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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의 재난’ 관리 선진국에서 배운다] 美, 도심형 싱크홀은 상하수도관 정비…자연발생형은 보험 해결

    [‘땅의 재난’ 관리 선진국에서 배운다] 美, 도심형 싱크홀은 상하수도관 정비…자연발생형은 보험 해결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오후 2시 미국 뉴욕 브루클린 선셋파크 5번가와 64번가 교차로. ‘횡단보도 폐쇄’라고 적힌 팻말 너머로 공사가 한창이다. 여기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조용하고 평온했던 곳.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전날 밤까지 멀쩡했던 길이 밑으로 큼직하게 뚫렸는데 불안하죠. 처음에는 매캐한 가스 냄새가 진동해서 가스관이 붕괴된 줄 알았어요.”(에드윈 마르티네스·15) 올 8월 4일 이곳에서는 지름 6m의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했다. 수십 년간 지하 6m 깊이의 황토빛 흙에 파묻혔던 거대한 상수도관이 하루아침에 민낯을 드러냈다. 예고 없이 생긴 싱크홀이었다. 원인 조사와 복구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뉴욕시 환경보호과와 용역 계약을 맺은 공사업체 관계자는 “12m를 더 굴착해 관의 상태를 직접 확인해야 정확한 원인 파악이 가능하겠지만, 매설된 지 100년도 더 된 관로의 노후화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최근 발생한 도로 함몰들은 대부분 이런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교차로 인근 상인들은 울상이었다. 도로가 통제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땅 면적이 남한의 98배에 이르는 미국에서는 싱크홀이 다양한 요인으로 형성된다. 서울처럼 인위적인 개발로 발생하는 지반 침하를 일컫는 ‘도심형 싱크홀’이 빈번한 곳이 뉴욕이다. 뉴욕은 브롱크스, 맨해튼, 브루클린, 퀸스, 스테이튼아일랜드 등 5개 자치구(카운티)로 구성돼 있다. 이 중에서도 맨해튼은 선캄브리아기 기반암과 수만년 된 퇴적층이 쌓인 지반이다. 지질 및 토목학 전문가들은 뉴욕을 지반이 단단한 암석으로 이뤄진 지역으로 손꼽는다. 덕분에 건축물을 세우거나 터널을 뚫어 지하철을 개통해 지하수를 퍼내도 부분적인 도로 함몰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뉴욕에도 복병은 있다. 노후화된 사회기반시설이다. 지하철, 상하수도관 등 시내 대부분의 사회기반시설은 세워진 지 100년이 넘었다. 지하 구조물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상수도관이다. 미국수도협회(AWWA)에 따르면 미국에서 상하수도관이 매설된 시기는 크게 1800년대 후반, 1920년대 후반, 제2차 세계대전(1945년) 이후로 나뉜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향후 20년간 노후화된 상하수도관 정비가 가장 시급한 지역은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3개 주다. 3350억 달러(약 381조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새뮤얼 아리아라트남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미국에서 도심형 싱크홀이 발생하는 가장 큰 요인은 상하수도관 파손 때문”이라며 “파이프(관로)가 손상된 지점에는 대부분 싱크홀이 생긴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 8월 4일과 6일 이틀 간격으로 브루클린, 브롱크스 등 뉴욕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싱크홀은 모두 노후화된 상수도관 파손이 원인이었다. 수압이 거센 상수도관에 균열이 생겨 새나간 물이 지반을 연약하게 만들었다. 흙이 물에 쓸려 빠져나가면서 형성된 지하 동공은 비가 많이 오면 지표면부터 가라앉는다. AWWA와 미국 환경보호청(EPA) 등은 상하수도관 파손의 원인, 피해 규모 등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노후화된 상하수도관의 교체율은 전체의 0.5%에 그친다. 밥 브링크먼 뉴욕 롱아일랜드 호프스트라대 지질학과 교수는 “주정부 차원에서 상하수도관에 사용된 소재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수명을 예측해 순차적으로 교체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수만㎞의 관로를 일일이 점검하려면 워낙 비용이 많이 들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퀸스 화이트스톤 지역에서는 2009년 다른 이유로 땅이 자주 꺼졌다. 홍수가 빈번한 저지대에 배관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게 요인이었다. 비가 올 때마다 갑자기 늘어난 물의 양을 소화할 배관 시설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통상 하수도관은 물이 관로의 50%도 채우지 않고 흐르는 게 일반적인데, 이 지역은 하수도관을 통과하는 물의 양이 관로의 수용 능력을 초과했다. 이 때문에 관로는 빠르게 낙후됐고 지하수 유실 등으로 지반까지 약해지면서 도심형 싱크홀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당국은 배관 시스템 재정비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뉴욕은 한국과 달리 사전 시추조사가 법으로 의무화돼 있지는 않다. 시추조사는 지하에 있는 흙을 직접 채취해 지질 구조를 분석하는 조사다. 뉴욕은 이런 세부 사항은 시공자와 발주자가 협의해 정하도록 내버려 뒀다. 자율이 주어지되 엄격한 책임이 따르도록 했다. 에드 카바잔지안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이자 미국토목학회(ASCE) 전 회장은 “부실 시공으로 나중에 인근 건물주나 시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시정부를 비롯해 다양한 주체들이 시공사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걸고 보상을 받게 돼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주형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한국이나 일본은 법적으로 의무화된 사항들이 많다 보니 지반조사가 안전을 담보할 수준으로 됐느냐보다는 의무사항을 준수했느냐, 즉 형식적인 측면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있다”며 “그에 비해 안전 자체에 좀 더 중점을 두는 미국 시스템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텍사스, 앨라배마, 켄터키, 펜실베이니아 등 7개 주는 미국에서 지질적 요인에 의한(자연발생형) 싱크홀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곳이다. 이 지역의 지반을 구성하는 석회암, 암염 등이 지하수, 빗물 등 물과 만나 녹아내리면서 지하에 빈 공간이 만들어졌다가 약해진 지반이 내려앉아 구멍이 뚫려 발생하는 형태다. 2013년 2월 28일 플로리다주에서는 집에서 잠자던 남성이 순식간에 15m 땅속으로 빨려들어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날 이후 싱크홀에 대한 공포가 커지자 미국 내무부 산하 지질조사국(USGS)은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같은 해 위성, 레이더 등으로 싱크홀의 전조 증상을 탐사해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 지도 제작에 들어갔다. USGS는 미국 전체 영토의 40%가 지질적 요인으로 싱크홀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플로리다주에서 싱크홀이 화두가 된 것은 20세기 이후다. 지질 상태는 그대로였지만 지역 내 유입 인구가 늘면서 대지 사용률이 높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싱크홀 문제가 생겨났다. 싱크홀로 인한 재산 피해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골머리 앓았다. 그 결과 나온 대안이 ‘시장의 손’에 맡기는 것이었다. 플로리다에서 보험업을 하려면 싱크홀 관련 보험 상품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단, 서서히 일어나는 지반 침하는 싱크홀 범주에서 제외된다. 부동산 소유자들이 위험을 사전에 충분히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플로리다주 정부는 1970년대 센트럴플로리다대학에 ‘싱크홀 인스티튜트’라는 전담 연구기관을 설립했다. 지금은 이 기관의 기능이 플로리다주 지질조사국(FGS)으로 이관됐다. 싱크홀 발생 후 원인 조사 및 복구도 부동산 소유자와 보험사가 해결해야 할 몫이다. 플로리다주 소방 당국은 싱크홀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해 수도, 가스 등에 이상이 없는지만 확인한다. 지반이 무너진 이유에 대해서는 부동산 소유자가 직접 지질공사 업체를 고용해 비용을 지불하고 조사해야 한다. 글 사진 뉴욕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새 영화] ‘택시’

    [새 영화] ‘택시’

    잠시 거리를 비추던 카메라가 서서히 앞으로 굴러간다. 거리 풍경이 다가온다. 저마다 자신만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한명 한명 타고 내리는 것을 보니 이 차는 택시가 분명하다. 한 남성과 뒤늦게 합승한 여교사가 사형 제도를 놓고 설전을 벌인다. 최신 미국 영화와 드라마를 팔러 다니는 불법 복제 DVD업자가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친 남편과 부인은 울부짖는다. 한 꼬마 아이는 상영 금지 되지 않을 영화를 찍겠다며 학교에서 귀동냥했다는 지침을 나열한다. “남녀 간 접촉을 삼가라, 추악한 리얼리즘을 피하라, 폭력을 피하라,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이슈를 다루지 말라….” 어찌 보면 내용은 하품이 날 정도로 지루하기 짝이 없다. 화면도 그저 투박하고 단조롭다. 계기판 쪽에 부착된 것으로 보이는 카메라를 앞뒤로 돌려 가며 담은 좁은 택시 내부와 창 밖 풍경이 스크린에 비치는 전부다. 결코 택시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는 카메라는 그러나, 운전기사와 승객들의 대화만으로 이란 사회의 차가운 내면을 들려준다.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온 과정을 깨닫는 순간 가슴에서 뜨거운 게 울컥 올라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5일 개봉하는 ‘택시’는 자파르 파나히의 작품이다. 이란이 배출한 세계적인 감독이다. 만드는 작품마다 칸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등에서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대개 보수적인 이란 사회를 비판했다. 이란 정부는 2010년 그를 반체제 인사로 낙인찍고는 20년간 영화 연출, 시나리오 집필, 해외 출국, 언론 인터뷰를 금지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2011), ‘닫힌 커튼’(2013)에 이어 ‘택시’까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여봐란듯이 작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마치 “나는 영화를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고 웅변하는 것 같다. ‘택시’는 택시 운전기사가 돼 승객들 대화를 담으면 자유롭게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처음엔 일반 시민들의 대화를 찍었으나 적어도 택시 안에서만큼은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카메라를 껐다. 대신 지인들을 실생활 모습 그대로 출연시켜 보름간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오가며 촬영했다. 그렇게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로 보내진 작품은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았다. 영화인을 향한 이란 사람들의 무한한 애정이 무척 감동적이다. 마지막 승객으로 탑승한 실제 이란의 여성 인권 변호사는 파나히 감독에게 꽃 한 송이를 주며 “이건 영화인들에게 바칩니다. 영화인들은 믿을 수 있잖아요”라고 말한다. 짧아도 너무 짧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떠오르는 의문. ‘오늘날 한국 사회는 이란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전체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영화] ‘소통의 해방구’ 택시안에서의 이란 사회-택시

    [새영화] ‘소통의 해방구’ 택시안에서의 이란 사회-택시

     잠시 거리를 비추던 카메라가 서서히 앞으로 굴러간다. 거리 풍경이 다가온다. 저마다 자신만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한명 한명 타고 내리는 것을 보니 이 차는 택시가 분명하다. 한 남성과 뒤늦게 합승한 여교사가 사형 제도를 놓고 설전을 벌인다. 최신 미국 영화와 드라마를 팔러 다니는 불법 복제 DVD업자가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친 남편과 부인은 울부짖는다. 한 꼬마 아이는 상영 금지 되지 않을 영화를 찍겠다며 학교에서 귀동냥했다는 지침을 나열한다. “남녀 간 접촉을 삼가라, 추악한 리얼리즘을 피하라, 폭력을 피하라,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이슈를 다루지 말라.”  어찌 보면 내용은 하품이 날 정도로 지루하기 짝이 없다. 화면도 그저 투박하고 단조롭다. 계기판 쪽에 부착된 것으로 보이는 카메라를 앞뒤로 돌려 가며 담은 좁은 택시 내부와 창 밖 풍경이 스크린에 비치는 전부다. 결코 택시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는 카메라는 그러나, 운전기사와 승객들의 대화만으로 이란 사회의 차가운 내면을 들려준다.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온 과정을 깨닫는 순간 가슴에서 뜨거운 게 울컥 올라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5일 개봉하는 ‘택시’는 자파르 파나히의 작품이다. 이란이 배출한 세계적인 감독이다. 만드는 작품마다 칸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등에서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대개 보수적인 이란 사회를 비판했다. 이란 정부는 2010년 그를 반체제 인사로 낙인찍고는 20년간 영화 연출, 시나리오 집필, 해외 출국, 언론 인터뷰를 금지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2011), ‘닫힌 커튼’(2013)에 이어 ‘택시’까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여봐란듯이 작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마치 “나는 영화를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고 웅변하는 것 같다. ‘택시’는 택시 운전기사가 돼 승객들 대화를 담으면 자유롭게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처음엔 일반 시민들의 대화를 찍었으나 적어도 택시 안에서만큼은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카메라를 껐다. 대신 지인들을 실생활 모습 그대로 출연시켜 보름간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오가며 촬영했다. 그렇게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로 보내진 작품은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았다.  영화인을 향한 이란 사람들의 무한한 애정이 무척 감동적이다. 마지막 승객으로 탑승한 실제 이란의 여성 인권 변호사는 파나히 감독에게 꽃 한 송이를 주며 “이건 영화인들에게 바칩니다. 영화인들은 믿을 수 있잖아요”라고 말한다. 짧아도 너무 짧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떠오르는 의문. ‘오늘날 한국 사회는 이란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전체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다시 태어난 ‘동양의 햄릿’

    다시 태어난 ‘동양의 햄릿’

    ‘복수란 무엇인가.’ 서사예술의 화두 중 하나다. 복수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 가을마당 네 번째 작품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중국 4대 비극 중 하나인 ‘조씨고아’(趙氏孤兒)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조씨고아’는 사마천의 ‘사기’에 수록된 춘추시대 역사적 사건을 중국 원나라 때 작가 기군상이 연극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18세기 유럽에 소개돼 ‘동양의 햄릿’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중국에선 천카이거 감독이 2010년 ‘천하영웅’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했고, 2013년엔 CCTV에서 41부작 드라마로 방영돼 드라마 부문 대상과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극은 조씨 가문 300여명이 살육되는 멸문지화 속에서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삭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식까지 희생하는 비운의 필부 ‘정영’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권력 쟁취를 위해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는 도안고와 그에 맞서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아낌없이 목숨을 내놓는 ‘한궐’, ‘공손저구’ 등 의인들의 살신성인이 비장미를 더한다. 정영은 수많은 사람의 희생 끝에 살아남은 고아 ‘정발’을 20년간 키우며 복수의 칼을 간다. 고전 재해석의 귀재, 고선웅이 연출을 맡았다. 4년 전 희곡 ‘조씨고아’를 읽고 원작의 연극성과 묵직한 주제에 반해 무대에 올릴 결심을 했다. 그는 “중국 원나라의 잡극(雜劇·가극 형태의 희곡)이 제가 생각하는 연극의 원형에 가장 가깝다”며 “잡극의 특성을 살려 최소한의 무대로 자유롭게 시공간을 넘나드는 연극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이 생기기 전 중국 사회에서 용인됐던 복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복수란 무엇인지, 그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장두이, 임홍식, 하성광 등 중견에서 노장까지 실력파 배우들이 복수의 대서사시를 이끌어 간다. 4~22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2만~5만원. 1644-2003.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20대부터 채소·과일 많이 먹어야 심장병 발병 ↓ - 美 심장협회

    20대부터 채소·과일 많이 먹어야 심장병 발병 ↓ - 美 심장협회

    20대의 젊은 나이부터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50~60대가 돼도 심장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적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심장협회(AHA) 연구진이 평균나이 25.3세 젊은 남녀 2506명(여성 62.7%)을 대상으로, 1985년부터 20년간 하루 평균 2000칼로리(kcal)의 식사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추적 조사했다. 이중 채소와 과일을 가장 많이 섭취해온 그룹의 평균에 해당하는 여성은 하루 9번, 남성은 7번 채소와 과일을 섭취한 반면,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의 평균 여성은 하루 3.3번, 남성은 2.6번밖에 섭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20년간에 걸친 조사가 끝난 시점에 모든 참가자를 대상으로 심장 CT 촬영을 시행해 관상동맥에 플라크가 얼마나 쌓였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고 있던 사람들은 가장 먹지 않는 사람들보다 20년 뒤 플라크 양이 26%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미에데마 박사(미국 미네아폴리스 심장연구소)는 “우리는 흡연과 운동, 교육 등 모든 요인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로부터 젊었을 때부터 채소 등을 먹는 것이 심장질환이 발병하기 어렵게 한다고 연구진은 결론지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플라크는 콜레스테롤과 지방 성분, 죽은 세포, 칼슘, 혈액응고 시 형성되는 섬유형 단백질 등으로부터 만들어져 축적되면 혈액의 통로가 막혀 심장마비와 같은 질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한 이는 동맥을 딱딱하게 만드는 동맥경화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는 보통 50~60대가 되면서부터 위험을 미친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협회(AHA) 공식학술지인 ‘써큘레이션’(Circulation) 온라인판 최신호(10월 26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과테말라 ‘40대 신인’ 돌풍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 당선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코미디언 출신이 중미 과테말라 대통령에 당선됐다. 25일(현지시간) 대선 결선투표에서 중도 성향 국민통합전선(FCN)의 지미 모랄레스(46) 후보가 68%를 얻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모랄레스는 “부패와 싸우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아들이겠다”면서 승리를 선언했다.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로 관심을 끌었던 산드라 토레스(60) 후보는 패배를 인정했다. 이번 대선은 전임 오토 페레스 몰리나 대통령이 부정부패 의혹으로 지난달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서 실시됐다. 유엔 조사단이 현지 검찰과 수사한 결과 공금 횡령 혐의가 포착됐고, 페레스 전 대통령은 수감됐다. TV 코미디언 출신인 모랄레스는 자신을 정치 ‘아웃사이더’로 규정하며 기존 정치인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부패도 도둑도 아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반부패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정치 풍자쇼 등을 진행하는 등 20년간 코미디언으로 활동한 그에겐 정치 경력이라고는 2011년 믹스코 시장 선거에 출마한 게 전부다. 한편 이날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당선자가 나오지 않았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집권당인 승리를 위한 전선(FPV) 후보 다니엘 시올리(58)와 야당 공화주의제안(PRO) 소속인 마우리시오 마크리(56)가 각각 35%를 얻어 11월 22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울 지방분권 국제포럼] “중앙정부의 서울시 실·국·본부 17개 제한은 형평성 어긋나”

    [서울 지방분권 국제포럼] “중앙정부의 서울시 실·국·본부 17개 제한은 형평성 어긋나”

    올해로 한국의 지방자치가 성년을 맞았다. 20년간 각 지방자치단체는 민의를 반영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그 취지에 부합하는 권한과 책임은 갖추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서울신문과 서울시는 ‘지방자치 날개를 펴다’를 부제로 ‘서울 지방분권 국제포럼’을 개최해 전문가들과 지방자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중앙정부가 서울시의 실·국·본부 수를 17개로 한정한 것은 형평성, 논리성에 모두 맞지 않습니다.” 26일 서울신문과 서울시가 주최한 국제포럼 ‘서울 지방분권 국제포럼’에서 1세션(실질적 자치조직권 실현)의 발제를 맡은 김찬동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자치법에서 자치조직권을 지자체에 부여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 심각한 직무 유기”라면서 “법률로 부시장, 부지사, 부군수, 부구청장의 숫자까지 통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시·도에 설치하는 실·국·본부의 기준도 문제다. 통상 도시화된 광역시의 경우 인구 50만명당 1개씩 실·국·본부를 추가 설치하는 산술적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인구가 1200만명 정도인 경기도는 21개의 실·국·본부를 설치했다. 반면 서울시는 1038만명의 인구에도 실·국·본부 수를 17개로 한정했다. 김 교수는 “주먹구구식 숫자 정하기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해소하려면 중앙정부가 지자체의 조직관리를 통제하려는 행정관리철학을 담고 있는 행정법제를 고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자치조직권을 인정하기 위해 지자체도 네 가지의 책임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의회의 권한 및 역량 강화, 조직인사위원회의 독립성 및 전문성 강화, 조직인사의 투명성 및 공개성 확보, 시민단체 및 주민단체의 행정 참여 역량 강화 등이다. 그는 “지자체를 통제하는 주체가 중앙정부에서 지자체 내부의 행정 참여자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지방분권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윈윈 게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경환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위원은 “서울시의회는 1000만명 시민의 대표 기관이고 35조원의 예산을 다루지만 의원 보좌관도 없고 인사청문권도 없어 자연스럽게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면 정치권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재복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효율적인 조직관리에 대해 지자체 간 비교·평가를 하고 우수한 곳에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치입법권을 다룬 2세션의 발제자로 나선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에 반영된 지방자치 관련 조문이 2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자체의 입법권을 보장하기 위해 조례를 ‘법령’의 범위 안에서 제정토록 한 것을 ‘법률’로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행정부가 부령 등 자의적인 권한으로 자치입법권을 통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양숙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치입법권의 확대는 현대복지국가에서 지역주민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하고 지역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반영하는 정책을 담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우선 지자체보다 지방정부라는 용어를 사용해 자치입법권의 강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면서 “또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가 중앙집권 체제의 산물이기 때문에 지방분권적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방자치 20년을 맞이해 열린 이번 포럼에는 학계, 관계 등에서 300여명이 모여 지방분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굿바이, 국민 유격수

    굿바이, 국민 유격수

    ‘국민 유격수’ SK 와이번스의 박진만(38)이 은퇴를 선언했다. SK는 박진만이 20년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1군 수비코치를 맡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박진만은 1998·2000·2003·2004년 등 4차례 현대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2005·2006년 2차례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동메달),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금메달) 등 국제대회에서도 맹활약해 ‘국민 유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0시즌 종료 후 SK로 이적한 박진만은 5년 동안 SK 유니폼을 입고 인천 야구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박진만은 20시즌 동안 1993경기에 출장해 1574안타, 153홈런, 781타점, 94도루, 타율 .261을 기록했다. 박진만은 무릎 재활을 마치고 내년 1월 선수단에 합류해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부동산 시장 ‘훈풍’] 동계올림픽 수혜로 안정성 ‘튼튼’

    [부동산 시장 ‘훈풍’] 동계올림픽 수혜로 안정성 ‘튼튼’

    초저금리 시대에 맞춰 수익형, 분양형 호텔이 선보이고 있지만 옥석 가리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1~2%의 수익률보다는 안정성을 먼저 강조한다.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의 4계절 종합휴양지 보광휘닉스파크 관광단지 안에 들어서는 ‘더화이트 호텔’(조감도)은 규모와 안정성 등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강원 평창군 봉평면 면온리에 위치한 호텔은 지하 2층~지상 10층, 총 598실 규모로 호텔동, 테라스동, 빌라동으로 구성된다. 호텔동1은 모두 418실로 전용면적 34㎡의 단일면적으로 만들어진다. 호텔동2는 총 60실이며 전용 61㎡, 71㎡, 100㎡, 106㎡로 조성된다. 테라스동은 20실이며 전용 79㎡, 83㎡로 설계된다. 테라스동에는 외부 자연과 연결된 테라스와 독립된 스파시설이 갖춰진다. 국제자산신탁이 시행신탁을 맡았으며 시공은 포스코ENG가 책임 준공할 예정이다. 운영은 종합리조트를 20년간 운영해 온 노하우를 지닌 보광휘닉스파크가 맡는다. 건물과 토지는 등기 분양을 통해 수익형 호텔이나 별장으로 이용 가능하다. 임대수익은 실투자금 대비 연 10% 이상을 7년간 확정받게 된다. 휘닉스파크 관광단지는 연간 250만명 이상이 이용한다. 평창은 올림픽 특구 지정으로 인한 각종 인프라 확장과 올림픽 이후 지속적인 투자로 최대 수혜 지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7년 완공하는 서울~강릉 간 KTX로 인해 서울에서 평창까지 거리가 1시간대로 좁혀지고 제2영동고속도로 신설 등 교통 접근성이 개선되는 게 결정적이다. 청약금은 300만원이며 동·호수는 선착순으로 로열층을 우선 지정한다. 중도금은 전액 무이자로 진행된다. 준공은 2016년 12월 예정. (02)563-5008.
  • ‘신경숙 표절 파문’ 문학동네 대표 퇴진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파문과 관련해 ‘문학권력’으로 비판받아 온 출판사 문학동네의 강태형 대표이사와 계간 ‘문학동네’ 1기 편집위원 6명의 퇴진이 공식 결정됐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25일 “지난 24일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주주 투표에 따라 강 대표가 물러나고 염현숙 이사가 차기 대표에 오르는 것으로 공식 결정됐다”고 밝혔다. 또한 “남진우·류보선·서영채·신수정·이문재·황종연 등 ‘문학동네’ 1기 편집위원도 다음달 발행되는 겨울호를 끝으로 계간지에서 손을 떼기로 했고 현재 주간인 차미령 평론가도 개인 사유로 편집위원 사퇴를 밝혀 모두 7명이 물러나게 됐다”며 “차기 운영과 쇄신은 2기 편집위원의 손에 달렸다”고 밝혔다. 만 20년간 문학동네를 이끌어 온 강 대표는 편집·경영 임원직에서 물러나고 선임 편집자로서 책 편집 업무를 하기로 했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1993년 12월 창립됐고 계간 ‘문학동네’는 이듬해 창간했다. 계간지 창간 이후 신경숙, 은희경, 김영하, 김연수 등 주요 작가의 작품을 연재하면서 한국 대표 문학 출판사로 자리를 잡았다. 앞서 문학동네는 지난 9월 초 발간된 ‘문학동네’ 가을호에서 신 작가의 표절 논란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인적 쇄신을 예고한 바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2017년부터 美 셰일가스 첫 도입 에너지 수급·수출 ‘두 마리 토끼’

    2017년부터 美 셰일가스 첫 도입 에너지 수급·수출 ‘두 마리 토끼’

    세계 최대 정유공업지대인 미국 텍사스주 남동부 휴스턴. 이곳에서 동쪽으로 160㎞를 달리면 멕시코만에 인접한 경계도시 루이지애나주 캐머런 패리시에 미국 에너지기업 셰니에르사의 ‘사빈 패스 액화천연가스(LNG) 기지’가 나타난다. 허허벌판 속에 우뚝 선 사빈 패스는 미국이 셰일가스를 본격적으로 수출하기 위해 LNG 인수기지를 수출기지로 전환시키는 곳이다. ●가스公, 연간 280만t 국내에 들여와 한국가스공사가 계약한 20만㎡ 부지에 세워진 제3액화공정설비(트레인)는 내년 2월 완공을 앞두고 천연가스들이 지나다닐 거대한 은색 파이프라인들로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현재 공정률은 70%. 시운전을 거쳐 2017년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영국과 스페인이 각각 체결한 제1·2 트레인에서는 공정 과정에서 버려지는 가스를 태워버리는 굴뚝형 방사탑에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지난 12일 현장에서 만난 대런 그랜저 엔지니어링·건설 분야 수석 부사장은 “넉 달 뒤에는 완공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24시간 풀가동에 4500명이 근무할 예정으로 폭우, 지진 등 기상이변에도 자체 보호시설이 갖춰져 있어 매우 안전하고 환경오염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남는 물량 제3국으로 전략적 수출 가스공사는 2017년부터 셰일가스 혁명의 진원지인 미국의 셰일가스를 연간 280만t(약 2조 8000억원)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한다. 이는 인구 1000만명 도시 서울의 LNG 연간 사용량(500만t)의 절반이 넘는 물량이다. 국내 전력 수급 사정상 남아도는 셰일가스는 공급자 동의 없이 제3국으로 전략적 수출도 가능하다. 이 셰일가스는 2037년까지 20년간 수급된다. 가스공사는 총생산량 350만t 가운데 70만t은 미국 에너지사 토털에 되팔 계획이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과 수출을 동시에 이뤄내는 ‘일석이조’ 프로젝트인 셈이다. ●2024년까지 에너지 부족분 해소 중장기적 수급 목적으로 2012년 1월 셰니에르와 사빈 패스 매매계약을 체결한 가스공사는 2024년까지의 에너지 부족 물량 상당 부분을 해소하게 됐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기존 계약 물량을 줄이면 연간 300만~2억 3000만 달러의 도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공사는 유가와 미국천연가스거래소인 헨리허브(HH) 전망에 비춰 사빈 패스 가격 수준이 다른 북미산 LNG 계약보다 4~11% 저렴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은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 구축을 위해 장기적으로 북미 등 태양평 연안에 사빈 패스 같은 10조원 규모의 LNG 액화 설비를 직접 건설해 원료가스 구입부터 생산, 운영까지 맡아 LNG 도입 비용을 크게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에는 첫 한국형 LNG 생산기지 멕시코에는 우리나라가 건설-소유-운영(BOO·build-own-operation)하는 최초의 한국형 LNG 생산기지(한국기업 지분 62.5%)가 있다. 멕시코 만사니요 LNG 터미널은 가스공사가 삼성물산 등 민간기업과 함께 입찰에 참여해 멕시코전력청으로부터 LNG 인수기지 운영권(2012~31년)을 따내고 30년간 쌓아온 인수 기술을 수출한 첫 사례다. 이곳에서는 페루, 나이지리아에서 들여온 액화 형태의 LNG를 기화시켜 멕시코 중서부 도시인 만사니요와 과달라하라 등에 공급한다. 2008년 기준 623억원을 투자해 2012년 상업 운전을 한 지 3년 만에 절반에 가까운 302억원을 회수했다. 글 사진 휴스턴(미국)·만사니요(멕시코)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오늘의 눈] 금융개혁 ‘우간다와 잃어버린 20년’/이유미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금융개혁 ‘우간다와 잃어버린 20년’/이유미 경제부 기자

    외환위기 이전이었던 1990년대 중반 국내 기업 중 법인세를 가장 많이 냈던 곳은 어디일까. 바로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의 전신인 제일은행이다. 1994년 발표한 ‘1993년 법인세 100대 법인 현황’에 따르면 당시 제일은행은 1994년 한 해 동안만 810억원을 법인세로 납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 면에서 제일은행이 국내 1위 기업이었던 셈이다. 직전까지 1위를 차지했던 현대중공업은 그해 3위(562억원)로 밀려날 만큼 그 당시 금융산업의 위상은 대단했다. 강산이 두 번 바뀐 오늘날 국내 금융산업의 위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가 우간다보다 못 하다는 결과가 나와 금융권이 ‘초토화’됐다. 일각에선 조사의 공신력에 의문을 제기했고 또 다른 한편에선 “자존심에 큰 생채기가 났다”며 금융개혁을 외쳤다. 금융권을 일순간 충격에 빠뜨린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우간다가 궁금해졌다. 세계지도를 펼쳐 우간다 위치를 확인해 봤다. 아프리카 동부 케냐 옆에 자리잡고 있는 이 나라보다 한국 금융시장 경쟁력이 뒤처지는 이유는 뭘까.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거치며 국내 5대 시중은행이었던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가 문을 닫았다.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 시중은행들이 함께 철퇴를 맞았다. 여타 은행들도 공적 자금이 투입되며 지금까지도 경영정상화 이행 계획이란 족쇄를 발목에 차고 있다. 이는 곧 금융산업 위축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지난 20년 동안 제조업과 금융산업의 간극 차이는 크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1485조 780억원에서 국내 금융업(75조 5580억원)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은 5.09%에 그쳤다. 2008년 GDP(1104조 4920억원)에서 금융업 비중이 5.88%(64조 9280억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금융업의 경쟁력은 해마다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거둬들인 순이익은 23조 3944억원이었다. 리딩 그룹이라 불리는 신한금융의 같은 기간 순익이 2조 824억원인 것만 놓고 봐도 제조업과 금융산업의 체급 차이는 현격하게 벌어져 있다. 이를 두고 “국내 금융산업이 20년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자조도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에서 최근 ‘금융개혁 긴급 설문’을 한 결과 금융권에선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금융산업의 발목을 잡는다고 성토했다. 반대로 금융 당국은 “금융권 보신주의와 구태의연한 영업 관행’을 주범으로 지목했다. 민(民), 관(官) 모두 ‘남 탓’ 하기 바빴다. 국내 금융산업의 초라한 배경을 단선적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규제산업인 금융업을 제조업과 동일선상에 놓고 단순 비교하기도 어렵다. 다만 금융산업의 ‘잃어버린 20년’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수출 엔진이 식어 가고 있는 지금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인 금융업의 도약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우간다보다 못한 금융 수준에 ‘자존심 상한다’며 분개하지 말자. 그보다는 금융 당국과 금융권 모두 ‘계급장 떼고’ 우간다조차 배워 보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금융개혁을 위해 손발을 맞춰 나가야 한다. yium@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국내 4년제 대학 유일 외국인 총장’ 존 엔디컷 우송대 총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국내 4년제 대학 유일 외국인 총장’ 존 엔디컷 우송대 총장

    반핵운동가 겸 한반도 문제 전문가. 두 차례에 걸친 노벨 평화상 후보. 국내 4년제 대학 총장 중 유일한 외국인 총장. 직접 강의도 하는 총장. 대전에 있는 우송대 존 엔디컷(79) 총장이다. 2007년 미국에서 솔브릿지대학 교수로 부임, 2009년부터 7년째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학가의 해외석학 초빙 사업이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는 가운데 외국인으로서 국내 대학 총장으로 일하는 그를 만나 대학 운영과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에 대한 입장 등을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 5일 우송대 솔브릿지 경영대학 내 사무실에서 했다. →두 차례나 노벨 평화상 후보로 올랐다고 들었다. -지난 20년간 조지아공대 교수 및 국제전략정책센터 소장으로 근무하며 동북아 정세를 연구했다. 1991년 한반도·일본·대만·몽골·시베리아·중국 동북부에서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 민간운동인 ‘동북아제한적비핵지대화회의’(LNWFZ-NEA) 개념을 이끌어 내는 등 동북아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2005년에 LNWFZ-NEA 사무국과 함께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9년에도 올랐다. 2005년에는 후보 랭킹 7위였다. →한국과의 개인적 인연이 있다면. -처음 한국을 방문한 건 미 공군 장교로 일본에서 근무하던 시절이다. 1959년이다.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2주간 파견 근무했다. 국민소득 60달러였을 때로 민둥산에 황량한 분위기였다. 이후 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이나 김신조 습격 사건 등 남북 간 중요 사건이 있을 때도 방문했다. 제 분야가 동북아 연구였던 만큼 한국에 언제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미 공사 교수로 있을 때는 ‘동아시아의 정치학’이라는 입문서도 공동 저술했다. 한국, 북한, 일본 부문 기록을 내가 맡았다. 고향인 애틀랜타의 한인들과도 교류하고 미 중서부 상공회의소 소장도 맡은 적이 있다. 베트남 복무 시에는 따뜻한 된장찌개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며 백마사단 관계자와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다. →총장 취임 당시 다짐과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총장직을 수행하기 시작할 때 설정한 목표는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교육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학생들의 소프트 스킬, 그러니까 인간적 기반 능력 자체를 강화시키는 것이었다. 1991년부터 동북아시아 비핵화 운동을 하며 세운 ‘이웃 사촌 아시아’라는 개념의 현실화 또한 부수적인 목표로 세웠다.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전자는 매우 성공적이며 후자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 우리 졸업생들은 사회에서 기대하는 인재상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고, 우송대는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특성화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 솔브릿지대의 경우 2007년 개강 당시 학생 29명에 교수 8명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유학생만 38개국에서 1000명 이상이 와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하며 유학생들에게는 한국어를, 한국 학생들에게는 중국어를 의무과정으로 3년간 듣도록 하고 있다. 성적을 매기자면 5점 만점에 4.5점이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총장이면서 직접 강의도 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일반적으로 미국도 총장이 강의하는 것은 드물다. 하지만 나는 내 관심 분야에서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게 좋다. 지금은 미국사 강의를 하고 있으며, 다음 학기에는 동북아 정치를 할 계획이다. 한번은 중국 유학생이 고구려는 중국 역사라고 하길래 그렇게 생각하느냐며 웃으며 말해 주었다. 역사적으로 한국 역사라고 말이다. →우송대는 1년 4학기제를 운용하는데 2학기제와 비교해서 어떤 이점이 있나. -내가 오하이오주립대를 다녔는데 4학기제였다. ROTC 후보생이었던 관계로 다른 학교 생도들보다 4개월 일찍 임관하면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 와 보니 방학기간이 너무 길더라. 방학이 길면 외국어를 배우더라도 까먹는다. 집중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2010년부터 4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간호학과처럼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학과생들과 필요에 의해 졸업을 늦추려는 학생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3년 6개월 만에 졸업하고 있다. 졸업생들이 사회 진출 준비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본다. 다른 대학에서도 우리를 벤치마킹하러 온다. 4학기제를 다른 대학들도 도입할 만하다고 본다. →교수진의 연구 역량 강화, 학생 취업률 제고, 대학 경영 개선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게 국내 대학의 현실이다. 대학 총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연구 부문에 중점을 두고 답변드리자면 우송대는 연구 중심 대학이 아니라 교육 중심 대학이다. 물론 교수 연구를 독려하고 우수한 연구자에게는 충분한 인센티브를 부여하지만 연구의 전반적 방향성은 주로 학생들의 수혜를 목표로 한다. 취직의 경우는 취지는 잘 이해하고 있다. 대졸자들이 직장을 찾기 힘든 것은 세계적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로 전국 대학 총장들을 초대한 적이 있다. 학생들에게 좋은 직장을 갖게 노력해 달라고 했는데 공감했다. 다행히 우리 대학은 특성화 대학으로서 이 분야에서 꽤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정부 압박으로 인해 대학가 전반에서 “우리가 취업 알선가인가, 교육자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개인적인 의견은 약간 부담이 될지라도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을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아래 대학 총장이 할 일은 학교의 상징으로서 우뚝 서고 교원, 직원, 학생들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술적, 윤리적 표본으로서 모두에게 각인되고, 대학에서 행하는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요지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학생들이 우리의 미래 아닌가. →등록금 규제나 대학 총장 간선제 등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은 어떻게 보나. -선거를 통해 임명된 게 아니기에 한국 대학의 총장 선거에 대해서는 제 의견을 피력할 수 없음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등록금 규제 문제의 경우 미국에서도 부모 지원보다는 학생 대출에 의존하는 관계로 졸업생들이 20만 달러(약 2억 2000만원) 이상의 빚을 지는 모습이 흔할 정도다.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은 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이어야지 규제를 위한 정책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자유경쟁이라는 시장 논리로 해결될 수 있는 과제를 억지로 붙들어 매는 형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 최선, 최신의 교육을 제공하려면 등록금은 교육 방식의 발전에 따라 증가한 비용을 반영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연구윤리 위배 등 교수 사회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에 대해서는. -전 부정에 대해서는 누가 됐든 타협하지 않는다. 윤리란 국가와 국민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인 만큼 관계가 어떻게 되든 그 누구도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 한밤중에 아무도 없는 횡단보도의 초록불에 멈추는 것부터 페리선의 선박 규정까지 법과 규정은 동일한 관점으로 엄중히 관리, 집행돼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다른 이의 학술적 성취를 무단 도용하는 것은 절대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취업 때 지원자 학벌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채용 문화가 한국에 형성됐다고 보는지. -50년간 사회인으로서 활동한 제 경험에 기반해 말씀드리면 개인의 능력이 학력을 압도하는 현상이 점점 증가 추세에 있다고 본다. 아직도 사람의 배경이 취직 첫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그 단계를 넘어가고 실무에 투입됐을 때는 결국 업무 능력에서 승부가 갈리게 돼 있다. 물론 고학력이 요구되는 직종은 유형별로 다른 과정이 있을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한민국 교육열기 칭찬에 대한 견해는 어떻게 보나. -제가 보기에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교육에 대한 감탄은 한국 학생들의 PISA 시험 점수 통계에 기반한 게 아닌가 싶다. PIS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국제 학생 평가 프로그램으로 한국 학생들은 대체로 수학과 과학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미국도 한국처럼 가족 전체가 학생들의 학습과 성취에 관심과 열정을 가졌으면 하는 기대감을 표출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PISA 시험은 교육 성과의 수많은 스펙트럼 중 일부만을 보여 줄 수 있다. 혁신성, 창의성, 유연성 등에 대한 평가는 결여돼 있는 체계다. 미국의 교육 방식은 PISA 시험 점수는 낮게 나올지는 몰라도 위의 3대 요소에서는 더욱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카이스트 로플린 박사나 서남표 박사가 대학 개혁 문제로 내부 구성원들과의 갈등 끝에 총장직에서 중도 낙마했다. 외국인 총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로플린 총장의 경우는 잘 모르겠다. 서 총장의 경우 내가 한국에 있을 때 있었던 일로 비극적인 일이라 안타깝다. 관찰자 입장에서 보자면 너무 상의하달 식으로 대학 구성원들을 몰아붙인 게 부작용을 가져온 것 아닌가 싶다. 여유를 갖고 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카이스트는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가 많은 등 기득권 체제가 있어 갈등이 있을 수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우송대는 신생 대학으로서 그런 점에서 갈등 요인이 없었다. 게다가 저를 조직의 일원으로서 받아줄 만큼 개방적인 교수, 직원과 학생들이 있었다는 것도 저로서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서울신문은 해외 석학 초빙사업이 빈껍데기라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다. 해외 연구진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대학에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해외 석학 활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지 부문으로 이를 위해 소속감을 부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교수회의를 예로 들면 외국 교수들의 참석을 요구하지만 그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 교수 회의에 아예 참석을 요청하지 않는 것과 같은 행위가 이들로 하여금 조직의 일원으로 느끼기 힘들게 한다. 우리는 외국 교수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오랜 시간 동안 충실히 한다. 공문서는 기본적으로 한글로 작성하지만 영어 등 외국어 구사가 가능한 직원을 외국 교수 연구실에 배치해 의사소통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 내가 주재하는 회의도 사전에 한국말로 번역해 자료를 배포한다. 외국인 교수 자녀에 대한 지원도 생각해야 한다(서울은 기회가 많으나 대전은 연간 2만 달러가 들어가는데 부담이 된다. 외국인 교수 유치를 위한 지원책이 있으면 좋겠다). 박현갑 부국장 eagldudo@seoul.co.kr >> 엔디컷 총장은 엔디컷 총장의 첫 인상은 79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는 점이다.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덕담에 환하게 웃으며 뭐든지 물어봐도 좋다고 말할 정도로 유머 감각도 넘친다. 직접 강의도 하며 손자 손녀뻘 되는 학생들과 격의 없이 소통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광팬이기도 하다. 두 차례에 걸쳐 시구도 했다. 이뤄지기 힘들지 모르나 한화가 코리안 시리즈 우승하는 걸 보고 싶단다. 두 명의 자녀는 미국에 있으며 한국에는 일본인 부인과 함께 있다. 부인도 이 대학에서 일본어를 가르친다. ●1936년, 미 오하이오주 출생. 58년 오하이오주립대 졸업. 1973년 하버드대, 터프츠대 공동 운영 과정 프레처스쿨 외교학 석사 및 국제학 박사 취득. 1989~2007년 조지아공대 국제전략기술정책센터 소장 겸 샘넌 국제대학원 교수. 미 국방부 산하 국가전략연구소장. 1996년 미·일 간 극동아시아 비핵화지대위원회 위원장. 2005년, 2009년 노벨 평화상 후보.
  • 신동주, 광윤사 전격 장악… 롯데 “그룹 경영권에 영향 없어”

    신동주, 광윤사 전격 장악… 롯데 “그룹 경영권에 영향 없어”

    경영권을 둘러싼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점입가경이다. 한·일 양국 롯데의 모든 이사직에서 축출됐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 주주인 광윤사의 이사직에서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내쫓았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롯데그룹은 광윤사가 그룹의 경영권과 무관한 가족회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신동주 세력이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인 광윤사를 기반으로 우호 세력을 늘릴 경우 지금의 ‘신동빈 원톱’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 전 부회장이 이달 초 한국에 설립한 회사인 SDJ코퍼레이션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일본 도쿄에서 열린 광윤사 주주총회는 신동빈 회장을 광윤사 이사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신임 이사에는 이소베 데쓰가 선임됐다. 이소베 신임 이사는 신 총괄회장을 20년간 보필한 비서로 알려졌다. 주주총회 직후 열린 광윤사 이사회는 신동주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에게 매도하는 광윤사 주식 1주에 대한 매매 계약도 승인됐다. SDJ코퍼레이션은 신 전 부회장이 기존에 보유한 광윤사 지분 50%에 1주를 더 가진 과반 주주로서 광윤사가 소유한 롯데홀딩스 지분 28.1%에 대한 확실한 지배력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28.1%) 외에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투자회사 롯데 스트래티지 인베스트먼트(LSI 10.7%), 가족(7.1%), 임원지주회(6.0%), 롯데재단(0.2%)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광윤사 28.1%와 신 전 부회장 주식 1.63%를 합쳐 29.73%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광윤사 이사직 해임은 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서 “광윤사가 롯데홀딩스의 지주회사가 아니라 지분 일부만 가진 가족회사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 8월 17일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광윤사를 뺀 나머지 다수 주주들이 경영 능력이 뛰어난 신 회장을 지지한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 측이 앞으로 소송과 주주 설득을 통해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선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인 종업원 지주회를 ‘공략’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권 분쟁이 재연되면서 롯데가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더뎌질 전망이다. 내년 2월 추진하기로 한 호텔롯데 상장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에 앞서 심사 대상 기업의 지배구조 안정성을 따져 보기 때문이다. 재계는 롯데 형제의 난이 다음달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특허권 재입찰 심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신동주, 광윤사 전격 장악… 롯데 ‘신동빈 원톱체제’ 흔들리나

    신동주, 광윤사 전격 장악… 롯데 ‘신동빈 원톱체제’ 흔들리나

    경영권을 둘러싼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점입가경이다. 한·일 양국 롯데의 모든 이사직에서 축출됐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 주주인 광윤사의 이사직에서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내쫓았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롯데그룹은 광윤사가 그룹의 경영권과 무관한 가족회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신동주 세력이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인 광윤사를 기반으로 우호 세력을 늘릴 경우 지금의 ‘신동빈 원톱’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 전 부회장이 이달 초 한국에 설립한 회사인 SDJ코퍼레이션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일본 도쿄에서 열린 광윤사 주주총회는 신동빈 회장을 광윤사 이사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신임 이사에는 이소베 데쓰가 선임됐다. 이소베 신임 이사는 신 총괄회장을 20년간 보필한 비서로 알려졌다. 주주총회 직후 열린 광윤사 이사회는 신동주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에게 매도하는 광윤사 주식 1주에 대한 매매 계약도 승인됐다. SDJ코퍼레이션은 신 전 부회장이 기존에 보유한 광윤사 지분 50%에 1주를 더 가진 과반 주주로서 광윤사가 소유한 롯데홀딩스 지분 28.1%에 대한 확실한 지배력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28.1%) 외에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투자회사 롯데 스트래티지 인베스트먼트(LSI 10.7%), 가족(7.1%), 임원지주회(6.0%), 롯데재단(0.2%)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광윤사 28.1%와 신 전 부회장 주식 1.63%를 합쳐 29.73%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광윤사 이사직 해임은 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서 “광윤사가 롯데홀딩스의 지주회사가 아니라 지분 일부만 가진 가족회사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 8월 17일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광윤사를 뺀 나머지 다수 주주들이 경영 능력이 뛰어난 신 회장을 지지한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 측이 앞으로 소송과 주주 설득을 통해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선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인 종업원 지주회를 ‘공략’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권 분쟁이 재연되면서 롯데가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더뎌질 전망이다. 내년 2월 추진하기로 한 호텔롯데 상장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에 앞서 심사 대상 기업의 지배구조 안정성을 따져 보기 때문이다. 재계는 롯데 형제의 난이 다음달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특허권 재입찰 심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건강에 좋아… 토마토가 좋아”

    “건강에 좋아… 토마토가 좋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토마토 생산량이 급증했다. 14일 NH농협조사월보 10월호에 실린 ‘지난 20년간 농업 생산액의 변화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토마토 생산액은 1995년 1496억원에서 지난해 1조 874억원으로 7.3배(627%) 증가했다. 조사 대상 115개 품목 중 생산액 증가율 1위로 생산액 순위도 36위에서 8위(2014년 기준)로 껑충 뛰었다. 연간 생산액은 연간 생산량에 연평균 농가 판매가격을 곱해 산출됐다. 황성혁 농협중앙회 경제통상연구팀 부연구위원은 “토마토 재배기술의 향상, 토마토 수요 증가 등으로 토마토 생산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토마토 가격은 하락했으나 생산량이 늘어 전년보다 토마토 생산액이 17.5% 늘었다. 지난 20여년간 생산액이 크게 늘어난 품목은 오리(589%), 돼지(370%), 딸기(267%), 계란(221%), 인삼(201%), 우유·양파(각 173%), 닭(162%), 한우(127%) 등이다. 쌀은 생산 감소 추세로 지난 10년간(2005∼2014년) 생산액은 4.5% 줄었지만 여전히 생산액 1위를 지키고 있다. 생산액 2위 품목은 돼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신동주의 반격 “신동빈 광윤사에서 아웃”

    신동주의 반격 “신동빈 광윤사에서 아웃”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 광윤사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배제됐다. 신 회장의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광윤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광윤사 지분을 바탕으로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그룹 측은 광윤사는 그룹 경영권과 무관한 가족회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등에 업고 롯데홀딩스 주주 설득에 나선다면 현재의 ‘신동빈 원톱’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이달 초 한국에 설립한 법인 SDJ코퍼레이션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날 오전 일본 도쿄 광윤사 담당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열린 광윤사 주주총회는 신동빈 회장을 광윤사 이사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신임 이사에는 이소베 테츠가 선임됐다. 이소베 신임 이사는 신 총괄회장을 20년간 보필한 비서로 알려졌다.  주주총회에 이어 열린 광윤사 이사회는 신동주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에게 매도하는 광윤사 주식 1주에 대한 매매 계약도 승인됐다. 이로써 신 전 부회장은 기존에 보유한 광윤사 지분 50%에 1주를 더 가진 과반 주주로서 광윤사가 소유한 롯데홀딩스 지분 28.1%에 대한 확실한 지배력을 확보했다고 SDJ코퍼레이션은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개인 자격으로도 1.62%의 롯데홀딩스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28.1%) 외에 종업원 지주회(27.8%), 관계사(20.1%), 투자회사 롯데 스트래티지 인베스트먼트(LSI, 10.7%), 가족(7.1%), 임원지주회(6.0%), 롯데재단(0.2%) 등이 나눠갖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광윤사 이사직 해임은 그룹 경영권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광윤사가 롯데홀딩스의 지주회사가 아니라 지분 일부만 가진 가족회사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런 지분 구조가 모두 반영돼 지난 8월 17일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한일 양국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보장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 측이 앞으로 소송과 주주 설득을 통해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선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인 종업원 지주회를 ‘공략’할 것으로 전해졌다. 차남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은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에게 법적 권리를 위임하고 광윤사 주식을 넘기는 등 장남을 지지하는 모양새인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경영권 분쟁이 재연되면서 롯데가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더뎌질 전망이다. 내년 2월에 추진할 예정이던 호텔롯데 상장도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그룹 안팎에서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규정은 심사 대상 기업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관련된 항목을 따져보도록 돼 있어 롯데가(家) 형제의 난은 상장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음달로 다가온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특허권 재입찰 심사도 경영권 분쟁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롯데쇼핑㈜ 불법 재임대 의혹…광주시는 봐주기 의혹

     롯데쇼핑㈜ 광주 월드컵점이 매장 불법 재임대를 통해 막대한 부당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관리 주체인 광주시가 이를 방치하면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14일 김영남 광주시의원에 따르면 시는 2007년 월드컵경기장 시설유지를 위한 수익 창출을 위해 경기장 내 대지 5만 7534㎡와 건물 1만 8108㎡에 대해 롯데쇼핑과 연간 임대료 45억 8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2027년까지(20년간)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시는 당시 계약을 통해 롯데쇼핑이 건물 전체 매장 가운데 9289㎡를 재임대 가능하도록 승인했다.  그러나 롯데쇼핑은 시의 승인 없이 허가 면적보다 무려 3998㎡를 초과해 재임대해 큰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재임대 수익금은 2012년 기준 46억 5000만원에 달했다. 사실상 다른 업자한테 받은 임대료만으로 시 대부료를 내고도 남은 만큼이라 건물을 공짜로 사용하는 셈이다. 이 액수는 세무당국 조사 결과로 유일하게 알려진 액수이며, 롯데쇼핑은 영업비밀이라며 재임대 수익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은 입찰 당시 재임대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쓴 것으로 밝혀졌다. 각서에는 ‘규정을 위반할 경우 계약을 해지하고 시설을 즉시 인도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공유재산법에는 대부받은 건물이나 토지 등을 남에게 재임대할 수 없게 돼 있다.  김영남 시의원은 “롯데쇼핑이 최근 3년간 허가된 재임대 면적을 초과해 얻은 이익이 최소 27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승인 없이 임대 면적을 초과 사용한 것은 공유재산 사용허가서 계약 위반”이라며 “수익금 확보 및 대부계약 재협상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웰빙열풍 타고 토마토 생산 쑤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토마토 생산량이 급증했다.  14일 NH농협조사월보 10월호에 실린 ‘지난 20년간 농업생산액의 변화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토마토 생산액은 1995년 1496억원에서 지난해 1조 874억원으로 7.3배(627%) 증가했다. 조사 대상 115개 품목 중 생산액 증가율 1위로 생산액 순위도 36위(2014년 기준)에서 8위로 껑충 뛰었다. 연간 생산액은 연간 생산량에 연평균 농가 판매가격을 곱해 산출됐다.  황성혁 농협중앙회 경제통상연구팀 부연구위원은 “토마토 재배기술의 향상, 토마토 수요 증가 등으로 토마토 생산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토마토 가격은 하락했으나 생산량이 늘어 전년보다 토마토 생산액이 17.5% 늘었다.  지난 20여년간 생산액이 크게 늘어난 품목은 오리(589%), 돼지(370%), 딸기(267%), 계란(221%), 인삼(201%), 우유·양파(각 173%), 닭(162%), 한우(127%) 등이다. 쌀은 생산 감소 추세로 지난 10년간(2005∼2014년) 생산액은 4.5% 줄었지만 여전히 115개 품목 중 생산액 1위를 지키고 있다. 생산액 2위 품목은 돼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집에서 출산하세요”…영국은 왜 가정 분만을 장려할까

    [송혜민의 월드why] “집에서 출산하세요”…영국은 왜 가정 분만을 장려할까

    출산을 겪어 본 여성들이나 출산 예정인 임신부라면 진통이 시작됐을 때의 대처 방법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다. 진통 간격을 계산하고, 진통이 주기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더 심해지기 전 짐을 꾸린다. 병원에 가기 위해서다. 한국 여성에게 전문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배고프면 밥을 먹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다. 아이를 집에서 낳는 일은 어머니의 어머니, 할머니의 할머니 시대의 일이며 동시에 감염의 위험이 있고 상상하기가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한국여성의 입장에서는 ‘역행’이나 다름없는 가이드라인이 나온 국가는 영국이다. 최근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은 조산사 및 가정 분만을 독려하는 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단순히 권하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사설 조산사(산파)를 부르는데 드는 비용 등을 정부에서 지원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영국은 왜 산부인과가 아닌 가정 분만이나 조산사 이용을 장려할까. ▲"병원 감염 사망, 의외로 많아…조산사 이용 '바우처' 지급" “2008년 영국 컴브리아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남자아이 조슈아는 태아 시기에는 건강에 큰 이상이 없었지만 출산 과정에서 세균에 감염돼 결국 목숨을 잃었다. 성인이라면 치료가 가능한 전염병이었지만 신생아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조슈아와 마찬가지로 병원에서 출산 과정 중 사망한 신생아는 2004~2011년까지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NHS가 든 위의 사례는 집이나 전문병원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 감염의 위험이 높다는 많은 사람들의 인식을 뒤집는 것이며, 다양한 사례를 근거로 “고위험군 산모가 아니라면 의사 없이도 집이나 조산전문기관에서도 충분히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임신은 질환이 아니므로 의료진이 아닌 출산교육을 받은 조산사의 도움만으로 충분히 분만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꾸준히 전달해 왔다. 내년부터는 사설 조산사를 집으로 불러 분만하는 것을 선택하는 임산부에게는 바우처 형식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영국 정부의 가정 분만 또는 조산사를 통한 분만 장려 정책은 비용 차원에서도 효율적이다. 영국은 NHS의 제도 하에 거의 모든 의료지출을 부담하는데, 바우처 지급을 한다 해도 병원 출산시 지급해야 하는 비용에 비해서는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과 비슷한 분위기의 국가로 네덜란드를 꼽을 수 있다. 네덜란드는 유럽에서도 특히 산파제도가 잘 발달된 국가다. 네덜란드에서는 출산의 절반 이상을 조산사가 주도하며, 출산의 약 30%는 집에서 이뤄진다. 병원에서 출산하는 것보다 위험할 것이라는 우려는 거둬도 좋다. 출산 시 산모의 사망률이 10만 명 당 16명으로, 10만 명 당 17명인 미국보다 낮다. ▲조산사가 필수적인 ‘자연주의 출산’…한국 사정은? 가정분만 및 수중분만 등의 방식을 포함한 자연주의 출산은 제왕절개술과 대비되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단순히 ‘자연 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의료진의 개입을 최소한으로 줄인 상태에서 스스로 출산하는 것을 뜻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자연주의 출산을 장려하는 국가들의 특징은 임신을 질환으로, 출산을 의료행위의 일환으로 접근하지 않고 문화로 받아들인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자연주의 출산에서 필수적인 것은 바로 조산사의 도움이다. 영국에서는 임신이 확인되면 어떤 산부인과 서비스를 받을 것인지를 먼저 선택할 수 있다. 즉 조산사 또는 의사 중 임신부가 원하는 쪽에서 산전 진찰을 받을 수 있으며, 동시에 24시간 연락이 가능한 담당 조산사가 따로 지정된다. 영국 정부는 상당한 예산을 투입해 지역 조산사 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에서 조산사의 역할은 꾸준히 축소돼 왔다. 한국의 경우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주최하는 조산사자격증 시험이 매년 실시되는데,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응시인원은 각각 12명, 18명, 14명, 17명에 불과했다. 2007년도 기준, 한국에서 활동하는 조산사는 1300여명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조산사를 통한 가정 분만 또는 자연주의 출산을 원해도 현실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차이점은 영국과 달리 자연주의 출산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국가가 아닌 개인 병원이라는 것에 있다.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 수중분만의 개념이 도입됐고, 최근에는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출산을 돕는 이는 조산사가 아닌 의사 또는 간호사, 즉 의료진이다. 영국은 산모가 원한다면 가정 분만 또는 개인 사설 조산사를 이용하는 것을 매우 자연스러운 문화로 인식하지만, 한국 산모들은 병원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한국 산부인과 의료진 역시 조산사의 산전 진찰 등 의료 행위를 거부하는 의식이 강하다. 개인 산부인과를 찾아가야만 자연주의 출산이 가능한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은 ‘의료진의 개입을 최소화 하는’ 자연주의 출산의 개념 자체가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감염 및 응급상황 대처 우려…산모의 선택권 넓어져야 조산사를 통한 자연주의 출산, 가정 분만 등이 장려되는 영국에서도 반대 의견은 있다. 집에서 또는 전문의가 없는 상황에서 출산은 감염의 우려가 있고,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재빠른 대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국가가 의료비용 절감을 위해 조산사나 가정 분만을 권장하면서 산모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반면 미국 일간 보스톤 글로브에서 20년간 언론인으로 재직한 티나 캐시디의 저서 ‘출산, 그 놀라운 역사’(2015, 후마니타스)에 따르면, 산파나 조산사 대신 남성 의사들이 출산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이다. 당시 의사들은 산모에게 통증 완화 및 안전한 분만을 약속하면서 ‘무지하고 더러운’ 조산사들을 몰아냈다. 그러나 초기 의사들은 산욕열 환자들을 내진한 뒤 제대로 손을 씻지 않고 다른 산모를 내진해 병을 옮긴 주범이기도 했다. 조산사를 통한 자연주의 출산, 의료진의 도움을 통한 출산 중 어떤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다만 영국의 출산 문화로부터 배울만한 것은 산모에게 보다 더 다양한 선택권이 있다는 점이다. 산모 스스로 안심하고 만족할 수 있는 출산법을 택하는 것은 한국의 자연주의 출산 유행이, 유행을 넘어 문화로 자리 잡기위한 필수 조건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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