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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길] 과도한 국가주의에 농단… 권력개입 막는 ‘문화 분권’ 필요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길] 과도한 국가주의에 농단… 권력개입 막는 ‘문화 분권’ 필요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을 통해 4대 국정기조 중 ‘문화융성’을 제시한다. 대선 당시 없던 공약이었고, 당선 후 구성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 과제에도 포함되지 않은 사안이었다. 박소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인수위원회 활동을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출현한 대통령 ‘말씀’이 행정부를 통해 사후 권력을 획득하는 변칙적 과정을 대표하는 정책 언어가 ‘문화융성’”이라고 지적했다.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는 문화예술과 체육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유린했다. 최씨 등 비선 그룹은 문화정책 전반에 깊숙이 개입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등에서 이권을 챙기고 공직 인사를 좌지우지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데에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행위가 결정적 이유가 됐다. 블랙리스트는 시대착오적인 정권 유지의 도구로 작동했다. 특히 문학·연극·영화·출판·미술 등 작품에 풍자적 요소와 비판적 표현이 많은 서사적 장르들이 검열과 지원배제의 표적이 됐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 따르면 블랙리스트 작성 시점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다. 특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주도로 3000여 단체와 8000여명의 명단이 만들어졌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국정 농단과 블랙리스트의 온상이 된 문체부는 김종덕·조윤선 전 장관, 김종 2차관, 정관주 1차관 등 수뇌부가 줄줄이 구속되며 초토화됐다. 정부 정책에서 문화 분야가 처음으로 떨어져 나온 1990년 문화부 출범을 기점으로 문화체육부, 문화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명칭의 변화 속에서도 역대 정부의 문화정책을 진두지휘했던 컨트롤타워의 몰락이었다.●문화융성, 산업시스템 일부로 전환 우리 문화정책은 1990년대 이후 민주화의 진전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 검열과 통제가 폐지되었고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을 기초로 하고 있다. 1999년 문화산업진흥 기본법이 제정된 데 이어 김대중 정부 시절 처음으로 문화예산이 정부 예산의 1%를 돌파했다. 2001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설립을 분기점으로 한국 영화와 케이팝, 온라인 게임 등 문화콘텐츠는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정책은 두 가지 특성이 핵심으로 꼽힌다. ‘국가주의’와 산업적 가치로의 전환 즉 ‘환금성’이다. 박 전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문화융성의 국가주의적 성격과 산업적 성격(창조경제)이 혼재돼 있다. 김재엽 연극연출가는 “문화융성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예술정책 전반의 기조를 공적 소통의 영역과는 무관한 국가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경향이 팽배했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창조경제를 명분으로 문화예술을 사적 자본과 결탁된 산업시스템의 일부로 전환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박정희 정권의 ‘제1차 문예중흥 5개년 계획’(1974~1978), 전두환 정부의 ‘문화발전 장기 정책 구상’(1986~2000) 등 독재 시절 국가 주도 방식의 문화 정책과 매우 유사하다. 박근혜 정부는 역대 정부의 국가 주도 문화예술 진흥을 기본으로 삼으면서 산업적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했다. 후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3년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 공원’ 흥행 당시 “영화 1편의 수입이 쏘나타 150만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강조한 것과 맥락이 닿아 있다. 문화예술계는 문화 정책의 ‘국가주의’ 타파를 공통적으로 제기한다.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의 자율성을 가진 공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견해가 주류다.●문체부의 국정홍보 기능 분리해야 염신규 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은 “박근혜 정부의 경우 자율성보다는 국가 대표예술 지원으로 대변되는 관 주도의 드라이브를 강조하면서 극도의 경직된 문화행정을 보여 왔다”며 “문체부가 기획사처럼 문화예술의 A부터 Z까지 시시콜콜 통제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블랙리스트의 집행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가 독립적 기구로 복원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 교수는 “현재의 문체부는 국정홍보 기능이 과도해 문화를 통한 정부 홍보가 많았다”며 “향후 정부 조직 개편을 통해 문체부로부터 국정홍보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참여를 강화하고 문화 분권을 통한 문화 민주주의의 확대 목소리도 나온다.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기반정책연구실장은 향후 ‘문화분권의 로드맵’부터 그리자고 말한다. 박 실장은 “권력의 개입을 막는 구조적 장치로서의 분권뿐 아니라 예술창작 지원과 문화예술교육 지원, 문화향유 등 각 분야에서 정부로부터 지자체 문화행정 단위로 안정적으로 이행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계 내부에서는 추락할 대로 추락한 문화행정의 신뢰 복원이 ‘우선’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초점은 ‘적폐 청산’이다. 김 연출가는 “문체부가 블랙리스트의 피해자인 예술가를 돈으로 구제하는 듯한 시혜성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블랙리스트 사태는 예술가들을 시범 케이스로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체부가 자금 지원 등의 문화예술에 대한 구제 정책으로 ‘셀프 면책’을 하고 있다”며 “최순실 국정농단과 블랙리스트 사태의 실행자와 부역자, 동조자들에 대한 인적 청산부터 하고 스스로 법적 책임을 감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적 지원 ‘눈먼 돈 퍼주기’식 경계를 한편에서는 문화정책의 패러다임 전환도 제기한다. 김정수 한양대 교수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문화발전의 촉매라는 기존의 패러다임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역시 국가주의에는 반대한다. ‘새마을운동’하듯 문화예술을 국가가 끌고 가기보다는 ‘씨를 뿌린다’는 생각으로 간접적이고 기초적인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역할에 대해서도 문화예술의 향유와 교육 분야 등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을 강조한다. 아울러 문화예술에 대한 공적 지원이 ‘눈먼 돈 퍼주기’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발을 이용해 마치 예술가의 모든 창작활동이 공공의 이익이 된다는 인식도 위험하다”며 “공적 자금을 받는 문화예술이 사회적 책임과 상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특검 “블랙리스트는 편가르기”…김기춘 “균형유지 차원”

    특검 “블랙리스트는 편가르기”…김기춘 “균형유지 차원”

    지난달 28일 수사 기간이 종료된 이후로도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공소유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별검사 임명 후 준비 기간을 포함한, 지난 90일의 수사 기간에 거둔 성과가 물거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소유지 활동은 중요하다. “드러난 사실을 두고 법리 공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피의자들이 많다”이라는 것이 특검팀의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검팀은 15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관리하고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78·구속기소)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0·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했다. 기일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특검팀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이 “정파적 편가르기에 따른 인권 침해”라면서 “공소사실은 이념에 따른 정책 집행과 무관하다. 일부 피고인은 블랙리스트가 좌우 이념 대립에 기초한 것이며 과거 정권에서도 행해졌다고 주장하지만 좌우 이념은 명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소사실은 자유 민주주의에서 상상할 수 없는 정파적 편가르기가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국가 최고기관에 의해 자행된 일을 명백히 입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어 김 전 실장 측을 겨냥해 “정치적 주장에 의해 신성한 법정이 모독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김 전 실장 변호인은 “진보를 완전히 배제하라고 한 게 아니라 균형을 유지하라고 한 것”이라면서 “이념에 따른 정책 집행이 아니라 정파적 편가르기에 따른 인권 침해가 범죄가 된다는 논리는 성립이 안 된다. 특검이 주장하는 행위의 평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이는 문화예술계 지원배제가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오히려 자백하는 꼴”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김 전 실장 변호인은 “학교에서 성적 우수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던 장학금을 생계곤란자에게 우선 지급하기로 하는 건 법적 다툼이 되거나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특정 문화예술인·문화예술단체에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배제한 행위가 같은 맥락에서 ‘수혜적 재량 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한편 특검팀은 같은 사안으로 기소된 김종덕(60·구속기소) 전 문체부 장관 등의 사건과 김 전 실장의 사건을 병합 심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김 전 실장 변호인은 “그럴 경우 피고인이 7명이라 김 전 실장에 대한 변론 시간이 확보되지 않을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두 사건의 병합 여부는 이날 판단하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길] 檢출신 민정수석 금지… 공수처 신설·특별감찰관 강화해야

    [탄핵 이후 대한민국의 길] 檢출신 민정수석 금지… 공수처 신설·특별감찰관 강화해야

    “중요 기밀들이 (최순실씨에게) 오갔는데 민정수석실에서 어떻게 체크가 안 됐나. 2014년 12월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피청구인은 문건 유출은 국기 문란 행위라고 말했다.” 지난달 9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12차 변론에서 강일원 헌법재판관이 질문을 했지만 대통령 대리인단은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당시 강 재판관의 물음을 두고 대통령 주위의 비위나 권력형 비리를 감시해야 할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검찰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황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현직 대통령 탄핵 사태를 불러온 ‘최순실 국정 농단’을 포착할 수 있는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당시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이라는 문구까지 공개됐지만 검찰 수사는 흐지부지됐고, 지난해 4월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첩보를 입수한 청와대 특별감찰관의 내사는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에 의해 중단됐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대통령 주변을 감시해야 할 조직이 도리어 비위를 감추는 역할을 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과거 정부에서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을 지낸 한 변호사는 “민정·공직기강 비서관들을 거느린 민정수석이 최순실의 존재를 모를 수 없는 구조”라면서 “민정수석 단계에서 보고가 끊기면 측근 비리는 덮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민정수석실이 행정기관을 거치지 않고 검찰에 사건 처리를 지시하거나, 비위를 알면서도 묵인했을 경우 별도의 처벌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기능 비대한 민정수석실 축소 의견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검찰과 국세청, 경찰 등 사정기관을 총괄하고 대통령 친인척의 동향과 공직자 인사를 검증하는 비서실 내의 핵심 조직이다. 정권마다 민정수석실이 비대화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대통령의 심복이 수석으로 기용되는 이유다. 그러나 청와대가 민정수석 자리에 검찰 고위간부 출신을 앉히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여론, 인사 검증 등 본연의 임무가 아닌 사정 업무에 주력하는 것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정수석 영향력 아래에 놓인 검찰의 ‘칼’은 청와대 등 내부로는 무뎌질 수밖에 없다. 실제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민정수석 4명 중 3명은 고등검사장 출신으로 같은 시기 검찰총장보다도 사법연수원 기수가 앞섰다. 2008년 2월 첫 민정수석을 지낸 이종찬 수석은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보다 일곱 기수가 앞설 정도였다. 나머지 한 사람(정진영 수석)도 지검장 출신이다.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4명의 민정수석 중 3명이 비검찰 출신이고, 검찰 출신은 박정규 수석이 유일했던 것과 대비된다. 박근혜 정부 역시 6명의 민정수석 전원을 모두 검찰 출신으로 채워 전 정부의 기조를 유지했다. 그중에서도 2015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재임한 우 전 수석은 비록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특검이 시도한 구속은 면했으나 정윤회 문건, 세월호 참사 등 검찰 수사에 개입하고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국정 농단을 방치했다는 직권남용 혐의는 여전히 결론이 나지 못한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검사 靑 편법 파견 막는 법안 통과 서울 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청와대가 검찰을 놓는 것이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이라면서 “민정수석에 검찰 출신을 앉혀 놓고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한 검찰 독립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정수석실의 축소를 요구했다. 하 교수는 “현 정부에서는 비서실 수석들이 장관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행정 부처가 대통령과 정책을 실현할 때 비서실은 보좌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과거 김대중 정부는 한때 민정수석 자리를 없애고 민정·사정 기능을 비서실장 직속으로 이관했으나 1999년 민정수석실은 다시 부활했다. 검사의 청와대 편법 파견을 막는 검찰청법 개정안도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상태다. 1997년 검찰청법에 ‘검사의 청와대 파견 금지’ 조항이 들어갔지만, 사표 후 청와대에 근무하고, 다시 검찰에 복귀하는 방법으로 파견이 유지돼 검찰의 독립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박근혜 정부 18명, 이명박 정부 22명, 노무현 정부 9명 등이 같은 방식으로 잠시 검찰을 떠났다가 복귀했다. 이번 검찰청법 개정안은 비서실 소속으로 퇴직한 뒤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검사 임용을 금지하고, 검사로 퇴직한 지 1년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은 비서실 임용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공수처 국회 주도 가능… 상시 특검” 기존 조직 외에 대통령 주변을 감시할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다. 공수처는 대통령과 장차관, 판검사 등 고위 공직자와 그 주변의 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독립기구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고 있다. 검찰이 독점적으로 가졌던 검찰권을 권력형 비리에 한정해 분산시키는 것이 요지다. 공수처의 구성도 국회가 주도할 수 있어 사실상 상시적 특검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에 의해 권력형 비리가 묻히는 결과가 반복되는 만큼 역으로 권력에 민감한 수사를 하고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공수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적으로 정윤회 문건 때 어떻게 사건이 묻혔는지 검찰이 수사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민정수석·검찰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수처가 삼권분립의 원칙에서 벗어나 견제를 받지 않을 경우 위헌 소지가 있는 데다 표적 수사가 빈번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공수처를 통해 검찰 개혁이 이뤄진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별도의 검찰을 계속 만드는 것은 옥상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청와대 특별감찰관 관련 개정 요구도 줄을 잇는 상태다.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감찰 결과만 보고하고, 대통령과의 친분을 통해 사익을 추구하거나 이권에 개입한 사실이 포착된 민간인까지 감찰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골자다. 현행 특별감찰관법은 대통령 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만을 감찰 대상자로 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최순실은 (특별감찰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한 이유다. 다만 기존 민정수석실의 감찰 기능 외에 공수처, 특별감찰관의 역할이 중복될 수 있어 역할 조정, 조직 폐지 등 개편에 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최순실 ‘삼성 뇌물’ 재판 스타트…靑 개입 여부 밝히는 증언 나올까

    최순실 ‘삼성 뇌물’ 재판 스타트…靑 개입 여부 밝히는 증언 나올까

    최순실(61)씨가 삼성그룹에서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경제적 이익이 뇌물인지 강요로 압박해 걷어낸 돈인지를 가릴 재판이 13일부터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날 오후 최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최씨 측은 이날 관련 혐의에 관해 의견을 밝힌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주는 대가로 삼성에서 총 433억원의 자금을 지원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이미 진행 중인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혐의 재판에서도 기업들을 압박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게 한 혐의를 모두 부인해 이번에도 같은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순실 특검법’이 위헌적이라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최씨 측이 절차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면 첫 준비기일은 공전할 가능성도 있다. 재판부는 같은 날 오전 검찰이 기소한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출연 강요 혐의 공판을 연다. 당분간 출연금 강요 사건과 뇌물수수 사건을 각각 심리하기로 하고 기일을 따로 잡았다. 검찰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 출연금 등을 뇌물로 본 것에 의견 표명을 보류했지만 ‘교통정리’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법조계에선 검찰과 특검이 뇌물과 직권남용·강요 혐의를 병렬적으로 놔두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뇌물은 공여자가 적극적으로 주는 사례뿐 아니라 수뢰자가 요구하는 유형도 있어 반드시 강요와 상충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반면 형량이 더 무거운 죄명을 주된 공소사실로 내걸고 ‘만약 이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다른 죄를 인정해 달라’며 예비적 청구를 제시하는 방안도 있다. 이 경우 뇌물죄를 주위적, 직권남용·강요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직권남용·강요 재판에는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이기우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 구현모 KT 사장이 증인으로 나온다. 김 전 차관은 최씨가 안 전 수석을 통해 GKL이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압력을 넣는 데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GKL은 문체부 산하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다. 대통령 파면 이후 첫 재판인 만큼 청와대 개입 여부를 밝히는 증언이 나올지 여부도 주목된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는 문형표(60·구속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첫 공판을, 형사합의25부(부장 김선일)는 불구속 기소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 삼성 거래’ 첫 재판… 檢, 뇌물죄 앞세우나

    공소장 변경 여부 관심 쏠려 공소 유지는 무난히 해결될 듯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61·구속 기소)씨를 삼성으로부터 수백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한 사건의 첫 재판이 13일 열린다. 삼성 측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돈에 대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직권남용·강요 혐의를 적용한 것과 달리 특검팀은 뇌물 혐의로 기소한 만큼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13일 오후 최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에 대해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공판준비기일은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준비 절차다. 최씨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등으로부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 달라는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최씨 측은 기존에 진행된 재판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한 만큼 뇌물에 대해서도 역시 같은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에는 최씨와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직권남용 등에 대한 공판 기일이 진행된다. 특검팀은 최씨가 삼성 측으로부터 받은 딸 정유라(21)씨 지원금을 뇌물 혐의로 기소한 데 더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삼성이 출연한 돈에 대해서도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했다. 재단 출연금의 경우 검찰 특수본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해 1심 재판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만일 뇌물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이 진행된다면 한 가지 사안에 대해 두 재판이 시작한 셈이 된다. 이 같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형량이 높은 뇌물죄를 주위적 공소사실, 직권남용을 예비적 공소사실로 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뇌물죄가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으면 직권남용 등을 유죄로 판결해 달라고 구성하는 방식이다. ‘강제로 요구해 뇌물을 받아 냈다’는 식으로 두 혐의 모두를 한데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만약 사건을 병합한다면 검찰과 특검 가운데 어느 쪽이 주로 공소 유지를 맡을지도 주목된다. 특검팀 관계자는 “공소장 변경 등에 대해 검찰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존 특검팀 수사진 중 상당수가 검찰 2차 특수본으로 옮겨간 만큼 공소 유지를 누가 맡느냐의 문제는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김선일)는 ‘비선 진료’, ‘차명폰’ 의혹으로 기소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삼성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공단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문형표(61·구속 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식재판도 이날 시작된다. 형사21부(부장 조의연)는 13일 특검팀 측 서류 증거들을 조사하고 오는 15일엔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청와대 관계자인 안 전 수석과 최원영 전 고용복지수석,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 등이 법정에 선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靑 ‘미르’ 지원 → 연설문 유출 → 촛불 → ‘뇌물죄’ → 파면

    靑 ‘미르’ 지원 → 연설문 유출 → 촛불 → ‘뇌물죄’ → 파면

    지난해 9월 이름마저 생소했던 미르·K스포츠재단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한민국을 뒤흔든 국정농단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태 이후 수면 아래에 있었던 청와대 비선 논란이 다시 제기됐고,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국민 앞에 등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까운 최씨가 굴지의 대기업들이 출연한 재단을 좌지우지한다는 의혹은 쉽사리 믿기 힘든 내용이었다.이런 가운데 2016년 10월 24일 최씨가 청와대 문건을 받아본 태블릿PC의 존재가 보도되면서 여론은 빠르게 악화됐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은 다음날 1차 대국민 사과를 통해 ‘일부 연설문에서 도움을 받은 적 있다’고 의혹을 일부 시인했으나 악화된 여론을 돌리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한동안 5%를 밑돌았다. 상황을 지켜보던 검찰은 10월 27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10월 30일 최씨가 독일에서 전격 귀국한 뒤 11월 3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박 전 대통령은 다음날 2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검찰 조사에 임하는 것은 물론 특검까지 수용하겠다”며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국민적 분노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일주일 뒤인 11월 12일에는 100만명이 넘는 시민이 전국에서 촛불을 들었다. 국회 국정조사에서 최씨 국정농단에 대한 내부 제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12월 9일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결국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2월 21일부터 ‘뇌물죄’ 수사에 착수했다. 헌법재판소도 이튿날 탄핵심판을 개시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탄핵 재판이 동시에 이뤄지는 전무후무한 상황이 3개월 넘게 이어졌다. 올해 1월 1일 박 전 대통령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뇌물죄는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특검 수사에 불만을 드러냈고, 청와대와 특검팀은 신경전을 벌이다 지난 2월 9일 예정된 대면조사도 무산됐다. 결국 특검팀은 직접조사 없이 박 전 대통령을 433억원대 뇌물죄의 공범으로 적시한 수사 결과를 내놓고 지난달 28일 공식 수사를 종료했다. 박 전 대통령의 법률·헌법 위반에 대한 헌재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헌재는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의 중대한 법 위반이 인정된다’며 이날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했다. 박 전 대통령이 처음 대국민 사과를 한 지 136일 만의 결정이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주요 수사대상 비협조 탓 ‘절반의 수사’…수사기간 연장 특검 스스로 결정케 해야”

    대통령 대면조사 안 돼 아쉬움 靑 압수수색 불승인 처벌 필요 박영수 특별검사가 6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에서 “한정된 수사 기간과 주요 수사 대상의 비협조 탓에 특검 수사가 절반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역대 12차례 특검 중 가장 많은 성과를 냈다는 호평이 이어지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 조사가 무산되는 등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박 특검의 소회가 반영된 듯 특검팀은 이날 수사 결과에 덧붙여 향후 특검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검팀은 먼저 현직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 대기업 관계자 등이 다수 포함된 사건의 중대성에 비춰 70일의 수사 기간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특검은 수사 대상이 15개 항목에 달했지만, 4개 항목에 대한 수사를 벌인 2012년 ‘디도스 특검’과 비교해 고작 열흘 많은 수사 기간이 주어졌다. 특검팀은 이어 “대통령 관련 수사의 기간 연장을 대통령이 승인하는 것은 특검법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면서 “6개월의 수사 기간을 정해 주고 특별검사가 스스로 수사 기간 사용을 판단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수사 기간 연장 요청서를 제출했으나, 황 권한대행은 1차 수사 기간 종료 하루 전인 27일에야 연장을 최종 거부했다.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도 청와대 압수수색이 무산된 데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을 정비해 압수수색 불승인에 관해 사법 판단을 구하는 절차를 마련하거나, 불승인 거부 행위를 처벌하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달 3일 청와대 진입을 시도했으나, 청와대의 거부로 영장을 집행하지 못했다. 또한 법원도 특검팀의 ‘불승인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하면서 청와대 압수수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특검팀은 공소 유지와 관련해 수사를 담당한 검사와 검찰 수사관의 파견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현행 특검법에는 ‘수사 완료 후 공소 유지를 위한 경우에는 특별검사보 등 특별검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인원을 최소한의 범위로 유지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검사의 파견에 대한 직접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특검법이 아닌 국가공무원법을 근거로 검사 8명에 대한 파견 연장을 승인받아 논란을 빚었다. 이 밖에도 특검팀은 “향후 특검법에는 특검, 특검보 등이 공소 유지 기간 중에도 최소한의 영리 행위를 할 수 있게 겸직이 허용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崔 기획안, 대통령 거쳐 당일 삼성에 전달… 며칠 뒤 돈 넘어와”

    “崔 기획안, 대통령 거쳐 당일 삼성에 전달… 며칠 뒤 돈 넘어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번 국정농단 파문의 계기가 됐던 미르·K스포츠재단이 최순실(61·구속 기소)씨와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설립됐을 뿐만 아니라 공동으로 운영되기까지 했다고 판단했다.6일 특검팀이 제시한 최씨의 뇌물수수 혐의 공소장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최씨는 사실상 두 재단의 ‘공동 CEO’였다. 최씨가 두 재단 이사진에게 ‘회장님’으로 불리며 재단의 실무 운영을 실질적으로 결정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박 대통령은 두 재단의 굵직한 현안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박 대통령은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을 통해 지난해 1월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K프로젝트에 미르재단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같은 해 2월에는 최태원 SK 회장에게 ‘K스포츠재단에 전지훈련 명목으로 80억원을 지원하라’고 독려했고, 신동빈 롯데 부회장에게는 ‘K스포츠재단에서 건립할 체육시설 공사대금 명목으로 70억원을 지원하라’고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줄곧 두 재단을 두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위한 것이지 퇴임 후를 대비한 것이 아니다”라거나 “경제단체가 주도로 한 민간재단”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의 수사결과 박 대통령은 재단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삼성 측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인 204억원을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청탁으로 한 뇌물로 규정한 것도 궤를 함께한다. 특검팀은 또 최씨가 2015년 5월쯤 박 대통령에게 ‘대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아 미르·K스포츠재단 법인을 설립하되 출연 기업들은 배제하고 함께 재단 법인을 운영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은 이 부회장이 승계와 관련해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용, 승계작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삼성에 재단 출연금 명목으로 돈을 달라고 요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최씨 딸 정유라(21)씨에 대한 승마지원은 재단 출연보다 더 노골적인 뒷돈 요구에 해당한다고 특검팀은 판단했다.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직접 만난 것도 승마 지원이 계기가 됐다.박 대통령이 최씨와의 상의 이후 이 부회장과 모두 세 차례 독대 자리를 마련했다. 2014년 9월 15일 1차 독대 당시 박 대통령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주고 좋은 말을 사 달라”며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에 대한 특혜 지원을 요구했다. 2015년 7월 25일 2차 독대에서는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했느냐”며 이 부회장을 질책했지만 이듬해 2월 15일 3차 독대에선 “정씨 지원이 잘돼 고맙다. 앞으로도 계속 잘 지원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특검팀은 확인했다. 이 부회장도 박 대통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식 처분 문제를 삼성에 유리하도록 한 것에 대해 사례한 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을 부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3차 독대 때는 최씨가 당일 오전에 작성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련 기획안이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을 거쳐 오후에 삼성 관계자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특검팀 한 관계자는 “오·탈자들까지 똑같은 문서가 그대로 전달됐고 얼마 후 약속한 돈이 넘어갔다”면서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 간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주고받기로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또 이건희(75) 삼성전자 회장이 2014년 5월 갑자기 쓰러진 직후 뒷돈 거래가 시작됐고, 삼성 측은 현 정부 임기 안에 승계 작업을 서두르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지목했다. 같은 해 11월 국민연금공단의 반대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삼성 측은 ‘정부 도움이 절실하다’고 깨닫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 대통령은 2014년 6월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 문제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을 지시했고, 이후 박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관련된 현안을 공정위, 금융위원회 등으로부터 보고받았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의미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런 둘의 공모 관계가 소명됐기 때문에 재계 1위 기업 총수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검팀은 최씨 및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액을 승마 지원 77억 9735만원(약속 금액 213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16억 2800만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204억원 등 모두 298억 2535만원(약속 금액 433억 2800만원)으로 집계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삼성은 결코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주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대선이슈 집중분석] 여야 주자들 “공수처 신설” 일치… 수사권 조정엔 의견차

    [대선이슈 집중분석] 여야 주자들 “공수처 신설” 일치… 수사권 조정엔 의견차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해 온 박영수 특검이 종료되면서 공은 다시 검찰로 넘어왔다. 그러나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은 어느 때보다 차갑다. ‘권력의 시녀’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는 이번 정권에서도 뗄 수 없었을 뿐더러 ‘정운호 게이트’ 등 법조비리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검찰 개혁은 탄핵 정국의 혼란 속에 잠시 뒤로 미뤄진 것일 뿐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다수다. 이는 여야 대선 주자들이 한목소리로 검찰 개혁을 부르짖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다.여야 가릴 것 없이 대선 주자들은 모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공수처는 전직 대통령, 장차관, 국회의원과 판검사 등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범죄 행위 및 관련 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독립기구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고위공직자가 더는 권력의 병풍 뒤에 숨어 부정·부패에 가담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공수처 설치를 공약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공수처를 통해서 검찰 고위관료, 청와대 고위관료 등을 객관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찬성하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역시 공수처 도입을 바른정당 당론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반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여야 주자의 목소리가 갈리고 있다. 야권 주자들은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수사·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 전 대표는 검찰이 독점한 일반적 수사권은 경찰에 넘기고, 검찰은 원칙적으로 기소권과 함께 기소와 공소유지를 위한 2차적·보충적 수사권만 갖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안 지사와 이 시장, 안 전 대표 등도 검찰의 수사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유 의원은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는 필요하지만 경찰 조직이 대안이 될 수 없다. 검찰과 경찰 인력으로 ‘수사청’ 같은 제3의 조직을 구성해 검경이 서로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차이를 보였다. 남 지사는 “원론적으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한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이에 더해 안 지사와 이 시장은 각각 검찰 분권화와 검사장 직선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 지사는 검찰총장 중심의 중앙검찰 조직이 상명하복 체계를 강화시킨다고 보고 검사장 중심으로 분권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시장은 검사장 직선제를 도입해 국민이 직접 검사장을 선출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손 전 대표도 지방검찰청장과 지방경찰청장 직선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다만 대선 주자들이 이처럼 검찰 개혁을 앞다퉈 내걸고 있음에도 얼마나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수처 신설 법안만 하더라도 과거 9차례나 발의됐지만 모두 폐기됐을 뿐더러 20대 국회 들어서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권력의 속성상 정권을 잡으면 검찰이라는 칼을 버리지 못하고 마음대로 좌우하려 한다”면서 “차기 정부에서만큼은 검찰 개혁이 절대적인 과제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부실 계열사·이사회 개혁·승계… 삼성 앞 ‘깔딱고개’

    부실 계열사·이사회 개혁·승계… 삼성 앞 ‘깔딱고개’

    삼성이 58년 동안 이어져 온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며 선택한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는 삼성이 그룹 형태를 이룬 뒤 이제껏 ‘가본 적 없는 길’이다. 더욱이 미전실 해체 뒤 후속 조치 일정을 예정해 둔 ‘질서 있는 해체’도 아니다. 당분간 삼성의 주요 경영적 결정 및 계열사 경영 체계에 혼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는 일제히 삼성의 다음 행보가 무엇일지 주시했다.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이 ‘큰형’ 역할을 하며 계열사 간 조율을 이끄는 ‘3두(頭) 체제’가 유력시되지만, 주력 계열사와 수직 계열화 정도가 약한 계열사는 ‘약한 고리’로 꼽힌다. 삼성중공업, 에스원, 호텔신라 등은 재무적으로 여러 계열사들과 그룹을 이루지만 사업적으로 주력 계열사들에 수직 계열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삼성이 여전히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그룹)을 이루는 상황에서 미전실이란 컨트롤타워가 사라지면, 이 기업들은 대기업 규제를 받지만 계열사와의 사업적 연결 고리는 약화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최근 경영이 악화된 삼성중공업과 같은 계열사는 미전실 해체로 시장의 신뢰를 놓칠 가능성도 커진다. 조선업 불황으로 경영 위기를 맞은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계열사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한 덕에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삼성중공업은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지분율 17.62%)를 비롯해 삼성생명(3.38%), 삼성전기(2.39%) 등의 계열사와 재무적으로 엮여 있지만 삼성전자와의 사업 관련성은 크지 않은 계열사 사례로 꼽힌다. 삼성중공업보다 1년 앞서 2015년 재무적 위기에 처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밝힘에 따라 유상증자 흥행에 성공했는데, 이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 과정 조율 및 대외 홍보에 미전실이 적극 관여하기도 했다. 삼성의 그룹 차원 신수종 사업 발굴 작업, 적기 투자 등의 업무가 미전실 해체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이후 삼성의 먹거리인 바이오, 2차전지 등 신수종 사업을 2010년 발굴한 주체 역시 미전실이어서다. 역으로 주력 계열사와 수직 계열화가 잘된 계열사에선 이사회 중심 자율경영 체계가 ‘구호’에 그칠 것이란 정반대의 우려도 있다. 지난해 12월 그룹 차원에서 단행됐어야 했지만 최순실 게이트 관련 수사로 인해 미뤄진 사장단 인사 일정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1일 “이달 말 계열사별로 열리는 주주총회에 앞서 자체적으로 이사회를 열고 결정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계열사 사장단 인사, ‘자율경영 체계’를 외부에 공표할 첫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 전날 삼성SDI가 이사회를 열어 신임 사장으로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을 내정했다. 문제는 현재 삼성전자에 수직 계열화된 계열사들이 ‘독립 경영 기치’를 세우기 어려울 정도로 삼성전자에 사업적으로 종속돼 있다는 데 있다. 더욱이 삼성뿐 아니라 주요 대기업의 이사회는 그동안 경영 감독·견제 기능을 쌓는 법을 학습하지 못했다. 이사회가 계열사별 주주와 근로자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의결에 나서기보다 자신들을 선임한 총수 일가의 눈치를 보는 관행을 이어 간다면, 자율경영은 요원해질 것이란 뜻이다. 경제개혁연대가 “미전실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분산 배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에 독립적 사외이사가 선임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이후 한 차례 해체됐던 미전실이 2년 뒤 복원돼 컨트롤타워 임무를 수행해야 했던 핵심 이유인 경영권 3세 승계가 실현되지 않은 점 역시 계열사별 자율경영 실현을 막을 변수로 꼽힌다.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에 관한 이 회장의 장악력을 이 부회장이 승계하려면 지주회사화 등 계열사별 지분 정리, 이 부회장 일가의 유동성 확보는 필수적이다. 미전실이란 컨트롤타워는 사라졌지만, 계열사의 매출 및 지분 구조에 손을 대 경영권을 승계받아야 한다는 이 부회장의 필요는 여전히 남아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정유라 학점 특혜 받는데 동원된 교수만 8명

    정유라 학점 특혜 받는데 동원된 교수만 8명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딸 정유라(21)씨가 학점 특혜를 받는 데 동원된 교수만 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특검에 따르면 이화여대 학점 비리로 재판에 넘겨진 교수만도 류철균(51·필명 이인화·구속기소) 교수를 비롯해 최경희(55) 전 이대 총장, 남궁곤(56) 전 입학처장,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 8명에 이른다. 또한 최순실씨의 지인인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도 정유라씨가 이화여대에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대리시험을 돕는 등 적극 관여한 사실이 확인돼 특검은 하 교수를 업무방해 혐의로 28일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에 따르면 하 교수는 작년 3∼6월 같은 대학 소속 제자를 시켜 정씨가 수강한 류철균(51·필명 이인화·구속기소) 교수의 ‘K-MOOC: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과목 인터넷 강의를 대신 듣게 하고 대리시험까지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하 교수는 이러한 부당한 일을 대신 해주는 대가로 해당 제자에게 얼마 간의 돈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해당 과목에서 합격점인 ‘S’ 학점을 받았다. 최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왕차관’으로 불린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하 교수로부터 처음 최순실씨를 소개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이재용 등 31명 기소…역대 최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이재용 등 31명 기소…역대 최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18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기며 28일 수사를 마무리했다. 앞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3명을 합하면 특검의 총 기소 대상자 수는 31명에 달한다. 1999년 특별검사제 도입 이후 출범한 12차례 특검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경영권 승계 작업에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에 433억원대 자금 지원 약속을 한 혐의가 적용됐다. 또 부당 자금 지원의 실무 역할을 한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겸 대한승마협회 회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 수뇌부 4인방도 모두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 단계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범)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최순실씨는 특검에서 삼성과의 부당 거래 사실이 확인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에서 최씨와 함께 기소된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역시 최씨의 지인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가 새로 드러나 추가 기소 대상이 됐다. 청와대 ‘비선 진료’ 의혹의 핵심인물이자 박 대표 남편인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씨, 대통령 자문의를 지낸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정기양 연세대 의대 교수 등이 불구속으로 한꺼번에 재판에 넘겨졌다. 이외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에 관여한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에게 차명 휴대전화(대포폰)를 개설·제공한 의혹 등을 받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 이대 비리의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된 최경희 전 이대 총장 등이 일괄 기소됐다. 특검은 이날 일단 주요 기소 대상자만 선별해 공개했다. 구체적인 공소사실은 새달 6일 오후 2시 수사결과 발표 때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기춘·이재용 등 30명 최다 기소… ‘崔= 국정농단의 핵’ 규명

    김기춘·이재용 등 30명 최다 기소… ‘崔= 국정농단의 핵’ 규명

    28일을 끝으로 90일간의 수사를 마치게 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역대 12차례 특검 중 가장 많은 파견검사와 예산을 지원받은 ‘슈퍼 특검’답게 방대한 수사 결과를 남겼다. 27일까지 구속된 피의자만 13명으로, 이는 앞선 역대 특검의 구속 숫자를 모두 더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28일 최종 기소되는 인원만 30명에 이를 예정이다.●“특검, 성역 없는 수사 돋보여”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성역 없는 수사를 천명한 특검이 의혹에 대해 끝까지 파헤치려는 자세가 돋보였다”며 “수사팀 내에서 뚜렷한 불협화음이 없었던 점도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구속된 면면을 보더라도 현 정부 실세로 꼽힌 김기춘(7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이재용(49·구속) 삼성전자 부회장, 최경희(55·구속 기소) 전 이화여대 총장 등 무게감이 크다. 뿐만 아니라 특검팀은 ‘국정농단’의 중심에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있음을 재확인했다. 지난해 5월 임명된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가 최씨의 면접·추천 뒤 임명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검찰에서 확인된 최씨의 정부 인사 개입이, 외교 대사 임명에도 미친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최씨는 ‘미얀마 K타운’ 사업에 참여해 사익을 취하려 하는 등 미르·K스포츠재단과 같이 ‘정부 영향력 동원→이익 도모’라는 패턴을 반복했다. 이 밖에도 최씨의 이름은 대통령 ‘비선 진료’,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특검팀이 진행한 수사는 크게 네 갈래다. 삼성을 중심으로 한 뇌물 수사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 비선 진료 의혹 등으로, 특검팀은 파견검사를 나눠 수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서도 양재식 특검보, 윤석열 수사팀장, 한동훈 부장검사를 투입한 삼성 수사는 특검의 성패를 가를 사안으로 꼽혔다. 실제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에 대한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당시에는 특검 수사가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그러나 특검팀은 삼성이 2015년 3월 돌연 승마협회 회장사가 된 순간부터 지난해 10월 30억원짜리 명마 ‘블라디미르’를 정유라(21)씨에게 우회 지원한 사실을 재구성해,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특혜를 받는 대가라는 혐의 사실을 완성했다. 특검은 삼성이 최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하고 독일 코레스포츠와 220억원대 승마 컨설팅 계약을 맺는 등 430억원대 뒷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대가로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경제수석,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움직여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왔다는 것이다. 특검은 이 같은 혐의를 바탕으로 이 부회장에 대해 영장을 재청구했고, 결국 삼성 역사상 첫 총수 구속을 이끌어 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는 14개 정식 수사 대상 외 인지수사까지 가능했던 특검이기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로 꼽힌다. 한 특검팀 고위 관계자는 “블랙리스트 수사가 확대된 탓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조사가 늦춰질 정도였다”며 “다만 김 전 실장의 경우 증거가 명백해 소환을 자주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실제 1월 중 블랙리스트 수사를 마무리하려던 특검팀은 지난 7일에야 박 대통령, 최씨까지 공범으로 적시해 김 전 실장,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구속 기소했다. ●‘블랙리스트’ 인지 수사까지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의혹을 두고 “국민의 사상의 자유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 행위”라고 규정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이 2014년 10월 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문화예술계의 좌파 책동에 투쟁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한 전후로 청와대 정무수석실, 교문수석실, 문체부 공무원 등이 동원돼 명단 작성이 이뤄졌다. 그리고 이를 통해 ‘반(反)정부 성향’으로 분류된 문화예술인의 명단만 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대통령과 최씨가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여부를 계속 부인하고 있어 ‘윗선 개입’ 여부는 검찰의 몫으로 남아 있다. 특히 최씨 측은 “특검이 블랙리스트를 수사 대상에 올리기 위해 최씨를 억지로 끼워 넣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씨의 딸 정씨의 입학 비리를 다룬 이화여대 수사는 가장 간결하게 수사가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특검팀은 최 전 총장을 포함해 연루된 교수 5명을 전원 구속했다. 수사 결과 특검팀은 이대 교수들이 최 전 총장의 승인, 김경숙(62·구속 기소) 전 학장의 지시 아래 정씨를 무단 입학시키고 학점 특혜를 준 것으로 결론 내렸다. ●윗선 개입 여부 규명은 檢 몫으로 남궁곤(56·구속 기소) 전 입학처장은 2014년 체육특기자 선발 당시 평가위원들에게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며 정씨를 지목했는가 하면 류철균(51·구속 기소) 교수는 정씨가 수업에 출석하지도 않고 시험조차 치르지 않았는데도 ‘합격’ 성적을 부여했다. 학생 정씨를 위해 대학 고위층이 전부 동원된 셈이다. 최씨와 이대 교수들을 잇는 고리는 김종(56·구속 기소) 전 문체부 차관이었다. 김 전 차관은 “최씨 딸 정유라를 잘 챙겨 달라”는 요구를 김 전 학장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 차관은 비선 실세의 개인비서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영선 행정관이 청와대에 무단출입시킨 김영재(57) 원장은 최씨의 단골 의사로 알려져 있다. 역시 대통령에게 불법 시술을 한 의혹을 받는 ‘주사 아줌마’ 백모(73)씨도 최씨가 소개시켜 준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앞서 정씨도 “주사 아줌마 백씨가 누군지 알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청와대 ‘비선 진료’도 최씨의 작품이라는 것이 특검팀의 결론이다. 김 원장은 최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박 대통령을 진료하고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15억원의 특혜 예산을 지원받았다. 김 원장의 아내 박채윤(48·구속 기소)씨는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부부에게 4900만원대 금품과 무료 시술을 제공해 뇌물 공여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된 상태다. 그러나 특검팀은 비선 진료 의혹을 토대로 ‘세월호 7시간’ 당시 시술 의혹을 밝히려 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조윤선 사복과 책 반입·김기춘 제자리 운동…독방 생활

    조윤선 사복과 책 반입·김기춘 제자리 운동…독방 생활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을 주도한 혐으로 구속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구치소 생활이 전해졌다. 27일 동아일보는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서울구치소 반입물품 내역 자료’를 인용, 조윤선 전 장관이 서울구치소에 갇힌 뒤 4주간 특검이나 법원에 나갈 때 입을 사복 11벌을 구치소에 반입했다고 보도했다. 조 전장관은 세탁이 필요하거나 계절이 지난 옷 6벌은 집으로 보냈고, 같은 기간 책 33권을 반입했다. 특검의 접견 및 서신 제한조치가 풀린 뒤 2월 6일 이후 16일까지 22차례에 걸쳐 변호인을 만났다. 가족과 지인 등으로부터 편지 62통을 받았고,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을 구입하는 데 영치금 113만원을 썼다. 순환기장애 증세로 심장 스탠트 7개를 시술받았다고 밝힌 김기춘 전 실장은 구치소내 의무동 독방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며 방을 도는 운동을 자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과 35차례 접견을 하며 재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28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정치뉴스 과잉 속 서민생활 초점 눈길… ‘퍼블릭IN’ 내용 알차 호평”

    “정치뉴스 과잉 속 서민생활 초점 눈길… ‘퍼블릭IN’ 내용 알차 호평”

    ‘주말엔’ 심층성·스토리 있는 기사 매력 대선 주자 공약 앞으로도 철저한 검증을 제92차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박재영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가 2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사 9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박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찬(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홍현익(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장), 이상제(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소순창(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이 참석했다. 다음은 지난 1개월간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제기된 의견이다.-나라가 여러 가지로 걱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탄핵이나 기각 둘 중 하나로 정해질 때 과연 진보와 보수 등 두 진영이 이를 승복할 수 있을지 의심이 될 정도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번 한 달 서울신문 지면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국가 위기 속에 이념과 진영 논리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게 돋보였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이해득실에 급급한 나머지 국가와 민생경제에 대해 무관심하고 외면하는 상황에서 서울신문은 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던 게 단연 눈길을 끌었다. -모든 언론 매체들에서 탄핵·특검 등 정치뉴스가 과잉인 가운데 서울신문은 다른 매체들과 달리 정치뉴스만으로 대부분의 지면을 작성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토요일자 ‘주말엔’에 흥미로운 기사들이 많았다. 딱딱한 기사들보다 연성화된, 더 나아가 심층성과 스토리가 있는 기사들이 더 독자들에게 가깝게 다가왔다. 대부분의 내용들이 흥미롭지만 ‘대선 캠프 명당’, 미국 ‘슈퍼볼’, 영화 ‘더 킹’, ‘프랑스 극우인사 르펜’의 기사 등 한 주제에 집중해서 읽을거리가 풍성한 기사를 만들어 주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같은 맥락에서 공무원 프리미엄 월요 매거진 ‘퍼블릭IN’에 나왔던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라는 빅데이터 분석 기사는 시의성이 좋았다. 서울신문의 강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취업준비생들의 정보 욕구도 건드린 점에서 모범적인 기획 기사란 생각이 들었다. -‘퍼블릭IN’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내용이 알찼다. 첫 호에서는 공무원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설명을 구체적으로 잘 해 줬다. 그다음 호에서도 국민들의 시각으로 봤을 때는 공무원들이 일반 국민들보다 누리면서 일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편견을 바로잡은 게 눈에 띈다. 애환이 많은 공무원 사회의 내밀한 속살들을 실속 있게 잘 다뤄 줬다. 이 정도면 따로 유료 구독해도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첫 호와 같이 3개월, 6개월 후에도 이같이 내실 있는 내용들을 다뤄 주기를 기대한다. -대선 주자들의 공약을 철저하게 점검하는 게 중요한데 이 부분에 있어서 서울신문은 다른 신문들과 차별화돼 있는 것 같다. 대선 주자들의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점검은 언론이 정책 선거를 이끌 수 있는 방안이다. 다만 이들의 정책이 지면에 충분히 담기지 않을 때가 있다. 아마도 주자들이 아직 각 분야에 대한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지난 2월 14일자 기사에서 역대 대선과 북풍, 남북 이슈의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한 기사가 좋았다. 다만 북풍이 결과적으로 지난 대선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소개해 줬으면 좋겠다. 과거에는 이 같은 북풍을 기획한 사람들의 의도대로 갔지만 지금은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언론은 대한민국이 안보 위기를 맞고 있으며 대외정책에서 상당히 고전하고 있다는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서울신문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이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그 원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학자들도 그렇게는 못하지만 서울신문과 같은 책임 있는 언론이 국가가 처한 위기 문제들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리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특검 “유죄 선고받아 단죄하는 게 목표” 삼성측 “법리 다툼 여지” 보석 청구 검토

    특검 “유죄 선고받아 단죄하는 게 목표” 삼성측 “법리 다툼 여지” 보석 청구 검토

    세 번째 소환… 경영권 승계 추궁 대관 총괄 이수형 기획팀장 조사 법무팀장, 이틀째 李부회장 면회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구속 후 세 번째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장시호(38·구속 기소)씨, 김종(56·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호송차를 타고 도착해 아무 말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승계와 최순실(61·구속 기소)씨 지원 관계 전반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구속된 이 부회장은 이후 18~19일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구속 기간 수사자료 보강을 위해 이 부회장을 몇 차례 더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후 수사 기간 연장 여부를 고려해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특검 기간 연장 시 특검은 다음달 8일까지 이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채 수사를 할 수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 목표는 이 부회장을 구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유죄를 선고받아 단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날 오후 삼성의 대관 업무를 총괄하는 이수형(55) 미래전략실 기획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이 팀장을 삼성물산 합병 등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부처에 삼성 측 입장을 전달한 실무자로 보고 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 기소를 앞두고 대응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판사 출신의 성열우(58·사법연수원 18기) 삼성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은 20~21일 연이틀 서울구치소를 찾아 이 부회장을 면회했다. 앞서 17일에는 ‘그룹 2인자’인 최지성(66)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18일에는 이인용(60) 삼성전자 사장이 이 부회장을 면회했다. 삼성은 이 부회장 구속 이후에도 최씨 모녀에 대한 승마 지원이 청와대의 강요에 의한 것일 뿐 합병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은 정식재판이 개시되면 방어권 보장 필요성과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그러나 “공식적으로 보석 신청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대기업 공채 시즌 내주 개막… 삼성은 불투명

    현대차, LG, SK 등 주요 그룹의 상반기 대졸자 공개채용(공채) 일정이 공개됐다. 주요 그룹 중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오는 28일 가장 먼저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다. LG그룹도 다음달 2일부터 계열사별로 순차적으로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SK그룹은 다음달 중순부터 공채 접수를 시작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말인 28일부터 서류 접수를 진행하고, 4월에 인적성검사(HMAT)를 치른다고 20일 밝혔다. 6월쯤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채용 인원은 하반기 포함 1만여명 수준이다. LG그룹도 다음달 2일 LG화학을 시작으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하우시스 등 주요 계열사가 일제히 채용에 나선다. LG 통합 채용 포털 사이트인 ‘LG커리어스’에서 원서를 접수한다. 지원자는 최대 3개 회사까지 중복 지원할 수 있다. 인적성검사는 4월 중 실시할 예정이다. 서류 중복 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한 번만 응시하면 된다. 1차 직무면접, 2차 인성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 발표는 6월에 나온다. LG그룹은 2015년 대졸자 신입사원 4000여명을 뽑은 바 있다. SK그룹도 다음달 중순쯤 신입사원을 뽑는다. 지난달 SK그룹은 올해 대졸자 2100명을 포함해 경력, 인턴사원 등 총 8200명을 뽑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상반기 채용 인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4대 그룹 중에서는 삼성그룹만 채용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특검 수사 등과 맞물리면서 상반기 공채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삼성은 지난해 대졸자 신입을 포함해 총 1만 4000여명을 뽑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고영태 측 “박대통령 끝나… 비박 손잡자” 사전 모의

    국정농단 폭로·언론공개 내용 등 조율 특검 “수사기간 연장 땐 조사여부 판단”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와 그의 측근들이 최순실(61·구속 기소)씨를 이용해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고 이권을 가져가려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고씨와 그의 측근들은 최씨의 국정개입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킨 뒤 현 정부의 레임덕을 부르고 이를 통해 차기 비박(非朴) 정권에서 본격적으로 이권을 차지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를 위해 언론에 자신들이 알고 있는 내용을 알리고 다른 정치세력과 손잡으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의 국정농단이 야권에서 부각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이전에 이미 이들은 관련 내용 폭로와 국회 청문회, 여권 분열 등의 시나리오를 구상했고, 상당 부분이 실제로 현실화된 셈이다. 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수현(37) 전 고원기획 대표가 고씨 등과의 통화내용을 녹음한 녹취록 파일, 이른바 ‘고영태 녹취록’에는 김 전 대표가 “소장(최순실)은 이미 ‘지는 해’이고 박 대통령도 끝났다고 본다. 소장을 통해서 박 대통령한테 받을 수 있는 것은 없고, 그것을 죽이는 쪽으로 해서 딴 쪽으로 얘기하는 게 더 크다고 보는 거다”고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18일 류상영(41) 전 더블루K 부장과 나눈 통화에서 “소장은 박근혜 레임덕이 와서 죽을 텐데 여기다 (고)영태형이나 장관이나 차(은택) 감독이나 이런 거로 기름을 확 부어서 완전히 친박연대를 죽여버리면 다음 대권주자는 비박이 될 것 아니냐. 그 사람들한테 자리를 받는 게 낫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을 이사장으로 앉혀 놓고 나중에 정치적인 색깔이 있는 사람하고 거래를 해서 자리를 하나씩 마련해 주면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2008년 18대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한 한 후보 캠프에서 함께 근무하던 지인의 소개로 2014년 고 전 이사를 처음 만나 함께 일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가 고 전 이사, 류 전 부장과 함께 최씨와 가까운 고 전 이사를 이용해 장기적으로 이권을 취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운 셈이다. 김 전 대표는 또 류 부장에게 “친박이 힘 빠지고 라는 기사 많이 보셨지 않느냐”면서 “만약 국정 운영에 민간인(최순실)이 관여해서 정황상으로 드러난다고 하면 국정감사를 하든 청문회를 하든 할 거 아니냐. 그러면 친박은 와해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최씨가 국정에 관여한 사실 등을 언론에 공개할 계획을 세우거나 공개 내용 등을 조율하기도 했다. 2016년 6월 한 언론사 기자와 연락을 하고 있던 고 전 이사는 김 전 대표와의 통화에서 “이게(언론에 공개하려는 내용)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니 이것만 빼자고 (기자에게)이야기하려 한다”면서 “자기(기자)의 계획은 김종(56·구속 기소·당시 문체부 2차관)에 관련된 내용이 언론에서 보도가 될 거고, 여론은 김 전 차관을 나쁜 사람으로 인식이 된다고 보고 있는데, 그래서 (기자에게)‘김종 쪽으로 할게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언론에 자신들이 알려질 것을 우려해 김종 전 차관을 ‘나쁜 사람’으로 몰고 가려는 계획을 세운 것 아니냐는 추론을 낳는 대목이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영태 녹음파일은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이 아니었고 구체적인 혐의가 논의된 바 없다”면서 “다만 수사기간 연장 등이 이뤄질 경우 조사 여부는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심판의 주심인 강일원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최순실이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판단에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녹음파일이) 핵심 증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馬세탁·安수첩이 결정타… 법원 ‘李 뇌물 피해자 아니다’ 판단

    馬세탁·安수첩이 결정타… 법원 ‘李 뇌물 피해자 아니다’ 판단

    삼성물산 합병 후 승계 과정서 공정위 특혜 특검, 이때 전후로 정유라에 수억 지원 입증 ‘수사 개시땐 폭발적…’ 박상진 메모도 제시 법원 “새 증거들 종합할 때 혐의 입증 충분”17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는 지난달 19일 기각 이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주 남짓 벌여온 보강수사가 좌우했다. 뇌물죄 구성의 핵심인 ‘부정한 청탁’을 입증하기 위해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삼성 측 로비와 대가성 돈 거래의 관계를 촘촘하게 재구성하는 방식을 동원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1차 청구 때 특검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대가로 이 부회장이 최순실(61·구속 기소)씨 측에 대한 433억원대 지원을 했다는 논리를 펼쳤다. 하지만 삼성 측은 “합병은 외국 투자자본의 위협 등 여론에 따른 것이고, 최씨 측 지원은 박 대통령 측에 의한 압박에 의한 것으로 서로 별개”라는 논리로 맞섰다. 결국 법원은 삼성 손을 들어줬다. 이후 보강수사 과정에서 특검팀은 일단 삼성 합병 이후 청와대 주도하에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을 동원해 이 부회장 승계 과정에 특혜를 주거나 주려 한 정황을 포착했다. 또 시기별로 삼성이 최씨 측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단서들을 대입했다. 공정위는 삼성 합병으로 인한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시가총액 기준 약 1조 4600억원)를 처분해야 한다고 권고했으나 2015년 10월 이를 번복하고 500만주 처분으로 낮췄다. 당시 담당 서기관이 의사결정 과정을 수상하게 여겨 청와대, 삼성 등으로부터 방문·통화한 내역을 시간대별 일지로 만들어 보관하던 것을 지난 3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특검이 확보했다. 이때를 전후로 6차례에 걸쳐 삼성은 최씨 측에 딸 정유라(21)씨의 전지훈련 비용 등으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1~4월 삼성 측이 비밀리에 삼성생명의 중간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할 때 역시 삼성은 정씨의 말 구입 비용 26억원 등을 3차례에 걸쳐 지급했다. 특히 지난해 2월 15일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을 만났다. 같은 날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는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 분리)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여기에 특검은 최순실 사태 이후에도 이 부회장이 박상진(64) 삼성전자 사장을 보내 최씨 측에 말(馬)세탁을 통해 블라디미르 등 30억원대 명마를 지원했다는 것으로 ‘결정타’를 날렸다. 특검은 당시 박 사장이 독일 현지에서 작성한 ‘검찰 수사 개시되면. 삼성 폭발적…’이라고 쓴 메모까지 영장 심문 때 제시했다. 법원은 영장을 발부하면서 “새롭게 구성된 범죄 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사유를 달았다. 입증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정유라 30억馬’ 매매 개입 정황… 결정적 증거 작용하나

    ‘정유라 30억馬’ 매매 개입 정황… 결정적 증거 작용하나

    특검 “두 번 기각은 없다” 자신 삼성 뇌물죄 관련 중요 단서들 안종범 수첩서도 찾아내 제출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도 변수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두고 16일 열리는 법원의 영장심사는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 모두의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다. 특검팀은 “두 번의 기각은 없다”며 영장 발부를 자신하고 있고, 삼성 측은 “변한 건 없다”며 맞서고 있다. 특검팀이 지난 3주 동안의 추가 수사로 확보한 증거를 한정석(39·사법연수원 31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가 얼마만 한 무게로 보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운명이다.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15일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의 첫) 영장이 기각된 후 3주간 추가 조사를 통해 특검이 자신하는 추가 증거를 확보했고, 심사숙고 끝에 영장 재청구를 결정한 것”이라며 “재청구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새롭게 확보한 증거는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 명의로 구입된 30억원의 명마 ‘블라디미르’ 매매 과정에 삼성이 개입한 정황 관련 내용이다. 삼성은 ‘블라디미르의 구입은 최씨 개인적으로 이뤄졌고, 이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특검팀이 확보한 증거로 블라디미르 구입에 삼성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이 부회장의 뇌물죄 혐의를 입증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는 만큼 영장 발부 여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최근 추가로 확보한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 39권에서 삼성 뇌물죄와 관련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보는 “안 전 수석이 특검팀에 수첩 내용이 사실이라고 진술했고, 수첩이 제출된 것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2차로 청구된 영장에 새롭게 적용된 ‘범죄수익은닉’과 ‘국외재산도피’ 혐의도 영장 발부 결과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 측은 특검팀의 수사 내용이 1차 영장 청구 당시와 사실관계에 있어 달라진 것이 없고, 추가로 적용한 혐의 역시 기존에 밝혀진 사실관계에서 새로운 죄명만 덧붙인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범죄수익은닉 혐의는 ‘정씨에 대한 지원이 뇌물’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지만 뇌물죄 혐의도 입증이 안 된 상태에서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코레스포츠에 송금한 78억원에 대한 증여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국외재산도피 혐의 역시 정당한 컨설팅 계약에 의한 송금이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서울 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중요한 핵심 증거가 추가됐을 경우에만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도록 검찰 내부 규정에 명시돼 있다”면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핵심 혐의인 뇌물공여 및 횡령과 관련해 특검팀이 확보한 증거가 기존의 의구심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특검보는 “이번 특검이 ‘삼성 특검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지만 특검팀은 비자금 등이 아닌 뇌물죄 부분만 보고 있다”며 “삼성 특검이라는 비판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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