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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해외송환된 범죄피의자 등 2명 확진...경찰3명자가격리

    필리핀에서 송환된 20대 범죄 피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8일 부산시와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체포돼 부산으로 호송된 20대 남성 A 씨(136번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2017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필리핀에 사무실을 차리고 2000억 원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4곳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필리핀에서 붙잡힌 후 강제 추방됐다. 지난 7일 오전 5시쯤 인천공항에 도착,경찰에 검거된 후 곧바로 부산으로 호송됐다. A씨는 부산경찰청 격리 조사공간에서 조사를 받다가 같은 날 오후 5시 40분쯤 코로나19 양성 판정 통보를 받고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A 씨를 부산으로 호송해 조사하던 경찰 3명은 현 부산시 지정 자가 격리 시설인 한 호텔에 격리돼 있다. 부산에서는 이날 A씨와 부산 강서구에 거주하는 61세 여성씨 (137번 확진자) 등 2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B씨는 지난 6일 싱가포르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KTX로 부산역에 도착한 뒤 부산역 선별진료소에서 확진 통보를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인천공항 입국 때는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없었다. 시 보건당국은 이들 확진자의 해외 체류 기간과 지역,입국 때 이용한 국제선 항공편,첫 증상 발현 시점과 한국 입국 이후 동선,밀접 접촉자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지역 누적 확진자는 137명(질병관리본부 통계 기준 140명)으로 늘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이태원 클럽 간 용인 확진자 57명 접촉

    이태원 클럽 간 용인 확진자 57명 접촉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생활방역이 시작된 첫날인 지난 6일 경기 용인시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20대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이 감염자와 함께 연휴 기간에 서울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친구도 확진 판정을 받아 우려했던 ‘조용한 전파자’의 등장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용인시에 따르면 기흥구 청덕동에 거주하는 남성 A(29)씨는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 입원했다. 경기 분당신도시 한 소프트웨어 업체에 다니는 직장인으로 재택근무를 하던 지난 2일부터 39도가 넘는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A씨는 지난 황금연휴 기간 동안 수차례 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친구 3명과 함께 서울 송파, 경기 가평, 강원 춘천·홍천으로 놀러갔다. 지난 1일 오후 5시 30분쯤 귀가한 뒤 인근 음식점 등을 방문했다. 당일 오후 다시 외출해 증상이 발현된 다음날 2일 새벽까지 서울 이태원을 돌아다녔다. 클럽 2곳과 주점 3곳, 그리고 편의점도 다녀갔다. 용인에서 용산으로 이동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클럽과 주점 총 5곳을 다년간 사람은 최소 2000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A씨는 2일 수원 한 병원을 두 차례 방문한 뒤 인근 약국을 찾았다. A씨와 함께 클럽을 방문한 친구 B씨는 경기 안양시 23번째 확진환자로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는 A씨와 서울 이태원 등에 다녀왔다. 이들이 다녀간 이태원의 클럽은 전날 SNS로 이들의 방문 사실을 공지했다. 클럽은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지난 2일 오전 0시 20분에서 3시 사이 방문한 사실을 확인해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현재까지 57명 정도의 접촉자 숫자를 갖고 있지만, 당연히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용인시청, 20대 확진자 동선 공개…‘이태원 클럽’ 등 6지역 방문

    용인시청, 20대 확진자 동선 공개…‘이태원 클럽’ 등 6지역 방문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용인시 거주 29세 남성 A씨가 이태원의 클럽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돼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용인시는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소프트웨어 업체에 다니는 A씨의 동선을 공개했다. 용인시에 따르면 A씨는 증상발현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부터 확진 판정을 받은 6일까지 서울 송파구와 용산구, 경기 성남시와 수원시, 강원도 춘천시와 홍천군 등 서울·경기·강원 등 6개 지역을 돌아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연휴가 시작된 4월 30일부터 5월 1일 경기도 안양, 용인, 서울 등에 거주하는 친구 3명과 서울 송파구, 남이섬 등을 거쳐 강원도 홍천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들 가운데 안양에 거주하는 친구 B씨가 진단검사 결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용인시 청덕동에서 A씨와 함께 사는 동거인과 나머지 친구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어 A씨는 1일 오후 6시 9분 용인시 수지구 황재코다리냉면과 기흥구 레스프리드분당 주류점을 방문하고 귀가했다. 같은 날 밤 11시부터 2일 오전 4시 40분까지는 서울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때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한 클럽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새벽 4시 40분 클럽에서 나온 A씨는 택시를 타고 용인 집으로 돌아왔고, 오후 4시 8분쯤부터 5시 6분쯤 사이에 성남 분당구 정자동의 쌈밥집, 편의점 등을 다녔다. 노브랜드 용인청덕점도 방문했다. 그는 이날부터 발열, 설사 등의 증세가 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정오쯤에는 수원시 연무동의 조은이비인후과와 대학약국을 방문한 뒤 귀가했고, 4일에는 자택에 기거했다. 5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의 조은이비인후과를 재방문했으나 휴진으로 진료를 받지 못했고, 곧이어 오전 11시 용인시 기흥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검체채취를 받았다. 수원의 병원을 방문할 당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어 기흥구보건소 앞에서 차량 접촉사고가 발생해 보험사 직원을 만났고, 약국을 방문했다가 귀가했다. A씨는 6일 오전 7시 55분 양성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으로 이송됐다. 용인시 역학조사에서 A씨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사람은 식당종업원, 주류점 사장, 친구, 보험사 직원, 택시기사 등 총 5명이다. 이들은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A씨와 접촉한 경기 안양시 거주 30대 남성은 7일 무증상 상태에서 검사를 받은 뒤 확진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A씨가 서울과 분당 등지를 방문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접촉했는지를 파악 중이다. 또 A씨가 다니는 분당 소재 회사의 접촉자 43명도 자가격리 및 전수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이토카인 폭풍 20대 완치 퇴원

    코로나19 확진 후 ‘사이토카인 폭풍’ 증상을 보여 위중한 상태에 빠졌던 20대 남성이 병원 치료 2달여 만에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6일 대구시와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3월 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이 병원 중환자 음압병실에서 치료를 받았던 A(26)씨가 전날 오후 9시께 퇴원했다. 입원 당시 A씨는 엑스레이상 양쪽 폐가 하얗게 나타날 정도로 폐렴 증상이 심했다. 에 병원 측은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인공호흡기 기관 삽관술과 기관지 절개술 등을 시행했다. 또 입원 초기부터 A씨에게서 바이러스 등에 감염됐을 때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사이토카인 폭풍 증상도 나타나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와 투석 치료도 병행했다. 계속된 치료에 A씨 상태가 다소 호전되자 병원 측은 지난달 초 인공호흡기를 제거했으며, 같은 달 17일 1인용 일반 음압병실로 옮겼다. A씨는 지난달 중순 2차례 실시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재활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 퇴원하지 못하고 계속 치료를 받았다. 이후 지난 4일과 5일 2차례 실시한 PCR 검사에서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A씨는 오랜 치료에 심장과 폐, 콩팥 기능이 저하됐지만, 폐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기능은 회복세를 보였다”며 “통원 치료가 필요하지만 일상생활 복귀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청와대 최실장 심부름” 손석희·윤장현 만난 ‘조주빈 공범’ 구속심사

    “청와대 최실장 심부름” 손석희·윤장현 만난 ‘조주빈 공범’ 구속심사

    조주빈 지시받고 손석희·윤장현 만나…수천만원 받아서 조주빈에게 전달한 혐의범죄수익금 은닉, 마약판매 광고 혐의도 탤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손석희 JTBC 사장을 상대로 저지른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2명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에 결정될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6일 중앙지법(김태균 부장판사)은 이날 오전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모씨(29)와 이모씨(24)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김씨와 이씨는 각각 심리 시작 전인 오전 10시13분, 10시22분에 취재진을 피해 법정에 들어갔다. 이들은 조주빈의 지시를 받고 손석희 JTBC 사장, 윤장현 전 광주시장을 만나 수천만 원을 받고 조주빈에게 이를 전달한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주빈은 자신을 ‘흥신소 사장’, ‘청와대 최실장’이라고 속여 손 사장 및 윤 전 시장에게 접근해 협박성 발언 등을 하며 돈을 요구했다. 김씨 등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 최실장·흥신소 사장님의 심부름을 왔다”는 식으로 직접 손 사장과 윤 전 시장을 만나 돈을 받고 이를 조주빈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을 상대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억울함을 해소해주겠다고 접근한 뒤 마찬가지로 돈을 뜯어냈다. 김씨와 이씨는 피해자들에게서 받은 돈을 조씨에게 전달했다. 김씨와 이씨는 조주빈이 박사방 입장료로 받은 가상화폐를 환전해 범죄수익금을 은닉한 혐의, 마약류 판매 광고 글을 인터넷상에 올린 혐의도 받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제주 코로나 19 확진자 4명 퇴원,1명만 입원 치료중

    제주 코로나 19 확진자 4명 퇴원,1명만 입원 치료중

    제주도는 코로나19 제주 1번, 6번, 11번, 12번 확진자가 5일 퇴원해 남은 확진자는 1명(5번) 뿐이라고 6일 밝혔다. 도는 퇴원한 확진자 4명에게 14일간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능동감시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상증상 발생 시 관할 보건소를 통해 즉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이날 퇴원한 4명 중 3명은 재확진자다. 지난 2월21일 확진 판정을 받은 1번 확진자 20대 남성 A씨는 3월23일 퇴원했지만, 3월30일 코로나19 재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제주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스페인을 방문한 6번 확진자 미국 국적 30대 남성 B씨도 3월24일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뒤 치료를 받다 4월17일 퇴원했지만, 퇴원 1주일만에 재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치료를 받았다. 9번 확진자 접촉자인 11번 확진자 30대 남성 C씨는 4월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4월21일 퇴원했으나, 4월27일 재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병원에 입원했다. 영국을 방문한 12번 확진자 20대 여성 D씨는 4월3일 제주에 입도하면서 워크스루 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받았고,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격리 치료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치료를 받고 있는 5번 확진자의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에서는 지난달 14일 미국에서 입도한 10대 중국인 여성 13번째 확진자 이후 21일째 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국내발생 3일째 0명” 코로나19 신규 확진 2명 모두 해외 유입(종합)

    “국내발생 3일째 0명” 코로나19 신규 확진 2명 모두 해외 유입(종합)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일 하루 2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지역사회 감염은 사흘 연속으로 발생하지 않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0시보다 2명 늘어 총 1만80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집계 기준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명을 기록한 것은 ‘31번 환자’가 발생한 2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대구 지역 첫 확진자이자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나온 이후 급증한 바 있다. 방대본 발표일 기준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4월 18일 18명으로 10명대에 진입한 이후, 19일째 20명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2명은 모두 해외에서 유입한 사례로 잠정 분류됐다. 2명 모두 공항 검역에서 확인됐다. 이로써 국내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3일 연속 0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 총 255명이다. 평균 치명률은 2.36%다. 연령대별 치명률은 60대 2.66%, 70대 10.85%, 80세 이상 25.00% 등으로 고령일수록 가파르게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성별 치명률은 여성은 1.91%지만, 남성은 3.01%로 3%대를 넘겼다. 완치해 격리에서 해제된 확진자는 50명 늘어 총 9333명이 됐다. 치료 중인 확진자는 1218명이다. 누적 확진자를 성별로 보면 여성이 6427명(59.49%)으로 남성 4379명(40.52%)보다 많다. 연령별로는 20대가 2964명(27.43%)으로 가장 많고 50대가 1957명(18.11%)으로 그다음이다. 40대 1436명(13.29%), 60대 1354명(12.53%), 30대 1166명(10.79%) 순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사람은 총 64만3095명이다. 이 중 62만4280명이 ‘음성’으로 확인됐다. 8009명은 검사 중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5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종료하고 6일부터 경제활동 정상화와 개인 방역활동 유지를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체계)’를 시행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금숙의 만화경] 그래픽 노블이 뭔가요

    [김금숙의 만화경] 그래픽 노블이 뭔가요

    “그런데 그래픽 노블이 뭔가요?”10년 전 프랑스에서 돌아왔을 때 받았던 질문을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2020년에도 또 받는다. “그림이 있는 소설 같은 만화인가요” 하고 묻는 사람도 있다. 한국 사람들에게 ‘그래픽 노블’이라는 용어는 아직도 생소하고 낯설어 보인다. 파리에서 거주할 당시 윌 아이스너(본명 윌리엄 어윈 아이스너)의 ‘신과의 계약’(A Contract With God)을 구입해서 읽었었다. 1978년에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표지에 제목과 함께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이라고 씌어 있었다. 그래픽 노블이라는 용어를 왜 표지에 넣었는지 조금은 의아했지만, 검은 붓 선으로만 그려진 그의 날카로운 그림에 감탄하며 페이지를 넘겼었다. 윌 아이스너는 그래픽 노블의 창시자이다. 10년 전에는 그래픽 노블에 대해 한글로 된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윌 아이스너와 그래픽 노블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이제는 한글로도 잘 정리돼 있다. 다만 미국과 유럽, 한국의 그래픽 노블에 대한 개념이 약간씩 달라 보인다. 국내에서는 주로 자전적인 이야기나 사회적 이슈의 서사를 개성 있게 그려 낸 출판 만화책을 그래픽 노블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내가 만난 프랑스 만화가들은 그래픽 노블이건 ‘방드 데시네’(bande dessinee)건 명칭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프랑스에서 만화가 ‘제9의 예술’로 독자들 사이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내에서는 그래픽 노블로 분류되고 프랑스에서는 방드 데시네인, 탁월한 컬래버로 태어난 만화 ‘피카소’의 작가들과의 만남을 소개해 본다. 2018년 나는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열린 전시, 만화 ‘피카소’의 큐레이터를 맡았다.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그해 봄 시나리오 작가인 쥘리 비르망과 클레망 우브르리를 만나러 파리에 갔다. 나는 쥘리에게 왜 20대의 ‘피카소’에 대한 시나리오를 쓰게 됐는지 물었다. 20세기의 위대한 화가 피카소에게도 스무 살이 있었다. 그의 스무 살은 가난한 스페인 청년으로 파리에 온 이민자에 불과했으며 불어를 하지 못했다. 시인들과 친구로 지내며 시를 통해 프랑스어를 배운 그는 후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가 됐다. 그를 알았던 많은 사람은 그에 대한 회고로 ‘나와 피카소’라는 책들을 쏟아냈고 친하지 않았어도 가장 친했던 것처럼 과장했다. 그들 대부분은 남성들이었는데 쥘리는 잊혀진 여성, 페르낭드에게 관심이 갔다. 피카소는 페르낭드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 애썼다. 그녀는 피카소의 진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페르낭드는 피카소의 가장 찌질했던 순간들에 함께했던 인생의 동반자였고 모델이었다. 피카소는 자신이 비밀에 싸인, 전설적인, 태생부터 위대한 천재 예술가로 각광받고 싶어 했다. 찌질했던 모습을 세상 사람들이 알기를 원하지 않았다. 바로 그런 점들이 흥미로워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했다. 만화 ‘피카소’의 그림을 그린 클레망을 만나기 위해 파리 몽마르트르 근처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에 갔다. ‘요푸공의 아야’(2005)가 클레망의 첫 만화였다. 피카소에 대한 작업은 각 칸을 하나의 그림처럼 따로 목탄으로 그렸다. 클레망이 이렇게 작업했던 이유는 20세기 초 화가들이 모델을 그릴 때 사용하던 재료였기 때문이다. 나는 만화가가 되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무슨 말을 해 주고 싶냐고 물었다.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요즘은 프랑스도 마찬가지지만 만화학교가 있다. 너무 충격적이다. 작가여야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예술을 배워야 한다. 만화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다.” 한 곳에 머무르며 안주하기보다 끊임없이 시도하는 예술가의 노력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좋은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난다는 것을 믿는다. 인간관계에 신경 쓰기보다는 작품성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진짜’ 작품은 그래픽 노블이건 만화건 코믹스건 방드 데시네건 독자가 찾을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독자는 아닐지라도. 그나저나 코로나 때문에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동네 책방의 상황이 위태롭다. 책방이 살아야 작가도 산다.
  • 아빠는 딸의 출생신고를 위해 실업자가 됐다…결혼 가정 자녀만 품는 뒤떨어진 법

    아빠는 딸의 출생신고를 위해 실업자가 됐다…결혼 가정 자녀만 품는 뒤떨어진 법

    ‘결혼 가정’만 품는 구시대 법·제도혼외자일 경우 친모만 가능한 현행 법률미혼부 신고 길 열렸지만 법원마다 판단 달라1만 3000원, 3만원, 5만원. 이달 첫돌을 맞이하는 소정(가명)이 아빠 배형남(53·가명)씨가 예방접종을 하러 갈 때마다 쓴 돈이다. 다른 아이들은 예방주사를 맞을 때 한 푼도 내지 않지만, 소정이는 한 번에 9만원을 내기도 했다. 배씨는 자나깨나 소정이가 아플까 걱정이다. 의료보험이 없는 소정이가 갑자기 크게 아프면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소정이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유령 아이’다. 배씨는 생업인 관광버스 운전까지 그만두고 백방으로 뛰었지만, 아직도 소정이의 출생신고를 마치지 못했다. 도 배씨처럼 다은이의 출생신고를 하려고 엘리베이터 공사 일을 그만뒀다. 혼자 출생신고 필요 서류를 준비하려면 동주민센터며 구청, 법원 등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했기에 도저히 일을 계속할 수 없었다. 김씨는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하려면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다은이 출생을 신고하려고 주민센터에 간 김씨가 들은 첫 마디는 “미혼부가 출생신고하러 온 건 20년 만에 처음이네요”였다. 법의 사각지대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린이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국제아동인권센터에 따르면 2015~2018년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파악한 출생 미신고 아동은 1086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지자체가 인지한 숫자일 뿐이다. 2018년 기준 국내 미혼부가 7768명인 점을 미뤄 볼 때 출생신고를 못 한 아동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출생 미신고 아동의 수를 파악하지 않고 있다.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아동은 크게 여섯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미혼부의 자녀 ▲부모가 출생신고를 고의로 빠뜨려 방임 상태에 있는 아이 ▲친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시설에 맡긴 아이 ▲이혼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낳은 혼인 외 출생아 ▲한국인 남성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외국인 여성의 자녀 ▲외국인 부모의 자녀 등이다. 전형적인 남녀 결혼 가정에서 태어난 가족의 자녀만 국민으로 받아들이는 구시대적인 법과 제도는 유령 아이를 방치하고 있다. 김진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우리 사회에는 현재 동거 커플, 국제결혼 등 다양한 가족이 탄생하는 중”이라면서 “이들 가정의 자녀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료, 교육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전향적인 법 개정과 해석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초등학교도 못 갈뻔…사각지대에 놓인 유령 아이들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란 이지우(7·가명)군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다. 그러나 출생 미신고 아동이라는 이유로 취학통지서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겨울, 곧 다닐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친구들을 지우는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기만 했다. 지우는 ‘디딤씨앗통장’도 만들지 못했다. 디딤씨앗통장은 저소득층 아동의 자립을 위해 아동이 매월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국가에서 같은 금액을 적립해 주는 제도다. 은행은 통장을 만들려면 주민등록번호가 있어야 한다며 통장 개설을 거부했다. 지우는 그나마 의료서비스는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이들을 위한 사회복지전산관리번호를 주민센터에서 발급받았기 때문이다. 지우의 엄마는 고등학생 때 출산했다. 지우 엄마는 아이를 기를 형편이 안 된다며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지우를 근처 아동보호시설에 맡겼다. 지우의 출생신고를 해 줘야 할 친모는 이후 연락이 끊겼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가족관계등록법) 제46조 1항과 2항에 따르면 출생신고는 원칙적으로 부모가, 혼외자일 경우 친모가 해야 한다. 시설은 2018년 12월부터 ‘검사 직권’을 이용해 지우의 출생을 등록하려고 애썼다. 2016년 신설된 가족관계등록법 제46조 4항에는 부모가 출생을 신고하지 않아 아동의 복리가 위태로운 경우 검사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고 쓰여 있다. 그러나 1년이 넘도록 지우의 출생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연락도 닿지 않는 친모가 존재한단 이유로 가정법원은 지우의 출생신고를 번번이 기각했다. 검사와 지자체장도 출생신고가 가능하다는 법 조항이 있지만, 법원은 친모의 존재 등 허가 조건을 엄격히 따진다. 의사 또는 출산을 도와준 조산사의 출생신고 가능성을 열어 둔 같은 법 제46조 3항도 무용지물이긴 마찬가지다. 의사와 조산사 등이 출생신고를 하려면 부모가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사·조산사에게 알려야만 가능하다. 지우를 담당하는 시설 관계자가 직접 교육지원청을 방문하고 협조를 구한 끝에 지우는 주민등록번호 없이 뒤늦게 초등학교 입학통지서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난달 친모와도 극적으로 연락이 닿았다. 그렇게 지우는 이 땅에 태어난 지 7년 만에 ‘유령 아이’에서 벗어났다. 이제 여느 또래처럼 학교도 갈 수 있고, 통장도 만들 수 있다.‘정상가족’ 틀에 갇힌 출생신고, 모든 아동 포괄해야 우리나라는 출생신고가 이른바 ‘정상가족’의 틀 안에서 이뤄진다. 부모의 가족관계등록부가 있어야 자녀의 출생을 신고할 수 있다. 1차 신고 의무도 부모에게 있다. 이 때문에 부모의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되지 못한 아이들은 새롭게 자신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창설해야 하고, 이를 법원에서 허가받아야 하는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 지우처럼 1년이 넘도록 법원의 허락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흔하다. 미혼부도 마찬가지다. 혼외자는 친모만 출생신고가 가능하다. 2015년 가족관계법 제57조, 일명 ‘사랑이법’이 신설되면서 친모의 이름, 등록기준지, 주민등록번호 등을 모른다면 혼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도 친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사랑이법은 미혼부인 사랑이(가명) 친부가 사랑이를 낳고 떠난 친모의 인적 사항을 몰라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던 사연을 계기로 제정된 법이다. 그러나 미혼부가 아이의 친모 이름을 모르는 경우가 거의 없고, 정보를 다 알더라도 친모와 연락이 닿지 않을 수 있는데도 법원은 이런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가족관계등록법의 대상이 국민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부모가 외국인이거나, 사실혼 관계에서 친모가 외국인일 경우에도 아이는 출생신고에서 배제된다. 출생신고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2015년에 사랑이법이 생기고, 2016년엔 지자체장과 검사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하는 등 변화가 생겼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법에 신고 절차와 담당 부서를 명시하지 않아서다.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사랑이법 등 출생신고에 대해 법원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아 현장에서도 혼선이 있다”면서 “담당 공무원들이 검사나 지자체장에게 출생신고 권한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출생통보제 등 보편적 출생신고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상가족 범위를 벗어난 아동도 출생신고제가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김 변호사는 “지금은 가족관계등록부 아래서 출생신고가 이뤄지는데 아예 출생등록부를 새로 만들어서 목적, 체류 자격, 기타 다른 이슈에 관계없이 아동이면 출생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해외는 의사가 출생신고 의무화 부모에게 아동의 출생신고를 맡기는 우리와 달리, 외국 여러 나라는 병원이나 의사가 아기의 출생사실을 공공기관에 알려야 한다. 영국, 독일, 프랑스, 뉴질랜드,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이런 출생통보제로 법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있다. 부모의 국적과 관계없이 해당 국가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가 적용 대상이다. 독일에서는 출생 일주일 안에 병원이나 조산원이 신분청에 출생을 신고하거나 임신상담소에 출산을 통지한다. 영국은 병원이 36시간 안에 호적사무소에 출생사실을 고지해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난민신청자나 미등록 외국인 자녀는 출생신고가 아예 불가능하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출생통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진행 속도는 현장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혜선 법률사무소 서담 변호사는 “아이 신분을 등록하려면 복잡한 소송을 선택해야만 하는 것이 우리나라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법무부와 대법원에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의사나 조산사에게 출생사실 통보 의무를 부과할 것을 권고했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의사가 출생 14일 이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통보하도록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주아동도 국내에서 태어났다면 출생신고가 가능하도록 특례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의 윤후덕 민주당 의원안 역시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20대 국회와 함께 폐기될 운명이다. 지난해 발족한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는 이달 초 정책권고안을 냈다. 위원회에 참여한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의료기관이 출생사실을 통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다만 이주아동의 출생신고에 대해서는 법무부가 소극적 입장을 보여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3월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과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아직 부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다. 출생통보제와 함께 익명 출생신고가 가능한 보호출산제도 도입될 전망이다. 미혼모 등이 ‘나홀로 출산’을 택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굿네이버스는 전국 30개 아동보호전문기관 등과 연계해 출생 미신고 아동의 출생신고를 돕고 있다. 이달 캠페인을 열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모은 모금을 출생 미신고 아동의 의료·사회복지·교육 서비스 지원에 쓸 예정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반나절 동안 3번 체포·3번 석방된 범죄자…코로나19 ‘수혜’ 톡톡

    반나절 동안 3번 체포·3번 석방된 범죄자…코로나19 ‘수혜’ 톡톡

    약 120만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에서 코로나19의 ‘수혜’를 누리는 범죄자가 속출하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 있는 글렌도라 경찰서는 20대 남성이 불과 12시간 동안 세 번의 체포와 세 번의 석방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남성은 올해 24세인 디종 랜드럼으로, 첫 번째 사건은 지난달 29일 오전 8시 28분경 발생했다. 경찰은 한 남성이 차량을 부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뒤, 훔친 차량으로 도주를 시도하는 랜드럼과 맞닥뜨렸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캘리포니아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제로-베일 정책’(Zero-Bail Policy)에 따라 이 남성에게 훗날 소환장을 발부하기로 하고 현장에서 석방했다. 하지만 문제의 남성을 석방한 지 불과 한 시간 후인 오후 2시 20분, 경찰은 또 한 통의 신고전화를 받았다. 수상한 남성이 커다란 상자를 들고 주택가를 배회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수상한 남성’이 몇 시간 전 체포됐다 풀려난 랜드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상자를 품에 안고 주택가를 돌며 물건을 훔치다 딱 걸린 랜드럼은 두 번째로 꼬리로 잡혔지만, 경찰은 정책상 또다시 ‘선(先) 석방, 후(後) 소환장 발부’를 약속하며 현장에서 풀어줘야 했다. 경찰이 마지막 신고전화를 받은 것은 저녁 8시 50분, 첫 번째 체포가 있은 지 12시간 정도 흐른 뒤였다. 경찰은 주차장에서 차량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범인을 추적해 체포한 뒤 그가 반나절 새 두 번의 체포와 석방을 거듭한 랜드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에도 그를 ‘순순히’ 놓아줄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캘리포니아의 제로-베일 정책 때문이었다. 문제가 된 제로-베일 정책은 교도소 내 코로나19 확진 위험을 낮추기 위해 용의자의 수감을 최대한 줄이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 법적 책임을 묻는 캘리포니아주의 긴급명령이다. 현지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캘리포니아의 긴급 정책이 범죄 용의자들은 다시 대중들에게 되돌려보내는 부작용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불과 12시간 동안 범죄를 세 차례나 저지른 뒤 체포되고도 자유의 몸이 된 랜드럼과 같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주에는 이틀 동안 네 차례의 범죄를 저지른 남성이 제로-베일 정책의 수혜자가 됐다. 미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밀집도가 높은 교도소에서도 급속도로 퍼지면서 주의령이 내려졌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경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비폭력 범죄 로 수감된 재소자 등을 임시 석방 또는 조기 석방해야 했다. 4월 중순 기준,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조기 석방된 재소자는 1만 6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지시간 3일 기준으로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18만 8122명, 누적 사망자는 6만 8598명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전쟁 나면 도망간다? 남성 4명 중 1명 “軍입대” [밀리터리 인사이드]

    전쟁 나면 도망간다? 남성 4명 중 1명 “軍입대” [밀리터리 인사이드]

    ‘전쟁 때 직·간접적으로 軍 돕겠다’ 75.1%‘도피’ 17.2% 그쳐…10년간 큰 변화없어‘군 생활 과거보다 나아졌다’ 94.2% 동의여러분은 ‘애국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애국심은 각 개개인의 마음 속에 있을 뿐 구체적으로 크기를 측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당장 전쟁이 일어났다고 가정하면 어떨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전쟁 나면 남아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라고 생각할 겁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총 잡을 사람은 노인 밖에 없다. 젊은 사람은 다 도망 갈 거다”라는 비아냥도 흔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럴까요. 3일 국방부가 발간한 ‘2019 국방통계 연보’에 따르면 2018년 19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전쟁 발발시 행동’을 조사한 결과 ‘군대에 들어가 직접 싸우겠다’는 비율은 12.5%로 집계됐습니다. 10명 중 1명 꼴이면 너무 적은 수치인데, 여기엔 통계적 착시현상이 숨겨져 있습니다. 남성 502명에게 물었더니 23.3%, 즉 4명 중 1명 꼴로 군대에 들어가 싸우겠다고 답했습니다. 여성은 1.8%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남녀 응답을 평균을 내다보니 12.5%로 크게 낮아진 겁니다. 여성은 징집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참전 의사가 적게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 63.6% “직접 싸우진 않지만 軍 돕겠다”‘직접 싸우지는 않더라도 군대를 돕겠다’는 응답은 남성 61.8%, 여성 63.6%로 여성이 더 높았습니다. 남녀를 통틀어 75.1%, 국민 4명 중 3명은 직·간접적으로 군대를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전쟁이 없는 국내로 피난 가겠다’는 응답은 14.1%에 불과했습니다. ‘외국으로 도피한다’는 응답은 3.1%였습니다. 이런 응답 성향을 볼 때 우리 국민의 애국심은 그리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군대에 들어가 싸우겠다는 인원은 2014년 12.7%에서 2015년 16.7%까지 높아졌다가 서서히 하락해 2018년 12.7%가 됐습니다. 직접 싸우진 않더라도 군대를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비율은 2014년 66.5%에서 약간의 등락을 보이다 2018년 62.7%가 됐습니다. 참전 의사는 지난 1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이 2010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군대에 들어가 직접 싸우겠다’는 응답이 15%, ‘직접 싸우지 않더라도 군대를 돕겠다’는 응답이 62.7%였습니다. ●20대는 “직접 참전” 중노년층은 “軍 돕겠다” ‘라떼(나 때)는 말이야’라는 유행어처럼 과거에 애국심이 훨씬 높았다고 착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연령별로 군대에 들어가 싸우겠다는 비율은 19~29세가 22.1%로 가장 높았고 30대 16.2%, 40대 10.6%, 50대 10.9%, 60세 이상 6.2%였습니다. 직접 싸우진 않더라도 군대를 돕겠다는 비율은 19~29세가 44.9%로 가장 낮았고 60세 이상이 73.3%로 가장 높았습니다. 군대를 돕겠다는 의사는 중노년층에서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20대의 참전의사도 그다지 낮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외국으로 도피한다는 비율은 60세 이상이 0.4%, 50대가 1.6%, 40대는 1.9%에 그친 반면 19~29세는 7.2%, 30대는 6.1%로 훨씬 높았습니다. 국내를 포함한 피난 응답은 19~24세가 24.2%로 가장 높았고 40대가 13.4%로 가장 낮았습니다. ‘군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59.5%로 ‘신뢰하지 않는다’(40.5%)는 응답보다 높았습니다. 군에 대한 신뢰는 사형이 확정된 임모 병상의 총기 난사사건과 선임병 구타로 사망한 윤모 일병 사건이 크게 부각된 2014년 50.9%까지 추락했다가 2016년 68.7%까지 높아졌다가 2017년 50%대로 하락한 뒤 다시 상승하는 추세입니다.군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당시 국방부가 추가로 다른 기관과 비교·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군 신뢰도는 65.0%로 공공기관·교육계(56.8%), 경찰(54.0%), 시민단체(47.7%), 정부(47.4%), 대기업(39.0%), 종교계(34.6%), 법원(33.1%)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軍 생활 나아졌다’ 인식 90%대로 높아져 특히 국회(8.6%)와 비교하면 7.5배 수준으로 조사됐습니다. 과거 군사정권을 거치며 군에 대한 불신이 커졌지만, 군이 국가방위라는 본연의 길을 가면서 다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병사 군 생활 여건에 대한 조사에서는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는 응답이 2014년 85.1%에서 2018년 94.2%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반면 ‘나아지지 않았다’는 응답은 2014년 9.2%에서 2018년 2.8%로 3분의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군내 자살 사고는 2011년 97건에서 2018년 56건, 안전문제로 인한 사고사는 같은 기간 42건에서 26건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병사가 여군 중대장을 야전삽으로 폭행한 사건을 비롯해 음주운전, 각종 성범죄가 연이어 여론의 도마에 올라 비판 여론이 커진 만큼, 군 기강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단절 없이 단단히 버텼다… 그녀들은 ‘찐베테랑’이다

    단절 없이 단단히 버텼다… 그녀들은 ‘찐베테랑’이다

    “여성 베테랑들이 오랜 기간 일하며 만났던 순간들을 기록하고 대한민국에서 여성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묻고 여성의 노동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말합니다.”(여성 베테랑의 이야기를 무가지와 웹진으로 배포하는 팀 ‘WSW’ 소개글 중에서) “두 여성이 기획하여 운영하고 있는 나이스숍은 (중략)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 창작자와 동시대적 고민을 나누며 더 만족도 높은 작업적 성취와 지속가능한 작업환경을 위한 방안을 모색합니다.”(디자인 스튜디오 ‘나이스프레스’가 운영하는 편집매장 ‘나이스숍’ 소개글 중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두 팀이 소개글에서 공통적으로 짚은 단어는 ‘지속가능’이다. 여성 노동자로서, 여성 창작자로서 꾸준히 나의 일을, 나의 작업을 이어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하다. 남성과 똑같이 일하는 여성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다. 성별이 중요할 리 없는 예술계에서도 유독 남성 창작자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여성 노동자와 여성 창작자의 존재는 잊혀지거나 지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원한다면 계속 말할 수밖에 없다. 보통 여성들의 서사가 이곳저곳에 닿기를 바라며 그들의 나직한 목소리를 전하는 또 다른 여성들이 존재하는 이유다. 작가이자 전시 기획자인 윤여준씨와 기획자 정지혜씨가 운영하는 WSW와 아트디렉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김은하씨와 콘텐츠 디렉터 윤장미씨가 운영하는 디자인스튜디오 나이스프레스의 이야기이다.‘WSW’(We are Still Working·우리는 여전히 일하고 있습니다) 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일한 여성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본래 ‘베테랑’이라 하면 ‘어떤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여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을 뜻한다. WSW는 전문성이 아직도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사회에서 이 단어를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여성들을 일컫는 데 사용한다. 디자인 스튜디오 나이스프레스는 여성 창작자들의 작업물을 판매하는 편집매장인 나이스숍을 함께 운영하며 여성 창작자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여성 창작자의 작업과 그들이 일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은 김은하씨와 윤장미씨는 2018년 8월부터 1년여간 나이스숍 홈페이지에서 소개한 여성 창작자들의 인터뷰를 모은 인터뷰집 ‘스프레드’를 지난해 출판했다. 보통 여성들의 존재를 부지런히 세상에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네 사람을 함께 만났다. 우선 WSW는 윤여준씨가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필요하여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다. 윤씨는 지난해 일종의 ‘번아웃’(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정신적·육체적인 피로를 느끼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경험했다. 프리랜서라는 직업 특성상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지 않았고, 주변에서 사라지는 동료들을 보면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럴 때 미디어에서 꾸준히 일하고 있는 여성들을 만나면 반가웠다. 그래서 직접 일하는 여성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자는 생각에 지난해 WSW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WSW 팀이 지금까지 인터뷰한 사람은 남성 노동자들이 대다수인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30여년간 자리를 지켜 온 솔다방의 김혜영 사장을 비롯해 가사노동 경력 30년의 권현미씨, 35년차 안마사인 여환숙씨, 8년차 요양보호사 김금옥씨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계신 여성들을 ‘베테랑’이라고 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정지혜 ‘베테랑’이라고 하면 남성을 떠올리기 쉬워요. 저희는 여성 또한 어떤 일이든 오래 지속한 직업인에게서 나오는 노하우와 기술, 그리고 일에 대한 태도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베테랑을 여성으로 상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확장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임금이 높지 않고 노동의 가치가 평가절하되어 있는 ‘여성의 일’ 또한 충분히 전문성과 노하우가 더 많이 드러날 필요가 있다고 봐요. -현재 WSW는 4호까지 나왔는데 어떤 기준에 따라 여성 베테랑들을 선정하셨나요. 윤여준 4호까지 진행하면서 저희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던 여성의 노동에 주목했습니다. 남성 중심 지역구 안에서의 여성 자영업자, 가사노동자, 장애인 노동자, 이주 돌봄 노동자 등 주변화되는 여성의 일에 먼저 집중하고자 했어요. 회차가 쌓일수록 편견이 교차하는 여성의 일에 대해 더 깊이 논의하고 싶습니다. -베테랑 분들을 인터뷰할 때 주의를 기울이는 면이 있다면요. 정지혜 저희는 베테랑분들이 겪는 노동 현실의 어려운 면만 보여 주려는 것이 아니라 베테랑 스스로 자신의 직업을 대하는 태도를 인터뷰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베테랑분이 노동을 하며 겪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터뷰를 천천히 진행합니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제도나 환경,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로 자연스럽게 귀결되곤 했어요.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그간 사회에서는 주목하지 않았죠. 그런 점에서 WSW의 작업이 의미를 갖는 것 같아요. 윤여준 간병인만 해도 중국 동포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일이 되었는데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 혐오 뉴스를 마주할 때면 저희가 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어떻게 여성 노동자들에게 힘을 더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돼요. 이런 고민을 하는 동세대의 많은 여성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여성 서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하고 있는, 혹은 함께하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야, 너도 할 수 있어!’ 하는 거죠.-앞으로 만나 보고 싶은 베테랑이 있나요. 정지혜 평소 여성 택시 기사분들이 운전하는 차에 타면 얼마나 일하셨는지 여쭤 봐요. 그중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래서 연락처를 미리 따 두기도 해요(웃음). 생각보다 자신의 일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던 베테랑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이스프레스가 더불어 운영하는 나이스숍은 여성 창작자 혹은 여성 창작자가 1인 이상 참여한 듀오의 창작물을 선보인다. 미술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물건부터 열쇠고리, 컵 등 실용적인 제품까지 다양한 물건을 소개한다. 나이스숍은 남성이 만든 창작물을 무조건 배제하는 게 아니라 여성이 만든 물건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운영자 두 사람을 포함한 주변의 여성 창작자들을 더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창구 역할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간 두 사람은 여성 창작자 한 명에게 집중한 기획전인 ‘나이스캐치’를 비롯해 분위기나 쓰임이 비슷한 작품을 만드는 여성 창작자들을 큐레이션해서 선보이는 기획전 ‘나이스플레이’ 등과 같은 자체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여 왔다. -여성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실은 인터뷰집 ‘스프레드’를 펴낸 계기가 뭔가요. 김은하 상품 판매는 콘텐츠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해요. 요즘 세대는 물건의 기능과 외형뿐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이야기들까지 함께 소비하죠. 그래서 상품을 만든 여성 창작자들의 이야기도 전하고 싶었어요. (여성 창작자들을) 더 많이 가시화하고, 더 많은 작업물을 판매하는 게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인터뷰 자체가 저희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쳐요. 여성들과 일하는 것은 저희 목표 중 하나입니다. -여성 창작자의 작업물만 선보이는 건 달리 생각하면 여성 창작자들이 자신의 결과물을 선보일 기회가 적다는 뜻인가요. 김은하 저는 저 스스로를 영업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디자인 전공자이기 때문도 아니고 개인 문제라고만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실은 그냥 그렇게 자라 왔기 때문이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드러내는 것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고 항상 외부적인 것으로 평가를 받았던 것이 저 스스로를 많이 표현하지 못하게 했던 것 같아요. 스무 살 이후에 만났던, 제가 배울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던 어른들이 제게 기회를 준다는 명목으로 착취하는 상황을 겪기도 했고요. 그래서 사실 처음엔 제가 노출될 수 있는 판을 만들고 싶었어요.-‘스프레드’ 1호는 한국어와 영어 2개 언어로 내용을 표기하셨는데 이유가 있나요. 김은하 저희가 큰 포부를 안고 있거든요(웃음). 페미니즘 이슈나 여성 창작자를 가시화하는 건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국내 창작자들을 외부에 알리는 것이 중요해요. 국내에서도 서울 바깥으로 여성들의 존재를 퍼뜨리는 것이 필요하죠. ‘스프레드’(SPREAD)라는 이름도 그런 의미를 담아 지었어요. 두 팀은 여성 노동자들과 여성 창작자들의 이야기가 더 널리 퍼지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연하게도 두 팀이 다양한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도 지속가능성이란 키워드는 매우 중요하다. 여전히 현실은 차갑지만 이들은 미래를 낙관했다. 최근 여성 서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고, 또 젊은 여성들이 자신들처럼 여성의 새로운 이야기를 세상에 더할 것이라고 믿는 까닭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지속가능하게 오래할 수 있는 환경이 되려면 어떤 것이 변화해야 할까요. 윤장미 저는 자본이라고 봐요. 여성 임금이 올랐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제가 하는 일이 물건도 팔고 콘텐츠를 파는 건데 그걸 팔면서 짧은 홍보글을 쓸 때조차도 저는 남성을 타깃으로 쓴 적이 없어요. 모든 (통계) 수치가 여성들이 좋은 제품과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고 말하니까 항상 여성을 상정하고 쓰죠. 그래서 여성들이 이 분야에서 소비를 더 잘하고 문화예술을 잘 즐기려면 임금이 높아져서 자본적인 여유가 생겨야 할 것 같아요. 정지혜 저는 지금까지 남성 중심적인 노동의 의미를 여성의 노동을 포함해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사노동 같은 재생산 노동만 하더라도 임금노동이 아니기 때문에 여성의 노동으로 평가되어 여전히 가치 있는 노동으로 보지 않거나 외주화되어 임금노동이 되었다고 해도 노동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성들이 성공한 모습이 역량 강화라는 의미에서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노동 또한 그 가치가 재평가돼야 한다고 봐요. -독자들에게 ‘WSW’와 ‘스프레드’가 각각 어떤 매체로 혹은 콘텐츠로 다가가길 바라나요. 윤여준 저희가 인터뷰하는 베테랑들이 각자가 얼마나 멋지게 일을 꾸준히 하고 있는지, 그 자체가 젊은 여성들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를 스스로 느끼면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요즘 많이 부각되기 시작한 여성 서사 콘텐츠를 볼 때 어떤 것이든 힘이 나더라고요.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 하는 마음보다는 ‘그래 어려운 일은 아니야’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달까요. 누구든 자신의 자리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길 바랍니다. 김은하 저는 20대를 너무 어렵게 지냈어요. 답이 있는 줄 알고 답이 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은 그때는 전혀 몰랐어요. ‘스프레드’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지금 크게 성공했거나 해당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 안정기에 있는 분들이 아니라 한창 그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비슷한 시기를 지나는 분들이 스프레드를 보고 답은 하나도 아니고, 못 찾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여성의 날’ 체포된 中 여성들… 연대와 각성의 기록

    ‘여성의 날’ 체포된 中 여성들… 연대와 각성의 기록

    빅브라더에 맞서는 중국 여성들/리타 홍 핀처 지음/윤승리 옮김/산지니/336쪽/2만원독재권력은 인권 탄압과 착취를 독재 유지의 유용한 수단으로 삼는다. 민주주의의 쇠퇴가 자주 들먹여지는 요즘 인권 유린과 약자에 대한 폭력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여성은 그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자로 꼽힌다. 미국 저널리스트 겸 학자인 리타 홍 핀처는 책을 통해 중국에서 억압받고 권력에 맞선 여성들을 파헤친다. 그 중심에 중국 페미니즘 운동의 상징인 ‘페미니스트 파이브´의 수난과 용기를 놓고 있다. 중국은 초창기 여성을 남성과 평등한 존재로 여겨 존중한 역사를 갖는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혁명기와 마오쩌둥 집권 초기만 하더라도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성평등을 지지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국의 경제개혁이 가속화되면서 성평등 개념이 약화됐고 여성 탄압이 시작됐다. 중국의 여성 탄압을 말할 때 2015년 3월 7일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두고 다섯 명의 페미니스트, 이른바 ‘페미니스트 파이브´가 체포된 사건을 빼놓을 수 없다. 반성폭력 스티커를 배부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이들은 미국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를 받으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됐고 페미니즘 운동의 상징으로까지 떠올랐다. 중국이 여성, 특히 고학력 도시 여성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그들을 지칭하는 용어인 ‘잉여 여성´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저자는 직업을 갖고 결혼하지 않은 20대 후반 여성들에게 ‘잉여 여성´이란 오명을 씌워 탄압하는 중국 정부의 폭력을 낱낱이 고발한다. 중국 정부는 여성 권리를 위한 비정부기구를 공격적으로 폐쇄하고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을 감시한다. 대학에선 젠더(성)와 여성학 프로그램을 세밀히 통제하고 페미니스트 소셜미디어 계정을 단속하기 일쑤다. 책의 특징은 중국의 여성 탄압과 그에 맞선 페미니스트 운동의 추적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권위주의적 통제와 생존투쟁의 핵심에 성차별주의와 여성 혐오가 있음을 거듭 확인한다. 미국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2017년 민주주의가 수십년 만에 가장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으며 여성 혐오적 독재자들이 러시아를 비롯해 헝가리, 터키 등에서 훨씬 대담해졌음을 지적한 바 있다. 저자는 전 세계의 페미니스트는 모두 각자의 전투를 치르고 있지만 위기가 닥치면 연대하고 서로를 지지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대중적이고 포괄적인 시민운동이야말로 권위주의 체제에 맞서는 가장 위협적인 도전이다. 용감한 여성들이여, 연대하라.”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아줌마라고 쥐꼬리 임금, 툭하면 무시… 위기 내몰린 중년의 노동

    아줌마라고 쥐꼬리 임금, 툭하면 무시… 위기 내몰린 중년의 노동

    박희숙(46·가명)씨는 롯데마트 수산 코너에서 6년째 무기계약직 직영사원으로 일한다. 중년에 기술 없이도, 집 근처에서, 정년까지 보장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마트 외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박씨는 “주 5일·하루 7시간씩 일하고 시간당 8750원으로 계산한 월급을 받고 명절 상여금도 받지 못해 생활이 빠듯하다”며 “온종일 서서 일하고, 가끔 아줌마라며 무시하는 ‘갑질’ 손님을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처럼 많은 중년 여성 노동자들은 뒤늦게 실질적 가장으로 기술 없이 맨몸으로 노동시장에 뛰어든다. 결혼·출산·양육으로 인한 경력단절 이후 찾아온 남편의 은퇴, 불안한 노후 등이 이들을 취업전선으로 내몬다.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을 보면 올 3월 기준 20대 후반(68.0%)이 가장 높고, 그 뒤를 따르는 연령대는 40대 후반(66.2%)과 50대 초반(64.7%)이다. 그러나 이들이 갈 곳은 비정규직·저임금 일자리에 한정돼 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들의 불안정한 현실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들이 마주한 어려움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중년 여성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지만 결국 비정규직이나 저임금 일자리에 머문다. 가스검침원 김윤숙(53)씨는 15년 전 IMF 외환위기 당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남편이 일자리를 잃자 “살림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마음으로 처음 일을 시작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김씨는 “40~50대에게 취업문을 열어 놓은 데가 없다. 아줌마를 쓰면 임금을 안 줘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지, 1년에 3500~5000가구를 상하반기 두번씩 방문하는데 2007년 첫 월급이 최저시급도 안 되는 97만원이었다”고 말했다. 10년 뒤 노조가 생기고서야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돈을 받았다.보이지 않는 편견과도 싸워야 한다. 박씨는 이 편견을 “마트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은 못 배우고, 무시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쇼핑 바구니를 던진 중년 남성 고객도 있었다. 가격표가 진열대에 제대로 붙어 있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반말은 기본이었다. “왜 반말하느냐”는 대응에도 “관리자 불러와라”는 말만 반복하던 고객은 정작 남성 관리자를 만나니 조용히 돌아갔다. 더 서러운 건 회사의 대처다. 2년 전만 해도 회사는 “고객에게는 ‘모릅니다, 아닙니다, 없습니다’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가르쳤다. ‘서비스 정신’이라는 명목으로 문제가 생겨도 회사는 늘 고객 편이다. 박씨는 “진상 고객에 한 번 울고, 회사에 서운해서 두 번 우는 셈”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갑작스런 재난도 더 가혹했다. 장애아동의 수업을 돕는 특수교육 실무사인 최은경(44·가명)씨에게도 생계의 위협이 닥쳤다. 한 학기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데, 개학이 연기돼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됐다. 당연히 월급은 받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해 두 아이를 책임지는 실질적인 가장인데 막막하다. 180만원 남짓인 월급도 방학 중에는 나오지 않는데, 개학 연기 상황에 학교에선 ‘당연히 못 준다’는 입장”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들은 중년 여성 노동자들을 위기에 내몰기 전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을 없애고 사회적 인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들에게 주로 주어지는 돌봄 서비스 일자리에 대해 사회는 ‘집에서 하던 일이니 특별한 기술 없이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을 보내며 늘 저평가해 왔다”고 지적했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자문위원 역시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중도 탈락하지 않도록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중년 여성 노동자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중년 여성 노동이 위험하다··· 생계·인격모독·코로나19

    중년 여성 노동이 위험하다··· 생계·인격모독·코로나19

    중년 여성 노동자들의 삼중고박희숙(46·가명)씨는 롯데마트 수산 코너에서 6년째 무기계약직 직영사원으로 일한다. 중년에 기술 없이도, 집 근처에서, 정년까지 보장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마트 외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박씨는 “주 5일·하루 7시간씩 일하고 시간당 8750원으로 계산한 월급을 받고 명절 상여금도 받지 못해 생활이 빠듯하다”며 “온종일 서서 일하고, 가끔 아줌마라며 무시하는 ‘갑질’ 손님을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처럼 많은 중년 여성 노동자들은 뒤늦게 실질적 가장으로 기술 없이 맨몸으로 노동시장에 뛰어든다. 결혼·출산·양육으로 인한 경력단절 이후 찾아온 남편의 은퇴, 불안한 노후 등이 이들을 취업전선으로 내몬다.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을 보면 올 3월 기준 20대 후반(68.0%)이 가장 높고, 그 뒤를 따르는 연령대는 40대 후반(66.2%)과 50대 초반(64.7%)이다. 그러나 이들이 갈 곳은 비정규직·저임금 일자리에 한정돼 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들의 불안정한 현실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들이 마주한 어려움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① 고용불안정 - 선택지 없는 저임금 직장으로 내몰리다 중년 여성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지만 결국 비정규직이나 저임금 일자리에 머문다. 가스검침원 김윤숙(53)씨는 16년 전 IMF 외환위기 당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남편이 일자리를 잃자 “살림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마음으로 처음 일을 시작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김씨는 “40~50대에게 취업문을 열어 놓은 데가 없다. 아줌마를 쓰면 임금을 안 줘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지, 하루 100가구씩 1년에 3500~4000가구를 방문하는데 2007년 첫 월급이 최저시급도 안 되는 97만원이었다”고 말했다. 10년 뒤 노조가 생기고서야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돈을 받았다. ②인격모독 - 보이지 않는 편견과 싸우는 매일 박씨는 이 편견을 “마트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은 못 배우고, 무시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쇼핑 바구니를 던진 중년 남성 고객도 있었다. 가격표가 진열대에 제대로 붙어 있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반말은 기본이었다. “왜 반말하느냐”는 대응에도 “관리자 불러와라”는 말만 반복하던 고객은 정작 남성 관리자를 만나니 조용히 돌아갔다. 더 서러운 건 회사의 대처다. 2년 전만 해도 회사는 “고객에게는 ‘모릅니다, 아닙니다, 없습니다’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가르쳤다. ‘서비스 정신’이라는 명목으로 문제가 생겨도 회사는 늘 고객 편이다. 박씨는 “진상 고객에 한 번 울고, 회사에 서운해서 두 번 우는 셈”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③코로나19 - 약자에게 가혹한 재난 갑작스런 재난도 더 가혹했다. 장애아동의 수업을 돕는 특수교육 실무사인 최은경(44·가명)씨에게도 생계의 위협이 닥쳤다. 한 학기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데, 개학이 연기돼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됐다. 당연히 월급은 받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해 두 아이를 책임지는 실질적인 가장인데 막막하다. 180만원 남짓인 월급도 방학 중에는 나오지 않는데, 개학 연기 상황에 학교에선 ‘당연히 못 준다’는 입장”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들은 중년 여성 노동자들을 위기에 내몰기 전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을 없애고 사회적 인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들에게 주로 주어지는 돌봄 서비스 일자리에 대해 사회는 ‘집에서 하던 일이니 특별한 기술 없이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을 보내며 늘 저평가해 왔다”고 지적했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자문위원 역시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중도 탈락하지 않도록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중년 여성 노동자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고교2년생에게 20대 성인 까지 성착취 당해

    10대 남학생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한 뒤 이를 텔레그램에 올리게 한 대화방 운영자는 고교 재학생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텔레그램 대화방 ‘중앙정보부방’ 운영자인 인천 모 고교 2학년생 A(17)군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달 중순 10대 남학생 등을 협박해 동영상과 사진 등 성 착취물을 만든 후 ‘중앙정보부방’이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게임 채팅창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인 사진을 합성해 음란물을 만들어준다’고 광고한 뒤 제작을 의뢰한 10대 남학생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만들어 해당 대화방에 올리도록 했다. A군은 피해자들이 지인 합성 사진을 의뢰하며 밝힌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등을 빌미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지인들에게 알려질까 봐 두려워 A군에게 끌려다녔다”고 진술했다. 그는 마치 자신이 ‘자경단’(자율경찰단)인 것처럼 ‘우리는 사이버 성범죄를 처벌한다’는 공지 글을 올려 두기도 했다. 경찰은 이런 공지글을 토대로 A군이 지인 사진을 합성해 음란물을 만들려고 시도한 10대 남학생들을 혼내준다는 취지로 성 착취물을 찍게 한 것으로 추정했다.경찰은 이 대화방 참여자 수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현재까지 파악한 피해자는 모두 6명이며 이들 중 5명은 10대, 나머지는 20대 남성”이라”고 설명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이제 할 건 기도밖에”…생활치료센터 마지막날 자원봉사자가 보내온 편지

    “이제 할 건 기도밖에”…생활치료센터 마지막날 자원봉사자가 보내온 편지

    대구 생활치료센터 30일 완전 해산첫날부터 자원봉사 지원한 유동훈씨지난 10일 이후 두 번째 편지 보내와코로나19 진정에 기쁘지만미완치 환자 볼 때 안타까움 더해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가 지난 3월 1일 설립된 이후 4월 30일을 끝으로 해산한다. 설립된 지 꼭 60일 만이다.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치료·격리할 목적으로 대구 중앙교육연수원에 처음으로 센터가 설립된 이후 14개 센터가 추가로 설립·운영됐다. 경증 환자 3025명이 입소해 2957명(완치율 97%)이 퇴소했으며, 의료진 등 누적 종사자는 1611명에 이른다. 중앙교육연수원에 센터가 마련됐을 때부터 간호조무사로 자원봉사를 한 유동훈(39)씨가 해산을 맞아 29일 서울신문에 편지를 보내왔다. 지난달 10일 이후 두 번째 편지에서 그는 자신을 ‘패잔병’이라 표현했다. 완치 판정을 받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가는 환자들이 마음에 걸려서다. 그는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음을 아쉬워했다. 대구는 태어나서 처음이었습니다. 지난 3월 1일부터 일했으니 이제 60일째입니다. 고민하지 않고 이곳에 지원했지만, 의료진 감염 소식에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입니다. 이곳이 세계 최초의 생활치료센터라는 점 때문에 언론의 관심이 높아 행동 하나하나가 부담스러웠습니다. 개소 직후 들어오던 수많은 구급차 행렬은 잊지 못할 겁니다.과거에 병원에서 일할 땐 환자들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외딴곳에 내려와 환자들이 먹는 도시락을 먹으며 같은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오랜 격리 생활에 지쳐 있는 환자들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저 역시 고립감과 불안감 등으로 불면증에 시달렸습니다. 우리 의료진은 환자들과 가장 밀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혈압을 재고 체온을 재며 투약 업무 등 늘 환자와 가까이 있었습니다. 다른 불편한 증상이 있을 때도 의사 지시 하에 관찰하고 보고하고, 환자에 관련된 모든 걸 살피며 지내왔습니다. 계속되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 때도 들어가 의료진을 돕고, 검체 포장 등 잡다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함께 지내온 환자들이 완치해 우리에게 감사 편지를 남기고 떠날 때 위안과 기쁨을 얻었습니다. 심리적 압박 겪는 코로나19 환자들 이곳에 입원한 환자 증상은 다양했습니다. 오랜 격리생활로 불안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습니다. 심리적 부분도 지원하고자 지역대학의 정신간호학 교수님이 매일 오셔서 환자 한분 한분 상담을 해주시며 일일이 살피고 정서적 지지를 해주셨습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고령자, 기저질환자 분들은 긴장하고 더 살펴야 했습니다. 새벽에 갑자기 통증이 있으면 항상 방호복을 입고 달려갔던 기억이 납니다. 기억에 남는 환자도 많습니다. 코로나 환자 이송업무를 하다가 감염돼 입소하신 구급대원이 있었습니다. 항상 표정이 밝아 보는 사람들을 더 안타깝게 했습니다. 간호사, 간호조무사로 일하다가 확진돼 오신 분들을 보면 막중한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요양병원에서 간병사로 일하다 감염된 분도 있었는데, 저와 동성동본이라 더 반갑게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습니다.치료 후 사회로 복귀해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고용불안 문제 때문입니다. 2년간 공무원 준비했던 한 남성은 코로나19로 일주일 정도 다닌 회사에서 해고됐습니다. 실업급여대상도 아니어서 살길이 막막하다고 했습니다. 당장 이달 월세 낼 돈도 없고 주소도 대구로 이전돼 있지가 않아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위로해 드렸지만 근본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생활고에 시달려 그 마음이 이해됩니다. 저도 돈 벌면서 야간에 간호학원을 다니며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대학원을 마칠 때까지 계속 병원 일을 하며 돈을 마련해 왔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대구에 내려오긴 했지만, 그 뒤에 대한 삶은 저 역시 또 고민이 생길 것 같습니다. 돌아갈 직장이 있는 분들도 걱정이 없는 건 아닙니다. 회사에서 낙인이 찍혀 안 좋은 소문이 돌아 허탈해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신천지도 아닌데 신천지로 소문난 분도 있습니다. 지역적 팬데믹을 만들어낸 신천지에 대한 분노도 컸습니다. 특히 한 분은 회사에서 근무하던 신천지 교인으로 인해 감염 됐는데 끝까지 말하지 않아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화를 내셨습니다. 신천지랑 상관도 없는데 왜 코로나 걸렸느냐고 추궁하는 부모님 때문에 힘들다는 젊은 분 이야기를 들을 땐 가족 간 오해도 생길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이 세상 어머님들은 역시나 본인보다 가족과 자식을 더 걱정하며 지냈습니다. 남편이 타지에서 근무하고 자녀가 10, 15세 아들이라 끼니 거르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어머님, 6, 10세 아이들을 다른 곳에 맡겼지만 그래도 밥 먹는 게 걱정된다는 어머님, 자녀가 걱정할까봐 일부러 자녀 전화 안 받는다는 어머님 등…그중 안타까웠던 건 7년 전 딸이 교통사고를 당해 후유증으로 자신이 간병을 해왔는데, 격리되는 바람에 간병을 할 수 없는 분 이야기였습니다. 차라리 이곳에 병실을 따로 만들어 제가 돌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전쟁 뒤의 황폐함 들어 대구 지역만 현재 누적 완치자가 6000명대에 이릅니다. 그래서 다른 생활치료센터들은 속속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나 그곳들이 닫을 때마다 이곳에 환자가 집중돼 뉴스로 보는 바깥세상과 이곳의 현실이 달라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점차 고립돼 낙오된 보병과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한 수많은 의료진이 겪었을 정신적인 고통에 공감합니다. 20대 초반부터 병원 일을 시작해 음악 대학원 마칠 때까지 병원 일을 했습니다. 환자들을 대하며 살아온 시간은 짧지 않습니다. 그때도 많은 죽음을 봐왔고 종종 가까운 이들의 죽음도 겪었지만 잘 이겨냈습니다. 그때 경험은 교통사고를 겪은 느낌이라면, 이번 일은 전쟁 뒤의 황폐함 같은 감정이 듭니다. “패잔병처럼 저는 서울로 갑니다…할 수 있는 건 기도뿐” 이곳 생활치료센터도 이제 해산합니다. 적은 숫자이지만 아직도 완치되지 못하고 집에 못 돌아가는 분도 있습니다. 또다시 여러 병원으로 나뉘어 보내지게 될 것입니다. 그분들을 결국 집으로 보내드리지 못하고 저는 패잔병처럼 서울로 돌아갑니다. 이제는 기도밖에 해줄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특히 외딴 이곳에까지 기부 물품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유머사이트 커뮤니티인 ‘웃기는 대학’ 회원들이 우리의 수분 보충을 염려해 음료수를 상자 채로 보내줬던 게 큰 위로가 됐습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불편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꼭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중고차 허위 매물로 유인”...구매자에 강매 요구·감금 20대 구속

    “중고차 허위 매물로 유인”...구매자에 강매 요구·감금 20대 구속

    허위 매물로 구매자를 유인해 중고차를 비싼 가격에 강매를 요구하고, 구매자를 감금까지 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28일 인천 서부경찰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인천 서구의 모 중고차 매매단지 판매원 A씨(22)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B씨(22)도 불구속 입건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0월 13일 인천 서구의 한 중고차 단지에서 차를 구매하러 온 C씨(50)와 중고차 매매를 계약한 후 추가금 2880만원(36개월 할부)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C씨를 30분 동안 감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C씨에게 2018년식 코나 차량을 480만원에 판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뒤 ‘차량이 있는 곳으로 가자’며 C씨를 차량에 태웠다. 이후 C씨에게 추가금이 있다며 2880만원을 요구했으며, C씨가 이를 거부하자 폭언을 하며 30분간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이들이 탄 차량이 신호대기에 걸린 틈을 타 차량 밖으로 도망쳐 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B씨는 당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으며, 도주한 A씨는 지난 14일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에서 검거됐다. 이들은 “차량 판매는 인정하지만, 감금은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부산 20대 남성 코로나 재확진 ...완치 판정 16일 만에

    부산에서도 코로나19 재 확진자가 발생했다. 부산시는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105번 확진자(26세·남성·북구·해외입국)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105번 확진자는 지난 11일 퇴원했는데 2주 후인 지난 25일부터 흉통 증상이 나타났다. 26일 주거지 관할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으며,27일 재양성 판정을 받았다. 두 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와 퇴원한 지 16일만에 재확진 판정을 받았다. 재확진 사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다시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돼 입원했는데,흉통과 기침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원 후 줄곧 자택에 머물러 특별한 동선은 없다고 시 보건당국은 전했다. 부산지역 입원 환자는 18명(타지역 이송환자 8명 포함하면 26명)이고 퇴원자는 113명이다. 재확진 외 추가 확진이나 퇴원 사례는 없어 부산 누적 확진자는 전날과 같은 134명(타 시도 환자 2명포함 )이다.자가격리자는 2천611명이다. 해외 입국이 2천285명,국내 확진자 접촉자가 326명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박사방 성착취 영상물 재유포…피카츄방 유료회원 수사

    박사방 성착취 영상물 재유포…피카츄방 유료회원 수사

    경찰은 최근 ‘박사방’의 성착취 영상물을 재유포한 20대 남성(구속기소)이 운영한 텔레그램 대화방의 유료회원 80여명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0)씨가 과거 운영한 대화방의 유료회원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하며 ‘박사방’이나 ‘n번방’에 올라온 미성년자 성착취물 등을 재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텔레그램에서 유료 대화방 1개와 무료 대화방 19개를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잼까츄’라는 대화명을 쓴 A씨가 운영한 20개 대화방 모두 ‘피카츄’라는 이름이 붙었다. 최근 경찰의 계좌추적을 통해 확인된 유료 대화방의 회원 수는 80여명이다. 나머지 무료 대화방 회원 수는 2만명이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료 대화방 회원들은 1인당 4만∼12만원의 회원 가입비를 A씨에게 내고 성착취물과 음란물을 내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회원 가입비를 은행 계좌로 받은 A씨는 무직 상태에서 4개월 가까이 대화방 운영으로만 400만원을 벌었다. 경찰은 A씨가 짧은 음란 영상을 무료 대화방에서 공유하는 방식으로 유료 대화방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유료 대화방 회원들은 모두 소환 대상”이라며 “차례로 소환 조사 후 혐의가 인정되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소지죄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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