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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자존심 맞대결 구로을…‘대통령의 복심’ vs ‘3선 자객’

    여야 자존심 맞대결 구로을…‘대통령의 복심’ vs ‘3선 자객’

    4·15 총선 서울 구로을 - 윤건영 vs 김용태 4·15 총선에서 서울 구로을은 여야의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이 펼쳐질 요주의 선거구다. 문재인 정부 핵심 인물인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51)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과 미래통합당 쇄신파 3선 김용태(52) 의원이 맞붙는다. 윤 전 실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초강세 지역인 구로을 굳히기를 위해 등판하자 김 의원이 양천을을 떠나 이곳으로 왔다. 김 의원의 구호는 ‘복심보다 민심’이다. 구로을을 정권 심판의 전진 기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뚜벅이 정무왕 윤건영, 지역구 관리왕 김용태 두 후보는 스타일부터 다르다. 윤 전 실장이 조용히 파고드는 전략가형이라면 김 의원은 열정적인 정면돌파형이다. 18일 오전 8시 30분 윤 전 실장은 파란 점퍼 차림으로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1번 출구 경인로변 지하도 앞에 서서 “안녕하세요, 윤건영입니다”를 외치며 한 시간 반째 시민들을 향해 출근 인사를 하고 있었다. 마스크에 장갑까지 철저히 낀 탓에 ‘믿는다 윤건영’이라고 적힌 파란 점퍼와 커다란 피켓을 보고서야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최근 이 지역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대면 선거운동에 더욱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대개 바쁜 걸음으로 지나쳤지만 다가와 인사를 하거나 명함을 달라는 어르신도 있었다. 윤 전 실장은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매일 2시간씩 출근길 인사로 하루 일정을 시작하고 있다.같은 날 오후 2시 구로시장에는 김 의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김 의원은 “김용태 인사 올립니다. 정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외치며 상가를 빠르게 누볐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날 첫 시장유세에 나선 그는 일분일초 낭비할 새 없이 한 분이라도 더 인사해야 한다며 잰걸음으로 쉴 새 없이 오갔다. 고추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이 김 의원을 붙들고 “코로나 때문에 정말 난리예요. 시장에 사람이 없어 너무 힘들어요”라고 호소하자 김 의원은 “고추가 이렇게 좋은데 어휴…. 제가 정말 자영업자, 소상공인 안 망하도록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20년째 민주당 텃밭...개발 원하는 구로 두 사람 모두 당에서 전략 공천해 이 지역 연고가 없는 ‘지역 초짜’들이다. 관건은 누가 더 빨리 민심을 파고들어 뿌리를 내리느냐다. 지난 1월말 예비후보 등록을 끝내고 먼저 지역 다지기에 들어간 윤 전 실장은 “제가 연고가 더 깊다. 그분(김용태)은 3월에 오시지 않았느냐”며 농담 섞인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역대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민주당 후보인 윤 전 실장이 유리하다. 소위 수도권 서남부 진보 벨트로 불리는 이곳에서는 16대부터 내리 다섯 번 민주당이 대승을 거뒀다. 특히 19·20대 총선에서는 박영선 의원이 각각 61.4%와 54.1%의 폭발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심지어 민주당이 서울 지역에서 참패한 18대 총선에서도 7% 가까운 표차를 내며 이겼다. 최근 신도림역 인근으로 청년 인구의 유입이 늘면서 진보층이 더욱 두터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로을은 신림동, 구로1~5동, 가리봉동 등 7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아파트촌과 번화한 상가들이 많은 신도림동과 구로5동 쪽은 자녀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은 반면 가리봉동은 쪽방촌과 오래된 다세대주택들이 모여 있어 지역 개발을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 연고 없는 지역 초짜...누가 먼저 민심 잡나 ‘지역구 관리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는 김 의원은 내리 3선을 지내며 탄탄하게 다진 원 지역구(서울 양천을)를 당에 반납하고 험지로 나섰다. 문재인 정권과 386 심판 민심을 대변하겠다는 각오다. 쉽지 않은 싸움이지만 그를 ‘자객공천’한 당 안팎에서는 “지역 민심 모으기에는 김용태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며 김 의원의 선전을 기대한다. 그는 이전 지역구에서 정기적으로 동네 민원을 받는 ‘지역 민원의 날’을 시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3선 중진임에도 당내 계파가 없는 소장파로 분류된다. 선거 경력으로만 보면 3선 김 의원이 한 수 위다. 그러나 윤 전 실장 역시 1998년 성북구 구의원에 출마해 최연소 기초의원으로 당선돼 활동했고,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무기획비서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기획상황실장 등을 거치며 정치와 정무 감각을 모두 다졌다는 평이다. 선관위 예비후보자 명부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음주운전 등 2건의 도로교통법 위반 전과 기록이 남아 있다. 윤 전 실장은 1992년 국가보안법 위반 전과가 있으나 이듬해 사면됐다.윤 전 실장은 상가 골목과 시장을 주로 걸어다니며 민심을 듣는 ‘뚜벅이 선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윤 전 실장은 “대학생 때 총학생회장을 하고 난 뒤 전국 수배령이 내려 1년간 구로동 친구집에서 지낸 적이 있다. 그 집이 아직도 여기 있더라”면서 “신도림은 그 사이 천지개벽이 일어났는데 구로동은 30년이 다 된 지금도 그대로인 곳들이 많다. 7년 반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격차 해소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와 숙원 사업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통합당은 지난달 말 윤 전 실장의 적수로 김 의원을 확정했다. 총선까지 주어진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김 의원은 라디오 방송·아침 인사·자전거 유세 등 전방위 공격을 펼치고 있다. 김 의원은 “이 지역에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들이 많이 살고 있고, 곳곳에 개발 과제가 놓여 있다”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 살리기에 주력하는 한편, 구로디지털단지 등 지역 개성을 살려 4차 산업혁명이 적용되는 지역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옆 양천을에서 3선을 지내며 부지런히 쌓은 지역 발전의 지혜와 노하우를 구로을에 모두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여학생 교실 침입해 스타킹으로 음란행위 20대 집행유예

    여학생 교실 침입해 스타킹으로 음란행위 20대 집행유예

    고등학교에 침입해 교실에서 여고생 스타킹으로 음란행위를 하는 행각을 2년 넘게 해 온 2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건조물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2)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서울 강남구 소재 고등학교에 들어가 여학생 교실에 출입문이나 창문을 열고 침입했다. A씨는 여학생들의 스타킹 등을 이용해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이러한 행각은 2년여간 총 24회에 이르렀다. 모두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판사는 “A씨 범행의 위험성, 범행 횟수, 기간 등을 고려할 때 다른 주거침입죄에 비해 비교적 엄한 처벌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는 성년이 된 지 얼마 안 된 청년으로서 나이가 아직 젊다”면서 “A씨는 범행 전부를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 본인이 정신적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치료를 받고 있으며 A씨 가족들도 상황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이 같은 제반 사정을 고려해 이번에 한해 특별한 부가조건 없이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고 판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준석 “이해찬, 4년전 컷오프 돼 무소속 출마 벌써 잊었나”

    이준석 “이해찬, 4년전 컷오프 돼 무소속 출마 벌써 잊었나”

    미래통합당 노원병 후보인 이준석 최고위원이 4·15 총선을 앞두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의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들에 대해 영구제명을 언급한 데 대해 “4년 전 무소속 출마 기억을 벌써 잊었느냐”며 일침을 놓았다. 이 대표는 20대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7선으로 성공한 뒤 복당한 전력을 갖고 있다.이해찬 전날 “공천 못 받아 무소속 출마시 영구제명” 이 최고위원은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이해찬 대표의 ‘무소속 출마자 영구제명’ 발언을 옮긴 뒤 “죄송한데 4년 전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신 것 같다”면서 “그걸 벌써 잊으신 건지요”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서 경선에서 탈락한 일부 후보들이 이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히며 총선 구도를 흔드는 데 대해 “우리 당에서 4·15 총선 출마를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제명하겠다”며 밝혔다. 또 “호남지역에서 다른 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에 우리 당으로 입당 또는 복당하겠다며 선거운동을 하는 사례들이 있는데 이 경우에도 우리 당은 입당 또는 복당을 불허하겠다”고 말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영구제명에 대한 (구체적인) 당헌·당규를 찾아보겠다”면서 “당규에 없다면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해찬, 김종인이 20대 총선서 컷오프하자 탈당, 무소속으로 7선 성공 후 복당 그러나 이 대표는 앞서 2016년 20대 총선 2차 공천심사 당시 ‘하위 50% 중진 의원(3선 이상)’에 들어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관악을에서 5선을 했던 이 대표는 2012년 19대 국회에서 세종으로 옮겨 6선을 지낸 상황이었다. 컷오프 당시 김종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에 분노해 그해 3월 15일 “도덕성이든, 경쟁력이든, 의정활동 평가든 내가 컷오프 당할 합당한 명분이 없다”며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이 대표는 세종시에서 득표율 43.7%을 기록하며 민주당 문홍수 후보와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박종순 후보를 누르고 7선 의원이 됐다. 이 대표는 탈당 200일 만인 2016년 9월 30일 민주당으로 돌아와 ‘친노친문’ 좌장을 맡으며 문재인 정권의 핵심을 이뤘고 2018년 8월에는 민주당 대표가 됐다. 앞서 이 대표는 1988년 13대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 국회의원에서 당시 평민당 후보인 이 대표는 당시 민정당 후보였던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꺾고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문희상 의장 아들 문석균, 민병두, 오제세 등 탈당 후 잇단 무소속 출마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는 이 최고위원은 일각에서 지적하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말처럼 이 대표가 다른 사람을 훈계할 처지가 못 된다는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지역내 유력 후보들이 잇따라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특히 지역구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전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이 ‘세습 공천’ 논란으로 출마를 포기했다가 무소속 출마를 위해 탈당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민주당은 해당 지역에 민주당이 청년영입인재로 소방관 오영환 후보를 공천했는데 이 대표는 문 전 부위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오 후보에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투’ 논란을 겪었던 서울 동대문을에 3선 현역 민병두 의원도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또 충북 청주 서원 4선 현역인 오제세 의원, 서울 금천 선거에 도전한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 등도 컷오프에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해찬 “무소속 출마 복당 못해”…‘내로남불’ 비난

    이해찬 “무소속 출마 복당 못해”…‘내로남불’ 비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우리 당에서 4·15 총선 출마를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 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서 최근 공천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고 있는 당내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공천을 받지 못해 당을 떠난 분들이 무소속 출마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 복당하지 못한다는 취지”라며 “그래야 지금 나간 민주당 후보가 선거운동을 원활히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또 “호남지역에서 다른 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에 우리 당으로 입당 또는 복당하겠다며 선거운동을 하는 사례들이 있는데 이 경우에도 우리 당은 입당 또는 복당을 불허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무소속 출마 영구 제명 조치는 최근 무소속 출마 방침을 밝힌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전 경기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 민병두 서울 동대문을 현역 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습 공천’ 논란으로 의정부갑 출마를 포기했던 문석균 전 부위원장은 이날 무소속 출마를 위해 탈당했고, 민병두 의원도 동대문을 무소속 출마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은 의정부갑 선거구에 영입인재 5호인 전직 소방관인 오영환씨를 공천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청년정치인들은 “문 전 부위원장이 조직을 동원해 오영환 후보를 왕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당 문 의장 아들, 민주당 후보 조리돌림”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석균 후보는 당의 결정으로 공천된 오영환 후보에게 조리돌림에 가까운 정치적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2016년 20대 총선 후 탈당 및 해당행위 주도자는 단 한 명도 복당시킨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문 전 부위원장 외에도 충북 청주 서원 현역인 오제세 의원, 서울 금천 선거에 도전한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 등도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대표 본인이 지난 총선에서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복당한 전력이 있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지적인 나오고 있다. 민주당 측은 이 대표의 무소속 출마 뒤 복당에 대해 당시에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아닌 김종인 전 대표 개인이 컷오프를 했기에 부당함을 증명하기 위해 무소속 출마를 한 것이라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총선 공천은 외부인사 10여명이 참여한 공관위와 재심위원회의 판단을 거치는 ‘시스템 공천’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호남 지역 당선자의 입당 불허에 대해서도 “호남에서는 선거운동 중인 후보들이 우리 당 후보인지, 무소속인지, 다른 당 후보인지도 모르겠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이렇게 해야 호남 선거에서 ‘가르마’가 타진다는 호남 후보들의 요청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신진서 “인터넷으로 바둑을 배웠습니다” 최강기사의 성장비결

    신진서 “인터넷으로 바둑을 배웠습니다” 최강기사의 성장비결

    인터넷 대국 즐겨한 2000년생 바둑기사익명의 고수에게 지도받아 프로입단까지2015년 렛츠런파크배 우승으로 본궤도“마음대로 못 놀아… 여가시간엔 유튜브”“바둑은 인터넷으로 배웠고, 바둑 이외 시간엔 주로 유튜브 봐요.” 2000년생 바둑기사 신진서 9단은 바둑을 어떻게 배웠느냐는 질문에 새로운 세대다운 대답을 꺼냈다. 과거 바둑계에선 바둑 고수의 내제자로 가르침을 받는 등 대면 훈련을 통해 바둑 기량을 쌓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서 자란 바둑기사는 기존의 방식과 다른 성장과정을 거쳤다. 신진서를 키운 ‘8할’이 익명의 인터넷 바둑 고수였던 것. 16일 한국기원에서 만난 신진서는 “부모님이 바둑학원을 하신 덕에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직접적으로는 어릴 때 뒀던 인터넷 대국이 기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금은 프로기사들의 바둑 사이트 아이디가 공개돼 누가 누군지 다 알지만 예전엔 누가 어떤 아이디를 쓰는지 몰랐다”면서 “많은 바둑기사들이 인터넷으로 바둑을 두던 시절이었고, 강자들과 오프라인 대국 기회가 잘 없던 나에게 인터넷은 마음껏 대국할 수 있는 무대가 됐다”고 말했다. 신진서는 익명의 고수를 통해 쌓은 내공으로 어린이 바둑 무대를 휩쓸었다. 고향인 부산에서 지역연구생을 거쳐 서울에 와서 본격적인 입단 준비를 하면서는 “입단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결국 그는 2012년 프로 입단에 성공했고, 그때부터 좀 더 깊이 있는 바둑을 배워나갈 수 있었다. 바둑이 뭔지 잘 모르는 나이부터 상대의 돌을 잡는 일을 즐거워했던 꼬마는 차츰차츰 한국 바둑계를 이끌 재목으로 성장해나갔다. 입단 초기에는 “선배들에게 깨지기 바빴다”는 신진서는 2015년 렛츠런파크배 오픈 토너먼트에서 정상에 오르며 15세 9개월 5일의 기록으로 2000년대생 가운데는 최초로 종합 기전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돌부처’ 이창호의 14세 10일보다는 늦었지만 역대 2번째로 어린 나이에 차지한 우승이다.신진서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것도 그때부터다. 신진서는 이후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최정상급 기사로 급성장했다. 특히 한 대회에서 커제 9단이 “신진서의 바둑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린 뒤 “죽어도 이기겠다”고 다짐하며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다. 신진서의 성장으로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박정환으로 이어진 최강기사의 계보를 이을 새로운 재목이 필요했던 한국 바둑계로서는 희소식이었다. 어린 나이에 부족한 면도 보였지만 신진서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나가며 더 단단한 바둑 내공을 쌓았고 2018년부터는 국내외에서 항상 1위 자리를 다퉜다. 이제 갓 20대에 접어든 혈기왕성한 청년인 만큼 신진서는 “한편으로는 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도 “바둑을 아예 안 쳐다본 날도 보내봤는데 공부를 안하고 놀고 있으면 죄를 짓는 느낌이 드는 성격이라 무서워서 마음대로 놀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의 여가시간은 주로 ‘유튜브’로 채워진다. 신진서는 “책을 읽어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고 웃으며 “주로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좋아하는 영상 장르는 ‘힙합’이었지만 요즘은 유튜브가 알고리즘에 의해서 재밌는 영상을 알아서 추천해주다보니 나오는대로 보고 있다. 정해진 일과 없이 즉흥적으로 두고 싶을 때 바둑을 둔다는 천재형 기사는 즐길 때 즐기고 할 때 하는 진정한 고수의 면모를 자랑했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취업 덮친 코로나… 청년 43만 “그냥 쉼”

    취업 덮친 코로나… 청년 43만 “그냥 쉼”

    20대가 39만명… 1월보다 3만 6000명↑ 경기 부진에 코로나發 채용 축소·연기에 구직 활동 접은 ‘취업 포기’ 젊은층 증가지난달 특별한 구직 활동이나 취업 의지 없이 ‘그냥 쉬었다’고 답한 청년 인구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취업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중 그냥 ‘쉬었다’고 답한 인구는 43만 8000명으로 나타났다. 월 기준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43만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2012년 2월(40만 4000명)에 한 차례 40만명을 넘었을 뿐이다. 2003년 1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20만명대와 30만명대를 오가며 등락을 반복하다가 지난달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20대에서 증가폭이 컸다. 2월 기준 20~29세 쉬었음 인구는 39만 1000명으로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지난 1월(35만 5000명)에 이어 2월까지 두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나 됐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육아나 가사, 취업을 위한 재학·수강, 연로, 심신 장애 등 특별한 이유 없이 막연히 쉬고 있다고 답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구직 활동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실업자는 지난 1주 동안 일을 하지 않았고, 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위해 학원이나 기관, 또는 그 외의 곳을 다니고 있다고 답한 경우는 ‘취업 준비자’로 묶이고 실업자로는 분류되지 않는다. 지난달 전체 취업 준비자는 77만명으로, 1년 전(79만 2000명)보다 2만 2000명 되레 줄었다. 체감경기가 이미 안 좋은 데다 연초부터 우리 사회를 마비시킨 코로나19 사태가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면서 취업 자체를 포기한 청년들이 많아진 탓으로 해석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5일부터 19일까지 종업원 300인 이상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6개사 중 32.5%가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19.0%는 채용 축소를 계획했고, 8.8%는 한 명도 뽑지 않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신천지 사태를 계기로 크게 확산되기 전에 한경연 조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고용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충격이 구직 활동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이들 역시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거대 양당, 고작 13명 공천하려고 청년영입쇼 벌였나

    각 정당의 21대 총선 지역구 공천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지금까지의 결과만으로는 이번에도 2030 청년세대 신인 정치인 다수가 국회에 입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청년 공천 규모는 고작 13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양당을 통틀어 20대 청년 공천은 전무하다. 민주당과 통합당이 청년 공천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하며 청년인재 영입 경쟁을 벌였지만 결과적으로 스펙 좋은 젊은이들을 내세운 ‘정치쇼’에 불과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아직 일부 지역구와 비례대표 공천이 남아 있지만 두 정당이 앞으로 청년인재들을 대거 내세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서울신문이 주요 정당의 지역구 공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은 2030 후보가 겨우 5명, 통합당은 8명이다. 공천확정자 중 2030 비율은 민주당이 2.2%, 통합당이 5.7%이다. 특히 민주당 공천확정자의 평균 나이는 56.5세로 20대 국회의원 평균보다 한 살 많아 더욱 노령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원인으로 청년인재풀이 작다는 게 이유겠지만 거대 정당들이 겉으로는 ‘청년정치’와 ‘세대교체’를 주창하면서도 공천 과정에서는 본선경쟁력을 앞세운 ‘기득권 카르텔’이 여전히 작동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세대교체는 서구 정치의 대세이다. 35세로 세계 최연소 총리인 핀란드의 산나 마린, 40대의 프랑스 대통령과 캐나다 총리 등 유엔 회원국 중 30~40대 지도자가 이끄는 나라가 21개국이다. 이들은 하루아침에 유력 정치인이 된 것이 아니다. 당원부터 시작해 오랫동안 정치경험을 쌓으며 나라를 이끌 수 있는 경륜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선거에 임박해서야 청년정치와 세대교체를 부르짖을 게 아니라 평소에 청년이 정치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멍석’을 깔아 줘야 젊은 정치 지도자가 나올 수 있다. 거대 양당의 각성을 촉구한다.
  • 또… 우상호·이성헌 여섯 번째 맞대결

    또… 우상호·이성헌 여섯 번째 맞대결

    우상호 의원이 역대 전적 3대 2로 앞서 공천 마무리 앞두고 지역구 곳곳 파열음 당협위원장 11명 황대표 만나 재심 요구미래통합당 서울 서대문갑 공천 경선에서 이성헌(오른쪽) 전 의원이 승리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 의원과 6번째 대결을 펼치게 됐다. 통합당 공관위는 11일 수도권 8개 지역구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 전 의원은 경선에서 64.4%로 여명숙(45.6%) 전 게임물관리위원장을 이겨 공천권을 따냈다. 앞서 민주당은 서대문갑에 이 지역 현역인 우상호 의원을 내세웠다. 두 사람은 연세대 81학번 동기로 이 전 의원이 1983년, 우 의원이 1987년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앞선 5차례의 대결에선 우 의원이 역대 전적 3대2로 앞섰다. 이 전 의원이 16대와 18대 총선, 우 의원이 17대와 19∼20대 총선에서 각각 승리했다. 인천 부평갑은 현역인 정유섭 의원이 본선에 진출했다. 전직 의원 간의 대결이 벌어진 노원갑에서는 이노근 전 의원이 현경병 전 의원을 앞섰다. 이 외에도 이창근(경기 하남) 전 청와대 행정관, 홍인정(은평갑) 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박용호(경기 파주을) 전 청년위원회 위원장이 경선에서 이겼다. 통합당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공천이 완료된 지역구 곳곳에서는 파열음이 나고 있다. 공천 배제된 서울·경기·인천 지역 당협위원장 11명은 이날 황교안 대표와 면담하고 “최고위에서 공관위 결정사항을 보류하고 재심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동귀어진을 노리는 황 대표 측과 사감에 찬 김형오 위원장의 협잡한 이유 없는 공천 배제”라며 또다시 각을 세웠다. 전날 강원 강릉에서 공천 배제된 권성동 의원은 “재심을 신청하고 기각하면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날 “내가 권 의원에 대해 할 말이 많은데 말을 아끼고 있다. 본인의 인격과 명예를 지켜 주려고 한다”고 받아쳤다. 공관위는 이날 지원자 부족으로 추가 공모를 받은 통합당의 험지 호남권과 일부 수도권 지역에 대한 후보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 퓨처메이커로 분류된 청년인재 김용태 전 새로운보수당 청년대표, 천하람 전 젊은보수 대표 등이 이날 추가 면접을 봤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또… 우상호·이성헌 여섯 번째 맞대결

    또… 우상호·이성헌 여섯 번째 맞대결

    미래통합당 서울 서대문갑 공천 경선에서 이성헌 전 의원이 승리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6번째 대결을 펼치게 됐다. 통합당 공관위는 11일 수도권 8개 지역구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 전 의원은 경선에서 64.4%로 여명숙(45.6%) 전 게임물관리위원장을 이겨 공천권을 따냈다. 앞서 민주당은 서대문갑에 이 지역 현역인 우상호 의원을 내세웠다. 두 사람은 연세대 81학번 동기로 이 전 의원이 1983년, 우 의원이 1987년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앞선 5차례의 대결에선 우 의원이 역대 전적 3대2로 앞섰다. 이 전 의원이 16대와 18대 총선, 우 의원이 17대와 19∼20대 총선에서 각각 승리했다. 인천 부평갑은 현역인 정유섭 의원이 본선에 진출했다. 전직 의원 간의 대결이 벌어진 노원갑에서는 이노근 전 의원이 현경병 전 의원을 앞섰다. 이 외에도 이창근(경기 하남) 전 청와대 행정관, 홍인정(은평갑) 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박용호(경기 파주을) 전 청년위원회 위원장이 경선에서 이겼다. 통합당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공천이 완료된 지역구 곳곳에서는 파열음이 나고 있다. 공천 배제된 서울·경기·인천 지역 당협위원장 11명은 이날 황교안 대표와 면담하고 “최고위에서 공관위 결정사항을 보류하고 재심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동귀어진을 노리는 황 대표 측과 사감에 찬 김형오 위원장의 협잡한 이유 없는 공천 배제”라며 또다시 각을 세웠다. 전날 강원 강릉에서 공천 배제된 권성동 의원은 “재심을 신청하고 기각하면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날 “내가 권 의원에 대해 할 말이 많은데 말을 아끼고 있다. 본인의 인격과 명예를 지켜 주려고 한다”고 받아쳤다. 공관위는 이날 지원자 부족으로 추가 공모를 받은 통합당의 험지 호남권과 일부 수도권 지역에 대한 후보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 퓨처메이커로 분류된 청년인재 김용태 전 새로운보수당 청년대표, 천하람 전 젊은보수 대표 등이 이날 추가 면접을 봤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청년 공천 민주 5명·통합 8명… ‘대폭 확대’ 또 약속 못 지킨 정치권

    청년 공천 민주 5명·통합 8명… ‘대폭 확대’ 또 약속 못 지킨 정치권

    통합당 기본점수 받은 경선 통과자는 0명 정의당 70곳 중 7명 공천… 2명은 20대로 도전 청년 적고 가산점 부여 효과 없는 탓 ‘청년 대 청년’ 경쟁 후보 내는 건 긍정적21대 총선에서 청년 공천을 대폭 늘리겠다는 정치권의 약속이 또다시 지켜지지 않았다. 10일 주요 정당의 4·15 공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2030세대’(1981~2000년생) 후보가 단 5명, 미래통합당은 8명이 지역구 공천을 받는 데 그쳤다. 지역구 253곳 중 222곳의 공천을 확정한 민주당은 2030 비율이 2.2%에 불과했으며 149곳의 공천을 확정한 통합당은 5.4%였다. 여야 모두 막바지 공천 작업 중이라 일부 추가 가능성이 있지만 21대 국회도 2030을 대변할 청년 정치인은 극소수에 불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까지 장철민(37·대전 동구), 김남국(38·경기 안산단원을), 오영환(32·경기 의정부갑), 이소영(35·경기 의왕·과천), 정다은(34·경북 경주) 등 5명의 30대 후보를 확정했다. 20대는 0명이다. 5명 중 장 후보만 경선을 치렀고, 김남국·오영환·이소영 후보는 모두 외부에서 수혈한 영입인재의 전략 공천으로 해당 지역 활동 경험이 전혀 없다. 통합당은 김병민(38·서울 광진갑), 김재섭(32·서울 도봉갑), 이준석(35·서울 노원병), 배현진(37·서울 송파을), 신보라(37·경기 파주갑), 박진호(30·경기 김포갑), 김용식(32·경기 남양주을), 김수민(34·충북 청주청원) 후보가 단수 또는 전략공천을 받았다. 그나마 이준석·배현진·박진호·김수민 후보는 오랫동안 해당 지역을 닦아 왔던 당협위원장 출신이다. 70곳의 지역구 공천을 확정한 정의당은 김지수(27·서울 중랑갑), 박예휘(28·경기 수원병) 후보 등 20대 후보 2명을 공천하는 데 성공했다. 30대 지역구 후보는 5명이다. 정의당은 당선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비례대표 앞번호로 류호정(28), 장혜영(33), 문정은(34), 정민희(31), 조성실(34) 후보 등을 공천했다.주요 정당들은 공천을 앞두고 청년 공천을 위해 가산점 제도를 대폭 손질했으나 실제 결과를 보면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지역구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 티켓을 따낸 장철민 후보는 15%의 청년 가산점을 받았으나 경선 상대도 여성 가산점을 받아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한 30대 예비후보는 “과거 386들이 30대에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회를 보장했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얻은 표의 몇 %를 주는 가산점은 똑같은 출발선에서 벤츠 탄 사람과 티코 탄 사람의 불공정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득표율 기준 가산점 부여가 아니라 ‘기본 점수’를 주는 파격 제도를 마련했으나 경선으로 본선 티켓을 쥔 청년은 아직 없다. 청년 후보들은 경선 자체에 올라가는 것도 쉽지 않다. 2018년부터 경기 김포갑 당협위원장을 맡아 온 박진호 후보는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청년 당협위원장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원외 청년 당협위원장 중 유일한 후보로서 어깨가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청년 공천이 부실한 이유는 우선 인재풀이 좁다는 점이다. 주요 정당이 장기적인 인재양성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다 보니 지역에서 차근차근 선거를 준비해 실제 도전에 나서는 2030이 극소수다. 그러니 정당들은 또 선거에 임박해 외부 인재 ‘영입쇼’를 되풀이하는 실정이다. 직접 공천 심사를 진행한 통합당 공관위의 한 위원은 “청년 비율을 대폭 늘리고자 많은 장치를 마련했지만, 도전하는 청년들의 풀이 제한적”이라며 “특히 30·40대 모두 정치 환경에 노출된 시간이 길지 않아 여기 적응된 인재풀이 좁다”고 말했다. 실제 통합당의 1차 공모에는 단 13명의 2030이 도전했다.다만 21대 총선을 앞두고 청년 공천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 시도됐다는 데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통합당은 ‘FM(Future Maker) 청년벨트’라는 새로운 청년 공천 실험에 나섰다. 신청 지역구에서 탈락한 청년 후보들을 주요 지역 벨트로 묶어 청년 대 청년 경쟁으로 후보를 내는 방식이다. 민주당도 뒤늦게 서울 동대문을을 청년 전략 지역으로 지정해 청년 예비후보 간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2030 청년 공천 민주당 2.2%, 통합당 5.7%

    2030 청년 공천 민주당 2.2%, 통합당 5.7%

    민주당 5명, 통합당 8명 본선행 확정정의당, 지역구에 20대 2명 공천FM청년벨트, 청년전략지역 실험도21대 총선에서 청년 공천을 대폭 늘리겠다는 정치권의 약속이 또다시 지켜지지 않았다. 10일 주요 정당의 4·15 공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2030(1981~2000년 출생) 세대 중 단 5명, 미래통합당은 8명이 지역구 공천을 받는 데 그쳤다. 특히 지역구 253곳 중 222곳의 공천을 확정한 민주당은 2030 비율이 2.2%에 불과하다. 139곳의 공천을 확정한 통합당도 5.7%다. 두 정당의 지역구 공천과 비례대표 정당 공천이 남아 있어 일부 추가 가능성이 있지만 21대 국회도 2030의 목소리를 낼 청년 정치인은 극소수에 불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현재까지 장철민(37·대전 동구), 김남국(38·경기 안산단원을), 오영환(32·경기 의정부갑), 이소영(35·경기 의왕·과천), 정다은(34·경북 경주) 후보 등 5명의 30대 후보를 확정했다. 20대 후보는 0명이다. 5명 중 장 후보만 경선을 치렀고, 김남국·오영환·이소영 후보는 모두 외부에서 수혈한 영입 인재의 전략 공천으로 해당 지역 활동 경험이 전혀 없다. 민주당이 마련한 청년 가산점의 혜택을 본 후보도 없어 ‘가산점 무용론’도 나온다. 지역구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 티켓을 따낸 장 후보는 15%의 청년 가산점을 받았으나 경선 상대 후보도 여성 가산점을 받아 별다른 혜택을 얻지 않았다.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한 30대 예비후보는 “과거 386 선배들이 30대에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기회를 보장했기 때문”이라며 “2030이 경선으로 경쟁력을 증명하면 그것은 대통령감 아니냐”고 말했다. 또 “자신이 얻은 표의 몇 %를 주는 가산점은 똑같은 출발선에서 벤츠 탄 사람과 티코 탄 사람의 불공정 경쟁”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김병민(38·서울 광진갑), 김재섭(32·서울 도봉갑), 이준석(35·서울 노원병), 배현진(37·서울 송파을), 신보라(37·경기 파주갑), 박진호(30·경기 김포갑), 김용식(32·경기 남양주을), 김수민(34·충북 청주청원) 후보가 단수 또는 전략공천을 받았다. 그나마 이준석·박진호·김수민 후보는 오랫동안 해당 지역을 닦아 왔던 전 당협위원장이다. 2018년 1월부터 김포갑 당협위원장을 맡아 온 박진호 후보는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청년 당협위원장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원외 청년 당협위원장 중 유일한 후보로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청년 공천을 늘리려고 자신이 얻은 득표율 기준 가산점 부여 방식이 아니라 ‘기본 점수’를 주는 파격적인 제도를 마련했으나 경선으로 본선 티켓을 쥔 청년은 아직 없다. 70곳의 지역구 공천을 확정한 정의당은 김지수(27·서울 중랑갑), 박예휘(28·경기 수원병) 후보 등 20대 후보 2명을 공천하는 데 성공했다. 30대 후보는 5명을 지역구에 공천했다. 정의당은 비례대표 당선권인 20위 내 후보로 류호정(28), 장혜영(33), 문정은(34), 정민희(31), 조성실(34) 등 5명의 2030 후보를 공천했다. 여야 공히 청년 공천이 부실한 이유로는 우선 인재풀이 좁다는 점이다. 준비된 청년 정치인 양성이 극히 빈약한 구조에서 가산점 등을 줘도 별 효과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직접 공천 심사를 진행한 통합당 공관위의 한 위원은 “청년 비율을 대폭 늘리고자 많은 장치를 마련했지만, 도전하는 청년들의 풀이 제한적”이라며 “특히 30대, 40대 모두 정치환경에 노출된 시간이 길지 않아 정치환경에 적응해 준비된 인재풀이 작다”고 말했다. 실제 통합당의 1차 지역구 공모에는 단 13명의 2030이 도전했다. 다만 21대 총선을 앞두고 청년 공천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 시도했다는 데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통합당은 ‘FM(Future Maker) 청년벨트’라는 새로운 청년 공천 실험에 나섰다. 신청 지역구에서 탈락한 청년 후보들을 주요 지역 벨트로 묶어 청년 대 청년 경쟁으로 후보를 내는 방식이다. 민주당도 뒤늦게 서울 동대문을을 청년 전략 지역으로 지정해 청년 예비후보 간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여기는 중국] 후베이성 코로나19 의료진 4만 명 중 3000명 확진

    중국 후베이성(湖北) 일선 병원에서 코로나19 의료 활동 중인 이들 가운데 약 3000명의 의료진이 집단 감염된 사실이 공개됐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최근 온라인 상으로 진행된 언론인 브리핑을 통해 ‘후베이성 내에서 의료 활동 중이었던 의료진 중 약 3000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라며 이들 치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언론인 브리핑에 참석한 국무원 신문판공실 자료에 따르면 9일 현재 후베이성 일선에서 활동 중인 전체 의료진의 수는 약 4만 명 중 약 3000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로 확인됐다. 브리핑에 참석한 언론인들은 상당수 의료진의 집단 감염 사실에 대해 코로나19 확진 사유와 당국의 후속 조치와 현지 안전 조치 상황 등을 묻는 질문을 이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무원 딩샹양(丁向阳) 부비서장은 “성 내에서 활동 중인 의료진 감염자 수가 집계된 것으로만 약 3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다만 이들 3000명의 확진 판정 의료진 중 병원 내 의료 활동 중 전염된 사례는 약 40%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국무원 설명에 따르면 3000명의 확진 판정 의료진 중 약 60%에 달하는 환자들은 의료 활동 이외의 시간에 전염됐다는 것. 딩 부비서장은 “과반수 이상의 확진 판정 의료인들은 대부분 그들의 가족 또는 지인과의 모임을 통해 감염된 사례”라면서 “이들 감염자들은 모두 원래부터 후베이성에 거주해왔던 현지 의료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중국 전역에서 후베이성 소재의 병동으로 파견, 의료 자원봉사 중인 외부 의료진의 수는 약 2만 명에 달한다. 국무원 집계에 따르면, 외부 의료진 가운데 전염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단 한 차례도 보고된 바가 없다는 해석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다수의 의료진 활동 사례 대비 감염 비율은 비교적 낮은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딩 부비서장은 “확진 판정을 받은 일반 환자 수 대비 현장에서 활동하는 의료진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과다한 업무가 의료진에게 할당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병원 내 감염 방지 방역 활동이 비교적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향후 의료진이 돌아가며 쉴 수 있도록 배려하고 각종 조치 강화를 통해 원내 감염 문제는 보다 효과적으로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무원 집계에 따르면 9일 현재 후베이성 내의 의료진 수가 4만 명이 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중 약 3000명의 감염 사태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설명인 셈이다. 특히 후베이성에서 활동 중인 4만 명의 의료진 중 ‘90호우’(90后)와 ‘00호우’(00后) 등 20대 의료진 수는 1만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90호우’와 ‘00호우’는 각각 1990년대, 2000년대에 출생한 청년들을 지칭한다. 이와 함께, 국무원 측은 이 같은 대규모 의료진 감염 사태 주요 원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딩 부비서장은 “의료진의 대규모 감염의 주요 원인을 꼽자면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 “기본적으로 통제와 방역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식이 부족했다. 이후 전염병 예방과 통제에 박차를 가하던 중 2~3차 감염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소중한 희생을 하고 있는 의료진의 노고에 대해 안타깝고 비통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향후에는 대규모 인원의 의료진 감염 사태가 발병하지 않도록 각 병동에서는 방역과 전염 방지 시스템을 강화하고 내부적인 감염 예방 지침과 규범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 “만일의 경우 이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거나 교육을 완료하지 않은 의료진에 대해서는 의료 활동에 참여할 수 없도록 규제할 방침”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기준 우한 시 일대의 격리 병동에 입원한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약 2만 명이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딩 부비서장은 후베이성 봉쇄 완화 정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 “우한 시 일대의 상황이 호전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전염병 방지법과 공중위생사건 응급조례에 관한 규정 등에 따라 봉쇄 완화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하지만 우한 시 일대는 코로나19 확산 문제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다만, 최근 집 앞을 나설 때마다 봄꽃이 피어있는 것을 발견하곤 했다. 겨울이 다 가고 봄이 왔다는 점을 상기할 때 모든 이들이 기대하는 그날도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좌도 우도 아닌 미래로’··· 규제개혁당의 총선 도전

    ‘좌도 우도 아닌 미래로’··· 규제개혁당의 총선 도전

    ‘규제개혁’을 최우선 의제로 내건 정당 ‘규제개혁당’이 탄생했다. 4·15 총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가운데 이념보다 의제, 기성 정치인이 포함되지 않은 청년 중심 정당, 기존에 없던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정당 창당이 늘어나는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움직임이다. 규제개혁당의 구태언 규제개혁정책연구원장, 권선주 대변인, 김정태 사무처장을 만나 규제개혁당의 지향점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같은 거대정당 소속 국회의원 한 석을 얻는 게 아니라 원내 국회의원 한 명 없이 스스로 창당을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현실에 맞지 않는 개별 규제마다 지적해 바꾸는 것으로는 ‘규제 공화국 대한민국’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라고 규제개혁당은 설명했다. 정부가 산업 전반을 간섭하고 규제하는 ‘포지티브 리스트 규제 방식’을 기업들이 신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꼭 필요한 규제만 정부가 행하는 ‘네거티브 리스트 규제 방식’으로 바꾸는 구조적 변화가 절실하다는 설명이다.지난 6일 20대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공항·항만 등지 이외 곳에서 ‘타다’를 대여·반납할 수 없게 한 법안을 통과시킨 것 역시 규제개혁당 창당의 동력을 키운 요인으로 보인다. 글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김민지 gophk@seoul.co.kr
  • 비례1번 받은 20대 게임노동자 “노동 외면 인식 바꾸고파”

    비례1번 받은 20대 게임노동자 “노동 외면 인식 바꾸고파”

    정의당 류호정 후보 인터뷰청년기초자산제 등 입법 목표“노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는데도 노동을 외면하는 인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뽑힌 류호정(28)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환의 노동정치를 하겠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정의당 1번 브랜드가 될 거라고 약속했기에 비례 1번이 되고 싶었다”며 “정의당 1번 브랜드는 현재의 트렌드에 잘 맞춰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유능한 채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후보는 기존 대다수 국회의원들과 정확히 반대되는 ‘청년, 여성, 노동’이라는 정체성을 지녔다. 그는 “저의 정체성을 ‘젊은 노동 진보정치 업데이트’라는 말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류 후보는 21대 국회에서 최연소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의당은 비례대표 1·2·11·12번 등을 득표율이 적은 청년에게 배당해 청년 후보들을 당선권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100명 넘게 당선시키는 정당에서 청년 몇 명을 영입하는 ‘다양성 알리바이’와는 차원이 다른 정의당의 결단”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선배 활동가들이 희생됐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 후보는 대학에서 e스포츠 동아리를 만들고 게임회사에 취업한 후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며 모델도 했다. 그는 회사 후배의 성희롱 문제에 대해 증언에 나섰고 노조를 만들다 권고사직당했지만 노조 선전홍보부장으로 상근하며 민주노총 홍보의 새 기원을 연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노조와 당 모두 소외된 약자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하려고 존재한다는 점은 같다”면서도 “다만 정치는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어도 분명한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후보는 청년기초자산제, 1가구 다주택 중과세 등 불평등 문제 해소를 위한 입법 활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했다. 불평등이 ‘세대’ 편에서 청년 문제가 되고, ‘성별’ 편에서 여성 문제가 되는 한국사회의 근본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시민사회가 제안하고 더불어민주당이 검토하는 비례연합정당과 관련해서도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을 때 우리는 약자의 곁에 가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통합당, 박명재 공천탈락…‘삭발’ 박대출 공천 TK 55% 물갈이

    통합당, 박명재 공천탈락…‘삭발’ 박대출 공천 TK 55% 물갈이

    김형오 “박명재, 후진 양성 위해 큰 결단” 미래통합당이 7일 경북 포항 남구·울릉의 재선 의원인 박명재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대구·경북지역(TK)은 불출마자 5명을 포함한 현역의원 물갈이 비율이 55%에 이른다. 안철수계 의원으로 최근 통합당에 입당한 김삼화 의원은 서울 중랑갑에 단수추천됐고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를 거부해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던 박순자 의원은 현 지역구인 경기 안산 단원을에 단수추천됐다. 지난해 여당의 선거법 개정과 검찰개혁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강행에 반발하며 단식 삭발에 앞장섰던 박대출 의원도 진주갑에 공천됐다. “험지 원해” 김재원 중랑을 경선…안철수계 김삼화 중랑갑통합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어 박명재 의원을 제외한 김병욱 전 국회의원 보좌관과 문충운 미디어특위 위원의 경선으로 이 지역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박명재 의원은 후진 양성을 위해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면서 “컷오프라고 표현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현 지역구인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 공천 신청을 했다가 떨어진 친박근혜계 김재원 의원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중랑을에서 윤상일 전 의원과 경선을 펼치게 됐다. 김 공관위원장은 대구·경북(TK) 심사 결과 공천 배제된 김재원 의원이 서울에서 경선을 치르게 된 데 대해 “본인이 오래전부터 서울 험지에 출마하고 싶어했다. 공관위 면접 전에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 거부 논란’ 박순자 안산 단원을 공천 경북 포항 북구의 김정재 의원은 현 지역에서 강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경선을 치른다. 박명재 의원의 컷오프, 김재원 의원의 지역구 이전, 김정재 의원의 경선 실시 등을 감안할 때 ‘공천 탈락’을 통해 교체되는 통합당 TK 현역 의원은 6명으로 최종 결정됐다. TK에서 불출마자를 제외한 현역 컷오프 비율은 40%다. 불출마자 5명을 포함한 물갈이 비율은 55%다. 김재원 의원이 물갈이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전날 61%로 집계됐던 TK 현역 물갈이 비율은 다소 낮아졌다. ‘안철수계’ 의원으로 최근 통합당에 입당한 김삼화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3선을 노리는 서울 중랑갑에 단수추천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를 거부해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설전을 벌이다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던 박순자 의원은 현 지역구인 경기 안산 단원을에 단수추천됐다. 민주당은 이 지역을 청년우선 전략지역으로 지정했다. ‘패스트트랙 강행 반발’ 자진 삭발 박대출 진주갑 공천경남 진주갑의 박대출 의원도 공천을 받아 3선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박 의원은 지난해 4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을 지정하자 “20대 국회는 죽었다”고 반발하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진 삭발하는 사진을 찍어 올렸다. 강원 원주갑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박정하 후보가 단수 추천돼 민주당에서 경선을 치르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박우순 전 의원 중 한 명과 겨룬다. 경기 안산 상록을에는 홍장표 전 의원이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경기 광명갑에는 양주상 전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이, 경기 남양주을에는 김용식 통합당 중앙위원회 청년분과 부위원장이 우선추천(전략공천)됐다. 광주 서구갑에는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 전북 전주을에는 이수진 전 전주대 객원교수, 전남 나주·화순에는 최공재 영화감독이 단수추천됐다. 김 위원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의 호남 지역 차출 여부에 대해 “일단 호남에 직접 연고가 있는 분들을 먼저 받아보고 논의할 사항”이라면서 “솔직히 (호남지역 공천 신청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성동갑’ 언론인 출신 강효상·김진, 진수희 경선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중구·성동갑에서는 비례대표 강효상 의원과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선을 치르게 됐다. 공관위는 또 경기 화성병(석호현·임명배), 경기 용인을(김준연·이원섭)에서 경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공관위는 지난 5∼6일 경선을 치른 결과 서울 용산, 경기 의정부을에서 각각 권영세 전 주중대사, 이형섭 전 의정부을 당협위원장이 승리, 공천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경선을 치른 서울 서초을의 경우 경선 후보인 박성중 의원과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50.0%로 동률을 기록, 재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같은 아주 특이한 경우다.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실 공관위원은 “당헌당규에는 동률일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고, 공관위 결정을 따르는 것으로 돼있다”면서 “따라서 공관위는 재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엄격했던 인성교육 덕분에 부끄러운 짓 못하고 살았죠”

    “엄격했던 인성교육 덕분에 부끄러운 짓 못하고 살았죠”

    미수(米壽·88세)를 앞둔 최고령 현역 배우 이순재(86)씨. 그의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은 ‘기본’과 ‘원칙’이다. 궁금했다. 배우 이순재의 삶에서 왜 그런 가치가 중요할까, 어떻게 그의 중심에 자리하게 됐을까. “부끄러운 짓을 하지 못하고 살았다”는 그의 말에선 예술가로 살아온 지난 삶에 대한 당당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그의 연기 아카데미 사무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눴다. 먼저 최근 화제가 된 기부 이야기부터 꺼냈다.-최근 2억원을 기부했다.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는데. “광고를 하나 찍었는데 전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게 됐다. 언젠가는 (기부를) 해야겠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었고, 의지 또한 있었다. 광고를 함께 한 회사에서도 기부 의지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된 거다. 젊은 후배 중에 배우 이서진이 올해 아너소사이어티 1호고, 내가 2호라고 하더라. 후배들이 음으로 양으로 많이 기부를 하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제일 나이 많은 사람으로서 ‘언젠가 한 번은 해야 하지 않나’ 하는 부담감도 있었다. 요즘은 또 유엔에 ‘고아의 날’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유엔 고아의 날 지정 캠페인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평소 기본과 원칙을 굉장히 강조한다. 이유가 뭔가. “내가 서울고를 나왔는데, 교훈이 ‘깨끗하자’, ‘부지런하자’, ‘책임지키자’ 세 가지였다. 그걸 마음에 새겨서 양심적이고, 정직하고, 부지런하게 살아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고 배웠다. 물론 자신이 저지른 모든 행위에 대해 책임도 져야 한다. 이런 교육 체계에서 배우고 자랐다. 당시 교장 선생님이 기본, 원칙을 강조하는 엄격한 교육 가치관을 갖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지만 세 번 지각하면 정학 처분을 내리고 그랬다. 우리를 가르쳤던 선생님들도 시인 조병화, 소설가 황순원 등 인격이 훌륭하고 교육 철학도 투철한 분들이었다. 내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조병화 선생은 물리를 전공했는데 수학을 가르치다가 뒷산에 학생들을 모아 놓고 15분간 시낭송을 하기도 했다. 감동적인 순간이다. 가정교육이 엄격한 집안에서 자란 것도 사회에 나와서 부끄러운 짓을 못 하게 된 원인 중 하나다.” -결국 한 사람의 인격을 만드는 건 교육인가. “난 지금도 교육이 인격체의 바탕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인성교육이 중요하다. 지식을 가르치는 밑바탕에는 인격체 형성을 위한 교육이 자리잡아야 한다. 굳이 교육을 구분하면 가정과 학교처럼 개인과 공적 주체에 의해 이뤄지는 것들이 있을 텐데 두 가지가 일체가 돼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외부 세력으로부터) 많은 침략과 억압을 받다 보니 조상들이 생존하기 위해 부끄러운 짓도 하고 이간질도 하고 분열도 하고 그랬다. 그렇다 보니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로를 미워하는) 정서가 국민들 몸에 은연 중에 자리잡았고, 지금까지도 갈등 구조가 남아 있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역할을 충실하게 못하고, 책임까지 안 지는 행태를 보이는 것 역시 교육을 통해 인성이 바탕이 안 돼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서울대 많이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서 말한 ‘깨끗하자’, ‘부지런하자’, ‘책임지키자’와 같은 교육적 가치를 지키는 인격체를 많이 만들어 내는 곳이 진정한 명문학교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레 물질보다는 품위, 자존심, 명예를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기게 된 것 같다. “왜냐면 우리 시대에 배우라는 직업은 대우를 못 받았다. 부모님의 90%가 반대하는 직종이었다. 의사, 판사, 교수, 은행원처럼 돈 많이 벌고 사회에서 대접받는 직업과는 달랐다. 그런 속에서 기본, 원칙 속에 예술가라는 자존심 하나로 버틴 거다. 경제적으로 가난하긴 해도 끝까지 밀고 나간 거다. 나도 그렇고 배우 신구도 그렇고 건물 하나 없지 않나.”(웃음) -작업 현장에서도 선배로서 대우받는 걸 꺼린다고 들었다. “우리 작업이 양면적이다. 일인극인 모노드라마도 있지만 대부분 집단 행위다. 선배, 후배가 다 모여서 하는 작업이다 보니 분위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제일 나이 많은 나 같은 사람이 위세를 부려 후배들을 불편하게 하면 조직력이 무너진다. 후배들이 내 눈치를 보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열심히 해도 실력이 잘 안 올라가는 후배가 있으면 부족한 부분도 짚어 주고 같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 거다.” -대학 강단이나 연기학원 등에서도 젊은 세대와 소통할 일이 많다. 요즘 세대 간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은데. “난 작업 현장에서 만나는 20대와 비교하면 60세 정도 차이가 난다. 신세대, 구세대 격차는 있을 수밖에 없다. 경험과 문화 차이가 있으니까. 우리가 쓰는 용어를 젊은 사람들이 잘 모르듯이 나도 젊은 친구들이 쓰는 말 가운데 모르는 게 많다. 서로 외면하고 무시할 게 아니라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청년 문화도 10년 뒤엔 옛날 문화 소리를 듣게 된다. 그 자리에 새로운 청년 문화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문화는 자꾸 변화 발전한다. ‘네 건 네 거고 내 건 내 거다’라는 생각을 지양해야 한다.”-최근 행정안전부 홍보대사까지 맡았다. 아직도 열정이 넘치는 것 같다. 건강 비결이 뭔가. “술을 전혀 안 마셨다. 우리 연극할 때는 전부 울분과 한탄이 섞인 술이었다.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이 끝나면 빵 하나 사오는 사람 없지, 눈은 오는데 밖에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지. 고량주 하나 나눠 먹고 울고 한탄하는 게 일이었다. 그게 싫었다. 그리고 담배는 1982년에 끊었다. 당시에 KBS 드라마 ‘풍운’에서 흥선대원군 역할을 맡았는데 4분 이상 연설을 하는 부분이 있었다. 제대로 표현하려면 목에 장애가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딱 끊었다. 어머니가 96세에 돌아가셨는데 건강한 기질을 물려받은 덕도 있는 것 같다. 운동은 늦게 배운 골프를 가끔씩 친다.” -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대 국회가 최악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정치 상황을 어떻게 보나. “정치는 예술의 최고 경지라고 말하지 않나. 국민적 화합을 이뤄 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야가 정치적으로 잘못한 것은 지적하더라도 적절한 기회에 인간적으로 만나 화해도 하고 손잡고 같이 나아가야 한다. 국가를 누가 더 잘 다스릴지, 아이디어로 경쟁을 하는 거다. 원수는 아니지 않나. 얼마 전에 13, 14대 총선에서 맞붙었던 이상수 전 의원과 만났는데 조만간 같이 운동하기로 약속했다. 여야 의원들이 당시만 해도 다 친하게 지냈다. 여야는 갈등의 구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을 해야 한다.” -젊은이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 “10대들은 40대 이상이 갖고 있는 편견 DNA를 물려받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일반적인 사고와 이념, 가치가 자식들에게 전염되지 않길 바란다. 현장에서 보니 젊은이들은 우리와 종족이 다르다.(웃음) 기본적인 자질과 능력이 세계 어디에 내놔도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한 공과대학에 강연을 가서 ‘너네 세대에서 노벨상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돌연변이가 돼야 한다. 누구든지 스스로 자기 목표가 있을 거고, 그에 부합하는 선택을 하며 확신을 갖고 밀고 나가야 한다. 또 시간이 흐를수록 직업에 귀천이 없어지지 않나.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꼭 말하고 싶다.” -앞으로 계획은. “나에게 연기 말고는 다른 길이 없는 거 같다. 연극은 계속 할 수밖에 없고, 고전 쪽으로 중량감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 1곳 줄고, 세종 1곳 늘고…‘선거구 통폐합’ 의원들 강력 반발

    서울 1곳 줄고, 세종 1곳 늘고…‘선거구 통폐합’ 의원들 강력 반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3일 서울 노원 지역구를 한 곳 줄이고, 세종시 지역구를 1곳 늘리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선거구 획정안이 국회에 제출, 공개되자 통폐합 대상에 오른 선거구의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강력 반발했다. 획정위는 이날 세종, 경기 화성, 강원 춘천, 전남 순천의 선거구를 쪼개 4개 선거구를 신설하고, 서울 노원, 경기 안산, 강원과 전남의 일부 선거구를 조정해 4개 선거구를 줄여 253곳의 선거구를 획정한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자 통폐합 선거구에 속하는 의원들은 당장 불만이 터져 나왔다. 통폐합 시 유권자가 늘어나면서 선거운동과 지역구 관리가 힘들어질 뿐 아니라 당내 공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획정안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의원은 50여명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합구 대상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 경계 조정으로 유권자가 바뀌는 의원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우원식·고용진 “강남 대신 노원 선거구를 줄이다니…불공정 졸속안” 노원병 출마 예정 이준석 “선거운동 대상 1.5배 늘어 비상”서울 노원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들은 획정안이 공정하고 합리적이지 않다고 반발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획정안은 현재의 노원갑·을·병 3개 선거구를 노원갑·을 2개 선거구로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노원갑을 지역구로 둔 고용진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발표는 법과 원칙을 가장 충실하게 지켜야 할 획정위가 획정의 기본 원칙도 지키지 못한 졸속 안”이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획정위가 세종을 분구하는 대신 서울에서 통폐합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아무런 기준과 원칙도 없이 서울을 희생시켜 자의적으로 시도별 인구 기준을 정한 것”이라면서 “표의 등가성과 대표성이라는 선거구 획정 원칙을 가장 충실히 지켜야 할 획정위가 스스로 기능을 상실했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굳이 서울에서 1석을 줄인다면 2016년 총선에서 분구된 강남 선거구를 통합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이런 기본적인 상식조차 지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날 노원갑 지역 민주당 경선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었는데 획정위의 졸속 처리로 엄청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꼬집었다.노원을이 지역구인 우원식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공정성과 합리성을 상실한 획정위의 정치적인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관련 법에 따라 획정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여야가 이제라도 합리적 기준에 따라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획정위가 강남구 선거구를 줄이지 않고 노원구 선거구를 줄이는 결정을 한 것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라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통합당이 ‘청년공천’ 지역으로 지정한 서울 노원병에 출마 예정인 이준석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 글에서 “노원 갑·을·병이 갑·을로 개편되면 ‘을’ 지역이 둘러 갈라져 기존 ‘갑’과 ‘병’으로 붙는 것”이라면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대상이 1.5배로 늘어나 비상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통폐합이 전망됐던 강남 갑·을·병과 경기 군포갑·을의 경우 이번 조정 대상에 오르지 않으면서 이곳 의원 등은 안도하게 됐다.김명언 “호남 의석·특정 정치인 지역구 지켜주려 안산 희생…반헌법적” 경기 안산 단원갑을 지역구로 둔 통합당 김명연 의원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산시 현행 4개 선거구를 3개 선거구로 통폐합한다는 선거구 획정안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구 획정안이 호남 의석과 특정 정치인들 위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호남 의석과 특정 정치인의 지역구를 지켜주기 위해 안산 시민을 희생시킨 반헌법적 선거구 획정”이라면서 “선관위가 법도 원칙도 없이 민주당과 민생당의 밀실야합에 승복해 여당의 하청기관임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양수 “최악의 게리맨더링, 절대 수용 못해…지역대표성 훼손 심각” 우원식 “영동·영서 합쳐 차로 4시간 거리…초거대 선거구 문제 심각”강원 속초·고성·양양이 지역구인 이양수 통합당 의원은 성명서를 내고 “역사상 최악의 게리맨더링을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강원도민과 결사 저지할 것”이라면서 “단순히 인구수만을 기준으로 한 선거구획정은 지역 분권과 균형 발전에 역행한다”고 반발했다. 획정안에 따르면 이 의원의 선거구는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으로 통폐합된다. 6개 시군이 한 선거구에 묶이면 서울 면적의 8배가 넘는 ‘메가 선거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은 “강원도의 6개 시·군이 묶인다면 지역 대표성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은 물론 문화와 정서, 생활권을 완전히 무시한 줄긋기가 된다”면서 “관할 면적이 넓어 민의 수렴이 어려워지는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강원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을 한 선거구로 결정한 것에 대해 “영동과 영서를 구분하는 관례를 깨고 속초에서 철원까지 차로 4시간 거리에 해당하는 초거대 선거구를 만들었다”면서 “생활권역의 동질성, 지역 대표성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획정안, 패스트트랙 정국 속 354일 늦어져… 국회 통과할 지 미지수 여야 합의 아닌 ‘더는 못 기다려’ 획정위가 자체 도출한편 이번 4·15 총선을 한 달여 남짓 남은 상황에서 나온 획정안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포함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의 후유증으로 여야가 좀처럼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규정보다 354일 늦어 ‘늑장’ 제출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획정안의 제출을 선거일 전 13개월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대 총선을 위한 획정안 제출보다는 215일 더 늦었다. 정치 신인들은 선거를 43일 앞두고서야 선거구를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획정안이 제출됐지만 국회에서 이 안이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의 합의에 기반해 획정위가 획정안을 만들어온 전례와 달리 이번에는 ‘더는 못 기다리겠다’는 획정위가 법률과 원칙에 입각해 획정안을 자체적으로 도출했다.이후 절차는 공직선거법 24조의2에 규정된 과정을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획정안의 취지를 그대로 반영한 공직선거법을 마련·의결한 뒤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된다. 하지만 국회는 획정안을 반려할 수도 있다. ‘위원회가 획정안이 법이 정한 획정 원칙에 명백히 위반된다고 판단할 경우 재적위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획정안을 다시 제출해 줄 것을 한 차례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한 조항에 따른 것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그동안의 교섭단체 간 논의 내용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미흡한 감이 있다”면서 “개정 공직선거법에서 농·어촌·산간지역 배려를 위해 노력한다고 했는데, 6개 군을 묶는 것은 법률에 배치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휴일수당 없고 격오지 근무… 누가 육군 부사관 지원할까요

    휴일수당 없고 격오지 근무… 누가 육군 부사관 지원할까요

    육군 하사 충원율 78% 수준 하락열악한 처우에 5년 만에 18%P↓야근수당 없고 정년 보장도 안 돼부사관 후보생 월급 54만원 쥐꼬리군의 ‘허리’로 통하는 ‘부사관’ 육성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는 지난해 11월 2022년까지 상비병력을 50만명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 방안을 내놨습니다. 여기에는 ‘하사’ 비중을 줄이는 대신 ‘중·상사’를 늘리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1962년부터 57년간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아 ‘철옹성’으로 불렸던 부사관 임용 연령 제한을 27세에서 29세로 늘리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국방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을 보면 병사 38만 1000명, 간부(장교·부사관) 19만 8000명인 병력구조는 2024년 말 병사 29만 8000명, 간부 20만 2000명으로 전환됩니다. 부사관 규모를 확대해야 할 상황인데 하사 정원 유지가 어렵다 보니 장기복무자(중·상사)를 늘려 부사관 전체 정원을 안정화하겠다는 겁니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길래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방법을 추진하는 걸까요. 27일 국방부가 국회 입법조사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육군 하사 충원율은 2014년 90.9%에서 2018년 72.8%로 불과 5년 만에 무려 18.1% 포인트나 감소했습니다. 해병대 하사도 2015년 충원율이 95.1%에 이르렀지만 2018년에는 77.7%를 기록해 마찬가지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2018년 군은 육·해·공군 하사 6500명을 뽑으려 했지만 80% 수준인 5200명밖에 충원하지 못했는데, 그 중심에 육군 하사가 있었습니다.●“돈 없다” 수당 깎아 놓고 13년 만에 회복 정부는 ‘병역 자원 감소’를 가장 중요한 이유로 제시했지만 숨겨진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취업난에도 육군 부사관 정원 충원율은 계속 악화하고 있으며, 인구 감소만으로는 완벽히 설명이 되질 않습니다. 바로 ‘열악한 처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단기복무 부사관, 즉 하사 임용자에게 지급하는 ‘부사관 장려수당’입니다. 부사관 장려수당은 2006년 500만원이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2007년 382만원, 2008년 250만원으로 연속 삭감됐습니다. 이후 2018년까지 같은 금액으로 유지되다가 지난해 들어서야 겨우 50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정부는 장려수당을 100% 인상했다고 했지만, 무려 13년 전 수준으로 겨우 회복한 것이어서 ‘인상’이라는 표현이 무색합니다. 하사 임용자는 훈련소에서도 열악한 처우에 시달립니다. 부사관 후보생은 정식 부사관 신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품위유지비’ 수준의 생활비만 받습니다. 부사관은 군 미필자의 경우 훈련소 5주, 부사관학교 16주 등 21주, 예비역은 16주의 훈련기간을 거칩니다. 4~5개월의 짧지 않은 기간입니다. 그런데 이들 부사관 후보생 월급은 지난해 40만 5700원, 올해 54만 900원입니다. ‘병장’과 대우가 똑같습니다. 참고로 올해 최저임금은 179만 5310원입니다. 후보생 월급은 정확하게 최저임금의 ‘30%’입니다. 부사관 1호봉 임금은 ‘162만원’으로, 역시 최저임금에 미달합니다. 육군은 2018년 국정감사에서 “최근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돼 초급 간부 획득 여건이 악화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부사관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박한 대우를 받고 있고, 여러 해 지켜본 결과 군과 정부는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관심도 없는 것 같습니다.●낡은 관사에 수시로 이사 다녀야 물론 군인은 ‘수당’이 있기 때문에 근무 상황에 따라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긴 합니다. 전방 근무 부사관은 3년차 이상부터 근속 연수에 따라 월 5만~7만원씩 가산금을 받는데, 지원금이 올해 8만~10만원으로 인상됐다고 합니다. 이 정도 유인책으로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는 청년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요. 부사관은 일반 공무원과 달리 ‘야근수당’과 ‘휴일수당’이 없고 ‘시간외 수당’만 있습니다. 정년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평생 직장’도 아닙니다. 낡은 관사를 받지만 수시로 이사 다닐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심각한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육군 하사 임용 경쟁률은 3.6대1(2017년)로, 경찰 순경(31.9대1), 9급 공무원(42대1)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3.6대1도 적지 않은 경쟁률로 보이지만, 단기 복무만 하고 군복을 벗는 인원이 많기 때문에 육군 하사는 늘 인력부족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해군과 공군의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공군 하사 충원율은 2014년 98.5%에서 2017년 107.4%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2018년 101.7%로 낮아지긴 했지만 2015년부터 해마다 100%를 넘기고 있습니다. 해군 하사 충원율도 2014년 100.5%에서 2018년 97.1%로 소폭 낮아졌지만 100%에 가깝습니다. 해군 하사 임용 경쟁률은 6대1, 공군 하사는 10대1로 육군보다 훨씬 높습니다. 해군 부사관은 함정 근무 특성상 ‘수당’이 많습니다. 공군 부사관은 관련 업계 재취업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육군 부사관은 ‘격오지 근무비율’이 일반 공무원의 5배 수준인 30%에 이르고 훈련량이 많은 단점이 더 많이 부각됩니다. 인력 수급환경이 계속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육군은 2018년 10년 이상 복무를 보장하는 ‘장기복무 부사관’ 모집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평균 경쟁률은 8.5대1에 이르렀습니다. ●장기복무 부사관, 복무기간 보장에 인기 이전까지는 남성은 4년, 여성은 3년간 복무한 뒤 장기복무 지원 자격이 주어지는 ‘일반 부사관’만 선발했습니다. 새로 도입한 장기복무 부사관은 7년의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면 본인 의사에 따라 장기복무가 가능해집니다. 그런데 복무기간 보장만으로도 경쟁률이 2배 이상 상승하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중·상사 비중 늘리기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는 제도였지만, 취업준비를 하는 청년들에게는 훨씬 큰 무게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정부는 부사관 임용연령 제한을 27세에서 29세로 찔금 늘리기로 하면서 대대적으로 홍보자료를 냈습니다. 그러나 경찰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은 이미 연령제한이 40세입니다. 군인은 20대 청년만 시작할 수 있는 특별한 직업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고루하고 경직된 사고를 버려야 합니다. 청년 인구가 줄어들면 몸값이 높아집니다. 그만큼 대우를 높여야 합니다. 정치권과 정부도 이런 점을 아예 모르진 않겠지요. ‘인구 탓’ 대신 발상의 전환을 기대해 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활자 너머 ‘여성과 여성 잇기’…한밭에서 한바탕 펼쳐 볼까요

    활자 너머 ‘여성과 여성 잇기’…한밭에서 한바탕 펼쳐 볼까요

    2014년 창간한 잡지 ‘보슈’(BOSHU·‘보라’는 뜻의 충청도 방언)는 지역 청년들과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대전 청년들이 만들었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보슈 팀원들은 자연스럽게 여성주의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그해 9월 발간한 6호 ‘발톱’에서 ‘여성 혐오’ 문제를 다룬 것을 시작으로 2018년 8월 발간한 10호 ‘방어흔으로부터’에서는 고등학생 페미니스트, 사회운동을 하는 여성들, 여성 택시 운전기사 등 여성들의 이야기로만 잡지를 채웠다. 이를 계기로 보슈는 본격적으로 ‘페미니즘 잡지’를 표방하게 됐다. 잡지와 여성주의 문화 대전이라는 ‘지역’과 그 지역에 사는 ‘여성 청년’에 집중하는 잡지를 만드는 동시에 다른 일도 많이 벌였다. 2017년 일회성 행사로 여성들이 여성 감독으로부터 축구를 배울 수 있는 강좌를 열었고, 이듬해에는 아예 여성 축구팀 ‘FC우먼스플레잉’을 창단했다. 여성 주짓수팀 ‘오버셋’도 만들었다. 여성주의 글쓰기 강연과 젠더 관점으로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법을 배우는 페미니즘 문화기획학교 ‘우리가 좋아하는 기획이 있지’, 여성 DJ가 음악을 틀고 여성들끼리 춤출 수 있는 파티 ‘우리가 좋아하는 리듬이 있지’ 등 각종 행사를 열어 여성들의 교류를 주선했다. 보슈 팀원들은 그 과정에서 종이 위 활자를 통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와 현장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나도 무언가 함께하고 싶다’, ‘나는 이런 주제에 관심이 있다’는 여성들의 열망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뒤 보슈는 자연스레 새로 거듭났다. 페미니스트 문화 기획 그룹으로서 여성과 여성을 잇는 다양한 ‘판’을 마련하고 여성들이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살 수 있을지 함께 골몰하기로 했다. 20대 후반 여성 다섯 명으로 구성된 보슈 운영진 가운데 권사랑·서한나 공동대표를 최근 대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역에서 여성 청년 그리고 페미니스트 기획자로 사는 것에 대해 물었다. -잡지를 만들던 ‘보슈’가 본격적으로 여성들을 위한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그룹으로 변모한 이유가 있다면요. 서한나 약 5년간 잡지를 만들면서 독자와의 만남을 진행했어요. 저희가 페미니즘을 내걸고 잡지를 만들다 보니까 모이는 분들도 대부분 페미니즘에 대한 욕구가 있는 분들이었어요. 이분들이 잡지를 보면서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느끼는 것을 넘어 ‘나도 뭔가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는 걸 확인하게 됐죠. 그러다 보니 이분들이랑 끈끈함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리게 됐어요. -보슈를 창간했을 때와 현재 활동의 결이 조금 달라진 건가요. 권사랑 저희 두 사람은 창간 멤버는 아니지만 보슈 창간 당시에는 페미니즘을 생각하고 팀에 들어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당시에는 그냥 대전에 사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모인 단체였거든요. 결정적으로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멤버들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면서 ‘잡지에 페미니즘 이야기를 실어야겠다’는 의견이 모아졌어요. 그러면서 잡지의 성격이 조금씩 바뀐 거죠. 서한나 당분간은 오프라인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잡지 제작은 잠정 중단할 것 같아요. 그래도 단행본 작업은 계속할 예정입니다. 다음달에 여성 간의 관계를 다룬 책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에요. 여성들의 좀더 깊은 우정, 여성 간의 연대와 사랑 등을 다루게 될 것 같아요. ‘비혼 후 갬’ 90명, 회원수의 의미 보슈의 한 해 활동 계획은 철저히 팀원들의 관심사에 따라 정해진다. 2018년의 화두는 ‘여성의 몸’이었다. 여성 축구팀과 주짓수팀을 창단하면서 여성들이 ‘보여지는 몸’이 아닌 ‘움직이는 몸’을 깨달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여성들만 참여하는 운동회 ‘동분서주’, 몸을 다양하게 움직이는 방법을 익히고 특정 장면을 몸으로 표현하는 연기 수업 ‘페미활극’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2019년에 이어 올해 보슈가 주목한 주제는 ‘비혼’이다. 지난해 비혼 여성 커뮤니티 ‘비혼 후 갬’을 만들어 비혼 여성들의 생활 전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강연과 워크숍을 열었다. 지난 1월 ‘비혼 후 갬’의 올해 회원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올리자 90명의 여성이 신청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누군가는 100명에도 못 미치는 작은 규모라고 생각하겠지만 보슈 팀원들에게는 여성들의 결집된 욕망을 한 번에 확인하게 된 의미 있는 숫자다. -‘비혼’에 주목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권사랑 지난해부터 비혼을 선택한 사람들이 경제적인 불안이나 정신적인 외로움을 견디면서 사는 게 간단한 이슈가 아니라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특히 ‘비혼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고 다녀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 건 어른들의 반응에 화가 나기 때문이에요. 비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간 어른들의 표정이 변하는 걸 많이 봤어요. 저희가 ‘여성주의 활동을 하면서 여성 청년을 90명이나 모았다’고 이야기하면 처음에는 ‘진짜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다가 그 모임이 ‘비혼 여성 커뮤니티’라고 하면 주춤하면서 ‘비혼만은 선택지로 생각하지 말라’고 하시거든요. 서한나 페미니즘에 대한 반응과 비슷한 면이 있죠. 비혼이라는 게 남자를 배척하자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여자를 생각할 때 항상 남자를 연상시키는 관점을 뒤집고 여자도 당연히 한 개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간 이상했던 정책을 정상화시키자는 발상이잖아요. 사실 결혼 안 하고 아이 안 낳겠다고 하는 게 이기적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죠. 4인 가족 이성애 부부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정책들이 더 이상하지 않나요. 권사랑 지난 1년간 비혼 여성들을 위한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실질적인 정보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진짜로 필요로 하는 건 마음 맞는 비혼 여성 친구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올해는 서로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하려고 해요. 광역시라고는 하지만 지역 도시인 대전에서 한 달에 2만원씩 회비를 내는 여성 90명이 모였다는 게 저희에겐 어떤 신호로 다가오거든요. 페미니즘 불모지서 꽃 피우다 ‘페미니즘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대전에서 여성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행사를 꾸준히 마련해 온 젊은 단체는 보슈가 거의 유일하다. 팀원들의 돋보이는 기획력과 저돌적인 추진력 덕분에 최근에는 보슈가 행사를 연다고 하면 대전뿐 아니라 다른 지역 여성들도 관심을 보이고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 덕분에 보슈는 여성과 여성, 여성과 또 다른 지점을 연결하는 매개체를 자처한다. -보슈가 선보이는 행사를 통해 여성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권사랑 저희는 축구·주짓수나 연기 수업을 통해 20~30년 경력의 여성 스포츠인과 문화예술가를 젊은 페미니스트들과 만나게 해주는 게 일종의 중간다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또 여성 청년들과 대전시를 연결하기도 하고, 기존 여성 단체와 여성 청년을 연결하기도 하거든요. 서울과 비서울 사이에도 저희가 있다고 느끼고요. 서한나 어떤 매체에 제가 ‘지역에서 활동가로 일하는 것’에 대한 소회를 담은 기고를 쓴 적이 있는데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이 그 글을 보고 많이 공감해 주셨어요. 덕분에 익산, 광주, 부산 등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지역 페미니스트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강의도 많이 했어요. 지역 여성들이 저희를 보면서 기획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아, 얘네가 이렇게 살아남는 걸 보니까 희망적이다’ 이렇게 생각하기도 하고요. 거의 화개장터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지역에서 페미니스트로서 활동할 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서한나 대부분의 담론이 서울에서 만들어지고 서울에서 유통되잖아요. 대전에서는 이걸 같이 이야기할 사람도 없고 그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배울 곳도 마땅치 않고요. 특히 저희 같은 경우에는 동료로 생각할 만한 단체가 없는 점도 아쉬워요. 사람이 뭔가 참조하고 비교하면서 나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외롭죠. 개인적으로 활동가로서 느끼는 갈증도 있어요. 대부분의 (여성주의) 강의나 학회 등이 서울에서 열리고 여성학을 배울 수 있는 대학원이 대전에는 아직 없거든요. 권사랑 어떤 의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모을 때 서울과 지역이 10배 정도 차이 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축구 강좌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한다고 했을 때 서울에서는 12시간 만에 60명이 신청한다면 대전에서는 겨우겨우 참가자를 모으거든요. 그게 저희가 활동하는 데 굉장한 직격타죠. 서한나 롤모델을 찾기 어려운 점도 불안해요. 저희의 활동 경력으로 보나 일에 대한 의지로 보나 미래에 무엇이 될 수 있을지 현재 꿈꿀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참고할 만한) 선례가 없으니까 ‘내가 5년, 10년 뒤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면 막막할 때가 있죠.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터전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슈는 ‘결핍’에서 본인들이 가야 할 길을 찾는다고 했다.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 서울과 지역의 불균형 등을 의제로 삼고 대전 여성 청년들의 욕구와 부합하는 지점을 찾아 부지런히 기획물로 발전시킨다. 지금 원하는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혹은 현재 느끼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일을 기획하는 방식은 보슈가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보슈 팀원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됐나요. 권사랑 저는 일을 할 때 구성원들이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믿어요. 제가 원하는 일을 실현할 수 있는 장이 보슈가 아니면 전무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조직에 들어간다고 해도 이런 일은 하기 힘들겠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내가 함께 일하기 싫은 사람과 매일 하는 건 끔찍하잖아요. 서한나 자신의 욕구와 갈증을 일 안에서 해결하는 건 비단 저희 단체뿐 아니라 요즘 젊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일의 방식인 것 같아요. 저희는 하루의 대부분을 일 생각을 하며 보내는데 그게 개인의 욕구와 맞닿아 있지 않으면 굉장히 고통스럽거든요. 저는 사람이 살면서 감정이든 체력이든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회사라는 조직에 속해 있으면 내 페이스대로 조절하기 힘들잖아요. 자기 감정을 소외시키지 않고 개인과 조직이 맞닿을 수 있는 것이 저희가 추구하는 일의 방식이죠. -앞으로 꿈꾸는 목표가 있다면요. 권사랑 개인적으로 보슈는 아마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이것저것 별일을 잘 해낼 거라고 믿어요. 그런 가운데 보슈 팀원 개개인이 잘 생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활동하면서 ‘아,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괴로워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서한나 ‘비혼 후 갬’ 회원들이 커뮤니티 내에서 여러 수업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좀더 알아 가셨으면 좋겠어요. 또 정책적인 부분에서 여성 문제에 개입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저희 팀을 통해 좀더 공적인 영역에 진입할 수도 있겠죠. 그런 식으로 저희를 많이 활용하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저희가 충분히 활용되기 위해서는 저희 스스로도 더 많이 노력해야 하고, 지금 하는 일들을 사회적으로 좀더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쪼록 저희를 밟고 어디론가 멀리 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글 사진 대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여성 1인가구 증가의 그림자… ‘주거침입’ 5년새 2배

    여성 1인가구 증가의 그림자… ‘주거침입’ 5년새 2배

    지난해 4월 대구시 달성군의 한 빌라촌. 새벽 무렵 20대 여성이 혼자 사는 이 집 현관 잠금장치가 해제됐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전 남자친구가 동의 없이 집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4개월간 사귀다 헤어졌지만 남성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찾아왔고, 결국 주거침입까지 저질렀다. 주거침입이 있기 며칠 전에는 남성은 여자친구를 때리기까지 했다. 결국 이 남성은 지난달 주거침입 및 상해 등의 혐의로 대구지법 서부지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주취나 갈취, 폭행, 주거침입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생활폭력’ 중 유독 ‘주거침입’이 급증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혼자 사는 여성이 늘고 있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주거침입 검거인원은 지난해 1만 5606명(잠정 통계)으로 2014년 8223명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도별로도 봐도 2015년 9508명에서 2016년 1만 959명, 2017년 1만 1086명, 2018년 1만 282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주취폭력은 같은 기간 19%(12만 1603명→9만 8511명) 줄었고, 운전자 폭행은 20.7%(3405→2702명) 줄었다. 경찰이 분류하는 주요 생활폭력 가운데 주거침입만 유독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구조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인 여성 가구는 범죄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형사정책연구원이 2017년 펴낸 ‘1인 가구의 범죄피해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 청년 1인 가구’는 남성에 비해 범죄 피해를 볼 가능성이 2.3배 높았다. 특히 주거침입 피해를 당할 가능성은 무려 11.2배 높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1인 가구는 2018년 294만 2000명(전체 1인 가구 대비 50.3%)으로 2008년(167만 7000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주거침입 범죄는 데이트 폭력과 맞물리는 경향이 높다. 경찰청 관계자는 “여성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데이트 폭력에 대한 처벌 인식이 뚜렷해지면서 주거침입에 대한 신고 건수도 늘고 있다”며 “피해 정도나 범행 동기, 재범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수사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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