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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시작되는 「위험한 역사」/이창순 도쿄특파원(특파원수첩)

    『일본이 움직이면 세계도 움직인다』 일본의 국제정치학자 후나바시가 정의하는 오늘의 일본이다. 일본은 세계경제를 제패했다.일본은 전후 모든 에너지를 경제개발과 기술개발에 투자했다.일본은 서구기술을 받아들이기만 할뿐 아무것도 외부로 내보내지 않는 우주공간의 블랙홀과 같았다. 일본은 이같은 기술도입 정책을 바탕으로 첨단기술대국으로 성장했다.일본은 이제 현대기술문명을 창조하며 제3차 산업혁명을 예비하고 있다.일본의 놀라운 경제발전은 일본인들의 의식을 바꾸어놓고 있다.그것은 「제국주의적」민족주의의 부활이다.2차대전이후 억압되었던 민족주의가 그동안 축적한 힘을 배경으로 다시 표면화되고 있다. 일본의 군사적 해외진출을 합법화하는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안은 이같은 위험한 민족주의의 부활을 상징하고 있다.PKO법안에는 제국주의적 잔영이 어른거린다. 일본의 자위대가 해외에 파견된다고 해서 당장 외국을 침략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일본이 현상황에서 외국을 침략한다는 것은 상상할수 없다.그러나 역사는 오늘로끝나는 것이 아니다.역사는 많은 변수를 안고 영속한다.냉전의 「불안한 평화」가 끝나면 진정한 평화가 올것으로 기대했었다.그러나 이데올로기시대가 막을 내리자 민족주의가 부활하며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의 군함외교로 개국,근대화에 성공했다.일본은 그러나 군사대국이 되자 미국을 공격했다.일본은 20세기초 러시아를 패배시키고 미국을 무력공격한 세계 유일의 국가다. 일본은 21세기를 앞두고 다시 군사대국화로 가고 있다.PKO법안은 전후 일본의 비군사화 대외정책 원칙이 무너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그러나 「평화헌법」에 명시된 비군사화 원칙은 일본인들이 스스로 만든것이 아니다.미국에 의해 강요된 원칙이었을 뿐이다. 일본은 이제 비군사화 원칙을 거부하고 있다.일본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이같은 일본의 군사적 해외진출은 아시아주변 국가들을 불안케 한다.그것은 역사적 체험때문이다. 일본은 「평화」라는 이름의 국제공헌을 강조한다.경제대국인 일본의 평화적 국제공헌은 당연하다.그러나 일본은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않고 있다.일본은 과거 아시아를 침략하면서도 아시아공영과 자위권 발동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그들의 「공격성」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일본의 공격성은 이미 경제전쟁에서 증명되었다.일본의 집중호우식 상품수출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일본의 경제침략은 많은 미국 기업을 유린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제마찰을 유발해왔다.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일본의 무역방식을 「적대적 무역」이라고 정의한다. 경제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자신만만하다.일본은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일본은 8일 미국의 불공정무역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하지못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정치·군사·경제 등에서 자신의 혼네(본마음)를 드러내고 있다.전후 반세기동안 감추어졌던 일본의 모습이 부상하고 있다.일본은 한국·중국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군사적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그들은 조금씩 멈칫하는 「정치연극」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일본은 공을 상대편 코트로 넘겼다.그공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상대편이 할 일이다.일본의 군사적 해외진출에 말로만 흥분할 것이 아니라 대응할만한 힘을 축적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은 다음세기에는 더욱 강력한 국가로 부상할 것이다.일본은 첨단과학기술과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일본이 움직이면 세계가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일본은 보편적 가치의 세계적 리더십이 없다.세계적 리더십과 국제윤리가 없는 국가의 군사대국화는 위험하다.일본의 위험한 역사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 정신대 우편저금/일 단체,환불운동

    【도쿄 연합】 2차대전중 예금했던 군사우편저금의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 종군위안부 피해자 문옥주씨(68·대구시)를 후원하기 위해 일 야마구치(산구)현 시모노세키(하관)시의 시민단체 회원들은 7일 「문옥주씨 군사우편저금 지불청구회」(대표 히로사키 유에)를 결성하고 전국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날 결성 총회에서 참석자들은 종군위안부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전국 시민단체의 협력을 얻어 오는 10월15일까지 서명운동을 전개,우정성에 제출하고 각 지방현 및 시의회에 환불을 촉구하는 결의를 내도록 호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문씨는 3차례나 시모노세키 우편국을 방문,우편저금 5만여엔을 환불해 주도록 요청했으나 우편국측은 「청구권은 한일협정에 의해 소멸했다」며 환불을 거부했었다.
  • 일 PKO법안 참원통과/오늘 새벽 표결

    【도쿄=이창순특파원】 일본 참의원은 9일 0시10분 본회의를 열고 자위대의 해외파견을 합법화하는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볍안에 대한 표결을 시작했다. 참의원이 9일 본회의를 열자마자 표결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공산당과 함께 의사진행 지연전술(필리버스터)을 펴온 사회당이 8일 밤 더이상 지연전술을 쓰지않고 표결에 정상적으로 참여키로 방침을 바꾼데 따른 것으로,이로써 PKO법안은 9일 상오중 참의원본회의를 통과할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 일본의회 관계자들은 표결에 약2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회당은 8일 밤 참의원 의원총회를 열어 앞으로의 의회대책을 논의,9일 개회되는 본회의에서는 의사진행 지연전술을 쓰지 않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었다. PKO법안은 지난 5일 참의원 국제평화협력특별위에서 전격 처리된후 본회의에서 상정됐었다. PKO법안은 중의원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법으로 성립되며 자위대의 해외파병 길을 열어놓는다. 일본은 제2차대전후 아시아에서 철수한지 47년만에 자위대를 캄보디아등 아시아에다시 파견할 방침이다.
  • PKO법처리 이후의 행보(군사대국 치닫는 일본:상)

    ◎미와 함께 세계질서 주도 꿈꾼다/유엔깃발 아래 47년만의 해외출정/걸프전때 정치적 파워 아쉬움 절감/주변국선 “황군망령 되살아난다” 거센 반발 일본의 과거 군국주의시대를 회상케하는 「위험한 역사」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일본의 군사적 해외진출 야망을 실현코자하는 자위대의 해외파병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일본국회는 자위대의 해외파견을 합법화하는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안을 이달내에 통과시킬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집권 자민당과 공명·민사당등 야당은 5일 PKO법안 재수정안을 참의원 국제평화협력특별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야당인 사회당이 참의원 본회의통과 강력저지를 공언하고 있지만 PKO법안이 다시 폐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PKO법안은 일본 대외정책의 중대한 전환을 상징하고 있다.전후 일본의 군사적 해외진출은 하나의 금기였다.그러나 금기사항은 「평화헌법」의 해석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조금씩 무너져왔다.PKO법안은 이같은 해석논쟁을 종식시키고 자위대의 해외파병길을 열어놓고 있다.전후 일본의전통적인 비군사화 대외정책 원칙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군사적 팽창주의는 걸프전에 의해 더욱 촉진되었다.전쟁은 흔히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 놓는다.걸프전은 일본인들의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경제력만으로는 정치·외교적 힘을 행사할수 없다는 의식이 일본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많은 지식인들과 정치지도자들은 『경제중심의 독특한 일본의 파워구조가 위기상황에서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진단한다.일본은 경제력을 지정학적 영향력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정치·군사적 힘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주장한다.군사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이같은 변화는 걸프전에서 인적 공헌을 하지않았다는 국제적 비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그러나 그것은 군사대국화를 「합리화」하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일본의 혼네(본마음)는 군사적 해외진출과 정치적 영향력 확대다. 일본사회에는 물론 자위대의 해외파견을 반대하는 세력이 적지않다.일본의 국제정치학자 후나바시는 『세계무대에서의 일본역할에 대한 보다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그러나 많은 일본인들은 군사적 해외진출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최근 요미우리(독매)신문 여론조사에 의하면 68%가 자위대 해외파견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사회 저변에는 「제국주의적」민족주의가 부활하고 있다.2차대전이후 억압되었던 민족주의가 그동안 축적한 힘을 배경으로 다시 표면화되고 있다.일본은 글로벌파워(Global Power)라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메이지대의 아사이교수(국제정치전공)는 『일본과 미국은 공동으로 세계의 경찰력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는 「일본의 군사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군사적 해외진출 준비를 서둘러왔다.일본은 자위대의 캄보디아 파견을 위해 지휘관을 임명하고 현지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등 출동준비를 하고 있다. PKO법안이 성립될 경우 9월경에는 자위대원이 캄보디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일본군이 아시아에서 철수한지 47년만에 다시 아시아대륙에 상륙하게 되는 것이다. 자위대는 유엔깃발을 달고해외에 파견된다.일본은 「평화」라는 이름의 국제공헌을 강조한다.그러나 일본의 국제공헌론은 아시아 주변국가들을 불안케하고 있다.일본은 과거에도 아시아공영과 자위권 발동이라는 궤변으로 아시아침략을 「정당화」하려 했었다.일본 침략의 상처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치유되지 않았다.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본은 다시 군사적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군사적 팽창주의는 아시아인을 무대로 하고 있지 않다.일본 외무성의 단바 유엔국장은 『자위대는 아프리카,중남미에도 파견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유엔깃발과 함께 일장기가 세계 곳곳에 휘날릴 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유엔깃발은 평화의 상징이다.그러나 일장기는 「침략」이라는 어두운 이미지로 다가온다.「평화」와 「침략」의 깃발을 함께 단 일본은 어디로 가는가. □PKO법안 처리 일지 ◇91년 ▲9월19일=PKO협력법안 각의 결정,국회 제출 ▲10월4일=동 법안,국회 회기 연장으로 계속 심의 ▲11월27일=자민·공명 양당만으로 중의원 국제평화협력 특별위에서전격 가결 ▲12월3일=중의원 본회의에서 가결. ▲12월20일=참의원에서 계속 심의키로 결정 ◇92년 ▲1월24일=제123회 정기국회소집 ▲4월28일=참의원 국제평화협력 특별위원회에서 심의 재개 ▲5월29일=자민·공명·민사 3당이 법안 재수정키로 합의 ▲6월5일=참의원 국제평화협력 특별위에서 재수정안 가결 □PKO법안의 골자 ▲자위대의 부대 등이 행하는 업무로 평화유지군(PKF)에 관한 것은 해외파견 개시전에 국회의 승인을 받는다. ▲PKF관련업무를 2년을 초과,계속할 경우에는 국회의 승인을 받는다. ▲실시요령의 작성·변경 등은 업무의 중단에 관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유엔사무총장의 지도에 적합하게 행한다. ▲파견된 자위대원은 국제평화협력대와 자위대의 신분을 공유한다. ▲업무에 종사하는 총 자위대원은 2천명을 초과하지 않는다. ▲대원은 자신과 다른 대원의 생명,신체를 방어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 합리적 필요라고 판단되는 범위내에서 소형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자위대의 부대 등이 행하는 PKF관련업무는 별개의 법률로 정하는 날까지 실시하지 않는다.
  • 일,PKO법안 전격처리/어제새벽 특위통과/참원본회의 상정

    ◎일 자위대 곧 캄보디아 파견/방위청장관 회견 【도쿄=이창순특파원】 일본 참의원은 6일 0시30분 본회의를 열고 5일 새벽 국제평화협력특별위원회에서 전격 통과된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안을 상정했다. 집권 자민당과 야당인 공명·민사등 3당은 PKO법안을 이번주내에 참의원 본회의를 통과시켜 중의원으로 넘길 예정이지만 사회당과 공산당등 야당은 특별위 통과자체가 「원천적 무효」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원만한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회당 등은 특히 참의원 본회의부터 관계 장관들에 대한 불신임 동의원을 제출하는등 각종 지연전술과 함께 더욱 강력한 실력저지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다나베 사회당위원장은 5일 PKO법안의 전격통과를 강력히 비난하고 철저한 항전을 천명했다. 일본은 자위대의 해외파견을 제도화 하는 PKO법안이 확정될 경우 올 가을쯤 자위대를 캄보디아에 파견할 예정이다.이는 일본군이 제2차대전 패전이후 47년만에 다시 아시아대륙에 상륙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도쿄=이창순특파원】 일본정부는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안이 5일 참의원 국제평화특별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자위대 조사단을 캄보디아에 조속히 파견할 방침이다.
  • 정신대피해 한인여성 5명/일 정부관리와 첫 면담/5개항 공식 요구

    【도쿄 연합】 2차대전중 일본군의 성적 노리개가 됐던 「전한국인종군 위안부」들이 2일 하오 일본 정부 관계자들에게 처음으로 자신들이 당했던 인면수심의 일본군의 과거 만행들을 털어놓고 일본 정부의 사과등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요망서를 제출했다. 지난 1일 도쿄 지방재판소에서 열렸던 일본정부 상대 손해배상 첫공판에 참석차 일본에 온 김학순씨(69)등 「전종군 위안부」 5명은 이날 일본 총이부에서 기무라(목촌) 내각 외정심의실 심의관과 만나 일본군으로부터 받았던 가슴의 상처등을 직접 보여주며 홀로 사는 사람들이 여생을 마칠수 있도록 필요한 시설을 세워 줄 것과 피해보상을 해줄 것 등 5개항을 요구했다.
  • 일제만행 폭로에 법정 “숙연”/일서 정신대 첫 공판

    ◎소복차림 할머니 「50년 피맺힌 한」절규/“「인도에 관한 죄」 적용 위안부 보상을” 1일 상오 일본 도쿄지방재판소 713호 법정.하얀 소복을 입은 할머니가 법정 증언대에 섰다.그 할머니는 일제때 강제로 끌려간 한국인 전종군위안부.종군위안부 등이 제기한 피해보상소송의 역사적인 첫 공판이 열린 것이다. 할머니는 증언대에 섰지만 차마 말을 하지 못했다.할머니는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법정을 가득 메운 하얀 소복의 다른 피해자들도 숨을 죽였다.할머니는 끓어오르는 분노를,마치 종군위안부시절의 고통을 참고 견뎌내었듯이,안으로 삭이는 듯했다. 할머니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그러나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하지만 할머니의 모기만한 목소리는 광야의 아우성보다 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할머니는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일본의 비인간적인 전쟁범죄를 증언했다.일본의 죄악을 증언하는 할머니는 고통스러워했다.차마 하고싶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일까.할머니의 얼굴에는 공허가 흐르고 있었다.어떤 피해보상도 자신의 빼앗긴 삶을보상해줄 수 없다고 체념한 듯했다.그러나 그것은 사실이다.50년간 「침묵의 한」을 강요당한 할머니의 고통은 무엇으로도 보상될 수가 없다. 할머니의 고통은 한사람만의 고통이 아니다.수많은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똑같은 고통과 침묵의 한을 강요당해 왔다.인천에 사는 이 할머니와 함께 8명의 전종군위안부및 징용,징병으로 끌려갔던 32명등 41명의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회원들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4월 1인당 2천만엔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도쿄지방 법원에 냈다. 피해보상소송의 첫 공판이 열린 이날 해방 47년만에 비인간적인 종군위안부 강제연행에 관한 일본의 죄악이 최초로 일본법정에서 폭로됐다.한국인 피해자들은 2차대전후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에서 나치전범을 처벌하는데 적용된후 국제적 관습으로 확립된 「인도에 대한 죄」(Crimeagainst Humanity)를 적용,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제1차 공판이 끝난후 한국인 피해자들은 재판소 옆에 있는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전종군위안부였던심미자할머니는 토요일이면 30∼40명의 일본군 「공중변소」가 되었던 자신의 아픈 과거를 절규하며 일본의 반성을 촉구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성명을 발표,『일본은 국제공헌을 구실로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안을 만들어 아시아에 다시 일본군대를 파견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과거 죄악의 청산 없이는 일본은 어떤 명분으로도 국제공헌을 할 수 없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유족회 회원들은 이날 하오 도쿄 중심에 있는 히부야공원에서 대중집회를 가졌으며 3일에는 나고야,4일에는 오사카,교토 등에서 1차 공판보고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 북 핵탄원료 보유설의 충격(사설)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북한은 이미 핵폭탄제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차대전말기 일본을 항복시킨 나가사키투하형 원폭 2개를 만들수있는 15㎏정도의 플루토늄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이론상의 추론이라고는 하지만 남북고위급회담 대변인의 발언이다.큰 충격이며 심각한 사태가 아닐수 없다. 북한은 그동안 주석 김일성을 비롯한 모든 당국자들이 시종일관 핵은 만들 의사도 능력도 필요도 없다고 주장해온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의심을 떨치지 못하면서도 그것을 믿고 싶었으며 믿으려했다.때문에 북한과의 고위급회담을 하고 비핵화선언도 하면서 교류도 진행해 북한의 경제적인 어려움 해소를 도우려고도 한 것이 아닌가. 추론이 사실이라면 그 동안의 우리는 북한의 기만에 속고 우롱만 당해왔다는 이야기가 된다.서울에 북한의 간첩이 득실거리고 김포반도에 북의 땅굴이 들어오고 있다는 보도가 국민의 불안을 자아내고 있는 지금이다.7·4공동성명 당시처럼 앞으로는 웃으며 뒤로는 비수를 갈고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아닐수 없다.북은 핵능력과 의사가 있고 필요도 느끼면서 그렇지 않다고 거짓말을 해왔다는 것이 된다.허점투성이의 국제핵사찰도 이용할대로 이용한후 큰 생색이라도 내듯 선전하며 받고있는 북한이다.핵부재를 보다 확실히 증명할 수 있는 남북상호사찰을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하고있는 지금이다.남북대화를 위태롭게하고 북이 그토록 바란다는 미일과의 수교도 어렵게 만들 것이 확실한데 말이다. 북한은 하찮은 형식논리의 이유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명확한 해답을 해야할 것이다.대변인의 추이는 어디까지나 추이이며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를 보여주어야할 것이다.가장 바람직한 것은 우리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하는 것이다.서로가 의심나는 곳을 찾아가 확인할수만 있으면 깨끗한 것이다.설명같은 것은 필요없다.그러지 않고서는 남북협상도 교류도 무의미 하다.우리가 북한의 핵무장을 돕고 지원할수는 없는 일아닌가.미·일의 경우도 우리와 마찬가지 일것이다. 북한은 핵을 가질 생각이었다면 그런 생각은 버려야할 것이다.능력을 갖추었다면 깨끗이 인정하고 포기해야 할것이다.그리고 그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것이다.핵은 공격하는 쪽이나 받는쪽이 모두 공멸하는 절대무기다.사용할 수 없는무기라는 뜻이다.북한같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보유해서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수밖에 없는 무기이기도 하다. 그런 무기를 가져보겠다는 이 소동은 무엇인가.다시한번 물어보고 싶다.북한은 정말 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북한이 지금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안보와 민생아니겠는가.핵이 그것을 보장해준다고 생각하는가.그렇다면 잘못이다.북한의 안보와 민생은 사회주의 고수와 핵보유로 이루어지는것이 아니다.약화되고 저해당할 뿐이다.당장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하는 한·미·일과의 관계를 가로막고 있지않은가.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한·미·일등 세계의 도움을 받으며 질서있는 민주화 개혁을 단행해 통일한국의 울타리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갖추는 것이야말로 북한의 활로요,진정한 안보와 민생의 길일 것이다.북은 어느쪽을 선택할것인가.
  • 프라그 주한불대사 「통상정책」 연설요지

    ◎“EC,UR타결땐 관세 대폭 인하”/역내시장 완성돼도 「대외적 호혜」 유효 한국 행정연구원(원장 노정현 전연세대교수)은 28일 힐튼호텔에서 베르나르 프라그 주한프랑스대사를 초청,「유럽경제공동체의 행정제도와 통상정책」이란 주제의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프라그대사는 이날 주제연설을 통해 『예정대로 올해말 EC 역내시장이 완성 되더라도 EC와 제3국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호혜조치들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러한 진전은 제3국 기업들에 12개 EC 전체회원국 시장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상당한 이익을 보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그 대사는 77년부터 83년까지 EEC(유럽경제공동체)상설대표부 상무참사관,89년부터 90년까지 EEC상설대표부 경제 및 상무담당 공사를 역임한 프랑스 정가의 EC문제에 정통한 외교관이다. 프라그 대사의 주제연설 요지는 다음과 같다. 통합된 유럽을 향한 움직임은 2차대전때 국가적 이상이 흔들렸던데 대한 보장의 시도로서 생겨났다.EC는 유럽에 영토의 관념을 부여하고 중앙집권적 의사결정기구를 수립하려는 유럽제국의 제국주의적 성향,그리고 경제적 관점,나아가 정치적 관점에서 볼 때도 강력한 실체를 형성했으면서도 영토의 연속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단서도 달지않았던 중세말 북유럽의 「한자(HANSA)동맹」의 성향이 결합해 탄생한 것이다. 현재 유럽에는 EC테두리 안에서 부유지역에서 빈곤지역으로의 재정적 이전을 통해 농업등 기반하부구조의 균형적 발달을 추구하는 보호주의적인 지역접근법,「지역우대」라는 제한적 원리에 구애받지 않는 「한자동맹」의 시각이 병존하고있다.제3세계에 대한 관세장벽과 상업보호정책을 중시하는 영역에서 개방적인 「한자동맹」의 관점이 보호주의적 지역접근법보다 우위에 서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것같다. 전반적으로 「성역화된 유럽」이라는 미국의 정치적 선전활동에도 불구하고 EC의 타국과의 교역규모가 EC역내 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데 반해 일본이 10%,미국이 8%를 점하고 있다는 통계는 경제강대국들 가운데 EC가 가장 개방적이라는 사실을 잘 증명해준다.EC의 관세율은 그 자체로서 매우 낮을 뿐아니라 제3세계국가의 상품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고,우루과이라운드(UR)가 성공적으로 타결되면 지금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 될 것이다.또 92년말 EC역내시장이 완성된다해도 EC와 제3국들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호혜조치들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동유럽 공산주의의 몰락은 EC의 지리적 확장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켰다.EC의 중심부에 위치한 프랑스로서는 스웨덴·오스트리아가 주도하는 유럽자유무역연합(EFTA)회원국과 특정정책에 관해서는 EC의 규율에 복종하지 않으려 하는 일부 국가군,스스로를 EC와 관련시키려고 하면서도 그들이 처한 예외적인 경제상황에 상응하는 특별한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는 동구권국가군 등 3그룹이 모든 공동체의 규정과 정책을 계속해서 준수하는 핵심국가들의 주위를 맴도는 성운의 형태를 갖는것을 원치 않는다.
  • 급거 귀국한 현홍주 주미대사(인터뷰)

    ◎“IAEA사찰과정 보완/남북상호사찰 실현돼야”/실험용플루토늄으로 핵무기제조 가능/“남북문제 당사자가 주도” 미측도 지지 지난 23일 돌연 귀국한 현홍주 주미대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사는 25일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과 단독으로 면담한 뒤 26일에도 노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해 한미간 정상회담이 물밑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현대사는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끔 귀국해 여러 현안에 대해 협의하는 것이 유익하다』며 『시기적으로 보아 지금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밝혀 귀국목적이 정부와의 업무협의에 있음을 강조했다. 현대사는 『25일 노대통령에게 북한핵문제와 관련해 지금까지의 우리 전략 평가및 향후대책을 보고했다』고 내용을 밝혔으나 『지금으로선 보고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해 한미간에 「핫이슈」가 생기지 않았는가라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현대사와의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핵사찰이 25일 시작됐는데 남북상호사찰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은 아닌가. ▲핵확산을 우려하는 세계의 여론을 활용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가입후 6년이나 미루어온 핵안전협정에 서명하게 하고 IAEA의 사찰을 수용하도록 한 것은 우리의 핵정책이 성공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그러나 IAEA의 사찰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반드시 남북상호사찰을 통해 보완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다.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북한핵시설을 시찰한 한스 블릭스 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실험실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내긴 했지만 핵무기제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양이라고 말했는데. ▲플루토늄 생산능력과 핵무기제조 능력은 별개다.실험실에서의 추출은 곧바로 무기제조로 이어질 수도 있다.실제로 2차대전때 「맨해턴 프로젝트」라는 연구를 진행하던 실험실에서 원자폭탄을 제조한 일도 있다. ­남북핵통제공동위를 비롯해 여러 채널의 남북간 협상이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미측의 견해는. ▲한반도를 보는 미국의 시각은 국지적·지역적인 관점이 아니다.핵문제등 냉전종식 이후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대량살상 무기의 확산을 막자는 것이다.북한에 대해 남북상호사찰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북한을 무장해제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전쟁위협을 줄이자는 것이다. ­미 국방부가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 부담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미측으로부터 협의를 제의받은 적이 있는가. ▲9월말이나 10월초 열리는 다음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논의될 것이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미정부의 구상은. ▲남북한과 미·일·중·러시아등 주변 열강이 참여하는 「2+4회담」에 우리측이 반발하고 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다.이미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기본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했고 미국도 이를 지지했다.리처드 솔로몬 미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지역담당차관보가 거론한 다자간 안보협의체도 남북한 당사자가 나서 해결한뒤 다음 단계에서 주변국들과 협의를 갖는다는 의미이다.
  • “일 정부 정신대문제 직시/사과조치 모색해야”/요미우리신문 촉구

    【도쿄 로이터 연합】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16일 2차대전중 수만명의 한국여성을 강제로 일본군의 성적 노예로 농락한 정신대 문제를 직시하여 해결할 것을 일본정부에 촉구했다. 이 신문은 이날 「정신대문제는 해결돼야 한다」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정부에 대해 법적 주장을 포기하고 희생자들에게 일본의 사과와 자책감을 표명하기 위해 취해야 할 다른 조처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그같이 촉구했다.
  • 정신대 피해보상 문제/남·북한 선별처리 시사

    【도쿄 UPI 연합】 가토 고이치 일본 관방장관은 15일 2차대전중 북한 지역에서 강제로 끌려가 일본군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했던 이른바 종군위안부들에 대한 보상을 제시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한국인 종군위안부들에 대한 보상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65년 한일협정 체결 당시 한국측이 이 문제데 대한 보상을 모색하지 않았었다고 말해 한국인종군위안부들에 대한 보상을 배제 일본측이 남북한의 종군위안부들에 대한 보상문제에서 선별적인 보상 입장을 갖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일본 정부대변변인 가토장관은 남북한당국이 종군위안부 문제에 관해 보상을 요구할 똑같은 기회를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가토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일본 외무성 협상대표들이 일­북한 관계정상화회담에서 북한측 협상대표들에게 일본은 종군위안부들에 대한 보상 주장을 받아들일 태세가 돼 있다고 말한지 하룻만에 나온 것이다.
  • 쿠르텐바하 AP기자 방북기

    ◎“주체고수”·“외자·도입”… 한입서 두소리/“경제난 숨기려 곳곳에 전시용 촌락/「제한구역」 뒷골목엔 쓰레기더미 산적” 북한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북한과 같은 고도통제사회에서 무엇이 기만이고 무엇이 진실인지를 판가름하는데 있다. 평양시 중심부에 있는 행복 아파트는 평범하지만 퍽 깨끗하다.24동 7층에 방 3칸짜리 집을 소유한 현전희씨(여·45)는 매우 평안해 보인다. 현씨는 기자에게 지난달 15일 김일성 주석 80회 생일에 받은 선물이라며 일제 대형TV를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북한 정부는 통상적으로 주석의 생일을 맞게되면 노동자들에게 선물을 준다고 한다. 늘 곁에 붙어다니는 공식 안내원의 통역으로 회견에 응한 그녀는 네 식구가 음식과 옷,집 걱정은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매우 만족하고 있다』는 대답이었다. 현씨 뿐만 아니라 다른 북한 주민들도 2차대전 이후 북한을 통치한 강경공산독재자 김일성에 대한 그들의 경의를 표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아마도 김일성을 유교식 가부장으로 만들려는 개인숭배의 산물이겠지만 이러한 경의가 진실한 것인지 아니면 말 한번 잘못하면 감옥에 갈지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에 나온 것인지를 가려내기는 어렵다. 북한이 보여주는 것 가운데 상당수는 이 나라의 경제난국을 숨기기 위해 만든 현대식 포템킨 빌리지(위장촌락)이라고 보는 것이 다소 편할 것이다. 다른 아파트에 초대된 외국인들은 가족들이 때로는 자녀들의 나이와 같은 기본적 사항에 대해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이 때문에 연습이 부족한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절로 들게 된다. 일부 서방 기자들은 공식적으로 방문이 허용되지 않는 인접 아파트를 방문하고는 놀랐다.어두운데다 쓰레기가 널린 복도,움직이지 않는 승강기,벽에 금이 가 있는 아주 볼품없는 아파트였기 때문이다.기자들은 꼬리를 밟고 따라온 보안원들에 의해 곧바로 이곳을 떠나야 했다.달리는 기차안에서 바라본 시골 주민들의 삶은 자칭 노동자의 낙원이라는 사회에 대해 기대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가혹한 모습이었다.해가 질무렵 가파른 산기슭의 조그만 밭에서 여자들이 쭈그린채 호미질을 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철로변을 따라 조성된 조그만 시멘트 가옥들마다 전선이 연결돼 있었지만 여자들은 여전히 강변에 나와 빨래를 하고 있었다. 산간 외딴 지역에 설치된 거대한 입간판에는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에 대해 경의를 바치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북한이 시간의 흐름이 얼어붙은 사회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입간판들은 자립과 강경 공산주의를 지칭하는 북한식 용어인 「주체사상」에 대한 충성에는 변함이 없다는양 서있었다.그러나 북한 관리들은 항상 자립을 떠들고 있지만 생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외국 기술과 자본이 필요다는 점을 시인하고 있다.북한은 외화가 거의 고갈돼 8년전 서방은행에 대한 채무상환을 중단한 실정이다.그러나 비용이 많이 드는 이런 행사와 기념물 건조에 막대한 돈을 풀고 있다.김달현 부총리는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단지 통계에 익숙하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농담을 한다.그러면서도 기념물과 각종 행사는 마약중독과 범죄와 같은 병폐들을 예방하기위한 「사회교육」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재일교포가 3천억 장학재단/나카지마씨 어제 “금의환향”(일요화제)

    ◎노벨상 2배… “여생 불우학생 도울터”/빈농서 출생… 19세에 도일 자수성가 일본 제일의 부자이며 세계30대 부호중 한 사람인 귀화 재일교포 나카지마 겐기치씨(71·중도건길·사진))가 충북대 총장의 초청으로 9일 하오 대한항공편으로 우리나라에 왔다. 본명이 정동필인 나카지마씨는 이날 공항에서 『일본최대의 장학재단인 평화중도재단을 설립,한국·일본은 물론 다른 나라의 가난한 학생들을 도울 것』이라면서 『특히 고국의 유학생들이 많은 혜택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나카지마씨는 89년도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지가 발표한 세계30대부호명단에 처음 이름이 실려 국제적으로 유명해졌다. 일본최대의 빠찡꼬기계제작회사인 「평화」의 창업자로 연간매출액이 7천5백억엔이나 되며 경상이익은 2천5백억엔.동산과 부동산을 합쳐 재산이 2조엔이나 된다. 그는 『청주근교에 있는 선친의 묘에 성묘하고 강연도 하기위해 왔다』며 일본에서 타던 롤스로이스를 미리 배편으로 운반,김포공항에 도착시킬만큼 재력을 과시했다. 1922년 충북청주근교의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나카지마씨는 해방되기전인 19살때 일본에 건너가 부두노동을 하며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2차대전뒤에는 빠찡꼬업에 뛰어들어 돈방석에 앉았다. 『저자신이 가난한 농촌출신으로 맨손으로 일본에 건너가 뼈가 부서지는 노동을 해가며 공부를 하며 부를 축적한 사람이니 고국의 뜻있는 젊은이들을 돕고 싶습니다』 나카지마장학재단의 기금은 5백억엔(한화 약3천억원)으로 일본최대이며 노벨평화재단기금의 거의 두배에 이르고 있다. 나카지마씨는 『일본으로 공부하러오는 외국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월10만엔에서 12만엔씩,외국으로 유학하는 일본학생들에게는 15만엔에서 20만엔씩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독일 공공서비스노조 총파업/교통·통신등 마비 전역으로 확산

    ◎정부­노조,임금인상싸고 대립… 전후 최대위기 【베를린=이기백특파원】 독일공공서비스노조가 27일 파업을 단행,지하철·시내버스의 운행이 중단되고 철도·우편·해운업무가 일부 마비되는등 2차대전이후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청소·교원·병원·극장·우편등 노조원 2백30만명의 공공서비스노조의 파업은 74년이후 18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이번 파업은 1주일가량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파업첫날인 27일 베를린·프랑크푸르트·함부르크등 대도시의 교통수단이 마비돼 1천여만명의 직장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으며 많은 직장들이 업무를 중단하거나 휴업에 들어갔다. 또 우체국업무가 중단되고 청소작업이 마비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철도운행이 일부지역에서 차질을 빚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추가 3페이지 이번 파업은 9.5%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측과 물가상승률 4.8%를 고집하는 사업주측과의 임금협상이 결렬된후 단행됐다. 노조측은 지난 24일이후 지역별로 전신·전화·우편등 체신업무와 극장·오페라등 예술분야별로 부분파업에 들어간데 이어 27일 새벽부터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시간 고속철도·전철·지하철·시내버스의 운행을 중단했다.
  • 정경고리 끊어야 한다(사설)

    노태우대통령은 지난주 5대 재벌그룹회장들과의 회동에서 정치와 경제의 분리를 강조했다.노대통령은 『나 스스로가 정치와 경제의 연결고리를 차단하고 대통령선거가 조용하고 평온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며 수범의 의지를 보였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강도 높은 어조로 정경분리를 강조한 것은 아마도 전례 없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과거 정권 때의 예를 보면 대통령선거를 앞두면 정경이 오히려 유착되는 현상을 보였다.이른바 경제지상주의의 미명아래 정부가 특정재벌에 특혜를 주고 그 대가로 정치자금을 받아 정권유지를 위해 막대한 돈을 쓰는 것이 하나의 통례였다. 우리나라 특유의 정경유착이 재벌에로의 경제력집중을 초래했고 국민들로 하여금 재벌을 사시화하게끔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재벌들에도 정부지원이나 특혜가 없으면 기업성장이 어렵다는 그릇된 관념과 사고를 고착화시켰다. 우리의 재벌들은 과거 권위주의정부가 베풀던 각종 특혜와 이권에 연연하고 있는 시점에서 정치는 민주화가 진행되고 경제는 개방화시대를 맞고 말았다.정치적으로나 국제경제의 흐름으로 미루어 더 이상 정경유착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재벌이 정당을 창당,의회에 진출함으로써 이른바 「정경일치」라는 정치와 경제의 새로운 고리가 탄생하기까지 했다.「정경일치」는 「정경유착」보다 한 단계 높은 것이다.이는 국제적 조류나 시대적 상황과 인식에 역행되는 전근대적 산물일 뿐 아니라 앞으로 진행여하에 따라서는 국가경영을 위태롭게 할 소지가 다분히 있다고 하겠다. 특정재벌의 정경고리 강화는 다른 기업으로 하여금 정경유착을 자극하게 된다.그렇게 될 경우 정치가 재벌의 지배하에 들어갈 개연성이 매우 높다.1930년대 일본재벌의 군과의 유착관계가 제2차대전 발발의 계기가 되었음을 상기면 재벌의 정치지배위해를 어림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의 경우도 재벌에로의 경제력집중이 국민경제에 적지 않이 폐해를 야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김융자금편중과 상품생산의 독과점및 불동산과다보유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부작용이 초래되고있다.재벌에로의 경제력 집중폐해는 「재벌 당」의 탄생으로 인해 한층 더 가중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정경분리문제는 일반국민이 생각하고 있는 이상의 심각한 현안과제이다.국정의 최고책임자가 연결고리의 파트너인 재벌총수들에게 단절을 선언한 것은 우리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그러므로 경제계는 정경유착의 낡은 유물과 관행을 청산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특히 모든 국민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대그룹은 국민당과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할 것이다.그 첫번째 작업은 다름이 아닌 현대그룹계열사가 대주주에게 준 막대한 가지급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 아르헨:1/나윤도특파원 현장리포트(중남미를 다시본다:5)

    ◎「메넴플렌」강력 실천… 20년 침체 탈출/플러스성장·물가잡기 실현 사랑과 정열과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경제가 지난 90년을 전환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사회전체가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이다. 89년과 90년 각각 무려 4천9백%와 1천3백40%의 엄청난 인플레를 기록,「초고속인플레」의 국가로 꼽혔던 이 나라는 금년들어 물가상승률이 1월 3.0%,2월 2.2%,3월 3.1%로 둔화돼 악성인플레에서 벗어나고 있다.또 마이너스성장에서 지난해는 5%의 플러스성장을 기록하는등 기적적인 경제회복을 이뤄나가고 있다. 이는 카를로스 메넴대통령이 89년7월 취임이래 취해온 일련의 강력한 경제개혁정책인 「메넴플랜」이 큰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엔리케 델라 토레 경제부 투자국장(45)은 『「메넴플랜」이 인플레퇴치와 국영기업의 민영화,정부재정적자 억제,시장개방등을 근간으로 물가동결과 과감한 정부의 군살빼기 작전에서부터 시작됐다』면서 『지난 2년동안 정부내 56개 차관직을 없애고 1백12개 차관보직을 32개로 축소하고 정부예산을 동결시키는등 뼈아픈 노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토레국장은 또한 해외투자의 적극적 유치와 정부재정적자의 주요인이 돼왔던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과감히 추진했다고 덧붙였다.국영전화공사,국영알젠틴항공에 이어 석유 수도 전력 지하철 가스 체신 해운등도 민영화가 됐으며 심지어는 탱크제조창등 군소유자산까지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플레를 잡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것은 91년초 취임한 도밍고 카발로경제장관이 아르헨티나의 아우스트랄화를 미국의 달러화와 완전태환을 실시한 것이었다.그당시 카발로장관은 매도환율을 「1달러=1만 아우스트랄」로 하고 중앙은행보유 국제지불준비금이 뒷받침되지 않는 통화발행은 없을 것임을 천명했었다.그로부터 1년후인 올들어서는 「0」네개를 모두 지우고 단위도 페소로 바꿔 「1달러=1페소」로 고정시킨 달러연동에 힘입어 경제안정의 가닥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또한 화폐의 남발도 철저히 통제,화폐단위를 바꾸고도 구화폐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현재 은행에서 환전할 경우 1백달러를 내면 50만,10만,1만 아우스트랄짜리 구지폐로 99만아우스트랄을 내주는데,볼펜으로 0 네개를 지워 그대로 99페소로 사용하고 있다. ◎“자원빈곤속 발전모델” 한국에 호감 아르헨티나는 1816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1910년대에 이미 1인당 국민소득이 2천달러에 이르는 세계2위의 부를 자랑했다.또 2차대전중에도 선진국들이 전화에 휩싸여 있는 동안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세계 곡창으로 부국의 번영을 누려왔다. 그러나 1946년 이후 등장한 페론정부와 그후 군사독재정권의 민중인기를 노린 과도한 고임금과 복지정책,농산물에 대한 지나친 저가정책,국가경제에 대한 과도한 정부개입등으로 경제가 기울기 시작,피폐돼왔다. 중남미 최대의 도축회사인 프리고리피코사의 전무 호르헤 알레한드로 가함씨(55)는 현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아르헨티나는 자원이 풍부하고 국토는 광활하기 때문에 못 살 이유가 없는데도 이렇게 어려워진것은 그동안 정치를 잘못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현정부의 정책이 우선 당장은 견디기에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아르헨티나의 옛영광 재현을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생각에서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는것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과수폭포에서 관광업을 하고 있는 파비안 알보르노즈씨(28)는 『카발로장관의 정책은 3천5백만명의 전국민을 위한것이 아니고 부유층인 1천5백만명만을 위한것이다』라고 비판하고 『긴축경제를 하는것은 좋으나 그 혜택이 서민들에게 보다 많이 돌아올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브라질과의 국경에 위치한 세계최대의 이과수폭포를 보기위해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데,아르헨티나쪽의 이과수시에는 소규모 호텔 몇개만 있을뿐 위락시설이 전혀없어 대부분이 위락도시로 발전돼 있는 브라질쪽 이과수시에서 밤을 보내고 있었다. 현재 과감한 경제개혁을 펴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선 관리는 물론 일반인들도 한국에 대해 많은 호감을 나타냈다.그것은 이미 너무 많은 격차가 벌어진 일본보다는 한국을 발전모델로 삼는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부웨노스아이레스의 유력 일간지인 부웨노스헤랄드의 솔티스편집국장은 최근 「아시아로 눈을 돌리자」는 사설에서 『자원빈국의 상황에서도 훌륭하게 국가를 발전시킨 한국의 예를 강조하며 이를 배우기 위해 이들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자』고 역설하는등 「한국을 보자」는 분위기가 고조돼있음을 느낄수 있었다.이때문에 부웨노스아이레스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한국의 대아르헨티나 진출은 어느때보다도 유리한 상황에 놓여있다』다고 전했다.
  • 하벨 체코대통령을 환영한다(사설)

    동구 체코슬로바키아의 바츨라프 하벨대통령이 26일 서울에 온다.동구로부턴 사상 처음이 되는 국가원수의 내방이며 진귀한 손님이다.경제협력과 우호증진이 주된 목적이다.구소련·동구의 민주화개혁을 선도한 지도자의 첫방한이라는 사실에 우리는 특히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싶다.체코는 물론 동구와의 관계증진을 위한 훌륭한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다. 체코는 유럽중심에 위치한 13만㎦의 남한만한 크기에 인구 1천6백여만의 소국이다.그러나 구바르샤바조약기구의 병기창역할을 했을만큼 공업화된 나라이며 2차대전전에 이미 민주국가였던 전통도 가진 나라다.68년 여름의 세계를 진동시킨 구소련및 바르샤바조약군의 체코침공을 유발한 저 유명한 「프라하의 봄」도 그러한 전통과 배경위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하벨대통령은 그러한 체코민주화전통의 화신이요 계승자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극작가이면서도 프라하의 봄이후 공산독재정권의 여러차례에 걸친 탄압과 투옥에 굴하지않고 민주화투쟁을 계속해온 투사다.고르바초프가 등장하기 8년전인 77년 그는서슬이 시퍼렇던 당시의 공산독재정권에 대항해 기본인권의 보장을 요구했으며 다른 동료들과 함께「헌장 77」이란 단체를 만들었다.이 「헌장 77」은 그후 세계사의 방향을 바꾸어 놓게되는 구소련의 개방·개혁과 동구해방및 민주화혁명의 시발점이자 도덕적 기반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89년 마침내 기회가 왔을때 체코는 가장 빨리 그리고 평화적으로 「비로드 혁명」이란 별명의 질서 있는 무혈민주화혁명을 달성한 것으로 유명하다.그의 지도력 덕분이었으며 국민의 추대로 민주체코의 대통령이되었다.체코뿐 아니라 유럽의 양심으로 존경받고 있다. 인간정신의 복활을 강조하는 그는 『공산주의는 군사력이 아니라 인간정신과 양심에 의해 멸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공산주의의 종언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서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보는 오만한 신념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보여주는징조』라고 경고한 다. 『북한도 변화를 막지는 못할 것이다.그것은 전파의 속성이 있음을 우리는 체험했다.한 나라의 변화는 다른나라의 그것을 필연적으로 유발한다는 것도 보았다.북한등의 민주화도 시간문제일 것』이라고도 말했다.북한지도자들이 경청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그의 체코도 민주화와 시장경제도입의 진통을 겪고 있다.인플레와 실업이 극심하며 작년엔 16%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슬로바키아의 독립움직임도 만만치않다.체코를 포함하는 동구의 민주화개혁을 지원하는 것은 세계의 채임일 것이다.러시아를 비롯한 구소련도 중요하지만 동구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절대로 것이다. 방한에 앞서 한국언론과 가진 회견에서 그는 한국문화와 경제발전을 존경하며 체코의 정치·경제개혁에 대한 협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가능한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말아야 할 것이다.체코의 개혁은 구소련보다 2년을 앞서있다.그 성패는 러시아개혁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세계는 물론 우리를 위해서도 구소련및 동구개혁과 민주화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 1986년 체르노빌원전 방사능유출사고(오늘의 과학소사)

    ◎7천명 사망·50여만명 후유증에 시달려 사고는 1986년 4월26일 토요일 새벽 1시23분 구소련 우크라이나공화국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4호기에서 높은 열을 받은 원자로 냉각수가 수증기폭발을 일으켜 발생했다. 연속적인 두번의 폭발음과 함께 원자로 건물지붕이 날아가 버리면서 방사능 물질을 쏟아놓기 시작한 이 사고는 사고발생 6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계속되는 피해 주장과 함께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최악의 「경고」로 세계인의 뇌리에 「현재적 의미」로 남아 있다. 지금까지 소련당국의 공식발표에 의한 방사능 피폭 사망자는 사고당시 발전소에 근무하던 직원과 화재진압 및 복구에 동원된 32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사고후 4년간 복구작업에 참여한 60만명중 7천명정도가 사망했으며 백혈병 갑상선암 기형아출산 등 각종 장기피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먼저 이사고로 구소련및 유럽상공에 떨어진 방사능 낙진의 양은 2차대전때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에서 나온 양의 10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으로 추정된다.이로인해 오염지구로 선포된 지역은 러시아연방 우크라이나공화국 벨로루시공화국 등 2만8천㎦(상주인구 83만2천9백명)에 달했다.오염지구를 떠나 주거지를 옮긴 주민이 90년현재 16만5천명에 이르렀으며 앞으로도 20만명의 추가 이주계획이 발표돼 있다.50만명에 이르는 등록된 피폭자들이 건강상태 추적을 받고 있고 사고직후 응급조치로 석관에 쌓여있는 사고원자로의 뒤처리도 골칫거리로 남아있는 등 경제적 부담도 엄청난 것으로 알려진다. 체르노빌과 같은 형태의 발전소가 소련내에 16기가 더 있다는 점은 체르노빌 공포를 더욱 「현재적」인 것으로 만든다.
  • 「9백일 포위」이겨낸 영웅도시엔 찌든 삶이(러시아에선 지금…:6)

    ◎타공화국서 식품반입 끊겨 “최악고통”/실업자 수만명… 주민20%가 연금생활/외자유치부진으로 민영화도 “게걸음”/시당국선 “생필품값 안정추세…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물가자유화이후 모스크바와 함께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도시가 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구레닌그라드)이다.4월말인데도 연일 내리는 눈과 핀란드만에서 불어오는 음습한 바람탓도 있겠지만 한마디로 도시 전체가 우중충하고 사람들은 잔뜩 움츠려 전혀 활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한 때 번성했던 러시아제국 수도로서의 옛영광을 얼핏얼핏 느끼게 하는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네프스키대로,키로프스키대로 등 큰 길가에는 어김없이 물건을 팔러나온 시민들의 긴 줄이 모스크바와 흡사하다.차이가 있다면 모스크바에 비해 가격은 조금씩 더 비싼 반면 물건들은 질·양 면에서 모두 훨씬 뒤떨어진다는 점이다.사람들이 들고 있는 물건들이 일용잡화 외에 빵·우유·치즈·통조림 등 주로 「먹는 것」이라는 사실이 현재 이들이 당하는 고통을 짐작케 한다. 한때 소련제1·2의 도시들이 어쩌다 당장 먹는 문제에 이렇게 고통을 당하게 됐을까.가장 큰 원인으로 이들은 농산물을 직접 생산하지 않는 공업지대들인데 연방이 무너지면서 여타 공화국에서 오던 농산물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인접 에스토니아공화국이 농산물 주공급원이었는데 그것이 끊겨버렸다.에스토니아는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와의 국경에서 철저하게 짐검사를 하며 농산물의 유출을 막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전형적인 군항·산업도시이다.이곳 시청자료에 의하면 구소련 산업생산량의 40%를 담당했고 연방해체 이후 지금은 러시아 전산업생산량의 90%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그리고 이중 90%이상이 직·간접적으로 군수산업과 연관돼 있다. 러시아공화국 전역에 공급되는 TV·가스오븐·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대부분 이곳에서 생산되는데 그런 탓에 이곳 가정들은 이들 제품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먹을게 부족하다는 것인데 1월 가격자유화 이후 대부분의 가정들은 치즈·빵 한조각씩으로 끼니를 때우는게 보통이다.시장에서 농산물을 파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루지야·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등 코카서스지방사람들인데 이들이 시장을 거의 독점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시민들의 감정이 아주 좋지 않다.연금생활자인 한 노인은 『겉으론 싹싹하지만 돌아서면 배신하고』 『2차대전 땐 도망이나 다니던 자들이 농산물이 좀 있다고 갖은 행패를 다 부린다』며 코카서스 사람들을 욕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공화국내에서 연금생활자 비율이 가장 높은 속칭 「회색도시」이다.시청 대외경제협력위의 수노노프위원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구 5백만명중 1백30만명이 연금생활자라며 이들에 대한 생계대책 마련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데카브리스트 광장」부근 한 아파트 촌에는 실제로 『물건을 사러갈 기력이 없는 노인들이 죽어가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호소쪽지들이 각동 현관 입구 곳곳에 나붙어 있었다. 실업자문제도 심각하다.시청 노동고용위원회에 공식으로 등록된 실업자수는 1만3천명.하지만 수노노프 위원장은 등록되지 않은 사람까지 합치면 수만명에 이르고 현재 월급을 절반정도씩 받고 있지만 일거리가 없어 사실상 실업상태에 있는 군수산업종사자들이 수십만명에 달한다고 했다. 호자레프위원장은 현재 군수공장중 「키로프」(트랙터·가스터빈),「로보」(광학기계),「스베틀라나」(전자장비),「레니네츠」(전파장비)등은 세계최고수준의 기술자와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하지만 기계설비중 곧바로 민수용으로 전환가능한 것은 40% 미만이고 그나마 대부분 낡은 모델이어서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호자레프 위원장은 내다봤다. 결국은 새로운 시설투자에 외국자본이 참여해 주는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그래서 91년 6월 시전역을 「자유시장 경제지역」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외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집행위에서 채택한 「92년도 사유화계획」에 따라 금년안에 3천개의 국유기업을 강제매각한다는 계획아래 「사유화 특별기구」를 만들고 상반기중 식품상점·식당·서비스업·빌딩임대업 등을 우선 매각하고 있다. 수노노프위원장은 현재 외국인의 1백%투자가 가능하고 이에따라 4월현재 합작사업으로 들어와 있는 외국인 회사수가 1천3백50개.이중 3백개는 1백% 외국인 소유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거창한 장기개발계획이 추진중인데 반해 당장 시급한 식량난 해소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 같았다.『연금생활자들에 대해서는 서방원조물자를 집중배정할 계획』이고 『식품값이 다소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으니 조금만 더 참아달라』는 것이 시청측의 입장이었다. 볼셰비키혁명의 산실이었고 2차대전 때는 독일군의 「9백일 포위」를 견뎌내 영웅도시 칭호를 받은 구소련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시회주의가 무너지기 무섭게 이렇게 시민들이 고통받고 활기없는 도시로 전락했다는 것도 역사의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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