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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숨은 걸작 모였다… 서울, 미술로 물들다

    세계의 숨은 걸작 모였다… 서울, 미술로 물들다

    커푸어 11억원作 구입 의사 밝혀20억대 박서보·백남준作 선보여유명작 적은 반면 韓·亞 비중 늘어해외 인사들 뭉크전도 함께 즐겨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과 한국화랑협회가 주관하는 국내 대표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이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동시에 개막했다. 프리즈와 키아프를 합쳐 모두 300여개 갤러리가 참석해 세계적인 예술 중심지로 우뚝 선 서울의 모습을 실감할 수 있었다. 1시간 단위로 관람객을 나눠 입장시키면서 혼잡을 줄였으며 중간중간 샴페인을 마시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삼삼오오 모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모습 등도 찾아볼 수 있었다. 프리즈 서울 1~2회에 선보인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등 미술관에서만 볼 수 있었던 거장의 작품은 없었지만 전 세계 동시대 미술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한눈에 만날 수 있었다. 세계 4대 갤러리 중 하나인 데이비드 즈위너 부스는 수십억원대를 호가하는 세로 130.3㎝ 가로 162㎝의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 회화부터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호박 조형물까지 배치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리슨 갤러리는 사라 커닝햄의 대형 회화 작품과 애니시 커푸어의 대형 거울 작품을 선보였다. 11억원에 달하는 커푸어의 작품은 오픈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구입 의사를 밝힌 사람이 나타났다. 리슨 갤러리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단골 고객이 생기면서 판매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퀸 갤러리는 호안 미로상 수상자인 투안 앤드루 응우옌 작가의 조형 작품을 소개했다. 베트남 전쟁의 불발탄을 주요 작업 재료로 활용한 작품은 전쟁의 참상을 상기시키기 충분했다. 국제갤러리는 박서보 작가의 ‘묘법’ 가운데 상대적으로 초기작인 1974년 작을 약 20억원대에, 학고재 갤러리는 백남준 작가의 1990년 작인 ‘구/일렉트로닉 포인트’를 약 26억 8000만원대에 선보였다. 독일 자동차 회사 BMW는 ‘프리즈 서울 2024’ 공식 파트너로 참가하며 미국 시각예술가 줄리 머레투와 협업해 만든 아트카를 전시했다. 한정판 ‘BMW i7’의 미니어처도 판매한다. 가격은 미니어처 하나당 6500~7500유로(약 950만~1100만원) 사이다. 미술에 관심을 가진 ‘셀럽’들도 현장을 빛냈다.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 회장을 지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내외,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 방송인 노홍철, 가수 비(정지훈) 등이 작품을 관람했다. 박재용 큐레이팅 스쿨 서울 대표는 “전체적으로 프리즈 서울이 과거에 비해 해외 유명 작품들이 적어진 반면 전반적으로 한국, 아시아의 유명 작품 비중이 높아졌다”며 “그만큼 아시아 작품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3년째를 맞은 프리즈 서울이 성숙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키아프 현장은 프리즈보다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청작화랑 부스에 전시된 김영원 작가의 수천만원대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구매 의사를 밝혔으며, 갤러리현대의 토마스 사라세노의 작품은 약 1억원에 판매됐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키아프에서 1억원 미만 작품들은 판매가 잘 되지만 그 이상의 작품은 판매가 잘 안 된다”며 “첫날은 프리즈에 집중하는 사람이 많아 상대적으로 판매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리즈 주간을 맞아 서울을 찾은 노르웨이 뭉크미술관 토네 한센 관장 등 해외 미술업계 주요 인사(VIP) 50여명은 전날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울신문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을 찾기도 했다. 뭉크전은 프리즈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의 VIP 프로그램 일환인 ‘인 더 시티’ 초청 행사에 포함됐다. 한센 관장은 “서울신문, 예술의전당과 협업해 모더니즘의 가장 중요한 예술가 중 한 명인 뭉크를 한국에 소개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한국 관람객과 계속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뭉크전을 관람한 미국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회사 291 에이전시 맥스 테이커 창립자는 “뭉크가 남긴 유산의 깊이를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뭉크가 강박적으로 반복했던 모티프와 주제를 잘 담아낸 전시”라며 “프리즈 서울과 뭉크의 작품을 함께 즐길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프리즈는 오는 7일, 키아프는 오는 8일 폐막한다. 뭉크전은 오는 19일까지 열린다.
  • 숙명여대, 문시연 총장 취임식… “명문 글로벌 숙명으로 도약”

    숙명여대, 문시연 총장 취임식… “명문 글로벌 숙명으로 도약”

    숙명여자대학교는 지난 2일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문시연 제21대 총장 취임식을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문 총장의 임기는 2028년 8월까지 4년간이다. 취임식에는 이경숙·한영실·황선혜·장윤금 전 총장, 박인국 숙명학원 이사장, 김경희 총동문회장과 교직원, 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가나·르완다·세네갈·레바논·룩셈부르크 등 각국 대사와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염재호 태재대 총장,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 세네갈 그룹 ISM 대학 아마두 디아우(Amadou Diaw) 총장 등 주요 인사도 함께했다. 취임사에서 문 총장은 “2026년 숙명여대 창학 120주년을 앞두고 모든 구성원과 힘을 모아 명문 글로벌 숙명으로 도약하겠다”면서 “창학 120주년은 숙명의 잠재력과 찬란한 가능성을 활짝 꽃피우는 새로운 모멘텀이자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총장은 신임 총장으로서 숙명여대가 세계적인 글로벌 여성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수행해야 할 핵심 과제 3가지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기술과 인문이 융합할 수 있는 한류(K-culture) 중심 글로벌 대학 창조 ▲인공지능을 교육 과정에 창의적으로 접목하는 가칭 ’숙명 AI 교육센터‘ 설치 ▲산학협력의 중요성에 따른 구성원들의 창업 지원 대폭 강화 등이다. 한편, 문 총장은 숙명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누벨소르본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중앙도서관 관장, 한국문화교류원 원장, 숙대신보사 주간 등 교내 보직을 역임했다. 프랑스문화예술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세계한류학회 회장, 전국여교수연합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 디스트릭트가 선보인 “reSOUND 울림, 그 너머”, 2달 만에 블록버스터 성적 내며 성료

    디스트릭트가 선보인 “reSOUND 울림, 그 너머”, 2달 만에 블록버스터 성적 내며 성료

    -25일 종료일 기준 누적관객 약 11만 명 집계,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며 전시경험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미디어 및 디지털 아트 전시의 선두 주자인 디스트릭트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하여 선보인 특별 기획전 《reSOUND: 울림, 그 너머》가 2개월 만에 약 1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된 이번 전시는 ‘웨이브’, ‘워터폴엔와이씨’ 등 공공 미디어아트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디스트릭트의 새로운 이니셔티브인 ‘디스트릭트 아트 프로젝트’(d’strict Art Project)의 첫 행보다. ‘멀티센서리’를 콘셉트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크리에이터 6팀과 협업한 8개의 작품을 선보이며 운영 기간 전시장을 가득 메웠을 뿐 아니라 온라인 SNS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디스트릭트의 통계에 따르면 해당 전시는 57일의 운영 기간 총 10만9400여 명의 관객이 방문했으며, 일평균 관객은 1919명, 최대 일일 관객 수는 2669명을 기록했다. 특히 관람객 중 25~44세 연령대가 전체의 약 62%, 45~64세 연령대가 약 23%를 차지하여 젊은 관객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의 높은 방문율을 보였다. 대규모 인스톨레이션, 전방향 4DSOUND, 시네마틱 비디오, 키네틱 사운드, 인터랙티브 아트, ASMR등 대중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융복합 예술을 선보인 특별 기획전이 폭넓은 연령대의 관람객을 11만 명이나 전시장으로 이끈 것은 기존 미술관 전시와 비교해도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아티스트 토크, 뮤지션 라이브 퍼포먼스, 조향 클래스, 요가 클래스 등 함께 선보인 전시 연계 프로그램들도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장엄한 파도를 표현한 디스트릭트의 몰입형 미디어 인스톨레이션 ‘오션’(OCEAN) 앞에서 진행된 뮤직 라이브 퍼포먼스 ‘AFTER HOURS’와 요가 세션 ‘SOUND WELL YOGA’ 등은 신선함과 완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로써 관람객들이 작품과 전시 환경 속에서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과 상호작용하며 다감각적인 예술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전시를 기획·총괄한 디스트릭트LIVX본부의 김지현 본부장은 “《reSOUND: 울림, 그 너머》는 예술 경험이 수동적인 관람의 형식에서 상호작용적인 체험형으로 변주될 때,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전시”라며,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선보인 ‘디스트릭트 아트프로젝트’(d’strict Art Project)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크리에이터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문화예술의 지평을 넓히는 의미 있고 역동적인 시도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디스트릭트는 해당 전시에서 선보인 ‘ECHO’의 연작인 ‘이머시브 파노라마’(Immersive Panorama)를 디스트릭트 아트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전에서 공개했다. MIT 공간음향연구소, 미디어 아티스트 콜렉티브 oOps.50656, 토마스 반즈(Thomas Vanz)와 협력하여 구성된 이 작품은 이달 3일부터 17일까지 14일간 약200만 명의 방문객이 참여한 대전0시축제의 사전 전시로,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 시민들에게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 미즈노 JPX 20번째 변신…925시리즈 한국서 월드프리미어

    미즈노 JPX 20번째 변신…925시리즈 한국서 월드프리미어

    한국미즈노가 2일 스테디셀러 ‘JPX’ 20주년을 맞아 최신 시리즈 ‘JPX 925 아이언’을 한국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선보였다. 2005년 등장한 JPX는 미즈노의 첨단 기술력과 디자인 철학이 집약된 대표 모델로, 스무 번째 혁신 버전인 ‘JPX925 시리즈 아이언’은 타구감과 스피드, 관용성을 한층 강화했다. 이 시리즈에는 빗맞아도 비거리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페이스의 반발력을 증폭시킨 ‘콘투어 엘립스 페이스’(Contour Ellipse Face), 독보적인 단조 제법인 ‘그레인 플로우 포지드 HD’, 이상적인 타구음과 타구감을 실현하는 ‘하모닉 임팩트 테크놀로지’(H.I.T) 등 미즈노의 혁신 기술이 응축됐다. 피팅 시스템인 ‘미즈노 샤프트 옵티마이저 3D’를 통해 추출된 35만명의 스윙 DNA를 기반으로 골퍼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3가지 라인업이 나왔다. 미즈노 단조 아이언 사상 최고의 반발 성능을 구현한‘JPX925 포지드 아이언’, 비거리와 관용성이 돋보이는 ‘JPX925 핫메탈 아이언’, 비거리와 조작성이 뛰어난 ‘JPX925 핫메탈 프로 아이언’이다. 라인업별 특성에 따라 신소재가 사용된 점이 눈에 띈다. JPX925 포지드 아이언은 왼손잡이를 위한 LH, 여성을 위한 레이디 라인이 함께 나왔다. 미즈노는 9월 30일까지 JPX925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미즈노 공식 온라인몰 30만원 상품권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 익살스런 그림도, 20년 전의 ‘맑음’도 선명해졌네

    익살스런 그림도, 20년 전의 ‘맑음’도 선명해졌네

    “‘넉 점 반’/‘넉 점 반.’/아기는 오다가/분꽃 따 물고 니나니 나니나/해가 꼴딱 져 돌아왔다.//‘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동그마한 얼굴에 어딘지 뾰로통한 입술의 아기가 가게집 영감님에게 묻는다. “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 시냐구요.” 아기가 “넉 점 반”(4시 30분)이라는 대답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러나 아기는 할 일이 많아 바쁘다. 물 먹는 닭 한참 서서 구경도 해야 하고, 잠자리도 따라다녀야 하고…. 그렇게 해가 꼴딱 지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온 아기는 엄마한테 이런다. “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한국 아동문학계의 큰 산, 윤석중(1911~2003) 작가의 전설적인 그림책 ‘넉 점 반’이 올해로 출간 20주년을 맞아 출판사 창비가 개정판을 내놨다. 윤석중이 1940년 발표한 동시에 동화작가 이영경이 그림을 그렸다. 개정판의 표지 디자인을 바꾼 창비는 다홍빛 접시꽃을 앞세워 화사함을 더했고 본문은 그림의 배경색을 밝게 조정하고 판형을 키워 아이들이 그림책을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넉 점 반’은 한국 동시 문학의 계보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작품이다. 윤석중의 많은 작품이 그렇듯 이 시 역시 동요로도 불린다. 동시인데도 머릿속에 뚜렷한 이야기가 그려진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미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런 서사성이 이영경의 소박하고 서정적인 그림을 만나 한국 그림책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는 “한국 그림책 역사에 길이 남을 독보적인 맑음”이라고 평했고, 안희연 시인은 “극적인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책”이라고 했다. 13살에 동시를 쓰기 시작해 1000편 가까운 작품을 남긴 윤석중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작품이 여럿 실린 한국 아동문학의 거장이다. ‘나리나리 개나리’, ‘퐁당퐁당’ 등 한국인이라면 모를 수 없는 동요들도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한국 민요의 전통을 소박하고 아름다운 동시로 승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영경 작가는 1960년대의 농촌을 재현하기 위해 충남 서산의 운산 마을을 여러 번 방문했다고 한다. ‘딴짓’을 하느라 귀가가 늦은 아기의 표정에서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요즘에도 이런 얼굴을 할 수 있는 아이가 있을까. ‘학원 뺑뺑이’ 굴레에 갇혀 잠깐의 일탈조차 허용되지 않는 아이들이 이 책에서나마 잠시 여유를 찾을 수 있기를. 어쩌면 그들의 부모를 위한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 지식을 담아내려, 생각을 비워내려… 책의 광장에서 ‘담화만개’ [박상준의 書行(서행)]

    지식을 담아내려, 생각을 비워내려… 책의 광장에서 ‘담화만개’ [박상준의 書行(서행)]

    1층 로비 누군가의 추억 가득 ‘카드 목록함’사서들의 인문고전 해석과 강연 ‘사서고생’영화 속 걷듯 ㄷ자형 2.5층 높이 ‘타워서가’보통 도서관의 3요소를 장소(시설), 장서(책), 사서라고 말한다. 도서관 여행에 관심을 가지는 순서 또한 이와 닮았다. 처음 말을 거는 건 공간의 멋과 장소의 경험이고 그런 후에야 서가의 책과 서서히 친해진다. 그리고 사서, 결국 모든 여행은 사람으로 끝난다. 오늘 도서관 여행은 충남 홍성의 충남도서관이다. 충남도서관은 ‘사서고생’으로 알았다. 찾아가는 길이 사서 고생이었냐? 이때 사서는 ‘서적을 맡아 보는 직분’으로서 사서다. 그러니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건 조금 다른 의미의 ‘고생’이다. ●사서들의 사서 하는 고생 도서관 로비의 인테리어가 반갑기는 처음이다. 충남도서관 1층 안내데스크 벽은 카드 목록함 디자인이다. 누군가는 웬 한의원 약장이냐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의 추억을 자극할 만한 도서 카드 목록함이다. 3층 로비에는 실제 카드 목록함과 도서 카드가 있다. 도서 목록이 인터넷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로 존재하기 전까지, 도서관 책의 위치는 손 글씨로 입력한 종이 카드로 찾곤 했다. 카드 목록함 때문에 서론이 길었다. 충남도서관은 충남의 광역 대표도서관이다. 도서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잔잔한 즐거움 외에 앞서 말한 도서관의 3요소가 보인다. 또는 3요소를 길라잡이 삼아 여행할 만하다. 무엇보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도서관 뒤편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서와 만나 대화할 수 있다. 우리네 현실상 쉽지 않은 기회다. ‘사서고생’과 ‘책 읽어주는 사서’가 대표적인 예다. ‘사서고생’은 ‘사서들의 인문고전에 대한 생각 강연’의 줄임말이다. 충남도서관 사서들이 진행하는 강연 프로그램으로 개관 초기부터 운영 중이다. 사서에게는 사서 하는 고생이겠지만 도서관 이용자에게는 책을 경험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올해는 이미 ‘모비딕’, ‘카네기 인간관계론’ 등의 고전을 진행했다. 주로 책과 작가의 소개,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 영화화한 작품 등 사서가 만든 한 권의 잡지를 읽는 듯하다. 오는 10월 24일에는 박광일 사서가 알베르 카뮈의 ‘최초의 인간’을 준비 중이다. ‘사서고생’은 두 달에 한 번 짝수 달에 진행한다. ‘사서고생’이 없는 홀수 달에는 ‘책 읽어주는 사서’를 만난다. 사서 강연 형식은 똑같지만 2000년 이후 출간된 베스트셀러 도서를 소개한다는 게 차이다. 오는 9월 12일에는 신배재 사서가 ‘로봇과 AI의 인류학’(캐슬린 리처드슨, 눌민)을 준비했다. ‘한 줄 글귀’를 빌리자면 ‘절멸 불안을 통해 본 인간, 기술, 문화의 맞물림’이다. 사서의 고생과 고심이 느껴지는 소개다. 사서의 강연은 저자 북토크나 유명인 강연과 달리 한 사람의 독자로서 탐독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물론 책과 가까운 이들이라 텍스트를 입체적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여느 프로그램보다 강연 후 질문이 많다. 프로그램은 매달 셋째 주 목요일 오후 7시에 진행하며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는다. 누구나 예약 신청할 수 있고 현장 참여도 열려 있다. ●도서관엔 사람이 있는 편이 장소와 장서, 즉 책과 공간이 어떻게 어울리는지를 보는 것도 흥미롭다. 충남도서관의 공간 디자인 콘셉트는 ‘담화만개’(談花滿開)다. 뜻 그대로 풀면 이야기꽃이 활짝 피어나다일 텐데 조금은 막연하다. 그럴 땐 4층 로비로 이동한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3층 전경은 그 어려운 한자를 시각화한다. 충남도서관 3층은 일반자료실, 특성화자료실, 열람실이 한데 어울린 개방형 서가다. 요즘 도서관이 공간을 구분 짓지 않는 건 알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마치 도서관 안에 책의 광장이 있고, 구석구석 저마다의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에 집중하는 모습에 가깝다. 정면의 벽은 전체가 서가다. 가지런하게 놓인 책들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지켜보고 있다. 그 아래에는 계단열람석 빈백(bean bag)에 몸을 맡긴 채 책 속으로 잠수한 이들(간혹 수면모드도 있다), 남쪽으로 창을 낸 긴 책상에 줄줄이 고개를 묻고 공부하는 이들, 그 좌우로 조도를 낮춰 아늑한 특성화자료실(충남과 백제 관련 서적이 많다)과 홍예공원이 보이는, 도서관에 막 재미를 붙인 이들이 즐겨 찾을 만한 창가의 좌석(생각을 비워내기에 알맞다)이 있다. 중앙에서는 다시 한번 사서와 조우한다. 충남도서관 사서들은 지방신문에 번갈아 가며 ‘사서들의 서재’라는 칼럼을 기고한다. 이를 큐레이션한 추천 서가다. 곁에는 ‘항일 독립운동 특화 코너’다. 충남은 독립기념관이 있는 광역지자체고 홍성은 만해 한용운의 고향이다. 점자책 서가도 가깝다. 그러고 보니 계단열람석 빈백 옆에는 휠체어 리프트가 있었다(충남도서관은 전국 도서관 가운데 최초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이용자들은 저마다 다른 자세와 방식으로 도서관이란 울타리 안에서 도란도란하다. 이는 꽤나 감격적이다. 각자도생의 시대, 짧은 시간이나마 하나의 공간에서 책의 공동체를 이룬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얼마 전 재밌게 읽은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우치다 다쓰루, 유유)는 제목을 강하게 부정하고 싶어진다. 도서관은 성스러울지언정 그럼에도 역시나 사람이 있는 편이 좋다. 다음의 ‘담화만개’는 북카페다. 4층 로비에서 3층을 한눈에 볼 수 있다면, 2층 북카페에서는 1층 일반자료실이 모두 보인다. 이곳의 주인공은 단연 2.5층 높이 벽면을 가득 채운 타워서가다. 한 면이 아니다. ‘ㄷ’ 자형으로 1층 로비까지 연결되며 크게 삼면을 두른다. 타워서가는 각 6단의 4층 서가다. 층마다 계단과 통로를 마련했다. 장식용 서가가 아니라는 의미다. 또한 비교적 대출이 적은 철학(100), 종교(200) 책들을 배가해 통행의 혼잡을 방지했다. 대신 각 서가는 어른 키 높이로 가장 높은 단의 책도 손쉽게 꺼낼 수 있다. 타워서가를 오가노라면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 속 주인공이 돼 호그와트의 도서관에 있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간 벽면형 인테리어 서가에 대한 불만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 깨닫는다. 서가는 바라보는 것이 아닌 책을 꺼내고 만져 볼 수 있을 때 서가로 존재한다. ●슈슉 슈슉, 여름이 간다 그렇다고 타워서가의 ‘ㄷ’ 자형 안쪽을 놓칠 수 없다. 사면이 책으로 둘러싸인 박스 형태의 자료실은, 바깥이 타워서가라는 걸 떠올리자 외벽도 내장도 온통 책으로 만든 집 안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두 번째 도서관 장면이라고나 할까? 각각의 자리는 조명 하나하나까지 좌석의 형태에 따라 세심하게 골랐다. 대접받는 기분이다. 마침 사방의 책들은 세계 여러 나라의 문학 작품이다. 그 가운데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브라이드 딜런의 ‘에세이즘’(카라칼)을 꺼내 안락의자에 앉는다. 에세이란 가장 익숙한 장르지만 그래서 정의를 고민해 본 적이 없는 장르다. 작가는 에세이의 ‘기원’, ‘스타일’, ‘불안’ 등의 목차를 내세우며 각 주제에 해당하는 책과 문장을 소개한다. ‘흩어짐’이라는 주제에 끌려 책을 펴니 버지니아 울프의 ‘웸블리의 천둥’이다. ‘흙먼지 회오리가 대가리를 곧추세운 채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코브라들처럼 슈슉 슈슉 소리를 내며 허둥지둥 지나간다.’ 이 한 문장만으로 글의 힘이 느껴진다. 흙먼지 회오리가 허둥지둥 지나가다니. 그것도 슈슉 슈슉 소리를 내며. 이 또한 언젠가 사서들의 ‘고생’ 목록에 오르지 않을까? 그럴 수 있기를 바라 본다. 그리고 슬며시, 흙먼지 회오리 자리에 폭염이나 무더위를 대입한다. 올여름 더위는 유독 길고 심했다. 어느덧 8월의 마지막 날, 이제 이놈의 무더위가 슈슉 슈슉 소리를 내며 허둥지둥 지나가는 꼴을 보는 일만 남았다. 도서관은 지난여름 내내 그러했듯, 남은 여름 또한 여전히 더위를 견디기에 좋은 피서지일 테다. 참, 충남도서관 4층에는 식당도 있다. 도서관 식당이라니? 도서관 카페는 있어도 식당 보긴 힘든 시절이다. 이 같은 도서관의 소소한 즐거움이 점점 사라져가는 건 얼마간은 아쉬운 일이다만. 점심에는 일반식과 일품식 두 가지를, 저녁에는 간편식을 낸다. 가격은 5000~7000원 선이다. ●도서관 문 열면 공원 충남도서관은 홍성군 내포신도시에 위치한다. 내포는 충남도청이 이전하며 생겨난 신도시다. 도시는 북쪽 예산과 남쪽 홍성을 포함해 부채꼴 형태로 자리한다. 그 꼭짓점이 홍예공원이고 충남도서관이다. 그래서 공원의 이름이 홍성과 예산의 머리글자를 딴 홍예다. 공원 안에는 두 개의 호수와 총길이 약 2.8㎞에 달하는 산책로가 있다. 독립운동가 거리도 있어 도서관 3층 일반자료실의 항일독립운동 특화 서가와 조응한다. 도서관 문을 열고 나서 가장 먼저 보이는 풍경 역시 홍예공원이다. 1층 후문에서는 호수 자미원으로 연결된다. 자미원은 소주천문도에 나오는 별자리다. 왕의 궁전을 상징한다. 물가의 자작나무와 지면패랭이꽃, 예술 작품이 산책의 동무다. 도서관 2층 정문은 홍예공원 중앙 방향으로 향하는데, 2층 전자자료실 안내 창구에서는 독서의자를 최대 4시간 동안 무료 대여한다. 소지가 편한 1인용 캠핑 의자다. 공원 어디에서든 편하게 독서하라는 도서관의 배려다. 더위가 수그러드는 9월의 어느 날은 홍예공원에서 캠핑 기분을 내며 책장을 넘길 수 있겠다. ●담담한 이응노의 집 홍성은 코로나19 이전까지 ‘홍성역사인물축제’를 열었다. 여섯 명의 홍성 역사인물을 주제로 한 축제였다. 고암 이응노 화백은 그 가운데 한 명이다. 그가 태어난 집은 충남도서관에서 불과 7㎞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지금은 옛 생가를 복원하고 작품을 볼 수 있는 기념관을 꾸렸다. 건축가 조성룡이 설계해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이응노의 집이다. 이응노의 집은 고암의 스케치를 빌려 복원한 생가와 작품을 전시하는 기념관, 북카페 고암책다방, 마을 산책을 겸할 수 있는 연지 등으로 이뤄진다. 현재는 고암 탄생 120주년 기념 기획전 ‘심상’(心象)이 한창이다. 1960~1970년대 고암의 추상화 중심 전시다. 이 시기는 고암 인생의 전환기다. 1958년 파리에 정착했고 1967년에 ‘동백림사건’을 겪으며 옥고를 치렀다. 6·25전쟁 당시 헤어진 아들 소식을 들으려 동베를린을 방문한 게 화근이었다. 그는 투옥의 시간이 ‘또 하나의 자신을 깨어나게 했다’고 말하고, ‘자각이야말로 진정한 정열과 용기를 가져다주는 것’이라 덧붙인다. 그가 옥중에서 그린 그림들은 강인해서 먹먹하다. 그의 생애를 닮은 건축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조성룡 건축가는 이응노의 집을 단층으로 담담하게 지었다. 다진 흙을 층층이 쌓아 만든 황토벽이 특징인데 이웃한 논과 연지로, 먼 데는 용봉산과 눈을 맞춰 어울린다. 그의 인생이 켜켜이 쌓인 양하다. 그래서 내포신도시 사람들은 소풍 나오듯 이응노의 집을 찾고 너른 야외의 공원을 거닌다. ●수덕여관에 새긴 군상 이응노 화백의 1960~70년 마지막 흔적은 예산에도 있다. 수덕사는 우리나라 최고 목조 건축의 하나인 대웅전(국보)으로 유명하다. 맞배지붕의 집은 단아하고 수수한데 흔들림이 없어 아름답다. 대웅전에 다다르기 전에는 선(禪)미술관 옆 옛 수덕여관에 들른다. 수덕여관은 이응노 화백이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가기 전 머물던 초가집이다. 이전부터 살던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나혜석에게 그림을 배웠다. 그리고 1969년 ‘동백림사건’에서 형집행정지·가석방으로 풀려나 다시 잠시 머물렀다 쫓겨나듯 프랑스로 떠나서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수덕여관에는 그때 너럭바위에 새긴 문자 추상암각화 두 점이 남아 있다. 각기 둘레 17m와 7.6m의 바위다. 큰 바위에 새긴 암각은 이응노의 집에 상설 전시 중인 탁본의 원본이다. 그는 글자 같기도 하고 그림 같기도 한 암각화에 대해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며 영고성쇠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이 그 바위 안에 새겨져 있다는 뜻이다. 그걸 달리 말하면 인문일 테고, 아마 그것이 마음에 남아 고전이 되는 것일 테지. 수덕사 또한 충남도서관에서 10㎞, 이응노의 집에서 7㎞ 거리로 가깝다. 여유를 내 들러볼 일이다. ●충남도서관 -오전 9시~오후 10시(화~금), 오전 9시~오후 6시(토~일), 월요일 휴관 -누리집 library.chungnam.go.kr
  • GS그룹, ‘GS문화재단’ 출범…내년 그룹 출범 20주년 맞아 개관 예정

    GS그룹, ‘GS문화재단’ 출범…내년 그룹 출범 20주년 맞아 개관 예정

    GS문화재단이 GS그룹 출범 20년을 맞는 내년 3월 문을 연다. 재단 초대 이사장은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맡는다. GS그룹은 창립총회부터 이사회 구성까지 재단 설립에 관한 모든 절차를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방효진 전 DBS은행(구 싱가포르개발은행) 한국 대표, 나완배 전 GS에너지 대표이사 부회장, 이준명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사로 선임됐다. 공연장은 GS타워에 위치한 옛 ‘LG아트센터 역삼’에 들어선다. 내년 초까지 1200석 규모로 리모델링 된다. 재단은 우수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기획·지원하고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예술가를 직접 지원하는 한편, 문화 소외 계층에게도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해마다 약 3개월은 자체 프로그램 공연, 나머지 기간은 뮤지컬, 연극 등 공연장으로 대관한다. 허 회장은 “GS그룹이 추진하는 ‘디지털을 통한 혁신’을 문화예술 서비스와 콘텐츠 영역에 접목해 지속가능한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디지털 업무 혁신이 접목된 새로운 GS공연장을 통해 다채로운 현대 예술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 [데스크 시각] 세상에서 다시 보지 못할 전시회

    [데스크 시각] 세상에서 다시 보지 못할 전시회

    “어제 뭉크전을 인상 깊게 보고 왔습니다. 뭉크를 아는 데 도움이 잘 되도록 기획했더군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는 9월 19일까지 열리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에 다녀온 전직 장관 출신 지인이 보내온 문자를 보고 만감이 교차했다. 전시를 본 대다수 관람객들이 ‘뭉크의 재발견’이라며 호평을 이어 가고 있는 가운데 올여름 무더운 날씨 등 변수로 인해 아직 전시를 보러 가지 못한 사람들도 적지 않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다. 특히 이번 전시가 ‘세상에서 다시 보지 못할’ 의미 있는 뭉크 회고전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우선 전시된 작품이 유럽 밖 뭉크 전시 중 최대 규모인 140점에 이른다. 그동안 미국, 일본 등에서도 뭉크 회고전이 열렸지만 작품 수는 훨씬 적었고, 뭉크의 고향인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에 있는 작품 일부를 옮겨와 전시를 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오스트리아의 세계적인 큐레이터 디터 부흐하르트 박사 부부가 기획을 맡아 뭉크미술관을 비롯해 미국, 멕시코, 스위스 등 전 세계 23개 소장처에 흩어져 있던 작품들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들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들로, 특히 전체 140점 중 개인 소장작 126점이 한 전시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내용 면에선 ‘뭉크 전문가’로 꼽히는 부흐하르트 박사의 뭉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영감이 잘 반영된 전시다. 방대한 컬렉션을 섹션 14개로 나눠 모더니즘 미술의 주역이자 표현주의 선구자인 뭉크(1863~1944)의 삶과 작품 세계에 대해 다양하게 스토리텔링했다. 뭉크의 초년 시기를 시작으로 말년까지 자화상을 비롯해 가족과 연인, 지인의 초상화, 누드, 풍경 등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유화와 판화, 드로잉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제목이 뭉크의 대표작인 ‘절규’를 ‘넘어’로 정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뭉크가 전념한 핵심 프로젝트인 ‘생의 프리즈’(섹션4)에 전시된,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작품인 ‘절규’(1895) 채색판화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절규’ 채색판화는 전 세계에 단 두 점이 존재하는 희귀본으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 일각에서는 석판화 위 컬러 드로잉을 가미한 이 작품이 ‘절규’ 유화보다 의미가 더 있다는 평가도 한다. 전시 규모나 첫 전시라는 의미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뭉크의 삶을 전체적으로 조명함으로써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예술가로서의 면모와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어머니와 누이가 잇달아 결핵으로 사망해 슬픔에 잠겼고, 신경쇠약에 시달렸으며, 여러 명의 여성을 사귀었으나 결국 81세까지 독신으로 살았던 그는 ‘나는 내 그림들 이외는 자식이 없다’는 어록을 남겼다. 그의 여성에 대한 이미지는 ‘뱀파이어’ 등에서 보이는 머리카락에 대한 집착에서도 나타난다. 그렇게 공포와 외로움 속에서도 80세까지 자화상을 완성하는 등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정우철 도슨트는 “최근 연인과 헤어진 사람에게 이 전시를 추천하고 싶다. 이뤄지지 않은 사랑의 아픔이 느껴지는 전시”라며 “같은 어려움을 버텨 낸 뭉크에게서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자문을 맡은 이미경 연세대 연구교수는 최근 책 ‘뭉크의 별이 빛나는 밤’에서 “뭉크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보았으며 새로운 세기에 희망을 전하고자 했다”며 “뭉크는 삶에 대해 누구보다 진지하고 간절했다. 그는 가장 강력하고 긍정적인 희망을 그린 화가로 기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이제 20일 남았다. 이번 전시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 등 걸작 9점을 지원한 뭉크미술관 토네 한센 관장도 새달 방한해 다른 개인 소장작들을 보기 위해 전시를 찾는다고 한다. 전시회 보기 좋은 가을의 문턱, 더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 팍팍한 삶에 힐링과 위안을 얻기를. 김미경 문화체육부장
  • 기념 포스터·우표… 덩샤오핑 추모, 평가 인색한 시진핑 ‘눈치보기’도

    기념 포스터·우표… 덩샤오핑 추모, 평가 인색한 시진핑 ‘눈치보기’도

    매체들 ‘업적’ 기리는 기사 쏟아내7월 “후계 개혁가” 기사 돌연 삭제“덩샤오핑 때 빈부차 심화” 판단시진핑, 과도한 추모 원치 않는 듯 중국 쓰촨 지역의 속담이자 공산당 실용주의의 상징이 된 ‘흑묘백묘론’을 설파한 덩샤오핑(1904~1997)이 22일로 탄생 120주년을 맞았다. 중국이 세계 양대 강국(G2) 반열에 오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작은 거인’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일었다. 이날 중국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그의 업적을 기리는 기사를 내보냈다. 상하이시 기관지 해방일보는 1면에 “우리는 덩샤오핑에게 경의를 표한다. 개혁·개방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확고히 다져 그를 위로하자”고 전했다. 선전특구보도 “덩샤오핑이 심혈을 기울인 선전경제특구는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상하이와 광둥성 선전은 중국 개혁·개방의 최대 수혜 지역이다. 중국중앙(CC)TV는 그의 추모 포스터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고, 인민일보도 “덩샤오핑 탄생 120주년을 추모한다”며 기념 포스터를 내놨다. 중국 국가우정국 역시 기념우표 2종을 발행했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사망 이후 중국의 최고 지도자에 오른 뒤 지난한 이념 투쟁을 끊고 중국을 개혁·개방과 경제성장 궤도로 올린 주인공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마오는 위대한 지도자, 덩은 사랑받는 지도자”라는 말이 나온다. 다만 그에 대한 추모 열기는 10년 전인 110주년 때에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당시만 해도 중국 누리꾼들은 덩을 기리며 헌화 댓글 달기 운동을 펼쳤다. CCTV에서도 총 48부작 드라마 ‘역사적 전환기의 덩샤오핑’을 방영했다. 일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에 대한 과도한 추모를 원하지 않는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지난 7월 신화통신이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개막을 맞아 시 주석을 ‘덩샤오핑에 이은 탁월한 개혁가’라고 찬양한 장문의 기사를 올렸다가 돌연 삭제한 일도 있었다. 당시 신화통신은 “시진핑은 덩샤오핑에 이은 또 하나의 탁월한 개혁가로 인정된다”며 “시 주석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사업을 계승·발전시켜 개혁의 신시대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을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의 ‘위대한 지도자’로 치켜세워 여론을 환기하려는 의도였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논평은 즉시 사라졌다. 시 주석은 덩샤오핑의 개혁이 중국을 강하게 만들었지만 빈부격차 심화와 무비판적인 서구화 추종 등 부작용도 상당하다고 판단한다. 이 때문에 자신이 덩과 같은 길을 간다고 본 논평에 불쾌감을 느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파리 못 간 배구 위기, 당장 쉬운 답? 없다, 그런 거…뿌리부터 다시 튼튼히”

    “파리 못 간 배구 위기, 당장 쉬운 답? 없다, 그런 거…뿌리부터 다시 튼튼히”

    김세진 한국배구연맹 운영본부장은 22일 ‘파리올림픽 이후’와 ‘프로배구 20년’이라는 화두를 강조했다. 특히 그는 “배구계 선배의 한 사람으로서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배구 대표팀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마음 아팠다”며 “쉬운 답은 없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적보다는 차근차근 뿌리를 튼튼히 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 2군 창설 위해 다방면 노력 2020 도쿄올림픽 4강을 차지했던 여자배구는 파리올림픽에선 본선 진출이 불발됐다. 남자배구는 2000 시드니올림픽 이후 줄곧 본선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오른쪽 공격수로 맹활약했던 김 본부장으로선 속이 더 쓰릴 수밖에 없다.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선수이자 감독이었고 이제는 연맹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그에게 한국 배구 위기론과 혁신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는 “당장의 성적보다는 토대를 다지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게 현재 내가 맡은 역할”이라며 “연맹에선 유소년클럽팀을 늘리고 유소년대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그걸 통해 엘리트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군 리그 창설을 위한 개혁안도 연맹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물론 일부 구단에선 비용 문제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게 사실인데 열심히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론은 배구뿐 아니라 모든 종목이 직면한 현실이다. 김 본부장은 “인구 감소 영향도 있겠지만 누적된 시스템 문제가 더 크다”면서 “프로선수가 되기 위한 진입 장벽은 높고 선수 이후 진로도 불분명하니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당연히 엘리트체육 자체를 꺼리게 된다”고 진단했다. ●AI 기반 비디오판독 체계 도입 준비 그는 “핵심은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연계라고 본다. 선수, 부모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진로 문제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7월부터 경기위원회와 심판위원회를 총괄하는 운영본부장을 맡아 새로운 도전을 이어 가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면 해외 경기 자료와 영상부터 살펴본다. 그는 “서류 검토와 회의가 이어진다. 검토해야 할 자료가 날마다 산더미처럼 쌓인다”면서도 “행정가를 해 보니 경기 운영과 재정 상황 등 배구를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일을 배우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한국프로배구는 2005년 시작됐다. 20주년을 맞는 2024~25시즌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 김 본부장은 “팬들이 더 즐겁게 수준 높은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도약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비디오판독 시스템을 도입하고 유소년클럽 활성화와 우수 선수 발굴·육성, 2군 리그 창설 등을 통해 배구가 팬들에게 더 사랑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5~26시즌에 정식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AI 기반 비디오판독 체계 도입도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감독 복귀 욕심? 버린 건 아니다 행정가로 일하고 있지만 감독 복귀 욕심까지 버린 건 아니다. 그는 “선수, 감독, 행정가 중 가장 힘든 건 역시 감독이다. 관리자 역할도 중요하고 전략가도 돼야 한다. 경기 한 번에 결과가 바로바로 나오는데 그 모든 책임을 져야 하니 부담이 엄청나다”면서도 “팀을 만들어 간다는 즐거움, 팀이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희열이 있다”고 덧붙였다.
  • 中, 덩샤오핑 탄생 120주년…대대적 추모 분위기 속 시진핑 ‘눈치보기’도

    中, 덩샤오핑 탄생 120주년…대대적 추모 분위기 속 시진핑 ‘눈치보기’도

    중국 쓰촨 지역의 속담이자 공산당 실용주의의 상징이 된 ‘흑묘백묘론’을 설파한 덩샤오핑(1904~1997)이 22일로 탄생 120주년을 맞았다. 중국이 세계 양대강국(G2) 반열에 오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작은 거인’에 추모 물결이 일었다. 이날 중국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그의 업적을 기리는 기사를 내보냈다. 상하이시 기관지 해방일보는 1면에 “우리는 덩샤오핑에 경의를 표한다. 개혁·개방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확고히 다져 그를 위로하자”고 전했다. 선전특구보도 “덩샤오핑이 심혈을 기울인 선전경제특구는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상하이와 광둥성 선전은 중국 개혁·개방의 최대 수혜지역이다. 중국중앙(CC)TV는 그의 추모 포스터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고, 인민일보도 “덩샤오핑 탄생 120주년을 추모한다”며 기념 포스터를 내놨다. 중국 국가우정국 역시 기념우표 2종을 발행했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사망 이후 중국의 최고 지도자에 오른 뒤 지난한 이념 투쟁을 끊고 중국을 개혁·개방과 경제성장 궤도로 올린 장본인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마오는 위대한 지도자, 덩은 사랑받는 지도자”라는 말이 나온다. 다만 그에 대한 추모 열기는 10년 전인 110주년 때에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당시만 해도 중국 누리꾼들은 덩을 기리며 헌화 댓글 달기 운동을 펼쳤다. CCTV에서도 총 48부작 드라마 ‘역사적 전환기의 덩샤오핑’을 방영했다. 일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에 대한 과도한 추모를 원하지 않는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지난 7월 신화통신이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개막을 맞아 시 주석을 ‘덩샤오핑에 이은 탁월한 개혁가’라고 찬양한 장문의 기사를 올렸다가 돌연 삭제한 일도 있었다. 당시 신화통신은 “시진핑은 덩샤오핑에 이은 또 하나의 탁월한 개혁가로 인정된다”며 “시 주석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사업을 계승·발전시켜 개혁의 신시대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을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의 ‘위대한 지도자’로 치켜세워 여론을 환기하려는 의도였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논평은 즉시 사라졌다. 시 주석은 덩샤오핑의 개혁이 중국을 강하게 만들었지만 빈부격차 심화와 무비판적인 서구화 추종 등 부작용도 상당하다고 판단한다. 이 때문에 자신이 덩과 같은 길을 간다고 본 논평에 불쾌감을 느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이종찬 광복회장 “대통령 대일정책 실망…일방적 우호만 강조”

    이종찬 광복회장 “대통령 대일정책 실망…일방적 우호만 강조”

    광복절 경축식 행사를 따로 개최하며 정부와 각을 세운 이종찬 광복회장이 다시금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회장은 20일 낸 입장문에서 “광복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정책에 실망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전전(戰前) 일본과 전후(戰後) 일본을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우리나라를 강점·수탈한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일본,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전쟁 후 일본을 구분하며 “전전 일본에 책임을 묻는 자세는 없어지고 일방적으로 일본과의 친선 우호만 강조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민의 정통성, 정체성, 정신문화, 독립과 역사를 전담하는 기관 수장을 모두 친일적 인사로 채우고 있기 때문”이라며 “독립운동사를 평생 연구한 학자나 후손들은 근처에도 못 오게 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광복회가 이런 현상을 보고도 못 본 체하란 말인가”라고 따졌다. 이 회장은 “내년은 을사늑약 체결 120주년, 광복 80주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으로 한일이 선진적인 관계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며 “그러자면 먼저 대통령 주변에 옛날 일진회 같은 인사들을 말끔히 청산하라”고 요구했다. 또 “우리는 여도 야도 아니다. 정치적이라고 매도하는 자체가 정치적”이라며 “우리 주장이 정치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정치 문제화되지 않도록 끝까지 경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 문제화 경계’는 광복회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하며 정부 경축식과 별도로 치른 광복절 행사에서 나온 발언의 정치적 중립성 여부를 국가보훈부가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당시 김갑년 광복회 독립영웅아카데미 단장은 축사에서 “친일 편향 국정 기조를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옳은 길을 선택하라”며 “그럴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했다. 광복회는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다.
  • 할머니 임종 못 지킨 손녀…손자도, 손님들도 펑펑 울었다

    할머니 임종 못 지킨 손녀…손자도, 손님들도 펑펑 울었다

    마지막 이별에 서운함이나 아쉬움이 남을 때, 그 마지막은 평생의 한이 되고는 한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음을, 돌이킬 수 없음을 알 때면 먹먹함은 더 커진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연극 ‘꽃, 별이 지나’는 그 먹먹함에 눈물이 번지게 하는 작품이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20주년 퍼레이드 세 번째 작품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픈 선택에 대해서 인지하고 이겨낼 수 있는 힌트를 주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다. 최근 대학로 작품 중에 가장 슬픈 작품으로 꼽아도 손색없을 정도로 이 공연을 관람한 배우 김희선 역시 소셜미디어(SNS)에 ‘#눈물바다’라는 태그를 올리기도 했다. 작품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사연을 담았다. 치매 할머니와 가족들, 평범한 대학생 연인들의 이야기가 축을 이룬다. 자신의 생계를 감당하기에도 하루하루가 벅찬 정후는 치매 할머니를 정성껏 돌보며 살아간다. 할머니의 오락가락하는 기억에 맞춰 상대해주는 모습이 참 다정하다. 요즘 시대에 그렇게까지 살아가는 손자는 드물겠지만 가족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정후의 일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감동이 전해온다. 다른 한편에서는 희민과 지원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희민이 용기 내서 고백하며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이들이 평범한 연인이었다면 다행이었을 텐데 지원은 새아빠에게 추행당했던 깊은 상처가 있다. 사실은 피해자임에도 세상이 다 자기 잘못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지원은 그걸 제대로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참 슬프다.별개의 이야기는 정후의 동생이자 지원의 친구인 미호를 통해 하나로 연결된다. 하나같이 슬픈 사연인데 미호가 두 인물 모두의 곁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데서 오는 미안함이 관객들이 저마다 가진 서러운 기억을 꺼내게 하면서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슬픈 사연을 꺼내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이라서 더 진하게 와닿는다. 어떤 대단한 인물들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데서 오는 공감은 작품을 더 빛나게 하는 요소다. 그럼으로써 소중했던 이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 마음들에 대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건네는 위로가 뭉클하게 다가온다. 가까운 사이라서 생기는 애틋함,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의 마음을 다룬 이 작품은 이야기 자체의 힘도 힘이지만 독특한 움직임을 통해 작품의 메시지를 극대화한다. 식물들을 형상화한 배우들의 몸짓은 다양한 상징을 내포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꽃처럼 태어나 별이 된 이의 이야기를 통해 ‘꽃, 별이 지나’는 연극이 줄 수 있는 위로를 제대로 선사한다. 그 위로를 진하게 전하는 것은 진선규, 이희준 등 연기력이 탄탄한 배우들의 힘이 크다. 연극 자체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꽃, 별이 지나’는 18일을 끝으로 대학로 공연을 마치고 30~31일에는 세종예술의전당, 10월 5일에는 영등포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 “고랭지 밭 살리자”… 땡볕에도 강원 농산물 찾아 1000명 몰렸다

    “고랭지 밭 살리자”… 땡볕에도 강원 농산물 찾아 1000명 몰렸다

    호반그룹·더본코리아 등 참여‘나눔 꾸러미’ 500개 조기 소진“농산물 소비 확대에 도움 됐으면” “기후위기를 막아 고랭지 밭이 사라지지 않으면 좋겠어요.” 14일 경기 수원시 광교 아브뉴프랑 피크닉파크에서 열린 강원지역 농산물 나눔 행사를 찾은 박정우(8)군은 어머니와 함께 농산물 꾸러미를 한 아름 들어 보이며 “오늘 받은 김치는 남김없이 다 먹고, 분리수거도 잘 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날 호반그룹과 더본코리아, 대아청과는 기후위기 속 고랭지 밭이 점차 축소되는 등 활기를 잃어 가는 강원도 농가를 살리기 위해 ‘2024 강원 농산물 축제’를 열었다.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축제에는 푹푹 찌는 땡볕에도 1000여명의 인파가 몰려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 강원지역 농산물 꾸러미 500개 나눔 이벤트는 행사 시작 1시간여 만에 조기 소진됐다. 감자·토마토·파프리카·양배추 등을 담은 농산물 꾸러미를 비롯해 반찬으로 요긴한 양배추·파프리카김치, 알감자조림, 살사·나초 등이 마련된 곳에는 나눔을 받기 위한 대기 줄로 북적여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행사장을 찾은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총괄사장은 “이번 행사가 강원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알리고 소비를 확대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호반은 국내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신주 아브뉴프랑 대표도 “기후위기로 강원도 농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행사를 준비했다”며 “아브뉴프랑과 호반프라퍼티는 지역 농가와 소상공인 등과 상생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재욱 호반프라퍼티 대표, 김민성 호반산업 전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이상용 대아청과 대표이사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이날 호반그룹과 대아청과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소재 대아청과 경매장에서 ㈔희망나눔마켓에 강원도 농산물 꾸러미 500개도 전달했다. 꾸러미는 서울 광역 푸드뱅크를 통해 관내 취약계층에 전달된다. 서울신문은 창간 120주년을 맞아 호반그룹, 대아청과와 함께 기후위기와 바이러스 창궐로 사라지는 고랭지 밭을 살리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강원 강릉 안반데기와 평창 대관령 고랭지 배추밭에서 ‘기후위기 극복, 우리 농산물 지키기’ 프로젝트를 개시한 데 이어 강원도 농산물을 알리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 ART SPACE Y, 현대 예술의 아이콘 ‘X눈의 카우스:특별전’ 개최

    ART SPACE Y, 현대 예술의 아이콘 ‘X눈의 카우스:특별전’ 개최

    8월 20일~10월 25일까지, 갤러리 토크 8월 21일(수) 15시 ART SPACE Y 가 첫 전시로 현대 예술의 아이콘 카우스(KAWS)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ART SPACE Y는 대중문화와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예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대중과 팝아트 소통의 창을 연 작가라는 특별한 가치를 높이 평가해 카우스를 개관 전시 작가로 선정했다. 이번 ‘X눈의 카우스 : 특별전’은 지난 2020년, ‘COMPANION’ 캐릭터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으로 제작된 ‘FACE-DOWN COMPANION’을 포함해 카우스의 대표작인 ‘OMPANION’ 시리즈와 회화 작품인 ‘BLACKOUT’ 등 카우스의 다양한 작품과 소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설치 작품을 시도함으로써 카우스의 작품과 소품을 이전 다른 전시회나 페어에서와 완전히 다른 구도와 시선에서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 관람객들은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통해 카우스의 고도로 섬세하고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더욱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을 것이다. ART SPACE Y의 개관 특별전으로 더욱 주목받는 카우스의 작품은 대담한 선, 선명하고 독창적인 색채, 반복적인 모티브가 특징이다. 현대인들의 고독함에 필요한 친구인 ‘쉼’은 카우스가 작품을 통해 강조해 온 핵심 가치로 자유와 행복, 가족, 소통, 친구 등의 의미를 작품으로 표현해 왔다. 본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카우스가 만든 최초의 캐릭터 중 하나인 ‘COMPANION’은 해골과 교차된 뼈 머리와 ‘X-자 눈’이라는 예술가의 시그니처 모티브가 특징으로, 1996년에 마를보로 광고판에 그려진 미키 마우스 영감의 그라피티 태그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로 이 캐릭터의 변형은 카우스의 글로벌한 매력을 선도하며 국제 예술계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됐다. 또한 회화 작품인 ‘BLACKOUT’은 밝은 색상 팔레트를 유지하면서도, 함정, 경로, 다리, 경계와 같은 비유적 요소를 포함한 추상적 구성을 통해 사회 내외의 분열에 대한 그의 근본적인 관심사를 담아낸 작품이다. 특히 카우스 특유의 화려한 색상과 추상적인 형태를 결합하여 현대 사회에서 겪고 있는 내면적 감정들을 표현하고 있다. ART SPACE Y 관계자는 “저스틴 비버와 퍼렐 윌리엄스와 같은 해외 유명 아티스트는 물론 BTS, 현아, 송민호 등 K-POP 아티스트들도 작품을 소장할 만큼 카우스의 인기는 대단하다”라며 “이번 전시에서는 카우스의 작품들이 어떻게 현대 사회와 대중문화를 재해석하고 있는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명할 예정으로, 예술과 삶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창의적인 비전을 더욱 생생하게 만나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X눈의 카우스 : 특별전’은 8월 20일부터 10월 25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621-22 B2에 위치한 ART SPACE Y에서 개최된다. 20일에는 전시안내, 케이터링 등으로 구성되는 VIP 초청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21일 오후 3시에는 갤러리 토크도 만나볼 수 있다.
  • 신한동해오픈 역대 챔피언 34명 다 모였다…40회 기념 아트 포스터 공개

    신한동해오픈 역대 챔피언 34명 다 모였다…40회 기념 아트 포스터 공개

    신한금융그룹은 14일 제40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원) 골프대회 개막을 약 3주 앞두고 기념 아트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 포스터는 2024 아시안컵 축구 한국대표팀,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 2002 한일월드컵 축구대회 20주년,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 40주년 기념 작품을 진행한 스포츠 아티스트 박승우(Kaze Park) 작가가 제작했다. 포스터에는 초대 우승자인 한장상, 지난해 39회 우승자 고군택을 포함해 34명의 역대 우승자(다승자 포함) 모습이 생동감 있게 표현됐다. 작품 배경에는 대회 타이틀인 ‘동해’에서 떠오르는 해, 신한동해오픈 창설이 결정된 장소인 일본 코마컨트리클럽에 놓인 다보탑 재현 석탑, 한국을 상징하는 숭례문이 함께 담겼다. 올해 40회를 맞는 신한동해오픈은 1981년 고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을 주축으로 일본 관서 지역의 재일 교포 골프 동호인들이 모국의 우수 선수 육성을 위해 창설한 대회다. 국내 순수 스폰서 프로골프 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다. 대회 관계자는 “이번 작품은 대회 40회를 기념해 수많은 역대 출전 선수들과 해마다 대회를 찾아주신 골프 팬들을 기리는 의미에서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신한동해오픈은 9월 5일부터 8일까지 인천 영종도에 있는 클럽72 오션코스(파72·7204야드)에서 열린다. 총상금 14억원에 우승 상금 2억 5200만원이다. 국내외 138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 “애인과 헤어졌나요… 그럼 뭉크전 보러 오세요”

    “애인과 헤어졌나요… 그럼 뭉크전 보러 오세요”

    뭉크의 인간적 서사와 작품 연결 대중 눈높이 맞춰 스토리텔링 해설 “좌절·죽음 아닌 변화 과정 재미있어우울감·어둠 끌어낸 초상화 인상적오후 5시 이후 한적한 관람 ‘강추’빨간 옷 입고 ‘인생샷’도 남기길” 서울신문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로비에 최근 그가 들어서자 몇몇 관람객이 인사를 건네고 함께 사진 찍기를 요청했다. 전시장에서 그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도슨트계 아이돌’, ‘피리 부는 사나이’로 불리는 정우철(35) 도슨트의 이야기다. 미술 관련 방송, 강연 등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가 늘 빼놓지 않고 이야기하는 화가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다. 지난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물론 EBS 클래스e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극장’에서도 뭉크를 이야기했다. 최근 개인 유튜브에 이번 전시를 둘러보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뭉크를 좋아해서 많이 말하고 다녀요. 늘 (사람들이) 뭉크의 ‘절규’(1895)만 얘기하니까 되게 고통스럽고, 슬프고, 외롭고 이런 것만 그린 화가로 생각하죠.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과거에 노르웨이 지폐를 봤는데 거기 뭉크의 ‘태양’(1911)이란 작품이 담겨 있었어요. 처음에는 뭉크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신선했죠. ‘절규’를 그리면서 ‘자연이 날 잡아먹을 것 같았다’고 외쳤던 화가가 점점 뒤로 가면서 화풍이 밝아지고 에너지가 느껴지죠. 전 뭉크의 그런 서사가 좋아요.” 정 도슨트는 화가의 인생과 작품을 연결 짓는 ‘스토리텔링’ 해설로 인기가 높다. 이번 전시 역시 뭉크의 일생에 기대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화가의 삶과 그림을 별개로 보는 사람도 있어요. 현대미술은 그렇게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뭉크가 살던 시기, 뭉크가 감정을 담아내는 표현주의 화가라는 점에서 인생을 따로 놓고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5남매 중 둘째였던 뭉크는 어릴 때 폐결핵으로 어머니를 잃고 몇 년 뒤 누나마저 같은 병으로 떠나보내죠. 남동생과 아버지의 죽음도 경험하고요. 늘 죽음이 가까이에 있어 괴로워했지만 가족 중 유일하게 장수했죠. ” 실제로 뭉크는 “공포, 슬픔, 죽음의 천사는 내가 태어나던 날부터 내 곁에 있었다. 병약함과 정신병, 나는 그 두 가지를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것 같다”는 말을 남겼지만 81세까지 살았다.뭉크의 생애에 연관 지어 그는 ‘생클루의 밤’(1893)과 ‘병든 아이’(1896) 시리즈를 인상 깊게 봤다고 소개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유학 중이던 뭉크는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었죠. 그 시기 그린 ‘생클루의 밤’은 대각선 구도로 불안함이 느껴져요. ‘절규’도 그렇고 뭉크 작품에는 대각선 구도가 매우 많죠.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리는 뭉크의 우울감, 고독, 외로움 등이 느껴지는 작품이에요. ‘병든 아이’의 경우 엄마 역할을 대신했던 누나의 모습을 그린 것이죠. 뭉크가 본인의 아픔이나 고통을 캔버스에 뽑아냈기 때문에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가족, 사랑하는 사람 등 모든 인간관계가 뭉크에게는 아픔이었죠.”섹션11에 있는 초상화들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라고 짚었다. 그는 “보통 초상화는 예쁘고 멋있게 그리는데 뭉크는 자신의 화풍으로 타인을 그렸다는 점에서 재미있다”며 “구불구불한 선들로 인물의 우울감과 어둠을 끄집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두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절규’도 자세히 보면 더 깊게 감상할 수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연의 비명소리가 들려서 그게 너무 무서워 귀를 막고 있는 모습이에요. 작품 속 모든 게 구불거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와 자연만 요동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뭉크의 절규가 아니라 자연의 절규인 셈이죠. 또 재미난 것은 절규 속 인물을 보고 뭉크가 대머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당시 뭉크가 미라 전시를 보고 거기서 영감을 얻었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정 도슨트는 뭉크전을 추천하고 싶은 대상과 관람객을 위한 소소한 팁을 소개했다. “뭉크전과 같은 인기 전시는 오전이 아닌 오후 5시 이후에 오면 더 한가롭게 관람할 수 있어요. 중장년층 이상은 오전에 일찍 와서 전시를 보고 브런치를 즐기는 경우가 많거든요. 또 전시장 배경과 잘 어울리도록 빨간색 옷을 입고 오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우리가 미술관을 즐기러 오는 것이지 공부하러 오는 게 아니잖아요. 최근 연인과 헤어진 사람에게 이 전시를 추천하고 싶어요. 이뤄지지 않은 사랑의 아픔이 느껴지는 전시거든요. 같은 어려움을 버텨 낸 뭉크에게서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지난 5월 22일 개막한 이번 전시에는 14만명 가까운 관람객이 다녀갔다. 전시는 오는 9월 19일까지 열린다.
  • 녹아내리고 썩어 버린 배추… 청정 고랭지 파고든 ‘기후의 역습’

    녹아내리고 썩어 버린 배추… 청정 고랭지 파고든 ‘기후의 역습’

    강릉·평창 고랭지 배추밭 현장 탐방고온다습 날씨에 재배면적 반토막20년 전 없었던 ‘사과·자두’ 자라나김윤혜 총괄사장 “생산·유통 지원후세에 고랭지 농산물 물려줘야”탄소배출 감축·토질 개량 등 동참 서울신문은 창간 120주년을 맞아 호반그룹, 대아청과와 함께 ‘기후위기 극복과 우리 농산물 지키기 프로젝트’를 전개한다. 이상 기후로 인한 폭염과 바이러스 창궐로 사라지는 고랭지밭을 살리기 위해서다. 서울신문과 대아청과는 지난 9일 강원 강릉 안반데기와 평창 대관령 고랭지 배추밭에서 프로젝트의 첫 프로그램인 ‘현장 탐방’을 실시했다. 이날 탐방에 참가한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총괄사장, 이상용 대아청과 대표 등은 해발 1100m가 넘는 고랭지까지 파고든 ‘기후의 역습’을 실감했다. 수확철을 앞둔 고랭지밭에는 줄기가 녹아내리고 뿌리가 썩은 배추가 수두룩했다. 속이 텅 비거나 야구공처럼 통이 작은 배추도 눈에 띄었다. 오랜 장마 뒤 이어진 무더위 속에서 무름병과 뿌리혹병 등이 번졌기 때문이다. 저온성 작물인 고랭지 배추가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생육에 지장을 받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0년간(2014~2023년) 태백 고랭지의 총 폭염(최고기온 33도 이상) 일수는 29일로 앞선 10년 전(2004~13년) 11일보다 164% 증가했다. 강릉 고랭지는 127일에서 146일로 19일, 정선 고랭지는 10일에서 53일로 43일 늘었다. 이로 인해 전국의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은 2000년 1만 206㏊에서 지난해 5242㏊로 반토막이 났다.50년 넘게 강릉 안반데기에서 배추 농사를 지은 김시갑(72)씨는 “올해 작황이 양호한 편인데도 망가진 배추가 많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녹아내리거나 상품성이 떨어져 출하하지 못하는 배추들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년 전 없었던 사과, 자두가 자라는 게 그동안의 급격한 기온 상승을 바로 보여 준다”며 “10년, 20년 뒤 고랭지 배추와 무 생산이 가능할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고랭지 작물이 적기에 생산, 출하될 수 있도록 지력 회복, 병충해 예방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서울신문과 대아청과는 이날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함께 ‘고랭지 채소 감소 원인과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도 개최했다. 대아청과와 호반그룹은 프로젝트의 하나로 오는 14일 경기 수원 광교 아브뉴프랑 내 피크닉파크에서 강원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갖는다. 행사장에서는 강원산 감자, 토마토, 파프리카, 양배추로 구성된 농산물 꾸러미 500개를 선착순 500명에게 무료로 나눠 준다. 또 같은 날 대아청과 경매장에서 서울지역 취약계층에 농산물 꾸러미를 전달하는 행사도 연다. 대아청과와 호반그룹은 탄소배출 감축 실천하기, 배추밭 토질개량 동참하기 등의 캠페인을 열며 프로젝트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김 총괄사장은 “호반그룹은 음식물쓰레기 없는 날, 종이 안 쓰는 날 등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고 대아청과와 함께 지역 농산물 생산과 유통에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며 “후세에도 청정 고랭지 농산물을 물려줄 수 있도록 이 같은 활동, 사업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화려함 속 뭉크의 고독… SNS시대 현대인 닮아”

    “화려함 속 뭉크의 고독… SNS시대 현대인 닮아”

    “절망 가득한 삶에 더한 화사한 풍경뭉크의 자서전 읽은 것 같은 전시‘시대의 그림자’ 포착한 뭉크처럼 사회에 메시지 주는 작가 되고 싶어” “과거 낭만파 화가들은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화폭에 담았죠. 반면 같은 시대에 활동한 뭉크는 인간의 고독과 절망에 집중했어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현대인 실존도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SNS에는 예쁘고 행복한 장면만 올라오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엄청난 외로움이 있거든요. 뭉크가 그려 낸 인간의 어두운 단면은 그때나 지금이나 유효한 거죠.” ‘아트테이너’로 활동하는 화가 권지안(40)은 한 세기나 앞서 활동했던 예술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가 현대인과 공명하는 지점을 이렇게 짚어 냈다. 예명 ‘솔비’로 방송에서 가수 등으로 활동할 때의 유쾌한 모습과는 사뭇 다른 진지한 모습이었다.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지난 9일 그를 만났다. “‘절규’가 워낙 유명하지만 그 너머 뭉크의 삶을 알 수 있게끔 일대기를 잘 정리한 전시였어요. 절망과 고독이 가득한 삶이었지만 거기서 화사한 풍경도 아울러 볼 수 있어서 좋았죠. 뭉크의 자서전을 읽은 느낌이었달까요.” 그는 2006년 혼성그룹 ‘타이푼’의 보컬리스트로 데뷔한 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가수와 방송인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러다 2010년 미술에 흠뻑 취하게 된 뒤로 2012년 첫 개인전을 열며 이후 화가의 길도 걷고 있다. 예술가로서의 활동을 병행하는 연예인을 뜻하는 신조어 ‘아트테이너’가 지금은 권지안의 중요한 정체성이다. 그는 ‘선배 화가’ 뭉크의 예술세계를 이렇게 평했다. “유독 판화 작품을 많이 남겼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생전 다양한 실험을 했던 혁신적인 작가였던 것 같아요. 특히 사랑을 향한 강한 열망을 가졌던 분이라고 느꼈어요. 작품 ‘키스’를 비롯해 남녀의 입맞춤에 천착했죠. 그러다 결국 마지막에는 사랑을 불신하게 된 듯하지만요.” 그가 이번 전시에 걸린 작품 중에서 ‘마돈나’(1895~1902·섹션8)를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꼽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마돈나’는 뭉크의 두 번째 연인이었던 작가 다그니 율을 모델로 그린 그림이다. 사랑하는 이를 그리면서도 대상을 무조건 이상화하지 않았다는 점과 작품 곳곳에 드러나는 인간의 본능을 향한 성찰이 매력적이었다고 권지안은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초대받지 못한 손님’ (1932~1935·섹션14)도 추천했다. 대표작으로 시선을 확 끄는 ‘마돈나’와는 달리 이번 전시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아니다. 뭉크의 말년작인 이 그림에는 창밖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남자와 바깥에서 방어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안과 밖’의 모호한 경계와 선명한 흑백의 대조. 권지안은 여기서 21세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장면이 겹쳐 보인다고 했다. 권지안이었다가 솔비였다가. 최근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달 22일 신곡 ‘먼데이 디스코’를 발표하며 솔비로서의 활동을 재개했다. 서울 용산구 프로세스이태원에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함께하는 전시 ‘벅 온앤오프’(7월 3일~9월 22일), 서울 중구 갤러리선에서 열리는 전시 ‘사이버불링’(8월 16~30일) 등 권지안으로서의 활동도 열심이다. 연말에는 열두 번째 개인전도 계획하고 있다. “화려한 모습만 보이다가 그림을 만나면서 진짜 내면을 내보일 수 있었어요. 시대의 그림자를 포착한 뭉크처럼 저도 사이버불링(인터넷에서 이뤄지는 폭력) 등 어두운 부분을 이야기하며 사회에 메시지를 주는 작가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뭉크전은 다음달 19일까지.
  • “고랭지밭 살리자”…농산물 지키기 프로젝트

    “고랭지밭 살리자”…농산물 지키기 프로젝트

    서울신문은 창간 120주년을 맞아 호반그룹, 대아청과와 함께 ‘기후위기 극복과 우리 농산물 지키기 프로젝트’를 전개한다.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과 바이러스 창궐로 사라지고 있는 고랭지 밭을 살리기 위해서다. 서울신문과 대아청과는 지난 9일 강원 강릉 안반데기와 평창 대관령 고랭지 배추밭에서 프로젝트의 첫 프로그램인 ‘현장 탐방’을 실시했다. 이날 탐방에 참가한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총괄사장, 이상용 대아청과 대표 등은 해발 1100m가 넘는 고랭지까지 파고든 ‘기후의 역습’을 실감했다. 수확철을 앞둔 고랭지밭에는 줄기가 녹아내리고 뿌리가 썩은 배추가 수두룩했다. 속이 텅 비거나 야구공처럼 통이 작은 배추도 눈에 띄었다. 오랜 장마 뒤 이어진 무더위 속에서 무름병과 뿌리혹병 등이 번졌기 때문이다. 저온성 작물인 고랭지 배추가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생육에 지장을 받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0년간(2014~23년) 태백 고랭지의 총 폭염(최고기온 33도 이상)일수는 29일로 앞선 10년 전(2004~13년) 11일보다 164% 증가했다. 강릉 고랭지는 127일에서 146일로 19일, 정선 고랭지는 10일에서 53일로 43일 늘었다. 이로 인해 전국의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은 2000년 1만206㏊에서 2023년 5242㏊로 반토막이 났다. 50년 넘게 강릉 안반데기에서 배추농사를 지은 김시갑(72)씨는 “올해 작황이 양호한 편인데도 망가진 배추가 많이 있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녹아내리거나 상품성이 떨어져 출하를 하지 못하는 배추들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년 전 없었던 사과, 자두가 자라고 있는 것이 그동안의 급격한 기온 상승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10년, 20년 뒤 고랭지 배추, 무 생산이 가능할지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고랭지 작물이 적기에 생산, 출하될 수 있도록 지력 회복, 병충해 예방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서울신문과 대아청과는 이날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함께 ‘고랭지 채소 감소 원인과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도 개최했다. 대아청과와 호반그룹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오는 14일 경기 수원 광교 아브뉴프랑 내 피크닉파크에서 강원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갖는다. 행사장에서는 강원산 감자, 토마토, 파프리카, 양배추로 구성된 농산물 꾸러미 500개를 선착순 500명에게 무료로 나눠준다. 또 같은 날 대아청과 경매장에서 서울지역 취약계층에게 농산물 꾸러미를 전달하는 행사도 연다. 대아청과와 호반그룹은 탄소배출 감축 실천하기, 배추밭 토질개량 동참하기 등의 캠페인을 열며 프로젝트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김 총괄사장은 “호반그룹은 음식쓰레기 없는 날, 종이 안 쓰는 날 등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고, 대아청과와 함께 지역 농산물 생산과 유통에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며 “후세에도 청정 고랭지 농산물을 물려줄 수 있도록 이 같은 활동, 사업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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