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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

    언젠가 우리 위원회 민원실로 “이런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없느냐?”고 문의하는 전화가 걸려 온 적이 있다.격앙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온 노신사에게 ‘이런 것’이 무엇이냐고 우리 직원이 묻자 그 분의 말씀이 걸작이었다.딸이 맞선을 보고 이어 여러 번 소위 ‘애프터(맞선을 계기로 한 후속적인 만남)까지 했는데 총각쪽에서 끝내 딱지를 놓았다는 것이었다. 웃지 못할 이 에피소드를 전해 듣고 “딸 가진 부모로서 오죽 답답했으면공정위의 문을 두드렸을까”하는 안쓰러움과 함께 내심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공정거래’라는 개념이 경제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 깊숙이 확산돼 가고 있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었다. 성인 남녀 두 사람이 자유의사에 따라 만났다 헤어지는 것은 그 결과에 대해 어느 한쪽이 비록 아쉬움을 느낄지언정 ‘사건’의 파장이 두 당사자에게만 국한되고 그 과정이 ‘공정’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하지만 시장속에서 활동하면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시장의 질서를 흔드는 공급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는다.왜냐하면 시장에는 수많은 선량한 소비자들의 이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이라는 자본주의의 경기장을 지키는 심판에 비유된다.정보통신이 급속히 발달하고 국내외 경제환경이 숨가쁘게 변하면서 상거래의 양상도 극도로 복잡해지고 있다.게다가 출전 선수들의 반칙행태도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이에 따라 개개 거래의 불공정성 여부를 정확히 판단해 제때 호루라기를 불기 위해서는 심판이 공부해야 할 내용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1차 대전 후 프랑스는 독일과 접한 동쪽 국경지대에 튼튼한 방벽을 길게 쌓았다.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프랑스 정부의 결연한 국토방위 의지를 담은이 거대한 군사 구조물의 대열은 당시 프랑스 전쟁장관 앙드레 마지노의 이름을 따 ‘마지노선(線)’으로 불렸다.1940년 폴란드 침공으로 유럽에서 2차대전의 막을 연 독일은 같은 해 벨기에를 거쳐 프랑스로 진격함으로써 ‘마지노선’을 무력화시켰고 결국 프랑스는 독일에 함락됐다. 경쟁은 시장의 존재이유이며 경쟁에 바탕을 둔 공정거래는 시장경제의 마지노선이다.이 선을 방어하고 나아가 광활한 시장경제의 들판으로 진격하기 위해 우리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의 질서를 교란하는 적들과 싸우고 있다.
  • 금세기 10대 히트상품 선정

    뉴욕 AP 연합 20세기 제조업은 쓸모없는 상품들을 양산했다.하지만 20세기는 간단하고 하찮은 것 같으면서도 생활의 질을 높인 뛰어난 발명품들이돋보인 시대이기도 했다. 다음은 AP통신이 선정한 20세기의 10대 히트상품. ■종이 클립 20세기초 독일에 거주하던 노르웨이인 요한 바알러는 구부러진 철사를 이용해 종이를 묶음으로써 종이가 흩어지지 않게 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아이스크림 콘 1904년 세인트루이스 세계박람회에서 식품업자인 아놀드 포나초와 어니스트 함위가 아이스크림과 달콤한 식용과자를 함께 출품한 것이효시. ■네온 1909년 프랑스 물리학자 조지 클로드는 오렌지빛 유리 튜브에 가스를모으는데 성공했다. ■셀로판 파리시내 카페의 테이블보에 와인과 커피 얼룩이 지는 것을 막으려던 자크 브란덴버거가 1912년 발명했다. ■지퍼 1913년 지든 선드백이 “Z-z-zip”라는 간단한 디자인에 대한 특허를받았으며 이후 굿리치사가 고무 덧신을 죄는데 이를 사용하면서 지퍼라는 이름이 붙었다. ■일회용 반창고 붕대회사에 목화를 납품하던얼 딕슨이란 사람이 결혼후 신부가 작은 상처를 입자 조그만 무균 붕대조각을 만들어 붙여준 것이 시초였다. ■사진복사기 체스터 칼슨이 가루 잉크를 사용하는 정전식 복사기를 개발한것이 효시였다. ■볼펜 2차대전중 헝가리 발명가 라즐로 비로가 발명했으며 1943년 아르헨티나에서 특허권을 얻은 뒤 상품화됐다. ■프리스비(놀이기구 원반) 20세기 중반 미국 뉴햄프셔의 빌 로브스와 LA의프레데릭 모리슨이‘우주 비행접시’와 ‘프루토 접시’란 이름으로 각각 상품화했다. ■접착 메모지 1973년 3M사 직원 스펜서 실버가 발명했고 그의 동료 아서 프라이가 이를 응용 발전시켰다.
  • “反인륜범죄 처벌 시한은 없다”

    - 게슈타포사령관, 유태인 1만7,000명 처형지휘-10년형 선고 ‘반인류 범죄의 처벌에는 시한이 없다’.20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지방법원. ‘나치 전범재판’이 열려 나치 비밀경찰인 게슈타포 장교였던 알폰스 쾨츠피리트(79)에게 10년 형을 선고하면서 이 원칙을 다시 확인시켰다. 1943년 11월 마즈다네크 강제수용소에서의 집단 처형 지휘 등 유태인 1만7,000여명을 살해하는데 가담한 혐의가 입증됐다는 법원의 발표다. 검찰은 부녀자와 어린이 등 500명의 총살에 직접 가담했다고 주장하면서 징역 13년을 구형했었다.쾨츠피리트는 2차대전중 폴란드 루블린 지역의 게슈타포 사령관이었다. 괴츠프리트는 1947년 러시아 군사법원의 실형선고로 시베리아에서 11년간수형생활을 했기 때문에 실제 수감은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독일에서 유태인 학살 등으로 조사받고 있는 혐의자는 60여명.나치의 범죄행위에 대한 단죄가 50여년이 지난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독일 법원은 “마지막 전쟁범죄자를 단죄할때까지 ‘나치 전범 재판’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 칸영화제는

    2차대전이 끝난 직후인 지난 46년 창설된 칸영화제는 출품작을 처녀작으로한정하는 독특한 운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특히 실험성과 예술성,상업성을동시에 추구해 베를린,베니스 등 두 영화제가 빛을 잃고 있는 것과 달리 여전히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그러나 올해 중국의 장이모 감독이 ‘편견’을이유로 출품을 철회하는 등 칸영화제의 성가를 의심케하는 일들이 빚어지고있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올해는 캐나다의 데이빗크로넨버그 감독.미국과 유럽출신이 아닌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더욱이 그는 ‘플라이’‘데드 링거’등 공포물을 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변으로 여겨진다. 칸영화제는 견본시장이기도 하다.해마다 수천명의 영화수입업자들이 2주일간 37개의 극장을 돌아다니며 수백편의 처녀작을 고르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 中·日, 2차대전 화학무기 제거협상 타결

    [홍콩 연합] 중국과 일본은 일본군이 2차대전중 버리고 간 화학무기 제거를 위한 협상을 타결,이달 하순 베이징(北京)에서 양해각서에 조인키로 했다고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중-일 양측은 지난 6년간 끌어온 협상을 마무리하고 오는 2000년 4월부터중국에 남겨진 화학무기를 제거하기 시작키로 합의했다. 일본군은 중-일 전쟁기간중 모두 70만여발의 화학무기를 중국에 남겨두고왔는데 이의 제거에는 수십억 달러의 비용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외교소식통들이 말했다.
  • 徐廷旭 과기부장관“대학·민간硏 새 산업기지로 육성”

    서정욱(徐廷旭) 과학기술부장관은 과학정책에 대해 신념과 소신이 남다른사람이다.연구계,산업계,학계를 거치면서 과학자로서는 물론 기업경영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그가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하고 나섰다. “지금은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이 필요한 때입니다.산업현장에서 실용화되지 못하는 과학은 의미가 없습니다.연구개발은 산업화돼야 가치가 있는것입니다.그런 과정에서 국가의 경쟁력도 자연히 높아지는 것입니다.” 과학의 역할과 위상이 바뀌고 있음을 강조한 서장관은 “21세기의 새로운산업기지인 대학과 민간연구소를 집중 육성,과학과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활용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같該羞罐? 떠난지 7년여만에 과학기술정책의 수장으로 복귀하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정책을 펴나갈 계획이십니까. 기존의 산업사회에서는 구미·울산·포항 등 전통적인 산업기지가 국가경제를 주도했고 상품과 용역이 부가가치를 창출했지만 앞으로는 교육과 연구개발이 중시되면서 대학과 민간연구소가 새로운 산업기지가 될 것입니다.그동안 과기부는 출연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비를 지원해 왔지만 앞으로는 대학과 민간연구소를 육성하는 일에 보다 우선순위를 둘 것입니다. ?걘藪ЭП맑弩? 역할과 위상도 자연히 변하게 될텐데. 원자력 등 국가안보와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고는 종래의 산업발전에 관련된 개개의 연구개발 활동들은 민간과 경쟁하는 구도로 이끌어 나갈 계획입니다.산·학·연 연구주체가 경쟁과 협동 속에 균형있게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갚瀏린? 되면 기초과학 연구를 너무 소홀히 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요. 기초·원천기술이 실용기술과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현실문제를성실하게 파고 들면 자연히 기초·원천기술이 되는 것입니다. 미국이 왜 최강국이 됐습니까.청교도들이 상륙한 후 농사를 짓고 목축을 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그러면서 자연히 기계,유전공학,물리학,컴퓨터 산업,자동차 공업이 발전한 겁니다.그게 바로 기초과학이죠. 미국은 2차 대전에서 일본을 물리치기 위해 원자폭탄을 만들었습니다.물리화학 수학 금속공학 전자공학의 기반이 탄탄해졌고,2차대전 이후 노벨상을휩쓸고 있지 않습니까. ?걘殮? 고급 연구인력의 해외유출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는데. 지난 해 국내 고급 연구인력 규모는 8만4,000여명 수준으로 이들 연구인력의 5.9%가 실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이중 해외 유출 인력은 약 6%에 해당하는 188명으로 전체 연구인력의 0.3%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핵심인력의 해외유출을 최소화시키기위해 포스트독(Post-Doc) 연수사업과 인턴연구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실직한 연구인력은 과학기술지원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컴퓨터·정보분야의 기술인력은 정보화지원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담 정종석 경제과학팀장 정리 함혜리기자 lotus@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

    2차대전 직후 일었던 ‘베이비 붐’이 반세기를 건너뛰어 재연되고 있는 듯하다.‘천년둥이’를 점지받기 위한 출산경쟁이 전세계적으로 확산중이고 “올해를 놓치면 천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결혼을 서두르는 젊은이도 많다.인구감소로 고심해온 경북 봉화군은 2000년생 모두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나섰다. 켜켜이 쌓인 역사의 무게로 새 천년이 다가오고 있다.여덟 달만 지나면 2000년이다.여느 해가 아니다. 새로 태어날 아기에게 멋진 숫자를 생년으로 만들어주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새 천년이 던지는 도전을 어떻게 받아넘기는냐에 지혜를 모으는 일이더 급하다. 뉴 밀레니엄을 눈앞에 둔 ‘지금 이곳의’ 상황은 어렵다.현명한 지도력과단합된 노력으로 다행히 고비는 넘겼다.한때 우리를 업신여기던 외국인들도우리 경제의 놀라운 복원력에 새삼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하고 있다.하지만자만하기에는 지난날 우리 어리석음의 그림자가 너무 짙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변화와 적응을 강요하며 무시로 밀어닥칠 밀레니엄의 거센 파고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준비를 튼튼히 하는 일이 긴요하다.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과거의 반성에 바탕을 둔 발상의 전환(paradigm shift)이 요구된다. 경제에 국한시켜 말하자면 서울∼부산간 물류비가 부산∼로스앤젤레스간 운임보다 비싼 현실에서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일도 시급하며,한국을 노크하는 외국인투자가를 실망시키는 각종 규제를 정비하는 일도 화급하다.종래의 팽창지향형 성장신화에서 벗어나 내실 위주의 발전전략을 추구하면서 민간·공공 부문이 합심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고비용저효율에서 저비용고효율의 선진형으로 바꿔나가는 일은 시간 여유가 많지 않은 국가적 과제다. 바깥의 도전도 만만찮다.탈냉전 이후 세계 곳곳에서는 갈등과 반목이 더 자주 불거지고 있다.지역 단위로 경제에 울타리를 치는 경향도 심화되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의 지구촌에서 경쟁력이 낮은 국가가 시장 밖으로 영영 밀려날위험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안팎의 도전을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일구려면 각오만으로는 부족하다.아예 발상을 바꿔 달려들어야 한다.그렇게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을 열며 뉴 밀레니엄의 파고를 넘어 뻗어갈 조국을 생각한다.등교길 개구쟁이들의 얼굴이 유난히 밝다.
  • 日 국가주도의 기업문하 청산-서구식 자본주의로 환골탈태를

    일본식 자본주의는 종말을 고했는가.앵글로 색슨족의 서구식 자본주의보다우수하다고 자랑하던 소위 일본식 자본주의가 지금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수년간 경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평생고용 보장을 자부하던 기업문화가 사라져 근로자들은 전후 최고의 실업률에 전전긍긍하고 있다.오늘날 일본이 처한 문제는 무인가.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 마이클 포터 교수와 히토쓰바시대학 국제기업전략대학원 다케우치 히로타카 교수는 ‘포린 어페어스’지5·6월호에 기고한 ‘일본의 진짜 병을 치유하는 길(Fixing What Really Ails Japan)’이란 논문에서 “일본은 국가주도의 기업문화를 청산하고 창의력과 경쟁에 바탕을 둔 서구식 자본주의로의 환골탈태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다음은 이 논문의 주요내용이다. 2차대전 후 일본이 이룩한 경제부흥에 대해 어떤 일본인들은 자본주의의 새롭고 우월한 전형을 만들어냈다고 자랑했다.그런데 지금 일본은 경기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얼마 전까지도 약간의 개혁이 필요하나 전반적인경제기조는 튼튼하다고 여겼다.최근에 와서야 그들은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깨닫기 시작했다. 일본경제에 대한 진단은 첫째 90년대부터 거품경제가 붕괴한 것과 둘째 정부의 과도한 규제,셋째 내수진작에 실패한 관료주의가 일차적으로 지적된다. 경기를 자극시키고 자본흐름을 회복시키는 거시경제측면의 개선책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핵심적인 문제는 진정한 경쟁체제 도입을 위해 기존의 국가경영식 경제의 틀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문제는 바로 정부가 경쟁은 좋지 못한 것이라는 잘못된 신념을 가진 탓에국가전체의 경쟁력과 부에 해를 입혔다는 것이다.현재 일본이 당하는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가진 경쟁력이란 개념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지녔던 생각은 어떤 기업도 경제에 방향을 제시할 만한 시각과 정보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정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이 때문에 정부는 수출주도 정책을 이끌면서 사양산업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고 독점에 대해 미온적이었으며,카르텔을 용인하기까지 했다.이런 일본 정부정책은 50년대 재봉틀,60년대 철강,70년대 조선,80년대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효과를 보기도 했다.정부가 강력히 제시한 에너지효율기준은 보다 효과적인 제품을 고안하도록 자극하기도 했고 기술개발을 유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정책이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발전했던 분야,즉 60년대 모터사이클,70년대 오디오장비,80년대 자동차,90년대 게임소프트웨어 분야와 로봇,팩스기기,가정용에어컨 분야를 보면 정부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치않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정부의 보호하에 키워진 기업이 아닌 치열한 경쟁을 통해 우위를 확보한 분야를 가진 기업들이 살아남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지금까지도 경제위기에 단편적이고 그때그때 즉흥적인 처방으로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하고 소비세율을 낮추며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처방보다는 규제개혁을 과감히 버리고 규제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더 근본적인 처방이 될 것이다. 물론 오늘날 일본문제의 원인 가운데는 응용학에 치우쳐 기초과학을 도외시한 결과 기본학문에 대한 훈련이 덜된 인력을 배출하는 대학을 지적할 수 있다.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정보공학과 마케팅,인터넷등의 중요성에 소홀했다. 일본 지도자들은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문제에 용기있게 부딪쳐 나가기보다는 대개 국민 일치감을 이끌어내고 경제정책의 안정성,계속성을 중요시하며질서있는 정권교체에만 신경을 써왔다. 전후 집단주의를 통해 부흥했던 일본은 이제 정부가 기업활동을 일일이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 스스로가 창의력과 과감한 경쟁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서구식 자본주의로의 환골탈태를 이루어야 한다.
  • ‘가이드라인’ 통과 이후 고개드는 日 헌법개정론

    미일안보협력지침(가이드라인)의 일본 중의원 통과직후 일본 정가에서 헌법 개정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개헌론의 요지는 헌법 9조를 고쳐 자위대가 교전권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어서 주변국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집권 자민당 야마사키 다쿠(山崎拓)의원은 28일 요미우리(讀賣)와 회견에서 “헌법 개정을 자민당 총재선거의 공약으로 내걸겠다”고 밝혔다. 자민당내 4번째 파벌인 야마사키파를 이끌고 있는 그는 9월 총재선거에 입후보할 예정으로 안보문제에 보수적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통해 국제적 안전보장에 일본이 적극적 역할을 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면서 “이는 헌법해석의 확대가 아닌 개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마사키 의원이 개헌론을 들고 나온 것은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호헌(護憲)입장인 당내 2위파벌의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의원 등 유력 총재후보들과의 ‘차별화 전략’때문. 지난해 북한 미사일 발사와 3월 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작선 침범사건 등을 계기로 일고 있는 ‘강한일본만들기’의 여론을 등에 업고있다. 요미우리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개헌하는 쪽이 좋다’가 53%로사상 최고지지율을 보인 것도 이런 일본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2차대전 패전뒤인 46년 제정된 일본 헌법은 9조에서 ‘육해공군의 군사력을 갖지 않고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점령군 지시로 제정된 헌법을 자주헌법으로 개정한다’는 내용을정강으로 채택하고 있는 자민당 등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개헌론이제기돼왔다.최근 사민 공산당을 뺀 여야4당이 헌법논의를 맡을 헌법조사회의 국회내 설치에 합의하기도 했다. 미국이 개입하는 국제분쟁에 가담할 수 있도록 한 가이드라인 법안 통과 이후 군사대국화에 발맞춘 개헌논의,유엔평화유지군(PKF)파병,유사법제 제정논의는 한동안 봇물처럼 터질 전망이다. 황성기기자 marry01@
  • 張乙炳 개혁추진위원장 ‘현장-민생중심 생활정치 펼쳐야’

    국민회의 장을병(張乙炳)개혁추진위원회(개추위)위원장이 ‘생활 정치’를화두로 정부에 ‘애정어린 회초리’를 들었다. 지난 당직개편에서 위원장직을 맡은 장의원은 27일 첫 모임에서 위원회가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생활 정치’다.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현장 중심,민생중심의 정치다. 첫 작품은 벤처기업.정부는 “벤처기업을 육성,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혀왔다.그러나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당이 애로사항을 듣고,개선해야한다는 것이다.실태조사를 하고 기술신용보증한도를 높여 벤처기업을 돕기로 했다.개혁이 추진되고 있는 교육문제도 마찬가지다.교육현장에서의 불만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게 장위원장의 생각이다.생활정치구현과 개혁보완을 위한 접근 방식이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개추위의 역할과 중요성을 간단 명료하게 설명했다.그는 “1945년 영국수상 처칠이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고도 선거에서 패했다. 이는 총론에서는 이겼는데 각론에서 졌기 때문이다”는 비유를 들었다.김대통령이 세계가 인정할정도로 IMF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있는데도 몇가지 각론에서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이다.개추위는 대통령이 제시한 100대 공약과 추진중인 개혁 작업의 ‘각론’를 보완하는 작업에 주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임채정(林采正)개추위 상황실장은 이와관련,“7개월만에 체증이 뚫린 느낌이다.이제 뭔가 해볼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나토 = 세계경찰, 域外분쟁 개입 ‘新전략개념’ 도입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24일 예상대로 나토권지역 이외에서 발생한 갈등이나 테러,대량파괴무기등에 대해서까지 군사행동을 가능토록 역할을 확대시킴으로써 이제 세계는 좋든 싫든 ‘세계의 경찰’탄생을 보게됐다.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나토창설 50주년 정상회담에서 새로 도입한 ‘신전략개념’(strategic concept)은 현재 진행중인 코소보지역과 같은 예전의 나토관할 이외 지역까지 명분만 가지면 언제든지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공표한 것이다. 나토의 새로운 전략개념은 냉전종식이후 커져가는 지역분쟁을 실질적으로해결할수 있는 강력한 제지력을 원해왔던 공감대를 기초로 한 것이다. 코소보 전쟁에서도 여실히 입증됐듯 나토의 행동력은 미국의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은 나토를 주도,세계분쟁지역에서의 역할을 증대할 것이며 막강한 경제력을 배경으로 국제무대에서 우위를 다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안이 미국의 주도로 이뤄진데다 2차대전이후 분쟁을 평화적으로해결한다는 대명제를 갖고 탄생했던 유엔의 존재가치와 맞물려 앞으로 논란의 여지도 없지 않다. 이 점은 영국이나 프랑스,그리고 유럽 각 나라들의 입지와 관련해 이견이노출될 경우 자칫 실행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 [세계로 나가자]해외일자리 안내/국제프로그램(1)

    대졸 고학력 구직자들이 30만을 넘어섰다.재학생들도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채 무작정 어학연수를 떠나려 한다.그러나 능력있고 진취적인 젊은이들에게 돈도 벌고 여행도 하고 어학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여름방학을 이용할 수도 있고 더 장기간도 가능하다.단,원하는 시간에 나가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대한매일은 이같은 취지로 우리 젊은이들이참가할 수 있는 국제프로그램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워킹홀리데이는 어학연수,해외여행,현지취업이라는 3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워킹 홀리데이의 무게중심은 여행,연수에서 취업쪽으로 옮겨져 휴학생뿐 아니라 졸업생,감원된 젊은 직장인 등도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워킹 홀리데이는 ‘여행을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관광취업비자’인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이 비자는 현지에서 합법적으로 노동권을인정받게 되는 일종의 특혜성 비자다.우리나라와 비자 협정을 맺고 있는 나라는 호주,캐나다,일본,뉴질랜드이다. 비자는 만18세∼25세(제한적으로 만30세까지도 가능)의 젊은이를 대상으로발급되며 평생 1회에 한해서 발급 혜택이 주어진다.실제 체류기간이 1년이며 발급 이후 12개월 이내에 해당국에 입국해야 한다. 특히 일본과는 지난해 10월 비자협정이 체결됐고 이번달부터 시행되고 있다.일본은 서비스산업이 발달해서 음식점,선물가게,쇼핑몰,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 요원을 수시로 채용하며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신문배달과 광고지 배포도 할 수 있다. 올해는 5월에 한번만 모집해서 1∼3차까지의 심사를 거쳐 일본대사관(서울)에서는 750명,일본총영사관(부산)200명,(제주)50명으로 약 1,000명에게 9월중순쯤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발급해 줄 예정이다.일본 비자 1차 심사 신청은 다음달 3일∼17일까지이며 일본대사관 또는 일본총영사관에 제출하면 된다. 호주 워킹 홀리데이 비자의 가장 중요한 자격조건은 만18∼25세까지의 나이제한이다.또 ‘일을 한 경험’을 요구하고 있어 학생의 경우는 6개월 이상,직장인은 1년 이상의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어야 한다. 캐나다는 식품산업,공공보건과 관련된 업종에 취업하려는 사람에 한해서 의료검진을 요구한다.신청자는 3개월 범위 내에서 영어 및 불어 교육을 받을 수 있다.건설,엔지니어링,의료,법률과 관련된 업종의 취업은 제한될 수도 있다. 올해 뉴질랜드 비자 신청은 다음달 1일∼10일까지 이며 우편접수된 서류중추첨을 통해 200명을 선별한다.각국의 비자는 같은 조건이면 선착순으로 발급되는 경우가 많아 워킹 홀리데이 협회 등에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이 정보습득에서 유리하다. 각국 대사관이나 워킹홀리데이 협회(02-723-4646,웹사이트 www.workingholiday.co.kr)에 문의하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국제이민기구 한국사무소장 이정혜씨 제네바에 본부를 둔 IOM(국제이민기구) 한국사무소장으로 선발된 이정혜(李貞慧·33)씨는 “막상 이 일을 맡고 보니 생각보다 훨씬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첫소감을 밝혔다. 1952년 설립,2차대전 이후 국제 난민 수송 및 본국귀환 등 인도적 차원에서의 난민 이주문제를 지원해온 이 기구는 UNHCR(유엔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협력기관으로 소련으로부터 유태인 이주,베트남 난민 정착,이라크 난민 귀환사업 등을 지원해왔다. 서울대 인류학과 출신으로 하와이대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동서문화센터에서 강의를 맡았던 이 소장은 “이 분야의 일을 해보고 싶던 차에 모집공고를 보고 응하게 됐다”며 “이 시점에 한국에 IOM 지부가 생긴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한국에서의 업무는 점증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과 조선족들의 정착및 귀환문제 등이 될 것이라는 이 소장은 “앞으로 북한의 상황변화에 따라탈북자문제 혹은 북한으로부터의 대대적인 난민문제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강조했다. 여의도에 조그만 오피스텔을 얻어 이 달부터 업무를 개시한 이 소장은 “업무파악 후 직원도 뽑을 예정”이라며 “국제기구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언어도 중요하지만 열린 사고방식이므로 미리 목표를 세워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구기자 **
  • 美 ‘한국戰 추모행사’ 어떻게/’자유수호’의미 재평가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 행정부가 내년부터 2003년까지 3년 동안 한국전쟁을 대대적으로 추념하기로 한 이유는 전쟁 이후 한국의 눈부신 발전이자유수호라는 미국의 참전이유와 그 타당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흔치 않은사례로 재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 한국전은 패전한 베트남전에 가려 제대로 되돌아봐지지 않았다.이 때문에 작가 리처드 콘라드 스타인은 94년 한국전에 관한 책을내면서 제목을 ‘한국전쟁-잊혀진 전쟁’이라고 쓰기까지 했다. 이 책이 나온 뒤 한국전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었고 95년에는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뜰,베트남전쟁 기념조형물을 마주한 곳에 한국전쟁 기념조형물이 생겨났다.이어 마침내 전쟁발발 50주년을 맞으면서 미 행정부가내년부터 3년 동안 갖가지 한국전쟁상황과 시간대를 맞춰 전국적인 추념행사를 갖기로 한 것이다.인천상륙작전일,피의능선 전투일,흥남 철수일,서울수복 기념일 등이 차례로 미국과 한국에서 함께 기억된다. 미국 내에서 한 전쟁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추념되는 경우는 미국민들에게커다란 상처를 남긴 남북전쟁 외에는 사례가 없다.그만큼 한국전쟁은 참전의 가치와 의미가 큰 전쟁으로 와닿은 것이다.당시 갓 태어난 차량 지프와 제트전투기 등 갖가지 신종병기가 사용됐고 2차대전 이후 미국이 국제사회에강대국 면모를 과시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또한 3만3,000명의 미군을 포함,유엔군 9만명의 희생이라는 값진 의미도 있다. 특히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남의 일에 피흘릴 필요가 없다는 개인주의가 횡행하는 현실에서 정부가 추념행사를 통해 대대적인 주의환기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는 또 행정단위마다 한국전쟁에 관한 일화나 참전용사 무용담을적극 개발,전국규모 행사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전시회나 기념사업을 펴는 것을 비롯,기념비를 세우거나 기념장소를 만들도록 했다. 이를 위해 미 행정부는 또 백악관과 국가안보회의를 비롯한 각 행정부처의관리들로 이뤄지는 ‘한국전쟁추념위원회’를 구성,모든 일정과 계획을 종합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 美,戰犯혐의 일본인 입국금지…50∼100명으로 대폭 늘려

    워싱턴 교도 연합 미국은 2차대전중의 전쟁범죄와 관련,미국 입국을 금지시킨 일본인 수를 50~100명으로 대폭 늘렸다고 엘리 로젠바움 미 법무부특별수사국(OSI) 국장이 17일 밝혔다. 로젠바움 국장은 이번 입국금지 대상자 확대 조치는 과거 일본군이 저지른반인도적 행위가 나치 독일이 행한 것과 비슷하다는 미국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OSI는 나치 독일에 초점을 맞추어 유럽인들의 전쟁 범죄를 오랫동안 추적해 왔으나 일본인의 전쟁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지난 96년 12월에야 비로소 16명을 미국입국 금지 ‘감시자 명단’에 처음 포함시켰었다. OSI는 명단에 오른 사람들의 신원이나 정확한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대략 6만명이 감시자 명단에 올라 있으며 이중 대부분은 2차대전중 잔학행위에 연루된 유럽인이다. 명단에 오른 일본인에는 지난 36년부터 생물학 무기 개발을 위해 중국 동북지역에서 주로 중국인 죄수들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한 일제 731부대원들이포함돼 있다. 미국은 2차대전 종전 직후 생물학 무기 정보를 제공받는대가로 731부대원들을 사면했으나 90년대 들어 과거 일본군의 행위들을 심각하게 여기고 상황을 재조사키로 결정했다고 로젠바움은 설명했다. 그는 또 OSI는 ‘감시자 명단’을 지속적으로 작성하기 위해 미 법무부를통해 일본측에 4~5차례 협조 요청을 했으나 일본 정부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사이토 구니히코 주미 일본대사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범으로) 유죄판결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수사에는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 되돌아본 ‘DJ노믹스’ 1년/독일 질서자유주의/한국경제정책연구회

    지난 1년간 새 정부의 경제정책 색깔이 심심치 않게 도마에 올랐다.진보적인 성향의 학자나 노조측에서는 정부 정책이 “기업위주와 해고 만능의 미국식 신자유주의로 치우쳐 있다”고 비판했다.재벌측에서는 “복지를 내세우고 고용자제를 요청하는 것으로 봐서는 유럽식 복지주의로 흐르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최근 본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 정부 정책사조의 본류는 미국과 영국식 신자유주의이지만 여기에 독일식 질서자유주의가 강하게 접목돼 새 정부의경제정책이나 ‘DJ노믹스’로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경제정책의 틀을 짠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진순(李鎭淳)원장은 “신 정부 정책의 구성요소를 보면 미국과 영국의 신자유주의가 60%,독일식 질서자유주의 요소가 40%정도”라고 밝혔다.노조나 재벌 양측이 서로 반론을펼 수 있는 부분이 새 정부 정책에는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영미식 신자유주의 가운데서도 미국보다는 영국의대처 전 총리의 신자유주의가 더 반영되어있다”고 말했다.복지정책에서 정부 정책의 실패를 고치려는 방향으로 선회한 영국이,성장위주 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100여년 전부터 법과경제질서가 확립돼 자유방임적인 정책을 취하는 미국보다 영국 정책이 우리에게 보다 친근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현 정부가 특히 독일식 질서자유주의를 취한 대목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재벌의 내부거래 규제 등 독과점규제 ▲독일에서 처음 시작된 노·사·정 위원회의 도입 ▲실업자와 빈곤층에 대한 지원 ▲지난해 의도적인 경기부양에반대한 부분 ▲시민단체의 역할을 강조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정확히 독일식 질서자유주의를 답습한 것은아니다.서울대 안병직(安秉直)교수는 ▲재벌개혁에서 정부가 앞장 선 부분이나 ▲노조파업해결에 정부가 개입한 것 ▲노·사·정 위원회 등에서 노조의지나친 우대 등은 질서자유주의의 이념에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했다.안 교수는 “앞으로 정부는 인기를 다소 잃더라도 시장경제원칙에 더 충실하고 노조의 대우도 낮추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부 관계자는 또 “새 정부 경제정책이 복지 부문을 강조하고 있으나 실업자 지원을 제외하고는 국민연금 등의 경우 자신의 부담이 많아 재정지원이많은 유럽식 복지주의와는 다르다 ”고 밝혔다. 이상일기자 bruce@- 독일의 질서자유주의란 “기근의 와중에서도 쌀을 바닷속으로 버리는 일이 일어난다.독점이나 부분독점이 시장을 지배하는 경우 재고를 이런 식으로 폐기하는 것은 드문 일이아니다.” “자유방임하면 경쟁이 생기고 노동과 재화가 합리적으로 분배될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자유방임 정책은 ‘상호 결합해 경쟁을 배제하는자유’도 보장해주었다.” 독일의 질서자유주의(Order-Liberalism)는 이런 독점과 자유방임 경제의 문제점에서 출발한다. 질서자유주의는 독일 프라이부르크(Freiburg)학파의 지도자였던 발터 오이켄(Walter Eucken)이 주창한 사상이다.대공황과 나찌지배체제에서 오이켄은다음 두가지를 주목했다.첫째 이익단체 등 사적(私的)경제권력의 비대한 성장과 둘째 사적 경제권력의 압력으로 국가의 힘이 빈껍질이 되어가는 현상이다.따라서 그는 시장경제를 원칙으로 하되 독과점규제 등 시장질서 수립과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정부는 또 중소기업,노약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질서자유주의는 2차대전후 독일(구 서독)경제정책의 줄기를 이루었다. 질서자유주의는 정부규제 축소와 가격기구 활성화 등에서는 신자유주의와공통된 면을 갖고 있다.그러나 신자유주의는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축소를 주장하는 점에서 저소득층의 보호장치를 강조하는 질서자유주의와 다르다. - 새정부 경제철학 산실 한국경제정책연구회 신정부 경제정책 철학의 줄기를 잡은 것은 ‘낙성대연구소’를 무대로 활동한 ‘한국경제정책연구회’였다.서울대 안병직(安秉直.64.경제학)교수 주도로 지난 87년 사단법인 형태로 출범한 이 연구소는 원래는 한국근대경제사연구팀을 위한 장소였다. 여기에 안 교수가 회장,제자인 이진순(李鎭淳)당시 숭실대 교수(50.현 한국개발연구원장)가 간사로 한국경제정책연구회를 조직,낙성대연구소에서 회동했다.성장위주의 한국경제정책이벽에 부딪쳤다는 인식에서 새로운 한국경제의 정책 모델을 연구하자는 취지였다. 경제정책연구회는 안 교수 제자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들이 주축을 이루었지만 다른 학교 학자들도 가세했다.윤원배(尹源培) 당시 숙명여대교수(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와 김태동(金泰東)당시 성균관대교수(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외에 숭실대 조우현(曺尤鉉),경희대 장의태(張義泰),연세대 이제민(李濟民),방송통신대 박덕제(朴德濟),경북대 김석진(金石鎭),원주 상지대 황신준(黃愼俊)교수 등이 참여했다.관리로는 유일하게 이근경(李根京)당시 세제심의관(현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참여해 토론을 벌였다.새 정부 출범전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모였다. 새 정부의 브레인 역할을 한 ‘중경회(中經會)’의 회원이며 나중에 새 정부의 요직을 맡은 이진순,김태동,윤원배씨 외에 대부분의 경제정책연구회 회원들은 학문적 관심에서 모였을 뿐 정치적 연계가 없었다.일부 교수는 그후국민회의와 다른 노선에 서기도 했다.다만 이 KDI원장은 모임 초창기부터 연구성과를 당시 정치를떠나있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했다. 수년간 낙성대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뤄진 경제정책연구회의 활동이 DJ와 직접적인 연계를 가졌던 것은 아니다.그러나 그 성과가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철학에 한 축을 형성하게 된 데는 이 원장의 역할이 있었다. 이상일기자
  • [심층조명 영월댐](중) 댐 건설 경제적 효과

    “영월댐 건설은 지금까지 수도권 홍수조절과 용수난 해결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그 효과가 무척 단순해 보였습니다.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산업기반 구축과 연계한 휼륭한 실업해소대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합니다.” 세종대학교 부설 세종연구원 裵基亨연구원(경제학박사)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국가의 최대 관심사가 일자리 창출인 만큼 이 시점에서 한번쯤 뉴딜정책의 성공사례를 돌이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국건설산업연구원 尹永善정책연구실장(행정학박사)도 “실업난을 해소하고 얼어붙은 경기를 되살리는 데는 댐 건설과 같은 대규모 토목공사처럼 효율적인 것이 없다”고 말했다.댐 건설이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직접적인 효과 못지않게 국가경제 전반에 간접적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하는 학자들이 많다.영월댐 건설의 경제적 효과를 알아본다. ■연간 10만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건설전문가들은 댐 건설로 직접적인 효과를 내는 분야는 고용창출이라면서 영월댐 건설기간을 6년으로 잡을 경우 연인원 65만명이 일자리를 얻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교통부 李文揆수자원개발과장은 “영월댐과 같은 대형 공공토목공사는IMF 이후 빈사상태에 빠진 건설업계의 활성화와 함께 실업난 해소를 부축,새로운 생산효과와 부가가치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용수 부족으로 인한 손실 절감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울산지역의경우 지난 94년 가뭄때 물 부족으로 조업을 단축,매출액 기준 2조4,000억원의 손실을 냈다.이어 95년에도 울산지역 공장의 30%가 물 부족으로 생산에차질을 빚었다.뿐만 아니라 영·호남의 상당수 기업들은 해마다 제한급수로정상적인 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돈으로만 환산할 수 없는 홍수예방 효과 한국수자원공사 康鍾洙댐본부장은 “영월댐 건설에 따른 홍수피해 경감액은 연간 117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그러나 댐 건설은 단순히 금전적 가치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측면이 더 크다”고 밝혔다.홍수에 따른 인명·재산피해는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정치·사회 불안까지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홍수방지는 돈으로만환산할 수 없는 중요성을 지닌다는 분석이다. ■연간 19만배럴 석유 대체 경제전문가들은 영월댐 건설로 얻게 되는 무공해에너지도 무시할 수 없는 소득이라고 말한다.영월댐은 물을 하류로 보내기위해 우선 낙차를 이용해 수력발전을 한 뒤 용수를 공급하게 되는데 이때 얻는 무공해 청정에너지가 연간 1억2,600만㎾에 이른다는 것이다.이는 연간 19만배럴의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양으로 그만큼의 외화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박건승- 영월 다목적댐 제원 영월다목적댐은 저수용량이 6억9,810만t으로 국내 다목적댐 가운데 6번째로 규모가 크다.강원도 영월읍 삼옥리와 거운리 일대에 길이 325m,높이 98m로세워질 예정이다.지난 91년부터 건설을 추진해 왔으며 전체 유역면적은 2,267㎢. 댐 제방 앞면에는 콘크리트를 입혀 물을 차단하고(콘크리트 표면 차수벽형),제방 뒷면은 돌을 쌓는 방식(석괴댐)으로 건설한다.너비 15m,높이 15.6m짜리 수문 6개를 설치하며 1만9,600㎾급의 수력발전소도 함께 만든다. 전문가들은 이 댐이 건설되면 연간 3억6,700만t의 용수를 공급할 수 있을뿐 아니라 2억t의 홍수조절 용량을 갖춰 한강 연안의 홍수피해를 크게 줄일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건승- 美 테네시江 유역 개발 성과 미국의 TVA(Tennessee Valley Authority)는 ‘테네시강 유역개발공사’라는 기업 또는 ‘테네시강 유역 개발계획’ 모두를 가리킨다.TVA는 불황과 고실업에 허덕이던 1930년대 추진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지역종합개발사업이었다. 29년 세계 대공황이 시작되고 미국의 실업자가 1,200만명에 달하자 당시 32대 루스벨트 대통령은 공황극복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는 뉴딜정책을 추진했다.TVA는 뉴딜정책 가운데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었다. 33년 시작된 TVA에 따라 테네시강 본류와 지류에 노리스와 피크위크댐 등 26개의 대형 댐을 건설했다.실업자들이 댐 건설로 일자리를 얻었다.홍수 방지,공업 유치,밭에 물대기와 유원지 조성 등 댐은 다목적인 용도를 갖게 되었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수력전기의 생산과 판매였다. 당시 미국의 도시지역은 전기보급률이 90%에 달했으나농촌은 10%에 불과했다.사설 전력회사들의 전기료는 턱없이 비싸 가난한 농민들에게 전기는 그림의 떡이었다. 당시 루스벨트 행정부는 사기업들이 전기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실정에서 전기 공급이야말로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테네시강 유역개발공사의 설립과 댐 건설로 미국 농촌지역의 전기보급률이 크게 늘었다.따라서 농가들이 냉장고 등 전기용품을 사서 쓰기 시작했다.전기의 보급은 기업들을 테네시강 유역으로 불러들였고 일자리가 생겨났다.댐 건설의 고용효과뿐 아니라 생산하는 전기의 산업 파급효과가 컸던 것이다.이 공사는 그 이후 급증하는 미국의 전기 수요를 감당해냈다. 2차대전 중 미국은 폭탄과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을 필요로 했다.알루미늄 제조에는 전기가 필수였다.40년대 공사측은 댐들을 잇달아 지었다.2차대전 말 공사는 1,050㎞에 달하는 관개수로를 완성했는데 이는 테네시강과같은 길이였다.공사는 또 미국 최대의 전기공급원으로 부상했다. 테네시강 유역개발공사는 60년대에는 미국에서 가장 싼 전기를 생산했다.현재는 미국의 최대 50개 발전소 가운데 세번째로 전기료가 싼 발전소들을 운영,저물가에 앞장서고 있다.TVA계획은 전기의 보급,기업의 군집 조성과 일자리 창출 등으로 미국 경제발전의 기틀형성에 기여한 것이다. 이상일
  • [외언내언]미 防産업체

    발칸전쟁으로 미국 방위산업체들의 주식시세가 전반적인 큰폭의 오름세를보이는 것으로 외신은 전한다.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계속된 유고공습으로 각종 미국산 최첨단 무기들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기 때문이다.토마호크미사일을 생산하는 레이시언사(社),공격용 헬기의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F-15전투기 생산의 보잉사,초음속 B-1랜서 폭격기의 록웰 등 미국내 방위산업체들은 때아닌 호황을 즐기고 있다.물론 스텔스전투기 추락으로 노스롭그루먼사 같은 곳은 주가가 떨어 졌지만…. 여하튼 이번 발칸사태발생 및 주가상승과 관련,미국의 전통깊은 산·군(産·軍)연합구조가 또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난 1929년 발생한 대공황이결국 2차대전 참전에 따른 군수산업부흥과 그 파급효과에 의해 완전히 막을내렸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미국 군사행동과 산업생산의 함수관계는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물론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의 맹주로서 공산권에 맞서고 우방을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무기개발이 불가피했다.이를 위한 국방예산의 지출은보다 첨단화한 무기생산을 위한 민간기업들의 기술혁신과 산업발전의 자금원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또 미국내 대기업들의 갖가지 무기개발관련 첨단과학기술은 곧바로 미국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이러한산·군합동의 연결고리는 미국의 위상을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고착화하는 슈퍼파워로 작용한다. 냉전의 종식으로 미국 군대의 자국산 무기수요가 종전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듦에 따라 방위산업의 재고증가와 가동률저하,경기침체 등 경제적 마이너스파장을 우려하는 미정부는 해외에서의 무기판매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때문에 미국산 무기의 세계시장점유율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평화의 수호자로 세계경찰의 역할을 자임하는 미국이 전쟁도구인 무기판매에 열성적인 아이러니는 팍스아메리카나(미국지배에 의한 지구평화)의 색다른단면이기도 하다.미국 전대통령 아이젠하워는 퇴임직전의 한 연설에서 “산·군연합의 부당한 영향력을 당연한 일로 방임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오늘의 상황이 부당하기까지야 하겠나마는 그는 보다 막강한 화력의 신병기(兵器)가 새로운 분쟁을 창출하는 악순환을 일찌감치 예견하고 경고한 것인지 모른다.냉전체제붕괴 이후 그동안 잠자던 새로운 인종·종교적 갈등이 노골화돼 국지적으로는 오히려 더욱 늘어난 지구촌의 분쟁이그러한 우려를 짙게 해준다. 우홍제 논설실장
  • 서방언론·심리학자들 분석…밀로셰비치는 ‘다중 인격자’

    잔학한 ‘인종청소’작업을 수년째 계속하고 있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57).무엇이 그를 인류문명사를 후퇴시킨 ‘살육자’로 만들었을까. 보스니아 전쟁의 피가 채마르기 전에 재연된 ‘인종 청소’로 충격받은 서방언론과 심리학자,역사학자들은 밀로셰비치의 성장과정과 심리상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결론은 ‘다중인격’‘자아도취’‘정신분열증’.참혹한 가족사가 그를 권력을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는 냉혈한으로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슬로보단이라는 이름의 뜻은 ‘자유’.그 이름을 지어준 아버지는 5살때 밀로셰비치와 부인을 버리고 가출했다가 밀로셰비치가 21살되던 해 총으로 자살했다.또 밀로셰비치가 아버지 대신 따르던 삼촌(군인)도 역시 총으로 자살했다.음울한 성격의 공산주의자인 어머니와 살던 밀로셰비치는 10년 뒤 그어머니마저 거실 전등에 목을 매 자살하는 참극을 겪어야했다. 극도의 정신적 충격과 혼란속에 성장기를 보낸 밀로셰비치는 자연스레 비사교적이고 차가운 성격으로 변했고 권력과 타인에 대한 지배욕망은 본능처럼밀로셰비치를 지배했다. 밀로셰비치는 항상 흰색셔츠와 검은색 양복 차림을 고집하는 일종의 ‘결벽증’도 갖고 있다.스포츠와 외출을 극도로 기피한다.고교시절 만난 마르크스 이론교수인 부인 미랴나 마르코를 빼면 개인적인 친구는 아무도 없다.‘침실 정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밀로셰비치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주는 부인 미랴나의 어머니도 2차대전중 목숨을 잃은 공산주의자였다. 밀로셰비치의 비인간적인 면모는 이제까지 한번도 세르비아 병사들의 막사나 병원을 방문하지도 않았고 부상한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로 던지지 않았다는 데서도 드러난다. “권력이 그의 손에서 떠나려 하는 순간,그는 총으로 머리를 쏴 자살할 것이다”세르비아의 한 전직관리는 밀로셰비치 독재의 막이 내리는 순간을 이렇게 내다봤다. 金秀貞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17)

    한국판 ‘주홍글씨’라 평가받는 ‘순애보(殉愛譜)’의 작가 박계주는 기독교적 휴머니즘과 민족주체성의 추구자세를 바탕삼아 대중소설을 계몽의 도구로 활용했다.만주의 간도 용정 출생답게 그는 독립운동과 광복 이후 분단현실을 어느 대중소설가보다 더 많이 다뤘으며,6.25 때는 박영준,김용호,김수영 등과 같은 문인처럼 납북 도중 탈출한 경력이 있다. 장편 ‘여수’는 1961년 6월 11일부터 같은 해 11월 28일 게재 중단 당할때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다.정치 이데올로기가 문제되어 신문 연재소설이 중단되기는 아마 이 작품이 처음일 것이다.시기적으로는 5·16군사쿠데타 직후의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이 소설이 정면으로 주장했던 남북한 교류와 반공정책의 허울 아래 빚어진 독재권력의 부패상,여기에다 치명적인 쟁점이 된 8·15직후의 모스크바 삼상회담 결정안(세칭 신탁통치안)에 대한 비판은 당시 정치·역사학계에서도 미처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민감한 이데올로기적인 금지구역이었다.문제의 신탁통치에 대한 언급은 11월 28일자에대학교수이자 작가로 자유당 독재를 비판하는 소설을 써서 반정부 작가로알려진 이춘우가 유럽 여행 중 오스트리아에 들렸을 때의 착잡한 사념들을서술한데서 발단되었다.오스트리아는 제2차대전 후 미·영·불·소 4강국의분할통치라는 비운을 맞았으나,한국과는 달리 이를 수용하여 1955년 7월 분단이 아닌 통일 독립국가로,11월엔 영세중립국이 된 나라이다.이런 나라를여행하면서 작가 이춘우는 분단 조국을 떠올리며 아래와 같은 상념에 빠져든다. “춘우는 문득 고하 송진우(古下 宋鎭禹)를 생각했다.그는 신탁통치를 찬성했기 때문에 암살당했던 것이다.그러나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당시 송진우의 의견대로 오년간의 국제신탁통치를 받았던들 오년 뒤엔 국제기구인 유엔에 의해 오스트리아처럼 통일되었을 것이다.국제신탁통치를 하게되면 북한남한으로 양단되지 않은채 몇 개 통치국가들이 남북을 공동감시하며 공동통치하게 되기 때문에 양립된 불가침의 군정은 없었을 것이다.그러한 견지에서 본다면 신탁통치를 반대한 이승만 김구 이시영 등의 인사들은독립투쟁을한 애국자이기는 하지만 앞을 내다보거나 앞을 저울질할 줄 아는 정치가가못되는 반면 송진우는 독립투쟁은 하지 못하였을망정 앞을 내다보는 구안(具眼)의 정치가라 할 수 있다.대체 해방직후 아무런 경제적 지반도 없고 경찰력도 군대력도 없고 행정적 정치적 훈련도 없고 산업도 마비상태였는데 ‘돈립국가’라는 문패만 붙잡고 어쩌자는 것이었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아닐수 없다” 마지막 부분의 ‘돈립국가’란 ‘독립’의 오자인지 ‘돈으로 나라를 세우려 한다’는 풍자인지는 모르겠으나 현대문학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대목이었다.물론 이 서술이 역사적인 진실과 일치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나 그 당시구전되어오던 금기사항을 이렇게 문자화 해 버리자 반격은 의외로 빨랐다.‘동아일보’ 29일자 1쪽에는 아래와 같은 2단 상자 사고(社告)가 실렸다. “ 사고.그간 본지 조간 4면에 연재해 오던 박계주씨 집필인 소설 ‘여수’는 비록 소설이라할지라도 지난 27일자 조간 게재 내용이 본사의 견해와 현저히 상이하므로 본사는 해 소설을금후 게재 중지하기로 결정하였음을 독자 제현에게 알리오며 아울러 사전에 발견하여 시정치 못하였음을 송구히 여깁니다.이 점 독자제현의 양찰을 바라마지않습니다.동아일보사” 이 소설은 비판적인 작가 이춘우의 유럽일대(프랑스·영국·독일·오스트리아 등) 여행기 형식을 취하고 있다.북한에서 모스크바까지 다녀와 최승희 무용단에서 활약 중 6·25 때 서울로 위문공연차 왔다가 도주한 김미전은 고모네 마루 밑에서 몇 달 동안 피신할 때 만났던 이춘우를 사모하게 된다.그녀는 1·4후퇴 때 부산으로 피난 갔으나 간첩으로 몰리는 등 갖은 수모와 고생을 하면서도 무용가로 활동 중 춘우의 도움으로 프랑스 유학을 떠났다. 김미전을 비롯한 주변 여인들과 남편의 관계를 의심하던 춘우의 아내 의숙은 홧김에 춤바람으로 놀아나면서 남편의 불륜을 기사화시켜 교수직에서 쫓겨나도록 만드나 후회코 자살을 기도하다 실패하고 정신병원에 수감된다.국내 망명자 신세가 된 춘우는 먼저 프랑스에 들러 미전을 만나야 하지만 미적대다가 6·25때 백마고지에서 전사한 아버지를 둔 파리의 창녀 이본느를 만나게 된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나토, 코소보난민 ‘구호전쟁’

    유고를 공습하고 있는 나토는 하나가 아닌 두 개의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하나는 무력전쟁이고 또 하나는 세르비아계 학살을 피해 현대판 ‘엑소더스’를 펼치고 있는 코소보 난민에 대한 구호전쟁이다. 나토 집계에 따르면 전 주민 수가 200만 가량인 코소보를 떠난 난민은 31일 현재 55만.이들이 이웃 소국 알바니아,마케도니아,몬테니그로에 집중적으로 몰리자 유럽 최빈국에 속하는 이들 3국은 생필품 부족,극심한 위생불량과전염병 우려에 시달리면서 난민 배척 분위기마저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서구 각국은 유럽 구호기관 관리가 언명한 ‘2차대전 이후 유럽인권에 밀어닥친 최대 위기’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구호전열을 가다듬고있다. 미국이 UNHCR(유엔난민고등판무관)을 통해 850만달러를 이미 원조한데 이어 EU가 1,070만달러를 내놨다.영국은 난민용 텐트와 담요 등을 덴마크에서 알바니아로 운송하기 위한 급유기를 제공한 데 이어 50만달러를 ICRC(국제적십자사)에 내놨다.이밖에 덴마크,노르웨이 등이 각각 100만달러,270만달러를기부했다.이탈리아와 스위스는 각각 난민 텐트를 개설해 놓고 알바니아 등으로부터 난민들을 분산수용받기 위한 방안을 마련중이다. 국제기구도 속속 개입하고 있다.이미 활동중인 UNHCR,ICRC외에 세계식량계획(WFP),국제아동기금(UNICEF),국경없는 의사회 등이 비상 구호팀을 새로 만들거나 기존의 코소보 전진기지를 난민촌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난민 홍수를 얻어맞고 있는 발칸의 빈국들은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고 아우성이다.알바니아 코소보 접경도시 쿠케스는 며칠새 10만여 명이 몰려들면서 인구가 4배로 불어났고 지난 며칠간 등록된 난민만 3만명에 이르는 마케도니아는 수용능력을 50%이상 초과했다며 경보음을 울리고 있다.악화된 상황을 견디다 못한 몇몇 국경에서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당부에도아랑곳없이 국경을 닫아 걸거나 난민들이 탄 기차를 되돌려 보내는 사례가속출하고 있다고 미 CBS방송은 전했다. 유엔 난민문제 관련 최고 관리들은 이에 따라 기존 추정 예산 6,400만달러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고 1일 국제사회에 더 큰 도움을호소할 방안을마련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계획중이다. 孫靜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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