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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2차 첩보위성 발사 취소한 정황”

    “北, 2차 첩보위성 발사 취소한 정황”

    북한이 추가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준비했다가 취소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늦어도 이달 안에 재발사 시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6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 ‘비욘드패럴렐’(분단을 넘어)을 통해 지난 8일과 10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을 찍은 위성사진을 토대로 이렇게 분석했다. CSIS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사·엔진 시험을 보기 위해 찾는 발사장 내 VIP 관측소에 8일에는 차량 3대가 있다가 10일에는 1대만 남은 것에 주목했다. 8일에 포착된 3대는 발사를 위한 통신, 방송, 원격 측정·추적 관련 차량으로 추정된다. 또 당시 행정보안본부 안뜰에도 10대의 차량이 배치됐다. 매체는 “이렇게 많은 차량 활동이 나타나는 것은 드문 일로, 북한이 이 무렵 위성 발사 계획을 세웠음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발사를 취소한 것으로 봤다. CSIS는 “차 한 대가 남아 있는 것은 발사가 연기됐지만 가까운 미래에 (위성을) 발사할 준비가 계속되고 있음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발사는 며칠 내 또는 늦어도 4월 말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첫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1호를 우주 궤도에 안착시켰고 올해 3개의 추가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공언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지난 14일 KBS에서 “북한이 4월 15일(김일성 생일)에 (위성을) 쏘는 것을 목표로 여러 준비를 하는 정황을 추적·감시하고 있었는데 기술적 보완을 위해 늦어지는 것 같다. 아무리 늦어도 4월 말 이전에는 발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해 8월 미국 컬럼비아 특별구 대배심이 태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한 리명호 3등 서기관을 대북 경제제재 위반과 은행 사기, 국제자금세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들은 2015년 2월부터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각종 군수용품과 사치품을 ‘태국제 설탕’으로 속여 중국을 거쳐 북한 남포항으로 배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첫 와인 마케팅, 샤토 무통 로칠드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첫 와인 마케팅, 샤토 무통 로칠드

    와인 레이블에 미술 작품이 들어가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와인 레이블의 역사는 와인의 역사만큼이나 길어 기원전 135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투탕카멘의 왕묘에서는 빈티지, 지역, 생산자까지 명시된 파피루스 레이블이 붙은 와인 항아리가 발견됐고 석판 인쇄의 발명을 기점으로 1780년대 유럽에서는 최초의 종이 레이블이 생산됐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 레이블의 혁신은 20세기 초 샤토 무통 로칠드에 의해 일어난다. 샤토 무통 로칠드는 보르도 특 1등급으로 분류된 5대 샤토 중 하나로 세계적 금융 재벌인 로스차일드(Rothschildㆍ프랑스어로는 로칠드) 가문의 소유다. 무통은 1853년 나다니엘 드 로스차일드에 의해 시작됐지만 지금의 무통을 만든 것은 그의 증손자 필립 드 로스차일드 남작이다. 1차 대전 중 보르도로 피란을 온 필립은 샤토 무통 로칠드에 매료되고 1922년 불과 스무 살의 나이로 샤토의 관리를 맡겠다고 자청했다. 경영상의 허점과 문제점들을 바로잡아 가던 필립은 샤토(생산자)가 와인의 양조에서부터 숙성, 병입까지 전 과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하게 된다. 이는 와인 양조는 샤토가, 병입은 중간 상인들이 일임하던 당시의 관행을 거스르는 것으로 양측 모두의 반발에 부딪히지만 필립은 굴하지 않고 샤토의 와인 병입을 관철시켰다. 기념비적인 빈티지가 출시되던 1924년 그는 유명 그래피스트 장 카를뤼에게 레이블을 의뢰한다.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와인의 탄생을 알릴 무통만의 레이블이 필요했던 것이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오형제를 나타내는 다섯 개의 화살이 무통을 상징하는 양머리와 겹쳐 있는 레이블은 당시 너무나 파격적이었기에 좋은 반응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아름다운 레이블을 꿈꾸던 필립의 염원이 다시 실현된 것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다. 이때부터 무통은 해마다 동시대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해 레이블을 제작했다. 이는 아트와 와인을 접목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 달리, 샤갈, 앤디 워홀 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작가들이 잇따라 무통의 레이블을 디자인했다. 국내 작가로는 2013년 이우환 화백이 선정된 바 있다. 무통의 레이블은 하나의 작품과 같아서 레이블만으로 전시를 열기도 하고 수백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제 그것은 무통과 다른 와인 브랜드를 구분 짓는 하나의 지표가 됐다. 무통의 입장에서 가장 의미 있는 레이블을 꼽으라면 1973년이 아닐까. 1973년은 샤토 무통 로칠드가 1등급으로 승격된 해다. 1855년 나폴레옹 3세가 만든 보르도 특급 와인 등급 체계는 오늘날까지 바뀐 적이 없으나 딱 한 번 예외가 발생한다. 2등급이던 무통이 1등급을 획득한 1973년의 이벤트가 바로 그것이다. 피카소가 사망한 해이기도 한 1973년 무통은 바카날 축제를 그린 피카소의 작품 아래 ‘한때 2등이었으나 지금은 1등이 됐고, 무통은 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새긴다. 1등이 아닌 순간에도 스스로를 1등으로 여겼던 무통의 자존심이 느껴지는 글귀다. 이세라 작가·아츠인유 대표
  • 부산경실련, “정부·부산시 균형발전 전략 미흡…최우선 목표 둬야”

    부산경실련, “정부·부산시 균형발전 전략 미흡…최우선 목표 둬야”

    수도권 집중 등 지역 불균형이 심각하지만, 전문가와 시민단체 활동가 등은 정부와 부산시의 균형발전 정책이 미흡하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6일 ‘지역문제 진단 및 지역 균형발전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은 지난 2월 15일부터 29일까지 실시했으며, 부산을 비롯해 전국의 지역 균형발전 관련 대학교수, 연구 기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총 161명이 참여했다. 부산경실련은 초의수 신라대 교수와 함께 추진 중인 ‘좋은 전환을 위한 지역 균형발전 정책 방안’ 연구의 하나로 이번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 결과를 보면 지역 불균형 실태에 관한 항목이 모두 7점 척도에 6점 이상으로 나타나 응답자들이 지역 불균형을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심각하다’는 항목에 대한 응답 평균값이 6.61로 가장 높았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폐해나 문제점이 매우 심각하다’, ‘우리나라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하다’는 평균 응답 값이 6.58, 6.50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정책은 24개 항목으로 나눠 질문했는데, 평균 점수가 7점 만점에 2.34점으로 낮게 조사됐다. 특히 ‘김포시 및 서울 인접 지역 편입 시도는 잘한 정책이다’라는 항목에 대한 응답 값은 1.78점으로 가장 낮았다. 그다음으로는 ‘기업 및 대학의 지방 이전이 잘 진행되고 있다’가 1.99점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응답자들은 ‘지역균형발전정책은 국정과제에서 우선순위가 높다’는 항목에도 2.96점으로 낮은 점수를 줬다. 부산시의 지역 정책에 대한 평가도 9개 항목 모두 점수가 척도 평균인 4.0을 밑돌았다. ‘인구 위기 관련 정책을 잘 추진하고 있다’ 항목 점수가 2.76점으로 가장 낮았고, 다음은 ‘지방대 및 지방인재 육성 정책을 잘 추진하고 있다’ 2.83점, ‘지방소멸 관련 정책을 잘 추진하고 있다’ 2.87점 순이었다. 부산경실련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수도권 집중과 지역 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균형발전정책을 국정 목표의 최상위에 올려야 한다.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성과가 낮은 부분은 과감히 조정하고 2차 공공기관 이전, 수도권 집중 억제, 비수도권 주민의 실질적 삶을 개선 과제, 지역산업 및 일자리 지원 등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 정책과 관련해서는 “제2 도시 부산의 위상을 되찾고 경제, 산업, 민생,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직접적 문제해결, 체질 개선 전략이 필요하다.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 산업 재편 전략 마련, 행정통합, 경제동맹으로 바뀐 부울경 메가시티 정책의 강력한 추진, 적극적인 2차 공공기관 대응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고 밝혔다.
  • 영등포구, 어르신 면허 반납 지원 확대

    영등포구, 어르신 면허 반납 지원 확대

    서울 영등포구가 안전한 교통 환경 조성을 위해 올해 어르신 면허 반납 사업의 지원을 확대한다고 11일 밝혔다. 이 사업은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활성화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 70세 이상 어르신들이 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10만원이 충전된 선불형 교통카드를 지원한다. 특히 올해 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구 예산을 활용해 교통카드 300매를 자체 마련해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자진 반납을 완료한 어르신들이 교통카드를 신속하게 수령할 수 있게 됐다. 구는 2019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내 운전면허 반납자 수는 2019년 1만 6956명, 2022년 2만 2626명, 2023년 2만 5489명에 달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민등록 거주지가 영등포구이며, 유효한 운전면증을 반납한 70세 이상 어르신(2024년 기준, 1954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이 지원 대상이다. 운전면허 반납은 거주지 동 주민센터 또는 가까운 경찰서에서도 가능하며, 반납 후 교통카드 수령은 거주지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만약 운전면허증을 분실했다면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 또는 정부 24 누리집에서 운전 경력증명서를 발급받아 신분증과 함께 제출하면 운전면허증을 반납할 수 있다. 교통카드는 선착순으로 지급되며, 버스, 택시, 기차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고, 편의점 등 티머니 가맹점으로 등록된 영업점에서도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구는 지난달 서울시로부터 교통카드 524매를 1차 지원받았고, 2차(6월)·3차(9월)에 걸쳐 추가로 지원받을 예정이다. 또 3차 배부 카드 소진 이후에는 구 자체 예산으로 제작한 300매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매년 증가하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서울시와 손잡고 운전면허 자진 반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더 이상 운전을 하지 않는 고령 운전자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며, 안전한 교통 환경 조성을 위해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에 힘써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의료사고로 ‘환자’ 둘 죽인 의사, “아내는 맘먹고 살해했다”[전국부 사건창고]

    의료사고로 ‘환자’ 둘 죽인 의사, “아내는 맘먹고 살해했다”[전국부 사건창고]

    재혼 1년 안 돼 아내 ‘심정지’ 두 차례사망하자 서둘러 장례, 시신 화장언니 “의사 제부 의심스럽다” 수사 요청 “건강하던 여동생이 재혼한 뒤 두 번이나 심정지가 와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2017년 3월 21일 충남 내포신도시(홍성·예산)에 있는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중년 여성이 찾아와 이런 얘기를 전하며 “아무래도 제부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제부 직업이 ‘의사’라고 밝힌 이 언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이곳을 찾아왔다. 한 번만 도와 달라”며 간절한 수사 요청과 함께 진정서를 접수했다. 9일 전인 같은달 12일 오전 2시쯤 충남 당진시에 사는 당시 45세 동갑내기 A씨의 아내 B씨가 사망한 사건이다. 수사팀은 난감했다. 여동생 B씨의 시신이 이미 화장돼 없었다. 사인을 규명할 핵심 단서가 사라진 것이다.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관계자는 “사체 없는 수사는 대부분 결과가 뻔한데 언니가 너무나 간절하게 부탁했다”고 회고했다. 언니의 간절함에 마음이 걸린 수사팀 관계자는 “허구는 아닌 거 같다”고 생각했고, 그가 전한 제부의 행동도 수상하다고 판단했다. “동생이 숨진지 이틀 만에 서둘러 장례를 치렀다”, “장례식장에서 제부의 표정은 아내 잃은 사람이 아니었다”.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얘기였다. 경찰 관계자는 ‘의사-약물’의 연관성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이 추정을 증명할 건 자백밖에 없었다. 수사팀은 일단 내사에 착수했다. 구급대원 “팔에 주사 자국 있었다” 수사팀은 A씨의 행적부터 차근차근 추적했다. 언니는 “제부가 ‘11일 밤 11시쯤 산책 나갔다 돌아와 보니 아내가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집 주변 폐쇄회로(CC)TV를 모두 점검했다. 그 결과 A씨가 나간 시각은 이보다 1시간 후인 12일 0시쯤이었다. 거짓이었다. 행동도 이상했다.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연신 줄담배를 피웠다. 초조한 모습이었다. 수사팀은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것으로 봤다. 수사팀은 서둘러 B씨를 병원에 옮긴 구급대원을 찾았다. 구급대원은 “집 안에 들어갔을 때 이미 심장이 멎어 있었다”면서 “호흡을 살려보려고 확장 주사를 맞히려는데 B씨 오른쪽 팔에 주사 자국이 있었다. 그것도 맞은지 얼마 안된 듯했다. 자국이 아주 또렷했다”고 했다. 주사와 약물을 잘 다뤄 맘먹으면 인명을 해칠 수 있는 남편의 직업과 딱 떨어지는 결정적 진술이었다. 경찰은 ‘살인사건’으로 전환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의사 남편 ‘주사기에 약물 넣는’ 모습 찍혀 수사망 좁혀오자 “내가 죽였다” 문자, 도주 진정 열흘 만인 같은달 30일 A씨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약품 구매·사용 내역을 분석하고 CCTV도 확보했다. 범행 전, 직원들이 퇴근한 뒤 A씨가 병원에서 약물을 주사기에 넣은 장면이 있었다. 병원 직원과 환자 명의로 수면제를 처방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병원이 구매한 약물 사용처는 불분명했다. A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4월 4일 아침 자신의 차를 몰고 강원도로 달아났다 오후에 영동고속도로 강릉휴게소에서 붙잡혔다. 도주하기 전 자신의 병원에서 혈관주사를 놓아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검거 당시 그는 잠든 상태였다. A씨는 도주 직전 자기 어머니에게 “내가 아내를 죽였다”고 문자를 전송했다. A씨는 경찰에서 “아내가 나를 무시해 범행했다. 내가 돈이 없다고 계속 모멸감을 줬다”면서 “(전처 사이에 낳은) 아이도 못 보게 했다”고 했다. B씨가 없기 때문에 이 말의 진실 여부는 불분명하다. 재판에서는 “성격 차이로 갈등이 극심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B씨 유족은 “A씨가 형량을 줄이기 위해 범행 동기를 가정불화로만 몰아간다”면서 “애초부터 돈을 노리고 결혼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범행 4개월 전에도 아내 살해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2016년 11월 15일 오후 8시 30분쯤 집에서 아내 B씨에게 수면제를 탄 물을 마시게 한 뒤 잠들자 주사기로 똑같은 약물을 주입했다. 이때도 “산책을 나갔었다”고 말했고, 아내의 친정 식구가 왔을 때는 심폐소생술하는 척했다. 1차 시도는 B씨가 병원 이송 후 며칠 지나 깨어나면서 실패했다. A씨가 아내 사망시간 계산을 제대로 못한 데다 쏜살같이 달려온 구급대원의 심폐소생술이 B씨를 살린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이송된 병원은 이런 심정지 전력과 남편이 의사인 점을 믿고 2차 심정지 때 끝내 회생하지 않자 ‘병사’ 처리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의사가 ‘병사’로 처리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현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범행에 쓰인 약물은 골격근이완제였다. A씨는 이 약을 식염수에 희석한 뒤 주사기에 담아 가방에 넣고 다니다 기회를 노리고 범행했다. 이 약물은 외국에서 사형집행이나 안락사시킬 때 사용한다. 목 졸린 듯 숨을 쉬지 못하다 시간이 지나면 심장이 멈춘다. 4~5시간 지나면 분해돼 흔적도 안 남는다고 한다. 의사의 범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 사건은 의사만이 구할 수 있는 약물과 방법으로, 그것도 계획을 세워 두 차례나 시도한 끝에 사람을 살해한 이례적 사례여서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의료사고로 병원 폐업, 전처와 이혼재개원 도운 아내 살해하고 재산 가져 독자적 의료 기술과 약물 사용 권한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른 A씨가 누구인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는 서울의 명문 의대를 졸업하고 2004년 서울 강남 청담동에서 성형외과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2008년 허위 입원확인서를 발급한 게 보험사기에 연루돼 사기방조죄로 500만원 벌금형을 받았고, 2년 후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환자를 숨지게 해 업무상과실치사죄로 벌금 1000만원을 또 선고받았다. 이 소문이 알려지면서 환자가 줄어 결국 병원을 폐업했고, 전처와도 이혼했다. 이후 그는 압구정동 등 성형외과 페이닥터로 일했지만 사고를 또 연달아 냈다. 2015년 안면 리프팅(얼굴 피부 처짐 수술)을 하면서 환자에게 상해를 입혀 벌금형을 받았고, 곧바로 안검하수(눈꺼풀 처짐) 교정 수술 때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환자를 또 숨지게 했다. 유족으로부터 민·형사 소송까지 당했다. 이 상황에서 2016년 1월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남편과 사별한 B씨를 만났다. B씨는 학원을 운영해 10억원 안팎의 재산이 있었다. 둘은 그해 4월 재혼했다. B씨는 “강남에서 병원을 했으니 당진에서도 잘될 거다”고 권했고, A씨도 동의했다. 아내 B씨는 병원 인테리어비 등 개업에 들어간 대부분의 돈을 댔다. 병원은 상당히 잘된 편이었지만 부부 갈등이 불거졌다. 고부 갈등도 심했다. A씨는 전처에게 자녀 양육비로 매달 800만원을 줘야 했고, 예전 병원 운영 때 생긴 빚도 5억원 정도에 달했다. 이런 사정이 A씨가 이혼을 선택하지 못한 이유로 추정됐다. 게다가 이혼하면 병원 개원비도 돌려줘야할 형편이었다.징역 35년…“인간 생명·건강 보호할 본분 잊고 의료지식 살인 도구로 활용” 검찰은 “A씨는 아내 도움으로 병원을 개업했는데도 아내의 수억원의 재산을 가로채려고 살해하는 극단적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는 아내가 현금과 건물, 땅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아내가 죽으면 재산이 자신에게 넘어올 걸 알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내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병사로 위장, 화장한 뒤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보험금을 청구해 수령했다”고 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35년이 선고됐고, 항소심이 기각해 유지됐다. 그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이 형이 확정됐다. 검찰은 ‘아내 재산을 노리고 살해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1, 2심 모두 사형을 구형했었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는 2017년 10월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할 의사가 본분을 망각하고 자기 의학지식을 살인 도구로 활용했다”며 “아내를 살해한 뒤 상속인 지위를 내세워 아내 부동산을 자기 명의로 옮기고 예금, 보험금을 가져 7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취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유기징역 상한인 30년에 살인미수 등 5년을 합쳐 선고했다. A씨는 범행 후 보름 만에 아내 명의의 부동산과 자동차 소유권을 자기 앞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A씨는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향 때문인지 ‘아내의 1차 심정지도 살해 시도 과정에서 생긴 일이냐’고 묻자 순순히 자백했다. 범행 부정을 위한 자기 주장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스스로 생각한 것 같았다. 분명한 증거가 없다 싶으면 무작정 범행을 부인하는 일반적 범인들과 달랐다”면서 “수재의 면모는 엿보였지만 ‘사람 냄새’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 시민 품 돌아온 미2사단 관통도로… 사용료가 1.6억?

    시민 품 돌아온 미2사단 관통도로… 사용료가 1.6억?

    국방부가 민간인들이 이용하는 옛 미군부대 관통도로에 대한 사용료로 연간 1억 6000만원을 경기 의정부시로부터 받고 있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의정부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는 8일 주한미군 2사단이 주둔하다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2022년 2월 우리 국방부에 반환한 캠프 레드클라우드(CRC)를 관통하는 왕복2차로 사용료 1억 6000만원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의정부시는 분단 후 70년 넘도록 도심 중앙에 미군부대가 주둔해 있으면서 사유재산권 침해, 도시발전 저해 등 각종 피해를 받아왔던 지역”이라면서 “이제는 시민들이 관통도로를 무상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도로는 의정부시 가능동에 있는 CRC 정문과 녹양동에 있는 후문을 왕복 2차로로 연결한다. 부대는 2019년 4월 평택으로 이전했으나, 아직 기지 내 건물이 대부분 남아있고 환경오염 정화 등을 거쳐야 해 부대는 담으로 막혀 있다.앞서 의정부시는 지난해 7월 CRC를 관통하는 임시도로 1㎞를 개통했다. 왕복2차선 폭 10~15m 짜리 이 도로의 면적은 1만 697㎡로, 의정부시는 공시지가의 0.25%인 1억 6000만원을 매년 사용료로 납부하기로 했다. 관통토로가 개통하자 의정부지법·지검 주변 도로 흐름이 매우 원활해졌다. 시민참여위에서 활동중인 최경호 풀뿌리시민회의 대표는 “양주·동두천·포천 등 주변 지역의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도로인데 의정부시가 이를 전액 부담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당초 공익 목적의 도로인 만큼 무상 사용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국유재산법상 불가하다’라는 국방부의 입장에 밀려 사용료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의정부시는 CRC를 매입해 ‘디자인 클러스터’로 조성할 계획이지만, 시 1년 예산과 맞먹는 1조 5000억원 규모의 매입비를 마련하기 어려워 우선 임시 관통도로를 개통했다. 6·25 전쟁 정전협정일인 1953년 7월 27일 설치된 CRC는 미2사단 사령부, 미 공군 등이 주둔했었다.
  • [단독]“간호사 되자마자 무기한 입사 연기”…신규 간호사 발령 지연 확대되나

    [단독]“간호사 되자마자 무기한 입사 연기”…신규 간호사 발령 지연 확대되나

    지난 2월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 공개 채용에 합격한 장모씨는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인 같은 달 말 “입사가 무기한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장씨는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출근하지 못한 채 기약 없이 병원의 연락만 기다리고 있다. 장씨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취업했다고 기뻐서 바로 병원 근처에 집을 구했지만 발령이 미뤄지면서 보증금도, 부동산 계약도 날린 상황”이라며 “다른 병원을 알아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서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주변에 신규 채용됐지만 일하지 못하는 동료들이 50명은 족히 넘는다”고 전했다. 대학병원의 간호 인력 수요가 줄어들면서 시험에 합격하고도 대기만 하는 간호사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의료 대란이 길어지면서 간호사들은 신규로 채용되고도 대부분 업무에는 배치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은 지난해 3~4월 91명을 새로 뽑아 업무를 배정했는데, 올해는 같은 시기에 비슷한 규모로 채용하고도 단 2명에게만 업무를 맡겼다. 병동이 통폐합되면서 병원 운영에 필요한 간호 인력 수요가 크게 줄어서다. 또 다른 대학병원도 2022년 145명, 지난해에는 44명의 신규 간호사가 같은 시기에 배치됐지만 올해에는 12명만 배치됐다.병원에 남아 있는 간호사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여전히 무급 휴가 압박에 내몰리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3주 전부터 병상 가동률이 40% 미만까지 떨어진 뒤 기존 간호사들에게 한 달 정도의 무급 휴직을 권고했다. 최근에는 무급 휴가를 100일까지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이날부터 19일까지 의사를 제외한 직원 중 50살 이상이면서 근속기간이 2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는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병원 ‘빅5’(삼성서울·서울대·서울성모·서울아산·세브란스병원) 가운데 희망퇴직 첫 사례다. 다른 병원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의료 대란이 길어지면서 병원 간호사에게 고통이 계속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발령이 지연된 간호사들에 대해 기존 병원 발령 이전이라도 지역의 2차 병원 등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며 “간호사들은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간호직이 구조조정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의료 공백이 지속되면 현재 일부 병원에서 나타나고 있는 신규 간호사 발령 지연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병원을 지키는 인력이 최소한의 업무를 이어 가야 하는데 인력이 다 빠지고 나면 의료 대란이 끝난 이후 정상적인 진료 체계로 회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 亞 10대 창업도시로… 부산, 1조원 투자

    부산시가 아시아 10대 창업도시에 진입하기 위해 창업 기업의 규모 확장, 투자 생태계 조성 등에 앞으로 5년간 1조 4712억원을 투자한다. 시는 제2차 기술창업지원 종합계획(2024~2028)을 수립했다고 4일 밝혔다. 관련 조례에 따라 기술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5년마다 수립하는 계획으로, 창업 지원 정책의 방향타 역할을 한다. 이 계획은 아시아 10대 창업 도시에 진입하기 위해 창업지원 정책구조 혁신, 투자 생태계 강화, 민관 협업을 통한 창업 기반 시설 확충 등에 2028년까지 1조 4712억원을 투입하는 5대 전략, 21개 과제로 이뤄졌다. 시는 우선 연말까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창업 전담 기관인 부산기술창업투자원(가칭)을 설립할 예정이다. 또 2028년까지 10개 이상의 상장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창업 기업의 규모 확장에 890억 7000만원을 투자한다. 유망 기술 기업의 사업 고도화를 지원하고, 제조업이나 소프트웨어 기업 등이 첨단 기술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역 대표 창업기업을 총 2000개 사 확보할 계획이다. 지역에서 성장 중인 기업이 투자 유치를 위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한 펀드 조성에도 나선다. 부산시가 매년 100억원을 출자하고, 지역 금융·공공기관과 협력해 최대 2조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지역 투자 생태계를 확충하기 위해 현재 32개 사인 창업기획자(AC), 벤처투자사(VC)를 60개 사로 늘리는 데도 집중한다.
  • 가자지구 구호단체 활동가 사망에 격노한 바이든 美 대통령의 모순

    가자지구 구호단체 활동가 사망에 격노한 바이든 美 대통령의 모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흘 전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7명이 이스라엘군(IDF) 피격에 숨진 참사에 대해 “분노와 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 ‘말’이 이들을 죽인 이스라엘에게 미국의 무기를 계속 제공하는 ‘행동’과 모순된다고 꼬집었다. NYT는 3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분노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실질적 절연, 즉, 무기 원조 제한 조치로 이어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면서 “최소한, 실제로 나타난 바이든의 대응은 분노에 찬 공개 발언으로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외원조법(FAA)상 미국산 무기를 해외 국가에 판매하기 위한 조건은 통상 미국 의회가 부과하는 최대 구매 한도를 비롯해 미국 대통령과 국무·국방 장관이 전제조건을 명시한 ‘리히법’ 등 특정 기준이 있다. 예를 들어,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12월 미국산 돌격소총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극단주의 이스라엘 정착민 손에 들어가 유혈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선적을 금지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를 러시아에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시한 기준을 실제로 준수했는지 여부와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F35전투기 등 더 강력한 무기를 지원할지를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은 치열하게 논쟁해왔다. 지난달 10일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이집트·카타르가 중재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인질교환·휴전 협상이 결렬되면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 최남단 이집트 접경 도시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 작전을 실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라파 공격은 레드라인(Red line)을 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이스라엘이 작전을 실행에 옮겼을 때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WCK 직원 7명이 숨진 뒤 “이스라엘이 구호 요원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도 이스라엘에 어떤 제재를 가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미국이 이스라엘을 겉으로 비판하면서도 실제로는 전폭 지원하려는 모습을 보인 사례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미국 내 유대인 최고 국가의전서열의 정치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자진 사임을 요구하고, 이스라엘이 새 국가 지도자를 정하기 위한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의회 연설을 했을 때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제한을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친바이든’ 성향으로 오랫동안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에 조건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한 크리스 반 홀렌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번이 대통령이 진로를 바꾸는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는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를 무시했는데도 우리는 2000 파운드 분량(약 907㎏)의 폭탄을 이스라엘에 보냈다”고 꼬집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이스라엘 원조 정책은 초당적일 뿐만 아니라 모든 동맹국을 통틀어 가장 예외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상호방위지원협정(1952), 일반정보보안협정(1982), 상호군수지원협정(1991), 주둔군지위협정(1994)을 맺었다. 이 조약은 일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맺은 상호방위조약과도 다른 성격을 지닌다. 나토 회원국이 아닌 이스라엘은 미국의 최첨단 군사 무기 플랫폼과 최신 기술에 관한 특권적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대외원조법에 명시된 ‘리히법’은 미국의 군사 지원을 받은 외국 군대가 ‘중대한 인권 침해’(GVHR)에 연루되어 있다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있는 경우 지원을 중단하도록 한다. GVHR에는 고문, 강간, 살인, 의문사 등을 포함해 전쟁범죄 등 반인권적 행위에 들어간다. 제네바협약상 금지되는 비무장민간인, 의료기관, 구호단체 등을 공격 행위도 포함된다. 국무부는 1961년, 국방부는 1998년에 각각 리히법을 명문화했다. 일부 법학자와 비평가들은 미국이 다른 중동 국가들과 달리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리히법의 적용을 미뤄왔다고 지적해왔다. 이스라엘은 자국 방어의 목적으로만 미국산 무기를 쓰기로 합의했지만, 이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국제개발처는 1946년부터 2023년까지 이스라엘에 원조한 군사·경제 지원 액수는 약 3000억 달러(약 350조 3760억원)로 추산한다. 같은 기간 한국 원조 규모(950억 달러)의 3배가 넘는다. 매년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외군사원조자금(Foreign Military Fund·FMF)를 통해 33억 달러를 지급하고, 이 금액만 해도 이스라엘 전체 국방 예산의 약 16%를 차지한다. FMF 중 7억 5000만 달러를 미국이 아닌 이스라엘 국내 방산 업체 무기를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 FMF를 통한 무기 구매를 할 때도 예외적 특권을 누린다. 이스라엘은 무기 구매 비용을 전액 선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미국 은행 계좌에 FMF가 예치돼 있으면 다년간 구매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미국 국민 세금인 이 돈은 계좌에 고스란히 남아 있고, 이자는 미국이 아닌 이스라엘 정부가 갖는다는 뜻이다. FMF 외에도 이스라엘은 아치형 단거리 미사일 방공망인 아이언 돔, 중·장거리 미사일 방공망 플랫폼 애로우 II·III과, ‘데이비즈 슬링’(David’s sling)과 같은 미사일 방공망 체계에 대한 미 방산업체와의 공동 연구개발(R&D)비 명목으로 5억 달러를 지원받는다. 이는 미 정부가 중동 역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이스라엘 방어 능력의 상대적 우위 유지를 뜻하는 ‘질적 군사 우위’(QME)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원래 ‘이스라엘의 QME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미국과 이스라엘 간 ‘불문율’이었지만, 역대 행정부와 의회 등 미 정부 공식 문서에 명문화됐다.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이 독자 개발했지만, 2014년부터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군수 계약업체인 레이시온(Raytheon)은 미 애리조나주 공장에서 이스라엘 아이언 돔을 위한 타미르 요격 미사일을 제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스라엘은 또한 정부 간 해외군사판매(FMS)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직접상거래(DCS) 프로세스를 통해 미국 무기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미국 무기를 구매하기 위해서 FMF를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나친 원조는 양국 간 외교 관계를 왜곡시킨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본격적인 대량 원조가 시작된 1970년대 냉전 시대와 달리, 2024년 현재의 이스라엘은 1인당 국민 소득이 세계 14위에 이를 정도로 부유해 자체 안보를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제 미국의 이스라엘 원조는 중동 역내 서방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미국의 일부 방산업체들만 배 불려 오히려 이스라엘 자체 방위산업 기반을 약화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인 마틴 인디크 미국 의회 조사국(CFR) 특별 연구원은 지난해 6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미국의 이스라엘 원조 금액 감축을 요구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이러한 의존이 없었다면 훨씬 더 건강했을 것”이라며 “75세의 이스라엘이 스스로 두 발로 설 때가 됐다”고 썼다. 존 쿡 CFR 선임연구원도 2020년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합의된 경로가 필요한 때”라고 비판했다. NYT는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할 수 있는 건 무기 제한 조치만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미국은 이스라엘 방위군의 호위를 받거나 인근 이스라엘 군부대가 원조 제공자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유지하도록 주장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쿤스 상원 의원과 코네티컷의 리처드 블루 멘탈 상원의원은 지난 2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 이스라엘 군 지휘부에 가자지구 내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는 단체의 안전한 식량·의약품 운송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을 묻는 백악관 취재진 질의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어제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에서 그의 좌절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 측과 비공개 화상 회의를 가졌다”면서 “라파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 150만명을 대피시킬 종합적인 계획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라파의 현재 모습과 아직 그곳에 남아있는 하마스 대대에 대한 그들의 작전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지만, 미 정부 관리들은 NYT에 “미국은 여전히 이스라엘이 신뢰할 만한 포괄적 난민 대피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는 걸 우려하고 있다”면서 “대피 계획을 수립하는 데는 최소 수 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아직 라파 공격을 시작하지 않은 것은 이스라엘군이 준비되지 않았거나 미국의 압력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가자지구에서 기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가장 성공적 기획 중 하나였던 WCK 호송대에 대한 공격은 바이든 행정부가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은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의 정재계 인사의 단골 식당을 운영해온 스페인계 미국인 유명 셰프이자 WCK를 2010년 창립한 호세 안드레스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안드레스 셰프의 NYT 기고문 ‘이스라엘은 그 자신이 이 전쟁에서 벌인 방식보다 나은 국가다’가 게재되기 직전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WCK는 가자지구로 통하는 육로가 전면 봉쇄되고 구호 단체들이 식량 구호 활동을 잇달아 중단하자 가자지구 내로 식량을 해상 운송하던 국제구호단체다. 유엔은 지난달 20일 7월 중순까지 가자지구 인구 절반 이상인 111만명이 굶주리고, 30만명이 집단 사망하는 재앙·기근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드레스는 NYT 통화에서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는 것은 민간인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차단하는 것, 이스라엘 방위군과 함께 움직이던 구호 활동가들을 죽이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숨진 7명의 구호 활동은 굶주린 사람에게 음식을 나누는 것이 보편적 인권에 부합한다는 단순한 믿음에서 비롯된 행위였다”면서 “우리는 좋고 싫음, 빈부, 신념, 종교를 묻지 않고 오직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식사가 필요한지만을 생각했다”고 썼다. 이어 “지중해와 중동 지역 사람들은 민족과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음식을 인류애와 환대에 대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생각한다. 다시 말해, 더 나은 내일에 대한 공동의 희망으로 평가하는 문화를 공유한다. 기독교인들이 부활절 달걀을 만들고, 무슬림인들은 이프타르 저녁 식사에서 달걀을 먹고, 유월절 접시 위에 달걀을 올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봄에 다시 태어나는 생명과 희망의 상징인 달걀은 종교와 문화를 뛰어넘은 것이다. 나는 지난 유월절 만찬에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으로 떠돌던 이스라엘인들이 한때 노예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계명을 들었다. 하지만 이방인을 먹이는 것은 나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강함을 뜻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보낸 가장 어두운 시기에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기억해야 한다”고 썼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구호 단체 요원들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원초적 분노가 그 이전에 발생한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죽음과 인도주의적 재앙 위기가 아니라 ‘7명의 구호단체 노동자의 죽음’에 국한됐던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DC 아랍센터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프로그램 책임자인 유세프 무나예르는 “바이든 대통령이 개전 이래 가장 강하게 분노의 표현을 한 건 눈에 띄지만, 서방 구호 활동가들에 대해서만 이렇게까지 나갔다는 점도 눈에 띈다”며 “물론 이번 참사는 분노할만한 참사다. 하지만 이 참사에 앞서 가자전쟁 내내 되풀이됐던 비슷한 종류의 참사에 대해서는 백악관은 분노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무나예르는 “정치 인생 내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비통한 사람들의 마음에 연민하는 사람으로 보이길 바랐고, 이는 정치인으로서 위대한 자질이다”라면서도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정작 그러한 연민의 뜻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 ‘존엄한 죽음’ 선택권 늘린다

    ‘존엄한 죽음’ 선택권 늘린다

    #. 8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지병으로 쓰러져 응급실로 왔다. 금방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급성 폐렴까지 겹쳐 상태는 빠르게 악화했다. 마지막을 직감한 A씨는 가족들에게 “퇴원해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어머니를 포기할 수 없었던 가족들은 고민 끝에 인공호흡 치료를 결정했다. 그날부터 A씨는 각종 센서와 콧줄을 달고 병상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A씨가 삽입된 튜브를 떼려 하자 병원은 A씨의 손을 병상에 묶어 버렸다. 가족이 면회하러 올 때마다 그는 필담으로 “편히 죽고 싶다. 그만 보내 다오”라며 눈물을 흘렸다. 연명의료 보류·중단에 대한 의지가 강했지만 소용없었다. 관련 법률에 따라 말기 환자가 아닌 ‘사망이 임박한’ 임종 환자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사망 전까지 의식이 또렷했고 호전됐다가 악화하기를 반복했던 터라 의학적으로 A씨를 ‘임종기 환자’로 보기는 어려웠다. 집에서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길 원했던 A씨는 입원 한 달여 만에 차가운 병실에서 숨을 거뒀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가족들은 ‘그날’의 연명의료 결정을 두고두고 곱씹었다. 2018년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된 지 6년이 됐지만, 아직 많은 말기 환자는 자신의 연명의료 여부를 선택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말기’인지 ‘임종기’인지 구분하기 어렵거나, 의식이 없는 자신을 대신해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해줄 가족이 없는 무연고 환자들이다. 환자가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는 시기도 ‘말기 진단 이후’로 법에 규정돼 이미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가족들이 환자의 의사에 반하는 연명의료 결정을 내릴 때가 잦다. 2016년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됐는데도 ‘죽음의 질’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 이유다. 보건복지부는 2일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를 열어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2028년)’을 심의·의결하고 연명의료 중단 시기를 ‘임종기’에서 ‘말기’로 조정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연명의료 계획서’ 작성 시기도 말기 진단 이후에서 이전으로 당기기로 했다. 좀더 일찍 자신의 죽음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환자가 의식이 없어 연명의료 중단을 원하는지 알 수 없고, 대신 결정해 줄 가족이 없더라도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기로 했다. 또한 치매 환자도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대상 질환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호스피스 전문기관도 두 배로 늘린다. 호스피스는 임종을 앞둔 환자가 마지막 순간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고통을 덜어 주고 돌보는 서비스를 말한다. 서비스를 받는 환자와 가족이 종교인이면 영적인 돌봄도 받을 수 있고, 환자가 떠난 뒤 가족들이 슬픔을 극복하도록 도움을 준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서지 않았고 연명의료결정법도 개정해야 하지만 최근 여러 나라의 조력 존엄사 인정 추세에 발맞춰 존엄한 죽음에 대해 돌아볼 사회적 의제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면 환자가 미리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내리더라도 임종기에 접어들어야 이행된다. 즉 임종 직전까진 환자 의사와 상관없이 연명의료가 계속될 수 있다. 여기에 법의 사각지대가 있다. 법에서 규정한 임종 과정이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증상이 악화해 사망이 임박한 상태’를 말한다. 말기 환자는 수개월 내 사망할 것으로 진단받은 환자를 말한다. 수일 이내 사망이냐, 수개월 이내 사망이냐를 놓고 임종과 말기가 갈린다. 전문가들은 이 기준이 모호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2018~21년 서울대병원 의료기관윤리위원회에 의뢰된 60건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연명의료 유보·중단 의뢰 환자의 66.7%가 임종 과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0명 중 6명이 연명의료 중단을 원하고도 기준에 맞지 않아, 혹은 가족들에게 등 떠밀려 고통스러운 치료를 이어 갔던 것이다. 조정숙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연명의료관리센터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의사들조차 말기와 임종기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일본·영국 등 여러 나라가 이미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대만·호주·스위스·네덜란드·캐나다·뉴질랜드·스페인 등은 식물인간 상태나 중증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도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운용 중이다. 조 센터장은 “보다 적극적인 행위인 ‘조력 존엄사’도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도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그저 치료하지 않을 뿐인 소극적 형태의 연명의료 중단이 임종기 환자만 대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환자의 가족들이 경제적 문제 때문에 섣불리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어 말기 환자부터 연명의료 중단을 적용하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종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교수는 “말기 상태에서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하다고 법이 바뀐다 해도 현장은 달라지는 게 없을 것”이라며 “법 안에서 마치 퍼즐 맞추기처럼 탁상행정을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현장에서 보면 자녀들이 무력감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몰라 연명의료를 고수하는 사례가 훨씬 많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은 없다”며 “중환자실에 있다면 사실상 임종기로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지친 자녀들이 ‘연명의료를 그만해 달라’고 하면 그때 연명의료 장치를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선 의사들이 ‘임종기’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체로 노인 환자들은 연명의료 중단을 원하나 가족들이 끝까지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 연명의료 중단 가능 시점을 ‘말기’로 앞당겨도 달라지는 게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말기 환자로 연명의료 중단 대상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해 온 것은 상급종합병원이었다. 연명의료를 하지 않으면 중환자실로 가는 환자가 줄기 때문이다. 연명의료를 받지 않은 채 임종하려면 임종실이 있어야 한다. 종합병원과 요양병원 내 임종실 설치를 의무화한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지만 병원들은 요지부동이다. 관련 시행령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임종실이 없다면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갈 곳 없어진 환자들을 집으로 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명의료만 받지 않을 뿐 죽을 때까지 병원에서 살아야 한다. 그러나 1997년 가족들의 뜻에 따라 뇌출혈 수술 후 의식 없는 환자를 퇴원시켰다가 의료진에게 살인방조죄가 선고된 ‘보라매병원 사건’ 이후 의사들이 퇴원 조치를 내리기가 쉽지 않게 됐다. 박 교수는 “존엄하게 임종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지 않고 법만 고치다 보니 ‘안락사’를 허용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것”이라며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 고민을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의 결정권을 강화하기 위해 직접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기를 당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지부가 연명의료 계획서 작성 시기를 말기 진단 이전으로 조정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대병원 조사에서도 의뢰 환자의 90% 이상이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 환자가 의식이 없으면 가족이 환자의 뜻을 대신한다. 사전에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연명의료계획서 같은 문서가 있다면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지만, 문서가 없다면 가족 2명이 “평소 환자가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았다”고 증언해야 한다. 환자의 의사를 모를 경우 가족 전원이 합의해야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여기서 가족은 배우자·자녀·부모, 조부모·손자녀, 형제·자매를 말한다. 조 센터장은 “문제는 가족이 없거나 연락이 끊긴 환자들”이라며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나 조카가 있어도 법률 대리인이 아니어서 아무 역할도 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70대 남성 B씨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혼하고 홀로 살다 사고로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유일한 가족은 수년째 연락을 끊은 아들뿐. 종종 친구들에게 ‘갈 때 되면 인공호흡기 달지 않고 편히 가고 싶다’고 했지만, 법적 권한이 없는 친구들은 B씨의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대리해 줄 수 없었다. 그는 의미 없는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복지부는 이런 경우 3자에 의한 대리 결정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호스피스 서비스 대상에 치매와 파킨슨병, 신부전증, 심부전증(만성호흡부전의 하위개념) 등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암과 에이즈, 만성간경화증, 만성호흡부전,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환자에게만 제공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권고한 질환은 암, 에이즈, 만성호흡부전, 간경변증, 신부전, 심혈관질환, 당뇨, 다발성신경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치매, 류마티스관절염, 약제저항 결핵 등 13종이다. 호스피스 전문기관도 확대한다. 현재 188곳에 불과해 인프라 자체가 부족하다. 복지부는 2028년까지 360곳으로 확대해 호스피스 대상 질환자의 이용률을 지난해 기준 25%에서 5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한 의료기관도 650곳으로 늘린다. 연명의료 중단 결정은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된 곳에서만 가능하나 전국에 430곳뿐이다. 게다가 종합병원이나 요양병원에는 없는 곳도 많다. 특히 전남은 설치율이 31.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아 환자가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내리려면 다른 지역으로 전원을 가야 하는 실정이다.
  • [글로벌 In&Out] 미국 리더십의 날개 없는 추락

    [글로벌 In&Out] 미국 리더십의 날개 없는 추락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동맹국에 보내는 ‘안보 신뢰’와 잠재적 적국을 향한 ‘위협 신뢰’의 달성을 통해 국제정치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우방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이 감당했던 경제적 부담과 인적 희생은 향후 현상 변경 세력에게 보내는 미국의 경고가 허언이 아님을 입증하는 자산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동맹이 직면한 안보 위협을 해소해 주고 적대국에 미국이 가하는 위협의 현실성을 확실히 인식시키는 방법을 통해 미국은 자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강화해 왔다. 하지만 최근 추락하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는 날개가 없어 보인다. 지난달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해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핵 억제의 초점이 ‘핵능력 개발 저지’에서 ‘핵사용 방지’로 전환될 수 있음을 잇따라 시사했다. 이에 질세라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이 자체 핵우산을 지니고 있다는 발언까지 내뱉었다. 북한 핵능력이 고도화하는 시점에서 미국과 러시아 모두 북한의 핵 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미국 안보 평판의 악화는 국제사회와의 공조에 기반해 북한 비핵화를 추진해 온 한국 전략에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우려는 유사하다. 지난 14일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면 이후 어떤 나라도 미국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을 저격했다. 오랜 기간 중립국 지위를 유지해 온 핀란드와 스웨덴이 연이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고 폴란드와 발트 3국이 군사력을 강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정체는 미국이 평판 복구를 위해 훗날 치러야 할 비용의 급격한 상승을 유발할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평판 비용 절감 효과를 확실히 체험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전쟁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물리적 비용이 증가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럽에서 위협 신뢰성이 크게 향상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위협을 대하는 유럽의 반응은 이전과 다를 것이고, 이는 약해지는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더 큰 균열을 초래할 것이다. 이사이 ‘스트롱맨’ 푸틴은 압도적인 지지로 5선을 달성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브로맨스를 과시하며 한국에 대한 위협 평판을 증가시키는 보너스까지 챙겼다. 얼마 전까지 러시아는 미중 패권경쟁과 인도·태평양 전력의 소용돌이에서 상대적으로 비켜나 있었지만 이제 한반도 안보에서 차지하는 입지를 한층 끌어올렸다. 현재 북한은 북러 연대 강화의 부산물인 ‘우크라이나 특수’를 만끽하고, 중국은 3월에 개최된 양회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력을 더욱 공고화했다. 전례 없이 강화되는 북중러 삼각 권위주의 체제의 협력에 전면적으로 노출된 한국은 안보와 외교에서 탈냉전 시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의 재집권에도 흔들리지 않을 동맹 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미국 안보 평판의 불능화에도 자주 안보를 수호할 국방력 강화의 비책을 고민할 때다. 함명식 중국 지린대 교수
  • ‘일잘러’ 정진석vs‘인간미’ 박수현… ‘안정’ 송기헌vs‘변화’ 김완섭[총선 와이드 핫플]

    ‘일잘러’ 정진석vs‘인간미’ 박수현… ‘안정’ 송기헌vs‘변화’ 김완섭[총선 와이드 핫플]

    여야 인물론 띄운 ‘세 번째 혈투’“정, 제2금강교 등 추진력은 검증”“박, 낙선해도 지역 행사 꼬박꼬박”野 ‘연임 관록’·與 ‘신인 패기’ 격돌“혁신도시 위해 송에 한번 더 기회”“기재부 출신 김, 예산 끌어올 것”충청·강원권의 민심 바로미터정진석·송기헌, 각 3연속 당선 노려여론조사 오차범위 접전 예측 불가세종·대전을 포함한 충청·강원권에서 서울신문이 현장 분위기를 청취할 핵심 격전지로 꼽은 곳은 충남 공주·부여·청양과 강원 원주을이다. 각각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연속 당선에 도전한다. 정 의원은 박수현 민주당 후보와 연속 세 번째 맞대결에 나서고, 송 의원은 여당세가 강한 강원에서 김완섭 국민의힘 후보를 누를 몇 안 되는 인사로 꼽힌다. 유권자들은 정 의원과 송 의원에 대한 안정감을 선호했지만 피로감도 적지 않았다. 31일 충남 공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주민 정상화(82)씨는 “정 후보의 공약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도 “이유가 어디 있나, 정 후보를 뽑는다”고 말했다. 공주는 정 후보의 고향이고 선거구 변경 이전(충남 공주·연기)까지 합하면 25년 가까이 정치 활동을 해 온 곳이다. 최모(82)씨도 지난해 첫 삽을 뜬 ‘제2금강교’를 거론하며 “정 후보의 일 추진이 빠르다”고 말했다.반면 공주 산성시장 앞에서 만난 최모(24)씨는 “한 사람이 너무 오래 했으니 (물이) 고일 수밖에 없지 않나. 내 또래들은 단지 ‘오래 해 왔다는 점’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이모(60)씨는 민주당의 박 후보가 낙선 기간에도 지역 관리에 매진했다며 “항상 지역에 행사가 있으면 꼭 참석하고 얼굴을 보인다. 친밀하고 꾸준하다”고 했다. 이날 지역 유세에 나선 정 후보는 자신의 성과를, 박 후보는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충남 부여중앙시장 거리 유세에서 “지난해 수해로 부여가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막대한 국비를 투입해 1000만원 이상씩 다 보상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같은 장소에서 “지난 8년은 고통스러운 시간”이라며 “시장을 20번 돌았는데 여러분이 얼마나 힘든지 너무 잘 안다. 이제는 바꿔야 할 때”라고 외쳤다.원주을 지역구에서도 송 의원에 대한 인물론이 갈렸다. 원주시 단구동에 거주하는 최모(61)씨는 “원주가 성장동력이 그렇게 많은 지역이 아닌데 송 후보가 ‘현상 유지’는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안정감에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명륜동 주민 김상록(49)씨는 “송 후보가 원주를 기업·혁신도시로 만든다고 했는데 한 번 더 기회를 줘서 더욱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명륜동에서 장판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70)씨는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송 후보에게 표를 줬는데 이번에는 고민 중”이라며 “솔직히 지역에서 눈에 띄게 이룬 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으로 처음 총선에 출마하는 김 후보에 대한 평가에 대해 단구동 주민 박창현(52)씨는 “기본적으로 (기재부에서) 돈을 만져 본 사람이니 예산 구조에 보다 더 잘 알고, 그래서 필요한 예산을 더 잘 끌어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79)씨는 김 후보의 부친인 김영진 전 강원도지사가 원주시장 출신이라며 “아들도 사람이 괜찮다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과 강원 원주을에서 지난 두 번의 총선 모두 각각 같은 계열의 정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송 후보가 이강후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10.7% 포인트 격차로 눌렀던 21대 총선을 제외하면 1위와 2위 후보 간 격차는 한 자릿수였다. 최근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대부분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여 승패를 쉽게 점칠 수 없다는 평가다.
  • ‘성과’ 정진석 vs ‘관리’ 박수현…‘안정’ 송기헌 vs ‘변화’ 김완섭 [총선핫플]

    ‘성과’ 정진석 vs ‘관리’ 박수현…‘안정’ 송기헌 vs ‘변화’ 김완섭 [총선핫플]

    세종·대전을 포함한 충청·강원권에서 본지가 현장 분위기를 청취할 핵심 격전지로 꼽은 것은 충남 공주·부여·청양과 강원 원주을이다. 각각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연속 당선에 도전한다. 정 의원은 박수현 민주당 후보와 연속 세 번째 맞대결에 나서고, 송 의원은 여당세가 강한 강원에서 김완섭 국민의힘 후보를 누를 몇 안 되는 인사로 꼽힌다. 유권자들은 정 의원과 송 의원에 대한 안정감을 선호했지만, 피로감도 적지 않았다. 31일 충남 공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주민 정상화(82)씨는 “정 후보의 공약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도 “이유가 어딨나, 정 후보를 뽑는다”고 말했다. 공주는 정 후보의 고향이고, 선거구 변경 이전(충남 공주·연기)까지 합하면 25년 가까이 정치 활동을 해온 곳이다. 최모(82)씨도 지난해 첫 삽을 뜬 ‘제2금강교’를 거론하며 “정 후보의 일 추진이 빠르다”고 했다. 반면 공주 산성시장 앞에서 만난 최모(24)씨는 “한 사람이 너무 오래 했으니 (물이) 고일 수밖에 없지 않나. 내 또래들은 단지 ‘오래 해왔다는 점’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이모(60)씨는 민주당의 박 후보가 낙선 기간에도 지역 관리에 매진했다며 “항상 지역에 행사가 있으면 꼭 참석하고 얼굴을 보인다. 친밀하고 꾸준하다”고 했다. 이날 지역 유세에 나선 정 후보는 자신의 성과를, 박 후보는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충남 부여중앙시장 거리 유세에서 “지난해 수해로 부여가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막대한 국비를 투입해 1000만원 이상씩 다 보상했다”고 했다. 박 후보는 같은 장소에서 “지난 8년은 고통스러운 시간”이라며 “시장을 20번 돌았는데, 여러분이 얼마나 힘든지 잘 너무 잘 안다. 이제는 바꿔야 할 때”라고 외쳤다. 원주을 지역구에서도 송 후보에 대한 인물론이 갈렸다. 원주 단구동에 거주하는 최모(61)씨는 “원주가 성장 동력이 그렇게 많은 지역이 아닌데, 송 후보가 ‘현상 유지’는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안정감에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명륜동 주민 김상록(49)씨는 “송 후보가 원주를 기업·혁신도시로 만든다고 했는데, 한 번 더 기회를 줘서 더욱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명륜동에서 장판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70)씨는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송 후보에게 표를 줬는데 이번에는 고민 중”이라며 “솔직히 지역에서 눈에 띄게 이룬 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으로 첫 총선에 출마하는 김 후보에 대한 평가에 대해 단구동 주민 박창현(52)씨는 “기본적으로 (기재부에서) 돈을 만져본 사람이니 예산 구조에 보다 더 잘 알고, 그래서 필요한 예산을 더 잘 끌어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주민 김모(79)씨는 김 후보의 부친인 김영진 전 강원도지사가 원주시장 출신이라며 “아들도 사람이 괜찮다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과 강원 원주을에서 지난 두 번의 총선 모두 각각 같은 계열의 정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송 후보가 이강후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10.7% 포인트 격차로 눌렀던 21대 총선을 제외하면 1위와 2위 후보 간 격차는 한 자릿수였다. 최근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대부분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여 승패를 쉽게 점칠 수 없다는 평가다.
  • ‘돌아온 국대’ 주민규·박진섭, 현대가 더비 누가 웃을까

    ‘돌아온 국대’ 주민규·박진섭, 현대가 더비 누가 웃을까

    프로축구 K리그1이 A매치 휴식기를 끝내고 약 2주 만에 4라운드로 재개한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에 차출됐던 국가대표들이 대거 복귀한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와 전북 현대가 펼칠 ‘현대가 더비’가 단연 주목된다. 울산과 전북은 30일 오후 2시 전북의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1 2024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두 팀은 A매치 휴식기 이전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서 두 차례 자웅을 겨룬 바 있지만 K리그1에서는 올 시즌 첫 격돌이다. 분위기는 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이 좋다. ACL 8강 1, 2차전에서 1승1무를 거두며 점수 합계 2-1로 앞서 4강에 올랐다. K리그1에서도 개막 3경기 무패(2승1무) 행진을 하며 선두로 나섰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전북을 제치고는 “전엔 울산이 ‘이인자’ 역할이었는데, 이젠 선수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반대로 됐다’고 얘기하곤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전북은 개막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으로 12개 팀 중 11위까지 밀렸다. 3라운드에서 올 시즌 하위권으로 지목된 승격팀 김천 상무에 0-1로 진 탓이 크다.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던 지난 시즌보다 출발이 더 좋지 않다. ACL 2경기까지 포함해 공식전 5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전북은 분위기 반등을 위해 반드시 울산을 잡아야 할 처지다. 울산은 늦깎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러 호평받은 주민규(왼쪽)를 포함해 이명재, 김영권, 설영우, 조현우 등 5명이, 전북은 태국 원정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박진섭(오른쪽)을 비롯해 송민규, 김진수 등 3명이 대표팀에서 복귀해 전열을 가다듬는 중이다. K리그1이 다음 주말까지 3, 4일 간격으로 3경기를 거푸 치르기 때문에 체력 부담이 있지만 현대가 더비가 갖는 의미와 팀 상황을 고려하면 출전 가능성이 크다. K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최고의 경력을 자랑하는 제시 린가드(FC서울)가 이름값만큼 실력을 뽐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린가드의 서울은 31일 오후 2시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강원FC와 맞붙는다.
  • 울산 이동경↔원두재, 전북 이동준↔김진규…상무발 K리그 지각 변동

    울산 이동경↔원두재, 전북 이동준↔김진규…상무발 K리그 지각 변동

    프로축구 디펜딩챔피언 울산 HD의 공격 첨병 이동경(27)과 전북 현대 측면 에이스 이동준(27)이 팀을 떠나 김천 상무로 향한다. 반대로 원두재, 김진규가 기존 자원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제대 복귀하면서 K리그1 순위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8일 병무청은 2024년 2차 국군체육특기병 합격 여부를 지원자들에게 개별 통보했다. K리그1, 2 구단들에 따르면 총 20명이 상무에 합격했다. 이들은 다음 달 29일 입대하고 다음 시즌부터 김천 선수로 활약한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각각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샬케04, 헤르타 베를린에서 뛰었던 이동경과 이동준도 이름을 올렸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에서 교체 출전한 이동경은 9일 김천과의 2라운드에서 멀티 골, 17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도 득점을 터트리며 기세를 높였다. 리그 전체 득점 공동 1위(3골)로 가장 많은 5개의 공격포인트(2도움)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울산에는 에사카 아타루, 구스타브 루빅손 등 이동경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들이 포진해 있다. 오히려 7월 전역하는 원두재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울산은 지난해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가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으로 이적한 뒤 흔들린 바 있다. 태극마크를 달고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던 원두재는 울산 중원을 책임지며 2020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2022시즌 K리그1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전북은 ‘스피드 레이서’ 이동준이 빠져나가고 김진규가 돌아온다. 송민규, 문선민, 한교원, 마르쿠스 비니시우스 등이 이동준 대신 오른 측면에 나설 수 있다. 전북은 공격에서 창의력을 불어넣을 자원이 부족했는데 김진규가 그 갈증을 해소할 전망이다. 다만 김진규가 합류하는 7월 이전에 2무1패로 리그 11위까지 추락한 부진에서 탈출해야 한다. 이외 K리그1 맹성웅(전북), 이현식(대전하나시티즌), 이승원(강원FC), 김승섭(제주 유나이티드), 박찬용(포항 스틸러스)과 K리그2 원기종(경남FC), 오인표(서울 이랜드), 김찬(부산 아이파크), 김태훈(FC안양), 유선(성남FC), 최예훈(충남 아산) 등도 김천으로 향한다. 유일한 K리그1 승격팀 김천은 올 시즌 3경기 2승1패로 4위에 올랐다. 17일 3라운드 홈 경기에서는 우승 후보 전북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 이제 K리그의 시간…주민규vs 박진섭 국대 대충돌 ‘현대가 더비’ 주목

    이제 K리그의 시간…주민규vs 박진섭 국대 대충돌 ‘현대가 더비’ 주목

    프로축구 K리그1이 A매치 휴식기를 끝내고 약 2주 만에 4라운드로 재개한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에 차출됐던 국가대표들이 대거 복귀한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와 전북 현대가 펼칠 ‘현대가 더비’가 단연 주목된다. 울산과 전북은 오는 30일 오후 2시 전북의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1 2024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두 팀은 A매치 휴식기 이전 2023~24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서 두 차례 자웅을 겨룬 바 있지만 K리그1에서는 올 시즌 첫 격돌이다. 분위기는 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이 좋다. ACL 8강 1, 2차전에서 1승1무를 거두며 점수 합계 2-1로 앞서 4강에 올랐다. K리그1에서도 개막 3경기 무패(2승1무) 행진을 하며 선두로 나섰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전북을 제치고는 “전엔 울산이 ‘이인자’ 역할이었는데, 이젠 선수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반대로 됐다’고 얘기하곤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전북은 개막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으로 12개 팀 중 11위까지 밀렸다. 3라운드에서 올 시즌 하위권으로 지목된 승격팀 김천 상무에 0-1로 진 탓이 크다. 10년 만의 무관에 리그 4위까지 떨어져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는 지난 시즌보다 출발이 더 좋지 않다. ACL 2경기까지 포함해 공식전 5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전북은 분위기 반등을 위해 반드시 울산을 잡아야 할 처지다. 울산은 늦깎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러 호평받은 주민규를 포함해 이명재, 김영권, 설영우, 조현우 등 5명이, 전북은 태국 원정에서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린 박진섭을 비롯해 송민규, 김진수 등 3명이 대표팀에서 복귀해 전열을 가다듬는 중이다. K리그1이 다음 주말까지 3, 4일 간격으로 3경기를 거푸 치르기 때문에 체력 부담이 있지만 현대가 더비가 갖는 의미와 팀 상황을 고려하면 출전 가능성이 크다. K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최고의 경력을 자랑하는 제시 린가드(FC서울)가 이름값만큼 실력을 뽐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공식전 232경기에 출전해 35골을 터뜨린 린가드는 큰 기대 속에 1~3라운드를 모두 뛰었으나 공격포인트가 없다. 린가드의 서울은 31일 오후 2시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강원FC와 맞붙는다.
  • 3000억 준다 … 수도권 대체 매립지 3차 공모

    3000억 준다 … 수도권 대체 매립지 3차 공모

    인천 검단에 있는 수도권매립지를 대신할 새로운 매립지를 공모한다. 불에 태운 소각재만 매립할 90만㎡ 이상 부지를 제공하면 기초자치단체에 특별지원금으로 현금 3000억원을 준다. 인천시·환경부·서울시·경기도 등 수도권매립지 4자 협의체는 인천에 있는 현 매립지를 대체할 후보지를 28일 부터 6월25일 까지 90일간 공개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3번째다. 앞서 2021년 실시한 두 차례 공모에서는 응모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후 대체매립지 조성에 대한 논의가 주춤했으나, 지난해 2월 서울 노들섬에서 이루어진 4자 협의체 기관장 회동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국장급 실무협의를 거쳐 재공모가 진행될 수 있게 됐다. 환경부는 이날 ‘수도권해안매립조정위원회’에 3차 공모 계획을 보고해 이를 확정했다. 4자 협의체 측은 “이번 공모는 반드시 대체매립 후보지를 찾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전보다 혜택을 확대하고 시설 규모는 축소했다”고 밝혔다. 우선,공모시설의 명칭을 ‘자원순환공원’으로 정했다. 이는 폐기물 매립지라는 본연의 기능에 그치지 않고 공원과 같은 주민 친화적인 복합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혜택도 대폭 강화했다. 주민편익시설 등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원 외에 특별지원금으로 3000억원을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하기로 했다. 3년 전 1~2차 공모 때 보다 500억원을 늘렸다. 1~2차 때에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비용의 20% 이내에서 주민편익시설 설치, 매년 폐기물반입수수료의 20% 이내 주민지원기금 조성 등에 그쳤다. 응모 문턱도 낮췄다. 부지 면적은 이전 공모 때 보다 대폭 줄여 90만㎡ 이상 확보하도록 했다. 부대시설은 에너지 자립, 폐에너지 활용 등에 필요한 에너지화시설(1일 1000t) 설치만을 포함하고 있다. 1차 공모 때는 부지 면적 220만㎡ 이상,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1일 2000t), 에너지화시설(1일 1000t) 및 건설폐기물 분리·선별시설(1일 4000t)을 포함하도록 했다. 2차 공모 때는 부지 면적 130만㎡ 이상,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1일 2000t),에너지화시설(1일 1000t) 등이었다. 이번 3차 공모는 4자 협의체로 부터 업무 위탁을 받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진행한다. 향후 조성될 대체매립지에는 2026년부터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돼 소각이나 재활용과정을 거친 협잡물 또는 잔재물만 매립할 수 있다. 또 ‘자원순환공원’ 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충분한 녹지를 확보하고, 지역주민들의 선호에 따라 다양한 주민편익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지역의 중요한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 허훈 서울시의원 “양천 발전 견인할 ‘서울2호선 신정지선 김포 연장’ 환영”

    허훈 서울시의원 “양천 발전 견인할 ‘서울2호선 신정지선 김포 연장’ 환영”

    서울시의회 허훈 의원(국민의힘·양천2)은 21일 오전 양천구청 대회의실에서 서울2호선 신정지선 김포 연장을 위한 김포시-양천구 협약이 성공적으로 체결됐다고 밝혔다. 협약식에서는 서울2호선 신정지선 김포 연장에 대한 건을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 등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하고 실제 사업추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양천구와 김포시가 상호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관련해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은 양천구와 김포시가 공동으로 진행하며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실무협의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어 진행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에서 오시장도 서울시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하며 신정지선 김포 연장 가시화에 힘을 보탰다. 협약 체결과 함께 양천구 교통 인프라 강화뿐만 아니라 지역 최대 숙원사업인 신정 차량기지 이전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도 커질 전망며, 이번 업무협약의 연장선상에서 신정차량기지 이전과 해당 부지 고밀개발에 대한 사업 타당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허 의원은 등원 이후부터 도시계획균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행정사무감사, 현안질의, 실무자 면담을 통해 신정 차량기지 이전의 필요성과 기존 차량기지 부지를 활용한 도심복합개발 가능성 및 개발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양천구 역시 서울연구원 주관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2호선 신정지선 연장을 통한 차량기지 이전안 반영을 요청해온 바 있다. 끝으로 허 의원은 “서울2호선 신정지선의 김포 연장은 서울과 수도권이 상생하는 수도권 공동생활권 정책 확장 기조와도 맥락을 같이 하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라며 “협약 체결이 신정차량기지 이전 등 양천 발전을 앞당기는 신호탄이 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긴밀히 협조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 “마지막까지 합의 기대했는데 허망”… 의정 파국 우려에 중증환자는 절망

    “마지막까지 합의 기대했는데 허망”… 의정 파국 우려에 중증환자는 절망

    “우린 앞으로 어디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할까요.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면 어떤 질환인지도 자세히 몰라요.” 이른바 수도권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과 연계된 의대 교수들이 집단 ‘줄사직’을 예고하면서 환자들의 속은 타들어 간다. 특히 정부가 20일 2025학년도 의대별 정원 배분 결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2000명 증원을 확정해 의정 대화의 불씨가 꺼지자 중증·희귀병 환자와 가족들은 더 큰 절망에 빠졌다. 난도가 높은 치료 특성상 상급종합병원에 의존하던 이들은 빅5 병원 교수들까지 이탈하면 의료재앙이 현실화될 것을 우려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빅5 병원 교수들이 단체로 사직서를 낸다는 것은 중증 질환자들을 포기한다는 뜻”이라며 “항암치료를 앞둔 환자들은 ‘동네 병원에서 항암제를 구할 수도 없는데 앞으로 어떡하냐’고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환자들은 전공의가 의료 현장을 떠날 때부터 마음 졸이며 사태가 해결되기를 기다렸지만, 대형병원 교수들까지 환자 목숨을 볼모로 잡는 것 같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고 했다. 김재학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장은 “희귀질환은 전공의보다 교수가 진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공의 집단행동 때는 피해가 적었다”면서 “하지만 교수들까지 병원을 떠나게 되면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마지막 통로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희귀·난치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명과 치료를 받기 위해 전전긍긍하다 결국 찾아간 곳이 빅5 대형병원”이라며 “일반 병원에서는 우리 질환에 대해 잘 모른다. 정부가 2차 병원을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했지만, 그곳에서 우리가 진료받기엔 여건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양성동 대한파킨슨병협회장은 “의료대란 사태 이전에도 파킨슨 관련 의사가 부족해 치료받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남아 있는 교수들까지 이탈하게 되면 우리 환자들이 겪는 피해는 훨씬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이어 “극적 합의를 기대했는데 허망하다”면서 “이제는 의료대란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정말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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