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억원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설계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색깔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모양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기침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623
  • [지금 지방에선] 평택·화성 외국인기업 전용단지

    [지금 지방에선] 평택·화성 외국인기업 전용단지

    경기도의 산업지도가 확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는 외국인 기업의 진출도 한몫 거들고 있다. 경부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잇는 평택∼안성간 고속도로 청북 IC에서 나와 송탄쪽으로 5㎞쯤 가다 보면 오른편에 현곡 외국인기업 전용단지가 한눈에 들어 온다. 단지 안으로 진입하면 한적한 도로 양쪽에 ‘알박(ULVAC)’ ‘호야(HOYA)’ ‘NHT’ ‘씨유테크’ 등 낯선 이름의 기업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얼핏 보면 일반 제조업 건물 같지만 사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첨단 외국기업들이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지향하고 있다. ●일본 최첨단 업체가 주류 현곡단지 입구에 위치한 한국알박(주)은 독보적인 ‘진공기술’을 가진 일본 투자기업이다. 진공기술은 부유물질 등이 전혀 없는 진공상태에서 금속에 배선막을 입히는 첨단기술이다.LCD 패널과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없어서는 안될 핵심 공정이다. 이를 이용한 장비는 LG와 삼성전자 등에 공급되고 있다. 대당 100억∼120억원에 달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평택에만 4개 회사를 갖고 있는 알박은 지난 한해 128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2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로 옆에 위치한 ‘씨유테크’는 지난해 5월 공장을 완공한 일본의 첨단기업이다. 휴대전화·LCD FPC모듈(연성 회로기판)을 생산해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 신영복(48) 관리부장은 “최근 전자 제품들이 소형화되는 추세에 따라 작은 회로기판에 얼마나 많은 부품을 장착하느냐가 기술력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씨유테크는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부품을 장착할 수 있는 업체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길 건너편에 들어선 ‘호야’는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삼고초려’ 끝에 유치한 세계적인 기업이다. TFT-LCD용 포토마스크(유리기판 위에 미세회로를 형상화하는 기술) 제작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경기도 투자진흥과 최영두 아주유치담당은 “호야의 국내 진출은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확고한 위치를 굳히려는 삼성전자가 더 원했다.”고 말했다. 현곡단지에는 이들 업체를 포함해 12개 업체가 가동중이며 4개 업체는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앞으로 7개 업체가 더 들어올 예정이다. ●3개 단지에 59개 IT업체 가동 평택에는 현곡단지 외에도 어연·한산, 추팔, 포승 등 3개 산업단지가 더 있으며 모두 59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대부분 일본과 미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LCD·자동차 부품관련 업체들이다. 얼마전까지 민둥산과 논·밭에 불과했던 곳들이 첨단산업클러스터로 탈바꿈 하면서 10∼20년후 먹을거리를 책임질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현곡단지에서 북쪽으로 15㎞쯤 떨어진 화성시 장안면 장안1단지도 첨단산업클러스터로 일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고휘도필름 생산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글로벌 기업인 3M사 등 13개 첨단기업이 입주해 있다. 3M사의 고휘도필름은 전력을 절약하면서도 화면을 선명하게 만드는 LCD의 핵심적인 부품이다. 지난해 5월 착공, 다음달 31일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같은 단지에 들어설 영국의 존스멧시사는 공해를 줄여주는 연료촉매제를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업체이다. 국내 판매는 물론 유럽에 수출하고 있는 디젤자동차에 없어서는 안될 고도기술이다. ●사후관리도 완벽하다 이재율 화성시 부시장은 “수입해서 쓰는 자동차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게 되면 원가를 절감하고 기술력도 이전받게 돼 결국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경기도와 함께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며 “근로자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근에 추진중인 택지개발사업의 공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사후관리에도 각별한 신경을 쏟고 있다. 김명선 투자진흥과장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외투기업의 애프터서비스를 책임질 ‘투자환경담당’ 부서를 신설했으며, 산업단지내 각종 문제를 종합적으로 관리·해결하는 조합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도지사가 직접 나서 외국기업 CEO들과 간담회를 수시로 갖고 있다. 손 지사는 지난 2월27일 현곡단지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외국인 자녀들을 위해 평택지역에 외국인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에 삼성전자 등에 근무하는 외국인 자녀들을 위한 초·중·고교과정의 외국인학교를 짓고 있다. 오는 9월 개교 예정이다. 글 평택·화성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계열사 M&A과정 비자금조성 추적

    검찰이 현대차 그룹의 계열사 인수합병 쪽으로 수사를 확대하면서 수사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현대차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작은 연관성이라도 발견된 기업에 대해 여지없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비자금뿐 아니라 현대차 비리 의혹에 대한 전방위 수사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몸집불리기, 부당내부거래 관련사 압수수색 검찰이 4일 압수수색한 곳은 윈앤윈21, 윈앤윈21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문화창투, 씨앤씨캐피탈, 큐캐피탈홀딩스 등 5개 회사다.2001년 4월 독립 당시 16개 계열사에 불과했던 현대차 그룹이 계열사 40개를 거느린 재계 2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업 인수합병(M&A), 채권·채무관계 등으로 얽혀 있는 기업들이다. 큐캐피탈과 윈앤윈21은 현대차가 변속기 등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위아(옛 기아중공업)를 인수하는 과정에 등장한다. 현대차는 99년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부실 계열사인 위아 지분을 윈앤윈21(후에 큐캐피탈에 지분 매각)과 한국프랜지공업에 주당 1원씩 팔았다가 2년 뒤 주당 100원씩 다시 매입한다. 한국프랜지공업은 정몽구 회장의 고모부이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매제인 김영주 명예회장의 회사다. 윈앤윈21은 외환위기 이후 2001년 12월까지 예금보험공사 등으로부터 1000억원대 이상의 부실채권을 매입,‘기업 인수의 달인’이라는 김재록(46·구속)씨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윈앤윈21이 경영권까지 인수한 2개사(지코,SNG21)는 현대차그룹과 하청 관계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현대차는 2000년 12월 당시 관계사이던 문화창업투자, 씨앤씨캐피탈의 회사채 금리를 낮춰 주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차에 20억원대의 과징금까지 부과했다. 씨앤씨캐피탈은 2001년 1월 현대차가 INI스틸(현 현대제철) 주식을 기아차에 매각하는 과정에 개입돼 있다. 현대차는 씨앤씨로부터 주식을 고가에 매입한 뒤 10여일 뒤 기아차에 매입가보다 싸게 주식을 매각, 그 배경에 의혹의 시선이 쏠렸다. 이런 ‘이상한 거래’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씨앤씨측이 현대차에서 75억원을 차입하고, 현대차는 씨앤씨에 66억원어치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 CD가 글로비스 압수수색 때 비밀금고에서 발견된 수십억원대의 CD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비자금과 경영권 승계 수사’ 결국 합쳐지나? 검찰은 압수수색한 회사들이 넓은 의미에서 현대차 비자금과 관련된 회사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압수수색당한 기업 규모를 볼 때 검찰이 현대차와 관련된 단순한 첩보도 그냥 지니치지 않는 등 강력한 수사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에 대한 전격 출국금지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또 이들 회사가 관련된 비자금이 정 사장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실탄’ 역할을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비자금 수사와 경영권 승계 비리의혹 수사가 별개의 수사가 아닐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검찰이 김재록씨 수사로 현대차 수사의 ‘명분’을 내세우고, 비자금 수사로 정 회장 부자 등 총수 일가까지 수사대상을 확대한 데 이어 정 사장의 경영권 승계관련 비리 수사 등 일련의 ‘예정된 수순’을 밟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공기업95곳 ‘부들부들’

    감사원이 3일 정부산하기관 등 95개 기관을 대상으로 ‘정부산하기관 경영혁신 추진실태’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특히 “감사 결과에 따라 연말쯤 기관 폐지 권고도 있을 것”이라고 밝혀 공기업 구조조정이라는 한바탕 ‘회오리 바람’을 예고했다. 이번 감사에는 한국마사회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의 적용을 받는 87개 기관이 모두 포함됐다.여기에 대한광업진흥공사, 대한석탄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한국건설관리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등 8개 기관이 추가됐다. 특히 감사원은 지난 2∼3월 25개 기관을 표본으로 한 예비감사에서 방만경영 사례를 상당수 포착했다. A기관은 업무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정원을 조정하지 않은 채 현원만 줄인 뒤 인건비를 정원 기준으로 편성, 최근 5년 동안 87억원을 부당하게 집행했다.B기관은 직급별 정원을 책정하지 않아 ‘무더기 선심성 승진’으로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인력의 60% 정도가 간부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C기관은 지난해 9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사내복지기금으로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0억원을 적립한 뒤 대학생 자녀의 학자금을 무상 지원했다.D기관은 퇴직급여충당금으로 받은 정부출연금 400억원을 임직원의 임금인상 재원으로 활용했다.아울러 E기관에서는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이사회가 수익금을 인건비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한 경영진의 부당한 의견을 그대로 의결,‘거수기’로 전락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우선 규모가 크거나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난 55개 기관을 선정해 5월19일까지 현장감사를 실시할 것”이라면서 “이번 감사는 연말쯤 있을 기관 폐지 권고의 기초자료로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또 오는 11월부터 지하철과 가스, 상·하수도 등 지방공기업 100곳을 감사할 계획이다. 따라서 지방공기업은 내년 상반기에 구조조정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금융·건설 관련 공기업 47곳을 감사하고, 현재 분석작업을 하고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美, 北 전세계 자금줄 차단 주력”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북한의 전세계 자금줄을 찾아내 차단하는 것을 새로운 대북 압박 정책으로 채택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3일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미 재무부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관계기관들이 조지 부시 행정부 초기인 2001년 말부터 3년에 걸쳐 미사일 기술 확산과 마약, 위조 지폐, 가짜 담배 유통 등 북한의 밀매 활동을 단속하려는 계획을 마련해왔다고 전했다.뉴스위크는 2005년 8월 대만 가오슝 세관당국이 FBI의 제보로 중국으로부터 이 항구를 거쳐 로스앤젤레스로 가려던 컨테이너선에서 200만달러(약 20억원) 어치의 위조화폐를 적발하는 등 지난 4년간 전세계적으로 압수된 100달러짜리 북한 위폐는 4800만달러(약 480억원) 어치나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북한에 대한 표적 제재가 대단히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미 정부 문서에 따르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 1월 중국 방문 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게 “미국의 금융거래 단속 때문에 체제가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또 미국의 금융제재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을 함께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뉴스위크는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급증하는 대외 무역에 타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미국의 금융체제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이 때문에 북한과의 거래를 조심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불법활동으로 연간 3억달러(약 3000억원)를 모으는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에서도 친북단체들의 면세 혜택을 박탈하고, 대북 송금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등 단속이 시작됐다고 뉴스위크는 보도했다.뉴스위크는 미국의 이같은 전략이 북한의 핵 무기 포기 설득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6자회담에서 강력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잡지는 이와 함께 미국은 대북 금융제재가 북한의 체제변화를 조장하기보다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복귀시키고,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압박을 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은 모두 지나친 압박이 북한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dawn@seoul.co.kr
  • [새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새달 6일 개봉하는 ‘달콤, 살벌한 연인’(제작 싸이더스FNH·MBC프로덕션)은 오랜만에 장르적 실험이 돋보이는 국산 영화이다. 로맨틱 드라마와 스릴러의 특장을 반반씩 섞어 절묘하게 재조합한 덕분에 변종장르의 묘미를 한껏 발산한다. 거기에 규모의 실험까지 동반했다. 순제작비가 20억원이 채 안되는 초경량급으로, 촘촘한 드라마 운영에 올인하려 한 두둑한 배짱이 눈에 띈다. 한류스타이지만 국내 활약은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박용우, 역시 ‘여고괴담’‘행복한 장의사’ 등 몇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나 선굵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최강희의 조합은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해 보인다. 주연배우들의 이미지에 구구한 정보가 덧칠돼 있지 않아 관객이 영화 속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장점이다. 대학 영문과 강사이지만 서른이 넘도록 연애 한번 못해본 황대우(박용우).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오며가며 만나는 여자 미나(최강희)에게 마음이 쏠리고, 그녀 역시 순진하게 다가오는 남자에게 이끌린다. 남녀 캐릭터를 펼쳐 보이는 도입부의 아주 잠깐 동안만 영화는 로맨틱 드라마의 전형을 허락한다. 낯선 남녀가 상대방을 탐색하고 그 과정에서 자잘하고 유쾌한 돌발 해프닝을 빚는 설정 등은 관객의 팔짱을 풀어놓는 데는 효력이 그만이다. 이 영화의 ‘진맛’은 남녀의 사랑만들기가 급속히 가속을 붙여나간 그 이후에 포착된다. 연애담에서 스릴러로 안면을 싹 바꾸고서도 맺힌 데 없이 천연덕스럽게 굴러가는 극의 흐름에 무방비 상태의 관객들은 뒤통수를 얻어맞는 즐거움을 맛본다. 귀엽고 청순한 이미지로 일관하던 여 주인공이 순간순간 캐릭터를 재해석하는 대목들이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에너지원이 됐다. 예컨대 여주인공이 오피스텔로 찾아와 추근거리는 건달 남자친구를 감쪽같이 처리(?)해 버리는 장면 등은 장난기 전혀 없이 정색한 스릴러의 외양을 갖췄다. 하지만 순식간에 허를 찔린 관객들에겐 그런 설정들이 번번이 색다르게 변주된 코미디로 감상포인트를 찍게 되는 셈이다. 선남선녀가 토닥토닥 해피엔딩을 엮어가는 로맨틱 드라마의 공식을, 스릴러의 살벌한 기습공격이 와장창 박살내버리기를 반복하는 흥미진진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살인자 여주인공의 달콤한 연애담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 얼개가 지나치게 만화적이라고 꼬집힐 여지는 물론 있다. 그러나 몇 안되는 단출한 등장인물만으로 이렇다할 기복없는 드라마에 집중하게 만드는 영화의 재능은 박수받기에 충분하다. 로맨틱 드라마의 전형에서라면 쉽게 상상이 안 되는 기발한 대사들,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편안히 캐릭터를 흡수하는 박용우의 여유만만한 연기선이 영화에 윤기를 입혔다.2000년 부천국제영화제 화제작 ‘너무 많이 본 사나이’의 손재곤 감독이 연출했다.‘재밌는 영화’의 각본으로 주목받기도 했던 감독은 이번에도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지원금 미미… 직업교육 엄두못내

    성매매방지법 발효 이후 수많은 성매매 여성들이 자립과 자활을 준비하고 있다. 몸을 팔지 않아도 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주겠다는 정부 약속을 믿고서였다. 하지만 1년6개월이 지난 현재 홍등가로 발길을 되돌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왜 그럴까? 지원내용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재 탈 성매매 여성 한 명은 6개월 동안 최고 760만원을 지원받는다. 의료비와 법률지원비, 직업훈련비 등을 모두 포함한 비용이다. 하지만 내일을 준비하는 직업훈련 비용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 탈 성매매 여성은 “전문적인 자격증을 따려면 2년 이상 걸리는 일도 많고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이 때문에 중도포기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에는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여성들도 많지만 생계비는 40여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집결지의 한 성매매 여성은 “풍족한 것을 기대하지 않더라도 40만원으로는 솔직히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나마 전체 지원예산이 지난해 220억원에서 올해 203억원으로 깎였다. 전국의 탈 성매매 여성들을 지원하는 단체지원금까지 포함한 액수다. 지역간 양극화도 심각하다. 강원도의 경우 성매매 피해자 상담소가 춘천의 ‘길잡이의 집’ 한 곳뿐이다. 새로 문을 연 상담소는 개소한 지 6개월이 지나야 국고지원 대상이 된다.지난해 12월 개소한 길잡이 집 권혁희 소장은 “대도시에만 상담소, 쉼터, 자활센터가 집중되어 있고 지방은 쉼터나 자활센터, 상담소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면서 “지방에 대한 지원을 늘리지 않는다면 자활·자립 자체가 결실을 맺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토종 사모펀드 ‘론스타 처럼’

    토종 사모펀드 ‘론스타 처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들이 ‘보고펀드’의 비씨카드 인수 추진을 계기로 ‘제 역할 찾기’에 나섰다. 외국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통해 4조원대 차익을 눈앞에 두고, 적대적 성격의 아이칸 펀드(아이칸 파트너스 등)는 KTG 경영권을 압박하며 3000억원대의 미실현 주가차익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토종 펀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보고펀드와 MBK가 선두주자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변양호·이재우 대표가 이끄는 보고펀드와 김병주 전 칼라일 아시아 회장의 ‘MBK파트너스’다. 지난해 9월 출범한 보고펀드는 최근 5110억원의 자금을 앞세워 비씨카드를 인수하기 위해 대주주인 우리·조흥·하나 은행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 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별도로 60여건의 인수대상 물건에 대한 검토작업을 진행하면서 올해 안에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의 2개 제조업체를 추가로 인수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형 시중은행과 맞서기 위해 기업·부산·대구·전북 등 4개 은행을 전략적으로 통합, 공동브랜드를 사용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문제도 주도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외국계 펀드인 아시아퍼시픽어피니티(APAEP)와 함께 HK상호저축은행에 대한 1174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각각 25.5%의 지분을 나눠 갖고 이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자본구조 개선 등을 주도해 내재 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투자대상 물색에 동분서주 보고펀드와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PEF가 소극적인 ‘재무적 투자(자본투자)’에만 매달리는 데서 벗어나, 본래 설립 취지를 살려 적극적인 경영권 행사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첫 시도라는 데 의미를 지녔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다른 PEF도 자본투자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기업은행KTB’는 지난 20일 중외신약의 자본구조 개선을 위해 150억원을 투자하고, 중외신약의 헬스케어 의료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로써 6개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끝냈으며, 올해 안에 혁신형 중소기업을 골라 51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맵스자산운용의 ‘미래1호’는 법정관리중인 피혁업체 신우㈜의 지분 95%와 전환사채를 인수하고 투자임원을 현지에 파견했다. 맵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안에 3,4호 펀드를 추가 설정하고, 대우건설 등의 인수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하나금융지주에 1000억원을 출자했다가 고배를 마신 ‘한국H&Q국민연금’도 약정액 3000억원을 100% 쏟아부을 매물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토종 키우려면 규제완화 필요 토종 사모펀드는 출범한 지 1년 정도 지났지만 기대만큼 제 구실을 못해 ‘개점휴업’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국내 1호 ‘칸서스1호’(지난해 3월29일 등록)는 3900억원을 모으고도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하다 진로 인수전에서 실패한 뒤 투자신뢰를 잃고 곧 해산될 운명에 놓였다. 일반 공모펀드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특정종목에 10% 이상 투자금지’ 등 많은 제약을 받는 데 반해 사모펀드는 특정기업의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결성될 수 있다. 그럼에도 외국 자본이 국내 굵직굵직한 기업들을 주물럭거릴 때 비상장기업에 찔끔찔끔 투자하거나, 안정적 관리가 필요한 연기금처럼 뒤에 물러나 자금만 빌려주는 형태의 사업에 안주해 온 게 사실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보고펀드의 직접 인수 추진은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면서 “다만 토종 펀드를 활성화하려면 법인 20억원, 개인 10억원 등 투자자의 출자금을 제한하는 규제가 완화돼야 하고, 사모펀드에 대한 인수대상 기업들의 부정적 편견 등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일산 호수공원 잉어방류 논란

    일산 호수공원에 비단잉어를 방류하려는 계획을 두고 수질오염 논란이 일고 있다. 고양시는 ‘관상적 가치에 비해 오염은 미미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시민들은 먹이·배설물로 호수가 오염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고양시는 덕양구 화정동 잉어 양식업자인 김영수(45)씨로부터 비단잉어 치어(15㎝ 안팎) 1만마리를 기증받아 오는 5월 평균기온이 섭씨 15도에 이르면 수심 1m 내외의 얕은 곳에 방류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민 이규만(54·주엽동)씨는 “잉어가 몰려다니는 모습은 보기 좋겠지만 시민들이 던져주는 먹이와 배설물로 오염이 심해지고, 정화비용도 추가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석가탄신일에도 방생을 금지하고 한때 물고기잡기대회까지 연 시의 호수공원 수질보전 시책과도 앞뒤가 안 맞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호수공원 개장초기 한강으로부터 치어유입과 방생 등으로 수질오염이 우려돼 물고기잡기대회까지 연 것은 사실” 이라면서도 “지금은 외래어종 베스가 붕어와 쏘가리 치어 등 30여종 재래종 물고기 대부분을 잡아먹어 잉어를 방류해도 현재의 2급수 수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우선 인공폭포와 호수교·애수교 사이 수역에 그물을 치고 잉어를 방류한 뒤 오염여부를 관찰할 계획이다. 또 시민들이 과자 등의 먹이를 주지 않도록 단속하고, 식물성 먹이를 제한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잉어를 기증하기로 한 김씨는 “시민들과 인접 한류우드·KINTEX 등을 찾을 외국인들에게 비단잉어의 멋진 유영을 보여주면 호수공원을 주민 쉼터와 관광명소로 가꿀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일본이 석권하고 있는 연간 10조원 규모의 세계 비단잉어 시장 진출을 위한 국내 양식업 홍보도 기증이유”라고 말했다. 김씨는 “잉어가 방류되면 해오라기·오리 등도 날아들고, 호수공원 밑바닥에 30㎝ 정도 깔린 자갈사이 수초들이 잉어의 먹이가 되고 미생물이 잉어 배설물을 분해할 것”이라며 “현장을 찾은 유럽과 일본의 잉어 전문가들도 오염보다 잉어방류의 이익이 더욱 크다고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호수공원에 방류될 잉어는 4∼5년후면 50㎝ 이상으로 성장한다. 한강 잠실수중보 상수원수를 9만평의 호수에 매일 2000t씩 끌어들이고 4000t을 자체 순환시키는 호수공원은 매년 수질 유지 등 호수관리에 20억원가량을 투입하고 있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지금 경기도에선] 외국기업 투자유치 세계로 뛴다

    [지금 경기도에선] 외국기업 투자유치 세계로 뛴다

    |도쿄 김병철 특파원|경기도의 산업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몇년새 외국의 첨단기업들이 줄줄이 들어오면서 반도체 및 LCD, 자동차 부품산업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다. 경기도는 10∼20년후 먹을거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그동안 98개의 첨단기업을 유치해 134억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같은 규모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할 정도로 짭짤한 것이다. 특히 외국기업들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이어서, 국내 기술이전 및 고용파급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외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경기도의 외국 첨단기업유치 성과와 노력을 알아본다. # 돈 되면 어디든 간다 지난 23일 오후 일본 도쿄 중심가에 위치한 오쿠라호텔 2층 연회장.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경기도투자유치단과 일본 첨단기업간의 투자협약 체결식이 열렸다. “경기도에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빠른 시일내에 경기도에 뿌리내려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손 지사는 파주 LG필립스 LCD산업단지 인근에 투자를 결정한 교에이프린트기연 고바야시 이사오 사장에게 이같이 약속했다. 손 지사는 그러면서 아주 특별한 손님이라며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이화수 의장을 소개했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노사문제인데, 산업평화와 노사안정에 협조하겠다는 뜻에서 이 의장과 함께 왔습니다.” 고바야시 사장과 임원들은 손 지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고바야시 사장은 “경기도가 발벗고 도와준 덕분에 파주에 공장을 순조롭게 설립하게 됐다.”며 “앞으로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LCD관련 생산장비업체인 교에이프린트기연은 450만달러를 투자, 오는 6월 공장을 착공해 12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이어 가시야마공업과 에스펙 등 LCD 생산장비업체와 잇따라 투자유치 협약식을 가졌다. 가시야마공업은 LCD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가스 등을 흡인, 저진공 상태로 만드는 ‘드라이 진공펌프’ 기술을 갖고 있다. 오는 11월 안성시에 650만달러를 들여 20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한다. 김명선 도 투자진흥관은 “진공펌프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산 원자재 공급에 따른 안정적 수급과 물류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유치단은 다음날인 24일에도 반도체 및 액정장비 제조업체인 B회사와 2000만달러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손 지사는 이 회사 대표에게 “이날 협약은 경기도가 당신네 회사를 주인으로 모신다는 조약”이라며 “앞으로 ‘머슴’이 되겠다는 자세로 충실히 돕겠다.”고 말했다. 투자유치를 위해선 자존심도 필요 없었다. 한 일본 기업인은 손지사를 향해 “도지사가 아니라 영락없는 세일즈맨”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 4년간 100개 기업유치 눈앞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일본 방문기간 동안 5개 첨단기업으로부터 모두 346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경기도는 지난 4년간 98개 업체를 국내에 유치,100개 업체 유치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들 업체 가운데 34개는 이미 공장을 설립해 가동중이다.11개 업체는 착공에 들어가고 또 다른 11개 업체는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체 60%의 투자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100번째 기업은 다음달 9∼14일 유럽지역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 지사를 비롯한 투자유치단은 지난 3년 8개월간 19차례에 걸쳐 지구 6바퀴에 해당하는 23만 6660㎞를 달렸다. 해외출장 중에는 투자상담이 차질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이번에 일본 투자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한 직원은 비행기안에서 터진 코피가 멈추지 않아 큰 고생을 하기도 했다. 경기도가 그동안 중점유치한 업체는 해당국에서도 국외로 유출된 바 없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국내 기술이전 및 고용파급 효과가 매우 큰 알짜이다. # 세계적 기업의 파급효과 엄청 도는 이같은 외국기업 유치로 8만여개의 직·간접적인 일자리가 생겨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요 외국기업으로는 세계적인 초음파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미국 ‘지멘스 메디컬’,LCD분야의 세계 정상급인 네덜란드 ‘LG필립스 LCD’, 첨단 자동차 부품업체인 미국 ‘델파이’, 세계 굴지의 스테인리스 제조업체인 독일 ‘티센 메탈스’ 등이 있다. 또한 세계최대 TFT-LCD 액정제조사인 독일 ‘머크사’, 포토마스크 생산 세계 최대인 미국 ‘토판포토 마스크사’와 일본 호야사, 세계최고 고휘도 필름기술 보유 미국 ‘3M사’ 등도 주목을 받는 업체들이다. 업종별로는 LCD관련 35개사, 자동차부품 23개사,IT관련 17개사,BT관련 4개사,R&D관련 10개사, 기타 9개 기업이다. 투자국가별로는 일본이 38개, 미국이 37개, 유럽 29개, 기타 4개 기업 등이다. 손 지사는 올 하반기 40개사 15억달러를 추가로 유치해 1만 5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황성태 투자진흥관은 “한 예로 자동차부품의 경우 세계 1∼3위 업체가 모두 경기도에 입주해 있다.”며 “국내 자동차들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이유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로부터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품질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chul@seoul.co.kr ■ 기업에 감동 주는 행정서비스 “투자 기업에 특혜를….” 경기도 투자진흥과 직원들은 지난해말 독일 지멘스 오토모티브측으로부터 ‘감사의 떡’을 받은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이천에 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한 지멘스 오토모티브 직원들이 도청을 찾아와 “공장 진입로를 새로 만들어 주고 여러가지 투자 애로사항을 잘 해결해 줘 고맙다.”며 찹쌀떡 2말을 전달한 것이다. 지난 1978년 이천에 자동차 전기장치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한 이 회사는 새로운 공장 신설을 위해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었다. 당시로선 중국 상하이가 유력했다. 도는 지난해 2월 이천공장의 진입로가 4m로 좁아 수출용 컨테이너가 출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20억원을 투입해 도로를 11m 폭으로 넓혔다. 급기야 이 회사는 이천공장 증설로 투자 방향을 바꾸었다. 경기도의 기업유치 전략은 한마디로 ‘감동’을 주는 행정서비스이다.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8개 기업의 진입로를 개설해 주었으며 12개 도로개설 사업을 추진중이다. 외국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을 위해서도 진입로를 건설했다. 이들 진입로는 인근 기업체들도 이용하게 돼 수혜기업은 129개에 달했다. 경부고속도로 기흥IC가 조기 이전되는 것도 경기도의 노력 때문이다. 20만명이 입주하는 동탄신도시로 인해 기흥IC를 이용하는 삼성반도체와 협력업체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판단되자 경기도는 한국도로공사를 설득해 당초 2010년 이전 계획인 IC를 3년 앞당겨 개통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이밖에도 평택 포승단지내 공장을 확장하려는 일본 스미토모사가 부지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자, 인근 농심의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최근 경제인 초청 포럼에서 “나는 기업에 특혜를 주라고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며 “이는 기업에 대해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며 나라를 살리자는 충정”이라며 기업에 대한 서비스정신을 강조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지금 경기도에선] 외국기업 투자유치 세계로 뛴다

    [지금 경기도에선] 외국기업 투자유치 세계로 뛴다

    |도쿄 김병철 특파원|경기도의 산업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몇년새 외국의 첨단기업들이 줄줄이 들어오면서 반도체 및 LCD, 자동차 부품산업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다. 경기도는 10∼20년후 먹을거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그동안 98개의 첨단기업을 유치해 134억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같은 규모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할 정도로 짭짤한 것이다. 특히 외국기업들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이어서, 국내 기술이전 및 고용파급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외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경기도의 외국 첨단기업유치 성과와 노력을 알아본다. # 돈 되면 어디든 간다 지난 23일 오후 일본 도쿄 중심가에 위치한 오쿠라호텔 2층 연회장.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경기도투자유치단과 일본 첨단기업간의 투자협약 체결식이 열렸다. “경기도에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빠른 시일내에 경기도에 뿌리내려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손 지사는 파주 LG필립스 LCD산업단지 인근에 투자를 결정한 교에이프린트기연 고바야시 이사오 사장에게 이같이 약속했다. 손 지사는 그러면서 아주 특별한 손님이라며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이화수 의장을 소개했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노사문제인데, 산업평화와 노사안정에 협조하겠다는 뜻에서 이 의장과 함께 왔습니다.” 고바야시 사장과 임원들은 손 지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고바야시 사장은 “경기도가 발벗고 도와준 덕분에 파주에 공장을 순조롭게 설립하게 됐다.”며 “앞으로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LCD관련 생산장비업체인 교에이프린트기연은 450만달러를 투자, 오는 6월 공장을 착공해 12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이어 가시야마공업과 에스펙 등 LCD 생산장비업체와 잇따라 투자유치 협약식을 가졌다. 가시야마공업은 LCD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가스 등을 흡인, 저진공 상태로 만드는 ‘드라이 진공펌프’ 기술을 갖고 있다. 오는 11월 안성시에 650만달러를 들여 20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한다. 김명선 도 투자진흥관은 “진공펌프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산 원자재 공급에 따른 안정적 수급과 물류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유치단은 다음날인 24일에도 반도체 및 액정장비 제조업체인 B회사와 2000만달러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손 지사는 이 회사 대표에게 “이날 협약은 경기도가 당신네 회사를 주인으로 모신다는 조약”이라며 “앞으로 ‘머슴’이 되겠다는 자세로 충실히 돕겠다.”고 말했다. 투자유치를 위해선 자존심도 필요 없었다. 한 일본 기업인은 손지사를 향해 “도지사가 아니라 영락없는 세일즈맨”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 4년간 100개 기업유치 눈앞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일본 방문기간 동안 5개 첨단기업으로부터 모두 346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경기도는 지난 4년간 98개 업체를 국내에 유치,100개 업체 유치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들 업체 가운데 34개는 이미 공장을 설립해 가동중이다.11개 업체는 착공에 들어가고 또 다른 11개 업체는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체 60%의 투자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100번째 기업은 다음달 9∼14일 유럽지역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 지사를 비롯한 투자유치단은 지난 3년 8개월간 19차례에 걸쳐 지구 6바퀴에 해당하는 23만 6660㎞를 달렸다. 해외출장 중에는 투자상담이 차질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이번에 일본 투자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한 직원은 비행기안에서 터진 코피가 멈추지 않아 큰 고생을 하기도 했다. 경기도가 그동안 중점유치한 업체는 해당국에서도 국외로 유출된 바 없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국내 기술이전 및 고용파급 효과가 매우 큰 알짜이다. # 세계적 기업의 파급효과 엄청 도는 이같은 외국기업 유치로 8만여개의 직·간접적인 일자리가 생겨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요 외국기업으로는 세계적인 초음파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미국 ‘지멘스 메디컬’,LCD분야의 세계 정상급인 네덜란드 ‘LG필립스 LCD’, 첨단 자동차 부품업체인 미국 ‘델파이’, 세계 굴지의 스테인리스 제조업체인 독일 ‘티센 메탈스’ 등이 있다. 또한 세계최대 TFT-LCD 액정제조사인 독일 ‘머크사’, 포토마스크 생산 세계 최대인 미국 ‘토판포토 마스크사’와 일본 호야사, 세계최고 고휘도 필름기술 보유 미국 ‘3M사’ 등도 주목을 받는 업체들이다. 업종별로는 LCD관련 35개사, 자동차부품 23개사,IT관련 17개사,BT관련 4개사,R&D관련 10개사, 기타 9개 기업이다. 투자국가별로는 일본이 38개, 미국이 37개, 유럽 29개, 기타 4개 기업 등이다. 손 지사는 올 하반기 40개사 15억달러를 추가로 유치해 1만 5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황성태 투자진흥관은 “한 예로 자동차부품의 경우 세계 1∼3위 업체가 모두 경기도에 입주해 있다.”며 “국내 자동차들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이유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로부터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품질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chul@seoul.co.kr ■ 기업에 감동 주는 행정서비스 “투자 기업에 특혜를….” 경기도 투자진흥과 직원들은 지난해말 독일 지멘스 오토모티브측으로부터 ‘감사의 떡’을 받은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이천에 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한 지멘스 오토모티브 직원들이 도청을 찾아와 “공장 진입로를 새로 만들어 주고 여러가지 투자 애로사항을 잘 해결해 줘 고맙다.”며 찹쌀떡 2말을 전달한 것이다. 지난 1978년 이천에 자동차 전기장치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한 이 회사는 새로운 공장 신설을 위해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었다. 당시로선 중국 상하이가 유력했다. 도는 지난해 2월 이천공장의 진입로가 4m로 좁아 수출용 컨테이너가 출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20억원을 투입해 도로를 11m 폭으로 넓혔다. 급기야 이 회사는 이천공장 증설로 투자 방향을 바꾸었다. 경기도의 기업유치 전략은 한마디로 ‘감동’을 주는 행정서비스이다.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8개 기업의 진입로를 개설해 주었으며 12개 도로개설 사업을 추진중이다. 외국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을 위해서도 진입로를 건설했다. 이들 진입로는 인근 기업체들도 이용하게 돼 수혜기업은 129개에 달했다. 경부고속도로 기흥IC가 조기 이전되는 것도 경기도의 노력 때문이다. 20만명이 입주하는 동탄신도시로 인해 기흥IC를 이용하는 삼성반도체와 협력업체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판단되자 경기도는 한국도로공사를 설득해 당초 2010년 이전 계획인 IC를 3년 앞당겨 개통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이밖에도 평택 포승단지내 공장을 확장하려는 일본 스미토모사가 부지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자, 인근 농심의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최근 경제인 초청 포럼에서 “나는 기업에 특혜를 주라고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며 “이는 기업에 대해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며 나라를 살리자는 충정”이라며 기업에 대한 서비스정신을 강조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경북버스 세대교체

    경북지역 자치단체들이 잇따라 대기환경 오염 개선을 위해 경유 사용 시내버스를 천연가스(CNG) 버스로 교체 도입하고 나섰다. 경산시는 올해 천연가스 버스 24대를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10년까지 경유 시내버스 192대를 천연가스 버스로 완전 교체키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시는 현재 대구도시가스㈜ 등과 가스충전소 설치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경주시도 올해부터 시내버스 169대와 청소차량 42대 등 모두 211대를 대상으로 사용연한이 끝나는 차량부터 연차적으로 천연가스 자동차로 교체키로 했다. 시는 천연가스 차량의 원활한 도입을 위해 버스회사에 경유 버스와 천연가스 버스 차량구입 가격차(대당 2900만원)의 일정액(〃 2250만원)을 보조해주고, 충전소 설치에 따른 저금리 융자 7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구미시도 올해 천연가스 버스 26대를 도입하는 등 향후 10년간 14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포항시는 지난해까지 사업비 20억원을 들여 천연가스 버스 도입을 위한 충전소를 환여동 시내버스 공영차고지에 설치한 데 이어 올해 경유 시내버스 57대(청소차량 6대 포함)를 천연가스 버스로 교체하기로 했다. 시는 오는 2015년까지 천연가스 버스 172대를 도입한다. 관계자는 “천연가스 버스 도입은 질소산화물 등 오존 유발영향 물질을 70%, 체감소음도를 50% 이상 낮추기 위한 노력”이라며 “앞으로 지역학교 및 기업체 등의 경유 버스도 천연가스 버스로 교체, 도입하는 것을 적극 권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서울 부자’ 20억 돼야

    서울에 살면서 부자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어느 정도 재산을 가져야 할까. 답은 최소 20억원은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11억원쯤은 있어야 중산층 소리를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길리서치가 26일 서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20억 3400만원은 가져야 부자고,11억 600만원 이상은 있어야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부자로 판단할 수 있는 재산 규모에 대해선 강남권과 강북권 주민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강남과 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권 주민들은 최소 25억원은 있어야 부자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비해 강북권 주민들은 19억 4000만원 정도 있으면 부자라고 답했다. 중산층의 기준도 강남권은 14억원, 강북권은 10억 8000만원으로 답했다. 또 강남의 38.1%, 강북의 52.2% 등 조사 대상자의 47.6%는 서울의 생활비를 고려할 때 자신의 수입이 ‘부족하다.’고 답했고,37.2%는 경제적인 이유로 서울을 떠날 계획이거나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생활에 만족하는 경우는 강남 48.2%, 강북 36.1% 등 40.7%에 그쳤다. 응답자의 58.8%는 이사를 가거나 주택을 구입할 때 ‘서울의 어느 구인가.’가 중요하다고 답했고 경제 수준이 높을수록 이주 지역에 민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거주나 이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자연친화적 주거환경(21%), 교육여건(16%), 대중교통 편의성(15%), 풍부한 문화시설과 쇼핑장소(12%), 직장 통근(9%) 순이었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서울 마을버스 새달 6일 파업

    서울시내 마을버스 노선의 72%에 이르는 144개 노선의 운전사들이 다음달 6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서울시는 파업에 대비해 일부 노선에만 대체 노선을 투입할 방침이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내달 카드승차 거부, 파업 돌입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산하 서울·경기지역 마을버스노동조합(마을버스노조)은 이달 7일부터 13일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 조합원 1507명 가운데 찬성률 92.7%(969명)로 파업을 결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마을버스노조는 다음달 3일 교통카드 승차(현금 승차만 허용)를 거부하고,6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서울시내 마을버스회사 121개(200개 노선) 가운데 마을버스 노조에 가입한 회사는 87개(144개 노선)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 마을버스 운송사업조합과 마을버스노조는 2005·2006년도 임금 협상 및 단체 협약 체결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협상을 했다. 하지만 협상결렬로 지난달 17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동쟁의 조정을 했지만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마을버스 운전사는 고달프다.” 마을버스노조 차종채 위원장은 “2004년 교통체계 개편으로 마을버스에서 시내버스로 전환한 지선버스와 비교하더라도 마을버스 운전사들의 근로조건은 열악하다.”면서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등과 연대해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사임금의 경우 마을버스는 월 140만원에 그치지만 지선버스는 월 206만원이다. 반면 근로시간에서는 마을버스는 월 306.5시간인 데에 반해 지선버스는 283시간이다. 서울시에서 받는 환승보조금 역시 마을버스는 대당 33만 535원이지만 지선버스는 대당 42만 3934원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마을버스 사업조합은 서울시에 마을버스 요금(현재 500원)을 인상하지 않거나 환승보조금을 연간 39억원에서 220억원으로 올려주지 않으면 노조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그러나 서울시는 환승보조금을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고 요금 인상 역시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양측 협상에 별다른 중재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파업시 시민 불편 불가피할 듯 서울시 고홍석 버스정책과장은 “마을버스가 교통카드 승차 거부를 할 경우 환승 보조금 지원중단, 사업개선 명령, 사업정지, 과징금·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통해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파업에 참여하는 144개 노선 가운데 ▲63개 노선은 봉고차 등 대체 수단을 마련하고 ▲31개 노선은 시내버스를 투입하며 ▲지하철역 등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50개 노선은 운행을 중지할 방침이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공공기관간 갈등 단번에 풀었다

    “새로운 신례원역사(驛舍)를 짓기로 결정했을 때는 예산군의 관통도로 개설계획이 없었으니 별도의 철도횡단 시설물 공사비는 군청에서 부담해야 합니다.”(한국철도시설공단)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철도사업으로 주민들이 겪게 될 불편을 덜어주는 공사인 만큼 철도시설공단에서 공사비를 내는 것이 맞습니다.”(예산군) 장항선 철도개량공사에 따라 이전·확장되는 신례원역사를 지나는 지하통로 공사비를 누가 부담할 것인가를 놓고 한치도 물러서지 않던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예산군이 22일 충남 예산군 예산읍 복지회관에 마주앉았다. 이날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첫 ‘현장 조정회의’에 중재자로 나선 사람은 송철호 위원장. 그는 “오늘 논의의 초점은 두 기관의 갈등이 아니라 두 기관이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에 모아져야 한다.”며 회의분위기를 이끌었다. 예산군 간양리 주민 125명은 지난해 11월 “신례원역사가 옮겨짐에 따라 단절되는 간양리와 신례원리를 연결하는 길이 49m의 지하통로를 설치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사업비 부담을 놓고 철도시설공단과 예산군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것. 민원을 제기한 주민 대표 신영균씨는 “연결도로가 없으면 역에서 공단이나 군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낭비가 많다.”면서 “두 기관이 마주앉은 만큼 오늘은 조정이 마무리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그동안 철도시설공단과 예산군은 지역발전과 교통난 해소, 철도 이용자 편의를 위해 통로박스를 설치한다는 데 동의했지만 사업비 부담에는 서로 난색을 표시했다.각각 서로에게 공사비를 내야할 책임이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철도시설공단은 공사비를 내도 돌아오는 혜택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예산군은 예산군대로 재정형편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의 사정을 철도시설공단이 외면한다는 불만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을 오래 끌수록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철도시설공단은 신례원역 주변의 철도시설공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 예산군도 도시계획이 확정된 이후 공사가 진행된다면 지하가 아닌 지상통로를 건설할 수 밖에 없고, 도로 길이만 3배에 비용도 5배 이상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결국 조정회의에서 두 기관은 2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50%씩 분담해 신속하게 공사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예산확보를 위해 주민과 기획예산처를 적극적으로 설득키로 한다는 내용의 협약서에 서명했다. 송철호 위원장은 “이번 사안은 우리 사회의 어디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갈등요소를 갖고 있다.”면서 “오늘 처럼 이해당사자가 마주앉아 조금씩 양보하면 주민들의 마음고생을 키우고 예산을 낭비하는 것은 물론 지역발전까지 저해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산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탈루율 96% ‘세금大盜’도

    탈루율 96% ‘세금大盜’도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국세청의 표본 세무조사에서는 ‘기업가형 자영업자’들의 탈루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고급웨딩홀, 스포츠센터, 대형사우나, 골프연습장, 부동산관련 업체 등 재산규모가 큰 이른바 신종 자영업자들의 탈루 비율이 의사·변호사 등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져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서울에서 고급웨딩홀을 운영하는 박모(62)씨는 200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예식비와 피로연회장 사용료 53억원을 현금으로만 받아 자신과 동생 명의로 은행에 나눠서 예금했다. 신용카드로 계산하겠다고 하면 부가가치세 10%를 더 요구했기 때문에 이용객 대부분은 현금결제를 선택했다. 박씨는 수입금액 53억원 중 33억원만 세무서에 신고하고 나머지 20억원은 누락했다. 이렇게 빼돌린 소득으로는 부인 명의로 다른 예식장을 50억원에 인수하는 등 ‘재산불리기’에 나서 최근 5년새 재산 증가분이 무려 68억원이나 된다. 박씨는 이번에 소득세 등 5억원을 추징당했다. 서울에서 대형사우나를 운영하는 김모(55)씨는 소득의 거의 대부분을 누락했다. 사우나에서는 부대시설 이용료 등을 모두 현금으로 계산하는 점을 악용했다.2년간 순소득 27억 6000만원을 올렸지만, 세무서에는 1억 2000만원만 벌었다고 신고했다. 탈루율이 무려 95.6%나 된다. 김씨도 소득세 등 13억 7000만원을 추징당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그간 국세청이 자영업자에 대한 과세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충분치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득 탈루율이 거의 ‘0%’에 가까운 월급쟁이와 달리, 고소득 전문직·자영업자들은 ‘많이 벌고, 조금 신고하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보다 이른바 ‘기업가형 자영업자’들의 탈루 행태가 훨씬 심각했다. 422명의 이번 조사대상만 놓고 보면 의사 등 전문직종도 번 돈의 60%는 신고한 반면 기업가형 자영업자들은 소득의 4분의 1만 신고했다. 기업가형 자영업자들이 새로운 ‘탈루 사각지대’로 등장한 것이다. 더구나 이런 세금 탈루는 부동산투기에 이은 재산증식으로 이어진다는게 문제다.422명의 최근 10년간 재산변동이 이를 극명하게 입증한다. 422명의 총보유재산은 기준시가 기준으로 95년말 5681억원에서 지난해말에는 1조 5897억원으로 10년새 3배 가까이 불었다.1가구당 재산이 24억 2000만원씩 늘어났고, 특히 기업가형 자영업자들은 무려 44억 5000만원이나 재산이 불었다. 국세청이 파악하지 못한 금융자산까지 포함한다면 실제 재산증식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짐작된다. 주목할 것은 소득 탈루가 많은 경우에 재산증가도 이에 비례해 많았다는 점이다. 국세청 한상률 조사국장은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루가 ‘부의 양극화’ 현상의 중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조사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업종부터 순차적으로 강도높은 세무조사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생애 첫 대출’ 2兆 증액

    생애최초주택구입 대출 예산이 당초 올해 3조 5000억원에서 5조 5000억원으로 2조원이 추가 증액된다. 지난해 11월 생애최초주택대출 개시 이후 네 번째 이뤄지는 증액이다. 건교부는 이 같은 내용의 국민주택기금 운용계획 변경안이 21일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달 국회 승인을 받는 대로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건교부 관계자는 “하루 평균 400억원 나가던 서민주택자금 대출(생애최초주택구입대출+근로자·서민주택구입대출)이 지난달 말 대출조건 강화 이후 하루 평균 100억∼120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수요가 연초보다 4분의 1 감소했다.”면서 “당장은 추가 재원이 필요없지만 금리가 강보합세로 전망되는데다 당초 약속한 연말까지 생애최초대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추가 예산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추가로 조성되는 2조원은 국민주택채권 1조 5000억원, 주택저당채권유동화증권(MBS) 5000억원으로 구성된다. 관계자는 “기존 1종 국민주택채권 발행이 늘어나고 판교, 파주 등 신도시 분양과 함께 새로 발행되는 2종 채권 매출도 당초 예상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여 채권을 통한 추가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즉석복권, 새달부터 3종으로 축소

    현재 9종인 즉석복권이 새달부터 고액당첨형, 중위당첨형, 하위당첨형으로 당첨금 및 당첨확률을 차별화한 3종으로 축소, 발매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복권위원회는 17일 이같은 내용의 ‘인쇄복권사업 경영효율화 방안’ 등을 확정했다. 고액당첨형은 1등 당첨금이 10억원으로, 기존 즉석복권 가운데 당첨금이 5억원으로 가장 많았던 체육복권보다 2배 늘어났다. 장당 판매가격은 2000원이다. 판매가격 1000원의 중위당첨형은 1등 당첨금이 100만원이다. 하지만 1등 당첨확률을 기존 즉석복권보다 45∼230배 정도 높아진 2만분의1이다. 당첨금 20만원의 2등은 1000장에 1장,5만원인 3등은 200장에 1장꼴로 당첨확률이 높아진다. 판매가격 500원의 하위당첨형은 당첨금 500원의 4등 당첨확률이 3장에 1장꼴로 책정됐다.1등 당첨금은 5억원으로 높은 반면 당첨확률이 1000만분의1에 불과하다. 아울러 주택복권 등 추첨식 복권 4종은 1종으로 통폐합된다. 새로운 추첨식 복권의 판매가격은 1000원이며, 최고 당첨액은 20억원이다. 복권위 관계자는 “복권의 명칭은 이달 말까지 공모를 통해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차 바퀴가 무려 144개!

    “현대중공업에 바퀴 144개 달린 차가 있다?” 울산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본사에 1000t짜리 선박블록을 운반할 수 있는 대형 운송차량인 ‘트랜스포터’의 바퀴수가 무려 144개에 달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중은 육중한 선박의 블록과 선실, 엔진, 대형 배관설비 등을 운송하는데 쓰이는 트랜스포터를 총 33대 보유하고 있지만 바퀴 144개의 초대형 트랜스포터는 1대뿐. 이 장비는 1996년 이탈리아 운송장비 제작업체인 코메토사에서 20억원에 도입했다. 이 트랜스포터는 길이 26m, 폭 10m, 높이 2m로 무게만도 216t에 이른다. 또 전진과 후진을 비롯, 제자리에서 바퀴만 360도 회전하는 것이 가능하며, 높이도 1.55m에서 2.2m까지 조절할 수 있어 넓은 조선소 부지 곳곳을 누비며 각종 중량물을 운송하는데 적합하다. 트랜스포터의 최고 시속은 12㎞이지만 조선소 안에서는 안전을 위해 시속 6㎞ 정도로 운행하고 있다. 운전석이 앞뒤에 각각 1개씩 두곳이며, 운전사 외에도 3명의 신호수가 함께 따라다닌다.22년째 트랜스포터를 운전하고 있는 한종연(49)씨는 “빠르고 안전하게 블록을 운반해야만 각 생산분야에서 제때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트랜스포터 운전은 전체 공정의 속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경기도 “백남준미술관 독자 건립할수도”

    백남준 미술관 기공식을 둘러싼 경기문화재단과 미국 뉴욕 백남준 스튜디오 사이의 갈등(서울신문 3월8일자 보도)이 증폭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송태호 대표이사는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양측의 마찰은 미국 뉴욕 백남준 스튜디오측의 부실한 자문에 대해 도가 시정을 요구하고 무리한 인력충원 요구를 거부(뉴욕 백남준 스튜디오측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그러나 “최악의 경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독자적으로 미술관 건립과 개관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 백남준씨의 장조카인 하쿠다 겐씨가 대표로 있는 백남준 스튜디오측의 제안에 따라 지난해 3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영상 및 미디어 부문 수석 큐레이터인 존 핸하트씨를 수석 학예자문위원으로 위촉, 매월 5000달러의 자문료를 지급했다.”면서 “그러나 그는 자문근거자료조차 제대로 제시하지 않는 등 부실자문으로 일관해 재단이 지난해 12월부터 자문료 지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송대표는 또 “백남준 스튜디오측은 부실자문 시정요구를 무시한 채 또다시 분야별 전문컨설턴트 10여명을 추가로 고용할 것을 요청하는 등 재단이 수용하기 어려운 제안을 거듭 제시했다.”면서 “재단이 이를 거부했더니 ’재단과 협력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단은 백남준 스튜디오간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 백남준 미술관 건립사업을 미국 뉴욕측이 배제된 가운데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도는 2002년 6월 백남준씨와 ‘백남준 미술관 건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모두 120억원을 들여 그의 작품 67점과 비디오 아카이브스 2285점을 구입해놓은 상태여서 독자적인 사업추진에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 대표는 미술관 기공식이 앞당겨진 이유에 대해 “재단은 당초 5월말로 기공식을 개최하려 했으나 백씨가 갑작스럽게 타계하는 바람에 그의 서거 100일이 되는 5월9일로 앞당기게 된 것”이라며 “이에 대해 뉴욕측과 사전에 협의와 협조를 요청했으나 하쿠다씨가 갑자기 ‘경기도가 미술관을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며 불참을 통보해 왔다.”고 말했다. 앞서 하쿠다 겐씨는 최근 백씨의 49재를 맞아 입국한 뒤 언론을 통해 “경기도가 미술관을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며 기공식 불참의사를 밝힌 바 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생각나눔] “비상경영” 외치면서 임금인상 ‘이중잣대’

    [생각나눔] “비상경영” 외치면서 임금인상 ‘이중잣대’

    올해도 10대 그룹의 주요 상장회사는 사외 이사를 포함한 이사진의 임금(보수한도)을 두 자릿수 인상했다. 경영악화를 이유로 직원들의 임금은 동결했으나 이사들의 연봉 지급한도는 42.9%나 올린 곳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임원진의 보수는 주요국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에 경영실적만 좋으면 시빗거리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근로자 임금인상률의 3배… 42.9% 올린 곳도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주주총회를 마무리한 10대 그룹 소속 63개 상장사의 올해 등기이사 보수 한도를 분석한 결과,1인당 평균 16.7%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한도는 사내외 등기 이사들에게 지급할 급여 총액의 범위로, 실제 급여액과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주요 상장사들은 지난해 이맘때에도 임원 보수를 평균 34.6% 올린 적이 있다. 올해 임원 보수는 100인 이상 기업의 지난해 평균 협약임금인상률(4.7%)의 3배가 넘는다. 그룹별로는 한화 38.9%, 현대자동차 37.5%, 삼성 24.8% 순으로 높다. 롯데는 1.7%로 가장 낮다. 개별 기업별로는 LG텔레콤이 전체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난해 20억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100% 올렸다.7명의 이사가 평균 5.7억원씩 받게 된 셈이다. 현대하이스코는 이사 수를 7명에서 5명으로 줄였으나 보수한도는 2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높였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경영악화에 따른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과장급 이상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했으나 이사진의 보수한도는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42.9%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 등 사내외 이사 13명의 보수를 동결했으나 보수액이 1인당 46억 2000만원으로 단연 최고를 기록했다. ●임원 보수 정하는 위원회 필요 증권업계 관계자는 “SK 경영권을 위협했던 소버린에 이어 아이칸 연합은 KT&G의 경영진에 이사의 보수 한도 인상의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장부열람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뚜렷한 이유 없이 임원 임금만 올리면 주주들이 불만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경영실적은 외국 기업과 견줄 만한데, 임원 보수는 바닥 수준”이라는 게 이유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이 매출액 5억달러 이상인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보수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 216만달러로 가장 높았다. 한국(21만달러)은 조사대상 25개국 가운데 23번째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우찬 교수는 “우리나라의 임원 보수는 주요국에 비해 낮은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임원 보수지급의 기준과 원칙 및 절차 등이 불명확한 점을 개선하고, 보수가 성과와 연동하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