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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땜질식 접근으론 북핵 해결 못한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땜질식 접근으론 북핵 해결 못한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지난 20년 동안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개선의 핵심 전제였다. 이명박(MB) 정부의 ‘비핵·개방·3000’은 한반도의 핵심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였다. 북한은 이런 MB정부의 대북 제안을 거부했으며, 2차 핵실험 감행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본격 가동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양측 간 고위실무접촉 내용을 이례적으로 폭로했다. 이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해결은 더 요원해지는 듯했다. 비관적 전망이 팽배한 가운데 지난달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6자회담 남북 수석대표와 외무장관들이 전격적으로 회담을 가졌다. 일주일 후 미국 뉴욕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이 개최돼 6자회담 재개문제를 비롯해 양국 간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6자회담이 중단된 후 북핵문제와 관련한 가장 긍정적 변화로 볼 수 있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을 실제로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이유는 포기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공동성명이나 2·13합의에 명시돼 있다. 경제, 에너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한반도평화체제와 동아시아안보체제 구축과 관련해 북·미, 북·일 등 관련국가와의 국교정상화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해 북한에 부과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안이 철회됨으로써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분류돼 투자와 교역에서 혜택을 받는다. 또 MB정부가 제안한 ‘그랜드바겐’ 구상에 따라 대규모 경제지원도 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이익을 중심으로 외교·정치·군사적 이익의 순서로 미래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이유는 앞서 이익의 순서와 역순이며 비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소위 적대세력(?)으로부터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방인 중국으로부터의 자주성을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핵을 보유함으로써 김정은의 3대세습에 대한 대내외적 비난을 잠재우고 정권의 정당성, 강성대국의 정당화를 기할 수 있다. 북한은 이라크, 리비아 등이 미국 등의 일방적 공격을 당한 것도 핵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핵을 보유하면 경제적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대통령의 임기와 같은 최대 5년 내에 성과를 내야 한다. 미국의 대북정책 역시 짧으면 4년 길면 8년이다. 반면 중국은 최소 10년이고 북한은 지도자의 수명을 넘어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북핵 문제는 정책의 시간만이 아니라 정권의 수명과도 연관이 있어 북한정권의 실질적인 변화 없이 해결될 수 없다. 미국이 국내 재정 악화와 리더십 약화 등으로 여력이 없는 것도 핵문제의 획기적 전환을 어렵게 한다. 아울러 북한의 핵문제는 현재와 미래의 선택문제이다. 핵을 폐기할 경우 미래세대에게 혜택이 주어질 것이나, 핵을 포기하지 않고 보유할 경우 현재 정권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김일성 체제를 포기할 수 없는 김정일 정권은 미래 후속세대의 희생을 담보로 핵을 끌어안고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MB정부의 ‘비핵·개방·3000’은 실행에 옮기지도 못한 채 폐기될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 이는 MB정부의 정책 실패라기보다는 김정일 정권의 한계이자 숙명이다. 따라서 북핵문제의 해법은 정책의 시간성을 충분히 확보하거나 장단기 해법을 병행 모색하는 데서 찾을 수밖에 없다. ‘비핵·개방·3000’이란 미래지향적 근원적 해법은 존치하면서도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한 현실적이고 대증요법인 간여관리정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비핵·개방·3000’의 비전과 철학을 계승할 정권 재창출에도 집중해야 한다. 임기를 1년반이나 남겨놓고 핵문제의 막연한 절충과 땜질식 보완을 통해서는 수십년 동안 정권과 체제의 사활을 걸고 덤벼드는 북한을 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 “발파작업 오인” 또 안쐈다 억지

    “발파작업 오인” 또 안쐈다 억지

    군은 지난 10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의 포격과 관련, ‘발파 작업을 오인한 것’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탐지 장비로 확인했기 때문에 포격이 확실하다는 게 우리 군의 확고한 입장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1일 “당시 폭음이 북한 용매도 인근에서 들렸다는 초병의 보고가 있었고, 탐지장비로 낙탄지점을 확인했다.”면서 “두 차례 사격으로 발사된 5발 가운데 3발은 용매도와 가까운 NLL 북쪽에, 2발은 NLL 인근 해상에 떨어진 것을 정확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남북 군사실무회담 북측 단장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인터뷰 형식을 빌려 “10일 서해 5개 섬과 가까이 하고 있는 황해남도 일대에서 인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대상물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이에 따른 정상적인 발파작업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또 오전 8시 40분쯤 이 단장 명의의 전통문을 우리에게 보내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을 문제 삼으며 “대화 분위기를 파괴하고 악화된 남북관계를 유지하려는 남측의 고의적인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명의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지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이번 사건을 날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의 전통문은 상투적인 억지 주장이어서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군은 전날 용매도 인근에서 폭음을 확인하는 동시에 지난달부터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 배치된 최신 음향 표적 탐지장비 ‘할로’(HALO)를 통해 포탄의 탄착지점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할로는 포 사격 때 발생되는 폭음 등을 추적해 탄착 및 발사지점을 분석해내는 장비다. 군 관계자는 “1·2차 포격 때 음향 표적 탐지장비를 통해 포탄의 궤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 정부는 10일(현지시간)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 사격의 의미를 축소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워싱턴에서 미국 당국자들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번 포 사격은 선박이나 영토에 대한 포격과 같은 충돌이 아니기 때문에 천안함 공격 같은 차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한·미 간에 큰 논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명 피해나 물질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군사·안보상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남북 간 포 사격이 끝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는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이번 사태가 종료된 만큼 이제는 현안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우려를 표시해 왔고, 계속 자제를 촉구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메시지는 북한이 한국에 손을 내밀고 대화 진전을 위한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서울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대응태세 떠보기·UFG 견제 등 다목적 포석

    10일 북한군의 두 차례에 걸친 서해 연평도 동북쪽 북방한계선(NLL) 포격은 한·미·북 간 식량지원 협의와 유해 발굴을 위한 협의 속에서 이뤄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군 당국은 오후 1시와 오후 7시 46분 두 차례에 걸친 북한군의 포사격은 확인해 주었지만, NLL 남쪽을 정밀 겨냥했는지에 대해선 기상 조건 등을 이유로 명확한 분석을 보류했다. 다만 NLL 남쪽 해상을 넘긴 포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공식 브리핑을 통해 “1차 포격 때 3발 가운데 1발, 2차 포격 때 1발이 NLL선상에 떨어졌다.”면서도 “정확한 탄착점이 NLL 남쪽일 가능성이 높지만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단정할 순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황해도 연안군 해안지역에 위치한 해안포 부대에서 포탄을 NLL선상 인근에 쏜 사실 자체가 북한군 지휘부의 사전 승인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군과 정보당국의 분석이다. 특히 1차 사격 이후 우리 군의 대응 사격에 다시 맞대응하는 식의 2차 사격은 북한군 내부에서도 상부 지휘부의 지시가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에 대해 군 안팎에서는 우선 북측이 지난 6월 창설한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포격 도발을 감행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후속조치로 창설된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출범 때까지 10개월 동안 북한군의 도발이 없었다는 사실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계자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지난달 해군사령부를 시찰한 것도 이번 사격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최근 남북 간 6자 회담 재개 분위기와 북·미 간 대화 모색 기류 속에서 존재감이 약화되고 있는 북한 군부의 독자적인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130여발의 포탄을 NLL 인근에 쏟아부은 것과 달리 서해부대 해안포 사격 훈련 기간을 빌미로 단지 3발만 NLL선상을 타격한 게 ‘실수를 위장한 위협’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와 별개로 오는 16일부터 실시되는 한·미 연합사령부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경고 차원의 포격도발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북측은 매년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경계하며 ‘상응한 군사적 조치’를 공공연히 밝혀 왔다. 군과 정보당국 계통에선 이번 포격 사건이 북·미 간 직접 대화를 앞둔 위협용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 비춰 북한의 도발 수위가 미온적이긴 하지만 그 시기나 전술 측면에서 나름대로 철저히 계산한 흔적이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결속을 다지는 한편 국제적인 협상과정에서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 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北, 대화국면 의식?… MB 비난 ‘뚝’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대남 비난공세를 퍼붓던 북한 언론매체들이 남북 비핵화회담 이후 비난 횟수를 크게 줄였다. 7일 통일부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5대 매체는 5월 11일부터 지난 5일까지 총 1070건의 이 대통령 실명 비난기사를 내보냈다. 5월 11일은 이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내년 3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고 밝힌 ‘베를린 선언’이 나온 직후로, ‘역도의…도전적 망발’이라고 비난했었다. 특히 6월 1일 남북 간 비공개 접촉을 공개하면서 ‘이명박 역도’, ‘이명박 패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가면서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의 실명을 담은 비난기사는 5월 하루 평균 7.3건, 6월에는 16.8건, 7월 15.3건이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북 비핵화회담이 이뤄진 7월 24일 이후로 크게 줄었다. 이날부터 지난 6일까지 대남 비난 기사는 하루 평균 4.21건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5일에는 한 건도 보도되지 않아, 5월 10일 이후 87일 만에 처음으로 대남 비방을 멈췄다. 이는 발리 비핵화 회담 이후 대화국면을 의식한 북한이 비난 기사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 간 대화 국면에 접어들면 거친 표현을 자제해 왔다. 정부 당국자는 “조선중앙·평양방송만 볼 때 하루 평균 8회 수준을 유지하던 대통령 실명 비난 횟수가 지난달 18일을 기점으로 3.5회 정도로 줄었다.”면서 “그러나 어떤 기사에서는 실명 비난 횟수가 여전히 많은 만큼 북한의 정확한 속내를 파악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Weekend inside] ‘1586억 유로’ 끌어 낸 메르켈의 뚝심

    [Weekend inside] ‘1586억 유로’ 끌어 낸 메르켈의 뚝심

    유로존의 그리스 2차 구제 합의는 앙겔라 메르켈(57) 독일 총리 특유의 뚝심과 협상력이 거둔 승리였다. 신용평가사들이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끌어내리겠다고 경고한 민간채권단의 참여와 예상을 뛰어넘는 지원규모(1586억 유로·약 24조 531억원)까지, 이번 합의안은 ‘철의 여인’ 메르켈 총리의 공격적인 기질을 그대로 빼닮았다. 21일(현지시간) 유로존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될 수 있었던 데는 메르켈 총리가 전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7시간 동안 벌인 막판 협상이 결정적이었다. 메르켈 총리는 프랑스와 유럽중앙은행(ECB)이 반대했던 민간투자자 참여를 끝내 관철시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 은행들에 향후 5년간 500억 유로를 과세해 2차 구제금융에 보태겠다는 방안을 주장했다. 하지만 자국에서도 은행세를 도입하고 있는 메르켈 총리는 이 방안이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해 단호하게 쳐냈다. 옛 동독 출신으로 라이프치히대 물리학 박사인 메르켈 총리는 기민당 대표에 이어 독일 첫 여성 총리에 오르며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정치적 위기때마다 발휘했던 결단력과 유연성이 이번에도 통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디 벨트 등 외신들은 “이번 합의는 메르켈의 정치적 승리”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FT는 메르켈 총리가 유로화 탄생 이후 처음으로 유로존 채권에 디폴트를 초래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 지원안 합의를 질질 끈다고 비난했던 독일 중도좌파 신문 디 타게스자이퉁도 전면에 “메르켈이 유로화에 자신의 이름을 떨쳤다.”며 이례적인 찬사를 쏟아냈다. 이날 유로존의 17개국 정상들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민간채권단이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으로 1586억 유로를 지원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았다. EU와 IMF는 1090억 유로, 민간채권단은 496억 유로를 그리스에 각각 수혈한다. 민간채권단이 유로존 구제금융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은 “그리스에 한해서만 이뤄지는 예외적이고 특수한 조치”라며 민간채권단 참여가 처음이자 마지막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민간 채권보유자들은 2011~2014년 그리스 채권 조기환매와 교환, 만기 연장 등의 방식으로 그리스 부채 청산에 기여한다. 하지만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1년 뒤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에도 같은 조치(민간투자자 참여)가 필요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EU의 지원은 4400억 유로 규모의 대출 여력을 지닌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에서 이뤄진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EMF’라 부른 것처럼 ‘EU판 IMF’인 셈이다. EFSF는 그리스에 대한 대출 기간을 10년 유예기간을 포함해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으로 늘려주고, 금리도 5.5%에서 3.5%로 낮춰줬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도 같은 조건을 적용해 주변국들의 디폴트 전이 가능성도 차단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로 그리스발 유로존 재정위기는 당분간 잠잠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그리스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하겠다는 신용평가사의 움직임에 따라 재정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스 정부의 재정긴축안 이행 여부도 관건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세계경제위기 온다” 공감… 7시간 진통 끝 ‘악수’

    “세계경제위기 온다” 공감… 7시간 진통 끝 ‘악수’

    독일과 프랑스 양국 정상이 7시간에 걸친 회담 끝에 그리스의 2차 구제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긴급 정상회의 직전에 전해지자 회의장 주변에서는 그리스 부채위기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21일(현지시간) 정오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핵심 쟁점은 채권자 고통분담의 방식과 구체적인 수준으로 압축됐다. 국제금융센터는 회의 직전 “단일한 방안보다는 채권 만기 연장과 유럽 구제금융 펀드인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의 그리스 국채 매입을 포함한 조기환매(바이백) 등이 혼합된 종합대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합의안을 내놓기 하루 전까지만 해도 양국은 그리스 구제 방안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에 신경전을 벌였다. 독일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지난 20일 직접 베를린을 찾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를 만나기 직전 “독일의 이기주의는 범죄 수준”이라는 강경 발언을 내놓았을 정도다. 20일 오후부터 시작된 양국 정상의 회담은 자정을 넘겨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을 만큼 진통을 거듭했다. 그러자 막판에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합류해 “24시간 안에 그리스 추가 구제 방안을 합의하지 못하면 전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합의를 독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앞서 기자회견에서도 “누구도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면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은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사르코지 대통령이 그리스 채권 바이백에 투입해 현재 3500억 유로 규모인 그리스 부채를 20%가량 줄이는 방안, 유로 은행에 거래세를 새로 부과해 약 500억 유로를 조성하는 방안, 710억 유로를 그리스에 추가 지원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민간 채권단이 향후 8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그리스가 새로 발행하는 30년 만기 국채로 교환(채권 스와프)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방안이 실행되면 그리스 부채를 900억 유로가량 더 줄이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유로 금융권도 유로존 정상회의에 여러 방안을 제시했지만 여기에는 은행에 새롭게 과세하는 내용이 빠져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금융권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은행 과세를 통해 그리스 2차 지원의 재원을 마련하려는 구상이 그리스 채권에 덜 노출된 은행에는 불공평한 것이라며 과세 실행에 현실적으로 걸림돌이 많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정상회의 전망이 밝아지자 21일 뉴욕증시는 큰 폭의 상승세로 시작했다. 오전 10시 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35.09포인트(1.07%) 오른 1만 2707.09에서 거래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유로존, 그리스 ‘선택적 디폴트’ 허용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상들이 21일(현지시간) 그리스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리스뿐 아니라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등에도 구제금융 지원 시 금리를 인하해 주거나 상환 기한을 늘려주기로 합의했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유로존 긴급 정상회담에서 유로존 정상들은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와 같이 재정문제가 발생하는 국가에 구제금융 지원 시 금리를 4.5%에서 3.5%로 낮추되 상환 기간은 7.5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향후 8년 안에 만기를 맞는 그리스 국채를 소유한 민간 채권단이 그리스가 새로 발행하는 30년 만기 국채로 교환(스와프)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접근이 이뤄졌다. 하지만 채권단 입장에서는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적 디폴트를 허용하는 셈이라 최종 결정되는 데는 며칠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유로존 은행 과세를 통한 재원(500억 유로) 마련 방안’에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0일 저녁 독일 베를린에서 만나 그리스에 대한 추가지원안에 합의했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7시간 동안 이어진 양국 사전회동에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뒤늦게 합류해 경청했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부산저축銀 증발된 돈 끝까지 찾아내라

    부산저축은행그룹이 120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식으로 5조원 규모의 불법대출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증발’된 액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과 금융감독원 조사로 알려진 것만 해도 캄보디아 캄코시티 3000억원, 영각사 납골당 사업 860억원, 전남 신안군 개발사업 1200억원 등 5000억원을 웃돈다. 하지만 장부에 계상된 신안군 토지 매입비가 공시지가의 10배에 이르고 허위 서류도 적지 않아 실제 사라진 돈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사업 착수 배경도 의혹투성이여서 대주주와 관련자들의 비자금 조성설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 대가설, 당시 여권실세와 인허가 관청 뇌물설 등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우리는 부산저축은행 사태 초기부터 서민들의 피와 땀으로 모아진 돈으로 잔치판을 벌인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 추궁과 함께 빼돌린 돈을 끝까지 환수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정치권이 청문회에 이어 국정조사에 합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항의해 사퇴한 김준규 전 검찰총장도 이임사에서 저축은행 비리수사의 고삐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 전 총장의 말처럼 저축은행 비리라는 광산의 모든 갱도에 수사팀을 보내서라도 반드시 어둠 속에 숨겨진 탐욕의 실체를 햇살 아래 들추어 내야 한다고 본다. 비리 척결에 피아(彼我)의 구분이나 성역이 있을 수 없다. 검찰은 비리 관련자들이 수사 협조에 소극적이거나 제3국을 통한 우회경로, 유령회사 개입 등으로 자금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검찰수뇌부 교체로 인사태풍을 앞두고 있는 등 검찰 내부분위기도 어수선할 수 있다. 하지만 검찰이 실추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수사결과물밖에 없다. 새로 들어서는 검찰수뇌부는 저축은행 비리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현재의 수사진용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수사결과를 반드시 인사에 반영해야 한다. 지금 검찰은 국민의 검찰로 위상을 회복하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
  • [열린세상] 평양에 부는 바람/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평양에 부는 바람/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평양에 여러 바람이 어지럽게 불고 있다. 첫번째 바람은 돈바람이다. 최근 평양 중심지에 흉물스럽게 서 있던 유경호텔 외관이 유리로 말끔히 단장되었다. 지난 1987년 착공되었으나 105층 건물 콘크리트 뼈대만 세웠을 뿐 자금난으로 20년 동안 방치되던 것이 중동기업인 오라스콤의 지원으로 외장공사를 마무리하여 내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화려하게 장식할 기념비적 건축물로 등장하였다. 평양 중심으로 53만명의 가입자가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는 것은 분명 평양의 경제사정이 나아졌다고 볼 수 있는 사례다. 평양 거리가 밝아졌고 환해졌다는 전언이 늘고 있고 42층 초고층 아파트를 비롯해 10만호에 달하는 현대식 주택이 건설되고 있는 걸 보면 돈바람이 불고 있는 건 맞는 말 같다. 두번째 바람은 중국바람-동풍이 불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1년 사이 중국을 세번이나 방문했지만 더욱 많은 중국 고위층 방문단이 평양을 방문하고 있다. 2009년 가을 원자바오 총리를 필두로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지도급 고위 간부들이 평양을 방문하여 긴밀한 협조와 소통을 과시하고 있다. 북한의 세습구도를 용인할 뿐만 아니라 후계자로 등장한 김정은을 베이징으로 초청하는 등 대(代)를 이어 양국·양당 간 우의를 계승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후진타오·김정일 정상회담 합의문이나 북·중 우호조약 50주년 기념행사를 보면 양국 간 교류협력은 역대 최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나선에 대한 중국의 대규모 투자와 황금평과 위화도 개발사업을 비롯해 북·중 무역의 상승 등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그만큼 평양에는 중국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셋째, 서방세계로부터 서풍이 서서히 불어오고 있다. 북한은 2차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국제사회, 특히 서방세계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북한에 대한 식량원조를 3년 만에 재개하였다.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원조건을 엄격히 규정하긴 했지만 세계식량기구(WFP)의 권고에 호응함으로써 향후 미국 등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표적인 서방언론인 AP통신의 평양지국 건설을 합의했고 로이터통신의 24시간 영상물 송출에도 합의했다. 앞으로 서방의 다양한 정보가 유입되고, 북한 실정이 서방세계로 실시간 전달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자본주의 체제의 상징인 코카콜라와 KFC가 조만간 평양에 1호점을 개설한다는 보도는 평양에 서풍도 강하게 몰아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네번째 바람은 평양발 피바람이다. 김정은 후계구도는 세습에 의한 권력이양이지만 아버지 김정일과 아들 김정은을 둘러싼 권력 암투의 서막이 피바람을 불러오고 있는 것 같다. 김정일의 최측근인 오극렬이 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은 물론 정치국에도 진입하지 못했고, 후계구도의 핵심권력기구인 당중앙군사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 첫번째 이상 조짐이었다. 김정은 후계구도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최고권력기구인 당조직 지도부 부부장들인 이제강·이용철의 급사, 박남기·주상성 등 김정일시대 주역들의 석연치 않은 퇴장, 그리고 류경 보위부 부부장의 총살설 등 수십명의 최고위 간부들이 숙청되는 피바람은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을 적나라하게 반영하면서 수면 아래서 세차게 불고 있다. 지난 60년 동안 북한은 김일성의 주체사회, 동토의 왕국으로 무풍지대였다. 그러나 3대세습에 접어들면서 평양에는 갖가지 바람이 사방에서 불어오고 있다. 이들 바람은 저마다 발원지를 달리하면서 시시때때 변하고 있다. 돈바람과 동풍, 서풍처럼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할 순풍이 있는 반면, 피바람처럼 한반도 전체를 위기상황으로 몰고갈 수도 있는 폭풍도 있다. 여기에 남풍-한류도 평양에 서서히 불어올 조짐이 보인다고 한다. 어느 바람이 순풍이고, 어떤 바람이 재앙을 가져올지 선택은 북한주민의 몫이지만 바람은 결국 북한사회를 변화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풍이 모든 바람을 제압할 수 있는 맞바람이 되도록 우리의 대북정책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 아일랜드도 ‘정크’ 추락… EU 정상들 15일 긴급회동

    이탈리아발 위기론으로 또다시 출렁이기 시작한 유럽연합(EU)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리스, 포르투갈에 이어 아일랜드마저 국가신용등급이 정크(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EU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유로권 국가 고위 외교관의 말을 인용, 15일 EU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다른 외신들은 17개국 유로존 국가 정상회의 가능성을 전했다. 이날 EU 27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끝나자마자 예정에 없던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이 급박함을 방증한다. 주요 의제는 그리스 문제이지만 이탈리아 상황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불똥이 이탈리아로 번지면서 EU의 기류는 그리스에 대해 부분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허용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디폴트를 인정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탈리아로까지 문제가 확대될 경우 소요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 미리 불을 끄는 게 낫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15일은 제2차 재무 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미 재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테스트에서 탈락하는 은행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상회담을 통해 시장에 좀더 확실한 신호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탈리아 위기설을 가중시키고 있는 재정 감축 문제를 둘러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 간의 갈등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장중 한때 6.09%까지 치솟았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아일랜드의 국가 신용등급을 Baa3에서 한단계 낮은 Ba1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전망도 기존의 ‘부정적’을 유지함에 따라 추가 강등 가능성도 남겨 뒀다. 무디스는 “2013년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추가 지원을 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등급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伊도 ‘삐걱’… EU 수뇌부 긴급 회동

    伊도 ‘삐걱’… EU 수뇌부 긴급 회동

    유로존 제3위 규모의 경제대국 이탈리아가 그리스에 이어 재정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11일 그리스 2차 구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유럽연합(EU) 수뇌부 회동과 유로 재무장관 회담이 열렸다. 로이터통신 등은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이틀 일정으로 진행되는 유로 재무장관 회담에 앞서 이날 오전 브뤼셀에서 EU 수뇌부 긴급 회동을 소집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02년 10월 이후 최대치인 5.271%로 마감되는 등 이탈리아 재정 위기가 부상함에 따라 이 회의가 이탈리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또 유로존을 맴도는 재정 위기의 ‘유령’이 이탈리아를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탈리아 주식시장의 주가는 11일 오전장에서 전날보다 3.27% 폭락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에 대해 반롬푀이 측 대변인은 회동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탈리아 재정 상태를 다룰 것이라는 전망은 부인했다. 하지만 익명의 EU 관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와 함께) 이탈리아 문제도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2명의 EU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이탈리아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그리스 다음은 스페인’이라는 예상이 대세였으나 최근에는 유로존 내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높은 수준의 부채와 부진한 경제 성장 탓에 ‘이탈리아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 등이 국가부도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이탈리아 국채를 내다 팔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발행한 국채 물량은 올해 발행 예정량의 절반도 채 안 되며 향후 5년간 갚아야 할 만기 채무는 9000억 유로(약 1347조원)나 된다. 여기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이 400억 유로 규모의 재정 감축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시장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세금 축소 방안을 주장하는 반면 트레몬티 장관은 재정 적자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탈리아가 제2의 구제 대상이 될 경우 문제는 심각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스페인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3000억 유로 정도가 필요하지만 이탈리아는 그 두배에 달하는 6000억 유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유용 자금이 4400억 유로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탈리아를 구제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편 EU는 구제금융을 받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EU 회원국에 대해서는 신용평가기관들의 등급 조정을 금지하자고 11일 제안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번에도 ‘MB효과’?

    해외에만 나오면 힘받는 MB, 이번에도 통할까. 해외순방 때마다 ‘대박’을 터뜨렸던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의 땅’ 남아공 더반에서도 이 같은 ‘MB효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유독 해외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지난 2009년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서울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사상 최초로 원전을 수주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2차 핵안보정상회의를 2012년 3월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 대통령에 대해 “국내 정치에는 약하지만 글로벌 외교에는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런 성과 때문이다. 이번에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최종 결정되면 이 대통령이 그동안 해외에서 거둔 성과물의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5일에도 물밑행보를 지속했다. 남아공 제이컵 주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외에는 공식일정을 일절 갖지 않고 비공개 접촉을 지속했다. 이 대통령의 일정은 청와대 내에서도 극소수 인사 외에는 베일에 가려져 있을 정도다. 유치위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이 대통령은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접촉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같은 ‘스킨십’이 결국 투표 때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올인’하고 있는 덕에 현재까지는 분위기도 좋다. 막판까지 변수가 남아 있어 6일 밤 12시(한국시간)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어느 때보다 유치 성공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엘렝게니 호텔에서 내부 참모회의를 열고 “주어진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면서“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시작한 이상 혼신의 힘을 다하자.”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가 발표되는 6일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상대로 평창의 장점을 설명한다. 더반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중국공산당 90년] 한반도와 관계는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중국 측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말할 때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고 말하는 태도는 냉전 종식 2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중국이 주요2개국(G2) 국가로 발돋움하고 남중국해와 동북아 등에서 미국과의 헤게모니 갈등이 드러나면서 80년대 이후 부담스러운 존재였던 북한은 ‘전략적 자산’으로 재평가됐다. 6·25전쟁 60주년이던 지난해 북한과 중국은 ‘피를 나눈’ 혈맹 관계를 강조했고, 최고지도자를 비롯해 각 분야에서 양국의 우의를 과시했다. 중국은 6·25전쟁을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이라고 강변하면서 한반도 개입을 정당화하고 있다. 내년 10월 당 대회에서 총서기로 최고지도자에 오를 시진핑 국가부주석도 지난해 10월 말 중국의 6·25전쟁 개입에 대해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서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발언했다. 뒤 이어 중국의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대변인은 “시 부주석의 발언은 중국 정부의 정론(定論)”이라고 못을 박았다. ●한국과 군사·정치 강화는 제자리 중국의 북한과 한반도에 대한 정책의 배경에는 중국 공산당이 있다. 실무는 외교부가 처리하지만 주요한 정책방향과 결정은 당 중앙 외교소조에서 한다. 후진타오 총서기를 비롯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주요 성원들이 참여한다. 정상회담이나 국빈 초청을 비롯해 북·중 교류는 당 대(對) 당 차원에서 당 대외연락부가 맡는다. 북·중 관계가 유지되는 바탕에는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이 있다. 북한의 제2차 핵실험 등으로 국제연합 등 국제사회의 대북 추가 제재가 결의되고, 동북아관계가 요동치던 2009년 10월 말. 원자바오 총리는 평양을 방문, 대규모 지원을 약속하며 국제사회의 제재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실상 “대북 제재는 여기까지”라고 선언한 것이다. 원 총리는 평양 교외를 찾아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미군 공격에 폭사한 마오쩌둥 전 주석의 아들 마오안잉(毛岸英)의 무덤에 참배하는 상징적인 행동도 취했다. 중국은 1992년 한국과 수교해 남북한과 동시에 외교관계를 맺는 나라가 됐다. 지난해 한·중 교역액은 20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중국은 한국 전체 수출액의 25.1%를 차지하면서 미국(10.7%)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이 됐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 북한 도발에 대한 중국의 처신은 등거리 외교와 균형에 치우친 나머지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北과는 ‘전략적 수요 공유’ 특수관계 북·중 관계가 6·25전쟁 직후의 혈명관계는 아니지만 여전히 특수관계로서 작동한다. 공통의 경험과 개인적 교감을 지녔던 북한과 중국의 혁명세대가 사라졌지만, 북·중은 공산주의라는 이념적 동질성 위에 전략적 수요를 공유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 교역 중단 이후 북·중 간 교역과 경제협력은 더욱 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교역액이 34억 7000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29.3% 늘었고, 북한의 전체 교역에서 중국의 비중도 80%를 넘어섰다. 한·중 경협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 군사·정치 관계 강화는 소걸음이다. 중국 측 관계자들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상황에서 정치·군사 관계의 발전은 한계가 있다.”고 평한다. 푸젠성 성장, 저장성 성장 겸 당 서기, 상하이시 당 서기 등을 지내며 한국인과 한국기업에 대해 많은 접촉과 호감을 지닌 시 부주석 역시 6·25전쟁 등과 관련, 옛 유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 유산을 새롭게 해석하고 한반도 화해와 진정한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의 일이 아닌 채 남아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대학 구조조정 속도내야 등록금문제도 풀려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그제 청와대에서 만나 대학 등록금 인하와 대학 구조조정을 병행해 추진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한 뒤로 정치권과 정부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청와대 회담이 있은 날 오후 한나라당과 민주당, 정부는 여·야·정 협의체 2차 회의를 열었고 ‘당·정·청 9인 회의’가 별도로 모임을 가졌다. 정부는 또 다음 달 초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구성해 대학 구조조정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우리는 등록금 인하와 대학 구조조정을 병행 추진한다는 원칙에 동의하면서 우선 구조조정부터 서두를 것을 강력히 권한다.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려면 그에 앞서 부실대학을 정리하고 비리투성이인 일부 사학재단을 퇴출하는 과정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대학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국민의 혈세를 사학에 투입해 등록금을 보조한다면 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비리 재단만 더욱 살찌울 뿐이다. 따라서 대학 구조조정을 엄격하고 신속하게 추진해 등록금이 재단의 쌈짓돈처럼 유용되는 길을 차단해야 한다. 그런 다음 국고를 지원하는 것이 순리(順理)요, 국민 합의를 이끌어내는 지름길이 될 터이다. 이와 관련해 당·정·청은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는 한편으로 사립대학 구조조정 특별법 등을 새로 제정키로 했다고 한다.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우려되는 건 개정·제정되는 법에 담길 내용이다. 지금처럼 법정 전입금을 학교에서 부담할 수 있게끔 예외규정을 유지한다든지 재단 이사장 가족이 총·학장이나 기타 주요 교직에 남도록 허용한다면 결국 ‘빛 좋은 개살구’ 꼴에 그쳐 대학 개혁은 결코 이룰 수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사학을 설립하면 그때부터는 우리사회의 공공재산이지 재단 전유물이 아니다. 재단이 비리를 저지를 수 없게끔 관리·감시 체제를 강화하고 일단 사고를 친 재단은 더 이상 대학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관련법을 정비해야 한다. 이 같은 과정을 신속하게 완성한 뒤 정부 지원 규모를 정해야 비로소 등록금 인하가 현실화돼 국민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발빠른 추진을 기대한다.
  • 이대통령·손학규대표 회담… 후속 조치 잇달아

    이대통령·손학규대표 회담… 후속 조치 잇달아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7일 청와대에서 조찬을 겸한 민생회담을 갖고 ‘반값 등록금’ 논란과 관련, 대학등록금 인하와 대학 구조조정을 병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여·야·정 협의체와 당·정·청은 오후 각각 회동을 갖고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오전 7시 30분부터 9시 35분까지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6개항의 민생회담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회담에서는 대학등록금 인하시기와 방법을 비롯, 추가경정예산 편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 등 3개 의제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대신 가계 부채, 저축은행 사건, 일자리 창출 등 3개 항에 대해서는 합의를 도출했다. 가계 부채와 관련, 향후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부는 종합대책을 최대한 빨리 마련해 발표하며 가계 부채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내용을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이르면 28일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한·미 FTA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은 협조를 요청한 반면 손 대표는 현 비준안은 이익균형이 상실돼 재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 정부는 오후 국회에서 민생 관련 여·야·정 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등록금 인하를 위해 정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하고 구체적인 방안은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해 가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당·정·청은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회동을 갖고 대학 구조조정에 필요한 입법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김성수·구혜영기자 sskim@seoul.co.kr
  • 獨·佛 “그리스 구제 자발적 민간참여” 합의

    “그리스 재정위기가 유로화의 생존, 유럽의 운명을 위협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말대로 위기감에 내몰린 유럽이 입장차를 좁히며 돌파구 찾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안에서 민간투자자들의 참여를 놓고 갈등을 빚어 온 독일과 프랑스는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민간부문의 참여가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강경하던 독일이 조속한 지원책 마련을 위해 굽히고 들어간 것이다. 같은 날 그리스 정부도 대규모 개각을 단행, 경제 개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전날 유럽연합(EU)도 그리스 구제금융 1차 지원금 가운데 6월 지급분(120억 유로·약 18조 4800억원)을 예정대로 집행할 전망이라고 밝혀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다소 떨어뜨렸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차 구제금융안에서 어떤 민간부문의 참여도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유로화가 없으면 유럽도 없다.”는 인식 아래 양국 정상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민간의 역할을 보장하기 위한 4가지 기준으로 ▲자발적일 것 ▲디폴트와 같은 신용사건을 피할 것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지를 받을 것 ▲신속하게 확정할 것 등을 제시했다. 양국 정상은 오찬에 앞서 “민간투자자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의 만기를 자발적으로 연장하는 것이 유로화를 안정시킬 해법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54) 국방장관을 부총리 겸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1년 6개월간 구제금융 협상을 벌이고 재정긴축안을 마련했던 기오르고스 파파콘스탄티누 재무장관은 환경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좌천 인사’라는 게 중론이다. 새 내각에 대한 신임투표는 이르면 19일 치러진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전날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1차 구제금융 6월 지급분을 다음 달 초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떤 경우라도 디폴트 시나리오는 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IMF와의 협의 아래 그리스가 당장 필요한 돈을 채워 주고, 2차 구제금융 지원안에서 민간투자자들의 참여 방식을 둘러싼 유럽국 간의 이견은 시간을 두고 해결하는 ‘2단계 접근법’을 통해 디폴트라는 최악의 상황은 비켜가겠다는 것이다. 렌 위원은 “그리스에 6월 지급분이 지원되면 최소 9월까지는 그리스 국채 상환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U가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19~20일 예정된 EU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안의 내용과 조건, 민간투자자들의 참여 성격 등이 논의되고 이에 대한 결정은 다음 달 11일 EU 재무장관 정례회의에서 내려진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박선영 “남북간 2차례 더 비밀접촉”

    남과 북은 북한이 공개한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의 비밀접촉 외에 정상회담을 위해 두 차례 더 비공개로 만났다고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2일 전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인 박 의원은 “남북 실무자들이 지난해 12월 초와 올 3월에 동남아 지역에서 비공개로 만났다는 사실을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들었다. 이번에 베이징에서 만난 것은 이 두 차례 접촉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남북은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사과 문제에 대해 일정 부분 이견을 좁혔다고 박 의원은 덧붙였다. 박 의원은 “북한은 접촉 당시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에 대해 북한이 사과했다고 남측이 해석하고 주장할 여지가 있는 그런 정도의 표현을 고려해 보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며 “북한이 이처럼 다소나마 진전된 태도를 보인 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베를린선언이라는 장밋빛 선언을 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드러난 남북 비밀 접촉] 조선중앙통신이 주장한 ‘남북 비밀 접촉’ 안팎

    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A4 용지 3장 분량으로 남한이 북한에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한 상황과 비밀 접촉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했다. 통신은 “남한 정부가 약 두 달 전인 4월부터 북측에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 접촉을 요청해 왔다.”고 주장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일방적으로 진의나 사실관계를 왜곡한 주장으로 이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통신은 “비밀 접촉이 이명박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른 것으로 현인택 통일부 장관,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 등 극소수만 알고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첫 접촉에 대해서는 “5월 9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베를린 선언을 한 것이 9일로, 비슷한 시기에 베이징에서는 비밀 접촉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 자리에는 통일부 김천식 정책실장, 국정원 홍창화 국장, 청와대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 등이 참석했다고 밝혔으나, 북측의 참석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우리 측은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지혜롭게 넘어야 할 산’”이라면서 사과를 요구했다고 통신은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총 세 차례의 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5월 하순 장관급 회담 ▲6월 하순 판문점서 1차 정상회담 ▲8월 평양에서 2차 정상회담 ▲내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3차 정상회담이라는 타임테이블을 내놓았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이어 말레이시아에서 2차 접촉을 하자고 요청했다고도 보도했다. 통신은 남측이 북측에 상당히 저자세로 정상회담을 열어줄 것을 요청했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유감만 표시해 달라.”고 굴욕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남측이) 제발 딱한 사정을 들어 달라고 구걸했다.”면서 “(천안함·연평도)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으니 제발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 접촉을 갖자.”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천안함·연평도 문제는 현재 남북관계에서 핵심적 문제다. 이게 풀려야 다른 남북관계도 발전할 수 있고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면서 “공식적으로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비밀 접촉 과정에서 돈 봉투까지 내놓았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참 황당한 얘기다. 말도 안 된다.”고 부인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북한과 접촉할 때 이런 식으로 (저자세로) 하지는 않는다.”면서 “비밀 접촉 상황에 대한 묘사는 날조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통신은 우리 측이 “비밀 접촉이 오고 간 이야기가 이남에 알려지면 좋지 않으니 꼭 비밀에 부쳐 달라.”고 했다고도 보도했다. 통신은 “진정으로 북남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있다면 애당초 ‘베를린 제안’과 같은 악담을 늘어놓지 말았어야 하며 비공개 접촉 사실을 왜곡해 신의 없이 공개하는 연극도 놀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의 요구에 대해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으며 이틀 전 국방위 대변인 성명 형식을 통해 ‘우리 당국과 상종하지 않겠다’고 해 접촉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이렇게 공개한 것은 처음이고 분명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면서 “북한의 의도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복잡한 내부사정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한·중·일 공동번영 비전 개발… 협력 허브로”

    “한·중·일 공동번영 비전 개발… 협력 허브로”

    “한·중·일 협력 강화를 위한 허브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한·중·일 사무국이 아세안(ASEAN) 사무국이나 유럽연합(EU) 사무국, 유엔처럼 주목받는 국제기구로 성장하는 것이 꿈입니다.” ●광화문 인근에 사무실… 7월 공식 개소 지난 22일 도쿄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3국 외교장관회담에서 공식 임명된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의 신봉길(56·외시 12회) 초대 사무총장은 23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3국 정부 비준이 완료돼 광화문 인근에 사무실을 얻고 직원 30여명을 뽑아, 오는 7월 중 사무국을 공식 개소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렇게 말했다. 3국 협력사무국은 지난 2009년 제2차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뒤 지난해 12월 3국 정부 간 협정 서명에 따라 3국 간 협력 문제를 다루는 최초의 국제기구로 출범하게 됐다. 한국이 사무국을 유치한 만큼 초대 사무총장을 맡게 됐으며, 중·일에서 사무차장을 1명씩 파견한다. 사무총장은 3국이 2년씩 돌아가면서 맡는다. 중국 측에서는 마오닝(여) 한반도사무실 주임이, 일본 측에서는 마쓰가와 루이(여) 주한 참사관이 각각 사무차장을 맡는다. 북핵 등 한반도 관련 업무를 해 온 마오 사무차장은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직계 혈통이며, 마쓰가와 사무차장은 남편도 주한 대사관에서 일하는 부부 외교관이다. 신 사무총장은 “3국 사무국은 정상회의를 비롯해 장관급회의 등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3국 협력 메커니즘을 체계화해 지원하고 3국 간 합의 사항들을 점검, 이행하며 새로운 3국 협력 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3국 협력과 공동 번영의 비전, 컨셉트를 개발하는 등 사무국이 3국 협력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카르타에 있는 아세안 사무국과 브뤼셀에 있는 EU 사무국도 작은 규모로 시작했거나 서로 적대적인 관계에서 출범했으나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 지역 협력의 중추적 국제기구로 자리 잡았다.”며 “한·중·일 협력사무국도 그렇게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3국이 인건비 등 운영비 공동 부담 사무국은 한국 정부가 사무실 임대료를 부담하고, 3국이 인건비 등 운영비를 공동 부담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신 사무총장은 “한·중·일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인력 충원 등 규모를 확대하고, 송도로 이전하는 방안도 중장기적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며 “사무국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 300명 수준이 된다면 국제기구에 진출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고용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北, 김정일 핵안보 정상회의 초청 뜻 새겨야

    이명박 대통령이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청하겠다고 제의했다. 그러면서 비핵화 합의와 천안함·연평도 도발 사과라는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이 두 가지는 어떤 경우에도 불변의 대북 기조임을 이 대통령이 재확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성사되면 북측에는 이 대통령의 표현대로 밝은 미래가 보장된다. 얼어붙은 남북 관계는 일거에 해빙되고, 국제사회의 고립에서 당당히 벗어날 수 있다. 두 전제 조건을 이행해야 그 미래가 가능함을 북측은 직시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 포기와 관련해 ‘확고한 의지를 국제사회와 합의할 때’라고 했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관계자는 합의에는 폐기 시점을 담아야 한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따라서 6자회담에서는 선언적 내용이든, 구체적 내용이든 최소한의 합의가 필수다. 물론 이것만 해도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6자 회담은 3단계 중 첫 수순인 남북 간 회담부터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북측의 도발에 대한 사과까지 요구했으니 그 가능성은 줄어든다. 그럼에도 북측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북측이 수용하면 더 큰 이익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핵안보 정상회의는 최대 규모의 핵 관련 국제회의다. 김 위원장이 참석하는 자체만으로 네 마리 토끼를 잡는 격이 된다.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이 천명해 온 그랜드바겐, 즉 일괄 타결에 단초가 마련된다. 북한에는 핵 포기 대가로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도 본격화되는 것이다. 나아가 북한은 불량 핵확산 국가의 멍에를 떨쳐버리는 기회를 얻는다. 세계 유례 없는 3대 세습에 대해 국제사회의 반발을 최소화하거나 묵인 내지 용인받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더욱이 과거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에서만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게 되면 역사적 답방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지닌다. 이번 제안의 방점은 가능성보다 원칙에 찍혀 있다. 실질적인 진전 없이 국면 전환만 하는 대화를 단호히 거부하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기조는 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북측은 읽어야 한다. 이제 남북 관계에서 우리 측의 일방적인 양보는 없다. 대화와 화해로 전환하느냐, 갈등과 대치의 늪에서 헤매느냐만 남았다. 선택은 북측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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