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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문화·여가 소비할인권 시행 중단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문화·여가 소비할인권 시행 중단

    서울·경기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문화·여가 소비할인권 6종의 시행 일정이 중단 또는 연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의 지역 감염 확산 가능성과 할인 혜택의 지역 간 형평성 등을 고려해 소비할인권 6종의 시행 일정 조정을 전국 단위로 일괄 적용한다고 15일 밝혔다. 우선 전날부터 시행된 영화와 박물관의 경우 현재까지 배포된 할인권은 철저한 방역 하에 사용하도록 하되, 이후 예정된 배포는 잠정 중단한다. 영화의 경우 1차 배포된 할인권은 17일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18일부터 배포할 예정이었던 2차 배포분부터는 배포를 잠정 중단한다. 박물관 전시 할인권은 이미 배포된 200여장은 사용할 수 있으며, 16일부터 전국 단위로 발급을 모두 잠정 중단한다. 미술 전시, 공연, 민간 실내체육시설 등 아직 예약 또는 판매가 시작되지 않은 할인권들은 시행 일정을 전면 연기한다. 미술 전시 할인권은 21일부터, 공연 할인권은 24일부터 발급 예정이었으나 각각 사용처의 72%, 75%가 서울·경기임을 고려해 방역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모두 잠정 중단한다. 24일부터 발급할 예정이었던 민간 실내체육시설 할인권 역시 고위험시설 운영 중단 등에 따라 잠정 중단한다. 아울러 숙박과 여행 할인권은 예약 시기와 실제 사용 시기가 달라 예약은 예정(숙박 14일부터, 여행 25일부터)대로 진행하되 향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실제 사용 기간 연기를 검토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이번 조치는 물론 앞으로도 분야별 할인권이 철저한 방역 대책을 기반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추후 방역 상황이 안정돼 다시 시행할 경우에도 방역지침을 상세히 안내하고 분야별 점검단을 구성해 현장 관리와 점검을 강화하는 등 안전한 여가문화 확산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체부는 숙박·여행·공연·전시·영화·체육 분야에 3차 추경을 통해 마련한 예산 904억원을 투입해 분야별 선착순으로 총 861만명에게 할인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책돋보기] 국립공원 면적 1.5% 확대 앞두고 부처들 ‘힘 겨루기’

    [정책돋보기] 국립공원 면적 1.5% 확대 앞두고 부처들 ‘힘 겨루기’

    국립공원 확대를 놓고 정부 부처 간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 부처 간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22개 국립공원별 공원구역 및 용도지구 조정을 담은 ‘제3차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마련해 14일부터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자연공원법은 10년마다 공원계획 타당성을 검토해 변경하도록 돼 있다. 3차 변경안은 105.5㎢를 편입하고 2.0㎢ 해제를 통해 현재 국립공원 면적(6726㎢) 대비 1.5%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차(2003년)와 2차(2010년)에서 각각 53㎢, 206㎢를 해제했던 것과 비교해 해제 면적이 크게 줄었다. 환경부는 “두 차례 변경에서 집단마을과 개발지역 등 공원 가치가 낮은 지역을 제외한 결과”라며 “유엔에서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2020년 보호지역을 국토면적 대비 17%까지 확대하도록 권유하고 있어 국립공원 복원·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3차 변경안에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곳을 발굴해 공원구역에 편입하고, 가치가 낮다고 평가·입증된 지역에 한해 총량 범위 내에서 해제키로 했다. 지목이 임야·유지·구거(작은개울)·하천은 환경·생태적 기능과 공원으로서 보전가치 등을 고려해 해제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용도지구 중 보전기능이 가장 강한 ‘공원자연보존지구’는 현행 38.3%에서 42.0%로 늘리되 ‘공원자연환경지구’는 60.9%에서 57.2%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10일까지 2주간 의견을 수렴한 뒤 지방자치단체 의견 청취와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국립공원위원회에 상정해 최종 확정하게 된다. 환경부 자연공원과 관계자는 “연내 변경한다는 계획이나 지자체와 부처 간 협의가 관건”이라며 “편입대상은 국·공유지로 사유지는 제외했다”고 말했다. 3차 변경안에 대해 산림청을 비롯한 소유기관들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산림청은 국토 대비 국립공원 면적이 6.5%로 일본(5.4%), 미국(2.2%), 독일(2.7%) 등 주요 국가보다 높다는 점을 들어 확대에 반대했다. 보호구역 확대가 필요하지만 ‘보호구역=국립공원’이 아니라는 반론이다. 특히 생태계 및 문화경관 보전보다 주차장·야영장·캠핑장 등을 조성해 산림 훼손이 심각하다는 불신이 깔려 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수원함양보호구역이 취지에 부합하다며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타당성이 미흡한 지역은 해제가 필요하지만 법적 근거 없는 총량제를 내세워 논란을 반복하고 있다”며 “훼손 우려가 없는 국유림 위주의 공원 확대는 모순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 역시 “해양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하고 있는데, 국립공원 해상 면적 확대는 이와 중복될 우려가 있어 효율성과 주민 수용성 등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서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안산 어린이집 햄버거병 원인 ‘냉장고 성능 이상’

    안산 어린이집 햄버거병 원인 ‘냉장고 성능 이상’

    서랍칸 온도 적정치보다 10도 이상 높아6월 11~12일 식재료서 대장균 증식 결론조사 중 허위 진술한 원장 경찰에 고발경기 안산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집단 발병한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은 냉장고의 성능 이상으로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한 혐의로 유치원 원장을 경찰에 고발하고, 식중독 관련 역학조사를 고의로 방해할 경우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도록 식품위생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은혜 부총리 주재로 제12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유치원·어린이집 급식 안전관리 개선 대책’을 논의했다. 질병관리본부 등으로 꾸려진 정부 합동 역학조사단은 집단 식중독이 발병한 안산 A유치원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냉장고 성능 이상으로 지난 6월 11~12일 제공된 급식 식재료에 대장균이 증식해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 집단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해당 유치원의 냉장고 하부 서랍칸 온도가 적정 온도보다 10도 이상 높아 식자재 보관 과정에서 대장균이 증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해당 기간 급식 중 보존식 6건이 누락돼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유치원은 역학조사 전 냉장고 내부를 소독하고 역학조사 당일에야 보존식을 채워 넣었으며 식자재 거래 내역도 허위 작성하는 등 역학조사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원장과 조리사 등을 경찰에 고발하는 한편 이번 감염이 학교안전법에 따른 학교 안전사고로 판명될 경우 학교안전공제회에서 피해 유아들에게 치료비를 지급하고 원장의 고의·중과실 여부에 따라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매년 1회 이상 급식 전수점검을 벌이는 등 급식 안전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50인 미만 유치원과 어린이집도 보존식 보관을 의무화하고, 과태료를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은 경우 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보존식을 폐기·훼손한 경우 3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한다. 또 식품위생법을 개정해 식중독 원인 조사를 고의로 방해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표 안 낸 사회수석 교체… 靑, 정책라인 물갈이하나

    사표 안 낸 사회수석 교체… 靑, 정책라인 물갈이하나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신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정만호(62) 전 강원도 경제부지사를, 사회수석에 윤창렬(53) 국무조정실 국정운영실장을 내정했다. 지난 7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일괄 사의 표명 이후 사흘 만에 정무·민정·시민사회수석을 교체하고 다시 이틀 만에 후속 인사가 이뤄지는 등 이례적으로 빠르게 움직인 모양새다. 하지만 일괄 사의를 주도한 노 실장이 일단 유임되고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김상조 정책실장이 제외되는 등 ‘찔끔 인사’에 그쳐 메시지가 없을뿐더러 쇄신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던 김연명 사회수석이 교체되면서 정책라인까지 후속 인사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서훈 국가안보실장 임명 이후 40일 동안 수석급 이상 15명(3실장·8수석·2보좌관·2차장) 중 7명을 교체했다. 하지만 노·김 실장이 제외됐다는 점에서 ‘청와대 3기’ 전환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두 실장의 거취를 묻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추가 인사 여부는 대통령 인사권에 관한 사안”이라며 “이번 인사는 최근 상황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에서 이뤄진 일괄 사의에 대한 후속 조치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한시적으로 유임된 모양새인 노 실장은 물론 정의당마저 책임을 묻는 김 실장의 거취는 9월 정기국회쯤으로 예상되는 개각과 맞물려 있다. 다만 노 실장의 경우는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연말까지 머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유임’이라기보다 단계적 개편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개각을 포함한 큰 틀에서 봐야 하고, 마지막 비서실장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인사 시점은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11월부터 재직한 최장수 수석인 김 수석의 교체를 추후 정책실 개편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는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된다.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인 그는 이임 인사에서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며 의미 있는 정책들을 펴게 돼 큰 영광이었다”면서 “내일 학교로 가서 복직 신고를 하고 9월 강의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수석은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상황비서관, 의전비서관을 지냈다. KT 미디어본부장과 2012년 문재인 대선캠프 메시지팀장, 강원도 경제부지사를 역임했고 4·15 총선에서 강원 지역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윤 수석은 서울대 외교학과 및 행시(34회)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총리실에 몸담았다. 이낙연 전 총리와 정세균 총리 밑에서 보건·복지·노동정책을 총괄하는 사회조정실장을 3년가량 지냈다. 이번 인사에서도 1주택 여부가 고려됐다. 청와대는 “둘 다 2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1채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처분 중”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거창했던 사의 표명에 ‘구색 맞추기’용이 아닐까 의심스럽다. 장관과 정책수석, 불난 집은 놔두고 불똥 튄 옆집에만 물세례를 퍼부은 엇나간 인사”라면서 “인사로 국민을 달랠 기회마저 날려 버렸다”고 비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냉장고 온도, 10도 이상 높았다”...정부, 안산 유치원 원장 고발

    “냉장고 온도, 10도 이상 높았다”...정부, 안산 유치원 원장 고발

    경기도 안산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이 냉장고 성능 이상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12일 교육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와 함께 제12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지난 6월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 유치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및 유치원·어린이집 급식 안전관리 개선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냉장고 하부 서랍칸, 적정 온도보다 10도 이상 높아 안산 A유치원에서는 지난 6월 12일 첫 식중독 환자 발생 이후 원생 등 118명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다. 이들 가운데 71명이 장 출혈성 대장균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17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 합병증인 용혈성 요독 증후군(일명 ‘햄버거병’) 진단을 받았다. 그중 원생과 가족 36명은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현재 모두 퇴원했으나 일부는 퇴원 후에도 고혈압, 복통 등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질본) 등으로 꾸려진 안산 A유치원 집단 식중독 정부 합동 역학조사단은 조사 결과 지난 6월 11∼12일 제공된 급식에서 냉장고 성능 이상으로 대장균이 증식해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 집단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치원 식수나 야외활동 과정에서 원생들이 만진 물이나 흙 등에서는 원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해당 유치원의 냉장고 하부 서랍칸 온도는 적정 온도보다 10도 이상 높아 식자재 보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6월 11∼12일 급식 중 보존식 6건이 보관되지 않은 데다 A유치원 측이 역학조사 전 내부 소독을 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내지 못했다. A유치원 측은 보존식 미보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역학조사 당일에서야 보존식을 채워 넣었고, 쇠고기 등 식자재 거래 내역도 허위로 작성해 역학조사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A유치원이 식중독 발생 사실을 교육·보건당국에 보고하지 않고,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는 등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며 과태료 250만원을 부과하고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유치원을 6월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일시 폐쇄했다. 또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허위 진술, 허위 자료 제출 등을 한 원장과 조리사 등을 역학조사 방해 혐의로 이날 경찰에 고발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A유치원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후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될 경우 원장 등에 대해 징계 처분하고 고발·수사 의뢰 등 엄중히 조처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감염이 학교안전법에 따른 학교안전사고로 판명될 경우 학교안전공제회에서 피해 유아 치료비를 지급하고 원장의 고의·중과실 여부에 따라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은 원생의 건강 상태를 지속해서 점검할 계획이다. 50인 미만 유치원·어린이집도 보존식 보관 의무화 정부가 7월 한 달간 유치원·어린이집 급식을 전수 점검한 결과 급식 인원 50인 이상인 1만5953개소 가운데 169개 시설에서 보존식 보관 위반(72건), 건강진단 미실시(34건), 유통기한 경과 제품 보관(26건) 등 위반 사항 총 174건이 적발됐다. 급식 인원 50인 미만인 2만8209개소 중에서도 784개 시설에서 유통기한 경과 제품 보관(464건), 비위생적 취급(121건) 등 총 889건을 적발됐다. 정부는 50인 미만 유치원·어린이집에도 보존식 보관 의무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학교급식법 시행규칙과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를 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보존식을 폐기·훼손한 경우 과태료를 3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한다. 또한 식품위생법을 개정해 식중독 원인 조사를 고의로 방해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3천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신설한다. 유치원·어린이집 급식 전수점검도 매년 1번 이상 실시하고 적발될 경우 식품위생법상의 조치와 함께 급식관계자 및 교직원에 대한 신분상 처분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OECD, 부동산 돈 쏠림 경고하면서도 “韓 집값 안정세”… 대체 왜?

    OECD, 부동산 돈 쏠림 경고하면서도 “韓 집값 안정세”… 대체 왜?

    ‘경기 부양’ 확장적 재정정책도 선방 평가文대통령 “올 성장률 1위 예상” 만족감전문가 “추경 관리 점검… 낙관은 금물”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1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4%(-1.2%→-0.8%) 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은 정부의 코로나19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방역 조치와 확장적 재정정책이 적절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OECD는 향후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과다하게 쏠리지 않도록 유의할 것을 권고했다. OECD는 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3.3%) 실적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OECD는 코로나19 2차 확산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민간소비는 6월 전망치(-4.1%)보다 상향 조정한 -3.6%로 전망했다. 총투자는 -0.7%에서 2.9%로 올렸다. 다만 수출은 기존 전망치 -2.6%에서 -5.7%로 하향 조정했다. OECD는 “세계경제 둔화로 수출 전망은 하향 조정했지만, 내수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내수지표는 올렸다”고 설명했다. 2분기 소비를 끌어올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이다. OECD는 한국 정부의 재정정책이 “매우 확장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경기부양 정책 규모(277조원)가 GDP의 14.4% 수준인 점을 들어 “대규모 재정 지원으로 재정 적자가 발생하겠지만, 재정을 통한 경기 뒷받침을 이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3%(2005~2020년 평균)에서 1.2%(2020~2060년 평균)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장기 추이로 볼 때 전국 단위의 실질 주택가격 등은 OECD 평균에 비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서울뿐 아니라 지방까지 포함된 것이다. 1986년부터 올 1분기까지 장기간을 놓고 봤을 때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한국의 집값 추이는 가파르게 오른 OECD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안정됐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OECD 자체 추산한 것이라 국민들이 체감하는 실거래가와는 다소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OECD는 향후 부동산 시장으로 풍부한 유동성이 과다하게 쏠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확장 재정에 의한 신속한 경기 대책과 한국판 뉴딜의 강력한 추진으로 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올해 성장률 1위로 예상될 만큼 선방하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성장률 -0.8%는 불가능하지 않지만, 꽤 많은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며 “세 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으로 확장된 재정이 적재적소로 가고 있나 등을 관리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OECD, 한국만 성장률 상향… 코스피 2400 돌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의 -1.2%에서 -0.8%로 0.4%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마이너스 성장률임에도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OECD가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11일 코스피는 또 연고점을 깨며 2400선으로 올라섰다. OECD는 이날 공개한 ‘2020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없을 경우 올해 한국 성장률은 -0.8%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발생하는 것을 가정한 성장률 전망치에서도 종전 -2.5%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OECD는 “한국은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경제적 충격도 다른 나라에 비해 덜하다”고 설명했다. 역성장이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월등한 1위라는 게 정부의 평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29포인트(1.35%) 오른 2418.67로 장을 마쳤다. 지난 4일부터 6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연고점을 새로 작성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400선을 웃돈 것은 2018년 6월 15일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면세 임대료 대폭 인하” 콧대 내린 인천공항…롯데·신라 마음 돌릴까

    “인천국제공항은 떠나간 롯데·신라 면세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요?” 올 상반기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휘청이며 인천공항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국내 면세업계에 최근 인천공항이 ‘재회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줄어든 여객 수만큼 임대료 인하 ‘러브콜’ 지난 6일 공항 측은 제1여객터미널 제4기 2차 면세 사업권 운영 재입찰을 발표했는데요. 다음달부터 영업할 수 있는 이 사업권은 사실 지난 1월 처음 공고돼 3월 접수가 마감된 입찰입니다. 당시 대기업 중에선 롯데면세점이 DF4(주류·담배), 신라면세점이 DF3(주류·담배) 우선협상자로 뽑혔습니다. 공항 면세점에 처음 진출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DF7(패션 기타)을 가져갔고요. 중소·중견기업 사업권은 DF8(전 품목)은 그랜드관광호텔, DF9(전 품목)는 시티플러스, DF10(주류·담배)은 엔타스듀티프리가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거의 사라지자 롯데·신라면세점, 그랜드면세점, SM면세점 등이 사업권을 포기하면서 입찰에 나온 8곳 가운데 6곳이나 유찰됐습니다. 천문학적인 임대료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죠. 초유의 ‘공실 사태’가 현실화될 것을 우려한 인천공항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재입찰에 나섰습니다. 먼저 6개 사업권에 대한 연임대료를 지난 1월 제시한 금액보다 30% 정도 낮춘 2400억원으로 깎았습니다. 여객 증감률에 연동해 조정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9%)도 없앴습니다. 기존엔 여객이 90% 감소해도 임대료를 9%까지만 깎아 줬는데 이제는 감소한 여객 수만큼 임대료를 인하해 주겠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지난해 월별 여객 인원의 60% 수준까지 회복하기 전까지는 임대료를 매출 기반 수수료로 낼 수 있도록 해 줬죠. ●솔깃한 면세점 업계 “새달 재입찰 검토” 롯데·신라를 비롯한 면세점 업계는 일단 인천공항의 전례 없는 ‘당근책’에 솔깃한 분위기입니다. 다음달 15일 마감인 재입찰에 참여할지 검토 중이라고 하네요. 한 관계자는 “온라인 면세점이 급성장하면서 이미 오프라인 공항 면세점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인천공항이 코로나를 겪은 이후에야 콧대를 낮췄다”고 말했습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신안 “공원구역 풀어 흑산공항 지어 달라”

    신안 “공원구역 풀어 흑산공항 지어 달라”

    전남 신안군이 흑산공항 건설의 걸림돌인 흑산도의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공원구역 해제’를 재요구하고 나섰다. 신안군은 2008년부터 섬 주민 이동권 확보를 위해 흑산도에 소규모 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립공원’이라는 이유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수년째 답보 상태에 있다. 신안군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공원구역 해제(조정) 요청서를 다도해 서부사무소와 국립공원연구원, 국립공원 타당성 조사 추진기획단에 전달했다고 6일 밝혔다. 군은 2010년 제2차 국립공원 타당성 조사 당시 흑산공항 예정지에 대해 공원 구역 해제를 강력히 건의했다. 하지만 공원위원회는 추후 자연공원법 개정을 통해 공원시설 반영과 공원계획 변경 시에 검토하기로 하고 공원구역으로 계속 지정했다. 2018년 10월 이후 국립공원계획변경에 따른 심의가 장기간 중단되면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은 제3차 국립공원 타당성 조사에서 공원구역 해제와 함께 공원총량제 유지에 필요한 대체부지 지정 등 다각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군 관계자는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은 국립공원이자 세계문화유산지역에도 소형공항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공원위원회에서 제시한 주요 쟁점에 대한 보완서류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일윤 흑산공항대책위원장은 “10년 전 흑산공항 예정지를 공원구역에서 해제하지 못해 개인의 재산권이 침해받고 건설사업이 수년간 착공도 못 한 채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공원구역에서 반드시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흑산공항은 2009년부터 준비한 오랜 숙원사업”이라면서 “섬 주민들의 교통기본권 확보와 서해안의 해양주권 강화를 위한 전진기지 구축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질병관리본부 ‘청’으로 승격된다

    질병관리본부가 오는 9월부터 중앙행정기관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된다. ‘청’ 승격으로 예산편성과 인사 등 조직 운영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게 되고, 감염병 정책 수립과 집행에서도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16년 만에 조직 개편을 하게 된 질병관리본부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을 계기로 2004년 1월 국립보건원 조직이 확대 개편되면서 만들어진 바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인 2016년 1월 차관급으로 격상됐으나 보건복지부가 예산권과 인사권을 갖고 있어 감염병 연구와 전문인력 확충 등에 어려움이 있었다. 앞으로는 독립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예산·인사·조직 관련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에는 청장 1명과 차장 1명을 둘 수 있다. 청장은 정무직으로 하고 차장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임명된다. 복지부로 이관이 추진되던 국립보건연구원은 질병관리청에 그대로 두기로 확정됐다. 청 산하에는 권역별로 질병대응센터 역시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2차관이 신설돼 복수차관제로 운영된다. 1차관은 기획·조정과 복지를 맡는다. 조직개편 내용은 법률안 공포 후 1개월 뒤에 시행된다. 한편 복지부는 조직 개편의 후속 작업으로 최근 행정안전부에 공공보건정책실 신설을 요청했다. 현 보건의료정책실 산하 공공보건정책관을 ‘실’로 승격하려는 것으로, 복지부는 이를 통해 공공의료 정책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확진자는 병원서, 자가격리자는 별도 시험장서 수능 본다

    확진자는 병원서, 자가격리자는 별도 시험장서 수능 본다

    방호복 입은 감독관 파견해 시험 관리 시험장서 발열 증상 땐 별도 분리 배치 대학 면접·실기고사 비대면 실시 권고감염 관리 힘든 대학은 응시 제한 가능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은 병원이나 치료시설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된다. 자가격리 수험생은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한다. 면접과 실기 등 대학별 고사는 비대면으로 실시하는 것이 권장되나, 대면으로 실시될 경우 확진자는 응시가 제한될 수도 있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대응 2021학년도 대입 관리방향’을 4일 발표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오는 12월 3일 치러지는 2021학년도 수능은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포함해 모든 수험생이 응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20학년도 수능은 약 48만명이 전국 1185개 고교에서 응시했다. 교육부와 방역당국은 방역 기준에 따라 수험생을 ‘일반수험생’과 ‘자가격리자’, ‘확진자’로 구분해 각기 다른 장소에서 응시하도록 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은 격리 중인 병원 또는 생활치료시설에서 응시하고, 방호복을 입은 감독관들이 파견된다. 방역당국이 분류한 자가격리 대상자는 일반 시험장과 분리된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한다. 이를 위해 수능 응시를 자가격리 예외 사유로 인정하고, 자가격리 수험생은 자차 또는 필요시 응급차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일반 수험생은 사전에 고지된 일반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지만 발열 증상이 있는 수험생은 2차 검사 후 증상에 따라 시험장 내 별도 시험실이나 시험장과 분리된 별도 시험장에 배치된다. 교육부는 수험생 간 거리두기를 위해 수험생 배치 기준을 최대 28명에서 24명으로 조정하고 책상에 가림막을 설치하기로 했다. 수능 당일까지 수험생들의 감염 예방이 중요해진 만큼 교육부는 수능 1주일 전 고3 학생들이 원격수업으로 전환할 것을 일선 학교에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수능 시험장에서의 환기와 난방, 방역인력 배치 등을 담은 수능 방역 관련 지침은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수립된다. 다만 올가을 코로나19의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방역당국과 수능의 ‘플랜B’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고 교육부는 덧붙였다. 교육부는 면접과 지필고사, 실기고사 등 대학별 고사는 비대면으로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각 대학은 화상면접 등 응시자와 면접관을 분리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하며, 불가피한 경우 대면 면접을 실시할 수 있으나 가림막 설치 등 거리두기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약 130만명이 응시한 대학별 고사는 수험생들이 전국에 걸쳐 이동하는 탓에 수능보다 더 철저한 방역 관리가 요구된다. 대학별 고사를 대면으로 실시할 경우 코로나19 확진자는 시험 응시가 제한될 수 있다. 대학의 현실적인 관리 가능 범위와 감염 위험 수준 등을 고려한 방침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자가격리자는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할 수 있으나 대학이 이를 운영하기 어려운 경우 수험생에게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 대학은 자가격리자가 전국 단위로 이동하지 않도록 권역별로 별도 시험장을 마련하고, 학부모 대기실은 운영하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국정원 기조실장 박선원… 대북 정책 역량 강화

    국정원 기조실장 박선원… 대북 정책 역량 강화

    문재인 대통령은 4일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박선원(57) 국정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제2차장에 박정현(58) 국정원장 비서실장, 제3차장(이하 차관급)에 김선희(51) 국정원 정보교육원장을 임명했다. 이번 인사는 박지원 국정원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 임명 등 안보라인 개편과 함께 대북 정책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선원 신임 기조실장은 진보적 성향의 학자 출신 안보 전문가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으로 일하며 2007년 남북 정상회담 준비과정에도 참여하는 등 대북 문제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그를 “제갈량이고 꾀주머니”라고 평했다. 박 실장은 2017년 대선에서 선대위 안보상황단 부단장을 맡으며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자문그룹 핵심 인사로 활동했다. 전남 나주 출신으로, 1982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1985년 광주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 배후로 지목돼 수감생활을 하는 등 학생운동에 깊이 발을 들여놓기도 했다. 연세대에서 동아시아학으로 석사를, 영국 워릭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선희 신임 차장은 국정원에서 여성으로는 처음 차장으로 발탁됐다. 김 차장은 대구 남산여고와 경북대 독어독문학과, 고려대 국제관계학 석사를 졸업했으며, 7급 공채로 들어와 사이버정책처장, 감사실장 등을 지냈다. 과학정보·사이버 보안 부서에서 오랜 기간 전문성을 쌓은 김 차장은 최근 첨단기술 유출·사이버 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한 과학정보 활동 업무가 격상되면서 이를 전담하게 됐다. 청와대는 “과학정보 역량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세계 각국 정보기관들도 같은 추세”라며 “전문성과 능력을 중심으로 한 인선”이라고 밝혔다. 박정현 신임 차장은 부산고와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국정원 7급 공채로 들어와 대통령비서실, 대테러부서 단장 등을 거쳤다. 1차장이 대북 업무와 해외 업무를 통합해 관장하면서 2차장은 기존 대북 업무 대신 방첩, 대테러, 보안, 방위산업 등을 맡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코로나 확진자 수능, 병원 등 치료시설서 치른다

    코로나 확진자 수능, 병원 등 치료시설서 치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도 병원이나 치료시설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된다. 자가격리 수험생은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한다. 면접과 실기 등 대학별 고사는 비대면으로 실시하는 것이 권장되나, 확진자는 대학 상황에 따라 응시가 제한될 수도 있다.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의 ‘코로나19 대응 2021학년도 대입 관리방향’을 4일 발표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수능은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포함해 모든 수험생이 응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수능위주전형과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는 수시전형에서는 수능에 응시하지 못할 경우 입학 기회가 제한되는 중대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0학년도 기준으로 수능은 약 48만명이 전국 1185개 고교에서 응시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방역당국은 방역 기준에 따라 수험생을 ‘일반수험생’과 ‘자가격리자’, ‘확진자’로 구분해 각기 다른 장소에서 응시하도록 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은 격리 중인 병원 또는 생활치료시설에서 응시하고, 자가격리 수험생은 일반 시험장과 분리된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한다. 이를 위해 수능 응시를 자가격리 예외 사유로 인정하고, 자가격리 수험생은 자차를 이용해 이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시 응급차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수험생은 사전에 고지된 일반시험장에서 응시하되, 발열검사를 실시해 발열 증상이 있는 수험생은 2차 검사 후 증상에 따라 시험장 내 별도시험실이나 시험장과 분리된 별도 시험장에 배치된다. 교육부는 최대 28명까지 허용되는 일반시험실 수험생 배치기준을 24명으로 조정하고 시험장에 칸막이를 설치해 수험생 간 거리두기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방역 담당인력 배치 등 시험장 방역체계와 난방, 환기 등 준수사항 등을 담은 수능 방역 관련 지침과 2021학년도 수능 시행 원활화 대책은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수립한다. 교육부는 면접과 지필고사, 실기고사 등 대학별 고사는 비대면으로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각 대학은 화상면접 등 응시자와 면접관을 분리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하며, 전형의 취지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 대면 면접을 실시할 수 있으나 가림막 설치 등 거리두기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대학별 고사는 지난해 기준 약 130만명이 183개 대학에서 응시했으며, 수험생들이 전국 단위로 이동해 응시하는 탓에 수능보다 더 철저한 방역 관리가 요구된다. 대학별 고사를 대면으로 실시할 경우 코로나19 확진자는 시험 응시가 제한될 수 있다. 대학의 현실적인 관리 가능 범위와 감염 위험 수준 등을 고려한 방침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자가격리자는 일반시험장에서 응시할 수 없으며, 별도 시험장을 운영하기 어려운 경우 대학은 수험생에게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 자가격리자가 전국 단위로 이동하지 않도록 권역별로 별도 시험장을 마련해 응시할 수 있도록 하고, 학부모 대기실은 운영하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국 눈치 보지 말고 ‘개성공단 마스크 부분 가동’ 시도해 볼 만”

    “미국 눈치 보지 말고 ‘개성공단 마스크 부분 가동’ 시도해 볼 만”

    “사람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합니다.” 서울신문 평화연구소는 문재인 정부의 2기 외교안보팀 출범에 맞물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의 특별 인터뷰에 이어 색다른 좌담을 기획했다. 상아탑이나 연구소 등에서 경륜을 키운 이들 말고 실제로 여러 분야에서 남북교류 협력 업무를 했던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제언을 들어보는 것이었다. 지난달 30일 강영식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회장,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 신한용 전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이홍정 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등이 지난달 30일 서울신문사 9층 회의실에서 머리를 맞댔다. 개성공단에 마스크 원료를 반입해 부분적으로 가동하는 방안 같은 색다른 제안부터 문재인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주문, 청와대의 국가안보실을 이분화해 한미동맹과 남북교류 협력 분야를 독자적으로 풀어가는 해법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해당 분야에서 오랫 동안 일해온 이들인 만큼 별도의 사회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다음은 요지.강영식 남북관계 답보 상태를 돌파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대통령이 인선한 것으로 적절했다고 본다.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 대북정책 입안과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느냐가 중요하다. 대북 관계가 답보된 것이 시스템 때문이었다는 성찰 아래 제대로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 신한용 1기 팀 출범할 때부터 안보실장이 왜 정의용 실장이 됐느냐 얘기들이 많았다. 미국을 많이 배려하고 미국을 움직여야 남북문제 풀린다는 전제 아래 그렇게 했던 것 같다. 지금 2기 팀을 드림팀이라고 하는데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있나 생각하게 된다. 결국 남북 모두 2년이란 시간을 그냥 보내버렸다는 자책이 든다. 북한 시각에서는 우호적으로 볼 수 있으나 그래도 북미와는 별개로 남북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영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관리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한계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성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는 측면도 있다. 팀의 얼굴은 바뀌었지만 임명권자는 같은 사람이다. 임명권자의 대북정책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이중의 메시지를 계속 낸다는 것이었다. 적극적으로 하자는 메시지와 조심스럽게, 조용히 하자는 메시지를 함께 발신했다.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새로운 얼굴들이 얼마나 설득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홍정 돌아보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평양정상회담까지 이르는, 평창 임시평화체제 기간 문재인 정부가 너무 빨리 열매를 따려 했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면 북미관계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해 미국의 비위를 맞추는 데 많은 노력을 허비했다고 본다. 그 기간 남북에 자주적인 평화공조의 토대를 놓기 위한 일들을 진행했더라면 거꾸로 북미관계를 제대로 견인할 수 있었지 않을까 아쉬움이 있다. 이번 개편은 무게중심을 남북의 자주적인 평화공조 쪽으로 옮기는 것이라 기대한다. 나희승 사실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정부가 과감하게 인적 쇄신을 시도했다. 대북정책의 방향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빠른 성과를 내서 그 성과를 바탕으로 남북 신뢰를 회복하고 그걸 통해 남북협력의 틀을 끌어올리자는 것이 요체라고 본다. 신한용 평양정상회담 때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리선권이나 김영철이 먼저 다가와 아는 체를 하고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무슨 일하는지 다 알고 있다고 격려하면서도 불만스러운 얘기들을 했다. 그때까지 고위급회담 서너 차례 열렸는데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의제로 얘기했는데 보도도 안된다고 불평하더라. 그 연장선에서 냉면 발언이 나온 것이다. 합의문에 철도 연내 착공하기로 돼 있는데 착수식 정도로 끝났다. 그때부터 이미 냉랭해져 있었다. 정상회담 후 3~4개월 지났지만 이미 틀렸다는 것을 북측에서도 감지했던 것이다. 워킹그룹이 그 해 11월 20일 만들어졌는데 개성공단 기업들 시설물 점검을 위한 방북 신청을 6~7차례 했는데도 승인이 안 났다. 마침내 통일부 승인 떨어졌는데 스티브 비건이 왔다 가더니 보름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조건과 대가 다 빼버리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열겠다고 했고 일주일 뒤 대통령도 화답했다. 1월 8일 남북공동행사가 금강산에서 1박 2일 있었는데 벌써 분위기가 싸늘했다. 백두산 갈 때 안내했던 안내원을 다시 만났는데 표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결국 하노이는 노딜로 끝났다. 북미회담은 북미회담대로 가고 남북의 시간표는 따로 있었어야 하는데 미국 눈치 보기 급급해 워킹그룹에 옭매여 아무 것도 못한 것이 결국 연락사무소 폭파로 이어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홍정 김영철이 자리에 합석하자마자 곧바로 낯색을 붉히며 개성공단 가보라고 바닥이 다 썩어가고 있는데 뭐하는 거냐고, 남쪽에는 이제 임수경 같은 사람 없냐고 발언할 정도로 조급함과 답답함이 묻어났다. 평양선언도 했고 평양정상회담도 했으니 남북이 자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고 생각한다. 신영전 미국 핑계만 댈 수 없는 사건이 지난해 타미플루 북송 실패였다. 미국의 반대도 있었지만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안했기 때문에 좌절된 것이다. 6월 13일 장금철 담화를 보면 “자기가 한 말과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고 그것을 결행할 힘이 없어 남북관계가 이모양 이꼴이 됐다”고 했다. 이것이 북한이 우리를 바라보는 기본 시선이고, 우리가 할말이 없게 된 이유다. 신한용 금강산에서도 북측 사람들이 굉장히 강하게 타미플루 사건을 얘기했다. 달라고 할 때 주지 않은 것을 하지 않았는데 던져주면 안 받는다고 얘기하더라. 새 장관은 소규모 물물교환한다고 하는데 국회 등에서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걱정들을 많이 하더라.강영식 대통령 스스로 너무 북미관계만 바라보고 남북 독자의 시간을 놓쳤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렇게까지 말했으니 그 전과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국가안보실 체계는 외교, 한미동맹, 남북관계를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지금 구조는 외교국방이 우선된다. 일개 비서관실로 통일정책비서관실이 2차장실 산하에 있다. 워킹그룹을 재조정하는 문제와 별개로 남북 교류협력은 평화정책수석, 평화수석실로 독자적으로 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경의선과 동해선의 육로 통행권과 통신 관할권을 우리 정부에 이관해 놓는 것도 꼭 필요하다. 이홍정 이 정부의 3년 동안 간과한 대목이 민간의 참여가 오히려 줄어든 점이라고 본다. 민간의 참여를 통해 동원해내려는 것들을 정부 정책이나 가치 속에 다 수용된 것처럼 생각한 느낌마저 든다. 남북관계에 참여하는 시민사회의 끈을 다 끊어버려 접촉하기 정말 어렵고, 북한은 시민 교류보다 톱다운 방식 통해 빨리 평화체제 돌입하려는 계산도 있었겠지만 남북의 민간교류가 부재했던 것이 약점이 되고 있다. 신영전 외교안보 분야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그렇다. 시민사회와 함께 하는 대목에서 조심스러워하고 접촉면이 굉장히 작다. 역시 통수권자의 문제이고, 이번 외교안보팀이 통수권자의 변화를 유도할지 주목된다. 강영식 이인영 장관이 그제(28일) 취임했는데 내일(31일) 대북단체 대표들을 만난다. 변화의 일환이라고 본다. 신영전 좋게 보면 남북 모두 정부나 기업 교류에 우선할 수 있는 사정도 있긴 했다. 그걸 이해하더라도 경색국면에서 민간 교류의 라인이 조금이나마 확보돼 있으면 되돌리는 데 조금 낫지 않았을까 싶다. 강영식 북한이 남쪽 민간에 내준 문턱이 터무니없이 높다. 단순히 정부의 하수인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남쪽의 민간이 그동안 민족화해를 위해 노력했던 것을 존중해줘야 한다. 자기 입맛에 맞는 단체만 해선 안된다. 남쪽 정부가 민간을 대하는 수준 그대로 한다. 보수 정부에 핍박 당하니 우리라도 해줘야지 이러면서 협력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25년을 민간 교류 분야에서 일했는데 처음이다. 우리 정부도 반성해야 하고, 민간도 자존감 높이지 못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부터 민간을 대하는 태도 바꾸고 존중해야 한다. 예의가 있어야 한다. 신한용 임종석 특보가 한다는 도시 교류와 관련해 세 군데 지자체 물어봤는데 아무런 구체적인 것들이 없더라. 그게 가능할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신영전 남북관계 아니라 국제보건 영역에서도 세계 어디에서나 있는 일이다. 기업 들어온다면 그것 먼저 하려고 들고, 정부가 대규모 지원한다고 하면 민간단체는 찬밥 신세가 된다. 그래도 국제보건 영역에서는 이제 원칙을 정해 정부가 할 일과 기업이 할 일, 민간이 할 일을 사전에 조율할 수 있는 틀을 갖춰놓았다. 이홍정 북한 체제의 특성 탓에 시민사회 파트너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남한 정부부터 얼마나 민간의 참여를 조직적으로 높여놓느냐에 따라 민간을 대하는 북한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강영식 남북관계 독자적 길 모색하겠다, 북미관계 시간표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대통령이 말한 것을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북미관계 중요하고 한미동맹 중요하니 그 역할은 그대로 가고, 남북관계 제대로 복원시키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국가안보실 2차장 산하의 통일비서관실을 격상시켜 독자적인 수석실을 만들어 시스템을 바꾼다는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진정성을 표시하는 것일 수 있다. 신영전 가칭 한반도평화번영실이라고 한다면 번영실과 통일부의 관계 정립도 중요하다. 통일부의 맨파워가 축소된 면이 있어 번영실이 컨트럴타워가 되면 통일부의 역할이 더 없어질 것 같다. 통일부에 전문가들이 너무 없다. 통일부 자체의 힘이 떨어져 부처들이 협력을 안한다. 전문성 발휘할 수 없고 위로도 막혀 있는 고립무원의 지경이라서 개편한다면 통일부와 번영실까지 같이 묶어 생각해야 한다. 강영식 대북정책 결정은 청와대와 대통령이 한다. 통일부는 집행을 하는 곳이다. 번영실은 조금 무리한 발상 같고 독자적인 수석실 정도. 아니면 2차장실을 통일부가 관할하게 할 수도 있겠다. 이홍정 NSC 회의라는 것이 다분히 미국 중심의 냉전 혹은 신냉전질서, 지정학적 질서의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 걸 훨씬 더 우선순위로 두었기 때문에 남북문제는 하부구조, 때로는 정권이 이용하는 틀로 전락된 것이 지금까지의 역사였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원하고 남북 평화공존 원한다면 이제는 그 균형을 맞춰야 된다. 도리어 남북문제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동북아 질서를 끌어나가는 추동력을 발휘하는 위치에 서지 않으면 우리가 꿈꾸는 평화공존 시대는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통일부 역할이 NSC 회의 안에선 미미할 수밖에 없었고 하수인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남북 간은 물론 남한 사회에서의 평화를 만들어나가는, 그런 부서로 이름도 평화부로 바꾸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본다. <계속>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 눈치 보지 말고 마스크 생산 등 개성공단 부분 가동해볼 만”

    “美 눈치 보지 말고 마스크 생산 등 개성공단 부분 가동해볼 만”

    사람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서울신문 평화연구소는 문재인 정부의 2기 외교안보팀 출범에 맞물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과의 특별 인터뷰에 이어 색다른 좌담을 꾸몄다. 상아탑이나 연구소 등에서 경륜을 키운 이들 말고 실제로 남북교류 협력 업무를 했던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제언을 들어보는 것이었다. 지난달 30일 강영식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회장,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 신한용 전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이홍정 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등이 서울신문사 9층 회의실에서 머리를 맞댔다. 개성공단에 마스크 원료를 반입해 부분적으로 가동하는 방안 같은 색다른 제안부터 문재인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주문, 청와대의 국가안보실을 이분화해 한미동맹과 남북교류 협력 분야를 별도로 풀어가는 방법 등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별도의 사회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다음은 요지.강영식 남북관계 답보 상태를 돌파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대통령이 인선한 것으로 적절했다고 본다.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 대북정책 입안과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신한용 1기 팀 출범할 때부터 안보실장이 왜 정의용 실장이 됐느냐 얘기들이 많았다. 미국을 많이 배려하고 미국을 움직여야 남북문제 풀린다는 전제 아래 그렇게 했던 것 같다. 지금 2기 팀을 드림팀이라고 하는데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있나 생각하게 된다. 신영전 관리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한계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성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는 측면도 있다. 임명권자의 대북정책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이중의 메시지를 계속 낸다는 것이었다. 적극적으로 하자는 메시지와 조심스럽게, 조용히 하자는 메시지를 함께 발신했다.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 새로운 얼굴들이 얼마나 설득시키느냐에 달려 있다.●‘적극적으로 하자’ ‘조용히 하자’ 함께 발신 이홍정 돌아보면 문재인 정부가 너무 빨리 열매를 따려 했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면 북미관계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해 미국의 비위를 맞추는 데 많은 시간과 힘을 허비했다. 그 기간 남북에 자주적인 평화공조의 토대를 놓기 위한 일들을 진행했더라면 거꾸로 북미관계를 제대로 견인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번 개편은 자주적인 평화공조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것이라 기대한다. 나희승 사실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정부가 과감하게 인적 쇄신을 했다. 방향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빠른 성과를 내서 그 성과를 바탕으로 남북 신뢰를 회복하고 남북협력의 틀을 끌어올리자는 것이 요체라고 본다. 신영전 미국 핑계만 댈 수 없는 사건이 지난해 타미플루 북송 실패였다. 미국의 반대도 있었지만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안 했기 때문에 좌절된 것이다.●경의·동해선 육로통행권 정부로 이관해야 강영식 대통령 스스로 너무 북미관계만 바라보고 남북의 시간을 놓쳤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렇게까지 말했으니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국가안보실 체계는 외교, 한미동맹, 남북관계를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지금 구조는 외교국방이 우선된다. 일개 비서관실로 통일정책비서관실이 2차장실 산하에 있다. 워킹그룹을 재조정하는 문제와 별개로 남북 교류협력은 평화정책수석, 평화수석실이 주관하는 방안도 이다. 아울러 경의선과 동해선의 육로 통행권과 통신 관할권을 우리 정부에 이관해 놓는 것도 꼭 필요하다. 이홍정 이 정부의 3년 동안 간과한 대목이 민간의 참여가 오히려 줄어든 점이라고 본다. 시민사회의 요구와 바람을 정부 정책이나 가치 속에 다 수용한 것처럼 생각한 느낌마저 든다. 남북관계에 참여하는 시민사회의 끈이 다 끊겨 버렸다. 신영전 좋게 보면 남북 모두 정부나 기업 교류에 우선할 수 있는 사정도 있긴 했다. 그걸 이해하더라도 경색 국면에 민간 교류의 라인이 조금이나마 확보돼 있으면 조금 낫지 않았을까 싶다. 강영식 북한이 남쪽 민간에 내준 문턱이 터무니없이 높다. 단순히 정부의 하수인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우리 정부도 반성해야 하고, 민간도 자존감 높이지 못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부터 민간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고 존중해야 한다. 강영식 남북관계 독자적 길 모색하겠다, 북미관계 시간표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대통령이 말한 것을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북미관계 중요하고 한미동맹 중요하니 그 역할은 그대로 가고, 남북관계 제대로 복원시키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국가안보실 2차장 산하의 통일비서관실을 격상시켜 독자적인 수석실을 만들 필요가 있다. 신영전 가칭 한반도평화번영실이라고 한다면 번영실과 통일부의 관계 정립도 중요하다. 통일부의 맨파워가 축소된 면이 있어 번영실이 컨트럴타워가 되면 통일부의 역할이 더 없어질 것 같다. 강영식 대북정책 결정은 청와대와 대통령이 한다. 통일부는 집행을 하는 곳이다. 번영실은 조금 무리한 발상 같고 독자적인 수석실 정도. 아니면 2차장실을 통일부가 관할하게 할 수도 있겠다. 이홍정 국가안전보장회의(NSC)라는 것이 다분히 미국 중심의 냉전 혹은 신냉전 질서, 지정학적 질서의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 걸 훨씬 더 우선순위로 두었기 때문에 남북문제는 하부구조, 때로는 정권이 이용하는 틀로 전락된 것이 지금까지의 역사였다고 생각한다. 남북문제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동북아 질서를 끌어나가는 추동력을 발휘하는 위치에 서지 않으면 우리가 꿈꾸는 평화공존 시대는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통일부 역할이 NSC 회의 안에선 미미할 수밖에 없었고 하수인 역할에 머물렀다면 남북은 물론 남한 사회에서의 평화를 만들어나가는, 이름도 평화부로 바꾸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신영전 통일부 명칭이 젊은 사람들에게 호소력 없는 것은 맞다. 한반도평화번영부 같은 개념으로 바꾸고. 평화세력을 육성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고 남북관계를 부속으로 하는 패러다임의 전환도 필요하다.●지자체·민간단체, 2기 안보팀과 보조 맞춰야 나희승 1년 반 안에 빠른 성과를 내서 신뢰 회복하고 북에 메시지를 전해 남북협력의 틀을 바꿔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새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관료들과 ‘케미’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등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원장도 원 팀으로 동력을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임종석 특보도 지자체 협력에 나서고 있는데 산림협력이 빠른 성과 낼 수 있다고 본다. 서훈 실장까지 모두 원팀으로 실행력도 있고 메시지도 크게 낼 수 있는 분들이다. 중앙정부는 중앙대로 가지만 민간, 지자체도 이들도 함께 보조를 맞추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다. 신영전 정치인들을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하려면 시민사회의 감시와 견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 10여년 많이 위축됐고 나이가 들었다. 남북관계, 평화문제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시민사회 진용의 정비도 필요하다. 2기 팀의 진정성을 검증한다면 어떤 제안 같은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신한용 지금 얘기되는 것들이 개별관광, 의료협력, 산림협력, 화상 이산가족 상봉 등인데 단연코 이런 것으로는 북한이 안 움직인다고 말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제재의 틀을 건드릴 수 있는 개성공단 정도를 열어줘야 북에서도 남측의 실행력을 믿을 것이다. 개성공단을 100% 가동하지 않아도 유엔 제재를 우회해 부분적으로라도 가동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의료협력도 평양에 종합병원 세워주는 정도가 돼야 한다.●유엔 제재 안 받는 의약품 北에 보내야 신영전 의료 분야에서는 타미플루 20만정에다 항생제나, 유엔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의약품이나 마스크 원료 같은 것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엔사가 안 된다고 하면 동해는 우리 관할이니까 그 경로를 통해서라도 보내야 한다.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만이라도 생산할 수 있도록 원료를 지원해 부분 가동하는 액션을 취하는 것도 괜찮겠다. 나희승 철도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동권이 확보 안 돼 서로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2018년 6월 한국도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가입했는데 북한이 찬성한 것이 주효했다. 유엔보다 구속력 있다. 충분히 제재의 틀을 넘어설 수 있다. 1년 안에 연결해 서울발 중국과 러시아 국제열차 운행을 확보하면 인도적 지원이나 스포츠 문화 교류, 이산가족 상봉, 정상회담 등이 모두 가능해진다. 강영식 유엔 제제의 면제 조항 중 인도적인 것보다 더 관심 가져야 할 것이 한반도 평화, 북한 비핵화,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는 사업과, 북한의 개발을 위한 비영리 공공 인프라 사업이다. 도로철도와 남북공동올림픽도 해당된다. 북한의 개발협력사업은 인도적 목적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의 의무이며 책임이기도 하다. 제재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교류로 얘기하는 것이 물물교환 같은 작은 교역이다. 북한은 남북 경협의 전면적인 확대를 원할 것인데 장관의 몫이 아닌 대목도 있다. 경제협력, 교역, 도로철도, 비영리 인프라, 인도지원 등은 대한민국 정부와 민간이 책임지고 해나가겠다는 주권선언이 필요하다. 신영전 남북 물자 반출 검토위원회가 통일부 산하에 있는데 이런 식이 아니라 남북교류에 관해 자체 심의와 결정을 내리고 포괄적으로 결정하는 범부처뿐만 아니라 시민단체까지 들어오는 조직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홍정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사람은 누구나 꿈꿀 수 있는 아름다운 일인데, 어떻게 보면 상식적인 일들이 왜 여태껏 이뤄지지 못해 힘이 들까 싶기도 하다. 새로 구성된 팀의 진정성은 근본적으로 한미동맹의 성격을 바꿔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여전히 냉전동맹의 성격이 강한 한미동맹을 평화를 만들어내는 동맹으로 바꾸고, 유엔사령부가 비무장지대를 통제하고 감시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비무장지대로 가꿔 평화를 중재하는 군대로 바꾸고, 한미 워킹그룹이 이제까지 국제사회 제재들을 잘 이행하는지 감시하는 위원회가 아니라 그런 제재를 풀어내고 평화를 구축하는 위원회로 자리바꿈해야 한다. 신영전 세 가지가 필요한데 결기가 있어야 하고 타이밍을 맞춰야 하며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3월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 걱정하는 메시지를 보냈을 때도 우리 정부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타이밍을 놓쳤다. 통일부 안에 코로나 관련 전문가가 없는 점도 문제다. 코로나와 관련해 우리가 북한 보고 만나자고 하면 안 나올 것 같은 것이다. 결국 중국, 일본, 남북 전문가들이 화상으로라도 만나 얘기해보자, 그러면 나올 것 같다. 해서 중국의 힘을 빌리는 일도 여러 분야에서 필요하다. 나희승 1년 안에 빠른 성과를 내기 위해 남북 철도를 연결하고, 남북공동올림픽을 지렛대로 고속철 연결해서 동북아 경제공동체 역할을 해내자고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 신영전 남북 교류의 전제가 코로나 얘기다. 개별관광이든 회의하러 가든 기업인들이 방문하든 지금 북한이 민감해 한다. 수준 높은 검역체계와 상호협력 체계를 만들지 않으면 관광도 어렵고 인적 교류도 어렵다. ●마스크보다 평양에 종합병원 짓는것도 방법 신한용 탈북자의 재월북 사건이 계기가 됐으면 한다. 마스크나 이런 것 주는 것보다 평양에 종합병원 정도 세우는 것이 방법이다. 북한도 민심을 돌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 미국 재무부 상무부 국무부 세 군데를 상대해야 하는데 한 군데만 통하면 되니 편하다고 얘기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요소가 더 컸다고 판단되면 해체하는 게 마땅하다. 그 전에 우리가 5·24 조치부터 해제한다고 선언하며 치고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조선군 피로 얼룩진 ‘호랑이 입’, 이 땅에 새겨진 日 침략의 상흔

    조선군 피로 얼룩진 ‘호랑이 입’, 이 땅에 새겨진 日 침략의 상흔

    임진왜란은 수백만명이 학살되고 전 국토가 황폐화된, 역사상 최대의 외침이었다. 7년간 침략 전쟁은 36년간 일제강점보다 훨씬 처절한 피해를 입혔고, 동남해안에 남겨진 왜성들이 그 참혹한 역사를 증언한다. 한반도에 현존하는 30여 왜성 가운데 서생포왜성이 규모가 가장 크고 보존이 비교적 양호하다. 임진왜란의 주적인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축조한 성으로 사명대사가 강화 교섭을 벌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임진왜란, 전투와 협상의 양면전쟁 1592년 4월 14일,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 휘하의 왜군 1진이 부산포에 침략했다. 바로 뒷날, 가토 기요마사의 2진이 부산 다대포와 울산 서생포를 동시 침공했다. 임진년 침략 초기 12만명의 왜군은 17일 만에 한양을, 두 달 만에 평양을 점령할 정도로 일방적 판세였다. 고니시와 가토는 왜란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최측근 다이묘(유력자)였다. 고니시가 숙고형의 지략가였다면 가토는 무모할 정도로 타고난 무골이었다. 두 다이묘는 침략의 최선봉을 차지하려 경쟁했는데 조선을 자신들의 영지로 삼으려는 탐욕 때문이었다. 고니시는 한양을 점령하고 평양성에 주둔했으며, 가토는 한발 늦게 한양에 입성했다가 함경도로 진격했다. 두만강을 건넌 가토는 여진족의 저항으로 후퇴했고, 평양의 고니시는 명나라와 부딪치지 않으려 압록강 진격을 멈췄다. 그사이 조선 조정은 명에 원군을 청하는 등 실낱같은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파병을 결정한 명은 협상가 심유경을 평양에 보내 고니시와 강화협상을 시작했다. 본격 파병에 앞서 시간을 벌려는 기만술이었다. 이듬해 1월, 조명연합군은 평양성을 탈환해 전세를 바꾸었고, 왜군들은 행주대첩 패배 후 경상도 남부로 후퇴해 장기전에 돌입했다.1593년 8월부터 동남해안 일대에 19개의 왜성을 쌓아 일부 왜군을 남기고, 주력은 일본으로 철수했다. 명왜 협상으로 이룬 일시적 휴전이었다. 무력으로 대륙 정복을 꿈꾼 도요토미와 달리, 고니시는 싸우지 않고 한반도를 점령하기 위해 4년간 명과 협상을 지속했다. 반면 가토는 6000여 병사와 함께 서생포왜성에 주둔했고, 강화 중에도 2차 진주성을 공격해 함락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한편으로 조선 정부에 강화 교섭을 요구했고, 조선 측은 사명대사 유정을 대표로 내세웠다. 심유경·고니시 라인에서 소외된 가토와 조선의 이해가 일치한 결과였다. 4차례 교섭을 시도했는데, 1·2차는 사명대사가 직접 서생포왜성에 들어가 회담했다. 협상의 여러 조건이 있었지만 일본은 경상·충청·전라의 하삼도 분할 지배가, 명은 조속한 종전과 조선 철병이 본심이었다. 두 나라 사이에 낀 조선은 왜군의 완전 철수를 위해 명왜 협상을 어떻게든 결렬시켜야 했다. 사명·가토의 교섭은 이런 배경에서 진행됐다. 결국 1596년 9월 명왜 협상은 결렬되고, 1597년 14만 왜군이 재침공하니 정유재란이었다. 협상이 아닌 무력을 통해 하삼도 분할 점령을 시도한 2차 침략전쟁이었다. 임진년 직후에 축조한 왜성들은 주둔용 방어기지로 군수조달을 위해 부산 일대에 밀집했다. 반면 정유재란 때 신축한 왜성들은 전투용 전진기지였고 왜성 간 사이도 멀었다. 순천·남해·사천·고성·거제·마산·양산·울산의 8개 신축왜성은 최후의 남부 전선이기도 했다. 고니시는 서쪽 끝의 순천왜성에서, 가토는 동쪽 끝 울산왜성에서 농성했다. 결국 고니시는 노량해전을, 가토는 울산성전투를 치르고 구사일생 일본에 철군해 전쟁은 끝났다.●서생포왜성, 일본성의 실험 모델 서생포왜성이 자리한 울산시 서생면 서생리는 배산임해의 요충지로 원래 조선 수군의 만호진이 있던 곳이다. 임진왜란 후, 조선 수군은 왜성을 접수해 서생포진을 설치했다. 조선말까지 군사기지로 활용했기에 비교적 잘 보존됐다. 왜성은 진하해수욕장을 내려다보는 곳으로, 예전에는 바로 아래까지 바다여서 해상 보급이 용이했던 곳이다. 왜성은 동쪽 저지대의 외성과 서쪽 133m 높이 정상의 내성,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성곽의 총길이는 2.5㎞, 내부 면적은 4만 6000여평에 달한다. 왜군들이 설치한 지상 건물은 없고 성벽만 남았지만 일본 성곽 특유의 지형 이용법과 공간기법을 잘 살필 수 있다. 외성부에는 계단식으로 대지를 조성해 병사들의 주둔지로 이용했다. 최근 굴립주 건물지를 발굴했는데, 초석 없이 땅에 박은 굴립주는 일본의 전통적인 기법이며, 기다란 건물형태로 보아 병사들의 숙소였을 것이다. 내성부는 급경사를 따라 여러 겹의 성벽으로 감싸고 정상부에 텐슈가쿠(天守閣·성주의 거소)를 세웠던 천수대가 남아 있다. 내성은 다이묘와 가신 무사들의 핵심영역으로 최후의 방어지였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보편적인 성벽 기울기는 80도 이상의 수직에 가깝다. 그러나 서생포왜성의 성벽은 하부가 60도 정도로 완만하고 위로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는 오목한 곡선형이다. 성곽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외부로 통하는 출입문이다. 왜성의 주출입구는 양쪽의 성벽을 복잡하게 꺾어 문을 앞뒤에서 방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성벽 위에 야구라(櫓) 등의 방어용 건물을 설치했다. 이러한 출입구를 고구치(虎口)라 하는데 ‘호랑이 입’이라는 이름처럼 철통같은 방어용 시설이었다.가토는 1597년 11~12월에 울산왜성(학성, 도산성)을 급히 축성했다. 정유재란을 일으켰으나 급성장한 조명연합군의 전투력에 밀려 최후 방어선을 구축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존 울산읍성과 병영성을 헐어 그 석재를 가져다 쌓았기에 단기 완성이 가능했다. 그럼에도 2만 3000명 조선인들을 강제 동원했다고 한다. 동해로 연결되는 태화강을 배후로 하고 동산을 중심으로 3겹의 성곽을 둘렀다. 서생포왜성에 구현했던 오목형 성벽, 방어용 고구치 등도 적용했다. 이곳에서 정유재란 최대의 전투인 울산성전투가 벌어졌다. 조명연합군의 총공세를 가토의 1만 6000명 규모 왜군이 2주간 농성한 전투다. 인근 왜성에서 구원병 4만명이 올 때까지 가토군은 군마를 찔러 피를 마시고 말고기를 먹으며 겨우 버텼다고 한다.●왜성, 무엇을 지키려 했는가 귀국 후 가토는 자신의 영지에 구마모토성을 축성했다. 일본인들은 이 성을 오사카 나고야와 함께 일본의 3대성이라 하고, 가토를 축성의 달인이라 평가한다. 서생포와 울산왜성의 경험을 살리고 조선의 성들을 공격하면서 얻은 지식을 더했다. 아예 세이쇼류(淸正流)라 부르는 오목형 성벽의 곡선은 더욱 완만해졌고, 고구치나 텐슈가쿠는 더욱 견고해졌다. 돌출된 성벽(치) 등은 완연한 조선적 요소였다. 건물 바닥에 까는 다다미를 유사시 먹을 수 있도록 토란 줄기로 엮었고, 성안에 우물을 120개나 팠다. 울산성전투에서 겪었던 처참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방어용 건축인 성곽에 의미 없는 형태나 요소는 없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동화 속의 성들을 보자. 아래보다 위가 넓은 형태는 성벽에 붙은 적들을 바로 위에서 공격하기 위함이다. 높게 솟은 첨탑은 보다 멀리 적들의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함이다. 뾰족한 지붕과 매끈한 성벽은 외부의 잠입을 막기 위함이다. 단단하고 튼튼하다 보니 아름다워진다. 유려한 형태의 수원화성, 장대한 중국의 만리장성, 화려한 인도 델리의 레드포트 등 세계의 중요한 성들은 기능적인 디자인과 미니멀한 공법의 유산이다.한국과 중국은 물론 중세 유럽의 성곽은 곧 도시의 경계였다. 보호의 대상은 시민과 백성이었고, 보호 대상에 차별이 없어 한 겹의 단일한 성곽을 둘렀다. 반면 왜성과 일본의 성 안에 백성은 없고 무사들만 있을 뿐이다. 성안의 인원도 다이묘·가신·하급무사로 계급화해 여러 겹의 성벽으로 감쌌다. 보호의 대상은 오로지 성주인 다이묘였다. 한국의 성곽은 땅을 깊게 파서 기초를 튼튼히 하고 성벽을 쌓는다. 기간이 오래 걸리지만 성벽을 수직으로 세울 수 있었다. 반면 왜성들은 기초를 하지 않고 지상에 바로 성벽을 쌓기 때문에 완만한 곡선을 이루어야 무너지지 않는다. 일상이 전쟁이었던 전국시대에는 빨리 쌓아야 승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생포왜성의 존재는 과거 일본의 야만적 침략을, 낯선 형태는 봉건적인 호전성을 기억하게 한다. 역사적 상처의 아픔을 잊어선 안 된다. 아픔을 기억해야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광주 코로나19 진정세 전환...이번 주말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하향될듯

    광주 코로나19 진정세 전환...이번 주말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하향될듯

    전국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광주시가 이번 주말 이후 방역 대응체계를 1단계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번 주말과 휴일에도 현재의 안정된 상황이 유지되면 8월 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전환한다. 지난달 27일부터 지역 2차 확산기 동안 모두 171명이 확진판정을 받았으나 최근 들어 증가세멈췄다. 지난 17일과 20일, 24일 확진자 0명 기록에 이어 25일 1명이 발생했으나 자가격리 해제직전 양성 판정받은 사례로 방역관리망 내 포함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 26일 0명, 27일 0명, 28일 1명(해외유입), 29일 0명, 30일 0명,31일 오전 현재 0명을 기록하는 등 사회적거리두기 1단계로 하향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감염 검사자수도 한때 하루 1000명을 넘어섰지만, 현재 200명 안팎으로 낮아졌다. 시는 코로나19가 관리 범위 내에 들어온 것으로 판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적용에 따른 방역 대책을 마련 중이다. 1단계로 하향 조정되면 야구 등 프로 스포츠 관중 입장이 허용되고, 공공시설도 개방되는 등 일상생활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하다. 다만 2차 확산기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171명 가운데 자가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31명(18.2%)에 달하고 무증상 감염도 76명(44.4%)에 이르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8월부터 본격적인 여름 휴가가 시작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시민들의 방역 긴장감이 저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역학조사에서 10개 이상 연결고리가 확인되면서 확진자 대부분 감염원이 파악됐지만 161번, 168번, 192번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방역 대응체계를 1단계로 완화하더라도 기존 생활방역은 반드시 유지해야 ‘깜깜이’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시대정신 반영한 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어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줄이고 경찰과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권력기관 개혁안을 발표했다. 검사의 1차적 직접 수사 개시 범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와 대형참사 등 6대 분야 범죄로 한정하고, 광역 단위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부패·공직자 범죄의 경우에도 대상이 되는 공직자 범위와 경제범죄 금액 기준을 법무부령으로 마련, 수사 대상을 제한할 방침이다. 공직자는 4급 이상만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뇌물 사건은 수수 금액이 3000만원 이상,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이 적용되는 경제 범죄와 사기·배임·횡령 사건은 피해 규모가 5억원 이상이 돼야 검찰의 직접 수사가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검경이 중요한 수사 절차에서 의견이 다를 경우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대검찰청과 경찰청 간 정기적인 수사협의회를 운영하도록 했다. 검찰에 과도하게 쏠렸던 직접 수사를 대폭 축소하고 경찰에 분산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번 개혁안의 핵심이다. 검찰의 직접 수사를 줄이는 것이 맞지만 특정 범죄 분야로 검찰 수사 범위를 한정한다면 비대해진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와 견제가 어려워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검찰개혁이 자칫 현 정권의 비리 의혹 수사를 막는 방어막으로 악용된다면 국가의 부패 대응 역량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권력기관 개혁은 시대정신과 일치하나 검찰개혁 과정과 ‘조국 사태’에서 보듯 민심의 동의를 얻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여권은 명심해야 한다. 당정청은 또 국가정보원을 21년 만에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국내 정치 참여를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 국정원은 ‘해외’와 ‘안보’ 분야에 집중하고 국내 정치 개입과 절연하면서 직무 범위에서 국내 정보 및 대공수사권 삭제, 직원의 정치 관여 등 불법행위 시 형사처벌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 대북과 해외 정보 수집 기능을 1차장이 모두 담당하고, 2차장은 방첩 기능, 신설되는 3차장은 과학 사이버 첩보 분야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댓글 공작 등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은 반드시 근절돼야 하고 미국 CIA처럼 대외 안보에 집중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개혁안의 방향은 맞다. 다만 대공수사권을 삭제하면 그 역할은 검경에서 충분히 공백 없이 대신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아직 남북 분단 상태라는 점을 감안해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철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 군사작전하듯… 법안 상임위 상정서 시행까지 딱 4일 걸렸다

    군사작전하듯… 법안 상임위 상정서 시행까지 딱 4일 걸렸다

    민주, 소위 심사도 건너뛰고 본회의 상정본회의선 20분 만에 개정안 2건 표결 끝통합당 조수진 반대토론 때는 야유 보내정부, 오늘 국무회의서 의결… 즉시 시행우리나라 특유의 전세 제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는 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첫 상정돼 국회 본회의 통과, 그리고 공포·시행되기까지는 나흘이면 충분했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정안에 대한 소위원회 심사도 건너뛴 채 속전속결로 입법을 마무리했다. 30일 국회 본회의 표결은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둘러싼 민주당 속도전의 압축판이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제안설명부터 주택 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등 2개 법안 개정안 표결까지 모든 과정이 20분 안에 끝났다. 미래통합당 조수진 의원이 반대토론에서 “이름은 근사하지만 한 꺼풀만 걷어내면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벌써 전셋값이 무섭게 치솟았고 전세를 월세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게 바로 민생악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법안 통과를 단 몇 분 지체시켰을 뿐이었다. 조 의원이 발언 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항의를 이어 가자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야유가, 통합당 의원석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지난달 5일 민주당 윤후덕 의원 등 10인이 전월세상한제과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관련 논의가 21대 국회에서 본격화됐다. 이어 민주당 박주민·박홍근·백혜련,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도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부는 주택과 상가건물 임대차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표준계약서 서식을 법무부와 국토교통부가 협의해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본회의 사흘 전인 지난 2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7월 임시국회에서 국민 주거 안정 실현을 위한 부동산 입법을 완수하겠다”며 입법을 서둘렀다. 민주당은 같은 날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첫 회의를 열었지만 통합당의 반발로 파행했다. 법사위는 지난 29일 2차 회의에서 6개 법안을 통합·조정한 대안을 의결했다. 모든 상임위에서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입법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반대 의견이 묵살된 통합당 의원들은 불참했고, 개정안의 상임위 통과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부도 여당의 속도전에 보조를 맞췄다. 정부는 31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주택 임대차보호법 공포안을 의결하기로 했다.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통상적으로는 법제처 의뢰 등을 거쳐 사흘 뒤 관보에 게재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종의 ‘호외’인 별권을 바로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체육인 인권보호 강화를 골자로 하는 ‘고(故)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정부가 실업팀 선수들의 불공정계약 방지를 위해 국가 표준계약서를 개발·보급하도록 했다. 또 선수 폭행 등에 연루된 단체 및 지도자에 대한 처벌 조항도 강화했다. 아울러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위한 감염병 예방법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기관 파견 IO 철수 명문화… 과학정보 전담 3차장 승격

    기관 파견 IO 철수 명문화… 과학정보 전담 3차장 승격

    국내 정치 관여 직원 처벌 입법 마무리명칭 변경도 해외·대북 정보 집중 의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추진하는 국정원 개혁은 국내 정치 개입 금지 원칙을 입법을 통해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1961년 중앙정보부로 출발해 국가안전기획부, 국정원으로 바뀌었던 명칭도 21년 만에 국내 정보와 거리를 두는 의미의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뀔 예정이다. 박 원장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국정원 개혁의 골자는 국내 정치 개입 근절과 대공 수사권의 경찰 이관, 국회에 의한 민주적 통제 강화”라고 밝혔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에서 관련 법안에 ▲직무 범위상 국내 정보 및 대공 수사권 삭제 ▲국회 정보위원회·감사원 외부 통제 강화 ▲감찰실장 직위 외부 개방 및 집행통제심의위 운용 ▲직원의 정치 관여 시 형사처벌 강화 등을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안은 정보위 여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발의하기로 했다. 국정원은 그동안 안보 정책 수립을 뒷받침하는 국가 정보기관으로서 역할을 해 왔으나 국내 정치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국정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직무 범위에서 국내 보안정보를 삭제하고 대공 수사권 이관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박 원장의 구상은 전임인 서훈 원장 시기 국내 각 기관에서의 국정원 정보 담당관(IO) 철수 등 자체적으로 이행한 개혁을 입법으로 확정 짓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정원 조직개편도 예상된다. 박 원장은 지난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북과 해외 정보 수집 기능을 1차장이 모두 맡고 2차장이 방첩을 맡는 구상을 설명했다. 그동안은 1차장이 해외, 2차장이 대북과 방첩을 총괄했다. 또 박 원장은 과학정보본부를 3차장으로 승격·개편할 계획도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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