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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문일 기자의 국제경제 읽기] 디지털시대, 변신에 목숨거는 기업들

    ‘시장의 법칙’이 ‘정글의 법칙’과 다른 점은 참여자들이 스스로의 역할 변신에 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0’과 ‘1’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디지털 시대엔 작은 변화만으로도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7일 소니가 미국인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것은 국수주의적 성향을 띤 일본의 경영풍토에선 파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자산업의 문외한인 엔터테인먼트 전문가 하워드 스트링거를 발탁했다는 것은 디지털 시대에 영상 등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뒤늦게라도 간파했다는 의미다. 정글의 법칙에서 벗어나려는 기업은 소니뿐이 아니다. 그 방식과 수단도 다양하다. 복사기의 왕국 제록스는 ‘이미지 변신’을 택했다. 디지털 기능을 갖춘 첨단장비를 내놓고 있음에도 고객들에게는 서류를 복사하는 ‘아날로그 시대의 적자(嫡子)’로 남아 있다. 수천만달러를 들여서라도 첨단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로고 ‘X’의 창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의 지역통신업체인 SBC 커뮤니케이션은 방송과 통신의 결합을 꿈꾼다. 지난달 120년 전통의 전신전화업체 AT&T를 인수한 것은 전화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려서가 아니다. 일부 업체들이 시작했지만 휴대전화를 통한 인터넷 방송이 최종 목표다. 휴대전화를 컴퓨터나 TV를 능가하는 첨단장치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비디오 임대사업의 선두주자 블록버스터는 ‘고객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임대료 이외에 연체비로만 연간 5000만달러 이상을 벌었다. 그러나 연체료가 없는 온라인 대여업체 네트플릭스의 약진에 위기감을 느꼈다. 연체료 역시 디지털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자체 평가에 따른 것이다. 피자점으로 유명한 도미노는 ‘첨단시대에도 사람이 우선’이라는 경영 철칙을 지켰다. 대부분의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임금이 싼 히스패닉계를 고용, 비용을 줄이는 것과는 다르다. 도미노는 근로자들이 매니저가 되면 보너스에다 스톡옵션까지 주고 봉급도 3만 2000달러 이상으로 책정했다. 직원간 경쟁이 유발되면서 고객서비스가 개선됐고 직원들의 이직률은 100% 미만으로 줄었다. 다른 업체들의 직원 이직률이 200%를 넘어 신규채용 비용 때문에 쩔쩔 매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IT업계는 요즘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팔기보다는 임대하는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 각 기업이 제각각 전산실을 두기보다 특정 업체로부터 공동 전산망을 빌려 쓰는 게 비용 및 관리 측면에서 낫다는 발상의 전환 때문이다. 안 된다 싶으면 바꾸자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mip@seoul.co.kr
  • 미래형 컴퓨터 어떤 모습일까

    미래형 컴퓨터 어떤 모습일까

    간단한 소프트웨어 하나 돌릴 수 있는 수준의 AT컴퓨터(프로세서명 286)가 1980년대 말 200만원이란 ‘초저가’로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은 슈퍼컴퓨터가 가정으로 들어오게 됐다며 찬탄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386,486,586(펜티엄)으로 발전되면서 지금의 컴퓨터 능력은 과거의 몇백배 이상으로 향상됐다. 하지만 반도체 기술에 기초한 현재의 컴퓨터 기술은 멀지 않아 다른 기술에 추월당해 주인자리를 내주게 될 것 같다. 반도체 집적기술이 한계에 다다른 데다 양자,DNA, 빛 등 다양한 형태의 미래형 컴퓨터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지금 우리가 쓰는 컴퓨터의 생명을 길어야 20년 정도로 잡는다. ●반도체 집적기술 한계점 보인다 현재 쓰고 있는 컴퓨터의 원형은 1950년 미국의 폰 노이만이 개발한 ‘에드박’(EDVAC)이다.46년 1만 8000개의 진공관을 이용한 최초의 컴퓨터 ‘에니악’(ENIAC)을 개량한 것으로 지금까지 컴퓨터 작동의 원리는 에드박에 기반을 두고 있다. 결국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진공관-트랜지스터-반도체로 이어지는 부품소재의 성능향상이 이끌어온 것이다. 특히 컴퓨터의 보급확산을 가능케 했던 것은 ‘무어의 법칙’(반도체의 처리속도와 메모리 용량이 1년6개월마다 2배로 증가)으로 대표되는 대용량 집적기술의 발전이었다. 그러나 실리콘(규소)을 이용하는 반도체 기술의 발전은 종착역을 앞두고 있다. 기존 실리콘 소재를 갖고는 집적도를 한없이 높이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하드웨어(컴퓨터)가 소프트웨어(인터넷, 프로그램)의 발전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오는 그 시점이 되면 지금과 같은 ‘폰 노이만’식 컴퓨터는 사양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반도체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실리콘 전자들이 정해진 대로 움직이지 않고 불규칙하게 이동하는 ‘양자효과’가 나타날 경우, 기술한계 도달시점은 더 빨라질 것으로 본다. ●단점을 장점으로 만든 양자컴퓨터 그 대안으로 양자컴퓨터,DNA컴퓨터, 분자컴퓨터, 광(光)컴퓨터 등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어떤 컴퓨터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양자컴퓨터가 상용화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물리학의 양자역학과 나노기술을 활용한 양자컴퓨터는 정보처리의 최소단위를 기존 ‘비트’(bit)에서 ‘큐비트’(Qbit)로 확대한 것이다. 즉 2진법으로 연산하는 지금의 컴퓨터는 전류가 흐를 때 ‘0 또는(or) 1’로 판단해 정보를 해석하지만 양자컴퓨터는 ‘0 그리고(and) 1’로 파악하기 때문에 비트방식의 2배인 4가지 상태(00,01,10,11)로 표현이 가능하다. 또 비트는 정보를 축적할 수 없지만 큐비트는 처음 내보낸 정보를 계속 기억하기 때문에 연산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컴퓨터로는 129자리의 암호를 푸는데 전 세계 1600여대의 슈퍼컴퓨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도 8개월이 걸리지만, 양자컴퓨터는 단 몇 분만에 해결할 수 있다. ●네 가지 신호로 구성된 DNA컴퓨터도 주목 DNA컴퓨터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컴퓨터의 주기억장치(CPU)와 메모리에 해당하는 부분을 네가지 신호(A,T,C,G)를 갖는 DNA로 만들기 때문에 기존 컴퓨터에 비해 소형화에 유리하다. 실행속도 역시 훨씬 빠를 수 있다. 그러나 DNA컴퓨터는 의료용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어서 일반 가정용 컴퓨터로 만들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액체 안에서만 작동되는 데다 입력장치(키보드 등)나 출력장치(모니터, 프린터 등) 등을 만들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광컴퓨터는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전류 대신 빛을 사용한다. 빛은 전기보다 전달속도가 10배 이상 빠르고 전할 수 있는 정보의 양도 많으며 전달 효율도 훨씬 뛰어나다. 그러나 광연산소자는 나노 기술을 이용한 첨단 광결정소재를 이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 실용화를 앞당기는 데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 차세대 컴퓨터들은 지식축적이 가능해 개발이 현실화될 경우 학습도 가능해진다. 사람처럼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 컴퓨터의 개발기반이 놓이는 셈이다. 이럴 경우, 기계들이 인류를 지배하는 내용의 영화 ‘터미네이터’와 같은 상황이 전혀 상상 속에만 머물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한국 액션영화의 어제와 오늘

    한국 액션영화의 어제와 오늘

    케이블 채널 슈퍼액션은 창사 4주년을 맞아 한국의 액션영화를 심층 분석한 2부작 다큐멘터리 ‘한국 액션을 말한다’를 7∼8일 오후 10시에 방송한다. 방송위원회의 제작지원을 받아 2개월 동안 제작비 1억원을 들여 만든 프로그램으로,1920년대 활극으로 불리던 나운규 감독의 ‘풍운아’부터 현대 한국형 액션 블록버스터를 대표하는 ‘태극기 휘날리며’까지 한국 액션영화를 총정리했다. 우선 ‘제1부 으악새와 다찌마와 리’에서는 한국 액션영화의 뿌리와 역사를 뒤돌아 본다. 액션영화의 대부라 불리는 정창화 감독을 만나 당시 배우들이 ‘으악’거리며 쓰러진다고 해서 ‘으악새’라는 별명을 가졌던 한국의 액션영화의 지난날에 대해 들어본다. 정창화 감독의 대표작 ‘죽음의 다섯손가락’은 1973년 4월 미국에서 개봉돼 전미 흥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60년대 한국과 홍콩의 액션영화 합작붐을 조명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소룡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사망유희’의 속편 ‘최후의 정무문’에서는 한국배우 거룡이 이소룡 역할을 맡기도 했다. 거룡과 ‘사대문파’에서 발차기를 선보인 왕호의 인터뷰를 통해 한·홍 합작영화의 숨겨진 사실을 들춰낼 예정. ‘제2부 한국 액션의 새로운 도전’편은 한국 액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임권택 감독과 ‘장군의 아들’로 데뷔한 영화배우 박상민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임 감독의 액션미학을 그대로 이은 ‘테러리스트’도 소개한다. 이어 ‘게임의 법칙’‘넘버3’‘신라의 달밤’‘친구’등 지난 10년간 액션영화의 계보와 ‘화산고’‘태극기 휘날리며’등 새로운 도전에 나선 영화들을 살펴본다. 정두홍 무술감독, 싸이더스 차승재 대표, 영화평론가 심영섭씨 등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한국 액션영화의 위상과 미래가치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책꽂이]

    |유아·아동| ●순록의 크리스마스(모 프라이스 지음, 한강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산타할아버지가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기까지의 유쾌하면서도 훈훈한 이야기.4세 이상.8800원. ●곰아(호시노 미치오 글, 진선 펴냄) 알래스카 빙하의 사계를 배경으로 대자연의 웅장함을 보여주는 사진시집. 초등 저학년까지.8000원. ●하마는 엉뚱해(허은실 지음, 웅진닷컴 펴냄) 하마의 특징을 입말체로 살펴보면서 자연스럽게 동물세계를 이해하게 하는 정보그림책.5세까지.8000원. |초등·청소년| ●멧돼지를 잡아라(한정기 지음, 다섯수레 펴냄)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초등5학년 주인공이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의 우정담. 초등3년 이상.8000원. ●유리병 편지(클라우스 코르돈 지음, 강명순 옮김, 비룡소 펴냄)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의 소년소녀가 유리병에 띄운 편지로 우정을 키워가는 이야기. 초등 고학년 이상.8500원.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사람들(전2권)(햇살과나무꾼 지음, 달리 펴냄)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 봉사하며 사는 이들의 실제 에피소드들을 통해 희망을 배우게 하는 이야기집. 초등3년 이상. 각권 7000원. ●평화는…(캐서린 스콜스 지음, 송성희 옮김, 동산사 펴냄) 소박한 현실사례를 들어가며 평화의 소중함을 웅변하는 그림책. 안데르센상 수상작가의 그림. 초등 저학년.8000원. |실용| ●푸른 영혼을 위한 책읽기 교육(허병두 지음, 청어람미디어 펴냄) 청소년들에게 책읽기 습관을 길러주고, 유익한 책을 골라주며, 책읽기의 올바른 방법을 알려주는 현직 국어교사의 제안.1만 3000원. ●나를 인정해줄 한 사람을 만들어라(우메모리 고이치 지음, 정수정 옮김, 두앤비컨텐츠 펴냄) 외국계 금융기업에서 20년간 인사부장으로 일하며 1000명을 해고시킨 ‘해고킬러’가 들려주는 직장인의 생존법칙.1만원. ●부자 기업 vs 가난한 기업(허민구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부자 기업과 가난한 기업의 차이를 밝히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경영전략과 방법을 제시.1만 3000원. ●한국최고경영자 9인, 그들에게 배워라(길인수·임순철 지음, 이야기꽃 펴냄) 현대의 정주영, 삼성의 이병철,LG의 구인회,SK의 최종현, 한진의 조중훈 등 9명의 최고경영자를 통해 살펴본 한국형 리더십.1만원. ●기절할 정도로 돈을 버는 절대법칙(이시하라 아키라 지음, 노은주 옮김, 문이당 펴냄) 수많은 회사의 성공사례에서 뽑아낸, 성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마케팅 비결을 소개.9800원.
  • 서울CM송 ‘우리의 서울’ 만든 가수 김도향

    서울CM송 ‘우리의 서울’ 만든 가수 김도향

    본래 기자의 일이라는 게 이사람 저사람 만나 얘기를 듣는 것이지만 무턱대고 아무나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유명인사들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기자들은 그 ‘만남의 빌미’를 찾기 위해 눈을 크게 뜨고 다닌다. ‘서울시민의 날’을 홍보하는 서울시로부터 자료를 받은 기자는 좋은 ‘빌미’를 하나 잡았다.30초 분량의 서울 홍보노래를 ‘광고음악계의 서태지’로 불리는 김도향(59)씨가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김도향은 늘 궁금한 사람이다. 빌미를 잡았으니 이번에 놓치면 안 된다. ●푸근한 옆집 아저씨 서울 홍보노래의 제목은 ‘우리의 서울’이다. 작사·작곡가를 만나러 가는 길인 만큼 노래 공부는 필수.‘우리의 서울’을 시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몇 번 들어봤다. 그런데 오늘의 김도향을 있게 한 ‘맛동산’이나 ‘부라보콘’‘아카시아껌’ CM송처럼 입에 딱 붙지 않는 느낌이다. “당연하죠. 서울의 대표노래인데 제품 광고처럼 만들면 안 되잖아요. 수도의 품격과 세계적 대도시의 이미지를 동시에 갖추다 보니 ‘맛동산’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몇 번만 들어보세요. 자기도 모르는 새 저절로 흥얼거리게 될 겁니다.” 언짢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질문인데도 그는 옆집 아저씨처럼 답해준다.TV에서 보여지는 푸근함 그대로다. “사실 서울시에서 4개월 전쯤 의뢰해 왔는데 저는 하루도 안 걸려서 만들었어요.4개를 만들어 주고 선택하도록 했는데 오히려 서울시가 더 고민하는 거 같더라고요. 결국 내가 마음속으로 찜해 놓은 것으로 결정됐어요(웃음).” 그의 호탕한 웃음을 듣고 보니 구레나룻과 멋드러지게 걸친 빵떡모자가 새삼 눈에 들어온다. 모자 사이로 희끗하게 보이는 살쩍이 심상찮은 기운을 풍기는 것도 같다. 그는 한때 도사(道士) 행세를 하고 다녔다. “몸에서 ‘힘’을 많이 뺐어요. 한복도 벗고 가슴팍까지 오던 수염도 자르고요. 도인(道人)인 것은 사실인데 도인처럼 하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더라고요. 그 때문에 실패도 한 번 경험해 봤으니까….” 1945년 해방둥이로 태어나 경기중, 경기고를 졸업했다. 영화감독이 되고자 중앙대 예술대학에 진학했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돈이 생기지 않는 영화판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노래를 부르게 된 그는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 보니’ 스타가 돼 버린 사람이다. 1970년 9월1일 동양방송(TBC)에 출연해 ‘벽오동 심은 뜻은’이란 노래 한 곡을 부른 것이 계기가 돼 하루아침에 인생이 변한 것이다. 이후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등으로 승승장구하던 김도향은 CM송 제작으로 또 한번의 변신을 했다. 그러나 그는 ‘뭔가 다른 삶이 필요하다.’는 ‘황당한’ 이유로 81년 돌연 입산수도를 결행한다. 그렇게 20여년이 훌쩍 지나 하산한 그는 ‘항문을 조입시다’라는 책과 노래로 항문조이기 범국민운동을 펼치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보기좋게 실패했다. “그때 많이 배웠어요. 사람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려 들었던 것이 큰 실수였죠. 당시엔 온 몸에 ‘힘’이 잔뜩 들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어요. 저를 대하는 사람 모두가 편하고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최근 TV에 자주 출연하는 게 바로 그 작전입니다.” ●‘힘’빼고 편하게 접근 요즘 그에게는 ‘국민들의 항문’보다 더 큰 과제가 생겼다. 그의 눈에 보이는 요즘 우리나라는 여간 혼란스러운 게 아니다. 정치집단은 물론 경제주체들, 학자들 심지어 아이들까지도 불신과 갈등, 반목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이 그가 내린 결론이다. 그 중 세대간의 단절은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논리나 법칙 같은 것들은 소용이 없어요. 서로 믿지 못하고 귀를 틀어막은 채 자기 주장만 내세우게 되니까요. 이런 난맥상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치료제가 음악입니다.” 그는 특히 세대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중·장년층과 젊은이들의 깊은 골을 메워주고 이어주는 ‘세대의 다리’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젊은 가수들의 노래를 중·장년층에게 그냥 소개하면 거부감이 먼저 들어요. 그런데 그것을 ‘내 멋’을 가미해 해석해서 부르면 중·장년층도 좋아한단 말이죠. 젊은이들도 흥미로워하고요. 가수 팀(Tim)의 ‘사랑합니다’를 제가 부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작은 세대간 통합이 이뤄져요.” ●중·장년층용 앨범 준비 그는 요즘 젊은 가수들의 인기있는 대중가요를 자신의 목소리로 해석하는 작업에 여념없다. 김범수의 ‘보고싶다’, 임재범의 ‘너를 위해’ 등을 중·장년층에 무리없이 전달할 자신만의 앨범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DJ DOC 등과 함께 12곡 정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 초를 기대해 주세요. 음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장담하는 그를 보니 정말 뭔가 ‘한 건’ 올릴 것 같은 기세다. 아마도 이것이 그가 산에서 내려온 목적인 듯도 하다. 이름이 한 사람의 일생을 어느 정도 좌우한다는 ‘개똥 철학’을 믿는 기자는 다시금 김도향(道鄕)이란 이름을 되뇌어 본다. 그의 인생은 어쩌면 ‘도(道)’의 고향을 찾아 가는 간단없는 여정인 것도 같다.20년의 명상을 마치고 산에서 내려왔지만 세상에 대한 그의 명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한 번 ‘우리의 서울’을 들어봤다. 어라, 그새 흥얼거림이 입에 착 달라붙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대학생들 미치도록 공부하게 만들어야”새달 퇴임하는 유전공학 선구자 강현삼 서울대 교수

    “사람이 사람을 낳고 개는 꼭 강아지를 출산하는 이유는 뭘까요?” 다음 달 정년 퇴임하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강현삼(65) 교수는 선문답(禪問答)을 던졌다.그리고 40여년 동안 캐온 유전자의 비밀이 여기에 모두 녹아있다고 덧붙였다.19세기 중엽 오스트리아의 성직자 멘델이 완두콩에서 유전법칙을 발견하면서 인류는 유전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더군다나 생명공학이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떠오르자 유전학은 간과할 수 없는 분야가 됐다.실용과학에만 매달려 기초과학을 등한시했던 우리나라가 유전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겨우 20년전인 80년대 초였다.강 교수는 초창기 우리나라에 미생물 유전학을 전파한 몇 안되는 학자 가운데 하나다. ●관심없던 유전학 연구를 위해 미국으로 1966년 서울대 미생물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강 교수는 외국 학술잡지를 읽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프린스턴대 교수가 쓴 논문이었는데 후진국 학생인 제가 당차게도 ‘이런 방향으로 연구하면 좋겠다.’는 편지를 보냈죠.그러자 장학금을 줄테니 이곳에 와서공부하라는 연락이 왔어요.적극적으로 두드리니 기회가 오더라고요.” 장학금은 해결됐지만 비행기표를 살 돈 600달러가 없었다.호기를 부려 대학측에 “비행기표도 사 달라.”고 요구했는데 돈은 줄 수는 없고 대신 대여해 줄 수는 있다는 답신이 왔다.강 교수는 대여금으로 미국에 갔고 갚는데 1년이 걸렸다.유학 2세대인 강 교수는 장학금도 받지 못했던 유학 1세대와는 달리 매월 400∼500달러씩 장학금을 받아 궁핍하지는 않게 공부할 수 있었다. 미국 생활 초기에 강 교수를 괴롭혔던 것은 돈보다 언어였다.회화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던 때라 말을 알아듣기도 하기도 힘들었다.“경상도 억양이 섞인 영어 발음을 고치느라 고생을 많이 했죠.” 강 교수는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년 동안 뉴저지에 있는 로슈미생물연구소에서 박사후 연수과정을 마쳤다.필라델피아 위스타연구소에서 2년 정도 조교수로 일하다 1974년 귀국,모교 교수로 돌아왔다.1979년 UC 샌디에이고에 교환교수로 1년간 머물면서 DNA서열과 유전자의 염기배열을 연구한기간을 빼면 30년 동안 변함없이 서울대에만 있었다.2000년 9월에는 녹말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효소를 연구해 학술원상을 받기도 했다. 강 교수가 유학하던 프린스턴대에는 당시 한국 유학생이 10여명 있었고 학업을 마친 뒤에도 대부분 미국에 남았다.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은 과학자들에게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강 교수는 ‘잔류냐 귀국이냐’,말하자면 연구와 후진양성을 놓고 고민했다. “노벨상을 타지 못할 바엔 모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죠.원래 선진학문을 배워 후학을 양성하려고 유학했으니 초심에 충실하자고 생각했어요.” ●‘노벨상’이 아니라면 후진양성 강 교수는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잘 판단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70년대 중반 우리나라 대학 교육은 척박했다.연구는커녕 교육을 위한 실습기자재마저 없어 배운 것을 제대로 학생들에게 가르치기도 힘들었다. “제가 대학에 다닐 때는 책도 별로 없었고 주로 교수님들의 강의에 의존했습니다.외국서적도 귀해 읽기 힘들었죠.귀국해 학생들을 가르칠때도 별로 나아진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엄한 교수’를 자청했다.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미에서 학생들에게 F학점을 많이 주고 시험성적도 과감하게 공개했다.시험에는 가르치지 않은 응용문제를 2개씩 내서 면학분위기를 유도했다.90년대 초까지 ‘강 교수의 응용문제’는 어렵기로 소문났다. “당시에는 제가 선진학문을 막 배워온 젊은 교수라 제 과목을 주로 듣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그러나 점차 유학파 교수들이 들어오면서 학생들 입장에서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강 교수는 자신의 과목이 ‘홀대’ 받는 것을 오히려 만족스럽게 받아들인다.그만큼 후진을 양성하는 좋은 선생님들이 많아진 결과가 아니냐는 것이다.학부생외에 강 교수는 120명이 넘는 석·박사 제자들을 배출했다.제자 가운데 교수로 대학에 자리잡은 사람만도 57명에 이른다. “입시학원이 많은 우리나라는 비정상입니다.차라리 수능문제를 쉽게 출제하고 시험문제의 출처를 해당 교과서에서 밝혀 학생들이 과외를 받지 않게 유도해야 합니다.잘 하는 학생들은 쉽게출제해도 드러나게 돼 있어요.” 고교생들에게는 숨통을 열어주고 대학생들에게는 하고 싶은 전공을 미치도록 공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요즘 학생들이 예전 학생들보다는 열심히 공부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세명 가운데 한명은 낙제를 시키자는 ‘강경론’도 내놓았다.또 돈을 많이 버는 치·의대로 학생들이 몰리는 세태에 대해서는 국가 책임론을 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대신 국가가 나서서 학비나 생활비를 보조해주는 적극적인 지원책을 세우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유전학 열풍이 시작한 80년대 초에는 연구비가 100만∼200만원에 불과했다.요즘 강 교수 연구팀의 연간 예산은 1억여원이니 양적으로 꽤 커진 셈이다.그러나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한다. “초창기 학생들과 연구실에 붙어 있으면 결과물이 많이 나오는 줄 알고 밤 12시까지 실험실에 붙어 살다시피 했죠.실제 연구성과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입니다.” ●대학·정부 향해 쓴소리 게다가 유전학 1세대라 특정 전문분야보다는 다양하게 연구한 탓에 연구의 깊이가 얕았다.내놓을 만한 ‘히트상품’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쉽단다.현재는 연구비 규모도 커지고 실험기기도 좋아져 특정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면 5∼10년 안에 세계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연구보다는 학생들을 가르치는데만 신경을 쏟은 것 같다.”는 그는 “지금처럼 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연구도 병행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퇴임 후 모 벤처회사 고문직을 맡는 것 외에 아내와 독서나 등산을 하며 소일할 생각입니다.이제 미생물과도 이별해야할 때가 된 것 같아요.” 이유종기자 bell@ ●강교수 약력 △1938년 부산 출생△57년 부산고,61년 서울대 문리대 생물학과 졸업△71년 미 프린스턴대 미생물 유전학 박사학위 취득△84년 국민훈장 목련장 수상△85∼86년 한국미생물학회장△93∼94년 한국분자생물학회장△99년 한국생화학회장△2000년 학술원상 수상△2000∼01년 한국유전체학회장△2001년∼ 한국미생물학회연합회장△74년∼ 서울대 자연과학대생명과학부 교수
  • [인터넷 스코프] 1등주의를 위한 변명

    20년 전 얘기다.당시에 필자는 지방의 사립중학교를 다니고 있었다.그런데 모교는 당시 기준으로 보아도 기가 질릴 만큼 철저한 성적 지상주의였다.반 1등은 실장,반 2등은 부실장,전체 1등은 학생회장 이런 식으로 성적에 따라 학급 임원을 자동 선정했다.월말고사 90점이 넘으면 번쩍거리는 학급장 배지를 가슴에 붙여주었고 기말 평균 90점이 넘으면 다음 학기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 주었다.그러니 론 위즐리도 반장 배지를 달 수 있었던 호그와트 마법학교와는 상당히 다른 세계에서 자란 셈이다. 단순한 일렬 조직인 만큼 학교생활도 단순했다.선생님은 일등 학생과 단둘이 눈을 맞추고 수업을 했다.69명의 열등생(?)은 무협지를 몰래 꺼내 읽거나 엎드려 잘 수 있었다.변형 파레토 법칙.99%의 보통 학생이 1%의 우등생을 먹여 살린다. 요즘은 약간 달라진 모양이다.예를 들어 초등학생을 둔 강북 학부모의 대화는 언제나 강남에서 시작해서 대치동으로 끝난다고 한다.“성민이는 내년에 강남으로 전학가는데 건중 엄마는 언제쯤 이사갈 계획이죠?”“대치동 초등학생들은 벌써 대입 영수 과외를 받는다면서요.” 공기 맑고 풍광 좋은 강북의 홍은동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도 대출받고 평수 줄여서 강남행 막차를 타야만 일등 부모로 인정받는다.강제 이주가 따로 없는 것이다. 인격에는 1등,2등이 없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합의하는데 20년이 더 필요할까? 전 국토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리고 전 국민이 개인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21세기에도 원시적인 학벌주의,일등주의가 조금도 가시질 않았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1등주의는 경쟁의 산물이다.경쟁 없이는 1등이 나타날 수 없다.인격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므로 도덕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일등주의는 폐기되어야 한다.그렇지만 비즈니스의 세계는 정확하게 1등만이 살아 남는 경쟁환경이다.일등주의에 대해서도 인격과 비즈니스를 분리해서 평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 인터넷쇼핑몰 업체가 판매액과 방문자수에서 업계 1위를 탈환했다고 선언했다.경쟁사의 반발이 뒤따랐고 1등을 향한 과열경쟁이 시장 전체를 침체시킨다는 언론의 따끔한 지적도 있었다.그렇지만 시장과 트래픽은 정직하다.일등기업은 거저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잖은가.고객을 만족시키고 이익을 극대화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만이 일등기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검색 1위를 놓고 네이버와 다음이 신경전을 펼치고 유통 1위를 놓고 신세계와 롯데쇼핑이 경쟁하는 모습도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매우 아름다운 모습이다. 한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가 성적이 될 수는 없다.그렇지만 기업의 세계에서는 얘기가 다르다.기업의 성적은 평가나 신분상승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현대 자본주의체제에서도 독과점에 대해 여러 가지 규제를 가하지만 그럼에도 기업의 꿈은 MS와 같은 ‘독점적 1위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예외가 없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차이점이 있다면 보다 투명한 경쟁이고 1위 업체에 대한 밴드왜건(선도마차)효과가 오프 라인에 비해 보다 강력하다는 정도일 것이다.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시장의 덤블도어로부터 반장 배지를 받을 수 있는 학생은 오직 헤르미온뿐인 것이다. 전자상거래업계도 내년의 대한민국 1위 자리를 놓고 옥션,인터파크,LG이숍의 대회전이 예고돼 있다.개별 경쟁기업들은 최저 가격,빠른 배송,높은 고객 만족도의 종목에서 최선을 다하고,관전자들은 판매액과 트래픽으로 1등 기업을 가려주기만 하면 된다. 김 동 업 인터파크 사업본부장
  • 책 / 마르크스의 복수

    90년대초 국가사회주의의 사멸 이후 자본주의는 지구상의 ‘유일한’ 생산양식으로 전례없는 역동성을 과시하고 있다.자본주의는 정보기술의 발달,세계무역기구(WTO)의 출현,자본이동의 탈규제 등 새로운 기술적·제도적 혁명을 통해 여전히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영국 노동당 상원의원이자 런던정경대학(LSE) ‘전지구 관리 연구소’ 소장인 메그나드 데사이는 이렇게 주장한다.이 모든 것은 마르크스가 이미 예견했던 것이며,마르크스주의자들 역시 마르크스를 제대로 공부했더라면 처음부터 자본주의의 승리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메그나드 데사이의 ‘마르크스의 복수’(김종원 옮김,아침이슬 펴냄)는 마르크스 사상에 덧씌워진 오해를 밝히고,마르크스의 업적은 진정 무엇인지 그리고 그의 이론은 우리에게 어떤 현재적 의미를 갖는지를 규명한 책이다. 저자는 ‘마르크스주의자’를 ‘마르크시안(Marxian)’과 ‘마르크시스트(Marxist)’ 두 부류로 나눈다.마르크시안은 마르크스의 저작,그 중에서도 특히 자본주의의 역동성에 관한 분석적인 저작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반면 마르크시스트는 20세기에 출현한 볼셰비즘과 파시즘을 포함,같은 신념의 지반을 공유하는 일파를 일컫는다. 마르크스는 일찍이 독일 사회민주당의 강령을 접하고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그러나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종말을 주장하고 사회주의의 도래를 내다본 예언가가 아니다.그는 누구보다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이해했으며,예순다섯 생애의 절반 이상을 자본주의의 동력을 연구하는 데 바쳤다.그런 만큼 마르크스를 올바로 이해하려면 그의 경제학 저작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1920년대 ‘자본론’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의 필독서 목록에 들어 있지 않았다.당시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교과서는 ‘제국주의’와 ‘공산당 선언’이었다.이윤율 하락 같은 마르크스의 경제학적 논쟁은 거의 모두 ‘따분한 학문’으로 간주돼 논의에서 배제됐으며,‘공산당 선언’이 장엄한 문체로 고무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천년왕국 사상만이 사람들을 움직였다. 그러나 청년기의 ‘열띤’ 시절을 보낸 마르크스가 반평생 몰두했던 것은 바로 ‘자본론’이었다.‘자본론’은 선전선동이나 원대한 역사이론 없이 순수하게 분석적인 글이다.마르크스는 ‘자본론’ 1권에서 제시된 문제를 그 후속편에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죽었고,2ㆍ3권은 엥겔스에 의해 그의 유고가 정리돼 사후 출간됐다.‘자본론’ 3권에는 유명한 ‘이윤율 저하 경향의 법칙’이 나온다.저자에 따르면 마르크스는 “당혹스럽게도” 이 법칙에서 자본주의 체제의 해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자본론’은 자본주의의 최종 붕괴를 예언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그렇다고 자본주의는 결코 한계에 도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마르크스가 주장했다는 뜻은 아니다. 마르크스주의와 경제사상의 전 역사를 아우르는 이 책은 애덤 스미스 이래 200여년간의 정치경제사를 포괄한다.마르크스·레닌주의 역사에 대한 도발로 가득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마르크스에 관한 ‘놀랄 만한’ 사실들을 발견한다.마르크스는 국가가,심지어는 ‘사회주의’ 국가가 노동자의 처지를 개선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마르크스는 자유무역의 옹호자였으며 관세장벽에 대해 조금도 호의적이지 않았다.일당 지배를 주장하지도 않았고 공산당,즉 마르크스·엥겔스 당이 프롤레타리아를 이끌 것이라고 말하지도 않았다.권력 획득을 위한 테러나 파벌적인 당의 배타적 지배는 그에게 일종의 저주였다. 저자는 지금도 계속되는 자본주의의 역동성은 마르크스가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내리는 ‘복수’라고 말한다.그동안 마르크스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수많은 실책과 범죄,교조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의 반격이라는 얘기다.저자는 이 책에서 마르크스에게 ‘사회천문학자(social astronomer)’라는 색다른 칭호를 부여해 눈길을 끈다.고전 경제학을 창시한 애덤 스미스와 마찬가지로 역사상 존재한 여러 사회의 운동을 주재하는 법칙을 작성한 인물이라는 뜻에서 붙인 말이다. 스탈린의 소련에서 마르크스는 신이 됐다.하지만 서구에선 그를 악의 근원으로 매도했다.20세기 역사를 만든 신화 속의 성자이자 악마.마르크스를 어떻게 보아야할까.중국의 전 총리 저우언라이는 언젠가 프랑스 대혁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최종 평가를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답했다.마르크스 사후 120년.그에 대한 평가 역시 미완의 과제인지 모른다.다만 저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현대 사회를 바로 이해하기 위해선 고전적인,즉 전 레닌주의적인(pre-Leninist) 마르크스를 읽어야 함은 분명하다.1만 8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책꽂이 / 이봉창 평전 등

    ◆ 이봉창 평전(홍인근 지음,나남출판 펴냄) = 1932년 일본 도쿄 경시청 현관앞에서 일왕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스스로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은 이봉창 의사의 업적을 조명.이 의사의 의거는 중국 언론에 크게 보도돼 이른바 ‘1·8상해사변’의 빌미를 제공했으며,한인애국단 제2호 의거인 윤봉길 의사의 거사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1만 5000원. ◆ 유인원,사이보그,그리고 여자(다나 해러웨이 지음,민경숙 옮김,동문선 펴냄) = 자연과 살아 있는 유기체,사이보그 유기체(유기적ㆍ기술적 구성요소를 모두 수용하는 체계) 등의 창조에 대한 설명,서사,설화 등을 분석.주제는 ‘생물학을 통한 세상 읽기’.1920년대 영장류학부터 20세기 후반 면역학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이 세상의 요구에 맞춰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를 보여준다.2만 5000원. ◆ 이슬람문명(정수일 지음,창작과비평사 펴냄) = 1400여년간 이어온 이슬람교는 여러 편견 탓에 ‘폭력과 타락의 종교’로 폄하돼 왔고,중세를 풍미한 이슬람 문명의 역사적 공헌은 외면당하기 일쑤였다.저자는 이슬람문명은 이슬람교를 바탕으로 한 복합문명체란 관점에 선다.토막상식이 아니라 문명으로서의 이슬람을 총체적으로 알려주는 입문서.1만 8000원. ◆ 업그레이드 사회 못되는 70가지 이유(김기덕 지음,서해문집 펴냄) = 악화가양화를 구축하는 ‘그레샴의 법칙’은 우리 삶의 현장에서도 통용된다.부끄러움을 부끄러움으로 알지 못하는 이기적 심성의 인간들이 오히려 성공의 사다리를 오르는 경우가 많다.언론인 출신인 저자는 우리 사회를 ‘제멋대로가는 사회’로 규정,그 일그러진 모습과 함께 대안을 제시한다.9500원. ◆ 조선 최강상인(이용선 지음,동서문화사 펴냄) = 상도를 지키며 지조있는 상인의 길을 걸어온 최봉준·이용익·임상옥 등 3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다큐멘터리소설.전3권.각권 1만2000원. ◆ 혈액형을 알면 아이의 재능 100% 살린다(노미 도시타카 지음,김상현 등 옮김,동서고금 펴냄) = 혈액형에 따른 아이들의 성향과 행동특성을 분석.인간발달 과정으로 볼 때 인성의 80%가 형성되는 유아기에 초점을 맞췄다.8500원. ◆ 신학-정치론(베네딕트 데스피노자 지음,김호경 옮김,책세상 펴냄) = ‘마지막 중세인이자 최초의 근대인’으로 불리는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의 종교론.스피노자는 신은 자연의 모든 것을 창조한 초월적인 존재가아니라 자연 속에 실존하는 존재로 본다.또 철학을 신학에 종속시킨 중세적흐름과 신학을 철학에 종속시키는 계몽주의적 입장에 모두 반대,철학과 신학이 각각 독립된 영역을 갖고 있음을 강조한다.4900원. ◆ 서양철학의 파노라마1·2(앤소니 고틀립 지음,이정우 옮김,산해 펴냄) =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르네상스에 이르는 서양철학의 역사를 쉽게 풀어쓴 교양서.‘이코노미스트’지 편집장인 저자는 저널리스트다운 핵심을 찌르는 서술로 서양철학사에 대한 ‘파노라마적’ 전망을 제시했다.일반 철학사에서 소홀히 취급한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을 비중있게 다뤘고,자연과학과의 연관성을 중시했으며,소피스트들의 긍정적인 측면을 지적한 점 등이 이채롭다.각권 1만 5000원.
  • 책꽂이/쿠오바디스,역사는 어디로 가는가 등

    ◇쿠오바디스,역사는 어디로 가는가-2(한스 크리스티안 후프 엮음,정초일 옮김)=지난 2월 출간해 인기를 모은 시리즈의 두번째 권.‘인류의 운명을 바꾼 스캔들과 배신,재판’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역사의 흐름에 큰 변화를 가져온 사랑과 음모,계략과 파멸의 이야기를 다루었다.푸른숲,2만 3000원. ◇대통령과 장군(김준하 지음)=제2공화국 윤보선 대통령 밑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이의 회고록.1961년 5·16쿠데타 발발에서 63년 대통령 선거까지 윤보선(대통령)과 박정희(장군) 두 인물의 대결을 집중적으로 서술했다.특히 쿠데타 직후 윤보선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밝히는 증언으로서 가치가 높다.나남출판,1만 2000원. ◇유쾌한 정치반란,노사모(노혜경 등 지음)=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인 ‘노사모’를 본격적으로 분석했다.노사모는 과연 ‘한국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에 불과한가,아니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축제’인가? 그 해답을 얻고자 각계 전문가 9명과 노사모 회원 9명의 글을 함께 실었다.개마고원,1만원.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프란시스코 페레·박홍규 지음,이훈도 옮김)=190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스페인에 자유학교를 세웠으나 정부로부터 군사반란을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누명을 쓰고 총살형을 당한 프란시스코 페레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한다.박홍규 영남대 법대 학장이 쓴 페레 평전과,페레가남긴 글 ‘모던스쿨의 기원과 이상’ 두 부분으로 구성했다.우물이 있는 집,1만 1000원. ◇포스트콜로니얼(고모리 요이치 지음,송태욱 옮김)=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한 도쿄대 교수의 자기 비판서.메이지유신 시절 ‘근대화=문명화’라는 일본 내 인식이 실은 구미 제국주의 열강을 모방하려 한 ‘자기 식민지화’에 지나지 않으며,그러한 자기 식민지화를 은폐하려고 일본이조선 등지에 침략을 감행한 것으로 파악한다.저자는 식민주의 의식이 전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일본사회 재편에 그대로 반영돼,동아시아에 대한 경제적 재진출이라는 형태의 신식민주의가 가능하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삼인,1만원. ◇20세기 유전학의 역사를 바꾼 초파리(마틴 브룩스지음,이충호 옮김)=초파리는 20세기 유전학의 총아였다.1910년 미국 컬럼비아대의 모건 교수는 초파리에서 발견한 하얀 눈의 돌연변이를 통해 멘델의 유전법칙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이를 시작으로 초파리는 유전학에서부터 발달생물학에 이르기까지,행동유전학에서 노화 연구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생물학적 발견의 핵심에 있었다.초파리 이야기가 한편의 소설처럼 재미있게 전개된다.이마고,9800원. ◇생태학,그 열림과 닫힘의 역사(도널드 워스터 지음,강헌·문순홍 옮김)=현대 생태학의 중요한 흐름을 조성한 역사적 변천시기를 구분해 각 시기에서 핵심적인 몫을 한 인물들의 생태사상과 그 사상의 시대사적 의미를 다루었다.아카넷,2만 7000원. ◇씨름(이만기·홍윤표 지음)=우리의 전통 스포츠인 씨름의 기원과 역사,기술,장사 열전 등을 두루 다루었다.프로 씨름대회 출범후 1세대 선수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이만기 인제대 교수와 체육기자 경력 20년인 홍윤표 일간스포츠 부국장이 함께 썼다.다양한 씨름기술을 그림으로써 자세히 설명한 점이 돋보인다.대원사,4800원. ◇쇠똥마을 가는 길(이호신 글·그림)=탄자니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초청으로아프리카를 방문한 동양화가가 50일간의 여정을 수묵화에 담아냈다.제목의‘쇠똥마을’이란 아프리카의 마사이족 마을을 말한다.화선지에 수묵으로 그린 아프리카 전경이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온다. 열림원,1만 2000원. ◇인생의 황혼에서(헬렌 니어링 엮음,전병재·박정희 옮김)=어떻게 나이들어가야 하며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를 제시한다.타고르·위고·슈바이처·키케로·톨스토이 등 240여명에 달하는 인물이 남긴 빛나는 성찰을 실었다. 민음사,8500원.
  • [대한광장] 불길한 쌀개방 대세론

    며칠 전 서울대 하용출 교수는 ‘한국외교의 구조적 실패’라는 글(문화일보 2001.12.1.)에서 우리나라 외교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전략적 사고의 부재’를 손꼽고 있다.오랜 기간 냉전체제의 유산인 대미종속적,군사안보위주의 양자적 사고방식에 길들여진 한국의 외교가 세계화 민주화 시대에 걸맞은 공개적 토론과 정보의 공유 그리고 국내 각 부처와의 유기적 협력의 결여로 구조적 실패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비단 일반적인 일회성 외교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만이 횡행하는 다자간 경제통상 외교무대에서 더욱 여실하다.대통령직을 걸고 쌀 수입을 막겠다던 우루과이 라운드(UR) 실패의 쓰라린 경험이 이를잘 증거해 준다. 그런데 요즘 2004년의 세계무역기구(WTO) 쌀수입시장 추가개방 재협상과 2005년까지의 WTO 뉴라운드 ‘도하 개발의제’ 협상을 앞두고 UR 때와는 정반대인 쌀수입시장 전면개방론이 우리 언론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덩달아 뛴다’고 이제는 1993년 UR협상 실패와 IMF 환란의 주역들마저 신문과 TV에 버젓이 나와 쌀시장 전면개방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당시 UR대책으로 세계 각국이 다하는 농가소득 직접지불제를 한사코 반대하여 IMF하에서 수매가 인상 외에는 다른대안이 없었는 데도 이제와서 쌀값을 왜 올려주었냐고 되레 호통까지 치고 있다.그리고 UR 농업협정문에는 엄연히2004년 쌀 재협상시 의무수입량(MMA)을 더 확대하거나 관세화에 의한 시장개방 여부를 다시 협상하도록 규정하고있는데,그 방법론과 이해득실 그리고 전략적 대응방안에대한 정밀한 분석도 없이 너도 나도 관세화 시장개방론을예단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재정경제부마저 느닷없이 쌀개방관세화를 전제로 과거 정권때의 경제기획원을 흉내내어 신농업정책인지 신포기정책인지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농촌경제의 피폐와 몰락을 재촉했던 박정희 정권 말기의비교우위론적 신개방론과 그와 비슷한 구도하의 김영삼 정권 초기 신농업정책 망령(妄靈)들이 횡행하고 있는 현상에 임하여 모골이 송연해진 전국의 농어민들은 초겨울의 추운 날씨임에도 연일 아스팔트로 떼지어 나와 시위하고 있다.정권은 바뀌어도 관료는 영원하다라는 말이 새삼스러워지는 현상이다. 이러할 때 레스터 브라운 박사의 미국지구환경연구소는올해 세계곡물생산량이 범지구적 물부족 현상으로 연속 2년째 소비량보다 더 적게 생산되어 이월량이 소비량의 22% 수준으로 하락,20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함으로써 전반적인 가격상승이 우려된다고 경고하고 있다.우리나라도 가뭄이나 냉해라도 들어 쌀농사마저 망칠 경우 식량자급률은 20%선으로 급락할지도 모른다.일본은 2000년 관세화에 의한 쌀수입시장 개방조치에 훨씬 앞서 미질개선과 농촌발전및 농가 실질소득을 보장하는 장치 등을 마련하는 선행조치들을 취하면서 수매가를 동결 인하하였다.그 바탕위에서 쌀 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UR협정상의 기준 연도를 수정해 1,300% 가까운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우리나라도 2005년부터 쌀 수입시장의추가 개방이 피할 수 없는 국제적 약속 사항인 이상,지금부터라도 정부는 관련 부처 및 농민·소비자·시민대표들과총체적인 농업농촌 살리기대책을 다시 협의하고 강화하여야 한다.쌀 협상에 임해서는 의무수입량 제도를 고수하고 불가피하게 관세화에 의한 개방을 해야 할 경우라도 UR 협상때 합의했으니 관세를 388%밖에 부과할 수 없다고 미리 포기할 것이 아니다.일본의 사례와 전략을 참고하여 기준 연도를 달리해 최소 600%선 이상의 관세화 조건을 얻어내야 한다.그래서 전략이 필요하고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같은 조치의 선행(先行)조건으로서 농가소득을 안정시키고 농촌발전을 지속케 하는 대책은 물론 국제적으로 우리 쌀의 품질과 안전성·가격경쟁력을 높일 친환경 정보화 농업과 유통구조개선,농가경영 및 소득안정제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先대책 後협상’의 전략이 필요하다.지금이라도 대통령 직속하의 ‘농수산업 발전위원회’를 설치,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김성훈 중앙대교수·전농림부장관
  • [네티즌 칼럼] 노동이 부끄러운 사회

    어렸을 때 선생님은 우리 국민이 평등하다고 가르쳤다.당장 옆집과집 크기를 비교해도 차이가 나고,옷 입은 것도 차이 나고,도시락 반찬도 차이 나는데 무슨 평등인가 싶었다.의아해 하는 우리에게 선생님은‘기회의 평등’을 말했고,그제야 평등의 현실적 의미를 이해할수 있었다.아,우리도 열심히 일하고 돈 벌어서 저축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말이구나. 그러나 요즘 이 말을 자신있게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을까.학생들은곧이곧대로 받아들일까.우리 사회는 극심한 불평등의 늪에 빠져 있다.작금의 경제 불평등은 통계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심하다고 한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은 그렇다 쳐도 서민대통령을 자부하는 김대중정부에서도 나날이 불평등이 심각해지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더구나 이빈부 격차는 단지 부모 대에서 끝나지 않고 교육을 통해 자식에게까지 대물림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한달에 수백만원짜리 개인과외를 받는 학생과 십만원짜리 학원도 가기 어려운 학생이 경쟁할 때 누가 이길지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나는 이 시대 정치인·관료등이 가장 잘못한 것이 서민에게서 노동의 가치를 빼앗고 희망을 빼앗아간 것,그리고 공동체 가치는 뒷전에내팽개친 채 자신만 잘 살려고 발버둥치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부모는 자식에게‘성실한 노동’을 말하지 않는다.젊은이들도성실한 노동보다는 한탕 벌이에 더 마음을 쓴다.공동체·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됐다. 아이들은 선생님한테서만 배우는 게아니다.부모로부터 삶의 자세를 배우며,친구들과는 더불어 사는 법을배우고 가르친다.교육의 참뜻은 그런 것이다. 이렇듯 노동이 부끄러운 일로 치부되고,공동체가 사라진 데에는 물질만능주의 사조의 탓도 있지만 무분별한 시장만능주의,경쟁제일주의만을 외친 집권세력에도 큰 책임이 있다.구조조정을 한다지만 실제 잘려나간 사람은 힘없는 노동자들뿐이었다.잘린 노동자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어 말도 못할 정도의 노동강도와 저임금에 시달리거나 아니면 실업자가 되어 거리를 헤맨다.이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는 더불어사는 소중함보다 언제 어디서든 나만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극한의 생존법칙만이 자리잡은 것이다. 야당은 또 어떤가.북한이 우리 민족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이제 냉전을 종식하고 서로 평화를 만들어나가야 할 동포임에도 불구하고,북한에 대한 지원 얘기만 나오면“우리도 어려운데…”라면서 트집을 걸고 시작한다.어려울수록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우리 전통은 어디 가고 오히려 국민의 이기주의만 부추기는 것이다. 이렇게 병든 사회를 그냥 내버려두면 10년,20년 후 우리 사회는 끔찍한 폭력이 난무하고 공동체는 완전히 사라진 사회가 될 것이다.성실한 노동을 통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없다면 가진 것이라곤 맨 몸뚱이밖에 없는 젊은이들이 택할 수 있는 길은 극단적인 한탕주의,즉폭력과 약탈밖에 없는 것이다.오늘날 중남미 국가에 만연한 폭력에주목해야 할 이유다.위정자들은 이제부터라도 노동이 부끄럽지 않고자랑스러운 사회,죽기살기의 경쟁이 아니라 뒤처진 자를 배려하는 공동체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써야 한다. 문득 8∼9년 전에 상영된 참교육 영화의 가슴 뭉클한 장면이 떠오른다.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묻는다.“영어의 L자로 시작하는,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 단어가 뭔지 아니?” 정답은 Love(사랑),Liberty(자유),그리고 Labor(노동)이다. 김종철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 [대한시론] 이제는 사이버 전쟁이다

    6·15 남북 정상회담에 따른 여러가지 후속 조치들이 진행되고 있다.이를보는 시각이 보는 이에 따라 무척 다르다는 것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세대간의 격차는 차치하고라도 이북에 가족을 두고 있는 경우에는 이를 논리적·이성적으로 바라보기에 앞서 우선 감정이 앞서고 객관적으로 냉정히 판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한편으로 반세기에 걸쳐 우리를 철저하게 지배하였던분단 냉전 논리에 익숙해져 있는 대부분의 전후세대에게는 너무도 급속하게전개되는 일련의 후속조치들이 그저 혼란스럽고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 또한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굳게 닫혀있던 휴전선이 이제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 하나만으로도그동안 금기시되어 왔고 논의조차 불가능했던 많은 문제들이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모두 공감할 것이다.특히 20세 전후 젊은이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인들에게는 졸지에 우리앞에 다가온 엄청난 변화의 가능성에 가슴이 벅차 오름을 억누르기가 힘들 지경이다.그 이유는 분단 50년에 걸쳐서 우리 모든 젊은이들의 삶과 꿈을 3년여 기간동안 송두리째 휴전선 철책선에 붙잡아 매어야 하는 실로 암담한 상황에 변화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기대 때문이다.그들의 폭발적이고 무한한 힘과 잠재력을이제는 실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지식전쟁,정보전쟁,사이버전쟁에 보다본격적으로 동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바로 그것이다.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을 통해 만들어진 사이버공간,일명 온라인(On-line)의 세계는 가시적·물리적 공간,일명 오프라인(Off-line)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법칙이나 질서·통념과는 크게 다르다.시공(時空)을 뛰어넘어 그 규모와 영역이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면서 오프라인의 가시적 영역을 무서운 속도로잠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혀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가고 있다.아직은 어디까지 잠식해오고 어디까지 확대되어 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철책선을 방어하고 해안선을 지키는 것보다는 사이버공간을 만들고확대하고 이를 지키는 것이 더더욱 중요한 국가안보의 요소가 되고 있다.지금의 이 상황은 실로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이러한 사이버공간에서의 국가간의 치열한 전쟁을 어떻게 승리로 이끌 수 있느냐가 21세기 세계의 판도를 결정할 것이 자명하다. 문제는 이 전쟁을 치를 수 있는 전사는 30대,40대가 아니다.어려서부터 PC에 익숙한 10대,20대들이다.그들에게 M16소총을 들려서 철책선에 보내는 일을 일시에 중단할 수는 없으나,그들을 영어로 무장시키고 손에 마우스를 들려 사이버전쟁에 대거 투입하여야 한다.지식산업사회,정보화사회에서 대학은 사이버전사를 양성하는 훈련소가 되어야 하며,나아가 치열한 사이버전쟁의현장이 되어야 한다. 최근 모 과학고등학교를 방문하여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다.강연 후에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 한 학생으로부터 “포항공대에 진학하면 군대에 빠질 수있는 길이 열립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너무도 당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다. 그들이 가야할 길이 사이버전사로서 사이버전쟁터라면 이를 빠져나갈 길을찾겠는가 생각해 본다.온라인으로 방향을 바꾸기만 하면 그들이 갖고 있는잠재력과 힘은 가히 폭발적이지 않겠는가. 김대중 대통령이 해외 언론사와 가진 최근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의 합의를 바탕으로 통일을 이루는데 20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측하였다고 한다. 지금 국가적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사이버전쟁은 20년 이내에 분명 결판이 나고야 말텐데 그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애시당초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白 聖 基 포항공대 부총장
  • 독립기념관 학술심포지엄 개최

    독립기념관(관장 박유철)은 제54주년 광복절과 3·1의거 80주년 및 독립기념관 개관 12주년을 기념해 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3·1운동과 국내외 민족운동’이란 주제로 개최된 이날 행사는 3·1의거가 일제하 민족해방 투쟁에 끼친 영향을 처음으로 집중조명한데다 기존의 주장을 뒤엎는 새로운 학설이 제기돼 관련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열띤 토론속에 진행됐다. 주제발표자들의 발표내용을 요약한다. 첫 주제발표자인 장석흥 국민대 교수는 ‘3·1운동과 민족주의 계열의 독립운동’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3·1의거로 인해 민중들의 정치적 각성이 촉구되고 시위가 독립운동의 새로운 양태로 출현하였다”고 지적하고 “3·1의거는 이후 상하이 임시정부수립과 20년대의 각종 비밀결사 활동,학생·노동·여성운동,나아가 6·10만세의거,광주학생의거와 같은 민족통일전선운동으로 계승·발전되었다”고 분석했다. 지수걸 공주대 교수는 ‘3·1운동과 국내 사회주의계열의 독립운동’에서“국내 공산주의운동은 3·1운동의 이념과 노선을 계승한 운동이 아니다”고 밝히고 “당시 국내 사회주의자들은 오히려 3·1의거를 실패한 것으로 보고 여기서 사회주의계열 운동의 합법칙성(필연성)을 도출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3·1의거가 국내 대중운동과 사회·공산주의 운동을 활성화시켰다는 종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어서 향후 학계내에서 논란이 예상된다.지 교수는 특히 “해방전후를 막론하고 각 독립운동집단이 자신들의 정치적·도덕적 권위나 정통성 확보를 위해 자의적으로 3·1운동사상(史像)을 만들어왔다”고 지적하고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3·1운동에 대한 무관심과 화석화 된 해석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1운동과 국외 민족운동’을 발표한 반병률 외국어대 교수는 “만주·노령지역의 독립운동이 3·1운동을 거치면서 민족운동의 양적 확대,무장투쟁의 고양,그리고 대동단결과 통합을 촉진한 반면 이 지역에 대한 일제의 첩보할동 강화와 친일세력 침투 등을야기시켰다”고 분석하고 “3·1운동을 주도했던 1세대가 소멸된 후 이 지역에서 주도권을 장악한 소련·만주출신의민족운동 세력들은 해방후 이념대립,국토분단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주장했다.반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남북분단의 내인설(內因說)로 규정할 수있는데 이 역시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마지막으로 한상도 건국대 강사는 ‘중국 관내 독립운동 세력의 3·1운동인식과 계승’에서 “중국 관내의 독립운동세력들은 3·1운동을 ‘대중투쟁의 효시’‘반제국주의 국제연대의 출발점’으로 평가하였다”며 “이들은 3·1운동의 소산으로 임시정부를 세우면서 자신들이 3·1운동 정신의 계승자임을 자임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독립운동세력의 통합노력을 주도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이날 행사는 이밖에도 이만열 숙명여대 교수가 사회자로,김호일(중앙대)·오세창(영남대)·노경채(수원대) 교수,임경석 성균관대 강사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황장엽·김덕홍 주요 진술내용:Ⅲ

    ◎획일적 계획경제 체제가 경제파탄 초래/‘죽도록 일해봐야 소용없다’ 인식 일반화/김정일 “개혁·개방하면 망한다” 맹신 ▷북한 경제분야◁ ○경제난 원인 북한경제가 파탄상태에 직면하게 된 원인은 기본적으로 물질적으로 자극을 무시하고 정치적 자극을 우선시함에 따라 노동자들이 일한 만큼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 “죽도록 일해도 소용없다”는 인식이 일반화 되었으며 생산물 가격을 수요와 공급,그리고 가치법칙을 무시한채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획일적인 계획경제 체제에 연유함. 그러나 보다 현실적인 요인으로는 67년이래 경제·국방 병진정책의 지속적 추진으로 군수공업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민수부문과의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김부자 개인 독재정치의 후과로 비경제적인 대기념비 창조물건설 등에 너무 많은 재원을 낭비함으로써 자원을 탕진한데다 소·동구권 붕괴로 이들로부터의 원조중단과 경화결제 요구에 따른 수입 원자재 획득이 곤란한 점 등을 들수 있음. ○경제난 실상 북한의 현 경제는 일제시대 보다도 더악화된 ‘마비상태’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함. 완충기(’94∼’96)는 기만에 불과하고 차기 경제개발계획 수립은 아예 생각할 수 없는 상태로,우선은 지속되고는 마이너스 성장을 정지시키는 것이 급선무임. ○경제통계 과장 실태 공산주의의 제일 나쁜 점은 진실성이 없다는 점으로 당의 이익과 선전,주민 사기양양을 위해 진실을 은폐하고 대외발표를 기만적으로 하는 것이 하나의 습관임. 예산계획 수립시 각부서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많아 예상 획득량을 기준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계획자체가 과장되고 있음. 최고인민회의에서 대외에 공표하는 예산은 규모가 크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연말에 재정부가 당비서회의에 보고하는 것보다 항상 2배이상 과장되며 매년 그 과장 정도가 점점 커지고 있음. ○아편생산 및 판매 실태 북한에서는 80년대부터 양귀비를 ‘백도라지’라고 명명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재배를 권장하고 있으며 마약제조·밀매는 비밀을 보장할 수 있는 군·보위부·안전부 등에서 주로 관여하고 있음. 아편정제는 청진 나남제약 공장에서하고 있고 기술부족으로 제품의 질이 아주 낮으며 무역상사 등을 통해 밀매하고 있음. 94.6 정무원 마약담당 책임일꾼은 “동남아 사람들로부터 좋은 종자와 재배방법을 입수하고 판로를 개척할 것”을 지시한바 있으며 96년에는 러시아에서 북한인이 아편을 판매하다 적발되어 국제적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음. ○최근 식량난 실태 평양지역은 96년에 1일 300g 정도의 식량을 배급하였으나 지방은 배급을 중단한지 오래이며 부족식량은 신주의 등 국경지역을 통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곡물을 구해 충당하고 강냉이죽에 풀을 섞어서 연명하고 있음. 96.12 중앙당은 곡물생산량 부족에 따라 “3개월은 국가에서,3개월은 수입 양곡으로,3개월은 직장자체 해결,나머지 3개월은 개인이 자체 조달”하도록 방침을 수립한 바 있음. 95년 홍수피해 이전까지만 해도 김정일은 자존심을 앞세우면서 “항일 빨치산때 풀뿌리를 캐먹었는데 어디가서 구걸을 할것인가”라고 말한 바 있음. 그러나 식량난 해결을 위한 아무런 대책이 없게 되자 외부에 홍수피해를 구실로 대외원조를 요청하게 된 것으며 일부지역에 대해서는 배급실태를 확인할 수 있으나 사전에 다 조작해놓아 정확한 분배감독이 불가능함. ○개혁·개방 문제 김정일은 “개혁·개방하면 사회주의가 망한다”고 매일 말하고 있으며 중국의 개혁·개방에 대해 비난을 많이 함. 김용순·김가남·김국태·한성룡 등 당비서들은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나 이를 이야기하면 반동으로 취급 당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지 못함. 중국식 농협개혁은 비판받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 견학후에도 나쁜 점만 보고하고 있음. 작년에 실시한 분조관리제 개선안은 농민들이 자주 제기하던 문제로서 일정량만을 국가에 납부하고 나머지는 농민들이 나누어 갖는 제도로서 새로운 개혁조치가 아니라 과거부터 있던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 것에 불과하며 과거 10년간의 평균 생산량을 기준으로 하여 목표량을 산정하였으나 비료를 주지않아 생산목표를 달성한 농장은 10개 미만임. ○북한·중국간 경제협력 관계 김정일은 중국이 잘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부하들의 중국 모방을 사대주의로 매도하는 등 중국과의 경제협력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음. 한편 최근 중국측은 북한에 대해 신규거래에 앞서 기존거래에서 발생한 빚을 먼저 갚도록 요구하고 있는 실정임. 중국측은 “북한 봉화화학 공장에 대한 원유공급 계약기간(20년)이 95년 종료되었으니 재계약을 하려면 빚을 다 갚고 하라”고 요구한바 있으나 실제 원유공급 중단 여부는 불분명함. ▷북한 사회분야◁ ○주민의식 성향 북한주민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김부자의 말·행동을 무조건 따르는 ‘환상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김정일을 옹호·보위하고 총폭탄이 되는 것”을 삶의 근본적인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음. 북한은 김정일을 정점으로 한 수직적 관계만이 존재하고 개인간 횡적관계는 철저히 차단된 봉건사회 구조를 유지하고 있음. 그러나 경제난이 악화되면서 일반주민 뿐만 아니라 주민 통제를 담당하고 초급 당 간부·안전원마저도 일을 하지 않고 오직 먹고 살기 위한 식량구입에만 매달리고 있음. 최근 당간부 등 핵심계층과 대학생들 사이에서“폐쇄정치는 망국의 길,개혁·개방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 김정일의 잘못을 직접 거론하면서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음. ○인권탄압 실상. 김정일은 “국제사회에서 핵문제·화학무기에 이어 다음에는 인권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라고 말한바 있으며 북한에는 인권관련 법률을 형식상으로 만들어 놓았을뿐 인권자체가 없다고 보아야 함. ‘통제구역’은 56.8 발생한 ‘8월 종파분자사건’(최장익·윤공흠 등의 반김일성 음모)에서 유래한 것으로. 김일성이 “종파분자들은 머리꼭대기까지 잘못돼 있어 가족들과 함께 산간벽지로 보내 격리시켜 살게해야 한다”고 언급한바 있음.최초로 통제구역이 설치된 지역은 58년말 평남 북창군 소재 득장 탄광 이었으나 그 이후에 평양 승호리 등 여러곳에 설치하였으며 처음에는 종파분자만을 통제구역에 보내다가 나중에는 김부자 비난 등 정치범들을 수용하였음. 60년대경 김일성이 “난쟁이들이 종자를 퍼뜨리면 안되기 때문에 한 곳에 모아두라”고 지시함에 따라 함남 정평군에 난쟁이수용소를 설치하여 집단 수용하고 있음. 최근에는 공개처형이 전국에서 집행되고 있는데 92년도에 주민들이 공무중인 안전원들을 구타하자 김정일이 “이제부터는 총소리를 내야겠다.안전원에 손을 대면 무조건 쏘아버려라”고 지시함에 따라 확대되었으며 95년에 외화벌이 명목으로 포르노영화를 만든 것이 문제가 되어 영화부문 간부와 배우등 7명이 평양형제산 구역에서 30만의 군중이 모인 가운데 공개총살된 바 있음. ○범죄만연 실태 80년대 후반부터 사회주의 도덕성이 무너져 각종 범죄가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경제적 궁핍이 주원인이지만 젊은사람들이 군대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한다”는 것만을 배워온데에도 원인이 있음. 범죄자 수용시설로는 각 도에 교화소가 한개씩 있고 시·군안전부에는 ‘구류소’가 설치되어 있는데 수용인들은 대규모 토목공사 또는 공장지역에 강제노동인력으로 동원되고 있음. 평양시의 경우 보통강구역에 수천명 수용규모의 제8교화소가 있으며 평북도 신의주 교화소는 여자죄수만수용하는데 미상시기에 남신의주로 이전하였음. 한편 북한당국은 범죄예방·처벌을 위해 각 단위마다 ‘법무생활 지도위원회’를 설치하였는데 군의 경우 군 당책임비서·행정경제위원장·보위부장·안전부장·검찰소장 등으로 구성되며,동위원회에서 모든 범죄자를 처리하고 있음. ○당간부 생활 및 동향 감시실태 김국태·김기남·조명록·김영춘·김용순·이하일·이창선 등 김정일 핵심측근들은 중앙당사 옆에 위치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이들의 아파트는 일반아파트 2채를 통합한 호화 주거지임. 정치국 후보위원·부총리급 이상은 차량을 지급해 주고 있는데 부총리급은 벤츠 280형·정치국 위원은 벤츠 380형임. 〈동향감시 실태〉 당 간부들에 대한 감시는 일반주민들보다 더 심하며 심지어 집에 도청장치까지 해놓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음. 당 간부들의 조직생활은 군대보다 더욱 심한데 점심시간에 1분만 늦어도 생활총화시 자아비판을 하도록 하고 있음. 이같이 고위간부들에 대해 엄격한 감시·통제를 하는 것은 김정일이 반기를 들 가능성이 가장 많은 대상으로 의심하고 있기 때문임.
  • 연극계 과거 히트작 “재탕바람”

    ◎시리즈·기념공연·축제 명목아래 속속 가세/「칠수와 만수」·「돼지와 오토바이」·「점아 점아 콩점아」 등 재연/연극의 상업화·극단 색깔 고정 등 시각 서로 달라 불황의 늪에 빠진 연극계가 한때 재미를 보았던 히트작들의 재탕공연에 집착,스스로 위기를 재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새롭고 신선한 작품으로 관객층을 넓히기보다 새로운 투자없이 옛 명성에 기대려는 안일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시리즈」나 「기념공연」「축제」 등 여러 명목을 붙이거나 고정 레퍼토리화라는 이름으로 올려지는 이같은 재공연 대열에는 전통과 명성을 자랑해온 극단과 작가·연출자들은 물론이고 대표적 공연장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올해 창단 20년을 맞은 극단 연우무대는 「연우 20년 특별기획­대표작 앵콜무대」를 마련한다.타이틀에서 보듯 과거 히트작들의 앙코르 기회다.첫 작품 「칠수와 만수」가 7월11일부터 공연되고 이어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가 올려질 계획이다.이들은 86년과 88년 첫 선을 보여 공전의 반응을 이끌어낸 연우무대의 대표작.그러나 이미 이달 들어 예술의 전당에서 「우리시대의 연극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초청공연을 가졌거나 곧 공연될 예정이어서 올들어서만도 재탕인 셈이다. 서울두레가 지난 12일부터 시작한 「이만희·강영걸 연극축제」도 사실은 과거 흥행작들의 재공연 무대.99년 1월까지 계속될 6편의 공연중 새로운 작품은 한편에 불과하고 「돼지와 오토바이」등 5편이 여러차례 관객들앞에 선보였던 재공연물이다. 당장 이번주 새로 무대에 오르는 작품만 봐도 차이무의 「늙은 도둑 이야기」가 올 3월 공연을 가졌으며 산울림이 「이해랑연극상 수상기념」을 타이틀로 내건 손숙 주연의 「담배 피우는 여자」,문화행동의 뮤지컬 「레 미제라블」과 서울뮤지컬컴퍼니의 또다른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 모두 재공연물이다. 이밖에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오구」「점아 점아 콩점아」「낚시터 전쟁」「등신과 머저리」… 등 과거 낯익었던 작품들이 대학로 게시판을 메우고 있다. 이같은 재공연 붐 현상을 연극계는 두갈래 시각으로 분석한다.하나는 어차피 공연예술계도 시장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자본화개념에 자연스럽게 젖어드는 과정이라는 것.쉽게 말해 연극의 상업화라는 부정적 견해다.반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고정 레퍼토리의 시스템화를 통해 극단들의 색깔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동일작을 지속적으로 가다듬고 발전시켜나가는 것도 신작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극단 작은신화의 최용훈 대표는 이와 관련,『선진국의 예를 보더라도 연극장르는 관객 흡인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극단의 힘만으로는 존재하기 어렵다』면서 『극단들이 재탕공연과 깜짝쇼적 발상을 지양하는 등 자구적 노력을 벌여나가야겠지만 궁극적인 답은 정부와 사회의 투자차원의 지원책 마련에서 찾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보·통신등 언론관련 입법 신중을/서정우 연세대교수(전문가제언)

    ◎세계화 시대… 정보 고급화·전문화 시급 언론에도 「역사 바로세우기」가 필요한 것인가. 연세대의 서정우 교수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이 과거 기자시대에서 잠시 편집인시대로 옮아 가는듯 하다가 이제 본격적인 발행인 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이는 선진사회에 비해 역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교수는 『언론은 절대다수 국민의 정신과 문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도의 첨단·창조적 산업』이라면서 『절대로 경영이나 자본논리로 운영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그는 이 대목에서 「절대」라는 용어를 세번씩이나 사용했다. 언론인 출신 15대국회의원 당선자들이 한결같이 지적한 재벌의 언론소유 폐해에 대해서 서교수는 『언론은 과자나 신발을 만드는 경영과는 다르다』면서 『언론 만큼은 언론의 논리,공익의 논리로 운영되어야 하며 공익구조를 위해 경영구조가 지원하는 쪽으로 자본가들이 자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서교수는 최근 신문들의 무한 증면경쟁에 대해 『경쟁에도 윤리가 있고 게임의 법칙이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언론경쟁은 질적인 경쟁보다는 양적인 경쟁 뿐인 제로섬게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신문 1백만부를 찍는데 20년 이상 자란 나무 2백66그루가 사용된다』면서 신문들이 18면에서 48면까지 증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익한 정보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광고가 50%가 늘어나는 등 양적인 경쟁 뿐이었다고 학계의 조사결과도 제시했다. 서교수는 『국민과 정부가 언론에 사랑과 존경의 특혜를 주는 것은 언론이 정보전달과 사회감시기능을 수행하는 공익기관이기 때문』이라면서 『파행경쟁은 이윤추구 수단 외에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21세기 정보화시대를 맞은 언론의 역할에 대해 서교수는 『정보사회는 필연적으로 세계화와 개방화라는 결과로 다가온다』면서 『국민들의 국제적인 이해수준을 높이는 「세계를 알리는 창」이 되어야 하는 역사적과업이 언론에 주어졌다』고 규정했다.그는 특히 『지금 언론이 대중정보전달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독자와 시청자들은 세계화 시대를 맞아 고급정보를 요구한다』면서 『언론이 앞장서서 정보의 고급화·특성화·전문화·개성화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의 능력에 대해서는 『사회가 의사나 교수,법조인등 전문직업인들에게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면 언론의 대중정보관리라는 전문성은 결코 다른 전문분야 보다 덜 중요한게 아니다』라면서 『언론이 낙후된 전문집단으로 꼽히지만 변화의 가능성과 노력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장,언론중재위원,간행물윤리위원,방송위원 등을 지낸 언론전문가로서 서교수는 15대국회에서 언론인 출신의원들의 역할도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보화시대를 맞아 저작권·통신·위성방송·정보관련법 등 언론과 관련된 입법 및 법개정이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97년부터 본격 개방될 정보화사회에 대비해 언론인 출신들이 미래투시적이고 책임있는 입법에 앞장서 달라』고 요구했다. 서교수는 마지막으로 『정보화시대의 최첨단산업은 정보·통신·언론산업인데 우리는 아직도 그 중요성을 덜 느끼고 있는듯하다』면서 미국영화 「쥬라기공원」의 흥행수입이 우리 자동차 22만대를 판 수익과 같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김경홍 기자〉
  • “통독에서 배운다” 전문가 토론회/본사 국제전략연 주최

    ◎“「한반도 통일」 주변국간섭 배제해야”/북한기업 민영화 전제후에 경협 추진을/재산권 처리 할 독일식 「신탁청」 설치 긴요/북 군부 주민편에 서서 정권 무너뜨릴 수도 서울신문사는 지난 2월 부설 「통일안보연구소」의 명칭을 「국제전략연구소」로 개칭,남북한 및 한반도통일문제에 국한됐던 연구의 지평을 국제전략문제연구로 확대했습니다.이에 따라 본사 국제전략연구소는 정례 국제포럼외에 해외저명 석학및 전문가 초청강연회와 토론회등을 통해 북한정세 추이와 격변하는 세계의 흐름을 정밀분석,독자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게 됐습니다.다음은 지난 9일 외무부초청으로 방한한 독일연방신탁후속특별관리청(BVS) 대표이사 크라우스 폰 도나니 박사와 2명의 국내 저명 독일 전문가가 본사 주관하에 가졌던 토론회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편집자〉 ▲서교수=제2차 세계대전후 같은 분단국이었던 독일은 지난 89년 통일을 이룩했으나 남북한은 여전히 분단상태에 머물러 있을 뿐만 아니라 통일은 요원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독일통일에서 한국이 배워야 할 교훈은 무엇인가. ▲폰 도나니 박사=독일의 경우가 그러했듯 통일은 갑작스럽게 달성될 수 있는 상황이지 「이성적 협의」를 통해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한국정부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기조는 점진적·단계적으로 민족공동체 건설이다.즉 화해협력단계→남북연합단계→통일국가 완성이라는 3단계 과정을 설정하고 있다.그러나 문제는 두번째 단계 즉 남북연합단계에 이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변화를 포함한 여러가지 「정치적 역동성」을 통제한다는게 매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남북한의 통일은 북한이 현재와 같은 통제체제를 포기하고 주민들에게 자유를 허용하는 변화가 있어야만 그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나는 북한이 철벽통치를 하곤 있지만 어느 정도 「바깥 세상의 정보」가 비공식적으로 유통되고 있을 것으로 본다.물론 통독전 동독주민들이 서독TV를 시청하고 신문을 볼 수 있었던 것과는 환경이 다른긴 하겠지만. ○갑작스레 이뤄진다 ▲박광작 교수=헬무트 콜 독일총리는 지난 89년 11월28일 10개항의 「점진적 통일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그러나 독일은 급진적 통일방식을 빌린 격이 됐다. ▲폰 도나니 박사=콜 총리의 「점진적 통일방안」에 대해선 당시 일부 정치인과 국민들의 반발이 없지 않았다.결과적으로 「비현실적」이란 평가를 받아 콜의 통일방안은 용도폐기 됐다.그러나 독일통일의 바탕을 만드는 데는 기여 했다.독일통일이 급진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시대상황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특히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최고회의의장이 동독국경수비임무를 수행중인 소련군에게 동독탈출자에 대한 발포중단을 명령한 상황변화가 동독의 붕괴를 가져온 결정적 요인이 됐고 이같은 상황변화가 통일시점을 앞당겼다고 생각한다. ▲서교수=고르바초프는 독일 국경일 기념식 참석연설을 통해 『늦게 오는 사람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란 말을 한 적이 있다.이 발언은 동독이 개방과 개혁에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대한 일종의 경고였다.고르바초프의 이같은 발언에 용기를 얻은 동독주민들이 통일운동에 앞장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이같은 상황전개가 북한에서도 가능하다고 보는가. ○통독 산파는 고르비 ▲폰 도나니 박사=고르바초프는 세계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은 인물이자 독일통일의 산파다.그는 지난 89년 10월 7일 동독이 국민봉기를 억압할 경우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확언했다.그는 또 동독국경경비에 동원된 소련군에게 발포금지를 명했다.이같은 일련의 조치가 동독 통치력에 누수현상을 가져왔으며 동독붕괴로 이어졌다.나는 북한군도 주민편에 서서 정권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비록 북한당국이 엄격하게 정보와 여론통제를 하곤 있지만 완전한 통제란 불가능한 것이다.따라서 군을 포함한 다수의 북한주민들이 남한의 발전상과 여타 공산국가가 무너졌다는 정보에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북한주민들이 남한에 대해 보다 많은 정보를 획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독일의 경우가 그랬던 것처럼 현격한 남북한의 소득격차가 통일의 동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교수=통일전 내독관계가 통일에 기여한 바 적지 않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폰 도나니 박사=긍정론과 부정론이 있긴 하지만 내 생각으론 내독관계가 동방정책과 함께 독일통일에 기여했다고 본다.특히 내독관계개선이 동독내 반체제 인사들의 활동을 용이하게 해주어 결과적으로 독일혁명을 이끌어내는 기반이 됐다는게 나의 평가다.『작은 발걸음을 통한 변화유도』라는 빌리 브란트의 정책이 동독체제에 균열을 가져온 씨앗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서교수=동서독의 분단은 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독일이 감수할 수 밖에 없었던 정책적 결정으로 인식되고 있다.따라서 독일통일에 대한 미·영·불·소 등 4대 전승국의 입장이 일치하지 않았었다.남북한통일과 관련,역시 미·러가 긍정적인 반면 중·일은 막강한 경제력을 갖는 통일국가가 바로 곁에 출현한다는 사실에 대해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그러나 남북한은 패전국이 아니므로 남북한 1+1협의를 통해 통일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한민족 자결권 문제 ▲폰 도나니 박사=독일통일에 대한 4대 전승국의 입장이 달랐던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독일은 적극적인 외교력 발휘를 통해 이들의 상충된 이해관계를 극복했다.여기에 덧붙여 냉전종식이란 시대상황도 독일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남북한의 경우 꼭 2+4형식을 취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그러나 「호의적인 분위기」조성차원에서 주변국가들과 협의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남북한의 통일은 어디까지나 한국민족의 자결권에 속하는 문제다.따라서 외국의 간섭을 유도하는 정책을 구사해서는 안된다.물론 한반도 주변국들은 각기 다른 이해관계에서 남북한 통일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할 것으로 짐작된다.그러나 이를 철저히 배제해야 된다.외국간섭의 선례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박교수=폰 도나니 박사는 통독 당시 동독지역의 신속한 사유화와 기업정비,그리고 청산업무를 수행했던 신탁청의 후속기관인 독일연방후속특별관리청의 대표로 재직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독일의 경험에 비추어 통일한국에도 독일의 신탁청 같은 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폰 도나니 박사=꼭 필요하다.통독후 동독기업정리 및 재편과정에서 가장 핵심적 사항은 민영화였다.현재 남한기업의 북한진출 및 임가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러나 전부가 국영소유인 북한기업의 민영화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대북경협은 통일과 연관지어 볼 때 도움이 되지 않는다.독일정부는 통독후 지난 5년간 구동독지역에 GNP의 5%에 해당하는 1조 마르크를 사회간접자본시설구축과 실업보조 비용으로 사용했다.그럼에도 적잖은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일부에서 통일비용부담과 관련,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여러분이 아는 바와 같다.그러나 역시 통일은 바람직한 것이었으며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후유증도 멀잖아 아물 것으로 본다.나는 한 나라가 반세기에 가까운 분단을 청산하고 통일되는데 따르는 어려움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심정적 통합이란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동독주민들은 지난 50년 동안 공산주의체제 아래서 공산주의식 교육과 사고방식에 익숙해졌다.통일후 우리는 공산주의식 교육과 사고방식이 남긴 가장 극심한 폐해가 불신과 타인에대한 증오와 적대감임을 절감하고 있다.이 폐해극복이 오늘날 통일독일이 안고 있는 최대의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심정적 통일」도 중요 예를 들어보겠다.형편이 형만 못해 좁은 집에 살던 동생집에 불이나 형네집 다락방으로 옮겨 살게 됐을 경우 불편하기는 형이나 동생네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형수는 오매불망 『언제 저 떨거지들이 나가게 될까』만을 생각할 것이고 동생은 동생대로 『형은 넓은 집에서 떵떵거리고 사는데 내 신세는 이게 뭐람』하는 불만을 줄곧 입에 달고 다닐게 분명하다.생각보다 훨씬 많은 통일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서독주민들이 형수의 입장이라면 그런대로 눌러 살 집이 생겼으면서도 늘 못마땅하게 여기는 동생네는 동독주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증오 대신 관용을 앞세우는 「심성적 통일」이 정치·경제통일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기 바란다. ▲서교수=독일의 신탁청은 통독후 부실기업의 민영화 등을 통해 동독지역의 경제성장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일반적으로 정치적 타협이나 협의에의한 통일 못지 않게 경제교류를 통한 삶의 질 고양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남북한간에는 어떤 형태의 지원이 바람직한가. ▲폰 도나니 박사=앞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독일식의 신탁청은 한국에도 필요하다는게 내 생각이다.그리고 통일전 대북경제지원이나 협력도 필요하다.그러나 여기에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현재 북한당국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의 민영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지금처럼 국영형태가 지속될 경우 기업의 성장이란 긍적적 이익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체면 때문에 남한의 공식적인 대북지원이나 경협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또 한국정부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두번째 단계로 설정하고 있는 남북연합단계에 다다르려면 적어도 향후 15∼20년이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게 내 관측이다.동시에 이 단계 진입은 ▲북한 국영기업의 민영화 ▲문호개방 ▲개혁조치가 선행돼야 가능하리라 본다. ▲박교수=독일통일을 「역사의 법칙」이라고 보는가,아니면 「잘 추진된 정치의 산물」이라고 보는가.그리고 동독에서처럼 휴전선을 통한 북한주민의 대량탈북사태가 야기될 경우 우리 정부의 대응은 어떠해야 하는가. ▲폰 도나니 박사=독일통일은 「역사적 법칙」의 산물이라는게 내 소견이다.같은 맥락에서 남북한의 통일도 역사적 법칙에 의해 이뤄질 것으로 본다.다만 언제,어떻게 이뤄지느냐는 「정치의 작용」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그러므로 한국엔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본다.갑작스런 통일에 대비,예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망라한 구체적이고 철저한 통일대안이 마련돼 이미 당국자의 책상서랍 속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그리고 지금까지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폭력정치를 비판해온 터에 대량 탈북자가 발생할 경우 이를 저지하거나 인위적 방법으로 막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다만 그런 상황에 대비,미리미리 대책을 마련해 놓아야 할 것이다. ○역사적 법칙의 산물 ▲서교수=통독후 기업과 토지 사유화과정은 어떻게 이뤄졌나.그리고 애로점은 무엇이었나. ▲폰 도나니 박사=동독정부소유 공유재산은 통일후 독일연방소유로 귀속됐고 독일정부는 신탁청에 소유권처리를 맡겼다.신탁청은 몰수재산의 원소유자가 되사고자 할 경우 소유권을 넘기고 소유권 주장자가 없을 경우엔 원매자를 공모,투자계약을 맺는 형식을 택했다.사유화과정에서 대기업과 달리 중소규모 개인재산에 대한 소유권회복이 상당히 까다로워 애를 먹었다. ▲박교수=동독내 기업과 토지에 대한 원소유자 파악은 어떻게 했나.또 사유화과정에서 재산권배정은. ▲폰 도나니 박사=개인이 자기 소유권을 밝히는 방법을 택했다.재산권분배에 있어 민간부동산 부분이나 산업체 소유권은 ▲재산몰수자에 대한 매각 ▲새 소유자에의 매각방법을 택했다.농지의 경우 집단농장 원소유자에게 되돌려주거나 보상해주었다.
  • “크렘린 다음 주인은 대머리”라고?(박갑천 칼럼)

    『크렘린의 다음 주인은 대머리』.지금 러시아에 번져나고있는 우스개라 한다.역대의 크렘린주인이 한사람 걸러 대머리였기에 나오는 말이다. 우선 소비에트연방을 건설한 레닌이 대머리였다.그를 이은 스탈린이 다보록머리였고 그다음의 흐루시초프는 대머리였다.다시 브레즈네프의 다보록머리에 이어 안드로포프 대머리,다보록머리의 체르넨코를 대머리 고르바초프가 잇고 그를 이은 옐친은 새하얀 다보록머리다.그런데 다음의 강력한 대통령후보 두사람(주가노프와 체르노미르딘)이 모두 대머리니 어느 쪽이 되든 대머리­다보록머리 전통은 이어진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기묘한 우연의 일치를 곧잘 찾아낸다.그러면서 망상스런 의미부여를 하며 즐긴다.미국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한때 나돌았던 입방아도 그것이다.그건 링컨대통령으로 거슬러오른다.그가 암살된건 재선된 다음해인 1865년이었다.한데 처음 당선된 해는 1860년.그해로부터 쳐서 20년마다 당선된 사람은 재임중에 죽어온다는 내용이다. 정말이다.1880년 당선된 가필드는 이듬해 20대대통령으로 취임하여 넉달만에 암살된다.25대 매킨리는 1900년 재선됐으나 다음해 무정부주의자의 저격으로 숨진다.1920년 당선된 하딩은 샌프란시스코 여행중에 급사하고 1940년에 3선된 루스벨트는 44년 4선된 다음 종전을 앞두고 병사한다.60년당선자 케네디도 암살된다. 그「법칙」대로라면 80년,70줄노령으로 당선된 레이건대통령도 이승사람이 아니어야한다.하지만 재선임기 마치고 퇴임하여 며칠전엔 85회생신을 맞고있다. 역시 호사가들의 언거번거한 주먹구구놀이엔 구멍이 뚫린다.그러므로 크렘린의 다음 주인으로도 남몰래 근사모아온 털북숭이가 들어설지 누가 알랴. 땅이름에 부여하는 예언성·신비성도 사람들의 그런 호기심과 맥이 통한다.가령 평양서쪽 30리에 있다는 부산현의 신비를 보자.그 왼쪽언덕에 석장군상이 있는데 임진왜란이 일어나기전 거기서 흐른 피가 부산현에서 멎었다.임란때 평양까지 온 왜군이 부산현을 못넘었으니 전해내려오는 비참­『왜놈들이 부산으로부터 쳐들어와 부산에서 멈춘다』가 그럴싸해진다(「국포쇄록」).남녘부산과 북녘부산을 꿰어맞춘 견강부회 전설이다. 흥미로운 우연의 일치에 상식과 논리를 뛰넘는 일들이 세상엔 많다.하지만 관심은 가져볼망정 별쭝나게 신비성에 빠져들 일은 아니다.생각하자면 이승을 영위하는 섭리의 뜻이 하나같이 신비 그것 아닌가.
  • 주입식 과학교육 안 된다(G7으로 가는 길:5)

    ◎실험실습 위주로 교과과정 바꿔야/체험통해 깨닫도록 실습시설 확충을/국내 과학교육원 15곳… 선진국보다 크게 부족 겨울방학인 요즈음 서울 남산에 자리잡고 있는 서울과학교육원에는 날마다 1천명이상의 초·중·고등학생들이 찾아들고 있다. 상오 10시부터 하오4시까지 문을 여는 이 교육원에서 학생들은 각종 실험기구들을 손수 조작해보며 과학의 기본원리를 깨우친다.학교에서는 비슷한 실험은 커녕 구경조차 할 수 없던 실험기구들이어서 모두가 신기하고 신이 난다는 표정들이다.그들은 이곳에서 체험으로 과학적인 사고력을 넓히고 그것을 통해 창의력을 북돋울 수 있게 된다. 이 교육원은 주입식 위주인 학교교육의 빈틈을 보완하기 위해 서울시 교육청이 세운 서울시내 단 하나의 공립 탐구학습관이다.그나마 지난 89년에야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생활과학등 각 분야에 걸쳐 초·중·고교 교과과정에 나오는 갖가지 기초과학 이론과 관련된 1백23점의 과학실습 기구들이 체계적으로 전시돼 있다.이 탐구학습 기구들은스위치를 누르면 하나의 실험과정을 순서에 따라 보여주거나 학생들이 스스로 만져보며 관찰할 수 있도록 꾸며져 학생들의 과학적인 통찰력을 키워주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이 교육관을 처음 찾아왔다는 전수화양(14·서울 W중 2년)은 『적외선을 이용한 줄 없는 하프와 나침반을 이용해 자기장 방향을 알아보는 기구가 인상적이었다』면서 『교과과정에 나오는 것이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양의 말대로 대부분의 전시물은 교과과정에 들어 있으면서도 학생들로서는 처음 보는 것들이다.그만큼 우리네 학교의 실험·실습 교육이 뒤떨어져 기자재 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이래가지고는 일반 사물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는 물론,미래사회를 개척할 창의력의 신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94년 한해 서울과학교육원을 돌아보고 간 학생은 모두 8만여명이고 일요일등 공휴일에도 문을 열기 시작한 지난해엔 14만여명에 이르렀다.얼핏 꽤 많은 것 같지만 그나마 이들은 혜택을 받은 쪽에 속한다.서울시내 초·중·고교 학생이 자그만치 2백20만명을 넘기 때문이다.수치로 따지면 서울시내 학생 모두가 이 과학교육원을 한번씩이라도 돌아보는 데는 최소한 15년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계산이 된다. 미국에는 이와 닮은 과학교육기관이 인구 1백만명마다 6.1개,일본은 2.5개씩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그것도 우리보다는 훨씬 독창적이고 다양한 시설들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의 공립 과학교육원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15개 시·도에 1개씩 뿐이다.인구 3백만앞 1개 꼴이다.1천만 인구의 국제도시인 수도 서울에도 국립 1개와 기업체 부설 2개를 더해 모두 4개에 그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사설학원 「Ein­2 과학교실」은 학교교육에서 실험실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례를 잘 보여주는 곳 가운데 하나다. 「Ein…」은 초급·중급·고급등 3개 교육과정으로 나눠 저마다 34개씩 모두 1백2개의 실험과정을 가르치고 있다.과정마다 매주 90분씩 8개월만에 마친다.6명의 강사가 모두 서울대 이공계 출신으로 실험기구도 다양하며 각종시약도 1백여가지나 갖추고 있다. 이 학원은 지난 93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주로 초등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제대로 못한 실험실습 교육을 재미있게 받아들이도록 하려는 취지로 문을 열었다.처음에는 호응이 적어 경영이 안됐으나 분당으로 옮긴 94년 12월부터 학교교육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몰리기 시작해 지금은 등록학생이 4백명을 넘는다. 이 학원 최정미원장(35·서울대 미생물학과 졸업)은 『우리 학원이 논리력을 요구하는 수능시험의 영향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학교교육이 실험실습에 인색함은 물론 교육내용도 너무 허술함을 새삼 느낀다』면서 「던진 공이 땅에 떨어지는 이유」를 물었을 때의 대답을 사례로 들었다. 이 질문에 초급학생은 십중팔구 「힘이 떨어져서」라고 대답하고 「우주에서는 어떻게 되나」에는 극소수가 「계속 나간다」라는 대답도 한다고 했다.그러나 「우주에서는 왜 힘이 안 없어지나」라고 물으면 거의 다 고개를 갸우뚱거린다는 것이었다.물론 공이 땅에 떨어지는 이유는 앞으로 나가려는 힘이 지구의 중력과 공기저항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처럼 기초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의 하나를 모르고 「힘이 모자란다」는 단순한 차원에 머물고 있다가는 중력과 공기의 저항이 없는 우주에서는 물체가 한없이 움직일 수도 있다는 관성의 법칙도 제대로 깨닫기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초등학교에서부터 「힘이 떨어져서」라는 대답이 나오면 바로 「우주에서는 어떻게 될까」를 물어 관성의 원리를 한 단계 깊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일선교사들은 최근 탐구력의 계발을 위해 교과과정을 잇따라 개편한 덕에 실험실습시간이 꽤 늘어났다는 데 이론이 없다.이는 학교교육으로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실험실습 위주의 탐구교육이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아주 고무적인 현상이라는 데도 의견이 같다.그러나 실제에 있어 형식상 시간이 늘어났을 뿐 실질적인 실험실습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는다.우리사회에 뿌리깊은 대학입시등 상급학교 진학결과 위주의 교육성과평가 풍토와 보잘 것 없는 실험실습 기자재등 현실여건을 그 장애사유로 든다. 과학교사 경력 20년이 넘는 서울시내 한 사립중학교의 이모교사(43·여)는 『실험실습 기구가 너무 낡고 저질인데다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번거로움이 너무 많다』고 했다.전류계만 해도 한번 쓰면 다시는 쓸 수 없게 망가지는 것이 많고 기초실험 기구인 플라스크는 눈금의 오차가 1∼2㎜에서 3∼4㎜까지 이르고 있음을 고발했다.많은 학생들을 실험실로 이동시키고 안전문제까지 신경을 써야하는 것도 보통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실험시설이 비교적 낫다는 공립중학교의 한 교사(34)는 『50여명에 이르는 과밀학급을 이끌고 실험을 제대로 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면서 『1시간 실험을 하는 데는 실제로 3시간가량의 준비가 필요한데도 다른 교육시간과 똑같은 1시간으로 계산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날 보다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진도를 제대로 맞추는데 급급할 만큼 수업량이 많은 것도 문제라는 것이 이들의 또 다른 지적이다.『과다한 수업량 때문에 수업은 대부분 칠판앞에서 그치게 되고 뺄 수 없는 실험마저 형식적이 되고 만다』는 것이었다.실험실습으로 이뤄져야 할 교과과정마저 실험순서를 머리로 외우는 주입식 교육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과학교육원의 이종면원장은 『게다가 주입식 실험실습교육이 더육 효율적으로 통용되는 입시제도가 창의력을 기르는 학교교육을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진단/이군현한국과학기술원교수/초·중·고교육 새 방향은/직접적인 탐구과제 많이 제시/「결과」보다 「과정」 중시 교육을 교육의 핵심은 두 가지다.하나는 사회인으로서 필요한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길러주는 것이요,또 다른 하나는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선진국 진입의 관권은 결국 학교 교육이 학생의 창의력을 얼마나 잘 키워주느냐에 달려 있다.정보화 사회에 대한 학문분야든 산업분야든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어야 부가가치가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한마디로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제도와 교육내용이 다양해야 한다.한 예로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후원하며 매년 개최되는 과학연구논문경진대회(Science Talent Search Program)는 그동안 과학부분 노벨상 5명,필드상(수학의 노벨상) 2명등 수십명의 세계적 석학을 배출하였다.선진국의 경우에는 초등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과 제도가 실로 다양하다. 그러면 우리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첫째,학교마다의 개성과 독창성이 살아날 수 있도록 종류를 다양화하고 중등학교나 대학에서의 학생선발 방법이 다양화되어야 한다.다양한 척도와 선발방법이 학교마다의 다양성과 학생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둘째,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교육경험을 할 수 있는 교육여건과 환경을 마련하여야 한다.예를 들어 과학고를 육성하는 것,권역별로 대학부설 영재교육센터를 설립하여 교육하는 길,학생과학연구 프로젝트 경시대회를 조성하는 일,학교의 과학교육을 과학관이나 과학교육원을 연결하여 심화학습 시키는 일,학교내에서 다양한 창의적 학습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교육하는 일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구상하여야 할것이다.셋째,결과나 내용중심의 교육이 아니라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지금까지의 교육이 정답을 찾는 교육에 치중해 왔다면 앞으로의 교육은 틀리는 연습을 해보는 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머리로만 생각하고 계산하는 교육에서 탈피하여 직접 만나고 직접 체험해보는 탐구과제를 많이 제시하여야 한다.실제로 미래사회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단순계산능력이 아니고 추리적 사고력(Reasoning Ability)이다.따라서 직접해 보는 교육이 중시되어야 하고,상급학교 진학시 학생선발 방법의 평가기준도 학생의 창의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넷째,애매함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융통성을 길러주어야 한다.여기서 애매함의 수용이란 아이디어 초기형성과정에서 학생들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되고,새로운 생각에 대한 비웃음이 금지되며 질문은 격려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결국 창의력이란 다른 사람이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므로 이를 키우려면 토론과 개방적 분위기가 장려되어야 한다. 다섯째,공동작업과 공동연구를 장려하여야 한다.보다 큰 창의적 업적을 내기 위해서는 협력하고 협동하는 학습경험을 갖도록 하여야 한다.창조적 사고를 위해서는 지능지수(IQ)만 개발되어서는 안된다.따라서 미래의 학교교육은 감정지수 또는 적응능력(EQ)을 함께 키워주어야 한다. 여섯째,꿈과 비전을 키워주어야 한다.창의성은 행동의 긍정적 보상이 강화될 때 성장한다.성공은 얼마만한 꿈을 갖고 도전하느냐에 비례한다.그러므로 창의성을 위한 교육을 학생들에게 용기·신념·꿈·도전과 같이 정신적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마지막으로 참신하고 창의적인 생각이나 산출에 대해서 체계적인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의 용어를 빌리지 않더라도 학습자의 지적·정서적 발달은 칭찬과 격려를 통하여 자신의 행동이 긍정적 결과를 수반할 때 더욱 더 강화됨은 교육의 기본적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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