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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한국형 ‘보육센터’… 핀란드 노키아 中企협력이 모델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한국형 ‘보육센터’… 핀란드 노키아 中企협력이 모델

    스위스 연방 공대인 로잔공대와 취리히공대에는 대규모 사이언스파크가 운영되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은 물론 중소벤처들이 대거 입주해 산학연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내부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짝을 이루거나 멘토와 멘티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아이디어가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으면 사이언스파크 차원에서 기술개발부터 재정지원, 제품화, 시장조사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적인 컴퓨터 주변기기 전문업체인 로지텍이다. 로지텍은 마우스에 대한 간단한 아이디어로 로잔공대 내 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한 뒤 산학 공동연구로 꾸준히 신제품을 개발, 벤처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두 대학에서는 200여개가 넘는 벤처기업이 내일의 로지텍을 꿈꾸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한국형 ‘보육센터’이자 ‘아이디어 뱅크’를 표방한다. 한국은 창업 국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롤모델로 삼고 있는 유럽 일부 국가나 미국에 비해 산학연 협력이 크게 뒤처져 있다. 대학은 응용보다는 기초연구에 집중하고 있고, 정부출연연구기관은 대전·충남권에 집중돼 있어 기업체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창조경제 생태계 내에 대기업을 끌어들였다.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에 강점을 가진 대기업들을 배치한다. 대구(삼성), 대전(SK)이 이미 출범식을 가졌고 부산은 롯데, 충북은 LG, 서울은 CJ가 맡아 연내 문을 열 예정이다. 전북은 효성, 전남은 GS, 충북은 LG, 충남은 한화, 경북은 삼성, 강원은 네이버, 울산은 현대중공업, 제주는 다음카카오가 맡아 내년 상반기까지 혁신센터를 설치하게 된다. 대기업이 창업 생태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이미 핀란드의 사례로 효과가 입증돼 있다. 핀란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주름잡았던 노키아의 국가다. 한때 전체 법인세의 23%를 노키아가 부담했을 정도로 노키아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노키아가 급속히 몰락하자 전 세계는 핀란드 경제도 함께 침몰할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핀란드 경제는 2~3년간만 침체된 뒤 오히려 유로존 평균 성장률을 크게 웃돈다. 여기에는 노키아가 전성기 시절 주도적으로 운영했던 ‘노키아 테크노폴리스 이노베이션 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역할이 컸다. 노키아는 이들 프로그램에서 개발은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상용화되지 않은 성과를 중소기업이 상용화거나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자체적으로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나 중소기업에는 노키아의 노하우로 사업화를 돕는 것은 물론 영업망까지도 제공했다. 창업 프로그램은 60% 이상의 성공률을 보였다. 노키아에서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창업을 택한 노키아 출신 연구원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앵그리버드로 세계적인 게임 기업이 된 로비오 구성원 중 상당수가 노키아 출신이다. 노키아에서 갈라져 나온 기업만 300여개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있다. 한국형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앞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개인의 아이디어를 돕는 데 만족하지 않고, 사업을 가로채거나 헐값에 매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적극적으로 ‘짝짓기’에 나서서 이뤄진 사업인 만큼 현 정부 이후에 사업이 계속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런 의문을 불식해야 한국형 혁신센터가 성공할 수 있다. 취리히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MLB 월드시리즈] 범가너 포효에 돌풍이 멈췄다

    ‘월드시리즈의 사나이’ 매디슨 범가너(25)가 샌프란시스코에 값진 첫 승을 안겼다. 샌프란시스코는 22일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의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WS·7전4승제) 원정 1차전에서 범가너의 눈부신 호투를 앞세워 7-1로 이겼다. ‘가을 야구’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해 ‘바퀴벌레’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는 승부처인 이날 1차전 선제 펀치를 날려 우승을 향한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2010년과 2012년 챔피언 등극에 이어 ‘2년 주기 우승설’을 흘리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통산 8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2000년대 치른 14차례 WS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 트로피를 놓친 경우는 2번뿐이다. 반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8연승 신기록으로 29년 만에 우승을 벼르는 ‘기적의 팀’ 캔자스시티는 범가너 공략에 실패해 연승 행진을 멈췄다. ‘위대한 수비’와 빠른 발, 최강 불펜으로 만년 꼴찌의 탈을 벗은 캔자스시티지만 긴장한 탓에 어설픈 수비까지 겹치면서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정규시즌 18승(10패)을 수확한 범가너는 WS 세 번째 등판인 이날도 빠른 공과 ‘면도날’ 커브를 주 무기로 7이닝을 단 3안타 1실점으로 막는 완벽투를 과시했다. 2010년(텍사스 4차전) 8이닝 무실점, 2012년(디트로이트 2차전) 7이닝 무실점 등 2승에 평균자책점 0의 환상적인 투구로 ‘WS 사나이’로 불리는 그는 WS 3승째를 낚으며 평균자책점 0.41을 기록했다. 아쉬운 게 있다면 7회 1점포를 맞아 WS 무실점 행진을 21이닝에서 마감했다는 것. 이에 견줘 캔자스시티 선발 제임스 실즈(33·14승8패)는 3이닝 동안 홈런 등 7안타 5실점하며 조기 강판됐다. 2차전은 23일 오전 9시 7분 같은 장소에서 제이크 피비(샌프란시스코 7승13패)-요르다노 벤추라(캔자스시티 14승10패)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공직 파워 열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

    [공직 파워 열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

    해양수산부의 해양정책실장은 폐지와 부활을 거듭했던 부처의 운명 속에서도 꿋꿋이 부처 내 구심점 역할을 해 온 대표 요직으로 꼽힌다. 1996년 8월 수산청과 해운항만청 등이 합쳐져 해수부가 만들어질 때만 해도 미래 해양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는 해양정책실장은 전통 수산·항만 분야에 비해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먹고살기 바쁜 마당에 실체도 없는 20년 뒤의 바다에 왜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탓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미래 먹거리와 해양 산업 분야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양정책실은 명실공히 해수부의 주무부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해양정책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직위가 오르내리는 등 부침이 심했다. 해양정책실장(1급·현 고위공무원 가급)으로 출발했지만 2년 만인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부조직개편의 일환으로 해양정책국(2급·현 고공단 나급)으로 조직이 축소됐다. 노무현 정권 말인 2007년 다시 해양정책본부장으로 승급했지만 이듬해 이명박 정부는 해수부를 아예 폐지,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소속 국장급으로 직위를 강등시켰다. 때문에 실장·본부장보다는 해양정책국장이 더 낯익다는 직원들이 많다. 조직이 공중 분해돼 5년간 국장급으로 지내오던 해양정책실장은 미래 해양 정책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면서 현 정권이 들어선 지난해 3월 해수부의 부활과 함께 해양산업정책관 등 3명의 국장과 11개 과를 거느리는 역대 최대 규모 진영의 주무 실장으로 명예를 회복했다. 해수부에서는 해양정책실장·국장을 거치면 차기 장·차관 하마평에 오른다. 차관이 된 사람도 3명이나 된다. 현 정권 초대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이 된 김영석 현 해수부 차관은 해양 업무에 대한 애정과 확신이 남다른 것으로 유명하다. 해양정책국장을 두 차례 지낸 김 차관은 공직에 대한 자존심이 강해 조선시대 선비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늘 정책을 공부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 신임이 두텁다. 해수부 차관보, 국토부 2차관을 지낸 최장현 위동해운 사장은 ‘워커홀릭’으로 불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수부 장관 시절 공보관(현 대변인)을 지냈다. 조직장악력이 뛰어나고 업무 추진력이 좋다. 국토부 차관 출신인 주성호 전 한국해운조합 이사장은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최근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지만 해수부 재임 시절 온화하면서도 세심하게 업무를 잘 챙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평식 2012여수세계박람회재단 이사장은 2년 6개월간 최장기 해양정책실장을 맡으며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김춘선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해수부에 영입됐다. 예산·정책 등 업무를 두루 섭렵한 데다 쾌활하고 인맥도 넓어 적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용우 전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은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예리한 분석력과 강단 있는 업무추진력으로 당시 시화호와 새만금을 둘러싼 개발 갈등을 원만하게 풀어 주목을 받았다. 이 전 이사장과 행시 동기인 서정호 전 경기평택항만공사 사장은 업무 능력뿐 아니라 대인관계가 좋다는 평이다. 바다에 육상폐기물을 버리는 업체에 물리는 해양환경개선부담금 갈등을 매끄럽게 풀어 능력을 인정받았다. 새누리당 수석연구위원인 연영진 전 국립해양조사원장은 합리적인 성격에 부드러운 카리스마란 별명을 갖고 있다. 차분한 성격의 우예종 해수부 기획조정실장은 아이디어맨으로 불린다. 물류 항만의 전산화 시스템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장관 비서관, 청와대 인사제도비서관을 지낸 문해남 현 해양정책실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주요 보직에서 물러났지만 정무감각이 뛰어나고 해양 업무를 안팎에서 잘 추스르면서 해양정책실장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 시장농업,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가나/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시장농업,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가나/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최근 중국통계연감은 도시가계 평균소득이 2만 4565위안으로 농촌가계 7917위안의 3배임을 보여준다. 1990년대 초 2배이던 격차가 고도성장 기간에 더 벌어졌다. 현재 농업·농촌 발전과 도시·농촌 불균형 완화는 중국의 우선적 국정과제다. 작년 말 중국은 국가개혁특별위원회로 볼 수 있는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소조)를 출범시키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조장을 맡았다. 시 주석은 올해 1월부터 소조회의를 주관해 왔는데 지난달 29일 제5차 회의에서 의미 있는 농정방향을 제시했다. 지금 널리 퍼져 있는 농민들의 농지사용권 거래에 법적 질서 확립을 강조한 것이다. 농지개혁은 농업개혁의 근간이다. 중국은 1949년 건국과 함께 농지의 봉건적 지주소유제를 폐지하고 농민소유제를 실시했다. 농민들이 농지의 소유, 경영, 처분권을 가졌다. 그러다 잠시 후 1950년대 중반 국가가 소유권을 회수하고 농지의 집단경영을 도입함으로써 사회주의 체제를 확립했다. 1970년대 말 개혁·개방이 있기까지 국가는 집단경영 토대 위에 농지를 인민공사-생산대대-생산소대로 이어지는 3단계 조직에 위탁함으로써 농민 개인 소유권은 없어졌다. 1978년 덩샤오핑은 핵심적 개혁·개방 정책의 하나로 ‘가정연산승포책임제’(家庭??承包?任制)라는 가족단위 농업생산책임제를 도입했다. 개별 농가에 자율적 농지 사용권을 주고 농민에게 일정의 정부 몫을 제외한 나머지 생산물에 대한 자율 처분권을 허락한 것이다. 농민 몫은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됐고 급격한 생산 증가로 연결됐다. 1983년 말 가족책임경영 농지 면적은 전체의 97%로 확대됐다. 따라서 생산소대와 대대는 의미를 잃었고 1984년 인민공사 해체와 함께 농지 집단경영 기반이 사라졌다. 국가는 소유권을, 농가는 사용권을 가진 것이다. 2000년대에 시장 힘은 더 커져 농지사용권까지 거래한다. 공업화, 도시화에 따라 농촌을 떠나는 농가들이 사용권을 거래한 것이다. 소유권이 없는 상태의 불완전한 거래였지만 다양한 형태의 사용권 거래를 통해 지역에 따라 대규모 경영자가 나타나는 등 농업경영구조 변화 조짐을 보였다. 하청, 임대, 교환, 지분출자, 양도 등 자본주의 토지시장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거래형태가 나타났다. 그러나 제도 부족에 따른 무질서한 거래 확산, 국가의 갑작스러운 정책변경 가능성 등은 불확실성의 요인이었고, 거래 활성화를 통한 농업경영구조 개선에는 한계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시 주석의 추인은 앞으로 구체적 제도 도입으로 연결되고 정책 안정성을 높여 큰 파급 효과를 부를 것 같다. 중국은 이제 농지 소유권은 국가가 갖되 농가가 임대차 등을 통해 사용권을 이전함으로써 실제 원하는 자에게 경영권이 공고하게 분화될 것이다. 이를 통해 농지 규모화가 이루어져 만성적 소규모 경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소조는 기대한다. 또한 소조는 고령 등으로 영농이 어려운 농촌 주민은 임대료 등을 통해 일정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여전히 농촌 내부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도시·농촌 불균형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북한도 올해 5월 30일 농업개혁조치를 발표했다. 내년부터 협동농장에 공동작업 단위 대신 가족 단위 책임경영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가족 1명당 농지 1000평을 지급하고 생산물은 국가와 농가가 4대6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덩샤오핑이 도입한 ‘가정연산승포책임제’를 닮았다. 북한에도 이미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광범위한 시장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험에 비추어 보면 지난 5·30농업개혁이 농산물 시장 확대와 농업생산 증대를 유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예상대로 시장 힘이 더욱 확장된다면 지금 중국이 가는 방향의 추가적 개혁을 기대하게 한다. 현재 많은 난관 가운데서도 남북한 경제협력 필요성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을 보면 농업·농촌부문이 경제협력의 우선적 대상이다. 협력이 현실화된다면 북한의 5·30농업개혁 조치가 시장기능을 크게 할 수 있도록 방향이 설정됐으면 한다. 시장 힘을 등에 업은 개혁과 경제협력이 항상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 일상에 지친 당신‘을’ 위하여

    일상에 지친 당신‘을’ 위하여

    종합상사 ‘원 인터내셔널’에 낙하산 인턴으로 들어온 장그래는 동기들 사이에서 ‘왕따’다. 명문대 출신으로 높은 스펙을 자랑하는 동기들은 고졸 학력이 전부인 그를 비웃는다. 윤태호 만화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드라마 ‘미생’에 비친 직장의 풍경이다. 1987~1993년 KBS에서 방송된 ‘TV손자병법’을 시작으로 MBC ‘신입사원’(2005), KBS ‘직장의 신’(2013)까지 직장 드라마들은 끊이지 않았다. ‘TV손자병법’과 이후의 직장 드라마들을 비교해 보면 IMF 외환위기가 바꿔놓은 직장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현실생활 바로미터 직장 드라마 ‘TV손자병법’과 ‘미생’의 배경은 종합상사지만 풍경은 정반대다. ‘TV손자병법’ 속 진산그룹은 요즘의 직장 문화에 견줘 보면 ‘가족 같다’는 느낌에 가까운 곳이었다. 어리바리한 만년 과장과 둥글둥글한 성격의 대리, 깐깐한 상무 등이 투닥거리는 모습은 시트콤을 보는 듯했다. 사내 정치, 승진 누락 등 직장의 현실이 그려졌지만 코믹한 분위기를 잃지 않았다. 반면 ‘미생’ 속 원 인터내셔널은 살벌한 전쟁터다. 사원들은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인턴들은 입사 기회를 놓고 생존경쟁을 벌인다. 업무 과로에 찌든 모습은 오상식 차장의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대변된다. 20년 전과 달라진 종합상사의 위상도 두 드라마의 분위기를 가른다. 1970년대 경제 성장기에 출범한 종합상사는 기업들의 수출 창구 역할을 담당하며 손꼽히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들이 수출 업무를 직거래로 전환하면서 종합상사의 역할은 크게 위축됐다. 이재문 ‘미생’ PD는 “‘미생’ 속 종합상사는 국내 기업과 해외 바이어 양쪽에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을’(乙)의 공간으로 묘사된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직급 점점 낮아져… 신입사원서 인턴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직장드라마 주인공의 직급은 점점 낮아졌다. 대졸 공채 신입사원(‘신입사원’), 계약직 여직원(‘직장의 신’) 대졸 인턴(‘미생’) 등 사내 역학구조의 가장 아래에 있는 ‘을’의 시선에서 이들의 설움을 대변한다. 취업 준비생들의 스펙은 점점 높아졌다. ‘신입사원’의 LK그룹 신입 이봉삼은 명문대 출신의 그룹 장학생 정도로 묘사된다. 반면 ‘미생’의 인턴 안영이는 영어와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장백기는 국제무역사 자격증 등의 스펙과 프레젠테이션 능력으로 무장했다. 그럼에도 취업 준비생들의 고충은 더 커졌다. 2000년대 후반 대기업들의 채용연계형 인턴제도가 활성화되면서 또 다른 시험대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미생’의 인턴들은 정규직도 아닌 2년 계약직이 되기 위해 자신들의 능력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을’ 승리는 통쾌한 판타지… 점점 승리의 열매 작아져 ‘을’의 이야기는 통쾌한 판타지였다. ‘신입사원’의 주인공 강호는 지방대 사회체육과 출신으로 스펙은 없지만 타고난 뻔뻔함과 천운으로 LK그룹에서 승승장구한다. 계약직인 미옥도 정규직 전환에 성공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직장의 신’은 정규직들이 쩔쩔매는 만능 계약직 ‘미스 김’이 다른 계약직들의 설움을 한 방에 해결한다. 코믹한 분위기의 이면에는 불합리한 노동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있었다. 반면 드라마 ‘미생’에는 판타지도, 노동 현실의 전복도 없다. 원작 웹툰이 인기를 끌 당시 독자들은 오상식 차장과 같은 ‘좋은 상사’마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씁쓸해했다. 또 개인을 쥐어짜는 조직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인물들을 두고 “일중독 사회를 미화한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이재문 PD는 “직장의 현실은 갈수록 고착화되고 직장인들은 여전히 힘겹게 살아간다”면서 “직장인들의 고단한 일상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우리 가훈, 이렇게 폼났었나?

    우리 가훈, 이렇게 폼났었나?

    “가훈을 표구액자에 담아서 걸어 놓으니 훌륭한 작품이 됐어요. 가보로 이어 가야죠.” 21일 이정미(44·종로구 혜화동)씨는 교구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집으로 배달된 표구액자를 받아 들고 이같이 말하며 기뻐했다. 이씨는 “길을 지나다 우연히 접했는데 재료비 2만원에 무료로 배송받으니 뜻밖의 선물 같다”고 반겼다. 종로구는 22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매주 수·목요일 오후 3~5시 세종로 종로문화재단 3층 강의실에서 ‘내 손으로 만든 가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인사동 프로젝트-전통의 역습, 표구를 구하라’ 사업의 일환으로 앞서 인사동에서 진행한 체험 프로그램 ‘제비는 표구를 싣고’에 이은 두 번째 프로젝트다. 첫 번째 프로젝트 참여자의 호응이 좋아 8회에 걸쳐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인 셈이다. 대상은 선착순 10명이다. 가족 단위로도 신청할 수 있다. 참가비는 10만원이다. 구민에겐 30% 할인해 준다. 구 관계자는 “손용학 한국표구협회장(문화재청지정 기능자 제1365호) 주관으로 표구의 정의, 역사 등의 이론 교육과 직접 만들기 등을 통해 한국 전통문화를 일깨운다”고 말했다. 종로문화재단과 한국표구협회, 인사동전통문화보존회가 ‘표구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표구는 서화(書?)에 종이나 비단을 발라 꾸미고 나무나 기타 장식을 이용해 족자, 액자, 병풍 등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인사동은 1970년대 전통문화 네트워크 거점으로 고미술 시장 르네상스를 이끌며 표구도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고미술 시장 침체와 더불어 장인들의 활동까지 줄면서 명맥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표구를 살리기 위해 나선 것이다. 다행히 문화체육관광부의 ‘2014년 지역문화재단 역량 강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원을 받는다. 구는 다음달 인사동 프로젝트 세 번째인 ‘인사동 전통문화네트워크-포럼’을 개최한다. 김영종 구청장은 “표구산업의 가치를 공유하는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고려인삼공사, 차가버섯 추출분말 ‘베료즈카골드 힐링세트’ 인기

    고려인삼공사, 차가버섯 추출분말 ‘베료즈카골드 힐링세트’ 인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보조식품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 남녀 중 절반 이상이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고 있을 정도로 건강식품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최근 눈에 띄게 건강식품 절대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버섯이 있다. 바로 ‘차가버섯’이다. 북위 45도 이상의 러시아 시베리아를 중심으로 자작나무 숲에서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자생하는 차가버섯은, 암 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항암대체식품이다. 특히 러시아산 차가버섯은 이미 러시아에서 그 효능을 인정받아 공식적인 약제로 사용하고 있다. 차가버섯은 국내에서도 2000년대 초반 수입되어, 본격적인 암 환우들의 대체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차가버섯은 여러 업체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그 중 10만여 암 환우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차가버섯을 대표하는 회사로 보완대체식품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한 ‘고려인삼공사’가 바로 그 곳이다. 고려인삼공사는 국내 차가버섯 시장을 선도하며, 러시아산 차가버섯 추출분말의 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해왔다. 특히 2009년에는 차가버섯 대표 브랜드인 ‘베료즈카골드’를 선보이며 차가버섯 대표 회사로 성장했다. 베료즈카골드는 기존 차가버섯 추출분말에 비해 유효성분 함량의 지표인 크로모겐 콤플렉스의 함량을 높였다. 이 제품은 노약자나 중증환자들처럼 흡수율이 떨어지는 이들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제품이다. 베료즈카골드는 출시 직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지난 3월부터는 힐링세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힐링세트는 고려인삼공사 차가버섯 대표브랜드인 베료즈카골드로 구성된 세트다. 힐링세트는 체력이 약한 이들을 위한 체력 보충, 소화력이 약한 이들을 위한 식사 대용, 식전 식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아로니아 구성, 차가버섯과 온열요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온열구성 등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려인삼공사 관계자는 “이번 베료즈카골드의 힐링세트는 그 동안 체력 회복 등의 효과를 경험한 회원들이 희망스토리를 공유하면서 시작됐다”며, “이 같은 힐링세트 인기의 비결은 회원들의 경험과 추천을 통해 구성된 최고의 조합에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사설] 부산 ITU총회, ICT 선도국 발돋움 전기 삼아야

    정보통신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어제 부산 벡스코에서 3주간의 일정으로 막이 올랐다. 이번 총회에는 장차관을 포함해 170여개국에서 300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했고, 부대 행사엔 글로벌 기업들도 대거 초청됐다. 유엔 산하 기구인 ITU는 193개 회원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장관이 대통령의 권한을 위임받아 세계 ICT 정책의 현안과 미래 정책 방향을 설정한다. 아·태지역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이번 총회는 세계의 경제와 정치, 사회가 ICT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총회에서는 국가 간의 정보격차와 표준화, 사이버 보안, 기후 변화 등에 대한 ICT 역할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따라서 ICT 강국인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ICT 정책과 외교의 강국으로 한 단계 더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ICT를 기반으로 한 우리의 경제 발전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는 자리도 될 것이다. 아직도 세계 인구의 60%는 온라인 접속조차 하지 못하고 30%는 휴대전화를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총회는 ICT 강국 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총성 없는 전장이 될 전망이다. 이미 인터넷 종주국인 미국에 중국과 러시아가 “글로벌 인터넷 주소관리 권한을 유엔 기구로 이관해야 한다”며 미국 주도의 ICT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특히 ITU 수장인 사무총장 후보에 현 사무차장인 중국의 자오허우린이 단독 입후보해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자오가 차기 총장으로 선출되면 총 8년간 ITU의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ICT 국제기구와 세계 시장에서의 중국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우리는 이번 총회에 ‘ICT 융합’과 ‘사물인터넷(IoT) 촉진’ 등 두 개의 주제를 의제로 제출해 놓았다. 결의문이 채택되면 우리의 창조경제를 꽃 피울 계기가 마련되고, 미래 글로벌 시장에서 각축전이 될 IoT 분야의 국제표준을 선도하며 이 분야의 해외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사물들이 센서로 연결되는 IoT 분야는 어마어마한 시장이 될 것임에도 국제표준이 정해지지 않아 우리가 선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다. 지난해 기준으로 100억~150억개의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우리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에 접목되면 세계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이재섭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이 ITU 표준화 총국장에 출마한 것은 이런 측면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그가 당선되면 차세대 이동통신과 인터넷 정책에서 국제표준을 결정하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지금은 국가나 IT기업에나 국제표준 분야는 총성 없는 전쟁터가 돼 있다. 2000년대 초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4세대(4G) 무선인터넷 기술인 와이브로가 LTE와의 경쟁에서 져 설 자리마저 잃고만 쓰라린 경험이 있다. 국제표준은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의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하는 추세다. 대규모 국제 행사만 열고 수확을 하지 못하는 행사는 의미가 없다. 이번 회의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업의 테스트 베드성 ICT 중심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중국이 무섭게 치고 들어오는 국제 기술표준화 시장에서도 선도국이 돼야 한다.
  • “이제 ‘문화대통령’ 수식어 누군가 빨리 가져갔으면…”

    “이제 ‘문화대통령’ 수식어 누군가 빨리 가져갔으면…”

    “이제 ‘문화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누군가 빨리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제겐 족쇄 같은 양면성이 있었거든요. 이제는 뒤에서 흐뭇하게 후배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음악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5년 만에 9집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를 내고 20일 서울 강남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 서태지(42)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이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그는 “서태지의 시대는 1990년대에 끝났다”고 거침없이 말하는가 하면 “이번 앨범의 뮤즈는 제 딸아이”라며 부성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태지는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했지만 대부분 기타가 아닌 건반을 사용해 작곡했고 동화책 같은 콘셉트로 감성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실험적인 음악을 하던 그가 지나치게 대중을 의식해 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변절자’라는 말은 록그룹 ‘시나위’에서 활동하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해 ‘난 알아요’를 냈을 때부터 들어 왔어요. 제가 변화를 좋아하는 성격인데 가정이 생기고 가족들과 같이 지내면서 여유가 생기고 행복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것을 음악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했죠. 2000년대 들어 마니적인 음악을 하면서 제가 대중을 버린 셈이고 제 음악이 어렵다고 싫어하신 분들도 많았어요. 이번엔 많은 사람이 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죠.” 사실 서태지의 지난 5년은 평탄하지 않았다. 배우 이지아와의 비밀 결혼과 이혼, 배우 이은성과의 재혼과 득녀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그의 사생활이 벗겨지면서 그를 지탱하던 신비주의라는 축도 무너지는 듯했다. 그를 공격하는 악플도 덩달아 늘어났다. “제가 (스스로) ‘떡밥’을 많이 던져 진수성찬을 차려 준 부분이 분명히 있죠. 데뷔 때부터 ‘팬과 안티의 컬래버레이션’이라고 할 정도로 악플은 늘 따라다녔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음악이잖아요. 가십은 중요하지도 않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1992년부터 매 앨범마다 힙합, 헤비메탈, 갱스터랩 등 해외의 음악 트렌드를 국내에 빠르게 들여오며 가요계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지만 ‘장르의 수입상’이라는 평가와 함께 표절 논란에도 휩싸였다. “1990년대에는 국내 가요계에 다양한 장르가 부족했기 때문에 해외의 장르를 의도적으로 들여온 것은 사실이에요. 그러니 최초의 (장르) 수입업자 정도로 불러 주시면 감사하죠. 하지만 8집부터는 영향을 받은 팀이 거의 없고 모든 것을 제 안에서 해결하려 했어요.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고요. 3집 ‘교실이데아’ 때부터 표절 이야기가 나왔는데 답부터 말씀드리면 표절은 절대 아닙니다. 그동안 해명이 불필요했기 때문에 대응을 안 했을 뿐이죠.” 그는 “이번 앨범의 영감은 여행을 다니면서 얻은 기묘한 경험에서 얻었고, 특히 아이에게서 받은 강렬한 이미지가 컸다”며 웃었다. 최근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태지를 수식하는 또 하나의 단어인 신비주의마저 벗어던진 것일까. “이번에 대중적인 음악이기 때문에 약간 달라지긴 했지만 늘 하던 대로 했던 것 같아요. 다만 지난 5년간의 실체가 없는 공백 기간은 좀 아쉽지만 제 작업 방식을 탓해야겠죠. 앞으로 신비주의라는 말을 듣더라도 음악만으로 표현하고 평가받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고려인삼공사, 차가버섯 추출분말 ‘베료즈카골드 힐링세트’ 인기

    고려인삼공사, 차가버섯 추출분말 ‘베료즈카골드 힐링세트’ 인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보조식품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 남녀 중 절반 이상이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고 있을 정도로 건강식품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최근 눈에 띄게 건강식품 절대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버섯이 있다. 바로 ‘차가버섯’이다. 북위 45도 이상의 러시아 시베리아를 중심으로 자작나무 숲에서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자생하는 차가버섯은, 암 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항암대체식품이다. 특히 러시아산 차가버섯은 이미 러시아에서 그 효능을 인정받아 공식적인 약제로 사용하고 있다. 차가버섯은 국내에서도 2000년대 초반 수입되어, 본격적인 암 환우들의 대체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차가버섯은 여러 업체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그 중 10만여 암 환우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차가버섯을 대표하는 회사로 보완대체식품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한 ‘고려인삼공사’가 바로 그 곳이다. 고려인삼공사는 국내 차가버섯 시장을 선도하며, 러시아산 차가버섯 추출분말의 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해왔다. 특히 2009년에는 차가버섯 대표 브랜드인 ‘베료즈카골드’를 선보이며 차가버섯 대표 회사로 성장했다. 베료즈카골드는 기존 차가버섯 추출분말에 비해 유효성분 함량의 지표인 크로모겐 콤플렉스의 함량을 높였다. 이 제품은 노약자나 중증환자들처럼 흡수율이 떨어지는 이들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제품이다. 베료즈카골드는 출시 직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지난 3월부터는 힐링세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힐링세트는 고려인삼공사 차가버섯 대표브랜드인 베료즈카골드로 구성된 세트다. 힐링세트는 체력이 약한 이들을 위한 체력 보충, 소화력이 약한 이들을 위한 식사 대용, 식전 식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아로니아 구성, 차가버섯과 온열요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온열구성 등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려인삼공사 관계자는 “이번 베료즈카골드의 힐링세트는 그 동안 체력 회복 등의 효과를 경험한 회원들이 희망스토리를 공유하면서 시작됐다”며, “이 같은 힐링세트 인기의 비결은 회원들의 경험과 추천을 통해 구성된 최고의 조합에 있다”고 설명했다.
  • 영등포뉴타운 첫 아파트 분양 신호탄 쐈다, ‘아크로타워 스퀘어’

    영등포뉴타운 첫 아파트 분양 신호탄 쐈다, ‘아크로타워 스퀘어’

    영등포구 일대가 서울 서남부의 중심축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다양한 개발과 주택 공급이 이뤄지며 과거 공장밀집 지역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것. -화려하게 부활하는 영등포, 공장지대를 벗어나 첨단 주상복합타운으로 비상 2000년대 즈음하여 영등포는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 복합쇼핑몰 등이 차례로 들어서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문래동 3가 일대 23만3571㎡에 이르는 면적의 방림방적 부지에는 1300여 가구 규모의 ‘문래 자이’ 아파트가 들어섰으며, 영등포동 일대의 경성방직 37만㎡ 부지에는 2009년 초대형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가 지어졌다. 이외에도 하이트맥주 공장부지에 지어진 2400여 가구 규모의 ‘영등포 푸르지오’를 비롯해 인근 신도림동 연탄공장 부지의 복합몰 ‘디큐브시티’ 등 영등포 일대는 대변혁을 일으키며 최첨단 주상복합타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타임스퀘어는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은 교통유발부담금을 지불하는 건물로 꼽히는 등 막대한 양의 유동인구를 발생시키며 서울 서남부 지역 개발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이런 연이은 개발에 힘입어 영등포 지역은 과거의 이미지를 벗고 우수한 주거지구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최근 시세자료에 따르면 영등포구의 지난 1년 간 전셋값 상승률은 8.91%로 송파구(8.77%), 중구(8.69%), 성동구(8.64%) 등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영등포 개발은 아직 진행형 또 영등포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작년 9월 발표한 ‘2030 서울플랜’에서 강남, 광화문과 함께 국제금융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임을 밝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로 인해 종전 체계인 '1도심-5부도심' 계획에서 '3도심-7광역중심' 의 다핵 기능이 부각되며 강남, 영등포•여의도가 서울 3도심의 중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존의 도심(광화문 일대의 한양도성)은 세계적 역사문화 중심지로 육성함과 동시에, 이미 도심급의 중심지로 성장한 강남이나 영등포•여의도는 도심 위상으로 격상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르면 영등포와 강남은 각각 ‘국제금융중심지’와 ‘국제업무중심지’로 국제기능을 분담하게 된다. -9.1대책 훈풍 입은 아파트 공급 시작… 영등포뉴타운 재개발 사업까지 가속화이렇게 영등포 지역이 10년 넘게 눈부신 발전을 이어온 가운데, 이달에는 영등포뉴타운 재개발 지역에 드디어 첫 아파트 공급이 시작돼 기대를 모은다. 뉴타운은 서울시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2002년 시작한 도시개발사업이다. 도시개발과 주택 재개발을 함께 추진해 ‘새로운 마을’을 만들겠다는 목적이었다. 한동안 서울시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인해 좀처럼 맥을 못추고 있었지만 최근 이 출구전략도 마무리돼 가면서 사업성을 인정받은 뉴타운을 중심으로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따라 입지 좋고 개발속도가 빠른 뉴타운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영등포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포문을 연 첫 단지는 대림산업이 1-4구역에 짓는 고급 브랜드 아파트 ‘아크로타워 스퀘어’로, 최근 오픈 3일만에 1만 5천여명의 관람객이 모델하우스에 다녀가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29~35층의 7개동 총 1221가구 중 전용 59~142㎡의 아파트 655가구가 일반분양 분으로 배정된다. 강남과 강북을 아우르는 도심 속 알짜 공급답게 서울 3대 업무지구 중 하나인 여의도생활권을 누리는 직주근접환경이 강점이다. 5호선 영등포시장역의 초역세권을 자랑하며 국회의사당역도 도보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다. 또한 타임스퀘어 내 이마트, CGV,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백화점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며, 대형병원인 한강성심병원도 인접하다. 오는 21일(화)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2일(수) 1•2순위, 23일(목) 3순위 청약 접수가 실시되고 당첨자는 29일(수)에 발표된다. 계약은 11월 3일(월)부터 5일(수)까지 3일간 진행된다. 견본주택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3가 70-1(코스트코 양평점 인근)에 마련됐다. 입주는 2017년 8월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1부)신흥기업 엔씨소프트] ‘테헤란 시대’ 함께한 IT기업가 주축…게임·야구계 폭넓은 교류

    [재계 인맥 대해부 (1부)신흥기업 엔씨소프트] ‘테헤란 시대’ 함께한 IT기업가 주축…게임·야구계 폭넓은 교류

    서울대 전자공학과 85학번인 김택진(47) 엔씨소프트 대표의 인맥 핵심은 서울대 공대 출신 정보기술(IT) 기업가다.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인 이해진(47) 네이버 이사회의장과 김정주 NXC넥슨 대표, 산업공학과 86학번 김범수(48)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 걸출한 기업가들이 비슷한 시기 대학을 다녔다. 이들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 격변기였던 이른바 한국 IT 업계 ‘테헤란 시대’를 함께 보내면서 친분을 쌓아왔다.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안철수연구소 창업자인 안철수(52)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나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이재웅(47) 다음 창업자 역시 김택진 대표 등과 이 시기를 함께 보냈다. 김 대표와 이 창업자의 친분 때문에 2000년대 말엔 엔씨소프트의 다음 인수설이 확산되기도 했다. 2000년 일찌감치 창업해 테헤란 시대를 함께 보낸 송병준(38) 게임빌 대표도 김 대표와 친분이 두텁다. 송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94학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엔 IT 기업들이 벤처 혹은 벤처를 막 벗어난 수준이어서 최고경영자(CEO)들간의 만남이 잦았다”고 말했다. 또 허진호(53·전 아이네트 대표) 크레이지피쉬 대표와 장영승(51) 전 렛츠뮤직 대표는 김 대표의 ‘멘토’다. 허 대표는 서울대 전산학과 79학번, 장 전 대표는 컴퓨터공학과 82학번이다. 장 전 대표는 김택진 대표가 과거 언론 인터뷰 때마다 가장 존경하는 CEO로 꼽았던 인물이지만 2005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이후 업계에서 물러났다. ‘IT 업계 대모’ 장인경(62) 전 마리텔레콤 대표도 김 대표에게 각별하다. 마리텔레콤은 ‘단군의 땅’, ‘쥬라기 원시전’ 등 최초의 온라인게임을 만들었던 회사다. 김 대표는 1990년대 중반 장 전 대표를 통해 게임업계 인맥을 형성했고 이는 그가 게임사업에 뛰어든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대표적인 송재경(47) XL게임즈 대표가 그때 만난 사람이다. 송 대표는 김 대표의 서울대 1년 후배(컴퓨터공학과 86학번)다. 두 사람의 만남으로 ‘리니지’라는 한국 게임 역사상 가장 성공한 게임이 탄생했다. 송 대표는 2000년부터 엔씨소프트 부사장을 지냈지만 김 대표와 사업방향 등을 놓고 갈등을 빚다 2003년 독립했다. 엔씨소프트 개발자 출신 게임기업 CEO로는 신재찬(37) 이노스파크 대표와 이성민(35) 신타지아 대표 등이 있다. 각각 ‘룰더스카이’와 ‘베이스볼히어로즈’ 같은 모바일게임으로 유명해진 회사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김 대표가 서울대에서 석사과정을 밟을 때 지도교수였다. 1989년 함께 한글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을 개발했던 ‘컴퓨터연구회’ 동아리회원들도 김 대표의 중요 인맥이다. 이찬진(49·전 한글과컴퓨터 대표) 드림위즈 대표, 김형집(47) 전 엔씨소프트 부사장, 우원식(46) 현 엔씨소프트 부사장 등이 있다. 이들은 여전히 종종 만나면서 30년 가까이 우정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NC다이노스 구단주인 김 대표의 야구계 인맥도 화려하다. 허구연(63) KBO야구발전실행위원장이 2010년 4월 엔씨소프트 임직원 대상으로 강연을 한 직후 김 대표를 만나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했던 게 NC다이노스 야구단 창단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구단의 연고지 결정 등에서 허 위원장이 상당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스포츠 실장 출신인 이태일(48) 구단주나 김경문(56) NC다이노스 감독 역시 김 대표가 영입에 힘을 쏟았던 인물들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씨줄날줄] 별풍선/문소영 논설위원

    2000년대 초 싸이월드 덕분에 한국인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도토리’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도토리에서 상수리나무나 다람쥐를 떠올리면 실격이다. ‘노땅’으로 취급됐다. 도토리는 사이버 세상인 싸이월드의 결제수단이다. 자신의 아바타인 ‘미니미’를 돋보이게 하려면 옷을 입히고 음악·스킨을 깔기 위해 도토리가 필요했다. 개인 컴퓨터(PC)의 확산과 인터넷 활성화를 기반으로 1999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 덕분에 10대와 20대는 가상현실 속에서 ‘일촌’들과 새로운 방식의 인간관계를 쌓아갔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을 촉진하고, 인간의 소통 방식을 바꿔왔다. 서양을 기준으로 15세기 중엽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과 인쇄기술의 발달로 책이 대중화했고, 증기기관과 윤전기의 등장으로 대중 일간지가 19세기 초·중엽부터 쏟아졌다. 그 비슷한 시기에 해저 케이블이 깔리면서 전보가 나왔다. 19세기 말 연속 촬영이 가능한 사진기술이 나오면서 영화가, 1900년대 초 3극 진공관 등이 발명되면서 1920년대 라디오가 등장했다. 영화와 라디오가 합성된 TV의 시작은 1930년대, 컬러TV방송은 1954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이후 케이블 TV와 위성방송과 인터넷방송이나 소비자가 콘텐츠를 채우는 유튜브와 같은 공유 미디어가 등장했다. 이런 변화에서 미국 미디어 산업의 7대 강자인 월트 디즈니사가 전통미디어인 라디오 방송국 23개를 매각한다고 지난 8월에 발표한 사실은 놀랍지도 않다. 위성 라디오 등으로 방송을 변화시키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디어가 일방적인 전달자에서 양방향 소통자로, 더 나아가 개인적인 소통의 매개자이자 개인 서비스의 제공자가 되어 가고 있다. 이에 아프리카TV의 ‘별풍선’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뉴미디어에서 아프리카가 언급되면, 검은 대륙 아프리카(Africa)를 연상하면 안 된다. 실시간 인터넷방송, 모바일방송, 함께 보는 TV, 보는 라디오 개념의 아프리카(a-free-ca)TV다. BJ(Broadcast Jockey)는 게임, 스포츠, ‘먹방’ 등을 중계한다. BJ는 방송 시청자들이 주는 ‘별풍선’을 받는다. ‘도토리’와 같은 사이버 머니다. 최근 유소희 BJ가 35만 5000개의 별풍선을 받아 관련 업계에서 화제다. 단일 방송 최다이다. 별풍선은 1개에 100원이니 35만 5000개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면 3850만원, BJ는 수수료 40%와 세금을 제하고 약 2000만원의 수입을 얻는다고 아프리카TV 소식지가 설명했다. 일종의 ‘사용자 펀딩’이다. 구글의 유튜브에서 지난 9월부터 미국, 호주, 멕시코, 일본 등에서 별풍선과 비슷한 기능을 도입했다고 한다. 별난 세상이지 않은가.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현재현 회장 징역 12년…재벌 회장 중 최고형량 왜?

    현재현 회장 징역 12년…재벌 회장 중 최고형량 왜?

    현재현 회장이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17일 현재현 회장에 대해 “피해자가 4만 명에 달하고 피해금액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기업범죄인 만큼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는 적지만, 2000년대 들어 재벌회장 가운데 가장 높은 형량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사기성 CP와 회사채 발행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141억 원을 횡령한 개인비리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주가조작으로 인한 부당 이득 혐의는 일부만 유죄, 회계부정, 허위재무제표 공시 혐의는 무죄, 계열사간 부당 지원으로 인한 배임 혐의도 일부 무죄가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팝, 경제를 노래하다(임진모 지음, 아트북스 펴냄) 비치 보이스의 ‘서핀 유에스에이’, 마마스 앤드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리밍’,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플 월드’ 등 위대한 팝의 명곡을 통해 배우는 경제사. 대중음악평론가인 저자는 1930년대 경제공황기부터 2000년대 세계 금융위기까지 경제사를 대중음악을 통해 훑어 간다. 소개된 노래들은 경제적 현실에 따라 울고 웃었던 사람들의 심리를 말해 주는 동시에 힘겨운 삶 때문에 잃어버리지 않으려 애쓰는 꿈들을 그리고 있다. 주디 갈랜드가 부른 경제공황기의 희망가 ‘오버 더 레인보’부터 청년 실업자들의 분노를 그린 섹스 피스톨스의 ‘영국의 무정부 상태’,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반영된 그린데이의 ‘네 적을 알라’까지 팝송과 가요 72곡의 중요 가사 부분을 번역해 원어와 함께 수록했다. 당시의 경제적 상황과 사회상이 절절히 담긴 가사 덕분에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상황을 이해하며 영미 대중음악사의 흐름도 한눈에 볼 수 있다. 각 곡마다 QR코드를 첨부해 책을 읽으며 노래를 들어볼 수 있다. 232쪽. 1만 5000원. 현대프랑스철학(프레데릭 보름스 지음, 주재형 옮김, 도서출판 길 펴냄) 20세기 프랑스 철학을 독일이 아닌 프랑스 철학 전통의 관점에서 서술한다. 그러면서도 개념의 철학과 생명의 철학이 대립하는 일반적인 프랑스 철학의 이중적 도식화에서 벗어나 국제적인 관계들까지 아우르는 열린 틀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 파리 고등사범학교(ENS) 현대철학 담당교수인 저자는 단순히 연대기적 서술이 아니라 ‘시기’ 개념을 통해 자신의 철학사 방법론을 전개한다. 우리가 익히 들어 온 사르트르나 메를로퐁티 외에 앙리 베르그송과 레옹 브룅슈비크, 모리스 블롱델, 레몽 아롱, 장 카바예스 등이 중요한 철학적 흐름을 형성했을 뿐 아니라 현대 프랑스 철학의 풍요로움에 일조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실증적인 철학사 연구를 넘어 프랑스 철학의 사건, 인물, 사실들을 실질적 연속성 차원에서 연구함으로써 자신만의 고유한 철학사 방법론을 전개하고 있다. 정확한 문장으로 철학자들의 사유의 본질적 측면과 다면성을 포착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628쪽. 3만 5000원. 시장, 종교, 욕망-해방신학의 눈으로 본 오늘의 세계(성정모 지음, 홍인식 옮김, 서해문집 펴냄) 세계적인 해방신학자 성정모 교수의 포르투갈어 저작을 우리말로 번역 소개했다.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1965년 브라질로 이주한 성 교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브라질을 찾았을 때 강사로 초청받았을 만큼 저명한 브라질 상파울루감신대 인문법대 학장이다. 신자유주의적 추세는 변혁운동의 현실적 어려움을 야기시킴과 동시에 더욱 근본적인 변혁운동의 필요성을 환기시켰다. 성 교수는 해방신학의 지평을 인간 욕망의 문제로 넓혀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종교성은 결국 돈과 물질을 숭배하는 우상숭배에 불과하다면서 경제와 신학의 연관성을 밝히고 있다. 304쪽. 1만 5000원. MANAGA(마나가)(마나가 편집부 지음, 거북이북스 펴냄) 만화가들의 시간과 공간, 일상과 작품을 공유하는 취지로 창간된 만화 전문 무크지. 잡지의 제호는 만화가를 발음대로 쓴 것이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지원을 받는 잡지는 국·영문 혼용으로 세계 시장에 우리 만화를 알리는 포트폴리오 역할까지 하겠다는 포부를 펼친다. 작가들의 심층 인터뷰에 이은 단편 게재의 구성으로 첫 호에는 만화가 혹은 피규어 아티스트, 일러스트레이터 10명을 소개한다. 주호민, 최규석, 백성민, 앙꼬, 정연균, 장태산, 박훈규, 박소희, 김정기, 배낭자 작가의 인터뷰와 작품이 담겼다. 글과 사진, 만화작품을 감각적으로 구성한 레이아웃이 돋보인다.260쪽. 1만 6000원.
  • 현재현 회장 징역 12년…2000년 이후 재벌 회장 중 최고형량

    현재현 회장 징역 12년…2000년 이후 재벌 회장 중 최고형량

    현재현 회장 징역 12년, 현재현 회장 징역 12년 재벌회장 중 최고형량 현재현 회장이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17일 현재현 회장에 대해 “피해자가 4만 명에 달하고 피해금액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기업범죄인 만큼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는 적지만, 2000년대 들어 재벌회장 가운데 가장 높은 형량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사기성 CP와 회사채 발행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141억 원을 횡령한 개인비리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주가조작으로 인한 부당 이득 혐의는 일부만 유죄, 회계부정, 허위재무제표 공시 혐의는 무죄, 계열사간 부당 지원으로 인한 배임 혐의도 일부 무죄가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하늘로 간 삐라, 위험한 초대장

    [커버스토리] 하늘로 간 삐라, 위험한 초대장

    ‘김정은 세습 타도’, ‘연평도·천안함 복수하자’ 등의 붉은 글씨가 쓰인 12m, 폭 2m가량의 대형 애드벌룬이 대북 전단(삐라)을 싣고 하늘을 나는 모습은 이제 우리 국민에게도 익숙한 장면이다. ‘삐라’는 선동이나 선전 글이 담긴 종이를 뜻하는 전단의 북한말로 알려졌으나 영어 계산서(bill)의 일본식 발음이라는 설이 있는 등 어원이 불분명하다. 표준말은 아니지만 이제 어린 학생들까지 알 만큼 유명한 단어가 됐다. 일부 대북 보수단체들의 전유물로만 치부됐던 전단 살포는 지난 10일 일촉즉발의 남북 간 사격전으로 확산됐다. 이 정도 상황이면 남북 간 ‘삐라 전쟁’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란 말도 나온다. ●길에서 줍던 삐라의 추억 대부분 기성세대는 ‘삐라’ 하면 학창 시절 길이나 산에서 발견한 ‘수상한 종이’를 파출소나 학교에 신고하고 학용품을 받은 경험을 얘기하곤 한다. 1990년대 중반 우리 교육 당국은 불온전단 수집을 학생 봉사활동 점수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대북 전단을 신고하면 연필이나 노트를 주던 이 같은 모습은 2007년 경찰청이 북한 불온선전물 수거처리 규칙을 폐지함에 따라 사라졌다. 북한도 ‘삐라’가 신고 대상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북한에서는 과거 대북 전단을 손에 집거나 전단과 같이 떨어진 식품을 먹으면 콜레라 같은 전염병에 걸린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북한 주민들이 함부로 전단을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만든 유언비어라는 것이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북한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한 탈북 인사는 “방과 후 산에 가서 대북 전단을 주워 분주소(우리의 파출소)에 신고하고 공책이나 지우개 등을 받곤 했다”면서 “북측 주민들은 실제 병에 걸리는 줄 알고 삐라를 삽이나 집게로 집어 봉지에 담아 분주소에 전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1997년 고난의 행군 이후에는 대북 전단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대북 전단과 함께 실려온 식료품이나 약품 등을 장마당(시장)에 팔아넘기는 전문업자들도 생겼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지정학적 특성과 바람 등의 영향으로 황해도 등 서해 해변의 주민들이 대북 전단에 많이 노출되며 일부 전단은 평양 근교에서도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포시 강서나 평양시 태평리 등에 살던 탈북자 가운데 대북 전단을 직접 목격한 사례도 있다. 1960년대 함경남도 벽성군에서 살았다는 탈북자 박모(68)씨는 “서해 바다와 멀지 않은 곳인 벽성군은 대북 삐라가 많이 발견되는 곳이었고, 여기서 삐라를 발견하고 신고해도 일부 안전원(경찰)은 귀찮다고 무시하기 일쑤였다”면서 “당시는 북한 경제도 좋았던 시절이라 별 흥미를 못 느꼈다”고 회상했다. 박씨에 따르면 남한에서 보낸 전단 내용 중에는 약국에 가서 자유롭게 약을 사 먹는 모습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약을 자유롭게 사 먹는다’고 자랑하는 문구가 있었다. 박씨는 “당시 무상의료 제도를 실시하던 북한에서는 약을 사 먹는 것은 매우 낙후한 제도라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약을 그냥 주는데 아래쪽(남한) 애들은 약을 사 먹는다고 핀잔을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 지원… 현재는 개인 후원받아 활동 2000년대 들어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남북 화해 국면으로 전환되며 민간 보수단체들이 대북 전단 살포의 주연으로 등장했다. 애초 민간단체들은 헬륨가스를 넣은 고무풍선에 전단을 매달아 북쪽에 보내는 아주 간단한 방식을 썼다. 북한 주민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컸지만 실제 대북 전단이 북한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됐으리라고 믿는 사람은 드물었다. 2005년 7월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이 개발한 높이 12m의 대형 애드벌룬은 ‘삐라 살포’의 역사를 바꾼 일대 사건으로 평가할 만했다. 기존 방식으로는 100여장도 보내기 어려웠고, 북에 제대로 전달되는지도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대형 풍선을 개발함으로써 민간단체들은 한 번에 수십만장 이상을 날릴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게 됐다. 당시 대형 애드벌룬으로 대북 전단을 보내고 한 달 뒤인 같은 해 8월 북한이 이를 우리 정부에 항의했다는 사실은 대북 전단이 북측에 뿌려진 게 확실하다는 증거였다. 애드벌룬에 함께 장착된 타이머는 정해진 시간(보통 3시간)에 작동해 풍선이 터지게 했다. 전단은 가볍고 물에 젖지 않는 얇은 폴리비닐로 만들어진다. 이 단장은 “증기기관 발명으로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원자력으로 역사를 바꾼 것처럼 풍선기술 개발이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지역 주민 원성 커져… 남남갈등 야기 대북 전단 단체들을 지원했던 미 민주주의진흥재단(NED) 등은 현재 지원을 중단한 상태다. 미국은 보통 5년 등 정해진 지원 기간이 지나면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는 이유로 민간단체에 대한 지원을 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현재 전단 살포 단체들은 개인 후원자나 교회 등에서 자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가 반대 여론에도 공개적으로 전단을 살포하는 이유도 이목을 끌어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과거 국정원이 이들 단체를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재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북한을 자극하는 단체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남북 관계에서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들 단체에 대한 지원을 끊은 것이 결과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전단 살포 행위에 개입할 근거가 없는 역설을 낳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 관계에 미치는 영향과 별개로 살포가 이뤄지는 연천 등 접경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안전과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는 점에서 남남 갈등의 주범인 이념의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북한군이 실제 사격으로 전단 살포에 대응하며 공중에 쏜 탄두가 지역민들에게 떨어지면 인명 사고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접경 지역 주민들은 최근 통일부가 입주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반발하고 있다. 통일부는 “정부 차원에서 민간단체의 살포를 제재할 수는 없지만 해당 민간단체에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과거 노무현 정부 등에서는 대북 전단 살포를 막으려다가 보수 진영의 비난과 질타를 받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전단 살포 제지에 나서지 못했었다”면서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상대적으로 여론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북 전단 살포를 제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커버스토리] “월북하면 100억” 달콤한 유혹… ‘USB에 한국 가요’ 문화적 충격

    [커버스토리] “월북하면 100억” 달콤한 유혹… ‘USB에 한국 가요’ 문화적 충격

    남북한이 살포해 온 전단의 내용물은 시대적 상황 변화와 궤를 같이해 왔다. 전단 살포의 목적은 물리적인 전투를 직접 벌이지 않고 상대 집단의 가치체계에 혼란을 야기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전단은 당시의 정치·경제·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해 왔다. ●남북 가치체계 혼란 야기 ‘조용한 전쟁’ 전쟁 중에는 항공기로 적지에 살포하는 전단이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다. 1950년 6월부터 1953년 7월까지 미 8군사령부와 극동사령부가 뿌린 대북 전단은 24억 6000만장이 넘는다. 우리 군이 뿌린 대북 전단까지 합하면 40억장이 넘는다는 추산도 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월에는 한 달간 1억 5000만장의 전단이 살포되기도 했다. 북한 측도 3억장을 살포하며 대응했다. 양측 모두 귀순을 유도하며 추위와 배고픔에서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이 주를 이뤘다. 국군이 전쟁 당시 북한군을 상대로 살포한 삐라에는 “중공군이 좋은 무기는 자기네가 차지하고 못쓸 무기만 북한군에 넘겨 주고 있다”며 북·중 혈맹 관계를 이간질하는 내용이 들어 있어 눈길을 끈다. 당시 김일성-마오쩌둥(毛澤東)으로 연결되는 북·중 관계는 항일투쟁의 동지로 혈맹 이상으로 여겨졌다. 유엔군 총사령관 명의로 북한군에 살포한 삐라도 귀순을 유도하는 ‘안전보장증명서’가 대표적이다.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로 된 이 증서는 이 종이를 가지고 항복하면 무조건 항복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다. 북한은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무고한 주민들을 살해하는 미군의 모습을 그린 삐라를 제작해 대응했다. 사기를 떨어뜨리고 미군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사랑하는 어머니께’(Dear Mom)로 시작하는 편지의 내용을 어머니가 읽고 있는 내용도 있었다. 우리 군 장병 가운데 북한에 투항한 병사가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내용도 많았다. 6·25 전쟁이 끝난 직후 남북한의 삐라전쟁은 경제발전상을 그대로 반영했다. 특히 북한이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던 1950~1960년대는 대남 공세가 거셌고 혼란한 시대상을 틈타 실제 월북한 인사도 많을 정도로 남한 정부는 수세에 몰렸다. 북한은 1960년대와 1970년대 김일성 주석의 우상화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우리 장군님 제일이야’, ‘민중 위주의 나라’, ‘치료비·공해 없는 민중이 살기 좋은 세상’ 등의 내용이 적힌 삐라를 살포했다. 특히 1960년대까지 평양의 빌딩과 가정집을 전단에 담아 월북하면 아파트까지 주겠다고 제의했다. 하지만 남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12달러로 북한(194달러)을 앞지른 1969년 이후 상황이 바뀌게 된다. 1970~1980년대 체제 경쟁에서 점차 밀리게 된 북한에서 넘어온 삐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여성편력 등을 거론하며 모욕하는 내용이 많았다. 1980~1990년대에 와서는 의거월북하는 국군 장병들에게 대학 교육까지 무료로 시켜 주는 동시에 생활보장금으로 최고 3억원, 상금으로 100억원이 넘는 돈을 준다는 과장된 내용도 나왔다. 남한은 1970년대 서울에서 가장 높던 삼일빌딩(31층)을 내세웠다. 1980년대에 와서는 국산 자동차의 세계 수출이나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소 등 경제 발전상을 과시했다. ●1970년대 말부터 ‘풍선 대북전단’ 요즘처럼 풍선에 싣고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모습은 197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앙정보부(국가정보원의 전신)가 심리전을 기획하면서 타이완 국민당 정부가 풍선에 식료품을 실어 중국 본토에 보내는 사례를 본뜬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북한제 ‘천리마 라디오’와 같은 모양의 라디오를 만들어 대북 전단 풍선에 실어 보냈다. 대북 전단 풍선에 다는 타이머 역시 타이완 정부가 가르쳐 준 것으로 전한다. 정부는 당시 이에 대한 보답으로 타이완이 계절풍을 이용해 중국 둥성 쪽에 전단을 보낼 수 있도록 전북 부안에 임시 기지를 제공하기도 했다. 남한은 1980년대부터는 유명 연예인 사진을 전단에 넣고 월남을 유도하기도 했다. 또 선정적인 여자 모델 사진과 함께 귀순을 유도하고 월남할 때의 보상금과 혜택의 범위를 기재했다. 1990년대 중반 탈북한 정모씨에 따르면 당시 남한 정부는 삐라와 함께 옷 양말, 통조림, 1㎏짜리 봉지쌀, 여자 속옷, 시계 등을 비닐로 포장해 살포하기도 했다. ●北, 배용준·이승연 사진 넣어 대남전단 북한도 1990년대 이후부터 남측 유명 연예인들이 등장한 삐라로 관심을 끌고자 했다. 당시 유명세를 탄 배용준이나 이승연의 사진에 ‘민족의 제일 자랑 김정일 장군 만세!’라는 문구를 넣어 이들이 북한을 찬양하는 것처럼 디자인한 것이다. 북한의 대남 전단 공세는 김대중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과 남북정상회담을 실시하던 2000년대 초에도 지속됐지만 남북한이 2004년 심리전을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주춤해졌다. 북한은 대신 인터넷을 통한 선전 선동으로 방향을 바꿨다.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우리 민족끼리’ 사이트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따른 5·24 대북 제재 조치로 심리전이 재개됐고, 북한은 지난해 연평도와 백령도 등 접경 지역에 한국군의 전투의지를 꺾는 내용의 전단을 살포하기도 했다. 2000년대에는 정부 대신 탈북자 출신 민간단체들이 대북 전단 살포에 나섰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의 치부를 겨냥한 삐라 살포는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됐다. 이들은 김씨 정권이 수입하는 프랑스 코냑, 종마, 명품 가방, 시계와 유아용품 등 사치품을 부각시켰다. 특히 김정일의 여성편력 등 문란한 사생활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북한이 ‘상호비방’ 중지를 요구하고 나선 계기로 평가된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등의 대북 민간단체들이 지난 10일 경기 파주시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풍선에 매달아 띄운 전단에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영결식 사진과 함께 “우리 탈북자들은 북조선 인민해방과 민주화를 위해 김정은 3대 세습을 끝내기 위한 자유민주통일의 전선으로 달려간다”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김정은 일가 가계도 실린 대북전단도 특히 최근 대북 민간단체들은 전단에 보통 1달러짜리 지폐나 USB 등도 같이 넣어 보낸다. USB에 담긴 한국 드라마나 영화, 가요 등을 통해 문화적 충격을 주기 위한 것이다. 최근 북한이 전단 살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일가의 가계도가 실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의 부친은 제주도 출신의 재일교포로 조총련의 동포 귀국 사업에 따라 북한에 들어간 인물이다. 북한에서 재일교포들은 항일혁명과 6·25전쟁 후 재건을 이룩한 주류 사회와 달리 기회주의자로 평가된다. 북한 당국이 순수혈통으로 권위를 내세우는 ‘백두혈통’이 알고 보니 제주도 출신 재일교포 후손이라는 내용은 김 제1위원장의 권위를 손상시킬 수밖에 없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커버스토리] “고립된 북한 주민 해방 역사적 사명 무시 못해”

    [커버스토리] “고립된 북한 주민 해방 역사적 사명 무시 못해”

    현재 남한에서 대북 전단을 북한으로 보내는 단체들은 10여개에 이른다. 탈북자 출신으로 2000년대 초부터 대북 전단 살포를 주도한 자유북한방송 김성민(52) 대표는 1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전달 살포는 역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북 전단을 날리게 된 이유는. -일단은 젊은 시절 남쪽에서 날린 대북 전단을 보고 북조선 밖에도 희한한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컸다. 1990년대 초 황해북도 신계군에서 군 복무를 했는데, 매일 대북 전단이 비처럼 떨어져 내렸다. 전단을 다 소각해야 동원된 군인들이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당국에서 전단을 보지 못하게 했지만 그래도 볼 건 다 봤다. 그런 것들이 잠재적인 탈북 동기와 대북 전단 살포 동기도 됐다. →대북 전단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은. -북한 주민들은 대북 전단에 대해 신기해한다. 전단 재질이나 특히 북한말과 다른 문장과 단어를 구사하는 한국말을 매우 신기하게 여긴다. 전단에 포함된 식품이나 기타 물건을 통해서는 한국의 발전상을 알게 된다. →전단을 날리는 비용은. -솔직히 돈이 없어서 잘 못 보낸다. 미국 북한인권 활동가 수잰 숄티와 남신우 북한자유연합 부회장 등 미국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들이 보내 주는 돈으로 전단을 살포하는 이들도 있다. 일각에서 정부 돈이 흘러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던데 그런 거 없다. 그래서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하지 못하는 거다. →연천 주민들이 안전문제를 제기하면서 반대하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북한이 하지 말라고 요구해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전례가 만들어지면, 결국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 밤에 날리는 등 안전하게 날리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대북 전단 살포를 조용히 진행하면 되지 않는가 하는 주장도 있다. -북한이 강하게 반발한다. 이는 북한 정권이 아파한다는 소리다. 날아오든 날아오지 않든 북한이 자극을 받고 반발하는 효과를 노리는 측면도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국내 1인당 연간 소비량 2.2㎏ 대표 요리 퐁뒤·최고의 짝 와인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국내 1인당 연간 소비량 2.2㎏ 대표 요리 퐁뒤·최고의 짝 와인

    세계적인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중국 음식의 특징은 ‘불의 맛’, 일본은 ‘칼의 맛’, 한국은 ‘발효의 맛’이라 정의했다. 우유 자체를 발효해 만드는 치즈는 발효의 맛을 즐기는 한국인의 입맛에 잘 어울리는 식품이다. 국내 유제품은 그동안 백색 우유가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출산율 저하와 다양한 음료의 등장으로 우유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 소득의 증가와 식생활의 변화로 외식산업이 번창하면서 치즈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1인당 우유소비량은 71.3㎏으로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 국내 1인당 연간 치즈소비량은 2.2㎏으로 자연 치즈가 1.7㎏, 가공 치즈가 0.5㎏이다. 이는 우유로 따지면 24.2㎏을 마시는 셈이다. 한국 치즈를 말할 때 임실치즈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 신부가 지역의 가난한 주민을 돕기 위해 1967년 산양유로 영국식 체다, 프랑스식 포르살류, 이탈리아식 모차렐라 치즈를 생산해 팔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임실치즈마을 조성으로 방문객이 증가하고 낙농가, 연구원, 대학, 지역행정 등의 네트워크가 형성돼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치즈마을은 연간 7만 5000여명이 방문하는 등 소비자의 체험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전국적으로 목장형 유가공장을 운영하는 50여개소에서 다양한 치즈를 생산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이 숙성 냄새가 없는 신선치즈인 스트링 치즈다. 앞으로는 치즈 맛에 친숙해진 소비자들이 점차 숙성치즈에 눈길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추, 인삼, 복분자 등 지역특산물과 연계한 다양한 치즈가 등장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치즈를 가장 사랑하는 나라는 스위스다. 연간 1인당 치즈 소비량이 21.8㎏으로 우리나라의 10배에 달한다. 이어 미국은 15㎏, 유럽연합(EU) 평균은 13㎏, 호주 10.5㎏ 등이다. 동남아와 일부 남미 국가 등의 소비량은 1㎏ 미만 수준이다. 대표적인 치즈 요리는 퐁뒤를 들 수 있다. 스위스의 산악 지역에서 처음 등장했다. 녹인 치즈에 빵과 야채, 고기 등 다양한 재료를 찍어 먹는다. 요리법이 간단하고 여러 명이 함께 먹을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카프레제 디저트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간식이다. 바게트빵 위에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를 썰어 올린 뒤, 올리브유를 뿌려 먹는다. 유럽, 특히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는 정찬 메뉴에 치즈가 나오는 코스가 있다. 가정식에서도 손님을 위해 치즈와 빵을 준비하곤 한다. 특히 와인은 치즈의 최고의 파트너라 불린다. 음식 맛을 씻어주고 개운하게 해 와인 고유의 맛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보통 탄닌이 풍부한 레드와인은 단단한 치즈류나 블루치즈류에 살짝 열을 가한 것이 잘 어울린다고 한다. 상큼한 화이트와인은 산양 젖으로 만든 치즈가 풍미를 돋운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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