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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의 뉴삼성-위기를 기회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1등만 고집하면 미래는 없다

    [이재용의 뉴삼성-위기를 기회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1등만 고집하면 미래는 없다

    ‘과거 성공에 취해 시장의 큰 변화를 놓쳤다. 단기 성과에 치중하는 근시안적 경영을 했다. 충성고객(집토끼)의 존재감을 과신했다. 일등 조직이란 자부심 속 내외부 비판에 무신경했다….’ 2000년대 일본 소니가 세계 전자산업 패권을 한국 삼성전자에 빼앗길 무렵 지적된 소니의 약점들이다. 지금 이 약점은 삼성전자를 향해 있다.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드론, 3D프린터 등이 일상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전환이 진행되면서다. 십여년 전 디스플레이, 반도체, 휴대전화 등의 여러 분야에서 일사불란한 스피드 경영을 선보이며 삼성전자는 일본 전자산업 골리앗들을 연거푸 꺾었다. 그러나 이후 새롭게 경쟁자가 된 미국·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삼성보다 덩치가 크고, 신산업에 적합한 조직 문화를 갖췄다.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는 모두 설립된 지 18년 미만 기업들로 미국의 신경제 시대 탄생했다. 올해로 설립 47년째인 삼성전자에 비해 개방적인 조직 문화를 갖췄다. 한편으로 애플(234조원), 마이크로소프트(123조원),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76조원)의 지난해 가을 기준 현금 보유액은 삼성전자의 현금 동원력을 압도한다. 설립 햇수만으로 기업의 혁신 역량을 예단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삼성전자의 역사만 봐도 ‘오래된 기업은 늙은 조직’이란 산술적 등식은 맞지 않는다. 27일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3세 경영 개막’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에 이어 단순히 승계의 길이 펼쳐진 것은 아니다. 삼성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공교롭게 기술 전환기에 맞춰 교체됐다. 이병철 선대회장(1938~1987년)의 삼성이 근대화에 발맞춰 제품 국산화에 주력했다면, 이건희 회장(1987년~)은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시기 삼성전자를 지휘했다. 이 회장이 인재경영, 품질경영에 주력하며 경쟁사보다 빠르고 과감한 설비투자를 감행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시대적 배경이다. 이 부회장은 한층 더 ‘혁명’적인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미래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이 일상에서 만개할 시점을 4~5년 뒤로 본다. 늦어도 3~4년 뒤면 글로벌 기업 간 패권 서열이 정리된다. 여명기인 지금 기업들은 ‘비대칭 경쟁’을 벌이는 한편 미래를 대비하는 중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스마트폰만 봐도 애플은 디자인을, 구글은 AI를, 삼성은 하드웨어를 차별화 지점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의 약점은 제조사별 지향점과 함께 경쟁의 압박감을 보여 준다. 애플은 소비자 반발을 무릅쓰고 아이폰7의 디자인 차별성을 도모하려 무선 이어폰을 채택했다. 구글이 직접 설계한 픽셀폰의 국내 출시 일정이 늦춰지는 이유는 이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AI 비서(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버전 개발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AI 탑재 없는 스마트폰에 구글 스스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단종된 갤럭시노트7은 방수·방진, 대용량 배터리, 쓰임새가 다양한 노트펜 등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역량이 집결된 모델이다. 이 교수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중 소비자에게 가장 절실한 게 고성능 배터리”라면서 “가장 뛰어난 하드웨어를 구현하려는 욕심이 배터리 폭발 문제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구글의 AI나 애플의 디자인 경쟁력보다 폄하하는 태도는 삼성전자가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실적을 간과한 평가다. 다만 하드웨어 경쟁력에만 매몰돼 미래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의 전 임원은 5년 전 삼성이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바이오시밀러(복제약)를 지정한 것을 하드웨어 중심적인 접근 사례로 꼬집었다. 그는 “바이오시밀러 공정과 반도체 공정이 비슷하지만,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키울 때엔 선도자로서 각국이 규제를 만들기도 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면서 “각국에 후발 주자로 바이오시밀러 시판 허가를 받고 판매할 때 삼성전자만의 강점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와 함께 신수종 사업이었던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의료기기 중 대부분이 당초 성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IoT, AI 분야는 삼성전자의 가전 경쟁력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최근 각광받고 있다. 올해 들어 AI 개발업체 비브랩스를 인수하는 등 관련 투자를 늘리는 삼성전자의 행보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구글이나 애플 등 경쟁사보다 1~2년 늦게 스타트업 인수 행보를 시작했다는 점은 아쉬운 측면으로 꼽힌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시장을 선점하는 분석 능력에서 삼성전자 안팎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창립 이후 130여곳을 인수한 구글도 인수합병(M&A)에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털어내고 M&A를 많이 시도해 보는 게 유일하게 역량을 키우는 길”이라고 제언했다. 삼성의 당면 과제는 기존 강점을 보강할 기업을 상대로 한 M&A,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하려는 시도 자체이고 이 과정에서 겪는 착오야말로 자산이 될 것이란 뜻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극단적 식단’ 건강 해치고 질병까지 불러

    의학·영양학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저탄수화물·고지방식’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질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탄수화물·고지방식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당뇨병 권위자인 김대중(아주대병원 교수) 대한비만학회 정책이사는 26일 인터뷰에서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면 뇌로 가는 포도당이 줄어 청소년의 집중력이 저하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고기에 포함된 단백질을 과다하게 섭취하게 돼 신부전 환자의 콩팥이 망가지거나 당뇨병 환자가 탄수화물 부족으로 저혈당증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인체 성장에 필수 요소인 ‘복합당질’이 부족해지는 문제도 생긴다. 반대로 버터나 삼겹살에 많이 포함된 포화지방 섭취를 급격히 늘리면 건강에 해로운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혈관이 막히고 대장암, 유방암 등 일부 암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저탄수화물·고지방식의 다이어트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2000년대 이후 저탄수화물식과 저지방식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됐지만 장기적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김양현 고대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교수는 “저탄수화물·고지방식에서 단기간에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런 식단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효과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비만을 예방하려면 꾸준히 적당한 운동을 하고 체내 영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하루 섭취 영양소 중 탄수화물 섭취량은 65%, 지방은 30%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新전원일기] 굳이 따지자면 그래서 꾸지뽕… 행복은 찌찌뽕

    [新전원일기] 굳이 따지자면 그래서 꾸지뽕… 행복은 찌찌뽕

    한 동네에서 태어나 함께 컸다. 동네 형 아우 사이로 여름에는 마을 앞 개천에서 멱을 감고, 겨울에는 같이 얼음을 지치던 열 명의 소년은 이제 60여년이 지난 후 백발의 노인이 되었다. 겉모습은 모두들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오랜 세월 동고동락하면서 쌓아온 이들의 우정, 그리고 비옥한 고향 땅의 청정한 환경이다. 고향에서 꾸지뽕을 재배하면서 건강하고 풍요로운 노년의 삶을 일궈보자는 목표로 출발한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 경남 밀양시 산외면 금천리에 위치한 이 영농조합은 65세부터 75세까지, 평균 연령 68세의 조합원 10명이 모여 만든 마을기업인 동시에 정이 넘치는 마을 공동체다. #뽕나무과에 속하지만 열매 모양·쓰임새 달라 마을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 법인’이라는 간판이 내걸린 커다란 회색 조립식 건물이 보인다. 사무실로 들어서자 영농조합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병순(69)씨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김 대표 외에도 조합원 서너 명이 소파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테이블에 놓인 종이컵에 담긴 음료에 눈이 갔다. 커피인 줄 알았는데, 연한 연두색을 띠는 차였다. “꾸지뽕 오차입니다. 한번 드셔 보세요.” 단단한 체구와 가지런한 치아가 인상적인 김 대표가 차를 내주었다. 내일모레 일흔을 바라보는 연세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건네자, 오랜 세월 꾸지뽕 잎과 가지를 끓인 꾸지뽕 차를 물처럼 마신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꾸지뽕 차를 권한다. 냉장 보관으로 미리 시원하게 만들어 놓은 차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처음 들이켰을 때는 구수한 맛이었고, 뒷맛은 조금 묵직한 여운이 혀끝에 남았다. 꾸지뽕 차를 장복하면 변비와 피부 미용에 좋다는 김 대표의 설명에 한 잔을 더 청했다. 냉장고에서 차가 담긴 물병과 함께 꾸지뽕 열매도 나왔다. 제법 알이 굵은 붉은 선홍색 열매를 한 입에 물었다. 씹을 때마다 부드러운 생과에서 달콤한 과실즙이 새어 나왔다. 오디나 산딸기보다는 훨씬 더 달콤한 향이 강했다. 열매는 물론 잎, 가지, 뿌리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이 쓰인다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꾸지뽕’이라는 작물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꾸지뽕은 뽕나무과에 속하는 나무지만, 생김새나 쓰임새가 뽕나무와는 다르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가지와 줄기에 가시가 있다는 것이다. 꾸지뽕 열매도 뽕나무의 오디과로 분류하기는 하지만 모양이나 크기가 전혀 다르다. 오디열매 한 알은 손톱만 한 크기에 불과하지만, 꾸지뽕 과실은 호두과자 정도 되는 크기에 붉은색을 띤다. 야산에 지천으로 열리던 이 붉은 열매에 붙일 적절한 이름을 찾지 못해 굳이 따지자면 뽕과에 속한다는 뜻으로 꾸지뽕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 이 열매의 이름이 붙여진 유래로 전해진다. 꾸지뽕은 본래 남부지방의 야산에서 많이 자라던 야생나무다. 특히 밀양시 산외면 금천리는 야생 꾸지뽕나무가 지천으로 열리던 곳으로 유명했다. 이 지역의 일조량과 기후가 꾸지뽕이 자라는 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을 뒷산에 널려 있던 꾸지뽕나무였기에 이 지역에서 꾸지뽕을 직접 재배하던 농민들은 30여년 전만 해도 소수에 불과했다. 그런데 항암, 항염증, 혈당 조절 등 건강에 꾸지뽕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야생 꾸지뽕을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졌다. 2000년대 이후 웰빙 열풍이 불면서 꾸지뽕을 직접 재배해 보자는 마을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깻잎농사가 주 소득원이었던 이 마을 사람들이 소득 작물로 꾸지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웰빙 열풍과 함께 꾸지뽕을 찾는 소비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시점부터였습니다.” 밀양은 전국 최대 규모의 꾸지뽕 산지이자, 꾸지뽕 시배지(始培地)이기도 하다. 암나무, 수나무가 따로 있어 재배가 까다로운 꾸지뽕 나무의 특성을 연구한 결과 10년 전 이 지역에서 전국 최초로 암·수나무 접목묘 개발에 성공했다. 밀양시 농업기술센터의 지원도 도움이 됐다. 또 이 지역의 수질과 토양도 양질의 꾸지뽕 재배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풍부한 일조량과 일교차가 큰 환경이 맛과 향이 뛰어난 꾸지뽕 재배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빽빽한 햇볕의 도시, 밀양(密陽)에서 햇볕을 한껏 받으며 자란 꾸지뽕은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전국 각지의 소비자들에게 직거래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한 동네서 자란 조합원 10명… 정으로 뭉친 마을 기업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은 밀양시 산외면에서 꾸지뽕을 재배하던 10명의 농민이 힘을 합쳐 2011년에 설립한 농업 회사다. 2013년에는 경남도가 지정한 마을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합원 10명이 3500만원씩 출자하고 농림축산식품부에서 8억원가량을 지원받아 법인 부지를 매입하고, 냉동 창고, 선별장, 건조시설 등을 갖춘 사업장을 구축했다. 농사는 가구별로 따로 짓되, 출하와 가공, 판매 등을 함께 하는 시스템이다. 김 대표가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지만, 나머지 조합원 모두 이사 자격을 갖고 공동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 10명이 단순히 이익 관계만으로 모인 것은 아니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한동네에서 자란 ‘동네 친구들’이기도 하다. 막내와 최고 10살까지 차이 나는 형, 아우 사이지만 예순을 넘으면 이제 가는 순서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친구나 마찬가지라며 사무실에 둘러앉은 조합원들이 미소를 짓는다. 태어나 이 동네를 한 번도 떠나지 않고 평생 농부로 살았던 이도 있고, 객지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은퇴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이도 있다. 젊은 시절 서로 다른 꿈을 꾸다가 노년에 고향에서 다시 의기투합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예순 넘어서 새로 창업을 하게 된 셈인데, 꾸지뽕이 늙어서도 큰 힘 들이지 않고 지을 수 있는 작물이라는 것도 선택의 이유가 되었어요. 게으른 농부에게 적합한 농사라고나 할까. 병충해나 태풍에도 강해 크게 손이 안 가는 작물이에요. 나무가 자라는 데 5~6년 걸리지만 그 이후에는 잡풀 제거와 전지 작업에만 조금 신경 쓰면 되는 수준으로 관리가 쉽습니다.” #무농약·친환경 고수… 항암·항염증·혈당 조절에 효과 평생 이 마을에서 깻잎 농사를 짓다가 힘에 부쳐 꾸지뽕으로 갈아탔다는 박종선(66) 조합원의 말이다. 그는 조합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꾸지뽕 농사를 짓고 있다. 깻잎 농사가 본업이었을 때는 1년 내내 비닐하우스 안에서 허리 펼 날이 없었는데, 깻잎 하우스를 정리한 후에는 친구들과 어울릴 짬이 생겨서 좋다고 했다. 각 조합원들의 농장에서 출하되는 꾸지뽕은 전량 조합에서 수매해 공동으로 판매하고 있다. 재배량에 따라 배분되는 소득 규모는 조금씩 다른데, 재배 규모가 큰 박씨의 경우 연 1억 5000만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의 전체 꾸지뽕 재배면적은 3만 4000㎡ 규모다. 연간 총생산량은 40t으로 매출은 7억~8억원으로 출하량에 따라 조합원들의 소득 배분가 달라지는 시스템이다. 똑같은 돈을 내고 출자한 회사인데 가져가는 돈이 서로 다른 문제로 질투나 갈등이 생기지는 않느냐고 묻자 그런 일은 절대 없다는 대답이 이구동성으로 들려온다. “농사 잘 지어서 돈 많이 벌면 좋지. 그걸 왜 질투해요. 우리는 그런 거 하나도 없어요.” 무농약·친환경 농법을 고수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자연 그대로의 꾸지뽕을 전하겠다는 사명감과 본인들 또한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싶다는 조합원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이제 우리도 나이가 들어서 독한 농약을 치면서 농사를 지으면 몸이 버티질 못할 것 같아요. 다들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으로 꾸지뽕 영농조합에 참여한 것이 아니거든요. 몸에 좋다는 꾸지뽕을 직접 재배해 먹고, 남은 인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욕심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여러 가공식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조합원들의 열정은 놀랍다. 베리류의 특성상 생과를 판매하기 어려운 꾸지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첨단 냉동 시설을 갖추는 한편 꾸지뽕 효소, 식초, 막걸리 등도 머지않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꾸지뽕 열매진액의 시장 반응이 좋은 것도 새로운 가공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 #“대중적으로 더 알려져 의학적 연구 활발해졌으면” 조합원들의 꿈은 꾸지뽕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좀더 활발해지고 대중적으로 꾸지뽕이 더 알려졌으면 하는 것이다. 이들은 꾸지뽕을 광고하기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을 토로한다. 꾸지뽕나무에는 ‘플로보노이드’가 함유돼 있어 항염 효과에 탁월하고, 칼슘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혈당 조절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또 꾸지뽕 열매는 자궁암, 자궁염, 냉증 생리불순, 신경통 등에 효능이 있어 예로부터 여성 질병의 성약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러한 꾸지뽕의 효능은 민간에서는 입소문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정 질병의 치료에 효능이 있는지에 관한 명확한 임상 실험 등 의학적 연구가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 한의학 서적에는 꾸지뽕의 약리 작용이 기술돼 있습니다. 실제로 본초강목에는 꾸지뽕나무가 각종 암에 좋은 약초로 언급되어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현대 의학에서 임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니 과대 광고라는 제재를 받을 위험이 크죠. 열심히 농사를 짓다 보면 언젠가는 꾸지뽕이 얼마나 좋은지 전 국민이 알아 줄 날도 오지 않을까 합니다.” 붉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채 따사로운 가을볕을 받고 있는 꾸지뽕나무가 즐비하게 늘어선 마을 곳곳에서 음악을 틀어놓은 채 한창 꾸지뽕을 수확 중인 농민들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평균 나이 68세에 이르는 노인들이 저리도 꼿꼿한 자세와 밝은 표정으로 농사일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어쩌면 꾸지뽕의 효능을 증명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일거리와 친구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글쓴이 소설가 김유담 부산 출생.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핀 캐리’로 등단.
  • 추억의 단성사… 기억 속 영화

    추억의 단성사… 기억 속 영화

    영상자료원 새달 9일까지 흥행작 18편 상영 인기 영화를 보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서는 일은 하나의 극장이 여러 스크린을 운영하는 1990년대 후반 멀티플렉스 시대가 오기 전에 종종 접하던 추억의 풍경이다. 단관극장 시절에는 한 작품은 한 곳의 극장에서만 개봉하는 게 일반적이었고, 인기 영화는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길게 장기 상영했다. 1993년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100만 관객(서울 기준)을 돌파했던 ‘서편제’(아래)의 경우 서울 종로 단성사에 무려 196일 동안 걸려 있었다. 단성사(위)는 1907년 문을 연 국내 첫 상업 영화관이다. 국내 극장가를 대표했던 곳으로 수많은 영화 팬이 이곳에서 울고 웃었다. 국내 최초 영화로 알려진 ‘의리적 구토’(1919)와 나운규의 ‘아리랑’(19 26), 국내 최초의 발성 영화 ‘춘향전’(1935) 등 우리 영화사를 장식하는 주요 작품들이 상영됐다. 또 ‘겨울여자’(19 77)와 ‘장군의 아들’(19 90) 등 당대 최고 히트작을 꾸준히 배출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며 관객을 잃어 갔다. 2005년 멀티플렉스로 변신을 꾀했으나 2008년 경영 악화로 부도 처리됐다. 현재는 주얼리센터로 단장된 상태다. 내년 110주년을 맞아 주얼리센터 지하에 복원될 예정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25일부터 새달 9일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특별전 ‘관객을 모으는 주술, 만원사례:단성사 이야기’를 개최한다. ‘겨울여자’, ‘장군의 아들’, ‘서편제’ 등 단성사에서 상영됐던 토종 흥행작 9편과 ‘대부’(1972), ‘록키’(1976),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7), ‘다이하드’(1988) 등 외화 흥행작 9편 등 모두 18편을 상영한다. 특별전 기간 동안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까지 국내 극장의 변천사를 살펴보는 심포지엄 ‘은막의 사회문화사’가 영상자료원 한국영화사연구소 주최로 진행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울산 야음주공 2단지 재건축 ‘힐스테이트 수암’, 수요자 관심↑

    울산 야음주공 2단지 재건축 ‘힐스테이트 수암’, 수요자 관심↑

    인구 100만 이상의 지방 대도시에서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의 인기가 뜨겁다. 지방 인구 100만 도시는 교통, 교육, 편의, 문화 등 생활 인프라가 다른 지방 중소도시에 비해 풍부하기 때문에 주택 수요가 꾸준하다. 2015년 기준 행정자치부 인구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인구 100만이 넘는 도시는 울산, 대구, 부산, 광주, 대전 등 5대 광역시와 경남 창원시 등 총 6곳이다. 이들 지역은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호황이었던 지난 2000년대 중후반까지 아파트 공급이 최근 5년간 공급물량의 절반 수준인 3~5만여 가구에 불과했을 정도로 공급가뭄에 시달렸던 곳이다. 이러한 공급부족 상황 속에서 전셋값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고, 이에 따른 집값 상승과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까지 대거 가세하면서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금융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울산, 대구, 부산, 광주, 대전, 창원에서 분양한 단지는 총 98개 단지로 이 중 83개 단지(84.69%)가 1순위에서 모집가구수를 모두 채웠다. 100만 인구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웃돈도 높게 형성 되어 있다. 지난 해 11월 울산광역시 남구 야음동에서 분양하여 평균 121.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대현 더샵’은 분양 10개월여가 지난 현재 3000~4000만원의 웃돈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관계자는 24일 “지방 대도시에서 분양한 단지들은 1순위 마감은 물론 분양권에도 수천만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을 정도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연내에도 이들 지역에서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에 있어 치열한 청약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100만 인구 이상의 지방대도시 신규분양 물량 중 뛰어난 입지로 수요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는 곳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울산 남구 야음동 야음주공2단지를 재건축하여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수암’이 그 주인공. ‘힐스테이트 수암’이 들어서는 울산 남구 야음동은 울산의 도심권으로 교육, 교통, 생활편의시설, 업무시설 등의 기본 생활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주거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특히 최근에는 야음동 일대가 재개발, 재건축 등이 한창 진행중에 있어 향후 주건환경이 정비되는 것은 물론 미래가치 역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단지 북쪽 앞으로 위치한 수암초Ÿ울산중앙중을 비롯해 단지를 기점으로 주변 1km 내에 초중고교 12개교가 위치해 있다. 학원 밀집지역인 옥동 학원가도 인접해 공교육과 사교육을 모두 편리하게 누릴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만큼 학령기 자녀를 둔 수요자들에게 관심이 높을 전망이다. 편의시설로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수암시장 등이 가깝고 울산시청, 울주군청, 울산지방법원, 울산세관, 울산문화회관, 중앙병원, 강남동강병원, 울산병원등 각종 병원 및 공공시설이 단지 주변으로 자리잡고 있어 편리한 주거여건을 자랑한다. 주거 쾌적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단지에서 도보권에 369만㎡여 규모의 울산대공원이 위치해 있어 자녀들이 뛰놀 수 있는 청정 주거 인프라를 갖췄다. 울산대공원은 대규모 수영장과 테마파크, 야외공연장, 다목적구장 등을 갖춘 생태형 도심공원이다. 이외에도 신선산, 선암호수공원, 태화강 등 크고 작은 녹지공간도 많다. ‘힐스테이트 수암’의 견본주택은 울산광역시 남구 달동에 위치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글로벌 시대] 무역도 석유처럼 고갈되나/박한진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장

    [글로벌 시대] 무역도 석유처럼 고갈되나/박한진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장

    ‘피크 트레이드’(peak trade) 가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팽창하던 세계무역량이 정점을 찍은 후 급감한다는 관점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선진국의 신보호무역주의에다 수출주도형 성장 전략에 종언을 고한 중국 요인도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세계가 전후 가장 긴 무역 정체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피크 트레이드 우려는 흔히 무역베타계수로 나타난다. 세계 경제성장률에 대한 무역 신장률의 민감도 지표이며 세계화의 한 척도로도 간주된다. 일반적으로 1.5 수준인 이 수치는 1980년대 중반 이후 20여년간 평균 2를 넘어섰다. 무역이 경제성장률의 두 배 이상 속도로 늘어났다는 얘기다. 2007년 이후 1을 간신히 유지하더니 올해는 1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년래 최저치이며 추세적으로는 50년 만에 처음 보는 일이라는 평가도 있다. 세계무역 증가율 예측치가 올해 2.4%에서 내년에는 1.7%로 떨어지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달 초 미국 워싱턴DC에 모인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무역 감소가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피크 트레이드는 정말 오는가. 세계무역이 침체기에 빠진 데는 보호무역주의와 중국 요인 외에도 많은 구조적인 요인이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글로벌 공급과잉 심화와 밸류체인(GVC)의 위축, 디지털 경제와 이커머스의 확산, 자유무역협정(FTA) 신규 체결 건수 감소 등을 꼽는다. 여러 복잡한 요인 속에서도 파국으로 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거시전략가 카마크샤야 트리베디의 견해가 눈에 띈다. 무역베타계수는 절대적인 척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1990년대 말 무역이 침체된 상황에서 올라가기도 했고 2000년대 초 호경기 때 내려가기도 했다. 최근의 수치 변동을 절대적인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는 얘기다. 2011년 글로벌 무역이 크게 위축되면서 이때를 피크 트레이드의 시작으로 보기도 한다. 지난 70년 세계화의 궤적에서 본격적으로 이탈한 시점이라는 것인데 이보다는 이전 10년간 고성장 기간의 마무리 시점으로 보는 것이 보다 설득력 있어 보인다. 신흥국 특히 중국이 수출주도형 성장에서 벗어나 내수 위주 전략으로 전환해 세계무역이 결정적으로 위축됐다는 관점에 대해서는 일부 그런 탓도 있지만 서구 선진국의 수요 부족이 더 큰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 정설에 가깝다. 피크 트레이드를 석유 생산량의 급격한 감소를 의미하는 피크 오일에 견주어 보자. 석유 확인매장량을 생산량으로 나눈 개채년수(RP)로만 보면 세계는 풍전등화 상황이다. 피크 오일은 오일샌드와 셰일오일 등 비전통 에너지원이 본격 개발되면서 그 개념이 변하고 있다. 땅속 매장량이 아닌 채굴 기술이 한계에 도달하는 시점으로 판단하게 된 것이다. 과거 기술과 경제성의 한계로 무시됐던 비전통 에너지원이 개발되면서 세계는 자원의 유한성을 극복하고 있다. 세계무역이 단기간 내 급속히 늘어나기는 어렵겠지만 점진적이나마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역에서의 새로운 채굴법을 개발해 나간다면 말이다. 덧붙여 다행스런 점은 지난 30여년간 세계화의 최대 수혜자였던 중국이 앞으로도 세계화를 가장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세계화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과제다. 성장 방식의 전환에 따라 교역 구조와 방식이 바뀔 뿐 중국은 여전히 세계무역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 팍팍해진 살림… 보험 해지환급금 역대 최고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보험료 부담을 이기지 못해 계약을 해지하는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다. 23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25개 생명보험사와 16개 손해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14조 7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지환급금은 만기가 다가오기 전에 고객이 계약을 깨고 찾아간 돈을 말한다. 생보사의 해지환급금은 9조 7400억원, 손보사의 저축성 또는 보장성 장기보험 환급금은 4조 99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6월의 해지환급금 집계치인 14조 600억원보다 7000억원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지난해 보험사들의 해지환급금 규모가 역대 최대치였기 때문에 이런 추세라면 2년 연속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2000년대 초에는 연간 해지환급금이 12조~13조원대였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7조원대로 크게 늘었다. 이후 다시 13조원대로 줄었지만 2011년 14조 9500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늘어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18조 4600억원으로 불어났다. 손해보험사의 장기보험 해지환급금 규모 역시 연간 2조~3조원대였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조원대로 올라선 뒤 2012년 8조원대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치인 9조 8900억원을 기록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세상에 없던 소재로 미래 시장의 길 만든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세상에 없던 소재로 미래 시장의 길 만든다

    “투명한 플라스틱 하나 개발하자고 10년 넘는 시간과 수백억원의 자금을 투자하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만든 플라스틱이 거리의 쇼윈도를 광고판으로, 투명 유리창을 디스플레이 기기로 변신시키죠.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입니다.” ●남이 만든 길 편하지만 선도자만 성장 가능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을 개발했다.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은 유리처럼 투명하면서도 강도가 세 수십만 번을 접었다가 펴도 흠집이 나지 않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다. 개발을 담당한 강충석 사업부장은 23일 서울신문에 “현재 스마트폰 전면 디스플레이 소재는 대부분 강화 유리여서 무게가 무거운 것은 물론 잘 깨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하지만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으로 대체하면 충격에 강한 것은 물론 스마트폰을 접고 구기는 형태로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좀더 발전해 디스플레이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 시장을 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지난 8월부터 경북 구미시 구미공장에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양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2018년 상반기 중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연간 2000억원 상당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산업계에도 ‘패스트팔로어’(발빠른 추격자) 전략을 접고 ‘퍼스트무버’(선도자)로 변신하려는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발빠른 추격으로 이미 세상에서 검증된 제품을 양산하는 전략만으로는 더이상 성장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만의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야 성장이 가능한 시대라며 신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열기 위해 뛰고 있는 것이다. 소재·부품 분야에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최근 노력의 결실들이 나오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처음부터 자신들만의 기술로 제품을 만들지는 못했다. 강 사업부장은 “1990년대 중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관련 소재를 만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남의 기술을 따라가기 바빴던 10년이 지나 2000년대 중반이 되자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다. 무섭게 성장한 중국이 어느새 소재·부품 산업에서 한국 기업의 뒤를 바짝 쫓고 있었던 것이다. 강 사업부장은 “남이 개발한 것을 그대로 만들면 사실 편하고 사업도 안전하지만 그렇게 있다가는 중국이나 다른 개도국들에 따라잡힐 수밖에 없다”면서 “그때부터 우리만의 독자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보고 본격적인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소재·제품 개발 병행해야 진정한 선도자 효성도 세상에 없던 물건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효성은 2004년부터 최첨단 고성능 신소재 플라스틱인 ‘폴리케톤’ 연구에 착수했다. 2010년부터는 산업자원통상부의 세계 10대 일류소재기술(WPM) 사업 국책 과제로 선정돼 지원을 받기도 한 이 연구는 시작한 지 10년 만인 2013년 11월 결실을 맺었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일산화탄소를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로 변환한 폴리케톤은 자동차와 전기전자 분야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신소재 개발과 제품 개발이 함께 진행되지 않은 탓에 아직 시장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 화학회사 듀폰은 나일론을 개발하면서 칫솔과 양말, 스타킹 등 이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함께 만들어 시장을 넓혔다. 소재 개발과 함께 제품 개발을 병행해야 진정한 퍼스트무버로 도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효성에서 폴리케톤 사업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박준형 사장은 “소재 산업이 워낙 보수적인 탓에 아직 시장 개척 단계에 있다”면서 “폴리케톤이 기존 공업용 플라스틱 제품들을 대체하게 되면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1조원, 전후방 산업으로 미치는 효과는 최소 1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년내 결과물 없어도 인내심 갖고 투자해야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퍼스트무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고유의 기업가 정신을 다시 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태진 서울대 공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시장을 바꿀 기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본과 인력도 필요하지만,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 인내심과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효성과 코오롱은 소재산업이라는 부문에 기업이 특화됐을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가 긴 안목으로 연구개발을 지원했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심영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주요 그룹들은 당장 2~3년 안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 기술은 이것이 먼 미래에 우리나라와 기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도 쉽게 개발하려 들지 않는다”면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클린턴, 15개 경합주 중 9곳 압도… 선거인단 304명 확보”

    “클린턴, 15개 경합주 중 9곳 압도… 선거인단 304명 확보”

    트럼프 “여론조사 안 믿는다 당선 땐 의원 임기 제한할 것”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68)이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훌쩍 넘긴 304명을 확보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유력 매체에서 나왔다. 3차 TV토론 하루 전날인 18일(현지시간) 공개된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뿐만 아니라 전국 지지율에서도 클린턴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0)를 평균 7% 포인트 앞서며 승기를 굳혀 가는 분위기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민간 조사기관인 서베이몽키와 함께 오하이오와 플로리다 등 15개 경합주 유권자 1만 7379명을 대상으로 8~16일 조사한 결과 클린턴이 9개 주에서 트럼프를 앞섰다고 이날 보도했다. 조사 결과 클린턴은 9개 경합주 선거인단 108명을 확보했다. 여기에다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했던 주의 선거인단 196명을 합쳐 304명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트럼프는 네바다와 아이오와에서 우위를 보여 선거인단 12명을 잡았고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밋 롬니가 승리한 주 선거인단 126명을 합쳐 138명에 그쳤다. 경합은 96명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은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보다 34명을 더 확보해 당선 안정권인 매직넘버를 획득했다는 것이다. WP는 클린턴 지지를 선언한 매체다. 이날 발표된 폭스뉴스 전국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49%를 얻어 42%를 얻은 트럼프에 7% 포인트 앞섰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이날 현재 클린턴이 평균 6.9% 포인트 앞서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는 이날 “더이상 여론조사를 믿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날 콜로라도스프링스 유세에서 “설령 여론조사에서 우리가 잘하는 것으로 나오더라도 나는 더이상 여론조사를 믿지 않는다”면서 “만약 10개의 여론조사가 있고 그중 1~2개가 나한테 나쁜 것이라면 언론은 그 나쁜 결과만 부각시킨다”고 주장했다고 더 힐이 전했다. 이어 지지자들에게 “계속 기죽지 말고 투표장에 나가면 이긴다”며 “이번 대선은 또 다른 ‘브렉시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영국 국민투표에서 여론조사와 달리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이 났던 것처럼 자신이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논리다. 실제로 트럼프 지지자는 여론조사 등에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숨은 지지자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당선되면 연방 하원의원은 6년까지, 상원의원은 12년까지로 전체 임기에 제한을 두는 헌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수십년간 이어진 워싱턴 정치의 실패와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원의원 임기는 2년, 상원의원 임기는 6년이라 각각 3선과 재선까지만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는 연일 자신에게 비우호적인 언론을 질타하고 클린턴의 부패 이미지와 ‘기성 정치권’에 대한 혐오를 확산시켜 클린턴 지지층의 투표율을 떨어뜨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는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에게 거부감을 보이며 선거에 무관심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와 NBC 뉴스가 지난 10~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35세 이하 유권자의 54%만이 이번 대선에 높은 흥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응답을 한 전체 유권자 비율(72%)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WSJ은 “젊은층이 민주당 지지 경향을 띤다는 점에서 클린턴에게 더 큰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우주서 만난 ‘神의 배’와 ‘하늘 궁전’

    우주서 만난 ‘神의 배’와 ‘하늘 궁전’

    2000년대 초반 미국은 러시아 등 16개국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건설하면서 중국의 참가 요청을 집요하게 따돌렸다. 미국으로서는 1971년 세계 최초로 우주정거장을 건설한 러시아의 기술은 여전히 참고할 게 많았지만,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프로젝트에 포함시키는 것은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국제 협업에서 ‘왕따’를 당한 중국은 독자적인 우주정복 야망을 키웠다. 그리고 마침내 19일 중국의 7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와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가 도킹에 성공했다. 중국은 2011년에도 도킹에 성공한 바 있으나 당시 우주선에는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았다. 중국의 이번 도킹 성공은 2022년 완성 예정인 유인 우주정거장을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로 평가된다. 현재의 ISS가 2024년까지만 운용되기 때문에 이후에는 중국만이 유일하게 우주정거장을 보유하는 국가가 될 공산이 크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17일 발사된 선저우 11호는 이틀간 5차례의 궤도 변경을 거쳐 이날 오전 1시 11분쯤 톈궁 2호에 접근한 뒤 2시간여가 흐른 3시 31분에 도킹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도킹 지점은 지구 393㎞ 상공이다. 징하이펑(景海鵬·50)과 천둥(陳冬·38) 등 우주인 2명은 베이징 우주비행통제센터의 지휘를 받으며 오전 6시 32분쯤 톈궁 2호에 진입했다. 입고 있던 ‘압력복’을 청색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이들은 지휘관인 징하이펑이 우주정거장의 문을 열고 먼저 들어가고 천둥이 뒤따랐다. 유인우주선이 우주공간에서 도킹에 성공한 것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다. 우주인 2명은 생중계로 도킹 장면을 지켜보던 중국인들에게 경례를 하며 자국민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중국 언론들은 톈궁과 선저우의 앞 글자를 따 하늘(天)과 신(神)의 조합이 마침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휠라 브랜드 대표회의… “글로벌 차원의 콜라보 계획중”

    휠라 브랜드 대표회의… “글로벌 차원의 콜라보 계획중”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휠라의 전 세계 경영진들이 지난 17~18일 서울에 모였다. 휠라코리아는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일본, 브라질, 러시아 등 20여개국 휠라 지사 관계자 100여명이 서울 동대문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브랜드 대표회의인 ‘FILA 20th GCM 2016’을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휠라 GCM은 2007년 휠라코리아가 휠라의 전 세계 브랜드 사업권 인수 후 주재하고 있는 정례 회의다. 연 2회 주로 미국 뉴욕에서 열렸으나 올해는 20번째를 기념해 본사가 있는 서울에서 열렸다. 윤윤수 회장은 개회사에서 “휠라만이 보유한 100년 이상의 헤리티지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휠라USA를 중심으로 제품 출시부터 마케팅까지 전 세계 공통으로 휠라 헤리티지 라인을 강화한다면 브랜드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당부했다. 존 엡스타인 휠라 USA 사장은 “글로벌 차원의 콜라보와 NBA 유명 선수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라며 “내년부터 보다 통일된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스포츠 브랜드로 2000년대 초 미국으로 경영권이 이전된 바 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5호선 김포공항역서 사고…올해만 ‘스크린도어‘로 3명 숨졌다

    5호선 김포공항역서 사고…올해만 ‘스크린도어‘로 3명 숨졌다

    시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이유로 2000년대 중반 서울시가 관리하는 지하철 전 구간에 설치된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이 오히려 시민의 생명을 빼앗는 참사가 잇따르고 있다. 19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승객이 승강장 안전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5월 우리 사회를 뒤흔든 구의역 안전문 사망 사고 이후 불과 다섯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김포공항역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김씨가 낀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기관사가 전동차를 출발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승강장 안전문에 사람이 있는지를 감지하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아예 없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 5∼8호선 스크린도어 고장 건수는 272건으로, 1∼4호선 2716건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총체적인 관리·운영 문제를 두고 의문이 제기될 전망이다. 올해 2월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80대 할머니가 승강장 스크린도어 벽과 열차 사이에 끼여 숨졌다. 열차 문에 낀 가방을 빼내려다 변을 당했다. 지하철 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이 할머니가 끼여 스크린도어가 다시 열렸지만, 차장과 기관사는 상황을 살피지 않고 열차를 출발시켰다. 비슷한 사고는 2014년 9월에도 있었다. 4호선 총신대입구역에서 80대 할머니가 열차를 타려고 지팡이를 문틈에 집어넣었다가 스크린도어와 열차 사이에 끼인 채 끌려가다 숨졌다. 스크린도어 고장과 장애를 정비하는 직원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황당한 사고도 무려 세 차례나 발생했다.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용역업체 직원 김모(19)군이 5월 사고를 당해 숨지는 등 최근 4년새 3명이 작업 중에 사고로 숨졌다. 서울시는 구의역 사고 이후 대대적으로 원인 규명과 대책 발표에 나섰지만, 공염불이 됐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6월부터 지하철 1∼8호선 245개 역사 스크린도어를 전수조사까지 했으나 사고 재발을 막지 못해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심적 병역 거부 항소심서 첫 무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병역 거부자에 대한 항소심에서 첫 무죄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항소3부(부장 김영식)는 18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 등 2명에게도 징역 1년 6개월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종교·개인 양심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고 형사처벌로 이를 제한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도 양심적 병역 거부권을 인정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고, 우리 사회에도 대체복무제 필요성을 인정하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2000년대 이후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대부분 획일적으로 실형(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지는 않는다”며 “이는 ‘타협 판결’이다. 떳떳하게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공동체를 위해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1심 무죄판결은 최근 부쩍 늘었다. 비슷한 사건에서 최근 1년간 9건의 무죄판결이 나왔다. 이번 2심 무죄판결에 따라 대체복무제 공론화가 예상된다.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남성은 2006년 이후 10년간 5723명에 달한다. 이 중 5215명이 처벌을 받았다. 이들의 반발로 병역법 88조는 현재 세 번째 위헌 심판대에 올랐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양심적 병역기피 항소심 첫 무죄…“타협 판결 말고 대체복무제 도입해야”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병역 거부자에 대한 항소심에서 첫 무죄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항소3부(부장 김영식)는 18일 병역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 등 2명에게도 이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1년 6개월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장 과정 등을 볼 때 종교적 신념과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종교·개인 양심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고 형사처벌로 이를 제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제사회도 양심적 병역 거부권을 인정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고 우리 사회도 대체복무제 필요성을 인정하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600명 정도로 추산되는 병역 거부자를 현역에서 제외한다고 병역 손실이 발생하고 기피자를 양산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2000년대 이후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대부분 획일적으로 실형(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지는 않는다”며 “이는 ‘타협 판결’이다. 떳떳하게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공동체를 위해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 등은 병무청으로부터 입영 통지를 받고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은 최근 부쩍 늘었다. 비슷한 사건에 대해 최근 1년간 광주, 수원, 인천 등의 법원에서 9건의 무죄 판결이 나왔다. 현행 병역법 88조는 현역 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면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헌재는 2004년, 2011년 두 차례 이 조항을 합헌 결정했다. 법원은 지금까지 이를 근거로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복무 기간에 상응하는 1년 6개월 이상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동안 1심에서 이례적으로 무죄를 선고했더라도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대부분 헌재 결정을 근거로 유죄로 번복되는 게 관행처럼 굳어졌다. 이런 가운데 내려진 이번 2심 무죄판결에 따라 대체복무제 공론화가 예상된다.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남성은 2006년 이후 10년간 5723명에 달한다. 이 중 5215명이 처벌을 받았다. 이들의 반발로 병역법 88조는 현재 세 번째 위헌 심판대에 올랐다. 지난해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선고받은 남성 3명이 헌법소원을 내 헌재가 이 사건을 심리 중이며, 위헌 여부를 최종 결정 내릴 예정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남대문 옆, ‘시장의 역사’ 품은 떠들썩함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남대문 옆, ‘시장의 역사’ 품은 떠들썩함

    “떡 장수, 메밀묵 장수, 국수 장수, 활기에 넘치고 가지가지 소리가 있는 시장, <페르시아 시장>이 아니고 전쟁이 밟고 지나간 장터에도 음악은 있다. 장난감 파는 가게에 인민군들이 서 있고 그들이 돌아갈 때 누이와 동생, 아들과 딸들에게 선물할 장난감을 고르고 있지 않은가” 박경리의 작품, ‘시장과 전장’(1964)에 묘사된 남대문 시장은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한, 한국전쟁 절망의 한 가운데에서도 삶의 생명력을 잃지 않는 유일한 공간으로 그리고 있다. 흡사 붉은 양탄자 층층이 올린 아라비아 페르시아 시장 뒷골목에서 양탄자가 날아오르는 요술처럼, 남대문시장에서도 피난민들의 남루한 삶을 날려 줄 마법의 램프 속 도깨비가 남대문시장에는 있었을 듯하다. 주소로는 서울특별시 중구 남대문시장4길 21. 흔히 없어서 못 파는 물건이 없다는 말같이 도깨비처럼 뚝딱 소리 한 번에 모든 물건을 다 구할 수 있어 ‘박격포’까지 판다는 허명(虛名)마저 되새김질하는 시장이 바로 ‘남대문시장’이었다. 남대문시장은 지금도 명실상부 의류를 비롯해 각종 섬유 제품, 액세서리, 안경 같은 잡화, 주방용품, 공산품, 토산품, 수입 상품, 농수산물 등 1700여 종의 물품들이 거래되는 한국 제일, 최고(最古), 최대 전통시장임은 분명하다. 대지면적으로만 2만 467㎡, 건물연면적으로는 6만 4613㎡에 달하며, 점포 수는 이미 만 여곳 이상이 성업 중인, 하루 4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발도장을 찍는 서울의 대표적인 핫 플레이스이기도 하다. 또한 이 곳에는 도소매를 겸하는 전문 상가가 있어 일반 손님들도 원하는 물품이 소량이라도 편리하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서울 시민의 넉넉한 안살림을 채워주는 곳간과도 같은 곳이다. 최근에는 남대문 시장이 한류(韓流)의 중심지로 다시금 각광받고 있다, 일본 도쿄 우에노 공원의 아메요코(アメ)시장이나 대만 최대 재래시장 디화지에(迪化街)처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단연 1순위 관람코스로 새롭게 등장하여 과거의 전성기를 누릴 심사를 남대문 시장은 품고 있다. ●옛 모습은 숭례문 밖 생선 팔던 칠패(七牌)시장 남대문시장의 역사는 이러하다. 원래 17세기 초부터 한양 도성에는 금난전권(禁亂廛權)이라 하여 조정으로부터 물품 독점권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시전(市廛)상인들이 종루(鐘樓) 행랑을 중심으로 모여 조선팔도 모든 물목들을 어깨 힘 잔뜩 넣은 채 만지작거렸다. 그러나 도성 외부에 인구가 몰리는 17세기 후반 남대문과 서소문 밖을 중심으로 상가가 조성되기 시작한다. 바로 남대문시장의 전신인 칠패(七牌)시장이 등장한 것이다. 이와 아울러 18세기 중엽, 서울 동부의 어의동(於義洞) 근처에도 또 다른 상가가 등장하게 되는 데 이는‘동대문시장’ 전신인 ‘이현(梨峴)상가’였다. 이로 인하여 서울 도성 안팎의 상가는 종루 시전상가와 이현, 칠패 상가를 합하여 삼대시(三大市)로 나뉜다. 제각각 취급하는 물품도 다양해서 종루 시전상가는 궁궐이나 관아, 그리고 양반 사대부가에 필요한 사치품이나 중국 수입물품, 생활용품을 판매하였다. 반면 남대문시장의 전신으로 볼 수 있는 칠패시장은 마포나루터와 인접해 있어 새벽녘 마포(麻浦) 서강(西江)을 거쳐 들어오는 곡식이나 생선같은 상품들을 도성 안 서민들에게 대주었다. 특히, 칠패의 어물전(魚物廛) 명성은 지금의 노량진 유명세보다 훨씬 윗길이었다. 따라서, 지금도 남대문 시장의 대표 음식인 '갈치조림'의 명맥이 뜬금포처럼 등장하지 않은 연유가 바로 이러하다. 18세기 후반 한양 도성을 기록한 당시의 여러 문헌을 살펴보면 회현동, 죽전동, 주자동, 어청동, 어의동, 이현, 명문 등지에 칠패시장에서 미리 매점매석한 어물이 산처럼 쌓였다고 전해질 정도로 이 지역은 번성하였다고 기록되어있다. ●1914년, 우리나라 제1호 시장으로 등록 구한말에 이르러 칠패시장의 규모가 종로와 남대문로를 뒤덮을 정도로 성장하자 대동미와 대동포 출납을 관장하던 선혜청(宣惠廳)으로 시장의 중심 터전이 옮겨가게 되고 이로부터 오늘날의 남대문시장의 자리가 옛 선혜청 자리로 잡힌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상인들에 의해 시장 경영권이 당연히 넘어가게 된다. 1922년 일본인이 운영하는 중앙물산주식회사로 시장의 경영권이 넘어가고 조선의 유통을 장악하려던 조선총독부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남대문 시장은 1936년경 등록된 상인의 수만 무려 230여 명이 될 정도로 급성장한다. 또한 1930년대 시장의 하루 거래액이 8만원에 이를 정도로 시장은 활성화되어 현재 남대문 시장의 규모가 만들어진다. 당시 주요 거래 품목은 미곡(米穀)과 과일, 채소, 생선 등 농수산물과 식료품이었으며, 이 외에도 고기류나 생활 잡화도 취급하여 명실상부한 거래액 규모에서는 조선 최대 전통시장의 면모를 차지하게 된다. 이후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도 남대문 시장은 동대문시장과 아울러 서울의 중심시장 자리를 지켜온다. 1947년에 215개의 점포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도 1952년에 252개로 늘어났고, 종전 후 폐허 속에서도 여전히 150개의 점포와 500여 개의 노점들이 생업을 이끌어가는 공간으로 살아 남아 있었다. 특히 휴전 이후 남대문시장은 주목할 만한 양적 성장을 이룬다. 전후복구를 위한 미군의 구호물자와 미군 PX에서 흘러나온 군용품,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내려오던 적산(敵産) 사치품과 밀수품 들이 거래되면서 소위 ‘도깨비’처럼 단속을 피해 물건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일이 남대문 시장 안에서는 빈번하였다. 특히 50,60년대 정부에서 유통 금지 물품으로 단속을 하던 밀수품들인 카메라, 양주, 담배, 시계, 양산 등이 남대문 시장 곳곳에 등장했다가 없어지곤 해서 당시 서울 시민들의 호기심을 가득 받기도 하였다. 또한 미군들의 군복, 담요, 시레이션(C-ration) 박스 등 접하기도 힘든 고급 군수물자들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어 항간에는 ‘박격포’도 살 수 있다는 소문도 그럴듯하게 퍼지기도 하였다. 1960, 70년대에는 빈번한 불난리를 피해 시장 건물 현대화사업에도 박차를 가한 기간이었다. 1969년 1월에는 지하1층 지상 3층짜리 건물이 완공되었고, 이후 1975년까지 667개의 점포가 추가되어 그 때의 건물들이 현재까지 이르러 지금의 시장의 틀을 만들었다. 1980년대는 바야흐로 남대문 시장 전성시대였다. 흔히 ‘남문’패션이라고 해서, 베이비붐 세대들인 1970년대 생 아동들이 학교에 입학할 즈음 전국적으로 아동복에 대한 수요가 넘쳐흘렀고 이를 남대문시장이 감당하였다. 40대 이상이라면 지금도 귀에 익숙한 ‘부르뎅’, ‘원 아동복’ 등의 아동복 브랜드가 당시 ‘국민학교’ 학생들의 ‘워너비’ 메이커가 되었다. 또한, 신발류로는 ‘프로스펙스’, ‘르까프’, ‘까발로’, ‘타이거’, ‘슈퍼카미트’, ‘프로월드컵’ 등의 브랜드가 등장하여, 남대문 시장을 중심으로 서울, 경기를 넘어 전국 각지로 어린이들의 동심을 흔들어 놓았다. 특히 어린이날 전후로는 물건을 떼러온 ‘봉고’들이 남대문 시장 입구 10Km부터 줄지어 서있는 진풍경을 만들기도 하였다. 이런 남대문시장의 호황은 1997년 IMF와 더불어 막을 내린다. 더구나 백화점과 할인마트가 등장하고 인근의 동대문 시장이 의류 특화 상권으로 성장하면서 남대문시장은 의류 중심의 상권이 대거 액세서리, 안경점, 여성 전문 패션, 그릇, 내복류 등으로 이동하여 2000년대를 맞이한다. 오늘날 남대문시장은 비록 예전의 ‘박격포’까지 팔 기세의 위세는 점점 사그라졌을지라도, 여전히 서울의 대표 전통시장으로 발을 굳건히 붙이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 일본 관광객들의 급증으로 인하여 한류상품, 인삼, 김, 가죽 제품 등과 같은 관광상품을 취급하는 상점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17세기 후반에 출현한 어물 유통의 중심지, 남대문 밖 칠패(七牌)시장으로서의 오랜 역사를 지닌 남대문 시장. 현재 인터넷, 모바일 쇼핑 등의 변화된 유통 환경에서도 그 옛날 나랏님도 어쩌지 못하던 난전(亂廛)시장 특유의 질긴 생명력을 한류(韓流)의 물살을 타고 단단히 이어가길 바란다. <남대문시장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너무나 당연하다. 남대문시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서울을 방문하는 초심자에게 남대문 시장은 경복궁, 남산 타워와 아울러 기본 탐방 코스다. 2. 누구와 함께? -나이 드신 부모님과 함께 가 보면 좋다. 추억과 더불어 시장 골목골목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3. 가는 방법은? -무조건 대중교통을 이용하길 권유한다. 지하철4호선 회현역 5번 출구로 나오는 것이 제일 낫다. 4. 감탄하는 점은? -규모다.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넓고 크다. 점포수가 만 개가 넘으니 넉넉한 시간을 두고 둘러보는 것이 낫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80년, 90년대의 부르뎅 아동복이나 원 아동복을 그리워하는 세대들에게는 그 당시만 못하더라도 여전히 전통시장 특유의 진한 삶의 내음은 찾을 수 있다.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많다. 6. 꼭 봐야할 상점이나 거리는? -수입상품거리나 그릇 도매점, 액세서리 상가도 볼만한 것이 많다. 특히 수입상품상가 강추! 7. 먹거리 추천? -원래 남대문시장 최고의 인기 음식은 단연 갈치조림이다. 갈치조림골목은 남창동 본동상가에 위치해있다. 그리고 회현역 5번 출구 인근의 칼국수 골목도 유명하다. 또한 안경점 골목 주변의 노천 생갈비도 먹을 만하다. 이외에도 곰탕, 닭곰탕 등등의 먹거리 투어 장소로도 손색이 없는 시장. 8. 홈페이지 주소는? -www.namdaemunmarket.co.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남대문 시장 만으로 한나절 넉넉하다. 주변이 바로 명동이어서 남산이나 경복궁, 광화문 등지로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10. 총평 및 당부사항 -우선 남대문 시장을 방문하기 전에는 반드시 홈페이지에서 전체 지도를 꼭 보고 가야한다. 또한 전문적인 상가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자신의 구매 목적에 맞는 상가 위치를 미리 알고 가면 좋다. 그리고 주차 문제는 심각해서 반드시 주차장에 세워 두어야 견인, 과태료 부과를 피할 수 있다. 에누리 없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양심적 병역 거부자 첫 무죄판결…法 “대체복무제 도입해야”

    양심적 병역 거부자 첫 무죄판결…法 “대체복무제 도입해야”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항소심에서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 광주지법 형사항소3부(부장 김영식)는 18일 병역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 등 2명에 대해서도 징역 1년 6개월의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장 과정 등을 볼 때 종교적 신념과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종교·개인 양심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고 형사처벌로 이를 제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제사회도 양심적 병역 거부권을 인정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고 우리 사회도 대체복무제 필요성을 인정하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600명 정도로 추산되는 병역 거부자를 현역에서 제외한다고 병역 손실이 발생하고 기피자를 양산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병역을 기피하거나 특혜를 요구하는게 아닌 종교적 양심에 의한 의무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가는 소수자의 권리 주장에 인내만을 요구하지 않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선진국의 사례를 비춰볼 때 현실적 대책(대체복무제)이 있는데 이를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고 대체복무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덧붙여 “2000년대 이후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대부분 획일적으로 실형(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지는 않고 있다”며 “이는 ‘타협 판결’이다. 떳떳하게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공동체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심적 병역거부’는 헌법이 규정한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는 조항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여기서 ‘양심’이란 세계관, 인생관, 주의, 신조 등을 뜻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CTIA “삼성전자는 배터리 자체인증…애플은 외부기관에 의뢰”

    美CTIA “삼성전자는 배터리 자체인증…애플은 외부기관에 의뢰”

     발화 문제로 단종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에 들어간 배터리가 자체운영 실험실에서 테스트를 거쳐 미국 무선산업무역그룹(CTIA)의 인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이나 모토로라 등이 제3의 실험실(인증기관)에서 CTIA 인증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게 WSJ의 지적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미국 주요 통신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팔려면 CTIA가 인증한 28곳의 실험실 중 한 곳에서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가 정한 표준 기준을 준수했는지 인증받아야 한다.  CTI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부 실험실을 통해 CTIA 인증을 받는 유일한 스마트폰제조업체다. CTIA로부터 인증을 받은 자체 실험실에서 2009년부터 테스트를 해왔다.  삼성은 WSJ에 내부 실험실에서는 갤노트7 원제품과 교환제품에 어떤 문제도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배터리 시험을 위해 제3의 CTIA 인증 실험실을 이용한다.  레노보 그룹의 모토로라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노키아는 자체 CTIA 인증 배터리 실험실을 운영한 적이 있지만 두 기관의 실험실이 현재 문을 닫았다. 모토로라는 자체 실험실에서 배터리 테스트를 하지만 CTIA 인증을 위해서는 제3의 실험실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응답을 거부했다.  톰 사와노보리 CTIA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담당 인력이 자격이 있는지, 기준을 준수하는지, 제조업체로부터 부당한 압박은 없는지 테스트용 실험실을 감사한다“면서 ”테스트용 실험실은 보통 별도의 기관에 별도 통제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1500개가 넘는 배터리를 인증했다“면서 ”이번이 문제가 있는 첫 사례“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휴대전화가 급속히 확산할 당시 경험이 없는 제조업체들이 생산한 싸구려 배터리가 자꾸 문제를 일으키자 2005년 CTIA와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IEEE는 자체적으로 배터리 테스트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을 시작했다.  에디 포루잔 IEEE 위원은 ”배터리 테스트로 안전문제가 급속히 줄었다“면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스마트폰을 테스트하게 하면 이해 상충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토로라 실험실에 재직하다 테스트 실험실 운영을 돕고 있는 존 코플랜드는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기업비밀을 보호해야 하므로 자체 실험실을 활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면서 ”그들은 항상 정보가 샐까 봐 걱정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글로벌 시대] 밀레니엄 세대의 라이프 트렌드/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글로벌 시대] 밀레니엄 세대의 라이프 트렌드/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밀레니엄 세대의 라이프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인구를 일컫는 밀레니엄 세대는 자기만을 알고 산다는 의미에서 ‘미미미(Me Me Me) 세대’라고도 알려져 있다. 밀레니엄 세대는 그러나 최근 대도시의 치솟는 주택가격과 교통비 등에 부담을 느끼면서 집부터 자동차 그리고 자전거에 이르기까지 공동체 형성의 중요성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의 이와 같은 경제활동은 에어비엔비나 우버택시처럼 소유하고 있으나 활용하지 않는 물건 또는 지식 등의 유무형 자원을 서로 대여하거나 교환하는 경제활동 방식을 일컫는 ‘공유 경제’와 달리 사용자들이 일정한 돈을 지불해서 집과 자동차 등을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특징 때문에 ‘공동체 경제’로 불리고 있다. 공동체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최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는 주거비 때문이다. 뉴욕과 밴쿠버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가격은 물론 임대료가 천장을 모르고 오르면서 학교를 마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밀레니엄 세대에게 공동체 경제가 해결책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북미에서 뉴욕에 이어 두 번째로 물가가 비싸다고 알려진 밴쿠버는 5~6명이 주택을 공동으로 임대해 살고 있는 밀레니엄 세대형 주거 형태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 공동주택이 히피들의 대명사였던 것과 달리 최근의 공동체 주택은 구성원들이 이제 막 전문직업인으로 들어선 밀레니엄 세대라는 점이 특징이다. 변호사, 언론인, 건축가, 엔지니어 그리고 교사 등 전문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방은 따로 사용하되 부엌과 거실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형태다. 밀레니엄 세대의 많은 구성원이 주택난을 해결하지 못해 부모와 동거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가운데, 독립심이 강한 전문직업인들 위주로 새로운 주거 형태가 발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밴쿠버에서는 최근 들어 100여 가구가 넘는 공동체 주택이 신고되었으며 이러한 특징을 반영하듯 2013년부터 시작된 대규모 공동체 주택 개발이 2016년 초에 완성되기도 했다. 주택 부문과 함께 교통 부문에서의 공동체 경제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예들 들어 밴쿠버에서는 최근 들어 자동차와 자전거의 공동체 운영 방식이 속속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자동차는 다섯 명까지 탈 수 있는 소형자동차를 중심으로 이미 서너 개의 공동체 자동차가 운영되고 있다. 예들 들어 한 공동체 자동차는 한 시간당 14.9달러를 내고 자동차를 사용한 뒤 시내 곳곳에 설치된 전용 주차장에 세워 놓으면 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보험과 기름값 그리고 주차비까지 모두 포함된 가격인 데다 기존의 공동체 자동차와 달리 자동차를 출발시킨 지점에 다시 반납하도록 하는 불편함을 없애,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밴쿠버는 또 올해 들어 공동체 자전거 프로그램을 도입, 시내 전역 150곳에 1500대의 자전거를 배치해 놓고 있다. 교통비가 부담되는 밀레니엄 세대가 주로 이용하고 있으며 월 20달러를 내면 한 시간 미만으로 자전거를 사용할 때는 언제나 무료이다. 이후에는 시간당 사용료를 내도록 하고 있어, 가뜩이나 자전거 사용이 활성화되어 있는 도시의 특징을 부각시키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를 중심으로 번져 나가고 있는 공동체 경제는 사용자들의 공동체 의식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동체 경제가 주거와 교통 문제 해결은 물론 시민들의 성숙한 공동체 의식 형성에 도움이 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예나 지금이나 가을은 ‘수확의 계절’

    예나 지금이나 가을은 ‘수확의 계절’

    가을은 축제와 수확의 계절이다. 1964년 10월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선 ‘꼬마 가을잔치’가 시내 26개 유치원에서 어린이 18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아이들은 각개전투에 이어 둘씩 아군과 적군으로 짝을 지어 육박전을 벌인다. 당시 영화관에서 상영된 대한뉴스는 “아직 전쟁의 비극을 모르는 꼬마들에게 전쟁놀이는 더없이 신나는가 봅니다”라고 소개했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10월 ‘이달의 기록’ 주제를 ‘기록으로 보는 그 시절 가을 풍경’으로 결정하고 1950~2000년 관련 기록물 44건을 17일부터 홈페이지(www.archives.go.kr)에 공개한다. 동영상 8건, 사진 33건, 문서 3건이다. 1973년 10월 셋째 주 대한뉴스는 “육군 농악대의 흥겨운 가락에 맞춰 하사관단이 경기 김포군 고촌면 일대에서 벼베기를 도왔다”며 “이들은 앞으로도 복무에 지장받지 않는 한 추수 지원사업에 참여해 군민(軍民) 유대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1989년 이맘때 38초의 짧은 소재를 다룬 대한뉴스에서는 “설악의 단풍이 곱게 물들며 하루 20여㎞씩 남쪽으로 내려와 금수강산 삼천리에 만산홍엽으로 장관을 이루는 계절”이라고 소개했다. 여자 아나운서는 이어 “이처럼 어김없는 계절의 변화를 보면서 자연의 법칙과 질서를 배우게 된다”고 덧붙였다. 국가기록원이 이번에 공개하는 자료엔 1967년 9월 29일 경기 수원시 농촌진흥청에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벼베기 행사를 실시한다는 보고서와 1983년 벼베기 및 보리 파종 일손돕기를 범국민 운동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서도 포함됐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곰돌이 푸’ 탄생 90주년 맞아 새 친구 펭귄 생겼다

    ‘곰돌이 푸’ 탄생 90주년 맞아 새 친구 펭귄 생겼다

    1926년에 발표된 영국 작가 A. A. 밀른의 동화인 ‘곰돌이 푸’가 탄생 90주년을 맞은 가운데, 곰돌이 푸의 새로운 친구가 공개됐다. 곰돌이 푸는 작가인 밀른이 아들의 곰 인형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동화로, 1926년 10월 14일 세상에 처음 공개된 뒤 현재까지 전 세계 어린이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밀른이 쓴 스토리와 함께 일러스트 작가인 E. H. 셰퍼드의 아름다운 그림과 엮어진 이 작품은 ‘Winnie-the Pooh’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었다. 영국 BBC 등 현지 언론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새롭게 추가된 곰돌이 푸의 캐릭터는 다름 아닌 ‘펭귄’이다. 새 펭귄 캐릭터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작가면서 방송인인 브라이언 시블리(Brian Sibley)가 쓴 것으로, 제목은 ‘숲에 도착한 펭귄’(In which Penguin arrives in the Forest)이다. 작품 속 캐릭터에 기반한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인 마크 버지스가 그렸다. 곰돌이 푸에게 새 친구가 생긴 것은 90년 만에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동물들의 친구인 5살 남자아이 크리스토퍼 로빈과 호랑이 ‘티거’, 작은 돼지 ‘피글렛’, 당나귀 ‘이요르’, 캥거루 ‘루’, 토기 ‘래빗’ 등과 변함 없는 우정을 쌓아왔다. 한편 곰돌이 푸는 영국 작가에게서 탄생했지만, 1977년 미국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에서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하면서 더욱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월트 디즈니는 장기임대로 저작권을 사용해 오다 2000년대에 들어 영구적인 저작권을 매입했다. 곰돌이 푸의 원본 삽화는 수집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는데, 2014년 영국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는 E. H. 셰퍼드가 그린 곰돌이 푸의 원본 삽화가 31만 4500파운드(약 4억 35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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