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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다르다…엔비디아 천하에 도전장 내민 라데온 RX 9070 시리즈 [고든 정의 TECH+]

    이번엔 다르다…엔비디아 천하에 도전장 내민 라데온 RX 9070 시리즈 [고든 정의 TECH+]

    지금은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로 더 친숙하지만, 본래 엔비디아의 본업은 게임용 GPU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에 TNT 시리즈로 파란을 일으키고 2000년대에는 지포스 시리즈로 그래픽 카드 시장을 평정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경쟁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AMD에 인수된 ATI의 라데온 그래픽 카드입니다. 인수 후에도 AMD는 라데온 브랜드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데, 한때는 지포스의 강력한 경쟁자로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경쟁이 치열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라데온 그래픽 카드 제품군은 지포스와 성능 격차가 점점 벌어졌습니다. 결국 최근에 와서는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는 사실상 경쟁을 포기하고 콘솔 게임기 시장과 중급 및 보급형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도 ‘게임은 지포스’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상태인데, 이렇게 시장 독점적인 기업이 되다 보니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가격이 자꾸 비싸지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여기에 최근 AI 붐으로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 수요가 크게 늘어났고 서버 GPU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자 풍선효과로 AI 연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성능 게임용 그래픽 카드까지 수요가 늘어 가격이 더 올라간 상태입니다. 최근 엔비디아는 RTX 50 시리즈를 발표했는데, 초기 공급 물량이 얼마 없고 수요는 넘쳐나 웃돈을 주고도 물건을 구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최신 게임을 최고 사양을 즐기기 위해서는 수백만 원이나 되는 고가 그래픽 카드를 사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라데온 그래픽 카드에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1일 국내 IT 제품 가격 비교 사이트인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1월 라데온 그래픽 카드의 판매량은 1년 전의 두 배에 달하는 14.65%를 기록했습니다. 본래 점유율이 10% 이하였는데, 특별한 신제품 출시 없이도 반등에 성공한 것입니다. RTX 50 시리즈의 가격 폭등과 물량 부족이 그 원인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AMD는 RDNA4 아키텍처를 이용한 라데온 RX 9070 시리즈를 공개하며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라데온 RX 9070 XT에 사용한 나비 (Navi) 48 GPU는 엔비디아의 RTX 5070 Ti와 같은 TSMC의 4㎚ 공정을 사용합니다. 다이 사이즈는 356.5㎟인데 RTX 5080/RTX 5070Ti에 사용된 GB203의 378㎟와 비슷하고 트랜지스터 집적도는 539억 개에 달합니다. 64개의 컴퓨트 유닛(CU)를 사용한 라데온 RX 9070 XT의 경쟁 상대는 RTX 5070Ti입니다. 4K 해상도 기준 게임 성능은 AMD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2% 정도 뒤지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출시 전부터 반응이 좋은 이유는 가격이 599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공식 가격이 749달러인 RTX 5070 Ti와 비교하면 가격대 성능비가 23%나 높다는 게 AMD의 주장입니다. 더구나 현재 품귀 현상으로 인해 엔비디아 그래픽카드가 공식 가격보다 많이 높아진 상태임을 생각하면 소비자들이 대거 라데온으로 이동할 수 있는 수준의 파격적인 가격 책정입니다. AMD는 RDNA4 아키텍처를 도입하면서 라데온 RX 9070에서 기존의 약점도 상당 부분 극복했습니다. 컴퓨트 유닛의 연산 능력은 전 세대보다 40% 빨라졌고 3세대 레이트레이싱 가속기는 두 빼 빠른 성능을 제공합니다. 엔비디아의 DLSS처럼 AI를 이용해 게임 성능을 높이는 FSR(FidelityFX Super Resolution) 역시 FSR4 버전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이미지 품질 향상에 하드웨어 가속이 가능해지고 프레임 역시 대폭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적용하면 스페이스 마린 II 같은 일부 게임에서는 최대 3.4배의 성능 향상을 보여줍니다. DLSS4가 최대 4배 정도 게임 성능을 높이는 것과 견줄만한 결과입니다. 물론 여전히 전체 성능에서는 엔비디아가 유리한 게 사실입니다. 다이 사이즈가 거의 비슷한데, RTX 5080보다 한 단계 낮은 성능이라는 점이나 DLSS4보다 한 단계 낮은 AI 이미지 처리 성능, 그리고 아직 FSR이 DLSS처럼 많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 등 여러 가지 약점이 눈에 띄는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출시에 앞서 공개된 슬라이드를 보면 게임 성능은 RTX 5070Ti와 비슷해도 AI 연산 능력은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비정상적인 수준의 그래픽 카드 가격 고공행진을 본 소비자들에게 라데온 RX 9070XT/9070의 파격적인 가격은 이 모든 약점을 다 상쇄하고도 남는 장점입니다. 만약 라데온 RX 9070XT/9070이 압도적인 가성비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엔비디아 역시 긴장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가격 경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어느 시장이든 독점은 해롭습니다. AMD의 라데온이 가성비 제품을 통해 시장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해크먼 심장박동기, 9일 전 멈췄다”…유산 1000억원 이상

    “해크먼 심장박동기, 9일 전 멈췄다”…유산 1000억원 이상

    부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된 할리우드 명배우 진 해크먼(95)이 사후 9일간 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수사당국이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 카운티 수사당국은 “검시관의 초기 조사 결과, 해크먼의 심장박동 조정기가 지난 17일 작동을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이는 해크먼이 17일 사망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사실이라면 그의 시신은 26일까지 9일간 방치된 셈이다. 앞서 해크먼은 지난 26일 샌타페이 자택에서 부인 벳시 아라카와(65)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부인 아라카와의 시신은 욕실 바닥에서 발견됐고, 욕실 옆 부엌 조리대 위에는 처방 약병과 약들이 흩어져 있었다. 수사당국은 애초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의심했으나, 시신의 독성 검사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당국은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으나, 집에 강제로 침입했거나 물건을 뒤진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시신에는 외상 흔적이 없었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최종 부검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수사관들은 해크먼 부부의 휴대전화와 수첩 등을 뒤지고, 가족과 이웃, 주택 단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탐문해 이들을 마지막으로 보거나 대화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담당 보안관은 해크먼 부부가 “매우 사적인 가족”이어서, 그동안 이들 주변에 있었던 일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크먼 자택 관리 업무를 하는 인부는 이들 부부와 약 2주 전 마지막으로 접촉했다고 진술했다. 그의 자택에는 감시 카메라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1960년대~2000년대 초까지 40여년간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한 해크먼은 액션, 스릴러, 역사물, 코미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8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특히 ‘슈퍼맨’ 시리즈를 비롯해 ‘미시시피 버닝’, 컨버세이션‘, ’퀵 앤 데드‘, ’크림슨 타이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로열 테넌바움‘ 등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프렌치 커넥션‘(1971)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용서받지 못한 자‘(1992)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폭스뉴스는 유명 배우들의 출연작 흥행 수입 등을 통해 보유 재산을 추산하는 웹사이트 ‘셀러브리티 넷 워스’(Celebrity Net Worth) 데이터를 인용해 해크먼이 40여년간 배우로 활동하며 벌어들인 재산이 8000만 달러(약 11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해크먼은 토지와 주택 등 다수의 부동산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처와의 사이에서 3명의 자녀를 뒀다. 할리우드에서는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를 연출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진보다 더 훌륭한 배우는 없었다. 강렬하고 본능적이었으며 결코 거짓된 연기가 없었다. 그는 또한 내가 매우 그리워하는 소중한 친구였다”라고 말했다.
  • [열린세상] ‘87년 체제’ 한계와 관료주의

    [열린세상] ‘87년 체제’ 한계와 관료주의

    대통령 탄핵소추 심판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세간의 관심은 탄핵 인용 여부에 집중돼 있지만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우리 체제는 각기 다른 방식의 혼란에 빠질 것이며 ‘87년 체제, 즉 제6공화국은 끝났다’는 논의가 다시금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독재와 군정 시절에는 ‘산업화’라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87년 체제 이후 ‘민주화가 곧 선진화’라는 착각 속에서 정작 ‘경제 민주화와 선진화’는 요원한 상태에 머물러 왔다. 오히려 이전 체제의 부조리가 어설프게 뒤섞이며 ‘불완전한 선진화’라는 모순적 상황을 초래했다. 아울러 ‘초저출생’과 ‘지방 소멸’이라는 파국적 사태를 우려해야 할 시점이다. 이전 체제의 부조리가 어설프게 뒤섞인 대표적 사례가 ‘관료주의’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를 출범시키며 주장한 내용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우리의 체제는 입법, 사법, 행정 삼권 분립이지만 여기에 더해 선출되지 않았으며 위헌적인 ‘숨어 있는 제4의 권력’, 즉 ‘관료주의’를 갖고 있다.” 요지는 미국조차 선출되지 않은 관료주의가 권력화해 국가를 좀먹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언은 우리나라 현실에 그대로 적용해도 무리가 없는 직설적인 날카로운 지적이다. 만약 우리의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내역’을 DoGE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분석할 기회가 있다면 ‘대한민국 관료주의도 기괴하다’는 회신이 돌아올 것이 뻔하다. 실제로 다양한 사례가 공개 내역에서 심심찮게 발견된다. 부동산 개발업에 몰두하는 종북·진보 세력의 모순부터 각종 제도를 악용한 수십억 원대 부동산 상속 및 증여세 탈루 같은 부정한 축재 사례도 존재한다. 하지만 크게 문제시된 전례는 드물다. ‘공개돼도 처벌받지 않음’을 반복 학습하며 특정 부처 중심의 민관 이권 카르텔로 확장됐다. 특히 2000년대 중후반 이후 대통령실 파견 관료가 주도하는 심야 회합은 87년 체제 이후 수십 년간 비공식적으로 진행됐다. 이는 가히 밤의 대통령실이라 할 만하다. 대통령실의 업무 내용이 다음날 아침 매체에 바로 보도돼 대통령실이 큰 혼란에 빠지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이 회합이 주요 경로였기 때문이다. 이런 회합에서 ‘규제 장악이 새로운 시대의 권력’이라는 시각이 고착화되며 관료주의를 형성하는 데 한몫했을 가능성이 크다. 후진적 규제 체계가 우리의 관료주의 기저에 깔려 있다. 이제는 많이 나아졌지만 ‘액티브X’로 상징되던 갈라파고스적 정보기술(IT) 규제가 대표적이었다. 또한 고도 자율주행 연구 중 취득되는 이미지 및 동영상 데이터를 하나하나 익명화 처리해야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은 연구 단계에서부터 진행을 막는 신종 규제로, 과학기술과 산업 선진화를 가로막는 후진적 체계의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후진적 규제 체계로 인해 87년 체제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민주화에도 이전 체제의 산업화 성과를 창의적으로 승계하지 못했다. 그 결과 경제 민주화가 아닌 경제 양극화가 심화됐다. 이는 단순한 비효율성을 넘어 국가 경제 경쟁력을 갉아먹는 구조적 문제인 공공의 부패로 자리잡았다. 과학기술 성과가 국가 선진화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규제 선진화가 우선돼야 한다. 단편적인 규제 샌드박스 같은 이벤트로는 근원적인 연구개발이나 첨단 산업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다음 대선은 공허한 ‘정권 교체’와 ‘개헌’이 아니라 ‘후진적 규제 체계의 선진화를 위한 관료주의 타파’가 핵심 의제로 선결돼야 한다. 관료주의 타파로 시작하는 규제 체계의 선진화야말로 유능한 정치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며, 87년 체제라는 시대의 어둠을 넘어 제7공화국으로 시대를 교체하게 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 숫자로 보는 2025년 청년들[전경하의 집중]

    숫자로 보는 2025년 청년들[전경하의 집중]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2030 청년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탄핵 찬성 집회에는 젊은 여성이, 반대 집회에는 젊은 남성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화성 남자 금성 여자’만큼 완전히 다른 걸까. 이들은 부모 세대인 4050 세대와도 다르다. 어떻게 왜 얼마나 다른지를 통계청 발표, 여론조사, 사건 등으로 확인해 봤다. 20대男 ‘국힘 ’ 지지… 탄핵은 찬성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은 매월 말 월간 통합자료를 발표한다. 매주가 아니라 한달치 조사를 통합하기에 샘플 수가 많아진다. 따라서 성·연령 교차 분석도 가능하다. 20대 남성과 여성, 30대 남성과 여성의 여론을 따져 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올 1월 통계를 보면 20대(18~29세) 남성의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18%, 국민의힘 37%다. 20대 여성은 민주당 48%, 국민의힘 12%다. 정반대다. 30대에서도 20대보다 차이는 작지만 반대다. 30대 남성은 민주당 28%, 국민의힘 35%인 반면 30대 여성은 민주당이 46%, 국민의힘 21%다. 청년 남성들이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20대 남성(53%)과 30대 남성(62%) 모두 찬성이 반대보다 높다. 물론 20대(81%)와 30대(77%) 여성보다는 확연히 낮다. 연령과 성을 고려하지 않은 전체 표본의 탄핵 찬성률은 60%다. 청년 남성은 중도다. 2030 남녀의 공통점도 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비중에 큰 차이가 없다. 20대는 남성 33%와 여성 34%, 30대는 남성 29%와 여성 28%가 각각 무당층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서 민주당 지지도가 줄고 국민의힘 지지도는 올랐다. 무당층 비중은 줄었다. 이런 추세가 다른 여론조사에도 나타난다. 지난 17~19일 실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20대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1%, 민주당 19%였다. 30대는 국민의힘 35%, 민주당 27%다. 그 일주일 전 조사에서 20대는 국민의힘 26%·민주당 30%, 30대는 국민의힘 24%·민주당 40%였다. 국민의힘 지지는 높아지고 민주당 지지는 낮아졌다. 동아시아연구원은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민주주의 인식 조사를 했다. ‘민주주의가 다른 어떤 제도보다 항상 낫다’는 인식이 20대 남성(62.6%)과 30대 남성(64.3%)들에서 가장 낮다. 반면 30대 여성(86.5%)과 50대 남성(82.6%)들에서 가장 높다. 2030 남성은 부모 세대에 해당하는 50대 남성과도 다르다. 오른 女고용률… 가사노동 여전 만 15세 이상 인구 중 군인·학생 등을 제외한 생산 가능 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은 20대와 30대에서 성별 차이가 두드러진다. 20대는 여성이, 30대는 남성이 더 높다. 결혼·출산·양육이 성별로 다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출산 후 여성의 취업 가능성이 그 이전보다 37% 포인트 감소하고 출산 후 12년까지도 출산 전으로 회복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월간 노동리뷰 2025년 2월호). 최근 5년간 청년 여성들의 고용률은 올라가는데 청년 남성의 고용률은 변화가 적다. 같은 기간 혼인 건수와 합계출산율은 줄었다. 육아휴직에 남성 참여가 늘었다지만 남성 비율은 지난해에야 처음 30%를 넘었다. 202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아기와 거시경제’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의 한 칼럼에 소개되면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골딘 교수는 “한국 여성들이 직장에 가게 됐지만 집안일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해 남성들과 생각이 불일치해 출산율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은 5년마다 전 국민의 생활시간조사를 한다. 맞벌이 상태별 가사노동시간 조사도 있다. 2014년 맞벌이 남편의 가사노동시간은 41분. 외벌이 남편의 가사노동시간(46분)보다도 적다. 2019년에 맞벌이 남편(54분)과 외벌이 남편(53분)의 가사노동시간은 조금 늘었지만 여전히 아내가 3배 이상의 시간을 가사노동에 쓴다. 골딘 교수는 “한국은 부부 평등 측면에서 과거에 갇혀 있다”며 “남성은 다른 아빠들도 집안일을 더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해 7월 5년 만의 생활시간조사가 발표될 예정이다. 성비 역전과 자살 여성 100명당 남성이 몇 명인지를 보여 주는 성비는 지난해 99.1명이다. 2015년 100 아래로 내려온 뒤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출생 성비는 105다. 출생 성비는 103~107명을 정상 범위로 친다. 우리나라의 출생 성비는 2000년대 후반에야 정상 범위로 들어왔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2월 태아 성감별 금지법을 위헌으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셋째아 이상의 성비였다. 당시 헌재는 1993년 209.7까지 도달했던 셋째아 이상의 성비도 꾸준히 감소해 2014년부터 인위적 개입이 있다는 뚜렷한 지표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남성이 여성의 두 배 이상이다. 실제 사망 원인을 따져 봐도 그렇다. 2023년 사망 원인이 자살인 남성(9747명)의 수가 여성(4231명)의 두 배이다. 자살 사망자는 20대부터 남녀 격차가 커져 50~60대에서는 남성이 여성의 3배다. 자살 시도는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5년마다 자살 실태조사를 한다. ‘2023 자살실태조사’에서 한 번이라도 자살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여성이 16.3%로 남성(13.1%)보다 높았다. 복지부의 관리사업에 참여하는 85개 병원에 내원한 자살 시도자의 성비도 여성이 64.8%로 남성(35.2%)보다 1.8배 많다. 대입과 군복무의 불공정 논란 전문대 이상 진학률은 남녀 모두 꾸준히 오르고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의 진학률이 높다. 대학 입시에서 여성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서울’에 여대가 더해지면 논란이 커진다. 2024학년도 약학대학 입학정원은 37개 대학 1743명이다. 이 중 서울 9개 대학이 638명인데 이화여대, 덕성여대, 숙명여대, 동덕여대 등 4개 여대가 320명으로 절반가량이다. 2018년 여대 약대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 청구가 제기됐다. 헌재는 다른 약대에 입학해 학업을 마친 뒤 국가시험을 통해 약사가 될 수 있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남성은 대학 재학 중 군대를 가는 경우가 많다. ‘독박 방역’이라고도 한다. ‘남성은 병역 의무를 지고 여성은 지원해서 복무할 수 있다’는 병역법 3조1항이 위헌이라는 소송이 세 차례(2010년, 2014년, 2023년) 제기됐으나 합헌으로 선고됐다. 가장 최근의 판결에서는 “출산율 변화에 따른 병역자원 수급 등을 고려해 양성징병제 도입 또는 모병제로의 전환에 관한 입법 논의가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진지하게 검토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앞서 헌재는 1999년 군복무를 공무원 채용시험에 가산점 조항으로 사용하는 것을 위헌으로 판결했다. 여성과 제대군인 아닌 남성을 차별했기 때문이다. 의무 복무 이후의 혜택에 대한 논란은 진행 중이다. 모두 걱정하는 젠더 갈등 한국리서치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젠더 갈등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심각하다’는 인식은 지난해 64%로 전년(68%)보다는 줄었다. 그래도 여전히 절반을 웃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30대에서는 그 비중이 오히려 늘었다. ‘남녀 갈등으로 누가 더 피해를 보는 것 같으냐’는 질문에 ‘둘 다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응답은 5%에 그쳤다. ‘남녀 비슷하게 피해를 본다’(54%)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다. 20대 여성에서만 ‘여성이 더 피해를 본다’(54%)가 ‘비슷하게 피해를 본다’(41%)보다 높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22년 10월 장애인·여성 등을 위한 적극적 조치의 필요성에 대해 성인 남녀 1821명에게 물었다. 20대 남성은 필요성에 대해 5점 만점에 2점 초반대 응답을, 50대 남성은 3점대 응답을 했다. 당시 연구진은 ‘청년 남성에게 여성은 더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며 오히려 남성에게 불평등한 사회이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적극적 조치가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2030 세대는 부모보다 못사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거라는 우려가 크다. 경제 상황을 보면 기우만은 아니다. 지금의 청년은 사회적 약자다. 청년 남녀의 갈등은 이와 무관한 기성세대가 만들어 낸 ‘을과 을의 싸움’이다. 정치가, 사회가, 어른이 먼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전경하 논설위원
  • “日 차별에도 끝까지 한국인” 91세 파친코 사업가, 거액 기부

    “日 차별에도 끝까지 한국인” 91세 파친코 사업가, 거액 기부

    “제 기부를 보고 깨우침을 받아 저처럼 기부하려는 사람이 더 나오면 좋겠어요.” 일본에서 태어나 파친코로 사업을 키운 성종태(91) 알라딘홀딩스 회장이 신한지주 주식 약 5만주를 ‘한국교육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시가 약 25억원 규모다. 재일교포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한국교육재단은 동포 사회의 기부와 한국 정부 예산 지원으로 운영돼왔다. 성 회장의 기부는 1963년 설립된 재일한국인교육후원회가 전신인 한국교육재단 역사상 최대 규모다. 성 회장은 1980년대 초 재일교포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설립된 신한은행의 탄생 과정에서부터 출자자로 참여했다. 그는 파친코 사업으로 번 돈으로 보유 주식을 늘려왔다. “당시는 한국인이라는 국적이 드러나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어요.” 성 회장은 젊은 시절 여러 군데 취업도 해봤지만 한국 국적이 드러나면서 직장 생활을 계속하지 못했다. 이후 많은 재일 교포 사업가들처럼 파친코 사업에 뛰어들었다. 1956년 후쿠시마현에서 최다 인구를 보유한 도시인 코오리야마에서 첫 점포를 연 그는 파친코 사업을 하면서도 지역사회나 장학사업 등을 위한 기부 활동은 꾸준히 해왔다. 1992년 경북 청도초등학교에 ‘성종장학회’를 설립하고 약 5억원을 출연한 것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성 회장은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잠시 한국에 머물 때 청도초등학교에 몇 개월 다닌 인연이 있다고 한다. 성 회장은 사업 출발점인 파친코를 현재도 ‘알라딘’이라는 상호로 10곳 운영하고 있지만 파친코 인기의 쇠락에 대응하며 2000년대 후반부터는 부동산 임대업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했다. 현재 그의 회사는 호텔이나 쇼핑센터 등 사업용 부동산 약 60개를 보유하며 임차하고 있다. 회장 이름은 쓰고 있지만 사실상 회사 운영은 셋째 아들한테 넘긴 상태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종활(終活)로, 죽기 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한다”며 “아들과 딸은 스스로 생활할 수 있고 그전부터 가족들에게는 조금만 남기면 된다는 생각을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종활은 끝내는 활동이라는 뜻으로, 일본 노인들이 인생을 잘 마무리하기 위하여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을 이르는 말이다. 성 회장이 이번에 한국교육재단에 보유 주식을 쾌척하기로 한 이유는, 재단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들처럼 재단과 인연을 쌓게 됐는데 기금이 넉넉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2005년부터 그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이미 11억원가량을 기부해왔다. 성 회장은 일본에서 태어나 차별도 경험하면서 회사 경영에 유리하지 않은 한국인 국적을 굳이 계속 유지해온 이유에 대해 “학교 다닐 때도 사업할 때도 일본 이름을 써왔지만 뿌리는 한국인이니까요”라고 답했다. 한국교육재단은 기부받는 신한지주 주식을 팔지 않고 별도 기금으로 분류해 연간 1억원 규모인 주식 배당금으로 한일 교류, 한국학 등 분야의 연구지원 사업 재원 등 용도로 쓸 계획이다.
  • 10명 성폭행한 목사 10월 만기 출소…법원, 전자발찌 부착 명령

    10명 성폭행한 목사 10월 만기 출소…법원, 전자발찌 부착 명령

    2000년대 초 경남 김해시 일대에서 여성 10명을 성폭행해 징역 22년을 선고받은 목사가 만기출소를 앞두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받았다. 21일 법조계 설명을 종합하면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부장 박성만)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간) 등으로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60대 A씨에게 지난 13일 전자발찌 10년 부착을 명령했다. 목사인 A씨는 2001년~2003년 김해시 일대에서 17차례에 걸쳐 여성이 혼자 사는 집에 침입해 여성 10명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거나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1·2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으나 대법원은 일부 특수절도·강간미수 등 혐의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했고,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2년형이 확정됐다. A씨는 올 10월 만기 출소를 앞두고 있다. 다만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전자장치부착법) 시행(2008년 9월) 전인 2005년에 형이 확정돼 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받지 않았었다. 출소 후 A씨 재범 등을 우려한 검찰은 지난해 말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A씨는 전자발찌를 부착하게 됐다. 국회는 2010년 전자장치부착법을 개정해 전자발찌 부착을 3년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부착 기간도 최장 30년으로 바꿨다. 또 부착 대상에 살인죄도 추가했다.
  • 깊은 산속 옹달샘, ‘쉼’ 한 모금… 꾹꾹 눌러쓴 편지, ‘삶’ 한 조각[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깊은 산속 옹달샘, ‘쉼’ 한 모금… 꾹꾹 눌러쓴 편지, ‘삶’ 한 조각[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가끔은 고립을 자처하며 고요히 침잠하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2월에는 그런 바람이 한층 심해지곤 하지요. 저는 지금 충북 충주의 ‘깊은산속옹달샘’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깊은산속옹달샘은 명상치유센터입니다. 일상을 벗어나 잠시 숨어들어 머물기 좋은 장소입니다. 눈 덮인 산속에 폭 파묻혀 보낼 하루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월의 쉼 그리고 다시 살아갈 힘 2월도 열흘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깊은산속옹달샘 가는 길은 아침부터 눈이 내립니다. 그건 그것대로 좋습니다. 옷깃을 여밀 때, 매서운 추위는 우리 자신을 좀더 살뜰히 돌보라는 겨울의 당부인 양합니다. 조금 전에는 노은초등학교를 들러 지나왔습니다. 아이들 없는 방학의 학교는 텅 비어 있어 부럽기도 했지요. 노은초등학교에서 뛰놀던 아이들 가운데는 어린 신경림, 함민복 시인이 있었습니다. 충주시 노은면은 그들의 고향입니다. 시인들이 뛰어놀았을 운동장을 넋 놓고 바라보다가, 신경림 시인의 생가 앞까지 걷고 돌아오는 길에 시인이 쓴 ‘편지-시골에 있는 숙에게’라는 시를 떠올렸습니다. 시인은 신새벽 어시장에서 동태 두 마리를 사 들고 오다 “장바닥에 밴 끈끈한 삶을, 살을 맞비비며 사는 그 넉넉함을” 보았다고 하지요. 시인이 “세상을 밀고 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발견한 시기가 2월 이맘때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유독 짧은 달은 어떤 마음들을 재촉해 다잡게 합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시인의 목계나루에 들러야지 하고, 미리 계획합니다. 다시 방향을 잡고 산중으로 향합니다. 문성자연휴양림의 입구를 지납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간 터에 깊은산속옹달샘이 자리하지요. 자주봉산과 남산, 배방채산이 에워싼 은밀한 자연은 충주 사람 가운데서도 모르는 이들이 적잖습니다. 은근해 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다다를 수 없고, 부러 찾아가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 걸 보면 또 해갈의 쉼이 있는 곳일 테지요. ●매일 아침을 여는 처방전 저는 며칠 전 깊은산속옹달샘에서 보내온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정지우 작가의 ‘사람을 남기는 사람’(마름모)의 한 구절이 적힌 편지였습니다. “당신에게는 비밀이 있어서 나는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평생을 경청해야 한다는 것…” 편지를 보낸 이는 “내가 나를 모르는 때가 있는데 어찌 타인을 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인 채로, 나는 나인 채로 자기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면서요. 물론 그 말이 “제 갈 길 가라”로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서로를 인정하며 나란히 걸어가자는 제안이지요. 편지를 받고는 아직 2월이라는 게 몹시 다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시작이라는 부담을 조금 덜어 보자 싶었습니다. 마음의 샘터에 다녀와야지 싶었습니다. 편지를 보낸 이의 이름은 고도원입니다. 그는 기자 생활을 거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급한 연설문을 쓰고 나서 의식을 잃었습니다. 번아웃이 왔고 인생관이 바뀌었지요. 그 후부터 지인들에게 책 속 한 구절과 짧은 감상을 적은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구독레터’라 할 수 있겠네요. 바로 ‘고도원의 아침편지’입니다. 편지를 받아 보는 이가 400만명이 넘었다니 당신도 이미 알고 계실 테지요. 2001년 첫 편지를 건넸으니 벌써 24년째입니다. 요즘은 20~30대가 이 편지를 많이 받아 본다고 해요. 기록과 소통이란 키워드를 이리 오랜 시간 실천한 ‘어른’이 많지 않은 까닭이겠지요. 참, 미리 고백할 게 있어요. 제가 매일 도착하는 이 편지를 꼬박꼬박 읽는 건 아니랍니다. 그럼에도 일상에 파문이 일 때는 놓치고 지난 편지부터 하나하나 거꾸로 읽어 내려갑니다. 신기하게도 그 가운데 처방의 글이 있습니다. 그때야 내가 나를 닦달하고 있구나, 관계에 집착하고 있구나, 가까운 이들에게 또 많은 욕심을 내고 있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그러곤 오롯이 마음을 덥히는 순간이 있어야겠네 하지요. 편지 위에 지은 명상의 집 깊은산속옹달샘은 아침편지의 철학을 바탕으로 꾸렸습니다. 약 23만㎡의 너른 부지에는 명상의집, 카페, 책방, 스파와 숙박시설 등 십여 개의 공간이 자리합니다. 이곳의 하루는 그리 특별하지 않습니다. 명상에 참여하고 홀로 카페에서 차를 마시거나 책방에 들러 책을 보고, 그러다 숲으로 느림보의 걸음을 내기도 해요. 강제하는 건 없습니다. 스스로 비우고 채우기를 반복하며 나를 치유합니다. 곰이나 다람쥐처럼 겨울잠을 자듯 쉬다 올 수도 있겠네요. 명상 또한 거창하지 않습니다. 뱉고 마시는 가벼운 호흡, 통나무 도구로 굳은 몸을 풀거나 싱잉볼 소리에 마음 문을 여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러고 나면 몸의 이완부터 절실했다는 걸 알게 돼요. 첫 명상 수업에서 저도 몰래 아이처럼 새근새근 잠든 기억이 나네요. 그건 아마도 고도원 이사장이 먼저 쓰러져 본 적이 있는 사람, 쉼의 절박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라서 그럴 거예요. 갑자기 주어진 여유는 낯설지만 또 달콤합니다. 이 숲에 나를 쫓는 이는 없어요. 깊은 샘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심신은 차분히 젖어 듭니다. 왜 이 숲에 명상센터를 열었는지 알겠어요. 편지글만으로 전하지 못한, 또는 정말 전하고 싶었던 편지의 말들이 느껴져요. 몸과 마음을 바르게 세우고, 고요히 들여다보고, 기운 솟게 움직이고, 멈춤과 관찰을 통해 나 자신을 찾아가는 생활로서 명상 말입니다. 그 잠깐의 멈춤이란 무엇일까요? 이곳에서는 끼니때가 되면 다 같이 모여 유기농 재료로 만든 ‘사람 살리는 밥상’을 먹습니다. 식사에는 독특한 규칙이 하나 있어요. 식사를 하다가 종이 울리면 그대로 몇 초간 멈춰야 합니다. 숟가락을 들다가, 반찬을 집다가, 때로는 배식구 앞에서 음식을 바라보며 물끄러미. 사람의 몸짓은 정지하고 먹다 만 국의 따스한 기운만이, 나물의 향만이 코끝을 간질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잊고 있던 감각을, 당연한 것들을 다르게 경험하지요. 하지만 그 짧은 찰나에도 우리는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실상 온전한 회복이란 없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것 역시 그렇습니다. 견디고 버틸 만한 힘을 얻기 위함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강제로 멈춰지기 전에 스스로를 잠깐 멈춰 세울밖에요.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오늘은 늘 한결같은 아침편지의 마지막 인사를 비타민처럼 삼켜 봅니다. ●편지 위에 지은 명상의 집 깊은산속옹달샘이 있는 노은면을 벗어나서는 금가면으로 갑니다. 노은이나 금가는 나이 먹은 땅의 이름 같아서 정겹습니다. 두 지역 사이에는 남한강이 흐릅니다. 강변의 목계나루에는 신경림 시인의 시 ‘목계장터’의 시비가 있습니다. 시 속의 하늘은, 땅은, 산은, 강은 ‘나’에게 구름이 되고 바람이 되고 들꽃이 되고 잔돌이 되라 말하지요. 노은초등학교에서 뛰어놀던 그 아이는 시인이 되었네요. 잔설이 내린 남한강을 먼발치에서 지나갑니다. 금가면을 찾은 이유는 금가우체국 때문입니다. 금가우체국은 별정우체국입니다. 과거에는 우체국이 없는 일부 지역의 우편 업무를 민간에 위탁해 운영했지요. 이를 별정우체국이라 합니다. 그러니 금가면은 한참 시골 마을이었나 봅니다. 금가우체국 안에는 특별한 카페가 있습니다. 원래는 우체국장실로, 사무실로 쓰인 방과 이웃한 창고였다지요. 박진아씨 부부는 서울에서 귀촌해 남편은 별정우체국을 이어받고 진아씨는 카페를 맡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요즘스러운, 조금 특별한 우체국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은 우체국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이야기에 맡깁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겠습니다. 함민복 시인의 ‘우표’라는 시는 “판셈하고 고향 떠나던 날”의 시린 추억을 노래하지요. 판셈은 빚진 사람이 재산 전부로 빚을 갚는 일을 말해요. 시 속의 그날 “우편배달부 아저씨”는 시인이 부모에게 보내던 전신환(우체국을 통해 보내던 일종의 현금 증서)을 전하던 날들이, 자기 일처럼 고마웠다며 시인에게 차 한잔을 사줍니다. 시인은 그 마음을 “따뜻한 우표 한 장 붙여 주던”이라고 표현하며 말끝을 흐립니다. 시인이 살던 노은의 우체국이 그랬다면 금가우체국인들 다르지 않았겠지요. 그리고 지금도 금가우체국에서는 비슷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동네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크고 작은 문제가 있을 때 면사무소가 아니라 우체국을 찾아요. 다른 곳의 직원들은 바뀌었지만 금가우체국 사무장은 예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요. 그분들에게는 우체국이 마을에 사는 친근하고 믿을 만한 이웃인 셈이지요. 사소한 부탁을 하고 또 질문을 하고 무뚝뚝하게 돌아서다 어느 날은 툭하고 건네는 인정 같은 게 이곳에는 오가고 있다는 거지요. ●60년 숨결 느껴지는 우체국 카페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존재가 그 자리에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안심일까요. 우체국은 카페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가끔 창 너머로 우체국을 오가는 이들이 보입니다. 근래 들어 전국 각지에는 대형 카페가 줄을 잇습니다. 대부분 창밖으로 파노라마의 초록이 보이지요. 이곳에서는 그 초록 너머의 삶이 보입니다. 사는 건 고되지만 또 따뜻하다고 느끼는 건 이런 순간들 때문일 겁니다. 손으로 쓴 편지가 점점 사라지는 시대, 우체국에서 오가는 우편이 고지서만이 아니라서, 우리가 믿는 희망, 꿈 같은 단어들이 살아 있다는 말처럼 들려서 좋습니다. 그러니 펜을 들고 편지 한 통을 써나갈 수밖에요. 모카포트(농축 커피를 내리는 주전자)로 느리게 내리는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는 편지지 세트를 구매해 받아 듭니다. 우표 한 장도 잊지 않습니다. 카페에는 옛 우체국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1966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금가우체국 집배원들이 사용했던 우편 구분대 책상이 있고 선반이 있습니다. ‘반송’이라는 손 글씨가 여태껏 남아 있네요. 한쪽에는 금가우체국의 집배구획도가 있는데 이를 기준으로 우편물을 나누지 않았을까요. 구분대로 쓰던 책상은 민트색입니다. 당시에는 민트색이 유행이었다 합니다. 민트 책상에 앉아서 수동타자기를 가볍게 두드려 본 다음 책상 위에 놓인 스탬프, 스티커, 종이테이프 등으로 편지지를 꾸며 봅니다. 발신지에 따라 편지를 나누던 책상에서 우표 같은 스티커를 편지지에 모으고 있자니, 그 또한 편지와 관련된 손짓이라 그런지 왠지 집배원이 된 듯합니다. 그리고 편지의 첫 구절을 적습니다. “당신이 계신 그곳은 어디쯤의 겨울 끝인가요. 제가 있는 이곳은 우체국 안에 있는 자그마한 카페, 아무것도 아닌 곳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곳’은 금가우체국 안에 있는 이 카페의 이름입니다. 그 이름이 오늘의 시름을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해 주는 것만 같아서, 저는 손끝을 꼼지락거리며 일 년 후에나 닿을 느린 시간의 편지를 써 내려 갑니다. ■ 여행수첩 깊은산속옹달샘 -오후 3시~다음날 오전 11시, 점심 후 귀가(옹달샘 스테이), 오전 10시 30분~오후 3시, 점심 포함(하루 명상), www.godowoncenter.com 아무것도 아닌 곳 -오전 11시~오후 5시 30분, 토·일요일 휴무, www.instagram.com/jinah_p
  • “맑은 물 확보” vs “동의 먼저”… 30년 ‘낙동강 水싸움’ 답 찾을까[이슈 & 이슈]

    “맑은 물 확보” vs “동의 먼저”… 30년 ‘낙동강 水싸움’ 답 찾을까[이슈 & 이슈]

    페놀 오염사태, 식수원 확보 관심 2000년대 들어 산업단지 2배 급증4대강 사업 이후 녹조 문제 심각 취수원 공급, 합천·의령·창령 갈등댐 아닌 표류수 취수하는 낙동강 22조 예산 쏟아도 근원적 한계뿐 경남도, 국책사업 인센티브 제안 환경부, 주민설명회로 대화 기대“같은 지역인데 수질 기준 내 범위라 해도 누구는 발암물질인 총 트라이할로메테인 수치가 높은 곳에 살고, 누구는 아니라는 차별이 있습니다. 낙동강 하류에 사는 부산 시민들이 차별을 겪고 있는 셈입니다. 취수원 다변화가 꼭 필요합니다.” 맹승규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낙동강 하류 맑은물 공급 대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와 이같이 지적했다. 낙동강 하류에 위치한 부산과 동부경남 지역민들에게 안전한 식수원 확보는 30년이 넘는 숙원 사업이다. 안전한 식수원 확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건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사태가 계기가 됐다. 경북 구미의 한 대기업이 한 달 새 두 차례에 걸쳐 독성물인 페놀 원액을 낙동강에 대량 유출하면서 하구에 있는 부산의 상수원까지 오염되는 홍역을 치렀다. 페놀 사태 이후에도 낙동강수계의 오염원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낙동강수계 산업단지는 2021년 251개로 2002년 낙동강수계법 제정 당시 102개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수질오염 사고 역시 4대강 가운데 가장 많았다. 특정폐수 방류량은 무려 10배나 급증했다. ●4대강 가운데 수질 최악… 커지는 우려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으로 설치한 보의 여파로 여름철 낙동강 하류는 수상레포츠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녹조가 심각하다. 그 여파 때문일까. 부산의 암 발생률은 전국 최고다. 기대수명 또한 2017년 기준 81.9세로 전국에서 가장 짧았다. 서울보다는 2.2년이 적다.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정부가 쏟아부은 예산만 22조원이 넘는다. 그 결과 낙동강 수질은 일정 수준 개선됐지만 문제는 취수원의 수질이다. 취수원의 수질은 낙동강이 가장 나쁘다. 4대강 가운데 낙동강을 제외하고 모두 깨끗한 상류댐 물을 취수해 쓴다. 그러나 낙동강은 표류수를 취수해 수돗물 원수로 공급한다. 안전한 식수원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낙동강 유역의 시민에게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한 정부의 물 관리 방안은 페놀 사태를 계기로 1994년 처음 나왔다. 경남 내륙의 남강댐과 합천댐에서 하루 100만t을 끌어다 부산과 동부경남에 50만t씩 공급하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낙동강 수질을 포기한다는 환경단체의 비판과 합천댐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무산됐다. 2008년 12월엔 진주 남강댐과 창녕 강변여과수를 취수원으로 개발해 각각 하루 65만t과 38만t을 공급하는 국토교통부의 해법이 나왔지만 이 역시 남강의 여유량 부족과 주민 설득 실패에 무산됐다. 식수원을 둘러싼 부산과 경남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 갔다. ●낙동강 취수원 지역 ‘주민 동의’ 관건 두 차례 실패 이후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이 국책사업으로 확정된 건 2021년이다. 이번엔 댐이 아니라 낙동강 지류인 합천 황강 복류수와 창녕 강변여과수를 각각 45만t씩 개발해 공급하는 방안이었다. 환경부가 2022년 6월 총사업비 2조 5000억원을 투입하는 90만t 규모의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확정하면서 낙동강 물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하루에 합천 황강 복류수 19만t, 창녕 47만t, 의령 24만t을 취수해 부산에 하루 42만t, 경남에 48만t을 공급하기로 했다. 2023년 3월 피해지역의 지원사업 추진 법적 근거를 담은 ‘낙동강수계법’이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12월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이 마무리됐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4월 부산시와 경남 의령군은 상생협약을 체결했으나 불과 2주 만에 의령군이 협약을 해지하면서 물 분쟁 갈등이 재점화됐다. 협약은 의령지역 낙동강 강변여과수를 하루 22만t 취수해 부산과 동부경남에 공급하고 부산은 한 해 200억원 규모의 의령 농산물을 구매하는 내용을 담았으나 의령주민들이 군수 사퇴를 요구하며 강력 반발했기 때문이다. 그해 6월엔 부산과 동부경남 지역구 여야 의원 20명이 국회에서 ‘낙동강유역취수원다변화특별법’(낙동강특별법)을 공동발의했다. 취수원 다변화 사업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와 타당성 재조사를 면제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이 법안마저 일주일 만에 주민 반대에 부딪혀 철회됐다. 취수 지역 주민들은 농업용수 확보가 힘들어지는 피해를 보고 부산 등 하류 주민들만 이득을 보는 법이라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특별법 통과 땐 물 분쟁 심화 주민 동의에 실패한 낙동강 하류와 달리 상류 지역인 대구·경북에서는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해 9월 같은 이름의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대구의 취수원을 낙동강 상류 안동댐으로 취수원을 다변화시키는 법안인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취수 지역 지원 근거를 담고 있어 국회 통과 시 하류 지역 물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0년 넘게 평행선을 달리던 낙동강 물 분쟁에 올해 들어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간 취수원 지역민들과 입장을 함께했던 경남도가 명분보다 실익을 챙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난달 13일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주민 동의가 우선”이라면서도 “그 지역(합천, 의령, 창녕) 국책사업과 관련된 인센티브를 정부가 제시하면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도 이에 화답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취수원 다변화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주민설명회에 나서겠다고 밝혀 첫 단추 격인 주민들과의 대화가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낳고 있다.
  • 노벨상 경제학자 “한국 저출산, 남성 가사노동 적어서다” 뼈아픈 지적

    노벨상 경제학자 “한국 저출산, 남성 가사노동 적어서다” 뼈아픈 지적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출생률이 떨어지는 국가의 사람들이 아이를 갖지 않은 이유를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8일(현지시간) “노벨상 수상자가 사람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를 밝혀냈다”면서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라우디아 골딘 교수의 분석을 소개했다. 골딘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출생률 저하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여성이 노동시장에 빠르게 진입한 뒤,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는 것에 대한 남성의 생각이 이 추세를 얼마나 빨리 따라잡았는가에 따라 각국의 출생률이 달라진다는 내용이다. 골딘 교수는 “남성이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지역에서는 출생률이 높고, 덜 하는 지역에서는 출생율이 낮았다”면서 한국을 예시로 들었다. 골딘 교수는 “한국은 1960년대에는 인구 72%가 농촌에 살았지만, 1980년에는 이 수치가 43%에 불과했다. 당시(1980년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도심에서) 훨씬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됐다”면서 “이들이 결혼 적령기가 된 2000년대 초에 소득이 4.5배 증가했고 젊은 여성들은 직장생활을 하고 싶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의 남성들은 여전히 아내가 집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런 충돌이 출산율의 급격한 저하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골딘 교수는 문화적·종교적 요인도 남성이 여성보다 더 적게 집안일을 하는 생활 패턴에 기여했으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할 때, 해당 세대는 달라진 경제로 인한 현대상에 익숙해질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골딘 교수는 “남성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한 가치와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출산율 감소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본과 이탈리아의 여성은 남성보다 하루 약 3시간 더 집안일과 돌봄 노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웨덴에서는 이 차이가 0.8시간에 불과하다. 일본과 이탈리아의 출산율은 각각 1.4명, 1.3명으로, 스웨덴 1.7명보다 낮다. 한국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하루 평균 2.8시간 더 집안일과 돌봄 노동을 하며, 출산율은 0.9명이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출생률 저하를 해결할 방안으로는 국가의 육아 서비스 제공을 들었다. 그는 “출산율 저하 문제를 해결하려면 스웨덴, 프랑스, 영국, 캐나다가 하는 것처럼 정부 보조 육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스웨덴처럼 단순히 육아휴직을 주는 것만이 아니라 1세부터 정부가 육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조금이 함께 지급된다면,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남성이 집안일 덜 하면 한국처럼 망한다”…노벨상 교수의 뼈 때리는 지적 [핫이슈]

    “남성이 집안일 덜 하면 한국처럼 망한다”…노벨상 교수의 뼈 때리는 지적 [핫이슈]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출생률이 떨어지는 국가의 사람들이 아이를 갖지 않은 이유를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8일(현지시간) “노벨상 수상자가 사람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를 밝혀냈다”면서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라우디아 골딘 교수의 분석을 소개했다. 골딘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출생률 저하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여성이 노동시장에 빠르게 진입한 뒤,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는 것에 대한 남성의 생각이 이 추세를 얼마나 빨리 따라잡았는가에 따라 각국의 출생률이 달라진다는 내용이다. 골딘 교수는 “남성이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지역에서는 출생률이 높고, 덜 하는 지역에서는 출생율이 낮았다”면서 한국을 예시로 들었다. 골딘 교수는 “한국은 1960년대에는 인구 72%가 농촌에 살았지만, 1980년에는 이 수치가 43%에 불과했다. 당시(1980년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도심에서) 훨씬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됐다”면서 “이들이 결혼 적령기가 된 2000년대 초에 소득이 4.5배 증가했고 젊은 여성들은 직장생활을 하고 싶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의 남성들은 여전히 아내가 집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런 충돌이 출산율의 급격한 저하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골딘 교수는 문화적·종교적 요인도 남성이 여성보다 더 적게 집안일을 하는 생활 패턴에 기여했으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할 때, 해당 세대는 달라진 경제로 인한 현대상에 익숙해질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골딘 교수는 “남성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한 가치와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출산율 감소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본과 이탈리아의 여성은 남성보다 하루 약 3시간 더 집안일과 돌봄 노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웨덴에서는 이 차이가 0.8시간에 불과하다. 일본과 이탈리아의 출산율은 각각 1.4명, 1.3명으로, 스웨덴 1.7명보다 낮다. 한국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하루 평균 2.8시간 더 집안일과 돌봄 노동을 하며, 출산율은 0.9명이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출생률 저하를 해결할 방안으로는 국가의 육아 서비스 제공을 들었다. 그는 “출산율 저하 문제를 해결하려면 스웨덴, 프랑스, 영국, 캐나다가 하는 것처럼 정부 보조 육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스웨덴처럼 단순히 육아휴직을 주는 것만이 아니라 1세부터 정부가 육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조금이 함께 지급된다면,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열린세상] TV와 젊은 세대의 결혼 기피

    [열린세상] TV와 젊은 세대의 결혼 기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혼인 건수는 19만 4000여건이다. 전년에 비해 2000여건(1.0%)이 증가했지만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3.8건으로 전년과 비슷하다고 한다. 이는 통계청이 혼인·이혼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다. 내 집 마련 등 결혼 비용의 증가, 자녀 출산·양육과 교육에 대한 부담이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상당 부분은 정부 정책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최근 TV를 보면 정책 외에도 TV를 통한 사회적 분위기나 문화적인 영향이 크다고 여겨진다. 다름 아니라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쏟아 내는 이혼 예능 프로그램도 한몫 거든다는 것이다. 지상파방송, 종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이혼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젊은 세대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막상 살아 보니 여러 갈등으로 결국 이혼하는 걸 보며 결혼을 하려는 시도 자체를 접을 수 있다. 혹자는 TV 프로그램은 단지 프로그램일 뿐이고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상황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혼 예능 프로그램의 상당수는 상담 형태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고, 갈등에 놓인 부부들의 자극적인 말과 욕설은 현실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미디어 연구에서는 오래전부터 TV의 중요한 기능의 하나로 사회화의 기능, 사회적 학습의 기능을 들고 있다. 사람들이 TV를 통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보고, 사회적 분위기를 파악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배운다는 것이다. 1960년대 초 스탠퍼드대의 앨버트 밴듀라 교수는 보보 인형 실험을 통해 어린아이들이 어른의 폭력적인 행동을 보고 그대로 모방한다는 것을 설명하며 사회학습이론을 내놓았다. 현대사회에서 보보 인형 실험에서의 어른, 즉 모델을 가장 많이 보여 주는 것이 다름 아닌 TV를 비롯한 영상물이다. 이혼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젊은 세대는 결혼 생활을 그리 행복한 것도 아닌, 이혼이라는 불행으로 가는 간이역으로 여길 수 있다. 실제로 2023년 우리나라의 이혼 건수는 9만 2000여건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지만, 조이혼율은 1.8건으로 전년과 비슷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30대의 절반 이상이 결혼은 선택이라는 의견을 보이며 젊은 세대의 결혼 기피 현상을 여실히 드러낸다. 결혼 기피는 심각한 출산율 감소로 이어지고 있고,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4로 추정된다. 낮은 출산율이 우리 경제와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일이며, 그 심각성은 숱하게 보도됐다. 얼마 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의 이혼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언급하며 이러한 프로그램을 보는 한국의 부부들이 그나마 자신들의 결혼 생활은 낫다고 안도하면서 이혼율이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과연 WSJ의 설명이 이 프로그램들의 효과를 사회적인 측면에서 제대로 분석한 것인지 의문이다. 오히려 이혼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젊은 세대가 결혼 생활에서의 갈등과 불행을 목격하며 결혼을 꺼리는 것은 사회학습이론의 시각에서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한국의 드라마가 아시아 국가들에 수출되는 등 한류 붐을 견인했을 때 일부 학자는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대해 아시아 국가들이 근대화·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잃어버린 가족의 가치를 한국은 여전히 유지하며 따뜻한 가족 문화를 보여 줌으로써 향수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가족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그러나 예전의 ‘전원일기’나 ‘보통 사람들’ 같은 프로그램에서 봤던 가족의 따뜻함과 인간미는 이제 더이상 볼 수 없다 하더라도, 결혼 생활의 고통과 이혼이 난무하는 TV는 젊은 세대를 위해서나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박남기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25년간 남북대화 현장 지킨 기자실장

    25년간 남북대화 현장 지킨 기자실장

    1998년부터 기자실 관리·운영 맡아정상회담 등 200여회 대화·지원 관여북측 ‘일 잘하는 기자실장 선생’ 평가 25년간 통일부 기자실을 지키며 남북 대화 현장을 생생하게 전할 수 있도록 지원 역할을 해 온 허희옥 전 통일부 기자실장이 17일 별세했다. 59세. 그의 삶은 통일부의 역사이자 2000년대 남북 대화 현장 자체였다. 1986년 통일부에 입부해 37년 9개월을 근무한 허 전 실장은 1998년부터 25년간 대변인실 소속으로 기자실 관리·운영을 맡았다. 허 전 실장은 1999년 차관급 회담을 시작으로 2000년 6·15 정상회담 등 모든 남북 정상회담과 200여회에 달하는 남북 대화·운영에 관여했다. 북측 기자들이 “허 선생 어디 있느냐”며 그를 찾거나 북측 인사들이 그의 안부를 물을 만큼 발 빠르게 현장을 챙겼다. 2018년 평양에서 열린 ‘평양 민족통일대회’ 행사 때는 리선권 당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일 잘하는 기자실장 선생”이라는 덕담을 듣기도 했다. 2000년 6월 13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만나는 순간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설치된 프레스센터에서 지켜보던 그는 깡충깡충 뛰며 감격스러워했다. 2012년 암 판정을 받고 나서 몇 해 전 암이 재발해 투병하는 중에도 꿋꿋이 기자들 곁을 지키다 지난해 4월 명예 퇴임했다. 허 전 실장은 기자실을 떠나던 날 “다른 걸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기자실이 많이 소중했다”며 “정말 진심을 다해 기자들을 사랑하고 좋아했다”고 말하면서 눈물 흘렸다. 재직 기간 동안 대통령 표창 1회, 국무총리 표창 1회, 장관급 표창 5회 등 정책 소통과 여성 공무원 권익 향상 등의 공로로 포상받았다. 유족으로는 남편 송승헌씨와 아들 은혁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의료원 장례식장, 발인은 19일 오전 8시 30분.
  • 켄드릭 라마가 쏘아올린 ‘플레어진’…검색량 5000% 급증

    켄드릭 라마가 쏘아올린 ‘플레어진’…검색량 5000% 급증

    지난 10일(현지시간) 단일 스포츠 종목으로 세계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은 전 세계 1억 2770만명이 시청하면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 특히 하프타임 쇼에 미국 래퍼 켄드릭 라마가 등장했을 땐 시청자가 1억 3350만명까지 치솟았다. 슈퍼볼 효과로 켄드릭 라마가 무대에서 입은 청바지까지 관심의 중심에 섰다. 미국 빌보드 등은 켄드릭 라마가 공연 당시 입은 청바지인 ‘플레어진’(Flare Jean)이 공연 이후 소셜미디어(SNS) 엑스 등 온라인에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이 청바지는 무릎 아래부터 통이 넓게 퍼지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일명 부츠컷 바지, 나팔바지로 잘 알려진 기존 청바지 디자인과 유사하다. 켄드릭 라마가 착용한 청바지는 명품 브랜드 셀린느 제품이다. 가격은 1300달러(약 188만 원)로, 에디 슬리먼 전 셀린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디자인했다. 현재 홈페이지에서는 품절 상태다. 슈퍼볼 종료 48시간 만에 ‘플레어진’ 관련한 구글 검색 횟수는 5000% 급증했다고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틱톡에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4만 개가 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플레어진을 착용한 모습을 올렸으며, 일부는 켄드릭 라마가 하프타임 쇼에서 보여준 안무를 따라 추기도 한다. 1960년대 후반 등장한 플레어진은 록, 디스코 음악에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즐겨 입으며 ‘반문화 운동’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한동안 사그라들었던 인기는 2000년대 초반 ‘Y2K 유행’이 불며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의류 및 패션 산업 전문 매체 소싱 저널은 “부츠컷, 플레어 바지는 꽤 오래 전부터 떠오르는 트렌드로 주목받았다”며 “패션 유행을 선도하는 퍼렐 윌리엄스 같은 연예인들이 1년 전부터 이런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블루밍데일스 남성 패션 디렉터 데이비드 틸레불은 “Y2K 스타일이 돌아왔다”며 “빈티지에서 영감을 받은 이 패션은 현대적인 방식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프타임 공연 이후 확실히 (플레어진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힌편 이번 슈퍼볼에서는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역대 최초로 3연패에 도전했지만, 상대 팀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22-40으로 이기며 우승컵을 들었다. 이밖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참석했고, 캔자스시티 소속 트래비스 켈시를 응원하기 위해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도 경기장을 찾으며 이목이 집중됐다.
  • “밤 되면 남자들이 음란물 넣으러 ‘우르르’”…日거리에 널린 ‘이것’ 정체

    “밤 되면 남자들이 음란물 넣으러 ‘우르르’”…日거리에 널린 ‘이것’ 정체

    일본에서 음란물을 몰래 폐기하려는 남성들을 위해 등장한 하얀 우체통 ‘시로포스토’가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음란물을 쉽게 볼 수 있게 되면서 점점 거리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일본에서 ‘시로포스토’라고 불리는 하얀색 우체통은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면서 쓸모가 없어졌다. 1963년 아마가사키시에 처음 등장한 이 우체통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음란물을 몰래 폐기하고자 하는 남성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집에 보관해 두면 모르는 아이들의 손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의 남성들은 시로포스토를 이용해 음란물을 처리한다. 시로포스토는 음란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지역 어머니 단체의 캠페인으로부터 만들어졌다. 도쿄에 처음으로 시로포스토가 설치된 것은 1966년이었으나, 효과를 입증하며 3년 만에 약 500개로 늘어났다. 시로포스토는 대부분 지하철역 근처에 설치되는데, 사람들은 친구나 이웃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어둠 속에서 음란물을 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오카의 한 택시 운전사는 “밤에 거리가 붐비지 않을 때면 모든 연령대의 남성들이 음란물을 버리기 위해 (시로포스토를) 찾는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시로포스토가 설치되기 전에는 음란물이 거리에 널려 있었다. 일본에서는 사람들이 보통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거리에 쓰레기통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995년 도쿄 지하철 사린 가스 공격 이후 일본 거리에서는 사실상 쓰레기통이 사라졌다. 그러나 휴대전화로 음란물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시로포스토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에 시로포스토의 수는 지난 10년 동안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해 나가사키 관리들은 2000년대 초반에 연간 5000~6000개였던 음란물 수거량이 약 2000개로 급감하자 여러 개의 시로포스토를 없앤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시로포스토가 몇 개나 남아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시로포스토가 거의 없어진 도시와는 달리 여전히 지방에서는 아날로그 형태의 음란물을 보는 노인 남성들에게 수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일본의 인구 고령화로 인해 시로포스토는 한동안 유지될 수 있겠지만 유지 비용 때문에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 설 자리 잃은 재야·시민사회… 한국 정치는 거대 여야만 남았다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설 자리 잃은 재야·시민사회… 한국 정치는 거대 여야만 남았다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재야 원로를 비롯해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탄생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우리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시간이 갈수록 정치권이 제도화되면서 이제는 여야만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의사결정이 정당과 의회 중심으로 이뤄지며 역설적으로 재야·시민사회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다. 시민사회의 관심 분야가 민주화에서 기후, 인권, 이주민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된 만큼 정치권도 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 야권과도 이념적 차이 민주화 후 기후·인권 등 영역 세분화2000년대 낙선운동 등 영향력 발휘이부영 전국비상시국회의 상임고문은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때는 독재정권에 시달리다가 이제 막 민주화로 가는 과정의 시민운동 초창기였다”며 “군사독재 쪽하고는 선을 긋고 민주 진영에서 같이 활동했던 야권 사람들과 함께했지만 지금은 시민운동 쪽에서도 이념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과 함께 ‘재야 3인방’으로 불린 이 고문은 1970·1980년대 군부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다. 지난해 9월 별세한 장 원장은 한평생 노동·시민운동에 헌신한 인사로 제도권 정계로는 진출하지 못해 ‘영원한 재야’라는 별명도 얻었다. 장 원장의 장례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장으로 치러졌다. 재야 시민사회 원로들은 한국 현대사의 주요 변곡점마다 우리 사회의 중심을 잡는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은 “군부독재 시절에는 정권의 탄압을 받으며 비제도권에서 저항했던 재야 인사, 재야 시민사회가 있었다”면서 “한국의 민주화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1987년 6·10 민주항쟁 당시 김수환 추기경은 명동성당에 진입하려던 경찰의 시위대 연행 시도를 단호히 막아 내며 성당을 민주화운동의 성지로 만들었다. 당시 김 추기경은 “성당 안으로 경찰이 들어오면 맨 앞에 내가 있을 것”이라며 “그 뒤에 신부들, 수녀들이 있을 것이오. 우리를 다 넘어뜨리고 난 후에야 학생들이 있을 것이오”라고 말했다. 시민사회는 1987년 민주항쟁 이후 야권이 협력해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 냈고, 2000년에는 부적격 후보자들의 낙천과 낙선을 위한 운동을 펼쳐 정치권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원로들이 하나둘씩 별세하면서 독립적인 시민사회 리더십도 약해지기 시작했다. 장 원장의 장례식에서 호상을 맡았던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통화에서 “앞에 나섰던 재야 원로들도 이젠 많이 돌아가셨다”며 “장 원장이 계셨다면 현 시국에 대해 많이 얘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정치의 독점적 구조는 시민사회나 재야 원로들이 개입할 여지를 더욱 줄여 갔다. 정당들이 정책과 정치적 담론을 독점하게 됐고, 특히 양당 구조가 강화되면서 정당 외부의 의견이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한국청년연합(KYC) 공동대표를 역임하는 등 시민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 후 4선 중진이 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분명 과거에 비해 제도 정치의 비중이 더 커졌다”며 “비정부기구(NGO) 단체들의 영향력이 축소된 것처럼 보이지만 시민사회의 의제나 방식은 훨씬 더 다양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귀동 정치컨설팅 민 전략실장은 “정치의 제도화나 시민운동의 성숙과 연결되면서 재야 시민운동가들이 정당과 연관된 사람들로 바뀌는 시대 현상”이라고 짚었다. 시민사회 내부의 입장 차도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했다.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도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갖게 돼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진 것이다. 민주화운동 당시와 달리 시민들이 정치보다는 경제적 안정과 개인적인 삶을 더 중시하는 경제·사회적 환경 변화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시민사회의 대중 동원력이 감소하고 정치권에 대한 압박력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정당들의 정책·담론 독점적 구조 민주화운동 주도했던 원로들 별세정책 결정 과정 의견 반영 어려워져제 원장은 “시민사회는 ‘반민주 투쟁’의 단일대오에서 기후환경, 장애인 인권, 경제개혁, 이주민 보호 등으로 다양한 관심사를 대변하게 됐다”며 “정치권의 과제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관심과 요구가 정치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선거제도 개혁 등을 이루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거대 양당 체제 공고화와 정치권의 폐쇄성 강화, 시민사회의 변화 등과 맞물려 재야 시민사회의 영향력은 줄어드는 가운데 비상계엄 사태와 같은 극한 갈등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이 오히려 국민 여론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9일 재야 시민사회 원로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범국민 항쟁기구’ 결성을 제안했다. 이 고문은 “아무리 극단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정당들이 민주 헌정 체제를 지키자는 쪽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역대 최고’ 기록 쓴 미국 슈퍼볼, 진짜 주인공은 ‘이 바지’

    ‘역대 최고’ 기록 쓴 미국 슈퍼볼, 진짜 주인공은 ‘이 바지’

    지난 10일(현지시간) 단일 스포츠 종목으로 세계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은 전 세계 1억 2770만명이 시청하면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 특히 하프타임 쇼에 미국 래퍼 켄드릭 라마가 등장했을 땐 시청자가 1억 3350만명까지 치솟았다. 슈퍼볼 효과로 켄드릭 라마가 무대에서 입은 청바지까지 관심의 중심에 섰다. 미국 빌보드 등은 켄드릭 라마가 공연 당시 입은 청바지인 ‘플레어진’(Flare Jean)이 공연 이후 소셜미디어(SNS) 엑스 등 온라인에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이 청바지는 무릎 아래부터 통이 넓게 퍼지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일명 부츠컷 바지, 나팔바지로 잘 알려진 기존 청바지 디자인과 유사하다. 켄드릭 라마가 착용한 청바지는 명품 브랜드 셀린느 제품이다. 가격은 1300달러(약 188만 원)로, 에디 슬리먼 전 셀린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디자인했다. 현재 홈페이지에서는 품절 상태다. 슈퍼볼 종료 48시간 만에 ‘플레어진’ 관련한 구글 검색 횟수는 5000% 급증했다고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틱톡에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4만 개가 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플레어진을 착용한 모습을 올렸으며, 일부는 켄드릭 라마가 하프타임 쇼에서 보여준 안무를 따라 추기도 한다. 1960년대 후반 등장한 플레어진은 록, 디스코 음악에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즐겨 입으며 ‘반문화 운동’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한동안 사그라들었던 인기는 2000년대 초반 ‘Y2K 유행’이 불며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의류 및 패션 산업 전문 매체 소싱 저널은 “부츠컷, 플레어 바지는 꽤 오래 전부터 떠오르는 트렌드로 주목받았다”며 “패션 유행을 선도하는 퍼렐 윌리엄스 같은 연예인들이 1년 전부터 이런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블루밍데일스 남성 패션 디렉터 데이비드 틸레불은 “Y2K 스타일이 돌아왔다”며 “빈티지에서 영감을 받은 이 패션은 현대적인 방식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프타임 공연 이후 확실히 (플레어진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힌편 이번 슈퍼볼에서는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역대 최초로 3연패에 도전했지만, 상대 팀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22-40으로 이기며 우승컵을 들었다. 이밖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참석했고, 캔자스시티 소속 트래비스 켈시를 응원하기 위해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도 경기장을 찾으며 이목이 집중됐다.
  • 美 LA 산불 피해 복구 나선 대한전선… 전력케이블 기부·인프라 재건 돕는다

    대한전선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의 빠른 피해 복구를 위해 전력케이블을 기부한다. 대한전선은 LA 산불로 손실된 전력 인프라를 복구하기 위해 10만 달러(약 1억 4500만원) 상당의 전력케이블을 LA수도전력국(LADWP)에 기부했다고 10일 밝혔다. LADWP는 LA 지역의 전력과 수도 공급을 담당하는 미국 최대 공공 전력 기관이다. 대한전선이 기부한 케이블은 미국 서부 지역의 잦은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주요 전력 회사들과 협력해 2018년 개발을 완료한 제품으로 미국에서도 소수 업체만 생산할 수 있다. 대한전선은 최근 5년 동안 미국 서부 지역에만 해당 제품을 1000억원 이상 규모로 공급했다. LADWP는 피해 지역 전력 인프라 복구에 기부 물품을 활용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전력 인프라 복구 사업에도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전력 인프라 재건을 위한 긴급 물량에 대응하고 현지 전력 회사들과 소통해 기술도 지원할 계획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산불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미국 주요 전력망 공급 기업으로서 전력 인프라 재건과 재해 예방 등에 필요한 전문 기술을 지원하고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은 2000년대 초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입지를 넓혔다. 지난해에는 총 7300억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기록하며 미국 내 사업을 확대했다. 한편 대한전선은 지난해 9월 태풍 피해를 본 베트남 주민들을 위해서도 20억동(약 1억 1000만원)을 기부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 바 있다.
  • 백악관 최연소 대변인 남편은 32살 더 많은 억만장자 [월드핫피플]

    백악관 최연소 대변인 남편은 32살 더 많은 억만장자 [월드핫피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으로 활약하는 캐롤라인 레빗(27) 백악관 대변인은 임명 당시 나이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미국 역사상 최연소로 백악관 대변인을 맡은 레빗은 억만장자 남편과의 나이 차이 때문에 한번 더 폭발적 관심을 끌고 있다. 2023년 레빗은 자신보다 32살이나 많은 부동산 사업가 니콜라스 리치오(59)와 결혼했다. 부부는 지난해 7월 아들을 봤다. 트럼프 대통령도 셋째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24살 차이가 나는데 레빗 부부의 나이 차는 무려 32살이나 된다. 미국에서도 파격적으로 젊은 나이 때문에 ‘젠지 세대 정치인’으로 불리는 레빗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브리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46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 적대적인 기자들을 포함한 언론의 질문을 성공적으로 소화해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마스터클래스’(거장의 전문 과정)란 칭찬을 들었다. 역대 대변인들이 백과사전처럼 두꺼운 서류철을 들고 기자 브리핑에 임했던 것과 달리 종이 몇 장만 들고 나타난 레빗은 첫 질문을 받는 권한도 파격적으로 행사했다. 전 언론사에 기사를 서비스하는 AP통신 출입 기자가 아니라 온라인 매체인 악시오스 기자의 질문을 가장 먼저 받은 것이다. 레빗은 또 기성 언론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도가 기록적으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업체 갤럽의 조사결과를 근거로 백악관 출입 기자의 관행도 무너뜨렸다. 언론 담당 비서진이 앉았던 브리핑룸 제1열을 ‘뉴 미디어 좌석’으로 부르겠다고 한 뒤 백악관 기자실을 독립 언론, 팟캐스트,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등에게도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레빗은 이미 트럼프 1기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는 백악관 언론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다가 2019년 세인트 안셀름 대학을 졸업하고 대통령 연설문 작성자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보도 담당 보조원으로 일한 레빗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똑똑하고 강인하며 매우 효과적인 전달자임이 입증되었다”라고 말했다. 레빗과 남편 리치오의 나이 차이가 주목받게 된 것은 팟캐스트 진행자 라이언 쉬드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그녀의 사생활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쉬드는 레빗 부부의 사진과 함께 “레빗이 태어났을 때 리치오는 32살이었다”며 “두 사람의 결혼에 그의 돈은 아무 관련이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썼다. 뉴햄프셔주 플리머스 주립대학을 졸업한 리치오는 2000년대 초반부터 부동산 사업을 시작했는데 주로 뉴욕에서 가까운 바닷가인 햄튼 지역에 집을 지었다. 대학 학비를 스스로 충당한 자수성가형 사업가인 리치오는 정치 행사에서 레빗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 대한전선, 美 LA 산불 피해 복구 위해 전력 케이블 기부

    대한전선, 美 LA 산불 피해 복구 위해 전력 케이블 기부

    대한전선이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의 빠른 피해 복구를 위해 전력 케이블을 기부한다. 대한전선은 미국 LA 산불로 손실된 전력 인프라를 복구하기 위해 10만 달러(한화 약 1억 4592만원) 상당의 전력 케이블을 LA수도전력국(LADWP)에 기부했다고 10일 밝혔다. LA수도전력국은 LA지역의 전력과 수도 공급을 담당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공공 전력 기관으로, 산불 피해 지역의 전력 인프라를 복구하기 위해 기부 물품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전선이 기부한 케이블은 미국 서부 지역에서 잦은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의 주요 전력 회사들과 협력하여 개발한 제품이다. 2018년 개발해 품질 및 기술 검증 시험을 통과했는데 미국에서도 소수 업체들만 생산할 수 있다. 대한전선은 최근 5년 동안 미국 서부 지역에만 해당 제품을 약 1000억원 이상 규모로 공급했다. 이외에도 대한전선은 전력 인프라 복구 사업에도 적극 협력한다. 전력 인프라 재건을 위한 긴급 물량에 대응하고 현지 전력 회사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기술도 지원할 계획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산불 피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미국 주요 전력망 공급 기업으로서 전력 인프라 재건과 재해 예방 등에 필요한 전문 기술을 지원하고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은 2000년대 초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입지를 넓혔다. 지난해에는 총 7300억 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기록하며 미국 사업을 확대했다. 한편 대한전선은 지난해 9월 태풍 피해를 본 베트남 주민들을 위해서도 20억동, 한화 약 1억 원을 기부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 바 있다.
  • 송대관 별세…‘해뜰 날’로 뜨고, 숱한 ‘유행가’ 남긴 국민가수

    송대관 별세…‘해뜰 날’로 뜨고, 숱한 ‘유행가’ 남긴 국민가수

    ‘해뜰 날’, ‘차표 한 장’, ‘유행가’ 등으로 시대를 풍미한 국민 트로트 가수 송대관이 7일 오전 별세했다. 79세. 유족 등에 따르면 송대관은 전날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치료 도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평소 지병이 있었고 수술도 세 차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음 주 KBS ‘가요무대’ 출연이 잡혀 있을 정도로 고령에도 활발하게 무대를 누벼왔다. 송대관은 1946년 6월 2일 전라북도 갑송 무단읍 정주지구 갑송(현 전북 정읍시 태인면 태성리)에서 태어나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1965년 전주영생고를 졸업한 뒤 서울로 상경해 손석진 오아시스 레코드 사장을 도우면서 1967년 ‘인정 많은 아저씨’로 가수 데뷔했다. 좀처럼 인기를 얻지 못한 채 무명 생활을 하다 1975년 ‘해뜰 날’로 스타덤에 올랐다. 경쾌한 멜로디에 긍정적인 가사를 넣은 이 노래로 송대관은 1976년 방송국 가요대상 3개를 석권하고 가수왕까지 올랐다. 이후 꾸준히 음반을 발매하고 영화 등에도 얼굴을 보였지만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1980년 미국 이민 길에 오른다. 1988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이듬해 ‘정 때문에’를 시작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는다. ‘차표 한 장’을 비롯해 ‘인생은 생방송’, ‘고향이 남쪽이랬지’ 등 히트곡을 잇달아 내면서 명실상부 국민가수 반열에 올랐다. 1980년대 후반 현철, 태진아, 설운도와 함께 트로트 부활을 이끌면서 ‘트로트 4대 천왕’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2000년대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2002년 아내 이정심이 작사한 ‘유행가’는 그의 대표곡으로 꼽힌다. 이어 ‘사랑해서 미안해’, ‘내 여자’, ‘오래오래’ 등도 인기에 힘을 보탰다. 2013년 아내의 부동산 투자 실패로 사기 혐의에 휘말렸다가 2015년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집을 비롯해 500억원대 재산이 모두 은행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회생 절차를 밟은 뒤 월세를 살며 빚을 갚기 위해 고령에도 수많은 행사를 소화해온 사연을 방송에서 말하기도 했다. 미국서 이민 생활을 같이한 가수 태진아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도 기억된다. 2004~2009년 태진아와 함께 잇몸약 CF에 출연하기도 했고, ‘송대관 & 태진아 라이벌 콘서트’를 매년 열 정도로 친한 사이이다. 2001년 세계에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린 문화예술발전 유공자들에게 주는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008년에는 남진의 뒤를 이어 제2대 대한가수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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