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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라임 사태 관련 금융위 첫 압수수색

    檢, 라임 사태 관련 금융위 첫 압수수색

    1조 6000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라임 사태와 관련한 금융위 압수수색은 처음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 자산운용과에서 서류와 컴퓨터 파일 등을 확보했다. 라임 펀드 운용·판매에 대한 관리감독 관련 자료를 가져간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이 확보한 자료 중에는 이번 사태에 연루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관련 자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은 라임에 대한 당국의 검사 정보를 빼내 친구이자 라임 사태의 배후 전주 의혹을 받고 있는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전달하고, 그 대가로 수천만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최근 구속됐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의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 확보를 위해 앞서 2차례에 걸쳐 금융감독원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부실을 숨긴 채 판매사를 통해 판매하다 총 173개 펀드의 환매가 중단되면서 1조 6000억원의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다. 검찰은 지난 1월 초부터 라임 사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라임 사태를 일으킨 뒤 잠적한 이종필(42)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김 전 회장 등을 쫓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의 투자 대상 상장사인 리드에서 발생한 8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주했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에서 16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 오다가 지난 1월 자취를 감췄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두산 “매각 가능한 모든 자산 팔겠다”

    두산 “매각 가능한 모든 자산 팔겠다”

    ‘알짜’ 계열사 두산솔루스 매각 유력 매도가 6000억~8000억원에 협상 중 담수화 기술 1위 ‘WATER’ 정리 거론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국책은행에서 1조원을 받은 두산그룹이 자구안을 마련해 채권단에 냈다. 계열사 두산솔루스 매각을 비롯해 두산중공업의 일부 사업부 매각 등 그룹 차원의 고강도 재편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채권단에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전달했다고 13일 밝혔다. 두산그룹은 “책임경영 이행을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마련한 것”이라면서 “두산중공업도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두산그룹은 “(개선 계획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와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면서 구체적인 자구안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알짜 계열사 두산솔루스 매각을 비롯한 두산그룹 전반의 고강도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추측한다. 두산솔루스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 전지 소재 전지박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가격은 6000억~8000억원 정도다. 두산중공업 내 담수화플랜트 및 수처리 설비를 담당하는 사업부 ‘WATER’ 매각도 유력하게 거론되는 내용 중 하나다. 담수화 플랜트란 바닷물을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바꾸는 것으로 두산중공업이 세계 1위 기술경쟁력을 자랑한다. 중동에서 관련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WATER 사업부의 매각 대금을 최대 3000억원까지 보고 있다. 두산타워 등 부동산 자산 매각도 자구안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적으로 수주가 감소하면서 두산중공업의 위기를 초래한 석탄화력발전 사업부를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가 구조조정 등 고정비 절감 방안이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총수일가의 사재출연 등의 가능성도 여전하다. 채권단은 이날 두산그룹이 내놓은 자구안과 관련, “자구안의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 지원 부담 및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두산 “매각 가능한 모든 자산 팔겠다”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국책은행에서 1조원을 받은 두산그룹이 자구안을 마련해 채권단에 냈다. 계열사 두산솔루스 매각을 비롯해 두산중공업의 일부 사업부 매각 등 그룹 차원의 고강도 재편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채권단에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전달했다고 13일 밝혔다. 두산그룹은 “책임경영 이행을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마련한 것”이라면서 “두산중공업도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두산그룹은 “(개선 계획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와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면서 구체적인 자구안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알짜 계열사 두산솔루스 매각을 비롯한 두산그룹 전반의 고강도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추측한다. 두산솔루스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 전지 소재 전지박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가격은 6000억~8000억원 정도다.  두산중공업 내 담수화플랜트 및 수처리 설비를 담당하는 사업부 ‘WATER’ 매각도 유력하게 거론되는 내용 중 하나다. 담수화 플랜트란 바닷물을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바꾸는 것으로 두산중공업이 세계 1위 기술경쟁력을 자랑한다. 중동에서 관련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WATER 사업부의 매각 대금을 최대 3000억원까지 보고 있다. 두산타워 등 부동산 자산 매각도 자구안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적으로 수주가 감소하면서 두산중공업의 위기를 초래한 석탄화력발전 사업부를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가 구조조정 등 고정비 절감 방안이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총수일가의 사재출연 등의 가능성도 여전하다.  채권단은 이날 두산그룹이 내놓은 자구안과 관련, “자구안의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 지원 부담 및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조범동, 테슬라와 계약한 것처럼 투자자 속여”

    “조범동, 테슬라와 계약한 것처럼 투자자 속여”

    “집안 학교 통해 100억 마련한다 말해” 정경심, 20일 재판 불출석 사유서 제출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38)씨가 2차 전지업체 WFM 인수 뒤 미국 테슬라와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조씨가 주가조작과 허위 공시 등 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소병석) 심리로 13일 열린 조씨의 11차 공판기일에 WFM 전 홍보이사였던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의 가족 펀드 운용사이자 조씨가 실소유주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는 영어교육 회사였던 WFM을 인수한 뒤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였던 2차 전지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했다. 김씨는 조씨가 WFM을 인수한 뒤 투자설명회에서 WFM이 테슬라와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교묘하게 속였다고 증언했다. WFM이 2017년에 낸 보도자료에는 “테슬라에 연간 120t의 SiOx(산화물계)-음극재를 공급하는 LOI(구매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돼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체코의 가정용 건전지 업체였다. 김씨는 검찰이 ‘주가 부양을 위해 오인 소지가 있는 자료를 작성한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김씨는 또 WFM을 인수할 당시 조씨가 “부산 집안에 학교 몇 개가 있어 100억원 이상의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오는 20일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됐던 정경심(58) 동양대 교수 측이 이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정 교수 측은 지난 9일 이미 “출석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씨 선고는 오는 6~7월쯤 이뤄질 전망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알짜’ 솔루스 팔아 두산重 살리기… “석탄사업 군살부터 빼야”

    ‘알짜’ 솔루스 팔아 두산重 살리기… “석탄사업 군살부터 빼야”

    두산그룹이 최근 두산솔루스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를 넘으려면 보다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자구안을 마련해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의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인적분할을 비롯해 고정비 절감을 위해 추가 구조조정, 유휴인력에 대한 휴업도 거론된다. 최근에는 ‘계열사 매각설’이 급부상했다. 총수일가가 지분 40% 이상을 보유한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이 대상이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와 두산솔루스를 놓고 협상 중이다. 가격은 6000억~8000억원 정도다. 두산솔루스 매각은 두산그룹엔 ‘울며 겨자 먹기’에 가까운 카드다. 두산솔루스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 전지의 소재 전지박을 비롯해 동박과 전자·바이오 소재를 생산하는 회사다. 지난해 영업이익 380억원을 기록한 ‘알짜’로 두산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를 책임질 곳으로 기대를 모았다. 최근에야 전량 매각으로 방향을 틀게 됐지만 당초 두산그룹도 보유 중인 지분 61%(총수일가 44%·㈜두산 17%) 중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지분(51%)만 넘기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산솔루스를 팔아도 기존 두산그룹의 사업 영역만으로 새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세계적으로 탈석탄·탈원전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여기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실적이 갑자기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발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과거에 잘나갔던 것은 미래에 지을 발전소를 과거에 당겨서 지었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 재래식이든 원자력이든 추가적인 발전소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두산중공업의 사업이 유효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70~80%를 차지하는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방법으로 ‘군살빼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신재생에너지 등 새롭게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사업구조를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에라클럽 등 국내외 15개 환경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두산중공업의 위기는 에너지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정부가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 없이 긴급구제를 제공하는 것은 사양산업에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법서라] ‘사라진’ 라임 사태 주범들…막후에서 돈 빼돌리고 도피자금 펑펑

    [법서라] ‘사라진’ 라임 사태 주범들…막후에서 돈 빼돌리고 도피자금 펑펑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고객들에게 신뢰를 져버린거 같아 죄송하고, 제때 자금을 돌려드리지 못한 만큼 수익을 최대한 지켜서 돌려주는데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10월 14일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이종필(42) 전 라임 부사장이 한 말입니다. 이 약속은 한 달도 되지 않아 깨졌습니다. 이 전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배임·횡령 사건에 연루돼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되자 돌연 잠적해버린 겁니다. 이 전 부사장은 2015년 라임자산운용 대체투자부문 총괄로 영입된 뒤 라임을 국내 1위 헤지펀드사로 성장시킨 핵심 인물로 꼽힙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1조 6000억원대 피해를 발생시킨 라임 사태에 얽힌 부실투자·기업사냥·주가조작 의혹을 규명할 ‘키맨’이기도 합니다. 검찰은 지난달 말부터 라임 사태에 연루된 피의자들을 연이어 구속하고 있지만, 5개월째 도주 중인 이 전 부사장의 행적은 여전히 묘연합니다. 라임의 자금줄로 알려진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도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잠적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핵심 피의자들의 신병 확보가 늦어지면서 라임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잠적한 이후에도 측근을 통해 계속해서 회삿돈을 빼돌리고, 횡령한 돈을 도피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들을 검거한 뒤 규명해야 할 추가 의혹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도주 후에도 ‘작전’ 이어간 ‘라임 살릴 회장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라임 자금을 활용한 다양한 기업사냥과 횡령 사건, 로비 의혹에 연루돼 있습니다. 라임 펀드를 판매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투자 피해자와의 녹취록에서 “라임 살릴 회장님”이라면서 ‘전주’로 언급한 인물이 바로 이 김 전 회장입니다. 김 전 회장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된 사기, 배임, 횡령 사건만 수 건인데요. 대표적인 게 ‘스타모빌리티 517억원 횡령’ 건입니다. 김 전 회장이 실질 사주로 있는 스타모빌리티에 흘러간 라임 자금 595억원 중 517억원을 횡령했다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김 전 회장이 지난 1월 도주한 이후에도 막후에서 자신의 세력을 움직여 추가로 자금을 끌어모으려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잠적한 뒤에도 왓츠앱을 통해 측근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회사 내부자금을 회수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러한 작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스타모빌리티 대표이사를 자기 사람으로 바꾸려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열린 이사회에서 자신에게 반기를 든 현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박모 전 대표이사를 재선임하려고 한 겁니다. 스타모빌리티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전 회장이 자기 편 대표이사를 세우고 회사를 소멸시키려고 했다”면서 “회사 경영에는 관심이 없고 돈만 빼돌려 폭파(상장폐지)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향군상조회 290억원 횡령 의혹 회원수가 30만명에 달하는 재향군인회(향군) 상조회도 잠적한 김 전 회장에 의해 라임 일당의 ‘자금줄’로 사용될 뻔 했습니다. 장 전 센터장의 지난해 12월 녹취록에서도 “김 회장이 향군 상조회를 인수해 라임에 재투자를 할 것”이라는 내용이 등장하는데요. 실제로 상조회는 지난 1월 김 전 회장 측 컨소시엄에 인수된 뒤 지난달 보람상조에 되팔리기까지, 두 달 동안 12차례에 걸쳐 290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컨소시엄 대표를 맡고 있던 김 전 회장의 ‘오른팔’ 김모(58) 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가 대여금과 보증금 등 명목으로 라임 관계사에 자금을 빼돌린 겁니다. 김 전 이사는 김 전 회장과 함께 고발된 횡령 건으로 지난달 구속됐습니다. 상조회 관계자에 따르면 상조회로부터 각각 17억 6000만원과 29억원이 흘러간 A사와 B사는 김 전 회장의 운전기사이자 이종필 전 부사장의 도피생활을 도운 성모씨가 임원으로 재직한 회사입니다. 김 전 회장의 측근 장모씨가 대표로 있는 H사에도 대여금 명목으로 91억원의 자금이 유출됐습니다. H사는 지난 2월 90억원대 상조회 자산인 여주 장례식장을 실제 자금 거래 없이 인수받기도 했습니다. 상조회를 인수한 보람상조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법원에 낸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이 인용되자 최근 H사는 장례식장 반환을 통보했습니다.▲‘라임 일당’ 도피 자금 출처는 라임이 지난해 10월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한 후 지금까지 횡령 피해가 추가로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연된 수사를 탓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3일 구속된 김모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은 도망친 김봉현 전 회장의 마지막 횡령을 도왔는데요. 김 본부장은 지난 1월 이미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에서 195억 규모의 스타모빌리티 전환사채(CB)를 인수하도록 조치한 인물입니다. 이 자금을 김 전 회장이 횡령하도록 돕고 골프장 회원권 등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이 구성한 ‘라임 정상화 자문단’ 단장을 맡기도 했던 김 본부장은 라임 임직원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상장사 CB에 우회투자하는 방식으로 수백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사건에도 연루되어 있습니다. 라임 사태 주범들의 도피생활이 길어지면서 범죄 수익이 도피 자금으로 사용되고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거금을 사용해 계속해서 도피처를 마련해 전전하고 대포폰을 갈아치우기 때문에 신병확보가 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귀띔했는데요. 이 전 부사장은 5개월째, 김 전 회장은 3개월째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도망을 다니느라 막대한 자금을 쓰고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과거 비리 수사를 받던 중 잠적해 3개월 만에 백골 사체로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경우 ‘1~8번 띠지 가방’ 속에 수십억원의 현금을 보관하며 도피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중 4개 가방에서 발견된 현금만 무려 25억원입니다. 라임 피해자들의 투자금이 이들의 도피 자금으로 쓰이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확보한 라임 회계 실사 자료에 따르면 라임이 부동산시행사 메트로폴리탄 계열사에 투자한 3177억원 중 2600억원이 회수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 돈의 행방이 묘연한데, 메트로폴리탄의 김모(47) 회장 역시 현재 해외 도피 중입니다. 메트로폴리탄에서 빠져나간 자금 일부가 라임 일당의 도피 자금으로 쓰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한모씨와 성모씨가 지난달 28일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이 소유한 주식을 팔아 도피 자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임 사태 주범들의 신병 확보가 늦어질수록 피해자들의 손실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검찰은 핵심 피의자들의 행적을 쫓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백화점 교통유발부담금 30% 깎고, 5000억 회사채 지원한다

    백화점 교통유발부담금 30% 깎고, 5000억 회사채 지원한다

    음식점 등 도로·하천 점용료도 25% 감면백화점·대형마트가 부담하는 교통유발부담금이 올해 30% 감면된다. 점용 허가를 받고 도로와 하천을 이용하는 음식점·주유소·양어장 등은 올해 이용료 가운데 25%인 3개월치를 내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9일 ‘14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4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소상공인·민간기업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우선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영화관 등 전시·문화시설을 위해 올해 교통유발부담금을 한시적으로 30% 경감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1200억원가량의 부담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민간사업자가 부담하는 도로·하천 점용료에 대해서도 한시적으로 3개월치(2~4월분)를 받지 않는다. 도로점용료와 하천점용료 감면을 통해 기대되는 경감 효과는 약 760억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스포츠시설업, 용품업 등 스포츠산업에 대해서는 경영자금 300억원 추가 지원한다. 금융당국은 기업의 회사채 발행 지원에 본격 나선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사들이기 어려운 기업에 대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 회사채 신속인수제 가동 계획을 논의했다. P-CBO는 신용보증기금이 기업 회사채를 보증해 기업이 금융시장에서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14일까지 P-CBO 지원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다음달 말쯤 약 5000억원 규모로 1차 지원에 나선다.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주력산업 P-CBO’는 오는 24일 2차 지원(1500억원), 다음달 말 3차 지원(4000억원)에 나설 계획이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국수주의와 대중영합주의 경계해야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국수주의와 대중영합주의 경계해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경제에 충격을 주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불확실성인데, 그런 관점에서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명적인 전염병 확산은 그 자체가 공포로서 경제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현 사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능가하는 위력을 보이고, 심지어 1929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어두운 그림자를 세계 경제에 드리우고 있다. 미국 정부는 역사적인 규모로 경기 부양 패키지를 제공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에 사용하던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정책 카드로 제시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역시 가능한 범위에서 다양한 정책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 추경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채권시장 안정 펀드나 증시안정기금 등으로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무너지는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각종 지원도 가동되고 있다. 어려움에 직면한 가계와 기업이 버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다. 특히 어느 정도 감염 확산이 통제되거나 면역을 통해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취약계층 중심으로 버티게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언젠가 전염병 자체는 지나가겠지만, 그 후에 경제적 불황이 계속될 경우 후폭풍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1930년대 10여년에 걸쳐 경제가 하강한 대공황 이후 전 세계에 폐쇄적 국수주의와 대중영합주의가 팽배해지며 제2차 세계대전을 향해 치닫던 어두운 역사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대공황 이후 타국가?타민족에 대한 적대감이 고조되며 국수주의 출현에 따른 경제적 고립과 국제무역 체계의 약화가 나타났다. 근대 경제학의 출발을 제시한 애덤 스미스가 1776년 저술한 ‘국부론’에서 강조하는 바와 같이 비교우위에 근거한 분업은 근대 경제 발전의 기초가 됐고, 많은 경제학 연구들은 대공황 이후 여러 국가를 경제적으로 피폐하게 만든 중요 원인으로 주식시장 붕괴보다 국제무역 약화를 지목한다. 결국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 회복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글로벌 분업 체제하에서 인적?물적 교류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국제적인 협력과 생산성을 다시 높일 수 있을지의 여부다. 19세기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Durkheim)이 노동 분화를 통해 형성되는 상호의존성이 사회적 연대를 만든다고 지적한 개념은 글로벌 분업 체제와 국제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다. 또한 대중영합주의 정책을 경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대공황 시기에 좌우 이념을 막론하고 등장했던 대중영합주의는 경제도 파탄 냈다. 대중영합주의가 경제를 무너뜨리는 경로는 통상적으로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개인의 재산권을 훼손하거나 가격 메커니즘에 개입하는 정책 때문이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궁극적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재산권을 훼손하거나 가격 메커니즘을 방해하는 환경에서는 개인, 기업이 생산성을 높일 이유가 없다. 파시즘이든 나치즘이든지 대중 영합으로 자원을 동원해 인기를 얻는 방법은 잠깐 효과를 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는 타인의 재산을 이전하거나 축적된 재정을 소진하는 방식에 불과하고 생산성 향상이 동반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경제성장은 불가능하다. 경제정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계되는지에 따라 대중이 일견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결과를 낳기도 한다. 더욱이 경제정책은 먹고사는 문제, 가족의 생존과 생계에 직결될 뿐만 아니라 경제 생태계에 많은 구성원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여서 단기적 측면만 고려하거나 일부 이해관계자의 입장만 대변하면 부작용과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서 전문가의 지식과 식견, 경험을 바탕으로 세밀하게 설계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시장에서 다른 사람들이 높이 평가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성공한 사람들에게 경제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메커니즘이 잘 작동하도록 함으로써 성공의 열매를 기대하며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들에게 적절한 보상으로 자본과 기술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껏 인류가 당면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했던 메커니즘이다. 전염병 이후에 찾아올 불황의 그림자를 극복해야 하는 동시대에도 그 원칙에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회사채 시장에 우선 공급… 민생·금융안정책 ‘실탄’ 된다

    회사채 시장에 우선 공급… 민생·금융안정책 ‘실탄’ 된다

    한국은행의 양적완화 추진은 오는 6월까지 금융사들에 한도 없이 현금을 공급해 줄 테니 필요한 곳 어디든 쓰라는 취지다.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26일 “모든 금융기관이 자영업자나 중소·중견·대기업에 대출할 때도 쓰고, 정책펀드 출자에도 쓸 수 있다”며 “용도를 정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다 줄 테니 갖다 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동성 경색이 발생한 회사채 시장에 양적완화 자금이 우선 공급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24일 정부가 발표한 ‘2차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실탄으로 쓰인다. 금융사들은 정부가 다음달 가동할 채권시장안정펀드(20조원)와 증권시장안정펀드(10조 7000억원)에 출자해야 하는데 자금 사정이 빠듯하다. 한은이 금융사들로부터 환매조건부채권(RP)을 사들이고 돈을 빌려주면 금융사들이 펀드 출자금으로 낸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매입해 회사채 시장 경색을 막는 효과가 기대된다. 단기자금시장에도 상당한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폭락한 해외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자 이를 판 국내 증권사들이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통지)을 받게 됐다. 증거금 요구를 받은 증권사들이 CP를 대거 처분해 단기자금시장에 유동성 경색이 발생했다. 증권사들은 한은의 RP 매입 조치로 숨통이 틔이게 됐다. 한국판 양적완화가 시장 안정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성환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 부양을 꾀하는 선진국들의 양적완화와 달리 한은의 양적완화는 유동성 위기를 막겠다는 의미”라며 “단기자금시장의 신용 경색을 상당 부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은이 직접 회사채를 매입하지 않아 회사채 시장 안정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회사채 시장 불안이 중소·중견기업을 넘어 대기업까지 확산되면 더 많은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 한은도 더 심각해질 경우 회사채 매입 가능성을 열어 뒀다. 윤 부총재는 “회사채는 정부가 보증하면 매입이 가능하다. 다만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국민적 동의를 얻을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회사채 매입은 정부의 지급 보증이 없으면 불가능한데, 국민 세금을 민간 기업에 투입하는 것에 대한 국회와 국민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과 정부가 직접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식이 시장에 훨씬 큰 안정감을 준다”며 “미국처럼 정부가 보증하고 한은이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일각에선 한은의 RP 매입 금리 0.85% 책정에 대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준금리(0.75%)에 가산금리 0.10% 포인트를 더한 것인데,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취지를 감안하면 ‘2% 부족하다’는 얘기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한국판 양적완화… 석달간 무제한 돈 푼다

    한국판 양적완화… 석달간 무제한 돈 푼다

    ‘코로나 쇼크’ 우량기업 줄도산 막기 두산중공업 1조 긴급 자금 수혈 예고한국은행이 코로나19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판 양적완화’에 나선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꺼내들지 않았던 사상 최초의 ‘무제한 돈풀기’ 카드다. 최근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우량기업까지 줄도산 우려가 커지자 한은이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한 것이다.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전액 공급 방식의 유동성 지원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매주 1회, 연 0.85% 이하 금리로 금융사들로부터 환매조건부채권(RP)을 한도 없이 사들이는 방식이다. 금융사들이 요구하는 대로 전액 매입할 방침이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에 이자를 내고 되사는 것을 조건으로 파는 채권이다. 채권을 담보로 한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이다. 한은이 금융사들로부터 RP를 사면 그만큼 시장에 돈이 풀린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와 같지 않으냐’는 질문에 “시장 수요에 맞춰 전액 공급하는 게 양적완화라고 한다면 그렇게 봐도 크게 틀린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은이 한국판 양적완화를 실시하는 이유는 정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100조원+α 규모의 ‘2차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금융사들이 총 20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에 한은의 RP 매입 자금이 우선 투입된다. 시장에 실제로 돈이 얼마나 풀릴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한은은 원활한 유동성 공급을 위해 RP 입찰 참여 금융기관에 증권사 11곳을 추가했다. 국채와 통화안정증권 등으로 제한했던 RP 매매 대상증권에 한국전력공사를 포함한 공기업 발행 채권 8종도 새로 넣었다. 한편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던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받는 약정을 맺는다. 가까스로 유동성 위기에서 탈출하지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고됐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美 ‘무제한 양적완화’ 동조해야 투자·소비 해법 나와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100조원 규모의 ‘기업구호 긴급자금 투입’을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어제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다. 이 금액은 지난 19일 1차 회의에서 소상공인을 위해 집행을 결정한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조치’보다 두 배가 많다. 또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20조원 규모로 조성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조성한 안정펀드의 두 배이다. 경제 현장의 최일선에 선 기업의 위기 심화가 고용 악화, 가계 소득 감소 등 경제 전반의 도미노 악현상을 우려한 특단의 조치라는 평가다. 여권에서는 전방위적 시장 안정정책이자 ‘한국형 양적완화’라고 평가한다. 이번 결정은 비교적 시의적절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어제 ‘무제한 양적 완화’를 선언했다. 매입 대상 채권에 국공채뿐만 아니라 회사채 등 민간 채권도 포함시켰다. 전례가 없는 특단의 대책이라는 평가다. 미 연준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1929년의 경제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로 진단했기 때문이다. 연준의 이번 결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당시의 교훈이 영향을 미쳤다. ‘자산 붕괴에 대한 공포가 시장에 만연할 때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지체없이 시행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시장이 놀랄 정도의 규모와 속도가 아니면 금융위기 이상의 대형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한국 정부 역시 미국의 사례를 연구해 과감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어제 증권과 외환시장 등은 다소 안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연일 돈을 풀었다지만 기업 등은 시중에선 구경도 못했다며 아우성이다. 경로의존성을 재점검해야 하고, 정책의 효과를 위해 타이밍도 검검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2차 대책의 성패 역시 빠른 지원 여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결정된 정책이 현장에 접목되기 위해서 가용 행정력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 비상 시국인 만큼 기존의 통념을 뛰어넘는 정책이 더 필요하다. 경기도가 어제 1364만명 도민 모두에게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중앙정부도 가급적 신속하게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 아울러 정부의 전 부처가 과감하고 신속한 정책 집행을 당부한다. 정책 집행자들이 좌고우면하지 않도록 면책특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경제는 심리가 중요한 만큼 국민에게 정책의 신뢰를 주고, 기업에 정부가 기업을 보호한다는 신뢰를 줘야만 투자와 소비 심리를 살릴 수 있다.
  • 롤러코스터 금융시장에 42조… 대기업도 자구 노력하면 대출 지원

    롤러코스터 금융시장에 42조… 대기업도 자구 노력하면 대출 지원

    정부가 24일 발표한 100조원+α 규모의 ‘2차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은 크게 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58조 3000억원)과 금융시장 안정화(41조 8000억원)로 나뉜다. 특히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져 도산 위기가 중견기업과 대기업까지 퍼지자 정책자금 지원 대상을 기존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서 중견·대기업으로 확대했다. 지원 규모도 기존 29조 2000억원에서 추가로 29조 1000억원을 더 늘렸다.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20조원)와 증권시장안정펀드(10조 7000억원)를 다음달 초부터 가동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비상경제회의에서 금융분야 대응 방안이 우선 논의된 건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는 데 금융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소상공인과 기업에 대한 충분한 자금 공급이라는 금융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 금융시장 안정에 41조 8000억 푼다 정부는 코로나19로 불안해진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41조 8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우선 시장 불안심리가 회사채 시장의 경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만든다. 10조원 규모로 가동한 뒤 신속하게 10조원을 추가 조성한다. 당초 10조원을 계획했는데 2배로 늘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10조원)와 비교해도 2배다. 다음달 초부터 펀드 자금으로 회사채와 우량기업의 기업어음(CP), 금융채 등을 매입한다. 회사채 상환이 어려워진 기업들의 일시적 자금경색 문제를 해결하고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정책금융 4조 1000억원을 지원한다. 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했던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계획(6조 7000억원)과 합치면 10조 8000억원 규모다. 금융당국은 회사채 신속인수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회사채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대기업이 대상이다. 기업이 회사채 만기 도래액의 20%를 자체 상환하고, 나머지 80%는 산업은행이 인수해 채권은행과 신용보증기금에 파는 방식이다. 규모는 최대 2조 2000억원이다. 이와 별도로 산은은 1조 9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 발행 지원에 나선다. 산은이 A등급 이상 회사채나 코로나19 피해로 등급이 하락한 회사채 중 투자등급 이상을 사들인다. CP와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자금시장 안정에 7조원을 지원한다. 증권금융 대출과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으로 각각 2조 5000억원씩 총 5조원을 증권사에 공급한다. 또 우량기업의 CP와 전자단기사채는 채권시장안정펀드로 지원하되 펀드 조성 전이라도 산은과 기업은행이 2조원가량을 선매입하기로 했다. 10조 7000억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도 다음달 초 가동된다. 2008년 금융위기(5000억원) 때보다 규모가 20배 커졌다. 개별 주식종목이 아닌 코스피200을 비롯한 증시 대표 지수에 투자해 투자자 보호와 증시 안전판 역할을 맡는다.2 기업 지원에 29조 1000억 추가 이번 대책이 1차 대책과 가장 다른 점은 중견·대기업에도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자금 지원 규모를 기존보다 29조 1000억원 늘리면서 지원 대상을 중견기업과 대기업으로 확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과 수출입 감소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대기업에 산은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총 21조 2000억원을 대출해 준다. 다만 정부는 대기업 대출 지원에 ‘자구 노력’을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만큼 대기업의 자구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은 위원장은 자구 노력 수준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어야 한다”면서도 “피를 말리는 자구 노력을 요구하는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은행이 요구하는 수준의 강력한 자구책은 아니라는 의미다. 중소·중견기업 대상 7조 9000억원 규모의 보증 공급 방안도 새로 담겼다. 경영과 수출입, 해외사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에 신용보증기금과 수은이 각각 5조 4000억원, 2조 5000억원의 보증 지원을 해 준다. 3 자영업자·중소기업에 29조 2000억 이와 함께 소상공인(자영업자 포함)과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1차 회의 때 발표한 대출과 보증으로 총 29조 2000억원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에게 총 12조원의 긴급 경영자금을 공급한다. 연 1.5%의 초저금리 대출로 이자 부담을 대폭 낮췄다. 소상공인진흥기금(2조 7000억원)과 기업은행의 초저금리 대출(5조 8000억원), 시중은행의 이차보전(3조 5000억원)으로 지원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대출에 대해 추가경정예산 등을 활용해 5조 500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지원한다. 일반보증과 비교해 보증료율은 내리고 보증비율을 높여 준다. 중소기업은 신보나 기술보증기금, 소상공인은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해 보증한다. 연매출 1억원 이하 영세 소상공인에게는 총 3조원 규모의 긴급 소액자금 전액보증 지원도 한다. 신보가 6000억원, 기보가 3000억원, 지역신보가 2조 1000억원을 보증한다. 모든 금융권이 함께 코로나19 피해로 대출금을 갚기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최소 6개월 동안 만기를 연장한다. 이자 상환도 6개월 동안 유예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총 2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연체 채권을 사들여 상환 유예와 장기 분할 상환 등 채무조정을 해 주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닷새만에 2배… 100조+α 긴급자금 푼다

    닷새만에 2배… 100조+α 긴급자금 푼다

    文 “기업 지킨다”… 대기업에도 ‘안전망’ 증시 부양 위해 ISA 투자에 주식도 허용 주부·은퇴자도 가입할수 있게 규제 완화 재난수당 도입 여부 3차회의서 결정될 듯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두 배 많은 100조원+α 규모의 긴급 자금을 지원한다. 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 대상을 확대하고 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코로나발(發) 경제 피해가 관광과 서비스업을 넘어 수출·제조업,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자 기업 도산을 막고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대응 범위와 지원 수준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정부는 2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100조원+α 규모의 자금지원책을 담은 ‘2차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지난 19일 1차 회의에서 발표한 50조원+α보다 규모를 두 배로 키운 것이다. 정부는 먼저 1차 회의에서 발표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29조 2000억원) 외에 대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 29조 1000억원 규모의 기업 경영안정자금을 추가해 총 58조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항공·운수업 등을 중심으로 대기업들도 자금난을 겪자 긴급 처방을 내린 것이다. 또 코로나19로 매일 널뛰기를 하고 있는 증시와 채권시장의 안정을 위해 자금을 41조 8000억원으로 확대해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증시 안정에 민간 자본을 활용하기 위해 ISA 가입 대상을 ‘소득이 있는 자’에서 ‘거주자’로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소득이 없는 가정주부뿐 아니라 은퇴자, 국내에 주소가 있는 외국인도 ISA에 가입할 수 있다. 또 예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ELS) 등으로 제한됐던 ISA 투자 대상에 주식도 포함했다.정부는 정책금융 지원을 즉각 실시하고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의 경우 필요한 협의와 절차 등을 거쳐 다음달 초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넘어서 주력 산업의 기업까지 확대하고 비우량기업과 우량기업 모두를 포함해 촘촘하게 지원하는 긴급 자금”이라며 “우리 기업을 지켜내기 위한 특단의 선제 조치임과 동시에 기업을 살려 국민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관심이 집중된 재난기본소득(수당)의 경우 다음주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도입 여부가 결정된다. 문 대통령은 “3차 회의에선 실효성 있는 생계 지원 방안에 대한 재정 소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속한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말해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 관계자는 “재난기본소득 (경기부양) 효과와 운영 방식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문 대통령 “긴급자금 100조 투입…‘코로나 도산’ 막겠다”

    문 대통령 “긴급자금 100조 투입…‘코로나 도산’ 막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위해 10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중견기업을 포함한 기업 지원 자금을 대폭 보강하고 지난주 발표한 금융지원 규모(50조원)보다 두 배 더 투입하기로 했다. 100조원 규모의 기업구호긴급자금 투입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지난주 1차 회의에서 결정한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조치를 대폭 확대해 100조원 규모의 기업구호긴급자금 투입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넘어서 주력 산업의 기업까지 확대하고 비우량기업과 우량기업 모두를 포함해 촘촘하게 지원하는 긴급 자금”이라며 “우리 기업을 지켜내기 위한 특단의 선제 조치임과 동시에 기업을 살려 국민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기업이 도산하는 일은 반드시 막겠다. 정상적이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문을 닫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자금 조달만 가능하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이미 지난주 열린 1차 회의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5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발표한 데 이어 대기업·중견기업으로까지 지원의 범위와 규모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도산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한국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중소·중견기업 우선 지원…대기업도 고려 문 대통령은 “우선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29조 1000억원 규모의 경영자금을 추가로 지원해 기업의 자금난에 숨통을 틔우겠다”며 “보증 공급을 7조 9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정책금융기관의 대출 지원도 21조 2000억원을 추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필요하다면 (지원 대상에) 대기업도 포함해 일시적 자금 부족으로 기업이 쓰러지는 것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또 “채권시장안정펀드를 20조원 규모로 편성해 견실한 기업이 금융시장의 불안 때문에 겪는 일시적 자금난도 해소하겠다”며 “회사채는 물론 기업어음도 매입해 단기자금 수요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으로 유동성의 어려움에 처한 기업에 대해 17.8조원 규모의 자금을 별도로 공급하겠다. 애초 6조7천억원 규모 계획에서 11조 1000억원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등으로 회사채 인수를 적극 지원하고 단기자금 시장에도 유동성을 충분히 지원하겠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10조 7000억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도 가동하겠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5000억원에서 규모가 20배 늘어난 것”이라며 “개별 종목이 아니라 지수에 투자함으로써 투자자 보호와 증시 안전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용 유지 지원금 확대하는 방안 검토 중 무엇보다 “기업이 어려우면 고용도 급속도로 나빠질 수 있다. 기업의 어려움에 정부가 발 빠르게 지원하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고용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 일환으로 “최근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로부터 고용 유지 지원금 신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용 유지 지원금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그뿐만 아니라 “4대 보험료와 전기료 등 공과금의 유예 또는 면제에 대해서도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개인에게는 생계 지원이자 기업에는 비용 절감으로 고용 유지를 돕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과 국민들께 힘이 될 수 있도록 오늘 회의에서 신속히 매듭을 짓고 4월부터 바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밖에도 문 대통령은 “다음 3차 회의에서는 실효성 있는 생계지원방안에 대해 재정 소요를 종합 고려해 신속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재난기본소득·긴급생계지원비 논의 등에 속도를 내 달라고 역설했다. 이번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나온 대책에 대해 문 대통령은 “기업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것이 정부의 결연한 의지”라며 “정부는 우리 기업에 들이닥친 거대한 위기의 파고를 막는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속보] 문 대통령 “기업 지원에 긴급자금 100조 투입”

    [속보] 문 대통령 “기업 지원에 긴급자금 100조 투입”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코로나19에 따른 비상경제 상황 대응을 위해 기존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조치를 대폭 확대, 기업 구호를 위해 긴급자금 100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30분 청와대 본관에서 제2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대규모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19일 제1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한 후 이번이 두 번째 회의다. 코로나19에 따른 비상 경제 시국을 타개하고자 신속한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회의에서는 증권시장안정펀드와 채권시장안정펀드, 단기자금 안정지원 등을 포함한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차 회의에서 발표했던 5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전 패키지 프로그램의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해 100조원 규모의 기업구호 긴급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중소·중견기업 29조 1000억원 경영자금 추가 지원 ▲고정공급 7조 9000억원으로 확대 ▲정책금융기관의 대출 지원 21조 2000억원 추가 등이다. 1차 회의에서 발표한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조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자금난 해소에 중점을 둔 것으로, 이날 발표로 주력산업 기업까지 지원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상황 전개에 따라 필요하다면 규모도 더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채권시장안정펀드 10조원→20조원으로 늘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10조원 규모로 준비했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2배로 늘린 20조원 규모로 편성해 견실한 기업이 금융시장 불안으로 겪는 일시적 자금난 위기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낮은 신용도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힘든 기업의 회사채 차환 발행 또는 신규 발행을 지원하는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6조 7000억원 규모 계획에서 11조 1000억원을 추가 지원해 총 17조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10조 7000억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도 가동하는 등 48조 5000억원을 금융시장 안정에 투입한다. 4대 보험·전기료 등 공과금 유예 조치도 신속 검토 지시 또 이날 회의에서는 고용지원대책도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고용유지지원금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며 “4대 보험료와 전기료 등 공과금 유예 또는 면제에 대해서도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회의 결과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이날 오후 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직접 발표한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이호승 경제수석, 김연명 사회수석과 박복영 경제보좌관 등 관련 수석과 비서관이 자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文대통령 “경제위기 파고 막는 든든한 방파제될 것”

    文대통령 “경제위기 파고 막는 든든한 방파제될 것”

    중기·소상공인, 자영업자 50조원+22.5조 추가 유동성 위기 대기업 포함 중견기업 29.1조 지원 20조 채권안정펀드+10.7조 증권안정펀드 가동 취약계층 생계지원 안은 3차회의서 결론내기로 정부는 24일 코로나19 사태로 생존마저 위협받는 기업들을 돕고, 국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100조원 규모의 ‘기업구호 긴급자금’ 투입을 결정했다. 지난 19일 1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결정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조치에 추가로 22조 5000억원의 금융지원을 더하고, 필요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대기업을 포함해 중견기업에 29조 1000억원 규모의 경영자금을 추가지원해 자금난에 숨통을 틔우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또한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조성하고 10조 7000억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도 가동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회의 모두발언에서 “세계 경제 위기의 끝이 언제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정부는 우리 기업에 들이닥친 거대한 위기의 파고를 막는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하겠다”며 이런 내용을 담은 대규모 금융지원 조치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기업이 도산하는 일은 반드시 막겠다”며 “정상적이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부족 때문에 문을 닫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자금 조달만 가능하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100조원 규모의 긴급자금 투입은 앞서 발표했던 소상공인·중소기업 뿐 아니라 주력산업 기업까지 확대해 비우량기업과 우량기업 모두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기업들의 생존은 물론 대규모 무급휴직과 해직 등으로부터 국민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문 대통령은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20조원 규모로 편성해 견실한 기업이 금융시장의 불안 때문에 겪는 일시적 자금난을 해소하겠다”며 “회사채는 물론 기업어음도 개입해 단기자금 수요도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당초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10조원 규모로 준비했지만, 최근 시장상황을 감안해 두 배로 늘렸다. 문 대통령은 또한 코로나19로 일시적 유동성의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해 17조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별도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등으로 회사채 인수를 적극 지원하고, 단기자금 시장에도 유동성을 충분히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6조 7000억원 규모로 계획했지만, 11조 1000억원을 추가했다. 동시에 10조 7000억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도 가동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5000억원에서 스무 배 늘어난 규모다. 문 대통령은 “개별종목이 아니라 지수에 투자함으로써 투자자 보호와 증시 안정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금융기관의 애로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오늘 회의에서 별도 고용지원대책도 논의한다”며 ▲고용유지 지원금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 ▲4대 보험료와 전기료 등 공과금 유예 또는 면제에 대한 신속한 조치를 4월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3차회의에선 실효성 있는 생계지원방안에 대해 재정소요를 고려해 신속한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해주기 바란다”며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며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는 정부 의지를 신속하고 분명하게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가 이미 시행에 들어갔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난기본소득’ 논란이 불붙은 취약계층 생계지원방안이 3차회의에서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세계 제2의 공장, 인도가 멈췄다

    세계 제2의 공장, 인도가 멈췄다

    삼성 스마트폰 공장 내일까지 가동 중단 자동차·철강 업체도 유럽·美 이어 ‘폐쇄’ “새달 재가동돼도 정상적인 영업 어려워” 당국 ‘회사채 신속 인수제’ 재도입 검토미국, 유럽에 이어 인도도 멈춰 섰다.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LG전자, 포스코의 인도 공장이 23일 모조리 문을 닫았다. 인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국 내 대부분의 사업장에 폐쇄 명령을 내리면서다. 13억 8000만명의 세계 2위 인구대국 인도의 ‘셧다운’(가동 중단)으로 국내 경제·산업 전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은 이날부터 25일까지 3일간 가동을 멈춘다. 노이다 공장은 2018년 7월 삼성전자가 7억 달러(약 8900억원)를 투자해 기존 공장의 2배 규모로 생산라인을 증설한 곳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최대 1억 2000만대로,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총생산량 3억대의 40%에 달한다. 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첸나이 공장도 이날부터 31일까지 생산을 중단했다. 중단 기간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LG전자도 노이다와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위치한 가전 공장의 가동을 이달 말까지 중단한다. 두 공장은 세탁기, 에어컨 등의 생활가전을 주로 생산해 왔다. 자동차 업체에 불어닥친 ‘도미노 셧다운’의 공포는 유럽, 미국에 이어 인도까지 번졌다. 현대자동차의 인도 첸나이 공장은 인도 정부의 사업장 운영 중단 조치에 따라 31일까지 생산을 중단한다. 첸나이 공장은 연 70만대 생산 규모를 갖추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공장은 인도 정부의 사업장 중단 대상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추가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생산 능력은 현재 연 17만대 수준이며 2022년까지 연 30만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인도 공장도 셧다운을 피하지 못했다. 포스코의 인도 델리 철강가공센터와 푸네 철강가공센터, 현대제철의 인도 첸나이 강관 공장은 31일까지 생산을 중단한다. 현지 진출 기업의 한 관계자는 “인도 정부의 봉쇄령으로 전국의 유통·판매망이 멈췄다”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 수요가 크게 위축된 상태여서 자동차, 스마트폰 공장이 다음달 재가동돼도 당장 정상적인 영업 활동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진환자 수는 이날 400명을 넘어서는 등 최근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한편 금융 당국은 최근 대기업까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대기업 대상 ‘회사채 신속 인수제도’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상환하려고 기업들이 사모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면 산업은행이 80%를 인수해 기업의 회사채 상환 위험을 줄여 주는 제도다. 정부는 2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2차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총 27조원+α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한다. 각 10조원 규모로 알려진 증권시장안정펀드와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안에 더해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방안도 안건으로 올린다. 콜과 환매조건부채권(RP),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시장에서 금리 변동성이 커지자 신용경색을 막겠다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이날 한국증권금융 등 5개 비은행기관을 대상으로 RP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결국 ‘한국형 재난 수당’, 소득·업종별 현금성 지원

    결국 ‘한국형 재난 수당’, 소득·업종별 현금성 지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저소득층의 생계 지원을 위한 ‘한국형 재난기본소득(수당)’ 도입이 이번 주초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논의된다. 그동안 찬반 이견이 있었지만 당정이 결국 도입으로 가닥을 잡아 가는 모습이다. 여기에 야당도 40조원 규모의 긴급자금 투입을 제안해 국회 통과 가능성도 커졌다. ●10조 증안 펀드 등 27조 금융대책 마련 22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서울과 경기도, 경남 등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난기본소득을) 비상경제회의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면서 “다만 대상과 지급 방식, 지원 규모 등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재난기본소득 도입에 회의적이었던 기재부가 긍정적으로 바뀐 것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현금 1000달러(약 124만원)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게 영향을 미쳤다. 다만 정부가 추진하는 재난기본소득은 전 국민에게 똑같이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소득과 피해 업종에 따라 ‘현금성 지원’을 하는 한국형 재난기본소득 방식이 될 전망이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재난기본소득을 모든 국민에게 주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교안, 40조 규모 긴급구호자금 제안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도 이날 40조원 규모의 긴급구호자금 투입을 제안했다. 성격은 재난기본소득이 아니라 긴급구호자금이라고 밝혔지만, 어렵고 힘든 국민을 직접 지원한다는 의미에서 한국형 재난기본소득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정부는 이와 함께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를 포함한 27조원 안팎의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도 내놓는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금융시장 불안·기업 자금난 해소에 27조원 투입한다

    금융시장 불안·기업 자금난 해소에 27조원 투입한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27조원 안팎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최대 27조원 안팎의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안정펀드 최소 10조원과 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 6조 7000억원에 아직 규모가 정해지지 않은 증권시장안정펀드 최대 10조원 등이 포함됐다. 금융회사 참여 정도에 따라 펀드 규모 결정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0일 주요 은행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은행권 중심으로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자금 소진 추이를 봐가며 필요할 경우 펀드 규모를 더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조성된 바 있다. 그동안 채권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초기부터 10조원 이상의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조성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증시 변동 폭이 커진 상태여서 일부 금융회사들이 증권시장안정펀드 참여를 주저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자칫 주식 투자로 막대한 손실이 날 경우 피해액 보전이 어렵다는 점에서 배임 등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P-CBO, 코로나19 피해 업종으로 확대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한 P-CBO 프로그램은 6조 7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힘든 기업의 신규 발행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기업이 직접금융 시장에서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당초 자동차나 조선 등 업종의 중소·중견기업을 대상 프로그램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업종 경계를 허물었다. 금융위는 코로나19 피해가 확대되면 P-CBO 지원 대상에 대기업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항공 및 여행, 관광, 내수 소비 업종 등이 지원 후보군이다. 금융위는 또 주식 시장의 안정을 위해 증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아직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채권시장안전펀드처럼 최대 10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시 변동성 커져 펀드 참여 기피 분위기 지난 19일 정부는 대통령 주재 제1차 비상경제회의 후 5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패키지’를 발표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과 채권시장안정펀드, P-CBO 프로그램 등에 40조원 수준의 자금이 소요될 예정이다. 관건은 금융권이 얼마나 참여할지에 달렸다. 은행들이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에는 뜻을 모았지만,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증권시장안정펀드에도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과거 투신사들이 증권시장안정펀드에 참여했다 대규모 투자손실로 자본잠식에 빠진 선례가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권 동의 과정이 필요해 시간을 두고 설득하고 있다”며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주 규모가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법서라]‘묵비권’ 조국은 잊어라...첫 재판부터 치열한 공방 예고

    [법서라]‘묵비권’ 조국은 잊어라...첫 재판부터 치열한 공방 예고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더 이상 진술 거부는 없다.” 지난해 11월 14일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은 자녀 입시·사모펀드 관련 의혹으로 검찰에 처음 출석했습니다. 법무부 장관에서 스스로 내려온 지 한 달 만이었습니다. 여러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혀 온 조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이례적으로 묵비권(진술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사팀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고자 합니다.” 이후에도 조 전 장관의 입은 굳게 닫혔습니다. 결국 조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1일 뇌물수수 등 11개 혐의로 1차 기소됐습니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법무부 장관 지명 이후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최종 목표로 정해놓고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총력을 기울여 벌인 수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초라한 결과”라면서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하나 하나 반박하고 조 전 장관의 무죄를 밝혀나가겠다”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조국 측 “검찰의 시간은 끝났다” 지난 1월 17일 조 전 장관은 유재수(56·구속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무마 의혹 사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으로 재차 기소됐습니다. 구속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조 전 장관은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2차 기소에 대한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 이어 오늘은 서울동부지검이 저를 기소했습니다. 가족 전체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 총력 수사가 마무리 된 것입니다. 날벼락처럼 들이닥친 비운(悲運)이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겠습니다.”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첫 재판은 그로부터 2개월이 더 지난 뒤에야 열렸습니다. 당초 지난 1월 29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다른 사건과 병합되면서 기일이 두 차례 바뀐 탓입니다. 현 정권에서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까지 지내고 혐의만 12개에 달하는 사건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첫 출발은 ‘소법정’에서 시작했습니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조 전 장관과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52)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등 피고인은 출석 의무가 없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변호인들이 대거 출석했습니다.검찰에서도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을 수사한 고형곤 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과 감찰무마 의혹 사건을 수사한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 등 검사 7명이 나왔습니다. 부장검사가 2명이나 출석한 것은 변호인 공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날 재판은 30분만에 끝났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피고인들의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조 전 장관 측 김칠준 변호사는 검사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소사실들은 검사의 일방적 주장이고 사실관계가 왜곡됐습니다. 검사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지난해 말 김 변호사가 “조 전 장관의 기소는 검찰의 상상과 허구에 기초한 정치적 기소”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조국·백원우·박형철, 혐의 전면 부인 조 장관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또 다른 변호인도 “피고인은 민정수석으로서 본인이 가진 결정권을 행사했다”면서 “사실관계, 법리에 있어 이 사건은 전혀 범죄를 구성할 수 없는 부분이 범죄로 구성돼 기소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잘못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 측 변호인도 큰 틀에서는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다만 내용에서는 조 전 장관 측 입장과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백 전 비서관 측은 “피고인 조국의 요청에 따라 정무적인 일을 했다는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직권남용이 있었는지, 상대방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는지 법리적으로 다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전 비서관 측은 “유 전 부시장의 감찰종료는 민정수석의 최종 결정으로 피고인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주체가 아닌 객체”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먼저 기소된 후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이 추가 기소됨에 따라 공소장 변경 허가를 재판부에 신청했습니다.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세 명의 공모사실로 정리한 공소장이 필요할 것 같아 정리를 했다는 설명과 함께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는 공동정범(형법 30조) 법조를 추가한다고 덧붙였습니다.본격 재판은 총선 이후증거 관계에 설전 예상 재판부는 감찰무마 의혹 사건을 분리해 재판해달라는 검찰 측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조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부인 정경심(58) 동양대 교수 사건은 이번 재판에서 분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정 교수 측이 요청하면 분리 절차를 밟아 이미 심리가 진행된 정 교수 재판부로 넘길 수 있다는 겁니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한 법정에서 재판받을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서로 각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재판부는 “코로나19 사태로 국가적으로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면서 “법정에서 불필요하게 만나는 건 최소화하겠다”고 했습니다. 다음달 17일 열리는 2차 공판준비기일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공판 절차에 들어갑니다.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을 받은 검찰은 혐의 입증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조 전 장관도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게 됩니다. 묵비권을 행사해 온 조 전 장관이 검찰이 들고 나온 증거에 대해 어떻게 반박을 해나갈지 주목됩니다. 쟁점 하나 하나를 두고 법학자와 검찰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됩니다. 혐의만 12개에 달하는 조 전 장관이 과연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재판 결과에 따라 어느 한 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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