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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놈 공개 무병장수 길 열었다

    [워싱턴·런던 외신종합] 인간 유전정보인 게놈 분석이 완료돼 유전자 염기서열이 대략적으로 규명됐다. 미국·영국·프랑스·일본·중국 등 18개국 공동 컨소시엄인 인간게놈프로젝트(HGP)와 민간기업 셀레라 제노믹스는 26일(한국시간 27일 새벽) 워싱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각자 연구해온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특정 염기서열이 어떻게 질병을 야기하고 병을 예방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손쉬워져 궁극적으로 신약개발과 질병 치료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공동발표와 관련,“인간 유전자의 염기서열 해독으로 ‘건강보건에 관한 전체적 전망’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릴랜드주 로크빌에 위치한 셀레라사는 인간게놈의 조합을 주내용으로,공동 컨소시엄인 HGP는 인간게놈 분석 초안을 주내용으로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25일 인간은 곧 지금보다 2배 이상 오래 살수 있게 될 것이며 1,200년을 살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영국의 유전자 연구 지도를 돕고 있는 정부 인간유전자위원회의원로위원인 존 해리스 박사가 인간게놈 해석 결과가 발표되는 26일에 때맞춰 타이완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 참가,이러한 전망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리스 박사는 그러나 유전자 공학의 진전은 ‘불멸의 종족’을 창조해내인구과밀과 세대간 경쟁이라는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이신문은 덧붙였다.
  • [21세기 과학 대탐험](16) 기상조절

    인류는 기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의식주를 해결하고 문화를 창출하면서살아왔다.지구상에는 무더운 적도지역,추운 극지역,비가 많은 지역,건조한사막지역,고산지역 등 다양한 기후특성을 가진 지역들이 분포하고 있다.이들지역에 사는 인간들은 각기 그 지역의 기후에 적응하면서 그들 나름대로의문화를 형성해왔다.그만큼 기후는 인간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옛날에는 사람들이 날씨에 적응하면서 살아왔지만 지금은 기상예보를 통해서 미리날씨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기후변화에 대한 수많은 노력과 연구를 통해 기후를 예측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해 지기는 했지만 자연의 오묘한 조화를완벽하게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하다.특히 이상기상에 따른 기상재해를 완전하게 피하기는 어렵다.기후변화와 그 영향의 실체를 알게 된 것은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IPCC(기후변화에 관한정부간 협의회)의 종합 평가보고서를 통해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00년 동안 급속한 산업화로 사람들이 배출한 온실가스(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염화불화탄소 등)의 증가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구평균 지표기온이 19세기 말 이후 0.3∼0.6℃ 정도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 수위가 과거 100년 동안 10∼25㎝ 상승했다. 따라서 인간을 비롯한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엘니뇨와 라리냐 등과 같은 현상과 더불어 세계 곳곳에서 막대한 인명과 재산의피해를 가져오는 기상재해가 속출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보고있다. 그러면 인류는 기상재해를 앉아서 당하기만 하는가?그렇지는 않다. 1992년 브라질 리오에서 154개국 정상급들이 참석한 모임에서 기후변화 협약을 맺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 전개하기로 약속했다.수많은과학자들도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고 최상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므로 미래는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첨단 과학시대에 고품질의 기상서비스를 위해서는 일기예보 정확도 향상,산업에 이용될 수 있는 다양한 산업기상정보의 생산,그리고 이들 정보의 신속한 전달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그럼 우선 예보의 정확도 향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보자.날씨는 주로 공기의 흐름에 의해서 지배되며,이러한 공기의 흐름이 미래에 어떻게 변하는 지를 예측하는 것이 일기예보다.따라서 일기예보를 보다 정확하게 하기위해서는 세밀하고 정밀한 기상상태를 알아야 한다.시·공간의 4차원 관측을 위해서 기상위성,기상레이더,지상관측,부이(바다에 떠있는 기상관측 장비) 등을 조밀하게 설치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상위성은 지구대기를 24시간 감시하는 눈의 역할을 한다.태풍,허리케인등의 발생,발달,이동 및 소멸과정을 위성으로 추적할 수 있다.기상레이더는좁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내리는 폭우를 잘 감시할 수 있으며,해상에서의기상상태는 부이를 통해서 관측되고 이들 자료는 위성을 통해서 수집된다. 일기예보의 발달과정은 컴퓨터의 역사와 같다고들 말한다.일기예보 모델은기능하면 많은 조건을 포함하는 것이 좋으나 조건이 많으면 많을수록 계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므로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이 조건에 대한 극단적인 예를 유명한 수학자 로렌쯔의 ‘나비효과’에서 볼 수 있다.중국북경에서 나비가 한번 날개 짓을 한 영향으로 다음 해 뉴욕에서 폭풍이 몰아칠 수있다는 이론이다.로렌쯔의 혼돈이론에 따르면 아무리 훌륭한 컴퓨터를 동원해도 날씨를 100% 정확하게 맞출 수는 없다. 그러면 아예 날씨를 바꿀 수는 없을까? 좋은 생각이지만 자연 현상인 날씨를 인위적으로 변경시키는 ‘기상조절’이 쉬운 일은 아니다.그러나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러시아,중국,이스라엘등 과학 선진국에서 인공증우,안개소산,우박억제 등의 기상조절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이러한 기상조절은 우리 인간이 인위적으로 유리하게 날씨를바꾸는 것으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날씨에 대처하는 첨단 기술이다. 인공증우 기술은 구름층은 형성돼 있으나 대기 중에 응결핵 혹은 빙정핵이적어서 구름 방울이 빗방울로 자라지 못할 때 인위적으로 구름씨를 뿌려 특정지역에 비를 더 많이 내리게 하는 것으로 미국,러시아,중국 등에서는 많은실험을 통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세계기상기구 자료에 의하면 기상조절에관한 연구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는 나라는 총 27개국이다.러시아는 1932년세계 최초로 인공비연구소(IAR)를 설립해 지속적으로 기상조절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인공증우,안개소산,우박억제 등에 관한 기술이 상당량 축적된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개소산 기술은 공항이나 고속도로 등에서 안개로 인해 항공운항 및 차량통행에 지장이 있을 때 인위적으로 안개를 없애는 것으로 가장 실용화된 기상조절기술이다.앞으로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안개로 인한 항공기 결항과 고속도로의 교통사고 및 차량통행 제한은 사라질 것이다.현재 러시아는 이탈리아와 공동으로 안개소산 실험연구를 알프스산맥 부근의 고속도로에서 수행중이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기상조절 기술은 태풍이나 허리케인 혹은 토네이도와 같은 악기상 현상이 나타났을 때 이것을 약화시켜서 없애 버리거나,이동방향을 피해가 미치지 않는 바다로 돌리는 기술들이 있다.조그마한 태풍 하나가 방출하는 에너지는 수소폭탄 100개를 합한 것보다 크다.때문에 이러한기술들은실용화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서 당분간은 경제성이 없어보이지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국제협력과 과학의 발달로 미래에는 필요한 기상정보를 손쉽게 받아볼 수 있고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인위적으로 날씨를 바꾸는 기상조절 기술이 실용화 될 것이다. 남재철 기상연수소 해양연구실장. *기상분야의 국제협력. 기후현상의 특성 중 하나는 인위적으로 지구상에 그어놓은 국경을 완전히무시한다는 것.때문에 기상분야의 연구에는 국제협력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류를 기상재해로부터 구하기 위해 공동으로 추진되는 기상분야의 국제협력은 기술혁명과 과학의 발전에 의해 더욱 추진력을 얻고 있다. 미국 일본 호주 EU 등은 세계기상기구(WMO),유네스코의 정부간 해양학위원회(IOC) 등 관련기구와의 국제협력 아래 최신 해양관측·통신·정보처리 기술을 구사해 전 세계 해양의 상황을 실시간에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있다.이른바 고도 해양감시계획(ARGO)이다. 지구표면의 7할을 차지하는 해양은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관측·감시가 부족했다.ARGO 계획은 해양의 변화와 상황을 전 지구 규모에서 관측할 수있는 시스템을 구축,장기예보의 정확도를 2004년에는 70%까지 비약적으로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현재의 장기예보 정확도는 45% 정도다. 이 계획에 참가하는 국가들은 프로젝트에 따라 지난 4월 일제히 국제적인표준규격으로 만든 1m 길이의 관측기(ARGO플로트)를 수심 2,000m의 해저에투하했다.관측기는 해류에 흘러다니다 10∼14일 간격으로 수면에 떠올라 바다의 깊이에 따른 수온,염분량 등의 정보를 기상위성에 보낸다.정보송신을마친 관측기는 다시 해저로 들어가 정보측정을 한다.각국은 수집된 해저정보를 기초로 기압배치도와 비슷한 그림을 작성,실시간으로 해양의 상태를 분석한다. 관측기는 해수면뿐 아니라 해저의 정보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기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해양순환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여기서 얻어진 해양관측 정보들이 축적되는 것과 동시에 해양데이터를 수집·해석·제공하는 시스템이 보완된다.참가국들의 연구기관들은 연구성과들을활용해 해양데이터 동영상화 기술을 향상시키고 해수온 예측모델 및 기후변동 예측모델을 고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일본은 ARGO계획을 밀레니엄프로젝트의핵심과제로 선정했다.참가국들은 2005년까지 태평양 대서양 등에 3,000개의관측기를 자국 주변의 해역에 투하하게 된다.거의 모든 해양상황의 실시간파악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85년부터 10년간 전개된 열대해양 및 전 지구 대기 프로젝트(TOGA)가 계절및 기후예측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TOGA 프로젝트는 엘니뇨의 해수면 온도편차와 그로 인한 대기순환의 변화를 여러 계절 규모에서 연간 규모까지 예측할 수 있는 과학적 기초를 마련했다.ARGO 계획도 수개월에서 수년간의 날씨와 기후의 변화를 예측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 한민족사의 뿌리 古代史…南北 인식차이 집중 조명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함에 따라 통일은 이제 꿈이 아닌 실현 가능한 일로 다가왔다.통일의 길로 나아가자면 준비할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 핵심은 민족 동질성 회복일 것이다.우리에게 하나의 민족임을 일깨워 주는 바탕은 남북이 공유한 경험,즉 역사이다.하지만 남과 북은 역사인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동질성 회복을 위해 메꿔야 할 그 간극을,민족사의 뿌리인 고대사중심으로 짚어 본다. [북한의 한국사 개관] 북한은 정권수립 직후 ‘조선역사편찬위원회에 관한결정서’를 채택해 역사연구와 역사서 간행에 박차를 가했다.그 목적은 인민에게 투쟁과 창조의 역사를 널리 알려 궁극적으로 ‘조선혁명’을 이루기 위해서였다.그러나 내부요인으로 여러차례 변화를 겪은 뒤 70년대 들어서야 ‘조선사’틀이 확정됐다. 지금 북한의 한국사 연구는 기본적으로 주체사상에 바탕을 두었으며,정통성을 고조선-고구려-발해-고려로 정리해 이 왕조들의 역사를 적극적으로 해석한다.민족활동의 중심지를 평양으로 규정해 역사적 의미를 계속 확장하는 것도 특징의하나이다. [민족의 기원] 한민족은 언제 어디서 비롯됐는가. 그동안 한반도 곳곳에서구석기 유물·유적이 발굴돼 대략 60만∼70만년 전부터 이 땅에 사람이 살았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구석기인들이 그대로 지금의 우리 민족과 연결된다고 보지 않는 게남쪽 학계의 정설이다.이견이 있긴 하나 대체로 청동기시대가 시작하면서 이주해 온 퉁구스족의 한 갈래를 민족의 조상으로 인정한다. 반면 북한은 구석기인이 혈통변화 없이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단혈성론(單血性論)’을 1970년대부터 고수해왔다.이는 주체사관에 토대를 둔 것이긴 해도 웅기 굴포리,상원 검은모루 유적 등의 발굴과 높은 형질인류학 수준에 힘입은 바 크다. [단군릉] 지난 93년 10월 북한은 평양시 강동군 강동읍 대박산에서 ‘단군릉’을 발굴,단군의 인골을 찾았으며 이를 연대측정한 결과 5,011년전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이는 단군의 실체를 인정함은 물론 고조선 건국연대를 삼국유사에 기록된 서기전 2333년보다 훨씬 끌어올린 것이다. 남한 학계는 충격을 받았으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북한의 정치선전으로 치부할 뿐이었다.다만 이형구 선문대교수를 비롯한 일부 학자들이 진지하게 검토했고,95년 8월 일본 오사카에서 분단후 처음으로 남북 학계가 공동 심포지엄을 여는 것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남한 학계의 주류는 여전히 단군의 실체조차 인정하지 않는데다,고조선 건국연대도 빨라야 서기전 10∼12세기로 봐 그 접점을 찾기가 극히 어려운 실정이다. [고구려 건국 연대] 삼국사기에 고구려는 서기전 37년 주몽이 건국했다고 기록돼 있다.남쪽에서는 이 기록대로 고구려 건국연대를 잡으면서도 막상 국가발전 단계를 말할 때면 이를 활용하지 않는다.고구려 뿐만 아니라 백제·신라 등 3국의 건국 연대가 과장됐다는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북쪽에서는 주몽이 고구려를 세운 때를 서기전 277년이라고 못밖는다.삼국사기 기록보다 무려 240년이나 앞서는 것이다.그리고 고구려의 전신인 구려가서기전 14세기쯤 독자적인 국가로 건국됐다고도 밝힌다(99년간 ‘고조선력사개관’66쪽). 이는 고구려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의도에서 나왔겠지만 남쪽에서 활용하지않는 사료들을 발굴해 내린 결론이어서 앞으로 남북간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고구려 건국이 당겨 올라가면서 주몽의 아들 온조가 세운 ‘백제 봉건소국’의 연대도 그만큼 따라올라갔다.하지만 남쪽에서 요즘 활발하게 연구하는 백제에 관해 북쪽에서는 새로운 이론이 거의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고대 한일관계] 일제강점기에 일본 식민사학자들은 한국사를 체계화하면서임나일본부설(일명 남한경영설)을 내놓았다. 서기 4∼6세기에 일본이 한반도남부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해 200년간 다스렸다는 주장이다.이에 대해 남북 학계는 이렇다 할 반론을 세우지 못했다. 그러다 1963년 북한의 김석형이 ‘삼한 삼국의 일본열도내 분국들에 대하여’란 논문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삼한·삼국의 세력이 각기 일본에 진출,수십 군데에 분국(分國)을 세웠다”는 이 학설은 임나일본부설을 일축한 것은 물론 거꾸로 한반도 이주민이 초기 일본 형성에 결정적인 몫을 했음을 강조했다.이후 김석형의 이론은 북쪽에서더욱 다듬어졌고 남쪽에서도고대 한일관계사 연구에 불을 댕기는 구실을 했다. 고대 한일관계사에 새 지평을 연 점은 북한 사학계의 큰 공헌이다.상대적으로 남북간에 논쟁거리가 적긴 하지만 남북 학계가 힘을 모으면 더욱 발전시킬 부분이기도 하다. [남북국시대] 백제·고구려가 망하고 신라가 한반도 중부이남을 석권한 시기를 남쪽에서는 오랜동안 ‘통일신라 시대’라고 불렀다. 그러나 요즘은 고구려를 뒤이은 발해를 합해 ‘남북국 시대’로 보는 인식이 학계에 일반화했다. 고교 국사교과서도 ‘통일신라와 발해의 발전’이라는 제목 아래 “남쪽의 신라, 북쪽의 발해가 함께 발전한 남북국의 형세를 이루게 되었다”(64쪽)고표현해 이를 일정부분 수용했다. 북쪽의 해석은 전혀 다르다.“신라의 통치배들이 당나라 침략자들의 힘을 빌어 제놈들의 정치적 야욕을 실현해 보려고 한 것은 아주 어리석고 옳지 못한생각이었다”(고등중 3년 ‘조선력사’교과서 70쪽)고 강력하게 비난한다.이같은 비판은 물론 고구려-발해로 이어지는 한반도 북부의 역사가 정통임을주장하기 위해서다. 이는 또 현재의 한민족이 언제 형성되었나를 판단하는 것과 직결된다.남쪽에서는 통일신라 때로 보는 반면 북쪽은 이를 부인하고 고려 때로 본다. 이용원기자 ywyi@
  • ‘오페라 이순신’ 로마 무대 진출

    한국의 ‘오페라 이순신’이 오페라의 본고장 로마에 진출한다. 성곡오페라단(단장 백기현)은 “200년 역사를 지닌 2,000석 규모의 이탈리아 로마오페라극장 초청으로 ‘오페라 이순신’을 오는 12월 5∼7일 이 극장에서 공연한다”고 8일 밝혔다.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이순신장군의 활약상을 그린 ‘이순신’은 지난 98년이순신장군 순국 400주년을 추모하기 위해 제작된 작품.충남 아산과 서울 예술의전당 등 무대에 올려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 로마 공연에선 원작 대본을 수정 보완하는 한편 이탈리아측이추천한 쥬세페 마주카와 니콜라 사말레 등 2명에게 위촉,서양음계에 국악리듬을 가미한 새로운 형태로 작곡한 작품을 올리게 된다. 허윤주기자 rara@
  • 새 영화

    ◆그녀를 보기만해도 알 수 있는 것. 여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는 자칫 은밀해져서,주제의식을 십분 전달하지 못하고마는 함정을 안게 마련이다.멕시코 출신의 신인감독 로드리고 가르시아의 데뷔작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그런 부담에서 자유롭다.다른 빛깔,다른 모양의 인생을 살아가는 여섯 여자들의 이야기를 한데 엮은 영화는 담백하고 명료하게 주제의식을 드러낸다. 성공한 캐리어 우먼의 전형인 산부인과 의사 키너.완벽해보이는 그가 집안에서는 구질구질하게 치매 노모를 돌보고 풀리지 않는 일을 카드점괘에나 의존하고 있으리라고는 누구도 상상못한다.잘 나가는 은행매니저인 레베카는 자유연애론자.독신주의를 신봉하던 그도 유부남과의 밀애끝에 임신을 하면서삶의 방식에 대해 새삼 치열하게 고민한다.동화작가로 사춘기 아들과 단둘이사는 이혼녀 로즈는 어느날 갑자기 이웃에 이사온 난쟁이 사내에게 사랑을느끼는 자신에 당황스럽다.타인의 인생에는 잘도 조언해주는 카드점쟁이 크리스틴은 정작 병으로 죽어가는레즈비언 친구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해줄 수없는 자신에 절망하고,형사 캐시와 점자 지도교사인 맹인 여동생 캐롤은 안타깝게 일그러지는 사랑때문에 힘들어한다.옴니버스식으로 이어지는 영화속캐릭터들은 낯설지 않다.겉은 멀쩡하지만 다들 서로 다른 무게의 삶을 감당해내느라 속앓이하는 모습들에 관객은 쉽게 감정이입하게 된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뤘지만 페미니즘 영화로 오해해선 곤란하다.단지 영화는 삶의 불가해성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역설적으로 이렇게 위무해줄 뿐이다다.“한순간도 이탈없이 자신감과 확신에 찬 삶이 어디 있을 수 있냐”고.글렌 클로즈,카메론 디아즈,홀리 헌터 등 주연급 여배우들이 이만큼한꺼번에 나오기도 드물다.올 칸국제영화제의 ‘주목할만한 시선’ 개막영화였다.18세 이상 관람가. 27일 개봉. 황수정기자. ◆스컬스. ‘머리’들이 뭉치면 일을 친다?아이비리그 대학 비밀조직의 비리에 착안한 롭 코헨 감독의 ‘스컬스’(원제 The Skulls)는 엘리트 지상주의에 확 찬물을 끼얹는 영화다. 명석한 두뇌에 잡기에도두루 능한 예일대생 루크(죠슈아 잭슨)는 아르바이트에 학자금 융자를 받아가며 근근이 학교를 다니는 고학생.그런 그에게 사회권력과 부의 핵심을 장악해온 200년 전통의 아이비리그 비밀조직 ‘스컬스’가 입회를 제의해온다.넉넉한 생활비와 화려한 미래가 보장되는 조건에 루크는 그만 현혹돼 그들에게 충성을 맹세한다.집단의 야욕을 채우려 선거를조작하고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조직에 회의를 느끼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단짝친구는 조직으로부터 억울하게 살해되고,그는 꼼짝없이 정신병원에 감금된 신세다. 권력과 명예욕에 눈 먼 소수 엘리트들이 농단하는 사회가 얼마나 절망적일지,영화는 뜨끔하게 경고한다.“권력과 정의는 태생적으로 한데 어울리기가 어렵지 않냐”고 역설하면서. 톰 행크스를 닮은 루크역의 죠슈아 잭슨은 ‘캠퍼스 레전드’,‘스크림2’등의 호러영화를 통해 얼굴을 알려왔다.시나리오는 ‘이레이저’,‘도망자 2’의 존 포그가 썼다.12세 이상 관람가.27일 개봉. 황수정 기자. ◆서브웨이. 뤽 베송의 ‘서브웨이’가 극장에서 선보인다.웬만한 뤽 베송 팬이라면 진작에 비디오로 봤음직하나,그렇지 못한 이들을 위한 정보 하나.85년 감독이 작가주의적 명성을 막 얻기 시작할 무렵의 초기작이란 걸 알면 근작들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영화의 무대는 번화한 도심속에 어둡고 칙칙하게 웅크린 지하철이다.세상이란 거대 기계를 움직이는 일개 부속물일 뿐 그안의 낮과 밤에 누구도 관심이없는 곳. 감독은 그 ‘소외된’ 장소성에 주목했던 게 틀림없다.아니나 다를까.주류사회에 끼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들을 그안으로 몰아넣었다.롤러보드를타고 다니는 좀도둑,번번이 그를 놓치는 ‘얼빵한’ 경찰, 그 사이를 오가며교묘하게 거래를 하는 꽃팔이 남자…. 주인공 프레드(크리스토퍼 램버트)와 일레나(이자벨 아자니)도 폼나는 인간유형은 못된다.건달 프레드는 우연히 뒷골목 조직 보스의 아내 일레나를 만나 지하철 세계에 합류하게 된다.외양은,쫓고 쫓기는 화면이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범죄영화다.사기와 폭력이 난무하는 속에서 그래도 음악밴드를 조직하려는 이들의 이야기가 영화의 한 축으로 설정돼 있다.삶의 열정은 어디서나 꽃필 수 있다는 교훈을 읽는다면 무리일까.15세이상 관람가. 27일 개봉. 황수정기자
  • 예술의 전당 200년 청소년 음악회

    예술의전당이 마련한 청소년 음악회가 22일 오후6시 콘서트홀에서 2000년 시리즈의 막을 연다. 이 음악회는 지난 90년 이후 10년동안 86차례 연주회에 18만147명이 다녀간 인기 프로그램. 올해도 4월부터 8월을 제외한 12월까지 매달 한차례 토요일 같은 시간에 열린다. 올해 프로그램의 특징은 구성과 해설·연주를 분리하여 체계적인 준비와 진지한 해설,완성도 높은 연주를 지향한 점.음악평론가 장일범이 주제에 맞게재미있고 밀도있게 대본을 만들면,전문진행자 한홍비가 마이크를 잡아 편안한 해설을 들려주고,정치용이 지휘하는 서울심포니가 완성도 높은 연주를 들려주게 된다. 4월의 주제는 ‘바로크 음악의 명곡들’로 비발디의 ‘사계’가운데 ‘봄’과 헨젤의 오페라 ‘세르세’에 나오는 아리아,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3번의‘아리아’와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1악장,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로 짜여졌다.(02)580-1300. 서동철기자 dcsuh@
  • [김삼웅 칼럼] 기회 선용않으면 역사가 보복한다

    분단 55년,6·25한국전쟁 반세기 만에 그것도 ‘전쟁의 달’로 각인된 6월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니,고난의 역사가 이렇게 우리에게 뒤늦게나마 성큼 ‘평화의 여신’으로 다가오는가,감개무량하다. 4·13총선을 앞두고 국가발전이나 남북화해·협력 등 민족문제는 제쳐두고오로지 정파적·지역적 대립으로 국민갈등을 증폭시켜온 정치권에 실망해온국민은 남북정상회담 개최소식에 민족적 자긍심을 되찾게 되었다. 영국의 정치학자 헤롤드 라스키는 “역사는 모든 국민에게 기회를 준다.그러나 그 기회를 선용하고 안하고는 그 국민의 자유다.다만 기억할 것은 역사는 주어진 기회를 선용하지 않는 국민에 대해서는 무서운 보복을 했다는 사실이다”라고 ‘기회의 선용’을 강조했다.18세기 이래 한국사는 제때에 ‘할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역사의 ‘보복’을 당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어느 측면에서 ‘역사의 보복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사가들이 놓치고 있지만 조선왕조시대 큰 사건 중의 하나는 소현세자의 의문사다.그는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가 심양과 북경을 오가며 독일인신부 아담 샬(schall. J. A)과 친교를 맺고 서양의 역법과 과학지식,천주교교리와 천주상 등을 접하게 되었다.조선인으로서는 최초로 서양문물에눈뜨게 된 사람이다. 역사적 기회 놓친 때 많아그러나 불행하게도 9년 동안 볼모생활 후 서울에 돌아와서 부왕 인조와 수구세력의 음모로 독살되었다.세자가 명나라보다 청나라쪽에 기울고 ‘서양오랑캐’의 문물에 빠졌다는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몰린 것이다. ‘만약’에 소현세자가 죽지 않고 집권하여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개화정책을 폈다면 조선역사는 크게 바뀌었을 것이다.조선은 소현세자가 죽고 232년 후인 1876년에,일본은 조선보다 22년 앞선 1854년에 서양에 문을 열었다.조선은 일본보다 200년 앞서 개국의 기회를 갖고서도 수구세력의 권력음모에 몰려서하늘이 준 기회를 놓치고 망국의 길로 빠져들었다.소현세자의 ‘개화’의 꿈이 물거품이 되고서도 몇차례 기회는 더 있었다.영·정조시대의 뿌리 뽑지못한 탕평책,병인·신묘양요 때의 쇄국정책,대원군과 명성황후의 갈등,한말개화파와 수구파의 대립,해방 후 신탁통치 문제 때 좌우분열,4·19 후 민주당 신구파분당 그리고 72년 7·4남북공동성명을 체제강화 아닌 통일의 기회로 선용했다면 역사는 크게 바뀌었을 것이다. 그때마다 정치지도자들의 무능과 권력욕이 대국(大局)을 놓치고 대세(大勢)를 바로 보지 못함으로써 역사적 기회를 잃게 된 것이다.이로 인한 역사의보복으로 나라를 빼앗기고 분단과 동족상쟁을 치르고 군사독재를 불러오고끝없는 남북대결과 IMF사태를 맞게 되었다. 지금이 또 한번의 기회가 아닐까.근착 ‘타임’지는 한국총선과 관련,여당이 패할 경우 구정치인과 재벌에 용기를 주게 된다면서 한국총선을 개혁세력대 반개혁세력의 대결로 분석했다.여당에도 반개혁인사가 존재하고 야당에도 개혁세력이 존재하지만 외신은 개혁 대 반개혁의 구도를 여야로 나누고있다. 이같은 외신보도가 아니더라도 이번 총선과 남북정상회담이 21세기 초 민족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계기가 된다.그것은 전세계가 단일시장이 되는 후기자본주의 세계사적 지각변동의 시점에서 우리가 얼마만큼 변화와 개혁을통해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느냐,얼마만큼 화해협력의 바탕에서 남북문제를 풀어가느냐,얼마만큼 정보화와 생명공학 등 첨단과학에접근하느냐의 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의 보복 두렵거든 이러한 세계사적,인류사적,문명사적 큰 변화의 물결에 어느 정당,어떤 인물이 적합한가,어느쪽이 통일지향이고 어느쪽이 분단고착적인가,어느 후보가깨끗하고 어느 후보가 더 유능한가를 분별하고 선택해야 한다. 옛날에는 군왕이나 지도자 몇사람에 의해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었지만 지금은 국민의 투표에 따라 역사가 달라진다.토플러의 지적대로 우리가 제2,제3의 물결에서는 낙오되었지만 제4물결에는 뒤질 수 없는 것이라면 총선과 남북 정상회담의 기회를 선용해야 한다.기회를 선용하지 못한,실패한 역사를돌이키면서 유권자 한사람 한사람이 올바른 주권행사로 21세기 민족사의 진운(進運)에 참여해야할 것이다. 주필 kimsu@
  • [새세기를 새롭게 비전’한국21’](12)’고급문화의 위기’

    (12)'고급문화의 위기'어떻게 극복할까 한 원로 연극인은 “6·25 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은 것이 하나 있다”고 한탄한다.전쟁 직후 피난지 부산에선 그래도 희망이 있었다고 한다.“연극공연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 한국연극의 앞날은 밝다”고들 했다는 것이다.그런데 상황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50년대 젊은이들이 장년·중년을 거쳐 노년에 이르는 동안 70년대에도, 80년대에도, 90년대에도 “젊은이들이 있어 한국연극의 앞날은 밝다”는 말은되풀이됐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선 지금도 연극공연장에서 나이든 관객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문학도 마찬가지다.한 때의 문학청년·소녀가 아니더라도 그동안 우리 대학은 엄청난 숫자의 문학전공자를 배출했다.과거엔 대학 전공의 절반가까이가인문계였고,그 인문계의 절반 이상은 어문학이었다.지금도 어문학 전공자는적지않은 숫자가 배출된다.공연예술이나 미술 영화 등을 포함하면 예술전공자의 숫자는 훨씬 불어난다. 그럼에도 고급문화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들 한다.시나 소설은 이른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몇몇을 제외하면,정부가 예산으로 생계비를 보조해야 할 정도로 책이 팔리지 않는다.글을 실어줄 지면은 늘었다지만, 원고료를 제대로주는 문예지는 많지 않다.공연예술 역시 공연장은 언제나 초대권 관람객으로 채워지거나,빈자리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애호가는 고사하고, 예술의공급자이자 수요자가 되어야 할 그 많은 전공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외형으로만 보면 우리 사회는 누구든 쉽게 고급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고급문화의 대중화’가 이미 이루어져 있어야 정상이다.그러나 현실은 고급문화대중화가 아니라 ‘고급문화의 특권화’나 ‘고급문화의 대중문화화’라는양극단으로만 치닫는다. 특권화의 길을 걷는 대표적인 분야는 음악과 무용·미술.서민들이라면 ‘돈없으면 자식들에게 가르치지 말라’는 충고를 듣는 대표적 분야이기도 하다. 이른바 고급문화의 전통이 굳건한 서구사회에서 연주자나 무용수·화가의 신분은 그리 높지 않았다.그러나 ‘고급문화’라는 수식어를 달고 수입되면서한국의 연주자나 무용가·화가는 경제적 상류사회의 전유물이 됐다. 도쿄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우에다 유조는 한국의 미술계를 진단하며 “왜예술대학이 예술인만 길러내느냐”고 반문한다.해외의 예술대학처럼,예를 들어 미술대학이라면 큐레이터와 미술관 운영,미술조명 등의 전문가를 함께 길러 내야 미술분야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그의 지적은 매우 타당하지만,한국적 현실에선 어려운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선진국이라면 회화나 조각 전공같은 창작 분야든,미술조명 같은 창작지원 분야든 사회적인 지위와 수입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그러나 한국에서 미술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고,잘해도 수입이 한정된미술조명을 택할 이유가 없다.여기엔 선진국보다도 그림값이 비싼 우리 미술시장의 왜곡된 구조도 한몫을 한다. ‘대중문화화’의 길을 걷는 대표적인 고급문화는 문학과 연극이다. 전체적으로는 침체되어 있지만 부분적으로는 활기를 띤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대중문화적 속성이 더욱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문학작품과 연극공연의 일부가 잘 팔려나간다 해도 그것은 대중성 때문이 아니라, ‘예술성’이라는 후광을 업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귀기울여야 한다. 시인 김정란은 “대중은 그 작품이 문화적 허영을 만족시켜 주기 때문에 읽는 것이지,그 작품을 대중문학이라고 생각하고 읽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그러면서 실제로 “나는 대중문학을 한다”고 공언한 베스트셀러 작가는더 이상 팔리지 않게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고급문학으로 포장된 대중문학이 문학의 존재기반을 뒤흔든다는 것이다. 연극도 마찬가지.벗기는 연극이 관객을 모으는 까닭은 ‘포르노’이기 때문이 아니라 연극이라는 ‘예술’로 포장했기 때문이다.실제로 벗기는 연극을시도하여 재미를 본 한 제작자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더욱 선정적인작품을 계속 무대에 올린다.논란이 가열될수록 손님은 더 들고, 비교적 순수한 연극인이라도 사법처리라는 ‘법’과 맞서는 이유가 장삿속인줄 뻔히 알면서도 벗기는 ‘예술’의 편을 들 수밖에 없다. 문학평론가 이태동은 문화를 “신이 불완전하게 만든 세계를 인간의 교육과훈련,그리고 사회적 경험을 통하여 완성시키는,인간적인 영역과 가치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이른바 고급문화가 중요한 것은 이처럼 대중문화라면 아예 수행하지 못하거나,아니면 조금밖에 수행하지 못하는 ‘인간적인영역과 가치를 확대하는’핵심수단이기 때문일 것이다.한국사회가 왜 고급문화를 ‘정상화’하고,나아가 부추겨야 하는지는 이 말 한마디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된다. 서동철 이순녀기자 dcsuh@. *우리의 전통음악 활성화를. 한 국문학 교수는 몇년전 인도방송이 만들어 해외에 내보낸 프로그램을 TV에서 본 때의 경험을 잊지못한다.20분 남짓한 프로그램은 인도의 전통악기인 시타르로 전통음악의 한 형태인 ‘라가’를 연주하는 것이었다. 그 교수는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지붕도 없는 공회당에 모인 사람들의 남루하고 지친 모습이 안쓰러웠다.그러나 연주가 시작되고,음악이 절정을 향해가면서 그들의 표정은 희열로 변해갔다. 라가가 잘 차려입고 멀리 떨어진 특별한 장소로 가야만 즐길 수 있는 예술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그렇다해도 한국같으면 해외에 보내는프로그램에 남루한 사람들만 모아 찍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제대로 배웠을 것 같지도 않아보이는 사람들이 서양 고전음악의수준을 뛰어넘는다는 라가를 이해하고 몰입하는 모습이 충격적이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엔 나레이션도 없었다. 보는 사람이 라가를 함께 즐기고,몰입하는 청중과 호흡을 같이하지 않는다면 한낱 가난한 인도의 현실을 보여주는 화면에 다름아니다.그것이 고급문화의 힘이고,고급문화로 단련된 사람들의 자존심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한국의 전통음악 문화는 어떨까.물론 라가가 인도음악에서 가장 인기있는일부분인만큼 전체 음악문화의 양상이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날 한국의 전통음악은 라가만큼 생명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단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사물놀이다.농악을 새로운 연주형태로 만들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는 점에서 뚜렷한 성공사례일 것이다.그러나 사물놀이가 환호를 이끌어내는 동안 정악과 아악이 침체의 길을 가고 있음을 인식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200년전 사람이라고 해서,그들이 작곡한 음악을 옛날음악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그럼에도 정악과 아악은 시대에 뒤진 옛날음악취급을 받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고 음악학자들은 걱정한다.가치를 몰라서그렇게 보는 것이지,알면 그렇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윤미용 국립국악원장은 “사물놀이가 우리 민족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정악은 우리의 세련된 문화와 높은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정악을 외면하면 한국 음악문화의 절반을 잃어버리는 정도를 넘어 음악적으로는 우리가 문화민족이라는 것을 보여줄 근거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순녀기자 coral@. *문화 지원정책 패러다임 바꿔야. 현재 한국에는 31개 공공 교향악단과 20여 민간 교향악단이 활동한다. 서양음악의 본고장인 유럽사람들은 숫자만 보고 깜짝 놀란다고 한다.유럽이나 미국은 갈수록 젊은층이 고전음악을 외면하고 있어서 교향악단이 쇠퇴기에 접어 들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크로스 오버’가 유행하는 이유도,‘문화의 다양화’등으로 포장하여 갖가지 애드벌룬을 띄워 놓았지만 고전음악 종사자들이 살아남기 위한고육지책의 하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고전음악의 르네상스가 도래한 것일까.그러나 우리 교향악단 단원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순간 기대는 실망으로 바뀐다.단원들은 대부분 조기 음악교육을 받았다.상당수는 나름대로 ‘영재’소리를 들었다. 음악을 전공하기로 마음먹으면 2,000만∼3,000만원짜리 악기를 사고, 한달에 200만∼300만원을 내 유명교수나 교향악단 단원에게 레슨을 받는다. 대학을 졸업하면 유학을 다녀오는 것이 순서.그러다 학업을 마치고 교향악단단원이 되면 한달에 60만∼70만원을 받는 것이 고작이다. 그래도 이름있는 교향악단에 취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민간 교향악단이라면 사정은 더욱 어렵다.많은 민간단체들은 월급보다는 수당으로 ‘수고비’를 주는 형편이기 때문이다.연습이나 연주회를 늘리려고 해도 레슨을 해야하는 단원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없다. 반면 몇몇 교향악단은 동구권 출신 연주자를 쓴다.그들은 수천만원 짜리 악기를 갖고 있지도 않고,수백만원 짜리 레슨을 받지도 않았다.대부분 평범한가정에서 태어나 예술가라기보다는 직업인이 되기 위해 음악을 배웠다. 봉급은 한국인단원에 비해 많지 않지만 고향에서 받던 액수보다는 많다.현상황에 대한 만족도는 내국인 단원에 비할 바가 아니다.연주횟수가 많아져도불평하지 않는다. 연주가 많아지면 연습이 많아지고,당연히 실력도 늘어난다.음악인의 사회경제적 상황이 이처럼 연주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한국인 단원들은 레슨비가 주수입원인 몇몇 유명 교향악단 소속이 아니라면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경제적 ‘홀로서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음악인의 경제적 종속은 음악계의 경제적 종속으로 이어졌다.이제 우리 음악계는정부든,기업이든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굴러가지 못하는 상황이다.그러니 음악계 자체가 스스로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가 되지 못하고,경제·사회적 상황에 좌우되는 종속변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의 문화지원 정책은 문화예술이 종속변수가 되기를 오히려 강요하는듯 하다.문인에게 주는 창작지원금 사업에서 보듯,창작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예술인들끼리 ‘밥그릇 싸움’을 벌이게 만들었다. 이제는 배고픈 이들에게 밥값을 나눠주는 방식이 아니라, 원인처방을 내려해당 장르의 구조를 바꾸어 가는 방식으로 고급문화 지원정책의 패러다임을바꿔야 한다. 서동철기자
  • “문화가 꽃피는 북유토피아 조성”…파주출판단지 이사장 이기웅씨

    경기도 파주시 교하면 문발리 자유로 옆 48만여평의 대지에는 요즘 새봄을맞아 ‘북(Book) 유토피아’를 짓기 위한 페이로더의 굉음이 우렁차다.모두1조원을 들여 파주출판문화정보단지를 조성하는 대공사이다. 26일에는 이 곳 단지에 전통가옥을 이전하는 공사가 펼쳐졌다.단지의 상징으로 삼기 위해 호남의 대표적 전통가옥인 전북 정읍 김동수씨의 사랑채를이전하기로 하고 이날 상량식을 가진 것. 이날 행사는 지난 89년부터 12년간 단지 조성사업에 힘을 쏟아온 이기웅 파주출판단지 이사장(열화당 대표·60)이 계획한 문화 인프라사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문화 인프라 사업이란 출판인들이 이곳 단지안에서 각종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시설과 자연환경을 꾸미자는 것. 이 이사장이 이 곳에 전통가옥을 옮기자는 발상을 하게 된 것은 강릉 선교장의 사랑채인 열화당을 가보고 반했기 때문이다.마침 인하대 김광언 교수로부터 지은지 200년이 된 김동수 가옥의 문화적 가치를 듣게 됐고,현장 답사를 거쳐 이전을 결정했다. 다행히 본채는 지방문화재로 지정돼 있었지만 별채는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않아 일이 쉽게 풀렸다. 이곳에 이전하는 별채는 원형을 최대한 되살리게 된다.허물어진 부분은 깨끗이 손보고,집에 맞는 고가구도 들여 놓는다.또 보일러를 들여놓고 방문객이 있으면 숙소로 제공할 계획이다. 문화 인프라 구축 사업내용은 한옥 별채의 이전뿐 만이 아니다.단지 안에풍력발전소를 설치해 운치를 더하고 3,9㎞에 이르는 샛강을 갈대가 어우러진휴식공간으로 가꾼다.이 이사장은 “단지를 단순히 책을 찍는 곳이 아니라각종 문화가 꽃피는 ‘문화 유토피아’로 꾸미려는 것”이라면서 “지식산업인 출판은 환경이 좋아야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단지의 건물과 도로 건설 등에도 세심히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단지 건축설계지침’을 작성해 단지 전체의 통일성과 환경보호 등을 꾀하고 있다.건물 높이는 물론이고 사용 재료까지 정했다. 예를 들면 갈대밭을관통하는 도로는 자잘한 돌을 깔아 운치를 살리도록 했다. 또 샛강을 깨끗이보전하기 위해 ‘환경 매뉴얼’을 준비 중이다. 단지를 조성하면서 아이디어맨,공상가,해결사 등 새로운 별명을 얻은 이 이사장은 “문화 인프라 사업은 ‘공동의 선’을 중시하면서 틀을 갖추는 데초점을 맞춰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출판단지를 ‘인간을 배려하는 도시’,‘자연과 공존하는 도시’로 만들려는 것이다.그의 이런 ‘원칙’은 조경 하나하나에서도 드러나 있다[정기홍기자 hong@]
  • [외언내언] 아! 봉정사

    지난해 5월 말 ‘봉정사의 앞뒤’라는 글을 이 지면에 쓴 후 거의 1년만에다시 봉정사 이야기를 하게 됐다.당시 지붕이 무너질 듯 내려앉은 봉정사 대웅전(보물 55호)과 비바람이 들이치는 처마밑에 방치된 극락전(국보 15호)벽화의 안타까운 모습을 전한 바 있는데,그 두달 후 시작된 해체수리 공사중 봉정사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귀중한 문화재임이 밝혀진 것이다.그동안 조선 초기 건물로 추정돼 왔던 대웅전이 고려때 건축물로 밝혀졌고,그후불벽화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387.5㎝×380㎝) 오래된 것으로 드러났다.놀랍고 반가운 일이다. 지금까지 한국 최고(最古) 벽화로는 1476년(조선 성종7년) 조성된 전남 강진의 무위사 극락전(국보 13호) 후불벽화가 꼽혀왔다.그러나 봉정사 대웅전지붕속에서 1428년(조선 세종10년)에 미륵하생도를 그렸다는 기록과 1435년(세종17년) 대웅전을 중창했다는 묵서명(墨書銘)이 발견됐다.봉정사 대웅전후불벽화의 구도는 석가영산회상도의 특성을 보이고 있으나 고려 불화 양식을 지니고 있어 빠르게 보면 고려말 아니면 늦어도 조선 세종 시대의 그림인 것으로 추정된다.어느쪽이든 국보급 최고 벽화임은 분명하다. 대웅전 역시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건물로 여겨 온 같은 봉정사 경내의 극락전(1363년 중수기록이 있음) 보다 더 오래된 건물일 수 있다는 주장이 이번에 제기되고 있다.해체공사중 대웅전 안 불단이 1361년(고려 공민왕10년)조성됐다는 묵서명을 바탕으로 “사찰의 중심건물인 대웅전이 극락전보다 늦게 건축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그러나 문화재청은 “대웅전의 다포계 건축양식은 극락전의 주심포계 양식보다 발전된 후대 양식이며 사찰의중심건물이 대웅전이 아닐 수도 있다”며 그같은 주장을 일축한다.건축양식과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극락전은 대웅전보다 100∼150년 앞선 1200년대 건물로 전문가들이 추정한다는 것이다.대웅전이 현존 최고 건물의 명예는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국보로 승격지정될 가능성은 높다. 한편 극락전 벽화는 적외선 TV카메라등을 이용해 조사한 결과 ‘다행히’고려 시대가 아닌 조선 후기 그림으로 밝혀졌다.19점의 벽체 가운데 15점에서 벽화가 발견됐는데 19세기 이후 그림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다행히’라는 표현을 쓴 것은 비바람 들이치는 처마밑에서 훼손된 벽화가 국보급이아니었다는 점에서다. 계획을 앞당겨 많은 예산을 투입해 봉정사 대웅전 해체보수 공사를 시작한문화재 당국의 용단에 박수를 보내며 독자 여러분께도 보수공사가 끝나는 내년쯤 경북 안동의 천등산 기슭에 자리잡은 봉정사로 꼭 나들이 다녀오시기를 권하고 싶다.불자(佛子)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곳에서는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다.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이후 촬영장소로 간혹 이용되는 영산암도 그곳에 있다. 임영숙 논설위원
  • [대한포럼] 베를린 자유대학

    독일 베를린의 자유대학(Free University)은 독일내 300여개 대학과는 태생적으로 다르다.독일은 중세이후 군주들이 영지별로 학교를 설립,오늘에 이르러 대학들마다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다. 세계대전후 서베를린을 관할하게 된 연합국은 구소련 관할지역에 있는 훔볼트대학에 상응하는 대학의 필요성이 절실했다.서방진영,특히 포드재단이 주도해 1948년 개교한 자유대학은 그래서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실현하는데 앞장서 왔다. 냉전시대 서방의 필요에 의해 미군사령부 인근에 설립된 자유대학은 처음부터 200년 전통을 가진 훔볼트대학과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었다.프로이센제국이 설립,언어학자이자 교육개혁가의 이름을 딴 훔볼트대학은 연륜과 더불어법률·의학·철학·신학에서 두각을 나타냈다.철학자 헤겔·피히테와 칼마르크스가 이 대학서 강의했으며 아인슈타인등 노벨상 수상자 29명을 배출했다. 서베를린의 자유대학은 그러나 냉전중 자유민주사상의 전파자로서 독보적인위치를 굳혔다.자유대학은 훔볼트대학이 공산정권에 접수된뒤 마르크스주의를강요받자 많은 교수와 학생들이 탈출해 옮겨옴으로써 짧은 기간내 명문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자유대학은 인문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쌓아 시장경제와 민주제도 발전에 이바지했다. 미국식 캠퍼스 유형을 도입한 자유대학은 냉전이 절정을 이루던 시기엔 반공산,반동독 학생운동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베를린 봉쇄기간인 63년 케네디미국대통령이 방문해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라는 유명한 연설을 하고 자유대학에서 메달을 받은뒤 학생들의 반소운동이 절정을 이루자 당황한 연합군측이 이를 완화하도록 학교당국에 압력을 가한 것은 이 대학의 특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그후 학생수가 2만여명으로 늘었으며 베를린 장벽이붕괴된 80년대말에는 5만명에 이르렀다. 학교 건물도 자유대학은 현대식 콘크리트 건물인데 비해 훔볼트대학은 고풍스러운 모습이다.통일후 두 대학 모두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자유대학은 민간단체의 지원이 크게 줄고 학생들이 훔볼트대학을 선호하고 있어려움이 더욱 크다.이같은 어려움은 시대적 변화이기도 하나자유대학의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은 변함 없으리라는 것이 베를린 시민들 믿음이다. 베를린은 유럽 중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역사적으로 갈등과 화해의 중심무대가 되어 왔다.냉전시대엔 동서의 지도자들이 체제의 우위를 과시하는 무대로,데탕트이후에는 화해와 협력의 현장으로 베를린이 갖는 의미는 크다. 베를린은 장벽의 붕괴라는 상징적 의미때문에 화해와 통일의 현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독일통일의 배경에는 자유대학과 훔볼트대학이 정신적 뒷받침이되어 왔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 못한다.자유대학은 자유와 민주의 상징이다. 유럽을 순방중이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0일 자유대학에서 남북정부당국간 대화를 제안한 것은 베를린의 지리적 특성과 자유대학의 상징성을 담고 있어 유럽순방 외교의 절정으로 꼽힌다. 특히 김대통령이 이 대학 교수와 학생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일 통일의 교훈과 한반도 문제’라는 주제로 진행한 연설에서 “베를린 자유대학과이 대학 출신들이 개교이래 동서독간의 화해와 협력,독일통일을 앞장서이끌어온 역사적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여러분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기위해 이 대학을 찾았다”고 운을 뗀 것은 베를린과 자유대학의 상징성으로인해 의미가 더욱 큰 것으로 평가된다. 김대통령이 “뜻깊은 자유대학을 방문한 이 자리를 빌려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한반도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와 남북간의 화해 협력을 이루고자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며 정부당국간 협력 및 특사 교환 등4가지 ‘베를린선언’을 발표한 것은 극적 감동을 더했다고 하겠다.연설이끝나자 좌석에 앉아있던 교수와 학생들이 기립박수를 보낸 것은 단순히 한외국지도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이 대학의 역사적 배경과 연설이 일치했기때문이라 하겠다. 이기백 논설위원 kbl@
  • [金대통령 유럽 순방] 프랑스 방문 결산

    [파리 양승현특파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은 이탈리아에 이은 ‘세일즈외교’의 연장이었으나 양국간 전통적 우호관계를 재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수행중인 박준영(朴晙瑩) 청와대대변인은 “시라크 대통령,조스팽 총리와의회담은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속에 진행됐다”면서 “특히 대화가 프랑스의6·25참전 때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한국 국민들의 따뜻한 우호와 깊은 신뢰등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가 오고갔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사회간접자본(SOC)건설을 위한 프랑스 유수기업들의 21억달러 직접투자 계획은 상당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평가다.원리금 상환이나 추가적인 재정부담 없이 사회간접자본을 건설·운영한 뒤 한국기업에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식(BOT)으로 이뤄져 양국 기업간 협력의 새 모델을 마련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이기호(李起浩) 경제수석도 “이같은 BOT방식의 대규모 투자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대통령의 제기로 성사된 중국 북경-상해를 잇는 철도건설사업에 테제베(TGV) 공동진출 합의와 시라크 대통령이 언급한 대우전자 로렌공장의 재가동과 프랑스 르노사의 삼성자동차 인수문제,차세대잠수함 및 전투기사업에프랑스 기업 참여 등도 양국간 신뢰와 우호협력관계의 큰 틀 속에서 논의됐던 현안들이다. 김 대통령은 또 프랑스측에 제 3차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관련,“곧 유럽연합(EU)의장국이 되는 프랑스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시라크 대통령도 “프랑스는 회의를 잘 치러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외규장각 도서반환 문제는 김 대통령의 ‘1개월내 해결’ 촉구에 시라크 대통령이 “협상대표에 맡기자”며 이견을 보였다. 또 우리측이 대한(對韓)투자유치를 원하고 이에 프랑스측이 무기 판매를 희망하는 뜻을 전하는 과정에서도 한·불 양국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희호여사 '그림자 행보' 내조외교. [파리 양승현특파원] 남편의 세일즈외교를 뒤에서 조용하게 돕는 ‘내조외교’.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함께 유럽 4개국을 순방중인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가 순방국의 교육·의료시설 등을 찾고 현지 거주 동포들의 아픔을어루만지면서 작으나마 정성을 보태는 ‘외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여사는 특히 7일 오전(현지시간) 영빈관에서 파리 한글학교 관계자들을만나 한글학교 교사(校舍) 구입을 위해 교민들이 모금활동을 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즉석에서 3,000달러를 기부했다.이 여사는 “동포 자녀들이 한민족으로서 긍지와 정체성을 잃지않고 훌륭한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작으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들을 격려했다. 파리 한글학교는 지난 74년 개교했으나 그동안 파리의 중·고교 건물을 빌려 ‘셋방살이 수업’을 해왔다.그러자 90년대초 재불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와 윤정희씨 부부,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씨 등이 기금모금을 위한 공연을 갖고 수입전액을 기부하는 등 모금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아울러 이 여사는 김 대통령이 시라크대통령 및 조스팽 총리와 회담을 하는동안 부인들과 각각 별도의 환담 시간을 갖고 파리의 문화재 보존방안,여성및 사회복지 문제 등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또 프랑스 하원이 지난1월 통과시킨 ‘남녀동수 공천’법안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여사는 네케로 아동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이미 200년전에 아동전용병원 건립을 계획한 프랑스야말로 아동·인권분야의 선구자”라며 프랑스의 역사를 평가하는 등 김 대통령의 외교활동에 힘을 보탰다. *이모저모. [파리 양승현특파원] 프랑스를 국빈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6일 오후(현지시간)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7일오전에는 프랑스 경제인연합회 초청 연설을 통해 대한(對韓) 투자유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세일즈외교’를 계속했다.또 낮에는 리오넬 조스팽 총리와회담을 가졌고 주불 한국특파원 접견,동포간담회 참석 등으로 프랑스 방문일정을 마무리했다. ◆프랑스 경제인연합회 연설 김 대통령은 파리의 대형 연회장인 파비용 가르리엘에서 프랑스 경제인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조찬 모임에서 “한국이 분단 국가라는 이유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으며,나는 여러분에게한국에 투자하기를 자신있게 권하고 싶다”며 ‘세일즈 외교’를 계속했다. ◆총리회담 김 대통령은 이어 외무성에서 조스팽 총리와 1시간 가량 회담을갖고 전날 시라크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논의하지 못했던 유라시아 네트워크 구축 방안에 대해 논의,‘네트워크 구축사업은 유럽과 아시아간 공동번영과 교류를 가져올 수 있는 밀레니엄 프로젝트’라며 프랑스측의 적극적인참여를 촉구했다. ◆하원의사당 방문 김 대통령은 하원의사당을 방문,파비우스 하원의장이 주최한 리셉센에 참석해 “프랑스는 인류에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선물한 나라”라고 평가한뒤 과거 자신의 구명운동에 노력해 준 프랑스 의원들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리셉션과 관련,주불 한국대사관측은 “외국 국가원수를 위한 리셉션을하원 의사당에서 개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김 대통령에 대한 특별배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언론 보도 르 몽드,르 피가로 등 프랑스 5대 일간지는 6일과 7일자에 김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과 회견기를 일제히 게재했다.르 피가로는 경제2면에 5단기사로 ‘한국,거리낌없는 세계화’라는 제하의 한국관련 특집 및김 대통령의 방문사실을 알렸고,르 몽드도 경제2면 중앙에 6단으로 김 대통령과의 회견기를 게재하고 ‘경제개혁만이 안정보장의 길’이라는 김 대통령의 언급을 소상하게 소개했다.
  • [외언내언] 산불경계

    20년생 전나무 한 그루가 성인이 내뿜는 양의 탄산가스를 흡수하고,또 들이마신 양의 산소를 공급한다고 한다.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인류재앙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사람이 태어나 전나무 한 그루를 심고 일생을가꾼다면 후손에게 물려줄 대기보존의 면죄부를 받은 셈이다.두 그루를 키운다면 문명생활을 위해 사용된 산소까지 보충하는 셈이다. 산림의 효용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나무가 인류에게 주는 혜택은 고마움을 느끼기에는 너무 커 누구나 지나치기 마련이다.산림청이 3년마다 실시하는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연 40조원으로 국가예산의 절반 가까이 된다.자원고갈로 국가의 생산활동이 정지돼 산림자원으로만 재정을 충당한다면 우리나라는 반년을 지탱할 수 있고,일본은 20년,독일은 60년이라는 비교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유엔이 성공사례로 꼽는 조림과 육림의 모범국이다.200년 인공조림 기술국인 독일과 버금하는 수준이다.국토의 65%가 산림지역으로 지난 30년동안 100억그루를 심고 가꾸었다.이제 어느 정도절대녹화는 이루어졌으나 30년 미만의 나무가 86%를 차지한다.나무 축적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과제다. 최근 잇따른 산불은 이같은 목표에 차질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건조한 봄철엔 산불위험이 높다고는 하지만 올봄은 벌써부터 좋지 않은 징후가 나타나각별한 대책이 요구된다.먼저 지난 2월중 발생한 산불이 지난해의 배인 80건이나 된다.더욱이 기상청이 올봄은 예년보다 강수량이 적고 기온도 높을 것으로 내다봐 3,800㏊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96년 고성산불의 악몽이 걱정된다. 안타깝게도 최근 산불중 지난달 14일 제주도 서귀포 앞바다 섶섬 산불로 천연기념물 16호인 파초일엽 자생지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무인도인 이 섬은솔잎난과 홍귤 등 난대성 식물들이 많은 자연식물원으로 보존가치가 높아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건만 한 낚시꾼의 실화로 4만여평의 산림이 훼손되고 말았다.전문가들은 다년생 파초가 되살아난다 해도 십수년은 걸려야 생태계 회복을 장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산불은 거의가 사람의 부주의가원인이다. 산림청이 올해 발생한산불의 원인분석을 보더라도 담뱃불·논두렁 태우기·성묘객 부주의 등 실화가 73%이고 원인이 안 밝혀진 기타가 27%이다.전 국토의 공원화를 목표로 한세대를 가꾸어온 산림이 한 사람의 부주의로 잿더미가 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산림은 후손과 공유해야 할 민족의 유산임을 새겨 새봄엔 모두가 산불예방에 협조해야겠다. 李基伯 논설위원
  • [金大中대통령 취임2주년] (하)남은 3년 청사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정 철학의 바탕은 국가경쟁력 강화에 있다.이를위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생산적 복지를 기본 이념으로 삼았고,4대 개혁을강도높게 추진하고 있으며,각종 개혁입법의 제·개정작업도 꾸준히 진행중이다.또 한반도 냉전구조 종식을 위해 국제 외교무대를 누비고 있다. 이렇게 볼 때 ‘김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향후 3년 국정 청사진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우문(愚問)일지 모른다.김 대통령의 업적은 뭐라 표현하든 국가경쟁력 강화의 결과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은 국가경쟁력의 원천을 지식과 정보로 보고 있다.지식 및 인터넷혁명이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고,우리도 예외일 수 없다고 강조한다.나아가문화창조력과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우리 국민에게 지금이 도약을 위한 가장 적합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지정학적 위치 또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동아시아지역의 물류·금융·무역·투자 등 비즈니스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임기 중 국제적인 비즈니스단지를 조성,세계 유수의 기업과 금융기관을 유치하겠다는 구상도 이에따른 것이다. 구체적 비전을 살펴보면 먼저 정보화시대에 맞는 전자민주주의의 실현을 우선 들 수 있다.김 대통령은 “인권과 민주주의에서 앞서가는 민주선진국가를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취임 2주년을 계기로 개통된 ‘인터넷 신문고’와 각종 개혁입법의 제·개정,검·경(檢·警)의 중립,건전한 여야관계 구축,지역주의 타파와 국민 통합 등이 세부 목표다. 여성의 권익보호와 지위 향상도 주요 목표의 하나다. 4대 개혁의 완성을 통한 탄탄한 경제체제 구축도 마찬가지다.특히 금융 부문이 전문성과 건전성을 갖추도록 개혁한다는 복안이다.다시는 ‘외환위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또 2%대의 물가안정 기조 속에 임기 말엔 1인당 국민소득을 1만3,000달러로 올리고 세계 7대 순채권국 위상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무엇보다 생산적 복지를 통한 중산층 중심의 사회 건설을 지향하고 있다.이들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는 복지국가의 구현인 것이다. 냉전체제 종식과 더불어 남북한 평화를 정착시켜 남북간에 자유로운 교류와왕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한반도의 평화안정도 청사진의 하나다. 이러한 비전은 결국 정보 강국화와 연결되고 있다.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와 교육의 일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차세대의 주역인 젊은이들을 위해 2002년 목표인 ‘교육정보화 종합계획’을 올해 안에 완결짓고 2005년까지초고속통신망을 구축하려는 노력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정 청사진은 4월 총선결과와 이에 따른 공동정권 유지 여부 등 향후 정국 추이가 가장 큰 변수이고,이는 김 대통령이 직면하게 될 첫도전이기도 하다. 양승현기자 yangbak@. *中언론 인터뷰기사 보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한국이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경제회복의 길로 들어서도록 이끈 뛰어난 지도자라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23일 ‘발전과 재도약을 미리 준비한다’는 제목으로김 대통령 회견기사를 국제면 머릿기사로 다뤘다. 김 대통령은 회견에서 외환위기 극복은 국민들이 ‘금 모으기 운동’ 등을전개하고,정부는 금융·기업·공공·노사 분야 등 4대영역에 대한 구조조정 실시 및 부정부패를 일소 등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인 공동 노력의 결과라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에서 대규모 전쟁 발발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데다 금강산 관광과 병행해 남북간 문화·체육 교류가 크게 늘어나는 등 두가지 측면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남북간 교류와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대북(對北)포용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1세기를 정보화 시대로 진단한 김 대통령은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첫발을 잘못 내디디면 주변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 2010년까지로 예정했던 초고속 정보통신망 건설계획을 2005년으로 5년 앞당기기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의 유력한 격주간 인물평론지 중화영재(中華英才)의 2000년 4호는김대통령을 표지인물로 다루면서 7개면에 걸쳐 ‘넘어뜨릴 수 없는 강력한인물’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이 잡지는 김 대통령이 금융위기를 극복함으로써 탁월한 능력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렸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김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한 데 힘입어 97년 말대통령선거에서는 40%대의 득표로 당선됐으나 지난해 말 지지도는 82%로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김규환기자 khkim@. *金대통령 최근 어록.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전직 대통령에서부터 환경미화원,소년·소녀가장,무의탁 노인 등 소외 계층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하다.지난 2년 동안 무려 1,881회(하루 3.8회)의 크고 작은 행사를 가졌다. 김 대통령이 이들을 만나 ‘말씀자료’(청와대에서 부르는 대통령 당부사항)’를 얘기하는 시간은 20∼30분 정도씩 잡혀 있다.하지만 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씀자료’의 생명력은 전적으로 김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컴퓨터 프로그램처럼 끝없이 업그레이드(단계를 높임) 하기 때문이다.저명 인사 접견이나독서 등을 통해 새로운 버전이 생기면 삭제와 추가를 반복한다. 정보화를 강조하면서 등장한 단골 메뉴는 ‘해동불교’와 ‘조선유학’이다.우리 민족의 높은 교육열과 문화창조력을 강조하기 위해서다.중국으로부터불교와 유학을 받아들였지만 동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역설한다. 최근 추가된 대목은 80년대 초 옥중에서 읽었다는 앨빈 토플러의 저서 ‘제3의 물결’과 우리 민족의 ‘신명’이다.민주주의와 정보화는 수레의 양바퀴라고 설명한다.또 국민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문한다. 미국 시스코사의 챔버스 사장과 GE사의 잭 웰치 회장,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의 어록도 자주 인용한다. “산업혁명은 200년이 지나서 바뀌었지만 인터넷 세상은 30년이면 바뀐다”(챔버스 사장) “한국 사람의 핏속에는 모험정신이 흐르고 지적인 게 있다”(잭 웰치 회장),“인터넷 발전을 위해 교육과 개혁을 해나간다면 선진국에 몇년씩 뒤처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따라갈 수 있다”(손정의 사장). 양승현기자
  • [김삼웅 칼럼] 콩도르세와 진보와 理性

    분명한 것은 2000년의 태양이 떠오른 지 한참인 데도 이땅 곳곳에는 중세의커튼이 드리워져 있다는 사실이다. 국회와 지방의회가 있는데 100년 전에 활동했던 만민공동회가 다시 열리고,국회는 특정인 보호를 위한‘방탄’역할이나 하고,북한 김정일에 대한 대통령의 외교적 수사를‘주적 고무찬양’‘좌익광란’으로 몰아친다.증권회사애널리스트의‘외국인투자동향 설명’이 선거법상‘후보자 비방’혐의로 고발되고 여야 정당은 시민단체의 공천 부적격자들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재공천한다.후진 정치의 미개한 현상이 난무한다. 프랑스혁명기의 진보지식인 콩도르세는 대혁명이 과격파의 손에 장악되고‘피로써 피를 씻는’유혈사태가 계속될 때 쫓기는 몸이었다.저명한 계몽사상가·수학자·사학도인 그는 1795년 2월 콩코로드광장에서 가까운 파리의 한구석진 방에 은신하여 매일 가까운 동지들이 처형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언제 그런 꼴을 당하게 될지 모르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 콩도르세는 그런 위험 속에서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도 또 오늘까지 과학과 문명이 이룩해온 진보를 관찰해봐도,또 인간정신의 희망에 대하여 하등의제한을 두지 않았다고 믿을 만한 가장 유력한 동기를 찾아낼 수 있다”는 낙관적 신념으로‘인간정신진보사’를 썼다. 역사학자 크로체가‘18세기의 유언’이라고까지 평가한 바 있는 이 책에서그는 “하느님이 이 세상을 창조했는지는 모른다.그러나 그 다음에 인간사회를 만든 것은 사람이다.따라서 좋든 나쁘든 그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그러나사람이 제 손으로 만든 이상 그것을 좋게 개량하지 못할 까닭이 없다. 또 인간에게는 이성의 힘으로 한층 훌륭한 사회를 만들고 스스로 행복해질 권리와의무가 있다. 그만큼 이성의 힘이 인간에게 주어져 있다”고 썼다. 인간의 이성을 높이 평가한 콩도르세는 미래의 세계를 지극히 낙관하면서‘인류 미래의 희망을 세 가지로 압축’하여 “각 국가 사이의 불평등 파괴,통일국가 내에서의 평등의 진보,인간의 진정한 향상”을 꼽았다. 그는 인간으로서 겪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망하거나 증오하지 않고 인간의이성과 역사의 진보를 믿으며 인류의 장래를 낙관하는 신념에서‘ 인간정신진보사’를 썼다.사후에 출판된 이 책에는 “이성말고는 어떠한 주인도 인정하지 않는,자유인의 세계에만 태양이 빛나는 시대가 올 것이다.그때가 되면폭군과 노예,성직자들과 그들의 우둔하고 위선적인 도구에 지나지 않는 종교의 신자들은 역사 속이나 무대 위에서밖에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란 명구가 담겨 있다. 인간의 이성을 역사의 주인으로 인정하는 콩도르세의 진보사관은 그‘주인’까지 포함하여 수많은 이성적 인간과 반이성적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 두세기를 넘기고 21세기를 맞았지만 여전히 반이성의 낡은 커튼을 걷어내지 못한 상태이다. 그것은 지나친 감정과 장소에 따라 잣대를 달리하는 이기주의에서 발원한다.칸트가‘이성의 공적행사’에서 쓴 대로 인간의 인간다움은 이성의 소유에있고 이성은 공적행사일 때만이 가치가 있는데 이성의 존재인 인간이 반이성의 행동을 서슴지 않음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역사의 진보를 위해 프랑스혁명에 참가했다가 희생당한 콩도르세의 최후는비참했다.여섯살난 딸과 피신해 있던 친절한 여관 주인에게 화가 미칠 것을우려하여 새 피난처를 찾아나섰다가 체포되어 재판 절차도 없이 다음날 하수구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호주머니에는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집 한권이 들어 있었다. 죽을 때까지 인간 이성의 진보를 믿으며 인류의 장래를 낙관했던 이 진보적 계몽사상가의 신념은 20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미래의과제로 남는다. 우리는 언제까지 달팽이처럼 갑골(甲骨)에 갇혀서 탈색한 이념 타령과 지역주의와 반이성의 증오심에서‘달팽이 뿔 위의 쟁투(蝸角之爭)’를 계속할 것인가. 모든 동물을 만든 제우스신이 동물들에게 선물을 주었다.새에게는 날개,짐승들에게는 뿔과 이빨,또는 깃과 털을 주었다.선물을 못받은 인간이 항의했다.제우스신은 “세상 어느 짐승의 힘보다 세고 조류보다 빠른 이성을 주었다.만물의 영장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김삼웅 주필
  • 미리가본 21세기 첨단정보통신

    새천년은 정보화시대이다.지난 200년이 기계와 모터,에너지에 힘입은 산업시대라면 앞으로는 컴퓨터,인공위성,이동전화로 움직이는 시대이다. ‘미래는 어떻게 시작될까-새천년의 정보통신’(앤터니 윌슨 지음 김태영옮김 도서출판 다섯수레)은 우리가 몰랐던 놀랄 만한 발명품들이 우리의 의사소통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와 새로운 개발품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를 소개하고 있다. 2005년이 되면 인공위성이 많이 발사돼 우리가 세계 어디에 있든 상대방과연락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또 광섬유가 인터넷을 진정한 정보 초고속도로로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2015년에는 홀로폰이 등장해 레이저를 이용,통화자의 모습을 3차원 입체영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지금까지 쉽게 보지 못한 사진자료와 컴퓨터 그래픽화한 그림,역사적 사건과 미래 세계를 예측한 연대표를 실어 읽는이의 이해를 도왔다.또 책뒤에는 정보통신과 관련된 가볼만한 곳과 웹사이트까지 상세하게 소개했다. 값 9,500원김명승기자
  • [외언내언] 코스닥 돌풍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벤처·중소기업 등의 주식거래대금이 연일 증권거래소시장을 앞질러 화제다.지난 8일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4조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거래소시장에 상장(上場)된 주식거래대금 3조5,000억원을 웃돈 데이어 9일에도 같은 상황이 전개됐다.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시키기에는 회사설립연수나 자본금규모,일정기간일정수준의 수익률 유지 실적 등 갖가지 자격요건이 미달한 첨단기술관련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코스닥시장이 겨우 설립 4년 만에 44년 오랜 역사의 거래소시장을 앞선 셈이다.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쳤다고나 할까. 설립 당시엔 시장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투자주식의 환금성도 별로 좋지 않아서 위험한 시장으로 인식됐던 코스닥의 이같은 급성장은 일단 우리경제의미래와 관련,밝은 전망을 갖게 하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등록기업들의 주류가 21세기형 첨단산업인 인터넷 정보통신 반도체 유전공학 등으로 이뤄졌고 현재 이들 업종의 투자가치는 세계 공통으로 급상승세를 타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의 소리에도귀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이른바 묻지마 투자 식으로 뇌동매매(雷同賣買)에 나서는 경향이 적지 않아 거품화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코스닥이 본을 뜬 미국 나스닥도 초기에 일부 이러한유(類)의 블라인드(blind) 머니게임으로 시장건전성이 훼손된 것으로 전해진다.국내 금리가 낮고 부동산 등의 환물시장이 투자매력을 잃고 있는 점도 고수익을 노리는 부동성(浮動性) 시중 여유자금을 코스닥으로 몰리게 하는 이유다. 벤처기업들이 기술개발은 제쳐 놓고 주가관리에 더 신경을 써서 허위공시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코스닥등록이 재테크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이다. 미국 벤처증권시장 나스닥의 성공을 통해 코스닥의역동적인 미래를 보는 것이 결코 허황된 일은 아닐 것이다.그러나 나스닥이세계를 제패중인 최첨단기술 개발기업들의 장기간에 걸친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각고의 노력으로 설립 27년 만인 지난해 200년 역사의 뉴욕증권시장을 앞질러 세계 제일의 시장이 된 데 비하면 우리 코스닥 확장속도는 아무래도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나스닥은 오랜 기간 미국민의 개척정신과 창의력을 뒷받침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인텔 등의 벤처기업을 세계초일류로 키우는 요람이 됐다. 지난 10여년 동안 미국경제가 활황세를 유지토록 견인역할을 한 것도 이들벤처기업이다.코스닥은 시장이 커질수록 무엇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시제도 투명성 제고에 힘써야 한다.시장의 신뢰감만이 코스닥의 장래를 보장할 수 있다고 본다. 우홍제 논설주간
  • [시론] 유길준과 커즌

    최근 두 권의 책을 읽었다.유길준의 ‘서유견문’과 커즌(George Curzon)의‘극동의 제문제’라는 책이다.유길준은 100년전 한말의 격동기를 살았던 학자요,정치가요,개화운동가로서 1880년에는 일본 게이오대학에서,1883년에는미국 보스턴대학에서 수학했고 1884년 유럽을 거쳐 귀국하게 되는데 그때 보고 듣고 겪은 것을 기록한 책이 ‘서유견문’이다. 커즌은 유길준과 거의 동시대의 사람으로 영국에서 태어나 인도 총독,옥스퍼드대 총장,외무장관을 지낸 학자요,정치가요,외교관이다.그가 1880년대와90년대에 두 번 극동을 여행하면서 이토 히로부미,고종,이홍장 등을 만나면서 당시 일본,조선,중국의 정치상황을 비교·분석한 책이 ‘극동의 제문제’이다. 먼저 커즌의 책은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가.필자는 이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고 책을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당시 조선에대한 지독한 표현들에 자주 비분강개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명약은 입에 쓰다”는 격언을 의지하여 당시 그의 우리에 대한 표현을 책에 나오는 순서대로 옮겨 적으면 다음과 같다. ‘조선은 블라디보스토크와 나가사키 사이에서 함부로 차이는 축구공’,‘관공서는 나라의 원기를 북돋우는 기능 대신에 무고한 백성의 피를 착취하는 기능을 한다’,‘저주스러울 정도로 조선을 황폐화시킨 관료주의’,‘구태의연하고 고집불통인 조선이라는 나라’,‘동아시아의 민족들 중 가장 무기력하고 생기없는 조선민족’,‘조선보다 개혁을 더 필요로 하는 상황에 처한나라는 지구상에 없을 것’ 등.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에게 치명타를 가하고있다.“조선의 개혁이란 마치 시지푸스의 신화와도 같다.온갖 힘을 다하여땀을 뻘뻘 흘리며 꼭대기까지 밀어올린다고 할지라도 시지푸스의 바윗덩어리는 또다시 굉음을 내며 산 밑으로 굴러 떨어지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또 하나의 충격이 있었다.그것은 외국에서 오래 사는어느 분이 이 책의 내용에 대해 흥분하며 얘기하던 내게 들려주던 말이었다. “나는 세계의 수도에 살면서 한국을 잘 안다는 여러 지식인들을 만났는데아직도 그들의 우리에 대한 솔직한 시각이 커즌의그것과 근본적으로 달라진것이 없다”는 것이었다.그는 계속해서 “중국속담이 있지요. 옷을 바꾸는데100년, 말을 바꾸는 데 200년, 생각을 바꾸는 데 500년, 행동을 바꾸는데 천년이 걸린다고요” 이어서 유길준의 ‘서유견문’은 오늘의 우리에게 두 가지의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첫째,나라의 개혁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뜨거운 열정이다. 지금부터 100년전에 그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에 사람이 없는것이다.천자도 사람이고 필부도 또한 사람이니 천자니 필부니 하는 것은 이세상의 법률이나 윤리로 지위의 구별을 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그리고 국가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 “천하의 어떤 나라든지 그 거칠고 어두운 옛날의사물을 개혁하지 않는다면 그 풍속이 야만적인 부락과 어찌 다를 것인가”라고 갈파하고 있다. 둘째,나라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그는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진취적인 기상을 역설하면서 “정부 안에 더럽고 욕된 일이 있어도국민들 사이에 씻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지 않으면 모든 일에 구차한경영과고식적인 꾀를 제거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급기야는 “착한 국민 위에 나쁜 정부 없고,나쁜 국민 위에 좋은 정부가 있을 수 없다”고 부르짖고 있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라틴어로 개혁의 의미에는 목숨을 바치지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뜻이 들어있다고 한다.몇년 전 어느 역사가가 “우리에게는 성공한 혁명은 있어도 성공한 개혁은 없다”고 했는데 새천년의 역사에는 우리가 최선을 다해 기필코 성공한 개혁의 기록을 남겨야 하리라.유길준과 커즌이 어느 곳에선가 만났다면 그들은 오늘 무슨 얘기들을 나누고 있을 것인가. 이계식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장
  • H.O.T ‘평화의 시대’ 한·일합작영화 주연

    1일 중국 베이징에서 단독공연을 갖는 등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댄스그룹 H.O.T가 오는 7월 국내개봉할 예정인 한·일 합작영화 ‘평화의 시대’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이 영화의 홍보를 맡은 인츠필름은 31일 “국내 입체영화 전문업체인 마이넷 코리아와 일본의 컴퓨터 그래픽 전문회사인 시로구미(白組)사가 각각 70억원씩을 부담,최근 제작에 들어갔다”고 밝혔다.특히 이 영화는 네티즌을 대상으로 제작비를 모금할 계획이어서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영화 줄거리는 H.O.T 멤버가 2200년 우주축구대회에 출전해 우승한다는 것. 제작진은 오는 5월말 촬영과 애니메이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
  • 美 제퍼슨 前대통령 흑인후손 공식 인정

    [워싱턴 AFP 연합] 미국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토머스 제퍼슨(1743∼1825)제3대 대통령이 흑인 노예와 오랜 육체적 관계를 가졌으며 그 사이에 최소한한 명의 자식을 두었다는 설이 사실로 인정을 받았다. 토머스 제퍼슨 기념재단은 27일 제퍼슨 전 대통령이 28세 연하였던 흑인 노예와의 사이에 자식을 두었다는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200년이나 된 해묵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재단측의 결론은 제퍼슨 또는 그와유전적으로 매우 가까운 남자가 흑인 노예 샐리 해밍스를 임신시켰음을 확인해주는 유전자(DNA) 감식 결과를 포함,5개월간에 걸친 철저한 증거조사 끝에내려진 것이다. 대니얼 조든 제퍼슨재단 회장은 “부계 확인은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가능한 모든 증거를 철저히 조사한 뒤 제퍼슨 전 대통령이 해밍스와 오랜 기간 관계를 가졌고 그가 해밍스의 자식들 전부 또는 최소한 한 명의 아버지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제퍼슨의 사저를 개조,박물관 겸 제퍼슨 연구소로 운영하고 있는 재단측은하루전만해도 ‘제퍼슨의 흑인 혼혈 후손설’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했었다.그러나 조든 회장은 하루만에 입장을 번복,“우리는 명예를 존중하는 많은 사람들이 혼혈 후손설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그러나 우리는 이제 학문의 발전을 위해 조사위원회의 발견들을 수용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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