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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촬영 혐의’ 황의조 불구속 기소

    ‘불법촬영 혐의’ 황의조 불구속 기소

    피해자 동의 없이 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 황의조(32·노팅엄)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1부(부장 김지혜)는 11일 황의조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황의조는 지난해 6월 자신을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황의조 본인과 다른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동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한 한 네티즌을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그는 수사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이 포착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고 지난 2월 검찰에 송치됐다. 동영상을 올리고 황의조를 협박한 인물은 그의 형수로 밝혀졌다.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된 황의조의 형수는 1심에 이어 지난달 열린 2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황의조는 촬영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몰래 촬영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피해자들은 촬영을 명시적으로 거부했고 촬영 후에도 삭제를 요구했다며 반박했다. 황의조는 국가대표로 발탁돼 지난해 9~11월 열린 A매치 6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특히 11월 16일 국내에서 싱가포르전을 치른 직후인 18일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는데 21일 중국 원정 경기에 교체로 투입되며 비판 여론이 커졌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회의를 열고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황의조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날 검찰이 유죄 혐의를 두고 황의조를 기소한 만큼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지 않는 한 태극 마크를 달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희미해지는 태극마크…황의조, 불법 촬영 혐의 불구속 기소

    희미해지는 태극마크…황의조, 불법 촬영 혐의 불구속 기소

    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황의조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지며 축구 국가대표 복귀가 더욱 멀어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1부(부장 김지혜)는 11일 황의조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다고 밝혔다. 황의조는 성관계 중 상대방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검찰은 황의조가 지난해 11월 낸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 신상 관련 정보를 공개해 2차 가해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황의조는 지난해 6월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자신과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네티즌을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이 포착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고, 지난 2월 검찰에 송치됐다. 수사 결과 황의조를 협박한 인물은 그의 형수로 밝혀졌다. 지난해 12월 구속기소 된 황의조의 형수는 1심에 이어 지난달 열린 2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황의조는 국가대표팀에서 잠정 배제됐다. 황의조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지난해 9~11월 열린 A매치 6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특히 11월 16일 국내에서 열린 싱가포르전 직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같은 달 21일 중국 원정 경기에 교체로 투입되며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이에 “사실관계가 확인된 게 없다”며 황의조에 대한 처분을 미루던 대한축구협회는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황의조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입장을 바꿨다. 당시 협회 관계자는 황의조가 불기소 처분을 받아야 대표팀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 이번에 황의조가 불구속이지만 기소된 것이다. 만약 황의조가 재판 결과 무죄 선고를 받으면 대표팀에 복귀할 길이 열리지만 유죄 판단을 받을 경우 한국 축구계에서 제명될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 운영 규정 제14조에서는 폭력, 성폭력, 체육인으로서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를 징계 대상으로 삼는다. 유형별 징계 기준을 살펴보면 ‘범행 과정을 촬영 또는 유포한 경우 등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 등 성폭력을 저지른 자에겐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처분할 수 있다.
  • ‘강남 여성 납치·살해’ 주범 이경우·황대한 무기징역 확정

    ‘강남 여성 납치·살해’ 주범 이경우·황대한 무기징역 확정

    ‘강남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 2명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1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경우(37)·황대한(37)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범행에 가담했으나 자백한 연지호(31)는 징역 23년이, 이들에게 범죄자금을 제공한 유상원(52)·황은희(50) 부부는 각각 징역 8년과 6년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강도살인죄의 공모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이경우·황대한·연지호는 지난 3월 29일 오후 11시 46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 A(사망 당시 48세)씨를 차로 납치해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유씨 부부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갈등을 빚던 A씨를 납치해 가상화폐를 빼앗고 살해하자는 이경우의 제안에 범죄자금 7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1심에서 이경우와 황대한은 무기징역을, 유씨 부부는 8년과 6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들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2심에서 유씨 부부가 강도 범행을 공모한 것은 맞지만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를 갖고 범행에 가담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피해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등 범행에 조력한 황대한의 지인 이모씨는 징역 4년이, 간호조무사로 일하면서 병원에서 살인에 쓰인 향정신성의약품을 빼돌려 3인조에 제공한 이경우의 부인 허모씨는 징역 4년 6개월이 확정됐다.
  • 고 이예람 중사 사망 3년 2개월만에 장례식

    고 이예람 중사 사망 3년 2개월만에 장례식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가 숨진 지 3년 2개월만에 장례식이 진행된다. 공군은 11일 “고 이예람 중사의 장례가 이달 18일부터 20일까지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이 중사가 마지막으로 복무했던 제15특수임무비행단 작전지원전대의 전대장장(葬)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 중사의 유가족은 이 중사의 사망에 책임이 있는 관련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기 전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이 중사의 시신은 경기 성남시 국구수도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 씨는 연합뉴스에 “가해자와 관련자들의 재판에 잇따라 참석하면서 건강이 악화했고, 아내 등 다른 가족들도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해 더는 장례를 미룰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중사는 지난해 2월 공군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에서 순직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 이 중사는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2021년 3월 선임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고 이후 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출 갔다. 이 과정에서 해당 중사와 다른 상관들로부터 사건 무마성 회유·압박에 시달리다 사건 발생 2개월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특검팀이 출범했고, 장 중사와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 등 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장 중사는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2022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지난 2월에는 동료들에게 거짓으로 고소당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말해 이 중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징역 1년이 추가로 확정됐다. 이 중사 사건에 위력을 행사하는 등 부당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익수 전 실장은 지난해 6월 무죄를 선고받고 2심 재판 중이다.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전 전 실장 녹취를 조작한 김모 변호사는 지난해 9월 징역 2년이 확정됐다.
  • “죽고싶을 만큼 참혹”…박수홍, 친형 2심 증인 출석

    “죽고싶을 만큼 참혹”…박수홍, 친형 2심 증인 출석

    방송인 박수홍(54)이 자금 횡령 혐의를 받는 친형 부부의 2심 재판에 출석해 “1심 판결을 보고 통탄했다”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박수홍은 10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 송미경 김슬기) 심리로 열린 친형 박모(56)씨와 형수 이모(53)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 2심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증인신문은 박수홍이 2심 공판에서 증인으로 직접 진술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진행됐다. 박수홍은 당초 증인 신문 과정에서 피고인석과 증인석 사이 차폐시설 설치를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허가하지 않아 차폐시설 없이 그대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박수홍은 “1심에서 저들의 횡령이 회삿돈에 국한되고 개인 자금 횡령 부분은 무죄가 나왔고, 형수 이씨는 법인과 관계가 없다며 무죄가 나온 것이 너무나 부당하다”며 “판결에 대해 죄송하지만 너무 부당하다 생각해서 증언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다른 소속사로 가도 되지만, 가족이고 사랑했고 신뢰했기에 동업을 제안해 매니저로서 동업 관계로 1인 엔터사를 이뤘고, 그 모든 걸 30년 동안 제가 일으켰다”며 “그런데 가족 회사란 이유로 이들이 제 자산을 맘대로 유용하는 것을 보고 통탄함, 원통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박씨와 이씨가 취득한 43억여원의 부동산은 이들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 받은 급여와 배당금 등을 단 1원도 소비하지 않았단 전제로 계산하더라도 20억원이 모자란다”며 “제 개인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고 수취인 불명으로 이체한 돈을 더하지 않으면 절대 취득할 수 없는 부동산을 저들 명의로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에게는 ‘너를 위한 재테크’라고 하면서도, 동업이 해지될 때까지 제 이름으로 된 부동산이 없었다. 모두가 박씨 이씨가 50% 나눠 가진 부동산뿐”이라고 토로했다. 박수홍은 형에게 재산 관리 등을 맡긴 이유에 대해 “저는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누군가를 의지할 수밖에 없고 곁에 있는 사람을 믿어야 했다. 소속사 분쟁이 많은 곳이기 때문”이라며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형제였고, 형은 제 앞에서 늘 검소했고 ‘나를 위해 산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나니까 죽고 싶을 만큼 참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힘들지만 바로잡고 싶다. 어려울 때 손잡을 수 있는 게 혈육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께 죄송하지만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며 “저는 지금도 아침마다 저들이 생각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친형 박씨 부부는 2011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연예기획사 2곳을 운영하면서 박수홍 출연료 약 62억원 등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2년, 이씨에게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기소된 62억원 가운데 연예기획사 라엘 7억원, 메디아붐 13억원 등 20억원만 유죄로 판단했다. 박수홍의 개인 자금 유용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 “男생식기 있어도 여자”…수술 없이 성전환 인정한 日

    “男생식기 있어도 여자”…수술 없이 성전환 인정한 日

    남성이 성기 수술을 하지 않아도 여성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일본 판결이 나왔다. 교도통신,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은 10일 “히로시마 고등법원이 ‘바뀐 성별에 가까운 생식기의 출현’(외모 요건)의 규정을 충족하지 않는 당사자가 호적상의 성별 변경을 신청한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일본 대법원은 ‘가임력 해소를 위해 사실상 수술을 해야 하는 성정체성 장애 특별사건법’ 조항이 “수술을 받는 것과 성전환 포기 중 하나를 극단적으로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조항으로 그 제한의 정도가 심각하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아울러 재판부는 “2심에서 출석 요건이 결정되지 않았다”며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 사건의 청구인은 서일본에 거주하는 40대다. 변호인에 따르면 그는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채 여성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고등법원은 판결문에서 외모 요건이 “환자에게 신체를 해치지 않을 자유를 포기하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 수술을 받거나, 자신의 성별 정체성에 따라 법적 치료를 포기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헌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술이 이루어진 경우에만 제한하지 않고 타인의 눈으로 보기에 특별히 (여성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는 상태”라며 외모 요건 충족 조건에 대해 부연했다. 법원은 또한 호르몬 요법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생물학적 성별에 관계없이 외부 생식기 모양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의사의 진단에 따라 호르몬 치료를 받아왔고 다른 의사의 진단에서도 신체의 여러 부분이 여성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판결 후 청원인은 변호사를 통해 “내가 기억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바라던 소원이 드디어 이뤄졌다. 괴리로 인해 그간 어려움을 겪었던 것에서 벗어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 ‘연전연패’에 체면 구긴 공정위… 되돌려준 이자만 10년간 1149억

    ‘연전연패’에 체면 구긴 공정위… 되돌려준 이자만 10년간 1149억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에 부과한 대규모 과징금 처분이 법원에서 최근 잇따라 뒤집히면서 ‘무리한 제재’가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가 패소하면 이미 납부된 과징금 처분뿐만 아니라 국고로 이자(환급가산금)까지 얹어 기업에 돌려줘야 한다. 이는 결국 국민의 세금을 쓰는 것인 만큼 공정위가 보다 신중하게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전문가들은 공정위가 ‘실적’ 쌓기에 몰두하기보다는 새로운 시장과 경영 전략의 출현에 발맞춰 불공정거래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제언한다.신뢰 흔들리는 ‘기업 저승사자’작년 전부 패소율 10.4%로 상승환급 가산금까지… 혈세 낭비 지적 9일 공정위와 법조계에 따르면 공정위의 과징금 등 행정처분에 대한 소송에서 공정위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는 판결(전부 패소율)이 나온 비율은 지난해 10.4%(소송 확정연도 기준)로 집계됐다. 2022년보다 1.5% 포인트 올랐다. 공정위의 처분을 일부 취소하라는 판결(일부 패소율) 비율도 지난해 19.5%였다. 올해 들어 공정위가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며 ‘힘을 준’ 제재에 대해 패소한 사례들도 연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SPC그룹이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며 647억원의 과징금을 매긴 처분은 전액 취소하라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났다. 앞서 공정위는 2020년 7월 SPC가 총수 일가의 개입하에 2011~19년 그룹 내 부당 지원을 통해 삼립에 총 414억원 상당의 이익을 몰아줬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의 주가를 높여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경영권을 승계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SPC그룹 차원에서 삼립에 ‘통행세’(대기업이 거래 단계에 계열사 등을 끼워 넣어 부당하게 챙기는 수익)를 몰아줘 부당 지원했다는 공정위 판단에 대해 “거래에서 삼립의 실질적 역할이 없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은 만큼 부당 지원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봤다. 삼립이 통행세를 챙긴 걸 인정하려면 중간에 아무 역할을 하지 않은 게 증명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대법원도 이런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공정위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SPC 계열사에 과징금 647억원뿐만 아니라 지난 4년 동안의 환급가산금까지 돌려줘야 한다. 환급가산금은 과징금을 납부한 시점부터 반환 시점까지의 기간에 대한 이자(연 3.5%)다. 이로 인해 공정위는 체면을 크게 구기게 됐고 무리한 처분을 해 기업활동을 옥죄는 한편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 1월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의 사익 편취를 이유로 매긴 과징금 16억원도 모두 취소하라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지난 2월 쿠팡의 거래상 우월 지위 남용 과징금 32억 9700만원, 같은 달 대만 선사 에버그린의 해상운임 담합 과징금 33억 9900만원, 5월 지멘스 한국지사의 거래상 우월 지위 남용 과징금 4억 8000만원에 대해서도 공정위의 처분이 잘못됐다며 각각 취소 판결이 났다.이겼어도 골병만 드는 기업들기업자금 묶이며 유동성 리스크 ‘불법 기업’ 이미지 떠안아 속앓이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소송 패소 등으로 기업에 돌려준 금액은 올해 상반기에만 736억 900만원이며 이 중 환급가산금은 5억 800만원이다. 특히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0년간 환급액은 1조 2596억 5200만원, 돌려준 환급가산금은 1149억 3800만원에 달한다. 무리한 실적 올리기용 제재 비판대부분 일감 몰아주기·부당 지원입증 어려워 심판 기능 강화해야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공정위의 처분이 1심 판결의 성격을 지니다 보니 법원도 그간 뒤집기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법원도 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으면서 제대로 2심의 기능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패소하는 사건의 대부분은 일감 몰아주기, 부당 지원”이라며 “이 사건들은 입증하기 어렵고 논란의 여지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업들은 법원에서 공정위의 제재를 뒤집더라도 소송 기간 비용과 ‘불법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아울러 공정위가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며 주목을 끈 사건에서 잇따라 패소하면 공정위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과징금을 의결하면 적잖은 기업 자금이 과징금으로 묶이게 된다”며 “나중에 기업이 승소해 과징금과 이자를 돌려받더라도 소송 기간 유동성이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정위는 기업에 제재를 가할 땐 실적으로 홍보하는데, 기업은 소송에서 승소해 과징금을 돌려받더라도 그동안의 이미지 피해는 회복하기 어렵다”고 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정위가 불공정거래의 범위를 광범위하게 설정하는 것 같은데 선진국의 사례를 참조해 공정거래의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단독] ‘법 기술’ 휘두르는 양진호… 특수강간 혐의, 무죄로 이끌어 [빌런 오피스]

    [단독] ‘법 기술’ 휘두르는 양진호… 특수강간 혐의, 무죄로 이끌어 [빌런 오피스]

    ‘폭행’ 부분 신빙성 몰아붙이고 강간죄는 고소기간 지나 기각 2018년 ‘양진호 갑질 사건’이 터져 나왔을 당시 양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기행이 화제에 올랐다. 그러나 양 전 회장의 형사재판을 여러 차례 방청한 공익신고자들은 양 전 회장의 진짜 무기는 ‘법 기술’을 동원할 수 있는 힘에 있다고 9일 전했다. 양 전 회장의 재판을 지켜보는 건 이 시대 법 기술이 양 전 회장에게 얼마나 쓸모 있는지를 보는 과정과 같았다고 한다. 이를테면 양 전 회장의 여러 사건 재판 중 직원 폭행 등에 관한 1심 재판에서 양 전 회장에게 내려진 형은 징역 7년(2020년 5월 선고). 2심(2020년 12월)에서 양 전 회장의 여러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이 내려지면서 형량은 2년 줄었고 대법원(2021년 4월)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그중에서도 특수강간 혐의가 통째로 무죄로 바뀌는 대목은 마치 외국 법정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단다. 단, 장르는 히어로물이 아닌 느와르물에 가까웠다. 특수강간은 폭행을 동반한 강간 범죄를 이르는 말이다. 항소심에서 양 전 회장의 변호인 측은 강간이 아닌 폭행에 대한 피해자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파고들었다. 피해자는 양 전 회장이 약물을 투약한 뒤 의자를 부숴 허벅지를 때렸다고 주장했지만, 변호인 측은 장소나 둔기에 대한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며 공세를 폈다. 거친 공세에 피해자의 법정 진술은 더 흔들렸고 결국 법원은 폭행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심증을 굳혔다. 항소심 선고일에 판사는 이와 같은 내용의 판결문을 제시했다. “…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함에 있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였다는 점에 관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인을 특수강간으로 처벌할 수는 없고…” 여기까지 듣자 방청석에 있던 공익신고자 A씨에게는 무력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 다만 그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 있는 형법상의 강간죄만이 성립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특수강간은 무죄라도 단순 강간죄로 양 전 회장이 처벌받을 대안이 있다는 얘기일까. 그러나 판결문은 계속 이어졌다. “… 강간죄 등을 친고죄로 하였던 구 형법에 의하면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는데… 피해자의 고소가 고소 기간이 경과된 뒤에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여…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법의 그물망 사이로 양 전 회장의 혐의가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정의의 칼날이 어느 쪽을 향할지 결정짓는 날이던 항소심 선고의 그날을 공익신고자들은 양 전 회장이 법조문의 미로에서 승리를 거둔 날로 기억한다.
  • [단독] 짓밟힌 삶…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빌런 오피스]

    [단독] 짓밟힌 삶…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빌런 오피스]

    먼지떨기식 고발당한 신고자… 두려움에 1~2년마다 주소 옮겨 2018년 늦가을 대한민국을 뒤흔든 한 편의 동영상이 있었다. 웹하드 업체를 운영하던 양진호 당시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을 사무실에서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장면이었다. 대중은 분노했고, 국회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제2의 양진호를 막겠다”는 결의하에 2019년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다. 사람들은 이 법을 ‘양진호법’이라고 불렀다. 2013년 이후 장기 계류되던 법안이 양진호 사건을 계기로 빛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희망은 여기까지였다. 그로부터 5년,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급증했지만 직장 내 인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갑질에 을질이 가세한 세태가 됐고, 괴롭힘 신고를 경계해 업무 소통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겼다. 양진호의 폭행을 고발한 직원들의 삶은 보복의 굴레에 갇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원하는 공익신고자임에도 이들의 삶은 표류했다. 양진호법은 양진호의 피해자조차 보호하지 못했다. “또 왔네요. 이번엔 무슨 죄목을 씌웠을까요. 벌써 몇 번째인지 끝이 없네요.” 2018년 양진호 사건을 세상에 알렸던 공익신고자 A씨의 말끝엔 체념과 분노가 교차했다. 그의 손에는 회사가 보낸 또 하나의 고발장이 들려 있었다. 사기, 공갈미수, 모해위증 등 혐의도 다양하게 잊을 만하면 고발장이 왔다. 회사는 A씨가 재직 기간 맺었던 관계들을 헤집어 여러 행위를 범죄 혐의로 바꿔 부르기를 반복해 왔다. 사기 혐의 2건, 공갈미수 2건, 모해위증 1건, 정보통신망법 위반 1건. 당장 기억나는 혐의만 셈해도 금세 한 손의 손가락이 모두 접힌다. 과거 A씨가 회사에서 돈을 지급받았던 일에는 사기죄, 공익신고 후 양 전 회장과 나눈 마지막 문자에서 A씨가 “테러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습니다. 세상이 놀랄 만한 진짜 불법행위를 공개하겠습니다”라고 한 데는 공갈미수죄를 거는 식이다. A씨는 수감 중인 양 전 회장이 수사 과정에서 “공익신고자들을 밟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내비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일상 업무를 모두 ‘범죄 소재’로 둔갑시킨 고발장을 볼 때마다 A씨는 고발장에 밟히는 기분이 든다. 수사기관들은 왜 공익신고자인 직원과 직원 때문에 비리가 드러난 회사 간 관계를 참작하지 않는지 원망스럽기도 하다.업무상 있었던 일이 고발 대상이 될 때 회사와 직원의 전력은 비대칭이다. 회사에선 감사 부서 소속 임직원이 업무의 일환으로 월급을 받아 가며 일과 중 공익신고자 고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 직원이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도 크지 않다. 반면 ‘먼지떨기식 고발’을 당하는 공익신고자 직원은 스스로 ‘혐의없음’ 입증 자료를 찾아내고 자비로 변호사를 선임해 방어해야 한다. 최근에도 A씨는 몇 년 전 녹취를 겨우 찾아내 사측이 지급한 돈이 대여금이 아닌 지원금이었음을 규명, 경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에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6번의 심판·재판대법원 판결 후 복직해도 또 징계업무상 고발, 스스로 무혐의 밝혀 주변에선 그 꼴을 당하느니 퇴사하라고 하지만 누명을 쓴 채로 퇴사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부당함에 굴복하면 다른 곳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는 생각에 A씨는 오도 가도 못하게 됐다.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사유라고 판결한 사안인데 왜 같은 행위를 또 징계하겠다는 겁니까.” “사법부는 사법부고, 회사는 회사입니다. 우리는 우리 판단대로 징계하겠습니다.” 회사가 먼지떨기식 고발을 하기 전부터 A씨에게 법원은 익숙한 장소가 된 터였다. 국민권익위와 1·2심 법원이 A씨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연거푸 판정해도 회사는 대법원까지 갔다. 6번의 심판·재판 절차를 거쳐 A씨는 해임 4년여 만인 지난 2월 복직했다. 최종 대법원 판결문을 받고는 ‘그래도 법이 이긴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회사는 복직해 출근한 A씨에게 징계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무단 외근을 징계 사유로 삼았는데 이는 대법원에서 부당 행위가 아니라고 판결할 때 다퉜던 사안과 같은 건이었다. “판결문도 회사 안에선 그저 종이가 됩니다. 법과 상식이 회사 정문 앞에서 멈추는 것 같습니다.” 사법부 최고 권위의 논리를 쉽게 부정하는 건 회사가 A씨에게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 중 하나에 불과하다. 양 전 회장이 경영하던 웹하드 업체 2곳에 지금도 여전히 수십 명이 일하고 있지만 A씨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예외인 5인 미만 사업장에 배치됐다. 두 웹하드 운영사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로 A씨를 복직시켰기 때문이다. A씨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지주사 직원은 양 전 회장과 함께 재판을 받은 전력이 있는 대표와 임원 1명 그리고 A씨까지 단 3명이다. “솔직히 맞을까 봐, 미행당할까 봐, 테러당할까 봐 무섭습니다.” 5년여 전 드러난 직원 폭행 사건과 웹하드 관련 범죄에 더해 수감 중 회삿돈 90억여원을 빼돌린 사건까지 양 전 회장은 회사와 관련해 세 종류의 재판을 받는 중이다. 이 중 확정된 두 종류 재판의 징역 형량을 합산하면 7년으로 내년 11월에 수감 기간이 끝난다. 불안한 일상“맞을까봐 미행당할까봐 무서워”렌터카 타고 생명보험 5개 가입 양 전 회장 혐의의 주를 이뤘던 웹하드를 이용해 음란물 유포를 방조한 혐의 등에 대한 재판은 아직 항소심 계류 중이다. 당초 11일이던 항소심 선고 예정일이 오는 25일로 최근 미뤄졌다. 1심에서 검찰은 징역 14년과 벌금 2억원, 추징금 512억원 등을 구형했는데 지난해 1월 1심 법원이 내린 선고량은 징역 5년이고 추징은 없었다. 양 전 회장의 재산이 추징되지 않았으니 그가 사용할 수 있는 ‘돈의 힘’ 역시 여전하다. 그 힘이 무서워 공익신고자들은 1~2년마다 주소를 옮기고 그 주소지마저 실제 거주지와 다른 곳에 두려고 한다. 차량은 렌터카를 쓴다. A씨는 5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자꾸만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게 된다. “집 앞에 검은 차량이 오래 정차해 있으면 미행당하는 것인지, 그러다 그런 생각을 떠올리는 내가 너무 과민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다 숨이 가빠지는 공황장애 증상을 겪을 때도 있어요.” 간혹 불안과 공황 증세가 밀려오면 정신과 진료를 받고 싶지만 진료 기록 일수가 늘면 생명보험 가입이 어려워질까 최대한 참아 본다고 했다. “저야 공익신고를 한 죄라도 있지, 가족들은 죄가 없어요. 제가 잘못돼도 가족들이 힘들면 안 돼요.” “양진호 사건은 다 알고 있지만 이후 잘못이 바로잡히는지 지켜본 이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양진호법 5년, 현실은…‘그 회사 다녔다’고 말하기 어려워“법이 부당함에 맞설 무기가 되길” 양진호법 시행 5년. 법의 탄생을 이끈 이들의 암울한 현실은 우리의 무관심이 빚은 결과일 수 있다. 정작 A씨는 그 지독한 무관심이 자신이 양 전 회장 회사에서 일한 걸 부역으로 보는 시각 때문은 아닐지 걱정했다. 들어갔더니 그런 회사였고 바꿔 보려고 양 전 회장에게 맞서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공익신고자가 되는 과정이 있었지만 그 회사에서 일했다는 말을 선뜻 꺼내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다들 어렵게 노력해 회사에 들어가니까 문제가 있어도 일단 참아 보려 합니다. 참아야 할 다른 이유들이 생기고 그래서 점점 더 참을 각오를 하는 우리 다수의 모습을 누가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어쩌다 부당함에 끝내 맞서게 된 직원들이 있다면 그때는 우리의 법이 그들에게 싸울 무기가 돼 주면 좋겠습니다. 다른 법은 몰라도 양진호법은 더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 [단독] ‘법 기술’ 휘두르는 양진호… 특수강간 혐의, 무죄로 이끌어[빌런 오피스]

    2018년 ‘양진호 갑질 사건’이 터져 나왔을 당시 양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기행이 화제에 올랐다. 그러나 양 전 회장의 형사재판을 여러 차례 방청한 공익신고자들은 양 전 회장의 진짜 무기는 ‘법 기술’을 동원할 수 있는 힘에 있다고 9일 전했다. 양 전 회장의 재판을 지켜보는 건 이 시대 법 기술이 양 전 회장에게 얼마나 쓸모 있는지를 보는 과정과 같았다고 한다. 이를테면 양 전 회장의 여러 사건 재판 중 직원 폭행 등에 관한 1심 재판에서 양 전 회장에게 내려진 형은 징역 7년(2020년 5월 선고). 2심(2020년 12월)에서 양 전 회장의 여러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이 내려지면서 형량은 2년 줄었고 대법원(2021년 4월)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그중에서도 특수강간 혐의가 통째로 무죄로 바뀌는 대목은 마치 외국 법정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단다. 단, 장르는 히어로물이 아닌 느와르물에 가까웠다. 특수강간은 폭행을 동반한 강간 범죄를 이르는 말이다. 항소심에서 양 전 회장의 변호인 측은 강간이 아닌 폭행에 대한 피해자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파고들었다. 피해자는 양 전 회장이 약물을 투약한 뒤 의자를 부숴 허벅지를 때렸다고 주장했지만, 변호인 측은 장소나 둔기에 대한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며 공세를 폈다. 거친 공세에 피해자의 법정 진술은 더 흔들렸고 결국 법원은 폭행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심증을 굳혔다. 항소심 선고일에 판사는 이와 같은 내용의 판결문을 제시했다. “…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함에 있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였다는 점에 관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인을 특수강간으로 처벌할 수는 없고…” 여기까지 듣자 방청석에 있던 공익신고자 A씨에게는 무력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 다만 그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 있는 형법상의 강간죄만이 성립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특수강간은 무죄라도 단순 강간죄로 양 전 회장이 처벌받을 대안이 있다는 얘기일까. 그러나 판결문은 계속 이어졌다. “… 강간죄 등을 친고죄로 하였던 구 형법에 의하면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는데… 피해자의 고소가 고소 기간이 경과된 뒤에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여…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법의 그물망 사이로 양 전 회장의 혐의가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정의의 칼날이 어느 쪽을 향할지 결정짓는 날이던 항소심 선고의 그날을 공익신고자들은 양 전 회장이 법조문의 미로에서 승리를 거둔 날로 기억한다.
  • “성추행 무혐의 도와줄게”…유명가수 전 재산 뜯은 방송작가

    “성추행 무혐의 도와줄게”…유명가수 전 재산 뜯은 방송작가

    유명 보이그룹 멤버 A씨를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해 거액을 뜯어낸 방송작가가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이창형 남기정 유제민)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방송작가 B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9년을 선고하고, 26억 3600만여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B씨가 A씨를 가스라이팅해 돈을 가로챘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B씨가 A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했고, A씨는 심리적으로 위축됐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B씨는 A씨를 향해 인간쓰레기, 쓸모없는 인간, 악마 같은 짓 등 여러 차례 비하 발언을 했고, A씨는 혼자 있을 때 B씨 발언이 환청으로 들리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반면 A씨는 평생 모은 재산을 잃고 피해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는 오랜 지인이었던 A씨가 2019년 6월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자 “검찰 내부에 인맥이 있으니 무혐의 처분을 받도록 도와주겠다”며 청탁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 또 그해 12월 검찰이 A씨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하고 이 사실이 보도되자 B씨는 “돈 받은 검사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해 처분을 번복하려 한다”며 돈을 추가로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가며 26개월에 걸쳐 총 26억여원을 건넸다. 갖고 있던 명품 218점도 B씨에게 줬다. 하지만 B씨는 검사들과 친분이 전혀 없었다. 전 재산을 잃은 A씨는 결국 B씨를 고소했으나 재판에 넘겨진 B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 주요 소송서 연달아 패소한 공정위… 되돌려준 이자만 10년간 1149억

    주요 소송서 연달아 패소한 공정위… 되돌려준 이자만 10년간 1149억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에 부과한 대규모 과징금이 법원에서 최근 잇따라 뒤집히면서 ‘무리한 제재’가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가 패소하면 이미 납부된 과징금뿐만 아니라 국고로 이자(환급가산금)까지 얹어 기업에 돌려줘야 한다. 이는 결국 국민의 세금을 쓰는 것인 만큼, 공정위가 보다 신중하게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전문가들은 공정위가 ‘실적’ 쌓기에 몰두하기보다는 새로운 시장과 경영 전략의 출현에 발맞춰 불공정 거래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9일 공정위와 법조계에 따르면 공정위의 과징금 등 행정처분에 대한 소송에서 공정위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는 판결(전부 패소율)이 나온 비율은 지난해 10.4%(소송 확정연도 기준)로 집계됐다. 2022년보다 1.5% 포인트 올랐다. 공정위의 처분을 일부 취소하라는 판결(일부 패소율) 비율도 지난해 19.5%였다. 올해 들어 공정위가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며 ‘힘을 준’ 제재에 대해 패소한 사례들도 연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SPC그룹이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며 647억원의 과징금을 매긴 처분은 전액 취소하라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났다. 앞서 공정위는 2020년 7월 SPC가 총수 일가의 개입하에 2011~19년 그룹 내 부당 지원을 통해 삼립에 총 414억원 상당의 이익을 몰아줬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의 주가를 높여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경영권을 승계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SPC그룹 차원에서 삼립에 ‘통행세’(대기업이 거래 단계에 계열사 등을 끼워 넣어 부당하게 챙기는 수익)를 몰아줘 부당 지원했다는 공정위 판단에 대해 “거래에서 삼립의 실질적 역할이 없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은 만큼 부당 지원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봤다. 삼립이 통행세를 챙긴 걸 인정하려면 중간에 아무 역할을 하지 않은 게 증명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대법원도 이런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공정위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SPC 계열사에 과징금 647억원뿐만 아니라 지난 4년 동안의 환급가산금까지 돌려줘야 한다. 환급가산금은 과징금을 납부한 시점부터 반환 시점까지의 기간에 대한 이자(연 3.5%)다. 이로 인해 공정위는 체면을 크게 구기게 됐고 무리한 처분을 해 기업활동을 옥죄는 한편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 1월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의 사익 편취를 이유로 매긴 과징금 16억원도 모두 취소하라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지난 2월 쿠팡의 거래상 우월 지위 남용 과징금 32억 9700만원, 같은 달 대만 선사 에버그린의 해상운임 담합 과징금 33억 9900만원, 5월 지멘스 한국지사의 거래상 우월 지위 남용 과징금 4억 8000만원에 대해서도 공정위의 처분이 잘못됐다며 각각 취소 판결이 났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소송 패소 등으로 기업에 돌려준 금액은 올해 상반기에만 736억 900만원이며 이 중 환급가산금은 5억 800만원이다. 특히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0년간 환급액은 1조 2596억 5200만원, 돌려준 환급가산금은 1149억 3800만원에 달한다.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공정위의 처분이 1심 판결의 성격을 지니다 보니 법원도 그간 뒤집기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법원도 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으면서 제대로 2심의 기능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패소하는 사건의 대부분은 일감 몰아주기, 부당 지원”이라며 “이 사건들은 입증하기 어렵고 논란의 여지가 많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기업들은 법원에서 공정위의 제재를 뒤집더라도 소송 기간 비용과 ‘불법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아울러 공정위가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며 주목을 끈 사건에서 잇따라 패소하면 공정위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과징금을 의결하면 적잖은 기업 자금이 과징금으로 묶이게 된다”며 “나중에 기업이 승소해 과징금과 이자를 돌려받더라도 소송 기간 유동성이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정위는 기업에 제재를 가할 땐 실적으로 홍보하는데, 기업은 소송에서 승소해 과징금을 돌려받더라도 그동안의 이미지 피해는 회복하기 어렵다”며 “공정위가 제재하면 기업이 많은 비판을 받지만 기업이 승소하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정위가 제재한 자사 제품 우대, 일감 몰아주기 등은 경영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며 “공정위가 불공정 거래의 범위를 광범위하게 설정하는 것 같은데 선진국의 사례를 참조해 공정거래의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 파기환송심도 ‘벌금 1500만원’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 파기환송심도 ‘벌금 1500만원’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경쟁 후보에게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이 9일 파기환송심에서도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선 무효형(벌금 100만원)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받은 박 시장은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는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김병식 부장판사)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의 파기환송심에서 1·2심과 같은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박 시장은 원심 재판부의 사실오인, 법리 오해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 시장 캠프에서 작성한 당시 경쟁 상대 후보의 부동산 건물 허위매각 의혹 관련 성명서와 문자메시지 등이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봤다. 재판부는 “박 시장 측이 허위 매각이라고 판단한 근거가 상대 후보가 건물을 매각 후 당일 관리신탁 등기된 점, 매수인이 오 후보자의 배우자 성과 같다는 점뿐”이라며 “관련 기사와 성명서는 객관적 증거 없이 건물 허위 매각 문제를 제기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당시 아산시장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해 공정한 선거를 방해했다“며 ”피고인 행위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 시장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대 후보에 대해 성명서 형식의 보도자료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시장은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했고, 대법원은 사건 실체를 판단하기에 앞서 박 시장의 사선 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 통지서를 보내지 않아 소송절차를 위반한 절차상 위법이 있었다며 다시 재판하라고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박 시장이 배포한 성명서의 허위 여부 등 혐의가 성립하는지를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 [단독] ‘양진호법’ 시행 5주년 되는 날... 양진호는 제보 직원 괴롭힘 재판 받는다 [빌런 오피스]

    [단독] ‘양진호법’ 시행 5주년 되는 날... 양진호는 제보 직원 괴롭힘 재판 받는다 [빌런 오피스]

    오는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이른바 ‘양진호법’ 시행 5주년을 맞는 날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공익신고자에 대해 불이익조치를 한 혐의로 법정에 서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2018년 양 전 회장이 직원 등을 폭행하고 석궁과 일본도로 닭을 죽이게 하는 영상을 세상에 알린 공익신고자를 직위해제 시키며 불이익조치를 가한데 대한 유무죄를 가리는 형사 재판이다. 양 전 회장의 불법행위 및 직원 폭행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양진호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사내 부정을 알린 직원에 대한 불이익이 없도록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만들어졌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공익신고 이후 양 전 회장이 직원에게 행한 불이익 조치에 대한 판단을 구하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법적 조치는 느리게 작동하고 있다. 음란물 유통 등 항소심 선고 25일검찰 징역 14년·512억원 추징 구형 웹하드를 이용한 음란물 불법 유통, 회삿돈 횡령 혐의 등의 행각으로 5년 전 여성계를 비롯해 사회 곳곳에 충격을 던졌던 양 전 회장의 주요 혐의 등에 관한 재판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5일 수원고법 항소심 선고가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당초 11일이 선고 예정이었는데 전날 재판부가 연기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 원심을 맡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는 양 전 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검찰이 구형한 512억원 추징은 인용하지 않았다. 사실심은 2심에서 끝나기 때문에 오는 25일 항소심에서 추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양 전 회장은 막대한 재산을 계속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검찰은 항소심 단계에서 양 전 회장 자산을 찾아 추징보전 신청을 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등 양 전 회장에게 구형한 추징금 확보에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양 전 회장에 대해 징역 14년과 벌금 2억원, 추징 512억원, 신상정보 공개,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수강이수 명령을 구형했다. 양 전 회장은 ‘웹하드 카르텔’을 통한 음란물 불법 유통, 직원 폭행, 회삿돈 횡령 등 다양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의 범죄 행위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불법 행위란 비판을 들었다. 특히 웹하드를 통한 음란물 유통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오히려 이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행각에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검찰은 양 전 회장이 웹하드 사이트 2개를 4년 6개월 동안 운영하면서 음란물 388만여건을 유통해 약 350억원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지만 실제 범죄수익 특정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에 대한 벌금 구형은 2억원에 그쳤다. 또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 등에 따라 512억원의 추징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피해 회사들이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가 곤란하다는 등의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고, 이 사건 범행에 관한 피해 중 상당수는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며 기각했다. 재판부가 말한 피해 회사는 최소 2019년까지 양 전 회장이 지분의 99%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는 회사와 이 회사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자회사들을 말한다. 검찰은 지배적 주주를 둔 경우에도 배임·횡령 혐의 적용을 엄격하게 한 판례 등을 존중해 항소심에서 새로운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공익신고자에 불이익 조치 재판후임 경영진들 같은 혐의 실형 양 전 회장 수감 이후 회사를 이끌던 전 사장과 전 부사장은 앞서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최근 법정구속 되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단독 임혜원 부장판사는 지난 5월 29일 피고인이 사장과 부사장이 공익신고자 A에 대해 대기발령, 감봉, 강등 등의 불이익 조치를 해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징역 1년씩 선고하고, 두 피고인을 법정구속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혐의 법정구속은 이례적 사례로 꼽힌다. 양진호법 시행 5년 만에 이와 같은 형사재판 사례가 나온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양진호법 시행 이후 양진호 사건에 연루된 공익신고자에게마저 불이익 조치가 계속된 것은 법 적용 한계와 기업 문화 변화가 더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양 전 회장의 주요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 공익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에 대한 법원의 심리가 이어지는 이번 달이 양진호법 이후 우리 직장이 정말 바뀌었는지 가늠할 한 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 항공 인수 불발·붕괴 사고 딛고… ‘아이파크’로 날개 펴는 HDC[2024 재계 인맥 대탐구]

    항공 인수 불발·붕괴 사고 딛고… ‘아이파크’로 날개 펴는 HDC[2024 재계 인맥 대탐구]

    부친 ‘포니 정’과 현대차 일구다가정주영 구상 따라 현대산업개발로건설사에 제조업 마인드 접목시켜지주사 체제 전환 후 재계 31위로주택사업 이외 사업 다각화 과제 #사례1. 2019년 11월 12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대회의실. 정몽규(62) HDC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관련 기자회견에서 “HDC그룹은 항공산업뿐만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서 한 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그룹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항공업이 불황에 빠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컨소시엄을 이뤘던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와 함께 이듬해 초부터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를 요구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던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건설은 2020년 9월 계약 무산을 선언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이후 계약 무산 책임을 둘러싼 2500억원 상당의 위약금 관련 소송에서 1·2심 모두 패소했다. 대법원에 상고한 상황이지만, ‘포니 정’ 정세영(2005년 작고)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시절부터 이어져 온 모빌리티 그룹으로서의 미래 비전은 요원해졌다.●항공산업 진출 무산 ‘뼈아픈 실패 ’ 딛고 #사례2. 2022년 1월 1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 정 회장은 2021년 6월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와 2022년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책임을 지고 1999년 이후 23년간 지켜 온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대주주로서의 책무, 책임을 다하겠다”며 그룹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1976년 압구정 현대아파트 건설을 시작으로 2001년 ‘아이파크’ 브랜드로 고급 아파트 브랜드 시대를 열어젖힌 회사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사고 사업장을 전면 철거 후 새로운 아이파크를 짓겠다고 했다. 자사가 지은 모든 아파트에 대한 구조적 안전 결함 법적 보증기간도 1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했다. 끝까지 책임진다는 일념으로 학동 철거 지역에 예정된 무등산 아이파크 2차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화정 아이파크 재시공을 위한 철거도 내년 하반기까지 완료해 2027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압구정의 대명사 ‘현대아파트’ 건설 신사업으로 정했던 항공산업 진출 무산과 잇따른 건설 현장 붕괴 사고는 HDC그룹 48년 역사에 일대 오점으로 남아 있지만 실패를 교훈 삼아 그룹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C그룹은 1976년 현대건설에서 분리 독립한 주택건설전문업체인 한국도시개발이 모태로, 정주영(2001년 작고) 현대그룹 창업주가 이끈 현대그룹의 계열사였다. 1986년 한라건설과 합병하면서 현대산업개발(현 HDC현대산업개발)이 됐다. 당시 현대그룹의 해외 건설은 현대건설이 담당하기로 하면서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건설사업에 집중했다. 1975년부터 시작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건설을 4차분부터 이어받아 1987년 14차분 준공까지 6000가구에 이르는 국내 첫 초대형 단지를 지은 아파트 건립 명가다. 민간 주택업체로서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주거단지를 지은 것은 물론 ‘현대아파트’란 브랜드 가치도 창출했다. 1978년 이른바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에 휘말렸을 정도다. 당시 고위 공무원 등에 대한 특혜 분양으로 도마에 올랐고 정주영 창업주의 둘째 아들이자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인 정몽구(86) 당시 한국도시개발 사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한국도시개발은 한동안 아파트 건설을 하지 못했음에도 현대산업개발은 창립 이후 1998년까지 전국 60개 지역에 20여만 가구를 공급하는 등 당시 국내 민간건설업체 중 최대 실적을 자랑했다.●수지 맞지 않았던 지분 맞교환 정몽규 회장이 현대산업개발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의 일이다. 정 회장의 아버지는 1967년 현대자동차 초대 사장을 맡아 1974년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인 ‘포니’를 개발해 ‘포니 정’이란 애칭을 얻은 고 정세영 명예회장이다. 정몽규 회장도 1996년부터 3년 동안 현대자동차 회장직을 맡은 바 있으나 정주영 창업주가 자동차 사업을 본인의 넷째 동생인 정세영 명예회장 대신 둘째 아들인 정몽구 현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게 주기로 후계 구도를 정리하면서 정세영·정몽규 부자는 현대산업개발로 적을 옮겨야 했다. 정세영 명예회장 일가는 보유하던 현대차 지분을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주고,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는 현대산업개발 주식을 받는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현대산업개발을 가지고 현대가에서 독립했다. 수지가 맞지 않는 거래였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자산 총액 3조 4985억원 규모의 주택사업 중심 건설 회사인 반면 현대차는 자산 총액 11조 1845억원 규모의 수출 중심 완성차 업체였다. 1999년 당시 정몽규 회장의 현대산업개발 지분은 9.85%에 불과해 장차 닥쳐올지 모를 인수합병(M&A) 리스크에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까지 있었다. 정세영 명예회장은 큰형님인 정 창업주에게 이 같은 고충을 설명하고 ‘얼마의 보너스를 주십시오’라고 추가 지원을 요청했고 승낙도 받았지만 그 약속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회고록 ‘미래는 만드는 것이다’에서 회고했다. 미래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는 말처럼 정세영·정몽규 부자는 생소한 국내 주택 건설 분야를 맡게 됐지만 제조업 마인드를 건설업에 접목하는 신건설 경영 전략으로 회사를 키워 냈다. 150여곳의 건설 현장을 일일이 방문했고, 철저한 재고 관리와 원가 분석을 건설업계에 도입하는 등 생산성 제고와 원가절감으로 내실을 다졌다. 덕분에 단일 건설사로 출발했던 현대산업개발은 2018년 HDC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고 지난해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 31위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우호지분 포함 58.3%로 안정적 경영 맨 처음 회사를 떼어 받을 때와 달리 정몽규 회장은 개인 보유 지분 33.68%를 포함해 우호 지분 58.28%를 보유한 안정적인 지배체제도 구축했다. 지주사 체제 전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산업개발 지분율(13.36%)은 지주사 전환 후 33.68%로 늘었다. HDC가 인적분할하며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공개 매수한 후 대가로 HDC 신주를 내주는 일종의 주식스와프 거래로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001년 아파트의 새 브랜드를 ‘아이파크’로 확정하며 더이상 ‘현대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2004년 삼성동 아이파크를 초고급 주거단지로 조성하면서 국내에 본격적인 아파트 브랜드 경쟁 바람을 일으켰다. 2011년 완공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인 해운대 아이파크와 용산 민자역사 개발을 통해 본사까지 이전해 들어간 HDC아이파크몰 용산점은 이후 HDC그룹의 상징 건물이 됐다. HDC그룹은 사업 규모를 늘리는 외적 확장보다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춘 알짜기업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 당시 이미 국내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순위 5위 안에 들던 업체가 25년이 지난 현재 11위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선 성장이 지체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 회장은 주택사업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사업구조의 다각화도 추진했다. 당시 2개에 불과했던 계열사는 25년 만에 35개로 늘어났다. 다만 현재도 주력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그룹 전체 매출의 62%, 영업이익의 4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구조의 다각화는 아직도 진행 중이란 평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인 총 4조 5000억원 규모의 광운대역세권 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용산철도병원 용지와 청라 의료 복합단지, 공릉역세권 개발사업 등 대규모 복합도시개발사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 ‘간첩 공격 기피죄’ 3년 옥살이… 44년 지나 누명 벗은 노병

    ‘간첩 공격 기피죄’ 3년 옥살이… 44년 지나 누명 벗은 노병

    대간첩 작전 중 적을 보고도 공격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던 노병이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로 44년 만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비상상고란 확정된 판결이 명백하게 법령을 위반한 경우 이를 바로잡기 위해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다시 재판해 달라고 요청하는 비상구제절차다. 7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군형법 위반(공격 기피 등) 혐의로 1980년 육군 고등군법회의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된 A(67)씨의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확정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2022년 11월 “하급심인 고등군법회의는 기초가 된 증거 관계에 변동이 없는 한 대법원의 파기 이유와 달리 판단할 수 없다”며 제기한 비상상고를 받아들인 결과다. 1978년 10월 육군 7사단 일병이던 A씨는 휴가병 3명을 사살하고 북한으로 탈출을 시도하던 무장간첩 3명에 대한 포획 작전 중 적을 발견하고도 공격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심인 보통군법회의는 A씨에게 무기징역을, 2심인 고등군법회의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소총 사격으로 대응한 사실이 있는 등 고의로 적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1979년 이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그러자 환송심인 고등군법회의는 대법원의 판단을 따르지 않고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법원은 1980년 이 판결을 재차 무죄 취지로 파기했으나 고등군법회의는 또 이를 무시하고 징역 3년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1979년 10월 비상계엄이 발동되며 ‘군인의 상고권’이 제한된 탓에 대법원에 스스로 다시 상고할 수 없었고 이듬해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이 총장이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제기한 것이다.
  • 간첩 공격 기피죄로 3년 옥살이한 노병…44년만에 누명 벗어

    간첩 공격 기피죄로 3년 옥살이한 노병…44년만에 누명 벗어

    대간첩작전 중 적을 보고도 공격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던 노병(老兵)이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로 44년 만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비상상고란 확정된 판결이 명백하게 법령을 위반한 경우 이를 바로잡기 위해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다시 재판해달라고 요청하는 비상구제절차다. 7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군 형법 위반(공격 기피 등) 혐의로 1980년 육군 고등군법회의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된 A(67)씨의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확정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2022년 11월 “하급심인 고등군법회의는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변동이 없는 한 대법원의 파기 이유와 달리 판단할 수 없다”며 제기한 비상상고를 받아들인 결과다. 1978년 10월 육군 7사단 일병이던 A씨는 휴가병 3명을 사살하고 북한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무장간첩 3명에 대한 포획 작전 중 적을 발견하고도 공격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인 보통군법회의는 A씨에게 무기징역을, 2심인 고등군법회의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소총 사격으로 대응한 사실이 있는 등 고의로 적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1979년 이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그러자 환송심인 고등군법회의는 대법원의 판단을 따르지 않고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법원은 1980년 이 판결을 재차 무죄 취지로 파기했으나 고등군법회의는 또 이를 무시하고 징역 3년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1979년 10월 비상계엄이 발동되며 ‘군인의 상고권’이 제한된 탓에 대법원에 스스로 다시 상고할 수 없었고, 이듬해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이 총장이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제기한 것이다.
  • 옆차선 비었다고 ‘깜빡이’ 안켰다가 사망사고...법원 “전후좌우 모든 차에 예고하는 것”[법정 에스코트]

    옆차선 비었다고 ‘깜빡이’ 안켰다가 사망사고...법원 “전후좌우 모든 차에 예고하는 것”[법정 에스코트]

    1심 무죄, 법원 “변경하려는 차선에 차 없어”2심 유죄...法 “차량·보행자 예측가능성 장치...짧게나마 시간 확보했다면 사고 막았을 것” 지난 2021년 A씨는 부산의 한 편도 2차선 도로에서 1차선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A씨 차량 뒤에는 조금 전까지 2차선으로 주행하다가 불법주차된 차를 피하기 위해 잠시 1차선으로 변경한 오토바이가 함께 달리고 있었습니다. A씨는 1차선 통행이 더뎌지자 2차선에 차량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바꿨습니다. 뒤따라오던 오토바이도 거의 동시에 2차선으로 바꾸면서 차량의 우측 측면과 오토바이의 좌측 측면이 부딪혔습니다. 추돌의 충격으로 튕겨져나간 오토바이 동승자는 결국 사망했습니다. 검찰은 A씨가 차선 변경 시 방향지시등을 켜는 등 안전하게 운전해 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를 어겼다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A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사건을 심리한 부산지법은 “A씨가 차선을 바꾸는 시점에 변경하려는 차선인 2차로에는 다른 차량이 없었기 때문에 방향지시등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보고 1심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재판부는 “방향지시등은 운전자가 차로를 변경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전후좌우 모든 차량과 주위 보행자에게 예고해 교통상황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장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방향지시등을 작동해 진로 변경을 예고한 뒤 짧게나마 시간 간격을 뒀다면 오토바이 운전자가 차량 간격을 보다 크게 확보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오토바이 운전자가 과속을 했다는 사실이 A씨의 사고 책임을 없애는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이 사고 발생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보이는 이상 오토바이 운전자가 과속을 했다 해도 A씨가 사고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 전세 사기범에 속은 공인중개사, 세입자에게 계약 중요사항 안 알려 유죄

    전세 사기범에 속은 공인중개사, 세입자에게 계약 중요사항 안 알려 유죄

    공인중개사가 전세 사기범에 속아 부동산 임대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세입자에게 계약 중요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라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 박준용)는 사기와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 A·B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부산에서 공인중개사를 하는 A·B씨는 2017~2019년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93가구 규모 아파트·오피스텔에서 세입자 등에게 전세보증금 등 명목으로 13억원을 받아 가로챈 전세 사기범 C씨(징역 4년 선고)의 임대차계약을 중개했다. 당시 C씨는 한 회사와 신탁계약을 체결해놓고 분양이 잘되지 않자 A·B씨를 통해 따로 다수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이 경우 세입자들 권리는 C씨가 수탁사와 신탁계약상 우선수익자 동의를 받아야만 보호된다. 그럼에도 C씨를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C씨와 임대계약을 맺은 세입자들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처분되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A·B씨는 C씨와 공모해 전세 사기 범행을 저지른 혐의(사기·공인중개사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들이 수탁사와 우선수익자로부터 동의받았다는 C씨 말만 믿고 계약을 중개한 가능성이 있는 점, 중개수수료 외엔 얻은 이익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전세보증금을 받아 가로챈 사기 범행의 공범으로는 증거가 부족해 무죄를 선고하지만, 부동산 거래 때 중요사항인 ‘신탁자 C씨가 임대차계약 체결 시 수탁사와 우선수익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아 세입자들 판단을 그르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중요사항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공인중개사를 믿고 계약을 체결한 피해자들이 중대한 손실을 봤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B씨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 “도박 자금 왜 안 줘”…모친 집 가전제품 깨부순 40대 아들

    “도박 자금 왜 안 줘”…모친 집 가전제품 깨부순 40대 아들

    도박에 쓸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친 집에 있는 온갖 가전제품을 깨부순 40대 아들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부(부장 김성래)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가정 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 원주에 있는 모친 B(63)씨의 집에서 신발장에 있던 소화기를 꺼내 TV를 내려치고 컴퓨터를 바닥에 내던져 밟거나 밥솥을 유리창에 던지는 등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그는 도박 자금으로 3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B씨가 응하지 않자 홧김에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누범기간 중임에도 자숙하지 않고 패륜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형이 무겁다’는 A씨 측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부친이 당심에서도 피고인의 선처를 바란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으나 이는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한 사정에 해당한다”며 “원심의 양형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 변경도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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