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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대표 꿈꾸는 女농구 최단신 안혜지 “작단 말에 더 노력했다”

    국가대표 꿈꾸는 女농구 최단신 안혜지 “작단 말에 더 노력했다”

    女농구 BNK썸 164㎝ 가드 안혜지183㎝의 단신으로 2000년대 초반 미국프로농구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던 앨런 아이버슨은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키가 절대 변수인 농구에서 그의 명언은 수많은 단신 선수의 마음을 울리는 말로 남았다. 여자농구에도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농구를 하는 선수가 있다. 부산 BNK 썸 농구단의 포인트가드 안혜지(23)가 그 주인공. 안혜지는 164㎝로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에 등록된 최단신 선수 중 한 명이지만 3억원을 받는 여자농구 최고 연봉자다. 10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8일 부산 기장군 부산은행 연수원에서 만난 안혜지는 “농구는 그래도 신장”이라며 웃어 보였다. 안혜지는 최장신 선수인 청주 KB 스타즈 박지수(196㎝)와는 30㎝ 넘게 차이가 난다. 그는 “키가 큰 선수는 유망주 평가를 받으며 기회가 조금이라도 더 있는데 작은 선수는 키가 작아 더 욕을 먹는 것 같다”면서 “작은 선수는 스스로 불리한 환경을 이겨 내야 하니까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키가 작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은 선수에게 눈길이 갔다. 농구만화 슬램덩크에선 송태섭(168㎝)을 가장 좋아하고 남자 농구 선수 중엔 김승현(175㎝·은퇴), 허훈(180㎝·부산 KT)의 플레이를 참고한다. 두 사람은 작은 키로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안혜지는 “작은 가드들이 어떻게 리그에서 살아남았는지를 참고하고 있다”며 “김승현, 허훈 선수처럼 작지만 화려한 농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은 키에 좌절할 때도 있었지만 안혜지는 자신을 보고 힘을 내는 사람 덕에 버텼다. 그는 “포기하고 싶다가도 주변에서 나를 보면서 희망을 얻는다고 해 더 열심히 했다”며 “내가 못하면 작아서 안 된다고 할 것 같았다.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자극이 됐고 더 노력했다”고 밝혔다. 노력의 결과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안혜지는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어시스트 7.70개로 전체 1위에 올랐고 3점슛 성공률도 36.2%로 전체 3위였다. 평균 10.3득점으로 데뷔 후 처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안혜지는 “이번 시즌에는 패스보다는 득점에 집중해 슛을 더 많이 시도할 예정”이라며 “3점슛 성공률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33%는 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플레이오프 자리가 늘었는데 거기에 목표를 두고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우리 팀은 국내 선수들끼리만 붙었을 때 나쁘지 않아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의 다음 목표는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하는 것. 안혜지는 지난 시즌 실력이 일취월장했지만 아쉽게도 대표팀엔 합류하지 못했다. 안혜지는 “왜 안 뽑혔나 싶어도 그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했다”며 “대표팀 합류를 기대하고는 있지만 현재에 안주하면 안 될 것 같다. 더 보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글 사진 부산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K방역 신뢰도 韓 세계 2위...“국민 자발적 참여 덕분”

    [사이언스 브런치] K방역 신뢰도 韓 세계 2위...“국민 자발적 참여 덕분”

    1위는 中 “권위적 강제적 정책, 다른나라 본보기 될 순 없어” 10개월 넘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다. 세계 최강국이라고 자처해온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무시하다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감염병 확산기에는 정부가 감염병 확산을 위한 최선의 정책을 마련하고 국민이 신뢰하고 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K방역’이라고 불리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의 방역정책 성공도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노력과 그를 충실히 따르는 국민들 덕분에 가능한 것이다. 보건학자들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현재 각국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전 세계 2위로 나타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보건연구소(ISGlobal), 미국 뉴욕시립대 보건대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가운데 정부의 방역 및 위기대처능력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이 세계 2위라고 밝혔다. 1위는 중국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된 19개국, 약 1만 3400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방역대책과 위기대처능력을 평가하고 정부 정책을 얼마나 신뢰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한국은 100점 만점에 74.54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80.48점을 받은 중국, 3위는 남아프리카공화국(64.62점), 4위는 인도(63.88점), 5위는 독일(61.32점)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9개국 중 최하위는 35.76점을 받은 에콰도르로 조사됐다. 에콰도르와 함께 하위권을 기록한 나라는 15위 스페인(44.68점), 16위 스웨덴(42.07점), 17위 폴란드(41.28점), 18위 브라질(36.35점)로 나타났다. 미국은 50.57점으로 9위, 영국은 48.66점으로 12위를 기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률, 감염률이 높은 나라일수록 정부 방역대책의 적합성과 국민신뢰도는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시아 국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낮고 신뢰도가 높은 반면 남아메리카와 유럽국가들은 치사율이 높고 점수가 낮은 나라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정부 수반이 코로나19를 우습게 보고 비과학적 태도로 일관하다 감염된 미국, 영국, 브라질 등은 방역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하위권에 머물렀다.연구팀은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효과적인 방역대책과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높게 나타난 이유는 2000년대에 들어서 사스나 메르스 같은 감염병을 겪으면서 얻은 경험과 교훈 덕분에 대규모 검사 실시와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동시에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정부 방역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조사된 중국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중국은 권위주의적 정부가 감염병 발생 이후 도시를 봉쇄하고 사람들의 이동을 강제로 막는 등의 조치를 시행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에 비해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다른 나라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특수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반면 2위에 오른 한국은 정부의 신속한 방역대책과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며 다른 나라들이 본받을 만한 사례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아이만 엘 모한데스 뉴욕시립대 보건대 학장은 “감염병 확산시대에 방역 성공은 전문가 및 과학에 대한 신뢰와 그를 바탕으로 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이번 연구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연구가 전염병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와 통제 방법을 설계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음악이 항일 무기… 중국인민해방군가 작곡한 ‘중국의 3대 악성’

    음악이 항일 무기… 중국인민해방군가 작곡한 ‘중국의 3대 악성’

    정율성은 ‘중국인민해방군가’와 ‘옌안송’ 등 360여곡을 작곡한 작곡가로 중국인의 심금을 울린 ‘3대 악성(樂聖)’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다. 그러나 항일운동가로서 정율성을 언급하기는 의열단장 김원봉처럼 조심스럽다. 김원봉은 광복군 부사령으로 임시정부에 참여했다가 귀국한 뒤 월북한 인물인데 남한 출신인 정율성은 광복 후 북한으로 들어갔고 6·25 전쟁 때는 중공군으로 참전했다. 그 때문에 정율성은 이념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국내에서 그의 생애는 오래도록 조명받지 못했다. 2018년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이 광복절 기념식에 중국에 거주하는 정율성의 딸 정샤오티(鄭小提)를 초청했을 때 논란이 됐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정율성은 1914년 8월 27일 광주광역시에서 정해업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중국에서의 공식 생일은 1918년 8월 13일로 돼 있다. 정율성이 생년을 4년이나 늦춰 적은 이력서를 당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정율성은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외적과의 싸움에서도 최후의 결전에는 북을 치고 나팔을 불며 승전고를 울린단다. 군대가 진군할 때 사기를 돋우는 데는 우렁찬 군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런 군가가 없거든….” 온종일 만돌린만 켜고 노래를 부르는 정율성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군가가 없다’는 말은 중국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정율성의 앞날을 예견한 듯했다.●분열된 독립운동단체 대동단결 결의문 주도 정율성가(家)는 독립운동가 집안이다. 맏형 정효룡(건국훈장 애족장)은 임시정부 서기로 일했고 국내에서 선전활동을 하다 옥살이를 했다. 둘째형 정인제는 3·1운동에 참가했다가 중국으로 건너가 국민혁명군으로 북벌에 참여했다. 셋째형 정의은은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김원봉이 설립한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학생을 모집하고자 국내에 잠입했다. 큰외삼촌 최흥종은 평생을 나환자를 돌보는 데 바쳤으며 작은외삼촌 최영욱은 의학박사로 독립운동가 김마리아의 고모부다. 매형 박건웅(독립장)도 황푸군관학교를 졸업한 항일운동가다. 이런 가풍 속에서 자란 정율성이 중국행을 꿈꾼 것은 자연스러웠다. 마침 셋째형 정의은이 ‘조선혁명간부학교’ 2기생을 모집하러 국내에 들어와 입학을 권유했다. 항일의식이 투철했던 전북 전주 신흥중학을 중퇴한 정율성은 1933년 5월 8일 전남 목포항을 떠나 일본을 경유해 5월 13일 상하이 푸둥항에 도착했다. 함께 중국 땅을 밟은 이들은 모두 여섯이었는데 조카 정국훈도 있었고 1990년대에 광복회장을 지낸 김승곤도 있었다. 8개월 동안 그는 간부학교에서 군사학과 사회주의 이념을 배웠다. 매형 박건웅은 교관이었다. 1기 졸업생 중에는 시인 이육사와 석정 윤세주도 있었다.학교를 졸업한 정율성은 일본인들의 전화를 감청하며 항일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러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일을 맞았는데 소련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출신인 크리노와 교수를 소개받아 체계적인 성악 지도를 받은 것이다. 이름도 본명인 정부은에서 선율로 성공하겠다는 뜻을 담은 ‘율성’(律成)으로 바꾸며 음악에 몰두했다. 정율성은 상하이에서 열린 독창회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특출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정율성에게 크리노와는 이탈리아 유학을 권유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정율성은 항일운동을 포기할 수 없었다. 1937년 8월 정율성은 마오쩌둥이 홍군(紅軍)을 지휘하고 있던 산시성 옌안에 도착했다. 그에게 옌안은 공산당의 본거지이기에 앞서 항일투쟁의 사령부였다. 옌안행에는 먼저 그곳으로 간 ‘아리랑’(님 웨일스)의 주인공 김산과 독립운동가 김성숙의 부인 두쥔훼이가 큰 영향을 주었다. 1936년 6월 정율성은 난징에서 김산과 한 달 동안 함께 지냈다. 옌안에서 노신예술학원 음악학부에 들어가 음악 공부를 계속했다. 어느 날 노신학원 문학학부 동기생인 모예(莫耶)가 노랫말을 들고 왔다. 정율성은 곡을 붙여 만돌린으로 반주도 하며 청중 앞에서 불렀다. “보탑산 봉우리에 노을 불타오르고 연하강 물결 위에 달빛 흐르네…” 마오쩌둥도 함께한 청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 노래가 바로 옌안 정신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극찬을 받고 지금도 중국에서 널리 불리는 ‘옌안송’이다. 옌안송은 중국 대륙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미국까지 퍼져 나갔다. ●당 결정 따라 北에… 조선인민군행진곡 작곡 1938년 8월 노신학원을 졸업한 정율성은 항일군정대학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틈날 때마다 작곡을 했다. 그 무렵 우리 독립운동 단체들은 사분오열돼 있었다. 정율성은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대동단결을 촉구하는 결의문’ 작성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듬해 7월 항일군정대학 군정단에 있던 궁무(公木)의 가사에 음을 붙여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했다. 현재 중국군의 공식 군가로 확정된 ‘중국인민해방군가’다. 그의 노래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명곡이 됐다. 정율성에게 일제와 싸운 무기는 음악이었다. 정율성은 노신예술학원 교수가 됐고 나중에 최초의 여성 중국 대사가 되며 저우언라이의 양녀로 알려진 딩쉐쑹(丁雪松)과 결혼, 가정도 꾸렸다.1942년 정율성은 조선의용군이 일본군과 격전을 치르던 태항산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조선혁명군정학교 교육장을 맡아 전투에 참여하고 후방 공작도 했다. 그러면서 광복을 맞았다. 정율성은 오랫동안 항일활동을 했고 부인의 조국인 중국에 남지 않고 당의 결정에 따라 조선의용군과 함께 북한으로 갔다. 북한에서는 ‘조선인민군행진곡’도 작곡했다. 광주에 있던 어머니를 조카가 데려오자 모시고 살았다. 그러다 다시 어머니, 부인과 함께 중국으로 돌아갔다. 6·25 때는 중국인민지원군으로 전선 위문활동을 했다. 정율성도 문화혁명을 피하지 못하고 고초를 겪었다. 자연에 묻혀 은둔하던 정율성은 든든한 후원자였던 저우언라이가 세상을 떠난 해인 1976년 12월 7일 갑작스레 뇌일혈로 쓰러져 눈을 감았다. 중국의 국립묘지인 베이징 교외 팔보산혁명공묘에 묻혔다. 베이징에 살고 있는 외동딸 정샤오티(1943년생)는 광주를 찾아 음악회 등 아버지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한중 우호활동에 힘쓰고 있다. 동요, 민요, 군가, 뮤지컬, 오페라,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남긴 정율성의 업적은 현대 중국의 3대 음악가로 불리는 녜얼(耳·중국 국가 작곡가), 셴싱하이(星海)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가 창작한 동요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돼 있다. 2000년대에 들어 한중 양국에서 정율성이라는 이름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평양순안공항에서 연주된 곡은 정율성의 ‘조선의용군행진곡’이었다. 2005년 중국 전승절 60주년에 신중국 건국 100인의 영웅 중 여섯 번째에 오른 이름은 정율성이었다. 중국 하얼빈에는 정율성기념관이 세워졌다. ●광주시, 생가 복원 등 추진… 하얼빈엔 기념관 우리도 그가 자란 광주 양림동에 정율성거리를 조성해 사진과 작품을 전시하고 생가도 단장했다. 기념사업회도 구성돼 각종 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찾아본 정율성거리는 훼손이 적지 않았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아직도 개인 소유인 생가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정율성 음악제도 매년 열려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5월 생가 부지 매입과 복원 계획을 발표했다. 양림동에는 기념관을 짓고 아버지와 형제들의 본적지로 돼 있는 불로동에는 역사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선양사업만큼 중요한 향후 과제는 그의 이념과 행적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왜 안오세요?”…세상떠난 할머니 하염없이 기다리는 유기견

    [반려독 반려캣] “왜 안오세요?”…세상떠난 할머니 하염없이 기다리는 유기견

    10년 넘게 이어진 80대 아르헨티나 할머니와 유기견의 우정이 사회에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할머니는 보름 전 세상을 떠났지만 이 같은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유기견은 매일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16일(이하 현지시간) 숨진 할머니 에우헤니아 프랑코(81)와 유기견 비앙카의 이야기다. 아르헨티나 멘도사주 투누얀에 살던 할머니 프랑코가 유기견 비앙카를 처음 만난 건 최소한 10년 전으로 추정된다. 약국에서 근무하던 할머니가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약국 주변을 배회하던 유기견에 음식을 주면서 인연은 시작됐다.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약국에서 일한 할머니는 워낙 성실해 고령에도 불구하고 2년 전 약국이 문을 닫을 때까지 근무를 계속했다고 한다.지인들은 "이미 약국이 없어져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주변의 얘기를 들어보면 할머니가 유기견을 처음 만난 건 적어도 2000년대 후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일 찾아오는 유기견에게 할머니는 비앙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먹을 걸 챙겨줬다. 약국이 문을 닫자 할머니는 79세 나이에 창업을 결심했다. 그래서 문을 연 게 사망하기까지 운영해온 문방구다. 할머니와 유기견 비앙카가 만나는 장소는 약국에서 출근길로 바뀌었다. 매일 오전 8시 문을 열던 할머니는 자택까지 찾아오는 유기견 비앙카와 함께 걸어서 문방구로 출근했다. 종일 할머니와 시간을 보낸 유기견은 할머니가 퇴근할 때면 자택까지 바래다주는 일이 반복됐다. 할머니가 자식 같은 유기견 비앙카를 입양하지 못한 건 여건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은 아파트에서 살면서 이미 반려견 한 마리를 키우고 있던 할머니에겐 비교적 덩치가 큰 유기견 비앙카를 데리고 살 만한 공간이 없었다. 할머니는 지인에게 "잠만 재워달라"고 부탁해 유기견의 잠자리를 마련해줬다. 10년 넘게 이어진 할머니와 유기견 비앙카의 만남이 끝난 건 지난달 16일 밤 할머니가 돌연 숨을 거두면서다. 할머니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와 유기견의 우정 스토리는 할머니의 사망 후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다. 문방구 앞에서 매일 할머니를 기다리는 유기견 비앙카를 본 한 이웃이 한 신문사에 제보를 하면서다. 할머니와 유기견의 스토리를 취재한 신문은 3일 "할머니가 사망한 지 이미 보름이 됐지만 유기견 비앙카는 문방구 앞에서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사연을 알게 된 이웃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MLB 샌디에이고 투수였던 찰리 헤이거 옛 여자친구 총으로

    MLB 샌디에이고 투수였던 찰리 헤이거 옛 여자친구 총으로

    2000년대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등에서 투수로 뛰었던 찰리 헤이거(37)가 옛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지명수배됐는데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지난 2001년 드래프트에서 25라운드에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지명돼 2006년 화이트삭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이듬해까지, 2008년 파드레스, 2009~10년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34경기 83이닝을 던져 2승 7패 평균자책점 6.40을 기록했던 너클볼 투수 헤이거는 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경찰청에 의해 살인 및 가중 폭행 혐의로 지명수배됐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헤이거는 2일 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옛 여자친구 대니엘레 롱(나중에 브리드로 정정)의 집에 침입해 그녀를 권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의 현재 룸메이트인 남성이 집에 돌아왔을 때 총소리를 들었고, 헤이거가 손에 권총을 쥔 채 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헤이거는 이 남성에게도 총을 겨눴지만, 그는 재빨리 달아나 목숨을 구했다고 했다. 그 뒤 스코츠데일 경찰은 북쪽으로 190㎞ 남짓 떨어진 플래그스태프 근처에서 헤이거의 차량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차량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결국 3일 저녁 플래그스태프 북쪽 그랜드 캐니언의 사우스림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듯, 총상에 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언론사의 대선후보 공개 지지/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언론사의 대선후보 공개 지지/이종락 논설위원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그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 편집위원회는 대선을 35일 앞둔 이날 온라인 여론면에 ‘대통령은 바이든’이라는 제목의 입장을 내고 “최악의 대통령을 쫓아내고자 많은 유권자가 기꺼이 투표할 것”이라며 바이든 후보가 미국이 직면한 도전에 대처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관행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1860년 대선 당시 에이브러햄 링컨 공화당 후보를 시작으로 160년간 대선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다. 1952년과 1956년 공화당 후보였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를 지지했지만 1960년 존 F 케네디 이후로는 줄곧 민주당 후보만 지지해 왔다. 영국 언론은 전통적으로 ‘정당 지지’를 더 중시한다. 더타임스, 데일리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등은 보수당, 가디언이나 데일리미러 등은 노동당을 지지했다. 프랑스 언론도 지지 후보를 밝히는 편이다. 르피가로는 우파중도 성향의 공화당, 라베라시옹은 좌파 중도 성향의 사회당 후보를 옹호해 왔다. 일본 언론은 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 없지만 요미우리·산케이·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친자민당, 아사히신문·마이니치신문·도쿄신문은 입헌민주당 등 야당을 지지하는 논설과 기사를 자주 게재한다. 우리 언론은 법적으로 정치인과 정당의 공개적인 지지를 금지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8조 ‘언론기관의 공정보도 의무’에는 ‘방송·신문 등 보도하는 자와 인터넷 언론사는 정당의 정책이나 후보자에 대한 정견에 대해 보도할 경우 공정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한국 주요 일간지는 은연중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이중적 보도 행태를 보인다. 마침내 독자들도 어떤 신문들이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사인지를 훤히 알 정도가 됐다. 특히 요즘과 같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정파적인 갈등을 심화하는 경우에는 언론사들이 두 패로 극명하게 나뉘어 각각 지지층을 옹호하는 기사와 논설을 싣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언론도 정당이나 대선 후보의 공개 지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객관성을 가장해 편파적인 보도를 할 바에는 차라리 언론이 특정 후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힌 뒤 공개적인 토의를 유도하고 후보를 철저하게 검증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비례위성정당의 폐해로 누더기가 된 선거법을 제21대 국회에서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언론의 후보자 공개 지지 표명을 허용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논의할 때다. jrlee@seoul.co.kr
  • 코로나엔 역시 맥주!…세계 최대 중국 맥주시장 화려하게 부활

    코로나엔 역시 맥주!…세계 최대 중국 맥주시장 화려하게 부활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종식된 중국의 맥주시장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시장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는 데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맥주 소비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최대 맥주시장인 중국의 주요 맥주회사들의 실적은 올들어 회복이 뚜렷하다. 특히 중국 맥주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는 화룬맥주와 칭다오맥주가 올해 1~2분기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화룬맥주는 이 기간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1%나 늘어난 20억 7900만 위안(약 3560억 원)을 기록했다. 위안화 기준 결산 발표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칭다오맥주 역시 순이익이 13.8% 늘어난 18억 54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같이 중국 맥주시장에 화색이 도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진행해온 공장 폐쇄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에다 코로나19 확산 충격이 가라앉으면서 4월 이후 맥주 소비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중국 맥주업계는 그동안 800개 이상의 공장이 난립하면서 공급 과잉이 심각했다. 화룬맥주는 지난 2002~2006년 공장 60여곳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서 2000년대 중반 칭다오맥주를 제치고 중국 1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급성장과 함께 팽창했던 맥주시장은 취향 다양화로 생산량이 2013년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화룬맥주는 2017~2019년 헤이룽장성과 랴오닝성, 안후이성, 쓰촨성, 광둥성 등 중국 각지에서 모두 28개의 공장을 폐쇄했다. 올해 1~2분기 후난성과 지린성에서도 공장 2곳을 폐쇄해 중국 내 공장 수는 모두 72개로 줄었다. 직원 수도 2만 8000명으로 2016년 말 5만 8000명에서 반 토막이 났다. 이런 와중에 4월 이후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난 중국인들이 맥주를 찾기 시작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3분기 중국 맥주 생산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6% 늘었다고 밝혔다. 하오샤오하이 화룬맥주 최고경영자(CEO)는 “8월 중순 기준 화룬맥주의 판매량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과 비교해 소매용은 100%, 외식은 70~80%까지 회복됐다”고 말했다. 중국 내 고급 맥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화룬맥주는 지난해 4월 중국 사업을 인수한 ‘하이네켄’ 브랜드를 성장의 축으로 자리매김시켜 올해 5월 신상품을 출시했다. 칭다오맥주는 지난 7월 본사가 있는 산둥성 칭다오에 제3공장을 가동시켜 중고급 맥주 생산을 늘리고 있다. 중국 내 점유율 3위인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인베브도 주력 상품인 버드와이저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맥주 판매량은 2014년보다 9% 가량 감소했지만, 소득 향상에 따른 중고급 제품의 인기가 높아져 매출액은 오히려 34% 증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통일 30년’ 경제격차 줄인 독일 vs 50배로 벌어진 남북한…해법은

    ‘통일 30년’ 경제격차 줄인 독일 vs 50배로 벌어진 남북한…해법은

    10월 3일은 분단 국가였던 독일이 통일한지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독일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게 분단된지 45년만인 1990년 통일을 이뤘다. 당시 동독의 경제력은 서독의 43% 수준이었으나 현재 75%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한반도는 분단 75년을 맞았지만 북한의 경제력은 남한의 2%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통일이 갑작스럽게 이뤄진다면 겪게될 정치·사회·경제적 혼란은 독일과 비할바가 아니다. 이에따라 통일을 준비하려면 남북한이 분리된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의 개혁·개방과 같이 자생적 성장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길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독일 통일 당시인 1990년 동독의 경제력은 서독의 43% 정도였으나 2018년 서독의 75%까지 상승했다. 2019년 동독지역 주민 1인당 월소득은 2850유로(약 388만원)로 서독지역(3340유로)의 약 85% 수준으로 분석된다. ●동·서독 지역 노동생산성 격차 40%→80% 동서독의 경제적 격차가 완화된 것은 통일 초기 독일정부의 적극적 지원 정책으로 동독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1993년 12%에 달하는 등 서독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동독 지역의 성장 동력이 낮아졌음에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유럽연합(EU)의 평균치와 비슷했다. 통일 초기인 1992년 동독 지역의 노동생산성은 서독의 40% 정도였으나, 이후 기업들의 경영정상화와 정리해고 등을 통해 향상됐다. 지난해 동독 지역의 생산성은 서독 지역의 8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독일 경제에너지부는 통일 초기에 동독의 노동생산성이 크게 높아진 것은 동독 지역에 기술력을 확보한 중견기업들이 다수 설립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독일 30대 대기업 가운데 동독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은 없고, 500대 기업 중 동독에 본사를 둔 기업은 36개사에 불과하다. 동독의 산업구조상 부가가치 창출이 많지 않은 산업이 대부분이다. 이에따라 제조업에 있어서 동독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 창출은 서독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북한 국민총소득, 남한의 1.8% 수준 통일 30년을 맞은 동서독의 경제 격차에 비하면 남북한의 경제 격차는 휠씬 더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5조 6000억원으로 남한의 1.8% 수준이다. 1인당 GNI는 140만 8000원으로 남한(3743만 5000원)의 3.8%에 그친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무역액은 2017년까지만 해도 55억 5000만 달러였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지난해 28억 4300만 달러에 그쳤다. 북한은 1956~1960년만 해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3.7%에 달하는 등 동시대 남한(4.9%)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1960년대엔 4.1%, 1970년대엔 2.9%로 떨어지더니 1990년대엔 연평균 -3.2% 수준에 그쳤다. ●獨, GDP의 5%를 동독에 보조금으로 지원…동서독 문화격차도 적어 독일의 급진적 흡수통일이 가능했던 것은 전적으로 서독 정부가 갖춘 충분한 경제력으로 통일 초기의 경제적 불안정을 단기간에 해소할 수 있었고, 이후 매년 GDP의 5% 정도를 동독 지역에 각종 보조금으로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이에 반해 명목 GDP 세계 12위인 남한과 117위인 북한이 독일식으로 급진적 통일을 이룬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여겨진다. 독일 통일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통일이었지만, 사실 동서독은 문화적으로는 빠르게 통합을 이뤘다. 6·25와 같은 동족 상잔의 전쟁을 겪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상호 증오 심리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분단 시절에도 동독 주민들은 서독의 텔레비전을 볼 수 있었다. 동독 주민들은 국가의 허가를 얻으면 서독 지역을 여행할 수도 있었고, 서독인들도 동독 당국이 허용하면 동독을 방문할 수 있었다. 이런 독일도 급진적 통일로 인한 혼란을 겪었다. 할레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통일 이전까지 서독의 1인당 GDP(구매력 기준)은 주요 7개국(G7)의 평균치를 상회하는 수준이었으나, 통일과 함께 급감했고, 현재까지 G7 평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통일로 GDP 대비 공공부문의 비율은 43%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48%로 상승했고, 독일 정부의 공공부문 투자 또한 제조업의 성장 잠재력을 훼손시켜 독일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北경제 남한보다 성장률 8% 앞서도 33년 걸려…남북한 소득격차 줄이는 노력 먼저 해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북한이 남한 1인당 GDP의 80%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남북한이 연간 8%의 성장률 차이를 유지할 경우 33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북한으로의 적절한 투자, 교육, 기술이전을 통해 북한이 중국과 같이 빠르게 성장하고 자생적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북한 정권이 붕괴되는 등 갑작스런 통합의 기회가 오더라도 북한을 독립된 지역으로 분리하고 화폐와 경제 통합을 최대한 연기해 북한 근로자의 생산성에 따라 소비수준을 맞출 수 있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최선의 방책은 통일 이전에 남북한의 소득 생활수준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전제인 핵문제 해결, 북한 경제의 개혁개방을 통한 시장 경제로의 전환, 투자 유치를 위한 혁신적 조치 등이 없다면 한반도 경제공동체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남북한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남한이 정상적 경제 성장을 한다는 가정하에 북한으로 하여금 최대한 개혁개방을 통해 중국처럼 매년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협력하는 방안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독립 국가로서 환율정책의 주권을 갖고 북한산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전을 통해 상품의 품질경쟁력을 높이면서 경제공동체를 추진해나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 9급→5급 승진에… 기재부 19년 6개월·법무부 31년 3개월

    [단독] 9급→5급 승진에… 기재부 19년 6개월·법무부 31년 3개월

    중앙직·지방직 공무원이 9급에서 5급까지 승진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부처와 지역별로 최대 10년 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인사혁신처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실에 제출한 ‘2019 일반직 승진 소요 연수 자료’에 따르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9급 합격 후 5급 승진까지 17년 4개월, 기획재정부는 19년 6개월이 걸리는 반면 법무부는 무려 31년 3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똑같은 9급 공무원으로 합격하더라도 5급까지 승진하는 데 최대 13년 11개월이 더 걸리는 것이다. 9급에서 5급 승진의 평균 소요 기간은 27년 9개월이다. 직급별로 봐도 7급→6급 승진의 경우 기재부는 3년 2개월이 걸리지만 법무부는 10년 9개월이 걸려 3배 이상 격차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직 공무원의 지역별 격차도 컸다. 행정안전부가 박 의원실에 제출한 ‘지방공무원 평균 승진 소요 연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세종시는 9급 공무원이 5급이 되기까지 17년 6개월이 걸리지만 전남은 28년 3개월이 소요돼 10년 7개월의 차이가 났다. 광주(21년), 부산(22년 1개월), 경기(26년 8개월), 충남(27년 1개월) 등 동일 급수에 대한 승진 소요 연수도 지자체별로 달랐다. 2000년대 들어 부처별 인사자율화로 정원에 따른 승진 여부가 부처별로 결정되고, 5급 이상 정원과 직급을 고려한 승진이 이뤄지면서 부처별 승진 소요 연수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지적된다. 인사처 관계자는 “부처별로 재직 형태나 구조가 제각각이라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법무부는 지방 집행 조직이 있어 실무직 공무원이 배치되고, 기재부는 상위직급 비중이 높아 승진에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승진이 빠른 것은 조기 퇴직을 의미하기에 부담이 되고, 승진이 안 되는 것은 공무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문제가 된다”며 “공무원 조직을 총괄하는 행안부가 공무원 승진 현황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승진 소요 연수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단독] 9급→5급, 기재부 19년 걸릴 때 법무부는 31년?

    [단독] 9급→5급, 기재부 19년 걸릴 때 법무부는 31년?

    부처별, 지역별 승진 차이 10년 넘기도인사혁신처 “부처별로 재직 형태나 구조가 달라”중앙직·지방직 공무원이 9급에서 5급까지 승진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부처와 지역별로 최대 10년 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인사혁신처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실에 제출한 ‘2019 일반직 승진 소요 연수 자료’에 따르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9급 합격 후 5급 승진까지 17년 4개월, 기획재정부는 19년 6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법무부는 무려 31년 3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똑같은 9급 공무원으로 합격하더라도 5급까지 승진하는 데 최대 13년 11개월이 더 걸리는 것이다. 9급에서 5급 승진의 평균 소요 기간은 27.9개월이다. 직급별로 봐도 6급 승진의 경우 기재부는 3년 2개월이 걸리지만, 법무부는 10년 9개월이 걸려 3배 이상 격차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직 공무원의 지역별 격차도 컸다. 행정안전부가 박 의원실에 제출한 ‘지방공무원 평균 승진 소요 연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세종시는 9급 공무원이 5급까지 17년 6개월이 걸리지만, 전남은 28년 3개월이 소요돼 10년 7개월의 차이가 났다. 광주(21년), 부산(22년 1개월), 경기(26년 8개월), 충남(27년 1개월) 등 동일 급수에 대한 승진 소요연수도 지자체별로 달랐다. 2000년대 들어 부처별 인사자율화로 정원에 따른 승진 여부가 부처별로 결정되고, 5급 이상 정원과 직급을 고려한 승진이 이뤄지면서 부처별 승진 소요연수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지적된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부처별로 재직 형태나 구조가 제각각이라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법무부는 지방 집행 조직이 있어서 실무직 공무원이 배치되고, 기재부는 상위직급 비중이 높아서 승진이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승진이 빠른 것은 조기 퇴직을 의미하기에 부담이 되고, 승진이 안 되는 것은 공무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문제가 된다”며 “공무원 조직을 총괄하는 행안부가 공무원 승진현황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승진소요 연수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가산동 골드타워’ 기숙사 분양…디케이홈스 임대관리서비스 지원 호평

    ‘가산동 골드타워’ 기숙사 분양…디케이홈스 임대관리서비스 지원 호평

    가산동 골드타워 지식산업센터 기숙사가 가산동 최초로 최대 10년 임대 보장(자기관리형 매년 갱신 시) 시스템을 도입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이번 분양에서는 제1금융권 대출 50%와 추가적인 대출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여기에 국토부 지정 고시 보증기관에서 보증하는 임차료지급보증서 발행을 통해 임대인의 월세를 안전하게 보증하며 신뢰도를 높이고 있는 가산동 골드타워 지식산업센터 기숙사는 전매 제한이나 주택 수 포함 등의 규제를 피한 데다 중과세 및 대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디케이홈스는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공실, 임대료, 시설, 민원을 관리하므로 임대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게 된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디케이홈스와 임대관리 위탁계약 체결 시 최대 10년까지(매년 갱신 시 적용) 임대관리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다. 따라서 공실과 유지 보수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부각된다. 매월 약정 임대료를 보장해 체납으로 인한 임차인과 분쟁 소지를 미연에 방지 가능하며 각종 정산 및 내부 시설물 유지보수와 임대기간 만기 시 신규 세입자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다. 매월 약정 임대료를 받을 수 있어 공실률을 낮출 수 있고 연체 우려도 최소화할 수 있다. 국내 지식산업센터의 최대 메카라 할 수 있는 가산디지털단지의 메인 라인인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에 건립 예정인 가산동 골드타워는 지하 4층~지상 18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와 지원시설(기숙사 포함)로 조성된다. 50%대의 높은 전용률로 설계된 가산동 골드타워 기숙사는 지상 15~18층에 들어서며 분양면적 43.89㎡의 13.28타입의 테라스형 원룸 총 104실로 구성된다. 2000년대 초반으로 당시 ‘아파트형 공장’이라 불리던 지식산업센터가 입지와 교통은 물론, 편의시설 등 생활 인프라를 갖춘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되면서 직원들의 편의와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숙사 시설의 품격도 높아졌다. 이에 가산동 골드타워 지식산업센터 기숙사 역시 차별화된 상품성을 선보이고 있다. 가산동 골드타워 지식산업센터 기숙사는 구 1.3형의 베란다 서비스면적을 제공해 실사용 면적을 넓혔으며 법정 140.28대를 크게 웃도는 215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과 공용실외기실 등 효율성 높은 설계를 통해 주거 만족도를 높인다. 실내에는 빌트인 냉장고 및 옷장이 기본 제공되며 세탁기, 인덕션, 에어컨 등의 풀옵션이 무상 제공돼 입주 즉시 편리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 올해 상주 근무인원 약 25만 명이 전망되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를 비롯해 서울 최대의 지식산업센터 밀집지역에 들어서는 가산동 골드타워 지식산업센터 기숙사는 풍부한 배후 수요가 공실률을 낮출 것으로 전망되며 영등포-신도림-구로-가산-시흥 구간을 신경제 거점축으로 개발하는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더욱 큰 미래가치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산디지털단지내 더블 초역세권 입지의 희소가치가 호평을 얻고 있는 가산동 골드타워 지식산업센터 기숙사는 가산디지털단지역(1·7호선)을 이용해 서울도심 및 경기 남부권 이동이 용이하며 서울지역 최대 버스노선인 25개 지선, 간선, 광역버스가 운행되는 편리한 교통 여건이 구축됐다. 단지 인근에 먹거리촌 등 생활 인프라와 더불어 마리오아울렛, 현대아울렛, W몰 등 쇼핑 인프라 등 풍부한 생활기반시설이 기 조성돼 있어 정주여건도 쾌적하다. 홍보관은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에 마련됐으며 관련 정보 확인 및 문의는 대표전화로 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포털 계정 압수수색/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포털 계정 압수수색/황성기 논설위원

    정보를 받을 뿐 아니라 내보낼 수도 있는 인터넷의 발전이 인간의 정보 욕구를 만족시키는 생활의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대한민국도 90년대까지는 인터넷 가입과 사용을 장려하고 촉진하는 국가였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인터넷의 폐해가 사회문제화되면서 규제의 대상으로 변했다. 게다가 인터넷을 통해 통신하고 연락을 주고받으며 개인정보가 하나둘씩 차곡차곡 쌓이는 정보의 보물 창고가 되면서 수사기관에는 단서를 찾거나 증거를 확보하는 절호의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일상생활에서 별반 의식하지 않고 지내지만 범죄 수사와 국가 안보의 목적으로 정보·수사기관들은 ‘통신비밀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 ‘형사소송법’을 바탕으로 △통신제한 조치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 △통신자료 제공 △압수수색 등의 통신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 집이나 사무실이나 모바일을 통해 하루에도 수십 차례 뭔가를 입력하고 검색하는 행위들이 ‘국가 안보를 위해’ 혹은 ‘범죄자 검거를 위해’ 부지불식간에 이들 정보·수사기관에 제공돼 낱낱이 탐지되고 까발려진다고 하면 소름 끼치지 않을 수 없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상담소의 인터넷투명성보고팀이 지난 25일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 양대 포털사에 요청된 2만 6729건의 압수수색으로 312만개의 계정 정보가 수사기관에 제공됐다. 압수수색된 계정만 따지면 2017년 1791만개, 2018년 830만개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2017년 대통령선거 등의 ‘특수’로 급증한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대선 후보의 ‘홍보 메일 발송에 관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수사’를 위해 집행된 1건의 압수 영장에 696만개의 개인정보가 압수된 사례 등을 제외하면 피압수 계정은 꾸준히 늘고 있다. 문제는 압수수색이다. 양대 포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2015년 1만 3183건에서 2017년 1만 5538건, 2018년 2만 1700건으로 상승하더니 2019년에는 무려 23%나 급증했다. 즉 혐의를 잡으려고 압수수색부터 하는 나쁜 수사 관행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압수수색에는 법원의 허가가 필요해 한 단계 거르는 과정이 있지만 개인정보의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정부가 구체적인 내용과 현황을 밝히지 않아 어떤 목적으로 쓰이는지 불투명하다. 압수수색을 당한 당사자에게 고지하는 정보·수사기관의 의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나도 모르게 ‘깜깜이’ 수사의 피해자가 될 공산도 크다. 연구팀은 “수사기관의 포괄적, 대량적 감시 관행이 늘고 있다”면서 “공권력의 인터넷 감시에 대한 시민의 역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arry04@seoul.co.kr
  • “일할 때 들으면 잘되는 느낌”… 노동요 ‘로파이’의 매력

    “일할 때 들으면 잘되는 느낌”… 노동요 ‘로파이’의 매력

    “덕분에 과제 끝내서 종강했습니다. 이 노래엔 뭐가 있나 봐요. 이 노래 들으면서 과제를 하면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잘되는 느낌이에요. 에러도 금방금방 찾아지고요.” 6개월 전 유튜브에 올라온 ‘과제 할 때 집중하기 좋은’ 로파이‘(Lo-fi) 재즈 힙합’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이 영상의 조회 수는 6개월 만에 122만 회를 돌파했고, ‘좋아요’만 4만 5000개에 이른다. 영상은 거창하지 않다. 구식 키보드를 치는 일본 애니메이션 장면이 38분 12초간 반복할 뿐이다. 또 LP처럼 잡음이 섞인 재즈와 힙합 음악이 영상과 함께 반복한다. 평범할 것 없는 이 영상에 댓글이 총 1800여개 달렸다. 아이디 ‘지수’는 “(로파이 음악은) 너무 잔잔하지도 너무 캐치하지도 않은 딱 적정선의 흘러가는 노동요”라고 적었다. 디지털환경에 익숙한 MZ세대(1990~2000년대 출생)를 중심으로 ‘로파이’ 음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학교 과제나 공부할 때 로파이 음악을 틀어놓는 게 유행이 된 것이다. 특히 젊은 프로그래머들이 코딩할 때 집중이 잘된다며 로파이의 열기를 주도하고 있다. 로파이는 저음질(Low Fidelity)의 약자로 고음질(Hi Fidelity) 음악의 반대말로 생각하면 쉽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고음질 음악이 당연시되고 있지만, 일부 2030 세대들은 독특하게 저음질 음악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일할 때 듣는 ‘노동요’로 로파이 음악을 소비하는데,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고 가사가 뚜렷하지 않아 백색소음처럼 일할 때 틀어놓기 좋다고 말한다. 사실, 로파이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음악 장르다.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록과 힙합, 재즈에서 발전했다. LP나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듣던 때의 질감이 특징인데, 의도적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가미했다. 초고음질을 추종하며 기술이 발전한 요즘 시대를 일부러 역행하며 편안한 음악을 추구한 셈이다. 가사도 뚜렷하지 않고 차분한 리듬이 반복돼 편안하게 듣기 좋다. 유튜브가 대중화되면서 접근하기도 쉬워졌다. 27일 기준 유튜브에서 로파이를 검색하면 기본 수십만 회를 기록한 로파이 관련 영상이 쏟아진다. ‘지브리 로파이,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채워줄 노동요’는 38만회, ‘자기 전 듣는 keshi의 로파이’ 34만회, ‘집중할 때 듣기 좋은 Kofi한 노래들’은 73만회다. 외국의 로파이 전문 유튜브 채널 ‘Chilledcow’에선 1000만회 이상인 영상도 있다. 요즘 세대가 로파이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과제나 일을 하는데 배경음악이 너무 자극적이면 외려 집중을 흐트러뜨리기 때문이다. ‘뉴트로’(New+Retro)를 추구하는 유행과 맞물리면서 힙(Hip)한 것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도 소비되고 있다. 대학생 김지은(24·여)씨는 “과거 우리 부모님 세대는 라디오를 틀어 놓고 일을 했다는데, 라디오는 진행자의 메시지가 거슬릴 때가 있지만, 로파이는 뚜렷한 가사가 없어 그런 게 전혀 없다”며 “로파이는 어쩌면 우리 세대의 라디오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로파이의 또 다른 특징은 독특한 이미지와의 결합이다. 유튜브 플랫폼과 결합하면서 자연스레 영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돼 버렸다. 실제로 로파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인 ‘스튜디오 지브리’다. ‘지브리 로파이’라는 말까지 탄생했을 정도다. 꼭 이 회사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더라도 로파이 음악의 배경 영상은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제작한 것만 같은 영상의 단속 반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축제기획자 김민수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따온 것 같은 이런 이미지는 향수를 자극하고 아날로그적 사운드와 결합한다”며 “책 한 번 넘기고 고양이 한 번 쳐다보는 정도의 작은 움직임이 반복되는 영상은 배경으로서의 기능에도 충실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영상이 실제로 업무의 효율을 늘려줄 수 있을까. 심리학자들은 로파이와 집중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연구된 것은 없지만, 조심스럽게 업무 효과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제나 업무를 볼 때 다른 자극을 차단해주는 효과가 업무의 효율을 올려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 실험을 위해 프로그램 코딩을 할 때 꼭 배경음악을 틀었다는 최훈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는 “음악이 자극적이면 우리의 신경을 포획하기도 하지만, 단순하고 반복적인 로파이 같은 음악은 오히려 다른 소리를 막아주는 차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젊은이들이 로파이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하면 스마트폰 등에 주의를 덜 뺏기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뱅크시 작품 또 도난…통째로 사라진 ‘고릴라 벽화’ 어디로?

    뱅크시 작품 또 도난…통째로 사라진 ‘고릴라 벽화’ 어디로?

    사회 비판적인 벽화로 유명한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Banksy)의 작품이 또 도난당했다. 21일(현지시간) 메트로는 영국 브리스톨시에서 뱅크시 벽화 한 점이 통째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사라진 벽화는 뱅크시가 활동을 막 시작한 2000년대 초 선보인 작품으로, 영국 브리스톨시 이스트빌 지역의 한 건물 벽면을 차지하고 있었다.‘분홍색 가면을 쓴 고릴라’(Gorilla in a Pink Mask)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뱅크시의 다른 초기 작품과 마찬가지로 낙서 취급을 받았다. 2011년에는 작품의 가치를 몰라본 건물주가 벽면을 모두 하얗게 덧칠해 훼손한 일도 있었다. 다행히 이듬해 복원 작업이 시작되면서 벽화도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로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클럽이었던 건물은 이슬람센터로 바뀌었지만, 벽화는 그 자리에서 계속 관광객 발길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지난주, 이 벽화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목격자는 “월요일만 해도 있었던 벽화가 목요일에 보니 온데간데없더라. 작품 앞에 주차된 승합차 한 대를 보고 복원 작업 중이겠거니 했는데, 승합차도 작품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고 설명했다. 도난 가능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브리스톨경찰은 정식으로 접수된 도난 신고는 없지만 사건을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누군가 철재나 석재 작업면을 절단하는데 사용되는 앵글그라인더 등 공구를 동원해 벽화를 떼 간 것으로 추정했다.한 지역 언론은 사라진 벽화가 ‘장미의 덫’(The Rose Trap)과 함께 복구 작업에 들어간 작품으로, ‘반달’의 표적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반달’은 예술·문화의 파괴자로 공공기물 등을 고의로 부수는 사람을 뜻한다. 활동 초기만 해도 단순 낙서로 오인받았던 뱅크시 작품은 유명세와 동시에 강도의 표적이 됐다. 2014년에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뱅크시 벽화를 훔치려고 벽을 뜯어낸 용의자가 현장에서 체포됐다.뱅크시가 2015년 프랑스 파리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2018년 파리 바타클랑 극장 비상구 문에 그린 벽화도 2019년 1월 도난당했다. 한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벽화는 1년 반 만인 올해 6월 이탈리아의 한 농가에서 발견돼 반환됐다. 브리스톨경찰은 흔적도 없이 증발한 ‘고릴라 벽화’를 누가 어디로 옮겼는지 알아내기 위해 수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글로벌 In&Out] 새 한일관계 위한 문재인·스가 정권의 과제/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새 한일관계 위한 문재인·스가 정권의 과제/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체제가 출범했다. 한국인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역사수정주의가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주요인이라고 봤으니 스가 정권에 거는 기대감이 작지 않다. 그런데 스가 총리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필자는 자민당의 한 유력 정치인의 “앞으로 한일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공손한 무시’”라는 말을 떠올렸다. 이번 대응은 한국 지적대로 ‘무시’였다. 아베 정권의 승계를 밝힌 스가 정권이 한일관계 타개를 위한 주도권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오히려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에 따른 현금화가 실행돼 일본 기업에 손해가 미치면 보복 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의 기대와 달리 일본의 다수 여론이 지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또한 민관 차원에서 대일본 대항 조치를 취할 것이다. 현재 한일의 긴장은 단순히 2018년 대법원 판결이나 아베 전 정권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2000년대에 뚜렷해진 한일관계의 ‘비대칭에서 대칭으로 전환’한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다. 따라서 양국의 정권교체로 한일관계가 변하기 어렵고, 한일 간 경쟁의식이 커져 쟁점에 대한 타협도 쉽지 않다. 특히 일본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한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는 사람이 많아진 점이다. 또한 과거에는 안보나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역사 문제의 표면화를 억눌러 왔지만 북한이나 미중 대립을 대하는 한일 간 괴리가 커지면서 억제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어려워졌다. 수출규제나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에서 보듯 과거사가 경제와 안보를 둘러싼 대립으로 파급될 뿐 아니라 새로운 역사문제를 재생산하는 악순환에 접어들었다. 게다가 한일 모두 정권 지지율의 저하를 만회하기 위해서 대립을 이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긴장은 ‘상대방의 책임’이지 ‘내 책임’이 아니다. 상대가 양보한다면 모를까 먼저 양보할 마음은 전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도 사회도 양보 못 하면 현재의 긴장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포스트 코로나’의 지구촌에서 미중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비슷하다. 양국 모두 안전보장에 관해서는 대미 동맹을 기축으로 한다. 경제에서는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인 한일은 미중 대립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 북한 문제까지 안고 있다. 미중 협력 속에 북한 비핵화를 통해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를 추구하려는 한국 외교는 더욱 어려운 국면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미중 대립의 격화 속에서 한일 긴장이 높아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본 일각에서는 ‘한국은 중국 의존이 심화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그러나 한국 내 논의를 보면 그 ‘의견’이 얼마나 한국을 모르고 나온 것인지 알 수 있다. 일본 사회는 미중의 틈바구니에서 북한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지 않는다. 적어도 고민을 공유할 수는 있을 텐데도 말이다. 그렇지만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와 사회에 그러한 어려움을 전달하는 노력을 하는지 묻고 싶다. 한일 정부 간에는 역사문제가 가시처럼 박혀 있어서인지 국가 생존 문제에 대한 의사소통이 충분하지 않다. 스가 정권은 북한 문제와 미중 갈등의 격화라는 상황 속에서 한일 간 괴리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한일 공통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 일본 외교에서 한국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평가함으로써 역사문제가 경제와 안보로 파급되지 않도록 관리했으면 한다. 그를 위해 한일 정상 간 소통을 긴밀히 하고 한국 정부가 ‘현금화’에 대해 전향적 타협안을 제시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도 청구권 협정과 대법원 판결, 피해자 구제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안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 [이은경의 유레카] 전지, 이동과 통신의 핵심 기술

    [이은경의 유레카] 전지, 이동과 통신의 핵심 기술

    2000년대 초반에 ‘디지털 유목민’이란 단어가 유행했지만 당시에는 그다지 실감나지 않았다. 유목민으로 살기에는 무선 인터넷 속도가 너무 느렸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디지털 유목민은 특별할 것 없는 단어가 됐다. 5G와 와이파이 덕분에 누구나 이동 중 ‘접속’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 디지털 유목민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전지다. 전지 기술은 계속 발전하지만 디지털 기기의 전기 사용량이 더 빨리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웬만한 사람들은 충전용 전지를 늘 가지고 다닌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콘센트 주변을 맴돌 수밖에 없다. 돌아 보면 전지는 처음부터 과학연구와 산업에서 중요했다. 대표적인 것은 1800년대 초에 등장한 볼타 전지였다. 볼타 전지는 구리판, 아연판, 소금물에 적신 천을 차례로 쌓고 그 양 끝에 전선을 연결한 형태였다. 과학자들은 볼타 전지를 사용해 물을 전기분해하고 나트륨, 칼륨, 칼슘 등의 원소를 분리할 수 있었다. 볼타 전지 이후에는 1836년에 나온 다니엘 전지가 널리 사용됐다. 다니엘 전지는 아연판을 황산아연 용액에, 구리판을 황산구리 용액에 담근 다음 아연판과 구리판을 전극으로 연결하고 두 용액이 아연이온과 황산이온을 교환할 수 있도록 ‘염다리’(salt bridge)를 추가한 구조였다. 볼타 전지보다 출력이 크고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다니엘 전지는 산업용으로 적합했다. 특히 1837년에 개발된 전신기에 널리 쓰였다. 전기통신은 ‘19세기의 인터넷’이라고 할 정도로 이전과 차원이 다른 통신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그러나 전기발전 산업이 정착된 뒤 산업용 전기는 전력망을 통해 공급됐고 전지는 이동 중 전기 사용이 필요할 때 주로 사용됐다. AAA, AA 규격의 건전지를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했던 때는 개인용 전자기기가 나온 뒤였다. 중장년 독자들은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나 삐삐라고 불렸던 무선호출기 등에 쓸 건전지를 다발로 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건전지 사용이 다시 늘어나자 일회용 건전지 대신 충전해서 계속 쓸 수 있는 충전 전지, 즉 2차 전지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2차 전지의 원조는 1859년에 납과 황산납을 황산에 담가 전류를 생성하는 납축전지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1881년에 처음으로 대량생산 가능한 납축전지가 개발됐는데, 이 전지는 용량이 큰 대신 무겁기 때문에 자동차 등에 주로 사용됐다. 개인용 기기에 쓰는 건전지를 대체할 2차 전지로 니켈카드뮴 전지와 리튬이온 전지가 개발됐다. 니켈카드뮴 전지가 먼저 개발됐으나 1970년대에 개발된 리튬이온 전지와 리튬이온 폴리머 전지에 그 자리를 내주었다. 이후 리튬이온 전지의 성능은 계속 높아졌고 개인용 기기 사용 증가와 함께 시장이 커졌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새것으로 바꾸는 이유 중 전지 성능이 큰 몫을 차지할 정도로 성능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다. 또한 새로 나타나 빠르게 성장 중인 전기자동차 시장은 2차 전지의 새로운, 그리고 가장 큰 수요처가 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는 경쟁력 있고 전망 좋은 분야이기도 하다. 대중들, 특히 미래 과학기술자들인 어린이, 청소년이 2차 전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
  • 동해-일본해 아닌 ‘번호’로 표기 한다

    동해-일본해 아닌 ‘번호’로 표기 한다

    국제수로기구(IHO)가 국제표준 해도집에서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던 동해를 일본해도 동해도 아닌 번호로 표기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해도집을 근거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 IHO의 방안대로 해도집이 개정되면 일본의 주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외교부와 IHO에 따르면 IHO 사무총장은 오는 11월 16일 화상으로 진행되는 제2차 총회에서 국제표준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개정을 위한 비공식 협의 결과를 회원국들에 브리핑하고 개정안을 부의할 예정이다. IHO가 발행하는 S-23은 해도를 만들 때 표준 역할을 한다. IHO는 2000년대 S-23을 개정하고자 했으나, 한일 양국이 표기 문제로 갈등을 빚음에 따라 개정에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IHO는 2017년 4월에 열린 제1차 총회에서 한국과 일본, 북한, 미국, 영국 등 관계국들이 비공식 협의를 하도록 했다. 아울러 IHO 사무총장은 전 세계 바다에 지명을 부여하는 대신 고유의 번호로 식별하는 체계를 도입하는 개정안을 제안해 관계국들이 논의해 왔다. 개정안이 11월 2차 총회에서 통과돼 개발되면 유일한 국제 표준이 된다. IHO 안건은 회원국 간 합의로 결정되는데 한국과 일본은 물론 회원국 대부분도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IHO 외에도 유엔과 각국 정부, 민간 지도업체 등을 상대로 일본해 단독 표기를 시정하고 동해 표기를 설득하는 노력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세계지도에서 동해로 표기한 비율은 2000년대 초 약 2%에 불과했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40%를 상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월드피플+] 알바로 한푼 두푼…부모 도움 없이 내집 마련한 19세 여성

    [월드피플+] 알바로 한푼 두푼…부모 도움 없이 내집 마련한 19세 여성

    집값 폭등으로 몸살을 앓는 호주에서 19살밖에 안 된 여성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17일(현지시간) 호주 데일리메일은 어릴 적부터 아르바이트하며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생애 첫 주택 마련에 성공한 메디슨 피커링(19)의 사연을 소개했다. 피커링이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품은 건 겨우 11살 때였다. 언젠가 본인 명의로 집을 사고야 말겠다며 얼마 되지 않는 용돈을 조금씩 모으던 그는 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나이인 14살에 본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1년 조기 졸업하고 대학에도 붙었지만 집을 사기 위해 곧바로 취업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대출 없이는 집을 살 수 없었다. 호주 집값은 2000년 이후 지금까지 150% 폭등했다. 같은 기간 임금 인상률은 50%에 그쳤다. 피커링도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 은행 문을 두드렸지만, 자기자본이 부족해 단칼에 거절당했다. 돈을 더 모아야 했다.아끼고 또 아껴 쓰며 저축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렇게 14살 때부터 피땀 흘려 번 돈은 총 3만 호주달러(약 2550만 원). 그 돈을 들고 두 번째로 대출을 시도했을 때, 피커링은 30만 호주달러(약 2억5485만 원)짜리 주택나대지 매입을 제안받았다. 내 집 마련의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피커링은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서 남쪽으로 50㎞ 떨어진 택지개발지구에 새집을 짓고 있다. 매주 어머니와 함께 건설 현장을 찾아 건축 상황을 점검 중이다. 그는 어떻게 19살에 내집마련 꿈 이뤘나 현지 부동산 전문가와 은행 관계자는 19살 나이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건 매우 드문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택지개발지구 관계자는 “여성의 나이를 고려할 때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억제와 부동산 버블로 집을 사기 어려워지면서 현재 호주의 생애 첫 주택 구매자 절반은 부모 도움을 받아 집을 마련하고 있다. 피커링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는 데는 젊은 무주택자를 위한 정부의 대출 보증이 한몫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해 5월 총선 막바지에 정부가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재정보증을 서겠다는 깜짝 공약을 내놨다.이에 따라 올해부터 호주 첫 주택 구매자들은 구매가 5% 정도의 자기자본만 있으면 은행 대출을 받아 주택 구매가 가능해졌다. 단 1년에 최대 1만 명까지 선착순으로 혜택을 볼 수 있으며, 보증 한도도 도시와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다. 여기에 더해 피커링은 생애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퀸즐랜드 주 정부의 1만5000 호주달러(약 1275만 원) 보조금과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경기부양책 일환으로 연방 정부가 내놓은 2만5000 호주달러(약 2125만 원) 건축장려금 혜택도 봤다. 피커링은 “부모님은 돈 한 푼 보태주시지 않았다”면서 “내 경우에는 자력으로 주택 구매가 5% 이상을 모았지만, 꼭 그러지 않아도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이 많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담보대출이 오히려 집값 폭등이라는 부작용을 낳아 악순환만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지난 8월 시드니대학교 캐머런 머레이 연구원은 관련 연구보고서에서 “1950~1960년대에는 담보 대출이 투자를 촉진하고 주택 소유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집값 폭등이라는 부작용만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주 외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 대한 타개책으로 세금 인상과 양도소득세 할인 폐지 등을 제안했다. 지난 30년간 호주 집값은 연평균 7%씩 상승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7.2%, 최근 10년 동안은 5%를 약간 웃도는 집값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선 넘는 일요일] 90년대 동물원 인기 스타 ‘라이거’…현재 국내 현황은?

    [선 넘는 일요일] 90년대 동물원 인기 스타 ‘라이거’…현재 국내 현황은?

    ‘선데이 서울’ 속, 연예인들의 파격적인 컬러사진 못지않게 화제를 모았던 기상천외한 사건들. 그 중 제286호(1974년 4월 14일자)에 실린 ‘수사자와 암호랑이 결혼, 한국선 처음 – 부산 금강동물원서 2년 후엔 ’라이거‘ 탄생’의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1974년 3월 31일, 부산 금강동물원에서 한국 최초로 수사자와 암호랑이의 결혼식이 열렸다. 식장을 겸한 신방은 동물원 속의 우리. 수사자·암호랑이 부부가 사이좋게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고 사육사들은 쾌재를 불렀다. 우리나라 최초의 이색 중매결혼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생후 7개월의 신랑, 수사자 ‘금강’의 본적은 아프리카며 출생지는 부산 금강동물원이다. 신부 암호랑이 ‘이순’의 본적은 벵골이며 광주동물원에서 태어난 8개월 생이다. 신부가 신랑보다 1개월 연상인 셈이다. 신랑·신부의 첫 대면은 1974년 3월 18일, 신부 이순이 광주동물원에서 금강동물원으로 옮겨옴으로써 이루어졌다. 정식으로 대면한 것은 1974년 3월 26일, 사육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둘은 조심스레 한 우리 안에 넣어졌다. 그러나 첫날엔 서로를 경계하며 으르렁대기만 했다. 이러기를 닷새 만인 1974년 3월 31일, 드디어 상대방을 핥고 머리를 비벼대는 등 친근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사자와 호랑이의 결혼을 시도하기는 이번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이었다고 한다. 당시 사육사들은 이 이색 부부 사이에서 새끼가 태어나기를 기대하는 눈치였다.라이거·타이곤·레오폰 수사자와 암호랑이의 2세를 ‘라이거(Liger=Lion+Tiger)’라고 한다. 당시(1974년)에만 하더라도 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라이거 탄생 사례가 없었다. ‘금강’과 ‘이순’의 2세를 얻으려면 2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호랑이는 만 2세가 넘어야 새끼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거의 생김새는 사자 머리에 호랑이 몸통을 닮는다. 머리 모양은 갈기가 달려있어 사자의 모습이며 몸통은 호랑이의 얼룩무늬로 덮여 있다. 성격은 수컷인 사자 쪽을 많이 닮는다. 반대로 수호랑이와 암사자의 2세는 ‘타이곤(Tigon=Tiger+Lion)’이라고 부른다. 타이곤은 라이거와 반대로 머리는 호랑이, 몸통은 사자를 닮게 된다. 성격 역시 수컷인 호랑이 쪽에 가깝다. 이외에도 수표범과 암사자 사이에서도 새끼가 태어날 수 있는데, 이것을 ‘레오폰(Leopon=Leopard+Lion)’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다른 종에게서 태어난 동물은 이름에서부터 수컷 쪽을 앞머리로 지을 뿐 아니라 생김새도 머리는 수컷을 닮게 된다. 호랑이·사자·표범이 서로 부부가 되어 새끼가 태어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모두 ‘고양이과’에 속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논리로 말과 당나귀 사이에서 ‘노새’가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라이거·타이온·레오폰·노새 등은 암수가 함께 살더라도 새끼는 낳지 못한다. 생식 능력이 없어 대를 잇지 못하기 때문이다. 라이거 탄생의 기원 호랑이와 사자를 한 우리에 넣어 동거케 한 기원은 192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독일의 크로네 서커스단은 인기 만회 작전을 위해 호랑이와 사자의 대결을 내세워 손님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들이 사이좋은 부부로 비약한 것이다. 이 부부 사이에서 세계 최초의 라이거가 태어났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라이거 탄생의 조건 하지만 모든 사자와 호랑이가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라이거 탄생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동물원에서 길러진 사자·호랑이의 인위적인 교배를 통해서만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갓 잡아 온 야생의 사자와 호랑이를 한 공간에 집어넣으면 서로 싸워 죽이고 말기 때문이다. 위의 ‘금강’과 ‘이순’이 바로 동물원에서 인공사육된 예다. 아쉽게도 ‘금강’과 ‘이순’ 사이에서 라이거는 태어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1989년 8월 29일, 용인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대호’, ‘야호’, ‘용호’ 3남매가 우리나라 최초의 라이거다. 현재 우리나라 라이거 현황 1989년 우리나라 최초로 이종교배에 성공한 ‘대호’, ‘야호’, ‘용호’ 3남매 탄생 이후 1990년대 라이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엔 10마리의 라이거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2001년에는 중국 하얼빈 동물원에 5마리를 입양하기도 했다. 단연 라이거는 동물원의 인기 스타였다. 하지만 여러 종류의 희귀동물이 등장하면서 라이거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점차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개체 수도 급격히 줄었다. 마지막 라이거로 불렸던 에버랜드의 ‘크리스(2002년생)’마저 최근 수명을 다하여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로써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라이거를 볼 수 없게 됐다. 글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영상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seungbeom@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바이러스 시대의 신한류, 한국 드라마의 재발견

    [홍석경의 문화읽기] 바이러스 시대의 신한류, 한국 드라마의 재발견

    언제부터인가 한국 대중문화의 좋은 소식은 대부분 외국으로부터 전해지고 있다. 봉준호 감독과 BTS의 일등 먹기 성과가 너무 커서 5년 전이라면 화들짝 놀랄 만한 성공담마저 눈에 차지 않는 상황이 돼 버렸지만, 지금 블랙핑크나 SM의 스타들도 수많은 나라의 차트를 지배하고 있고, 한국 영화도 한국 드라마도 놀라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지금 넷플릭스가 선두인 글로벌 영상서비스(VOD)들을 통해 그야말로 전 세계에 제공되고 있는 한국 드라마는 감히 신한류라고 부를 만한 새로운 단계로 ‘한드’의 국외 수용 현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공중파가 매개한 2000년대 초반의 동아시아 한류나 인터넷을 통한 전 세계 한류 팬덤의 형성과는 매우 다른 단계로의 진입이다. 유튜브와 각종 인터넷 콘텐츠 포털이 지배적 영향을 미치던 이 환경에 새롭고 강력한 플레이어인 글로벌 VOD의 등장은 다음과 같은 새로운 한류 수용 현상을 전개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바이러스 시대 한국인들이 본방 때 놓친 ‘나의 아저씨’와 같은 좋은 드라마에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준 것처럼 세계의 시청자들은 ‘킹덤’과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화제작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한국 드라마 모두를 동등한 경쟁 상태에서 접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넷플릭스 시청자들 사이에서 ‘응답하라 1988’가 대성공이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태원 클라쓰’가 인기이며, 브라질의 어느 50대 시청자에게는 한국에서 잊힌 2011년 작 ‘천상의 화원 곰배령’이 한국 드라마 최고작이고 개인의 인생 드라마인 수용 현상이 진행되는 중이다. 이것은 그동안 누적된 한국 드라마들이 우수한 인터페이스로 잘 매개되면 해외시장에서 좋은 2차 시장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하게 만드는 사실들이다. 늘 그렇지만 여러 이유로 전수조사가 불가능한 수용 현상을 전망할 때 과도한 일반화가 아닌지 여러 가지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데, 지금 적어도 이렇게 말할 수는 있겠다. 팬데믹 상태가 강제하는 실내에서의 긴 시간 인류는 열심히 뭔가를 보고 있는데, 이 중 하나가 한국 드라마다. 한국 시청자는 ‘이태원 클라쓰’ 속에서 이 시대 한국 사회의 다문화와 다양성의 문제를 어떻게 일상적 스토리에 포괄할 수 있는지를 보지만, 세계의 시청자들은 이와 더불어 동아시아에서 이런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것은 열린 사회 한국뿐이라고 이해한다. 또 드라마가 보여 주는 이태원 거리의 젊고 활기찬 모습과 남산타워가 보이는 전형적인 서울의 배경을 통해 팬데믹 이후를 꿈꾼다. 거기가 세계인의 나쁜 기분을 폭파해 버리려고 BTS가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어서 투척하는 곳이기도 하고. 넷플릭스로 처음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된 브라질의 50대 시청자는 ‘디어 마이 프렌즈’를 보고 추천 시스템이 제시하는 선택 중 ‘천상의 화원 곰배령’을 보게 됐다. 브라질 시청자에게는 매우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 펼쳐지는 진솔한 이야기와 사람들 사이의 상호 배려가 과도한 폭력과 선정으로 찬 자국의 팬데믹 현실과 텔레노벨라(TV 소설)를 탈피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이 어떻게 미국 시청자들을 움직이는지는 왜 미국에서 BTS가 인기인지를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다. ‘기생충’과 BTS 성공담의 짠내 나는 현실이 어려움에 부닥친 미국인들의 마음이 내면을 향하고 따스한 인간관계를 열망하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수용 현상들은 한류가 지금까지의 세계 속 팬덤 패러다임에서 대중문화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해 준다. 무엇보다 세계의 시청자들은 한국 드라마를 미학적 대상으로 인정하고 한국 드라마를 보는 이유가 잘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거에 일본의 ‘겨울연가’ 인기가 드라마의 질적 수준이 아닌 다른 수용의 맥락이 작동한 것이었다면, 신한류라고 감히 부를 만한 지금 떠오르는 한국 드라마 인기의 원동력은 질적 우위다. 일본 시청자가 한국 드라마는 수작이라 일본 드라마와 차이가 난다고 할 때, 프랑스 시청자가 한국 드라마의 조명과 연출과 연기에 대해 칭찬할 때, 그동안 한국 드라마가 걸어온 먼 길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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