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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먼 길 함께한 분들과 손잡고 큰길로 가겠다”

    이재명 “먼 길 함께한 분들과 손잡고 큰길로 가겠다”

    도덕적 논란 부담… “2·3심 남아” 지적도 민주 “판결 존중”… 한국 “정권 협조 대가”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1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당시 사이다 발언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이 지사는 그 기세를 이어 2017년 5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3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이면서 단숨에 차기 유력 주자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이자 현역 지사였던 남경필 지사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경기지사에 당선되면서 차기 행보가 더욱 주목됐다. 지난해 12월 이 지사가 검찰에 기소된 직후 문 대통령 지지자 등을 중심으로 출당이나 제명 조치 등 징계 요구가 거셌다. 하지만 민주당은 재판 이후 결론을 내기로 하고 이 지사의 민주당 당원권 정지만 결정했다. 이 지사가 이날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당원권을 회복 받고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다시 거론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지사는 선고 직후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먼 길 함께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서로 손잡고 큰길로 함께 가시길 기원한다”며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겼다. ‘큰길’은 ‘대권가도’라고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반면 아직 섣부른 희망이라는 지적도 있다. 1심이 끝났을 뿐 2심과 3심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지사가 사법적 유죄 여부를 떠나 여배우 스캔들 등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지사가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향후 산적한 현안 해결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선주자 반열에 다시 오를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지사의 무죄 판결에 대해 여야는 온도차를 보였다. 민주당은 이 지사의 지사직 유무가 내년 경기지역 총선에서 영향을 줄 수 있어 긴장했던 만큼 한시름 놓은 상황이다. 이해식 대변인은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70여명 의원의 이름으로 법원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는데 무죄가 나올 줄 알았다”며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에 협조한 대가로 받은 면죄부인가”라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대법원 “임대차기간 지나도 임차인 ‘권리금 회수’ 보호해야”

    대법원 “임대차기간 지나도 임차인 ‘권리금 회수’ 보호해야”

    상가 임대차 보호기간이 지나 더이상 계약갱신요구권이 없는 임차인(빌린 사람)이라 할지라도 임대인(빌려주는 사람)은 임차인이 권리금을 되찾을 기회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의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는 상가 임차인 김모씨가 임대인 공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공씨의 건물을 빌려 식당을 운영하던 김씨는 임대차기간이 지나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없게 되자 식당을 A씨에게 권리금 1억 4500만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김씨는 공씨에게 권리금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알리고 A씨와 상가임대차 계약을 새로 체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공씨가 재건축을 이유로 거부하자 권리금 회수기회를 침해당했다며 공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새로 상가를 임차하려는 사람으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권리금 회수기회’를 임대인이 방해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있다면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할 필요가 없도록 했다. 1·2심은 “임대차기간이 지나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없는 경우에는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할 필요가 없다”면서 공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해야 한다’면서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해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은 상가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의무를 부담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임대차기간이 지나도 임차인이 형성한 고객, 거래처, 신용 등 재산적 가치는 여전히 유지돼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이런 해석이 임대인의 상가건물에 대한 사용 수익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2015년 신설된 상가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의무에 관해 판시한 첫 판결”이라면서 “이와 상반된 하급심 판결이 다수 있었는데 향후에는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조항에 대해 통일된 법 해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아버지의 간첩 오명 58년 만에 벗겨낸 막내딸의 눈물

    아버지의 간첩 오명 58년 만에 벗겨낸 막내딸의 눈물

    5·16 때 간첩 몰린 고 진승록 서울대 법대학장 재심 무죄변호사 재등록 2년 만인 1985년 명예회복 못한 채 작고정치학 교수된 막내딸이 2015년부터 재심 절차 밟아와“이 사건 피고인이 간첩 활동 또는 이를 방조하는 행위를 했다고 볼 증거는 대단히 부족하고, 심지어 거의 없다고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죄가 선고됐으므로 판결이 잘못됐다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원심 판결 중 유죄였던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16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가 한 재심 사건에 대해 판결을 선고하자 정장 차림의 여성이 방청석에서 일어나 “감사합니다”고 말하며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렸다. 고인이 된 부친을 대신해 2015년부터 재심 과정을 진행한 진미경(64) 한국외대 초빙교수였다. 재판장은 “고생 많았어요 그동안, 잘 돌아가셔요”라고 따뜻한 인삿말을 건넸다. 재심 사건 피고인인 진승록 전 서울대 법과대학장은 해방 전 보성전문학교 교수, 해방 후 고려대 교수와 1952년 고시위원회 위원장을 거칠 만큼 널리 알려진 법학자였다. 그러나 5·16 군사정변이 발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새벽, 진 전 학장은 불현듯 자택에 들이닥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불법 연행됐다. 진 전 학장은 1950년 6·25 전쟁 당시 납북됐다가 가까스로 살아 돌아왔는데, 군사정권은 이를 이유로 진 전 학장이 북한 측에 간첩으로 포섭됐다는 혐의를 씌웠다. 남으로 돌아와서는 다른 간첩을 만나 ‘남북 협상에 대한 학생들의 동향을 보니 반은 찬성하고 반은 반대한다’는 식의 정보를 알려준 뒤 금괴를 받았다는 혐의도 더해졌다. 1961년 1심 군법회의는 진 전 학장의 간첩죄와 간첩방조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사형을 선고했다. 이후 군법회의의 2심과 대법원에서의 상고심을 거쳐 간첩죄는 무죄가 되고 간첩방조죄만 유죄로 인정된 진 전 학장에게는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이후 2개월이 채 되지 않아 진 전 학장은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빨리 풀려난 점에 대해 진 교수의 남편 이수철(67) 용인대 명예교수는 “군사정권이 사건을 조작한 걸 스스로 인정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이날 재심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피고인의 (생전) 진술을 봤을 때 적법한 영장에 의해 구속 수사를 받은 게 아니라 불법적으로 감금된 상태에서 협박성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돼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모든 조서는 증거능력을 배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사도 진 전 학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진 전 학장은 풀려난 지 15년이 되던 1978년 사면을 받았고 1983년엔 변호사로 재등록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1985년 1월, 진 전 학장은 만 7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진 교수는 “연행되기 전까지 아버지는 ‘민법총론’, ‘물권법’ 등 6권의 책을 저술했는데, 석방된 후에는 글을 하나도 못 썼다”면서 “풀려난 뒤에도 정기적으로 형사가 자택을 방문해서 정신적으로 많이 위축되셨고, 사회적으로도 간첩으로 알려져 사회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막내인 내가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는 일은 공부를 잘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교수까지 됐다. 정치학을 전공한 이유도 아버지가 억울하게 잡혀가는 걸 봤기 때문이다”는 진 교수도 부친의 전과 기록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진 교수는 “박사과정 유학을 가려는데 당시 외무부에서 여권이 안 나왔다. 신원조회에서 아버지의 전과가 걸렸기 때문”이라면서 “고위공직자 2명의 신원보증을 받아와야 여권을 내주겠다고 했고, 다행히 아버지의 서울법대 제자 2명이 보증을 서 줘서 겨우 유학을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수가 된 후 정부에서 고위직 제안도 받았지만 아버지 전과가 노출될까봐 대학에만 조용히 남기로 했다. 다른 죄도 아니고 간첩죄니까…”라고 말하던 진 교수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 진 교수는 “아버지가 5·16 때문에 누명을 쓰고 고초를 당하셨는데 오늘이 마침 이날(5월 16일)이라 감회가 깊다”면서 “살아 생전에 잠 못 이루시고 ‘억울하다, 원통하다’고 하셨는데 이제 오명을 벗으셨으니 부디 천국에서 안식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커플매니저도 근로자… 퇴직금 줘야”

    원고 vs 피고 커플매니저 이모씨 vs A결혼정보회사 2012~2016년 A사에서 커플매니저로 일한 이씨는 2013~2016년 미사용 연차유급휴가수당 120만여원과 퇴직금 883만여원 등 1003만여원을 못 받았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A사는 이씨가 사업소득자여서 퇴직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지요. ●A사 “커플매니저는 사업소득자” A사 커플매니저들은 다른 사원들과 달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됐고 4대 의무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았습니다. 또 A사는 나머지 사원들만 인사평가를 통해 연봉 인상을 했고, 이들에게만 주간 업무일지를 제출받았다고 합니다. 커플매니저들은 고정된 월수입이 아니라 초혼·재혼·만혼으로 구분해 미팅 40~50건을 성사시키면 100만원의 기본수당을 받았고 여기에 미팅 횟수가 초과될 경우 성과수당, 미팅시킨 회원들이 결혼하면 매출의 20%에 해당하는 성혼수당을 추가로 받았습니다. ●법원 “출퇴근 시간 관리받은 근로자” 그러나 법원은 커플매니저들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인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부장 김행순)의 판결문에 자세히 근거가 나옵니다. 우선 A사의 커플매니저들은 정해진 출퇴근 시간에 회사 사무실에서만 근무를 했고, 세 번 지각하면 하루 결근으로 간주되는 등 회사로부터 출퇴근 관리를 받았습니다. 커플매니저들이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인사평가, 연봉 인상도 적용받지 않았지만 이는 “업무 특성상 커플매니저의 자율적인 판단이 필요한 영역을 보장한 것”이라고 판단됐습니다. 일부 수당 분배기준을 커플매니저들끼리 협의해 정했고 월 기본급이 고정되지 않았던 것도 결국은 사측에서 만든 보수 체계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4대 보험 미가입과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역시 “회사가 임의로 정한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됐습니다. A사의 상고로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지만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도 지난달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재명 지사 운명의날…16일 1심 선고

    이재명 지사 운명의날…16일 1심 선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법정에 선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치 운명이 달린 1심 선고가 16일 내려진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창훈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이 지사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 입원’에 대한 직권남용을 비롯해 대장동 개발 업적을 과장, 검사 사칭 등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선고 공판에서는 이른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검사 사칭’·‘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과 각각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 4개 혐의에 대한 유무죄를 판단하고 유죄의 경우 형량을 정하게 된다.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죄와 다른 죄에 대해서는 분리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각각 구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직권남용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따로 선고하게 된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결심공판에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6월을, 3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6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이 지사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개전(改悛)의 정’이 없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이 지사는 최후진술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친형 강제입원 사건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4∼8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 고 이재선씨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지시해 문건 작성, 공문 기안 등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 등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사 사칭과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지사가 TV토론회, 선거공보, 유세 등을 통해 ‘검사 사칭은 누명을 쓴 것이다. 대장동 개발이익금을 환수했다’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각각 기소된 사건이다. 지방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이 지사가 직권남용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거나 허위사실공표죄로 벌금 100만원형 이상이 확정되면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선거범에 관한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하여 신속히 해야 하며, 그 판결의 선고는 제1심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월 이내에, 2심과 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의 선고가 있은 날부터 각각 3월 이내에 반드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늦어도 올 11월 이전에 확정 판결이 나야 한다. 다만 1심의 경우 6개월 이내 선고 원칙이 지켜지고 있지만 2심과 3심은 심리 등을 이유로 기한이 연장되는 경우가 많아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허위사실 공표’ 노옥희 울산교육감 항소심서도 무죄…직위 유지

    지방선거 TV 토론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부산고법 형사2부(신동헌 부장판사)는 15일 2심 선고 공판에서 노 교육감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노 교육감이 토론회 중 ‘노동자들’이라는 문구를 빠트린 건 마무리 발언 시간에 쫓기고 긴장감 때문에 저지른 실수로 보인다”며 “당시 심야에 방송된 토론회 시청률이 0.160%,1.917%로 저조해 영향력이 미미했고 선관위도 경고 조치만 했을 뿐 고발하지 않은 건 선거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로 보지 않은 것”이라며 발언의 고의성도 없다고 판결했다. 노 교육감은 지난해 6월 5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자신을 ‘한국노총 울산본부 지지를 받는 후보’라고 소개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됐다. 검찰은 노 교육감에게 직위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 지방교육자치법은 선거와 관련된 사안은 공직선거법을 따르는데,선출직 공무원이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MB형’ 이상득 징역 1년 3개월 확정… 곧 수감

    ‘MB형’ 이상득 징역 1년 3개월 확정… 곧 수감

    포스코로부터 청탁을 받고 측근들에게 이익을 제공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84) 전 의원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고령이어서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1·2심에서 구속되지 않았던 이 전 의원은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돼 조만간 수감될 예정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 10일 확정했다. 이 전 의원은 2009~2010년 포스코 측으로부터 군사상 고도제한으로 중단된 포항제철소 증축 공사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자신의 지역구 지역사무소장과 선거운동을 도운 지인 등이 운영하는 회사에 포스코가 거액의 용역을 주도록 한 혐의로 2015년 10월 기소됐다. 이 전 의원 측이 챙긴 이익은 26억원에 달한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2017년 1월과 11월에 1·2심은 모두 “국회의원의 헌법상 청렴 의무를 저버리고 권한을 남용해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려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1년 3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얼굴 못들고 다니게 하겠다” 前연인에 협박한 남성 징역 5년 확정

    “얼굴 못들고 다니게 하겠다” 前연인에 협박한 남성 징역 5년 확정

    이별을 통보한 전 연인에게 “지역에서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게 하겠다”라고 말하는 등의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협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및 카메라등이용촬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37)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7월 A(29·여)씨가 한 달 전 이별통보를 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A씨에게 “너와 통화하면서 녹음한 파일이 있는데 거기에는 너와 내가 성관계한 사실이 담겨있다”면서 “녹음파일을 남자친구에게 보내겠다. 이 지역에서 너 하나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달 20일 일하고 있던 A씨를 불러내 자신의 승용차에서 흉기를 겨누며 “너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으니 나도 너의 인생을 망가뜨리겠다. 오늘 너 죽고 나 죽자”라고 말하며 협박하고 A씨의 뺨을 때렸다. 이후 A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흉기로 위협한 상태로 A씨의 신체를 촬영하고 성폭행한 뒤 감금한 혐의도 받았다. 박씨는 재판에서 “너 하나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한 사실이 없고 나머지 말도 연인관계를 회복하려고 했을 뿐 협박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도 명확해 실제 경험에 기초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박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명령을 선고했다. 2심도 “박씨가 실제 녹음파일을 유포할 의도나 욕구가 있었는지와 관계 없이 이 같은 이야기가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임을 인식, 인용하는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와 관계 없이 협박죄의 구성요건은 충족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2심 재판부는 “범행 경위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는 범행을 당한 이후 외부와 단절된 채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취지로 호소하고 있는데도 피고인은 범행을 대부분 부인하며 전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5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명령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협박죄의 고의 및 해악의 고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잘못이 없다”며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포스코 뇌물’ 이상득 징역 1년 3개월 확정…곧 수감 절차

    ‘포스코 뇌물’ 이상득 징역 1년 3개월 확정…곧 수감 절차

    포스코로부터 청탁을 받고 측근들에게 이익을 제공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84) 전 의원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고령이어서 1·2심에서 구속되지 않았던 이 전 의원은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돼 수감될 예정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전 의원은 2009~2010년 포스코 측으로부터 군사상 고도제한으로 중단된 포항제철소 증축공사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자신의 지역구 지역사무소장과 선거운동을 도운 지인 등이 운영하는 회사에 포스코가 거액의 용역을 주도록 한 혐의로 2015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의원 측이 챙긴 이익은 총 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심은 “국회의원의 헌법상 청렴 의무를 저버리고 권한을 남용해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려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1년 3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고령인 이 전 의원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제3자 뇌물수수죄에 있어서의 ‘국회의원의 직무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없다”고 결론냈다. 대법원이 실형을 확정함에 따라 이 전 의원은 법무부와의 논의를 거쳐 곧 수감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심도 ‘삼성바이오 제재 집행정지’ 결정…“회계사기 다툼 여지 있어”

    2심도 ‘삼성바이오 제재 집행정지’ 결정…“회계사기 다툼 여지 있어”

    1심에 이어 2심 법원도 회계사기(분식회계 또는 회계부정) 의혹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 대한 제재 효력이 정지돼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 김동오)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삼성바이오에 대한 제재 효력을 정지시킨 원심 결정에 불복해 항고한 사건에서 13일 원심과 마찬가지로 삼성바이오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도 1심과 마찬가지로 회계사기 등의 쟁점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삼성바이오에 당장 제재를 적용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증선위가 이날 항소심 결정에 다시 불복하지 않으면 증선위 제재는 삼성바이오가 제기한 행정소송의 결과가 나온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중단된다. 지난해 11월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회계부정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증선위가 판단한 회계부정 규모는 4조 5000억원 정도다. 증선위는 이를 근거로 삼성바이오에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3년, 시정 요구(재무제표 재작성),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와 별도로 회사와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는 “모든 회계처리를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했다”면서 곧바로 증선위 결정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시정요구나 과징금 부과 등의 행정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한편 삼성바이오의 회계사기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의혹을 입증할 만한 증거물을 숨기고 훼손한 혐의로 삼성전자 임원 2명을 지난 11일 구속했다. 검찰은 지난 7일 삼성바이오 공장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공장 마루 바닥을 뜯어 회사 공용서버와 직원 노트북 등 감춰진 자료들을 확보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근혜, ‘강제징용 판결 개망신 안 되도록’ 지시…배상 책임 없는 판결 의미”

    “박근혜, ‘강제징용 판결 개망신 안 되도록’ 지시…배상 책임 없는 판결 의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일제 전범기업의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에 대해 “‘개망신’이 안 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법정에서 증언했다. ‘개망신’이라는 뜻은 전범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김규현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심리로 열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입수한 김규현 전 수석의 2015년 12월 26일자 업무일지에는 ‘강제징용 건과 관련해 조속히 정부 의견을 대법원에 보내라’거나 ‘개망신 안 되도록’, ‘국격이 손상되지 않도록’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이 같은 문구에 대해 김규현 전 수석은 “당시 일본과의 위안부 협상 타결을 앞두고 지침을 받기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다”면서 “협상과 관련한 지침을 주신 뒤 말미에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셔서 받아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난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조속히 정부 의견을 대법원에 보내고, 그렇게 이 문제가 종결되도록 하라고 박 전 대통령이 말씀하셨다”고 진술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개망신이 안 되도록 하라’고 말씀하시고는, (‘개망신’이라는) 표현이 좀 그랬는지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위상을, 국격이 손상되지 않도록 지혜롭게 처리하라’고 설명하셨다”고 증언했다. 또 “독도 문제가 자꾸 문제 돼서 우리 땅을 (문제삼지) 않도록 외교부에 (이야기)하라”고도 박 전 대통령이 이야기했다고도 덧붙였다. 검찰이 ‘개망신’이나 ‘국격 손상’ 등 표현의 의미를 묻자 그는 “외교부는 2012년 대법원 판결이 기존의 정부 입장과 상충한다고 생각해 왔다”면서 “그로 인해 일본 측과 외교 문제가 계속돼 왔으니, 판결 내용이 종전의 정부 입장에 맞게 돼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했다”고 답했다. 검찰이 재차 “2012년의 원래 판결대로 확정되는 것이 망신일 수 있다는 의미냐”고 묻자 김규현 전 수석은 “그렇다”고 답했다. ‘2012년의 원래 판결’이란 일본 기업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본 대법원의 판결을 가리킨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2000년과 2005년 미쓰비시 중공업과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을 상대로 각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가 1·2심에서 패소했다. 그러나 2012년 5월 대법원은 일본 기업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사건을 서울·부산고등법원으로 각각 돌려보냈다. 이후 파기 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이 2013년 7월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해 사건을 다시 대법원이 넘겨 받았지만, 양승태 대법원은 이후 5년간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즉 대법원이 일본 기업이 1억원씩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파기 환송심 판결에 대해 확정 판결을 내리면 ‘개망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박 전 대통령의 생각이었다는 것이다. 김규현 전 수석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당시 대통령이 ‘위안부 협상’을 위해 마주 앉은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 등을 감안해 일본 기업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확정되지 않도록 사법부에 압력을 가하려고 한 셈이 된다. 김규현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의 이러한 지시를 듣고 이병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 등에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이 돼서야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법, 래퍼 정상수 준강간 혐의 무죄 확정

    대법, 래퍼 정상수 준강간 혐의 무죄 확정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래퍼 정상수(36)씨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정씨의 준강간 혐의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정씨는 지난해 4월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클럽에서 A(21·여)씨 일행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A씨가 술에 취하자 집으로 데려가 그날 오전 성폭행한 혐의(준강간)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에는 피해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가 나중에 알게 돼 4월 25일 경찰에 신고했다. 정씨는 잠에서 깬 뒤 합의에 따라 이뤄진 성관계였다며 거듭 혐의를 부인했다. 1·2심에서는 잇따라 무죄가 선고됐다. 성관계 당시 A씨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의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심 재판부는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객관적 증거와 불일치하거나 경험칙에 반해 그대로 믿기 어렵고 피해자 지인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 유전자감정서만으로 피해자의 심신상실 및 항거불능 상태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설령 피해자가 실제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피고인이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해 수궁흘 수 있고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결론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황증거 그를 지목하는데… 15년 만에 잡힌 범인, 정말 누명 썼을까

    정황증거 그를 지목하는데… 15년 만에 잡힌 범인, 정말 누명 썼을까

    ‘부산사상 다방 여종업원 강도 살인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 1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양모(48·당시 31세)씨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이다.사건 발생 15년 만에 검거돼 1, 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이 선고된 양씨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는 걸까. 법조계 안팎에서는 간접증거만 있는 이 사건의 파기환송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씨는 12일 현재 미결수 신분으로 부산구치소에 수감돼 있다.●대법원은 왜 파기환송했나 양씨는 2002년 5월 21일 부산 사상구 괘법동 태양다방 여종업원 A(당시 21세)씨를 납치해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마대 자루에 담아 바다에 버리고 798만원 상당의 A씨 예·적금을 찾은 혐의로 16년 만인 지난해 재판에 넘겨져 1,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015년 9월 재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2년여의 끈질긴 수사 끝에 양씨가 범인임을 밝혀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십수년이 지나 범행에 사용된 흉기 등 직접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했다. 양씨는 검경 수사 과정에서 한결같이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A씨 가방을 주웠는데 안에 통장이 들어 있어 돈을 찾았을 뿐 자신이 A씨를 살해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경찰은 탐문수사, 증인진술 등 정황증거를 통해 양씨가 범인임을 확정 지었다. 지난해 1월 부산지법에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뤄진 1심과 같은 해 7월 열린 2심에서 양씨는 모두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양씨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1심에서 배심원들은 7대2로 양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간접사실과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양씨가 피해자인 A씨를 살해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며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형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간접증거만으로는 양씨를 범인으로 확신할 정도로 범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특히 제3의 인물이 진범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대법원은 “중대한 범죄에선 유죄 인정에 매우 신중해야 하고 그 과정에 한 치의 의혹도 남겨선 안 된다는 점에서 볼 때 의문스럽거나 심리가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따라서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양씨가 아닌 제3자가 진범이라는 내용의 우편 제보가 대법원에 접수됐다. 수사 초기 유력하게 거론된 용의자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증거조사가 필요한 만큼 추가 심리가 필요한지도 검토해야 한다”며 파기환송 취지를 설명했다.●재심 첫 공판 열려… 법원 보석 신청 기각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 김문관)는 지난달 11일 열린 양씨의 파기환송심 첫 심리를 열고 검찰과 변호인 측 의견을 들었다. 재판부는 우선 1, 2심에서 범행 동기인 양씨의 경제적 상황을 들여다보고자 당시 그의 대출 상황 등을 다시 다루기로 했다. 경찰은 당시 조사에서 양씨가 도박에 빠져 카드빚이 연체되는 등 채무가 많아 돈을 뺏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씨의 동거녀와 최초 용의자도 증인으로 출석하도록 할 예정이다. 첫 공판에서 양씨 변호인은 “증거를 없애거나 도주 우려가 없고 모친이 위급해 임종을 지킬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보석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씨 보석 신청이 형사소송법상 필요한 보석 제외 사유에 해당하고 보석을 허가할 특별한 사유도 보이지 않는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형사소송법에는 피고인이 사형, 무기징역,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을 때와 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보석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16일 오후 3시 2차 심리를 진행한다. 재판부는 양씨 구속 만기일인 7월 14일 안에 심리를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접증거만으로 유죄 인정될까 이번 파기환송심의 쟁점 사항은 피고인의 범행 방법, 피해자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 등 직접적인 증거 없이 오로지 정황 증거와 증인 진술 등 간접증거만으로 양씨를 범인으로 단정 지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한 것도 양씨가 숨진 피해자의 통장으로 예금과 적금을 인출했다는 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강도살인에 대한 간접증거가 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원심에서 채택한 증거 중 피고인과 함께 마대 자루를 옮겼다는 동거녀의 진술이 양씨의 강도살인 범행을 입증하는 유일한 간접증거인 만큼 다시 심리를 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는 제3자가 범인이라는 제보성 우편물이 대법원에 접수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검찰과 변호인 측 간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부산고법의 한 관계자는 “대법원이 1, 2심 심리가 미흡했다는 판단이었지 양씨가 무죄라는 취지의 파기환송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경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거만으로도 대법원에서 원심대로 유죄가 확정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이번 파기환송 판결문에서 “살인죄 등과 같이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는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거만으로도 유죄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죄를 인정하려면 간접증거들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또 간접증거는 사실관계에 모순이 없어야 하며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원심 심리가 다소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수사를 한 부산경찰청 미제수사팀은 직접증거는 없지만, 재수사를 통해 양씨가 진범임을 확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의 재판 진행 경과 등을 지켜보고 파기환송심 공소 유지를 위해 보강수사 등을 펴는 등 검찰과 적극적으로 공동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오래된 사건이어서 직접증거 확보는 어렵지만 보강수사 등을 통해 혐의 입증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17년 전 그날… 미제로 끝날 뻔한 사건 ‘부산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으로 불린 이 사건의 발생 시계는 한·일월드컵이 열렸던 17년 전으로 되돌아간다. 2002년 5월 21일 오후 10시쯤 사상구의 한 다방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A씨가 실종됐다. A씨는 열흘 뒤인 31일 부산 강서경찰서 뒤편 바닷가에서 마대 자루에 싸인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 검의 결과 피해자는 옷을 입고 있었지만 흉·복부에 집중된 17개를 포함해 흉기로 찔린 40여곳의 흔적이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강력계 형사들로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바닷속에서 이미 시신이 부패돼 범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뜻밖의 장소에서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단서를 찾았다. A씨가 실종된 바로 다음날인 22일 A씨가 일하던 다방 인근 은행에서 빨간색 야구모자를 눌러쓴 양씨가 A씨 명의의 예금통장에서 돈을 인출했던 것이다. 20여일 뒤 A씨 행세를 하고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며 두 여자가 다른 은행에서 A씨 명의로 된 적금통장에서 또다시 돈을 찾았다. 경찰은 용의자인 양씨를 공개수배했지만 결정적인 제보가 없어 사건은 답보 상태였다. 영원히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은 2015년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부산경찰청 미제 전담수사팀은 재수사와 시민 제보 등을 통해 사건 발생 15년 만인 2017년 8월 양씨를 용의자로 검거하고 법정에 세웠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본인 명의 별거 아내 사는 집 전선 함부로 끊으면 안돼

    별거 중에 아내가 거주하는 본인 명의 아파트에 들어가 전선을 끊은 행위는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형사1부(김홍준 부장판사)는 재물손괴(인정된 죄명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아내인 B씨와 불화로 집을 나와 별거하던 중 2016년 3월 10일 아내가 사는 아파트에 들어가 전선을 모두 끊었다. 2017년 3월에는 아내 소유 가전제품과 가구,옷 등을 버리거나 이삿짐센터에 맡겼다. A씨는 결국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가 아내 소유 물품을 버린 부분은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하면서 전선을 끊은 행위에 대해 “아파트 소유권은 A씨 명의인 만큼 전선도 타인 재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하면서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추가하는 쪽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2심에서 A씨 변호인은 “아파트를 팔려고 리모델링 작업을 위해 전선을 끊었다”며 권리행사방해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방어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씨가 집을 나온 이후 아내 B씨가 A씨 아파트를 점유하고 있었다”며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이 점유한 A씨 소유 물건을 파손하는 행위를 벌하는 것이어서 아내 허락 없이 전선을 끊은 이상 범행 고의와 유죄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기저귀 갈면서 엉덩이 때리고 밥 먹이며 입술 때린 보육교사 벌금형

    기저귀 갈면서 엉덩이 때리고 밥 먹이며 입술 때린 보육교사 벌금형

    영아들의 기저귀를 갈면서 엉덩이를 때리거나,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며 입술을 때린 보육교사에 벌금형이 선고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씨에게 최근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8월 1세 남짓한 영아들이 잠을 자지 않으려고 몸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아이 머리와 몸을 손바닥으로 내리누르거나, 기저귀를 갈며 엉덩이와 발바닥을 때리는 등 8차례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에서 아이들의 신체 일부를 ‘토닥이는 정도’로 접촉하긴 했지만,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를 한 것은 아니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A씨의 행위를 아동학대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우선 “피해 아동들은 만 1세 전후의 영아들”이라면서 “인간에 대한 영아의 신뢰감은 외부 세계를 탐색할 기회로 이어지고, 외부 세계의 인식은 자신의 존재를 파악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안정적인 양육을 받지 못한 영아들은 불신감을 경험하고, 고통, 근심, 분노 및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가 발달할 수 있다”면서 “영아들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가 학대 행위인지를 판단하려면 이와 같은 영아들의 특성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 같은 영아들의 ‘취약성’을 고려할 때 A씨의 행동은 아이들의 신체 건강이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학대 행위가 맞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A씨의 행위로 인해 아이들의 신체 완전성이나 정상적인 발달이 저해되는 현실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1심의 벌금 500만원보다 낮은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길 가던 여고생 차로 친 뒤 납치·성폭행 30대 징역 10년

    길 가던 여고생 차로 친 뒤 납치·성폭행 30대 징역 10년

    길 가던 여고생을 상대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쓰러진 피해자를 차량에 태워 감금하고 성폭행까지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남성은 형량이 무겁다고 상고했지만 법원은 “미성년자인 피해자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고통을 입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시 박정화 대법관)는 10일 성폭력범죄처벌특별법상 강간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온모(33)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프로그램 120시간 이수를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온씨는 지난해 6월 전북 김제에서 길을 걷고 있는 피해자 A씨(당시 18세)를 차로 들이받은 뒤 쓰러져 있는 A씨를 ‘병원에 데려주겠다’며 차에 태워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겁에 질려 제대로 반항하지도 못하는 피해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한가로이 길을 걷고 있던 18세 미성년자를 범행대상으로 삼아 평생 잊을 수 없는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입혔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온씨가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도 “범행 수법 등을 살펴봤을 때 부당한 형량이 아니다”면서 징역 10년을 확정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단출해진 ‘서른 살 전교조’… 사회적 역할 다시 고민하겠다

    단출해진 ‘서른 살 전교조’… 사회적 역할 다시 고민하겠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오는 25일 결성 30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12월 제19대 위원장에 선출된 권정오(54) 위원장은 말 그대로 전교조의 산증인이다. 1989년 창립 멤버인 그는 전교조의 굴곡을 손금처럼 꿰뚫고 있다. 한때 조합원이 10만명에 육박했던 전성시대에 비하면 지금은 6만명 조합원으로 단출해졌다. “전교조의 사회적 역할을 치열하게 다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30년을 돌아보는 권 위원장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본부에서 만났다. -지난해 12월 위원장 선거에서 ‘교사의 일상에 주목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전교조가 내부 조직원들과의 소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눈길을 끌었다. “교육의 핵심 주체는 교사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교육권이 보호되지 않으면 무엇도 바꿀 수가 없다. 전교조는 교사를 보살펴야 하는 울타리다. 교육노동이 어떤 외부 환경에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작업을 늦출 수 없다. 시험만 끝나면 학부모들이 시험지를 들고 교사를 찾아와 항의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해졌다. 치열한 입시경쟁 탓이겠지만, 교사들이 받는 상처는 참담한 수준이다. 이런 비참한 현실을 방관할 수는 없지 않은가.” -교육권 보호를 위해 어떤 장치를 구상하고 있나. “이를테면 교육권보호센터 같은 곳을 만드는 거다. 교육현장에서 상처를 입은 교사들을 보호하고 치유를 도와주는 센터를 각 지부에 만드는 방식이다. 퇴직한 조합원 교사들이 누구보다 좋은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선 교사들의 일상에 중점을 두게 된 절실한 배경이 있는지. “우리로서는 아픈 이야기다. 교장, 교감을 제외한 교사는 43만명쯤 된다. 이들 중 10%가 조금 넘는 6만명이 현재 조합원이다. 조합원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03년, 9만 3000명이었다. 전교조가 정치투쟁으로 사회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그건 핑계로 들릴 거다. 2030세대 젊은 교사들에게 전교조가 함께하고 싶은 매력적인 단체로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크게 반성할 점이다.” -입시제도를 무엇보다 고민해야 할 것이다. 특목·자사고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자사고가 도입될 때부터 우리는 강력히 반대했다. 국영수 중심의 입시학원이 되리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사고는 지금 입시에 특화된 학교가 돼 있다. 경제력이 없으면 보낼 수 없는 학교이므로 기득권층을 위한 학교로 변질됐다고 본다.”-전교조나 진보교육감들의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세간의 비판이 많다. 많은 사람은 자사고를 특권학교라고 보지는 않는다. 국영수 주요 과목의 사설학원을 보내는 돈이면 외고나 자사고 학비를 감당할 수 있다. “솔직히 그렇게 자세한 상황은 파악하지 못했다(웃음). 현실을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분명한 것은 교육은 학습뿐만 아니라 사회통합 기능을 아울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자사고는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의 소통이나 통합을 방해하는 학교다. 혁신학교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진보교육감들이 강력히 추진하는 혁신학교는 현장의 저항이 크다. 왜 내 자식으로 교육실험을 하느냐는 원색적인 비판까지 터뜨리는 현실이다. “그 진통 과정을 겪어내야 한다. 성공한 혁신학교 모델이 이미 나오고 있다. 주목받는 혁신학교는 현장 교사들의 작은 노력에서 성공의 싹이 튼다. 입시에 최적화한 학교를 좋은 학교라고 규정하는 우리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런 인식틀을 깨면 혁신학교의 가치가 보일 텐데, 학부모들은 어떻게든 내 자식만큼은 입시학원처럼 주입식 교육을 잘 시키는 학교로 보내고만 싶어 한다.” -교원평가 및 차등성과급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수업의 질을 개선하려면 이런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시각도 엄존한다. “교사를 점수로 평가해 줄세우는 제도는 장기적으로 없애야 한다. 수업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평가든 받아들일 수 있지만, 현재의 교원평가 방식은 승진의 장치로 활용될 뿐이다. 교직생활을 객관적 수치로 평가하기는 불가능하다. 지금처럼 교원평가 결과가 승진 통로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 -교장공모제 확대도 주장하는데, 교장승진 제도를 바꿔야 학교가 개혁된다고 보는 건가. “당연하다. 우리 교육체계에서는 교장 한 사람이 전권을 행사한다. 교장의 의지가 없으면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다. 지금처럼 평가점수를 잘 받아서 승진한 교장이 어떻게 자율적으로 학교혁신을 주도하겠는가. 대한민국 교사의 최소 10%가 전교조 조합원이다. 교장이나 교감도 그만큼은 전교조 조합원이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자습을 시키고 학교 업무를 보거나 논문을 써야 현행 시스템에서는 점수를 따서 승진할 수 있다. 전교조 교사들은 그런 시스템에 찬성할 수도 없으며, 그 관문을 통과할 수도 없다.” -현재 전교조가 풀어야 할 최대 난제는 법외노조 문제일 것이다. “가장 절실한 우리의 과제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법적 지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개혁의 주체로 나서려야 나설 수가 없다. 학교를 바꾸고 교사의 일상에 주목하고 싶은데, 2013년 이후 7년째 법외노조 신세를 벗어나려는 싸움에 발목 잡혀 있다. 법외노조 통보 직권 취소에 청와대도 공감은 하고 있다. 정권 초기, 지난해 지방선거 즈음 등 정부가 해결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 놓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어려울 것이다. 권 위원장은 1989년 전교조 결성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교직에 발을 디딘 지 4개월 만에 해직됐다. 1994년 복직해 고교에서 물리를 가르쳤으며, 2013~2016년 울산지부장을 지냈다. 2016년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소송에서 패소하고도 학교 복귀를 거부해 현재는 해직교사 신분이다. sjh@seoul.co.kr 7년째 법외 노조 신세…34명 학교 복귀 못해 1인 시위 이어 가는 전교조 전교조는 2013년 법외노조로 분류됐다. 해직 공무원을 조합원에 가입시켰다는 사유로 당시 고용노동부는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내렸다. 고용노동부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고치고 조합에서 배제하라고 명령했다. 전교조는 그에 맞서는 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나 1, 2심에서 모두 패소했고 2016년 2월 상고한 이후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2016년 2심 패소 이후 학교로 복귀하지 않아 해직된 교사는 34명. 오는 25일 설립 30주년 교사대회 전까지 정부가 법외노조를 철회해 달라는 것이 전교조의 입장이다. 법외노조 취소를 촉구하는 전국 권역별 교사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고, 청와대와 대법원 앞에서 해직교사 1인 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 ‘딸 학대·암매장’ 30대 친아버지 징역 20년 확정

    ‘딸 학대·암매장’ 30대 친아버지 징역 20년 확정

    2017년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영아 학대치사·암매장 사건의 피고인인 30대 친아버지에게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모(38)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고씨의 동거녀 이모(37)씨와 이씨 모친 김모(63)씨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도 확정됐다. 고씨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갖고 태어난 딸(당시 5세·이하 딸)이 잠을 안 잔다는 이유로 2017년 4월 자택에서 딸을 폭행했고,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딸을 그대로 방치해 숨지게 했다. 고씨는 이씨, 김씨와 함께 숨진 딸을 군산시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 고씨와 이씨는 딸의 친어머니와 이웃이 딸의 행방을 물을 것을 우려해 거짓으로 경찰에 딸이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신고 당일 이씨는 양육 흔적을 남기려고 딸의 머리카락을 모아 어머니 김씨의 집에 옮겨 범행을 은폐했다. 두 사람은 또 딸의 양육수당을 허위로 신청해 7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당초 이 사건은 실종사건으로 처리됐으나 경찰은 딸의 실종시점이 불확실하고 가족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수상히 여겨 수사를 확대했다. 결국 고씨는 딸이 사망한 지 8개월이 지난 2017년 12월 범행을 자백했다. 앞서 1·2심은 “고씨의 학대로 어린 생명은 따뜻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채 인생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하고 처참하게 숨져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과 아픔을 안겨줬다”면서 고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이씨에게는 징역 10년, 암매장을 도운 김씨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피고인들은 모두 형량이 부당하게 높다면서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마땅한 형량”이라면서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50대여성 성폭행·살해한 남성 2심도 무기징역

    아침에 출근하는 50대 여성을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살해한 40대 남성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9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강간 등 살인)로 기소된 강모(40)씨 2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과 같은 형량인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10년간 신상정보 공개,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10년간 성 충동 억제 약물치료,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금지,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성폭력 범죄로 3번 징역형을 받고 10년 이상 복역한 뒤에도 반성하지 않고 출근하던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피해자는 영문도 모른 채 공포 속에 참혹하고 비참하게 삶을 마감해야 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해 5월 1일 오전 7시 40분쯤 부산의 한 빌라에서 술을 사러 가던 중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이웃에사는 여성 A(59)씨를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강씨는 2017년 1월 전자발찌 부착 해제 명령을 받은 지 1년 4개월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계열사 동원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의 조직적 은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수사하는 검찰이 그제 삼성바이오 공장 바닥에서 수십 대의 회사 대용량 공용서버와 직원 노트북을 압수했다. 분식회계 정황이 담긴 증거물들이다. 며칠 전에는 자회사 직원의 집에서 회사 공용서버가 발견되기도 했다. 범죄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한국의 대표 기업이자 ‘초일류기업’을 지향한다는 삼성에서 벌어졌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삼성바이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원활히 하려고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당시 제일모직의 자회사였고, 가치를 부풀려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을 유리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이 삼성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검찰 등은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분식회계 증거인멸 과정에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 다른 계열사들이 동원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들이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이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미전실’ 등의 단어가 등장하는 문서를 찾아 삭제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드러난 혐의들이 사실이라면 이 부회장에 대한 경영권 승계 작업이 그룹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뜻인 만큼 수사 역시 삼성그룹 전체로 확대돼야 한다. 삼성도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오너가의 이익을 위해서는 범죄도 불사한다는 비뚤어진 관행을 뿌리 뽑아 시장자본주의의 가치를 구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삼성이 진정한 초일류기업으로 더 뻗어 나갈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의 대법원 최종심을 눈앞에 두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경영권 승계 작업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고 일부 무죄 판단을 내렸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가 드러나는 중에 선고가 내려진다면 여론의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대법원은 ‘반쪽 판결’을 하느니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를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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