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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청계천에서 만나는 한국 대중가요 100년사

    한국 대중가요 100년사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 예술제가 서울 중구에서 펼쳐진다. 중구는 25일부터 29일까지 중구문화원 예문갤러리에서 2016년 청계천 예술제 ‘한국 대중가요 100년 명곡만리(名曲萬里)’를 개최한다고 이날 밝혔다. 2006년 시작된 청계천예술제는 우리나라 문화예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는 예술인과 분야를 선정해 시민들과 함께 그 예술세계를 향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11회를 맞는 올해는 1916년부터 현재까지 대중과 100여년간 함께해 온 한국 대중가요의 의미를 전시프로그램과 공연으로 되새겨 본다.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6·25전쟁 등 근현대를 아우르며 서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대중가요, 또 2000년대를 이끄는 케이팝까지 변천사를 시대별로 노랫말과 동영상, 사진 등 기록을 통해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앞서 2011년 임권택 영화감독의 ‘한국영화 50년 회고전’, 2012년 김수용 영화감독의 ‘용의 예술세계’, 2013년 코미디언 구봉서의 ‘코미디 인생 60년’, 2014년 ‘김덕수, 신명으로 두드린 광대인생 60년’ 등 문화예술 분야의 명인을 소개한 바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특히 여름방학을 맞이해 청소년부터 어르신까지 세대를 초월해 시민들이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해명없이 일방통보… 中 ‘사드 보복’ 전초전?

    해명없이 일방통보… 中 ‘사드 보복’ 전초전?

    한국 기업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거부 움직임, 한국산 전기강판에 대한 중국 상무부의 고율 반덤핑 관세부과 결정,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시의 대구 치맥페스티벌 참가 일방 취소 통보….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한국 기업을 향한 중국의 정책 결정이 우리에게 가장 불리한 선택지로 흐르는 양상이다. 이달 들어 중국 환구신보가 사설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된 한국 기업을 제재해야 한다’(8일)거나 ‘중국 관련부처는 성주군, 경상북도와 교류를 중단해야 한다’(14일)고 노골적으로 주장하던 바가 실현되는 측면마저 엿보인다. 앞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 전기차 배터리 역시 한국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미래 자동차 분야에 연관된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사드 논란 국면에 자국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 기업에 보호막을 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국이 중국산 마늘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한국산 휴대전화 수입을 중단시켰던 2000년의 ‘마늘파동’ 재현을 예상하는 통상 전문가는 드물다. 이후 중국이 국제무역기구(WTO)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대신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이 국제 분쟁에 대응하는 방식을 한국에 적용한다면, 국내 경제에 지속적인 타격이 가해질 것이란 관측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0년 이후 중·일 간 센카쿠 영토 분쟁 중 중국은 일본으로의 유커 관광을 줄였고, 비슷한 시기 남중국해 영토 분쟁 국면에서 중국 내 베트남 기업의 사업입찰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 중 2010~2013년 일본 대신 한국을 찾은 유커를 겨냥해 우리 정부가 시내면세점 확대 정책을 펴 둔 터라, 중국의 정책 기조에 따라 내수 경기가 영향을 받을 여지도 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 고위층이 한국을 향해 통상전쟁을 선언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무대응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각종 검역·기술 인증을 지연시키는 비관세 장벽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까지 제재 대상이 된 한국 기업들은 이의제기, 행정소송과 같은 법적 구제절차를 먼저 충실히 따라야 한다”고 제언하는 한편 “한국 관료들은 ‘(통상보복에)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천명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통상마찰 가능성에 내실 있는 채비를 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로체 남벽, 영석이형과의 약속”

    “로체 남벽, 영석이형과의 약속”

     “높이 3300m의 수직 빙벽 앞에 서면 실로 압도되는 느낌이 대단합니다. 베이스캠프에서 곧바로 달라붙어 캠프1부터 캠프5까지 설치한 뒤 다시 내려와 하루에 한 캠프씩 올라가 엿새째 정상을 공략하고 다시 닷새 걸려 내려옵니다. 두 발을 동시에 붙이고 서 있을 만한 틈도 없어요. 낙석도 많고 강풍도 불고 정말 힘든 곳입니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의 남동쪽에 붙어 있는 로체(8516m)를 발아래 둔 이는 많다. 하지만 남벽을 통해 정상을 밟은 이는 아직 없다. 러시아 군인팀과 일본 등반대가 올랐다고 주장했지만 객관적 인증을 받지 못했다.  다음달 중순 출국해 ‘4전5기’에 나서는 홍성택(50) 대장을 지난 20일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에서 만나 ‘이제 그만 가라’는 소리를 듣는데도 한사코 도전에 나서는 이유를 들어봤다. 그는 허영호(62), 엄홍길(56), 2011년 안나푸르나(8091m) 남벽에서 저세상으로 떠난 박영석 등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인 셋 모두와 함께 세 차례 이상 등반을 한 귀하디 귀한 존재다. 로체 남벽은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세계 두 번째로, 그것도 아홉 봉우리에 새 루트를 내고 4곳은 동계에 올랐던 예지 쿠쿠츠카(폴란드)가 1989년 10월 24일 추락사한 곳이다. 1979년 로체 정상을 밟았던 쿠쿠츠카는 14좌 완등 2년 뒤 다시 이곳 직벽에 도전했다가 8300m 지점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홍 대장은 “첫 14좌 완등자 라인홀트 메스너(72·이탈리아)가 ‘21세기에나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포기한 것은 이곳을 오르는 게 14좌 완등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임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네 차례 도전해 쓰라리지만 값진 교훈을 쌓았다. 1999년 8월 첫 원정 때 7000m밖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멋모르고 덤볐던 것 같다. 원정 비용을 미처 다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떠났다가 철수하면서 장비들을 팔아 대원들 밥을 먹일 정도였다. 빚을 갚기 위해 영어학원에서 일하며 받은 월급을 아내 몰래 빼돌려 갚았다”고 돌아봤다.  홍 대장은 8년 뒤인 2007년 2월 엄홍길 대장과 함께 원정대를 꾸렸다. 엄 대장은 로체샤르(8400m)로 진행해 후배들 시신을 화장하는 끔찍한 충격을 견뎌내며 ‘16좌 완등’에 성공했으나 로체 남벽으로 향하던 홍 대장은 또 물러나야 했다. 소수 정예 원정대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얻었다.  2014년 9월 세 번째 도전 때는 캠프4(8200m)까지 올랐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70일의 등반 기간이 지나 또 돌아서야 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네 번째 도전. 3억 5000만원을 들여 21명으로 원정대를 꾸려 캠프4에서 정상 공략에 나섰지만 시속 150㎞ 강풍에 텐트가 날아가 정상을 300m 남기고 내려왔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전에는 셰르파들의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제가 지난 6월 7일 출국해 한 달 동안 네팔에 머무르며 셰르파들을 훈련시키고 정찰을 마쳤습니다. 현재 대원 둘은 알프스에서, 셰르파 둘은 K2에서 고소 적응 중입니다. 날씨만 도와준다면 100%는 아니지만 성공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해외 등반가들도 성공할 것이라고 응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NGC)이 원정 비용 일부를 부담하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도 그만큼 성공 가능성을 믿는다는 방증이다. 로체 남벽의 세계 초등은 산악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 된다. 해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산악인에게 주어지는 황금피켈상도 한국인 최초로 그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석 대장과의 약속이 이런 흔들림 없는 도전, 집착의 출발점인지 모른다. “제가 1995년 에베레스트 북동릉 ‘세컨드 스텝’을 개척한 것을 보고 박 대장이 ‘너 참 대단하다. 나랑 함께 로체 남벽 가자’고 지나가듯 얘기한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안나푸르나 남벽으로 (박 대장이 마지막 산행을) 떠나기 사흘 전 ‘안나푸르나 다녀오면 함께 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를 산에서 극지로, 탐험가의 길로 이끈 것도 박 대장이었다. 홍 대장은 1992년 카자흐스탄 칸뎅그리(7110m)를 오른 것을 시작으로 5극지(1993년 에베레스트, 1994년 남극, 2005년 북극, 2011년 그린란드, 2012년 베링해)를 세계 최초로 모두 밟았다. 2013년에 그 경험을 책 ‘아무도 밟지 않은 땅 5극지’에 녹였는데 산악계 원로 중의 원로인 김영도 선생이 이끄는 ‘산서회’에 불려나가 분에 넘치는 찬사를 들었다. 산에 가면 볼펜을 쓰지만 영하 35도면 “아 따듯하네”라고 말하는 극지에서는 고추장과 된장만 빼고 모든 것이 얼어붙어 연필로 쓴다. 로체 남벽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20년의 경험을 오롯이 책으로 내겠다고 했다.  그에게 탐험이란 무엇일까. “사실 14좌 완등은 이미 2000년대 들어 세계 산악계의 관심이 시들해졌습니다. 형들이 다 올랐고. 극지야말로 내게 도전과 시련,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련으로 여겨졌습니다. 베링해 횡단에 한 차례 실패했던 영석 형이 이런저런 조언을 해 줬는데 우리가 무사히 횡단하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극지에서의 위험과 산에서의 그것은 비교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게는 등반보다 탐험이 훨씬 가치 있는 일로 여겨집니다.” 우리 시대 탐험가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우에무라 나오미(1984년 사망)와 닮은 점이 많다고 했더니 그는 “아뇨, 그 모든 과정을 혼자 해낸 우에무라와 대원들을 데리고 한 절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손사래를 쳤다.  로체 남벽이란 거대한 도전을 마치고 나면 허탈감이 몰려올지 모를 일이다. 해서 조심스레 그 다음 행보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홍 대장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청소년들을 모아 북위 66도 33분을 가상의 원으로 연결한 ‘아틱 서클’을 돌아오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NGC에도 얘기해 일단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산에 가거나 탐험을 하면 쌀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고 하는데 한 나라와 민족이 성장하기 위해선 먼저 도전정신이 활짝 피어나야 합니다. 모든 나라의 성장에 탐험이 선행됐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합니다. 광화문에 우마차가 다니던 시절에도 일본은 히말라야 원정대를 보냈습니다. 도전하지 않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일깨우고 싶습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지면에 미처 옮기지 못한 홍성택 대장의 삶 얘기를 온라인에만 공개한다.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유도를 했다. 용인대 85학번인데 2학년 말 상대 선수와 연습하다 상대 선수가 다쳐 유도복을 벗었다. 보리 팔아 유도 시키고 대학까지 보냈는데 집안 반대가 말할 수 없었다. 괴로움을 떨쳐 내려고 산으로 향했는데 잘 맞았다.  형(허영호, 엄홍길, 박영석)들의 눈에 든 것이 타고난 체력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형들이 그냥 서 있으라고 하면 서 있는 등 뭐든 시키는 대로 해서 그랬던 것 같다. 덕분에 유도만 했더라면 체육관을 운영하며 애들만 상대했을텐데 세상을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느껴 후회는 털끝만큼도 없다.  등반가와 탐험가의 길 가운데 가장 위험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1992년 러시아 칸뎅그리(7010m)에 갔을 때일 것 같다. 눈사태가 텐트를 덮쳐 옆의 후배 둘이 계곡 아래로 떨어졌는데도 세상 모른 채 잠에 빠져 있었다. 가위눌리는 느낌에 눈을 떠보니 눈더미에 눌린 텐트 천장이 얼굴을 덮쳐 누르고 있었다. 정말 조금씩 미세하게 손을 움직여 바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텐트를 찢었는데 칼이 제대로 펴지지 않아 나중에 보니 손에 피범벅이었다. 그렇게 텐트를 째서 숨쉴 틈을 만들자 로프에 걸려 구사일생으로 벼랑을 올라온 후배들이 손으로 눈을 파내고 있었다. 이틀을 굶은 채로 베이스캠프로 내려왔다.   1996년 다울라기리(8167m)에 이어 오른 시샤팡마(8026m)도 잊을 수 없다. 엄홍길, 박영석 대장과 셋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뭉친 산행이었다. 캠프 2를 출발했는데 카메라 필름을 빠뜨린 것을 깨닫고 형들에게 혼날까봐 얘기도 못한 채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챙긴 뒤 다시 캠프 2로 향하다 크레바스에 빠지고 말았다. 50m쯤 되는 아가리 입구에 처박혀 옴짝달싹 못하면서 소리를 질렀지만 들릴 리 없었다. 어쩌다 천신만고로 빠져나와 합류했더니 온갖 상소리와 함께 “젊은 놈이 빠져 가지고 형들에게 저녁 짓게 하고 어디서 놀다 온다”고 혼났다. 2005년인가 영석 형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왜 이제야 그런 얘기를 하느냐’고 하더라.  베링해 횡단이 가장 힘들고 무서웠다. 북극해에서 태평양으로 빠져나가는 유빙을 타고 넘어야 한다. 그 속도가 대단해 정말 위협적이다. 유빙끼리 충돌하며 내는 굉음도 소름끼친다. 그 유빙 위에서 어느 순간 1m 이상 높은 곳으로 개썰매를 들어 올리고 뛰어 올라야 한다. 동상은 기본이고. 그렇게 베링해를 건넜더니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대단한 미치광이들이 왔다며 반겼다. 시애틀 한인회 분들이 그곳까지 비행기로 날아와 환영해주시고 현지 방송과 인터뷰도 주선해주셨는데 서둘러 귀국하고 말았다. 한인회 분들은 “출연하면 미국 전역에도 방영돼 어렵게 살아가는 교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간청했는데 그 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지금이라도 용서를 빈다고 말하고 싶다. 로체 남벽은 나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박영석 대장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1995년 에베레스트 북동릉을 박 대장 인솔 하에 한왕용(50·세계 13번째 14좌 완등자), 나관주(37) 등과 올랐는데 한국 산악의 미래를 이끌 주역들이 뭉쳤다고 해 화제가 됐다. 내가 세컨드 스텝의 30m 직벽을 개척한 것을 보고 영석 형이 “너 참 대단하다. 나중에 나랑 함께 로체 남벽 가자”고 했다. 당시는 스쳐 지나가듯 말해 그저 그런가 했다.  2011년 영석 형이 안나푸르나 남벽으로 떠나기 사흘 전 신동민과 술 먹다가 느닷없이 그 얘기를 다시 꺼내며 무작정 함께 가자고 했다. 난 당시 베링해 도전을 준비하고 있어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형이 안나 성공하고, 내가 베링해 횡단 끝내면 뭉치자고 해 그러자고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박 대장, 강기석과 함께 운명한 동민이가 유독 집에 돌아가지 않으려 했던 기억이 난다.  외할아버지가 목사셔서 어릴 적부터 교회를 다녔다. 산이나 극지에서도 곧잘 기도를 올린다. 유치할 정도로 자기 중심적인 기도다. 살려달라고,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애원한다. 환청을 자주 듣는 편인데 라틴어를 들은 적도 있다. 그때마다 멈추고 다음 기회를 노린다. 그렇게 해서 신기하게 목숨을 구한 적도 여러 번이다.  칸뎅그리 등반에서 돌아와 빚으로 남은 원정 비용을 갚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영어학원에서 일했다. 비서실 아가씨와 눈이 맞아 1996년 결혼했다. 프로포즈도 하지 않고 으레 결혼해야지 하면서 식을 올렸다. 형들에게 결혼한다며 아내 사진을 보여줬더니 농담하지 마라, 이런 미인이 너랑 결혼할 리가 있느냐고 했다. 나중에 직접 신부를 만난 영석 형이 자꾸 너 같은 게 무슨 결혼이냐고 하지 말라고 했다. 신혼 집들이라며 2박3일 내내 술을 마셔대 아내가 지금도 그때 얘기를 한다.  고등학교 3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5학년 딸이 있다. 내가 산에서 생을 마쳐도 혼자서 자식들 건사하고 키워낼 수 있는 여자여야 결혼한다고 생각했다. 늘 내가 없더라도 잘 살라고 얘기한다.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로체 남벽을 다녀오겠다고 했더니 그러라고 했다. 참 고마운 일이다.  산에 가면 이 훌륭한 음식을 그때 한숟갈이라도 더 먹을걸 하고 생각날 때가 있다. (큰 산에 갔다가 돌아올 때) 공항에 내리자마자 내가 지금 뭘하고 있지? 라고 물을 때가 있다. 여기 있으면 산이 그립고, 산에 있으면 여기와 가족이 그립고. 가족이 결국은 원동력 아니겠는가. 갈 때와 올 때가 똑같아야 한다. 사고로 죽거나 대원들이 다치면 정상을 밟아도 성공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홍성택이 걸어온 길 ▲1966년 3월 13일 ▲경북 구미 출생 ▲구미 고아초-구미 현일중·고-용인대 유도학과-고려대 체육교육학과 석사 ▲1992년 칸뎅그리 등정 1993년 에베레스트 등정 1994년 남극점 스키·도보 탐험 1999년 로체 남벽 1차 도전 2005년 북극점 스키·도보 탐험 2007년 로체 남벽 2차 도전 2011년 그린란드 북극권 종단 2012년 베링해 도보 횡단 탐험 2014년 로체 남벽 3차 도전 2015년 로체 남벽 4차 도전 2016년 로체 남벽 5차 도전 예정 ▲1994년 대한민국 체육포장, 2011년 한국 탐험대상
  • 北 새 우라늄 농축 포착… 숨긴 핵무기도 있나

    北 새 우라늄 농축 포착… 숨긴 핵무기도 있나

    북한의 영변 핵시설 인근에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또 다른 소규모 우라늄 농축시설로 의심되는 장소가 21일(현지시간) 포착됐다. 북한은 영변에만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에 포착된 곳이 핵시설이 맞다면 북한이 영변 이외의 장소에서도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한 우라늄 농축을 해 왔다는 점에서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핵무기를 제조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기 공장서 운영”… 사찰 회피 의심 미국의 정책연구기관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보고서 ‘북한의 의심스러운 소규모 옛 농축시설’을 통해 영변 핵시설에서 서쪽으로 약 45㎞ 떨어진 평안북도 금창리 방현 공군기지 인근 방현 항공기 공장에서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로 의심되는 시설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구글어스 등 상업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장군대산 지하에 있는 이 시설에 2개의 터널이 있으며 원심분리기 200~300개 정도를 가동할 수 있는 소규모 초기 단계 우라늄 농축시설이 존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이 시설은 영변에 우라늄 농축을 위한 핵단지를 건설하기 전 연구개발용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곳에서 지금까지 농축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2010년 11월 미국의 원자력 전문가인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를 영변으로 초청해 원심분리기 2000개가량을 갖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했지만 당시 영변 이외의 장소에는 농축시설이 없다고 주장했다. ISIS는 장군대산 지하의 방현 항공기 공장이 1960년대에는 구 소련에서 공급된 미그 전투기 부품을 만드는 곳이었지만 원심분리기에도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고강도 금속판이 쓰이고 은폐가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원심분리 설비를 갖추게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원심분리기 기술은 파키스탄에 ‘노동’ 탄도미사일의 주요 기술을 전수하면서 그 반대급부로 전수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 가동 여부 관련 정보는 없어” ISIS는 지난 6월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등을 통해 현재 핵탄두 13~21개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의심되는 시설이 우라늄 농축시설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북한이 시설을 분산시켜 우라늄 농축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개연성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론] 동아시아 안보 소용돌이와 ‘한국 건너뛰기’/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동아시아 안보 소용돌이와 ‘한국 건너뛰기’/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도 참가자를 보낸 국제회의에 참여할 기회가 종종 있었다.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언급한 일본 학자에게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고 막말을 퍼붓던 1990년대 말 북측 참가자부터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주목받던 2000년대 중반 리영호(현 북한 외무상) 초대 주영대사, 그리고 지난 6월 반관·반민 동북아협력대화(NEACD)에 참가한 최선희 대표에 이르기까지 국제무대에서 북한은 점점 세련된 매너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핵보유를 초래했다”는 말을 회의 때마다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어야 하는 상황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포용과 강경 사이 어떠한 대북 정책을 펴든 상관없이, 그리고 중·러 대표가 다자간 해결을 강조해도 북측의 초점은 줄곧 북·미 양자 협상에 맞춰져 왔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와 평화협정 체결 후 비핵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선조치 후 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팽팽한 북·미 대립으로 인해 다자무대에서도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의 목소리가 주변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절감하는 것은 언제나 씁쓸하다. 필자는 이달 초 일본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열린 동아시아 안보에 관한 대중 포럼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미·일 동맹뿐 아니라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문제를 논의하는 이 포럼의 청중은 일반 대중 및 학생들이었다. 발표 후 쏟아지는 질문의 대부분은 오키나와 미군기지, 미·일 동맹, 그리고 미·중 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물론 일본에서 개최된 포럼들이었고 제한된 질의응답 시간에 미국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싶은 일본인들이 일면 이해되기는 했다. 그러나 영토 및 역사 등과 관련한 한·일 관계에 대해 다소 ‘도발적인’ 문제 제기 및 제안을 했음에도 별다른 질문을 받지 못한 필자는 4대 강국에 둘러싸인 한국의 현주소에 대한 씁쓸함을 또 한 차례 실감했다. 남중국해 문제, 북한의 군사적 도발 위협,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대결 국면 등으로 동아시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 핵심에 있는 미·중의 대립이 소위 ‘투키디데스 함정’으로 빠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2400년 전 패권국 스파르타가 급부상하는 아테네와 벌였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대해 기록한 바 있는데, 패권국과 신흥국의 충돌은 불가피한 함정인지 중국의 ‘중화민족 부흥’과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외교, 경제, 군사안보 등 곳곳에서 부딪치고 있다.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미국과 중국이 전례 없이 강력한 수준의 유엔 대북 제재 안에 합의하면서 일각에서는 북·중 관계의 결별 가능성까지 대두됐으나, 남중국해를 둘러싼 작금의 미·중 갈등이 양국의 북핵 공조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더욱이 한국의 사드 배치는 한·중 갈등뿐만 아니라 북·중·러 삼각관계 공고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인가. 이웃 강대국들의 결정을 기다리는 추종자가 아니라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이슈를 선점해 지역 리더 및 평화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대미 안보 의존이 아니라 사안별, 상황별로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과 연합을 만드는 유연하고 대담한 발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지당한 주장이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냉철한 국제관계에서 적극적인 미·중 균형 외교는 현명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혹여라도 미국이 한국을 믿을 만한 동맹으로 간주하지 않고 중국과의 역학 속에서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양자대화에 착수한다면? 중국이 한·미·일 공조 체제에서 떨어져 나와 홀로 자신에게 손 흔드는 한국을 무시한다면? 중국은 한국이 미국, 일본과 함께 있을 때 그 전략적 효용성을 더 중시하는 것이 아닌지? 물론 한국이 동아시아 안보 소용돌이에서 호주가 지향하는 ‘중추적 국가’나 캐나다가 추구하는 ‘건설적 국가’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1990년대 말 미·중의 일본 경시와 지나쳐 버리기, 즉 ‘저팬 패싱’ 현상과 같이 미·중·일에 외교적으로 무시되는 ‘코리아 패싱’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부터 마련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대책은 아닐까.
  • 아마존도 테슬라도 ‘로켓 재활용’ 활발

    아마존도 테슬라도 ‘로켓 재활용’ 활발

    지난달 중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민간 우주개발업체 ‘블루오리진’이 4회 연속 로켓발사체 귀환시험에 성공했다. 발사체(로켓)를 재활용해 우주여행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된 것이다. 테슬라의 창업자 앨런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 역시 로켓 재활용을 위한 시험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1960년대 미국과 구소련의 군비경쟁으로 촉발된 우주개발이 2000년대 들어 여행과 화물 운송 같은 사업 모델을 갖춘 민간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제2의 우주개발 전성기’를 맞고 있다. 기존의 위성 운용이나 위성사진 판매가 아닌 로켓 발사와 운용에까지 민간이 뛰어들면서 우주선진국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발사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EU·日·中 도 우주발사대행 시장으로 유럽우주청(ESA)은 2014년 12월 장관급 회의를 열고 약 41억 유로(약 5조 1554억원)를 투자, 유럽의 차세대 발사체 ‘아리안6’를 개발하기로 했다. 유럽은 그동안 저렴한 로켓발사 서비스 비용을 강점으로 위성발사 대행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으나, 최근 스페이스X의 상업발사 시장 진출에 위협을 느끼고 2020년 운용을 목표로 새로운 로켓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일본도 발사서비스 시장 진입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로켓 개발에 착수했다. 일본은 현재 운영 중인 H2의 엔진을 업그레이드한 차세대 발사체 H3 개발을 2013년부터 시작했다. 총 1900억엔(약 2조 20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시험발사, 2021년 정지궤도 위성 진입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로켓 발사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일본은 H3 개발을 통해 발사 비용을 지금의 절반 수준까지 낮춰 세계 발사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5일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초대형 로켓 ‘창정 7호’ 발사에 성공한 중국도 중·대형 위성발사는 물론 유인로켓 발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특히 개발 초기부터 러시아의 기술을 적극 이전받으면서 로켓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의 로켓 발사성공률은 2000년 이전까지 83%에 불과했지만 2011~2015년에는 97.7%로 올라섰다. 특히 2015년에는 19기의 로켓과 45개의 위성발사를 모두 성공시켜 100%의 성공률을 보였다. ●기업 저비용 성공 요인은 ‘스핀오프’ 보통 발사체(로켓) 개발은 천문학적인 예산과 장기간의 연구개발, 대규모의 인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창업 10년 남짓 된 벤처 수준의 기업들이 적은 비용으로 로켓 개발과 발사체 서비스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개발된 우주기술들의 ‘스핀오프’(기술이전·spinoff) 덕분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64년 ‘기술활용계획’을 시작으로 다양한 우주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고 상용화하는 노력을 펼쳐왔다. 메모리폼 베개, 매트리스, 냉동 건조식품, 전자레인지, 정수기, 가스탐지기 등이 스핀오프를 통해 상용화된 대표적인 기술들이다. 스페이스X의 팰콘 로켓 엔진 역시 스핀오프 덕분에 확보할 수 있었다. 스페이스X는 1950년대 나사에서 연구해 아폴로 프로그램에서 사용된 추진제 인젝터, 터보펌프 등을 그대로 사들여 활용했고, 다양한 형태로 이전된 엔진기술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엔진의 성능을 개량하고 개발할 수 있었다. 나사를 통해 다양한 시험시설을 활용할 수 있었던 것도 고속성장의 발판이 됐다. ●“민간 우주개발 산업 활성화도 기대”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선진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미래 유망산업인 항공우주분야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가 주도의 우주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며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단순히 로켓 개발과 달탐사가 목적이 아니라 민간 우주개발 산업 활성화라는 또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2013년 나로호 발사 성공을 제외하고는 로켓 기술과 관련해 우주선진국들처럼 축적된 기술도 없고 관련 산업 저변도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시험시설도 마땅치 않아 개발과 시험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과 2020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연소 불안정 극복과 용접기술 확보다. 연소 불안정은 로켓의 연료가 완전히 타지 못하는 현상으로 로켓에 영향을 줘 목표 고도까지 올라가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폭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로켓 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꼽힌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도 불안정 연소문제 해결에 많은 시간이 투입됐다. 지난달 초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수행한 75t급 엔진 75초 지상연소시험을 통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은 과제는 로켓의 연료가 채워지는 추진제 탱크의 용접 문제다. 한국형 발사체 추진제 탱크는 직경이 2.6m에 이르지만 두께는 일반 산업용 탱크보다 얇아 용접과정에서 변형되기 쉬운 만큼 변형을 막고 비행 중 압력과 하중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정밀한 용접 기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 원장은 “국내 우주산업은 대부분 정부 투자에 의지하고 있으며 위성활용 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우주산업 저변 확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In&Out] 석탄 화력발전과 ‘가지 않은 길’/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In&Out] 석탄 화력발전과 ‘가지 않은 길’/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미국 최초의 석탄 발전소는 토머스 에디슨이 1882년 뉴욕시를 대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석탄은 미국의 주요한 전력 생산 연료가 됐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저렴한 셰일가스 발견과 함께 천연가스 발전이 늘어나면서 석탄 발전의 비중은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천연가스가 나지 않는 데다 액화천연가스 형태로 수입할 수밖에 없어 천연가스 발전소의 경제성이 크게 떨어진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 6일 석탄 발전소 10기를 폐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이유는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고,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는 ‘파리 신기후 체제’와 어긋나기 때문이다. 석탄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먼지는 직접 배출 기준으로 국내 전체 배출량의 3% 수준이다. 하지만 발전소에서 먼지와 같이 나오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이 공기 중의 수증기 등과 반응해 미세먼지로 전환되는 것까지 감안하면 석탄 발전이 국내 미세먼지 발생의 14%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석탄 발전 축소 정책은 기존 에너지 정책을 과감히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이고, 과거의 에너지 정책과는 크게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그동안 산업 경쟁력을 지원하는 에너지 정책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적인 에너지 정책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석탄 발전소 축소를 주저한 이유에는 발전 원가가 저렴해 산업 경쟁력에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환경보다는 발전에 치우쳐 있었던 셈이다. 둘째, 석탄 화력 축소의 범위와 강도가 넓어지고 세졌다는 점이다. 2015년 7월 ‘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의 수립 과정에서 건설 예정이었던 석탄 발전 4기를 철회한 것까지 포함하면 이번 정부 들어 총 14기의 석탄 발전소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이는 총 7085㎿ 규모의 발전, 즉 원전 7기에 해당하는 유례가 없는 큰 규모다. 셋째는 기후 변화 대응과 친환경적인 투자를 비용이 아닌 기회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 발전 10기 폐지뿐 아니라 운영 중인 43기 발전기에 대해서도 전면교체 수준의 환경설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새로 짓는 발전소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배출 기준을 적용한다. 이를 위해 미세먼지·질소산화물·황산화물 저감 시설과 발전소 성능 개선 투자에 총 10조원을 투입한다. 이는 친환경 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건설 중인 발전소를 모두 취소할 것을 주장하지만 새로 친환경 설비로 투자하면 석탄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총량(황산화물·질소산화물·먼지 직접배출량, 2차먼지 생성량 포함)을 2030년까지 지난해 대비 40%가량 줄일 수 있다. 정부는 사실 석탄 발전의 사회적 비용을 반영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발전용 유연탄에 대해 사실상 ‘탄소세’라고 할 수 있는 개별소비세를 2014년부터 도입했다. 지난해는 발전용 유연탄 개별소비세를 현재 1㎏당 18원에서 23원으로 올렸다. 외국에서도 한국의 석탄 발전 감축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석탄 발전 폐지와 친환경 투자를 통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국제 사회에 알려 신기후 체제하에서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할 것이다.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쓴 ‘가지 않은 길’에는 “두 길이 숲 속에서 갈라져 있어 나는 결국 덜 다닌 길을 택했고 그리고 그것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는 구절이 있다. 한국의 석탄 발전 감축 정책은 그동안 덜 다니던 길을 선택한 것이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이 글은 지난 7월 15일자 본란에 실린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석광훈 교수의 ‘경유차가 아니라 석탄발전소가 문제다’에 대한 정부의 반론 차원의 기고입니다.
  • [경제 블로그] 中사드 경제보복 대응 정부가 여유로운 까닭

    [경제 블로그] 中사드 경제보복 대응 정부가 여유로운 까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국내 배치가 확정되면서 중국의 경제 보복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2000년 우리 정부가 자국산 마늘의 관세율을 높이자 한국산 휴대전화, 폴리에스터 등의 수입을 즉각 중단하는 초강경 조치로 맞대응한 적이 있습니다. ●중간재 비중 커 수입거부 땐 中 역풍 우리 정부는 일단 차분한 반응입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중국이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생각할 것이며 경제적으로 큰 보복성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6%나 되는데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는 바짝 안테나를 세우며 부산하게 움직였던 정부가 이번에는 예상보다 더 여유를 부리는 까닭이 궁금합니다. 기재부 사람들과 경제 전문가 등의 얘기를 종합하면 그 바탕에는 한·중 무역 고유의 특성이 깔려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제산업연관표(WIOD·2011년 기준)를 분석한 데 따르면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84%가 최종 소비 제품이 아닌 ‘중간재’입니다. 많은 중국 기업들은 한국으로부터 부품, 반제품 등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드는 구조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중국이 한국산 제품 수입을 거부하면 외려 자국 내 휴대전화, 통신장비, 가전제품 등 제조·수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실제로 중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부품 가운데 70%가 전자통신기기와 전기기계 부품입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 측 입장에서 한국산을 대체할 중간재는 일본산인데 브렉시트 이후 엔화 가치가 폭등하면서 더 비싸졌고, 자국산 부품은 기술력 한계로 당장 한국산을 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비관세 벽 갈수록 높여…철저 대비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관하긴 이릅니다. 중국은 2000년대 후반 들어 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돌아섰습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방향을 튼 것입니다. 부품과 소재를 단순 조립해 되파는 가공무역을 지양하고 소프트웨어 산업과 소비 시장을 키우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최근 한국산 가공식품, 화장품, 패션, 생활용품 등 소비재에 대한 위생·검역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습니다. 포장이나 상표가 기준 미달이라는 꼬투리를 잡아 통관을 안 시켜 주는 경우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합니다. 과도하게 보복을 두려워할 것도 없지만, 중국 측에서 모종의 조치에 나설 가능성에는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미군, 신형 방탄복 ‘거미줄 소재 전투복’ 개발

    미군, 신형 방탄복 ‘거미줄 소재 전투복’ 개발

    과학이 발전하면서 군복에도 각종 첨단 과학이 더해지는 가운데, 최근 미군은 방탄용 군복을 위한 신물질 테스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의 크레이그 바이오크래프트 연구소(kraig biocraft laboratory)는 미 육군의 의뢰를 받아 일명 ‘드래곤 실크’로 불리는 인공 거미줄 소재 테스트에 나섰다. 거미줄은 가볍고 유연하며 강철보다 강한 천연 섬유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위험으로부터 군인의 몸을 보호해야하는 군복을 거미줄 소재로 제작할 경우 굳이 무거운 방탄조끼를 걸치지 않아도 충분히 보호 작용을 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발명품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대량 생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미줄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크레이그 바이오크래프트 연구소는 2000년대 초반부터 거미줄 단백질 분자 구조 연구를 통해 거미줄을 의류소재 제작에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특히 유전자 변형 누에에 거미줄 생산 단백질을 주입시켜 거미줄 소재의 지속적 생산을 가능케 한 노트르담대학의 연구에 주목했다. 노트르담대학 연구진을 초빙해 군용 소재를 연구 중이던 연구소는 최근 프로토타입 개발을 마치고 테스트에 돌입했으며, 이번 테스트가 통과될 경우 미 육군과 방탄군복 제작‧생산과 관련한 100만 달러(약 11억 5000만원) 규모의 1차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실험실의 한 관계자는 “드래곤 실크는 인장 강도가 높고 탄성이 매우 좋으며, 현재까지 알려진 직물 중 가장 질긴 직물에 속한다. 때문에 사용 용도도 매우 다양하다”면서 “이 소재를 이용하면 유용하고 강한 군용 속옷과 장갑뿐만 아니라 방탄기능을 갖춘 군복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일본의 위험한 야망

    일본의 위험한 야망

    전쟁국가의 부활/고모리 요이치외 4인 지음/김경원 옮김/책담/324쪽/1만 6000원 천황 그리고 국민과 신민 사이/박삼헌 지음/알에이치코리아/320쪽/1만 8000원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 개정을 묻겠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직후 던진 말이다. 집권 자민당 등 이른바 ‘개헌파 4당’은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3분의2 이상의 의석수를 차지한 만큼 개헌 발의 정족수를 확보했다.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전환시켜 ‘전쟁 가능한 나라’를 만들려는 아베 신조와 그 지지 세력의 ‘위험한 야망’이 현실에 한층 더 가까워진 셈이다. 일본 우익 세력이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개헌 몰이의 실상과 그 연원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나란히 출간돼 눈길을 끈다. 일본의 진보 지식인 5명이 함께 쓴 ‘전쟁국가의 부활’과 건국대 박삼헌 교수가 19세기 중후반 일본을 탐색한 ‘천황 그리고 국민과 신민 사이’가 그것이다. ‘전쟁국가의 부활’이 아베 총리와 지지 세력의 헌법 개정 의도며 배경을 샅샅이 파헤쳤다면 ‘천황…’는 일본 국가 정체성의 뿌리를 추적해 알기 쉽게 전달하는 흐름이 흥미롭다. 지금 일본 개헌 몰이의 핵심은 1945년 태평양전쟁 패전 후 연합국 최고사령부(GHQ)에 의해 구축된 ‘전쟁과 군사 보유를 포기한다’는 일본 헌법 제9조(평화헌법)의 내용을 없애는 것이다. 여기에는 ‘군사 보유야말로 국가 고유의 주권이자 보통국가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조건’이라는 인식이 내재되어 있다. ‘전쟁국가의 부활’은 이 대목을 조목조목 짚어 그 야합의 모순과 폭력성을 생생하게 지적한다. 평화헌법 수호를 위한 이른바 ‘2015 안보 투쟁’에 앞장섰던 고모리 요이치 도쿄대 대학원 교수를 비롯한 대학교수 5명이 압축해 정리한 아베와 지지 세력의 역사인식은 명쾌하게 정리된다. 한마디로 “대일본제국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 인식에 따라 1954년 창설된 자위대의 해외 파견 형태 변화를 샅샅이 추적했다. 미·일 군사동맹 체제 아래 진행돼 온 평화헌법 조항의 점진적 침식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법적인 테두리에서 보자면 일본은 ‘군대 없는 나라’이다. 하지만 실상은 2000년대 이후 군사비 지출 순위에서 세계 6위권을 수호해 온 ‘군사강국’이다. 우익은 줄곧 “미국 도움 없이 일본 안전을 지킬 수 없다”고 되뇌면서 ‘군사 소국’임을 자평하지만 미국과의 공동작전까지 감안해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키워 왔다. 그 군사대국화 흐름을 주도하는 데 일본 재계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일본 재계를 대표한다는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총회가 작성한 ‘일본의 기본 문제를 생각한다’를 포함한 문서들은 그 단적인 증거이다. 이 문서들은 헌법의 평화조항(9조2항)을 개정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미국에 대한 지원 활동을 강화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게이단렌의 핵심 위원회 중 하나인 방위생산위원회가 자본의 논리에 따라 군사산업의 발전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추천의 글을 통해 이렇게 경고한다. “일본의 개헌은 전쟁할 수 있는 체제를 완성시킬 것이다. 일본의 전쟁은 미국이 참전했을 때 일본군이 동원되는 형태로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면 지금 일본의 군사대국을 포함한 우경화의 연원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천황…’는 바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근거로 다가온다. 박 교수는 메이지유신으로 막부를 폐지하고 근대적 의미의 국가를 탄생시킨 19세기 중후반 일본을 샅샅이 살폈다. 책은 무엇보다 태평양전쟁에 이르기까지 50년 넘게 이어진 일본제국 체제에서 일본인은 일왕의 신하인 신민(臣民)으로 규정됐음에 주목한다. 실제로 1889년 제정된 메이지 헌법의 시작은 ‘대일본제국은 만세일계(万世一系)의 천황이 통치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일본에서 부라쿠민(部落民)이라 불리며 차별받았던 불가촉천민 에타(穢多)와 히닌(非人)이 1871년 천칭폐지령으로 평민이 된 과정에 주목한다. 이들의 차별 폐지는 천부인권의 존중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외국과 교류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방치하는 것을 국가적 모욕이자 왕정의 큰 결함으로 봤다는 것이다. 저자는 러일전쟁 전후 일왕과 신민은 혈연의 연결고리로 더욱 강하게 묶였다고 주장한다. 바로 ‘입헌적 족부통치국’이라는 개념이 그것이다. 그 개념에 따라 일왕은 일본 민족의 아버지가 될 수 있었다. 일본 지도부는 잇따라 일으킨 청일전쟁과 대만 침공을 통해 일본인에게 애국심과 봉사·희생정신을 심어 왔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지금 일본 우경화의 핵심 세력이 갖고 있는 국가관은 바로 그 정신의 계승이라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끼 살린 승무원, 氣 사는 탑승객 기내

    끼 살린 승무원, 氣 사는 탑승객 기내

    “이 비행기는 금연 비행기입니다. 비행 도중에 꼭 담배를 피워야 하는 분은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시기 바랍니다. 흡연실은 비행기 날개 위에 있습니다. 오늘 흡연하면서 감상하실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입니다.” ●“흡연실은 비행기 날개 위”… 이색 금연방송 미국의 저비용항공사(LCC)인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의 금연 방송이다. 이 항공사의 승무원 데이비드 홈스는 승객들 앞에서 ‘랩’을 한다. 딱딱한 기내 방송에 아무도 집중을 안 하자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2003년 ‘너츠’(Nuts)란 책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은 ‘펀(fun·재미있는) 경영’을 실제 현장에 적용한 회사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경쟁사보다 30% 싼 운임을 내걸면서도 서비스에 인색하지 않았다. 양질의 서비스 제공과 저가 정책 고수라는 모순을 동시에 해결했다는 점에서 ‘사우스웨스트 효과’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여기서 서비스는 기내식이 아니다. 이 회사 기내식은 땅콩 한 봉지뿐이다. 그런데도 서비스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자신이 일하는 회사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직원들 덕분이었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끼를 발산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가 시작됐다. ●기내식 빼고 군살 뺀 LCC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100여년 역사를 지닌 기내식은 메인 서비스로서의 위상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 군살을 뺀 저비용 항공사들이 기내식 유료화 정책을 도입하고 사전 주문을 받기로 하면서다. 국내에서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앞장서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30년 전에 아일랜드 저비용 항공사 라이언에어가 기내식 유료화를 시행했다. 그런데도 라이언에어는 유럽 지역에서 승승장구해 왔다. 국내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돈을 내야 기내식을 먹을 수 있는 제주항공이 LCC 업계 1위를 달린다. 더이상 기내식이 항공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신 항공사들은 특별한 서비스를 내놓았다. 기내 방송에서 차별화를 꾀한 해외 항공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승무원들이 마술쇼를 진행하는가 하면, 승객들에게 화장법을 알려 줬다. 일종의 ‘체험 마케팅’이다. 기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특정 항공사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것이다. ●세계 첫 이벤트팀 만든 아시아나 기내 특화 서비스의 원조는 아시아나항공이다. 만년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가 1998년 매직팀을 만들고 마술을 선보였다. 전 세계 항공사 중 첫 시도였다. 일부 끼 있는 승무원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진다. 2003년부터 매직팀에서 활동한 송지은 부사무장은 “비행기에는 들뜬 여행객뿐 아니라 말 못 할 사연을 가진 이들도 탄다”면서 “이들의 마음까지도 어루만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직팀은 70여명의 객실 승무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다섯 그룹으로 나눠 팀별로 활동한다. 승무원들마다 비행 스케줄이 달라 매번 모이지는 못한다. 팀 비행은 한 달에 한두 번 꼴이다. 송 부사무장은 “그래도 비행기를 자주 탄 승객은 지루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다”면서 “외부 강사로부터 교육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나 특화서비스팀은 원조답게 16개에 이른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매직팀, 전통의상 패션쇼팀(딜라이터스), 메이크업팀(차밍) 등 3개 팀이 운영돼 오다 저비용 항공사가 본격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팀이 생겨났다. 그중 하나가 2009년 만들어진 바리스타팀이다. 이 팀은 기내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제공한다. 원두를 고르는 일부터 ‘그라인딩’(원두를 가루로 만드는 작업)까지 모두 승무원들이 직접 한다. 이 팀은 ‘하늘을 나는 바리스타’로 알려진 심재범 선임 사무장이 이끌면서 더 유명해졌다. 심 사무장은 커피 생두를 감별해 등급을 매기는 전문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에어부산 바리스타팀 핸드드립 커피 제공 바리스타팀은 에어부산에도 있다. 2011년 매직팀을 시작으로 특화서비스에 나선 에어부산은 3년 뒤 바리스타팀을 만들었다. 그 중심에 조충경 객실서비스팀 파트장이 있다. 매직팀 창설 멤버로 활동하던 조 파트장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뒤 커피로 기내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모회사인 아시아나에서 운영하는 바리스타팀과 라테아트팀에 주목했다. 그러나 라테는 우유 거품을 낼 수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장착된 비행기(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일부 기종)에서만 가능해 핸드드립 커피를 제공하기로 했다. 기내가 좁고 단거리 노선이 많아 승무원들이 직접 커피를 내리기가 쉽지 않았지만 아시아나에 조언을 구해 2014년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두 번째로 핸드드립 커피 서비스를 선보였다. 조 파트장은 “맨날 식사와 음료만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항공사마다 대표할 만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보고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승객들도 좁은 기내에 퍼지는 그윽한 커피 향을 마다할 리 없다. 잠자던 승객들조차 커피 향에 취해 눈을 뜬다. 핸드드립 커피를 맛본 승객들은 직접 손글씨로 편지를 써서 승무원들을 격려하기도 한다. 부산~타이베이 노선에 탑승한 한 승객은 “대만 여행의 흥분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기내에서의 뜻밖의 커피 이벤트가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면서 “어려운 여건에도 좋은 커피를 맛보여 주기 위해 노력하는 승무원들의 모습을 보며 작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겼다. ●제주항공 풍선아트 등 9개 특화 서비스 마련 제주항공도 특화 서비스에서 강점을 나타내는 항공사 중 한 곳이다. 제주 방언, 대구 사투리 등을 섞어 이색적인 기내 방송을 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이 항공사는 현재 9개의 특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2007년 첫 시행할 때 ‘제이제이팀’이라는 기내 이벤트팀으로 출발했다가 승무원들의 다양한 끼를 살리기 위해 점차 팀을 세분화했다. 승무원이 직접 공연하는 ‘딴따라팀’, 풍선 아트를 선보이는 ‘풍선의 달인팀’, 페이스페인팅 등으로 어린이 승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러스터팀’ 등이 있다. 제주항공 승무원 520명 중 130명가량이 특화 서비스팀 소속이다. 4명 중 1명꼴로 각자의 재능을 뽐내고 있는 셈이다. 윤홍천 제주항공 사무장은 “초반에는 승무원들이 개별 연습을 통해 장기를 개발했다면 이제는 회사의 지원을 받으면서 전문가들로부터 교육을 받고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만간 승무원의 화장법 등을 전하는 ‘뷰티팀’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원 모집까지 끝난 상태다. 네일 아트, 메이크업, 마사지 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시아나 ‘차밍팀’, 손 마사지와 핸드 팩 서비스팀인 에어부산의 ‘블루뷰티팀’처럼 여성 승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다. 기내 면세품으로 판매되는 화장품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면세품 판매와 특화 서비스 연계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입단 경쟁 치열 특화 서비스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면서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도 뛰어들었다. 이스타항공은 2013년부터 매주 목요일 인천에서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마술, 기내체조, 공연, 사연 읽어 주기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기내 이벤트팀(ET)에 들어가려면 면접을 봐야 하는 등 나름 경쟁도 치열하다. ‘막내’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악기팀, 성악팀, 캘리그래피(손으로 그린 그림문자)팀을 만들었다. 반면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별다른 특화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다. 진에어의 경우 기내 체조, 기내 요가 등이 전부다. 전통 서비스인 기내식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달 초부터 인천~호놀룰루 노선에는 하와이 전통 음식인 훌리훌리 치킨(치킨덮밥의 일종)이 무료로 제공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스마트 순찰차·CCTV 수사… ‘ICT 치안’도 한류 바람

    스마트 순찰차·CCTV 수사… ‘ICT 치안’도 한류 바람

    한류 바람이 치안 장비 수출로까지 퍼졌다. 페루에 수출한 한국형 스마트 순찰차는 강력범죄소탕을 위한 페루 경찰의 든든한 방어막이 됐다. 오만은 한국의 과학수사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형 폐쇄회로(CC)TV를 수입하는 엘살바도르 경찰은 수사 기술을 전수받으러 우리나라를 찾았다. 2000년대 집회·시위 장비를 수출하는 데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수출 분야를 다각화하면서 빠르게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을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올해 처음으로 치안장비 수출 규모가 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로 뻗어 나가는 치안장비 시장의 현황을 들여다본다. ●IT·방탄 기능 탑재 한국형 순찰차 페루서 인기 2000년대 들어 부쩍 경제 협력이 활발해진 페루의 치안은 한국형 순찰차가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UV 싼타페 2.4를 기본모델로 한 이 순찰차는 2013년 800대(3000만 달러·약 340억원)가 수출됐고, 지난해 말엔 2100대가 추가로 계약됐다. 현지에서는 한국형 순찰차 도입 이후 총을 소지한 조직범죄단체에 대응하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순찰차에 방탄유리, 경광등, 탐조등, CCTV 등을 갖추고 있고 차량용 노트북, 지문인식기 등 첨단장비도 탑재했기 때문에 안전하게 순찰하고 신속히 수사하는 데 최적화돼 있습니다.” 페루에 한국형 순찰차를 수출하고 있는 포스코대우 김대영 팀장이 전한 한국형 순찰차의 강점이다. 그는 “페루는 총기 소지가 합법화돼 있고, 마약 문제도 심각해 정보기술(IT)과 방탄 기능을 탑재한 한국형 스마트 순찰차의 인기가 높다”면서 “또 유독 발달된 통신망을 이용해 순찰차가 현장에서 페루 경찰청의 중앙관제센터와 실시간으로 데이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파푸아뉴기니로 수출국을 늘렸다. CCTV 시스템과 경찰통신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계약했다. 페루도 한국형 112신고센터 및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박유천 증거 잡은 디지털 포렌식, 오만에 수출 솔류션 업체인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오만에 디지털 포렌식센터를 만들기로 계약했다. 디지털 포렌식이란 PC나 스마트폰 등에 남아 있는 통화 기록, 인터넷 접속 기록 등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 기법이다. 최근 연예인 박유천의 성추문 사건에서 고소 여성이 지인에게 보낸 뒤 삭제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복원해 박씨가 성매매를 대가로 돈을 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 대표적인 예로 경찰이 증거를 수집하는 데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지문, 혈흔, 족적 등 물리적 단서보다 디지털 증거가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IT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높은 디지털 포렌식 분석 수준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오만의 디지털 포렌식센터는 컴퓨터, 모바일, 오디오 및 비디오, 데이터 복구 등 총 4개 연구실로 구성된다. 더존비즈온은 이 센터에 100개가 넘는 최신 장비를 제공한다. 경찰도 전문가를 파견해 서비스를 지원한다. 더존비즈온 측은 “품목 한 가지를 수출하는 게 아니라 센터 구축에 필요한 공간, 물품, 교육 등 운영과 관련한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수출하는 것”이라며 “한국의 디지털 포렌식 기술과 정보보호 교육 등이 오만 경찰의 수사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면허시험 전자채점, 11개국이 사들인 효자 한국형 운전면허시험장 전자채점시스템은 이미 11개 국가에 수출된 효자 품목이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네오정보시스템 안승권 차장은 “과거에는 저개발국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면허를 따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전자채점을 도입한 뒤 ‘운전면허 시험이 공정하다’는 인식이 퍼졌다”며 “두바이에는 유사시 차량이 자동으로 정지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해 안전성 부분에서도 큰 점수를 받았고 14곳으로 시험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형 전자채점 시스템은 감독관이 운전면허 점수를 태블릿PC에 기록하도록 한 뒤 결과를 전산으로 보내 자동으로 점수를 산출한다. 이 회사는 원래 전국 26개 운전면허시험장과 400곳의 운전면허 전문학원에 시스템을 제공하던 곳이었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 동남아 일부 국가에 수출할 때는 쉽지 않았는데 최근 경찰이 ‘치안 한류’ 지원을 하면서 라오스, 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 등에도 진출했다”고 덧붙였다. 2012년부터 3년간 878만 달러(약 99억 5000만원)의 수출고를 올렸고 지난해 아프리카 보츠와나와도 계약하는 등 수출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2000년대만 해도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살수차와 플라스틱 방패 등 집회·시위 장비를 수출하는 게 전부였던 경찰 장비 수출도 최근 들어 경찰 무전기와 중앙통제실 등 경찰통신망, CCTV, 디지털 포렌식센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등으로 품목이 진화하고 있다. 올해만 8850만 달러(약 1002억 9000만원)를 수출할 것으로 경찰은 예상하고 있다. ●치안 불안한 중남미 등에 선진 수사 기법 전수 특히 범죄율이 높고 치안이 불안한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한국 경찰 장비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장비와 함께 우리나라의 선진 수사 기법도 전수되고 있다. 경찰은 멕시코와 과테말라에 사이버범죄 전문가를 파견해 현지 수사관을 교육하며 사이버범죄수사팀 창설을 도왔다. 경찰청은 지난해 치안한류센터를 연 데 이어 올해는 경찰대에 국제 경찰교육훈련 연구센터를 개설했다. 외국 경찰관에게 사이버범죄 수사기법, CCTV 활용기법 등을 교육하기 위해서다. 경찰의 치안한류사업은 크게 3가지다. 경찰 전문가를 파견해서 현지에서 교육해주는 ‘치안 전문가 파견 사업’, 외국 경찰관을 초청해 국내 경찰교육기관에서 교육하는 ‘초청 연수 사업’, 치안시스템이 열악한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치안 장비·시설·소프트웨어를 지원하거나 수출하는 ‘치안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현재 협력 대상국은 아시아 14개국, 중동·아프리카 13개국, 미주 12개국 등 39개국이며 연말까지 50개국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여태수 경찰청 치안한류계장은 “국내 경찰 장비는 대부분 경찰청이 필요한 장비를 개발하면 국내 업체들이 입찰해서 생산하는 구조라 민간에만 맡기기보다 한국 경찰이 교육을 지원해주면 수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2011년 엘살바도르에 CCTV 50대를 수출한 것을 계기로 CCTV 운영 방법을 전수했다. 당시 엘살바도르 경찰청은 운영 방법을 자체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활용 방도를 찾지 못해 우리나라 경찰을 찾았다. 국제경찰교육훈련 연구센터는 2012년부터 2년간 엘살바도르 경찰 100명을 교육했다. 지난해 엘살바도르를 방문한 신승환 팀장은 “엘살바도르도 한국처럼 경찰과 지자체가 협력해서 CCTV 관제센터를 만들고 범인 검거에 활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엘살바도르 범인 검거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활발해진 치안 한류 수출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 세계 경찰장비 수출시장에서 한국은 후발주자다. 매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무기전시회 ‘유로사토리’에서는 여전히 유럽 및 미국 등 선진국의 치안 장비가 주연 역할을 맡고 있다. 독자적으로 경찰장비 전시회를 열고 있는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여 계장은 “비록 글로벌 치안 협력 분야에서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투자가 이어진다면 한국 치안산업의 수출 규모도 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경찰장비 인증제도를 도입하는 등 치안산업 질적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 ”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새누리당 윤종필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새누리당 윤종필

    “전쟁 났다 하면 가장 필요한 의사가 외과 전문의 아닌가요.”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을 지낸 윤종필(63) 새누리당 의원은 14일 “군 의료에 대한 신뢰도 향상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최근 안과·피부과에 비해 소외받고 있는 외과 전문의의 의술 향상을 위한 입법적 지원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Q. 왜 정치를 하게 됐나. A. 어려움에 처한 사람 도우려고. 국군간호사관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했을 때 국회의원들이 학교가 존치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그래서 저도 정치에 입문하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도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또 청소년·흡연가·알코올중독자들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이다. Q. 내 정치의 원동력은. A. 위국헌신 군인본분. 32년간 군 생활을 했기 때문에 군인정신이 몸에 배어 있다. 헌법 기관으로서 국가를 위해 봉사해야 할 국회의원과 나라를 위해 몸 바쳐야 할 군인은 그 지향점이 같다. 또 맥아더 장군이 남긴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라는 말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남다른 점이라면 ‘책임감’을 꼽고 싶다. Q.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가. A. 실천하는 정치. 조병화 시인의 시 ‘나 하나 꽃피어’에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라는 대목이 있다. 세상을 바꾸려면 나 하나부터의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이념 정치가 아닌 국민의 편에서 실천하는 정치가 잘하는 정치라 생각한다. Q. 20대 국회 목표는. A. 군 의료 수준 향상. 1980년대 소·중위 때만 해도 군 병원에서 외과 의사들의 실력이 가장 좋았다. 일반 병원 의사보다도 좋다는 얘길 들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대령쯤 되니까 트렌드가 바뀌어서 너도나도 안과·피부과 전문의로 몰렸다. 그러나 전쟁이 났을 때 가장 필요한 분야는 외과다. 병영 내 사고도 상당수가 외과 진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군 병원의 외과 전문의만큼은 실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또 군 의료와 일반 의료를 접목하는 방안도 연구, 검토하고 있다. Q. 정치적 롤모델은. A.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한다.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도 의미가 크지만, 여성으로서 가정 내 문제가 생겼을 때 과감히 대처하고, 통 큰 정치를 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힐러리가 잘됐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Q. 정치적 이념은. A. 합리적·따뜻한 보수. 보수라고 해서 진보적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고, 진보라고 해서 보수 성격이 전혀 없다고 볼 순 없다. 국민과 공존하면서 다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나라를 지키는 데 보수·진보가 둘일 수 없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프로필 ▲경북 고령 출생 ▲국군간호사관학교 졸업 ▲국군의무사령부 의료관리실장(준장) ▲20대 국군간호사관학교장 ▲청소년흡연음주예방협회장 ▲20대 국회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
  • 미군, ‘총알막는 거미줄 전투복’ 개발…테스트 돌입

    미군, ‘총알막는 거미줄 전투복’ 개발…테스트 돌입

    과학이 발전하면서 군복에도 각종 첨단 과학이 더해지는 가운데, 최근 미군은 방탄용 군복을 위한 신물질 테스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12일자 보동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의 크레이그 바이오크래프트 연구소(kraig biocraft laboratory)는 미 육군의 의뢰를 받아 일명 ‘드래곤 실크’로 불리는 인공 거미줄 소재 테스트에 나섰다. 거미줄은 가볍고 유연하며 강철보다 강한 천연 섬유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위험으로부터 군인의 몸을 보호해야하는 군복을 거미줄 소재로 제작할 경우 굳이 무거운 방탄조끼를 걸치지 않아도 충분히 보호 작용을 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발명품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대량 생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미줄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크레이그 바이오크래프트 연구소는 2000년대 초반부터 거미줄 단백질 분자 구조 연구를 통해 거미줄을 의류소재 제작에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특히 유전자 변형 누에에 거미줄 생산 단백질을 주입시켜 거미줄 소재의 지속적 생산을 가능케 한 노트르담대학의 연구에 주목했다. 노트르담대학 연구진을 초빙해 군용 소재를 연구 중이던 연구소는 최근 프로토타입 개발을 마치고 테스트에 돌입했으며, 이번 테스트가 통과될 경우 미 육군과 방탄군복 제작‧생산과 관련한 100만 달러(약 11억 5000만원) 규모의 1차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실험실의 한 관계자는 “드래곤 실크는 인장 강도가 높고 탄성이 매우 좋으며, 현재까지 알려진 직물 중 가장 질긴 직물에 속한다. 때문에 사용 용도도 매우 다양하다”면서 “이 소재를 이용하면 유용하고 강한 군용 속옷과 장갑뿐만 아니라 방탄기능을 갖춘 군복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부, 책임은 있고 처벌은 없다?

    정부, 책임은 있고 처벌은 없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정부 책임론’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기소의 어려움을 전제로 하고 있어 유족과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최근 가습기 살균제 관계 부처 공무원 8~9명을 추가로 소환 조사했지만 아직 특별한 혐의점은 찾지 못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가 최초 출시된 1996년부터 최근까지 관계선상에 있는 정부 부처의 공무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대거 소환할 계획이다. 수사선상에 오른 관계 부처는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국립환경과학원,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가기술표준원 등이다. 환경부는 옥시 살균제의 원료 물질인 PHMG 유해성 심사에서 ‘유독물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고시해 논란이 돼 왔다. 또한 PHMG, PGH 유해성 심사에서 주요 용도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가습기 살균제를 자율안전확인대상 공산품으로 분류해 안전성에 대한 확인을 거치지 않았다. 복지부는 가습기 살균제의 용도를 ‘청소’로 보고 의약외품으로 지정하지 않았고, 2000년대 초반부터 가습기 살균제 관련 부작용 민원을 접수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습기 살균제는 관련 피해가 양산된 뒤인 2011년 12월에서야 의약외품으로 지정됐다. 이같이 정부 부처의 책임론이 줄곧 지적돼 왔지만 검찰은 사실상 혐의 입증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법리상 적용 가능한 혐의가 직무유기죄뿐인데 이마저도 직무 포기 의사를 인정받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12일 “위법 사항이 드러나면 물론 처벌하겠지만 기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모두 엉터리로 일한 것은 아니다. 참고인 중엔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는 데 오히려 도움을 준 이들도 있어 모두 책임이 있어 부르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족과 시민단체 등은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공동대표는 “원래 정부 부처 수사를 안 하려다 국회 국정조사가 시작되니 마지못해 하는 형국”이라면서 “‘꼬리 자르기’식 수사가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 결과와 그에 따른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을 처음 고발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도 “검찰이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수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압수수색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며 처음부터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에서도 직무유기로만 범위를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송기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직무 유기는 소극적인 의미이지만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에 안전 마크를 붙여 준 것은 적극적인 행위”라면서 “적극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직무유기뿐 아니라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주중 존 리 전 옥시 대표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인체 무해’ 표시를 한 옥시와 홈플러스, 세퓨의 전직 대표 및 직원들에겐 사기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개천서 용은커녕…개천 자체가 말랐다”

    “개천서 용은커녕…개천 자체가 말랐다”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신분제 공고화’ 발언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 사회가 이제 단순한 빈부 격차의 심화가 아니라 주거·교육·문화·건강 등 전 부문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다중격차’ 시대로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제 개천에서 더이상 용은 나오지 않으며, 우리 사회의 계층 이동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개천 자체가 말라버렸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한국 사회의 새로운 불평등 양상으로 청년층이 ‘구조적으로’ 하위 계층화되는 세대 간 격차 문제가 커지고 있으며, 정치권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세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이 같은 분석은 2011년부터 한국의 불평등 현상을 연구해 온 한신대 공공정책연구소 다중격차연구단이 12일 펴낸 ‘다중격차, 한국사회 불평등구조’와 ‘한국의 불평등 2016’(페이퍼로드)을 통해 제기됐다. ‘한국의 불평등 2016’이 국내 불평등 현상을 통계와 지표 중심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다중격차, 한국사회 불평등구조’는 소득뿐 아니라 임금, 자산, 주거, 세대, 경제체제, 조세, 정치, 복지 등에서의 불평등 구조를 심층적으로 진단했다. ●소득 너머 교육·주거 등 불평등 중첩 1997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한국의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졌다. 빈곤층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초고소득층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부동산 투기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면서 자산 가격 상승에 성공한 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었고, 교육도 불평등을 완화하기보다는 불평등 구조를 세대 간 이전하는 불평등의 재생산 도구가 됐다. ‘다중격차’ 사회는 이 같은 다차원적인 불평등 구조가 중첩되면서 구조화되고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책에서 다중 격차는 배제의 성격을 드러낸다. 흡사 보이지 않는 카스트제도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한국식 발전주의는 성장 결실을 공유하는 낙수 효과를 통해 다수의 생활수준이 동반 상승하는 ‘엘리베이터 효과’가 있었지만 개발 모델의 시효가 끝나면서 일부 계층의 지위가 상승하는 동안 다른 계층은 하강하는 ‘버킷 엘리베이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은 1990년대 이후 임금 불평등의 증가율이 다른 국가들보다 월등히 높아지면서 초고소득층으로서의 소득 집중보다 빠른 상대적 빈곤층의 확산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자산소득 불평등도 심화돼 이른바 ‘피케티 비율’이라고 부르는 소득 대비 순자산 비중이 급상승해 세습 자본주의의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경향은 특히 2000년대 들어 불평등은 커지고,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심화되고 있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은 ‘악순환’되는 경향도 뚜렷하다. 소득 격차의 괴리는 자산 불평등으로, 이는 다시 수도권과 비수도권, 서울의 강남과 강북으로 주거 공간의 분리와 주거 형태의 불평등 심화를 야기했다. 소득, 자산, 주거의 격차는 교육 불평등을 낳고, 출신대학은 또다시 소득 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 사슬의 완성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증세안 실시 복지 확대 나서야” 전병유 다중격차연구단장(한신대 교수)은 “한국은 귀속지위보다 성취지위가 우세한 사회였지만 이제는 귀속지위가 더 우세한 ‘닫힌 세상’으로 달려가고 있다”면서 “법인세와 소득세의 상위 계층 부담을 늘리고, 부동산 보유세와 자본소득세를 강화하는 방식의 증세안을 실시해 복지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슈가맨’ 최종회, 최고 시청률 TOP5 공개..1위 바나나걸 안수지 근황은?

    ‘슈가맨’ 최종회, 최고 시청률 TOP5 공개..1위 바나나걸 안수지 근황은?

    화요일 밤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던 ‘슈가맨’ 명장면 TOP5가 공개됐다. 12일 종영을 앞둔 JTBC 예능 프로그램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은 한때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수의 출연과 ‘쇼맨’의 무대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특히 198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활동했던 80팀이나 되는 ’슈가맨‘의 등장과 그의 음악들을 편곡한 32팀의 프로듀서, 76팀의 쇼맨의 열정적인 무대는 매회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최고 시청률 5.5%, 화요 예능 화제성 1위, 음원차트 역주행, ‘슈가맨’들의 가요계 복귀 등 방송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약 8개월 동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슈가맨’ 38회의 무대 중 역대 시청률 TOP5를 기록한 방송과 이에 해당하는 최고의 1분을 공개한다. 1위 바나나걸 안수지가 부르는 ‘청춘의 덫’ 분당 최고 7.1% (2016년 4월 26일 방송) ‘슈가맨’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장면은 바나나걸 안수지의 무대이다. 지난 4월 26일 방송된 ‘슈가맨’ 28회에는 바나나걸 안수지와 철이와 미애가 출연했다. 평균 시청률 역시 5.5%(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 제외 기준)를 기록하며 역대 시청률 1위를 나타냈다. 이날 ‘슈가맨’은 100불 특집으로 진행됐다. 안수지는 ‘엉덩이’를 부른 바나나걸로 출연했지만, 방송에서 드라마 ‘청춘의 덫’ OST를 부른 사실을 최초로 밝히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장면은 무려 분당 최고 7.1%를 기록하며 ‘슈가맨’ 최고의 1분으로 선정됐다. 또한 이날 방송은 국민 프로듀서가 직접 뽑은 걸그룹, I.O.I(아이오아이)의 첫 예능 진출로도 화제를 모았다. 아이오아이는 바나나걸 안수지의 ‘엉덩이’를 통통 튀는 2016버전으로 재해석했다. 철이와 미애의 ‘때밀이 춤’으로 유명한 곡 ‘너는 왜’는 제시와 한해가 팀을 이뤄 역주행 송으로 불렀다. 2위 UN 벅 출연으로 대미 장식! 분당 최고 6.5%(2016년 7월 5일 방송) UN과 벅이 출연한 ‘슈가맨’ 38회가 역대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은 ‘슈가맨’이 등장한 마지막 방송으로 5.4%(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 제외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장면은 UN이 차후 활동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다. “다시금 UN으로 활동할 생각이 없냐”는 MC들의 질문에 김정훈은 “요즘 프로젝트성으로 이전 그룹들이 뭉치는 경우가 많은데, 기회만 된다면 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3위 발라드 왕자 김현성이 부르는 ‘Heaven’ 분당 최고 5.7%! (2015년 12월 15일 방송) 2000년대를 주름잡던 발라드 왕자, 김현성과 ‘원히트원더’ 루머스 정유경이 등장한 ‘슈가맨’ 9회가 시청률 4.4%를 기록하며 역대 3위를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을 차지한 장면은 김현성이 슈가맨으로 등장, ‘Heaven’을 열창하는 부분으로 5.7%까지 올랐다. 김현성은 변함없는 미모와 가창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루머스 정유경은 슈가송으로 선보인 ‘Storm’이 “단 한 번만 방송에 출연했던 곡”이라며 “전국 나이트 클럽에서 인기가 많아서 유명세를 탔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4위 배우 지현우가 ‘슈가맨’으로 깜짝 출연에 분당 최고 5.5% (2016년 4월 12일 방송) 발라드 더네임, 원조 꽃미남 밴드 더 넛츠가 출연한 ‘슈가맨’ 26회가 역대 시청률 4위를 차지했다. 이날 방송에는 배우 지현우가 슈가맨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평균 시청률은 4.3%를 기록했고, 분당 시청률은 5.5%까지 치솟았다. 지현우는 설 특집으로 진행된 ‘슈가맨’ 17회에서 차태현, 강성연이 출연한 이래 첫 배우 슈가맨으로 출연했다. 지현우의 풋풋했던 과거와 같은 밴드에서 지현우를 질투했던 보컬 박준식의 이야기가 최고의 1분을 차지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5위 고 박용하와 서지원 소환 분당 최고 시청률 5% (2015년 12월 8일 방송) ‘슈가맨’은 ‘슈가송’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가수들도 소환했다. 고 박용하와 서지원이 출연한 ‘슈가맨’ 8회가 시청자들에게 먹먹한 감동을 주며 또 하나의 명장면을 낳았다. 이날 방송은 평균 시청률 4.3%, 분당 최고 시청률 5%를 기록했다. 이날 공개된 ‘슈가송’은 고 박용하의 ‘처음 그날처럼’, 고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로 이를 작곡한 김형석과 정재형이 세상을 떠난 슈가맨을 대신해 피아노 연주를 선보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특히 김형석이 ‘처음 그날처럼’을 애절하게 연주하는 장면에서는 이 노래를 모른다고 했던 방청객들도 눈물을 쏟아내며, 시청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12일 화요일 밤 10시 50분 방송되는 ‘투유프로젝트-슈가맨’ 39회에는 방송 이후 뜨거운 반응을 자아냈던 바나나걸 IZI 더네임 디바 등 ‘슈가맨’들의 근황이 공개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국 사회 다중격차 시대 진입했다

    한국 사회 다중격차 시대 진입했다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신분제 공고화’ 발언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 사회가 이제 단순한 빈부 격차의 심화가 아니라 소득·자산·주거·교육·문화·건강 등 전 부문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다중격차’ 시대로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제 개천에서 더이상 용은 나오지 않으며, 우리 사회의 계층 이동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개천 자체가 말라버렸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한국 사회의 새로운 불평등 양상으로 청년층이 ‘구조적으로’ 하위 계층화되는 세대 간 격차 문제가 커지고 있으며, 정치권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세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이 같은 분석은 2011년부터 한국의 불평등 현상을 연구해 온 한신대 공공정책연구소 다중격차연구단이 12일 펴낸 ‘다중격차, 한국사회 불평등구조’와 ‘한국의 불평등 2016’(페이퍼로드)을 통해 제기됐다. ‘한국의 불평등 2016’이 국내 불평등 현상을 통계와 지표 중심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다중격차, 한국사회 불평등구조’는 소득 뿐 아니라 임금, 자산, 주거, 세대, 경제체제, 조세, 정치, 복지 등에서의 불평등 구조를 심층적으로 진단했다.   1997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한국의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졌다. 빈곤층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초고소득층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부동산 투기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면서 자산 가격 상승에 성공한 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었고, 교육도 불평등을 완화하기보다는 불평등 구조를 세대 간 이전하는 불평등의 재생산 도구가 됐다.  ‘다중격차’ 사회는 이 같은 다차원적인 불평등 구조가 중첩되면서 구조화되고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책에서 다중 격차는 배제의 성격을 드러낸다. 흡사 보이지 않는 카스트제도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한국식 발전주의는 성장 결실을 공유하는 낙수 효과를 통해 다수의 생활수준이 동반 상승하는 ‘엘리베이터 효과’가 있었지만 개발 모델의 시효가 끝나면서 일부 계층의 지위가 상승하는 동안 다른 계층은 하강하는 ‘버킷 엘리베이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은 1990년대 이후 임금 불평등의 증가율이 다른 국가들보다 월등히 높아지면서 초고소득층으로서의 소득 집중보다 빠른 상대적 빈곤층의 확산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자산소득 불평등도 심화돼 이른바 ‘피케티 비율’이라고 부르는 소득 대비 순자산 비중이 급상승해 세습 자본주의의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경향은 특히 2000년대 들어 불평등은 커지고,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심화되고 있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은 ‘악순환’되는 경향도 뚜렷하다. 소득격차의 괴리는 자산 불평등으로, 이는 다시 수도권과 비수도권, 서울의 강남과 강북으로 주거 공간의 분리와 주거 형태의 불평등 심화를 야기했다. 소득, 자산, 주거의 격차는 교육 불평등을 낳고, 출신대학은 또다시 소득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 사슬의 완성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병유 다중격차연구단장(한신대 교수)은 “한국은 귀속지위보다 성취지위가 우세한 사회였지만 이제는 귀속지위가 더 우세한 ‘닫힌 세상’으로 달려가고 있다”면서 “법인세와 소득세의 상위 계층 부담을 늘리고, 부동산 보유세와 자본소득세를 강화하는 방식의 증세안을 실시해 복지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친환경 복합 발전소 지어 놓고 원가 탓에 60%는 먼지만 폴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발전소 이용률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어 놓고 놀리는 발전소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친환경적으로 알려진 액화천연가스(LNG) 복합 발전소 이용률은 4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석탄 발전은 이용률이 90%를 넘어섰다. 10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발전소 이용률은 전년보다 2.2% 포인트 하락한 61.7%로 집계됐다. 건설된 발전소 10기 중 4기는 가동하지 않은 채 놀린 셈이다. 원자력발전소의 이용률은 2013년 75.5%, 2014년 85.0%, 2015년 85.3%로 증가했다. 석탄발전소는 같은 기간 93.6%, 88.5%, 90.1%의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LNG복합발전소는 같은 기간 이용률이 67.0%, 46.7%, 40.3%로 급감했다. 이렇게 환경 저해 논란이 큰 석탄발전소는 많이 가동되고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LNG 복합발전소의 이용률이 떨어지는 것은 발전 원가가 싼 발전소부터 가동하게 돼 있는 전력시장 구조 때문이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영화 속 ‘조폭 그룹’은 없다… 개인이 우선인 3세대 조폭

    영화 속 ‘조폭 그룹’은 없다… 개인이 우선인 3세대 조폭

    2000년대 이후 조직보다 개인 범죄 영화처럼 조직이 문어발식 사업 안해조폭 지하경제 자금 규모 121조 추정 “현실에서도 영화 ‘신세계’에 나오는 것처럼 거대 폭력조직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중견그룹을 운영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그건 어디까지나 영화일 뿐입니다. 조직폭력배(조폭)들이 주가조작이나 기업 간 인수·합병(M&A) 시장에 진출한 것은 맞지만 어디까지나 조직원 개인의 범죄죠. 최근 활동 중인 3세대 조폭은 조직보다 개인이 우선입니다. 보스가 월급을 주면서 단체 행동에 나서던 시대는 갔습니다.” 지난 7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선(50·경위) 조직범죄수사팀 반장은 “과거 1세대 조폭이 1970년대와 80년대에 지역 상권을 갈취했다면 2세대 조폭은 1990년대 카지노와 유흥주점을 운영한 ‘지능화’된 조폭이었다”며 “2000년대 이후 3세대 조폭은 M&A, 부동산, 건설업 등에 진출해 합법을 위장한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반장과의 자리엔 고정희(45·경위) 형사, 김도윤(42·경위) 형사 등도 함께했다. 이들 3인방은 수십년간 현장에서 조폭 사건을 비롯해 강력 사건을 담당해 온 ‘베테랑’ 형사들로 현재 경찰 조폭 수사의 핵심 인력이다. 영화 수준은 아니어도 3세대 조폭은 각종 수입원을 새로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동남아 원정도박을 비롯해 ‘정킷방’(도박업자가 카지노업체에 거액을 주고 임대한 게임방)을 운영하는 등 국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8월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 수용된 전현직 조폭 307명에게 설문조사(복수응답)를 실시한 결과 조폭 사업 중 유흥업이 74.9%로 가장 많았고, 오락실·게임장 운영이 61.9%로 뒤를 이었다. 이 외 건축 부동산 개발(54.7%), 사채업·채권추심업(54.4%), 도박장·사설 경마장 개설(50.8%) 순이었다. 조폭들은 중고차 매매상을 운영하며 미끼 상품으로 소비자를 유인해 차량을 강매하거나 ‘구경값’을 받아 내기도 하고 주류 유통, 다단계 사업, 벤처기업 운영, 프로스포츠 승부조작 등에도 관여한다. 시대마다 사업은 조금씩 바뀌지만 변하지 않는 건 ‘돈이 모이는 곳에 조폭이 있다’는 점이다. 조폭의 자금으로 굴러가는 지하경제 규모만 12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대검찰청은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3세대 조폭이 전문 지식까지 갖춘 것은 아니다. 김 반장은 “3세대 조폭들이 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기업사냥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지만 ‘작전’을 주도할 만큼 머리가 좋지는 않다”며 “대부분 조직원 개개인이 기업사냥꾼들에게 투자하고 협업을 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른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폭력조직 자체가 기업을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1세대 조폭은 거대 조직을 거느렸다. 군 상사 출신 신상현의 ‘신상사파’를 비롯해 ‘3대 패밀리’로 불렸던 서방파(김태촌)·양은이파(조양은)·오비파(이동재) 등이 있다. 1970년대 경제성장과 맞물려 막대한 조직력으로 지역 상권을 장악했고 보호비 명목으로 상인들에게서 금품을 갈취했다. 조직끼리 이권 문제로 ‘전쟁’도 벌였다. 그러나 1990년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1세대 조폭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1세대의 몰락을 지켜본 2세대 조폭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군소 조직화의 길을 선택했다. 기존의 ‘갈취형 영업’도 했지만 술집이나 유흥업소, 카지노 등을 운영하며 자립형 사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3세대에 와서는 군소 조직화·개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 경찰이 관리하는 조폭은 214개파 5270명이다. 조직당 평균 조직원은 24.6명에 불과하다. 고 형사는 “영화 ‘공공의 적’에 나오는 ‘거성그룹’처럼 조직원 100여명을 합숙시키며 교육하는 폭력조직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영화처럼 떼로 몰려다니는 게 아니라 자금력 있는 형님이 동생 두세 명을 데리고 다니는 정도”라고 말했다. 김 반장은 “조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번 돈을 두목에게 상납하거나 보스가 사업으로 번 돈으로 조직원 전체를 먹여 살리는 일도 없다”며 “양은이파도 경찰 관리 대상자는 10여명 남짓”이라고 밝혔다. 조폭들이 개인화, 소규모화됐음에도 조직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돈을 벌려면 ‘조폭 신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파 식구’라는 이름만으로 다른 조폭을 견제할 수 있고, 이권 다툼이 생겼을 때 조직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김 반장은 “개인화됐어도 조폭들은 단합대회나 간부급 조직원의 경조사가 있을 때 모여 세력을 확인한다”며 “특히 ‘오야지’(두목)의 권위는 돈보다는 강력한 카리스마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사업은 개별 조폭들이 임의대로 진행하지만 갈등이 커질 경우 조직 간에 큰 충돌이 빚어지기도 한다. 2009년 11월 11일에 벌어진 ‘강남 칼부림 대치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날 서울 강남 청담사거리에서 범서방파와 칠성파 조직원들이 흉기를 들고 대치했다. 기업 투자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던 두 조직이 대치했으나 다행히 경찰이 신속히 출동하면서 참극은 막을 수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범서방파 간부 8명이 구속됐고 해당 조직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최근에는 전통시장이나 작은 식당 등에서 무전취식을 하고 보호비를 걷는 ‘동네조폭’도 늘고 있다. 하지만 고 형사는 “조폭의 경우 하달 명령 체계가 일사불란하고 엄격한 행동강령이 있다”며 “동네조폭은 엄밀히 말해 조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09년 강남 칼부림 대치 사건 이후 조직 간 패싸움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돈이 된다고 여기면 출신 조직과 상관없이 ‘합종연횡’을 하며 범죄를 저지르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폭 수사는 여전히 가해자든 피해자든 사람을 찾고 진술을 받는 게 가장 힘들다고 했다. 피해자들마저 보복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수유리파 조직원 A씨는 2013년 조직을 탈퇴하겠다며 도피 생활을 했지만 조직원들에게 붙잡혀 쇠파이프 등으로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A씨는 조직원들이 또 보복할까 우려해 경찰에 알리지 못했다. 김 반장은 A씨를 끈질기게 설득해 진술을 받아 냈고, 지난해 5월 수유리파 행동대장 유모(40)씨 등 3명을 구속했다. 김 반장은 “A씨도 조직원들이 자신을 찾아낼까 봐 병원에 다니면서도 형 명의를 이용했기 때문에 찾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2006년 1766명에 불과하던 조폭 사범 단속인원은 9년 만인 지난해 2502명으로 41.7%나 늘었다. 조폭 수가 늘었다기보다 단속이 그만큼 강화됐음을 뜻한다고 이들은 밝혔다. 영화에서처럼 조폭이 형사에게까지 위협을 가하는 경우는 사실 극히 드물다. 형사들을 속칭 ‘직원’이라고 부르고 ‘직원과는 싸우지 말라’는 조폭 사이의 암묵적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김 형사는 “동네조폭이나 형사를 위협하지, ‘전국구 조폭’은 소환 조사가 필요할 때 합리적으로 설명하면 자신이 알아서 경찰서에 나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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