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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의회 수뇌부 긴급 회동 재정절벽 막판 타결? 그냥 쇼?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데드라인이 사흘 앞으로 임박한 가운데 정치권이 막판 합의 도출을 시도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오후(현지시간) 상·하 양원 지도부와 백악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회동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는 그동안 재정절벽 협상과 관련, 의회 지도자들과 개별 접촉을 해왔지만 의회 지도부 전체와 머리를 맞대기는 처음이다. 오바마는 26일 밤 휴가지인 하와이를 떠나기 직전 의회 지도부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백악관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만남이 막판 극적 타결의 물꼬를 트는 전기가 될지, 아니면 실질적인 양보 없이 국민들에게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주려는 ‘쇼’ 차원인지는 불투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에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세금 감면 연장을 종료하는 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이를 40만 달러로 높였으나 공화당이 거부하자 다시 25만 달러로 낮춘 상태다. 의회는 27일 형식적으로 개원하기는 했으나 상당수 의원이 워싱턴을 떠나 있어 개점휴업 상태와 다름없었다. 리드 대표는 이날 상원 전체 회의에서 “매코널 대표와 베이너 의장의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민주당은 자체 계획을 추진할 수가 없는 데 그들은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다.”면서 공화당에 책임을 넘겼다. 베이너 의장과 켄터 원내대표 등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동료 의원들에게 데드라인(31일 자정) 하루 전이자 휴일인 30일 오후 6시 30분까지 등원하라고 통보, 막판 타결에 대비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원이 일요일에도 개원한 것은 2차대전 이래 16차례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0년 3월 21일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 이른바 ‘오바마케어’의 표결 처리를 위해 모인 것이다. 공화당은 일단 이번 의회 임기가 완전히 끝나기 직전인 새해 1월 2일까지 회기를 연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양당이 각각의 지지층에 끝까지 양보 없이 싸웠다는 인상을 과시하기 위해 올해 데드라인을 넘긴 채 내년 1월 중 극적 타결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데드라인을 넘겼더라도 소급적용하는 조항을 관련 법안에 넣으면 별 문제가 없다는 정치적 셈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노벨평화상의 역설/함혜리 논설위원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으로 만들어진 노벨상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 노벨상 6개 부문 중에서도 평화상은 특별한 권위를 부여받았다. 다른 상을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와 한림원 등에서 선정하는 것과 달리 평화상은 노벨의 유언에 따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선정과 시상 권한을 갖고 있다. 노벨이 유독 평화상만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맡긴 이유를 두고 온갖 설이 분분하다. 유언장을 작성한 당시 노르웨이는 스웨덴에 합병된 상태였고, 노르웨이가 중재와 협상을 통해 각종 국제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거나, 노벨이 노르웨이 출신의 작가 겸 평화운동가를 워낙 좋아해 그렇게 정했다는 설이 있으나 확실치 않다. 아무튼 노벨은 유언장에서 ‘국가 간 우호, 군비 감축, 평화 교섭 등에 실질적 공을 세운’ 인물이나 단체에 상을 주도록 했다. 하지만 노벨의 숭고한 뜻과 무관하게 평화상은 정치적 시류에 따라 선정 기준이 정해지는 경향이 강해 종종 비난을 받았다.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도 1939년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적이 있다. 히틀러는 영국 체임벌린 총리와의 회담에서 더 이상 다른 나라를 건드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당시 노벨위원회에서는 이를 히틀러가 야욕을 버리고 평화를 선택했다고 생각하고 후보에 올렸다. 그해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이 본격화됐으며 2차대전 기간인 1939~1943년 노벨 평화상 시상은 중단됐다. 반면 상을 받고도 남을 공적을 쌓은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다섯 차례나 후보로 추천됐지만 결국 업적을 인정받지 못했다. 최근에는 2009년 수상자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구설수에 올랐다. 취임 8개월밖에 안돼 업적을 쌓을 시간도 없었던 그를 선정한 데 대해 세계 최강국의 현직 대통령이라는 정치적 고려가 너무 많이 작용했다는 냉소적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올해 유럽연합(EU)의 수상을 두고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재정위기로 남·북 유럽의 갈등이 고조되고, 유로존이 분열 일보직전인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역대 최악의 노벨평화상’이란 비난이 쏟아졌다. 노벨의 사망일인 지난 10일 오슬로 시청에서 평화상 시상식이 열렸지만 결코 평화롭다고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영국·체코·스웨덴 등 6개국 정상은 일찌감치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고, 밖에서는 수상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평화상이 분열의 상징이 되어가는 이 상황을 노벨이 안다면 얼마나 기가 막힐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패전국 일본의 피해망상, 극우 망령을 낳다

    패전국 일본의 피해망상, 극우 망령을 낳다

    “패전 후 북한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대표적인 놀이 중에 ‘마담 다바이’와 ‘야미부네곳코’가 있다. 마담 다바이는 러시아어로 ‘부녀자를 내놓으라.’는 뜻으로 소련군이 일본인을 협박할 때 항상 내뱉던 말인데, 이것이 어느새 아이들의 놀이 소재가 됐다. 놀이 방식을 보면 사내아이들이 나무로 깎은 권총을 쥐고 ‘마담 다바이, 다바이.’라고 외치며 여자아이들을 쫓아가 둘러싸는 것이다. ‘야미부네곳코’는 일종의 촌극놀이로, 직역하면 도둑배놀이라는 뜻이다. 일본인이 몰래 배낭을 메고 도둑배에 올라타면, 이내 사이렌이 울리고 조선인 보안대원이 나타나 배를 둘러싸고 밀항자를 체포하는 모습을 흉내낸 놀이였다.” “남한의 일본인보다 불쌍한 북한의 일본인, 북한의 일본인 중에서도 제일 불쌍한 만주 피란민이라는 등식은 일본 귀환항에 도착하는 순간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단적인 예로 해외 일본인들은 점령군으로부터 ‘선량한 처자’를 지키기 위해 게이샤와 창기들로 위안대를 삼고자 했으나 본토에 도착한 순간 결국 모든 부녀자는 외지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똑같은 취급을 받았다. 사춘기 소녀부터 폐경기의 부녀자까지 귀환항 트랩에 올라 부인과 검사대에 눕는 순간, 이들은 동포로부터 받는 멸시와 차별이 얼마나 깊은 상처로 자리잡는지 절감했다.” 이 문제는 곤혹스러운 점이 있다. 결국 지배, 억압, 통치, 전쟁은 그것으로 이득을 누리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행복한 기억일 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일본의 문제라면 달라진다. ‘일본인 역시 피해자’라고 하는 순간 ‘아니, 그놈들이 한 짓이 있는데 그까짓 몇 가지 예외적인 것 때문에 징징댄단 말인가?’라는 반론이 툭 튀어 나온다. ‘화냥년’을 떠올리게 하는 ‘히키아게샤’(引揚者·전후 일본으로 돌아온 귀환자)의 처지건만, 이런 고민에 대한 반론 역시 박근혜식 한마디면 끝이다. “위안부는요?” 이러니 2차대전 말 일본 국내외의 비참한 풍경을 묘사한 일본 애니메이션 ‘반딧물의 묘’, 미국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같은 작품들이 한국에선 친일이라 비판받고 개봉을 못하기도 한다. 만약 다른 시대, 다른 나라, 다른 전쟁 이야기였다면 어땠을까. 이미 1980년대부터 유통됐음에도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 와중에 이슈로 적극 부각된 ‘요코 이야기’도 매한가지다. 그래서 1945년 8·15 ‘패전’ 이후 일본으로 귀환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담은 ‘조선을 떠나며’(이연식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도 ‘역사 논픽션’임을 내세워 1차적인 담담한 서술에 주안점을 뒀다. 패망의 설움(?) 속에서 살아 남아야 했던 그들의 상황과 기억을 고스란히 쫓아갔다. 세 가지 점이 흥미롭다. 첫째, 늘 성가신 일본 우경화에 대한 조금 다른 각도의 대응법이다. 한일관계사 전문가인 저자도 일본인의 책임을 캐묻는다. 자기들의 피해만 과대포장하고 평화주의 운운하는 것은 위선적이라는 얘기다. 이 부분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해방 당시 원산중학교 학생이었던 가사이 히사요시라는 사람이 남긴 회고록이다. 가사이는 이 책에다 자기가 살았던 원산의 지도를 그려 뒀는데, 일본인들이 살던 원산부는 건물의 모양, 위치, 골목 이름 등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지만 한국인들이 살던 원산리는 그냥 먼 풍경으로 지붕 몇 개 대충 그리다 말았다. 해방 이전 일본인에게 조선인은 있지만 없는 존재였다는 의미다. 요즘 유행어로 번역하자면 일본인의 심상지도 속에서 조선인은 서발턴(subaltern·하위주체)이었다. 그러니까 일본인의 고통은, 눈 깔고 굽신대며 소리없이 오가던 조선인들이 어느 순간부터 허리를 쭉 펴고 똑바로 쳐다보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던 때부터 시작됐다. 지배와 가해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지배와 가해로 인한 이득의 기반 위에 서 있던 일본인 개개인이 가진 기억은 어쩌면 이런 일정한 한계 속에 갇혀 있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충격적이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분명 일본인의 피해와 한국인의 피해는 수준과 차원이 다른 문제지만, 그럼에도 일본의 우경화를 막기 위해 한국의 피해를 강조한 것 못지않게 일본인 너희 자신에게조차 결코 이로울 바가 없다는 것을 명백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일본의 일자만 나와도 분개하는 한국인들이 흔히 내놓는 누구 피해가 더 큰가, 누구의 피해가 더 본질적인가라는 논점에 대한 비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인의 피해가 더 본질적이었다고 연신 강조해두는 저자가 마지막 장 제목을 ‘가해와 피해의 이분법을 넘어서’로 붙인 까닭이 여기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두번째는 지금 현재 일본 우익의 내면풍경이다. 2차대전 당시 미국과 소련의 국력 차이는 점령군으로서의 태도 또한 차이나게 만들었다. 부유했던 미국은 일본인들의 조용한 원상복귀만 추진했던 반면 후진국이었던 소련은 만주와 북한에 있는 일본인 고급 노동력과 산업시설을 활용할 욕심에 사로잡혔다. 지금도 시베리아에는 이들의 강제노역으로 지어진 시설물들이 있다. 이때 동원된 이들은 지금 일본 우익 세력의 할아버지뻘 되는데, 지금 일본 우익 세습 정치인에게 러시아, 공산주의, 북한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는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론 제국의 영광을 내걸었던 이들의 남루한 뒷모습이다. 이는 패전 직후 조선 내 일본사회 지도층의 구질구질한 행적에 대한 묘사에서 아낌없이 드러나 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저자는 책 후반부에 1962년 20만통의 항의 편지가 일본 총리실에 날아들면서 벌어지는, 해외 귀환자 배상문제를 둘러싼 일본 국내의 법적 논쟁을 다뤘다. 역시 국가와 민족의 이름을 강하게 내걸수록, 엉터리 사기극일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1만 48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영화프리뷰] 엔드 오브 왓치

    [영화프리뷰] 엔드 오브 왓치

    데이비드 에이어는 각본가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해군 경력을 살려 2차대전 독일 잠수함 U보트를 소재로 한 ‘U-571’(2000)로 성공적으로 데뷔 했다. 덴젤 워싱턴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트레이닝데이’(2001)를 비롯해 ‘분노의 질주’(2001), ‘다크블루’(2002) ‘SWAT 특수기동대’(2003)’, ‘하쉬타임’(2005·각본 겸 연출), ‘스트리트킹’(2008·각본 겸 연출)까지 그의 관심사는 늘 경찰(LAPD)이었다. 오랜 세월 범죄자와 씨름을 하다 보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건 해결에만 신경 쓰게 된 경찰, 범죄자보다 더 범죄자 같은 악질 경찰, 뒷골목의 자유로운 생활을 동경하는 경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경찰 등이 에이어의 손끝에서 만들어졌다. LAPD 전문가 에이어의 새 영화 ‘엔드 오브 왓치’(6일 개봉) 또한 그 연장선에 있다. LA 최대 우범 지역을 담당하는 뉴턴경찰서의 단짝 브라이언 테일러(제이크 질렌할)와 마이크 자발라(마이클 페냐)가 도주하는 갱단 단원들을 추격 끝에 사살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이 장면은 순찰차에 부착된 블랙박스 화면으로 보인다. 영화의 상당 부분은 근무 중에도 동영상 촬영이 취미인 테일러의 캠코더 화면으로 전달된다. 영화가 공개됐을 때 “‘트레이닝데이’와 유튜브가 만났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같은 까닭이다. 관객들은 처음에는 LAPD의 일상까지 엿본다는 착각을 하게 되고, 후반부로 갈수록 테일러와 자발라의 관점에 깊숙하게 몰입한다. 인종(백인-히스패닉)과 학력(대졸-고졸) 등 살아온 과정은 전혀 다르지만,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끈끈한 테일러와 자발라는 고된 근무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다. 근무 중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열혈 경찰이다. 일단 제복을 벗으면 생일파티·소개팅·데이트·육아 등 여느 직장인과 다를 바 없다. 생활인일 뿐이다. 잔잔하게 일상을 담아 내던 영화는 중반 이후 속도를 낸다. 순찰 중 멕시코의 거대 마약 카르텔과 연계된 범죄 조직의 아지트를 덮친 게 화근이었다. 마약 카르텔 보스가 LA의 히스패닉계 갱단에 테일러와 자발라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막바지로 치닫는다. 수입사는 영화 장르를 ‘리얼액션스릴러’로 분류했지만 화끈한 총격전이나 배신과 음모, 눈요기로 등장하는 미인 따윈 없다. 기존 장르 영화의 관습에서 한발짝 비켜 서 있다는 얘기다. 악당들을 응징하기 위해 온몸을 내던지는 경찰도 없다. 형제애와 연대로 끈끈하게 묶인 경찰에 대한 존경과 연민을 담담하게 그렸을 뿐. 제목 ‘엔드 오브 왓치’는 업무를 마친 경찰관이 근무일지에 남기는 암호다. 순찰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 또한 ‘엔드 오브 왓치’라고 부른다. 700만 달러(약 75억원)의 ‘저예산’ 영화는 지난 9월 북미에서 개봉 당시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했다. 전 세계적으로 4006만 달러(약 433억원)를 벌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 想念/박홍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 想念/박홍환 국제부장

    중국이 결국 ‘진짜’ 항공모함을 보유했다. 함재기 젠(殲)15가 ‘빈껍데기’인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산 중고 항모 랴오닝(遼寧)함 활주로를 박차오르는 사진을 자신있게 내밀었다. ‘다 죽인다’는 섬뜩한 뜻을 가진 단어를 앞에 내세운 중국 함재기의 등장은 사뭇 오싹하다. 중국은 때맞춰 항모전단급 전투함대를 보란듯이 서태평양에 보내 훈련을 시작했다. 이례적으로 훈련 참여 함정의 이름까지 공개했다. 2차대전 종전 후 70년 가까이 태평양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에 “우리가 간다.”고 선전포고를 하는 격이다. 600년 전인 15세기 초 명나라 영락제 당시 정화(鄭和·1371~1433)는 일곱 차례에 걸쳐 대규모 함대를 이끌고 인도양을 동서로 가르는 항해에 성공했다. 사거리 700m의 홍의포(紅衣砲)를 앞세워 믈라카 해협의 해적들을 소탕하고 아프리카 동부, 지금의 소말리아 지역까지 진출했다. ‘정화’는 남중국해~동남아~인도양을 누볐던 중국 번영의 ‘키워드’였던 셈이다.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출범과 함께 해군의 활약상을 강조하는 건 이처럼 화려했던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만은 아닐 게다. 과거의 번영을 되찾겠다는 다짐인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여겨진다. 이미 1980년대부터 차근차근 ‘원양해군’을 준비해 온 중국이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아시아 회귀’를 선언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턱밑에서 “남중국해에 미국의 이익이 달려 있다.”며 노골적으로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미 항모전단은 수시로 남중국해를 오가며 주변국들의 ‘반중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 직후 미얀마 등 아시아 국가들을 찾아 집권 2기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밝혔다. 미국은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대테러전쟁 등 20여년간 중동과 아랍에 몰입해 왔지만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국의 굴기(崛起·우뚝 섬)에 사뭇 긴장한 양상이다. 2013년의 개막이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미국은 ‘오바마 2기’가 출발한다. 예사롭지 않은 한 해가 될 듯하다. 양측이 서로의 담력을 따져보는 ‘탐색전’에 나설 수도 있고, 어느 한쪽이 힘을 과시하면서 ‘난타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미국이 돌아오면서 벌써부터 동아시아의 세력권도 바뀌고 있다. 중국은 ‘아세안+3(한·중·일)’을 주도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지만 힘의 균형추가 ‘아세안+3’이 아닌 미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로 넘어갔다는 사실이 최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펼쳐진 외교무대에서 확인됐다. 미·중 간의 충돌은 두 당사국뿐 아니라 우리로서도 유쾌하지 않다. “넌 어느 편이냐.” 하는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력으로 선택하지 못하고, 선택을 강요당하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중국의 굴기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차츰 ‘종이 호랑이’로 쇠락하고는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 제1의 경제·군사대국으로서 ‘슈퍼파워’의 지위를 구가하고 있다. 동아시아 상황은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인가. 창문 밖 서울광장 주변에서는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는 1980년대 ‘운동권’ 노래의 볼륨이 키워져 있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하다. 현직 대통령은 ‘구중궁궐’에 모습을 감춘 채 두문불출하고, 대통령 후보들은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 으르렁 거리고 있다. 동아시아의 급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한 ‘비전’은커녕, 현실인식이나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지경이다. 대선후보들의 ‘명품 의자’ ‘명품 핸드백’ 공방에 이르러선 자괴감을 감출 수 없다. 한·미·중·일 새 권력이 만들게 될 ‘2013년 동아시아 체제’에서 우리만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과도한 우려일까. 2013년 개막을 한달 앞둔 지금 여러 가지 상념으로 잠못들게 하는 동아시아의 상황이다.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해군 이대로 가면 위험하다/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열린세상] 한국해군 이대로 가면 위험하다/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중국 해군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에서 중국 독자개발 전투기인 J15전투기의 이·착함 동영상이 공개됐다. 시진핑 주석의 5세대 중국이 동아시아 해상 패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가 됐다는 신호탄으로 보일 정도로 J15전투기의 이륙은 위압적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추가로 2척 이상의 항공모함을 더 건조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일본도 2만 8000t급의 항공모함 두 척을 건조 중에 있고 잠수함을 16척에서 22척으로 늘린다. 미국도 동아시아에 상시 2개의 항공모함전단을 배치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도 프랑스로부터 구입하는 두 척의 최신예 대형 상륙함을 극동함대에 배치하겠다는 발표를 했으니, 동아시아는 세계 최강대국들의 해군력 각축장이 되었다. 그만큼 동아시아의 해상 패권 장악이 국제정세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해저의 이권 또한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독도·이어도·7광구 등을 놓고 주변국들과 해양영토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많은 상황임은 누구나 아는 바다. 물론 우리 정부는 이런 상황을 1990년대부터 예측해 왔다. 북한 해군에 대해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고 주변국들에 위축되지 않기 위해 미군이 2차대전 때 쓰다가 준 군함들을 폐기하고 현대적인 구축함과 잠수함들을 건조할 계획을 세웠다. 군함 숫자가 증가하고 덩치가 커지면 당연히 많은 승조원이 필요하기에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4만 1000명가량이던 해군 병력을 2015년까지 5만 3000명으로 늘리는 계획을 승인했다. 1998년 이후 우리 해군은 12척의 구축함과 6척의 잠수함을 전력화했고 독도함을 만들었다. 구축함 한 척에 300명, 잠수함 한 척에 40명가량의 승조원이 필요하니 그동안 우리 해군은 4000명가량의 병력을 더 늘려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정반대로 갔다. 해군 정원이 2007년 국방개혁법에 의해 4만 1000명으로 못 박혀 버린 것이다. 해군은 군함 한 척을 전력화할 때마다 육상지원부대의 인원을 감축해서 배를 태웠다. 부대를 통폐합하고 두 명이 하던 일을 한 명이 하게 해서 군함을 전력화해 나갔다.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점점 비어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국방부나 합참의 3군 균형 보직에 대해 해군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 불러도 보낼 인원이 없다. 군함에 태울 인원도 없는데 국방부나 합참에 갈 인원이 어디 있겠는가. 3군 합동성을 부르짖으며 밥그릇 챙기는 것조차 지금 해군엔 사치인 것이다. 아덴만 여명작전의 영웅인 해군 특수전여단 UDT는 1000명이 안 되는 대령급 부대다. 청해부대의 신화적 전공에 고무된 이명박 대통령은 UDT의 확대를 지시했다. UDT 여단장을 준장으로 하고 인원을 300명가량 늘리는 것인데 국가적으로 보면 최강의 전사 집단이 커짐은 환영할 일이지만, 해군에는 또 다른 재앙이다. 가뜩이나 없는 인원에 300명을 또 짜내서 UDT에 보내야 한다. 짜고 또 짜서 이제는 더 이상 나올 국물도 없지만 또다시 짜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앞으로 예정된 해군의 중기계획상 추가되는 전력에 소요되는 인원이 지금보다 2500명 더 필요하다. 여기에다 추가로 국회에서 주변국의 위협에 대응할 최소전력으로 기동함대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이 전력에 3600명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즉, 지금보다 6000여명의 병력이 더 필요하게 되니 결국 국방개혁법에 묶여 있는 해군 정원을 풀어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해양영토분쟁에서 우리의 자존심을 지키는 최일선 전력인 해군력이 이렇게 허우대만 멀쩡하고 하체는 빈약한 사상누각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비록 우리 군이 전체적으로 병력 감축의 추세가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첨예한 해양군사력 각축장인 동북아시아에서 세계 8대 경제대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해군력이 우습게 보일 정도는 아니어야 한다. 주변국에 대한 억지력을 가질 강력한 전력이 필요하고, 그 전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한 대선후보들에게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이 점을 꼭 정책에 반영해 줄 것을 촉구한다.
  • 유교문화권 6개國 ‘유교 신르네상스’ 학술대회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타이완, 싱가포르, 중국, 베트남까지 아시아의 특정 국가에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가 ‘유교’에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사실일까. 이런 궁금증을 학술적으로 고찰해 볼 자리가 마련됐다.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과 유교문화연구소는 한국을 비롯해 유교문화권 6개국 국제공동학술회의를 오는 16∼17일 성균관대 다산경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유교 신르네상스’가 주제다. 한국과 일본의 영토분쟁,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 중국의 동북공정 등으로 야기된 갈등을 극복하고 유럽연합(EU)과 대비될 수 있는 통합체를 구성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1970~1980년대 풍미했던 ‘유교자본주의론’과 구별되는 관점에서 담론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유교문화권’은 제2차대전 이후 한·중·일 세 나라를 중심으로 경제가 급성장했는데 그 사상적 동력으로 유교의 기능을 살피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다. 16일에는 여휘걸(黎輝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와 판차오양(潘朝陽) 국립타이완사범대 교수, 김통원 성균관대 교수 등이, 17일에는 황태연 동국대 교수와 린웨후이(林月惠) 타이완중앙연구원 박사, 유원기 계명대 교수, 원재동(院才東) 베트남 사회과학원 박사 등이 발표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차대전 전범 참배하면서 “조상 기리는데 韓·中 난리”

    2차대전 전범 참배하면서 “조상 기리는데 韓·中 난리”

    18일 일본 도쿄 구단시타의 야스쿠니 신사에는 가을비가 내렸지만 이른 아침부터 참배객이 줄을 이어 우경화된 일본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2차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서는 20일까지 추계대제(秋季大祭)가 이어진다. 전날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에 이어 이날도 일부 각료를 포함해 여야 정치인들이 연신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8시를 넘어서자 하타 유이치로 국토교통상과 시모지 미키오 우정민영화 담당상이 와서 참배했다. 하타 국토교통상은 패전일인 8월 15일에도 참배했던 인물이다. 국민신당 소속의 시모지 우정민영화 담당상은 당당하게 “각료로서 야스쿠니를 찾았다.”고 밝혔다. 2009년에 출범한 민주당 정권은 한국, 중국 등의 반발을 고려해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금지했으나 지난 8월 15일 하타 국토교통상 등 2명이 이를 깼다.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등 여야 정치인 67명은 연이틀 참배 행렬을 이어 갔다. 8월 15일의 50여명보다 참배자가 증가했다. 정치인들의 참배가 끝난 9시 이후부터는 일반 시민이 몰려들었다. 전세버스로 시가현 등의 지방에서 올라온 참배객도 눈에 많이 띄었다. 신사에는 2차대전 A급 전범 14명과 전몰 군인 등 246만 6000여명의 위패가 있다. 도쿄가스 등 일반 회사들도 버스를 전세 내 직원들의 참배를 지원했다. ‘영령에 보답하는 회’라는 띠를 두른 자원봉사자들이 참배객들을 안내했다. 신사 한쪽 구석에는 70, 80대 노인 20~30여명이 전통극 공연을 보고 있었다. 과거의 영광을 되새김하는 듯 지긋이 눈을 감은 사람들도 많았다. 신사 내 전쟁기념관인 ‘류슈칸’에서는 태평양전쟁 당시 해군 대장이던 야마모토 이소로쿠와 육군 소장 가토 다케오를 추모하는 ‘대동아 전쟁 개전 70년 전시회’가 열려 야스쿠니 신사의 성격을 짐작하게 했다. 진주만 공격 당시 전사한 9명의 군인을 신격화한 초상화와 진주만 기습 성공 통신 문서 등도 전시돼 있다. 해군 복장으로 참배한 70대 노인은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조상들의 넋을 기리는데 왜 한국과 중국이 야단이냐. 일본이 싫으면 절대 일본에 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군대 성노예 강제동원 법적 책임 아직 남아있다”

    우리 정부가 15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듭 제기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7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여성 지위 향상’ 의제 토의에서 정부 대표인 신동익 유엔 차석대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대 성노예’로 강제 동원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밝혔다. 이 부분에서 우리 측은 “2차대전 당시 ‘군대 성노예’(military sexual slavery)로 강요당한 희생자들을 일컫는 이른바 ‘위안부’(comfort women)”란 문구를 사용했다. 우리 측은 전시 성폭력 문제에 관한 국제법 제도의 진전과 유엔인권위원회 특별보고관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촉구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유엔과 전 회원국들이 전시 성폭력 희생자들을 위한 효과적인 구제조치와 예방, 가해자 처벌 등에 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지적하는 한편 역사적 사건에 관한 정확한 교육을 통한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며 일본의 왜곡된 역사교육을 겨냥했다. 정부는 일본 측이 위안부 권리구제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됐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했다. 일본 정부 대표는 위안부 여성에 대한 사죄를 표하면서도 권리구제 문제는 법적으로 해결됐고 아시아 여성기금을 통해 보건 서비스 및 사죄금을 지급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이에 우리 측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전쟁범죄 및 인도에 반하는 범죄에 해당될 수 있는 사안으로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남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책꽂이]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강상중·현무암 지음, 이목 옮김, 책과 함께 펴냄) 요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두고 과거사 인식 논란이 한창인 상황에서 한·일 양국의 현대사가 괴뢰국 만주의 경험에 뿌리 박고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기시 노부스케는 2차대전 전범이었으나 전후 일본 자민당 체제의 막후 실력자가 됐고, 박정희는 한국의 근대화를 이룬 인물로 평가받는다. 저자들이 만주국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새로운 국가건설, 그러니까 군부의 압도적인 우위 속에서 민주주의는 압살한 채 민족개조와 근대화를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데 그 총기획자가 바로 기시 노부스케이고 박정희는 만주군관학교를 통해 그것을 동경하고 배웠다는 것이다. 박정희가 한국에서 벌인 근대화 운동이라는 것은 모조리 기시 노부스케가 만주국에서 벌였던 일을 고스란히 베껴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1만 7000원. ●관절염, 허리병 수술 없이 깔끔하게 치료하기(민도준 지음, 태웅출판사 펴냄) 류머티즘 내과 전문의이자 대한류마티스의사회 부회장인 저자가 관절염과 류머티즘, 허리병을 실제로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이 질병의 핵심인 조직 손상과 과민화를 해결하는 신경펩티드를 소개하고, 관련 이론과 실제 치료 사례를 기술했다. 효과와 안정성이 증명된 치료법을 소개한다. 1만 8000원. ●한권의 책을 위하여(김언호 지음, 한길사 펴냄) 국내 출판계의 대표적 인물인 저자가 책에 대한 애정과 철학을 담았다. 1976년 한길사를 창립해 출판 운동에 매진하면서 2700여권을 기획한 저자는 책에서 왜 헤이리를 만들었는지, 왜 지금 책과 서예가 필요한지 등 출판 전반에 대한 생각, 강연 내용, 국내외 인사들과 나눈 이야기 등을 전한다. 2만원. ●가장 위험한 책(크리스토퍼 크레브스 지음, 이시은 옮김, 민음인 펴냄) 하버드대 고전학 교수인 저자가 역사상 가장 위험한 책으로 타키투스의 ‘게르마니아’를 지목했다. 책 자체는 평범한 서술이었건만 나중에 게르만 민족의 위대함을 드러내기 위한 증빙자료로 오독됨으로써 나치즘을 낳았기 때문이다. 1만 7000원.
  • 日 “中, 종전 후 센카쿠 영유권 침묵” 타이완 “美, 日에 넘길 권리 없었다”

    “우리는 미국이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열도를 일본에 넘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미국은 입으로는 중립을 말하면서 행동은 중립적으로 하지 않는다. ” 존 차오 타이완 정치국립대 국제법 교수는 20일 타이완 타이베이 중앙연구원에서 열린 이어도연구회·타이완중앙연구원의 ‘이어도 국제학술대회’에서 댜오위다오 문제에 대해 날카롭게 논평했다. 이날 이어도 분쟁 해결책보다 댜오위다오 문제가 더 뜨거운 소재로 떠올랐다. 차오 교수는 미국이 2차 대전 직후 냉전을 겨냥해 오키나와와 센카쿠 열도 일대에 군사기지를 짓는 등 행정권을 행사하다가, 1972년 오키나와에 댜오위다오까지 묶어 일본에 넘긴 행위를 비판했다. 이런 비판은 이날 일본의 마사히로 미요시 아이치대학 해양법 교수가 “역사적 문제 때문에 분쟁 중인 지역이 있는데 이들의 해법은 해양법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탓이다. 그는 “2차대전 종전 후 일본은 오키나와와 함께 센카쿠를 넘겨 받았는데, 중국이 센카쿠에 대해 주권을 주장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유권에 침묵했다는 지적에 대해 가오 셩티 국립타이완 해양대 해양법 교수는 “1949년과 장제스(蔣介石)가 타이완으로 쫓겨오면서 새로운 국가를 세우느라 혼란스러워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1958년 중국과의 사이에 군사적 위기가 발생해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타이완으로서는 자신들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미요시 교수는 이날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다케시마가 과거부터 조선의 어부가 개인적으로 오갔다는 것만으로는 주권을 선언한 것으로 말할 수 없다.”고 주장해, 최연홍 이어도연구소 연구위원와 차오 교수로부터 “독도와 댜오위다오가 역사적으로 각각 한국령·중국령이라는 증거를 갖고 있다.”는 반박을 받았다. 타이베이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길섶에서] 꿈보다 해몽/박정현 논설위원

    말레이시아 원주민인 세노이족 사회에서는 어린이가 꿈을 꾸면 어른이 해몽을 해 준다. 예를 들어 호랑이가 나타난 꿈을 꿨다고 하면, 어른은 꿈에 호랑이가 다시 나타나면 절대로 피하지 말고 맞서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어린이는 이내 호랑이 꿈을 다시 꾸게 되고, 어른이 가르쳐 준 대로 호랑이와 대결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호랑이는 실생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난관을 뜻한다. 호랑이와 당당히 맞서라는 어른의 얘기는 난관을 스스로 극복해 내라는 주문이자 독려다. 세노이족에게는 폭력범죄와 정신질환이 없다고 한다. 어린이의 꿈보다 어른의 해몽이 더 좋다고 해야 할까. 이제는 이런 얘기도 전설이 돼 버렸다. 일본군이 2차대전 당시 말레이시아를 정복하면서 대학살을 자행해 ‘꿈의 부족’이 말살됐기 때문이다. 꿈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준 세노이족의 지혜가 새삼 그립다. 우리도 그런 희망의 메신저가 될 수 없을까. 최근 급증하는 묻지마 범죄를 보며 안타까워서 한번 해본 생각이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英 대헌장은 보장했다…보통사람도 잘사는 세상

    英 대헌장은 보장했다…보통사람도 잘사는 세상

    ‘마그나카르타 선언’(피터 라인보우 지음, 정남영 옮김, 갈무리 펴냄)은 술술 읽어 나가기엔 녹록지 않다. 서술 자체가 어려워서가 아니다. 맥락의 문제다. 저자는 영국사를 전공한 미국인. 거기다 문학적이다. ‘이 정도는 다 알지?’라고 전제를 깔고 글을 풀어 나가는데 맥락이 다른 우리로서는 생소하다. 가령 셰익스피어 작품 ‘존 왕’을 끌어들이는데, ‘존 왕’은 가장 영국 색이 짙다는 이유로 셰익스피어 작품 가운데 좀처럼 한국 무대에 세워지지 않는다. 또 근엄한 아더왕 신화를 영국식 블랙코미디로 재조립한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손의 현란한 말장난도 등장한다. 전설적 코미디 그룹이고 그나마 ‘스팸 어 랏’이라는 뮤지컬로 국내에 소개되긴 했지만 생소하긴 매한가지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 각급 법원 건물의 그림과 부조들을 분석할 뿐 아니라, 프랑스 인상파를 “파리 코뮌의 물귀신 같은 악몽을 역사의 기억으로부터 말소”했다고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해 버리기도 한다. 다소 어리둥절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눌러앉아 읽을 만한 이유는 신자유주의, 88만원세대, 양극화,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오늘날의 현상에도 적용가능한 역사적 근거를 아주 근본적으로 복원해 냈기 때문이다. 저자의 출발점은 1215년 존 왕이 선포한 63개 조항의 마그나카르타다. 한국인에게 익숙하게 ‘대헌장’이다. 마그나카르타에 대한 찬사는 화려하다. 정치적 자유를 선언한 최초의 문건이다 보니 억압받는 자는 누구나 마르나카르타를 거론했다. 특히 법 없이 왕이 제 마음대로 인신을 처벌할 수 없다는 내용의 39조는 오늘날 영장 주의, 고문 금지, 배심 재판, 법의 지배 원칙을 확립시키는 주춧돌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역시 이 전통을 이어받았다고 자부한다. ‘상식’(Common Sense)이라는 책으로 미국 독립혁명의 당위성을 주장했던 토머스 페인(1737~1809)은 마그나카르타에 필적하는 대륙헌장을 만들자고 제안할 정도였다. 지금도 미국 헌법에는 마그나카르타의 용어가 남아 있고 대법원 판결문에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저자는 “영국이 불문법 국가라는 상식이 잘못됐다.”고까지 하면서 박수를 보내지만, 동시에 “마그나카르타가 개인주의, 사유재산, 자유방임주의 및 영국 문명을 찬양한다는 이야기는 그 위에 칠해진 흰색 도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선언한다. 무기는 마그나카르타 뒤에 숨겨진 16개 조의 삼림헌장(Magna Charta de Foresta)이다. 이 헌장이 마그나카르타와 동시에 작성됐는지, 아니면 나중에 추가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분명한 것은 1225년 두 헌장이 동시에 재반포됐고, 1297년 판례법의 지위를 굳혔으며, 1369년 단일한 법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둘을 합쳐 ‘영국의 자유대헌장들’(Magnae Chartae Libertatum Angliae)이라고 분명한 복수형 표현을 쓴다. 그렇다면, 질문은 하나로 좁혀진다. 삼림헌장은 왜 만들어졌고 어떻게 잊혀졌는가. 현대 문명 이전에는 의식주에 필요한 모든 것을 나무와 숲에서 얻었다. 그래서 생계 자급을 위해 나무와 숲은 공유지(Commons)로서 모두가 관리하고 모두가 이용가능해야 한다. 이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천연자원에 기반을 둔 공동체적 삶”에까지 연결된다. 진정한 자유는 정치적 자유만으로 불충분하니 사회경제적 자유까지 보장받아야 했고, 그 내용은 개인주의와 사유재산에 터잡은 자유방임주의와는 상극이었다는 얘기다. 즉 자유대헌장들은 공유지(Commons)를 바탕으로 보통 사람들(Commoner)이 공통적으로 행복이나 복지를 추구할 수 있는 권리(Common Rights)까지 보장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왕국’(Kingdom) 이후 영국이라는 국가의 명칭에는 코먼웰스(commonwealth)라는 단어가 쓰이게 된다. 뛰어난 지배계급의 영도력을 중시하는 공화국(Republic)이나 혈연과 문화적 동질성을 중시하는 좁은 의미의 민족국가(Nation)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홉스와 로크의 경우 코먼웰스라는 표현을 썼음에도 자유대헌장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혹평하는데, 이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잊혀진 이유도 똑같다. 보통사람들의 공통권을 인정하면 특권이 침해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기서 왕과 귀족들이 특권을 지키기 위해 마그나카르타 해석을 왜곡한 사례, 삼림헌장을 누락하는 사례, 핵심 키워드인 ‘코먼’(Common)이란 단어를 윤색하고 다른 표현으로 갈아치우는 사례 등을 꼼꼼하게 기록해 뒀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이런 행동들은 “공유지의 운명을 양피지의 변덕, 필사자의 실수, 설치류의 관심, 기록보관소의 신비에 맡겼다.”가 된다. 이는 영국의 마그나카르타에 비견되는 대륙헌장을 만들었다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건국 때는 마그나카르타를 들먹였지만 일단 나라를 세운 뒤에는 인디언들의 공유지를 빼앗아야 했기 때문이다. “식민지 개척자들은 왕의 권위에 맞서는 데 마그나카르타를 활용한 반면, 막상 자신들이 원주민 숲지대를 침입하게 됐을 때는 삼림에 관한 조항들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마그나카르타란 “친숙한 동시에 무관심하고, 강박적인 동시에 장식적이며, 근본적인 동시에 부차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적 자유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회경제적 자유를 규정한 자유대헌장들이 아주 잊혀질 리는 없다. 공유지에서 함께 살아왔던 오랜 세월의 경험이 한순간 증발할 리 없을뿐더러, 정치적 자유를 고민할수록 사회경제적 자유 또한 필수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대목이 특히 흥미로운데, 저자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으로 단일토지세를 주장한 헨리 조지, 러시아 아나키즘의 원조 표트르 크로포트킨, 영국의 토착 사회주의자 윌리엄 모리스 등이 모두 자유대헌장들의 영향권 안에 있었다고 본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이론에 대해서도 어린 시절 모젤 농민과 마르크 공동체를 겪었던 경험이 녹아 있다고 평가한다. 이를 더 연장해 미국의 뉴딜 정책과 2차대전 후 서구 복지국가에서도 자유대헌장들의 정신, 그러니까 국가는 특권층의 이득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공통된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정신이 면면이 드러난다고 봤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에르너 오스트롬이다. 경제학에서 공유지 하면 대개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을 떠올린다. 그러나 오스트롬은 공유지에서도 희극이 있을 수 있음을 주장해 2009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저자도 한마디 해뒀다. “경제적 이슈로서 공유지는 그림의 떡처럼 보이지만, 학문적 연구는 그 반대로 그것이 현실적인 것임을 보여 준다.” 800년 전 양피지는 의외로 더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다. 2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한·미·일 삼각관계/이도운 논설위원

    워싱턴 특파원 시절이던 2005년 3월 17일. 아침 일찍 걸려 온 전화에 잠이 깼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의 언론담당관이었다. 평소 친절했던 그는 “어떻게 그런 기사를 쓰느냐.”고 쏘아붙였다. 독도 관련 기사에 대한 항의였다. 전날 밤 서울로 부임하는 미 외교관 2명이 워싱턴 지역 한국 교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 교민이 “독도에 대한 입장이 뭐냐.”고 물었다. 두 외교관은 “리앙쿠르 문제는…”이라며 공식 입장을 설명했다. 그런데 공식 입장이란 것이 교민들에게는 일본을 두둔하는 것으로 들렸다. 그런 내용을 기사에 썼던 것이다. 그 기사 때문에 인터넷에서 ‘난리’가 나자 주한 미 대사관은 외교통상부 기자실에 “독도 문제와 관련, 일본을 두둔한 적이 없다.”는 해명서를 보냈다. 그러나 해명을 읽어 본 외교부 출입기자들은 “이런 해명 내용이 바로 일본을 두둔하는 것”이라고 또다시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이후 불거진 한·일 갈등의 와중에 미 측이 최대한 말을 삼가며 중립을 유지하려는 것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미·일은 동북아에서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다. 한·미, 미·일 간에는 동맹을 맺었지만, 한·일 간에는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과 일본은 전쟁을 벌였지만, 전후 일본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인식돼 왔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국력이 커지면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 워싱턴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최고의 동맹국은 한국”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미국은 피를 흘리며 한국의 자유를 지켰고, 한국은 2차대전 이후 미국이 벌인 주요 전쟁에 모두 참가한 유일한 국가라는 것이다. 또 2000년대 중반 미 국무부 동아태국에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캐슬린 스티븐스 부차관보, 성 김 한국과장 등 ‘친한파’ 인사들이 포진했던 시절에는 일본 측이 대놓고 미국의 동북아 정책에 불만을 표시한 적도 있다. 동맹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한·미·일 관계의 가장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는 중국에 대한 입장 차이다. 미국과 일본은 힘을 합쳐 중국을 견제한다는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다르다. 미국·일본과의 삼각관계를 이어 가면서 중국과도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 때문에 더 심오한 전략과 더 많은 노력이 한국 외교에 요구되는 것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美중산층 생활고, 2차대전 이후 최악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경기침체로 인해 미국 중산층 가정이 세계 2차대전 이후 경제적으로 가장 힘든 10년을 보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내년엔 실업률이 9%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왔다. 22일(현지시간) 퓨리서치 센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85%가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게 10년 전보다 힘들어졌다고 답했다. 퓨리서치 센터는 미 인구조사국의 지난해 자료를 토대로 중산층을 연소득 3만 9418달러(약 4450만원)에서 11만 8255달러(1억 3300만원) 사이의 계층으로 규정했다. 이 규정대로라면 중산층은 미국 성인의 약 51%를 차지하는데, 이는 1971년의 중산층 비율(61%)보다 10% 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또 1970년대에는 국가소득에서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62%에 달하고 고소득층은 29%였지만 2010년에는 반대로 고소득층이 46%, 중산층은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빈부격차가 확대됐음을 보여줬다. 지난 1년간 지출을 줄여 왔다고 답한 응답자는 62%로 2008년 조사 때의 비율(53%)보다 높아졌다. 또 응답자의 42%는 가계 재정 상황이 불황 시작 전보다 오히려 더 나빠졌고 23%는 불황 시작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으며, 32%만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가계 재정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절반인 51%는 이 상황이 회복되는 데 적어도 5년은 걸릴 것으로, 8%는 전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 가장 큰 책임자로는 62%가 의회를, 54%가 금융기관을, 47%가 대기업을 꼽았으며 조지 W 부시 행정부(44%), 대외 경쟁(39%), 버락 오바마 현 행정부(34%)의 잘못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날 발표한 ‘예산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하고 일자리도 200만개가 사라져 실업률이 9%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CBO의 더그 엘먼도프 국장은 “세금 감면 조치 만료와 재정지출 자동 삭감 등이 현실화되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한국이 가야할 길 독일서 찾아볼까

    우리나라는 역사의 시계로 볼 때 과연 몇 시에 해당할까. 전문가들은 ‘역사의 3막’에 비유하면서 바야흐로 한국 사회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청받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배우고 싶어 하는 모델 국가는 어디일까.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G8 국가 중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나라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에서 독일이 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캐나다, 일본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로 휘청거리는 가운데 유독 독일만이 양호한 경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유로존의 위기 속에서 독일은 지난해 1조 4756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치의 수출액을 기록했고 세계 1위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도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고 창의적이며 전통을 존중하는 나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약자를 포용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아는 나라로 독일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한국이 가야 할 새로운 모델이 곧 독일이라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이른바 나락과 도약의 갈림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경제 위기로 수출이 둔화되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 등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군사외교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 일자리 부족,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관계, 늘어나는 가계부채 등 불안 요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신간 ‘넥스트 코리아’(김택환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는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대한민국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다음 발전 단계를 제안한 책이다. 경제 민주화, 복지, 일자리, 평화통일 등 우리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난제를 해결하고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독일 모델을 통해서 풀어나간다. 또한 한국과 독일은 여러 면에서 닮은 부분이 많다는 대목이 흥미를 끈다. 독일과 한국은 2차대전 후 분단이라는 아픔을 겪으며 ‘라인강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독일 인구는 8200만명으로 남북한과 재외동포를 합한 8100만명과 비슷하다. 국토 면적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국민성도 단일 민족으로 집단 문화적 성격이 강하다. 1983년 독일 본 대학에서 공부한 것을 시작으로 30년째 독일과 인연을 맺은 저자는 서문에서 “독일은 지구상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잘 해결하며 살아가는 나라다. 이것이 바로 독일을 모델 국가로 선정하는 이유”라고 하면서 “독일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대한민국이 많은 시사점과 혜안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펜을 들었다.”고 저술 동기를 밝힌다. 1만 8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홍콩 시위대, 센카쿠에 오성홍기 꽂고 中국가 불렀다

    일본이 중국, 러시아와 각각 영토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친중국계 홍콩 활동가 14명이 승선한 ‘치펑(啓豊) 2호’는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센카쿠섬에 도착했으며 이들은 곧바로 센카쿠섬에 올라 중국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내걸고 중국 국가를 제창했다. 이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해상보안관과 입국관리소 직원 등 30여명도 뒤따라 센카쿠섬에 올라가 이들 14명 전원을 입국난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치펑 2호는 상륙 과정에서 해상보안청 선박과 충돌해 뱃머리가 부서지는 바람에 정상적인 귀항은 불확실하지만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치펑 2호가 센카쿠섬에서 50여㎞ 떨어진 해역에 진입하자 순시선 9척과 헬리콥터를 보내 경계를 강화했다. 일본 순시선은 치펑 2호에 일본 해역을 침범했다고 경고하는 한편 물대포를 쏘기도 했지만 이들의 상륙을 막지는 못했다. 치펑 2호에는 홍콩과 마카오, 중국인 등 활동가 8명과 선원, 기자 등 14명이 승선했다. 이들은 당초 중국 대륙, 타이완 등 중화권 민간 단체들과 연합해 센카쿠섬에 상륙해 이 섬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선포하려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의 마찰을 우려한 중국과 타이완 당국이 민간 단체들의 선박 항해를 불허해 홍콩 선박만 단독으로 센카쿠섬에 도착했다. 한편 러시아도 15일 전함 두 척을 쿠릴열도 인근 해역에 파견해 2차대전 기념 행사를 벌인 뒤 남쿠릴열도 섬에 상륙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태평양함대는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숨진 소련군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쿠릴열도 인근 해역에서 순항 행사를 가지며 남쿠릴열도 4개 섬 가운데 쿠나시르를 포함한 3개 섬에도 정박하게 된다.”고 밝혔다. 파견된 두 척의 군함은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아드미럴 네벨스코이호와 예인선 칼라르호다. 이번 순항 행사는 러시아 해군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목적과 함께 이들 섬에 대한 자국의 실효적 지배권을 주장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0년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남쿠릴열도 4개 섬 가운데 하나인 쿠나시르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총리 자격으로 이 섬을 방문해 일본의 반발을 불렀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rlee@seoul.co.kr
  • 롬니의 러닝메이트 라이언은 ‘오바마케어 저격수’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11일(현지시간) 폴 라이언(42·위스콘신) 연방 하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이에 따라 올 11월 6일 치러지는 미 대선에 나설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부통령 후보가 확정됐다.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나섰다. ‘오바마 저격수’로 불리는 라이언 의원의 등장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관심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했다.”고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전했다. 이날 재선캠프 본부가 차려진 시카고로 떠나기 앞서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관련 질문 공세를 퍼붓자 오바마 대통령이 질문들을 아예 무시하고 백악관을 떠났다는 것이다. 롬니는 이날 버지니아주 노퍽에 정박해 있는 제2차대전 당시 퇴역전함 ‘USS 위스콘신’ 앞에서 “미국의 낙관적인 미래를 위해 책임감에 불타는 라이언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라이언은 “롬니와 나는 미국의 꿈과 위대함을 복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라이언 발탁은 다소 의외이지만 생각지 못했던 러닝메이트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에게는 신선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라이언은 지난해 하원 예산위원장으로서 연방정부 재정적자 감축을 놓고 민주당과 벌인 ‘전쟁’에서 건강보험 개혁(오바마케어) 예산의 대폭 삭감을 주장하는 등 강경 입장을 주도한 공화당의 ‘떠오르는 별’이다. 따라서 롬니가 라이언을 낙점한 것은 대선을 ‘작은 정부 대 큰 정부’, ‘오바마케어 반대 대 찬성’의 선명한 이념·노선 구도로 몰아가겠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오바마 진영도 불리할 게 없다는 계산이어서 올해 미 대선은 그 어느 선거보다 격렬한 이념 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라이언의 인간적 호감도도 경쟁자들을 제친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젊고 준수한 외모의 라이언은 롬니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는 ‘카리스마 없고 따분한 이미지’를 보완해 주기에 적합하다. 특히 라이언의 젊음은 70줄에 접어든 바이든을 상대적으로 노쇠한 인물로 각인시킬 수 있다. 공화당은 라이언이 어린 시절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숨진 뒤 맥도널드 햄버거 가게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유지한 ‘서민 출신’이라는 점에서 롬니의 부자 이미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반면 라이언의 강경보수 성향은 중도표 흡수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 공화당 인사들 스스로도 “안전한 카드라기보다는 대담한 카드”, “양날의 칼”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라이언은 오하이오주의 마이애미대학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했고 28세의 젊은 나이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7선을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우승機 국산 ‘T50’ 수출 청신호

    우승機 국산 ‘T50’ 수출 청신호

    8조 3000억원 규모의 차기 전투기(FX)도입 사업 후보 업체들이 지난 5일 제안서 접수를 마친 이후 처음으로 이들의 홍보 각축장인 영국 판보로 에어쇼가 지난 10일(현지시간) 한국 언론에 공개됐다. 런던에서 남서쪽으로 53km 떨어진 햄프셔주 판보로 비행장. 이곳에서는 2차대전 당시 영국군의 주력전투기이던 스핏파이어기부터 무인항공기까지 87대의 전투기와 민항기가 전시돼 지난 한 세기 동안의 비행기 역사 박물관을 방불케 했다. 유럽 항공산업의 자존심도 묻어났다. 행사장 안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비행기는 에어버스사의 초대형 A380 여객기. A380 전시장 옆으로는 FX 후보기종인 유로파이터기를 제작하는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전용 부스가 눈에 띈다. EADS 전용 부스에는 최근 한국과 인도 등 전 세계 차기 전투기 사업의 관심을 반영하듯 1000여명 이상의 방문객으로 붐볐다. EADS 측에서는 유로파이터가 지난해 리비아 전장 등에서 공대공·공대지 능력으로 성능이 검증된 전투기임을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한국 측에 제조기술 이전은 물론 한국 현지생산 등 조건을 내세우며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판보로 에어쇼에서 각국이 치열한 항공기 판매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 항공기 T50을 비롯한 국산 항공기의 수출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우리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와딩턴·리아트 에어쇼에서 우승하는 등 맹활약함으로써 이들이 탄 국산 고등훈련기 T50의 수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내년에는 고등훈련기 시장 수요가 300대 이상”이라며 “T50은 2005년 전력화 당시부터 현재까지 5만 시간 이상 무사고 비행을 기록했으며 동급의 훈련기 중 최대의 무장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수출에 활로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KAI는 2030년까지 고등훈련기 수요가 6000대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1000대 이상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판보로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스티븐 달드리의 영화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소설, 둘의 만남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달드리는 데뷔 이후 작품마다 소재를 달리하면서도 일관된 주제를 유지해 왔다. 그가 다루는 주제 중 하나는 세대가 다른 인물들이 맺는 관계를 통해 인물의 성장이나 사회의 바탕을 읽는 것이다. 사프란 포어는 전작 ‘모든 것이 밝혀졌다’에 이어, 각별한 감성을 지닌 젊은 세대가 우연히 습득한 열쇠로 앞 세대와 연결된다는 이야기를 또 한 번 창조했다. 그러므로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포스터는 하나의 이미지로 족하다. 소년의 경이로운 얼굴. 사프란 포어의 베스트셀러는 영화로 옮겨와 미국 평단의 환호를 들었다. 그 힘으로 올해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엄청나게 시끄럽고’는, 그러나 한국에서는 개봉되지 못하고 홈비디오로 직행하고 말았다. 오스카는 9·11 테러로 아빠를 잃었다. 친밀한 가장이었던 아빠가 죽자 엄마는 정신을 놓아버렸고, 소년은 엄마의 품에서 점점 멀어진다. 1년이 지난 후, 용기를 내 아빠의 방으로 다시 들어간 오스카는 물건을 뒤지다 열쇠가 든 봉투를 발견한다. 봉투에는 ‘블랙’이란 글자가 적혀 있었다. 열쇠가 아빠와의 행복했던 시간을 연장해 줄 마법의 도구라고 생각한 소년은 틈나는 대로 모험의 길을 떠난다. 뉴욕에서 블랙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을 한 명씩 찾다 보면 언젠가 열쇠에 맞는 상자를 구하리란 믿음으로. 그런데 소년의 기대와 반대로 수많은 블랙들은 자기 이야기를 소년에게 들려줄 따름이다. 여기에 할머니 집에 세든 낯선 노인이 도움을 자청하면서 오스카의 뉴욕 모험은 더욱 흥미로워진다. 사프란 포어의 작품은 영화화하기에 쉽지 않은 상대다. 소재는 분명 역사의 한 지점에서 얻은 것인데, 그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종종 동화적인 면도 불사한다. 그 사이에서 적정한 선을 잘못 선택하면 영화가 길을 잃는다. ‘모든 것이 밝혀졌다’를 영화화한 ‘우크라이나에서 온 편지’의 경우, 못 만든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이미지밖에 남지 않은 것도 그런 까닭에서다. 게다가 사프란 포어가 끌어들이는 역사의 한 장이 그리 호락호락한 것도 아니다. 전작에서 한 청년이 2차대전과 유대인의 비극으로 진입한다면, 이번 작품의 주인공 소년은 9·11 테러에다 유대인의 슬픔까지 슬쩍 얹은 이야기의 중심에 선다. 소년은 인간의 증오가 낳은 거대한 역사 가운데로 난 길을 가야 하는 거다. 양 어깨에 놓인 무게를 버티기엔 소년과 영화의 힘이 부친다. 할리우드는 앞으로도 적지 않은 수의 9·11 테러 관련 영화를 만들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자국의 역사가 안겨 준 숙제에 답한다고 여기리라. ‘엄청나게 시끄러운’은 그 비중에 상응하는 영화를 만든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방증한다. 특급배우들이 포진하고 일류 스태프들이 참여한 ‘엄청나게 시끄러운’이 감동적인 드라마의 결실을 거두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훈훈한 미담으로 마무리되는 영화는 9·11의 본질 가까이 도달하지는 못했다. 살아남은 사람이 귀 기울일 만한 말씀일지는 몰라도 피와 고통으로 얼룩진 역사 앞에선 순진한 문구에 불과해 보인다. 사실주의자 달드리는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르느라 온 힘을 다했으나 원작의 기발하고 아기자기한 면 이상을 전달하진 못했다. 요즘 들어 계속 헛발을 디디는 중인 그가 어서 본령을 되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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