계부를 발표하면서 저출산 대책 관련 재정 규모를 2017년까지 20조원 가까이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무상보육과 유아교육 확대에 약 12조원, 행복한 임신과 출산 장려에 약 4조 4000억원,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약 3조 5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 대비 25% 안팎에 불과한 저출산 관련 재정규모를 비롯해 정책목표에 제대로 부합하지 않는 예산 항목 등 다양한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러 VS 벨기에 ‘불똥’ 어디로

    내년 6월 23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두 번째 경기로 상파울루에서 맞붙는 벨기에(FIFA 랭킹 11위)와 러시아(22위) 경기 결과는 홍명보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날 벨기에는 18일 열린 첫 경기 알제리전 결과를, 러시아는 한국전 결과를 안고 맞대결에 임한다. 벨기에-러시아 경기 결과는 3시간 뒤 알제리전에 나서는 대표팀의 자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두 대표팀의 역대 전적에 눈길이 가게 된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부터 지금까지 벨기에와 여덟 차례 A매치를 치러 4승1무3패로 약간 앞섰다. 하지만 월드컵 무대에서는 2승2패로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소련은 벨기에를 4-1로 꺾은 데 이어, 1982년 스페인월드컵 2라운드에선 1-0으로 눌렀다. 하지만 벨기에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아픔을 되갚고 4강에 올라 대회 최고 성적을 남겼다. 이어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러시아를 3-2로 격파했다. 다시 말해 조직적인 축구로 전성기를 달리던 소련에는 쩔쩔매던 벨기에였지만 2000년대 들어 상황이 달라진 것. 하지만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러시아 대표팀이 소련 시절의 조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한 승부가 점쳐진다. 그런데 벨기에 대표팀에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대표팀 주장이면서 맨체스터 시티 소속으로 두 달 동안 부상 때문에 결장했던 뱅상 콤파니가 지난 14일 아스널전을 통해 복귀해 좋은 모습을 선보인 것. 그가 전반 20분 중원에서 상대 패스를 끊어 내 단숨에 페널티 지역까지 공을 몰고 와 문전에 쇄도하는 네그레도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밀어준 장면은 압권이었다. 네그레도의 슛이 빗나가긴 했지만 대표팀 선수들이 꼼꼼히 점검해야 할 대목이다. 이날 콤파니는 ‘통곡의 벽’으로 불릴 만한 수비력도 뽐냈다. 아울러 벨기에 공격의 핵인 에당 아자르(첼시)도 크리스털팰리스전 전반 35분 라미레스의 추가 골을 도와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러시아 대표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기는 매우 어렵다. 주전 대다수가 뛰고 있는 러시아 프리미어리그가 지난 9일부터 혹한기 휴식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내년 3월 8일부터 리그가 재개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국내 가계부채 1000조원 눈앞… 괜찮을까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국내 가계부채 1000조원 눈앞… 괜찮을까

    가계(家計)는 기업과 함께 거시경제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구성원의 하나다. 따라서 재무적으로 건전한 가계는 그 나라의 금융 안정을 뒷받침한다. 재무적으로 건전한 가계는 경제활동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을 연체 없이 정상적으로 갚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가계에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다. 이런 가계는 소득 증가에 맞춰 소비를 늘릴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경제 성장의 중요한 축인 민간소비를 떠받쳐 경제 성장을 견인한다. 나아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융 안정 기반을 강화하는 순기능을 담당한다. 이런 까닭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반을 전후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최근까지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가계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는 2002년 말 465조원 수준에서 올 9월 말 현재 992조원으로 늘어나 연내 1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와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조금 높은 편이다. 더욱이 2010년 이후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전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자금대출이 새로운 가계부채 관련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올 6월 말 현재 금융권 전체의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60조원으로 추산된다. 가계부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의 가계가 부실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가계의 재무 건전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부채의 총량에다 부채 보유 가구 분포와 이 가구들의 보유 자산에 대한 정보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부채 규모라는 총량 지표와 부채 분포 및 자산 보유 현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 상황에서 가계의 재무 건전성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우선 가계부채가 고소득·고신용 계층에 집중되어 있다. 대출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실화될 위험이 크지 않은 이유다. 2005~2007년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날 당시 연 소득 3000만원 미만 가계의 가계대출(전체 금융기관 기준) 증가율은 연 평균 2.7%였다. 반면 연 소득 3000만원 이상 가계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13%를 넘었다. 2013년 6월 말 잔액 기준으로 보더라도 부채의 70% 이상이 소득 상위인 4~5분위에 집중되어 있고, 전체 가구의 40% 정도가 금융 부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가계대출 연체율은 최근까지도 1% 미만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가계부채 규모가 증가하는 만큼 실물·금융자산도 함께 늘어났다. 2005년부터 올 6월까지 가계부채가 2배 늘어나는 동안 금융자산은 2004년 말 1246조원에서 올 6월 말 2550조원으로 비슷한 비율로 증가했다. 특히 금융부채가 집중된 고소득 계층일수록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부채와 자산이 소득 분위별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는 것이다. 가계가 대출을 받으면서 각자의 소득 수준과 재무 건전성을 감안해 온 것이다. 다만 향후 경기회복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 완화 축소 영향 등으로 시장금리가 오를 경우 일부 저소득 계층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는 점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시장금리 상승을 가정해 소득분위별 금융부채 및 금융자산 분포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소득 하위 계층인 1~2분위(하위 40%) 부채가구의 이자 부담이 상당히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1~2분위 가구들은 이자수입보다 이자비용이 많은 이자수지 적자 가구다. 시장금리가 오를 경우 채무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져 이자수지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저리 자금 및 신용회복 지원 등 미시적 차원의 정책적인 배려가 당분간 필요해 보인다.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가계의 재무 건전성이 단기간 내에 크게 악화될 가능성은 적지만 재무 건전성을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은 게을리할 수 없다. 저소득자 이외에 다중채무자, 고령층 및 영세 자영업자 등의 부채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올 6월 말 현재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동시에 받고 있는 다중채무자는 320만명을 넘어섰다. 2010년 6월부터 올 6월까지 신용도가 낮은 저신용 다중채무자는 9만명 정도 줄어든 대신 대출액이 많은 중신용·고신용 다중채무자는 37만명 정도 늘어났다. 다중채무자는 일반 대출자보다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채무 부담이 과거에 비해 다소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의 진행으로 고령층의 부채도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나고 고령층이 많은 자영업자의 부채 규모도 450조원 내외에 달하고 있다. 자영업자는 생활자금뿐만 아니라 사업자금도 필요하므로 임금근로자보다 빚이 많다. 또 자영업자 대출은 주택 또는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위주로 구성돼 있어 부동산 가격 하락에 취약하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의 50% 이상을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50세 이상의 고연령층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그간의 주택시장 부진에도 자신의 소득으로 빚을 감당해 왔다. 하지만 주택가격이 더 하락하거나 은퇴 등의 이유로 소득이 감소할 경우 이런 부담을 계속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앞으로 이들 계층의 부채가 금융시스템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채무자 본인이 빚을 조금씩 갚아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동안의 가계부채 증가세로 인해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소비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경제성장 부진과 함께 가계의 소득 기반이 저하된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가계의 재무 건전성 저하를 초래해 다시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고용 확대, 금융 거래비용 축소 등 다각적인 노력으로 가계의 재무 건전성을 높여 나갈 수 있는 사회·경제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이자수지(利子收支)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의 이자수입에서 금융부채의 이자비용을 뺀 금액이다. 수익률 또는 금리가 연 몇 %와 같은 형태로 산출된다는 점에서 직전 1년 단위 기준으로 산출된다. ■소득분위(所得分位) 가구를 소득금액 순으로 하위 가구부터 상위 가구까지 나열한 뒤 5개 그룹(1~5분위) 또는 10개 그룹(1~10분위)으로 등분한 소득계층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5분위 분류의 경우 구간별 가구 수는 전체 가구의 20%에 해당하게 된다. 소득이 가장 낮은 계층이 1분위이고 가장 높은 계층이 5분위이다.
  • 2조원대 가짜 세금계산서 점조직 발행

    2조원대 가짜 세금계산서 점조직 발행

    2조원이 넘는 가짜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주고 수수료를 챙긴 속칭 ‘자료상’이 대거 적발됐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부장 오세인)와 국세청은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전국 자료상에 대한 합동단속 결과 업자 70명을 적발해 58명을 구속 기소하고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가짜 세금계산서 발급을 통해 부가가치세 등을 탈루한 이들에게는 1차적으로 500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부가가치세는 매출액의 10%에서 매입액의 10%를 공제하는 방법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가짜 매입세금계산서를 구해서 매입액을 늘리면 그만큼 부가세를 적게 낼 수 있다. 고철업자가 폐동 10억원어치를 매입해 15억원에 판매한 경우 50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2억원짜리 가짜 매입세금계산서를 구해 오면 3000만원의 부가세만 납부하면 된다. 자료상은 이러한 수요에 편승해 폐동이나 고철, 석유 등 원자재를 사들였다는 가짜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주고 거래가의 2~5%를 수수료로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과 국세청의 분석에 따르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금지금(순도 95.9% 이상의 금괴)을 이용한 범행이 활개를 쳤으나 2007년 금거래와 관련한 매입자부가세 납부제가 시행되면서 최근에는 폐동 등 다른 원자재나 사료, 휴대전화와 관련한 범행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폐동의 경우 2008년 이후 가격이 오르고 있는 데다 소규모 고물상에 의해 수집되는 등 세금계산서가 없는 이른바 무자료거래가 빈번한 점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상들은 세금계산서 발행을 위한 허위거래를 실제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금융거래를 조작하고 속칭 ‘간판업체’ 등 중간업체를 설립해 거래과정을 복잡하게 하는 등 치밀하고 지능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또 유령업체의 바지사장, 현금인출책, 자료조작 등으로 역할을 나눠 점조직으로 운영됐다. 바지사장이 현금을 인출해 도망가는 등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조직폭력배와 결탁해 보복폭행을 하는 등 2차 범행도 서슴지 않았다. 실제로 경기 평택지청과 중부지방국세청이 적발한 대규모 자료상의 경우 바지사장이 조직자금을 인출해 잠적하자 가족 등 주변 인물을 흉기로 위협하고, 또 다른 바지사장이 비슷한 행동을 하자 경찰에 강도상해를 당했다고 허위로 신고해 돈을 돌려받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과 국세청은 앞으로도 정보공유와 업무협조를 통해 조세범죄를 엄정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北 ‘장성택 부인’ 김경희, 사람 못 알아볼 정도로 노망났다”

    “北 ‘장성택 부인’ 김경희, 사람 못 알아볼 정도로 노망났다”

    지난 12일 사형이 집행된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67) 노동당 당비서가 지난 8월부터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심한 치매를 앓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북한방송은 14일 평양 소식통의 말을 빌어 “중앙당(노동당)간부를 통해 들은 소식인데 올해 초부터 시름시름 앓던 김경희가 8월에는 사람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노망(치매)을 하고 있다”면서 “장성택에 대한 본격적인 뒷조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안 올해 4월부터 알게 모르게 한 마음고생이 심장질환과 노망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7·27(정전협정 체결일) 전승절 행사에 참가할 때부터 주변 간부들은 이미 김경희의 병세가 깊어진 것을 직감했다”면서 “이번 장성택 처형은 산송장이나 다름 없는 김경희에게 의논할 필요조차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경희는 남편 장성택이 실각하고 나흘만에 처형된 상황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현재 건강상태와 향후 거취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정보위 간사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국가정보원의 장성택 실각 보고 직후 “김경희가 남편인 장성택과 부부 사이가 좋지 않기는 했지만 김정은에게 ‘실각까지 시켜서야 되겠느냐’고 조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 국정원 보고였다”고 말했다. 김경희는 젊은 시절 술과 무절제한 생활로 건강을 많이 해쳤으며 2000년대 중반 남편 장성택과의 불화, 딸 장금송의 자살(2006년)이 겹치며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후 장성택과는 사실상 별거 상태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경희는 치료를 마치고 2009년 6월 당 경공업부장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허리와 고지혈증, 당뇨병 등을 앓아왔으며, 특히 2011년 12월 친오빠인 김정일의 사망 이후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신체 노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김경희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북한 권력 내 영향력이 감소된 것도 장성택의 숙청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목어에서 은어까지 굴곡진 인생… 탱탱한 알 무기로 국민생선 도전!”

    [주말 인사이드] “목어에서 은어까지 굴곡진 인생… 탱탱한 알 무기로 국민생선 도전!”

    오도독… 오도독…. 입안 가득 알을 터뜨리며 담백한 맛에 반해 겨울철이면 사람들은 나를 즐겨 찾습니다. 비록 깊은 속살을 간직하지 못했고 폼 나는 일류 횟감도 아니지만 나는 한겨울 서민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는 국민 생선입니다. 그런 나를 사람들은 주로 굽거나 조림 등으로 끓여서 먹지요. 특히 배에 가득 차 빨갛게 익어 나오는 알을 먹는 맛이 일품이라며 나를 먹을 때면 다들 엄지손가락을 치켜듭니다. 영양가도 풍부합니다. 소화 흡수가 잘되고, 불포화지방이 포함돼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 발달과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니 어디 하나 버릴 것 없는 게 우리들입니다. 기름기 많은 흰 살 덕에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지만 수컷의 정소에는 세포를 재생시켜 주는 핵산이 많아 건강에도 좋다고 합니다. 이런 입소문을 타고 알이 있는 암컷만 찾던 사람들이 요즘에는 수컷도 많이 찾는다니 수컷들의 인기도 상종가 칠 날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습니다. 세월 따라 사람들 입맛도 변하는지 요즘에는 횟감으로도 제법 잘 나갑니다. 주문진 등 강원 동해안 항·포구 횟집 수족관에서는 내가 다른 고기들과 어울려 헤엄치는 모습도 가끔 보입니다. 최근 들어 횟감을 찾는 사람이 늘어서랍니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진풍경입니다. 제가 지체 높은 다른 물고기들과 함께 수족관에 들어가 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요. 수년 전까지만 해도 밋밋한 맛 때문에 횟감으로 맛이 떨어진다고 외면받았지만 몇 년 사이 비늘이 없는 나를 뼈째 썰어 내는 일명 ‘세꼬시’로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생긴 새로운 풍경이랍니다. 이래저래 국민 생선으로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게 생겼습니다. 한겨울이 시작된 요즘에는 항·포구 포장마차나 구이집마다 나를 굽는 구수한 냄새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습니다. 그런 나는 한겨울 동해안의 명물로 자리 잡은 ‘도루묵’입니다. 나의 이름에 얽혀 전해져 오는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당초 나의 이름은 목어(木魚)였는데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피란길에 올랐던 선조 임금이 신하들이 구해 온 목어를 먹고 ‘맛이 좋다’며 은어(銀魚)라 부르라고 했답니다. 그 뒤 도성으로 돌아온 임금이 이번에는 맛이 없다며 ‘도로 목어라 부르라’고 해 ‘도로목 - 도루묵’이 됐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정조 때 편찬한 고금석림(古今釋林)에는 고려시대 왕이 이 같은 말을 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아무튼 기록에도 나오고, 수라상에서 이름이 정해진 생선은 내가 유일할 것입니다. 우리 도루묵들은 11월 초부터 12월 말까지가 제철입니다. 동해안 수심 200~400m의 모래가 섞인 개펄에서 살다가 11~12월 산란을 위해 육지가 가까운 연안으로 몰려갑니다. 연안의 수초에 알을 낳기 위해서입니다. 배들도 이때 집중적으로 그물을 이용해 우리를 잡습니다. 육지에서 20~30m 떨어진 수심 10~20m의 바다에는 배 속에 여문 알을 품은 도루묵들이 주로 살고 있습니다. 이보다 조금 먼 육지에서 1㎞ 안팎 떨어진 수심 70~100m의 바다에는 아직 알이 영글지 않은 도루묵들이 주로 서식합니다. 가까운 바다에는 1~1.5t급 작은 배들이 나가고 조금 먼 바다에는 2~3t짜리 배들이 나가 우리를 잡습니다. 어민들은 주로 낮 시간에 그물을 쳐 놓았다가 새벽 3~6시쯤 그물을 걷고 있습니다. 이후 새벽 시간에 항·포구에 도착한 배들은 그물에서 우리를 떼어 낸 뒤 곧바로 위판장에 올려 경매에 부칩니다. 그때마다 우리 도루묵들은 살아서 입을 쩍쩍 벌리고 지느러미를 펄럭거리며 살려 달라고 애원하지만 우리를 산 중간상인들은 큰 삽으로 우리들을 ‘쓱쓱’ 쓸어 담아 자신들의 가게로 향합니다. 이런 와중에 몇몇 어민은 우리를 장화 신은 발길질로 툭툭 차며 알이 나오게 한 뒤 흘러내린 알을 줍기도 합니다. 구워 먹고 삶아 먹기 위한 것이지만 날것으로 주워 먹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부 어민들은 날것으로 알을 먹으면 비릿하면서 톡톡 터지는 맛이 색다르다며 이를 즐깁니다. 6·25전쟁 때 피란민들이 바닷가에 머물며 도루묵 알을 주워 연명했다는 얘기도 전해지니 예부터 우리 도루묵 알은 이래저래 인기였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를 잡기 위한 새로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민이 아닌 관광객을 포함한 일반인들이 항·포구마다 통발을 이용해 우리 도루묵을 잡으려고 북새통을 이룹니다. 우리 도루묵들이 알을 낳기 위해 육지 가까이 간다는 것을 안 사람들이 한 사람당 작게는 2∼3개에서 많게는 10여개씩의 통발을 바다에 던져 놓고 우리를 잡습니다. 우리들이 통발을 수초로 잘못 알고 안으로 들어가는 걸 이용해 잡으려는 것이지요. 참 어리석게도 우리들은 통발 1개에 보통 수십 마리씩 잡히고 있으니 사람들이 점점 재미를 붙이는 것 같습니다. 이런 풍경도 이달 말쯤이면 끝날 예정입니다. 해를 넘겨 1월이 되면 우리 도루묵 알들이 여물고 고무처럼 탱탱해져 상품으로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때쯤 되면 어민들은 우리를 잡는 대신 대게나 양미리잡이로 돌아섭니다. 우리 도루묵들은 하루빨리 그날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나는 수십 년 사이 천덕꾸러기 생선도 됐다가 귀한 대접을 받는 등 부침이 심했습니다. 1970~1980년대에는 너무 많이 잡혀 어민들이 리어카에 나를 가득 담아 골목길을 누비며 삽으로 퍼서 팔 만큼 값싼 생선으로 천대받았습니다. 당시에는 ‘말짱 도루묵’이란 말이 생겨날 만큼 어민들 사이에서는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며 환영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 생선이었습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동해안 바닷속 서식 환경이 나빠지면서 어획량도 급격히 줄었지요. 바닷속 물이 수온 상승과 백화현상을 겪으며 수초들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냉수성 어종인 우리 도루묵들에게는 참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더구나 사람들이 치어까지 싹쓸이하면서 어획량은 더 줄었습니다. 1970, 1980년대에는 한 해 2만 5000t씩 잡혔지만 어려운 시절이던 2007~2009년에는 한 해 2720~3800t 생산에 그쳤습니다. 한때 동해안 어민들 사이에서는 우리 도루묵이 ‘사라지는 물고기’ 명태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7~8년 전부터 바닷속 수초에 알을 낳는 우리들의 습성을 이해한 사람들이 플라스틱 인공 어초를 심고 인공 수정된 치어를 방류하기 시작하면서 2, 3년 전부터 다시 개체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치어방류사업은 사람들이 우리 도루묵 알을 수거해 수조에서 부화시킨 뒤 바다에 방류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지난해부터 다시 많은 도루묵이 잡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이 잡혀도 문제인 것이 우리들 몸값이 떨어지고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지난해에는 ㎏당 6851원(20마리 1만~1만 5000원) 하던 우리들 몸값이 올해에는 더 떨어져 ㎏당 4618원(20마리 5000~1만원)까지 합니다. 어민들은 우리를 잡으면서 ‘출어 경비도 못 건진다’며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생산이 넘쳐나면서 요즘에는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내 우리 도루묵을 어묵과 구이, 동그랑땡 등 가공식품으로 개발하려 하고 있습니다. 천대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 도루묵은 국민 생선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어 왔고, 앞으로도 영양이 풍부하고 맛 좋은 생선으로 자리 잡아 갈 것입니다. 모쪼록 우리 도루묵이 많이 생산되고 많이 소비되면서 어민들에게 환영받는 생선으로 자리 잡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글 사진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국내 기업 회계투명성 아직 미흡”

    국내 회계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의 회계투명성이 미흡하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2주간 회계업무를 수행·관리하는 상장사 경영진과 공인회계사, 회계학계 교수 등 5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들은 회계투명성 수준에 대해 7점 만점에 평균 4.04점을 줬다고 10일 밝혔다. 상장사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186명은 5.11점을 줘 투명성이 약간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교수 72명은 3.76점, 공인회계사 251명은 3.25점을 주면서 보통 이하로 평가해 인식의 차이를 보였다. 회계투명성이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향상됐는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4.80점)하는 편이었다. 또 상장사에 대한 외부감사 기능 적정성에 대해서는 4.42점으로 다소 양호한 것으로 평가했다. 기업이 재무제표를 외부감사인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작성하는지에 대해서는 상장사 경영진은 4.83점을 주면서 의존도가 낮다고 봤다. 하지만 학계는 3.53점, 공인회계사는 3.00점을 주면서 미흡하다고 답변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 유인 취업대책 세워라

    지난해 우리나라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미치지 못했으며, 그 이유로는 노동시장 간 진입장벽에 따른 고학력화와 취업 의욕을 잃은 이른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 증가 등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비슷한 생산성에도 임금격차가 있는 이중 노동시장 구조 개선 및 관광, 의료, 교육 등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 산업 발굴 등에 힘써야 한다. 어제 한국은행에서 펴낸 ‘청년층 고용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청년층 고용률은 2000년대 중반 이후 하락을 계속한 결과, 지난해 40.4%로 OECD 34개국 가운데 29위였다. 미국은 55.7%, 일본은 53.7%였다. OECD 평균은 50.9%였다. 청년층 고용률 하락은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2005∼2012년 대학 등 ‘정규 교육기관 통학’을 이유로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한 청년층은 45만명이 늘었다.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는 ‘니트’족도 15만명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고학력화와 니트족 증가 이유로 노동생산성은 높은 반면 고용창출 효과가 낮은 수출·제조업 비중 확대, 근무조건과 임금이 양호한 1차 노동시장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2차 시장의 분리, 임시직 위주의 고용보호 완화 등을 꼽았다. 청년이 경제활동에 가담하지 않으면 국가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정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으로 구분되는 이중적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우리의 노동시장은 교육 및 훈련수준으로 대표되는 노동생산성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임금격차가 나는 게 현실이다. 1, 2차 노동시장 간 이동도 여의치 않은 구조이다. 이러다 보니 청년들이 1차 노동시장 진입이라는 미래 고용의 질을 노리고 교육에 투자하거나 자발적인 미취업 상태에 머무르고, 이는 가계부담 및 중소기업의 인력부족이라는 사회적 기회비용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현재 종사자 수 300인 미만인 중소규모 기업체는 26만 3000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업들도 고학력 현상 완화를 위해 학력중심이 아닌 능력위주의 채용시스템을 늘려 사회적 기회비용 최소화에 동참하기 바란다.
  • 2007년 박봉주 축출과 닮은꼴

    국가정보원이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배경으로 권력층 간 이권 다툼, 비리 적발 등을 꼽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양태를 보였던 ‘박봉주 축출사건’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2003~2007년 북한의 내각 총리였던 박봉주는 2000년대 초·중반 시장경제 요소를 일부 도입한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주도하다 노동당 강경파의 반발에 부딪혀 2007년 4월 실각했다. 이후 평남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 등을 지내다 6년 만인 올해 내각 총리로 복귀했다. 실각 당시 그의 죄명은 ‘자금전용’, 즉 비리 혐의였다. 한기범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2009년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박봉주는 2004년 일종의 태스크포스인 ‘내각 상무조’를 가동해 기업경영 자율화, 당의 사회적 노력동원 금지 등 파격적인 경제개혁안을 밀어붙였다. 내각이 당의 이권과도 연계된 사회적 노력동원까지 금지하려고 하자 당 간부들은 원로들과 선전매체를 총동원해 박봉주의 경제개혁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2006년 1월부터 내각 간부들의 비리를 대대적으로 내사했고, 같은 해 8월부터는 박봉주에게 칼날을 겨눴다. 이처럼 박봉주의 축출 과정에는 노선 갈등, 이권 및 세력 다툼, 비리 등이 모두 망라돼 있었다. 공교롭게도 현재 장성택 실각설의 배경으로 거론되는 요인들이다. 개혁·개방을 추진한 장성택이 박봉주와 유사한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장성택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이유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장성택이 군 강경파와 격론을 벌였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권다툼이 있었다면 평소 장성택의 경제개혁 노선을 반대해 온 당과 군의 일부 세력들이 직접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의 개인 비리 역시 박봉주 사례처럼 검열권을 가진 당내 반대세력들이 장성택을 쓰러뜨리고자 집중 내사하는 과정에서 적발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초점]장성택 체포·숙청에 눈물 흘린 박봉주는 누구?

    [초점]장성택 체포·숙청에 눈물 흘린 박봉주는 누구?

    北 장성택 체포 영상 공개 박봉주 총리 장성택 체포에 눈물 반당·반혁명 종파주의로 실각한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뒤 체포돼 현장에서 끌려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의에서 장성택을 비판하면서 눈물을 흘린 박봉주 총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조선중앙TV는 9일 오후 3시 18분께 뉴스 시간에 당 정치국 확대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앉아 있던 장성택 부위원장이 군복을 입은 인민보안원 두 명에게 체포돼 끌려나가는 사진을 화면으로 방영했다. 북한이 고위 인사를 숙청하면서 현장에서 체포하는 장면을 공개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특히 1970년 이후에는 이러한 장면이 공개된 적이 없다.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장 부위원장에 대한 죄행을 밝히고 나서 결정서를 채택하면서 곧바로 체포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회의에서 김기남 당 비서, 박봉주 내각 총리, 리만건 평안북도 당책임비서,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 장 부위원장에 대해 비판토론을 하는 사진이 중앙TV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이번에 해임된 장 부위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박봉주 총리는 토론 석상에서 눈물을 흘리며 비판하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2003~2007년 북한의 내각 총리였던 박봉주는 2000년대 초·중반 시장경제 요소를 일부 도입한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주도하다 노동당 강경파의 반발에 부딪혀 2007년 4월 실각했다. 이후 평남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 등을 지내다 6년 만인 올해 내각 총리로 복귀했다. 실각 당시 그의 죄명은 ‘자금전용’, 즉 비리 혐의였다. 한기범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2009년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박봉주는 2004년 일종의 태스크포스인 ‘내각 상무조’를 가동해 기업경영 자율화, 당의 사회적 노력동원 금지 등 파격적인 경제개혁안을 밀어붙였다. 내각이 당의 이권과도 연계된 사회적 노력동원까지 금지하려고 하자 당 간부들은 원로들과 선전매체를 총동원해 박봉주의 경제개혁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2006년 1월부터 내각 간부들의 비리를 대대적으로 내사했고, 같은 해 8월부터는 박봉주에게 칼날을 겨눴다. 이처럼 박봉주의 축출 과정에는 노선 갈등, 이권 및 세력 다툼, 비리 등이 모두 망라돼 있었다. 공교롭게도 현재 장성택 실각설의 배경으로 거론되는 요인들이다. 개혁·개방을 추진한 장성택이 박봉주와 유사한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 우물을 파지만 외부 교류 꺼리며 ‘방콕’하는 일그러진 일

    한 우물을 파지만 외부 교류 꺼리며 ‘방콕’하는 일그러진 일

    호리병 속의 일본/국중호 지음/한울/272쪽/2만원 일본에서 20여년 거주한 한국인 교수의 눈에 비친 일본 사회의 현실과 단상들을 담았다. 현재 요코하마시립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이방인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일본 사회 곳곳을 들여다보며 냉철한 비판과 조언을 쏟아 놓는다. 책의 제목은 일본 사상가 마루야마 마사오(1914~1996)에게서 따왔다. 마루야마는 개방적인 공론의 광장을 형성하려 하기보다 폐쇄적인 좁은 공간에 들어앉으려는 일본사회의 특성을 ‘문어잡이 호리병’에 비유했다. 저자는 이를 인용하며 “주어진 자리에서 한 우물을 파는 태도가 중시되다 보니 장인정신은 강해졌지만 한편으로 외부와의 교류를 꺼리고 방에 콕 틀어박히는 ‘방콕 현상’은 호리병 속 일본의 일그러진 일면”이라고 분석한다.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은 이같은 습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지도층은 미증유의 대재해 앞에서 다른 나라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기보다 내부에서만 대처하려 했고, 시민들은 분노의 감정을 속으로 삭이는 데 그쳤다. 저자는 “글로벌화가 거세짐에도 일본 사회의 내부지향 성향이 오히려 심해지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을 어떻게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도록 할 것인가가 일본이 안고 있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거품이 붕괴된 1990년대와 2000년대를 ‘잃어버린 20년’이라 부르며 한탄한다. 아베 신조 정권은 올해 초 ‘일본을 되찾는다’는 표어를 내건 ‘아베노믹스’로 국민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지만 언제의 일본을 되찾겠다는 건지 애매하다. 저자는 “바로 이 애매함에 막연한 기대를 걸고 안도감을 느끼며 ‘거대한 무책임’으로 점철돼 온 것이 일본 역사”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 신문에 게재한 칼럼들이 책의 출발이 됐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을 아우르고 있어 깊이는 다소 부족하나 현재 일본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들의 핵심을 짚는 데는 유용하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증시 전망대] 엔저, 자동차株 앞길 가로막나

    [증시 전망대] 엔저, 자동차株 앞길 가로막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 부양책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특히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대표적 수출 업종인 자동차 업계의 경우 엔화 약세에 따른 부담에 관련 종목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6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엔·달러 환율은 102엔대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내년 이후에도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을 시사하면서 엔화 약세가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엔저(低)가 내년에도 이어지겠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엔화 약세의 속도인데 그다지 빠르진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를 제외하고 엔저가 가속화됐던 시점은 1995년 9월부터 1998년 8월, 2000년 1월부터 2002년 1월, 2005년 1월부터 2007년 6월까지로 3차례 있었다”면서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 코스피 수익률은 거의 하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과의 경쟁 때문에 엔저에 취약한 자동차 종목은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자동차주 3인방인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그렇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6일까지 25거래일 동안 현대차는 17일, 기아차는 16일, 현대모비스는 14일에 걸쳐 주가가 떨어졌다. 6일 현대차는 전일 대비 1.08% 하락한 23만원, 현대모비스는 2.36% 떨어진 28만 90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만 0.53% 오른 5만 6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이 그동안 지나칠 정도로 떨어졌기 때문에 엔저만의 이유로 더 이상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등 호재가 있어 엔화 약세와는 별도로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작년 태어난 아기들 기대수명 81.4세

    작년 태어난 아기들 기대수명 81.4세

    지난해 태어난 아기들은 평균적으로 81.4세까지 살 것으로 추산됐다. 여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여섯 번째로 긴 84.6년을 살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남자는 77.9년으로 20위 수준이다. 남자의 기대 수명이 짧은 가장 큰 원인은 암이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생명표’에 따르면 2012년 남녀 출생아의 기대 수명은 81.4세로 2011년에 비해 0.2년(약 70일) 늘었다. 10년 전보다 4.4세, 30년 전보다는 14.7세가 더 길어졌다. 2012년 출생아 중 남자의 기대 수명(77.9년)은 여자(84.6년)보다 6.7세 적었다. 남녀 간 기대 수명 차이는 1980년대 8세 이상이었지만 2000년대에 들어 6.7~6.9세로 좁혀졌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가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자는 53.3%로 2명 중 1명꼴이지만 여자는 75.7%로 4명 중 3명꼴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녀 각각 15.4% 포인트와 14.0%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연령별로 지난해 만 40세(1972년생)였던 사람들의 경우 남자는 39.2년, 여자는 45.5년을 더 살 것으로 추정됐다. 살아온 나이와 합하면 남자는 79.2세, 여자는 85.5세까지 산다는 얘기다. 지난해 만 50세(1962년생)였던 사람은 향후 남자는 30.1년, 여자는 35.9년을 더 살아 각각 80.1세와 85.9세까지 생존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령별 사망 원인은 65세까지 남녀 모두 암이 1위였다. 암에 의한 생명 단축 요인이 없다면 지난해 출생한 남자는 4.7년, 여자는 2.7년을 더 살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뇌혈관 질환은 남녀 각각 1.2년과 1.3년, 심장 질환은 1.3년과 1.4년의 생명 단축 요인이 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생명표는 법에 따라 산업재해보험이나 국가배상금 산정에 이용되며 민간 보험회사에서 보험료를 산출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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