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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나 돌봄·기회소득·기후보험… 김동연표 혁신, 표준이 되다

    어디나 돌봄·기회소득·기후보험… 김동연표 혁신, 표준이 되다

    사회적 약자에 특별한 관심 최중증 발달장애인 60명 선정한 달 최대 60시간 돌봄 서비스긴급복지 위기상담 콜센터 운영수원 세 모녀 사건 계기로 시작서울 25개 자치구·전남도 전파사회적 활동 공정한 보장 제공예술인·체육인 연 150만원 지원중위소득 120% 이하에 기회소득3無 카드로 소상공인 살리기이자·연회비 없는 힘내GO 카드운영비 등 업체당 최대 500만원재난복구지원 軍장병 상해보험사망·후유장해 땐 최대 5000만원전북·충북서 조례 제정 등 확산김동연 “도민에 더 많은 기회”“더 나은 삶 만드는 것이 목적 혁신 정책 지방자치 모범 될 것”민선 8기 경기도가 최초로 시행한 혁신 정책들이 1420만 경기도민에게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며 대한민국 정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이끄는 전국 최초의 대표 정책으로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사례로 확산하는 돌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후보험·기후위성, 안전, 기회소득, 기후행동 등이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돌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 정책인 경기도의 ‘어디나 돌봄’ 정책은 ▲장애돌봄 야간·휴일 프로그램 운영 ▲최중증 발달장애인 맞춤 돌봄 ▲최중증 발달장애인 가족돌봄 사업 등 3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21개 시군, 43개 기관에서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맞춤 돌봄 사업’은 최중증 발달장애인 60명을 선정해 지난해 5월부터 월 최대 60시간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가족돌봄 사업’은 복지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온전히 가족이 돌보는 210가구를 대상으로 월 40만원의 가족생활수당과 돌봄 소진을 예방하기 위한 지역사회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2년 8월,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긴급복지 위기상담 콜센터(031-120)’는 대한민국 유일의 복지 전문 콜센터다. 위기 상황에 있는 경기도민이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상담·제보 창구로 지난해까지 총 6074명을 지원했다. 경기도의 긴급복지 위기상담 콜센터는 서울 25개 자치구와 전남 등 다른 시도로 전파되고 있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간병SOS 프로젝트’는 광역지자체 최초로 65세 이상 입원 환자에게 최대 120만원의 간병비를 지원한다. ●사회적 가치 창출 인정 ‘기회소득’ 경기도는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적 활동에도 공정한 보상을 제공하는 6가지 종류의 ‘기회소득’ 정책을 대한민국 최초로 시행 중이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촉진하는 경제적 투자라는 점에서 민선 8기 경기도의 도정 철학인 휴머노믹스(사람중심경제)가 반영된 정책이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도에 거주하는 예술활동증명유효자 중 개인소득이 중위소득 120% 수준 이하인 예술인에게 연 150만원을 2회에 걸쳐 지급하는 사업이다. 예술인이 일정 기간 기회소득을 받으면서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하고 그 결과로 나오는 사회적 가치를 도민과 함께 나누는 게 예술인 기회소득의 정책 취지다. 2023년 약 7200명, 지난해 약 9200명에게 지급했다. ‘장애인 기회소득’은 정도가 심한 장애인(13~64세,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이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주 2회 이상 가치 활동을 인증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사회 참여 활동을 확인하는 등의 추가 임무를 수행하면 월 10만원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몸이 조금 덜 불편해지거나 사회 참여를 할 때 사회적 비용(의료비, 돌봄비용) 등이 감소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본다. 2023년 약 5800명에게 월 5만원씩을 지급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원금을 월 10만원으로 올려 약 1만명에게 지급했다.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기후도민 인증, 환경 교육 참여, 줍깅·플로깅 참여 등 친환경 활동 18개를 인증하면 최대 연 6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개인의 온실가스 감축 실천 활동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인정, 도민 참여를 활성화하자는 정책 취지다. 지난해에는 89만명이 가입했으며 지난달 기준 누적 가입자는 105만여명에 이른다. ‘아동돌봄 기회소득’은 부모를 대신해 아동을 돌보는 아동돌봄공동체 등에게 공동체별 최대 7인까지 기회소득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돌봄 참여자들은 소득 요건 없이 월 30시간 이상 활동하면 20만원, 15시간 활동하면 10만원을 받을 수 있어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사회적 가치활동 활성화가 기대됐다. 지난달 현재 104개 돌봄공동체가 활동 중이다. 전국 최초로 시행한 아동돌봄 기회소득은 지난해 정부의 적극행정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체육인 기회소득’은 체육인의 체육활동이 지닌 사회적 가치에 대한 보상으로 경기도 거주, 19세 이상, 중위소득 120% 이하의 현역선수, 지도자, 심판 등 도내 체육인에게 연 150만원을 지급한다. ‘농어민 기회소득’은 청년농어민(50세 미만, 40세 이상 50세 미만은 농어업경영체등록 10년 이내), 귀농어민(최근 5년 이내 귀농), 환경농어업인(친환경, 동물복지, 명품수산 등 인증)에게 월 15만원(연 180만원), 일반농어민에게 월 5만원(연 6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과 미래 대응 ‘기후’ 민선 8기 경기도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기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국 최초로 시행된 ‘기후보험’은 모든 도민을 대상으로 자동 가입되며 온열질환, 한랭질환, 감염병 등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또 국내 최초로 기후 데이터 수집을 위한 ‘기후위성’을 발사해 기후정책 고도화 및 글로벌 탄소 규제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실측자료 기반 기후·에너지 정보를 구축하는 경기기후플랫폼과 산업단지 RE100(재생에너지 100%) 정책의 하나로 기업 부지를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업 역시 경기도가 최초로 시작한 정책이다. 농업 분야에서도 ‘농어업소득 333 프로젝트’를 통해 3년 내 농어업 소득 30% 증대를 목표로 310명의 농어업인에게 맞춤 지원을 제공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2월 기후경제 비전을 발표하면서 “1970년대 중공업 기반 경제, 2000년대 디지털 경제가 대한민국을 이끌었듯이 이제는 기후경제로 대한민국 경제를 대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자, 보증료, 연회비 없는 3무 카드로 소상공인 살리기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소상공인을 위한 운영비 전용 카드인 ‘경기 소상공인 힘내GO 카드’(경기 힘내GO 카드)를 시행 중이다. 경기 힘내GO 카드는 소상공인의 자금 부담을 줄이고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존의 대출 지원 방식과 달리 신용도 하락이 없도록 설계돼 이자, 보증료, 연회비가 모두 없는 일명 ‘3무 카드’다. 경기 힘내GO 카드는 자재비, 공과금 등 필수 운영비에 한해 최대 5년 동안 무이자 6개월로 사용할 수 있다. 최대 50만원의 캐시백과 세액공제 혜택도 함께 제공된다. 업체당 최대 500만원까지 사용 가능하며 소상공인 약 2만명에게 혜택이 돌아갈 예정이다. 시석중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경기 힘내GO 카드는 소상공인의 필수 운영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 주는 획기적인 정책”이라고 밝혔다. ●전국 최초 재난복구지원 군 장병 상해보험 지원 경기도는 지난해 6월부터 전국 최초로 재난복구지원 군 장병 상해보험 가입을 지원하고 있다. 군 장병이 재난복구 현장에 동원 중 사망, 후유장해 발생 시 최대 5000만원을 지급한다. 지난해 군 장병 1021명의 가입을 지원했다. 이후 군 장병 상해보험은 전북, 충북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는 대설 피해 농가를 위해 171억원의 철거비를 추가 지원해 신속한 피해 복구를 도왔다. 자연재난 피해를 본 농어가의 긴급 응급 복구에 도비를 지원한 건 경기도가 최초다. 이 밖에도 ▲젠더폭력 피해자를 위한 ‘젠더폭력 통합대응단’ ▲긴급차량 이동 시 자동 녹색신호를 제공하는 ‘광역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신속한 소방 민원 처리를 위한 ‘일사천리 광역소방민원지원센터’ 운영 등 전국 최초의 안전 정책들을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김 지사는 “경기도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은 1420만 도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더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며,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혁신적인 정책을 발굴해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모범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우석훈의 청년이 행복한 나라] ‘7세 고시’ 과연 못 없애나

    [우석훈의 청년이 행복한 나라] ‘7세 고시’ 과연 못 없애나

    개인이 풀어야 하는 문제와 시스템이 풀어야 하는 문제가 종종 충돌한다. ‘구성의 오류’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극장에서 앞에 앉은 사람이 일어나면 뒷사람도 일어나야 보인다. 모두가 앉는 것이 편하지만, 누군가 앞에서 일어나면 결국 모두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개인은 원치 않아도 ‘구성’된 시스템 안에서 어쩔 수 없어지는 문제를 이렇게 부른다. 사교육이 대표적 ‘구성의 오류’ 사건이다. 사건 번호 ‘98헌가15등’ 건에 대해 2000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렸다. 학원 금지 법률에 대한 판결이었다. 이 결정은 고가의 과외는 문제지만 모든 학원을 일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위헌이라고 본 것이다. 지금 흔히 ‘7세 고시’라고 부르는 고가의 영유아 사교육은 당시 헌재의 판결 내에서도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초등학생들의 ‘의대입시반’ 역시 마찬가지다. 별로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미술이나 음악의 초등학교 고가 입시학원도 문제다. 비싼 것도 문제이거니와 이런 학원들은 아동 인권 차원에서도 끔찍하다. “여긴 지옥이야. 넌 여기 오지 마!” 그림을 좋아하는 큰애를 그림 학원에 보내려고 갔다가 마침 만난 같은 반 친구가 해 준 얘기다. 시스템이 풀어야 하는 이 구성의 오류를 25년간 교육부가 방치했다. 헌재는 추가 입법으로 법률적 정비를 하라고 했는데, 교육부가 그냥 손을 놓아 버렸다. 그사이에 2000년대 60만명대의 출생아 수가 20만명대로 3분의1 토막이 났다. 한국 자본주의는 저출생의 구조적 늪에 빠져들었고, 그사이에 합계출산율은 0.7 수준에서 겨우겨우 버티고 있다. 출생아 수는 줄어들고 특히 지방에서는 초등학교만이 아니라 대학교마저도 버티기가 어려워졌다. 그런데도 영유아 사교육비는 갈수록 높아지고, 그 비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 청년들은 출산 계획이 없는 인생을 살게 됐다. 구성의 오류를 지나 ‘빈곤의 악순환’이 생겨났다. 김대중 정부가 ‘다이내믹 코리아’라고 불렀던 한국 자본주의가 이제는 뭐라도 물려줄 것이 있는 중산층만 출산계획을 세우는 ‘세습 자본주의’로 전락했다. 사교육, 저출산 등의 문제를 제치고 상속세가 민감한 대선 이슈가 돼 버렸다. “상속을 제대로 받아야 자녀들 영어유치원 보낼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지나치게 비싼 가격과 가혹한 아동인권이라는 관점에서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2000년 헌재 판결을 존중하면 고가 기준으로, 아동인권을 생각하면 시간 기준으로 각각 상한선을 정할 수 있다. 이건 25년간 헌재의 판결을 방기한 교육부가 직접 마련해서 정부안을 제시하면 빠른 시간에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사교육 비용 자체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어차피 중고등학생 숫자가 줄고 있으니 내버려둬도 줄어들기는 한다. 그렇지만 그때는 우리 모두가 망한 뒤다. 사교육을 받지 않고 혼자서 공부한 수험생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사교육 없이 공부한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농어촌 전형 같은 별도 수시를 만드는 것 혹은 일정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 한데 혼자 공부했다는 것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 교육부가 학원등록부를 만들어 ‘4세 고시’부터 학원 수강생과 학원 비용을 등록하게 하고 관리하면 된다. 등록되지 않은 학원은 불법이므로 단속하면 되고 불법학원에 다닌 학생에게는 나중에 페널티를 물리게 하면 된다. 귀찮더라도 개인별 학원 이력을 교육부가 관리한다면, 정말로 혼자서 공부한 학생들이 누군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혼자 공부한 학생이 누군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효율적이고 객관적인 인센티브 설계는 훨씬 쉽다. 다 간다는 학원 안 다니고 혼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참 잘했다”고 말하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 창의 교육 등 별의별 구호가 청소년 교육에 들어왔다. 하지만 결국은 사교육이 승리했고, 이제는 한국 자본주의의 재생산을 위협하고 있다. 국민경제적 위기다.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7세 고시는 이제 헌법 119조 해당 사항이 됐다. 우석훈 경제학자
  • ‘원조 레이싱걸’ 오윤아, 후배들 의상에 소신 발언…“지금은 너무”

    ‘원조 레이싱걸’ 오윤아, 후배들 의상에 소신 발언…“지금은 너무”

    배우 오윤아(44)가 레이싱 모델로 활동하던 시절을 회상했다.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노빠꾸탁재훈’에 올라온 영상에는 오윤아가 출연해 방송인 탁재훈과 이야기 나눴다. 탁재훈은 “수상 경력이 화려합니다”라며 오윤아의 ‘제1회 사이버 레이싱 퀸 대회’ 우승 이력을 소개했다. 오윤아는 ‘이게 언제?’라는 질문에 “2000년대”라고 답했다. 오윤아가 우승한 ‘제1회 사이버 레이싱 퀸 대회’는 2000년에 개최됐다. 탁재훈이 “레이싱걸 원조잖아요”라고 하자 오윤아는 “네”라고 답했다. 이에 탁재훈이 “차는 고칠 줄 알아요?”라며 장난을 치자 오윤아는 “모르죠. 운전도 되게 늦게 해서”라고 밝혔다. 탁재훈은 “레이싱걸은 어떻게 하는 거예요. 차 달릴 때 앞에 서 있는 거예요?”라고 질문했다. 오윤아는 “(차) 달릴 때 서 있으면 안 되죠”라며 “(차) 달리기 전에 응원하는 치어리더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의상은 어땠냐’는 질문에 오윤아는 “지금은 너무 야한데 예전에는 그렇게 막 야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오윤아의 레이싱 모델 시절 사진을 본 탁재훈은 “너무 초 미니스커트인데?”라며 놀랐다. 오윤아는 “이런 느낌이었다. 당연히 밑에 쫄바지 입으니까”라고 말했다. 탁재훈이 ‘노빠꾸탁재훈’에 출연해 조회수 약 250만회를 기록한 레이싱 모델 유다연을 언급하자 오윤아는 “요즘 레이싱걸들은 열성 팬이 되게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영상에서 오윤아는 ‘노안’에 얽힌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오윤아는 “노안 인정한다”라며 “어렸을 때 일찍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까 그때는 성숙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오해가 많이 있었다”는 오윤아는 한 살 많은 동료를 ‘언니’라고 불렀다가 “너 꼬박꼬박 ‘언니 언니’ 할래?”라는 핀잔을 들었다고 전했다. 오윤아는 “(저 때문에) 자기가 나이 들어 보인다는 거예요”라면서 웃었다. 이어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언니’라고 안 한다. 재밌게 (농담) 한 건데 저는 약간 상처받았죠”라고 덧붙였다.
  • 259조 가치의 숲을 더 푸르게… ‘3월 중순 식목일’ 주장도 자란다

    259조 가치의 숲을 더 푸르게… ‘3월 중순 식목일’ 주장도 자란다

    3월 중순 서울 평균 기온 6.5도 4월 5일보다 나무 심기에 알맞아산림면적 630만㏊… OECD 4위 지난달 경북 청도를 시작으로 경북, 울산, 경남, 충북, 전북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산불은 산림 약 4만 8000㏊를 불태우고 가장 큰 인명·재산 피해까지 발생시켜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기후 변화로 인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대형 산불 발생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며칠 앞으로 다가온 식목일이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식목일은 1343년 조선시대 성종이 세자와 문무백관을 데리고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직접 밭을 일구기 시작한 것과 1910년 순종이 친경제(親耕祭)를 열어 손수 나무를 심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다.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이자 ‘날이 풀리고 화창해지기 시작한다’는 청명, 한식과 식목일이 겹치는 이유는 이때가 나무 심기 적합한 날씨였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6.5도일 때가 나무 심기에 가장 적당한 때다. 해방 이후 미군정청이 식목일을 공휴일로 정한 1946년만 해도 서울, 강릉, 광주, 대구, 부산, 제주 6개 도시의 식목일 평균 기온이 10도 이하로 나무 심기에 적당했지만 1970년대 말부터는 식목일 평균기온이 10도를 웃돌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 서울의 경우 일 평균기온이 나무 심기에 적당한 온도인 6.5도가 되는 때는 식목일보다 20일가량 이른 3월 중순이다. 이 때문에 식목일 날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조선 후기 산림 면적은 전 국토의 76%에 해당했지만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전국 대부분의 산은 민둥산이 됐다. 이후 한국은 1972년부터 시작된 치산녹화 사업으로 전 세계 유례없는 산림 강국으로 자리잡았다. 정부는 5년 단위로 산림통계를 조사·발표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 통계치인 ‘2020 산림기본통계’(2022년 개정판)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한국 산림면적은 629만 8000㏊로 남한 면적의 62.7%를 차지한다. 국토 면적 대비 산림 비율로 따지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핀란드(73.7%), 스웨덴(68.7%), 일본(68.4%)에 이은 4위 수준이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나무와 숲의 기능에 관해 관심이 더 커지고 있지만 사실 산림은 인류의 역사와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맺어 왔다. 과거에는 식량 공급원이나 연료, 건축자재 등으로 쓰이는 한편 종교나 신앙의 대상이 됐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나무를 직접 활용하기보다는 산소 공급을 통한 대기질 개선, 산사태와 가뭄 방지, 산림 휴양, 생물 다양성 확보, 온실가스 흡수, 열섬 완화와 같은 공익적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 산림의 공익 기능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25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 기능 중 가장 큰 것은 기후변화 원인인 온실가스를 흡수, 저장하는 기능으로 나타났다.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와 흙, 낙엽이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붙잡고 있다. 탄소 저장 효율은 침엽수림보다는 활엽수림이나 침엽수와 활엽수가 섞여 있는 혼효림이 더 높다. 그렇지만 국내 산림은 경제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소나무, 잣나무 등 침엽수종이 38.8%로 가장 많고 활엽수종이 33.4%, 혼효림이 27.8%로 구성돼 있다. 산림학자들은 “무분별한 산림자원의 파괴가 지구 환경 악화와 자연 자원 고갈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산림자원을 파괴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는 만큼 산림이 제 기능을 유지하도록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탑건’ 톰 크루즈 라이벌, 65세에 숨져…사인은 ‘폐렴’

    ‘탑건’ 톰 크루즈 라이벌, 65세에 숨져…사인은 ‘폐렴’

    영화 ‘탑건’(1986년)의 ‘아이스맨’과 ‘배트맨 포에버’(1995)의 배트맨 등을 맡으며 1990년대 할리우드에서 인기 배우로 활약했던 발 킬머가 지난 1일(현지시간) 향년 65세로 숨졌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킬머는 이날 미 로스앤젤레스(LA)에서 숨졌다. 킬머의 딸인 배우 메르세데스 킬머는 아버지의 사인이 폐렴이라고 밝혔다. 1959년 LA에서 태어난 킬머는 1984년 데뷔해 1980~90년대 할리우드의 인기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1986년 ‘탑건’ 시리즈의 문을 연 토니 스콧 감독의 ‘탑건’에서 톰 크루즈가 연기한 ‘매버릭(피트 미첼 대위)’과 탑건 스쿨에서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아이스맨(톰 카잔스키 대위)’ 역할을 맡아 인지도를 높였다. 이어 전설적인 밴드 ‘도어즈’의 리드싱어 짐 모리슨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도어즈’(1991)에서 짐 모리슨으로 변신해 연기뿐 아니라 직접 노래까지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트루 로맨스’, ‘툼스톤’, ‘히트’ 등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진 그는 1995년 ‘배트맨 포에버’에서 주인공 배트맨 역을 맡아 스타 반열에 올랐다. 2000년대에도 연기 활동을 이어갔던 그는 2022년 ‘탑건:매버릭’에서 톰 카잔스키 대장으로 다시 출연해 라이벌이었던 매버릭을 감싸고 격려하는 노장의 모습을 연기했다. 다만 2014년 후두암 진단을 받은 킬머는 기관절개술을 받아 원래의 목소리를 잃었고, 이 탓에 ‘탑건:매버릭’에서는 대부분의 대사를 목소리가 아닌 컴퓨터 타이핑으로 소화했다. 짧게 나오는 목소리 역시 아들 잭 킬머의 후시녹음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구현됐다.
  • [열린세상] 스포츠 스타의 TV 출연

    [열린세상] 스포츠 스타의 TV 출연

    TV를 보다 보면 심심치 않게 전·현역 스포츠 스타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정작 스포츠와 관련된 내용으로 이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전혀 관계없는 예능 프로그램 또는 광고에서 마주치게 된다. 어떤 이는 아예 예능 프로그램의 사회를 맡고 있고, 어떤 이는 유튜브에서 먹방을 진행한다. 또 어떤 이는 가전 제품에서부터 샴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광고에 등장한다. 이들은 한때 ‘국보급’, ‘역대급’ 선수로 불리거나 심지어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였다. 이들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면서 이들이 과연 ‘프로’(professional) 의식이 있는지, ‘프로페셔널’의 의미를 아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굳이 프로페셔널의 어원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현대적인 의미에서 보면 이는 고도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바탕으로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TV에 등장하는 스포츠 스타들을 보면 프로페셔널의 의미를 ‘인기를 발판 삼아 돈 많이 버는 사람’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2000년대 초 미국 대학 미식축구를 이끌었던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의 쿼터백 카슨 팔머는 지난해 자신이 졸업한 고등학교의 봉사직 코치를 자원했다. 연말에는 정식 코치가 됐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 ‘골든 보이’로 불렸던 최고 스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대학 미식축구 선수의 가장 큰 영예인 하이즈먼 트로피를 수상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프로미식축구리그(NFL)에서 1번으로 지명됐으며, 프로 선수 생활 14년 동안 꾸준히 소속팀을 상위권에 올려놓는 활약을 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가족과 함께 인구 5만명도 되지 않는 캘리포니아의 소도시에서 고등학교 코치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미식축구를 가르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예는 팔머와 비슷한 시기에 대학과 프로에서 활약했던 필립 리버스로부터도 찾을 수 있다. 리버스 역시 NFL에서 주전 쿼터백으로 17년 동안 활약한 뛰어난 선수였지만 모교인 앨라배마주의 소도시 고등학교에서 감독으로 생활하고 있다. 물론 톰 브래디 같은 선수는 NFL 은퇴 후 폭스 스포츠 방송에서 해설자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선수도 자기 영역을 벗어나 고정적으로 TV에 출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의 스포츠 스타들이 앞다투어 TV에 출연하는 배경에는 방송사들의 유혹 또한 한몫했을 것이다.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출연자를 발굴하기보다 스포츠에서 이미 인기와 지명도를 얻은 유명 선수를 출연시키고 이들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면서 안전하게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스포츠 스타들은 그동안 운동하면서 너무 고생을 해서 다시는 운동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선수로서 한창 성공을 거둘 때 아낌없이 응원을 보냈고 그들을 롤모델 삼아 운동에 매진하거나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한 청소년들에게는 허망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 롤모델인 스포츠 스타들이 지향하는 것이 결국 TV 출연을 통한 돈 벌기였다는 의구심을 갖게 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라가 힘들 때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 주었고, 때로는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화합하는 데 촉매제가 됐던 스포츠 영웅들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는 것은 유쾌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동안 알고 있던 스포츠 스타들의 전혀 다른 모습에 인지 부조화를 느끼며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스포츠 스타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재능을 찾아 제2의 인생을 꽃피우는 것도 그들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19세기 말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유럽의 자본주의와 사회 발전에 직업 소명 의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면서 “정신(spirit) 없는 전문인”에 대해 경고했다. 우리 스포츠 스타들도 좀더 의미 있게 사회에 기여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박남기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단독] 산불 끌 헬기·인력 턱없이 부족… “산림청 → ‘부’로 승격 필요”

    [단독] 산불 끌 헬기·인력 턱없이 부족… “산림청 → ‘부’로 승격 필요”

    ① 산림청 하루 운용 헬기 30대뿐면적당 강원 50대·경북 40대 필요5만ℓ 물 싣는 ‘고정익 항공기’ 도입② 진화·인명 구조 시스템 개편 시급산불예방전문진화대 대부분 60대거주지 맞춤 대피 지도도 만들어야③ 산림 재구조화하고 임도 확충을불에 강한 활엽수 함께 심어 숲 조성환경단체 반발·사유림에 임도 못 내 여의도 면적의 160배가 넘는 국토를 폐허로 만들고 수십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산불이 30일 잡혔지만 진화 시스템을 뜯어고치지 않는다면 언제든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기온 상승과 강수량 감소로 겨울과 봄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산불 발생 기간은 길어지는데 정부·지자체의 시스템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진화 시스템 정비 ▲산림 재구조화 ▲인명 구조 시스템 개편을 과제로 꼽았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임상준 교수(산림공학) 연구팀에 따르면 산불은 연평균 5.82건씩 증가하고, 2000년대 들어 발생 기간이 25일 길어졌으며 80%는 4~5월에 집중됐다. 진화 시스템의 핵심은 헬기와 인력이다. 산림청 보유 헬기는 50대지만 점검 등으로 하루 운용 가능 대수는 30대 남짓이다. 지자체 임차 헬기가 경북 19대, 경남 8대, 강원 8대 있지만 골든타임(30분) 이내에 출동하기엔 부족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30일 “강원과 경북, 경남 산림 면적을 단순 계산해도 진화 헬기가 각각 50대, 40대, 30대씩은 필요하다”며 “지자체 임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현철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호남대 교수)은 “고정익 항공기를 도입할 때가 됐다”며 “밤에도 투입할 수 있고 5만ℓ 규모의 소화수를 뿌려 줄 수 있는 만큼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지자체에 산불예방전문진화대가 9600여명 있지만 대부분 60대다. 채희문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장은 “예산을 확보해 젊은 대원을 고용하고 잔불 정리 그룹, 고도 진화 그룹 등으로 나눠 교육한 뒤 보수체계도 달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산림청을 ‘부’로 승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채 학장은 “국토의 64%가 산악 지역이다. ‘청’급으론 역부족”이라며 “더 많은 국고를 끌어와야 시스템 재정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성냥갑 같은 산림도 재구조화하고 임도(林道)를 확충해야 한다. 이시영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교수는 “침엽수 단일 수종으로 숲을 조성하기보다는 산불에 강한 굴참나무 등 활엽수를 함께 심어 내화수림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 학장은 “나무 사이 간격을 두고 숲을 가꿔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67%가 사유림이어서 임도를 내기가 힘든 데다 환경단체의 반발로 벌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인명 구조 시스템 리모델링도 시급하다. 산촌 주민 대다수가 70~80대 고령자여서 재난 문자도 무용지물이다. 구형 핸드폰 사용자는 재난 문자를 받을 수조차 없다. 강호상 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는 “거주지 특성에 맞춘 대피 지도를 만들어 안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성용 국립안동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어느 지역은 어떤 경로로 대피하라는 식의 맞춤형 재난 문자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 “이교도” 극우 美국방장관 팔뚝 문신…혐오 적나라 [포착]

    “이교도” 극우 美국방장관 팔뚝 문신…혐오 적나라 [포착]

    극우·기독교 극단주의자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팔뚝에서 새 문신이 포착됐다. 27일(현지시간) 뉴스위크와 파키스탄옵저버 등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하와이의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원들과 아침 훈련에 나선 모습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적은 네이비실 전사들을 두려워하지만, 우리의 동맹국은 그들을 신뢰한다”라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하와이, 괌, 필리핀, 일본 등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방 중이다. 그런데 반팔 활동복 차림으로 대원들과 훈련에 나선 그의 오른쪽 팔뚝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문신이 포착됐다. 현지언론은 헤그세스 장관이 팔뚝에 새긴 ‘카피르’(كافر)라는 아랍어 문신이 ‘불신자’, 또는 ‘이교도’를 뜻한다고 전했다. 이 단어는 채택 집단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소비됐으나, 헤그세스 장관과 같은 극우·기독교 극단주의자 사이에서는 이슬람 혐오 표현으로 쓰인다. 특히 일부 미군 병사와 재향군인, 특히 2000년대 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복무했던 참전용사 사이에서는 이슬람 테러리스트에 대한 저항을 상징한다. 극우단체 ‘프라우드보이즈’ 소속으로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을 습격했던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 출신 조 빅스 역시 ‘카피르’라는 단어를 문신으로 새기고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과 동시에 사면한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 관련자 1500명에 포함돼 풀려난 인물이기도 하다. 백인 우월주의를 강조하는 개혁복음주의교회연합 소속으로, 이미 10개 이상의 기독교 극단주의 상징 문신이 있는 헤그세스 장관이 혐오색이 짙은 ‘카피르’라는 단어를 새로 새긴 것으로 나타나자 현지에서는 이슬람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가인 너딘 키스와니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미국의 전쟁을 지휘하는 인물이 드러낸 명백한 이슬람 혐오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니하드 아와드 미·이슬람 관계위원회(CAIR) 사무국장도 “물론 원하는 대로 문신을 새길 수 있지만, 헤그세스 장관은 수천명의 무슬림을 포함한 미군을 지휘하고 있으며, 수백만명의 무슬림을 포함한 미국 국민을 수호하겠다고 맹세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일침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내정 때부터 극우·기독교 극단주의적 면모 때문에 큰 우려를 자아냈다. 스스로를 ‘기독교 투사’로 설정하고, 수년 전부터 중세 십자군 전쟁을 미화하는 등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지지해왔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독교 지도자들은 수많은 잔혹 행위를 저지른 십자군 운동을 기독교 역사의 오점으로 간주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5년 조찬기도회 연설에서 십자군 운동을 “예수의 이름을 앞세워 끔찍한 일들을 저지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헤그세스 장관은 이슬람과 좌파 이념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면 미국이 파괴되고 “인간의 자유가 끝장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저서에서 “자유”와 “공정”이 가치를 서방 문명에 확립한 십자군 운동이 없었다면 더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아울러 서방에 이슬람 신자가 늘어나는 것을 경고하면서 미국인들이 교육, 언론, 법률적으로 기독교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팔에 새긴 ‘데우스 불트’(Deus Vult; ‘신이 바라신다’라는 뜻의 라틴어 글귀)라는 글귀는 십자군의 “전투 슬로건”이라고 헤그세스 장관은 강조하기도 했다.
  • 강남 한복판 사람들의 움직임에도 수학이 있다 [달콤한 사이언스]

    강남 한복판 사람들의 움직임에도 수학이 있다 [달콤한 사이언스]

    “우리는 모두 매일 수학을 사용합니다. 날씨를 예측할 때, 시간을 말하고 돈 계산을 할 때, 수학은 방정식이나 수식 이상입니다. 논리이고 생각하는 방법입니다. 모든 것은 숫자로 돼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수학을 소재로 한 미드 ‘넘버스’의 오프닝 대사다. 수학자들은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숫자로 이뤄져 있고 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아무리 복잡한 상황이나 자연현상도 수식이나 그래픽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맑고 화창한 어느 봄날 점심시간 강남대로를 오가는 사람이나 복잡한 공항을 지나는 사람들의 흐름에도 어떤 패턴이 있을까. 사람에 부딪히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피하면서 움직여 무질서해 보일 뿐이다. 그런데,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수학과, 폴란드 물리교육원 인간행동학과, 영국 바스대 수리과학과 공동 연구팀은 인간 군집의 움직임을 모델링해 보행자들의 경로가 질서정연한 상태에서 무질서한 상태로 전환되는 시점을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통행을 촉진하는 공공 공간 설계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3월 25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앞서 2023년에 군중의 ‘차선 형성’(lane formation) 현상을 밝혀냈다. 입자나 곡물, 사람 등 다양한 군집이 한 지점에서 양쪽으로 움직일 때 자발적으로 일렬로 차선을 형성해 이동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군중 속에서 차선처럼 보이는 것이 생기면 주변 사람들은 차선에 합류하거나 양쪽으로 밀려나면서 자발적으로 규칙적이고 구조화된 차선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보행자들이 붐비는 건널목을 이동하는 일상적 상황을 유체역학과 입자운동 이론에서 개별 분자의 평균 운동을 다루는 데 활용되는 방정식으로 수학적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했다. 유체 이동 방정식에서는 특정 변수를 조정해 유체관의 너비(횡단보도 크기), 분자(사람) 이동 각도, 분자가 충돌을 피하기 위해 회피하거나 주변을 돌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방향(회피동작)까지 고려했다. 방정식에 따르면 횡단보도의 보행자들이 반대 방향에서 비교적 직선으로 걸을 때 차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런 차선 형성 패턴은 사람들이 특정 각도로 방향을 틀기 시작할 때까지 대체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선 형성 상태가 무질서한 상태로 바뀌는 핵심 척도를 발견했는데, 연구팀은 이를 ‘각도 분포’(angular spread)라고 이름 붙였다. 각도 분포가 약 13도 이상이 되면 특정 지점에 도달하면 보행자의 흐름이 무질서해지고 차선이 거의 형성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수학적 결과가 실제로 적용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체육관에서 사람들을 대상으로 통제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에게 고유 번호를 붙인 뒤 머리에 카메라를 착용하도록 하고 보행자들의 움직임을 기록했다. 그리고 횡단보도의 시작점과 종료점을 지정한 뒤, 실험참가자들에게 누구와도 부딪치지 않으면서 목표 지점까지 동시에 횡단보도를 건너도록 했다. 그 결과, 수학 시뮬레이션에서와 마찬가지로 군중의 각도 분포가 13도보다 작을 경우, 대부분의 보행자가 차선을 형성하면서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과 부딪치는 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일정한 흐름을 형성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처럼 사람들은 많지만 더 질서정연하고 차선이 있는 것과 같은 흐름이 형성됐다. 반면, 군중의 각도 분포가 13도를 넘어가면 보행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이 많은 공항 터미널이나 열차 대합실같아 무질서 상태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 사람이 직진에서 13도 이상 각도 분포를 보이며 걷기 시작하면 보행자 흐름이 무질서해지면서 차선 형성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렇게 군중의 무질서도가 커지면 이동 효율도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캐럴 바식 MIT 응용수학과 수석연구원(유체역학·복잡계 수학)은 “개개인이 아니라 군중 단위로 본다면 유체역할을 이용해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는 군중의 이동 패턴을 파악할 수 있게 해 공공 공간 계획자가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보행자 흐름을 설계하거나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한vs신한vs신한’ 최윤아 대 전주원 대 정선민… 한솥밥 먹던 3인방 지도자로 대결

    ‘신한vs신한vs신한’ 최윤아 대 전주원 대 정선민… 한솥밥 먹던 3인방 지도자로 대결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여자프로농구(WKBL)를 평정했던 ‘레알 신한’의 주역들이 적장으로 맞서게 되어 벌써부터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레알 신한’의 막내였던 1985년생 최윤아(왼쪽) 감독이 친정 인천 신한은행의 지휘봉을 잡고 2025~26시즌부터 대선배이자 팀 동료였던 전주원(가운데·53) 아산 우리은행 코치, 정선민(오른쪽·51) 부천 하나은행 코치와 맞대결한다. 최 감독이 선배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프로 사령탑이 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6일 서울신문 통화에서 “후보군에 전 코치, 정 코치, 하은주 KBSN 해설위원 등 ‘레알 신한’ 멤버를 모두 포함했다. 하지만 우승보단 리빌딩에 방점을 찍으면서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할 인사는 최 감독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04년 신한은행에 입단한 최 감독은 선수 시절 2007 겨울리그부터 2011~12시즌까지 6회 연속 통합우승에 앞장선 프랜차이즈 스타다. 당시 신한은행은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레알 마드리드를 빗대 ‘레알 신한’으로 불렸다. 최 감독은 무릎 부상으로 32세에 유니폼을 벗었고 신한은행, 부산 BNK, 국가대표팀 등에서 7년간 코치 경험을 쌓았다. 최 감독 선임에 이어 남자 농구만 경험한 이상범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하나은행에 정선민 코치가 합류했다. 정 코치는 2021~23년 대표팀 사령탑을 지내며 최 감독을 코치로 데리고 있었다. 여기에 2012년부터 우리은행 수석코치로 8번의 우승을 달성한 전 코치가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줄 예정이다. 과거 최 감독과 정 코치가 신한은행 코치로, 전 코치가 우리은행 코치로 대결을 벌인 적이 있지만 세 명 모두 다른 팀 소속으로 맞서게 된 것은 다가오는 시즌이 처음이다. 이들 3명과 ‘신한 왕조’를 구축했던 하 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저마다 지도자로 역량을 발휘해 ‘레알 신한’ 꼬리표를 떼고 각자 자신의 이름으로 날아오르길 바란다”며 “새 코치진과 함께 선수들도 즐겁게 뛰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아기 울음소리 ‘확’ 커졌다…1월 출생아 ‘역대급’ 증가율

    아기 울음소리 ‘확’ 커졌다…1월 출생아 ‘역대급’ 증가율

    올해 1월 출생아 수가 2만 39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출생아 수는 2만 3947명으로 전년 동월(2만 1461명) 대비 11.6% 늘었다.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1월 기준 최대 증가 폭이다. 출생아 수 자체도 2022년 1월(2만 4637명)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통계청은 이날 처음으로 어머니 연령별 출산율과 출산 순위별 출생아 구성비의 월별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30~34세(1990~1994년생) 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30대 초반 출산율은 81.1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73.1명) 대비 8명 증가한 것으로, 2023년 1월(80명) 이후 2년 만에 80명대로 복귀했다. 1990년대 초반생들은 동갑내기들이 70만~73만대로, 1980년 후반대생(60만명대)이나 2000년대생(40~60만명대)보다 인구가 많다. 이들은 제2차 베이비붐 세대인 1964~1974년생들의 자녀로, 부모 세대 인구가 많은 게 자녀 세대로 메아리처럼 이어졌다는 뜻에서 ‘제2 에코붐’ 세대로 불린다. 1월 출생아들의 출산 순위별 비중을 따져보면, 첫째 자녀가 차지하는 비율은 62.1%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p) 늘었고, 둘째 자녀도 31.2%로 0.3%p 증가했다. 반면 셋째아 이상은 0.7%p 감소했다. 30대 초중반에 결혼해, 첫 아이를 낳거나 둘째를 갖는 이들이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1월 기준 사망자는 3만 9473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9% 증가해, 마찬가지로 1월을 기준으로 1984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 더 자주, 더 오래, 더 커진다… 산불 진화 패러다임 바꿔야

    더 자주, 더 오래, 더 커진다… 산불 진화 패러다임 바꿔야

    기후위기에 산불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발생 일수는 늘어나는 등 연중·대형화가 심화하고 있어 산불 진화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5~2024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5455건이다. 연평균 발생 건수는 546건인데 이 중 봄철(3~5월)이 303건으로 56%를 차지했다. 다만 최근 산불은 계절·지역에 상관없이 발생하고 더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00년대 평균 136일이던 연간 산불 발생 일수가 2010년대 142일, 2020년대 169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기후위기와 밀접하다고 진단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기후위기로 지구 온도가 오르면 나무와 풀이 머금은 수분이 증발하고 빠짝 마르게 된다”며 “고수온 심화로 고기압이 발달해 비도 잘 내리지 않고 건조한 환경이 이어지면서 작은 불이 대형 산불로 번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불 예방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진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채희문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장은 “우리나라 산불 진화 시스템도 많이 발달해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일이 중요하므로 종합적 매뉴얼이 필요하다”며 “진화 자원이 고도화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예산 투입이 필요하고 대원 교육·훈련도 단계적으로 해야 하며 국외 산불 저감 양성프로그램 등을 도입해 분야별 혹은 종합 전문가도 양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지역 단위 조직을 만들고 그 안에서 교육·상호 감시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간 산불 진화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유무인 복합 대응체계 필요성도 제기된다. 고기연 한국산불학회장은 “어두운 야간이나 이른 아침에는 헬기가 대기할 수밖에 없는 데다 지상 인력도 고령화하면서 안전사고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드론을 비롯한 무인기를 활용해 유무인 복합 산불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고 했다. 산불 원인 대부분이 인재인 만큼 소각행위 처벌 강화 등 대응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산불 원인을 기후변화로 돌리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며 “야외 소각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를 비롯한 예방·대응 체계를 개선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바닥날 통장의 지급 보장

    [열린세상] 바닥날 통장의 지급 보장

    미신은 ‘과학적·합리적 근거가 없는 것을 맹목적으로 믿음, 또는 그런 일’을 의미한다. 현대사회에서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이 강조됨에도, 유독 국가재정 문제에서는 ‘정부가 어떻게든 책임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낙관주의를 넘어, 과학적 증거와 현실을 무시한 재정에 대한 미신적 사고라 할 수 있다.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가장 위험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 미신”이라고 경고했다. 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약속은 결국 국민 모두, 특히 미래세대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 여야 합의로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에는 국가 지급 보장 명문화가 포함됐다. 그러나 이는 국가재정의 현실을 외면한 접근이다.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 없이 지급 보장을 약속하는 것은, 마치 잔고가 바닥난 통장에서 돈을 계속 인출하겠다고 공언하는 것과 다름없다. 국가 지급 보장 명문화의 허구성은 숫자로 입증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최근 장기 재정 전망에 따르면 국가 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25년 47.8%에서 2072년 173%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더 심각한 점은, 이 수치에 기금 고갈 후 매년 GDP의 5~7%에 이르는 국민연금의 재정적자와 고령화로 급격하게 증가할 건강보험의 재정적자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현행 제도와 재정 씀씀이를 개혁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 재정도 장기적으로 파국에 이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런데도 ‘국가가 모든 적자를 메꿔 줄 것’이라는 주장은, 과학적·합리적 근거 없는 미신에 불과하다. 우리는 2009년 이후 재정위기를 경험한 그리스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2000년대 초부터 재정적자가 심각했던 그리스는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하다 결국 재정위기에 직면해 IMF 등 국제기구의 구제금융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 대가로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7세로 연장하고, 개별 수급자의 연금액을 최대 50%까지 강제 삭감했다. 이는 ‘지금 할 수 있는 개혁을 미루면 나중에 더 가혹한 방식으로 개혁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준다. 현재 국민연금의 문제는 ‘저부담·고급여’라는 지속 불가능한 불균형적 구조에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부담이 가중된 결과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개혁은 네 가지 원칙에 기반해야 한다. 첫째, ‘저부담·고급여’라는 불균형적 구조를 보험료 인상과 소득대체율 현상 유지를 통해 완화해야 한다. 둘째, 스웨덴,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이 성공적으로 도입한 자동안정장치를 적극 도입해 기대수명, 출산율, 경제성장률 등 연금 재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의 변화에 따라 급여 수준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1년 추가 가입은 소득대체율 1% 포인트 인상 효과가 있기에 퇴직 후 재고용 등과 연계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다. 넷째, 다층연금 체계를 강화해 국민연금만으로 노후소득을 보장하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러한 접근만이 그리스처럼 강제 연금 삭감을 피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다. ‘소득대체율 43%, 보험료 13%’와 같은 ‘더 내고 더 받는’ 방안은 잔고가 바닥날 통장을 채워야 할 미래세대에게 더 큰 재정위기 폭탄을 떠넘기는 것이다. 보험료율 인상,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을 통해 ‘저부담·고급여’의 불균형적 구조를 보다 지속가능한 체계로 전환하는 합리적인 개혁이 절실하다. 더욱이 국민연금 개혁은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국가재정이 이미 투입되는 다른 공적연금 개혁의 초석이며, 국가재정 지속가능성 확보의 출발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가가 언제나 책임져 줄 것’이라는 미신적 믿음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개혁이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잭슨 폴록·케네스 놀런드·솔 르윗… 전후 ‘미국의 추상’에 젖다

    잭슨 폴록·케네스 놀런드·솔 르윗… 전후 ‘미국의 추상’에 젖다

    노원아트뮤지엄 추상표현주의부터 미니멀리즘까지뉴욕 거장 21인의 주요 작품 한눈에페이스갤러리 놀런드 1960~2000년대 대표작 선봬길리엄 수채화·드레이프 회화 소개리움미술관로스코·도널드 저드 등 소장품 공개연대·주제 상관없이 자유롭게 배치 전후 미국 추상표현주의 계보를 잇는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가 같은 시기에 풍성하게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같은 작가의 초기 작품과 후기 작품을 비교하거나 같은 작가의 회화와 조각을 견줘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서울 노원구 노원아트뮤지엄에서 진행 중인 전시 ‘뉴욕의 거장들’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새로운 황금기를 맞은 미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잭슨 폴록을 비롯해 마크 로스코, 리 크래스너, 재스퍼 존스, 바넷 뉴먼, 로버트 마더웰, 솔 르윗 등 21인의 주요 작품 35점을 전시한다. 이 전시는 폴록과 그의 친구들에게서 시작된 추상표현주의부터 색면 추상, 미니멀리즘으로까지 이어지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용산구 페이스갤러리 서울의 전시는 미국 전후 추상미술의 언어를 형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케네스 놀런드와 샘 길리엄의 작품을 깊이 있게 살핀다는 특징이 있다. 갤러리 1~2층에 마련된 ‘페인팅스 1966-2006’에서는 과거 전시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의 놀런드 대표작을 선보인다. 놀런드는 캔버스에 물감을 직접 붓는 ‘스테인 페인팅’ 기법을 통해 색채가 캔버스와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시각적 울림으로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생애 후반에 제작된 ‘인투 더 쿨’(2006)의 경우 작가가 초반에 주로 사용했던 원 모티프를 활용하면서도 연하고 투명한 색채가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3층 전시 ‘더 플로우 오브 컬러’에서는 길리엄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생애 마지막 시기에 제작한 수채화와 드레이프 회화를 소개한다. ‘뉴욕의 거장들’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컬럼 시리즈’(1963)와는 대조적이다. ‘컬럼 시리즈’는 1960년대 초반 밝은 색상, 마스킹 테이프를 사용해 논리적이고 감정이 배제된, 정밀성을 추구한 줄무늬의 작품인 데 반해 페이스 갤러리 전시작들은 캔버스를 틀에 고정하지 않고 천장이나 벽에 매달아 추상표현주의의 경계를 확장했다. 길리엄은 담금, 얼룩, 붓질, 접기, 뿌리기 기법을 독특하게 활용해 색과 형태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구성을 만들었다. 관람객들은 매달린 작품을 맴돌며 입체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페이스갤러리와 이웃한 리움미술관에서 지난달 27일 시작한 ‘리움 현대미술 소장품전’에서도 로스코, 르윗, 클리퍼드 스틸, 칼 안드레, 도널드 저드 등의 추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전시는 소장품을 연대기별, 주제별로 구성하지 않고 작품을 자유롭게 배치해 관람객이 작품 간의 새로운 관계를 발견하고 다층적인 예술적 경험을 향유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 색면 추상을 대표하는 로스코의 ‘무제’(1968)는 한국적 모더니즘을 이끈 선구자 장욱진의 ‘무제’(1964)와 나란히 걸렸다. 로스코의 모호한 노란 색면과 장욱진의 응축된 검정은 정서적이고 특별한 힘을 자아낸다. 1960년대 후반 미니멀리즘의 전개와 개념미술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작가인 르윗의 ‘매달린 구조’(1989)는 전시장 공중에 매달려 앞에 있는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작품 ‘거대한 여인 Ⅲ’(1960), 바닥에 있는 안드레의 ‘81개의 구리, 철(헤파이스토스의 그물)’(1981)과 만난다. 기계적으로 격자 형태가 반복되는 르윗의 흰색 모듈 조각은 정점에 달한 미니멀리즘의 표상처럼 느껴진다. 공중에 띄워진 작품은 관람객에게 작품과 작품 주변의 공간을 역동적으로 인식하게 하며 색다른 감상을 유도한다.
  • 포스코홀딩스, 일본제철 주식 4600억원 매각 예정

    포스코홀딩스, 일본제철 주식 4600억원 매각 예정

    포스코홀딩스가 20여년 동안 가지고 있던 일본제철의 주식 4600억원 규모를 매각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는 19일 사업보고서에서 4670억원 규모의 일본제철 주식을 ‘매각 예정으로 분류된 비유동자산이나 처분자산집단’으로 분류했다. 매각 예정 분류 기준을 충족하려면 비유동자산은 통상적인 거래조건만으로도 즉시 매각이 가능하거나 자산(처분자산집단)은 1년 이내 매각 완료 요건을 충족해야한다. 포스코홀딩스는 “당기 중 장기지분증권인 일본제철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해당 지분 증권 4677억 9600만원 전액을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매각 시기와 방식은 미정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양사가 현금 확보 등 밸류업 차원에서 상호 협의로 매각을 결정했다”며 “양사의 전략적 제휴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제철은 지난해 9월 포스코홀딩스 주식 289만 4712주(1조 1000억원 규모)를 매각한 바 있다. 두 회사는 1968년 포스코 설립부터 협력 관계를 이어갔다. 당시 포스코는 일본제철의 기술과 자본을 지원받아 포항제철소를 설립했고, 일본제철은 포항제철소에 주요 기술자를 파견하기도 했다. 양사는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각 사의 주식을 일정 비율만큼 가지고 있었다.
  •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송재익 캐스터 별세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송재익 캐스터 별세

    1990~2000년대 축구 중계로 맹활약했던 송재익 캐스터가 18일 별세했다. 83세. 이날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해 4월쯤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1970년 MBC 아나운서로 방송에 입문한 고인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중계를 도맡았다. 특히 축구 해설가인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와 짝을 이뤄 활약하며 절묘한 비유로 경기 상황을 설명해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역대 최고 한일전으로 꼽히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도쿄 원정 당시 이민성이 역전 골을 터뜨리자 고인이 외쳤던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는 말은 지금도 회자할 정도로 유명하다. 2000년대 후반부터 활동이 뜸했던 고인은 2019년 77세의 나이에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중계 현장으로 복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20년 현장에서 완전히 물러난 뒤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 왔다. 유족으로 딸 송소담·아들 송걸씨 등이 있다. 빈소는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1일. (02)6986-4440.
  • ‘아내의 유혹’ 장서희, “中드라마 출연료 500억?” 소문에 미소 지으며 해명

    ‘아내의 유혹’ 장서희, “中드라마 출연료 500억?” 소문에 미소 지으며 해명

    2000년대 후반 인기를 끌었던 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주연 배우 장서희(53)가 중국 활동 당시 500억원대 출연료를 받았다는 소문에 대해 해명했다. 18일 E채널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SBS Plus·E채널 예능 프로그램 ‘솔로라서’ 11회의 선공개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장서희가 강원도 양양 낙산사를 찾는 모습이 담겼다. 장서희는 낙산사 직원들과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며 떡을 건네받기도 했다. 장서희는 “(속초와 양양이) 저한테 좋은 기운이 있는 곳”이라며 평소 낙산사를 자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속초·양양에서 촬영한 드라마를 묻자 장서희는 “‘아내의 유혹’을 찍었다”며 “그게 잘돼서 중국에 진출하게 됐다”고 했다. 장서희는 ‘아내의 유혹’으로 2009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드라마 ‘인어 아가씨’로 MBC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2번째였다. 진행자 신동엽은 “당시 중국 드라마를 찍고 와서 장서희씨의 표정이 거만해졌다더라”라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신동엽은 중국 활동으로 수백억원을 벌지 않았냐고 물었다. 장서희는 이를 부인하며 “(출연료가 아니라 제작비가) 500억원짜리인 드라마”라고 답했다. 이어 “(당시) 기사에서 부풀려져서 마치 제가 500억원을 받은 것처럼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출연료가 500억원이었다면) 너무 행복했겠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신동엽은 “실제 촬영에는 100억원 정도 쓰고 400억원 정도 (본인이 챙긴 것 아니냐)”라며 장난쳐 다른 출연진의 폭소를 일으켰다. ‘솔로라서’ 11회는 18일 오후 8시 40분 E채널과 SBS Plus에서 방송된다.
  • [열린세상] K컬처의 미래와 국격

    [열린세상] K컬처의 미래와 국격

    “동아시아학 선호도가 오랫동안 중국-일본-한국 순이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일본-중국 순으로 드라마틱하게 바뀌었어요. 70명 정원의 한국학과에 2500명이 넘는 학생이 지원하는 것보다 더 놀라운 건 한국학과에 떨어져 일본학과나 중국학과에 진학한 학생들 상당수가 한국학과 편입을 준비한다는 거예요. 이런 변화가 놀랍기도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가 더 큰 과제라고 생각해요.”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학에 한국학과를 창설하고 한국문학 전문 드크레센조출판사와 한국문학 웹진 ‘글마당’을 설립·운영하며 여러 권의 한국문학 비평서와 번역서를 낸 유럽 한국문학의 산증인 장클로드 드크레센조 명예교수와 김혜경 교수 부부의 이야기다. 실제로 이 학교에 방문한 여러 한국 문인은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한국문학에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질문할 뿐만 아니라 더러는 자신이 한글로 쓴 작품을 낭독하는 학생들을 보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많은 학생이 한국에 어학연수를 가고 싶어 하고 한국인을 사귀고 싶어 한다며 한국학과의 증원과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은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부상과 중국의 몰락(?)’으로 요약되는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어마어마한 인구와 유구한 역사, 문화 그리고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중국의 몰락은 배타적인 제국주의 면모와 폐쇄적이고 경직된 정치·사회·문화 구조에서 기인한다.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표방하며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겠다는 신실크로드 전략의 본심이 협력과 공진이 아닌 경제적 제국주의의 확장에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실망감과 경계심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 시진핑 1인 장기 집권체제 노골화와 시계를 과거로 되돌려 놓는 듯한 닫힌 체제에 관심과 호감이 급감한 것이다. 반면에 한국의 부상은 K컬처, 즉 문화 한류에 힘입은 바가 크다. 자유롭고 다양하고 역동적인, 그러면서도 동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게 K컬처다. 또한 세계적인 흐름을 형성했던 문화 가운데 K컬처만이 유일하게 제국주의적 배경이나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수용성을 더 높인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문화콘텐츠의 힘 못지않게 그것을 만들어 내는 나라의 품격이 보이지 않게, 그러면서도 크게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열려 있으면서 다양한 것을 포용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으로 불이익이나 차별이 없어야 한다. 나아가 다름을 존중하며 공존·공진할 수 있는, 그리고 때로는 소란하고 자유분방해 보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길을 찾아 나가는 공동체의 힘이 그것일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K컬처는 놀라울 정도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왔고 지난가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적어도 지난겨울 모두를 경악과 혼돈에 빠뜨린 계엄과 탄핵 국면을 맞기 전까지는. 그런데 최근 K팝을 비롯해 K컬처의 정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여기에 얼마 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한국의 민주주의 성숙도를 ‘완전한 민주주의’에서 전년 대비 10계단 떨어진 ‘결함 있는 민주주의’ 범주로 분류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후속 정치 교착상태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전망 또한 어둡게 보며 그동안 한국이 받은 점수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준 것이다. 그 밖에도 극단적인 대립과 혼돈, 경제와 대외신인도를 우려하는 뉴스가 뒤를 잇고 있다. 1990년대 말에 시작돼 2000년대 후반 시들했던 1차 한류의 경험을 떠올려 본다면 K컬처는 지금 다시 한번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 서 있다. 분명한 것은 문화는 그 나라의 총체적인 품격과 궤를 같이한다는 사실이다. 곽효환 시인·전 한국문학번역원장
  • [최성훈의 세세보] 유일한 두려움

    [최성훈의 세세보] 유일한 두려움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가장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 준 작품은 아마도 장준환 감독의 2003년 작 ‘지구를 지켜라!’일 것이다. 주인공 병구(신하균)는 외계인으로 인해 곧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안드로메다 왕자를 만나기 위해 외계인인 강만식(백윤식)을 납치해 고문한다. 만식은 일하다가 중독 증상으로 식물인간이 된 병구의 어머니가 다니던 화학공장의 사장이다. 병구는 이전에도 자신에게 불행을 끼쳤던 사람들을 외계인이라는 이유로 납치한 후 살해해 왔다. 그런데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 놀랍게도 만식은 실제 외계인임이, 그것도 안드로메다 왕자 본인임이 드러난다. 물론 그 순간에 관객이 느끼는 감정은 통쾌함이라기보다는 당혹감에 가깝다. 영화 내내 관객이 병구에게 정신병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근거인 병구의 망상이 실제로는 진실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장 당혹스러운 사람은 오히려 병구가 아니었을까.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해 보자.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은 자신의 세미나(‘정신병들’)에서 17세기 프랑스 대문호 장 라신의 비극 ‘아탈리’ 1막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예호아다는 “나는 신이 두렵네, 아브넬. 나는 그 밖에 다른 어떤 두려움도 없네”라고 말한다. 철학자 슬라보이 지제크가 지적하듯 동일한 전도의 구조가 이데올로기에서도 작용될 수 있다. 반유대주의를 예로 든다면 “나는 유대인이 두렵네. 나는 그 밖에 다른 어떤 두려움도 없네”로 표현할 수 있다. 경제 위기 등 모든 두려움은 하나의 두려움으로 대체되고, 다른 두려움들은 상쇄된다. 최근 정치권에서 상속세 개편과 관련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상속세는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해 산출된다. 현행 법령은 과세표준 산정 시 여러 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기초공제’로 2억원을, ‘그 밖의 인적공제’로 자녀 1인당 5000만원을 공제해 준다. ‘일괄공제’ 5억원을 선택할 수도 있다. ‘배우자 상속공제’ 5억원도 있다.(다만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30억원을 한도로, 실제 상속받은 금액을 공제해 준다.) 물론 기업상속공제도 있다. 세율의 경우 과세표준이 30억원을 초과하면 50%의 세율(누진공제 4억 6000만원)이 적용된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상속세 과세체계 개편 방향을 담은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도 발표했다. 이르면 3년 후부터 상속세를 ‘받는 만큼’ 세금을 내는 방식으로 개편에 나선다. 1950년 상속세법 도입 이후 가장 큰 폭의 개편안이다. 이 방식대로라면 상속세를 내는 사람의 비율은 지금보다 절반가량 줄어든다. 현재 정치권의 양상은 한쪽은 공제액 상향을, 다른 한쪽은 최고세율 인하를 주장하는 식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과 정치인은 최고세율과 관련,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대주주가 주식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그 주식이 중국계 자본에 넘어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상속세 최고세율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화’된다는 것이다. 혹시 이것이 앞서 언급한 다른 모든 두려움을 하나의 두려움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전형적인 경우가 아닌가.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두려움에 태연할 수 있을까. 만약 상속세 최고세율 때문에 실제로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에 넘어가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상속세 개편 논쟁을 바라보는 우리는 병구를 바라보는 관객이 돼야 할 운명인가. 혹시 병구는 어떨까. 이래저래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최성훈 법무법인 은율 변호사
  • 사진으로 남은 8인의 네이버 창립 멤버… 사회 공헌·출판·한의사로 새 길[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사진으로 남은 8인의 네이버 창립 멤버… 사회 공헌·출판·한의사로 새 길[2025 재계 인맥 대탐구]

    현 네이버엔 이해진·강석호만 남아해피빈·베어베터·더작은재단 눈길귀농 택하거나 청소년 책 펴내기도 몇 년 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됐다. 2019년 6월 네이버 창립 20주년을 맞아 8명의 창립 멤버가 모여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었다. 30대 초반의 젊은 개발자였던 이들은 어느덧 50대 중년이 되었다. 네이버의 토대를 닦은 뒤 각자의 길을 걷는 이들이 흥미롭다.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58)를 제외하고 현재 네이버에 남아 있는 사람은 ‘1호 사원’ 강석호(53)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뿐이다. 1997년 삼성SDS에 입사해 가장 늦게 벤처팀에 합류한 그는 네이버의 001 사번을 받았다. 서울대 출신의 검색 엔진 개발자였던 권혁일(57)씨는 네이버의 기부 플랫폼 ‘해피빈’을 만든 사람이다. 2003년 네이버 사회공헌팀장을 맡아 사회 공헌 설계를 시작했고 2005년 국내 첫 온라인 기부 플랫폼인 해피빈을 개설해 운영했다. 해피빈은 당시 모금이 필요한 공익단체가 사연을 올리면 이를 보고 사이버 머니인 ‘콩’(1개 100원)을 기부하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도입했다. 김정호(58)씨는 2012년 네이버 출신인 이진희 대표와 함께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명함 출력·포장·배송, 원두 로스팅, 쿠키 제조, 꽃 배달 등의 업무를 하는 베어베터는 지난해까지 300명의 발달장애인 사원을 비롯해 파트너 기업 인력까지 포함하면 1025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김씨는 원래 삼성SDS에서 이 창업자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선배였다. 그는 네이버 설립 후 네이버와 김 창업자가 같이 만든 온라인 게임 플랫폼 ‘한게임’의 합병을 이끌었다. 2008년 NHN(네이버) 계열사로 있던 한게임의 대표를 맡았으며 2009년에는 한국게임산업협회장도 지냈다. 2023년에는 카카오의 공동총괄체제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로 선임됐으나 여러 논란 끝에 6개월 만에 해임된 이후 대외 활동이 뜸하다. 오승환(61)씨는 2014년 청소년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재단 ‘더작은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오씨는 네이버에서 2017년까지 NHN 이사와 NHN서비스 대표, 네이버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거쳤다. 이 창업자와 상문고 동창이기도 한 김희숙(58)씨는 2016년 농민신문에 소개된 적이 있는데, 이에 따르면 그는 2000년대 중반 무렵부터 경기 안성에 귀농해 살고 있다. 창업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김보경씨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내는 출판사 ‘개암나무’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옮긴 책에 담긴 그의 소개를 보면 네이버에서 ‘지식인’ 서비스와 ‘주니어 네이버’를 만들었다고 한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최재영씨는 다시 수능을 치러서 경희대 한의대에 들어갔고 이후 한의사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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