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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촛불은…한국판 명예혁명·배려·놀이터다

    촛불은…한국판 명예혁명·배려·놀이터다

    지난 12일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은 단순한 촛불집회를 넘어섰다. 누구에겐 명예혁명이었고, 누구에겐 배려였다. 함께 부르는 노래였고, 놀이터였다. 성별, 나이, 직업, 사는 지역, 지지 정당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의 시민(경찰 추산 26만명)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분노했지만 침착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줄곧 스스로 쓰레기를 주웠고 인파가 몰린 행진에서는 서로 배려하며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한목소리로 ‘하야송’을 노래했고 공식집회가 끝난 뒤에도 자유토론을 하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외신기자들도 이런 시민들의 모습에 큰 관심을 보였다. ●촛불은 명예혁명이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1688년 유혈사태 없이 성공했던 영국의 명예혁명에 빗대 ‘한국판 명예혁명’을 해내고 싶다고 했다. 2만명이 모인 지난달 29일 1차 집회와 20만명이 모인 지난 5일 2차 집회, 그리고 12일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줄곧 ‘비폭력’을 외쳤다. 12일 밤 내자동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한 일부 시민들이 경찰의 방패를 빼앗거나 차벽에 올랐지만 그때마다 시민들은 ‘비폭력’, ‘평화집회’를 외치며 이들을 자제시켰다. 이모(44)씨는 “역사에서 비폭력은 언제나 가장 무서운 힘이었다”며 “권력을 놓지 못해 망설이는 박 대통령은 촛불을 든 시민들의 뜻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이모(26·여)씨는 “너무 화가 나서 촛불집회에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해야 하고, 대한민국은 계속 나아가야 한다”며 “너무 힘들게 대학에 들어갔고, 취직하려고 치열하게 노력했는데 이런 노력들이 존중받는 나라다운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촛불은 배려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뿐 아니라 세종대로, 을지로, 청계로, 소공로까지 가득 메운 시민들은 행진이 시작된 12일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새벽 3시까지 청소를 이어갔다. 광화문 일대에서 직접 쓰레기를 줍는 시민들이 많았다. 도로 곳곳에 시민들이 봉투에 담아 가지런히 모아놓은 쓰레기봉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오후 6시쯤 세종대로 서울신문 앞부터 행진을 하며 쓰레기를 치우던 최모(25·여)씨는 “끝난 뒤에 쓰레기 하나 바닥에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정권이 국민의 위대함을 좀 보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모(43·여)씨도 12살 딸과 함께 걸으며 쓰레기를 주웠다. 그는 “처음 나온 집회인데 도착해서 사람들을 보니 마음 뭉클하다”고 말했다. 딸 서모양은 “무서울 줄 알았는데 신난다. 역사교과서에 나오는 한 페이지에 나도 동참하는 거라고 엄마가 말해줬다”면서 흥미로워했다. 집회가 종료되고 거리를 정리하는 환경미화원에게 일일이 찾아가 음료수를 건넨 20대 여성도 있었다. 회사원 이모(31·여)씨는 100ℓ짜리 쓰레기봉투를 사다가 세종문화회관 일대 쓰레기를 샅샅이 주웠다. 이씨는 “학생들은 쓰레기를 열심히 줍는데 오히려 어른들은 그냥 지나가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촛불은 함께 부르는 노래다 촛불집회의 선두가 내자동 사거리에서 12일 오후 7시 30분부터 경찰과 7시간 넘게 대치하는 동안 뒤편은 한마디로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개사송’이 많았다. ‘아리랑 목동’의 유명한 후렴구 ‘야야~야야야야~’를 ‘하야~하야하야~’로 개사했고, 크리스마스 캐럴 ‘펠리츠나비다’를 ‘그대는 아니다’로 바꿔 불렀다. 특히 ‘하야하야하야 하야하여라~’라는 중독성 있는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하야송’이 단연 인기였다. 헌법 제1조를 가사로 만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도 많이 들렸다. 특히 12일 저녁 한 시민이 부른 ‘애국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저녁 9시 30분쯤 광화문광장에는 가수 이승환이 등장해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덩크슛’ 등을 불러 거대한 콘서트장으로 변신했다. 남편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주부 서모(59·여)씨는 “집회는 투쟁만 외치는 걸로 생각했는데 막상 나와 보니까 야유회에 나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박영준(27)씨는 “가수 이승환이 더 좋아졌다. 집회가 아니라 공연장에 나온 것 같다”며 “다 함께 이승환 노래 따라 부르는데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촛불은 놀이터다 공식 집회는 밤 10시 30분쯤 끝났지만,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자신만의 집회를 이어 갔다. 광화문 앞 사직로와 광화문광장 서쪽에서는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졌고, 광화문광장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 현 시국에 대해서 토론을 이어갔다. 회사원 이대승(32)씨는 “집에 가기 아쉬워서 사람들 구경하러 돌아다니고 있다”며 “역사책에서 민주항쟁 배우며 자랐는데, 오늘 집회가 역사책의 한 장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신동호(23)씨는 “공식 행사는 끝났지만 우리의 집회는 끝나지 않았다. 시민 1명이라도 남아 있는 한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강신 기자 xin@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최순실 파문’ 혼란 틈타… 한·일 군사정보협정 다음주 가서명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의 혼란을 틈탄 ‘밀어붙이기’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다음주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가서명을 강행하기로 했다. GSOMIA에 대한 폭넓은 국민적 공감대가 없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이어 가는 등 정부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국방부가 정부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다음주쯤 한·일 GSOMIA 체결을 위한 3차 실무협의를 열고 가서명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까지 합의된 문안에 대해 법제처에 사전심사를 의뢰하도록 외교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이미 지난 9일 법제처에 문안 심사를 의뢰했다. 법제처 심사가 끝나면 이후 차관회의,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정식 서명을 하게 된다. 정식 서명은 이르면 이달 내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일본과 GSOMIA 협상을 4년 만에 재개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후 속전속결로 1, 2차 실무협의를 개최했다. 양측은 이미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2차 협의에서 주요 협정 내용에 대한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3차 협의는 다음주 중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GSOMIA는 양국 간 군사정보의 교환 및 관리를 위한 방법을 규정한 협정이다. 국방부는 일본과 GSOMIA를 체결하면 일본이 가진 정찰위성 등이 수집한 북한에 대한 테킨트(TECHINT·기술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여론은 정부가 지난해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이어 일본 측과의 예민한 협정을 처리하는 데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3일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 GSOMIA 체결을 반대한다는 응답은 47.9%로 찬성(15.8%) 응답을 압도했다. 야 3당은 한민구 장관의 해임을 거론하며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까지 발의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별다른 설득 과정 없이 ‘안보’를 명분으로 협상을 밀어붙이고 있다. 문 대변인은 “안보적으로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하고 계획된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면서 “(국민 공감대 형성에) 남은 기간 동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불투명한 대응도 빈축을 사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차 협의 이후 “3차 협의에서 협의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지만 사실 이미 문안은 완성된 상태였다. 또 금요일에 가서명 계획을 갑작스럽게 발표한 점, 가서명을 도쿄에서 진행하는 점 등도 비판의 여지가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촛불… 비폭력의 이름으로

    촛불… 비폭력의 이름으로

    주최측 50만·경찰 17만명 참가 예상… 靑 앞 행진금지 법원에 가처분 신청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세 번째 대규모 촛불집회가 12일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된다.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 국정농단 파문에 따른 민심 이반이 극에 이른 상황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규모 군중집회는 향후 정국의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집회에는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세 야당의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현 정부와 야당의 가파른 대치를 예고하고 있다. 오후 4시부터 열리는 광화문 집회에는 경찰 추산 16만~17만명, 주최 측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추산 5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경찰은 272개 중대 2만 5000명의 경력을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일대에 투입할 예정이다. 경찰은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는 허용하되 청와대 앞으로의 가두시위는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일몰 이후 대규모 군중의 거리 행진으로 안전사고 우려가 큰 만큼 세종대왕상까지만 거리 행진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투쟁본부’ 측은 사실상 행진을 금지하는 것이라며 11일 오후 법원에 경찰 처분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지난 5일 2차 촛불집회에서 경찰의 반대에도 종로·을지로 방면 행진을 허용했고 12일에도 유성기업범시민대책위원회 300명이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오체투지를 하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20만명의 행진까지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광화문 집회에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기로 했다. 국민의당도 이날 ‘박 대통령 퇴진’을 당론으로 정하고 집회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 야당은 촛불집회에 이은 가두행진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준식 사회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담화를 통해 “이럴 때일수록 국민이 한마음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국정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화적이고 성숙한 집회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hit@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무지개떡 천국’ 싱가포르, 다민족의 얼굴 닮은 이곳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무지개떡 천국’ 싱가포르, 다민족의 얼굴 닮은 이곳

    본격적인 싱가포르의 역사는 19세기 초인 18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동인도 회사의 토머스 스탬퍼드 래플스 경이 국제무역항을 개발한 것이 그 시초로, 아직도 그의 이름이 여기저기에 남아 있다. 1867년에는 대영제국의 정식 식민지가 됐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 이후 다시 영국령이 됐다가 1963년 말레이시아의 일부로 독립했다. 그러나 인종과 사상 등의 차이로 인해 1965년 8월 9일 초대 총리 리콴유, 초대 대통령 유소프 빈 이스학 등이 주도해 말레이시아로부터 분리 독립, 현재에 이른다. 작년인 2015년, 독립 50주년을 성대히 기념했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다. 면적은 719.1㎢로 605.25㎢인 서울보다 넓고, 인구는 2015년 말 기준 567만 명으로 990여만 명인 서울의 절반이 넘는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인구밀도가 서울의 절반 정도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서울 정도의 면적에 한 국가가 들어가다 보니 국가로서의 인구밀도는 엄청나게 높다. 국가로서의 싱가포르 인구밀도는 무려 6801.63명/㎢로 단연 아시아 최고다. 대한민국 전체의 인구밀도가 505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다(물론 동등 비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면적이 작은 국가의 인구밀도는 별도로 취급한다). 흔히 싱가포르 하면 고층 건물들이 숲을 이룬 모습만 상상하게 되지만 사실 나라 전체가 이런 것은 물론 아니다. 도심지나 교외의 신개발지를 벗어나면 의외로 저밀도 지역과 녹지가 많다. 싱가포르의 별명 중 하나가 ‘가든 시티’인 것도 우연은 아니다. 드물지만 리콴유 전 총리의 사저가 있는 옥슬리처럼 단독주택이나 저층 공동주택이 자리잡은 지역도 있다. 게다가 간척 사업을 활발히 해 건국 이후 지금까지 국토 면적을 무려 23%나 늘려왔다. 좁은 국토에 민간용, 군사용을 포함해 공항이 6개나 되는 것도 특이하다. ●중국식 상가 주택, 상업 밀도 높이는데 유리 국토가 극히 제한적인 나라이다 보니 싱가포르에서 공동주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개국 이후 주택정책은 정부의 최우선 핵심 사업의 하나였다. 2015년 4월 2일자 연합인포맥스 기사에 의하면 싱가포르 정부는 한국으로 치면 토지주택공사(LH)에 해당하는 주택개발위원회(HDB)를 주축으로 해 전체 주택 시장에서 공공주택의 비율을 무려 85%까지 끌어올렸다. 게다가 그중에서 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3%에 불과하다. 리콴유 전 총리 이후 강력하게 실행해 온 자가소유확대 방침의 결과다. 사회적, 경제적 조건이 여러모로 다른 대한민국과의 단순 비교는 섣부르겠지만, 싱가포르 국민의 거의 대부분은 정부 주도로 지어진 자기 집에 살고 있는 셈이다. 상업 및 교역을 경제력의 근간으로 삼아 온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이전부터 다양한 유형의 주거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비교했을 때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상가주택이다. 현지에서 ‘숍하우스’라고 부르는 이 유형은 기본적으로 3층이며 전체적으로 좁고 긴 대지에 자리 잡고있다. 짧은 변이 거리에 면하기 때문에 (이를 ‘frontage’라 한다) 상업의 밀도를 높이는 데 매우 유리하다. 중국에서 기원한 유형으로서, 건물에 대한 세금을 도로에 면한 폭으로 매겼기 때문에 이렇게 좁아진 것이라는 설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상업 시설이 밀집한 거리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다. 사실상 이런 유형은 싱가포르뿐 아니라 전 세계의 상업이 발달된 도시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동남아시아에 특히 많으며 일본의 ‘나가야’(長屋) 또한 이런 유형이다. 다만 한국에는 이런 유형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대지의 긴 변이 거리에 면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이런 유형의 건물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싱가포르의 어퍼 크로스 스트리트 일대다. 가로의 남쪽 면에 잘 보존된 상가주택이 줄 지어 서 있다. 넓게 보면 차이나타운에 속한다. 중국계가 대다수인 싱가포르지만 그래도 차이나타운은 엄연히 따로 존재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붐비는 골목의 하나인 파고다 스트리트의 한복판에 있는 ‘차이나타운 역사박물관’은 3층 상가주택을 복원한 것이다. 내부의 가구, 집기까지 잘 갖춰 놓아 당시의 생활상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단면 모형을 보면 좁고 긴 평면 안에 중정이 두 개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중정을 중심으로 환기가 필요한 두 개의 시설, 즉 주방과 화장실이 바로 인접해 있는 것이 특이하다. 아마 많은 고민 끝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론이었을 것이다. ●1973년 완성된 두 건물… 관광 명소로 변화 이 상가주택들은 이제 일종의 역사 유물이 돼 관광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통해 형성된 복합 건축의 전통은 여전히 현재형이다. 싱가포르를 위시한 동남아시아 일대는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합건축이 보편화돼 있다. 그야말로 ‘무지개떡 천국’인 셈이다. 그중에서도 싱가포르 거대 주상복합의 대명사는 바로 ‘골든 마일’(Golden Mile Complex)과 ‘국민 공원’(People´s Park Complex)이다. 두 건물 모두 1973년에 최종 완성됐을 뿐 아니라 건축가 또한 같았다. 싱가포르 근대건축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윌리엄 림과 그가 이끄는 설계회사인 DP 아키텍츠였이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싱가포르 주택개발위원회의 주도로 진행된 공공 프로젝트라는 공통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 연재에 등장했던 세운상가 등 한국의 상가아파트들에 비해서는 다소 연도가 늦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윌리엄 림이 유럽과 미국에서 공부한 해외파인 데다가 싱가포르의 지정학적 성격이 겹쳐 국제적인 지명도는 비교하기 어렵다. 두 건물과 윌리엄 림에 대한 자세한 영문 정보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특히 골든 마일은 당시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일련의 건축적 사고들, 즉 메가스트럭처, 일본의 메타볼리즘, 브루탈리즘 등 중에서 실제로 지어진 거대 사례의 하나로 평가받으면서 국제 건축계에서 상당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이는 동시에 당시의 한국 또한 일정한 동시대성을 확보하고 있었음을 역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사선 외관의 미학, 강남고속터미널과 비슷 골든 마일은 상업과 업무, 주거의 다양한 기능이 거대 구조물에 들어가 있는 건물이다. 아래서부터 순차적으로 500개의 주차공간, 411개의 상점, 226개의 사무실, 68개의 주거 가구가 있다. 멀리서 보면 반포의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을 연상케 하는 외관이다. 경사 구조물로 된 본관과 그 옆의 고층 타워 두 동으로 돼 있는데, 타워에는 북한 대사관이 입주해 있다고 들었다. 택시에서 내리자 태국어 간판이 여럿 눈에 보인다. 오가는 사람들 또한 싱가포르의 화교들이나 말레이족들과는 다소 다른 외모다. 싱가포르의 태국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어서 ‘미니 방콕’으로 불린다는 소문대로다. 건물 한쪽에 태국식 불교 제단이 있고 사람들이 향을 피우며 경배를 올리고 있다. 건물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상당히 경비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촬영금지’라는 푯말도 보였으나 마음속으로 사과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최고층인 16층에서부터 계단을 따라 걸어 내려간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의외로 건물의 상태가 나쁘지 않다. 1960~70년대 한국 상가아파트들이 예외 없이 벽에 금이 가 있고 페인트가 벗겨져 있는 것에 비하면 큰 차이다. 그나마 이 건물도 싱가포르에서는 일종의 슬럼으로 간주된다고 하니, 한국의 건물 관리 문화가 얼마나 낙후돼 있는지 알 수 있다. 주거 부분은 기본적으로 개방형 편복도 구조라 환기나 채광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게다가 정면은 계단식, 혹은 테라스 식으로, 그 앞에 펼쳐지는 마리나 베이 일대의 풍광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주거 부분의 최하층에는 일종의 운동장이 있다. 기둥을 밝은 노란색으로 칠해 분위기가 경쾌하다. 원형의 창문이 건물 여기저기에 나 있는 것도 특이하다. 계단실 바닥이 작은 모자이크 타일로 돼 있는데 계단코 부분의 타일 높이를 달리해 발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논슬립을 만들고 있는 등, 디테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테라스 증축 덕지덕지… 다소 음울한 내부 그러나 아래로 내려갈수록 분위기는 다소 음울해진다. 특히 사무실이 밀집된 중간 부분은 거대한 사선의 공간으로서, 건축의 기계미학을 경험하기는 좋으나 결코 쾌적하다고는 할 수 없는 곳이다. 저층부의 상가는 층고가 높아서 시원시원한 공간이기는 하나 이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다니기에는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다만 이것은 건물 자체의 본질적인 문제라기보다 현재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형태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다. 내부를 좀더 잘 정리하고 조명, 간판 등을 업그레이드하면 훨씬 더 좋은 분위기가 될 것이다.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담아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물론 세운상가 등에 비하면 관리 상태나 사용 형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그러나 외부에서 바라보는 골든 마일은 왜 싱가포르에서 툭하면 이 건물을 헐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다. 테라스를 불법 개조, 증축하지 않은 가구가 거의 없다. 국민을 심지어 물리적으로 때려가면서 교육시킨 것으로 유명한 싱가포르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대부분의 건물들이 말쑥한 싱가포르에서 불법 증개축이 판을 치는 건물이 존재한다니? 그것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건물이. 오죽하면 의회에서 이 건물 주민들의 이기심과 무관심을 통렬하게 비판할 정도다. 다민족 국가로서 싱가포르는 특정 민족의 전통이나 문화를 우선하기 어렵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일찍부터 지역주의를 벗어나 국제적인 건축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경향을 보여 왔다. 현대건축의 대부 격인 렘 쿨하스는 싱가포르의 이러한 탈맥락적 특징을 ‘포괄적 도시’(The Generic City)라는 명칭으로 설명했다. 다만 싱가포르 사람들에게 이 건물은 본격적인 국제화가 이루어지기 전, 소위 ‘싱가포르적’ 문화를 담는 노력을 한 사례로 종종 인용된다. 이 건물의 미래에 대한 논의는 그간 다양하게 진행돼 왔으나 여전히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한국의 세운상가가 겪었던 것처럼 극적으로 재생의 길을 걷게 될지, 아닐지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비슷한 시기에 지어져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아온 한국과 싱가포르의 두 건물이 맞게 될 운명은 어떤 것일까.
  • [사설] 촛불 민심, 국민 저항으로 바뀔 수 있다

    성난 구름 인파가 도심을 메웠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함성이 전국을 뒤덮었다. 지난 주말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열린 2차 촛불집회에는 부모 손을 붙잡은 어린이부터 교복 입은 중고생, 지팡이를 짚은 노인들까지 세대를 초월한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몰려나와 너나 할 것 없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서울 광화문광장~세종대로를 가득 메운 20만명(주최측 추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참가자가 30만명에 이른다. 그 많은 시민들이 이심전심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박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그리고 박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이 저지른 국정 농단 행태를 주권자인 국민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누가 등 떠밀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모여 그 엄청난 분노감을 표출한 것이다.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조차 대거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게 만든 것은 박 대통령 자신이다. 박 대통령이 이 같은 촛불 민심을 똑바로 읽지 못한다면 훨씬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시민들의 함성은 굳건하게 가로쳐진 경찰 차벽을 넘어 청와대 관저까지 퍼져 나갔을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광화문 일대가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니 광화문광장~세종대로에 시민들이 만들어 낸 거대한 촛불을 박 대통령이 착잡한 표정으로 직접 지켜봤을 수도 있다. 그 순간 박 대통령은 깊은 반성과 함께 책임을 통감했길 바란다. 연이은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성남 민심이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더 거세지는 것은 사과의 진정성 등이 엿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못을 인정했으면 과감하게 권한 등을 내려놔야 하는데도 그러지 않았다. 5% 지지율로 무엇을 더 도모할 수 있단 말인가. 시민들은 그제 한결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 줬다. 엄청난 인파가 몰렸지만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하고, 경찰과의 충돌도 적극적으로 자제했다. 큰 사고 없이 대규모 촛불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12일 열리는 국민총궐기 역시 평화롭게 진행돼야만 한다는 점을 주최 측과 경찰 측에 당부한다. 시민들의 분노심이 증폭돼 폭발하면 어떤 불상사가 초래될지 모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향후 행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부디 촛불 민심을 직시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 주길 바란다. 지금 박 대통령과 정부,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모두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박 대통령도 이런 현실을 반영해 야당과의 협의를 강조했을 것이다. 검찰 조사와 특검까지 수용한 마당에 야 3당 모두 반대하는 김병준 총리 후보자 내정을 철회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권한 이양을 분명하게 밝혔다지만 이미 ‘김병준 카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조속히 야당대표들과의 영수회담을 열어 거국중립내각을 포함한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 [열린세상] 한국의 우주개발과 한·미 우주협정 발효/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의 우주개발과 한·미 우주협정 발효/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미 우주협정이 발효됐다. 한국의 우주개발이 한걸음 더 진척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달탐사 계획에 미국은 달에 가본 적이 있는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구궤도를 벗어나 달까지 가는 동안 필수불가결한 기술인 심우주 통신과 항법의 기술, 그리고 달 궤도 진입과 달 탐사선 착륙에 관한 기술 협력을 해 줄 것이다. 반면에 한국의 궤도선에 미국의 우주탐사 장비를 싣게 돼 있어 한국도 미국에 협력하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과 우주협정을 맺는 것은 한국의 우주개발에 대한 국가 의지가 확고하고 그에 상응한 국가 예산도 염출할 수 있는 나라가 됐기에 미국이 동의한 것이다. 한국에 우주개발 장비의 판매라든가 한국이 예산을 내고 공동 연구도 기대하는 미국으로서는 한국을 매력적인 우주협력 파트너로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은 지금 고흥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로켓을 만들기 위한 엔진 실험을 계속하고 있고 2020년대 초에 약 1.5t의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국가로 발돋움할 것이다. 인공위성 제작 기술도 점점 고도화될 것으로 판단한 미국은 한국을 우주개발의 협력 국가로 지목한 것이다. 미국과 우주협력을 하면 한국이 몰랐던 우주개발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이 우주개발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첫째, 한국 주변 국가들 즉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이 모두 우주 강국이다. 심지어는 북한마저도 궁핍한 처지에서 우주개발에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과 러시아는 군사용 목적의 로켓 개발 즉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지금은 지구를 넘나들 수 있는 로켓을 보유하고 있다. 지구 고도 400㎞근처의 국제우주정거장을 만들어 놓고 운용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일본도 참여해 한국어로는 ‘황새’라는 뜻을 지닌 화물기를 보내 우주비행사들의 식품과 실험장비를 수송하고 있다. 중국은 자체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인 북두(GPS)를 운용할 정도로 우주기술이 미국과 어깨를 겨누는 수준이 되었고 북한도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해 은하로켓 개발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북한에마저 뒤처지는 국가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둘째, 우주개발은 날씨 정보와 같은 평화적 목표 때문만이 아니고 국가 안보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우리가 TV를 통해 날씨 정보를 접할 때 “한반도 위의 구름 사진을 보시겠습니다”라는 화면을 보게 되는데 그 화면도 일본에서 빌려다가 날씨 예보를 한 것이지 한국의 인공위성이 촬영한 한반도 주변 구름 사진을 화면에 띄어 놓고 기상 뉴스를 전한 지가 몇 년 되지 않았다. 인공위성은 구름 사진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북한 핵시설 주변의 차량 이동이 어떠한가, 미사일 발사 움직임은 있는가, 북한의 잠수정이 신포 앞바다에서 사라졌는가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는 데 쓰인다. 우주개발은 태풍 예보와 함께 북한과 주변국들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안보를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하다. 셋째, 우주개발은 첨단기술의 집합체이기에 미래의 동력산업이다. 우주개발 기술을 통해 우리는 전혀 모르는 길도 내비게이션 정보로 찾아갈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당하면 즉각적으로 터지는 에어백 기술도 순간적으로 점화되는 고체연료 로켓 기술에서 배태됐다. 얇디얇은 캔에 맥주나 콜라를 넣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것도 두께가 얇은 로켓 연료통을 만들면서 첨단기술이 민간 부문에 응용된 것이다. 비디오 카메라와 같은 광학위성 2기와 전자파로 지구를 들여다보는 레이더위성 2기 등 총 4기의 인공위성을 운용하면 지구상의 목표 지점을 적어도 1회 이상은 들여다볼 수 있다. 지구 저 뒤편에서 화산이 폭발했는지, 큰 산불이 났는지를 인공위성을 통해 탐지하는 이른바 우주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한·미 우주협정의 발효는 한국이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우리의 후손들이 어깨를 쭉 펴고 살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오늘 10만명 도심 집회, 경찰은 행진 금지 통보… 충돌 우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오늘 10만명 도심 집회, 경찰은 행진 금지 통보… 충돌 우려

    주최측 “효력정지 신청 후 행진 강행할 것” 5일 오후 4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에 경찰이 행진 금지 처분을 내리면서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경찰은 교통혼란을 이유로 설명했지만 시민단체들은 행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4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의 2차 대국민 담화 이후 여론이 더 급격히 악화되고, 국정지지율이 5%에 불과하다는 한국갤럽의 조사결과 등에 따라 경찰이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주말 집회의 행진 일정에 대해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2조에 따라 행진을 금지하기로 했다”며 “시내 주요 도로에서 전 차로를 점거해 행진할 경우 교통불편이 예상된다”고 4일 밝혔다. 집시법 12조에는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 열리는 집회의 경우 교통 소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금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백남기투쟁본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4·16연대, 민주주의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주최 측은 “교통 흐름을 이유로 국민들의 의사표현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경찰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행진을 강행하겠다”고 맞섰다. 이들은 5일 오후 4시 광화문광장에서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문화제를 연 뒤 오후 5시부터 ‘광화문우체국·종로2가·안국로터리·종로1가·교보문고’ 및 ‘종로3가·을지로3가·시청·대한문·일민미술관’의 2개 코스로 각각 2만명이 전 차로를 행진할 계획이다. 또 오전 8시부터 백씨의 장례절차가 시작돼 9시에 명동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열고, 광화문광장으로 옮겨 오후 2시부터 ‘영결식’을 갖는다. 전날만 해도 경찰은 집회 참가 시민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인내대응’ 원칙을 세웠다. 집회에 어린이나 청소년 참가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여론은 더 악화됐고 5만명이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던 주최 측은 10만명으로 높여 잡았다. 경찰은 문화제가 아닌 집회를 열 경우 미신고 집회 혐의로 주최 측 관계자를 입건해 조사하겠다고 했다. 판례에 따르면 통상 구호, 피켓, 플래카드가 있으면 문화제가 아닌 집회로 판단한다. 지난 주말 열렸던 촛불집회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면 문화제가 아닌 집회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문화예술인들이 광화문광장에서 시국선언을 하면서 텐트를 설치하려다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경찰은 텐트를 치는 것이 공공장소를 점유하는 행위라며 제지했고, 문화예술인들이 이를 거부했다. 경찰은 텐트 15동을 모두 회수했으나 연행된 사람은 없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제품안전의 날’ 46점 포상 구기도 대표 동탑산업훈장

    ‘제품안전의 날’ 46점 포상 구기도 대표 동탑산업훈장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6 제품안전의 날’ 행사에서 구기도 아하정보통신 대표에게 최고상인 동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세계 최초로 ‘메탈 메시’ 전극 소재를 적용해 전자파 발생을 최소화한 초대형 전자칠판용 터치센서를 개발한 공을 인정받았다. 전자칠판은 눈부심 방지 처리를 통해 사용자의 시력을 보호하고 화면이 파손되더라도 잘게 부서지도록 만들어 2차 상해를 입지 않도록 설계됐다. 김명득 LG하우시스 부사장은 무독성 신소재를 사용해 불에 잘 타지 않고 유해 물질이 적게 생기는 바닥재와 단열재 등을 개발해 산업포장을 받았다. 단체 부문에서는 방수 콘센트를 개발해 누전 및 감전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한 일신전기가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2008년에 지정된 제품안전의 날은 생활제품 안전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공로를 격려하기 위해 해마다 열린다. 이날 총 46점의 정부포상이 수여됐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활활(?) 타는 갤럭시노트7…美승무원 핼러윈 코스튬

    활활(?) 타는 갤럭시노트7…美승무원 핼러윈 코스튬

    연이은 발화 사고로 결국 단종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미 핼러윈 축제의 코스튬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미 솔트레이크 시티 공항에서 한 여성이 이색적인 코스튬을 입고 샌프란시스코행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 앞으로 지나갔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여성은 사우스웨스트 항공 소속의 승무원. 이날 승무원은 활활(?) 타오르는 갤럭시노트7의 코스튬을 입고 나타나 승객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핼러윈 데이를 맞아 항공사 측이 준비한 이벤트지만 단순한 재미 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지난달 5일 이륙을 준비 중이던 이 회사의 여객기 안에서 한 승객이 가지고 있던 갤럭시노트7에 불이나 승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조사에 착수해 2차 리콜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으며 이후 연방항공청(FAA)은 갤럭시노트7의 항공기 반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이 핼러윈 코스튬은 갤럭시노트7를 가지고 탈 수 없다는 것을 승객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면서 "화제의 승무원 역시 비행기 탑승을 못했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생각나눔] “창조비행” vs “위험비행”… 꽁꽁 묶인 제주 열기구

    [생각나눔] “창조비행” vs “위험비행”… 꽁꽁 묶인 제주 열기구

    창조 비행인가, 위험 비행인가. 제주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열기구 자유비행 관광 사업이 논란을 빚고 있다. 열기구 조종사로 아프리카에서 일하던 김종국(53)씨는 지난해 4월 귀국,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정착해 ㈜오름열기구투어를 설립했다. 김씨는 케냐와 탄자니아 등에서 30여년간 일하며 2200시간 무사고 운전을 기록한 한·중·일 유일의 상업 열기구 조종 자격 보유자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관광공사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서 ‘창조성이 뛰어난 새로운 관광사업’으로 선정돼 2500만원을 지원받았다. 지난 3월에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 보육기업으로 뽑혔다. 기존의 국내 열기구들은 밧줄로 지상과 연결된 계류식이지만 김씨의 열기구 투어는 자유 비행하며 제주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창조적인 관광사업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사업 예정지인 송당마을 주민들도 6차 산업으로 마을 관광 수요를 늘릴 수 있다며 김씨와 지분을 나눠 갖는 조건으로 이착륙 부지 5만여㎡를 제공했다. 그동안 사업 예정지 등에서 소형 열기구로 20여회 시험비행을 마친 김씨는 영국에서 17인승 대형 열기구를 들여와 제주지방항공청에 장비 등록을 하고 교통안전공단의 장비 안전검사도 통과한 뒤 지난달 제주항공청에 항공레저스포츠사업 등록을 신청했다. 김씨는 사업계획서에서 겨울철(12~1월)과 장마철(7월)을 제외한 2월부터 11월 새 기상 조건이 양호한 연간 최대 100일 정도 운항이 가능하고 하루 중 기층이 가장 안정 상태인 일출 후 1시간 정도만 비행한다고 밝혔다. 또 안전을 위해 비행 매뉴얼의 비행 지면 이륙 제한 풍속 기준인 시속 28㎞보다 더 느린 20㎞ 이하에서만 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1인당 탑승 비용은 비행 후 다과 행사 등을 포함해 39만 6000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청은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사업 예정지인 송당목장 반경(비행구역) 7㎞ 내에 풍력발전기와 고압 전력탑 등 인공 장애물이 산재하고 인근에 오름(기생화산) 등 자연 장애물도 많아 열기구 비행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돌풍 등에 따른 비상착륙 때 사업 예정지 인근 오름이나 곶자왈, 도로 등에 착륙을 시도하면 사고 위험과 2차 피해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청은 항공법 제140조의 2항에 의거, 사고 예방 등을 위해 사업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자유비행 방식이 아닌 밧줄에 묶는 계류식으로 바꾸면 안전이 확보되는 범위에서 사업 등록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씨는 일어나지도 않을 사고를 예단한 과도한 행정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씨는 사업 예정지가 열기구 비행 안전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에 비행구역에서 풍력발전기와 고압 전력탑이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아예 비행 중에 접근하지 않거나 안전한 회피 대책도 마련해 제시했다고 반박했다. 또 오름 정상 비상착륙 시 분화구 경사로 인한 2차 착륙 사고 우려에 대해 해당 열기구는 경사진 면에 착륙 시 탑승 장치가 구르지 않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계류식으로 변경하라는 제안은 자유비행이기 때문에 창조적인 관광사업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험비행은 물론 등록 심사 과정에서 제주항공청이 현장 실사 한번 하지 않는 등 탁상행정으로 일관했고, 미국에서 열기구 사고가 발생하자 태도가 돌변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3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에서 열기구가 고압선과 충돌한 후 화재로 추락해 탑승객 1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사고 등으로 인해 제주항공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동북아시아에서 상업적인 자유비행 열기구 투어는 제주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어서 중국과 일본 등의 관광업계도 주목한다”며 “사고를 예단해 규제부터 하고 나선다면 항공기도 운항을 불허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울산 관광버스 사고 운전자 과실 결론…무자격·무등록 차량 증차 등 안전관리 엉망

    울산 관광버스 사고 운전자 과실 결론…무자격·무등록 차량 증차 등 안전관리 엉망

    10명의 사망자를 낸 울산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사고는 구속된 운전기사 이모(48)씨의 과속과 무리한 끼어들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결론났다. 또 버스업체인 울산 태화관광은 자격 미달 운전기사 고용, 신고 없이 차량 4대 증차, 일부 운전기사 무면허 운전 등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31일 사고 수사결과 발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 결과 관광버스는 고속도로 1차로를 과속으로 달리다가 2차로로 차선을 급히 변경하면서 도로변 콘크리트 방호벽을 1·2차 충격, 연료탱크 파손에 이은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운전기사의 주장과 달리 타이어는 콘크리트 방호벽을 1차 들이받고 나서 파손됐다”고 밝혔다. 또 사고 버스의 경우 1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하기 전 시속 108㎞(제한속도 80㎞)로 과속을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버스의 앞바퀴 연결장치 등 사고를 유발할 만한 특이점은 관찰되지 않았고, 블랙박스와 운행기록계·속도제한장치는 불에 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버스기사가 승객 구호 노력 없이 제일 먼저 탈출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주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결과 최소 6명의 승객이 버스에서 빠져나온 후 버스기사로 보이는 남성이 발견됐다. 경찰은 또 자격 미달 운전자 고용과 관광버스 8대의 속도제한 장치 조작 등으로 적발된 태화관광 대표 이모(65)씨를 여객자동차운수법위반혐의로 형사입건했고, 또 다른 버스 운전기사 권모(56)씨를 무면허 운전혐의로 형사입건했다. 이와 함께 도로확장공사하면서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시공사 현장소장 이모(49)씨도 도로교통법 위반혐의로 형사입건했다. 경찰관계자는 “태화관광의 안전교육 미시행과 차량정비 부실, 다른 관광회사와 거래 등으로 차량 4대를 증차한 사실 등을 울산시에 통보해 조치토록 하고, 버스기사의 열악한 근로계약조건에 관한 문제점 등을 고용노동부에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오후 10시 11분쯤 경부고속도로 울산방면 언양분기점 500m 전방에서 관광버스가 도로변의 콘크리트 방호벽과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승객 등 10명이 숨졌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이슈&이슈] “대도시 한복판에 핵폐기물 웬말”… 대전 시민들 ‘부글’

    [이슈&이슈] “대도시 한복판에 핵폐기물 웬말”… 대전 시민들 ‘부글’

    “대전에 고준위 핵폐기물을 몰래 들여와 실험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유성핵안전시민대책본부) “비밀 반입이라니요…. 그동안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보고했고, 언론과 국회 등에 숨김없이 공개했습니다.”(한국원자력연구원) 대전에 있는 원자력연구원이 사용후핵연료를 반입해 실험해 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들끓는 여론에 연구원이 다시 반출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시민들은 원자력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등 핵 반대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이경자(50) 유성핵안전시민대책본부 집행위원장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유승희·최명길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원자력연구원에 고준위 핵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가 많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대도시 한복판에서 핵 재처리 실험을 했다는 것도, 이를 주민들이 전혀 모른 상태에서 장기간 해 왔다는 것 또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원자력연구원에 있는 사용후 핵 폐연료봉은 1699개로 3.3t에 이른다. 1987년 4월부터 2013년 8월까지 21차례에 걸쳐 고리·울진·영광 등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고 난 뒤 들여온 폐핵연료다. 강한 방사선과 높은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생명체에 치명적일 만큼 위험성이 매우 커 고준위 폐기물로 불린다. 이 중에 손상된 폐연료봉이 309개나 섞여 있어 주민들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외국산 핵연료를 쓰다 국산으로 바꿔 쓰면서 안전성 검사가 필요했다 ▲원전 가동 과정에서 이물질이 끼는 등의 문제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자료로 활용했다 ▲손상 핵연료가 발생하는 원인 연구를 해야 했다 등의 이유로 반입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26년 동안 대전으로 폐연료봉이 옮겨진 사실이 드러나자 시민들은 반발했고, 시민단체와 자치단체도 들고 일어났다. 조용준 대전환경운동연합 팀장은 “폐연료봉을 옮겨 오면서 시민들과 사전에 소통이 전혀 없었고,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폐연료봉을 어떻게 옮겨 왔고 어떻게 실험해서 보관하고 있는지, 얼마나 안전한지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역 40개 단체로 이뤄진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는 최근 시민과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원자력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핵폐기물과 관련한 모든 실태를 파악하고 진단하는 ‘제3자 검증’을 시행하자고 연구원에 요구했다. 권선택 대전시장과 지역 5개 구청장은 지난 20일 시청에서 긴급 간담회를 가진 뒤 성명을 내고 사용후핵연료 재반출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권 시장은 “원자력 시설이 유성에 집중돼 있지만 사고가 나면 대전이 모두 영향권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상민·조승래·박범계·정용기 등 대전의 국회의원 7명도 같은 달 24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불투명한 방폐물 처리로 대전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대전지역 방폐량, 보관장소, 보관실태, 위험도 등을 정확히 공개하라”며 정부의 사과와 대책을 촉구했다. 연구원 반경 1.5㎞ 이내 비상계획구역 안에는 3만 7000여명의 주민이 산다. 유성구 신성·구즉·관평동이 포함된다. 특히 신도시 테크노밸리가 있는 관평동에는 인구가 집중돼 있다. 인접한 반경 2㎞까지 확대하면 초·중·고교만 20개 가까이 돼 우려를 더한다. 비상계획구역은 가장 심각한 3단계 ‘적색비상’ 시 우선 조치를 취하는 구역이다. 이 단계가 되면 차관급 지휘 아래 현장지휘센터가 설치돼 여러 조치가 이뤄진다. 교통을 통제하고 주민들에게 방사선에 노출되는 갑상선 보호 약품이 지급된다. 구역 내 3개 아동센터 어린이 100여명을 진잠동으로 옮기고 심하면 주민을 모두 대피시키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환경영향평가도 받는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원자력연구원에서 모두 12차례의 사고가 발생했다. 2004년 중수누설 사고로 연구원 7명이 방사선 피폭 피해를 입었고, 이듬해 동위원소 생산시설의 활성탄 여과기 성능 미달로 대전시 일부 빗물에서 방사선이 검출되기도 했다. 김정집 유성구 주무관은 “그간의 사고는 연구원 안에서 끝나 적색비상이 발령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그러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역 주민들이 특히 문제 삼는 것은 내년부터 하는 파이로 프로세싱(pyro processing)이다. 이는 사용후핵연료에 함유된 우라늄을 회수해 원자로 등에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실험연구하는 것이다. 지역 주민이나 자치단체장 모두 이를 중지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안전성과 성공 가능성에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이 집행위원장은 “방사능 유출이 많아 세계 각국이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연구원은 지난 26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후핵연료를 원래 있던 원자력발전소로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정용환 단장은 “원전에는 이런 연구와 실험을 할 수 있는 시설, 인력이 없어 반입했다”며 “다음달 반환계획을 세워 5년 이내에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겠다”고 밝혔다. “소유권 정리, 이송용기 제작, 예산확보로 시간이 걸린다. 반출 예산이 200억원쯤 필요하다”면서 “초기에 반입한 집합체와 달리 연료봉은 이르면 3년 이후에 반출을 시작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파이로 프로세싱은 연간 2㎏의 핵이 있으면 가능한 소규모 연구여서 안전하다”면서 “전문성만 확보되면 3자 검증도 찬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심의 눈길은 여전하다. 조용준 팀장은 “해체돼 더 위험해진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옮길지 등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며 “실험 중단도 밝히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중저준위 핵폐기물 반출 예산도 2019년에 바닥이 난다는데 사용후핵연료 반출 예산확보 방안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원자력연구원에는 사용후핵연료 외에도 연구원들이 쓰던 장갑과 옷 등 중·저준위 폐기물 1만 9700여 드럼이 있고, 이를 2035년까지 모두 경주방폐장으로 이송한다는 목표로 해마다 800드럼씩 옮기고 있다. 유성핵안전시민대책본부는 같은 날 ‘잘 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본부’와 대전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한국이 25기로 핵발전소 밀집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사용후핵연료 실험 및 원전 건설 전면 중단, 탈핵에너지전환기본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대도시 한복판에 핵폐기물 웬말” 대전 시민들 ‘부글’

    “대도시 한복판에 핵폐기물 웬말” 대전 시민들 ‘부글’

    원자력硏 사용후 핵연료 반입 논란30년간 폐연료봉 3.3t 들여와대전시 등 정부에 재반출 요구 “대전에 고준위 핵폐기물을 몰래 들여와 실험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유성핵안전시민대책본부) “비밀 반입이라니요. 그동안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보고했고, 언론과 국회 등에 숨김없이 공개했습니다.”(한국원자력연구원) 대전에 있는 원자력연구원이 사용후핵연료를 반입해 실험해 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들끓는 여론에 연구원이 다시 반출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시민들은 원자력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등 핵 반대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이경자(50) 유성핵안전시민대책본부 집행위원장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유승희·최명길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원자력연구원에 고준위 핵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가 많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대도시 한복판에서 핵 재처리 실험을 했다는 것도, 이를 주민들이 전혀 모른 상태에서 장기간 해 왔다는 것 또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원자력연구원에 있는 사용후 핵 폐연료봉은 1699개로 3.3t에 이른다. 1987년 4월부터 2013년 8월까지 21차례에 걸쳐 고리·울진·영광 등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고 난 뒤 들여온 폐핵연료다. 강한 방사선과 높은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생명체에 치명적일 만큼 위험성이 매우 커 고준위 폐기물로 불린다. 이 중에 손상된 폐연료봉이 309개나 섞여 있어 주민들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외국산 핵연료를 쓰다 국산으로 바꿔 쓰면서 안전성 검사가 필요했다 원전 가동 과정에서 이물질이 끼는 등의 문제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자료로 활용했다 손상 핵연료가 발생하는 원인 연구를 해야 했다 등의 이유로 반입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26년 동안 대전으로 폐연료봉이 옮겨진 사실이 드러나자 시민들은 반발했고, 시민단체와 자치단체도 들고 일어났다. 조용준 대전환경운동연합 팀장은 “폐연료봉을 옮겨 오면서 시민들과 사전에 소통이 전혀 없었고,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폐연료봉을 어떻게 옮겨 왔고 어떻게 실험해서 보관하고 있는지, 얼마나 안전한지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역 40개 단체로 이뤄진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는 최근 시민과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원자력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핵폐기물과 관련한 모든 실태를 파악하고 진단하는 ‘제3자 검증’을 시행하자고 연구원에 요구했다. 권선택 대전시장과 지역 5개 구청장은 지난 20일 시청에서 긴급 간담회를 가진 뒤 성명을 내고 사용후핵연료 재반출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권 시장은 “원자력 시설이 유성에 집중돼 있지만 사고가 나면 대전이 모두 영향권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상민·조승래·박범계·정용기 등 대전의 국회의원 7명도 같은 달 24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불투명한 방폐물 처리로 대전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대전지역 방폐량, 보관장소, 보관실태, 위험도 등을 정확히 공개하라”며 정부의 사과와 대책을 촉구했다. 연구원 반경 1.5㎞ 이내 비상계획구역 안에는 3만 7000여명의 주민이 산다. 유성구 신성·구즉·관평동이 포함된다. 특히 신도시 테크노밸리가 있는 관평동에는 인구가 집중돼 있다. 인접한 반경 2㎞까지 확대하면 초·중·고교만 20개 가까이 돼 우려를 더한다. 비상계획구역은 가장 심각한 3단계 ‘적색비상’ 시 우선 조치를 취하는 구역이다. 이 단계가 되면 차관급 지휘 아래 현장지휘센터가 설치돼 여러 조치가 이뤄진다. 교통을 통제하고 주민들에게 방사선에 노출되는 갑상선 보호 약품이 지급된다. 구역 내 3개 아동센터 어린이 100여명을 진잠동으로 옮기고 심하면 주민을 모두 대피시키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환경영향평가도 받는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원자력연구원에서 모두 12차례의 사고가 발생했다. 2004년 중수누설 사고로 연구원 7명이 방사선 피폭 피해를 입었고, 이듬해 동위원소 생산시설의 활성탄 여과기 성능 미달로 대전시 일부 빗물에서 방사선이 검출되기도 했다. 김정집 유성구 주무관은 “그간의 사고는 연구원 안에서 끝나 적색비상이 발령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그러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역 주민들이 특히 문제 삼는 것은 내년부터 하는 파이로 프로세싱(pyro processing)이다. 이는 사용후핵연료에 함유된 우라늄을 회수해 원자로 등에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실험연구하는 것이다. 지역 주민이나 자치단체장 모두 이를 중지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안전성과 성공 가능성에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이 집행위원장은 “방사능 유출이 많아 세계 각국이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연구원은 지난 26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후핵연료를 원래 있던 원자력발전소로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정용환 단장은 “원전에는 이런 연구와 실험을 할 수 있는 시설, 인력이 없어 반입했다”며 “다음달 반환계획을 세워 5년 이내에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겠다”고 밝혔다. “소유권 정리, 이송용기 제작, 예산확보로 시간이 걸린다. 반출 예산이 200억원쯤 필요하다”면서 “초기에 반입한 집합체와 달리 연료봉은 이르면 3년 이후에 반출을 시작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파이로 프로세싱은 연간 2㎏의 핵이 있으면 가능한 소규모 연구여서 안전하다”면서 “전문성만 확보되면 3자 검증도 찬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심의 눈길은 여전하다. 조용준 팀장은 “해체돼 더 위험해진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옮길지 등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며 “실험 중단도 밝히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중저준위 핵폐기물 반출 예산도 2019년에 바닥이 난다는데 사용후핵연료 반출 예산확보 방안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원자력연구원에는 사용후핵연료 외에도 연구원들이 쓰던 장갑과 옷 등 중·저준위 폐기물 1만 9700여 드럼이 있고, 이를 2035년까지 모두 경주방폐장으로 이송한다는 목표로 해마다 800드럼씩 옮기고 있다. 유성핵안전시민대책본부는 같은 날 ‘잘 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본부’와 대전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한국이 25기로 핵발전소 밀집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사용후핵연료 실험 및 원전 건설 전면 중단, 탈핵에너지전환기본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한국도로공사, 위험물 운송차량에 ‘돌발상황 즉시 알림서비스’ 제공

    한국도로공사, 위험물 운송차량에 ‘돌발상황 즉시 알림서비스’ 제공

    한국도로공사가 대형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고속도로를 주행 중인 위험물 운송차량에도 실시간으로 전방 위험 상황을 알려주기로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24일 KT 광화문 사옥에서 KT, 도로교통공단과 ‘민관 교통 안전 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3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는 KT ‘위험물 안전운송 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해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돌발상황 즉시 알림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일 고속버스에 ‘돌발상황 즉시 알림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이번 협약 체결로 위험물 운송차량에도 이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게 됐다. ‘돌발상황 즉시알림 서비스‘는 전국 고속도로에 2㎞마다 설치되어 있는 CCTV, 콜센터, 상황제보앱 등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수집해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전방의 사고, 정체 등의 위험상황을 실시간으로 운전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로 운전자들은 전방의 사고 차량·고장 차량 발생상황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치사율(사고 1건당 사망자 발생률)이 높은 2차 사고를 막는데 특히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지 보수 공사, 안개, 결빙 등의 상황도 확인할 수 있어 미리 대비할 수 있고, 갓길차로·졸음 쉼터 위치와 같은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현재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아이나비 에어)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한국도로공사는 앞으로 티맵, 맵퍼스, 네이버 및 KT에서 운영하는 올레아이나비 내비게이션 앱으로도 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3년(2013~2015년)간 고속도로에서만 매년 2차 사고로 4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2차 사고의 치사율은 54%로 일반사고의 6배에 달한다. 주국돈 한국도로공사 ITS 처장은 “앞으로 ‘돌발상황 즉시알림서비스’를 모든 민간영역에 확대 제공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트7’ 이용자들, 삼성전자에 소송 제기…배상 금액 총 2억 6천만

    ‘노트7’ 이용자들, 삼성전자에 소송 제기…배상 금액 총 2억 6천만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소비자 520여 명이 24일 삼성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금액은 1인당 50만원으로 총 2억6350만원이다. 이들 520명의 소송을 대리한 ‘법률사무소 가을햇살’ 고영일 변호사는 이날 “삼성전자가 노트7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타 기종으로 교체할 것을 요청해 소비자들이 사용권을 심각히 제한받았다”며 1인당 50만원씩 배상하라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고 변호사는 “노트7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사용 선택권뿐 아니라 부품 및 애프터서비스(AS)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게 됐다”며 “이 같은 정신적 충격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100만원 상당의 고가 상품을 사고도 배터리 점검, 기기 교체 등을 위해 자신의 비용과 시간으로 매장을 방문해 대기하는 불편을 겪었다”며 “기종 변경 시 할인 혜택을 주겠다고는 하나 그간 입은 피해와는 견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 변호사는 온라인 카페를 통해 소송 참여자들을 모집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자들을 모아 2차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소송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1인당 1만원씩을 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북구의회 ‘공사현장점검 특별위원회’ 구성

    강북구의회 ‘공사현장점검 특별위원회’ 구성

    강북구의회(의장 박문수)는 ‘공사현장점검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장동우 위원장과 김명숙 부위원장을 각각 선출했다. 강북구의회는 18일 제20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장동우 의원을 비롯하여 김명숙 의원, 김영준 의원, 이영심 의원, 이정식 의원 5명을 ‘공사현장점검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다. 또 위원장, 부위원장 선출과 함께 설치목적, 활동기간, 소요예산 등을 내용으로 하는 활동계획서를 제202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 제출하여 승인 받기로 했다. 특별위원회는 활동계획서의 본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관내 관급공사에 대한 현장 확인 및 점검을 실시하여,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공사로 인한 주민불안과 불편사항을 최소화하여 관급공사가 구민의 안전과 복리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번 달부터 내년 4월까지 6개월간의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동우 공사현장점검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제7대 강북구의회가 개원한지 2년이 지났고 그동안 290여개 분야의 크고 작은 공사가 준공되었다. 앞으로 진행 중인 70여개 공사분야의 현장을 둘러보고 미진한 점은 집행부에 요구하는 등 직접 찾아가는 위원회로써 어느 위원회보다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부탁 드리며, 앞으로 위원들과 함께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포공항역 사망자, 골절에 장기 파열…사고사 명백

    김포공항역 사망자, 골절에 장기 파열…사고사 명백

    김포공항역 사망사고 전동차가 다시 출발하기 전 두 차례 멈칫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2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사고경위 브리핑을 진행하며 “김포공항역 사고 전동차가 재출발하려다 멈칫하길 두 차례 반복한 끝에 세 번째에 완전히 재출발했다”고 밝혔다. 폐쇄회로(CC) TV 분석 결과, 전동차는 오전 7시 16분 10초에 1차 재출발을 시도했으나 13초에 승강장 4-1 지점 윗부분에서 진동이 있어 정지했다. 이어 26초에 2차 재출발을 했다가 다시 멈췄고, 17분 48초에 3차 재출발을 한 뒤 55초쯤 3-4 지점 비상문으로 사망자가 튕겨 나왔다. 전날 오전 출근길 김포공항역에서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과 전동차 사이에 끼여 숨진 김모(36)씨의 잠정 사인은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김씨의 부검을 진행한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분원으로부터 이같은 1차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에 따르면 부검 결과 늑골과 양팔 등 골절 다수가 확인됐고 내장 일부도 파열됐으며 김씨가 평소 다른 질병을 앓고있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임이 명백해진 것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사고를 목격한 20대 남성을 참고인으로 불러 사고 경위 전반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이른 시간인 데다 김포공항역이 종점 근처라 승객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창원터널서 달리던 트럭에 불…1천명 급히 대피

    창원터널서 달리던 트럭에 불…1천명 급히 대피

    터널을 달리던 트럭에서 갑자기 발생한 화재에 터널 안에 있던 차량 탑승자 등 1000명가량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9일 오후 1시 45분 경남 창원시 창원터널에서 창원 방향으로 달리던 2.5t 트럭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난 곳은 편도 2차로에 2.3㎞ 길이인 창원터널 장유→창원 방향 입구를 기점으로 1.8㎞ 지점이다. 이 불로 당시 터널 안을 달리던 차량 운전자와 탑승자 등 약 1000명이 터널 밖으로 대피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화재 당시 창원터널은 차들로 거의 꽉 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터널 안에 있던 사람들 일부는 소방당국이 출동하기 전 차 밖으로 나와 도보로 대피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을 하는 한편 아직 터널 안에 있던 시민들을 대피시키기도 했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불은 트럭을 다 태우고 20분 만인 오후 2시 5분 꺼졌다. 터널 안 차량 운행은 오후 3시 현재까지 통제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트럭 엔진룸 쪽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트럭 운전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검 아닌 조사 필요해”…외신 눈에 비친 백남기 사망

    “부검 아닌 조사 필요해”…외신 눈에 비친 백남기 사망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대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뇌사 상태에 빠져 결국 지난 9월 25일 숨진 백남기씨의 부검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백남기씨에 대한 공권력의 가해사실 여부를 명확히 하려면 부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족을 포함한 ‘백남기 대책위원회’ 등은 뇌사 유발 원인이 이미 분명한 상황에서 유족의 의사에 반한 부검은 경찰의 혐의를 은폐하려는 것이라며 검찰의 부검영장 강제집행 시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숱한 논쟁을 낳고 있는 백씨 사건과 부검 논란을 해외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주요 매체 및 국제단체들의 견해를 살펴봤다. ●제3자 눈에도 분명한 사인(死因) 백씨의 죽음이 물대포 이외의 원인에 비롯했을 수 있으며, 따라서 부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수사기관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일부 의원 및 보수성향의 단체들이 제기하고 있다. 반면 UN과 주요외신 등 해외에서는 백씨의 사인을 외부의 물리력에 의한 것, 즉 ‘외인사’로 보고 있다. 영국 언론 이코노미스트는 ‘물대포에 의한 죽음’(Death by water cannon)이라는 직설적 기사 제목을 통해 백씨 사고의 원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미국 LA타임즈 역시 ‘백씨는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시위 도중 경찰 물대포에 쓰러져 뒤통수를 땅에 부딪친 이후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가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며 미국 뉴욕타임즈도 백씨가 ‘박근혜 대통령에 맞선 시위 도중 입은 부상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진상규명 위해선 ‘부검’ 아닌 ‘조사’ 필요해 외신과 인권단체들은 백씨 사망의 원인 및 책임소재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부검이 아닌 관련 공직자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백씨 부검에 대한 현재 검경의 지나친 열의는 공권력의 책임 면피 시도를 의심케 한다는 것이 공통적 견해다. 이코노미스트는 “경찰은 반복적으로 백씨의 부검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백씨의 죽음에 대한) 경찰의 혐의를 벗길 수 있다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보다 직설적인 표현을 통해 한국 검경의 혐의 축소 시도를 비난하고 있다. 니콜라스 베클란 국제사면회(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사무소 대표는 “우리는 시위 이후 10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도 관련자 조사가 거의 진척되지 않았다는 점에 놀랐다. 지금까지 해당 사안에 관련된 공직자 중 누구도 책임을 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인권감시단(Human Rights Watch)의 아시아지역 부지부장 필 로버트슨은 자체 홈페이지 기고에서 “백씨 부검을 향한 경찰의 열정은 고압 물대포 사용의 구체적 정황을 수사하는데 있어 경찰이 그간 보여 온 미온적 태도와 대조를 이룬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내외의 지속적 성토에도 한국 사법기관은 공권력 남용에 대한 조사를 거부했으며 오히려 집회 주도자 및 참가자를 탄압했다. 부검 및 시위주도자 체포를 둘러싼 현재의 논쟁은, 백씨 사망에 대한 법적 책임에 관련된 논의를 흐리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민중총궐기는 ‘폭력시위’였나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시민들이 다소간 폭력성을 띠었다는 사실을 외신들은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수의 시위 참가자들이 쇠파이프로 무장하는 등 폭력적 행태를 보였으며 이들로 인해 100여 명의 경관이 부상당했고, 약 40대의 경찰 버스가 파손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매체는 이러한 시민 행동에 대한 경찰의 대응강도가 적정수준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정치블로거 임병도씨의 견해를 인용, 한국 정부가 아직도 시위를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이런 강압적 태도가 결과적으로 시위 문화를 경직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뉴욕타임즈 또한 마이나 키아이 유엔 평화적 집회·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보고 내용을 통해 물대포가 ‘과도하게 사용’된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을 전했다. 키아이 보고관은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전반적으로(largely) 평화적이었던 군중을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했다”면서 “또한 물대포는 때로 군중에서 떨어져 단독으로 서 있는 개인을 목표로 삼았으며, 이는 정당화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백씨의 죽음은 이러한 행태의 비극적 예시”라고 보고했다. ●‘시위꾼’ vs ‘민주화투사’ 백씨의 그간 활동에 대한 평가에서도 외신과 국내 일부 여론의 시각차는 두드러진다. 종편 등 국내 보수 성향의 일부 언론은 백씨를 ‘전문 시위꾼’으로 평가하는 견해가 적지 않은 반면 외신들은 그를 민주화의 투사로 조명하고 있는 것. 이코노미스트는 백씨를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80년대까지 지속된 남한의 독재정치 체제를 종식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한국인들의 완강한 저항운동을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즈는 백씨가 “한국의 군부 독재자 박정희에 맞서 저항한 혐의로 두 번이나 대학에서 쫓겨난 농부 겸 사회운동가”라며 “정치권에 입성해 전국적 입지를 다진 일부 운동가 동료들과 달리 가난한 농민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 헌신해왔다”고 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외제차 리스 뒤 고의 사고…2억대 보험금 챙긴 20대

    벤틀리, 포르셰 등을 이용해 사고를 낸 뒤 상대방 운전자나 보험사로부터 2억 7000만원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직진 차선이 우선이라는 점을 악용, 앞 차량이 끼어들 때 가속해 접촉 사고를 내고는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이나 합의금(미수선 수리비)을 받아 내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겼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인천과 서울에서 고의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 및 합의금 등으로 2억 7000만원을 챙긴 혐의(상습사기혐의)로 최모(23)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는 총 46건의 사고를 고의로 냈고 38건은 보험사에서, 8건은 운전자에게서 합의금을 받았다. 최씨는 2013년 4월 리스한 아우디 승용차를 타고 인천 부평의 한 도로를 달리다 난 사고로 500만원이 넘는 보험금을 받으면서 ‘고의사고’에 눈을 떴다. 당시 보험사는 외국에서 부품을 구하고 차량을 고치는 동안 같은 급의 고급 외제차를 렌트해 주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수선 수리비’ 명목으로 합의금을 건넸다. 손쉽게 돈이 벌리자 최씨는 여자친구나 친구들을 차에 태우고 다니며 사고를 냈다. 아우디, 포르셰, 벤틀리 등 3대의 차량을 이용해 올해에만 25차례의 사고를 냈다. 2차선의 회전 교차로에서는 출구로 빠져나가기 위해 진로 변경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노려 인천 숭의로터리에서만 10여건의 사고를 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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