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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우 서울시의회 의원, ‘깨알정책대상’ 수상

    김경우 서울시의회 의원, ‘깨알정책대상’ 수상

    서울특별시의회 김경우 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2)은 지난 12일 (사)시민이 만드는 생활정책연구원이 선정한 ‘제2회 내 삶을 바꾸는 깨알정책대상’을 수상했다. 생활정책연구원은 시민의 일상에 밀접한 깨알 같은 정책의제를 적극적인 입법화 과정을 거쳐 정책으로 실현시킨 의원들에게 상을 주고 있다. 수상자는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에 대한 정책평가단 100인의 온라인 투표를 거쳐 선정됐다. 김 의원은 약사 출신으로 20년간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아동·청소년의 건강 증진과 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사업을 추진한 실적을 인정받았다. 특히 지역의 다문화가정 아동센터 건립에 부족한 예산을 확보하여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한 점과 청소년 자살예방 전문가 콘퍼런스를 개최하여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 자살문제에 대한 예방과 해법을 제안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의원은 “무엇보다 시민이 주신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시민의 생활에 관련된 일이라면 작은 일이라도 큰 의미가 있으므로, 시민과 밀접한 깨알 같은 정책을 꼼꼼히 찾아내어 행복한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생활정책연구원측은 이 상의 이름에 걸맞은 실제 깨와 소금을 부상으로 수여하여 수상자들에게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로맨티시스트 무왕의 정원… 1500년 만에 깨어나는 서동요

    로맨티시스트 무왕의 정원… 1500년 만에 깨어나는 서동요

    ●서동요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백제 무왕의 신수도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정을 통해두고 맛동도련님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이 유명한 신라 향가, 서동요의 주인공은 백제 30대왕 무왕(재위 600~641)으로 알려져 있다. 서동요가 실려 있는 삼국유사 기이편은 무왕의 남다른 출생부터 왕위에 오르는 과정까지 한편의 드라마를 전한다. 그의 모친은 과부로 궁의 남쪽 못에 사는 용과 정을 통해 무왕을 낳았고, 무왕은 어려서부터 마를 팔아 가족을 부양해서 서(맛)동이라 했다. 신라 선화공주가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경주로 가서 위와 같은 서동요를 유포시켜 결국 결혼에 성공한다. 백제로 돌아와 공주의 지참금과 그동안 모았던 큰 재력으로 민심을 얻어 왕이 되었다. 정사인 삼국사기는 다른 면모를 소개한다. 그는 법왕의 아들로 풍채와 거동이 빼어났고, 뜻이 호방하며 기상이 걸출했다. 즉위 이후 십수차례에 걸쳐 신라와 전쟁을 벌였고, 중국 수와 당나라에 적극적인 조공 외교를 펼쳐 고구려를 치도록 공작했다. 국토 곳곳에 전쟁용 성곽을 쌓았고, 사비성의 궁궐을 수리했으며, 국가 사찰인 왕흥사를 중건하는 등 대대적인 토목 건설 사업을 일으켰다. 이름에 걸맞게 부국강병을 꾀해 쇠락하던 백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 영웅적인 왕이었다. 우리가 가진 최고의 역사서들은 같은 인물의 모순된 양면을 그리고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서동은 사랑을 위해 적국의 수도까지 잠행하는 희대의 낭만주의자다. 그러나 삼국사기의 무왕은 조국을 위해서 처가 나라인 신라를 끈질기게 공격하는 냉철한 제왕이다. 어찌 장인인 진평왕을 공격할 수 있는가 등의 이유를 들어 삼국유사의 기록을 허구적 설화로 치부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정원을 만들고 절경에서 풍류를 즐겼다는 삼국사기의 말년 기사들은 철혈군주 무왕이 로맨티스트 서동으로 다시 회귀했음을 보여준다. 상충되는 두 역사서가 모두 사실이길 바란다면, 이 정도로 절충해서 이해하고 넘어가자. 서동의 고향으로 알려진 익산은 부여, 공주와 함께 백제역사유적지역으로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익산에는 왕궁리, 왕평뜰, 고도리, 궁성로 등 지명이 전하고, 무왕이 창건했다는 제석사와 미륵사 터, 왕궁 터, 그리고 무왕과 선화공주의 무덤이라는 쌍릉이 남아 있다. 남겨진 유적의 거대한 흔적들만 보아도 무왕의 호방한 뜻과 걸출한 기상이 보인다. 이를 토대로 익산이 일시적인 백제의 수도였다는 주장들이 힘을 얻었다. 입증할 기록도 남아 있다. 일본 교토의 사찰인 쇼오렌인에서 발견된 ‘관세음응험기’에 “백제의 무광왕(무왕)은 지모밀지(왕궁)로 천도하여 새로이 사찰을 경영했다”라고 적혀 있다.기록은 계속된다. “639년 큰 벼락이 치고 비가 내려 제석정사가 화를 입어 불당과 7층목탑, 회랑과 승방이 모두 불탔다.” 무왕이 새로이 경영했다는 사찰은 왕궁리 궁평마을에 위치한 제석정사(제석사)이다. 1993년부터 발굴 조사해서 ‘제석사’라는 명문이 쓰인 기와를 발견했고, 여러 건물 터도 찾아냈다. 가람 전체를 관통하는 남북 중심축 위에 정문-목탑-금당-강당 터들이 위치하고 그 외곽을 회랑과 승방들이 감싸는 모습이다. 모두 ‘관세음응험기’의 기록과 일치하는 유적이다. 제석사는 불타기 이전인 600~630년 사이에 창건됐고, 무왕의 익산 천도도 그 시절에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정도 사찰이면 수백 승려들이 거주하고, 수천의 신도들이 출입하게 된다. 주변에는 시장이 형성되고 민가들이 들어선다. 목탑지의 아래층 기단은 2m가 넘는 높이다. 높은 기단 위에 우뚝 솟은 목탑은 당시 초고층 건물로, 신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었을 것이다. 천도를 위해서는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도시의 기반시설이 필요하다. 왕실이 운영하는 제석사는 익산 천도를 위한 중요한 선행 시설이었다.●제석사지·왕궁리유적… 455m 길이 운하형 연못 수도 익산의 중심은 왕궁이었다. 현재 ‘왕궁리유적’이라는 애매한 명칭으로 불리지만, 1989년부터 발굴 조사 결과 확실한 백제의 왕궁 터임을 확인했다. 일대는 넓은 평야지대지만, 남북으로 길게 솟은 언덕을 찾아 그 위에 터를 잡았다. 남북 490m, 동서 245m의 완벽한 직사각형 궁성을 쌓고 그 안에 여러 전각을 지었다. 조선시대 경복궁 면적의 4분의 1 정도로 일시적인 행궁으로 쓰기에는 충분한 규모다. 무왕 이후에 익산은 결국 수도의 지위를 잃어 왕궁은 폐지되고 사찰로 바뀌었다. 지상에 남아 있는 구조물은 ‘왕궁리5층석탑’이 유일한데, 사찰로 바뀐 백제 말 작품이라는 설과 고려 초라는 설이 팽팽하다. 왕궁 건물 터 위에 사찰 건물들을 세웠고, 그 시기 사찰에 필수적인 회랑이 없는 등 특별한 기능의 사찰이었다. 무왕이 사후에 익산쌍릉에 모셔짐에 따라 그의 명복을 비는 왕실 원찰이었다는 주장이 그럴싸하다. 뒤편의 볼록 솟은 언덕에 정원을 조성하고, 가운데 정상부에는 큰 정자를 세워 경치를 감상했다. 정원의 가장자리에는 말굽형 환수구를 파서 운하 형태의 기다란 연못을 만들었다. 폭은 3~7m, 전체 길이는 455m에 달한다. 정원에 물을 공급하는 집수시설인 동시에 자체로서 훌륭한 조경시설이 되었을 것이다. 지그재그 모양으로 판 곡수로는 더욱 창의적이다. 환수구에 연결된 지류로 조성된 물길이며, 전체 길이 685m에 달한다. 마치 커다란 물결과 같은 모양으로 조성한 곡수로는 한국은 물론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발견하기 어려운 조경시설이다. 기이한 동식물을 키우고 독창적 정원을 만들어 경치를 즐겼다는 무왕의 풍류와 창의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단한 정원유적이다. 삼국유사에 실린 미륵사의 창건 설화는 특별하다. 무왕 부부가 왕궁 인근의 사자사로 행차할 때 연못에서 미륵3존이 나타나 왕비의 청탁으로 미륵사를 창건하게 되었다. 늪을 메운 후 3곳에 각각 불당과 탑을 만들었다. 신라 진평왕이 공인을 보내 공사를 도왔다니 당연히 왕비는 선화공주일 것이고, 당탑을 3곳에 세웠다니 통상적인 사찰 3개가 연립된 초대형 규모였다.●20년간 보수한 미륵사지석탑 주인은 사택왕후 오랜 기간의 발굴조사를 통해 미륵사의 전모가 드러났다. 400만평에 달하는 거대한 면적의 절터는 동아시아 최대로 추정한다. 3개의 당-탑, 다시 말해 3개의 사찰이 나란히 놓여 동-중-서의 3원을 형성했고, 각원은 회랑으로 분리됐다. 중원에는 목탑을 세웠고 동원과 서원에는 각각 석탑을 세웠다. 중원의 목탑을 비롯해 목조 건물은 물론 동원의 석탑도 조선 후기에 이미 사라졌다. 다행히 서원의 석탑은 반파된 부분이나마 기적적으로 남았다. 6층 일부까지 남았음에도 현존 석탑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커서 국보 중의 국보인 미륵사지석탑이다. 이 석탑은 기둥과 보 등 수천개의 부재들을 정교하게 깎아 조립한, 마치 목탑과도 같은 석탑으로 백제계 석탑의 원형이다. 일제기인 1915년, 붕괴 직전의 석탑에 185톤의 시멘트 덩이를 발라 흉측하나마 응급 보존공사를 했다. 거의 한 세기가 지난 1999년, 응급용 시멘트마저 수명을 다해 완전 해체 보수 정비를 결정하게 된다. 정교한 조사와 연구 끝에 드디어 2019년 5월 재조립 공사를 마쳤으니 꼬박 20년이 걸려 문화재 보수 정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 석탑의 원형이 7층인지 9층인지 아직 결론을 못 냈다. 1993년 확정된 결론 없이 동원에 높이 27.7m의 9층 석탑을 세웠다. 세부적인 모습도 어색하고, 전체 석재를 기계로 가공하여 정교한 백제건축의 미를 잃어버렸다. 20세기 최악의 문화재 복원이라는 오명까지 쓴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이번 보수정비에는 엄격한 원칙들을 세웠다. 추론 복원을 하지 않고, 직전 모습인 6층 일부까지만 복원 보수한다. 문화유산의 진정성을 최대한 존중한 결과다. 총 1627개의 부재 가운데 원래의 것을 최대한 보강 활용하여 재사용률을 81%까지 높였다. 석탑의 해체 과정에서 사리봉안기가 출현했다. 여기에는 “우리 백제 왕후께서는 좌평 사택지적의 따님으로…가람을 세우시고…”라 새겨져 있다. 미륵사의 주인공이 선화공주가 아니라 사택왕후라는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다시 여러 가설이 등장했다. 왕비가 여럿이라는 설, 선화와 사택의 역할 분담설 등. 익산 쌍릉 중 대왕릉의 재발굴조사 결과 그 주인공이 무왕일 확률이 대단히 높아졌다. 현재 소왕릉 발굴 중인데, 제발 이 주인이 선화공주이기를 고대한다. 1500년 전, 무왕의 도시와 건축을 재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사료와 다소 황당한 설화뿐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사실은 아닐지라도 일말의 진실은 품고 있다. 미완성 복원된 미륵사지석탑이 아직은 부분적인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휴대전화 탓 뇌종양” 업무상 질병 첫 인정

    “휴대전화 탓 뇌종양” 업무상 질병 첫 인정

    22년간 유선전화 통신선 보수 업무… 3년 전 뇌종양 발병 “휴대전화 과다 사용해 라디오파에 노출… 인과관계 인정”업무특성상 휴대전화를 장시간 이용한 사실과 노동자가 앓는 질병의 인과관계가 인정돼 산업재해 승인 결정이 내려졌다. 근로복지공단은 2017년 사망한 KT 통신장비 수리기사 이모(당시 49세)씨의 교모세포종(뇌종양)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지난 4월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이씨는 KT에서 22년간 일하다가 3년 전 뇌종양 판정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 가족들은 이씨의 뇌종양이 업무와 연관성이 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유선전화 통신선 보수 업무를 했던 이씨는 주로 휴대전화로 업무 지시를 받았다. 또 이씨는 뇌종양이 발병하는 평균 연령에 비해 나이가 젊었고 가족력이나 개인적인 요인들도 없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질병판정서에서 “(이씨가)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으로 라디오파와 극저주파에 노출됐다”면서 “밀폐된 지하 작업으로 라돈 등 유해물질에 노출돼 뇌종양 발병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이 인용한 핵심 근거는 2017년 인도 연구진의 논문으로 ‘장시간 휴대전화 사용이 뇌종양 위험을 높인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논문에서 제시한 장시간 사용의 기준은 휴대전화를 사용한 지 10년이 넘었거나 1640시간 이상 사용한 사람이다. 뇌종양 환자 중 장기간 휴대전화를 쓴 사람의 비율이 다른 비교군보다 33% 정도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역학조사를 벌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이씨가 1997년 이후 휴대전화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상당량의 휴대전화 라디오파에 노출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씨가 20년간 업무로 휴대전화를 쓴 시간은 440~1800시간으로 조사됐다. 보건공단은 “이씨가 작업 도중 통신선의 극저주파 전자기장과 납에 노출되면서 뇌종양 위험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한국 항공산업 국제적 인정… RFID 수하물 추적시스템 도입 성과”

    “한국 항공산업 국제적 인정… RFID 수하물 추적시스템 도입 성과”

    항공업계 ‘유엔총회’로 일컬어지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차 서울 연차총회가 지난 1~3일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지난 4월 작고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민국을 ‘항공산업 변방’으로 보는 이들을 9년간 설득해 유치한 그 행사였다. 대한항공 주관으로 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개최된 서울총회는 290개 회원 항공사, 항공기 및 부품 제조사, 정부 및 유관기관, 언론계 인사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업계 주요 이슈인 안전·환경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버지 대신 이번 총회 의장을 맡은데 이어 IATA 최고의 정책 심의 및 의결 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돼 글로벌 항공업계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조 회장 부자(父子)와 함께 서울총회의 크고 작은 실무를 담당하며 IATA 첫 한국 개최의 성공을 이끈 정지영 대한항공 국제업무 담당 전무를 지난 4일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 회의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조 전 회장이 생전 애착을 많이 가졌던 행사로 안다. “이 얘기를 할까 말까 고민했다. 별세하시기 한 달 전쯤 조 전 회장이 이메일을 보냈다. 당시 조 전 회장의 병세가 악화돼 치료를 받고 있던 사실을 몰랐던 상태였다. 조 전 회장은 IATA 얘기를 하면서 ‘조원태 사장하고 잘 협의해서 잘 준비해야 한다’고 적어 보내셨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워낙 항공업에 오래 몸담았고 국가적인 행사라 그 몸 상태에서도 마음이 쓰이셨던 듯하다. 지난해 12월에는 치료 때문에 IATA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니 두 가지를 IATA측에 물어봐달라고 하시더라. ‘대리참석이 가능한지’와 안 된다면 ‘본인이 미국에서 화상회의를 해도 되는지’ 여부였다. 그전엔 IATA 회의에 거의 빠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IATA 여건상 둘 다 이뤄지지 않았다. 그랬더니 31명 IATA집행위원 개인 이메일로 IATA 연차총회와 그 외에 실무 관련 건의사항을 빼곡히 적어 보냈다. 그만큼 조 전 회장 생전에 애착을 가진 행사였다. 행사 중간중간 그 모습이 떠올라 울컥할 때가 있었다.” -서울총회 유치할 때도 조 전 회장 공이 컸다고 들었다. “IATA 유치는 1년 전에 결정된다. 지난해 6월 시드니에서 유치 선정 발표가 났는데 그전인 2017년도 무렵 미국과 북한 관계가 좋지 않았다. 그때 한국까지 여파가 미쳐 힘들었다. 한 IATA 임원이 ‘글로벌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국제정세 때문에 한국도 위험한 것 아니냐고 한다’고 말을 전했다. 유치를 원하는 다른 나라에서 마치 한국에 전쟁이라도 날 것 마냥 깎아내렸기 때문이다. 그러자 조 전 회장이 ‘우리는 몇 달 뒤 더 큰 행사인 평창 동계올림픽도 여는 나라다. 또 우리는 진심으로 IATA 유치를 원하고 잘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또 그가 20년간 장기 IATA 집행위원으로 쌓아놓은 모든 인맥을 활용해 표를 달라고 설득했다. 이건 단지 대한항공만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연차총회를 계기로 한국의 항공사를, 항공산업의 수준을, 우리나라 공항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컸던 것으로 안다.” -IATA 총괄을 맡은 ‘숨은 키맨’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역할을 해왔나. “2013년부터 올해까지 IATA 실무 총괄을 담당했다고 보면 된다. 그전인 2009~2011년에도 조 전 회장을 도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활동을 하는 동시에 IATA 유치에 공을 들였다. IATA는 회원사의 여객 및 화물의 서비스와 관련해 환경, 파이낸스, 산업, 법률, 안전보안 등 여러 주제를 다룬다. 항공사별로 주제별 전문가들이 10~20명씩 모여 수많은 안건들을 논의하고 이를 정책으로 만들도록 하는데 그 안건마다의 기본적인 사전조사와 데이터 수집, 현재 정책 등을 정리하고 중간에서 회원사의 의견을 조율하는 실무적인 역할을 다 맡는다고 보면 된다.” -IATA에서 항공 산업의 성장을 위해 채택한 결의안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바코드에 비해 정확도가 높은 무선주파수인식(RFID) 기반 수하물 추적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결의안을 마련한 것이다. 지금은 짐(승객 수하물)을 바코드로 읽는데 이렇게 하다 보면 오류가 생겨 짐을 찾을 때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RFID 시스템을 도입하면, 짐이 실리는 속도가 빨라지고 환승 공항에서도 정확하게 처리가 돼 수하물과 관련된 승객 불편이 줄어들게 된다. 그만큼 승객이 피부로 느끼는 편안함이 커질 것이다.” -IATA성공 개최로 한국이 얻는 효과는. “서울총회는 대한항공뿐 아니라 대한민국 항공산업 수준을 국제적으로, 객관적으로 증명해낸 행사다. 이번에 참석한 보잉, 에어버스 등 100여명의 전 세계 항공사 CEO들이 특히 인천공항을 보고 정말 놀라더라. 이미 전 세계 여행객들이 세계 최고의 환승 공항 1위로 ‘인천국제공항’을 꼽지만 CEO들 눈으로 환승이 편하고 쾌적한 것은 처음 보지 않나. 대한민국 공항 수준을 본 것이다. 김포공항도 마찬가지다. 세계에서 항공기가 가장 많이 이착륙하고 가장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노선이 다름 아닌 김포~제주 노선이다. 한국에 이런 노선이 있다는 것에도 놀라더라. 그만큼 100명이나 되는 CEO 중에 놀랍게도 처음 한국에 온 사람이 많았다. 항공사 CEO는 아무래도 공항이나 도시를 보는 기준이 일반인과 다른데 이번 연차총회를 통해 한국의 항공운송 부문에 대한 이미지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게 된 것 같다. 향후 관광산업이나 대내외적 국가 이미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운도 따랐다. 전날 비가 와서 행사장에서 내려다보면 멀리 있는 북한산까지 잘 보이고 공기도 맑았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라 아침에 호텔에서 나와 인근을 조깅하는 이들도 많았다. 거기에 행사 장소인 코엑스나 주변 봉은사, 선정릉 등을 보고 전통과 현대적인 부분이 잘 믹스가 돼 있는 도시라고 평가하더라.” -조 회장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을 것 같다. “갑작스레 의장을 맡게 돼 아마 본인도 적잖이 힘들었을 텐데 큰 행사를 통해 테스트를 잘 치른 기분이 아니겠나. IATA 총회 기간에는 총회 진행과는 별도로 개별 항공사끼리 미팅이 정말 많이 열리는데 행사 3일간 조 회장은 항공사, 항공기 제작사, 항공 시스템 회사 등과 25회 이상 개별면담을 했다. 행사 사이사이 이 개별 면담을 통역 없이 혼자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각 회사 협력 강화 방안이나 수주, 실적 등을 상의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험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 -참석자들은 이번 서울총회를 어떻게 평가하던가.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을 조금 전에 배웅하고 왔는데 그가 ‘판타스틱하다’고 표현했다. 기록을 깼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참석자 수만 해도 IATA 집계로 보면 회원사 1100여명. 언론인 400명 등 기존 연차총회 참가자 수 중 가장 많다. 규모도, 내실도 최고라고 축하를 많이 받았다. 조 전 회장 별세 후 한국에서 제대로 열릴 수 있겠나 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국가적인 큰 행사가 잘 마무리 돼 개인적으로도 기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봉준호가 말하는 #기생충 #냄새 #송강호 #차기작

    봉준호가 말하는 #기생충 #냄새 #송강호 #차기작

    봉준호 감독이 ‘옥자’ 이후 2년 만에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기생충’에 대해 이야기했다. 봉준호 감독은 6일 한국 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탄 것에 대해 “칸의 영광은 그날 기쁜 것으로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관객들의 평가”라며 현재 차기작으로 두 작품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기생충’은 송강호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부자와 빈자의 간극을 복잡미묘한 방식으로 그리고있다. 영화에서 계급을 나타내는 가장 주요한 장치는 ‘냄새’다. 봉준호 감독은 “부자와 가난한 자가 서로 냄새를 맡을 수 있을 만큼 되게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침범하는 그런 이야기다. 냄새라는 것이 사실 사람의 그 당시의 상황이나 형편이나 처지가 드러나지 않나. 하루 종일 고된 노동을 하면 몸에서 땀 냄새가 나기 마련이고. 그런 것들에 대해서 지켜야 할 우리의 어떤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예의가 있지 않나. 그 인간에 대한 예의가 붕괴되는 어떤 순간 같은 것들을 다루고 있다. 되게 민감한 지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전작인 ‘설국열차’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봉준호는 “설국열차는 강력한 SF 액션영화이며, 기차라는 구조가 일직선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가난한 칸에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 칸을 향해 돌파하는 굵은 직선의 느낌을 주는 영화다. 그런데 ‘기생충’은 여러 개의 얇은 겹들이 미묘하게 겹쳐져 있는 그런 영화라고 봐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봉준호는 “엉뚱함, 색다른 또 예측할 수 없는, 그리고 이상한 과감성 이런 것들을 많이 추구하는 편이다”라며 차기작으로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사건을 다룬 작품, 또 미국 영화 이렇게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봉준호는 20년간 함께한 배우 송강호에 대해 “상상하고 구상한 것 이상의 무언가를 갑자기, 예기치 못하게 보여준다. 감독에게 있어서는 큰 선물”이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이날 손석희 앵커는 20분 동안의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된 ‘마더’ 디렉팅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 김혜자는 ‘기생충’ 제작사를 통해 “사전 합의 없이 가슴을 만지는 촬영을 하게 했다는 발언은 기억의 오류였다”라며 봉 감독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수도권 규제로 오랫동안 희생해온 여주… 균형발전 올인하겠다”

    “수도권 규제로 오랫동안 희생해온 여주… 균형발전 올인하겠다”

    “수도권제외지역에 경기 여주가 빠졌습니다. 남한강 식수원 보호를 위한 중첩 규제로 반세기 동안 정체된 여주를 제외한 것은 중앙공무원들의 기계적 해석의 결과입니다. 행정은 시민의 고통에 주목하고 주민의 삶을 토대로 현실을 반영해야 합니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초선 이항진 여주시장은 6일 서울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중첩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서 균형발전의 토대를 만드는 게 여주시의 최대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한 지 11개월 지났다. 소회는. “지난 11개월 동안 시장으로서 해야 할 목표를 명확히 했다. 여주시의 중심목표를 찾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시장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공직사회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통해 민선 7기 시정 방향을 하나씩 구체화하는 데 주력하겠다.” -민선 7기 시정 청사진을 소개하면. “‘시민과 함께 만드는 사람중심 행복여주’라는 시정 목표를 위해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 일자리가 넘치는 여주, 농촌과 도시가 조화로운 여주, 문화와 예술이 풍성한 여주, 시민과 소통하는 여주 등 5개의 시정 방향을 잡았다. 시는 일자리 넘치는 여주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지역 특화산업 육성과 수도권 산업·물류 거점도시 건설, 그리고 문화관광 사업 활성화, 교육·복지 인프라 구축 등 아이 키우기 좋은 기반시설 조성을 통한 외부인구 유입과 도시개발을 이뤄간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7개 분야 63개 공약사업을 임기 내 실천하겠다. 여주 첫 시민참여 거버넌스인 ‘여주시민행복위원회’가 출범했다. 정책 발굴, 현안 논의 등을 통해 시민의 의견이 시정에 반영되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지난 4월 18일 경기도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수도권제외지역에 여주시가 빠졌다. “경기도가 여주 인구의 4배가 넘는 곳, 신도시가 들어서 곳은 포함시키면서 수도권 식수원인 남한강 보호를 위한 중첩 규제로 반세기 동안 정체된 여주를 제외한 것은 중앙집권적 권위정치의 산물이다. 시민의 고통에 주목하는 행정이 아니다. 주민의 삶을 토대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여주에는 여흥, 중앙, 오학동 등 3개 동이 있다, 3개 동이 있다는 이유로 빠졌다. 이번 수도권 제외 대상 지역 인구수는 3월 현재 파주시 45만명, 김포시 42만명, 양주시 21만명으로 여주시 11만명보다 많다. 여주시는 인구의 18%가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산촌으로 농업인이 1만 8690명에 이른다. 여주의 농업인구는 수도권에서 제외되는 8개 시군보다 많고 농업인 비율도 가장 높다. 소득도 도시평균가구의 80% 이하로 낙후지역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을 말했다. 여주야말로 지금까지 특별한 희생을 해왔다. 이 지사를 만나 수도권제외지역 대상에 여주를 포함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 지사로부터 검토해보겠다는 답을 받았다.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를 방문해서 균형발전이 되도록 구체적으로 추진하겠다.”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를 위한 구상은.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는 지속 가능 발전도시의 디딤돌을 놓으려는 것이다. 2019년은 그 원년이 될 것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는 유아는 물론 청소년들의 유출을 막아 여주의 발전 동력이 될 미래세대가 마음 편히 교육을 받고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먼저 학교복합화 시설 건립을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아이들이 마음대로 꿈꾸고 즐길 수 있는 공간조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곳에 공동주택, 초등학교와 청소년수련관을 지어 아이와 부모, 어르신 등이 한 공간에서 살며 학교 운동장과 수영장 등을 함께 공유하고 유기적인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매년 2곳씩 국공립 어린이집 전환을 통해 젊은 부모들이 육아에 대한 근심을 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생활밀착형 공공도서관을 금사, 능서, 흥천, 강천면 등에 순차적으로 건립할 방침이다.” -고령화 대책인 여주형 마을공동체는. “여주형 마을공동체는 지역마다 공동체를 형성해 자력으로 재원도 마련하고 서로 의지해서 생활하는 공동체다. 마을에 태양광을 설치해 나오는 재원이나, 빈 주택을 리모델링해서 펜션으로 활용하는 복안이다. 대도시 주민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텃밭이 있는 힐링공간을 제공하고, 홀몸 어르신에게는 새로운 가족과 최소한의 수익을 만들어준다. 함께 잘사는 공동체를 형성하면 면 단위 복합화시설에서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며 식사도 한끼 정도는 영양가 있게 먹으며 노년을 즐길 수 있다. 보건소와 연계하여 치매안심센터도 운영할 것이다.” -주민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는지. “형식적인 행사 참석은 줄이고 있다. 현안 중심의 토론과 간담회를 많이 한다. 그래서 소통 부족으로 인한 갈등은 많이 줄었다. 능서면의 ‘장파 표준시 방송국’을 둘러싸고 1년여간 지속된 갈등이 대화로 합의점을 찾았다. 주민 건강권을 이유로 폐플라스틱고형연료(SRF) 열병합발전소의 건축허가를 취소했다. 시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권리와 의무가 있다. 강천폐기물발전소 문제는 강천면만이 아닌 여주 시민의 권리를 위협하는 일이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엠다온이 청구한 공사중지명령 취소 행정심판에서 여주시 손을 들어줬다. 행정적인 문제보다 사회적인 문제로 접근 갈등을 해소했다. 지역주민이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 양보하고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사회적 갈등 해결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 -숙원사업인 시청 이전 계획이 중단됐는데. “시청사 이전 계획은 전면 백지화가 아니다. 현 위치에 다시 짓는 안이 가장 합리적이다. 시청을 옮기지 않고 현 위치에서 새롭게 짓겠다는 시민과의 약속인 선거 공약을 지키겠다. 청사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블랙홀 현상이 벌어진다. 청사 이전에 들어가는 2000억원을 우선적으로 재래시장 활성화와 여주초등학교 이전에 사용할 계획이다. 시청사 옆 여주초교는 학생 수가 줄고 있어 역세권으로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학교 이전 후 그 자리에 신청사를 건립하면 시민들은 효율적인 행정·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 같은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디자인도 시민 공모를 통해 할 것이다.” -환경운동가 출신 시장이다. 현실과 이상 괴리감은 없는가. “행정가 출신 시장은 행정을 잘 알 것이다. 법률가 출신은 전문성이 있다. 시민운동가는 다양한 상황을 모두 경험한다. 그게 장점일 수도 있다. 늘 사람냄새 가득한 세상을 꿈꿔왔다. 그래서 현실을 바꿔보려고 지난 20년간 시민운동을 했다. 시장의 역할은 시민운동가의 책무와 다르지 않다.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4대강범국민대책위원회 전국상황실장 등을 지냈다. 환경에서 벌어진 문제를 개선하는 것처럼, 시민의 삶에서 벌어진 여러 가지 문제를 챙기는 게 행정이고 정치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20년간 황무지를 숲으로 바꾼 부부의 기적 같은 사연

    20년간 황무지를 숲으로 바꾼 부부의 기적 같은 사연

    약 20년간 웬만한 신도시만큼 큰 황무지를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숲으로 바꿔놓은 한 부부의 기적 같은 이야기가 세상에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3일(현지시간)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세바스치앙 살가두와 그의 아내 렐리아 살가두가 지난 20년 동안 브라질 중동부 미나스제라이스주(州)의 황무지에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7㎢(약 214만평)의 숲을 복원한 사연을 소개했다.1944년 아이모레스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에서 목장주 아들로 태어난 세바스치앙은 상파울루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투쟁을 하다 정치적 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건너가 소르본느대학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런던 국제커피기구에서 일했다. 커피 개발 프로젝트 조사 차원에서 자주 아프리카를 갔던 그는 경제 보고서 작성보다 사진 촬영이 더 즐겁다는 것을 깨닫고 고액 연봉을 받던 직장을 관두고 프리랜서 사진작가를 시작했다. 그는 국제분쟁과 기근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현장에서 유니셰프와 국경없는의사회, 적십자 그리고 국제연합 난민기구들과 함께 작업하며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존엄한 인간으로 표현해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받았다. 몇 달씩 사람들과 동고동락하며 사진을 찍는 그의 작업 방식은 지금도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1994년 당시 르완다 집단학살로 수십만 명이 잔혹한 정치의 희생양이 된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다가 증오는 증오를 낳는다는 사실이 견디기 어려웠다. 결국 그는 인간 본성을 찍는 사진작가의 일에 회의를 느끼고 카메라를 내려놓고 아내 렐리아와 함께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어린 시절 추억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목장은 물론 숲이 완전히 사라져 그야말로 황무지로 변한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실망한 그에게 아내는 함께 예전과 같은 숲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두 사람은 실제로 7㎢의 황무지에 숲을 만드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1998년 부부는 함께 숲 복원을 위한 환경 단체 대지 연구소 ‘인스티투토 테라’(Instituto Terra)를 세우고 브라질 철광석 생산회사 발레와 산림 전문가들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이들로부터 기증받은 첫 묘목 10만 그루를 1999년부터 지역 학교 학생들과 함께 황무지 일대에 심었다. 그때부터 이 단체는 지역 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인스티투토 테라 홈페이지에 따르면, 부부는 이런 노력으로 지난 20년 동안 거대한 황무지를 비옥한 숲으로 완전히 바꿔놨다.지금까지 300종에 달하는 나무 수백만 그루가 심어지면서 보기 힘들어졌던 야생동식물들도 돌아왔다. 현재까지 확인된 조류는 170여 종, 포유류는 약 30종 그리고 양서류 및 파충류는 15종으로 이들 동물 대다수가 멸종위기에 처한 종으로 전해졌다. 숲의 회복은 또 생태계와 기후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가뭄에 취약했던 지역의 샘이 되살아났고 지역 기온 역시 완화된 것이었다.살가두는 자신의 소유였던 옛 목장 지대를 기부했고 연방 주정부로부터 자연보호구역으로 인정받아 이 숲에서 어린 생태학자들을 교육하는 등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있다. 또한 지역 농부들에게도 환경 보호를 위한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는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숲 복원을 지향하며 환경 보호를 위한 변화의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기관의 기술 프로젝트 기획자는 “인스티투토 테라는 전 세계를 위한 일종의 실험실이 될 수 있다. 오늘날 지구의 가장 큰 문제는 기후 변화와 물 부족”이라면서 “우리는 숲을 복원해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국 발레리나의 닮고 싶은 무용수 1위 누네즈 방한…발레 갈라 무대 오른다

    한국 발레리나의 닮고 싶은 무용수 1위 누네즈 방한…발레 갈라 무대 오른다

    국립발레단 퇴단 앞둔 김지영도 이재우와 ‘스파르타쿠스’ 선보여영국 로열발레단을 대표하는 발레리나 마리아넬라 누네즈가 발레 갈라 무대를 위해 한국을 찾는다. 누네즈는 오는 7월 13~14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발레 오브 서머 나이트’ 무대에서 ‘백조의 호수’와 ‘라 바야데르’ 등 주요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기완·홍향기 경쟁 발레단원 공연 아르헨티나 출신의 누네즈는 로열발레학교를 거쳐 1998~99년 시즌 로열발레단에 정식 입단한 후 20년간 전 세계 무대에서 정상급 기량을 선보여 온 무용수다. 우리나라 발레리나들에게도 ‘닮고 싶은 무용수’ 1순위로 꼽히는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의 입단 20주년을 기념해 로열발레단이 지난해 2월 마련한 공연에서는 커튼콜 때 객석의 팬들이 그를 향해 던지는 꽃으로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특히 그가 쿠바 출신의 전설적인 무용수 카를로스 아코스타와 로열발레단에서 함께 한 작품들은 발레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아코스타와 누네즈가 함께 타이틀롤을 맡은 ‘돈키호테’와 ‘고집쟁이 딸’ 등은 영상물로도 제작돼 더욱 유명하다. 누네즈가 이번 내한에서 함께 무대에 설 파트너는 같은 발레단 소속 바딤 문타기로프다. 그는 2013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의 2013년과 2019년 최고 남성무용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발레 오브 서머 나이트’에서는 경희대 무용학부 교수로 부임하며 국립발레단을 퇴단하는 발레리나 김지영이 프리랜서로 처음 무대에 오른다. 그는 국립발레단에서 환상의 호흡을 맞춰 온 수석무용수 이재우와 ‘스파르타쿠스’ 중 ‘아다지오’ 등을 선보인다. ‘아다지오’는 스파르타쿠스와 부인 프리기아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2인무로 묘사한다. 이 밖에 김지영의 ‘빈사의 백조’ 독무 무대도 예정돼 있다. 김지영의 국립발레단 마지막 무대인 6월 23일 ‘지젤’ 공연은 이미 매진돼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한 관객들은 이번 무대를 통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기완과 홍향기가 함께 춤을 추는 흔치 않는 무대도 예정돼 있다. 경쟁 관계인 두 단체 무용수들이 같은 작품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으로, 이들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인 ‘심청’ 가운데 ‘문라이트 파드되’(달빛 2인무)를 선보인다. ●한서혜·이수빈 등 해외파도 무대에 이 밖에 미국 보스턴 발레단에서 활약 중인 한서혜와 이수빈,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예브게니아 오브라초바와 아르테미 벨리야코프 등 해외무대에서 활약하는 무용수들의 무대도 예정돼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황성기 칼럼] 누가 먼저 결단해야 하는가

    [황성기 칼럼] 누가 먼저 결단해야 하는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한 미국과의 대화 시한이 7개월 남았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속절없이 3개월이 훌쩍 지난 것을 생각하면 북미가 제대로 협상도 못 해본 채 연말을 맞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협상이 완결되지 못하면 가장 손해를 볼 나라는 북한이다. 김 위원장은 그 사실을 뼈저리게 잘 알 것이다. 제재가 풀려 남북 경협만 제대로 이뤄지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 10대 사업의 투자비만 20년간 63.5조원이다. 10대 경협 사업의 경제적 이익 추산 규모는 같은 기간 남한 379.4조원, 북한 234.1조원에 달한다(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 남북만 해도 그럴진대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금융 지원이 들어오고, 미국·중국·일본 자본이 25개 특구에 뿌려진다면 어떻겠는가. 그런 계산을 북한은 다 했을 것이다. 잘사는 조국 건설의 미래가 어른거리겠지만,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먼저 비핵화를 한 뒤에 평화체제·제재해제를 보장한다는 리비아식은 지난해 일찌감치 북한이 거부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보면 목에 칼이 들어온다 해도 ‘선 비핵화’는 수용할 수 없고, 수용하지 않는다는 결기에 차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지도부가 손에 현찰을 들고 흔들면 김정은 지도부가 동요할 것이라는 프레임은 대단한 오산이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월동 채비’에 들어간 평양이다. 트럼프는 과거 30년 북미 흑역사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전 정권의 실패한 대북 정책은 되풀이하지 않겠다고도 다짐했다. 하지만 한 치도 움직이지 않는 ‘선 비핵화’ 방침을 보면 부시와 오바마 정책이 뒤죽박죽된 느낌이다. 2018년 전 세계에 보여 준 트럼프스러운 기세는 어디다 뒀는지 안쓰럽다. 1961년 쿠바 핵 위기 직전 존 F 케네디 정권에서 실행된 피그만 침공이 미국의 군부와 정보 당국, 전문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작전은 실패하고, 다대한 인명피해에 망신만 샀던 역사를 트럼프는 다시 읽어 보길 권한다. 미완의 협상으로 끝났다고 해서 미국이 손해 보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내년 이후에도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를 지킨다면 모를까,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 전조는 지난 9일과 14일 북한의 단거리 전술 미사일 발사에 있다. 시한을 넘긴다면 아직 손 볼 데가 남은 화성15형의 개량형을 쏘아올리거나 평양 시내 군사 퍼레이드에서 1만 3000㎞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실전 배치를 선언해 대미 위협을 과시할 것이다. 혹독한 제재와 미국의 핵 공격 위협을 견뎌 온 북한이 2017년 한반도 위기로 돌아간다고 해서 두 손 두 발 들 것이라는 가정은 지극히 1차원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부근에 로켓탄이 떨어지자 “전쟁이 나면 이란을 소멸시킬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제국주의 냄새가 진동하는 발언이지만 북한은 이라크도, 리비아도, 심지어는 이란도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잘 알 듯 북핵 해결은 외교적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것은 부동의 팩트다.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전략적 인내에 들어가면 적대적 관계의 종식을 원하는 북한이 ICBM의 고도화를 통해 위협을 키울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북미 흑역사였다. 중단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달면 미국의 최애 동맹 일본이 바로 위험하다. 한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남진 위협을 막으려면 북한 불부터 끄는 게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걸 트럼프는 깨닫길 바란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이란 사태까지 미국의 오지랖이 넓어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모라토리엄에 안심하고 대북 정책 우선순위를 낮췄다간 큰코다치기 쉽다. 북미가 삐걱거리자 남한의 보수세력이 거봐란 듯 대북 정책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것처럼 미국의 뿌리 깊은 네오콘은 지금이 트럼프식 ‘친김정은’의 나쁜 버르장머리를 고칠 좋은 찬스라고 보고 있다. 미국 내 대북 비판 물결이 거세지면 천하의 트럼프도 배겨 날 재주가 있겠는가. 싱가포르 1차 북미 회담은 김정은 승리, 2차 하노이는 트럼프 승리라 치자. 3차는 트럼프, 김정은의 윈윈(win-win)이 될 회담이 돼야 한다. 서로 패는 까보였고, 조합만 남았다. 1000배 우월한 비대칭 전력의 미국이 조금만 양보하고 신뢰를 보여 주면 북미가 함께 평화를 구가하는 새 역사의 장을 열 수 있다. 트럼프의 결단만이 가능한 일이다. marry04@seoul.co.kr
  • ‘서울 면적 절반’ 사라지는 도시공원 살린다

    ‘서울 면적 절반’ 사라지는 도시공원 살린다

    정부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동네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향후 5년간 공원 조성 목적으로 발행하는 지방채에 대한 이자를 최대 70%까지 지원한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방자치단체 대신 공원 땅을 사들인 뒤 지자체가 5년에 걸쳐 나눠 갚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한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이런 내용의 ‘장기 미집행 공원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장기 미집행 공원은 지자체가 공원 부지로 지정한 뒤 예산 부족 등으로 오랜 기간 내버려 둔 미개발 공원이다. 서울 남산공원, 서리풀공원, 대구 범어산 범어공원 등이 대표적이다. 헌법재판소는 1999년 사유지에 공원·학교·도로 등 도시계획시설을 지정해 놓고 보상 없이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사유 재산권 침해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년간 공원이 조성되지 않은 곳들은 2020년 7월 1일을 기점으로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한다는 내용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이 2000년 제정됐다. 이에 따라 내년 7월부터 서울시 면적(605㎢)의 절반에 이르는 340㎢의 공원 부지가 사라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개인이 소유한 등산로 입구, 약수터 등 공원 땅에 등산객이나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난개발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실효 대상 공원 부지 340㎢ 가운데 130㎢를 꼭 지켜야 할 우선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지자체는 앞으로 5년간 총 4조 3000억원을 투입해 우선관리지역 가운데 51.6㎢를 사들일 예정이다. 이 중 2조 4000억원어치의 지방채를 발행해 11.3㎢를 매입한다. 이 밖에 토지은행 활용, 국고 연계사업 등을 통해 총 16조 50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된다. 당정은 지자체가 공원 조성을 위해 발행하는 지방채에 대한 이자 지원율을 기존 50%에서 최대 70%까지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공원 조성 목적으로 지방채를 발행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발행 한도를 제한하지 않도록 했다. 현재 진행 중인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지연 우려가 큰 일부 사업은 LH가 이를 승계해 추진한다. 또 LH토지은행이 지자체를 대신해 공원 부지를 먼저 매입하고 지자체가 토지보상비를 분할 상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울러 당정은 효력을 잃는 공원 부지 가운데 약 25%인 90㎢의 국공유지에 대해 실효를 유예하기로 했다. 즉 해당 국공유지는 10년간 공원 부지로 계속 묶여 있으며, 지자체의 공원관리 실태 평가 등을 통해 유예 기간이 연장된다. 정부는 공원일몰제 관련 업무가 지자체 담당이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가 시한이 다가오자 지난해부터 대책을 마련했다. 지자체 역시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공원 조성 문제를 후순위로 미뤄 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재정당국에서 지방사무에 국비를 지원하는 데 난색을 표해 장기 미집행 공원 해소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공원 부지를 매입해 토지 소유자에게 재산권을 돌려줄 수 있도록 지자체, 공공기관 등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발표한 대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20㎢에 공원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 면적 절반’ 사라지는 도시공원 살린다

    ‘서울 면적 절반’ 사라지는 도시공원 살린다

    내년 7월 일몰제 적용 땐 공원부지 풀려 5년간 공원 조성 지방채 이자 70% 지원 지자체, 우선관리지역 4조 3000억 투입 LH, 지연 우려 큰 민간공원 사업 승계정부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동네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향후 5년간 공원 조성 목적으로 발행하는 지방채에 대한 이자를 최대 70%까지 지원한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방자치단체 대신 공원 땅을 사들인 뒤 지자체가 5년에 걸쳐 나눠 갚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한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이런 내용의 ‘장기 미집행 공원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장기 미집행 공원은 지자체가 공원 부지로 지정한 뒤 예산 부족 등으로 오랜 기간 내버려 둔 미개발 공원이다. 서울 남산공원, 서리풀공원, 대구 범어산 범어공원 등이 대표적이다. 2000년 7월 도입한 일몰제에 따라 도시공원으로 지정된 뒤 20년간 사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으로 효력을 잃는다. 내년 7월부터 서울시 면적(605㎢)의 절반에 이르는 340㎢의 공원 부지가 사라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개인이 소유한 등산로 입구, 약수터 등 공원 땅에 등산객이나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난개발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부는 실효 대상 공원 부지 340㎢ 가운데 130㎢를 꼭 지켜야 할 우선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지자체는 앞으로 5년간 총 4조 3000억원을 투입해 우선관리지역의 40%에 해당하는 51.6㎢를 사들일 예정이다. 여기에 2조 4000억원어치의 지방채를 발행해 11.3㎢를 매입한다. 이 밖에 토지은행 활용, 국고 연계사업 등을 통해 총 16조 50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된다. 당정은 지자체가 공원 조성을 위해 발행하는 지방채에 대한 이자 지원율을 기존 50%에서 최대 70%까지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공원 조성 목적으로 지방채를 발행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발행 한도를 제한하지 않도록 했다. 현재 진행 중인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지연 우려가 큰 일부 사업은 LH가 이를 승계해 추진한다. 또 LH토지은행이 지자체를 대신해 공원 부지를 먼저 매입하고, 지자체가 토지보상비를 분할 상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울러 당정은 효력을 잃는 공원 부지 가운데 약 25%에 해당하는 90㎢의 국공유지에 대해 실효를 유예하기로 했다. 즉 해당 국공유지는 10년간 공원 부지로 계속 묶여 있으며, 지자체의 공원관리 실태 평가 등을 통해 유예 기간이 연장된다. 국토부는 이날 발표한 대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20㎢에 공원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넷째 자식’ 인보사 불명예 퇴진… 1.1兆 수출계약 파기 위기

    ‘넷째 자식’ 인보사 불명예 퇴진… 1.1兆 수출계약 파기 위기

    이 前회장 “내 인생 3분의1 투자” 애착 20년간 2000억 미래 먹거리 ‘물거품’ 금전 손실에 그룹 이미지까지 치명타 거래소 ‘코오롱티슈진’ 상장 적격성 검토 어제 하루 ‘티슈진·생명과학’ 거래정지허가받지 않은 세포가 의약품에 함유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가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 취소 조치를 받게 되면서 코오롱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인보사는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넷째 자식’이라고 부를 정도로 애착을 보였던 그룹의 ‘미래 먹거리’였으나 이번 사태로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떠안았을 뿐만 아니라 그룹의 전체 이미지와 신뢰도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이자 미국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은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되면서 존폐 위기에 놓였다. 이날 코오롱그룹은 이 전 회장이 지난해 11월 전격적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지 6개월 만에 초대형 악재가 발생하자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코오롱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당사의 품목 허가 제출 자료가 완벽하지 못하였으나 조작 또는 은폐 사실은 없다”면서 “취소 사유에 대해 회사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향후 절차를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보사의 2액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임을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전달받아 식약처에 통보한 뒤 지난 3월 31일 자발적으로 판매 중지 조치를 취했다”면서 “이후 식약처의 실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 요구 및 현장 실사에 최선을 다해 협조했다”고 덧붙였다. 인보사 사태가 그룹 전체의 위기로까지 번진 것은 인보사가 단순한 신약이 아니라 바이오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해 온 그룹의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취임한 지 3년 만인 1999년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을 설립해 20년간 2000억원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세계 최초 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를 개발해 2017년 7월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이 전 회장은 그해 4월 충주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 인생의 3분의 1을 인보사에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인보사에 애착을 보였다. 하지만 ‘인보사 쇼크’로 코오롱그룹의 바이오사업 청사진에는 급제동이 걸렸다. 그동안 들였던 연구개발비는 손실로 처리될 전망이다. 또 일본과 중국, 중동, 동남아 등으로 인보사를 기술 수출해 수출 규모만 1조 1000억원에 달했지만 향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됐던 계약금은 돌려줘야 하거나 지급이 중단됐다. 이번 사태가 해결된다고 해도 코오롱그룹이 향후 바이오산업에서 재기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품이 인보사 하나뿐이었던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에 회사의 명운이 걸려 있었다”면서 “인보사로 인해 기대되는 수익으로 앞으로의 신약 개발 계획을 세웠을 텐데 무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다른 제품을 출시한다고 해도 의약품의 핵심인 신뢰를 이미 잃었기 때문에 특허를 받기도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투자자 보호를 위해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권매매거래를 하루 동안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오후에는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고 결정이 날 때까지 주식 거래를 정지한다고 밝혔다. 코스닥시장에서 코오롱티슈진은 16.04%(1530원) 떨어진 8010원을 기록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은 2만 5500원으로 9.73%(2750원) 내렸다. 식약처가 인보사 국내 판매를 중지시키기 직전인 지난 3월 29일과 비교하면 두 달 새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은 각각 76.7%, 66.1% 폭락했다.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에는 최장 30일이 걸린다. 코오롱티슈진이 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최장 2년간 심사가 진행되고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에펠탑을 사랑한 사람들 / 한건축 대표

    [최세일의 건축이야기] 에펠탑을 사랑한 사람들 / 한건축 대표

    올해가 에펠탑이 세워진 지 130년이 되는 해로 가장 성대한 레이저쇼에 대한 뉴스가 각 매체를 장식했다.이처럼 큰 뉴스가 된 배경에는 몇 년 전 이탈리아의 몬자 브리안자 상공회의소가 에펠탑의 가치에 대해 조사 발표한 영향이 클듯하다. 유럽의 상징적 조형물과 건축에 대하여 인지도, 관광객, 상징성 등을 반영해 그 가치를 매겼는데 2위인 콜로세움 원형경기장과 약 다섯 배의 차이로 1위를 기록했다. 당시의 환율로 계산하면 한화로 약 616조원의 가치가 인정되었다. 7년전 기준 한해 에펠탑을 찾는 관광객이 약 800만명으로 추산되었으며 최근 1000만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2위인 콜로세움이 한화로 약 129조원이고 스페인의 파밀리아 성당이 약 127조원의 가치라고 하니 에펠탑이 가지는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콜로세움이나 파밀리아 성당의 입장에서 보면 그 차이를 인정하기 힘들겠지만, 프랑스가 아닌 이탈리아의 상공회의소가 조사한 결과라니 콜로세움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지금은 보물단지가 된 에펠탑이 처음부터 대접을 받은 것은 아니다. 1889년 프랑스혁명 백주년 기념으로 파리 만국박람회가 열리며 이를 기념하기 위한 조형물이 공모되었을 때 토목기술자였던 구스타프 에펠은 320m(안테나포함)의 높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물 자체의 하중만 견디면 되는 철탑을 계획하여 제출하였으며 공기나 공사비 등 이런저런 고려에 의해 선정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의 프랑스인들은 문화, 예술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였다. 품격있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 흉물스런 철탑이 웬 말이냐고 반대가 심했다. 특히 많은 예술가가 이 흉측한 철 구조물을 비난하였다. 대표적으로 모파상은 에펠탑의 완성 후 탑의 1층 식당에서 식사를 자주 했는데 그 이유가 ‘파리에서 에펠탑을 보지 않으며 밥을 먹을 곳이 거기밖에 없어서’라고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렇듯 애물단지였던 에펠탑이 보물단지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딱딱하고 차가운 철로 만들어진 미려한 곡선은 건축 후에 많은 사람을 감탄시키기 충분했고 비난일색이던 예술가들을 칭찬으로 바뀌게 했다.이후 많은 예술가들이 에펠탑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만들거나 에펠탑 광장에서 예술 활동을 하였다. 프랑스의 진보적인 색체는 다른 보수적인 곳에서는 다루지 못한 내용들을 실험적으로 선보이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몇 년 전에는 싸이가 에펠탑 광장에서 공연을 하여 2만 여명이 군집하였다.작년에는 한국의 퍼포먼스작가 배 달래도 에펠탑 광장에서 ‘못다 핀 꽃 한 송이’ 라는 무거운 주제의 공연을 했었다.미술작품으로는 많은 화가가 에펠탑을 그렸지만, 샤갈의 에펠탑을 소재로 한 작품들 그중에서도 에펠탑의 신랑 신부는 유명한 작품이다.미술가, 행위예술가, 음악가, 영상예술가, 문학가에 이르기 까지 모든 장르의 문화 예술인들이 에펠탑을 소재로 하고 배경으로 작품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에펠탑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에펠탑 자체가 아름답다보니 그 예술성에 에펠탑을 좋아한다. 둘째는 프랑스라는 나라가 진보적이라 제약이 적어 어떤 예술적 표현도 수용하는 편이다. 예술에서는 어떤 집단의 눈치도 안보는 프랑스인들의 예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많은 예술가들을 파리로 부른다. 셋째는 에펠탑의 인지도나 상징성이 많은 예술가들에게 함께하고 싶도록 만든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해져서 그곳에서 뭔가를 도전하고 싶게 만든다. 넷째. 가장 많은 국가의 사람들이 모이고 다인종국가로 홍보효과가 크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예술가들이 파리를 사랑하고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을 사랑한다에펠탑은 예술가만 사랑한 게 아니다. 히틀러 역시 에펠탑을 너무 좋아해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를 좋아했다.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던 탑의 약 1700계단을 걸어서 올라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내가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 하여 폰 콜티즈 장군에게 에펠탑과 파리를 파괴할 것을 지시하였고 아홉 번이나 확인하였다. 네덜란드의 한 도시를 파괴한 히틀러다운 명령이었다. 다행이 폰 콜티즈 장군이 ‘나는 히틀러의 배신자가 될지언정 인류의 죄인이 될 수는 없다며 히틀러의 명령에 불복하여 지금 우리가 에펠탑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항명을 하면서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김영환 장군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에펠에 대해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많은 사람이 에펠을 건축가로만 알고 있으나 에펠은 화학을 전공한 토목술자로 유럽의 많은 철교를 설계하고 건설 하였다. 이중 가장 유명한 철교는 가리비 고가교로 대형 아치가 철교를 떠받치고 있다.마치 에펠탑의 하부를 보는 듯하다. 에펠은 에펠탑 이후에 건축가라는 이름을 달았다. 또 그는 에펠탑 이전에 프랑스가 미국에 기증한 자유의 여신상 철 구조물을 설계하였으니 프랑스와 미국의 상징물을 설계한 셈이다.에펠탑 건설시 프랑스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은 예상 공사비의 약 25% 정도였다. 에펠은 자신이 공사비를 대고 대신 향후 에펠탑이 유지될 20년간 관람비용 등을 자신의 회사에서 받는 것으로 계약을 하고 에펠탑을 지었으며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이 약 800일 만에 공사를 마쳤다. 물론 에펠탑은 만국 박람회 최고의 전시물이었으며 그 관람수입만으로 공사비를 다 충당할 수 있었다. 에펠탑은 원래 20년간 유지될 목적이었으나 통신이나 군사적 목적의 중요성이 인정되어 철거를 면하였다. 에펠탑으로 성공한 에펠은 파마마 운하를 만들었으나 큰 손해를 입어 어려움을 겪었다. 에펠의 성공은 그의 정체성에 대한 후학들의 다툼을 유발했다. 화학자들은 에펠이 화학자라 했으며 토목가들은 에펠을 토목가라 하고 건축가들은 에펠은 건축가라 한다. 수학자들은 에펠탑의 곡선이 수학의 함수를 활용한 지수 그래프의 형태와 유사하다고 한다. 내 주변에서도 간혹 토목을 하는 사람들이 건축가들에게 가장 위대한 건축물은 토목가가 만들었다며 토목의 예술성을 어필 한다. 각 나라마다 지방마다 상징물로 자리매김 된 건축물이나 구조물이 있으며 그 홍보가치는 천문학적이다. 파리의 에펠탑과 개선문,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그리스의 파르테논, 스페인의 피밀리에 등. 미국의 러시모어 바위산의 대통령 조각상,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브라질의 리오데 자네이로의 예수상, 이집트의 피라미드, 칠레의 모아이석상, 중국의 만리장성과 천안문 등은 상징물인 동시에 어마어마한 관광자원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은 무엇이 있을까? 애석하게도 대한민국은 분단국가의 이미지를 넘는 상징물이 없단다. 광화문 광장이 월드컵 응원과 촛불혁명으로 많이 보도되어 많이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위에 열거한 다른 나라의 상징물에 비하면 지명도는 미미하다. 일부 건설 분야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거를 뛰어넘는 국가적 기념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억지로 상징물을 목적으로 만들 필요야 없겠지만 국가적 전환점이 될 만한 일이 있다면 고려해볼만 하다. 꼭 대형 구조물이 아니어도 된다. 파리의 에펠탑을 비롯한 상징물들은 모두가 스토리가 있다. 어떤 것은 예술성에서 어떤 것은 규모에서 어떤 것은 상징성에서 유명해졌지만, 공통점은 스토리가 입혀진 홍보가 이런 가치를 만들어냈다. 특히 에펠탑은 에펠탑 광장을 각종 문화행사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에펠탑의 사진이 계속 생산되고 홍보된다. 한국에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많은 유적이 있다. 건축물로서 파르테논과 비교되는 종묘, 조각물로서 세계 어느 것에도 손색없는 석굴암, 소실되고 없지만, 황룡사 대탑 같은 조형물들은 충분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알릴만 하다.몇 달 전 BTS의 한 멤버가 불국사 등 우리 문화유적을 방문 사진을 올렸다는 기사를 보며 나라에서 할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체계적인 연구와 홍보를 위해 정부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에펠탑의 13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는 상징물이 아직 없음을 아쉬워하며 돌아보게 된다.
  • 취업난 속 ‘블루오션’은 조종사…세계 항공업계 구인난 해소 총력

    취업난 속 ‘블루오션’은 조종사…세계 항공업계 구인난 해소 총력

    2037년까지 세계 항공업계 두 배 이상 신장할 듯 국내 청년 실업률이 11.5%(지난 4월 기준)에 이르는 상황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의외로 ‘블루 오션’인 직업군들이 눈에 띈다. 특히 앞으로 20년간 세계 시장에서 항공 산업만큼 성장세가 가파른 부문도 흔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에서 저가항공사(LCC)가 속속 등장하고 신규 노선이 늘어나면서 각국 항공사들은 부족한 조종사, 정비기술자, 객실승무원 충원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1일 세계 각국 항공사들이 자체 조종사 양성을 늘리거나 수당을 인상하는 방법 등으로 부족한 조종사 충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간 항공 수요가 너무 빠르게 증가하는 바람에 조종 기량 부실에 따른 안정성 문제와 비용증가 등의 부정적 영향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세계 항공여객수는 45억 8800만명으로 2014년에 비해 38%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중산층 증가에 따른 여행수요 확대와 저가항공사 등장, 노선증가 등으로 항공여객은 증가하는 추세다. ●2037년 조종 인력 두 배 이상 필요…아시아태평양 성장세 주목 특히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지난해 8월 발표한 시장전망보고서를 통해 향후 20년간 세계 시장에 인도될 신규 항공기 수는 4만 2730대로 현재 운용중인 항공기 수의 약 2배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2037년까지 필요한 전 세계 민항 조종사 숫자는 79만명으로 나타났으며, 비즈니스 제트기와 헬기 조종사를 제외한 순수 민항 여객기 조종사는 63만 5000명으로 추산됐다. 현재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항기 조종사 29만 5000여명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보잉은 정비사를 포함한 기술자의 경우 향후 20년간 75만 4000명이, 객실 승무원은 89만명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잉은 이 가운데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향후 20년간 글로벌 항공 시장을 이끌 것이라며 아태 지역에서 조종사 26만 1000여명(33%), 정비기술자 25만 7000명(34%), 객실승무원 32만 1000명(36%)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향후 20년간 조종사 12만 8500명, 기술자 12만 6570명, 객실승무원 14만 7250명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문제는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조종사의 수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특히 항공 산업이 급증하는 지역이 주로 신흥 시장이라는 점에서 이들 지역에서는 아직 조종 인력을 키울 인프라가 탄탄하지 못하다는 약점이 있다. 이에 신흥 시장에서는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들을 선진국에서 빼오고 있으며 선진국에서도 현장에 쓰일 인력이 부족한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조종사 부족으로 인한 운항 차질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저가항공사 플라이비는 지난달 복수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2017년에는 유럽 유수의 저가항공사인 아일랜드 라이언에어가 조종사 부족으로 운항을 대거 취소하는 바람에 약 40만명이 불편을 겪었다.●항공사 비(非)조종사 직원을 조종사로 전향시키는 교육 등장 세계 각국 항공사들은 조종사 수요를 충족시키기위해 자체 인력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델타 항공은 지난해부터 자사의 객실승무원을 포함한 비(非) 조종사 직원들에게 조종사로 전향할 수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교육 기간은 약 42개월이며 직원이 조종사가 되고자 하는 뜻이 있다면 교육기간은 무급 휴가로 인정되고 교육 수료시 델타 항공의 조종사가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다코타 대학 등 8개 대학과 협약을 맺고 조종 교육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을 설립하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미레이트항공은 2017년 조종사 양성학교를 설립해 현재 200명이 조종 교육을 받고 있다. 시설 확충을 서둘러 내년에는 재학생을 400명으로 늘리고 최종적으로는 60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호주 2위 항공사인 버진 오스트레일리아도 자국 내 조종사 양성학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HNA그룹이 호주에 설립한 항공학교가 운영에 협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언론은 500명의 정원 중 90%가 중국인 학생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선 조종사 채용기준 완화 움직임도 고도의 전문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조종사 양성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항공사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급여나 수당 인상 등의 방법으로 조종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인도의 유력 저가항공사인 인디고는 자금난에 빠진 기업의 조종사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스카우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채용기준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국제항공은 기존 신장 170~185㎝로 규정했던 모집 요강의 기준을 지난해부터 168~188㎝로 완화했다. 다른 항공사들도 시력 기준 등을 잇따라 완화하고 있다. 가자마 히테키 일본 항공경영연구소 주임 연구원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급격한 수요 확대로 종전이라면 채용하지 않았을 인재를 고용하는 바람에 훈련시간 증가로 비용이 크게 높아질 수 있어 조종사 부족이 항공사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어기여차! 더위 물리치며 돌아온 레이지본

    어기여차! 더위 물리치며 돌아온 레이지본

    국내 1세대 인디밴드를 대표하는 레이지본이 무더운 여름을 날려버릴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레이지본은 21일 여름 스페셜 앨범 ‘어기여차’를 발매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2017년 정규 6집을 발매한 지 약 2년 만에 내놓은 앨범이다. 동명의 타이틀곡은 여럿이 힘을 합할 때 일제히 내는 소리인 ‘어기여차’ 그대로 고난과 역경 속에서 서로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자는 뜻을 담았다. ‘어기여차 디여라차/ 파도는 날 들고 내리고 집어도 삼키네/ 비바람 지나간 바닷가 해가 뜨는 거니까/ 노래하세 노를 잡고’ 등 가사로 내일의 희망을 표현했다. 무더운 여름밤을 유쾌하게 표현한 ‘열대야’, 못생김의 대명사지만 바다에서는 진정한 ‘인싸’라는 설정의 ‘오징어’, 사랑 노래 ‘썸머매직’ 등 모두 네 곡이 수록됐다. 여름을 주제로 신나게 춤을 추며 들을 수 있는 곡들이다.스카펑크 장르의 음악으로 활동한 이들은 20년간 수많은 공연을 열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국내 인디신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한 차례 해체를 경험하기도 했던 레이지본은 2013년 원년 멤버가 다시 의기투합해 팀 재정비 노력을 기울여 왔다. 멤버 임준규는 “회사 지하 작업실에 매일 출근하는 심정으로 와서 작업하고 있다”며 “적당한 감시와 응원으로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IoT 수질 관리부터 수요 예측까지… 부산에 스마트 양식장 만든다

    재래식 양식 탈피 지식산업으로 재편 민·관·산·학 협력으로 첨단 산단화 총력 부산 기장에 정보통신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양식장이 조성된다. 부산시는 해양수산부, 부경대, 민간 법인 등과 함께 기장군 일광면 동백리 6만 7320㎡ 부지에 스마트양식장 시범사업(테스트베드)을 벌인다고 21일 밝혔다. 2021년까지 국비 220억원, 시비 120억원, 민자 60억원을 투입한다. 주변 배후부지에는 민간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100억원을 들여 취·배수시설, 전기, 환경시설 등 기반시설을 만든다. 스마트양식은 정보기술(IT), IoT,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지능화된 친환경 양식시스템을 말한다. 노동집약적인 재래식 양식 방법을 기술과 자본을 집약한 지식산업으로 재편하려는 취지로 추진된다. 시범 사업장에는 실시간 수질 환경 모니터링 및 원격제어 시스템, 수질 환경 제동제어 시스템, 빅데이터를 활용한 생육환경 자동 구현, 시장수요 예측 및 생산량 자율 조정 시스템 등을 갖추게 된다. 부산시는 세계적인 식량난에 대비하고 양식 산업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해양부의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 공모에 참여해 최종 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 해양수산 관련 연구·교육기관이 밀집해 있고, 수산물 생산·유통·가공·수출 등 연관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부경대는 수산과학연구소를 포함한 사업부지를 20년간 무상으로 제공한다. 부산시는 이달 말까지 민간 사업자를 공모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해 내년 공사에 들어간다. 시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 1단계 사업 완료 뒤 테스트베드를 통해 수익성뿐 아니라 데이터 수집, 연구개발, 인력양성, 선도모델 확산 등 프로그램 운영과 민간기업 입주, 부지 확장(9만㎡ 규모) 등 추가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2025년까지 생산·유통·가공·수출 및 관광 등이 집적된 대규모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게 최종 목표다. 현재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수협 2곳(선망, 저인망), 식품기업 3곳(삼진어묵, 고래사, 기장물산), 수산물종합무역회사 1곳(희창물산), 양식업체 1곳(화남수산) 등이다. 민간 투자업체가 선정되면 부산시, 부경대, 국립수산과학원, 민간참여법인 간 사업추진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임정현 부산시 수산정책과장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 만큼 초기 단계에는 수익성보다 공공성을 추구하며 테스트베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이노비즈協 ‘혁신인재 장기재직 통한 우수 중소기업 성장지원 전략’ 국회 토론회

    이노비즈協 ‘혁신인재 장기재직 통한 우수 중소기업 성장지원 전략’ 국회 토론회

    이노비즈협회와 기술보증기금은 국회 박정 의원( 더불어민주당, 파주시을), 권칠승 의원( 더불어민주당, 화성시병), 조응천 의원( 더불어민주당, 남양주시갑)과 함께 21일 오후2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신관 제2소회의실에서 ‘혁신인재 장기재직을 통한 우수 중소기업 성장지원 전략’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중소벤처기업부 김학도 차관을 비롯해 중소기업 정책 관련 전문가, 유관기관 및 이노비즈기업 임직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조홍래 회장은 “급변하는 시대에 중소기업이 혁신성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재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이노비즈기업과 같이 역량있는 우수 중소기업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장지원 전략이 마련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핵심인력 장기재직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3년간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31%가 핵심인력 이직으로 인해 경영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피해 중소기업들은 1개사당 평균 6억6000만원의 매출액이 감소(기술혁신형 중소기업 평균 매출액 157억1000만원의 4.2% 수준)하고 핵심인력 퇴사로 인한 대체인력을 키우는데 1인당 평균 53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81.5%가 중소기업 근로자의 장기재직을 위한 지원정책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분석결과를 발표한 노민선 연구위원은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완화를 위해 중소기업 장기재직자에 대한 소득 확대 지원과 복지 서비스 확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종길 이노비즈협회 상근부회장은 “혁신형 중소기업과 같은 우수 중소기업이 혁신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인재유입과 고용유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저임금 중소기업’이란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며 인재가 최대 20년간 장기재직을 할 수 있도록 장기재직 공제부금 신설 등 파격적인 인재투자 지원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패널 토론에는 중소기업연구원장을 역임한 김세종 이노비즈 정책연구원장을 좌장으로 하여 이천석 창명제어기술 대표이사, 황성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동향데이터분석센터장, 이채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김종길 이노비즈협회 상근부회장, 김민규 중소벤처기업부 인재활용촉진과 과장, 백경호 기술보증기금 상임이사가 참여해 혁신인재 장기재직을 통한 우수 중소기업 성장지원 전략 관련 열띤 토론과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박정 국회의원은 “활력있는 국가경제 성장을 위해 경제 전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인재 유입과 장기재직은 매우 중요하다”며 “국회차원에서 관련 지원정책 확대를 위한 입법활동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두려움 벗어던진 6만명…벗지 못한 혐오의 색안경

    두려움 벗어던진 6만명…벗지 못한 혐오의 색안경

    2000년 성소수자 50명 첫 퍼레이드 “축제엔 존재 자체 축하하는 의미 담겨” 가족 참가… 공동체 일원 수용 넓어져 5년 전 동성애 반대 집단서 행진 반대 행사 커질수록 혐오와의 전쟁도 커져가을비가 내리는 대학로에 우산을 받쳐 든 시민 50여명이 행진하고 있다. 우산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과 얼굴을 드러낸 사람들은 손에 무지개색 현수막을 나눠 들었다. 현수막에는 ‘무지개 2000’이라는 낯선 이름 아래 ‘한국성적소수자(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바이섹슈얼)’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2000년 9월 9일 한국에서 처음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의 퍼레이드 모습이다.조촐하게 문을 연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올해 스무살이 됐다. 올해 축제는 서울광장에서 21일부터 6월 9일까지 열린다. 50명으로 시작한 작은 축제는 지난해 6만명(경찰 추산 1만 5000명)이 참여하는 등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또 존재감도 커졌다. 축제가 열릴 때마다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돼 성소수자를 둘러싼 논쟁들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지난 20년간 축제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한국 사회에 남긴 의미와 과제를 짚었다. ●“존재 긍정하기… 축제의 가장 큰 목적” 20년째 축제 기획에 참여하고 있는 한채윤 서울퀴어퍼레이드 기획단장은 “매년 축제를 기획할 시점이 되면 ‘과연 축제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고 말한다. 한 줌의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시작해 자금이 부족했고 곱지 않은 사회적 시선과도 맞서야 했기 때문이다. 20년 전 동성애는 지금보다 더한 금기어였다. 두려움을 넘어 거리로 나온 이유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긍정하기 위해서였다. 존재를 긍정해야 사회 속에서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한 단장은 “축제와 퍼레이드에는 소수자로서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존재 자체를 축하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벽장에 숨어 있던 성소수자들이 길 위로 쏟아져 나와 “우리가 여기에 있다. 어떻게 하면 같이 살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자”는 화두를 던진다는 것이다. 2000년 거리로 나오기까지 1990년대 대학 내 모임들과 인권 단체에서 싹튼 성소수자 인권 운동이 밑거름 역할을 했다. 첫 회 때는 축제를 제대로 다룬 언론보도가 한 줄도 없었다. 하지만 꾸준히 축제를 열다 보니 50명이던 참가 인원이 300명, 2000명으로 매년 늘어났다. 20년간 개인 후원도 꾸준히 증가했다. 참가자수와 주체들이 다양해지며 퍼레이드 규모도 커졌다. 2002년 1t 트럭 1대에서 시작해 올해는 2.5t 트럭 11대가 거리를 메울 예정이다. 코스도 확대돼 서울광장에서 시작한 퍼레이드는 처음으로 광화문광장을 거친다. 두 광장이 시민 사회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전하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규모만큼 참가자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조직위 구성도 인권단체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축제 기획자 개개인이 모이는 경우가 많다. 첫 회 10명으로 시작한 기획단은 현재 48명까지 늘었다. 축제 초반 행사 명칭에 자주 쓰였던 동성애자라는 단어도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양성애자 등 더 많은 소수자를 포용하기 위해서다. 2010년부터 조직위를 맡은 강명진 위원장은 “초창기에는 동성애자라는 단어가 그나마 익숙했지만 대표성이 약한 측면이 있다”며 “축제 내부도 더 많은 소수자를 포용하기 위해 변해 왔다”고 말했다. 축제의 외연도 넓어졌다. 장애인, 여성, 노동자 등 다양한 약자들이 축제의 틀 안으로 들어왔고,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나 아이를 데려온 부모, 이성애 커플 등 성소수자가 아닌 이들이 축제에서 더 많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후 무지갯빛 행렬은 2009년 대구를 비롯해 2017년 부산과 제주, 2018년 전주, 광주, 인천 등 서울 밖으로 확산됐다. ●성소수자 혐오 넘을 방법 고민해야 축제의 역사와 함께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달라져 갔다. 한 단장은 “동성애라고 하면 20년 전에는 아예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거나 변태라고 욕했지만, 지금은 최소한 성소수자가 주변에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며 “가족단위 참가자들을 보면 성소수자를 공동체 일원으로 수용하는 폭이 넓어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공동체의 마음을 여는 것은 성소수자들이 실질적인 시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현재 유통되는 문화 콘텐츠들은 마치 일상 공간이 모두 이성애자로 메워졌다는 듯 이성애 서사로 가득 차 있다”면서 “이 관습을 깨고 성소수자를 드러내는 것은 정치적 시민권과 생존권을 인정받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림자도 있다. 성소수자들이 거리로 나설수록 ‘동성애 혐오’도 짙어졌다. 일부 개신교 단체를 중심으로 한 동성애 반대 집단은 2014년 신촌에서 열린 퍼레이드에서 처음 현장에 등장했다. 길 위에 누워 행렬을 막고 차량을 향해 물건을 던졌다. 이후 참가자 보호를 위해 주최 측은 퍼레이드 차량을 더 크고 높은 것으로 바꿨다. 2015년 처음 서울광장에 장소를 잡은 것도 혐오 세력에 떠밀린 측면이 컸다. 강 위원장은 “언젠가 서울광장에서 해야겠다는 막연한 계획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대학로에서 하려다 동성애 반대 단체가 먼저 집회신고를 하는 바람에 서울광장에서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회 축제를 앞두고도 서울시 공무원 10여명이 서울광장 사용을 허용하지 말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혐오의 목소리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혐오와의 전쟁은 스무살 축제 앞에 놓인 과제다. 한 단장은 “혐오에 대한 생각을 묻고 질문을 던지기 시작할 때 혐오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소수자를 괴롭히는 분명한 폭력인데도 우리 사회는 혐오를 하나의 의견인 것처럼 인정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던져 온 ‘동성애를 찬성하느냐’는 질문을 ‘혐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로 바꾸기 위한 문제제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현재 상황은 문화 운동의 성과에 비해 제도 변화는 미흡한 교착상태”라며 “차별금지법 제정 등 국회가 구체적인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회의 퀴어 담론은 여전히 지식인 중심으로 이뤄지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면서 “축제가 일상 속의 인권 문화에 완전히 녹아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임세원 교수 살해범에 징역 25년…‘정신장애’로 무기징역 면해

    임세원 교수 살해범에 징역 25년…‘정신장애’로 무기징역 면해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 임세원 교수를 살해한 피의자에게 법원이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모(31)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박씨가 정신질환을 치료받을 필요가 있고 재범 가능성도 있다며 치료감호와 2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내렸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5시 44분쯤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를 받던 중 임 교수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씨는 조울증 환자로 수년 전 임 교수에게 진료를 받았다. 법원은 박씨의 범행이 계획적이고 잔인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정신장애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을 보면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하기 위해 상응한 처벌을 해야하지 않을까 고민했다”면서도 “피고인이 현재 정신장애를 앓고 있고, 성장 과정에서 가정 폭력과 학급 폭력에 의해서 발현된 것으로 보이고, 범행 경위를 살펴보면 피고인이 앓고 있던 정신 질환이 큰 원인이 됐다고 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 교수의 유족에 대해서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두 아이의 아빠이고 친구같은 남편. 정신질환 받는 이들로부터 존경받는 의사였다”며 “사전 연락도 없이 무작정 찾아온 피고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진료 수락했다가 이런 일을 당했고, 유족들은 말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지 못했다. 평생 이런 슬픔과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박씨의 범행으로 일반 국민도 큰 충격을 받았고, 이로 인해 국회에서 ‘임세원법’이 통과된 점도 거론했다. 중형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써낸 글이나 수사기관 진술을 보면 정당방위 살인을 주장하거나 죄책감이 없다고 하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태도 보이고 있고 전혀 반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중국과 미국, 하다하다 ‘공룡 종주국’까지 경쟁 나서

    [특파원 생생리포트]중국과 미국, 하다하다 ‘공룡 종주국’까지 경쟁 나서

    무역전쟁으로 불붙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공룡 종주국’ 지위에 대한 집착으로까지 번졌다. 영국에서 19세기에 공룡 화석이 처음으로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200여 종의 공룡 화석이 발굴됐다. 과거에는 미국이 가장 많은 종류의 공룡 화석이 나온 국가였지만, 지난 20년간 중국은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공룡 화석을 발굴해냈다. 17일 중국 정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중국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은 270종류 이상이다. 이는 미국을 압도해 공룡 종주국은 중국이라는 주장이 중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공룡 연구에서도 세계 최전선에 있으며 공룡 역사 연구에 대한 이론적 틈새를 중국이 메울 수 있다고 나선 것이다. 예를 들어 여전히 이론적으로 이견이 있는, 공룡이 새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증거도 중국에서 발굴된 화석과 연구를 통해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룡 종주국에 대한 중국의 야심을 보여주는 장소 중의 하나는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 산야에 있는 수이다오(水稻) 국가공원이다. 하이브리드 벼를 실험하고 재배하는 이곳을 지난해 4월 보아오 포럼이 열릴 때 시진핑 주석이 직접 방문했다. 시 주석의 방문에 이어 1년여 만에 중국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들이 모두 논 가운데 세워졌다. 2017년까지 중국에서는 277종류의 공룡 화석 323개가 발굴됐고, 수이다오 공원에는 중국에서 나온 모든 공룡 화석이 실물 크기로 재현돼 있다. 실물 크기의 공룡은 울음소리도 내고 관람객이 단추를 누르면 움직이기까지 한다. 중국고생물학회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수이다오 공원의 공룡 관광지에서는 밤이면 화려한 조명과 레이저가 어우러진 공연도 펼쳐진다. 이는 과학 교육을 실제 현장으로 옮기자는 중국의 교육 목표가 반영된 현장이기도 하다. 백악기부터 쥐라기까지 공룡 모형이 1.5㎞ 길이의 논 가운데 산책로에 세워졌으며 작은 것은 높이 20㎝, 큰 것은 38m에 이른다. 지난해 하이난을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해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하고 있는 만큼 하이난을 찾는 많은 어린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2000년 건립된 장쑤성 창저우의 공룡 공원도 공룡 종주국으로서 중국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곳이다. 공룡박물관과 공룡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 호텔 등이 한 데 있는 복합관광단지로 중국 내 순위 5위 안에 드는 테마파크다. 테마파크 안의 공룡박물관은 중국 지질박물관과 창저우시 정부가 합심해서 세웠다. 쓰촨성 즈공시의 공룡박물관도 미국의 국립박물관이나 캐나다의 공룡 공원 못지않은 수준으로 중국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있다. 1987년 문을 연 즈공 박물관은 아시아 최초의 공룡박물관으로 실제 공룡 화석이 발굴된 곳과 불과 7㎞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연간 700만명의 이상의 방문객이 찾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공룡화석을 보유한 박물관이기도 하다. 글·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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