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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레스덴 박물관 경보기 먹통 틈타 보석 1조 3000억어치 훔친 도둑들

    드레스덴 박물관 경보기 먹통 틈타 보석 1조 3000억어치 훔친 도둑들

    獨 작센왕국 다이아 등 100여점 도난 “2차대전 이후 최대 예술품 절도 사건”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 있는 유명 박물관에 25일(현지시간) 새벽 도둑이 들어 최대 10억 유로(약 1조 3000억원) 상당의 귀중품 100여점을 훔쳐 달아나 독일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현지 언론과 AFP·dpa 등이 전했다. 도둑들의 범행 수법이 영화처럼 대담했고, 순식간이었다. 절도는 인근 화재 사건에서 시작됐다. 이날 오전 5시쯤 드레스덴의 ‘그뤼네 게뵐베’ 박물관 근처의 전기 배전함에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관들이 긴급 출동해 불을 껐다. 이 화재로 근처의 가로등은 꺼졌고, 박물관의 경보시스템은 먹통이 됐다. 잠시 뒤 박물관 보안요원이 감시 카메라를 보다 절도범들이 침입한 것을 발견하고 즉시 경찰에 알렸다. 경찰이 신고 접수 몇 분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절도범들은 대기하던 차량을 타고 유유히 문을 빠져나간 뒤였다. 경찰이 도주 차량 추격에 나섰으나 놓쳤다. 경찰이 이날 공개한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절도범들은 대담했다. 절도범 2명이 도끼로 작은 코너 창문을 부수고 침입하는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도주까지 불과 몇 분만 걸렸을 정도로 순식간에 범행이 이뤄졌다. 이날 오전 드레스덴의 한 지하 주차장에서 불탄 채 버려진 승용차 아우디A6가 발견됐다. 불탄 차량이 박물관 절도범들이 타고 달아난 도주 차량임을 확인한 경찰은 범행 단서를 찾기 위해 차량을 정밀 감식하고 있다.드레스덴 주립미술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이아몬드 3세트 등 보석류 100여점이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확한 피해 물품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도난품 가치가 10억 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드레스덴 국립미술관 측은 “18세기에 만들어진 보석류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는 환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국은 절도범들이 시장에 몰래 팔기 위해 다이아몬드나 진주를 떼어 내는 등 공예품을 훼손할까 우려하고 있다. ‘녹색 금고’라는 뜻의 그뤼네 게뵐베는 독일이 문화국가라는 자부심이 담긴 박물관이다. 17세기 작센왕국의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1세가 보석과 귀금속, 상아 등을 모아 놓은 곳으로 4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공습으로 파손됐으나 2006년 복원됐다. 2010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처음 국빈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이곳에서 열기도 했다. 빌트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예술품 절도 사건”이라고 평했다. 경찰은 2017년 베를린 보데 박물관에서 금화 100㎏이 도난당한 사건과 이번 사건의 유사점이나 연관성을 찾기 위해 베를린 경찰과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튿날인 26일 오전까지 뚜렷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중국이 ‘직업훈련소’ 라던 신장 수용소 문건 유출

    중국이 ‘직업훈련소’ 라던 신장 수용소 문건 유출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2017년 들어선 이른바 ‘직업훈련소’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소수민족 구금시설임을 뒷받침하는 내부 문건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중국 공산당이 2017년 작성한 기밀 문건을 입수해 가디언 등 14개국 17개 매체와 공유했다. 문건은 신장 수용소 제작, 운영지침이 담긴 ‘전보’와 소수민족 감시 체계 핵심인 통합합동작전플랫폼(IJOP) 사용지침이 담긴 ‘공고’ 등으로 이뤄져 있다. 문건은 주하이룬 당시 신장 자치구 공산당 부서기 겸 공안청장의 결재를 받았으며 전문가들에 의해 진본임이 확인됐다. 탐사보도언론인협회 입수, 세계 언론에 공개가디언 “2차대전 이후 최대 소수인종 수용소”육체, 정신 철통 감시… 배식 줄 자리도 배정들어가면 최소 1년, ‘수료’ 뒤엔 3~6개월 추가석방 뒤에도 감시... 1년 간 공안 시야 못 벗어나中, 2017년 2만 4000명 감시해 3분의2 수감가디언은 해당 문건을 인용해 최소 100만명을 수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수용소들이 처음부터 대규모 세뇌 수용소로 계획됐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정리한 문건 핵심 내용에 따르면 수용소는 신체와 정신을 모두 통제하는 철저한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숙소와 복도, 각 층과 건물엔 여러 겹의 잠금장치를 사용한다. 각 건물 주변엔 울타리를, 구역 주변엔 담을 세워야 한다. 정문에 경찰서를 설치해야 하며 모든 것이 감시탑에 있는 보안요원들의 시야에 들어가야 한다.수용자 구금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한번 수용되면 최소 1년 뒤에 ‘수료’나 석방을 심사할 수 있다. 그동안 수용소는 점수제로 운영되며 ‘이념 변화’, ‘기강 준수’, ‘학습 훈련’ 분야를 평가받는다. ‘교육 혁신’을 이룬 뒤에도 수용자들은 풀려나지 못한다. 다른 등급의 수용소로 옮겨져 3~6개월간 ‘노동 기술 훈련’을 받는다. 당국자들은 이들이 석방 뒤에도 최소 1년간 당국의 시야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용자는 외출이나 면회가 불가능하며 주 1회 전화로만 가족, 친척과 접촉할 수 있다. 이 또한 처벌로 중단될 수 있다.수용소의 최우선 과제는 탈출 방지다. 이를 위해 사각지대 없는 24시간 감시카메라로 수용자들의 삶 모든 측면을 감시한다. 이들은 숙소나 교실, 점심 배식 대기 줄에서도 특정 장소를 배정받아야 한다. 문건엔 신장 자치구 공안 당국이 IJOP를 활용해 어떻게 요주의 인물을 색출하고 처분했는지도 드러나 있다. 2017년 6월엔 한 주 동안 ‘의심스러운 인물’ 2만 4000여명이 지목됐고 이 중 3분의2가 구금됐는데 1만 5600명은 수용소로, 706명은 감옥으로 보내졌다.한편 영국 런던 주재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유출된 문서들은 가짜”라면서 “이런 문서나 소위 ‘수용소’는 없으며 테러 예방을 위한 직업교육훈련센터가 설치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원폭 현장서 日 겨냥한 교황 “핵무기금지조약 모두 참가를”

    원폭 현장서 日 겨냥한 교황 “핵무기금지조약 모두 참가를”

    일본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제2차대전 때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나가사키와 히로시마를 찾아 “핵무기 없는 세상의 실현을 위해 우리 모두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원자폭탄 투하 지점에 조성된 나가사키 폭심지공원에 도착해 헌화, 기도, 묵념을 한 뒤 준비한 반핵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핵무기 무기 제조와 개량은 끔찍한 테러 행위”라며 “핵무기를 가졌건 안 가졌건 상관없이 모든 사람과 국가가 핵무기 폐기라는 이상의 실현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생산·비축·위협 등 모든 핵무기 관련 활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한 유엔 핵무기금지조약(TPNW) 동참을 각국에 촉구하며 “신속하게 행동에 옮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TPNW에 참가하고 있지 않은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일본은 세계 유일의 피폭국이면서도 미국의 눈치를 보며 TPNW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교황은 나가사키 야구장에서 3만명의 가톨릭 신자가 모인 가운데 방일 첫 미사를 집전했다. 저녁에는 최초의 피폭지인 히로시마의 평화기념공원을 방문, “많은 사람의 꿈과 희망이 한순간 섬광과 화염에 의해 스러져 간 이곳은 전 인류에게 새겨진 기억”이라며 “나는 평화의 순례자로서 이곳을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을 위해 원자력을 사용하는 것은 범죄 이외의 그 어떤 것도 아니다”라며 “핵전쟁 위협으로 상대를 겁박하면서 어떻게 동시에 평화를 제안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23일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에 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두 번째로 일본을 찾은 교황이다. 일본의 가톨릭 신자는 약 4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0.35% 수준이다. 한국은 지난해 말 기준 11.1%(586만 6510명)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손 잡은 한일법률가 “강제동원은 인권 문제···조속 해결하라”

    손 잡은 한일법률가 “강제동원은 인권 문제···조속 해결하라”

    민변은 서울에서, 일본 법률가들은 도쿄에서이원으로 한일법률가 공동선언 동시 개최해 “강제동원은 정치 외교 아닌 인권 회복 문제”“한일 양국 정부와 일본 기업이 조속 해결해야”한일 법률가 단체들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은 정치외교의 문제가 아닌 인권회복의 문제라며 한일 양국과 일본 기업이 조속히 해결할 것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주최로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제동원에 관한 한일 법률가 공동선언’에서 양국의 법률가 단체들은 “강제동원 문제의 해결은 악화되고 있는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양국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구축해 진정으로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한일 청구권협정 제2호 1항은 청구권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 협정에 의해도 강제동원 피해자의 개인배상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고 아직 해결된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2012년과 지난해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에서 이 같은 점이 확인됐을 뿐 아니라 2007년 중국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일본 최고재판소의 판결과 일본 정부에서도 개인배상청구권은 인정을 했던 점을 설명한 것이다. 이들은 이어 “한국 대법원 판결은 피해자의 권리를 확인하고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적정한 소송절차를 거쳐 도출된 결론으로 존중돼야 한다”면서 “일본 기업은 피해자들의 권리 회복을 위해 확정판결을 수용하고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의 판결 수용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과거사 해결을 위한 기금재단인 ‘기억·책임·미래’, 중국인 강제연행·강제노동 사건에서의 일본 기업과 피해자와의 화해에 기초한 기금에 따른 해결 사례 등을 참고해 필요하고 가능한 조치를 신속히 도모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동선언에 우리나라에서는 민변과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법학회,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등이 참여했고 일본에서는 일본민주법률가협회, 민주법률협회, 사회문화법률센터, 징용공 문제의 해결을 지향하는 일본 법률가 유지 모임 등이 참여했다. 일본 법률가 단체들은 이날 오후 3시 도쿄 니혼바시 공회당에서 공동선언을 가졌다. 김호철 민변 회장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은 냉전체계의 산물이면서 양국 간의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불구의 협정”이라면서 “강제노동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금전배상을 하는 것은 법의 원칙과 선례에 따라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인권법학회 회장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강제동원 문제는 세계2차대전 이후의 국제인권법에 명확하게 위배된다”면서 “개인청구권은 절대 소멸되거나 청구권 협정에 의해 해소될 수 없다는 게 국내와 일본 법률가들의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차대전 중 웨일스 해안 추락한 美 전투기 그대로 보존된다

    2차대전 중 웨일스 해안 추락한 美 전투기 그대로 보존된다

    1942년 9월 웨일스 북부 해안에 추락했던 미군의 전투기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그모습 그대로 보존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현지언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추락한 미군 전투기의 추락 현장이 역사적, 고고학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법적으로 보호받게 된다고 보도했다. 추락당시 2m 아래 모래에 파묻힌 이 전투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설적인 공을 세웠던 록히드 P-38 라이트닝 전투기다. 1930년대 말에 개발된 P-38은 2차대전 중 가장 뛰어난 성능과 신뢰성을 자랑해 미군의 신뢰를 한몸에 받았다. 이 전투기의 조종사는 미 공군 소속 로버트 F 엘리엇 중위로 당시 사격훈련에 참가했다가 문제가 생겨 가까운 웨일스 해안에 불시착했다. 당시 엘리엇 중위는 얕은 수면을 따라 동체 착륙하면서 기체 날개 끝이 파손됐으나 부상을 당하지 않는 기적을 연출했다. 그러나 숙련된 조종사였던 그는 이후 3개월도 채 못돼 북아프리카의 튀니지 상공에서 전투기와 함께 격추돼 시신과 함께 사라졌다. 이렇게 모래 속에 파묻히며 역사 속으로 사라진 P-38은 조수 변화로 모래가 걷히면서 지난 1970년대와 2007년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 큰 화제가 됐다. 웨일스 당국은 "미래 세대를 위해 이 추락 지역을 보호할 것"이라면서 "오늘날의 평화를 누리는데 기여한 모든 사람들을 기억하고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트럼프·김정은 내년 5월 러시아서 만날까

    트럼프·김정은 내년 5월 러시아서 만날까

    러, 2차대전 승전 75주년 기념식 초청 트럼프 “가고 싶다”… 金은 답변 없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내년 5월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초청장을 보냈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 정상이 모두 참석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내년 5월 러시아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초청에) 감사하다”면서 “정치적 시기 한가운데 놓여 있어 참석 여부는 봐야 알겠지만 될 수 있다면 가고 싶다”고 말했다. 2020년 11월 열리는 미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참석 여부를 당장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북한 모두 러시아의 초청에 공식 답변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미 정상의 내년 5월 러시아 만남은 가능성은 있지만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5월 러시아 전승절 행사 참석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선을 불과 6개월 앞둔 시점에다 상원의 탄핵 조사가 그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러시아로부터 승전 75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참석을 검토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외무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일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2차대전 숨은 영웅, 여성 암호해독자들

    2차대전 숨은 영웅, 여성 암호해독자들

    코드 걸스/리자 먼디 지음/이순호 옮김/갈라파고스/612쪽/2만 7000원태평양전쟁 당시 이야기 한 자락. 진주만 공습으로 일본에 선방을 맞은 미국에 전세를 뒤집을 기회가 찾아왔다. 일본의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이 이끄는 대규모 함대가 알류샨 열도로 향하고 있다는 내용의 암호 전문을 해독한 것이다. 한데 이는 야마모토의 미끼였다. 함대 일부를 알래스카 일대로 보내 미국의 영토를 공격하는 시늉을 내면 이를 방어하기 위해 미 태평양 함대가 이동할 것이고, 일본의 계략을 눈치챈 미 함대가 황급히 하와이로 복귀할 때 태평양 미드웨이섬 일대에서 매복 공격을 펴 궤멸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체스터 니미츠 제독은 미끼를 물지 않았다. 아니, 물지 않는 게 당연했다. 일본 측 비밀 전문 가운데 목적지인 ‘AF’가 알류샨 열도가 아닌, 미드웨이섬이라는 걸 해군 암호 해독부대에서 정확히 분석해 냈기 때문이다. 결국 니미츠 제독은 이 계략을 역이용해 항모 4척을 격침시키는 등 일본 함대에 궤멸적 손실을 입혔다. 이것이 미 해전사에서 최고의 해전으로 꼽히는 미드웨이 해전(1942년 6월 5~7일)이다. 이 해전을 통해 미국은 단숨에 승기를 잡았고, 니미츠 제독은 영웅이 됐다. 하지만 승리에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했던 아그네스 드리스컬 등 여성 암호해독 부대원들은 철저히 역사의 이면에 묻혔다. 신간 ‘코드 걸스’는 이처럼 사회적, 개인적 이유로 오랜 기간 투명인간으로 지내야 했던 수많은 여성 암호해독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차대전 당시 “나쁜 여자들이나 가는 곳”으로 여겨졌던 군에서 여성 암호해독자들이 일궈낸 전과는 대단했다. 가짜 암호 전문으로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성공에 결정적 기여를 했고, 연합군 전함들에 공포의 대상이었던 독일 U보트를 무너뜨린 것도 이들의 공로였다. 그야말로 2차대전의 숨겨진 영웅들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한때 암호해독 부대를 이끌었던 스티븐 체임벌린 소장은 훗날 이렇게 말했다. “암호해독에서 나온 군사정보가 태평양 전역 한군데서만 수천명의 인명을 구했으며 전쟁도 2년이나 단축시켰다.” 여성 암호해독자들의 공로를 요약하는 한마디다. 다만 책을 통틀어 여러 차례 나오는 이런 평가를 다른 이들의 입을 통해 들어야 하는 게 다소 아쉽다. 책을 여성 암호해독자의 목소리 중심으로 썼다면 금상첨화였겠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리콴유의 유산, 싱가포르와 머라이언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리콴유의 유산, 싱가포르와 머라이언

    최근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놀이공원 센토사의 머라이언이 철거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싱가포르의 가장 큰 관광단지 센토사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 리조트로 잘 알려진 곳이다. 지난해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원래 영국군 요새였고, 일본군의 포로수용소가 있던 어둠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2차대전 말기에 여기 수용됐던 영국군이 조선인 군무원을 만난 이야기도 알려졌다. 요즘이야 마리나베이 샌즈호텔 같은 특이한 건축이 싱가포르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머라이언은 오래도록 싱가포르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파란만장한 센토사섬에 세운 대형 머라이언은 과거를 극복하려는 나름의 의지를 보여 준다. 1965년에 독립한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조형물, 머라이언은 도시 곳곳에 세운 상상의 동물이다. 머라이언(Merlion)은 인어를 뜻하는 머메이드(Mermaid)와 사자(Lion)를 합성한 말이다. 인구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이주한 사람들인 까닭에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사자를 빌려온 것은 이해가 된다. 거기에 왜 인어를 더했을까? 이는 항구도시로서 바다를 지향해 온 싱가포르의 정체성과 관련이 깊다. 설화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상 닐라 우타마 왕자가 오랜 항해 끝에 사자처럼 생긴 육지를 발견하고 정착한 데서 싱가포르가 시작됐다고 한다. 육지를 상징하는 사자와 바다를 뜻하는 물고기 꼬리가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말해 주는 것이다. 1819년 영국 동인도회사의 스탬퍼드 래플스가 싱가포르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트마섹(Temasekㆍ바닷가 마을)이라 불리는 한적한 어촌 섬에 불과했다. 독립 후 빠르게 ‘선진국’이 된 데에는 리콴유 전 총리의 ‘국가 만들기’가 주효했다고도 한다. 1958년 영국 의회에서 싱가포르 국가법이 통과돼 국가 성립 및 시민권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각기 다른 전통을 지닌 여러 종족을 싱가포르라는 국가의 깃발 아래 모으는 일은 쉽지 않았다. 리콴유는 국가를 세우고, 국민도 만들어야 했다. 영국 식민지에 모여 살던 여러 종족을 신생 독립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국민이란 정체성으로 묶어야 했던 것이다. 그는 1972년 싱가포르강 어귀에 머라이언 동상을 세우고 제막식에서 “머라이언은 싱가포르에 오는 모든 이들을 환영하기 위해 세웠다”라고 연설했다. 말하자면 싱가포르에 오는 이와 싱가포르에 사는 이를 구분한 것이다. 일개 조각상의 건립에서 총리가 환영사를 하고,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관리했다는 것은 그의 국가 지향을 잘 보여 준다.애초에 싱가포르 관광청의 디자인 공모전에서 프레이저 브루너가 낸 사자 도안에서 머라이언이 시작됐다고 한다. 처음 세워진 풀러튼 하우스 앞의 머라이언 도안은 콴 사이컹이 했지만 센토사의 머라이언은 제임스 마틴의 작품이다. 조각가에 따라 싱가포르 곳곳에 세워진 머라이언의 생김새는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정작 머라이언을 싱가포르의 상징으로 만든 주체는 싱가포르의 ‘시민’이었다. 기념비적인 센토사 머라이언의 철거 결정은 국가 만들기의 시대적 소명이 이제 그 빛을 다했음을 시사한다. 이불의 포근함과 따뜻함이 배려로 느껴지는 계절이 왔다. 촛불로 이불을 기워 온 ‘시민’을 아늑하게 품어 줄 수 있는 ‘나라’를 희망해 본다.
  • 사할린 강제동원 희생자 14명 유해 국내 봉환

    일제 강점기에 사할린으로 강제동원된 한국인 희생자 14명의 유해가 70여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행정안전부는 사할린 강제동원 한인 유해 14위를 국내로 이송해 오는 7일 충남 천안에 있는 국립망향의동산에 안치한다고 6일 밝혔다. 사할린 강제동원 한인 유해 봉환은 이번이 일곱번째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정부와 사할린 한인묘지 발굴·유해 봉환에 합의한 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여섯차례에 걸쳐 유해 71위를 봉환했다. 이번 봉환에 앞서 전날 유즈노사할린스크 한인문화센터에서 러시아 정부와 한국 영사관,사할린한인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환송식이 열렸다. 공식 추도·봉환식은 7일 오후 2시부터 거행된다. 이 행사에는 유족과 유족단체, 정부 관계자, 주한일본대사관 참사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일제 강점기 수만 명의 조선인이 사할린에 강제로 끌려가 탄광·토목공사장·공장 등에서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다. 학계에서는 2차대전 종전 당시 4만명 이상의 한인이 사할린에 남아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해방 이후에도 일본 정부의 방치와 미수교국이었던 옛 소련과의 관계 탓에 1990년 한·러 수교 전까지 귀국길이 막혔고, 상당수는 고국 땅을 밟지 못한 채 이국에서 생을 마감했다. 할아버지 정용만(1911∼1986년)씨의 유해를 봉환하는 손자 정용달(51)씨는 “할아버지는 1943년 초여름에 논에 물을 대러 나갔다가 끌려가셨다.남편과 생이별한 할머니는 여섯살 아들과 뱃속 딸을 홀로 키우다 94세에 한 많은 세상을 떠나셨다”고 전했다. 정씨는 “비록 남편이 한 줌 유골로 돌아왔지만 할머니는 기뻐하실 것”이라며 “이미 선산에 할아버지를 모실 산소를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사할린 강제징용 한인 유해 봉환 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봉환과 강제징용 한인 관련 기록물 수집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러시아 정부와의 협정을 추진 중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2차대전 폭격기 B17 추락… 7명 사망

    2차대전 폭격기 B17 추락… 7명 사망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주력 폭격기로 활약하며 ‘하늘의 요새’로 불리던 B17 비행기가 2일(현지시간) 미 코네티컷주 하트퍼드 외곽의 브래들리 국제공항에서 추락해 긴급 구조차량 등이 출동해 있다. 민간용으로 사용됐던 사고기는 이륙 직후 기체 이상으로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에 부딪혔다. 당국은 조종사 2명을 포함해 승무원 3명과 승객 10명이 비행기에 타고 있었으며 현재까지 사망자는 7명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브래들리 국제공항 AP 연합뉴스
  • 2차대전 폭격기 B17 추락… 7명 사망

    2차대전 폭격기 B17 추락… 7명 사망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주력 폭격기로 활약하며 ‘하늘의 요새’로 불리던 B17 비행기가 2일(현지시간) 미 코네티컷주 하트퍼드 외곽의 브래들리 국제공항에서 추락해 긴급 구조차량 등이 출동해 있다. 민간용으로 사용됐던 사고기는 이륙 직후 기체 이상으로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에 부딪혔다. 당국은 조종사 2명을 포함해 승무원 3명과 승객 10명이 비행기에 타고 있었으며 현재까지 사망자는 7명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브래들리 국제공항 AP 연합뉴스
  • 노벨상 여성과학자는 3%뿐… 올해도 미국인 남성이 싹쓸이하나

    노벨상 여성과학자는 3%뿐… 올해도 미국인 남성이 싹쓸이하나

    역대 수상자 607명 중 미국인 267명 2차대전 이후 유대인·獨 과학자 흡수 수상주제 ‘융합화’ 현상도 관전 포인트국제적인 상을 받은 사람들이나 상을 주는 기관들이 흔히 ‘○○계의 노벨상’이라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노벨상은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매해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상이며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자신들의 상도 노벨상처럼 해당 분야에서 권위 있는 상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오는 10월 7일 노벨생리학상을 시작으로 119회 노벨상 수상자들이 속속 발표된다. 세계인의 시선이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생리의학상)와 왕립과학원(물리학상·화학상)으로 쏠리는 가운데 과학계는 여성 과학자와 미국 이외 국가의 과학자 중에서 수상자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지난해까지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607명으로 생리의학상은 216명, 물리학상은 210명, 화학상은 181명이 수상했다. 국가별 수상자 숫자를 보면 미국이 267명으로 2위인 영국(88명), 3위인 독일(70명)의 3~4배에 달한다. 노벨과학상 전체 수상자 중 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43%에 이른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는 노벨상은 영국, 독일, 프랑스 같은 유럽 국가들의 독무대처럼 여겨졌지만 전후 미국이 경제, 산업 분야에서 최강대국으로 부상하는 동시에 전쟁 전후로 유대인과 독일 출신 과학자를 대거 흡수하면서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독주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017년의 경우 노벨과학상 3개 분야 9명의 수상자 중 6명이 미국 국적이었으며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은 미국 과학자들이 싹쓸이했다. 또 민족 단위로 구분하자면 유대인이 전체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20%를 훌쩍 넘고 있으며 거의 매년 1~2명의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물리학상 11명, 화학상 7명, 생리의학상 5명 등 총 2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고 중국이 3명(물리학 2명·생리의학 1명), 인도 2명(물리학·화학 각 1명), 파키스탄 1명(물리학), 터키 1명(화학)의 수상자를 냈다. 최근 여성 과학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 주고 있지만 노벨과학상은 여성에게 인색한 편이다. 노벨과학상 수상자 전체 607명 중 587명(97%)이 남성이라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생리의학상 분야에서 수상한 여성 과학자는 12명이지만 다른 분야에서 수상한 여성 과학자의 숫자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특히 물리학상 분야는 207명의 수상자 중 여성 과학자는 단 3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수상자로 선정된 도나 스트리클런드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가 1963년 미국 마리아 괴퍼트 메이어 교수 이후 55년 만의 여성 수상이었다. 지난해는 프랜시스 아널드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교수가 역대 다섯 번째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2018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8명 중 2명이 여성 과학자로 채워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전까지 여성 과학자 수상자는 11명에 불과했지만 2000년 이후 9명의 여성 수상자가 나온 것을 비춰 볼 때 앞으로 여성 수상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벨과학상 관전 포인트 중 또 하나는 수상 주제의 ‘융합화’ 현상이다. 특히 생리의학상과 화학상 분야는 ‘과연 생리의학상(또는 화학상) 주제가 맞나’라고 할 정도로 두 분야가 융합되는 분위기이다. 생리의학 분야는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면역학, 병리학 중심이었고 화학 분야는 유기화학, 물리화학 중심으로 일반인이 보더라도 의학, 화학 분야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들면서 분자생물학과 생리의학, 생화학 등이 융합된 주제들이 상을 받고 있는 추세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별이 반짝이는 이유’를 최초로 알아낸 남자

    [이광식의 천문학+] ‘별이 반짝이는 이유’를 최초로 알아낸 남자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이래 가졌던 의문의 하나는 밤하늘의 별이 무엇으로 저렇게 반짝이는가 하는 물음이었을 것이다. 무수한 별들 중에서도 평범한 별의 하나인 태양이 무엇으로 저렇게 뜨거운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19세기가 다 지나도록 전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과학자는 태양이 엄청난 석탄을 태우기 때문이라는 웃지 못할 가설을 내놓기도 했다. 별이 반짝이는 이유를 인류가 최초로 알아낸 것은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였다. 2차대전 발발 직전인 1938년, 미국 코넬 대학 물리학자인 한스 베테에 의해 비로소 인류는 별이 빛나는 이유를 알아내기에 이르렀다. 반짝이는 별들은 그 중심에서 4개의 수소가 융합하여 한 개의 헬륨이 되는 과정을 통해 엄청난 에너지를 생성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던 것이다. 말하자면 별은 우주의 핵발전소였던 것이다. 인류가 수만 년 동안 궁금해하던 별이 빛나는 이유를 밝혀낸 데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32살의 노총각 교수 베테가 이 사실을 논문으로 발표하기 하루 전, 여친과 바닷가에서 데이트를 즐겼는데, 그녀가 서녘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머, 저 별 좀 보세요. 오늘 밤 별이 참 예쁘네요.”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 뭔들 예쁘게 보이지 않을까만, 그녀가 가리킨 별이 특히 예뻤던 모양이다. 베테는 으시대면서 이렇게 말했다. “흠, 그런데 저 별이 빛나는 이유를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나밖에 없답니다.” 그리하여 여자는 별이 빛나는 이유를 안 두 번째 사람이 되었고, ‘별이 빛나는 이유’를 아는 유일한 남자였던 베테는 그로부터 29년 뒤인 1967년 별의 에너지원에 관한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도 거머쥐는 행운을 쥐게 되었다. 노벨상 선정위원회의 선정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항성 에너지의 근원에 대한 교수님의 해법은 우리 시대 기초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응용 가운데 하나로서 우리를 둘러싼 우주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해주었습니다.” 원래 독일 태생인 베테의 아버지는 프러시아 인 개신교 신자로, 생리학 교수였고, 어머니가 유대인이었다. 뮌헨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잠시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베테는 1933년 나치가 정권을 잡자 어머니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대학에서 쫓겨났다. 그후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한 베테는 1935년 코넬 대학에 둥지를 튼 후 정년까지 그곳을 떠나지 않고 연구를 계속했다. 그 무렵 베테는 당시까지 알려진 원자핵 물리학에 관한 이론 및 실험의 내용을 집대성하여 ’현대물리학 리뷰‘ 지에 세 차례에 걸쳐 발표했다. 이 리뷰 논문은 모든 원자핵 물리학을 공부하는 학도들의 교과서가 되어 원자핵 물리학에 대한 '베테의 성경'(Bethe‘s Bible)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차대전이 발발하자 미 국방부는 원자탄 제조를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베테는 이론 부분 감독직을 맡게 되었다. 베테는 뉴멕시코주 로스 알라모스 비밀 연구소에서 리처드 파인만과 함께 원자폭탄의 효율을 계산하는 ‘베테-파인만 방정식’을 만들었고, 그것은 1945년 뉴멕시코주 실험장에서 폭발 실험에서 계산의 정확성이 입증되었다. 그러나 베테는 종전 후 반핵운동 진영에 서서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했다.스키나 등산을 좋아한 베테는 로스 알라모스 시절에도 휴일이면 자주 동료 물리학자들과 함께 어울려 주변의 산을 등산했다. 머리를 짧게 깎고 다녔으므로 강한 인상을 풍겼으나, 말씨는 부드러웠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온화한 인물이었다. 열자리 이상의 숫자 곱하기, 나누기 암산에도 능해 가끔 파인만과 암산 배틀을 벌이기도 했는데, 서너 번 중 한 차례 파인만에게 지는 정도였고, 그러면 젊은 파인만에게 대견하다는 듯 빙긋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또 그는 생전 알프스와 로키 등 세계의 유명 산을 거의 다 올랐다고 한다. 별은 무엇으로 빛나는가? 수만 년의 인류 궁금증을 풀어준 이분, 2005년에 돌아가셨다. 백 살에서 한 살 빠지는 99살까지 사시고. 주변 사람들 얘기론 생전에 꼭 세인트, 성자의 풍모를 풍겼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여담 하나. 베테가 임종할 때 그의 옆을 부인이 지켰다는데, 과연 그녀가 1938년 바닷가에서 베테로부터 별이 반짝이는 이유를 들었던 그 처녀가 맞을까? 필자도 몰랐지만 나중에 어느 책에서 그녀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녀는 튜빙겐 대학의 교수의 딸인 로즈 에발트라는 처녀로, 두 사람은 이듬해인 1939년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니까 베테 부부는 무려 66년이나 해로한 셈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지구촌 식의약] 미생물과의 영원한 전쟁-그 끝의 시작/신인수 식약처 소비자위해예방국 소통협력과장

    [지구촌 식의약] 미생물과의 영원한 전쟁-그 끝의 시작/신인수 식약처 소비자위해예방국 소통협력과장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인류의 역사를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표현했다. 그 투쟁의 중심에 미생물과의 전쟁이 있다. 수백만 년을 이어 온 이 전쟁에서 지금까지 인간의 완벽한 승리, 즉 ‘박멸’은 1979년 천연두 한 건에 불과하니 참패라 할 것이다. 하지만 인류연합군의 치밀한 전략으로 21세기 첫 승을 앞두고 있다. 2차대전이 끝난 1950년대 초 어린이들로 가득 차야 할 미국의 놀이터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당시 대유행한 소아마비 바이러스 때문이었다. 소크 박사팀은 죽은 바이러스 백신, 즉 사(死)백신을 개발해 150만여명이 참여하는 최초의 대규모 백신 임상시험을 했다. 1955년부터 백신접종이 이뤄져 1953년 3만 5000여건이던 소아마비 발생 건수가 1961년 161건으로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한편 사빈 박사가 개발한 먹는 소아마비 백신인 생(生)백신도 1500만명 임상시험을 거쳐 1961년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간편한 투여 방식과 뛰어난 예방 효과로 이미 개발된 주사용 백신을 제치고 주된 백신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들 백신의 맹활약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1988년 전 세계 125개국에서 35만건이 발생하던 소아마비가 2018년 말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2개국에서 33건만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WHO는 2023년까지 소아마비 박멸전략을 수립해 소아마비가 없는 세상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려 하고 있다. WHO의 전략 무기인 백신은 먹는 생백신을 모두 주사인 사백신으로 전환하는 데서 출발한다. 생백신에서 유래한 바이러스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주변 사람을 감염시켜 백신에서 기인한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실이나 병원에서 보관하는 소아마비 바이러스나 임상검체를 모두 폐기하거나 철저히 격리하는 데에 온 나라가 힘을 쏟고 있다. 한국도 백신 공급에 참여하고 있다. WHO가 개도국을 대신해 품질을 인증하는 사전적격심사(PQ)를 받은 우리나라 회사 백신이 공급되고 있다. 2016년 12월 현재 우리나라는 4개사 19개 제품이 PQ 인증을 완료해 전 세계 5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인류의 도전에 일조하는 인도적 측면 외에도 미래 산업적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이라 할 것이다. 소아마비 박멸전략이 앞으로 에이즈 등 많은 미생물과의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의 서전을 장식해 주길 기대해 본다.
  • 크루그먼 “한국 디플레 막으려면 재정 투입 단기부양책 필요”

    크루그먼 “한국 디플레 막으려면 재정 투입 단기부양책 필요”

    크루그먼 “SOC 투자, 시간 오래 걸려 확장적 재정정책 통해 긴급 처방해야” 홍남기 “日 수출규제로 불확실성 가중” 크루그먼 “2차 대전 후 최대 보호무역 중국발 경제 위기 발생할 가능성 있다”세계적인 석학이자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9일 우리 정부에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을 때 확장적 재정 정책을 추진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대신 재정을 통한 단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성과 공유 콘퍼런스’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한국과 세계 경제 현안에 대한 견해를 나눴다. 그는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와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하면서 스타 경제학자의 명성을 얻었다. 홍 부총리는 크루그먼 교수에게 내수와 수출 양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고 ‘총요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조언을 구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같은 달 대비 -0.038%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뒷걸음질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은 단기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의 역할을 확대할 여력이 있다”며 “SOC 투자 등 시간이 걸리는 것보다는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재정을 통한 단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을 때 신중한 기조가 위험을 더 키울 수 있으므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일본의 조치로 한국의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됐고, 이로 인해 세계 경제 전체의 글로벌 가치사슬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여기에 대해 “많은 주목을 받은 미중 무역분쟁에 비해 한일 긴장 관계는 이제야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며 “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임은 분명하다”고 동의했다. 또 “당장 내년에 불황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무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루그먼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과거 일본은 경제가 (정상 궤도에서 이탈해)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며 “현재 경기가 나쁜 만큼 한국은 단기적인 대응을 취해야 하며 그럴 여력도 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소비 지출을 늘려 경제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이 영향은 크지 않으며 지금처럼 세계 경기 전망이 어두운 시기에는 정부가 확장적인 재정을 펴 경기를 부양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또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발 경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분쟁 심화는 중국이 위기를 맞는 ‘티핑 포인트’(급격한 변화 시점)가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투자를 꺼리고,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도 “세계 2차대전 이후로는 보지 못했던 엄청난 보호무역주의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인도와 무역전쟁을 하고 있으며 한국 철강산업도 피해를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獨 하노버에서 2차대전 불발탄 발견...시민들 대피

    독일 북부 하노버시의 한 공사장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불발탄이 발견돼 1만 5000명 이상의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AF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 관계자는 이날 무게 250kg의 불발탄이 발견돼 제거 조치하고 대피한 시민들을 밤늦게 귀가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AFP는 하노버 등에서 2차 대전 당시 불발탄이 발견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에서 100kg짜리 불발탄이 발견됐고, 2017년 프랑크푸르트에서는 1.4t 무게의 영국군 폭탄이 발견돼 6만 5000명이 대피하는 일이 있기도 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전쟁 중 독일 상공에 투하된 폭탄 10개 중 1개는 불발탄이라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日과 너무 다른 獨… 폴란드에 거듭 과거사 사과

    日과 너무 다른 獨… 폴란드에 거듭 과거사 사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폴란드에서 저지른 만행에 대해 독일이 거듭 용서를 빌었다. 과거사 사과를 거부하는 일본과는 다른 행보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1일 폴란드 중부 비엘룬에서 열린 2차 대전 80주년 행사에서 독일어와 폴란드어로 “비엘룬 침공의 희생자들에게 고개를 숙인다. 독일의 압제에 희생된 폴란드인들을 기리며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2차 대전 때 가장 먼저 독일의 침공을 받아 가장 많은 피해를 당했다. 독일 공군은 1939년 9월 1일 군사적 요충지도 아니고 방비도 돼 있지 않던 비엘룬을 공습하며 2차 대전을 일으켰다. 지붕에 붉은 십자가 표시가 선명한 병원을 폭격하는 것으로 시작된 공습으로 1200명이 숨졌다. 5년 넘게 이어진 2차 대전에서 유대계 300만명을 포함한 폴란드인 600만명이 숨졌고 곳곳이 폐허가 됐다. 독일은 그동안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폴란드와 프랑스, 영국 등을 비롯한 전쟁 피해국들에 많은 배상과 전쟁범죄에 대한 사과도 계속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은 지난달 1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린 ‘바르샤바 봉기’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폴란드인 사망자를 기리고 용서를 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지난 7월 아돌프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에 참석해 “우리가 방심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기억을 보존하고 이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이런 모습은 식민지 지배에 대해 진솔한 사과는 말할 것도 없고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거부하는 일본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주목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포토] 2차대전 80주년 연설하는 독일 대통령…“폴란드에 용서 구한다”

    [포토] 2차대전 80주년 연설하는 독일 대통령…“폴란드에 용서 구한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폴란드 중부 비엘룬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의해 폴란드에서 저질러진 만행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AP 연합뉴스
  • [단독] ‘욱일기 찬양’ 문체부 국장, 징계 회부에도 “소송할 것”

    [단독] ‘욱일기 찬양’ 문체부 국장, 징계 회부에도 “소송할 것”

    문체부,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요구…공직감찰반 조사받기도“이런 미개한 나라 구더기들과 뒤섞여 살아야 하다니…”“욱일기는 2차대전 전부터 사용, 전범기 모욕 있을 수 없다”“그런 주장 공직사회 나가서 하라” 요구에 “난 못 나간다”징계 추진에도 페북 내용은 그대로 “중징계시 소송 불사”“공무원이라고 자기 생각도 못 밝힙니까.”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체면과 위신, 품위를 유지하는 게 맞는데 게다가 이 시국에 친일 주창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것 아닌가요.” 광복절 전날인 지난 14일 “지금은 친일을 하는 것이 애국심이다”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사혁신처에 중징계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사자인 문체부 한모 국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직사회에서는 “그 사람 정신 나간 것 아니냐.” “그럴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이 주류다. “공무원이라도 자기 생각을 얘기 못할 이유가 있냐”는 입장을 보였던 공무원도 막상 그의 페북 내용을 상세히 전해들은 뒤에는 “도대체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으로 바뀐다. 그는 ‘왜 그런 발언을 했을까.’ 그리고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일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그가 즐겨한다는 페이스북을 찾아 들어가 봤다. 국내 주요 언론은 물론이고, 외신까지도 포스팅하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담기도 하는 등 ‘페북 활동’이 맹렬하다. 웬만한 사람은 페이스북을 매일 방문하더라도 글을 매일 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그는 하루에 적게는 수 건, 많게는 수십 건을 올린다. 어떻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왕성하게 ‘페북 활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친일 애국”은 빙산의 일각친일이 애국이라는 얘기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설마했는데 내용이 상상을 뛰어넘는다 단순히 뉴스를 전하기도 하지만, 그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한다. 친미·반공, 대일관계 등이 중심이다.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교수의 기사는 단골로 등장한다. 요즘은 인사청문회로 무게 중심이 옮겨왔다. 그러다가 20일 저녁 모 방송에서 “친일이 애국”이라는 글로 징계 요청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은 뒤 21일 새벽에는 해명성 글도 올려놓았다. 그 글에 지난달 24일 한일 관계에 대한 그의 포스팅 기사와 글 때문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감찰반에 소환돼 4시간 1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까지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이런 미개한 나라 구더기들과 뒤섞여 살아야 한다니…” 등의 글에 대한 변명도 했다. “우리말 단어의 4분의 1, 특히 근대문명과 관련된 거의 모든 단어가 일본에서 조어되었음에도 그 단어들을 폐기하자는 어리석은 일부 인사들에 대한 말”이라고 해명한다. 공직감찰반의 조사 이후에도 자신의 글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후 8월 14일 발언으로 징계 절차에 돌입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욱일기는 2차대전 훨씬 전인 19세기 후반에도 사용된 깃발로서(중략) 중공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가 욱일기의 사용을 전혀 문제시하지 않는다. 우리만 그걸 전범기라고 모욕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는 7월 11일 글도 있다. 강제징용 배상판결 대법관에 “발 뻗고 주무시는가” 조롱도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한 대법관들에게 “애국애족했다는 생각에 잠은 잘 주무시는가”하고 조롱하는 글도 직접 썼다. 지난 7월 23일에는 “국내로 휴가 가서 죽창이라도 만지작거리다 오자”라는 글과 함께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내에서 휴가 보내면 경제에 큰 힘”이라는 기사를 첨부하기도 했다. 그는 행시 출신에다가 고위공무원(2급)으로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에 파견돼 있는 현직 공무원이다. 문체부 동료들도 그를 평하기를 주저한다. “성격이 강한 사람이다” “블랙리스트 관련자를 엄중하게 처벌하라고 했던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고발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그를 아는 관련 기관의 한 담당자는 그를 ‘관심종자’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취재를 하자 어느 공무원은 “아마 그는 징계와 관계없이 자기의 주장이 알려지는 이런 상황을 즐기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7월 한씨가 청와대 공직감찰반의 조사를 받았다는 제보를 받은 뒤 사실 확인 과정 중에서도 그런 얘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던 중 그에 대한 징계가 추진되고, 이게 뉴스를 탔다. ‘관심종자’ 혹평하는 공무원도  한 고위 공무원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가 있는 나라라고 하지만, 생각을 하는 것과 이를 표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면서 “SNS를 통해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유포하려면 공무원 욕 먹이지 말고 (공직을 그만두고) 밖에 나가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그래도 한 국장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고 싶어서 21일 저녁 통화를 했다. 그는 “친일이 애국이라는 발언은 ‘한일 양국이 관계가 나쁘면 한국경제 특히 국민, 나아가 서민의 삶이 절대적으로 어려워지고, 나라가 위험해진다‘는 차원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면서 “일본으로부터 우리가 피해보는 것이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SNS에서 그런 주의주장을 하려면 공직에서 나가서 하라”는 주장도 있다고 하자 “나는 지금 나가면 할 일이 없다. 그리고 지금 할 일이 있다. 사행산업과 관련, 맡은 일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페북 활동을 그만두겠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그는 문체부가 중징계를 요청했기 때문에 오는 10월 인사위원회에서 파면이나 해임이 나올 수도 있다. 그는 “결과가 나오면 소송을 해야할 것”이라며 말을 마쳤다. 무엇이 그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을까. 두려운 마음조차 든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다른 기사 보기⇒공무원 선거 지원 수당 5만원으로 1만원 오른다
  • “과거사 사죄 없는 일본, 이웃국가와 새 시대 못 열어”

    “과거사 사죄 없는 일본, 이웃국가와 새 시대 못 열어”

    2007년 美하원 위안부 결의안 초안 작성 전범국가인 日 2차대전 범죄 해결 못 해 한일 무역갈등 원인, 강제징용 배상 판결 ‘북핵 해결에 한일 협력 필수’ 美에 어필을 미국내 위안부 운동 역사 자료집 준비 중한일 과거사 문제 등에 목소리를 내온 데니스 핼핀 전 미 하원 전문위원은 “과거사의 진정한 사죄 없이 일본은 한국 등 이웃 국가들과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핼핀 전문위원은 14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독일, 이탈리아 등 다른 전범국과 달리 2차 세계대전의 범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이 한국뿐 아니라 중국, 필리핀 등과의 관계에도 먹구름을 남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범 국가인 이탈리아는 베니토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독재에 협력한 사보이 왕가를 폐지했고 56년간 이들 왕가 친족들의 이탈리아 입국을 불허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러한 ‘자기 성찰’이 없었습니다. 하루빨리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사죄와 자기 성찰에 나서야 합니다. 그것이 과거 역사에 대해 속죄하는 길입니다.” 핼핀 전문위원은 2007년 7월 미국 하원에서 사상 처음으로 채택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HR121)의 초안을 작성하는 등 일제강점기 이슈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여 온 인사다. 그는 “일본은 2017년 11월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함께 도쿄에서 국제여성회의를 열었지만, 위안부 문제를 외면했다. 이는 일본의 이중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이라며 “독일의 홀로코스트(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인정과 배상은 일본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이라고도 강조했다. 핼핀 전문위원은 최근 심화된 한일 무역갈등 역시 일본학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이언 부루마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인용하며 책임이 일본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신조 총리가 최근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유로 국가 안보를 언급했지만 믿는 사람은 몇 명 없다. 지난해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한국 내 일본 기업 자산 압수가 결정적 원인’이라고 말한 부르마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핼핀 전문위원은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가 가장 좋은 해법”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국제 문제의 적극적인 개입을 좋아하지 않는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북핵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 한일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수’란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핼핀 전문위원은 이정실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정대위) 회장과 함께 27년 미국 정대위 역사와 미국 내에서 펼쳐진 위안부 운동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정리한 영문판 자료집을 만들고 있다. 그는 “올해 안으로 출간될 위안부 운동 자료집은 1992년부터 시작된 미국 내 위안부 운동을 총정리하는 작업”이라면서 “이는 위안부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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