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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고을, 아시아 문화 랜드마크로 빛날까

    빛고을, 아시아 문화 랜드마크로 빛날까

    지난 11일 광주 동구 금남로. 폭염에 휩싸인 아스팔트 위로 피어난 아지랑이가 시야를 흐리는가 싶더니 이내 옛 전남도청 본관이 눈에 들어왔다. 1980년 5월의 ‘그날’ 함성과 비탄이 메아리 쳤던 곳이다. 외벽이 풍화된 이 허름한 흰색 콘크리트 건물 앞뒤로는 지금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10월 완공을 앞둔 국내 첫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마무리 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연구소, 어린이 문화공간 등이 13만 4000여㎡ 부지에 16만 1000여㎡ 규모로 대부분 지하에 들어선다. 건물 규모나 시설만 놓고 보면 서울 국립중앙박물관(13만 7000여㎡)이나 예술의전당(12만 8000여㎡)을 압도한다. 공사를 책임진 문화체육관광부는 “2004년 계획을 확정하고 2008년 첫삽을 떴으니 10년여의 세월이 흐른 셈”이라며 “올 8월쯤 운영계획을 확정하고 내년 9월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에 맞춰 정식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된 전당은 웅장했다. 1700여석 규모의 예술극장, 창조원(전시관), 정보원(연구소), 어린이 문화원, 주차장 등이 지하 4층 규모에 빼곡히 들어찼다. 인근 도로보다 높게 솟은 시설물은 옛 전남도청과 경찰청, 상무관 등을 리모델링한 교류원 말고는 없었다. 이들 5개의 기관들은 책임자가 별도로 지정돼 협의체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미 6991억원이 소요된 전당은 온통 화려한 시설로 도배됐다. 공원으로 조성된 옥상정원 내 70여곳에는 ‘하늘의 창’이라 불리는 가로·세로 3m의 유리구조물이 들어서 밤낮으로 조명과 천창 역할을 번갈아 한다. 아시아문화광장을 끼고 ‘ㄷ’자형으로 이뤄진 지하 건물들은 유리로 이뤄진 외벽 탓에 끊임없이 빛을 발산한다. 희뿌연 먼지를 뚫고 지하로 내려가자 가장 먼저 가로 30m, 세로 16m의 대형 통유리문이 눈에 들어왔다. 비행기 격납고를 닮은 1200석 규모의 대극장이다. 이 유리문을 열면 잇닿은 520석의 야외극장을 같은 공연공간으로 끌어들인다. 대극장 아래 숨은 26개의 개·폐식 가변무대와 객석은 공연에 따라 새로운 모양의 극장을 만들어낸다. 아시아문화전당은 인근 7대 지역 문화권을 끌어들여 인문·예술·과학을 아우르는 평화예술도시로 광주를 되살리겠다는 거대 프로젝트(‘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축이다. 아시아 각국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집중 소개하는 것 외에 궁극적으로 문화교류와 창작, 도시재생에 방점이 찍혔다. 김성일 문체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은 “예술의전당 등 기존 문화공간들과의 차별점”이라며 “아시아문화를 주도할 새로운 흐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초대형 시설에는 기대 못지않게 벌써부터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우선 운영주체를 둘러싼 잡음이다. 예술의전당처럼 독립 법인 위탁 체제를 고수하는 정부와 공공성을 위해 문체부 소속기관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광주시 등 지역사회와의 이견이 팽팽히 맞선다. 이면에는 막대한 재정지원을 둘러싼 다른 셈법이 깔렸다. 전당이 문체부 소속기관으로 남을 경우 정부는 매년 천문학적인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 아시아문화전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작품이다. 2003년 광주를 아시아문화예술의 성지로 키운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3년 뒤 국회가 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궤도에 올랐다. 이 전당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2023년까지 20년간 모두 5조 3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운영 주체 못잖게 당장의 콘텐츠 부족도 과제다. 특별한 콘텐츠 없이 문화예술 최대 소비층인 수도권 주민들이 교통비를 포함해 10만원에 육박하는 문화관람료를 지불하고 멀리 광주까지 내려올 것이냐는 지적이다. 수도권에는 이미 국립중앙박물관, 예술의전당, 국립현대미술관 등 최고 수준의 전시·공연시설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지역민들이 수만원대의 오페라, 무용 관람료를 지불하는 데 선뜻 지갑을 열지도 의문이다. 세계적 예술축제로 자리잡은 광주비엔날레와의 관계 설정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세계적 예술가들을 끌어와 매년 번갈아 여는 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를 어떻게 전당 측과 공유할지에 대해선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420명 규모의 독립 운영법인이 출범할 경우 명확한 책임을 질 총괄 수장이 없다는 운영방식도 약점이다. 이런 문제들 가운데서도 문체부와 지역사회의 전망은 장밋빛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문화관광연구원 설문에서는 연간 167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낙관했다. 이 설문에서 조사된 국민들의 전당 인지도는 26.5%에 불과했다. 전당 측은 올 9월 아시아 스토리텔링 축제를 시작으로 내년 7월 ‘열흘간의 나비떼’ 등의 공연을 선보인다. 9월 정식 개관 때는 ‘애정만세’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타이완 출신 차이밍량 감독의 연극 ‘당나라의 승려’ 등을 공연할 계획이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연과 전시를 기획하고 창작하느냐 여부가 결국 아시아문화전당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광주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인도에서 올 이웃들/이옥순 인도연구원장·연세대 연구교수

    [열린세상] 인도에서 올 이웃들/이옥순 인도연구원장·연세대 연구교수

    7월 11일은 ‘세계 인구의 날’이다. 1987년 국제연합이 세계 인구가 50억명이 넘은 걸 기념해 지정했다. 그동안 세계 인구는 60억명을 넘겼고, 올해 70억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인구의 60%가 아시아에 거주하고, 20% 이상이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에 산다. 남아시아의 대국인 인도는 세계 인구의 17%를 차지해 인구 대국으로도 상위를 기록한다. 자, 주변을 둘러보시라. 여러분 주변의 6명 중 1명이 인도인이다. 인도는 1871년부터 10년마다 인구조사를 실시해 왔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2011년의 센서스는 인도의 인구가 12억명을 넘겼다고 알려줬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덧 13억명에 육박한다. 1951년 인구가 3억 7000만명이었으니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한 뒤 60년간에 3배 이상 증가했다. 가히 폭발적이라고 말해도 좋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인 인도가 조만간 1위인 중국을 제치고 세계최대의 인구 대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이미 나왔다. 인도의 인구에 대한 통계는 언제나 장삼이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2014년 5월에 치러진 총선의 유권자는 8억 1000만명으로 그 가운데 5억 5000만명이 투표했다. 인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갠지스평원의 우타르프라데시에는 세계 5위의 인구 대국 브라질과 비슷하고 아프리카대륙의 전체 인구보다 많은 2억명이 거주한다. 1억 이상의 주민을 가진 주가 3개, 6000만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주는 10개나 된다. 100만명 이상의 인구를 가진 도시도 50개가 넘는다. 인구 5000만명인 우리나라에 견줘 보면 인구의 규모를 실감할 수 있다. 물론 인구는 다다익선이 아니다. 많은 인구는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에 큰 부담이 된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으니 전진에도 역기능적이다. 그래서 인구가 많은 인도에는 글을 읽지 못하거나 다음 끼를 걱정하는 빈곤층의 절대적 인구가 아직 많다. 2011년의 한 통계는 가구의 56%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나 77%가 화장실이 없다고 알려준다. 지난 20년간 발전 가도를 달렸으나 여전히 인도인의 기대수명이 낮고 유아 사망률은 높다. 그렇다고 인도의 많은 인구가 다 부정적인 것도 아니다. 인구를 20세기의 잣대로만 파악할 수는 없다. 출산율의 저하와 노령인구의 증가라는 세계적 추세가 지구촌의 미래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특히 출산율을 높이는 혁명적 조치가 필요한 우리나라 등 일부 선진국의 속사정은 인도 인구를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인도에서는 지금도 1분마다 51명이 태어난다. 중요한 것은 인도가 이상적인 인구구조를 가졌다는 점이다. 2011년 인도 인구의 50%가 25세 이하로 젊은 사람이 아주 많다. 35세 이하의 인구도 65%나 된다. 총인구의 평균나이는 28세로 팔팔한 청년이다. 중국의 평균나이가 38세, 일본이 44세인 걸 고려하면, 인도 인구의 상대적 젊음이 도드라진다. 당연히 일하는 인도인의 나이도 젊다. 우리나라는 1990년 평균나이가 30살이 안 됐으나 2013년엔 39세로 중국과 비슷하고 일본을 닮아간다. 인도의 젊은 인구는 노동력의 원천이자 성장의 동력이다. 더욱이 18~25세 인구가 우리나라의 4배이고, 19~20세 인구도 1억명이 넘는다. 인도가 21세기에 경쟁력을 갖는 건 서구 선진국이나 중국보다 젊은 인구의 비율이 높은 데서 나온다. 일할 인구가 부족하고 부양할 인구가 증가하며 외국노동자의 비율이 늘어가는 우리나라에서 인도에서 온 ‘이웃’을 둘 날이 머지않았는지도 모른다. 인구가 많은 건 소비시장의 주체가 크다는 뜻도 있다. 인도의 대표적 문화산업인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 매일 1500만명이 영화를 관람하고 연간 40억장의 티켓이 판매된다. 관객 1억명 돌파를 크게 축하한 우리와 비교해 그 덩치를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젊은이들은 경제성장의 여파로 소비주의의 세례를 받으며 자라서 새롭고 진기한 것에 끌리고 뭐든 소비할 태세다. 앞으로 그들을 무시하고 세계의 미래를 말할 순 없으리라. 인구만으로도 21세기의 인도는 주목의 대상이다.
  • 성인50% “종교, 평화보다 갈등 유발”

    한국 성인의 절반 정도가 종교에 대해 평화에 기여하기보다는 갈등 유발 측면이 짙다고 보고 있으며 10명 중 7명은 종교인들을 배타적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고산문화재단(이사장 영담 스님)이 한국리서치에 의뢰, 18세 이상 65세 이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공개한 ‘한국인의 종교인식과 불교의 인상’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종교가 평화에 기여하기보다는 갈등을 유발한다’는 의견에 ‘매우 동의’ 14.6%, ‘약간 동의’ 35.9% 등 50.5%가 동의했다. 또 68.0%가 ‘종교적 신념이 강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배타적’이라고 응답했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천주교 31.7%, 불교 31.6% 등 두 종교 간 차이가 거의 없었으나 개신교는 21.6%로 3대 종교 중 신뢰도가 최하위였다. ‘무종교인들이 종교를 갖게 된다면 어떤 종교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24.6%가 불교, 21.6%가 천주교를 택한 반면, 개신교는 3.6%에 그쳤다. 한국불교와 조계종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보다는 부정적 답변이 많았다. 우선 지난 20년간 불교계 사회활동 중 금 모으기와 실업극복운동이 53.7%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어서 정신문화적 치유활동이 50.0%, 학교 내 종교자유 보장활동이 48.9%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한국불교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32.9%에 그쳤고 ‘불교 지도자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42.8%)는 견해도 절반에 못 미쳤다. 이와 관련해 한국불교가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불투명한 재정 사용’(37.9%)과 ‘불교지도자의 자질 및 역할’(27.1%), ‘불교인의 삶’(15.7%) 등이 지적됐다. 조계종에 대한 질문에선 일단 조계종이 문화재(전통사찰) 보존에 기여한다는 응답이 42.4%, 민족문화 창달에 기여하고 있다는 응답이 21.8%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국고보조금 집행에선 37.5%가, 문화재 관람료 투명 운영에 대해선 39.4%가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특히 41.7%가 ‘조계종이 사회적으로 많은 권력을 갖고 있다’고 답한 반면 14.9%만이 ‘조계종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응답자들은 한국불교가 더 큰 신뢰를 얻기 위해 ‘윤리 도덕 실천운동’(37.2%)과 ‘봉사 구제활동’(36.4%), ‘명상·수행 등 마음치유활동’(19.1%)을 전개해야 한다고 봤다. 한편 스님들에 대한 신뢰도에선 선방 수행자가 51.6%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종단 원로 스님 36%, 농어촌 작은 사찰 주지 28.1%, 행정·포교 종사 스님 15.9% 등이었다. 반면 도시 대형사찰 주지 스님은 9.9%만이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계의 창] 이라크·시리아·남수단·예멘·아프간… 내전에 멍드는 아이들

    [세계의 창] 이라크·시리아·남수단·예멘·아프간… 내전에 멍드는 아이들

    한국은 한국전쟁 당시 중고생 2만 7000여명이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한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일부는 교복을 입은 채 전투에 참가했다고 합니다. 1950년 8월 11일 포항전투에서 숨진 이우근 학도병의 “어머니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로 시작하는 ‘부치지 못한 편지’, 한번쯤 들어 보셨을 겁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소년들을 전장으로 내몰아야 했던 한국의 비극은 60년이 지난 지금도 이라크, 시리아, 남수단 등 내전을 겪는 나라에서 재연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지정한 이슬람 과격단체 ‘누스라 프런트’에 들어가 정부군과 싸워야 했던 시리아 소년 마제드(16)의 입을 빌려 전 세계 소년병의 참상을 들어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6세 마제드예요. 3년 전 저는 시리아 남서쪽 다라주의 잉크힐 마을에서 가족과 함께 토마토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어요. 그때만 해도 이따금 고향 마을에 와서 친구들과 함께 놀아 주던 아저씨들이 반군 소속인지 그런 건 잘 몰랐어요. 겨우 13세였으니까요. 처음에는 저희에게 코란(경전) 읽는 법을 가르쳐 주더니 다음엔 무기에 대해 알려 주더군요. 모스크(예배당) 밖에서 총 쏘기 연습을 시켜서 제일 잘한 친구에게 상을 줬어요. 사탕을 먹고 싶어서 모두 열심히 했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저는 그렇게 누스라 프런트에 들어가 정부군과 3개월 동안 싸웠어요. 불행 중 다행으로 도망쳤고, 지금 이렇게 인권감시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에 제 얘기를 하고 있네요. 저처럼 반정부군이나 무장단체에 들어가 소년병이 된 친구는 한둘이 아니에요. 유엔은 18세 미만의 소년병 모집을 국제법으로 금하고 있지만, 전 세계 소년병이 25만~30만명이나 된대요. 2016년까지 지구상에서 소년병이 사라지게 하겠다는 유엔의 목표가 무색하게 현실은 참담하죠. 16세 때 미얀마 반군에 납치됐던 마웅 자우 우(25) 형도 마찬가지예요. 우 형은 도망쳤다가 또다시 붙잡히길 여러 번 반복했다고 해요. 애들이 군대에 들어가서 무엇을 하냐고요? 모든 일을 할 수 있답니다. 저격수로, 자살 폭탄 테러 요원으로, 정보원 등으로 직접 전쟁터에 나가죠. 부상자를 치료하거나 탄약 운반, 청소, 요리 등 후방에서 보조적인 일을 하기도 해요. 약 40%에 달하는 여자아이들은 더 끔찍해요. 현대판 ‘위안부’, 즉 성 노예거든요. 제가 사는 시리아나 이라크, 남수단처럼 내전을 겪는 나라라면 소년병이 없는 곳은 없다고 보면 돼요. 제가 모스크에서 코란과 총 쏘는 법을 배우면서 그랬듯, 우리는 어리니까 세뇌당하기 쉽거든요. 음식도 어른과 비교하면 많이 먹지 않고 임금을 받지도 않죠. 가난해서 집에 먹을 게 없는 친구들은 스스로 들어오기도 해요. 일부는 가족의 복수를 위해 자원한다고도 하네요. 국제전쟁아동구호기구 ‘워 차일드’(War Child)의 보고서를 보면 분쟁 지역의 국가 대부분이 인구 구성학적으로 어린이 비율이 높아서 (소년병을) 계속 공급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린 어리니까 금방 폭력에 둔감해져요. 여자들은 성 노예로 있다가 아기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 탈출해도 가족이나 마을에서 받아 주지 않아요. 대부분은 18세가 되기도 전에 죽고요. 시리아 모니터 그룹인 ‘바이얼레이션스 다큐멘팅 센터’에 따르면 2011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시리아에서 소년병 194명이 죽었대요. 남수단, 시리아, 이라크에서 내전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건 뉴스를 봐서 다들 아시죠? 유엔은 지난해 각종 무력 분쟁에 소년병으로 끌려간 어린이가 4000명이 넘는다고 보고 있어요. 요즘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삼고 있는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8~10세짜리 어린이도 소년병으로 징집하고 있다고 하네요. 왜 그런지 아세요? ISIL이 세력을 불려 가면서 점령 지역은 늘어나는데 통제할 만한 병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ISIL은 7000~1만명 정도의 병력을 갖고 있는데요, 최근 이라크 모술에서 어린이를 소년병으로 징집하기 위해 노력하는 ISIL 요원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ISIL에 들어간 한 소년병이 “우리는 ISIL이 이라크 전부와 페르시아, 그리고 예루살렘을 해방시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더라고요. ISIL 요원이 말한 건 더 어이가 없어요. “우리 어린 병사들은 오락을 하거나 만화를 보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들은 꿈이 있고, 그 꿈은 이슬람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네요. 우리는 국가나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만의 꿈을 꾸고 싶은데 말이죠. 최근 남수단을 방문한 레일라 제루기 유엔 아동·무력분쟁 특사의 외침을 들어 보시겠어요? 저 같은 소년병을 위해 뜻깊은 말씀을 하셨죠. 남수단에는 9000명이 넘는 소년병이 있다고 해요. “어린이들은 군인이 아니다. 어린이들은 전쟁터가 아니라 학교에 있어야 한다.” 아프리카나 중동에만 소년병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한국과 가까이 있는 필리핀, 미얀마에도 소년병이 있답니다. 이스라엘군은 2011년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기도 했어요. 끔찍하죠? 차드, 남수단, 미얀마, 예멘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소년병을 모집하기도 한답니다. 소년병 철폐를 위한 영국 시민단체 ‘차일드 솔저스 인터내셔널’의 리앤 미내시안은 “영국이 2007~2010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병할 당시 영국군에도 17세 소년 5명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남수단, 미얀마, 소말리아는 2012년 소년병을 없애겠다고 유엔에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어요. 소년병의 현실은 처참해요. 우간다 반군 ‘신의 저항’(LRA)은 어린이를 납치해 소년병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아요. 지난 20년간 3만명이 넘는 소년과 소녀를 납치했다네요. 우간다에서는 마을 족장이 강제로 소년병을 보내기도 해요. 소년병을 바치고 마을의 안전을 보장받는 거죠. 볼리비아 정부군은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독재 아래 18세 이상은 강제 징집할 수 있도록, 15세 이상은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어요. 볼리비아 정부군의 40%가 18세 이하라고 해요. 이라크도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통치 기간에 12~17세 어린이를 모집했어요. 소말리아 반군은 여자를 납치해서 성 노예로 만들고, 그 자식도 소년병으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보기에 소년병은 멀리 있는 문제 같을 거예요. 시리아 북부에 사는 아므르(15)는 자살 폭탄 테러 요원으로 차출됐다가 간신히 도망쳤어요. 저와 아므르는 수많은 소년병 중 겨우 2명에 불과해요. 우리 같은 소년병이 살아남는다고 해도 제대로 된 어른으로 자랄 수 있을까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무더위 잊게 할 풍성한 ‘빅 4’ 전시들

    무더위 잊게 할 풍성한 ‘빅 4’ 전시들

    지난해 5월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우뚝 솟은 피오르 행렬을 뚫고 찾아간 국립미술관에선 탄생 150주년을 맞은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특별전이 노독에 지친 여행객을 달랬다. 1000크로네 지폐에서 마주한 그의 초상만큼 작품들은 친근했다. ‘절규’(1895년), ‘마돈나’(1902년), ‘별이 빛나는 밤에’(1924년), ‘생의 춤’(1925년) 등 20여점은 알 수 없는 기운을 뿜어냈다. 전성기 회화들은 불우했던 삶을 통째로 옮겨 놓은 듯 소름 끼쳤지만 말년으로 갈수록 동화처럼 푸근함을 띠었다. 몽환적인 예술 세계는 보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치유했고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작품 주변을 서성이며 그림들을 마음속에 오롯이 담아 올 수 있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표현주의 화가이자 판화가인 뭉크의 작품 99점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오는 10월 12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에드바르 뭉크-영혼의 시’전에선 너무나 익숙한 ‘절규’의 석판화 버전을 비롯해 유화인 ‘키스’(1897년), ‘지옥에서의 자화상’(1903년), ‘뱀파이어’(1918년) 등 작가의 생애를 관통하는 작품 세계가 망라된다. 무더위에 지친 국내 미술 관람객을 달랠 풍성한 전시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전, 서울시립미술관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서울’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디자인가구컬렉션’전 등이 무더위에 청량감을 안겨 줄 ‘빅 4’전으로 꼽힌다. 우선 뭉크전. 아쉽게도 오슬로 외곽 에케베르그 다리를 배경으로 양손을 귀로 막은 ‘절규’의 원본 유화는 이번에 오지 못했다. 1994년과 2004년 두 차례나 도난당했다 돌아온 터라 노르웨이 정부가 반출을 막은 탓이다. 그나마 판화 버전의 절규도 2006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전 이후 8년 만의 해외 나들이다. 이번 전시에선 그간 불안, 고독, 공포, 죽음 등 우울하고 어두운 작품들로만 알려졌던 뭉크의 또 다른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자연주의와 인상주의 화풍을 섞은 초기작인 ‘생클루의 센강’(1890년), ‘야외에서’(1891년) 등이다. ‘어린 창부’(1907) 같은 누드는 에로티시즘의 극치를 보여준다. 스테인 올라브 헨리크센 뭉크미술관 관장은 “생전 2만 8000여점의 작품을 남긴 뭉크가 우울 일변도의 이미지로 해석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체 5개 섹션 가운데 두 번째 섹션인 ‘새로운 세상으로’에선 고향을 떠나 프랑스, 독일 등에서 접한 새로운 기법을 실험한 작품들을, 마지막 섹션 ‘밤’에선 죽음을 앞둔 뭉크의 초월적 시선을 만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8일부터 10월 5일까지 ‘신선놀음’이란 이름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을 이어 간다. 재기와 역량을 갖춘 국내 젊은 건축가들을 모아 펼친 난장이다. MoMA에서 1998년부터 펼쳐 온 프로젝트의 연계 프로그램이다. 서울관 본관 마당에선 구름이나 버섯을 연상시키는 대형 조형물이 숲을 이룬다. 또 제7전시실에선 건축가 프로그램의 역사와 국제 네트워크를 조명한다. 전시는 26대1의 경쟁률을 뚫고 뽑힌 ‘문지방’(최장원, 박천강, 권경민)이 맡았다.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1층에선 무료 전시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서울’전이 다음달 10일까지 이어진다. 1~20년간 한국에 거주해 온 외국인 작가들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의 낯설고 놀라운 모습들이다. 독일 출신의 작가 잉고 바움가르텐은 난간, 단청, 처마 등 한옥의 독특한 구조를 회화로 풀어냈다. 다른 작가들도 공유지를 무단 점거한 텃밭 문화와 유럽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열쇠가 사라져 버린 첨단 출입관리시스템 등을 회화, 조각, 설치 등으로 풍자한다. DDP에선 ‘볼 체어’ 등 30개국 112명의 디자이너 작품 1869점이 전시되고 있다. 핀란드 출신의 거장 에로 아르니오의 혁신적이면서도 인체공학적인 의자 등이 등장하는데, 의자의 고정관념을 깨는 디자인들이어서 흥미롭다. 360도 회전이 가능한 토머스 헤더윅(영국)의 ‘스핀 체어’ 등은 참신하다. 오는 9월 28일까지 이어지는 ‘간송문화전 2부:보화각’전과 함께 챙겨 보면 ‘감동 2배’가 보장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2624억원 거액 복권 당첨男 “예술계에 거의 기부”

    2624억원 거액 복권 당첨男 “예술계에 거의 기부”

    거액 복권에 당첨된 미국 테네시주(州)의 50대 남성이 거의 모든 상금을 예술계를 위해 기부할 것으로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로이 콕럼(58)이란 이름의 이 남성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주내 내슈빌에 있는 테네시복권협회 본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테네시주 사상 최고액인 2억 5980만달러(약 2624억원)에 당첨된 콕럼은 당첨금을 일시불로 수령하기로 결정, 세금을 떼고 1억 1500만달러(약 1161억 6000만원)을 받게 됐다. 미국의 새로운 억만장자에 오르기 전까지 그는 지난 20년간 가난한 극단 배우와 TV 무대 매니저로 일해왔다. 그는 가끔 시간이 날 때 재미삼아 복권을 사왔다. 이번에 당첨된 복권은 지난달 11일 자신이 거주하는 녹스빌에 있는 크로거 마트에서 구매한 것이다. 매사추세츠주(州) 케임브리지에 있는 한 가톨릭 종교단체(The Society of Saint John the Evangelist)에서 성직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기부를 하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돈을 “미국 전역에 있는 각종 예술 기관의 운용을 지원하는 재단을 설립하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평소 주변 사람들로부터 로이 형제로 불리며 신망이 투터운 이로 알려졌다. 사진=테네시복권협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이끼(KBS1 밤 12시 10분)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왔던 해국(박해일)은 20년간 의절한 채 지내온 아버지 유목형(허준호)의 부고를 듣고 아버지가 거처해 온 시골 마을을 찾는다. 해국을 처음 본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해국을 이유 없이 경계하고 그에게 불편한 눈빛을 던진다. 게다가 마을의 모든 것을 꿰뚫는 듯한 이장과 그를 신처럼 따르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해국은 이상함을 느낀다. ■민영방송 공동기획 물은 생명이다(SBS 오후 4시 30분) 30분간 방송되는 600회 특집에서는 ‘안양천 살리기’ 현장을 찾아간다. 겨울 철새인 흰뺨검둥오리의 보금자리로 변한 안양천을 통해 우리나라 도심 하천의 바람직한 모습을 고민한다. 아울러 물의 중요성을 알리고, 물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생태환경을 지키는 방법을 비롯해 선진국형 생태하천의 유형 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리딕(스크린 밤 11시) 리딕은 동료의 배신으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는 척박한 행성에 버려진다. 리딕은 물조차 구하기 힘든 극한의 환경과 잔혹한 에일리언들로부터 벗어나고자 현상금 사냥꾼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노출시킨다. 한편 그의 계획대로 현상금 사냥꾼들은 우주 최고의 현상금이 걸린 범죄자 리딕을 잡기 위해 몰려들지만, 예상치 못한 에일리언의 공격으로 전멸할 위기에 놓인다.
  • “한국, 20년간 옴부즈맨 존재감 높이는데 크게 기여”

    “한국, 20년간 옴부즈맨 존재감 높이는데 크게 기여”

    “옴부즈맨 제도는 행정의 질을 높이고, 더 개방적이며 책임 있는 정부를 만드는 데 기여해왔습니다.”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4 옴부즈맨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한 퀸터 크로이터 세계옴부즈맨협회(IOI) 사무총장은 “정부기관의 잘못된 행정, 불합리한 결정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옴부즈맨 제도의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1994년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한 한국은 지난 20년 동안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서 옴부즈맨의 존재감을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면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 보호에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실천해 나가고 있는 것은 전 세계 옴부즈맨 커뮤니티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7월 오스트리아 옴부즈맨(장관급)으로 임명된 그는 IOI 사무총장으로서 국민권익 보호와 각국의 옴부즈맨 기관 간의 협력, 옴부즈맨 제도 연구 등 옴부즈맨 제도 확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그는 행사 마지막 날인 3일 ‘옴부즈맨 기관 간 국제적 차원의 협력 활동의 성과와 전망’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다. 크로이터 사무총장은 “IOI는 현재 국제반부패아카데미(IACA), 세계은행(IBRD), 열린정부파트너십 등과 협력해 전 세계 옴부즈맨 제도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옴부즈맨 제도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문화 In&Out] 외세에 빼앗겼다 돌아온 우리 문화재 사연들

    [문화 In&Out] 외세에 빼앗겼다 돌아온 우리 문화재 사연들

    일제가 패망을 앞둔 1944년, 도쿄는 계속된 공습으로 아수라장이었다. 41세의 중년 신사 손재형(1903~1981)이 병석에 누워 있던 후지쓰카 지카시(1879~1948)를 찾아 도쿄로 건너간 것도 이즈음이었다. 후지쓰카는 ‘추사 김정희에 미쳐 있다’고 할 만큼 추사의 금석학과 예술, 청나라 경학에 정통한 학자였다. ‘서예’라는 용어를 만든 서예가 손재형은 첫 만남에서 후지쓰카에게 아무 말 없이 인사만 하고 돌아왔다. 하루에도 수차례 공습경보가 이어졌지만 문안은 계속됐고, 일주일 뒤 후지쓰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내 눈을 감기 전에 내놓을 수 없으나 세상을 뜰 때 아들에게 유언을 해 보내 줄 터이다.” 손재형은 머리를 조아릴 뿐이었다. 그가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서화는 조선시대 문인화의 최고 걸작인 추사의 ‘세한도’. 소나무와 잣나무가 어울린 조촐한 집과 추사체를 담은 그림이다. 제주로 유배를 떠난 추사가 1844년 역관인 이상적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그려 줬다. 이상적은 청나라를 방문해 세한도에 16명의 학자로부터 글을 받아 두루마리로 표구했는데, 이렇게 엮인 글과 그림의 길이가 14m를 넘는다. 이런 세한도는 기구한 운명을 지녔다. 이상적이 죽은 뒤 제자였던 김병선과 아들 김준학에게 차례로 넘겨진 작품은 이어 휘문고 설립자인 민영휘의 손에 들어갔다. 아들 민규식은 구한말 경성제대 교수였던 후지쓰카에게 양도했고, 후지쓰카는 퇴임 뒤 일본으로 건너갔다. 손재형이 이를 찾아왔으나 이후 큰 빚을 지고 사채업자에게 넘겼고, 돌고 돌아 지금은 미술품 소장가인 손창근이 갖고 있다. 손재형이 세한도를 찾아온 지 석 달쯤 지나 후지쓰카의 서재가 폭격을 맞아 소장품이 전소됐으니, 세한도는 기적적으로 질긴 삶을 이어 오고 있는 셈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15만여점, 그중 일본에 6만 6000여점이 남아 있다. 불법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을 규정한 유네스코협약이나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윤리강령이 있으나 ‘빛 좋은 개살구’일 따름이다. 우리가 1965년 6월 일본과 맺은 한일협정이 큰 걸림돌이다. 일본은 4개의 부속협정 중 ‘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에 따라 1432점만 돌려준 뒤 공식적으로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오구라 컬렉션과 같이 도굴·도난당한 것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는 동안 20년간의 협상 끝에 외규장각 의궤 등이 민간의 도움을 받아 속속 돌아왔다. 안휘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교수부터 성직자, 교포, 외국인, 시민까지 수많은 사람이 힘을 보탰다”면서 “문화재 반환은 결과 못지않게 과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단은 최근 이 같은 이야기를 모아 ‘우리 품에 돌아온 문화재’란 단행본을 펴내기도 했다. 예컨대 초대 조선총독인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모은 1만 9000여점의 데라우치문고 중 1995점은 문고를 관리하는 야마구치현과 자매결연 관계인 경남도의 노력으로 1996년 돌아왔다. 창덕궁 선정전 앞의 용모양 매화나무인 ‘와룡매’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 센다이번 영주인 다테 마사무네에게 뽑혀 일본으로 갔으나 400여년 만인 1999년 접목해 얻은 후계목들이 서울 남산의 안중근기념관 앞으로 돌아왔다. 국가 주도의 문화재 환수와 활용이 어떻게 민간과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는 여전히 큰 의문이자 과제다. 환수 이야기가 단순한 무용담에 그치지 않고 소중한 가치를 지니기 위해선 보다 합리적인 토론과 공론화가 필요해 보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영상] 바보군단 ‘덤 앤 더머 투’ 첫 번째 예고편 공개

    [영상] 바보군단 ‘덤 앤 더머 투’ 첫 번째 예고편 공개

    1994년 개봉한 영화 ‘덤앤더머’는 함께 애완동물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꿈인 로이드(짐 캐리)와 해리(제프 다니엘스)의 좌충우돌 여행기다. 어느날 로이드가 미녀 매리(로렌 홀리)를 공항까지 데려다 주게 되고, 그녀가 놓고 간 가방을 돌려주려던 중 괴한들에게 미행을 당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흥행에 성공한 대표적인 코미디 영화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이들의 이야기는 2014년 하반기 ‘덤 앤 더머 투(to)’라는 제목으로 극장을 찾게 됐다. ‘덤 앤 더머 투’는 해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태어난 아이를 찾기 위해 로이드와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30일 ‘덤 앤 더머 투’ 배급사 씨네그루(주)다우기술측이 공개한 예고편에는 한번 장난을 치기위해 20년간 병원에 위장 입원해 있던 로이드의 코믹한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후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태어난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해리와 함께 로이드는 ‘아이를 찾아 좌충우돌 여행’을 시작한다. 짧은 예고편에 다양하게 배치된 웃음 코드들은 폭소를 자아내는 동시에 전편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전편의 출연진들이 다시 뭉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덤 앤 더머 투’는 오는 11월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영상=씨네그루(주)다우기술측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호흡과 철학 담아 빚어낸 우리춤

    호흡과 철학 담아 빚어낸 우리춤

    호흡과 기(氣)를 한껏 끌어모은 에너지로 한국 창작춤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 ‘김영희무트댄스’가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이들의 대표 레퍼토리 9편과 신작 1편이 27일~7월 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무트’는 우리말로 뭍(땅)과 독일어로 용기, 이집트어로 ‘태양의 여신’을 뜻하는 말로 땅을 밟고 선 인간의 모습에서 춤의 원형이 시작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를 토대로 1994년 무용단을 출범시킨 김영희(57·이화여대 무용과 교수) 예술감독은 “초창기만 해도 혁신적인 움직임으로 ‘한국무용이 아니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우리 춤이 지닌 호흡법과 테크닉, 철학을 담은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가장 현대적인 한국무용이라는 평을 받아와 뿌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4일간 축제 형식으로 진행될 이번 공연에는 지난 20년간 무용단이 매년 내놓은 20여편의 레퍼토리 가운데 무용단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작들을 한데 모았다. 27일 처음 소개할 신작 ‘이제는’은 대금, 아쟁, 북 등 국악기로 채운 음악을 바탕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은 몸짓을 피워낸다. 28일부터 7월 1일까지는 ‘아리랑’, ‘아베마리아’, ‘돌이킬 수 없는 걸음’, ‘마음을 멈추고’ 등을 잇따라 공연하며 무트댄스 특유의 실험적이고 세련된 춤 세계를 재조명한다. 2만~5만원. (02)2263-468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갈등 조정시 투명성·타당성·민주성 중요”

    “갈등 조정시 투명성·타당성·민주성 중요”

    국민대통합위원회가 2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갈등의 진단과 해결을 위한 정책대안’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건 각종 환경 문제를 두고 정부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 온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었다. 20년간 활동해온 ‘골수 환경운동가’로 자신을 소개한 그는 “나에게 기조연설을 맡긴 것은 공공갈등에서 가장 극렬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서라고 본다”며 ‘약자의 편이 되는 갈등관리’를 주제로 갈등 해소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4대강 사업을 비판하며 건설 중이던 이포보를 42일간 점거하며 고공농성을 한 적이 있다. 염 총장은 “당시 지역주민들이 확성기를 켜 놓고 ‘지역개발을 가로막는다’며 우리에게 항의하던 게 가장 힘들었다”면서 “농성이 끝나고 보니 그들은 지역주민이 아니라 부동산업자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작 농사를 짓는 지역주민들은 피폐해진 농토를 값을 올려 팔 수 있는 기회라 여기며 4대강 사업에 특별한 반대를 하지 않았다”면서 “주민들과 유리된 국책사업, 주민들은 배제된 갈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염 총장은 갈등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약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 미래세대의 권리를 보장하는 지속가능성, 사회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한 사회적 합의, 정의로운 갈등 해결’ 등을 강조했다. 그는 “합리적인 갈등 조정은 정보 공개와 차별 없는 접근 허용(투명성), 과학적 검증과 논리적 논의(타당성), 공정한 의사 결정(민주성) 등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면서 “갈등관리라는 것이 국민이 하나가 되는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리틀빅 히어로(tvN 오후 6시 50분)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쪽방촌 노인들과 장애인 시설을 돕는 족발집 사장님의 이야기로 감동을 전한다. 조용철씨는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아 2대째 족발 맛집을 운영하며 독거노인과 장애인, 해외아동 후원까지 15년째 이웃을 돕고 있다. 도움의 손길을 나눌 수 있는 곳이라면 동네 곳곳 어디라도 달려가는 그의 사연을 들여다본다. ■NCIS 11(OCN 밤 11시) NCIS는 해군과 해병대에 연루된 범죄들을 해결하는 특수수사팀이다. 콴티코 기지 내에서 뺑소니 사고가 일어난다. 현장에 남은 증거로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차량을 찾아내고 차량 주인인 던 하사를 체포하지만 던 하사는 변호사를 선임해 알리바이를 주장한다. 전직 FBI 대원이었고 깁스 팀과도 함께 일한 적 있는 캐리 변호사는 던 하사의 알리바이를 확인하고 갈등에 휩싸인다.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 용서(EBS 밤 10시 45분) 고 배삼룡은 따뜻한 웃음을 주며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국민 코미디언이었다. 그에게는 장남이자 친아들인 배동진씨와 수양아들인 이정표씨가 있었다. 친아들인데도 양아들의 그늘에 가려 인정받지 못했던 배씨와 오해 속에 살아야 했던 양아들 이씨는 서로를 원망했다. 두 사람이 지난 20년간 서로에 대한 오해와 상처들을 풀고자 화해의 손을 내민다.
  • 가죽→합성, 바늘땀→접착…12개 공인구로 본 월드컵 역사

    가죽에서 합성소재, 바늘땀에서 접착 방식으로 월드컵 공인구는 지난 수십년간에 걸쳐 발전해왔다. 그런 점에서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쓰이고 있는 브라주카는 600여명의 축구 선수가 테스트한 기술의 결정체다. 브라질 사람들이란 뜻을 지닌 브라주카는 각 조각(패널)에 작은 돌기를 만들어 역대 공인구 중 가장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네이마르나 메시와 같은 스타 선수들은 이런 브라주카를 100%에 가깝게 활용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돼지 가죽으로 만든 축구공을 사용했던 적도 있다. 다음은 지난 1970년 월드컵 공인구가 처음으로 지정되면서 월드컵마다 나온 공인구들을 순서대로 소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월드컵의 역사를 살펴보자. 텔스타 -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상징적인 축구공인 텔스타는 후원사인 아디다스의 첫 번째 월드컵 공인구로, 32개의 가죽 조각(패널)으로 만들어졌다. 아디다스는 월드컵이 세계 최초로 중계됨에 따라 흑백 TV에서 더 잘 보도록 공인구 조각 12개에 검은색이 더했다. 텔스타란 이름 역시 이를 기리기 위해 텔레비전과 스타를 더해 지어졌다. 텔스타의 흑백 패턴은 선수들에게도 도움을 줬다. 이는 공이 얼마나 빠르게 회전하는지 가늠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 또한 텔스타는 지금까지도 모든 일반 축구공의 대표적 디자인이 되고 있다. 우승은 브라질이 차지했다. 텔스타 더래스트 - 1974년 독일 월드컵 텔스타의 성공으로 아디다스는 이 월드컵에서 일부 색상을 골드에서 검은색으로 바꾼 텔스타 더래스트를 공인구로 채택했다. 여기에 폴리우레탄으로 코팅해 축구공이 긁히거나 찢어지는 등 손상을 방지하고 방수 기능을 더했다. 또한 야간 경기를 위해서 검은색 패턴이 없이 모두 흰색으로 처리한 칠레 더래스트도 함께 공인구로 사용했다. 우승은 독일이 차지했다. 탱고 -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때부터 아디다스는 공인구 이름에 개최국과 어울리는 것을 선택한 듯하다. 아르헨티나 전통춤인 탱고에서 따온 이 공인구는 전체적인 디자인에 아디다스의 상표인 ‘삼선’을 최초로 채택했으며 1998년 대회까지 무려 20년간 공인구의 고정 디자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디자이너가 아르헨티나의 깊은 열정과 감성, 우아함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것이라는 말도 전해진다. 우승은 개최국인 아르헨티나가 차지했다. 탱고 에스파냐 - 1982년 스페인 월드컵 개최국 스페인의 정식 국명을 뒤에 붙여 재탄생한 탱고 에스파냐는 다시 한 번 32개의 조각을 손수 한땀 한땀 붙여 만든 것이지만, 천연가죽에 폴리우레탄 소재를 더해 만들어 탄성과 반발력은 물론 방수력도 향상됐다. 우승은 이탈리아가 차지했다. 아스테카 -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두 번째 월드컵을 개최한 멕시코를 위해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아스테카는 축구공 역사상 최로로 인조 가죽을 사용해 기존보다 탄성과 방수력을 향상시켰다. 특히 아스테카의 삼선에 정교하게 장식된 디자인은 개최국인 멕시코의 기본 건축양식인 아즈텍과 벽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우승은 아르헨티나가 차지했다. 에트루스코 -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에트루스코의 삼선은 에트루리아의 상징인 사자 문양이 그려졌다. 아디다스는 다시 한 번 공인구에 인조 가죽을 사용했으며 여기에 라텍스 소재를 포함해 안정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우승은 독일(당시 서독)이 차지했다. 퀘스트라 - 1994년 미국 월드컵 ‘스타를 찾아서’(quest for the stars)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퀘스트라는 우주공학과 로켓트 등 미국의 기술에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특히 이 공인구의 개발에는 프랑스와 독일, 미국에서 프로 선수들과 아마추어, 청소년팀들이 직접 테스트에 참여했고 프랑스에 있는 아디다스의 공인구 연구소에서 제작됐다. 특히 퀘스트라에 쓰인 발포폴리스티렌은 선수가 공을 찰 때는 가속력을 더하고 볼을 다룰 때는 부드럽게 되도록 도와준다. 우승은 클라우디오 타파렐의 활약으로 브라질이 차지했다. 트리콜로 -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트리콜로의 디자인은 개최국인 프랑스 국기인 삼색기에 쓰인 청색, 백색, 적색을 강조했으며 삼선의 디자인에도 프랑스의 상징인 수탉과 고속열차, 터빈 등을 넣었다. 또한 이 공인구에는 ‘기포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해 볼의 탄성과 반발력을 극대화시켰다. 참고로 이 소재는 공을 걷어찰 때 에너지를 동일하게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승은 개최국인 프랑스가 차지했다. 피버노바 - 2002년 한일 월드컵 트리콜로에 이어 독일 아디다스 연구소에서 개발한 피버노바는 1978년 대회 이후 최초로 탱고 디자인에서 탈피한 공인구로, 피버(열정)과 노바(별)라는 이름 그대로 디자인을 형상화시켰다. 특히 4개의 바람개비 무늬가 주목을 받았는 데 바깥쪽 황금색은 한일 양국이 월드컵 개최를 위해 쏟은 에너지, 붉은색은 경제성장의 원동력, 그리고 카키색의 삼각무늬는 양국의 균등한 발전을 의미한다고 한다. 또한 탄성, 반발력, 회전력 등 기능 면에서도 이전보다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승은 브라질이 차지했다. 팀가이스트 - 2006년 독일 월드컵 역대 아디다스 공인구 중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팀가이스트는 독일어로 팀의 정신이란 뜻을 담고 있다. 특히 20개의 육각형과 12개의 오각형으로 구성된 깎은 정이십면체에서 8개의 육각형과 6개의 사각형으로 구성된 깎은 정팔면체 모양으로 변화했다는 점에서 트리콜리나 피버노바와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가죽 면수가 크게 감소해 이전 공인구들보다 구형에 더 가깝게 완성됐다. 또한 패널을 연결하는 방식도 열 접착이라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됐으며 공을 찰 때 힘의 전달력이나 공기 저항력이 크게 향상돼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승은 이탈리아가 차지했다. 자블라니 -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자블라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1개 공용어 가운데 하나인 줄루어로 ‘축하’를 의미한다. ‘그립 앤드 그루브’라는 기술을 최초로 도입한 자블라니는 패널을 열로 결합해 공이 공기를 가를 때 저항력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이는 대회 기간 선수들로부터 혹평을 받기도 했다. 우승은 스페인이 차지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손현주 26일부터 영국 MOK스페이스서 ‘섬은 부표다’ 개인전

    손현주 26일부터 영국 MOK스페이스서 ‘섬은 부표다’ 개인전

    음식 칼럼니스트이자 사진가인 손현주(49)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3일(현지시간)까지 영국 런던 박물관거리에 자리한 MOK스페이스에서 개인전 ‘섬은 부표다’(The island is a buoy)전을 연다. 20년간 신문기자로 일한 작가는 2010년 고향인 충남 태안군 안면도로 돌아가 작품활동에 매진해 왔다. 1년간 서울신문에 음식 칼럼(‘계절밥상’)을 연재하기도 했다. 작가는 ‘카메라를 멘 순례자’의 삶을 자처한 지난 4년여의 시간을 렌즈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한번에 보름씩 섬을 일주하며 섬의 맨살을 구석구석 기록해 스스로를 ‘순환 속의 오브제’로 만들었다. 그는 “이 섬에서 소우주인 인간은 부표라는 인위적인 섬을 띄웠다”면서 “부표는 결코 가라앉지 않는다. 우리는 희망이라는 부표를 간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전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작가의 사진을 눈여겨본 런던의 한 큐레이터가 제안해 이뤄졌다.
  • [NOSSA! 월드컵] ‘돌풍의 핵’ 코스타리카…이변 원동력=해외파 경험+무한 자신감

    “그래, 우린 할 수 있어.”(Si, se puede) 지난 21일 코스타리카가 이탈리아를 1-0으로 물리치고 ‘죽음의 조’ D조에서 가장 먼저 16강행을 확정한 순간 헤시피의 페르남부쿠 경기장을 찾은 수천 명의 원정 응원단이 외쳐 댄 구호다. 인구 450만명에 불과한 이 나라가 어떻게 네 차례나 월드컵을 제패한 이탈리아를 일축, 1990년 이탈리아대회 이후 24년 만에 16강에 드는 감격을 맛봤을까. 전문가들은 코스타리카를 조 최약체로 꼽았지만, 팬들은 이번 대표팀이 큰 일을 낼 것이라고 믿었다.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2002년 한·일대회와 2006년 독일대회 때는 고작 3명만 해외 리그에서 뛰고 있었는데 지금은 11명이 유럽에서, 3명이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다. 걸림돌도 많았다. 대회 직전 왼쪽 풀백 브라이언 오비에도(에버턴)와 북중미 예선에서 8골을 터뜨린 스트라이커 알바로 사보리오(솔트레이크)가 부상당했다. 2006년대회 북중미 예선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가 두 번째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호르헤 루이스 핀토 감독은 지난 4월 자동차 사고를 당했다. 다친 곳은 없었지만 20년간 수집한 자료가 담긴 아이패드가 망가지는 바람에 처음부터 다시 자료를 모아야 했다. 그는 이탈리아전 직후 “2006년부터 안드레아 피를로를 연구해 왔다”고 털어놓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핀토 감독은 이탈리아에 견줘 초라하지만 23명이 힘을 합치면 대단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었다. 롤모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조제 모리뉴 감독을 좇아 탄탄한 수비 조직과 기민한 역습 능력을 겸비한 팀으로 조련했다. 코스타리카는 이날 이탈리아를 무려 11차례나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묶었다. ‘파이브백’의 성공률치고는 놀랄 만한 일이다. 태클도 예술이었다. 23개를 성공했는데 옐로카드는 단 한 장뿐이었다. 모리뉴 감독은 얼마 전 “(코스타리카가) 우루과이를 격파했더라도 이탈리아를 꺾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핀토 감독은 “그가 그런 식으로 얘기한 것에 놀랐다. 이탈리아가 매우 어려운 상대란 점은 알지만 우리는 우루과이를 상대했을 때보다 훨씬 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고 단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교황 “마피아는 파문됐다”

    교황 “마피아는 파문됐다”

    교황이 ‘파문’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으로 마피아를 공격했다. 2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를 하루 일정으로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집전 중 “마피아처럼 악의 길을 걷는 자들은 신과 함께하지 않는다”면서 “마피아 단원들은 파문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코카인 유통으로 1년에 약 720억 달러(약 73조 5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이탈리아 최대 조직 ‘은드랑게타’의 본거지에서 그들이 “악마를 숭배하고 공공의 선을 경멸한다”고 비난했다. 교황이 마피아에 대한 ‘파문’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교황청의 치로 베네데티니 대변인은 교황의 발언이 교회법에 의해 파문하라는 정식 칙령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교회에서 파문은 교회 당국의 결정에 의하거나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면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교황의 발언은 마피아에 파문만큼이나 큰 충격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마피아는 평소 자신들이 속해 있는 지역의 신뢰를 얻기 위해 신실한 가톨릭 신도로서 교회와 친밀한 관계인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마피아 단원들은 자신들의 범죄 행위로 인해 사실상 파문됐다고 생각해 앞으로 가톨릭 성찬식에 참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에 앞서 지난 1월 마피아의 세력 다툼에 휘말린 할아버지와 함께 있다가 목숨을 잃은 3세 어린이의 아버지를 만나 위로했다. 교황이 잇달아 마피아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교계 일각에서는 교황이 범죄 조직의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실제로 지난 20년간 수많은 사제들이 마피아와의 싸움에서 목숨을 잃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교황, 마피아 파문 선언…교황 마피아 척결 운동에 보복 표적 우려도 나와

    ‘교황 마피아’ ‘파문’ 교황 마피아 파문 소식이 전해졌다. 교황이 ‘파문’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으로 마피아를 공격했다. 2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를 하루 일정으로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집전 중 “마피아처럼 악의 길을 걷는 자들은 신과 함께하지 않는다”면서 “마피아 단원들은 파문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코카인 유통으로 1년에 약 720억 달러(약 73조 5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이탈리아 최대 조직 ‘은드랑게타’의 본거지에서 그들이 “악마를 숭배하고 공공의 선을 경멸한다”고 비난했다. 교황이 마피아에 대한 ‘파문’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교황청의 치로 베네데티니 대변인은 교황의 발언이 교회법에 의해 파문하라는 정식 칙령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교회에서 파문은 교회 당국의 결정에 의하거나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면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교황의 발언은 마피아에 파문만큼이나 큰 충격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마피아는 평소 자신들이 속해 있는 지역의 신뢰를 얻기 위해 신실한 가톨릭 신도로서 교회와 친밀한 관계인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마피아 단원들은 자신들의 범죄 행위로 인해 사실상 파문됐다고 생각해 앞으로 가톨릭 성찬식에 참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에 앞서 지난 1월 마피아의 세력 다툼에 휘말린 할아버지와 함께 있다가 목숨을 잃은 3세 어린이의 아버지를 만나 위로했다. 교황이 잇달아 마피아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교계 일각에서는 교황이 범죄 조직의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실제로 지난 20년간 수많은 사제들이 마피아와의 싸움에서 목숨을 잃었다. 교황이 마피아 척결 운동을 강하게 밀어붙이자 ‘마피아가 교황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칼라브리아 검찰의 니콜라 그라테리 검사는 “교황이 마피아와 결탁한 일부 성직자들의 행동을 문제 삼으면서 마피아의 보복 표적이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 114㎡ 이상 시프트 단계적 매각

    서울시는 22일 임대주택치곤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던 114㎡(34.5평) 이상 장기전세주택(시프트) 861개를 매각 등의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정리할 방침이라 밝혔다. 시프트는 ‘소유’에서 ‘거주’로 주택의 개념을 바꿨던 민선 4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표적인 주택 정책이었다. 시프트는 주변 시세의 80% 수준에서 무주택자들에게 최장 20년 전세를 제공하는 주택이다. 대상은 2008년 12월 승인받았던 강일지구, 천왕이펜하우스 2·3·5단지, 왕십리주상복합건물 등에 있는 아파트들이다. 2009년 6월 개정된 임대주택법에 따라 20년간 매각제한 조건이 따라붙었던 장기전세주택은 제외하고, 임대주택법 개정 이전에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만든 것만 대상으로 삼았다. 기존 전세계약을 존중하되 자발적으로 계약을 종료한 물량에 한한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필리핀 쌀수입 개방 5년 유예’ 함의 직시할 때

    세계무역기구(WTO)는 어제 우리나라와 함께 유일하게 쌀 시장 개방을 미뤄 왔던 필리핀에 대해 5년간 관세화 의무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안(案)을 승인함에 따라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리나라는 20년간 유지해온 관세화 유예 기간이 올해 끝난다. 정부는 우리의 입장을 오는 9월까지 WTO에 통보해야 하는 일정에 따라 어제 공청회를 여는 등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필리핀의 사례를 냉철하게 분석해 농업인과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해야 한다. 우리가 놓치면 안 되는 것은 필리핀이 쌀 관세화 유예를 추가 연장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뼈 아픈 대가를 치렀다는 사실이다. 필리핀은 쌀 의무수입량을 현재 35만t에서 80만 5000t으로 2.3배 늘리기로 해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의무 수입하는 물량의 관세율도 40%에서 35%로 낮추기로 했다. 육류 등 다른 품목에서도 관세율을 인하하는 등 양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유예가 끝난 뒤에는 시장을 개방하기로 약속했다.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시장 개방의 시기를 불과 5년 연장하는 데 따른 반대 급부는 너무 크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10년씩 관세화 유예 조치를 받았다. 대신 1995년 5만 1000t을 시작으로 10년째인 2004년에는 20만 5000t을 수입했다. 올해는 국내 소비량의 9%가량인 40만 9000t을 들여와야 한다. 시장 개방을 유예하는 대신 1995년 국내 소비량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을 시작으로 매년 의무 수입 물량을 늘린다는 단서에 따른 조치다. 우리나라도 필리핀의 사례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국내 소비량의 20%에 가까운 물량을 수입해야 한다. 우리가 협상에서 쓸 수 있는 카드는 세 가지이지만 아무런 반대 급부 없이 의무 수입 물량을 현재 수준에서 묶는 방안은 승인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시장 개방이나 필리핀식 개방 유예 방안 중에서 택해야 한다. 정부는 300~500%의 관세율을 적용하면 지금보다 수입량이 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개방의 불가피론을 편다. 반면 농민단체 등은 수입량이 늘어 식량주권이 위협받는다면서 반대한다. 일본과 타이완은 관세화 유예 조치가 끝나기 이전에 시장을 개방하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다행히 개방 이후 수입량이 늘지 않아 현실을 직시해 내린 현명한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은 이분법적 논쟁을 할 때가 아니다. 국회도 나중에 정부만 나무랄 생각을 하지 말고 머리를 맞대 궁리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처음부터 저자세로 나올 필요는 없다고 본다. WTO 측에서 보면 강한 방안이라는 인식을 갖게 해 쌀 수출국들과의 협상에서 타협안을 찾아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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