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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흰 몰라도 돼” 독재 첫 신호는 뉴스·여론 통제

    “너흰 몰라도 돼” 독재 첫 신호는 뉴스·여론 통제

    김일성·마오쩌둥·스탈린 사례 분석독재자, 2인자로의 세력 분산 경계공동지식 제한해 비판적 행동 차단언론중재법, 민주주의에 균열 우려육중한 탱크 무리와 최신 미사일을 탑재한 장갑차들의 행렬, 그 뒤를 일사불란하게 따르는 북한군. 이런 모습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는 독재자가 있다.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을 맞아 매년 여는 열병식을 보노라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왕권이 해체된 현대사회에 저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이런 의문은 자연스레 독재자에게 이른다. 능력이 탁월한가, 천부적인 카리스마가 있는가. ‘독재의 법칙’은 독재 권력을 잡으려는 자들의 유형과 그 특징, 독재를 유지하기 위한 처세술과 생존 법칙을 살핀다. 독재자가 자신의 독재 체제를 공고히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공동지식’과 ‘공유지식’을 이용하는지, 이 과정에서 개인 우상화와 잔인한 숙청이 왜 불가피했는지 구소련(스탈린), 중국(마오쩌둥), 이라크(후세인), 북한의 실제 사례 등으로 들여다본다. 체제를 이해하려면 당연히 권력의 속성을 알아야 한다. 권력은 누구와 나눌 수도 없고, 초반에 승기를 잡는 게 유리하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권력을 내려놓겠다고 외쳤던 이들의 약속을 믿고 자발적으로 자신의 차례를 묵묵히 기다렸지만, 2인자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 우리 현대사 인물들에게서도 이런 성향이 보였다. 구소련에서 권력을 나누겠다며 당헌을 고친 고르바초프가 결국 체제 붕괴를 부른 것도 이런 이유다. 권력 투쟁에선 승리의 경험을 쌓을수록 힘이 커지고, 따르는 엘리트 무리가 공고해진다.역전승은 기대할 수도 없다. 스탈린이 부하들을 향해 웃으면서 “승진 아니면 감옥”이라고 한 데서 독재자의 속성을 알 수 있다. 스탈린이 자신의 충신 예조프를 숙청한 것도, 김일성 북한 주석이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고 죽은 것도 2인자로 세력이 분산되는 게 두려워서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고모부이자 노련한 정치인이었던 장성택을 제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성택은 어린 조카가 독재자가 되기 전 그를 막지 못했고, 많은 수행단을 이끌고 보란듯 중국을 방문했다가 김정은의 눈 밖에 난 것이다. 저자는 민주주의와 독재를 구분하는 대표적인 기재로 ‘공동지식’과 ‘공유지식’을 눈여겨보라고 강조한다. 다수의 기대와 예상이 하나로 수렴될 수 있도록 돕는 통념과 여론, 신념, 관습, 법 등이 공동지식이라면, 독재자는 일부만 알고 있는 공유지식을 선호한다. 쉽게 말해 카카오톡 단톡방이 공동지식이라면 일대일 대화가 공유지식으로 볼 수 있다. 당연히 독재 권력은 시민들 사이에 공동지식이 형성될 계기를 주지 않으려 한다. 그 첫걸음은 언론·집회·결사의 자유를 금지해 집단행동을 선도하는 핵심 대중을 결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여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도 이런 저의가 엿보이기 때문에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결국 저자는 개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개인 독재화가 독재자 개인의 뒤틀린 욕망이나 카리스마가 아닌, 독재정치의 구조적 경향이라고 진단한다. 결국 독재 탄생의 핵심을 법, 총, 카리스마, 쿠데타 등에서 찾기보다는 혼탁한 정보와 조작된 여론,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마음, 그리고 이런 것들에 쉽게 흔들리는 우리의 순진함에서 바라봐야 독재정치의 주요한 수수께끼를 해결할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 사회가 다시 독재로 회귀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에 균열이 보이는 지금 상황 속에서 깊게 생각해 볼 문제다.
  • 강경·충성파 남성만 33명… ‘본색’ 드러낸 탈레반 과도정부

    강경·충성파 남성만 33명… ‘본색’ 드러낸 탈레반 과도정부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이 7일(현지시간) 새 정부의 행정수반 지명과 내각 구성을 완료했다. 지난달 30일 미군이 아프간을 완전히 떠난 지 1주일여 만이다. 전부 남성으로 구성된 33명의 인물은 각종 테러와 관련해 미국이 수배 중인 과격파를 포함해 거의 모두 원리주의 강경파와 탈레반 충성파들로 구성됐다. 미국은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60대 후반) 총리대행 등 향후 정부를 이끌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내각 구성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정부를 ‘대행내각’ 체제라고 표현했다. 그동안 서방세계에 ‘탈레반의 대통령’으로 통해 온 조직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53)가 유력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정부수반에 오른 하산 아쿤드는 탈레반 1차 통치기(1996∼2001년)에 외무장관과 부총리를 맡았던 인물이다. 미군에 쫓겨 패주한 이후에도 탈레반 최고위원회인 레흐바리 슈라를 이끌었다. 바라다르는 제1부총리에 임명됐다. 탈레반 연계 군사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50세가량)는 내무장관을 맡아 검찰과 경찰을 이끌게 됐다. 탈레반 창설자 모하마드 오마르(2013년 사망)의 아들인 모하마드 야쿠브(31세 추정)는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탈레반의 제3대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60세 추정)는 이날 새 정부 구성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앞으로 아프간의 모든 삶의 문제와 통치 행위는 신성한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새 내각 구성원들이 샤리아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모든 국민들에게 약속한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1차 통치기에 샤리아를 앞세워 여성의 취업·교육 기회를 박탈하는 등 극도로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아쿤드자다가 성명을 낸 것은 탈레반의 아프간 재장악 후 처음이다. 이날 탈레반의 발표 내용은 ‘정상국가’로의 변신을 기대했던 미국 등 외부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 정부를 포용적으로 구성하고 여성의 인권도 존중하겠다던 아프간 재점령 이후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하산 아쿤드 총리대행은 유엔의 제재 대상 명단에 올라 있고 내무장관에 지명된 시라주딘 하카니는 2017년 15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카불 폭탄 테러와 관련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1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건 인물이다. 미국은 즉각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아프간 과도정부 내각 명단에는 탈레반이나 제휴 조직원들의 이름만 올라 있고 여성은 아무도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또 “몇몇 인물은 소속과 행적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에 이뤄진 아프간 내각 인선은 국가경제를 재건하겠다는 탈레반의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아프간 동결 자금 해제의 열쇠를 쥔 미국은 탈레반 이외의 인물을 포함하는 포용적인 정부 구성을 압박했으나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에 의해 위협받는 여성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거리 시위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탈레반 측의 강경 진압으로 여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정부 구성 발표 직전에도 카불에서 수백명의 여성들이 시위에 나섰고, 탈레반은 유혈진압으로 해산시켰다. AFP통신은 서부 헤라트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 도쿄올림픽까지 강행했는데…코로나에 꺾인 日 스가 재선의 꿈

    도쿄올림픽까지 강행했는데…코로나에 꺾인 日 스가 재선의 꿈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오는 29일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총리 재선을 노리던 스가 총리의 꿈도 깨지면서 이달 말 취임 1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스가 총리는 3일 오전 자민당 임시 임원 회의에서 이번 총재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총리 관저에서 취재진과 만나 “총리가 된 뒤 1년간 코로나19 대책을 중심으로 국가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며 “국민 여러분의 생명과 삶을 지키는 것이 총리로서 저의 책무이므로 전념해 완수하고 싶다”고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가 총리는 지병으로 자민당 총재 임기를 1년 남겨 놓고 지난해 9월 물러난 아베 신조 전 총리 뒤를 이어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뒤 총리가 됐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다수당 총재가 총리로 선출된다. 이 때문에 스가 총리는 일찌감치 총리 재선 뜻을 밝히며 연임 의지를 강하게 보여왔다. 심지어 전날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만나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스가 총리의 재선 도전을 불안해하는 시각이 커져 가는 게 문제였다. 스가 총리는 코로나19 감염 확대 속 도쿄올림픽을 치르는 데 대한 국내 비판을 무릅쓰고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일본이 개최국으로서 역대 최대 성적을 낸 기쁨도 잠시 올림픽 개최 후 코로나 감염자 수가 2만명대에 이르는 등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심각해졌고 결국 지지율 추락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28일 마이니치신문이 사회조사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전국 유권자 1109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스가 내각 지지율은 지난 7월 17일 조사 때보다 4% 포인트 낮은 26%였다.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 기준 스가 내각 지지율이 30%대가 깨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해 9월 스가 내각 출범 이후 역대 최저 지지율이다. 지지율 30% 선은 정권 교체의 기준으로 스가 총리 교체론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중의원 총선거를 치르는 일본 정치 일정상 스가 총리 체제로는 총선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다. 그러자 스가 총리는 니카이 간사장을 교체하는 등 당 지도부 인사를 통해 쇄신에 나서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하면서 결국 총리 재선의 꿈을 접고 1년짜리 총리로 끝날 수밖에 없게 됐다.
  • 아들에게 자살 폭탄테러 시킨 ‘유령’ 아프간 새 정부 이끈다

    아들에게 자살 폭탄테러 시킨 ‘유령’ 아프간 새 정부 이끈다

    탈레반, 정부 주요 보직서 여성은 배제 신정주의 이란처럼 실무자 따로 둘 듯 바이든 종전 선언 후 ‘미군 장비 퍼레이드’ 저항 세력과 협상 결렬… 군사작전 개시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을 이끌어 온 ‘은둔의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베일을 벗고 아프가니스탄 새 정부의 수장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탈레반은 미군 철수 이틀 만인 1일(현지시간) 노획한 아프간 정부군의 무기와 군 장비를 이용해 퍼레이드를 펼치는 등 세 과시에 나서며 아프간 완전 장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탈레반이 이르면 3일 아쿤드자다를 수장으로 한 아프간 새 정부 체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1961년생으로 추정되는 아쿤드자다는 1994년 탈레반이 결성된 지역이자 아프간 제2의 도시인 칸다하르 출신으로 2016년 이후 탈레반을 이끌었다. 실용주의자의 면모와 독실한 이슬람 율법학자라는 다소 모순된 이미지를 두루 갖춘 그는 ‘신도들의 리더’로 불려 왔다. 아쿤드자다는 자신의 아들을 자살 폭탄 테러범으로 훈련시켰을 정도로 자살 폭탄 테러를 지지해 왔다. 그의 아들은 2017년 23세였을 때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 게레슈크 지역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벌여 사망했다.NYT에 따르면 탈레반은 신정주의를 채택한 이란처럼 아쿤드자다가 최고지도자의 역할을 맡고 그 아래 대통령이나 총리를 두는 등 별도의 실무책임자를 둘 계획이다. 탈레반 2인자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외무장관, 탈레반 창설자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이자 군사작전을 총괄해 온 무하마드 야쿠브가 국방장관이 될 것이라고 스푸트니크통신이 보도했다. 또 탈레반 연계 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의 고위 인사인 칼릴 하카니가 내무장관에 내정됐다.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던 공언과 다르게 새 정부 주요 보직에 여성은 배제된다. 탈레반은 대중 지도력 확보에도 매진하는 모습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칸다하르의 외곽 고속도로를 따라 미제 녹색 험비와 무장 차량을 동원해 대규모 퍼레이드를 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아프간 전쟁 종료를 선언한 대국민 연설을 한 뒤, 아프간에선 탈레반이 미제 전리품을 내세우며 전쟁 승리를 자축한 셈이다. 탈레반은 또 미국이 떠난 후 반(反)탈레반 저항 세력의 거점인 판시지르를 놓고 저항 세력과 협상이 결렬되자 군사작전을 개시하는 등 아프간 전역 장악에 시동을 걸었다. 판시지르는 과거 소련에 항전한 아프간 민병대의 거점 지역이다. 현재 아프간의 ‘국부’로 불리는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인 아흐마드 마수드가 반탈레반 저항세력인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을 이끌고 있다. NRF는 성명을 내고 “탈레반이 새로 구성하는 정부에 한두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며 계속 탈레반과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 벼랑 끝 스가, 2인자 교체 승부수

    벼랑 끝 스가, 2인자 교체 승부수

    지지율 30% 선이 붕괴되며 총리 재선 목표에 최대 위기를 맞은 일본 스가 요시히데(왼쪽) 총리가 집권 여당의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자민당 쇄신 작업으로 자신을 향한 불만을 잠재워 당내 구심력을 회복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31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인 스가 총리는 니카이 간사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 인사를 9월 중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니카이 간사장은 전날 스가 총리를 만나 직접 당 지도부 쇄신 인사를 건의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이 자리에서 “현 국면을 타개하는 길은 인사밖에 없다”며 자신이 물러나겠다고 밝혔고 스가 총리는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카이 간사장 교체 카드가 떠오른 데는 당 안팎에 그의 장기 집권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올해 82세인 니카이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부터 자민당 간사장으로서 5년 넘게 2인자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역대 최장수 자민당 간사장이란 타이틀을 가진 그는 중의원 12선의 관록으로 정세를 읽는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와 함께 낡은 정치를 주도한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젊은 의원들 사이에서 니카이 간사장의 장기 집권에 따른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가 총리 당선의 1등 공신인 니카이 간사장은 9월 말 총재 선거를 앞두고 스가 총리의 재선을 일찌감치 지지하는 등 정치적 후원자의 역할을 도맡아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스가 총리가 지지율 추락을 거듭하면서 스가 내각 체제로 10월 중의원 총선거에서 자민당이 대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당 지도부를 포함해 내각까지 쇄신 요구가 빗발쳤고 결국 스가 총리도 최대 후원자인 니카이 간사장의 교체로 분위기 전환에 나서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오는 10월 21일 임기가 만료되는 중의원 총선거와 관련해 자민당에서는 해산 없이 임기 만료에 맞춰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10월 5일 투표를 공시하고 12일 후인 10월 17일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 국민의힘 ‘정홍원 선관위’ 출범… 경선 공정·흥행이 숙제

    국민의힘 ‘정홍원 선관위’ 출범… 경선 공정·흥행이 숙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지휘할 선거관리위원회가 26일 박근혜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정홍원 신임 위원장을 간판으로 세워 출범했다. 첫날부터 후보들이 ‘역선택 방지조항’ 등 경선룰을 둘러싼 공방을 벌이면서 선관위는 후보 간 갈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공정과 흥행을 모두 잡아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됐다. 정 위원장은 이날 첫 번째 선관위 회의에서 “최대 목표를 공정으로 삼고 사심 없이 해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나라가 벼랑을 향해서 달리는 마차처럼 느껴지고, 법치고 공정이고 어느 한 부분도 제대로 된 데가 없고, 성한 데가 없는 경우 없는 나라가 됐다”며 “선거를 통해서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만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선관위는 정 위원장과 12인의 위원 체제로 꾸려졌다. 부위원장에는 한기호 사무총장이 임명됐고, 성일종·김석기·김은혜 의원과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경선준비위원을 지낸 정양석 전 사무총장, 김재섭 전 비상대책위원 등이 위원을 맡았다. 이들은 11월 대선 후보 선출까지 경선을 관리, 운영하게 된다. 이날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기존 경준위가 발표한 경선룰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경준위는 아무 권한이 없고, 선관위가 모든 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기구”라고 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이런 주장이 옳지 않다며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경준위가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기로 이미 결론을 내렸고, 최고위에서 의결도 했다”면서 “더이상 바뀔 게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경준위는 1차 예비경선 ‘국민여론조사 100%’, 2차 예비경선 ‘국민 70% 대 당원 30%’ 등의 기준을 발표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은 고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선관위가 경준위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 선관위원은 “역선택 방지 조항은 이미 정해진 것”이라며 “지금 와서 선거 규정을 다시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탈레반 ‘진짜 지도자’ 칸다하르에, “내가 트럼프와 직접 통화한 사람”

    탈레반 ‘진짜 지도자’ 칸다하르에, “내가 트럼프와 직접 통화한 사람”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53)가 대미 봉기의 중심지인 칸다하르에 돌아왔다.  카타르 도하에 있는 탈레반 정치국을 이끌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든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정부 인사들과 철군 협상을 이끌었던 바라다르가 17일(이하 현지시간) 칸다하르 공항에 도착해 열렬한 환영 인파에 휩싸였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미군 철군 이후 갑자기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져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카불의 풍경과 사뭇 다르다. 칸다하르는 탈레반의 정신적 고향이자 성지로 20년 대미 항쟁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바라다르는 다음날이나 19일 수도 카불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칸다하르는 오래 전부터 아시아와 인도를 잇는 통로 역할을 해 전략적 요충지로 침탈이 잦았던 곳이다. 기원전 4세기에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도시를 세운 뒤, 중앙아시아의 많은 부족들이 차례로 이곳을 점령했다. 7세기에는 아랍인, 9세기에는 사파르 왕조, 10세기에는 가즈나 왕조의 지배를 받았으며, 몽골 침략자 칭기즈칸과 투르크 정복자 티무르에 의해 파괴됐다. 그 뒤 16세기 무굴 제국의 통치를 받았고 17세기 페르시아에 넘어갔다가 1747년에 통일 아프가니스탄의 첫 수도가 됐다. 우리가 헬레니즘과 동양 문명이 섞였다고 얘기하는 간다라 문명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칸다하르는 양과 양모, 목화, 비단, 모피, 곡식, 과일, 담배 등의 교역 중심지로 석류와 포도의 주산지로 유명하다. 파슈툰족의 땅이라 파키스탄의 페샤와르와 인연이 아주 깊은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1979년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뒤 이 일대에 자동소총 사단이 배치됐고, 이듬해 중반에는 사령부가 설치됐다. 1981년에는 파키스탄 국경을 넘나들던 아프가니스탄 게릴라들이 한때 이 도시를 점령한 일도 있었다.  바라다르는 1994년 대소 봉기를 목적으로 탈레반을 창설한 네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2001년 9·11 테러 한 달 뒤에 미군이 침공하자 반미 봉기의 중심 인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0년 2월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미국과 파키스탄의 합동작전에 의해 검거됐다.  8년 동안 수감됐다가 평화협상을 원활히 한다는 명분으로 풀려났다. 2019년 1월부터 도하의 탈레반 정치국을 이끌었다. 지난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미국 정부 최고 책임자와 직접 협상을 벌인 첫 탈레반 지도자가 됐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 탈레반을 이끄는 정치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아래 체계도로는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에 이어 2인자이지만 실질적으로 조직을 이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환국하기 전 도하에서 미리 녹화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예상하지 못한 승리를 달성했다. 이제는 우리 국민들에 어떻게 봉사하고 보호할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과거 베일 뒤에 숨어 있던 탈레반 지도자들이 속속 전면에 나서면서 새 통치 체제 발표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반(反) 탈레반 전선이 구축되고 이슬람 국가(IS) 등 과격 단체도 본격 행보를 시작하는 등 아프간이 또 다른 혼란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탈레반 공동 창설자 중 한 명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 물라 무하마드 야쿠브도 카불 장악 다음날(16일) 카불에 들어갔다고 인도 일간 더힌두가 보도했다. 야쿠브는 탈레반 군사 작전을 총괄하며, 여러 차례 최고 지도자 후보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얼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복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면령을 발표했다.  탈레반의 고위 간부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세계는 느리면서 점진적으로 우리 지도자들을 모두 보게 될 것”이라며 “비밀의 그림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고 지도자 아쿤드자다의 소재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내전과 극단주의 부활 조짐도 감지된다. 타스 통신은 이날 이란 알-알람 TV를 인용해 카불 북동부 판지시르 주에서 암룰라 살레 아프간 제1부통령을 지지하는 부대가 탈레반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살레 부통령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합법적 대통령 대행이라며 탈레반에 대한 저항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더불어 우즈베크족 군벌 출신 압둘 라시드 도스툼 전 부통령도 판지시르로 1만명의 부대를 출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친미 정부 붕괴와 함께 아프간이 테러리스트의 ‘성지(聖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친알카에다 매체의 계정에는 탈레반을 “형제들”이라고 부르며 이번 승리를 축하하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더힌두에 따르면 IS, 자이시-에-무함마드(JeM), 라슈카르-에-타이바(LeT) 등 이슬람 과격 단체의 많은 대원이 지난 며칠새 카불에 들어섰다.
  • 日스가, 올림픽 시작하면 지지율 오른다더니...또 역대 최저치 경신

    日스가, 올림픽 시작하면 지지율 오른다더니...또 역대 최저치 경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속절 없이 추락하는 국민 지지율을 반등시킬 마지막 카드로 믿고 있던 도쿄올림픽마저 그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는 형국이다. 지난 23일 올림픽 개막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서 정권 출범 이후 10개월 만에 최악의 수치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는 ‘7월 정례 여론조사’ 결과 스가 정권 지지율이 34%로 나타났다고 26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여론조사의 43%에 비해 9%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니혼게이자이 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9월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전임 아베 신조 총리 당시 최저치인 38%(2020년 6월)보다도 4%포인트나 낮은 것일뿐 아니라 2012년 12월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아 아베 내각이 들어선 이후를 통틀어서도 최악의 수치다. 스가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지난달보다 7%포인트 상승한 57%였다. 이 또한 정권 출범 이후 최고치였다.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53%가 ‘스가 총리의 지도력 부재’를 들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신규 확진자가 하루 5000명을 넘어서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진 것과 이런 와중에 도쿄올림픽을 강행한 데 대한 불만과 분노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민의 3분의2인 65%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순조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스가 정권 지지율은 올림픽 개막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하던 터였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7~18일 유권자 14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스가 정권 지지율은 31%였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35.9%였다.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조사 모두 스가 내각 출범 후 최저치였다.이에 따라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그 여세를 오는 9월 자신의 자민당 총재(총리) 선거 승리로 이어간다는 스가 총리의 구상은 실현 가능성이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특히 집권 자민당 지지율도 38%로 지난달 대비 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오면서 “스가 총재 체제로는 자민당이 오는 10월 이전에 치러질 중의원 선거(총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당내 공격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 당초 스가 총리를 비롯한 정권 핵심부 인사들은 그동안 “국민들이 지금은 올림픽을 반대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돼 일본 선수들의 금메달 선전과 감동 스토리가 이어지면 올림픽을 하길 잘했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게 것”이라는 식으로 말해 왔다. 한편 지난 25일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020명이었다. 도쿄올림픽 개막 전날인 22일 5395명을 기록한 이후 사흘 만에 다시 5000명대로 올라섯다. 특히 도쿄도는 신규 확진 1763명으로,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일요일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 고이케 ‘日 첫 여성총리’ 가까워졌나

    고이케 ‘日 첫 여성총리’ 가까워졌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사실상 완패한 지난 4일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진정한 승자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가 주축이 된 도민퍼스트회가 4년 전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자민당의 의석 수 과반 달성을 저지하면서 고이케 지사의 존재감이 강조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체제로 올가을 중의원 총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우려가 자민당 내에서 흘러나오면서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를 꿈꾸는 고이케 지사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에서 고이케 지사에 대한 경계감이 강해지고 있다. 자민당의 중진 의원은 이 신문에 “중의원 총선에서 고이케 지사가 ‘첫 여성 총리’를 내걸면 얼마나 표를 모을지 모르겠다”며 고이케 지사의 영향력을 우려했다. 자민당이 이처럼 두려워하는 이유는 고이케 지사를 상대로 여러 선거에서 번번이 패했기 때문이다. 파벌 경쟁에서 밀린 불만으로 자민당을 탈당했던 고이케 지사는 2016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고 2017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자신이 만든 도민퍼스트회가 자민당을 꺾고 제1당이 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번 도쿄도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도의회 선거전은 쉽지 않았다. 심지어 고이케 지사는 지난달 22일 과로를 이유로 입원했다. 중요한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입원했기에 선거를 포기하고 자민당 지원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고이케 지사는 선거 막바지에 퇴원해 곧바로 집중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동정론’을 일으켰다. 그 결과 도민퍼스트회는 자민당보다 2석 적은 31석을 차지하며 선전했다.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고이케 지사가) 최종 구원투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만 69세로 뉴스 앵커 출신인 고이케 지사는 특유의 보여 주기 식 정치로 여론을 주도하는 ‘극장 정치’에 능숙하며 이번에도 그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이케 지사가 일본 특유의 파벌 정치에서 지지를 받지 않는 한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되는 건 쉽지 않다. 스가 총리에 이어 당내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고이케 지사와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를 총리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전날 니카이 간사장을 만난 고이케 지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기회로 중앙 정치에 복귀하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왜 그렇게 (기사를) 쓰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 ‘김정은 대리인’ 누가 될까…‘백두혈통’ 김여정 vs ‘조직비서’ 조용원

    ‘김정은 대리인’ 누가 될까…‘백두혈통’ 김여정 vs ‘조직비서’ 조용원

    3차 전원회의서 ‘제1비서’ 선출 가능성 북한이 이달 상순 예정된 노동당 제3차 전원회의에서 당 총비서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리인인 제1비서를 선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과 8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지위가 수직 상승한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유력하게 거론되는데, 두 사람 중 누가 되느냐에 따라 제1비서직의 성격과 정치적 의미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우선 당규약에서 제1비서를 ‘총비서의 대리인’으로 규정한 만큼 이 자리에는 백두혈통인 김여정이 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사시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여정은 지난해 6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앞두고 자신의 명의로 담화문을 내는 등 2인자로서의 위상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나 소속과 직책이 없어 권한을 행사할 법적 지위가 약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김여정이 제1비서에 등극할 경우 명실상부 2인자임을 공식화하면서 권한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계 구도를 공식화하기엔 김 위원장이 30대 후반으로 아직 젊다는 점에서 이 자리가 후계 보다는 역할 분담에 방점이 찍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월 당대회에서 김여정의 직위를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낮추었는데 이제 와 갑작스레 제1비서로 앉힐 명분도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조용원이 제1비서에 선출된다면 2인자로서 권력을 나눠 갖기 보다는 김 위원장을 보좌하고 실무적 역할을 분담하는 자리로 볼 수 있다. 강력한 총비서 체제를 구축하는 데 공을 세운 조용원이 제1비서에까지 선출된다면 보다 강력하고 안정된 당 중심 국가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제1비서라는 직함 자체가 김 위원장이 2012~2016년 사용했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백두혈통이 아닌 조용원이 이 자리를 맡을 경우 주변으로부터 상당한 견제를 받을 수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의 대리 역할을 한 사람은 현재까지 김여정 밖에 없지만 2인자로 공식화하기엔 실적이나 성과 면에서 이룬 것이 없다”면서 “김여정이 과도기적 후계 역할을 하거나 곧바로 선출하지 않고 한동안 공석으로 남겨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경제조직사업과 지휘에서 나서는 문제’ 제목의 기사에서 “당이 제시한 새로운 5개년 계획은 당의 지령이며 국가의 법이다. 인민경제계획은 누구도 어길 권리가 없으며 오직 집행할 의무밖에 없다”며 강력한 집행을 주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北, ‘남조선 혁명’ 통한 통일 전략 포기했다”

    “北, ‘남조선 혁명’ 통한 통일 전략 포기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일 북한이 사실상 ‘남조선 적화통일 전략’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취재진에게 북한이 지난 1월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개정한 ‘조선노동당 규약’을 설명하며 “북한이 통일을 지향한다는 것은 맞지 않으며 남조선 혁명도 포기했다”고 전했다. 기존 당 규약은 통일전선과 관련해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 평화, 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을 통일하고…”라고 명시했지만 새로운 당 규약에서는 대남 인민연대를 상징하는 ‘우리민족끼리’ 표현이 삭제됐다. ●‘우리민족끼리’ 표현 삭제 또 통일 시기에 대한 문구도 기존 “조국을 통일하고”에서 “조국의 평화통일을 앞당기고”라는 보다 장기적 전망을 뜻하는 표현으로 바뀌었고, “민족의 공동번영”이라는 남과 북의 공존을 강조하는 표현도 새로 실렸다. 통일 과업과 관련해서는 기존 당 규약의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을 수행’ 표현이 새 당 규약에서는 사라졌다. 이 전 장관은 이에 대해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론이 약화했고 규약에서는 남조선혁명론이 소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일본에 대한 북한의 인식 변화도 새로운 당 규약에 반영돼 있다고 이 전 장관은 해석했다. 우선 새 당 규약의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정치군사적 지배를 종국적으로 청산하며”라는 문구에서 ‘종국적으로’라는 표현에 초점을 맞춰 “남한에 대한 미국의 정치·군사적 영향의 장기성을 북한이 어느 정도 인정한 것”으로 평가했다.또 기존 규약에 있던 “일본 군국주의와 재침책동을 짓부시며”라는 표현이 새 당 규약에선 삭제된 것에 대해선 “향후 북일관계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유사시 2인자에 김여정 등용 가능성” 북한이 새 당 규약에서 총비서 바로 아래 제1비서 직함을 신설하고 그 역할을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대리인’이라고 명시한 것에 대해선 “유사 상황에 대비해 수령체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는 공석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제1비서를 당대회 없이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선출할 수 있도록 한 대목을 두고 “수령의 신상이 위급할 때 당 대회라는 복잡한 절차 없이 신속히 선임하도록 한 것”이라며 “대리인인 제1비서는 후계자, 그리고 후계를 이어주는 인물까지 포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1비서는 백두혈통만이 가능하며 유사시 김여정을 등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北 2인자 ‘제1비서’부활… 김여정이나 심복 조용원 임명 가능성

    北 2인자 ‘제1비서’부활… 김여정이나 심복 조용원 임명 가능성

    북한이 최근 노동당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리인 총비서 바로 아래 ‘제1비서’ 직책을 다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제1비서 직함은 김 위원장이 2012~16년 사용했기에 더욱 눈에 띈다. 김 위원장과 역할을 분담하고, 당 중심 체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1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월 열린 제8차 당대회에서 ‘당규약’을 개정하면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제1비서, 비서를 선거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당규약은 당국가 체제인 북한에서 당의 강령과 목표, 활동 노선 등을 제시한 것으로, 우리의 헌법과 같은 위상이다. 당규약은 제1비서를 “총비서의 대리인”으로 규정했는데, 명실상부 당 2인자의 자리를 공식화한 것이다. 북한은 제1비서 임명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심복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맡았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 조직지도부 출신으로 지난 8차 당대회에서 당비서 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초고속 승진한 조용원은 강력한 김정은 친정체제 구축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과 김여정 당 부부장 남매와 나란히 가죽 롱코트를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으며, 지난 4월 태양절에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5인방에 ‘로열패밀리’와 함께 포함됐다. 당 부부장 외에 별다른 직책을 받지 못했지만 ‘백두혈통’으로서 실질적 2인자의 위상을 갖는 김 부부장이 제1비서를 맡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후계를 염두에 두고 제1비서직을 만들었을 거라는 관측도 있지만, 김 위원장이 30대로 젊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에는 제1비서가 장기간 공석일 수 있다. 개정된 당규약에는 김일성 시대부터 주창해 온 ‘남한 혁명통일론’을 대표하는 용어가 빠졌다. 규약 서문에는 북한이 전통적으로 강조해 온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과업 수행”이라는 표현이 “전국적 범위에서 사회의 자주적이며 민주적인 발전 실현”으로 바뀌었고, ‘당원의 의무’ 조항에서는 “조국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적극 투쟁해야 한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북한이 적화통일 의지를 내려놓고, 남북 관계에 대한 인식을 통일보다는 공존으로 선회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북한은 지난 1월 당규약 개정을 보도하면서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 과업 부분에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해 조선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혁명이라는 용어가 현 정세에 맞지 않고 북한 주도의 통일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통일 과업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 표현을 유화적으로 바꾼 것일 수 있다”며 “통일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기본 정치 방식을 ‘선군정치’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로 바꿔 명문화하고,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과 ‘주체’, ‘선군’ 등 선대에서 강조하던 용어들이 빠진 것도 눈에 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北, 총비서 아래 ‘제1비서’ 신설…‘통일 과업’ 바꾼 김정은 의도는?

    北, 총비서 아래 ‘제1비서’ 신설…‘통일 과업’ 바꾼 김정은 의도는?

    8차 당대회서 ‘당규약’ 개정 북한이 최근 노동당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리인 총비서 바로 아래 ‘제1비서’ 직책을 다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제1비서 직함은 김 위원장이 2012~2016년 사용했던 것이어서 더욱 눈에 띈다. 김 위원장과 역할을 분담하고, 당 중심 체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1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월 열린 제8차 당대회에서 ‘당규약’을 개정하면서 당 중앙위원회에 “제1비서, 비서를 선거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당규약은 당국가 체제인 북한에서 당의 강령과 목표, 활동 노선 등을 제시한 것으로, 우리로 치면 헌법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북한 노동당에는 현재 7명의 비서가 있는데, 규약에 제1비서 직책을 따로 둠으로써 사실상 당 2인자의 자리를 공식화한 것이다. 제1비서는 총비서의 위임을 받아 회의를 주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제1비서 임명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김 위원장의 심복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유력하게 꼽힌다. 2014년부터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과 함께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오던 조용원은 8차 당대회에서 당 비서 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오랫동안 당 조직지도부에 있으면서 강력한 김정은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평가된다. 조용원은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 남매와 나란히 가죽 롱코트를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으며, 지난 4월 태양절에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5인방에 ‘로열 패밀리’와 함께 들었다.개정된 당규약에는 김일성 시대부터 주창해 온 ‘남한 혁명통일론’을 대표하는 용어가 빠졌다. 규약 서문에는 북한이 전통적으로 강조해 온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과업 수행”이라는 표현이 “전국적 범위에서 사회의 자주적이며 민주적인 발전 실현”으로 바뀌었고, ‘당원의 의무’ 조항에서는 “조국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적극 투쟁해야 한다”는 문구는 아예 삭제됐다. 이를 두고 북한이 적화통일 의지를 내려놓고, 남북 관계에 대한 인식을 통일보다는 공존으로 선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해석이 맞다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통일 체제에 대한 논의보다 평화와 공존을 강조하는 것과도 상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를 발전보다는 ‘남-남’의 관계로 가져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현재 대남 비서도 임명하지 않고 있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통일부의 상대 기구)도 없애겠다고 하는 등 남한과 관계를 지속하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남북의 특수한 관계라는 현실적 정세 판단 속에서 사실상 ‘국가 대 국가’로 가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앞서 북한은 지난 1월 당규약 개정 소식을 보도하면서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 과업 부분에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하여 조선반도(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면서 “이것은 강력한 국방력에 의거해 조선반도의 영원한 평화적 안정을 보장하고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앞당기려는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입장의 반영”이라고 한 바 있어 통일 목표를 바꾸었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혁명이라는 용어가 현 정세에 맞지 않고 북한 주도의 통일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통일 과업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 표현을 유화적으로 바꾼 것일 수 있다”며 “통일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윤석년의 소통 가게] OTT 경쟁과 이용자 복지

    [윤석년의 소통 가게] OTT 경쟁과 이용자 복지

    1년이 넘는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OTT(Over The Top)가 제공하는 각종 동영상 서비스를 즐겨 이용한다. 대표적인 OTT 기업인 넷플릭스는 이미 전 세계 약 2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지난 해 말 넷플릭스 국내 가입자는 3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2월 통계지만 월순수이용자수(MAU)는 약 1000만명에 달한다. 2020년 국내 매출 규모도 무려 4155억원으로 서비스 개시 불과 3년 만에 전년 대비 2배를 넘게 성장했다. 디즈니도 자체 콘텐츠의 배타적인 이용을 극대화하고자 OTT인 디즈니플러스를 출범시켜 1년 4개월 만에 이미 가입자가 1억명을 넘어섰다. 올 하반기에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며, 넷플릭스·아마존 등과 한정된 수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할 전망이다. 토종 OTT 플랫폼인 웨이브, 티빙, 왓챠 등도 점차 가입자 수를 늘리고 있다. 국내 방송사에서 제작한 인기 드라마와 버라이어티프로그램 등을 앞세워 글로벌 OTT에 맞서 국내 시장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2월 현재 웨이브는 약 400만명, 티빙은 약 270만명, 왓챠는 약 140만명의 MAU를 기록했다. 더욱이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자체 플랫폼의 경쟁력을 내세워 미디어 콘텐츠의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인 아마존이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 쿠팡을 포함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방송 및 동영상 서비스 시장은 지상파 방송 중심의 체제에서 ‘본방사수’의 관습적인 시청이 줄었고, 유료 채널의 가입도 정체됐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1인 가구 혹은 2인 가구는 ‘코드커팅’, 즉 유료채널을 해지하고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덜한 OTT로 갈아탔다. 각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공간적인 제약을 그다지 받지 않는다. 극장 개봉을 1차 창구로 하는 영화도 코로나 사태 이후 각종 OTT 서비스나 SVOD를 통해 소비되고 있다. 그렇지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이용이 늘어날수록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아니 이용자의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이미 넷플릭스는 30일간 무료체험도 폐지했고 가족 이외의 이른바 ‘쪼개기 시청’을 제한하려고 한다. 넷플릭스는 이용자의 양적 확대보다는 기존 이용자로부터 더 많은 경제적인 수익을 챙기려는 의도를 보여 준다. 넷플릭스는 미국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아마존프라임, 디즈니플러스와의 한판 승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다면 이용자 수 정체가 예상됐으며, 막대한 인기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의 저가 전략에 맞서 가격 경쟁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결국 넷플릭스는 디즈니가 보유한 인기 동영상 콘텐츠에 대항해 자체 제작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의 충성도를 극대화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전략을 마련했다. OTT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면 이용자의 복지는 어떻게 바뀔까? 한편으로 OTT 사업자 간의 경쟁이 거듭될수록 이용자에게는 일시적으로 착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업자가 콘텐츠의 배타적인 공급을 하면 할수록 이용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보려면 여러 OTT에 따로 가입하는 비용 부담도 감내해야 한다. 국내 토종 OTT는 자체 콘텐츠 경쟁력 제고와 함께 가격 경쟁 또한 불가피해진다.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OTT 간, 그리고 토종 OTT와의 경쟁이 이용자의 복지, 즉 가성비를 충족할 만한 동영상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 속도 늦춘 개혁, 민생도 함께 간다… 윤호중 ‘1호 관심’은 부동산

    속도 늦춘 개혁, 민생도 함께 간다… 윤호중 ‘1호 관심’은 부동산

    가속 페달 없이 검수완박·언론개혁 추진박광온·박완주 등 온건 법사위원장 구상원내수석, 대야 협상·기획 나눠 2인 체제로고위 당정청 데뷔해 4월 처리법안 등 점검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신임 원내대표가 18일 수석부대표 등 원내대표단 진용을 짜면서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윤 원내대표는 ‘중단 없는 개혁’을 기치로 경쟁자인 박완주 의원을 큰 표 차이로 누르고 원내대표에 당선됐지만 산적한 과제를 떠안고 있다. 우선 당 안팎의 쇄신 요구에 어떻게든 답해야 한다. 압도적인 당선이 계속해서 일방 독주하라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 대통령이 비문으로 분류되는 김부겸 총리, 이철희 정무수석 카드를 꺼내 ‘통합’ 기조를 분명히 한 만큼 이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 18일 민주당 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윤 원내대표는 조국 사태 반성과 같은 원칙적인 쇄신 요구는 가라앉히고 개혁 완수와 민생에 방점을 두는 당 운영을 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약속했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같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도 중단 없이 추진할 전망이다. 다만 민심을 살피라는 요구가 비등한 만큼 무리하게 가속페달을 밟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검찰개혁 추진 의지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새로 선출되는 당 대표 등과 협의하고 여론을 수렴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의 검찰개혁 및 대야 관계 전망은 법제사법위원장 선출을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그는 법사위원장을 달라는 야당의 요구를 일축하면서도 온건한 당내 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로 인해 친문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보다 박광온 사무총장, 원내대표 후보였던 박완주 의원, 이재명계인 정성호 의원이 유력 거론된다. 부동산 등 민생 문제 해결에서도 실력을 보여 줘야 한다. 윤 원내대표는 원내 운영 방향으로 ▲민생 ▲부동산 ▲백신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보선 패배 후 당 안팎에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전면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윤 원내대표는 ‘선(先) 평가, 후(後) 보완’을 구상하고 있다. ‘부동산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기존 정책에 대한 면밀한 평가 후 1주택자 보유세 완화 등을 검토할 전망이다. 윤 원내대표는 새 원내수석부대표에 재선인 한병도·김성환 의원을 선임했다. 기존 관례와 달리 수석부대표를 2명으로 늘린 것이다. 야당과의 협상은 한 의원이, 원내 기획 업무는 김 의원이 맡기로 했다.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 두 번째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이고, 김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다. 두 사람 모두 친문 색채가 짙다. 원내대표 비서실장에는 초선의 김승원 의원, 원내대변인에는 한준호·신현영 의원을 내정했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 당정청 협의에 데뷔해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홍남기 국무총리 권한대행 등과 함께 국정 현안을 점검했다. 한 참석자는 “4월 중점 처리 법안을 점검하고 부동산 정책 보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①광화문광장 공사 계속 진행?… 시기·업체 선정과정 살펴볼 듯

    ①광화문광장 공사 계속 진행?… 시기·업체 선정과정 살펴볼 듯

    8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10년 만에 복귀한 가운데 그가 1년 3개월의 짧은 임기 동안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이슈가 됐던 재개발·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한 서울의 주택 공급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TBS 교통방송 개혁 등이 3대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와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집중 견제로 오 시장의 모든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개발·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서울의 주택 공급은 오 시장이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은 험난할 전망이다. 먼저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35층 규제 완화는 오 시장의 결단으로 가능하다. 한강변 주거시설 35층 규제는 2014년 서울도시기본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서 정해진 서울시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용적률 규제 완화는 문제가 다르다. 현재 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법정최고치인 300%가 아닌 250%의 용적률을 3종 일반주거지역에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려면 조례 개정이 필수고, 이는 시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서울시의원 109명 중 101명이 민주당이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승인 권한이 있는 도시계획위원회에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과반수를 점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의회 다수당이 민주당이기 때문에 용적률을 높이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내년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시의원들도 각 지역구의 민원 사항인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무작정 외면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최근 강남구 압구정 현대7차 전용면적 245.2㎡는 80억원(11층)에 거래돼 올해 전국 최고가 아파트 거래 기록을 세웠다.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주공 등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현재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큰 틀에서 변할 가능성보다 시기와 방식의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시장 권한대행 체제에서 사업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와 공사 시기 결정, 업체 선정 과정 등을 꼼꼼히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더 커진 TBS 교통방송 개혁도 주요 과제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오 시장이 공개적으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편향성 문제를 지적한 만큼 프로그램의 거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TBS가 지난해 별도 재단으로 독립했고 예산권을 쥔 서울시의회 대다수가 민주당 소속인 만큼 오 시장이 TBS에 당장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출연기관에 대한 예산 편성권이 시장에게 있고, 임원을 선정하는 임원추천위원회 7인 중 2인을 시장이 임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시 관계자는 “당장 프로그램 폐지는 어렵다”면서도 “TBS 내부에서도 정치 편향성 논란이 계속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인 전직 비서 A씨의 지원단체 등은 내부적으로 오 시장 측과의 면담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오 시장이 전날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피해자가 오늘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하도록 잘 챙기겠다”고 한 발언에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일본 국민 47% “스가 총리, 연임 반대”…12%는 “당장 물러나야”

    일본 국민 47% “스가 총리, 연임 반대”…12%는 “당장 물러나야”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 결과 절반 가까운 일본 국민이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올해 9월 자민당 총재 임기 종료 시점에 맞춰 연임하지 말고 물러나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서는 국회가 행정 수반인 총리(내가총리대신)를 뽑기 때문에 다수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구조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임기를 1년 남긴 채 지병을 이유로 물러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당 총재로 선출된 스가 총리의 총재 임기는 아베의 잔여 임기인 올해 9월 30일까지다. 이 때문에 스가 총리가 총리 연임을 위해서는 자민당 총재 임기를 늘려야 한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2~4일 전국 유권자 1074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설문 방식으로 조사해 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스가 총리의 재임 기간에 대해 올 9월의 자민당 총재 임기까지만 했으면 좋겠다고 한 응답자가 47%로 가장 많았다. ‘당장 그만뒀으면 한다’는 응답자(12%)까지 포함하면 약 60%가 스가 총리의 연임을 바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능한 한 오래 재임했으면 한다’는 답변은 14%, ‘1~2년 정도 더 했으면 한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스가 총리는 취임 후 급속도로 확산한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아들이 근무하던 위성방송업체의 공무원 접대 등 각종 비리 의혹이 잇따르면서 정치적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이 때문에 스가 총리의 총재 임기 6개월가량을 남겨 놓고 자민당 내에선 올 10월 21일 임기가 만료되는 중의원 선거를 새 총재 체제로 치러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 내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스가의 당 총재 연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밝히고 나서는 등 차기 총재 선거를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스가를 위협할 대체 인물이 부상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코로나19 대응 등에서 실정이 이어질 경우 ‘스가 카드’ 버리기 쪽으로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스가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7%,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40%를 기록해 한 달 전(지지 48%, 지지 않는다 42%)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스가 내각 지지율은 작년 9월 출범 초기에 요미우리신문 조사 기준으로 74%까지 오른 뒤 올 1월에는 39%까지 급락했었다. 요미우리신문은 2개월 연속으로 지지율이 부정적 반응을 웃돌았지만, 스가 내각의 지지율 상승세에 다시 제동이 걸린 모습이라며 최근 증가세로 돌아선 전국의 신규 감염자 수가 내각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번 조사에서 정당별 지지율은 자민당이 39%로 가장 높았고,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5%에 그쳤다. 다만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부동층 비율은 43%에 달했다. 이에 올해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다수당 지위는 유지되겠지만 부동층 유권자의 선택에 따라 정당별 의석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중의원 선거 시기에 대해선 ‘해산 없이 임기 만료에 맞춰 치러야 한다’며 스가 총리가 국회 해산권을 행사하지 말기를 바라는 응답자가 64%로 가장 많았다.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놓고는 59%가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다른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뒤처진 일본의 백신 접종 상황에는 70%가 불만스럽다고 답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특파원 칼럼] 日 민주주의와 일당 지배/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日 민주주의와 일당 지배/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임기가 끝나 가면서 일본에서 그동안 알고 지내 온 사람들과 송별회를 할 일이 많아졌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도쿄 특파원 3년의 소감이나 단상 같은 것을 저녁 자리 등에서 요구받을 때가 있다. 그러면 나는 민주주의 체제와 일당 지배 체제가 공존하는 일본적 특성에 대해 말하곤 한다. 도쿄에 오고 나서 얼마 안 됐을 때에는 ‘동아시아의 영구 집권 3개 정당=중국 공산당, 북한 노동당 그리고 일본 자민당’이라는 농담을 그냥 웃어넘기고 말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일본의 미래에 얼마나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는지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해 준다. 국민들의 심판에 의해 정권을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잃은 여당, 정권을 다시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상실한 야당이 합작해 만들어 내는 정치의 부재와 무기력이 이 정도까지일 줄은 일본에 오기 전에는 미처 상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일본의 신문에는 정치 체제나 제도의 선진화에 대한 기획기사와 전문가 제언이 한국보다 훨씬 많이 실린다. “이대로 가다가는 (과거 식민지였던) 한국에도 추월당할지 모른다”는 일찍이 없었던 위기감의 근원에 생동성과 생산성을 잃은 정치의 문제가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이 사회도 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는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구적 여당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감염 확산 초기의 무능한 대응이야 미증유의 상황에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라 쳐도 국민의 목숨 앞에 보인 안이하고 오만한 태도는 한국에서 온 관찰자를 당혹스럽게 할 때가 많았다. 환자와 가족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데도 검사 수를 더 늘릴 생각이 없다는 말만 녹음기처럼 반복하더니 나중에는 검사가 제대로 안 된 책임을 현장 의료진 탓으로 돌린 후생노동상의 모습은 앞으로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그가 현재 스가 요시히데 정부의 제2인자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이다). 스스로 권한과 기능을 축소하며 책임의 무게를 줄이고 민간이 민간을 통제하는 구도를 조장한 행태는 무책임을 넘어 비겁함에 가까운 것이었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들이 초유의 위기상황 속에 일정 수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를 정부 책임하에 취했지만, 자민당 정권은 법 체계의 한계 등을 이유로 아무런 변화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 어려운 결정은 도쿄도 등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기 일쑤였다. 그러는 사이 이른바 ‘자숙경찰’이 보이지 않는 공권력의 완장을 차고 사방에서 활개치며 사람들을 겁박했다. 민간의 사적 린치를 비판하는 정치 지도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9월 당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건너뛴 채 파벌 야합에 의해 스가를 총리로 옹립한 것은 민의에 대한 두려움을 잃은 집권세력의 폐해를 보여 준 클라이맥스와도 같은 장면이었다. 그럼에도 자민당이 여당의 지위에서 내려올 가능성은 가까운 장래에는 전무한 게 현실이다. NHK의 이달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은 35.1%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6.8%)의 5배에 달했다. 일당 지배의 폐해가 고스란히 자신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는데도 유권자들은 무관심과 냉소로 일관하며 보다 나은 정부를 얻을 권리와 정치를 바로 세울 의무로부터 고개를 돌리고 있다. 2009~2012년 민주당 정권의 실패는 자민당에 당장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철옹성을 구축해 주었다. 현재 구도를 보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정치권력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의 고민은 갈수록 더 커지고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windsea@seoul.co.kr
  • [서울광장] 이란 핵합의 모델과 북핵 출구전략/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란 핵합의 모델과 북핵 출구전략/오일만 논설위원

    ‘바이든 시대’, 강성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미국 외교안보 라인에 대거 포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외교 수장인 국무장관을 비롯해 실무자 격인 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까지 북한 체제에 부정적인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북한 역시 최근 8차 당대회를 통해 강대강(强對强)의 대외 전략을 내놓은 상황이라 한반도 정세는 시계 제로의 안갯속으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리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0년 가까이 외교안보 일선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북한을 ‘세계 최악의 수용소 국가’로 규정한 바 있다.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엔 클린턴 행정부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웬디 셔먼이 낙점됐다. 특히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인 한국계 정 박(한국명 박정현)은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분석관 출신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성격과 취향 등 세세한 대목까지 꿰차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회의적이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비판적이다. 그가 북한 담당 책임자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다. 조만간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새로운 대북 접근법은 트럼프 시대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북핵 문제 역시 ‘단칼 협상’에서 지루한 장거리 마라톤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권력 변동과 함께 한반도 주변을 감싸는 동북아 정세는 더욱 암울하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보다 미중 패권경쟁이 더욱 첨예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미국은 중국을 주적으로 상정한 지 오래다. 바이든 시대 역시 반중(反中) 정책이 국가 정책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무역·경제 분야에서 시작된 싸움이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군사 영역으로 확대될 개연성이 높다. 미국의 패권을 넘보는 중국을 ‘새로운 전체주의 독재국가’로 낙인찍은 상황에서 공존 자체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과거 진영이 갈라진 미소 냉전과는 차이가 있지만 미중 대결 구도가 신냉전으로 접어들 경우 남북 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한반도 평화 정착의 관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초대 외교안보의 두톱으로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임명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들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다자주의에 기반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이끌어 낸 주역들이다. 블링컨은 지난 대선에서 과거 이란 핵합의를 거론한 뒤 “나는 북한과도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전에는 “북한과의 핵협상에서 최선의 모델은 이란”이라고 트럼프를 비판했다. 바이든 역시 지구촌 핵문제의 모범 답안은 이란·미국의 핵합의라는 믿음이 강하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전쟁 불사를 외치는 공화당 네오콘들과는 달리 평화적 해결을 중시하는 점에서 다르다. 이란 핵합의는 공화당 매파가 선호했던 ‘제2의 리비아 모델’이 아니라 ‘보상·비핵화 병행 모델’의 해법이다. 2015년 7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억제와 국제 사찰을 대가로 경제제재를 완화했다. 여기에 이란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7개국과 유럽연합(EU)이 서명함으로써 합의 이행의 구속력을 높였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이 합의서를 전격 폐기했지만 바이든 취임 이후 협정 복원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동맹의 가치를 복원하고 다자 협력주의를 표방한 바이든 행정부에서 새로운 북핵 출구전략으로 이란 모델은 유효하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단계적 비핵화와 다자주의 국제 공조를 기반으로 새로운 대북 정책이 도출될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까지 북한의 태도는 완강하다. 북한은 최근 8차 당대회를 통해 핵무력 강화 등 대미 강경 노선과 자력갱생의 경제정책을 수립했다. 하지만 장기간의 대북 제재로 경제 기반 자체가 약화된 상황에서 북한의 ‘고슴도치 전략’은 성공하기 어렵다. 올 상반기까지 북미 대결 구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미 정권 교체기에 빈번했던 북한의 무력시위가 재발될 가능성도 있지만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미국 역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북핵 문제를 외면하기 어려운 만큼 시차가 있겠지만 결국 북미 협상이 시작될 수밖에 없는 구도다. 유엔 경제제재 완화를 협상 타결의 선행 조건으로 내세울 경우 한반도 비핵화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임기 마지막 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이 아직도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지만 북미를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노력을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 oilman@seoul.co.kr
  • 김일성·김정일처럼 ‘총비서 김정은’… 유일 영도체제 완성

    김일성·김정일처럼 ‘총비서 김정은’… 유일 영도체제 완성

    북한 김정은(얼굴)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다. 김 위원장은 이미 2016년에 당 최고기구인 중앙위원회 위에 ‘위원장’ 자리를 신설해 올랐는데, 이번에는 ‘총비서’로 직함을 바꿔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오른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전날 진행된 제8차 당대회 6일차 소식을 전하며 “당 제8차 대회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당 직함은 집권 초기 제1비서로 시작해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위원장이 됐으며 이번에 총비서로 바뀌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용한 ‘총비서’ 체제를 되살린 것은 하부 조직에는 없는 유일한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위상을 높이고 유일집권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12년 김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총비서’로 사후 추대하고, 지난해 개정 헌법에서는 김일성과 함께 ‘영원한 수령’으로 명시했다. 당적 지위에서 총비서 체제를 마련한 김 위원장이 향후 정부 개편을 통해 국무위원장 직함을 ‘국가 주석’ 으로 바꿀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실상 ‘2인자’인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승진 예상을 깨고 기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빠져 오히려 강등됐으며 당 부장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반면 김 위원장의 현장지도 등을 수행하며 비서실장과 같은 역할을 맡던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정치국 상무위원을 맡아 단숨에 ‘권력 서열 5위’까지 진출했다. 한편 우리 군은 북한이 전날 ‘심야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예행연습이 아니라 실제 본행사였다면 당대회 중 진행된 첫 열병식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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