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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 위상↑… 북핵·동북아 분쟁 주도권 확보

    외교 위상↑… 북핵·동북아 분쟁 주도권 확보

    우리나라가 1996~1997년에 이어 15년 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돼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넒히고 북핵문제 등 한반도 안보문제에 보다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18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193개 회원국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2차투표에서 유효표의 3분의2보다 21표 많은 149표를 얻어 2013~2014년 이사국으로 당선됐다. 아시아 몫을 놓고 우리와 경합한 캄보디아는 43표를 얻어 낙선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우리나라 말고도 호주, 르완다, 룩셈부르크, 아르헨티나가 새로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우리나라는 내년 2월 순번에 따라 안보리 의장국을 맡게 된다. 이같은 성과는 21년이라는 짧은 유엔에서의 연륜에도 불구하고 우리 외교의 높아진 위상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정부는 유엔 가입 이후 5년 만인 1996년부터 2년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맡은 것은 물론 2001년 9월부터 2002년 9월까지 한승수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제56차 유엔총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2006년에는 반기문 전 외교부 장관이 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됐고 지난해 6월 성공적으로 재선하는 등 유엔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왔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19일 “1996~1997년 비상임이사국 시절 우리의 유엔 외교 역량이 학습기였다면 현재는 다자외교 등에서 많은 경험을 축적한 성장기”라고 자평했다. 유엔 안보리는 국제 평화에 1차적 책임을 진 유엔 기구로, 주로 국제 분쟁의 조정이나 해결을 권고하고, 침략자에 대한 경제 제재와 무력 사용 등을 논의한다. 특히 앞으로 2년간의 비상임이사국 임기가 반 사무총장의 재임기간과 겹친다는 점에서 북핵이나 경색된 남북관계 등 한반도 문제에서 보다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이나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등을 놓고 막후에서 돌아가는 안보리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돼 왔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안보리 이사국이 된 것 자체가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상당 부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동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향후 북핵 문제나 동북아 분쟁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임이사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의 5개 상임이사국과 마찬가지로 1개의 투표권을 갖지만 상임이사국들의 특권인 ‘거부권’은 없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두 얼굴의 금리인하

    두 얼굴의 금리인하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2.75%로 0.25% 포인트 내리자 시중은행들도 금리를 따라 내렸다.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예금 금리 인하 폭은 당초 작정했던 것보다 작게 잡았다.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고객 이탈 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인하 폭을 줄인 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대출 금리는 예금 금리보다 더 찔끔 내려 은행들의 얌체 영업 행태는 여전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적립식 예금 중심으로 금리 인하에 들어갔다. 인하 폭이 가장 큰 상품은 ‘IBK 월드통장’으로 연 3.50%에서 3.10%로 0.4% 포인트나 내려갔다. 기업은행 측은 “지난 7월 기준금리 인하 때 금리를 낮추지 않아 이번에 한꺼번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BK e-끌림통장’의 금리(3.20%→3%)도 떨어뜨렸다. 우리은행은 ‘키위정기예금(2차)’ 금리(연 3.3%→3.10%)를 0.2% 포인트 내렸다. 하나은행도 대표상품인 ‘369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를 예금액 3000만원 이상인 경우 연 3.35%에서 3.25%로, 1억원 이상은 3.4%에서 3.3%로 낮췄다. ‘하나 e-플러스 정기예금’은 3년제만 연 3.4%에서 3.3%로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민트정기예금’(24개월 기준) 금리를 3%에서 2.95%로 0.05% 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은 지난 15일 ‘국민수퍼정기예금’ 금리를 0.04% 포인트 낮춘 연 3.31%로 고시했다. 대출 금리 인하 폭은 예금 금리보다 미미하다. 우리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15~4.65%에서 4.05~4.55%로 0.1% 포인트 내려갔다. 이 은행의 예금 금리 인하 폭(0.2% 포인트)의 절반이다. 농협은행의 ‘프리미엄 모기지론’ 금리는 연 3.63~5.35%에서 3.62~5.32%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국민은행의 ‘KB신용테크론 일반자금대출’의 금리도 연 6.33~9.64%에서 6.31~9.62%로 0.02% 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은 ‘신한 엘리트론’ 금리를 연 5.68~7.08%에서 5.47~6.87%로 0.21% 포인트 내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7일 시중은행 부행장들을 불러 대출 금리 인하를 강하게 주문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폭만큼 떨어지려면 가산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예대마진(금리 차익) 관리상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한국은행이 집계한 예금금리별 수신 비중을 보면 올해 8월 연 4% 미만 정기예금 비중은 전체 정기예금의 98.4%로,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대부분 3%대 초·중반이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韓·中 EEZ내 어업규모 처음으로 같아져

    한국과 중국이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내년 어업 규모를 똑같이 맞추기로 했다. 양국의 어업 규모가 같아진 것은 2009년 관련 협의가 시작된 이래 4년 만이다. 하지만 폭력·무허가 어선에 대한 처벌 방법이나 오징어 어획 할당제 실시 여부는 중국 측의 강한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1일 제주에서 열린 제12차 한·중 어업공동위원회에서 내년 EEZ 어업 규모를 어선은 1600척, 어획량은 6만t으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2000년 한·중 어업협정이 처음 체결될 때 EEZ 내 어선 수는 중국이 2796척, 우리나라가 1402척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중국 측 어업 규모 축소를 지속적으로 유도해 온 결과라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중국의 불법 어업을 좀 더 강하게 단속할 근거도 마련됐다. 우선 양국 단속기관 간 핫라인을 구축했다. 단속 공무원이 상대 국가의 선박에 타서 단속활동을 벌이는 교차승선도 연 1회에서 3회로 늘렸다. 양동엽 농식품부 어업교섭과장은 “(중국 측은) 자국 공무원이 한국 단속선에 타는 것을 치부를 드러내는 일처럼 생각해 그동안 완강히 반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단속 명령에 불응해 도주한 선박은 상대방 국가가 구체적인 불법어업 증거수집자료를 제공하면 사실 여부를 조사한 후 처벌하기로 했다. 하지만 ▲폭력을 써 집단으로 저항하는 무허가 어선에 대한 처벌 ▲오징어 어획할당량제 실시 ▲어획보고 대상어종 조정 등은 중국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내년 10월부터는 중국 선망어업(여러 선박이 물고기 떼를 그물로 둘러싸 잡는 어업) 선박의 자동위성항법장치(GPS) 항적기록을 보존하는 시범사업도 한다. 조업금지 구역에서 조업하거나 GPS를 끄면 바로 단속 대상이 되기 때문에 불법 조업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망어업(그물을 쳐서 지나가는 물고기를 잡는 어업) 어선에 대해서는 올해 어구실명제 도입에 이어 내년부터 어구사용량 제한제를 도입한다. 그물에 붙은 부표에 이름을 적도록 한 데 이어 그물의 길이를 줄여 마구잡이 어획을 막겠다는 취지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국내 생필품값 줄인상 우려

    국내 생필품값 줄인상 우려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해 다음 달부터 국내 물가 상승 압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련업계와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밀가루를 시작으로 연쇄적인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밀가루, 옥수수, 대두 등 국제 곡물가격이 잇따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이 여파가 국내에 곡물이 수입, 유통되는 3~5개월 뒤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7월 자료에서 “올해 말부터 애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예상되는 가격 상승률로는 내년 1분기까지 밀가루 30.8%, 전분 16.3%, 유지류 11.2%, 사료 10.2%를 제시했다. 밀가루는 가격 압박이 가장 크다. 지난 12일 시카고 상품거래소 기준 원맥은 부셸당(27.2㎏) 880센트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달 국제시세는 연초인 1월 평균 시세보다 40%가량 올랐다. 여기에 러시아의 곡물 수출 제한 우려가 또 나오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호주에 이어 밀의 3위 수출국인 러시아가 올해 이상 고온과 가뭄으로 인해 곡물생산이 지난해보다 24%가량 줄고 이 가운데 3분의2를 차지하는 밀이 30% 이상 크게 줄면서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2007~2008년 수출 관세를 10%에서 40%로 올려 수출을 제한한 적이 있고 최악의 가뭄이 닥친 2010년에도 그해 8월부터 10개월간 밀을 포함한 모든 곡물을 수출 금지한 바 있다. 러시아가 곡물 수출을 제한할 경우 2007년 때처럼 중국, 인도, 베트남 등 다른 국가들도 덩달아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어 곡물 가격은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제분업계 측은 “밀가루는 상품 가격에서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여서 원맥값이 오르면 다음 달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옥수수, 대두 등 사료값 상승에 따른 우유값도 불안하다. 지난해 11월 서울우유 등 대부분 유업체들은 원유값 상승분을 반영해 우유값을 일제히 10%가량 올렸다. 사료값이 오르면 축산농가에서 소를 도축하기 때문에 우유 공급량이 줄어 원유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때문에 통상 3년에 한번 정도 조정되는 원유값은 내년에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 빵, 아이스크림, 유제품 등 2차 제품까지 합치면 우유값 상승의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2월 대선을 앞두고 물가안정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만큼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밀가루값의 경우 내년 상반기 10%대 인상, 원유값은 동결 또는 미미하게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안보리 재진출 선거 D-3…정부 총력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임기 2013∼2014년) 선거가 오는 18일(현지시간)로 다가오면서 정부가 막판 득표를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외교통상부는 15일부터 17일까지 김봉현 다자외교조정관을 유엔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으로 파견해 득표전을 펼친다.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는 18일 실시될 투표 때까지 각 지역그룹 및 개별 국가와 잇따라 만나 지지를 당부하고 이탈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말 제67차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해 수십 개국의 수석대표들과 양자회담을 하고 비상임 이사국 선거에서의 지지를 호소했다. 1996∼1997년에 이어 15년 만에 안보리 재진출을 시도하는 우리나라는 현재 아시아 그룹의 1개 공석을 놓고 캄보디아, 부탄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막판 점검 결과 당선에 필요한 표(전체 회원국 193개국의 3분의2인 129표)는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표결 당일까지 1표라도 더 끌어모으는 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18일 투표는 입후보한 국가 한곳이 회원국 3분의2 이상의 득표를 할 때까지 횟수 제한 없이 계속된다. 현재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가 아세안 회원국 등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고 개발도상국인 부탄에도 동정표가 갈 수 있어 우리가 1차 투표에서 3분의2 득표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1차 투표로 끝내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2위 득표국과 표 차이를 많이 벌려 2차 투표에서 끝내는 것을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불소증기 확인하고도 경보해제 성급한 정부 대응이 화 키웠다”

    정부가 경북 구미 불산가스 사고지점에서 불화수소(불소)가 함유된 증기가 확인됐는데도 화학물질사고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해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관계당국의 안이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11일 대구지방환경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구미공단 불산 누출사고 및 대응방안’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2시 30분쯤 국립환경과학원이 사고지점에서 미스트(mist) 형태의 증기가 탱크 주변에 정체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스트는 기체 안에 떠다니는 매우 작은 액체 입자로, 상온에서 액체 물질이 물리적 힘을 받거나 증발한 뒤 공기 중에서 다시 액체로 응축될 때 생긴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 증기를 육안으로 확인한 지 1시간 만인 3시 30분쯤 3개 지점의 간이 측정 결과만으로 심각 단계 경보를 해제했다. 그런 뒤 사고반경 50m만 통제한 채 주민대피령을 해제하고 주민들을 복귀시켰다. 이 같은 환경부의 성급한 판단 때문에 불산가스 2차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의원은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심각 단계 경보를 내릴 때와 위기경보 수준을 조정할 때, 대통령실 및 행정안전부와 사전 협의해야 한다.”면서 “설사 이명박 대통령이 매뉴얼대로 보고받지 못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심각 단계 해제시 청와대에서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답변을 대통령실에 요청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co.kr
  • 연세대 등 4개大 수시 논술로 본 2013학년도 경향·대비법

    연세대 등 4개大 수시 논술로 본 2013학년도 경향·대비법

    6~7일 서울 소재 연세대·이화여대·홍익대·동국대 등 4개 대학의 수시 논술시험이 치러지면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입수학능력시험 이전에 치러지는 1차 논술시험이 모두 마무리됐다. 입시전문 학원가에서는 수능 전 논술을 치른 이들 4개 대학의 출제경향이 교과서와 EBS 수능교재에 실린 지문을 활용하는 등 지난해와 달리 평이한 난이도로 출제돼 수능 이후 예정돼 있는 다른 대학의 논술시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대입 논술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으로는 대비하기 어려울 만큼 고난도의 문제와 지문을 출제한다는 불만을 대학들도 의식한 것 같다.”면서 “수능 이후 논술을 치르는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과거에 출제된 대학별 논술시험의 경향과 앞서 올해 치러진 2013학년도 논술시험의 출제내용을 분석해 자신이 지원한 대학에 맞는 맞춤형 논술 대비법을 알아보자. 2013학년도 대입 논술을 치른 대학들의 출제경향을 살펴보면 그동안 대학생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제시문과 생소한 단어, 고난도 수리문제 등을 출제해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대폭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 등 논술시험을 치른 대학들은 출제과정에 현직 고교 교사를 자문위원으로 참여시켜 난이도를 고등학생 수준에 맞게 조절하고, 고교 교육과정과의 연계성을 강화했다. 인문계열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한 교사는 “이번 논술고사에서 사용한 지문이 모두 교과서 또는 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한 것이라서 지문의 난이도는 예년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면서 “문제 또한 익숙하고 예상 가능한 것이라서 학생들이 낯설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연계열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교사 역시 “문제 구성에서 고교 교과과정 수준에서 출제했으며, 특히 교과서에서 강조하는 정의나 기본 개념을 충실히 공부했다면 잘 풀 수 있는 내용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앞으로 남은 다른 대학의 논술시험 역시 고교 교과서의 지문을 제시문으로 활용하거나 수업시간에 한번쯤 들었을 익숙한 용어와 개념을 활용한 문제가 출제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다문화주의’ ‘관용’ 등의 주제는 수업시간에 많이 인용되는 주제로 이를 이용해 지원자들의 통합적 사고력, 이해력 등을 평가하는 문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는 주요 대학 가운데 일부가 인문계열 논술시험의 난이도를 끌어올리는 영어지문을 제시하지 않기로 해 수험생들이 부담을 다소 덜게 됐다. 경희대·숭실대·한국외대는 영어 제시문을 출제하지만 동국대·서울시립대는 영어 제시문을 제외했다. 영어 지문이 제시되더라도 주석을 통해 어렵거나 새롭게 생겨난 어휘의 뜻풀이를 해 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반적인 문장 해석 능력만 갖추면 된다. 지난 6일 수시2차 논술전형을 치른 동국대는 인문계 논술에서 영어지문을 빼고 교과서 내에서 지문 한 개를 출제했다. 이화여대는 인문계 논술에 영어 제시문을 포함한 4개의 제시문을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출제하는 등 논술시험과 고교 교과과정의 연계성을 높였다. 그동안 변별력과 수월성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던 대학 논술고사에서 교과서 속 지문이 4개 이상 출제된 경우는 없었다. 인문계열에서 출제된 다문화주의, 관용, 전통과 과거, 소득불균형 등에 관한 제시문이 모두 교과서 내용이거나 수업시간에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어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더욱 낮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능 전 치러지는 논술고사가 막을 내리고 이제는 다음 달 8일 수능 이후 예정돼 있는 대학별 논술고사에 대비할 때다. 10~11일에는 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경희대·숭실대 등이, 18일에는 고려대·한양대·한국외대·숙명여대 등이 논술시험을 치른다. 올해 수시모집 논술시험은 지난해에 비해 시험시간이 줄고 문항 구성을 변형한 것이 특징이다. 고려대는 지난 6월 치른 2013학년도 모의논술고사에서 시험시간을 기존 120분에서 100분으로 줄였다. 문제 수도 기존 3문제를 2문제로 조정했다. 지난 7일 논술을 치른 이화여대도 시험시간을 100분으로 줄였다. 지난 5~6월 치러진 각 대학의 모의논술과 같이 논술 주제는 시장과 정부, 다문화주의, 대의민주주의, 타자와의 관계와 공존, 인간행동의 특성, 소비와 자본주의, 경쟁, 집단지성 등 현대사회와 밀접한 인문학·사회과학의 소재들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자유로운 글쓰기보다 문항이 요구하는 조건을 정확하게 충족시키는 글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제시된 주제와 관련해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기보다 주어진 시간 내에 문제가 요구하는 답안을 조리 있게 작성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주객전도 된 아라뱃길, 물류 ‘텅텅’ 레저 ‘북적’

    주객전도 된 아라뱃길, 물류 ‘텅텅’ 레저 ‘북적’

    물류 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경인아라뱃길이 주변에 설치된 문화체육시설, 편의시설은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전거길, 테마파크, 수변공간, 공연장 등이 21.6㎞에 달하는 아라뱃길 전 구간에 설치돼 있어 주민들의 레저·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전거도로는 보행로가 함께 설치된 남북 순환형 구조로 모두 41㎞에 이른다. 김포 한강갑문과 인천 서해갑문 주변 교량을 지나 아라뱃길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코스로 구성됐다. 시원한 강바람을 가르며 아라뱃길 ‘수향8경’을 감상하면서 달릴 수 있어 자전거 마니아들에게 최고의 코스로 인정받는다. 서울 행주대교와 인천 앞바다까지도 이어진다. 자전거는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 시천교, 계양대교 아래 등에서 대여할 수 있다. 시민 편의를 위해 반납은 아무 곳에서나 가능하다. 자전거를 못 타는 시민들도 수향8경을 즐길 수 있다. 인천터미널에서 김포터미널까지 운항하는 유람선을 타면 수향8경을 보다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유람선은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에서 각각 하루 3회씩 운행한다. 운행 시간은 1시간 20분이다. 각종 수상 레저기구도 즐길 수 있다. 정부는 지난 8월 한강갑문부터 아라대교까지 1.4㎞ 구간을 요트, 모터보트, 조정, 카누 등 16종의 해양레저 활동 허가구역으로 고시했다. 아라뱃길 남단에 조성된 2차선 경관도로 ‘파트웨이’(12㎞)에는 공원, 정자, 분수 등 테마공간 12곳이 마련돼 있다. 이 도로는 아라뱃길과 어우러져 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또 아라뱃길 주변에는 인천 백석산과 김포로 이어지던 봉수대를 주제로 한 ‘봉수마당’과 수도권 최초로 매화를 테마로 한 ‘매화동산’이 설치됐다. 아라뱃길과 굴포천이 만나는 지점에는 등대조형물 ‘아라등대’가 설치됐고, ‘노을마당’에는 수변데크와 산책로 등이 조성됐다. 아울러 김포공항 항공기 이착륙 장면을 볼 수 있는 전망대인 ‘플라잉가든’도 만들어졌다. 아라뱃길에서는 각종 문화·체육행사도 풍성하게 열리고 있다. 개장 이후 마라톤대회, 해넘이축제, 풍등행사, 록페스티벌, 루미나리에축제, 세계자전거대회 등이 줄을 이었다. 최모(38)씨는 “아라뱃길 주변에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어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면서 “차를 타고 멀리 가지 않아도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인천에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공직열전 2012] (41) 농림수산식품부 (상) 고위공무원

    [공직열전 2012] (41) 농림수산식품부 (상) 고위공무원

    봄에는 이상 한파와 가뭄, 여름에는 홍수에 태풍, 가을에는 수확량 변동에 따른 물가 폭등, 겨울에는 조류인플루엔자·구제역 등 계절이 바뀔 때마다 걱정거리가 태산인 곳이 있다.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바람 잘 날 없는 농림수산식품부(당시 농림부)를 교육부, 복지부와 함께 ‘3D 부처’로 꼽았다. 내년 예산도 전 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제자리걸음이다. 총지출 증액률인 5.3%에 한참 못 미치는 0.2%(2000억여원)가 증액됐지만 농촌진흥청의 전남 나주 이전 예산(2800억원)을 빼면 사실상 줄어들었다. 그래도 요즘 조직 사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 그간 정치인, 학자, 재경직 공무원이 오던 장관 자리에 농업직(기술고시)으로는 처음 서규용(기술고시 8회) 장관이 임명됐기 때문이다. 서 장관은 2002년 농림부 차관으로 공직을 떠나고서도 농어민신문사장, 로컬푸드운동본부장 등을 하며 계속 농업계를 지켜 왔다. 장관 취임 이후 현장과 상황실을 지키며 점심, 저녁을 자주 도시락으로 해결해 ‘도시락 장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상길(행정고시 24회) 1차관은 2008년 미국산 소고기로 인한 촛불집회 때 주무국장인 축산국장, 2010~2011년 구제역 사태 때는 주무실장인 식품실장이었다. 위로 장관, 차관, 실장까지 사퇴하고 아래로 담당 국장, 과장, 팀장이 감사원 징계를 받았지만 이 차관은 이 일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돼 산림청 차장을 거쳐 1차관으로 승진했다. 이렇게 관운이 좋은 이유를 부하 직원들은 소신 있으면서도 융통성 있는 일 처리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오정규(행시 25회) 2차관은 지난해 6월 부임한 이후 농식품부 정책을 세련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무총리실이나 재정부 등 타 부처와의 소통도 강화돼 직원들의 작은 아이디어가 곧바로 정책화되고 있다. 구제역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 재발을 막은 것도 큰 성과다. 이양호(행시 26회) 기획조정실장은 지난해 9월까지 농업정책국장으로 있으면서 ‘50년 숙원 과제’인 농협의 신용·경제 분리를 마무리했다. 이전에는 이해관계자들도 많고 이원화로 힘을 잃을까 염려하는 농협중앙회의 영향력 행사로 논의만 했었다. 그래서 2011년 3월 농협법 개정과 2012년 3월 사업구조 개편은 이 실장과 전임 농정국장(김경규 주미농무관), 당시 기조실장(박현출 농촌진흥청장) 세 사람의 ‘개인기’가 발휘된 결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많은 사람과의 협상, 조정이 반복되는 험난한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정황근(기시 20회) 농업정책국장은 4월까지 2년 2개월간 농어촌정책국장으로 있으면서 귀농귀촌사업을 국가 정책으로 만들었다. 일자리와 농촌 고령화는 물론 베이붐세대(1955~1963년생)에 대한 사회적 비용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모델로 귀농귀촌을 제시했다. 이천일(행시 33회) 유통정책관은 ‘배추국장’이다. 올여름 태풍이 세 번이나 왔는데 배추값은 안정세다. 배추 상시 비축 제도를 도입한 이 국장의 공이 크다. 정영훈(기시 22회) 수산정책관은 올 1월 어업정책을 어획량·수입 증대에서 어선·어선원 중심으로 바꿨다. ‘쪽잠 자기도 어려운 어업 환경에서는 인재들이 어업인이 되려고 하지 않고 그러면 어업의 미래도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매년 5월 10일을 ‘바다식목일’로 지정하고 망목(網目)은 그물코로, 천해(淺海)는 얕은 바다로 용어를 바꿔 일반인과 어업인이 소통할 수 있도록 수산용어를 정리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6개 경제자유구역 ‘개점 휴업’인데 강원·충북 또 지정 “대선용 포퓰리즘” 눈총

    6개 경제자유구역 ‘개점 휴업’인데 강원·충북 또 지정 “대선용 포퓰리즘” 눈총

    정부가 동해안과 충북에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지정된 6개 구역의 사업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민심 달래기라는 눈총마저 받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5일 제52차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열고 강원 옥계와 충북 청주 일대를 ‘경제자유구역 지정 후보지역’으로 선정했다. 이로써 경제자유구역은 인천, 황해(경기·충남), 대구·경북, 부산·진해, 광양만권(전남·경남), 새만금·군산 등 6곳에 강원과 충북이 추가됐다. ●추가 2곳 사업비 4조원 넘어 동해안 경제자유구역은 망상과 옥계 등 8.61㎢로 2023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1조 509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또 충북 경제자유구역은 청주와 청원 등 11.50㎢로 2020년까지 2조 9366억원이 투자된다. 지경부는 강원권은 첨단소재(비철금속), 충북은 친환경 바이오정보기술(BIT) 융·복합을 집중적으로 유치해 육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개발 면적의 경우 2년간의 민간평가 및 자문을 거치면서 당초 계획 대비 50% 이상 축소 조정해 성공가능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예비 지정된 강원과 충청 경자구역은 중앙해정기관 협의 이후 경제자유구역위원회의 추가 심의·의결을 거쳐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 중 공식 지정된다. 이에 대해 임성훈 건국대 무역학과 교수는 “경제자유구역의 본래 취지는 슈퍼스타급 글로벌 기업의 지역본부를 유치하는 등 중국 상하이와 홍콩 등 주변의 경쟁 도시처럼 한 차원 높은 외국인의 투자를 받자는 것”이라면서 “외국인 학교와 병원, 카지노 유치 지원이 아니라 체계적인 투자와 과감한 인센티브로 제대로 된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6개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성과를 내는 곳은 하나도 없다. 모범적이라는 인천경제자유구역도 처음 목표였던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유치는 거의 없다. ●“글로벌기업 유치방안 등 내야” 오히려 과도한 아파트 건설로 부동산 투기만 부채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일부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주민들에 대한 과도한 재산권 규제로 민원이 끊이지 않아 지정이 해제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정부가 대중국 무역 전진기지로 키우겠다던 황해경제자유구역(YESFEZ)을 애초 계획보다 70% 이상 줄였다. 또 지난해 3월에는 12개 단위지구 90.4㎢를 공식 해제하기도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박영효vs유길준(상)

    [선택! 역사를 갈랐다] 박영효vs유길준(상)

    박영효(1861~1939·왼쪽)와 유길준(1856~1914·오른쪽). 두 사람은 19세기 말 조선을 대표하는 개화파였다. 두 사람은 모두 1894년부터 1895년 사이에 이루어진 갑오개혁을 주도한 핵심적 인물이었으며 이미 갑오개혁 이전에 구체적이며 명확한 개혁안을 담은 ‘상소문’과 ‘서유견문’을 각각 집필했다. 당시 조선 내의 권력 지형에서 개화관료들은 소수파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갑오개혁 기간 내내 협력하지 못하고 심각하게 대립했다. 왜 그들은 협력이 아닌 대립을 선택한 것이었을까? 1883년 보빙사 민영익의 수행원으로 미국에 갔다가 남아 유학생활을 하던 유길준은 갑신정변이 일어난 후 귀국했다. 귀국 후 그는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유길준이 포도대장이던 한규설의 집과 민영익의 별장에서 유폐생활을 했다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오히려 민영익이 유길준을 청과 조선의 보수 세력으로부터 보호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식에 가깝다. 유길준은 당시 왕실의 비밀창구로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한규설의 숨은 자문역이었다. 그는 이 기간에 주로 집필에 전념하여 1889년에 ‘서유견문’을 탈고, 한규설을 통해 고종에게 제출하기도 하였고 몇몇 외교문서를 대신 작성해 주기도 했다. 이후 유길준은 1894년 6월 당시 민씨 척족을 대표하던 민영준에 의해 ‘일본당’을 대표하여 외아문의 주사로 발탁됐다. 민영준은 일본당을 등용하여 일본 측과의 관계를 개선할 속셈이었다. 하지만, 유길준은 일본 공사관 측에 많은 정보를 전달해 주는 한편, 공식적으로는 외아문의 주사로서 일본의 개혁 요구와 속방론 철폐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하는 외교문서를 작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당시 일본 공사관 측에서는 그가 일부러 조선과 일본의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려 했다고 파악했다. ●군국기무처를 주도한 유길준 1894년 7월 23일 일본은 대원군을 앞세워 경복궁을 불법 점령, 정부를 전복시켰으며 군국기무처를 수립했다. 이때부터 유길준은 갑오개혁의 핵심 브레인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파격적으로 군국기무처 의원으로 발탁된 그는 총리대신 김홍집을 직속으로 보좌하면서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조사하는 업무를 맡았다. 일본 측에서는 당시 유길준이 군국기무처를 실질적으로 주도해 간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그는 ‘찡그린 얼굴, 냉소적인 말, 기염 높은 논의, 대담하면서도 침착한 태도’로 ‘내정의 신법’을 쌓아 올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7월부터 10월까지 군국기무처가 진행한 개혁안은 190개에 달했다. 대외적으로는 청으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했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저자세를 취했다. 일본의 군사교관을 초빙하는 한편 일본의 화폐 유통권을 허가하고 있었다. 국내적으로는 동학 농민군의 폐정개혁 요구를 초기에는 일정 정도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농민군이 2차 봉기의 움직임을 보이자 10월 중순부터는 무력탄압에 들어가게 됐다. 그 밖에도 궁내부를 설치하여 왕실과 정부를 분리시켜 왕권을 약화시켰으며 의정부에 권한을 집중시켰다. 사실 이 모두를 유길준이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당시 군국기무처 내에 유길준만큼 근대국가를 직접 체험했거나 체계적인 저술을 남긴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그를 개혁의 중심인물이 되게 했을 것으로 추정하게 한다. 유길준은 이때 김홍집, 김윤식, 어윤중과 함께 대원군 세력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유길준은 10월 일본에 파견되어 이토 히로부미를 만나 일본인 고문관과 군사교관의 파견 및 차관 제공을 요청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무쓰 무네미쓰 외상을 만나 ‘세 가지 수치(三恥論)’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스스로 개혁을 하지 못하고 일본의 강요에 의해 개혁이 진행됨으로써 조선 국민, 세계 만국 그리고 후대에 부끄럽다는 것이다. 그는 독립을 보전하고 굴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개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박영효의 귀환 갑신정변 실패 후 박영효는 10년간 일본 망명생활을 하다가 1894년 8월 23일 서울에 도착했다. 당시 일본은 박영효를 귀국시켜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었던 대원군 세력과 개화관료 세력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길 의도를 갖고 있었다. 박영효는 개화세력의 대표인물이면서 부마라는 특수한 지위를 가지고 있어 왕실과도 일정한 소통이 가능했고, 망명 중 대원군과도 수차례 접촉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박영효는 자신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는 상소를 올린 후 고종을 알현하여 자신에게 개혁의 전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원로 대신들이 반대 상소를 올리고 미국과 러시아 공사관이 일본 공사관 측에 항의하자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일단 제물포로 물러나 있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청일전쟁에서 승리하여 조선에 대한 보호국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메이지 유신의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이노우에 가오루를 공사로 파견하자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노우에는 10월 27일 부임하자마자 대원군 세력을 정계에서 축출하고 조선 왕실의 고문관 또는 ‘외신’(外臣)으로까지 불리며 왕실과 손을 잡았다. 이와 함께 박영효의 기용을 요청했고 결국 12월 17일 김홍집-박영효 연립정부가 출범하게 됐다. 이때 박영효는 내무대신에 임명됐다. 박영효는 왕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본의 조선 정책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았다. 박영효는 이 시기 개혁을 주도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추구한 것은 동학 농민군에 대한 확고한 진압과 일본을 모델로 한 개혁의 추진이었다. 박영효는 전봉준을 비롯한 농민군 지도자의 처형에 결정적으로 관여했다. 그리고 청으로부터의 독립을 확고하게 하려고 종속관계의 상징물을 파괴하고 태극기를 사용하며 공문서에 한글을 사용하게 했고 독립기념일을 제정했다. 그는 이때 내무대신 직권으로 ‘자주독립을 방해하는 자를 역적으로 처벌하는 건’을 ‘내무대신령’ 1호를 통해 발표했다. 또한, 그는 지방제도 개편에 심혈을 기울여, 8도제를 폐지하고 23부와 331개의 군으로 개편했다. 아울러 경무청관제를 발표하여 무장경찰을 육성하고 상비군을 육성하려 했다. 그런데 박영효는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일본 측의 기대와는 달리 김홍집을 ‘줏대 없는 소인배’라며 내각에서 몰아내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총리대신이 될 생각으로 권력투쟁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박영효는 자신의 세력을 지방관은 물론, 군부와 경찰의 요직에 임명했다. 더욱이 일본의 통제에서 벗어나 일본의 보호국화 정책에 맞서 일정하게 조선의 국익을 수호하려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결국, 박영효는 김홍집을 5월 17일에 총리대신에서 물러나게 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그가 원했던 총리대신의 자리는 박정양에게 돌아갔다. 다만, 박영효는 내각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 ●그들은 왜 대립하였을까? 박영효와 유길준. 어찌 보면 함께 길을 가는 것이 당연해 보일 법한 이들은 실제로는 처음부터 첨예하게 대립했다. 윤치호의 당시 일기에 보면, 유길준은 철저하게 김홍집, 김윤식, 어윤중과 함께 세력을 형성하여 박영효와 전면적인 대립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그 사상적 이유는 유길준이 쓴 ‘서유견문’에서 찾을 수 있다. 유길준은 ‘개화의 등급’에서 김옥균, 박영효 등을 ‘허명의 개화’를 주장하는 자들로 비판하면서 ‘실상개화’를 제시한다. 그는 허명개화를 “사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면서도 남이 잘된 모습을 보면 부러워서 혹은 두려워서 덮어놓고 시행하자고 주장하여 비용은 많이 들이면서 실용성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아무런 분별 없이 외국의 것이라면 다 좋다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외국을 칭찬하는 나머지 자기 나라를 업신여기는 폐단까지 있는데 이들을 개화당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개화의 죄인이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나아가 개화하는 데 있어서 폐해는 지나친 것이 모자란 자보다 더욱 심하다고 말하면서 “개화라는 헛바람에 날려서 마음속에 주견도 없는 개화의 병신”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둘 사이의 정치적 차이도 존재했다. 유길준은 민영익과 동문수학한 사이였고 그를 보빙사의 수행원으로 데려가 미국에 유학까지 시켜 준 사람 또한 민영익이었다. 그러니까 그는 민영익의 사람이었던 것이다. 유길준 자신이 갑신정변 후 미국에서 보낸 편지 안에서도 그는 “그들이 군왕에게 충성하고 국가에 진실할 때에는 내 친구들이었으나 그들은 역적이고 나라에 큰 해를 끼쳤기 때문에 이제는 나의 큰 원수”라고 써서 보냄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유길준은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1894년 박영효가 다시 등장했을 때 그에 대한 적대적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유길준이 박영효 세력을 ‘개화의 병신’으로 비판한 부분은 1889년에는 없던 내용으로 6년 뒤인 1895년 출간 당시에 새로 써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보았을 때, 유길준은 박영효가 개혁을 주도하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이렇게 개혁관료들의 결집이 절실하던 시절에 치열하게 대립함으로써 결국 모두 몰락의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주진오(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 글로벌 환율전쟁 재점화 한은 김중수의 선택은?

    글로벌 환율전쟁 재점화 한은 김중수의 선택은?

    유럽연합(EU)과 미국에 이어 일본마저도 돈 풀기(유동성 완화)에 나서면서 각국의 통화가 급등락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자국 통화가치를 끌어올려 수출 경쟁력이 훼손될 것을 우려한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 방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환율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다음 달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8.3원 오른 1123.1원에 마감했다. 전날 달러당 3.50원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1114.8원)을 갈아치운 것과 대비된다. 아직은 외환 당국의 ‘개입’이 뚜렷하지 않지만 시장의 경계감이 감지된다. 그렇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두현 외환은행 수석 외환딜러는 “지금 추세로는 (환율이) 크게 반등하기 어렵다.”면서 “외환 당국의 개입 여부가 애매하긴 하지만 환율이 계속 내려가면 당국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도 “달러당 1100원이 심리적 저지선”이라며 “이 아래로 내려가면 속도 조절을 위해 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전날 사실상 시장에 개입했다. 70조엔 규모인 자산매입기금을 80조엔으로 10조엔(114조원) 더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일 위기국의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겠다고(OMT) 선언하고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도 ▲초저금리(0~0.25%) 연장 ▲매달 400억 달러의 주택담보증권(MBS) 무기한 매입 등을 발표하면서 일본 엔화값이 더 올랐기 때문이다. BOJ의 발표 이후 엔·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연준의 3차 양적 완화 조치에 대해 리우 밍캉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전 위원장은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시장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차 양적 완화 때보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적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신흥국들도 경기가 안 좋아 수출 부양책을 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흥국 중앙은행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17일 헤알화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21억 헤알(1조 1637억원) 상당의 스와프(달러화와의 통화 교환) 반대계약을 체결했다. 미 연준의 양적 완화 조치 이후 미 달러화 대비 0.7% 올랐던 헤알화는 이 조치 이후 0.3%로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그러자 터키 중앙은행은 18일 5~11.5%인 금리 변동 폭 상한선을 10%로 낮췄다. 터키 리라화는 이달 들어 달러화 대비 1.3% 올랐다.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가치에 이렇게 민감한 것은 수출 경쟁력 못지않게 물가 불안을 우려해서다. 선진국에서 대거 풀린 돈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들어오게 되면 물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들어온 돈이 갑자기 빠져나갈 경우 금융시장의 혼란도 피하기 어렵다. 시장이 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연 3.0%) 인하를 강하게 점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통화 당국의 고민은 깊어졌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중앙공무원연수원에서 가진 강연에서 “국제공조를 통해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승태 금융통화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선진국의 양적 완화는 매크로 툴(거시경제 정책수단) 운용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 때는 인상 때와 달리 ‘베이비 스텝’(소폭 조정)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주장도 있다.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정책카드만 소진한 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총 1.0% 포인트 내렸다. 전경하·김진아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한국경제 저성장 고착화에 경각심 가질 때

    우리 경제가 심상치 않다.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가 수출환경 악화와 소비 및 투자 심리 위축 등 대내외 악재로 위축되면서 성장률이 급락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3.6%에서 2.5%로 떨어뜨렸다. 넉달 만이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과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5% 내외로 수정한 바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만이 3%대 성장 전망을 고수하고 있으나 조만간 수정이 불가피할 것 같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대 중반으로 추락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자칫하다가는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도 못한 채 저성장의 고착화라는 덫에 걸려 주저앉을 수도 있다. 정부는 최근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감세를 통해 재정 지원을 강화하는 2차 경기부양 카드를 내놓았다. 하지만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와 야당의 반대로 관련법령의 처리가 미뤄지면서 시장 혼란만 부채질하고 있다. 게다가 임기말과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이 맞물리면서 기업들도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투자를 미루고 버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다른 경제주체인 가계는 빚에 짓눌려 이자 내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경제민주화’든, ‘온돌 성장론’이든, ‘일자리 대통령’이든 모두 공허할 수밖에 없다. 아궁이에 불이 지펴지지 않는데 함께 나눌 온기가 어디 있겠으며, 파이가 커지지 않는데 어떻게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나겠는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방법은 분명하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잠재성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부채 의존적인 가계와 기업구조를 건전화하고 금융·의료·관광·교육 등 서비스분야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고통과 갈등이 뒤따르더라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그래야만 생산가능인구 급락에 따른 성장 둔화와 자산가격 하락, 정부부채 상승 등 앞으로 닥칠 험난한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다. 국가신용등급 상승이라는 외부 칭찬에 도취돼 안주하기엔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너무 심각하다. 정부는 물론 대선주자들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 “돈 더 풀어야” “곳간 지켜야”… 정부 어쩌나

    “돈 더 풀어야” “곳간 지켜야”… 정부 어쩌나

    “곳간은 바닥나는데 쓸 데만 많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이 오죽하면 재정융자사업을 이자차액(이차)보전 방식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실무진에서 올라왔을 때 ‘정말 훌륭한 아이디어’라면서 극찬했겠느냐.”(재정부 고위관계자) 재정 정책을 둘러싼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2%대 경제성장에 그치고, 내년에도 회복 시기가 가늠되지 않는 ‘L자형’ 장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자 확대 재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미래를 위해 균형재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확대 재정 주문 근거인 ‘위기의 장기화’에 재정 건전성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주문이 엇갈리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쟁이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5일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재정정책의 얼개를 제시할 예정이다. 지난 5일 발표한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방향’에서 균형재정 시점을 기존 2013년에서 ‘2016년 내’로 조정한 만큼, 2008년 이후 계속된 적자재정 기조가 내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재정적자 커지면 日·유럽 꼴” 문제는 적자 재정 폭이다. 경기가 후퇴해 국민과 기업들이 버는 돈이 줄어 세수도 줄어들지만 쓸 곳은 많아진다. 세수가 줄어들어도 세출을 늘리려면 빚을 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재정적자 규모가 커지면 나랏빚이 늘어 재정위기에 빠질 수 있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자니 최근 경기침체의 골이 너무 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내리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을 권했다. 금리 역시 “앞으로 낮은 물가상승률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 인하의 여건이 마련됐다.”면서 직접적으로 인하를 주문했다. 재정부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적자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충격을 감안하면 균형재정에 연연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추가부양보다는 금리 내려야”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저성장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정부의 경기부양책 필요성은 더욱 명확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도 “최근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대외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경기진작책 등 할 수 있는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균형재정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재정 정책의 효과가 올해 나타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균형재정을 유지하는 게 낫다.”면서 “추가 부양책은 내년에 펼치더라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확대재정 정책을 펼쳐도 효과는 없고 재정 건전성만 악화될 수 있다.”면서 “부동산이나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 등의 방향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정확한 전력수요 예측 시스템 구축 성과… 발전소 예방정비 등 철저한 관리는 과제”

    지난해 9월 15일 전국을 암흑천지로 만들었던 ‘9·15 정전대란’ 1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발전소 점검 체계와 발전산업 구조 변화는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전대란 이후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정확한 수요 예측을 위해 새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14개에 달하는 세부 과제를 완수했다. ●지경부, 14개 세부과제 완수 이에 따라 올여름 전력 대란 위기를 넘기는 데 국민 절전운동과 함께 이 새 수요 예측 시스템이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발한 신규 수요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오차 범위를 평균 1.3% 이내로 줄였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오차 범위 1.8~2%)보다 정확해진 것이다. 또 주간 예고 참여를 확대하는 등 수요 관리 제도를 개선해 수요 조정을 위한 이행량을 늘린 것도 주효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정확한 전력 수요와 공급 예측 시스템, 확실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 등으로 올여름을 무사히 넘겼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도 남아 있다. 우선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들에 대한 예방 정비 등 철저한 관리를 통해 고장을 최소화하는 한편 고장 시 신속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다. ●“분산형 발전방식으로 바꿔 나가야 대란 없어” 매년 2차례, 총 6개월이 넘는 전력 비상 수급 기간 때문에 현재 보유 중인 발전소를 최대한 가동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예방 정비 기간 단축 등으로 발전소 고장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번 여름에 잇따라 발생한 발전소 고장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전력 수급 부족으로 인한 발전소의 예방 정비 기간 단축과 연기 등은 고장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는 발전소에 대한 사전 점검 강화와 발전소별 책임 운영제 등 보다 근본적인 전력 공급 능력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권승문 녹색연합 활동가는 “중앙집중식 발전 방식을 분산형 발전 방식으로 조금씩 바꿔 나가고 여기에 스마트그리드(전력계통망 디지털화)와 전력 저장장치(남는 전력을 저장하는 장치) 보급 등이 어우러진다면 전력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광장] 강남 스타일과 우리 안의 ‘자학 DNA’/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강남 스타일과 우리 안의 ‘자학 DNA’/구본영 논설실장

    싸이의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다운로드 받아 시쳇말로 ‘즐감’했다. 금세 컴퓨터 자판 위에서 저절로 두 손목이 엇갈리게 주먹이 모아졌다. 자신도 모르게 요즘 세계인을 중독시키고 있다는 싸이의 ‘말춤’ 자세를 취한 것을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스스로 B급이라고 고백한 그의 음악이 팝음악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니…. 그러나 ‘강남 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1억을 돌파한 지 이미 오래다. 저스틴 비버,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톱뮤지션들조차 앞다퉈 강남 스타일을 입에 올리는 판이 아닌가. 혹자는 “오빤 강남 스타일”이란 후렴구가 영어권에선 ‘오픈 콘돔 스타일(Open condom style)로 들려 인기가 폭발했다는 농담 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다니엘 알레그레 구글 아·태지역 사장의 인터뷰를 보고 생각을 바꿨다. 그는 “콘텐츠만 좋으면 전세계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완벽한 사례”라고 했다. 토종 음악을 한 수 아래로 보던, 스스로의 패배주의를 되돌아봤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한 단계 높은 ‘AA-’로 상향 조정했다. 그런데도 일제하에서 배태된 “엽전은 안돼.”라는 식의 자학 습성을 버리지 못하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선 레이스가 바람직하지 않은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후보들이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대신 각 후보 진영에서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게임에만 열을 올리고 있지 않은가. 여야 간에는 박근혜 후보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놓고 삿대질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경선은 후보들끼리 친노(친 노무현 대통령)와 비노로 갈려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과거지향적 싸움이 유권자를 움직여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 민주당이 끝없이 죽은 박정희를 손가락질하며 박근혜의 이미지 추락을 시도하지만 지금껏 득을 보는 쪽은 장외의 안철수 교수뿐이다. 박근혜 캠프의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최근 돌출행위는 더 한심하다. 안철수 캠프의 금태섭 변호사에게 친구끼리 사적인 대화를 나눈 것인지, 안 교수의 금전이나 여성 스캔들을 들춰내 협박한 것인지 주장은 엇갈린다. 하지만 결국 대선판을 뒷조사 수준으로 타락시킨 꼴이다. 어느 서방 학자는 한국정치를 소용돌이 정치라고 했다. 영욕이 뒤엉킨 근·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상처 없는 무결점의 지도자는 드물 수밖에 없다. 박정희를 근대화를 성공시켜 절대 빈곤을 추방한 구세주로 보는 국민들이 많지만, 독재자로 미워하는 유권자들도 엄존한다. 노무현을 권위주의를 청산한 소탈한 면모로 기억하는 국민들도 있지만, 그의 좌충우돌 언행에 넌더리를 낸 이들도 적잖다. 어디 우리만 그러랴. 안철수가 벤치마킹하려는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보자. 그의 사생활은 부인인 엘리노어가 평생 속앓이를 할 정도로 문란했다지만, 미국민들은 대공황의 늪에서 미국을 건져낸 그의 뉴딜정책만 기억하고 있다. 당시 미국경제의 회생이 뉴딜정책이 아닌,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유효수요의 창출 때문이라는 반론은 있지만…. 존 F 케네디가 역대 미 대통령 평가에서 늘 상위 랭커인 까닭은 뭔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기 때문이다. 메릴린 먼로와의 염문 등 그의 사생활이나 베트남전 확산 같은 정치적 과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는 더는 개척할 서부가 없는 미국인들에게 우주라는 ‘뉴 프런티어’(새로운 변경)를 제시했다. 그의 비전은 말로 그치지 않았다. 교육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개혁으로 얼마 전 타계한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디디는 쾌거로 이어졌다. 우리의 과거사에 대해 자성은 필요하지만, 자학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을 듯싶다. 대선 레이스도 누가 상대 후보의 과거 흠집을 잘 들춰내느냐가 아니라 미래 청사진과 그 실현 역량을 보여주는 경쟁이어야 한다. 유권자들도 그런 후보에게 결국 마음을 열 것이다. kby7@seoul.co.kr
  • [사설] 저출산·고령화시대 맞춤형 마스터플랜 짜야

    영국의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한국이 현재의 최저 출산율을 지속한다면 인구 감소로 소멸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출산장려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초등학생 수가 10년째 줄어들면서 사상 처음으로 3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고 한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주말 중장기전략 실무조정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인구구조의 변화가 줄 파급 효과는 더 크고 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보다 과감하고 근원적인 처방이 요구되는 이유다. 정부는 5년간 75조 8000억원이 투입되는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이미 2년 전에 마련했다. 인구구조의 변화 속도에 맞춰 궤도 수정을 할 여지는 없는지 총체적으로 점검하기 바란다. 재정 지원에 주로 의존하는 정책으로는 출산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 스웨덴 등 선진국들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정부가 오는 11월부터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보건복지부장관에서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하고, 위원들도 차관에서 장관으로 바꾼다고 하니 정책이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생산가능 인구 비중이 정점을 지나 자산 수요가 급감하면서 부동산 버블 붕괴와 금융 위기를 맞았던 일본이나 미국, 스페인, 아일랜드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선제 대응해야 한다.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시점이 당장 내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가 경제에 큰 충격을 주는 ‘인구지진’(Age quake)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런 만큼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인력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근로자 수입에 의존하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령 가족과 함께 우리나라로 유학을 오는 외국인들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줘 이공계 고급인력을 확보하고 외화도 들어오게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고령사회는 피할 수 없기에 가정간호사업, 유비쿼터스 건강안심시스템, 노인주택 등 고령친화산업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
  • [2차 재정지원 강화 대책] 하반기 성장률 1%대 전망도

    정부가 2차 부양책을 꺼내든 것은 그만큼 경기 상황이 심각해서다.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올 하반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반기에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던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 이제는 ‘상저하저’도 아닌‘ 상저하추’(하반기에 더 추락) 얘기마저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외국계 10개 IB들이 이달 초에 내놓은 올해 한국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2.6%다. 7월 말 2.9%에서 한 달여 만에 0.3% 포인트 낮아졌다. UBS가 2.9%에서 2.1%로 가장 많이 낮췄다. 올해 상반기에 2.5%(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으니 하반기 성장률을 약 1.6%로 본 셈이다. 1%대 성장률은 강력한 대외 충격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매우 부진한 수치다. JP모건은 2.9%에서 2.5%로 하향 조정했고 도이체방크는 3.0%에서 2.6%로 내렸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도 각각 2.8%, 2.7%로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문정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4분기부터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탈 것으로 예상하지만 유럽 재정 위기 해결이 쉽지 않고,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도 떨어지는 추세라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수출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하반기 1%대 성장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적인 경기 불황 등으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잇따라 떨어지고 있다. 10개 IB의 우리나라 내년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3.6%로 7월 말(3.7%)보다 소폭 떨어졌다. JP모건이 3.5%에서 3.3%로 내렸고 골드만삭스는 3.8%에서 3.5%로 조정했다. 모건스탠리와 UBS도 3.9%, 3.5%로 각각 0.1% 포인트씩 낮췄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이제, 나의 시대… 매킬로이, 2주 연속 PO 역전 우승

    남자 골프 세계 1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미 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PO)에서 2주 연속 역전 우승으로 ‘차세대’ 딱지를 떼며 ‘대관식’ 채비를 마쳤다. 매킬로이는 10일 미국 인디애나주 카멀의 크루키드 스틱 골프장(파72·7516야드)에서 끝난 BMW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6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필 미켈슨(미국)과 비제이 싱(피지)에 1타 차 2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매킬로이는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지난주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 이어 2주 연속 역전 우승을 일궜다. 상금은 144만 달러. 올 시즌 PGA 투어에서만 혼다클래식과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PO 2차 대회인 도이체방크에 이어 네 번째 우승이다. 매킬로이는 페덱스컵 포인트 2500점을 추가하면서 7299점을 기록해 타이거 우즈(미국·4067점)를 월등히 앞섰다. 대회가 끝난 뒤 재조정된 점수는 매킬로이가 2500점, 17언더파 271타로 공동 4위에 머문 우즈는 2250점, 3위 닉 와트니(미국)는 2000점이었다. 페덱스컵 우승 상금 1000만 달러의 향방은 PO 마지막 대회인 이번 주 투어챔피언십에서 가려지는데 지금까지의 성적은 별 의미가 없고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공동 2위로 출발한 매킬로이의 뒷심이 이번에도 빛났다. 전반에만 버디 3개로 타수를 줄여 우승권에 진입한 매킬로이는 10번홀(파4)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버디를 떨구면서 더욱 탄력을 받았다. 15번홀(파5)도 ‘투 온, 투 퍼터’ 버디로 공략한 데 이어 16번홀(파4)까지 버디 행진을 펼쳐 2위 그룹과의 거리를 3타로 벌렸다. 마지막 홀(파4)의 보기가 옥에 티였지만 우승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차 재정지원 강화 대책] 월급여 500만원 근로자 새달 28만원 정도 환급받아

    [2차 재정지원 강화 대책] 월급여 500만원 근로자 새달 28만원 정도 환급받아

    정부가 10일 내놓은 2차 경기 부양책의 핵심 목표는 세금을 깎아서 소비심리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등 국내외 경제 위기가 경제심리를 위축시켜 투자와 실물 부문의 급감을 가져오고, 이는 결국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자기실현적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3분기(7~9월)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내놓고 있다. 이번 대책 가운데 일반 국민들이 가장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은 근로소득세 변화다. 올해 원천징수 근로소득세액이 평균 10%정도 줄어든다. 월급여 300만원인 4인 가구 근로자의 경우 원천징수세액은 3만 4440원에서 2만 6690원으로 7750원(23%) 줄어든다. 연간으로는 9만 3000원이다. 월급여 500만원이면 매달 2만 8470원(11%), 월급여 700만원이면 매달 5만 5160원(10%)을 덜 내게 된다. 이르면 이달 말 급여분부터, 늦어도 다음달 급여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올 1월부터 8월까지 이미 떼인 세금도 이르면 이달 급여 조정 때 돌려받게 된다. 4인 가구의 월급여 500만원 근로자는 28만원 정도를 환급받는다. 하지만 원천징수세액이 줄어든다고 해서 근로소득세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내년 3월쯤 받는 연말정산 소득공제 환급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올해 두툼해진 지갑이 내년에 다시 홀쭉해진다는 의미다. ‘조삼모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3월의 월급’을 챙기는 즐거움도 줄어드는 셈이다. 승용차와 대용량 가전제품의 개별소비세 인하는 탄력세율을 조정하는 방식이라 11일부터 바로 적용된다. 승용차의 경우 사양별로 차이는 있지만 체어맨 H 2.8과 그랜저 2.4의 세금은 각각 68만 2000원, 57만 3000원씩 줄어든다. 엑센트 1.4는 25만 1000원, 아반떼 1.6은 32만 5000원 등 자동차 구입 시 세금이 20만~60만원 깎인다. 대용량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 TV 등은 개별소비세율이 5%에서 3.5%로 내린다. 11일부터 올해 말까지 제조장에서 출고되거나 수입 신고를 한 제품이 대상이다. 올해 안에 미분양 주택을 샀다가 5년 뒤인 2017년 9월 말 이전까지 팔면 양도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내도 된다. 100% 감면해 주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적용시점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는 날 이후부터다. 5년이 더 지난 뒤 팔면 계약일로부터 5년까지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면제해 준다. 미분양 아파트를 사 총 5억원의 양도차익을 거뒀고, 이 가운데 5년 안에 발생한 양도소득이 2억원이면 2억원을 뺀 1억원에 대해서만 양도세를 물린다. 단 분양권은 제외된다. 취득세는 법 시행일 이후 최종 잔금납부일 또는 소유권 이전등기일 중 빠른 날이 기준이다. 법 시행일 이후 올해 안에 잔금을 납부하거나 등기를 하는 주택만 취득세를 깎아준다는 얘기다. 주택 구입부터 잔금 납부까지 2개월 정도 걸린다는 점에서 8~9월에 산 집도 취득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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