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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00억대 투자 사기 VIK 대표 징역 12년 확정

    투자금을 수익금처럼 지급 ‘돌려막기’ 조직적 사기범행 가중 처벌 양형 반영 부사장 등 관련자 7명도 징역형 확정 투자자들을 속여 수천억원대의 불법 투자금을 끌어 모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철(54)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상고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부사장 범모(49)씨 등 관련자 7명도 각각 징역 6년~1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이 대표 등은 2011년부터 4년간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자 3만여명으로부터 약 7040억원의 투자금을 모집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비상장 회사의 주식이나 부동산 개발사업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지급하겠다고 홍보했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저 자기자본 요건 등을 충족하지 못한 미인가 업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투자자의 약정 투자 기간이 도래하면 후발 투자자의 투자금을 수익금인 것처럼 꾸며 지급하는 ‘돌려막기’ 수법도 동원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대표 등은 “투자 모집금이 실제 투자에 사용됐고, 특히 신라젠 등에 관한 투자는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고 항변했다. 신라젠은 이 대표가 운영한 VIK가 최대주주로 있었던 회사다. 최근 신라젠이 개발 중이던 항암제 임상시험을 조기 종료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임직원 일부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폭락 전에 주식을 처분한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1심은 “투자금을 투자 종목별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계좌에 통합해 사용했고, 수익 발생을 가장한 후 수익금을 지급받은 투자자들에게 다시 새로운 투자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기망했다”며 이 대표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2심은 “저금리 시대가 낳은 서민들의 기대를 악용해 그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았다”며 이 대표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1심보다 형이 무거워진 이유는 ‘2018년 양형기준’이 적용되면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조직적 사기범행의 기본 양형은 징역 8~13년이지만,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징역 11년 이상으로 가중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톨게이트 지붕 위 차례상… 엄마는 울면서 추석을 보냈습니다

    톨게이트 지붕 위 차례상… 엄마는 울면서 추석을 보냈습니다

    노조, 자회사 전환 거부… 직접고용 요구 도공 본사 점거 농성도 일주일째 이어가 교섭 거부 도공 “직접고용은 최대 499명” 코레일·지방 국립대 병원 노동자도 집회 공공부문 정규직화 전환 방식 놓고 갈등“캐노피 위에서 울면서 추석을 보냈습니다.”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며 79일째 경기 성남의 서울톨게이트 지붕 위에 올라 농성하고 있는 도명화(48) 민주노총 톨게이트본부 지부장은 15일 “점거농성을 하느라 가족들과 명절을 보내지 못한 조합원들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이렇게 말했다. 캐노피 고공농성과 함께 톨게이트 수납원 300여명은 지난 9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점거에 돌입한 후 일주일째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수납 노동자들은 다시 긴장하고 있다. 도 지부장은 “경찰이 11일 오전 진압하려다가 노사 협상을 지켜보겠다며 보류했다”면서 “이제 연휴가 끝나고 도로공사 직원들도 출근하니 다시 진압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도로공사 본사 20층 사장실 입구 복도에 있던 노동자 9명을 연행했다. 이날 경찰이 둘러싸자 수납 노동자들은 상의를 탈의한 채 격렬하게 저항하기도 했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농성하고 있는 2층 로비 쪽에 전기가 끊겨 노동자들은 휴대전화 라이트를 켜고 화장실에 다녀야 했다.노조는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이 교섭에 나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공사 측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공사 로비에서 농성 중인 박순향(45) 톨게이트 부지부장은 “교섭으로 이 문제를 풀려는 의지가 없다”면서 “시간을 끌다가 경찰에 해산을 요청해 끌어내려고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실상 해고된 1500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공사가 지난 9일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인원은 최대 499명이다. 공사는 1·2심 소송이 진행 중인 1100여명에 대해서는 재판 결과를 더 기다려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부지부장은 “도로공사 말대로 재판 결과를 기다릴 거면 자회사 설립을 밀어붙이지 말고 기존 용역업체를 놔둔 채 대법 판결을 기다렸어야 했다”면서 “그랬다면 1500명이 해고될 일도 없었고, 수납 노동자들은 차례대로 정규직이 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시행된 이후 정규직화 전환 방식에 대한 갈등은 도로공사에서만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직접 고용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추석 연휴 파업에 나선 KTX·SRT 승무원 등 코레일관광개발 노동자들도 이날 오후 청와대 앞에서 파업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는 “노사전협의체에서 합의한 대로 생명 안전과 연관된 승무원 업무를 직접 고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 국립대 병원 파견·용역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서울대병원은 파견·용역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치과대 병원과 서울대를 제외한 9개 지방 국립대병원들은 오히려 서울대병원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한다”면서 “이들이 똘똘 뭉쳐 자회사 전환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95억 보험금 노려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살해 무죄?…파기환송심 재개

    95억 보험금 노려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살해 무죄?…파기환송심 재개

    1심 무죄, 2심 무기징역…대법, 무죄 취지 파기환송 95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노려 캄보디아 출신의 만삭 아내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에 대한 파기환송심이 1년여 만에 재개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파기환송심을 맡은 대전고법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 대한 공판 기일을 지난해 10월 이후 1년여 만인 오는 10월로 지정했다. 이 사건 파기환송심은 2017년 6월 7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에 배당돼 2018년 5월 16일 첫 재판이 열렸다. 그러나 그해 6월, 8월 두 차례 공판이 이어진 뒤 10월 공판기일(추정)에는 검사와 피고인, 피고 측 변호인이 모두 출석하지 않았고, 공판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었다. 재판부가 피고인 관련 보험촉탁 감정 의뢰를 했는데 회신을 받지 못해 다음 공판기일을 지정하지 못하고 있었고, 지난해 10월 이후 감정촉탁 독촉을 통해 최근 감정의견서를 제출받아 공판을 재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인 A씨는 95억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2014년 11월 경부고속도로 천안IC 부근에서 교통사고로 위장해 임신 7개월이던 캄보디아 국적 아내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서 A씨와 검찰 측은 고의성 여부 등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검찰 측은 “A씨가 약 95억원의 보험금을 탈 목적으로 B씨 명의로 다수의 보험에 가입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A씨는 2008년 B씨와 결혼한 뒤 6년여 동안 두드러진 갈등 없이 원만했고, 온화한 성품에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 딸과 아내의 뱃속에 아기가 있는데, 검찰 측이 A씨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고 당시 A씨의 자산이 빚을 상당한 정도로 초과하는 정도의 재산을 유지하고 있었고, 재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정도 없었다”면서 “A씨가 사고로 얼굴과 목 등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해 볼 때 사고 결과에 예측도 불가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A씨가 특별하게 경제적으로 궁박한 사정 없이 고의로 자동차 충돌사고를 일으켜 임신 7개월인 아내를 살해하려 했다면 그 동기가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나야 한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1심 재판부는 A씨 범행에 대한 의심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아내를 살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전 수십억원의 보험금을 탈 수 있는 보험에 다수 가입했고, 사고가 난 뒤 아내의 화장을 서두른 점,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휴대전화로 ‘고속도로 사고’ 등을 검색한 점 등을 토대로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치밀한 계획을 세워 아내를 죽음에 이르게 해 회복할 수 없는 죄를 범했음에도 유족에게 속죄하지 않고 반성하지도 않고 있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근혜 前 대통령, 16일 외부병원 입원 어깨수술

    박근혜 前 대통령, 16일 외부병원 입원 어깨수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깨 통증 치료를 위해 외부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됐다. 법무부는 수술과 치료를 위해 오는 16일 박 전 대통령을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법무부는 이례적으로 “형집행정지 결정은 검찰의 고유 권한이므로 법무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지만 수술과 치료를 위해 외부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또 “구치소 소속 의료진의 진료 및 외부 의사의 초빙 진료, 외부병원 후송 진료 등을 통해 치료에 최선을 다했으나 어깨 통증 등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면서 “수술 후 박 전 대통령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재활치료 및 외래진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지병 치료가 필요하고 형의 집행으로 인해 건강을 현저히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박 전 대통령 측이 낸 신청서를 바탕으로 임검(현장조사)을 하고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결과 “형집행정지 결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각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월에도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며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경추 및 요추 디스크 증세 등 지병이 악화돼 치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박 전 대통령은 20대 총선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며 2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200억원이 선고된 국정농단 사건의 파기환송심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의 대법원 판단을 각각 앞두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가정어린이집은 비과세” 세무사 말 듣고 따랐는데 가산세 459만원 책임은?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가정어린이집은 비과세” 세무사 말 듣고 따랐는데 가산세 459만원 책임은?

    A씨는 2016년 6월 자신이 소유한 부산 동래구의 한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세무사인 B씨에게 20만원을 주고 양도소득세 신고 업무를 맡겼습니다. 당시 A씨의 아내인 C씨는 경남 김해의 한 아파트를 소유하며 가정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B씨는 A씨에게 “가정어린이집은 주택에 해당하지 않아 1가구 1주택에 해당하니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고 그해 10월 부산 아파트의 양도가 1가구 1주택의 양도라는 취지의 양도소득과세표준 신고서와 양도소득 금액 계산 명세서 등을 세무서에 냈습니다. ●“업무상 잘못된 설명한 세무사 책임” 그런데 이듬해 10월 세무서는 A씨에게 “1가구 1주택 양도의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때문에 A씨에 대한 최종 양도소득세가 4160만여원, 납부불성실 가산세로 459만여원이 결정됐습니다. 세금을 모두 납부한 A씨는 “B씨의 잘못된 설명으로 납부불성실 가산세까지 냈다”며 459만여원을 배상하라고 B씨에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 2심에서는 모두 “B씨가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잘못된 설명을 해 가산세까지 부담하게 했다”며 A씨의 손을 들어 줬습니다. 건축법과 시행령에 따라 아파트에 설립된 가정어린이집은 ‘공동주택’으로 분류되고 어린이집으로 운영되더라도 독립된 주거가 가능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 언제든 용도나 구조 변경 없이 주거용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기 때문에 소득법을 따르더라도 주택에 해당한다는 게 법원의 설명입니다. ●최종 판단은 원고… 책임 80%로 제한 다만 B씨의 책임 범위는 80%로 정해졌습니다. 2심인 부산지법 민사항소5부(부장 성익경)는 “양도소득세를 비과세로 신고할지 여부는 원고가 최종 판단해야 하고 이 사건의 경우 조세 관련 법령 외 건축 및 영유아보육 관련 법령까지 검토돼야 하는데 B씨가 이러한 법령에 대해서는 잘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2월 13일부터 바뀐 소득세법 시행령이 적용되면서 2년 이상 보유한 가정어린이집은 비과세 혜택을 받게 됐습니다. 주거용이 아닌 어린이집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는데 2주택 양도세를 부과하도록 한 조치가 민간어린이집 소유자들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물론 A씨의 아파트 거래는 비과세 특례가 시행되기 이전이라 B씨는 A씨에게 367만여원을 지급하게 됐습니다. 판결은 지난 7월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0회]“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강요하지 말라“ 원세훈 보고서 작성한 판사의 항변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0회]“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강요하지 말라“ 원세훈 보고서 작성한 판사의 항변

    ‘원세훈 상고심’ 쟁점 정리 보고한 前심의관 “예상 쟁점 언급은 당연·정당한 업무”“외부 기관 대상으로 한 판결 분석 및 상소심 예상 보고서, 대외 ’무마·마사지용’”쟁점 분석보고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됐으나 “재판 영향 의도·결과 없어”검찰의 신문에 “생각 강요하지 말라···보고서는 오히려 사법부 재판 독립 위한 것”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할 수 없는 공소사실입니다.” 법정 곳곳에서 이따금씩 피식거리는 얕은 웃음들이 삐져나왔다. 법정에 나온 15번째 증인이 그 앞의 14명의 증인들에 비해 가장 강한 어조로 단호하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공소사실을 반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특별조사단 보고서가 그런 식으로 나와서 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 “저한테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단호한 어투에 불편함을 숨기지 않는 ‘까칠’한 증인에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들이 마주한 법정 앞쪽에는 한껏 긴장이 높아졌다.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9회 재판에는 2013년 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으로 일한 박성준 서울고법 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는 특히 박 판사가 작성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개입 사건 항소심 관련 보고 문건이 쟁점이 됐다. 국정원의 댓글공작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 전 원장은 1심에서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5년 2월 9일 당시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상환)는 심리전단 직원의 이메일에서 발견된 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보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원 전 원장은 법정 구속됐다. 박 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과 윤성원 전 사법지원실장에게 1, 2심 판결문을 분석해 상고심에서 예상되는 핵심 쟁점과 그에 대한 의견 등을 정리해 2월 10일 보고했다. 박 판사는 검찰의 진술조서에 쓰인 내용이 자신이 한 진술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진정성립에서부터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조서를 다 읽고 날인한 것은 분명하고요. 형사소송법상 진정성립을 물으신다면 부인은 안 합니다. 다만 1회 조서 같은 경우 문답 내용이 실제 조서에 적힌대로 이뤄지지 않았고요. 제가 10시간 가까이 조사받으면서 그냥 이런저런 얘기한 걸 나중에 검사님이 재구성해서 만든 조서인데 제가 충분히 검토를 해봤고 그에 대해 적어도 제가 진술한 부분은 동의하기에···” ●‘원세훈 상고심’ 쟁점 정리한 前심의관 “예상 쟁점 언급은 당연·정당한 업무” 이렇게 시작된 검찰의 주신문을 통해 박 판사는 사법지원실에서 심의관으로 일하며 각종 대외기관을 상대로 한 현안보고와 중요사건 등에 대한 쟁점 분석 등의 업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생각해 본 적 없고 국회와 언론, 검찰, 변호사협회, 기타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했다”며 청와대와 판결 관련해 소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문건을 작성하기 위해 재판부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거나 선고 전 재판의 진행상황이나 쟁점을 보고하기 위해 재판부의 의중이나 심리방향을 확인한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하며 일선 재판부에 대한 재판개입 의혹도 차단했다. 아직 선고가 되지 않은 상급심의 결론을 보고서에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아직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예정인 상급심 사건의 쟁점에 대해서는 “예상 쟁점을 언급한 것은 당연히 정당한 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검찰이 “상급심의 예상 쟁점이 외부에 설명되거나 알려지면 외부의 입장이나 견해가 재판부에 전달될 수 있어서 (통상적으로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 외부에 설명하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박 판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 공소사실의) 전제가 잘못됐다. 쟁점을 알려준다고 재판부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부에 설명된다고 해도 외부 의견이 재판부에 들어간 적이 없다는 건가?”라고 검찰이 재차 묻자 박 판사는 “제가 알기로는 그렇다”면서 “예상 쟁점을, 설명자료로 하는 것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마디로 기대를 품게 하는 거다. 원세훈 사건의 경우 1심은 야당(당시 민주당)이 반발했고 2심은 여당이 반발했다. 극렬히 반발하는 정치적 집단에게 ‘다음 쟁점은 이거니까 기다려보라’는 게 설명자료의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박 판사가 작성한 보고서의 맥락이 정다주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이 원 전 원장의 2심 선고 전날인 2015년 2월 8일 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검토‘ 보고서와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유죄 선고시 청와대가 불만 표시했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사건 등 관심사안에 대한 암시를 전달하고 국정원 사건 상고심을 조속히 선고해 청와대의 불만과 오해의 기간을 최소화하는것이 바람직하며 선고 직후 적당한 비공식 라인 통해 사법부 진위가 곡해되지 않도록 절차 거쳐야’라는 내용이 있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청와대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정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판결이 선고됐으니 이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를 법원이 청와대에 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보고서 작성자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7월 23일 증인으로 나와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판결 분석 및 상소심 예상 보고서, 대외적으로 ’무마·마사지용’” 박 판사가 선고 직후 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항소심 선고 보고’ 문건에는 특히 목차 가운데 ‘심각성’이라는 카테고리가 있고 그 아래 ‘국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비난 뿐만 아니라, 선거 자체가 불공정한 사유가 개입했다는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음’, ‘대법원 구성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음’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판사는 기조실 보고서와 자신이 쓴 보고서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건데, 왜 했냐고 말씀하시면 근본적으로는…최소한 설명자료는 ‘우리 법원 좀 그만 비판하라’ 이거다. 기다려봐라. 그걸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유화적 제스쳐이고 당시에 저희가 생각하기로는 무마인데, 만날 국회에서 비판성명 때리며 재판부가 날로 모든 비판을 다 받아야 하니까 우리(행정처)가 중간에서 완화시키는 그런 의미의 설명”이라고 말했다.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판결 내용을 비판하고 의문을 갖는 외부를 상대로 법원에 대한 비판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정리를 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박 판사는 이 문건의 내부용 보고서를 먼저 작성했다가 대외용 보고서를 다시 만들었다. 이 가운데 빠진 내용이 있는데 바로 박 판사가 ‘사견(私見)’이라며 적은 증거능력에 대한 판단 부분이었다. 박 판사는 “사견이라는 게 저, 기조실장, 사법지원실장, 차장, 처장, 이 몇 명 사이에서만 하는 말이다. 나를 믿으시는 거니까 내가 그 분들에게만 이 말을 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이나 누가 보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보고용으로 특정 사건의 쟁점을 분석하면서 “이건 순전히 내 개인 생각이니 (틀리더라도) 야단치지 말라. 당신들이 내 생각을 궁금해 하니까 적은 것”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부용 보고서는 당시 윤성원 사법지원실장, 임종헌 기조실장,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그리고 양승태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됐다고 말했다. “제가 대법원장한테 보고한 건 아니고 보고된 건 알고 있다”면서 “저는 대법원장 방 자체에 단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이후 원 전 원장의 상고심이 진행되던 도중 박 판사는 신모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부터 “보고서를 아주 잘 썼던데, 내가 종이로 가지고 있어서 그런데 파일로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누구인지도 몰라 실제로 재판연구관이 맞는지 검색을 해본 뒤 선배 법관인 것을 알고 대외용 파일을 보내줬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보고서가 넘어가면 재판연구관에게 사건에 대해 예단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문제점은 없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판사는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된 쟁점 분석 보고서 “재판 영향 의도·결과 없었다” 박 판사가 보고서에 쓴 ‘상고심 쟁점 검토사항’에는 증거능력과 선거운동 인정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라고 거론됐다. 특히 다음의 문구들이 재판개입이 의심되는 대목으로 지적됐다. -‘이 사건 파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절대적인 핵심 쟁점일 듯. 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로 인정되는 사실관계는 너무나도 구체적임. 그러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단순히 전제법리 만으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임’ -‘1심과 2심 판결이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포섭 범위에 대한 법리 해석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법리가 본질적으로 다른 게 아니라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른 것이고 사실인정이 달라진 것은 증거능력 인정여부에 따라 달라진 것이므로 당연한 논리적 흐름’ 지난해 5월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에는 박 판사의 문건에 대해 ‘보고연구관이 사법행정담당자가 작성한 문건을 검토보고서 작성에 참조한다는 것은 사법행정 담당자가 가지고 있던 사건에 관한 지식 내지 시각이 소송 외적인 통로를 통해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제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떠나 부적절함’이라고 지적됐다. 검찰도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이 임 전 차장과 공모해 원 전 원장 사건의 핵심 쟁점을 신속히 파악하고 상고심 재판부와 담당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박 판사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공소사실에 적시했다. 그러나 박 판사는 재판연구관에게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에) 제 사견이나 쟁점에 대해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는 등의 한 쪽 방향을 설명한 게 아니다. 다른 분들의 보고서를 언급해서 죄송하지만 ‘기각이 아니라 각하가 되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넘어갔으면 예단이지만 제 보고서에는 (2심에서 증거능력이 인정된) 증거를 날려야 한다… 뭐 그렇게 보고 싶은 분은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재판 연구관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초면인 분한테 내가 쟁점을 이렇게 뽑았는데, 자기가 검토해보니 그게 아닐 수 있어 부끄러워서 사견을 알려주지 않고 대외용 보고서를 보내줬다. 재판연구관의 예단에는 상관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판사는 “대법원 특별조사단 자체도 보고서에 그렇게(재판연구관의 판단에 영향을 줬다는 취지로) 판단해 뒀는데 판결만 비교해보면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거라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안 본다”고 말했다.검찰은 이어 “하나만 보충하면 이 보고서는 재판연구관 입장에서 대법원장에까지 보고된 보고서라는 것을 알고, 그 보고서에 이 사건의 심각성이라든지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면 그 자체로 검토하는 연구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을 더했다. 그러자 박 판사는 “그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맞받아쳤다. 사건의 중대성을 어떻게 재판연구관이 모를 수 있냐는 취지다. 약간 당황한 듯 검찰이 다시 “당연히 알아야 되는 거지만, 지휘부에 보고된 보고서라는 건 다른 것 아닌가?”라고 묻는 동안 박 판사와 두어 번 말이 엉켰고 박 판사는 이내 “아니, 저한테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각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여쭤보는 것”이라는 검찰의 말에 박 판사는 다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생각을 강요하지 말라…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 기조실과 사법지원실에서 국정원 사건을 두고 보고서가 잇따라 나왔고 특히 정 부장판사가 작성한 기조실 보고서에 판결과 관련된 ‘각계 동향’에 청와대 입장도 있었던 것을 들어 검찰은 “증인도 당시 청와대의 입장이나 청와대 입장에 대한 행정처의 대응방안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박 판사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말했다. 오후에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박 판사가 보고서에 작성한 ‘심각성’이라는 표현과 함께 증거능력을 배척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힐 소지가 있어 오해를 받는 것 같다고 하자 “이 보고서가 이렇게 공개될 거라고는 당연히 생각을 못했고, 만약 공개될 거라고 알았다면 지금 제가 제일 후회되는 게 목차를 ‘심각성’으로 고친 거다. ‘판결의 파장’이라고 했으면 아전인수격 해석을 덜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내가 심각성이라고, 굳이 후회할 만한 표현을 썼을까 후회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보고서에 상고심 심리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강행 규정으로 2개월씩 심리기간이 다 정해져 있어 상고기간을 빨리 하는 게 왜 잘못된 것인지”라면서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할 수 없는 공소사실이다”라고도 말했다.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 차장 등이 보고서를 대법원 재판부에 전달하는 뜻이 있다는 어떤 종류의 느낌이라도 받은 적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도 “없다”고 했다. 반대신문 과정에서 박 판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검찰에서 또는 지금 소위 말하는 ‘법원행정처 무용론자’들이 말하는 건 판사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냐는 건데, 저희는 판사로서 하는 게 아니라 사법행정 담당으로 한 것이다. ‘왜 법관 신분이 그런 일을 해야하냐’는 사법행정의 효율성과 재판독립성은 언제나 충돌할 위기가 있다. 재판독립을 우위에 두고 있는 게 법원인 것은 당연하다.” 박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현안보고는 국회나 언론에 대응해 재판부 또는 재판의 독립을 보호하기 위함이 목적이지 재판에 영향을 행사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판사는 이날 법정에서 “왜 이런 말을 했냐면, 지금 (검찰이) 무슨 의심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의심이 현안보고가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면 정반대라고 말한 것이다. 법관 신분을 가진 사람으로서 법관 독립이 최우선이었고, 현안보고하는 이유는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했을 때 저희(행정처)가 중간에서 속된 표현으로 마사지 기능이라고 하는데요. 극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반대편을 향해서 처장이나 차장님이 직접 화살을 맞아주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재판부에 직접 화살을 돌린다. 신상 털리고 그러는 건 당시엔 없었는데. 처장, 차장이 나와서 재판부가 이렇게 해서 법리에 따라 판단한 거고, 또 어떻게 보면 최종적으로 상급심이 남아있다고 말해줌으로써 일종의 진정효과가 있는 거다. 재판부 개개인이 예뻐서 보호해주는 게 아니라 공격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사법부 재판이 독립되기 때문에 그게 궁극적 목표라는 의미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직장 상사 추행 피하다 추락사...대법 “추행과 사망 관련 있다”

    직장 상사 추행 피하다 추락사...대법 “추행과 사망 관련 있다”

    검찰, 준강제추행 적용검사, 1심서 4년 구형“사망, 범행 후의 정황”숨진 여성 어머니 청원원통함 호소, 엄벌 촉구직장 상사로부터 추행을 당한 뒤 현장을 빠져나가려다 추락사했다면 범행과 사망 사이에 연관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42)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6일 강원 춘천시에서 동료 직원들과 회식한 뒤 술에 취한 여직원 B(당시 29세)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이튿날 새벽 A씨가 화장실을 간 틈을 타 현장에서 벗어나려고 했다가 아파트 8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다. 당시 검찰은 준강제추행치사 대신 준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1심은 “피해자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귀가를 하려고 했지만 A씨의 제지로 귀가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에게 추행을 당한 뒤 A씨의 집 베란다 창문에서 추락해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검사의 구형(4년)보다 높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도 “피해자의 사망은 별도의 범죄 사실에 해당하는 사정이 아니다”면서 “범행 후의 정황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또 “직장 상사로서 보호·감독할 지위에 있는 A씨가 피해자의 약한 상태를 의도적으로 이용한 것으로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피해자가 그 침실을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추락사)와 추행 범행이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지난 3월 피해자 어머니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9살 꽃다운 딸! 직장 상사의 성추행으로 아파트에서 추락해 사망.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청원인은 “제 딸의 목숨값이 고작 가해자의 징역 6년이면 된다고요?”라면서 원통함을 호소하고 가해자 엄벌을 촉구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무혐의 받아줄게” 금품 요구한 판사 출신 변호사, 징역 1년 확정

    “무혐의 받아줄게” 금품 요구한 판사 출신 변호사, 징역 1년 확정

    현직 판·검사 친분 과시“국민 신뢰 심각 훼손”2심서 일부 무죄, 감형법조계 인사들과의 친분 관계를 과시하며 사건 청탁 명목 등으로 고액의 수임료를 챙기려 한 판사 출신 변호사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는 변호사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기소된 A변호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판사 출신 A변호사는 2012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뒤 현직 판·검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혐의없음’ 처분을 받게 해주겠다고 하는 등 사건을 유리하게 이끌어주겠다며 의뢰인들에게 억대의 금품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변호사는 법조 브로커에게 사건을 소개받은 대가로 두 차례에 걸쳐 40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소위 ‘전관변호사’인 피고인이 현직 판·검사들과의 친분 또는 연고 관계를 통해 청탁을 하거나 수사·재판 절차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처럼 과시해 금품을 수수하거나 거액의 금품을 요구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는 사법 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중대한 범행으로 그 사회적 해악이 커서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A변호사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면서 법정구속했다. 2심도 “피고인의 각 범행으로 공정하게 처리돼야 할 형사 사법 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변호사로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수임하는 등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봤다. 다만 일부 알선수재 혐의 등에 대해 “원심이 들고 있는 정황만으로 유죄로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징역 1년으로 형을 감경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맞다고 봤다. 한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B변호사는 조세 포탈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벌금 1200만원이 확정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방사능 오염수’ 바다에 뿌린다는 日 “후쿠시마 어획량 대폭 확대”

    ‘방사능 오염수’ 바다에 뿌린다는 日 “후쿠시마 어획량 대폭 확대”

    원전폭발사고 전 조업 61% 수준 회복 목표日 “조업 재개로 2024년 어획량 2.7배로”주변국 우려에도 환경상 “바다 방류해야”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 日에 승소일본산 수산물 밀수·국내산 속여 판매 여전일본 정부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의 앞바다에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어민들이 인근 해역에서 본격적인 조업을 재개해 5년 안에 어획량을 현재보다 2배 이상 대폭 늘리는 방안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정부는 이런 계획을 승인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은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밀수입을 통해 원산지를 속여 시중에 나오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1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원전 인근 소마 지구 먼바다의 저인망 어선 1척당 어획량을 원전사고 5년 안에 현재의 2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어획량은 원전사고 직전해인 2010년의 23% 수준인데, 2024년까지 이를 61%까지 높일 계획이다. 목표가 달성되면 총어획량은 현재의 2.7배인 2888t 이상이 된다. 연합회 측은 저인망어업을 후쿠시마 지역 어업 부활의 핵심으로 보고 이런 계획을 세웠다. 목표를 달성하면 다른 방식 어업으로도 어획량 확대가 확산할 것이라는 게 연합회 측이 거는 기대다. 이런 목표의 달성은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돕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일본 정부는 재난 피해지역 어선을 상대로 수선비 등을 보조하는 ‘힘내는 어업 부흥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연합회 측의 계획을 승인해 소마지구 저인망 어선들을 사업의 대상으로 선정했다. 마이니치는 연합회 측이 지난해 검사 결과 시험 조업으로 낚아 올린 어류의 99% 이상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어획량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회는 어획량이 늘어나 활어 출하량이 증가하면 사라진 유통망이 부활해 지역 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와 현지 어민들이 어류가 방사성 물질에서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조사 결과에 의문을 갖는 분위기가 퍼져 있어 연합회 측의 목표가 달성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일본 정부가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어 불신은 더 커질 전망이다. 수소폭발 사고 후 폐로가 진행되고 있는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는 오염수가 계속 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를 처리하지 못한 채 대형 물탱크에 넣어 원전 부지에 보관하고 있다. 오염수의 양은 7월 말 기준 115만t에 달한다.원자력 당국은 처리 방식으로 바닷에 방류하거나 땅에 묻거나 증기로 조금씩 공기 중에 내보내는 등의 6가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등 주변국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는 방안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환경 담당 각료인 하라다 요시아키 환경상이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해 희석하는 것 말고 방법이 없다”고 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지진해일(쓰나미)이 발생하면서 후쿠시마 현에 위치해 있던 원전이 폭발해 방사능이 대량 누출된 사고다.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에서는 요오드, 세슘, 바륨 등 수많은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고 그해 4월 후쿠시마 토양에서는 골수암을 일으키는 스트론튬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 방사능 물질은 편서풍을 타고 전 세계로 확산돼 한국은 물론 미국, 유럽, 중국에 검출되기도 했다. 이런 논란 속에 한국 정부는 국민 먹거리 안전을 이유로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규제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부당한 규제라며 2015년 5월 한국 정부를 유일하게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지난해 2월 열린 WTO 분쟁해결기구 1심에서는 패소했지만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심에서는 1심을 뒤집고 한국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타당하다는 상소기구 판정을 최종 확정해 승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일본산 수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일들이 잦은 상태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경기도 등 전국에서 일본산 수산물을 밀수입해 국내산으로 판매하는 유통업체 및 판매업체 수십군데가 적발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일본산 수산물 반입을 규제해달라는 청원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당선무효형? 상식 반하는 판결” 이재명 2심 불복…檢도 맞상고

    “당선무효형? 상식 반하는 판결” 이재명 2심 불복…檢도 맞상고

    檢 “4가지 혐의 모두 대법 판단 구해”연말까지 대법 판결 나올 지 주목100만원 이상 확정시 지사직 상실1심은 李 혐의 모두 무죄 판결2심 “친형 강제입원 지시 숨겨”친형을 강제로 입원시켜 직권남용 및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11일 수원고법에 따르면 이 지사 변호인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이날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고장에는 ‘2심 재판부가 내린 결과에 법리적 오인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 변호인 측은 지난 6일 항소심 선고 공판이 끝난 뒤 “법원은 친형 강제진단 관련 직권남용 부분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판단을 내렸다”면서 “그런데 같은 사안에 대해 선거 방송토론 발언을 문제 삼아 허위사실공표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모순된 해석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사직 상실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것은 상식에 반하는 판결”이라면서 “대법원에 즉각 상고하겠다. 대법원이 진실에 입각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이 지사의 당선이 무효돼 지사직이 박탈된다. 검찰도 판결문을 검토한 끝에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상고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죄 판결 부분을 포함해 이 지사가 받는 4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대법원의 판단을 구한다는 취지로 상고했다”고 말했다. 수원고법은 추석 연휴가 끝난 오는 17일 대법원에 재판 관련 기록을 송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공직선거법은 선거범에 관한 3심 재판의 경우 전심 판결 선고가 있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반드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법원 판결은 오는 12월 안에 내려져야 하지만 법정 기한 내 처리되지 않는 사건도 있어 연내 최종 결과가 나올지는 확실치 않다. 앞서 수원고법 형사2부(임상기 부장판사)는 이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지시가 친형의 강제입원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둔 5월 29일 열린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서 김영환 후보가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고 묻자 “그런 일 없다. 어머니를 때리고 어머니한테 차마 표현할 수 없는 폭언도 하고 이상한 행동도 많이 했고 실제로 정신치료를 받은 적도 있는데 계속 심하게 하기 때문에 어머니, 저희 큰형님, 저희 누님, 저희 형님, 제 여동생, 제 남동생, 여기서 진단을 의뢰했던 것이다. 그런데 저는 그걸 직접 요청할 수 없는 입장이고 제 관할하에 있기 때문에 제가 최종적으로 못하게 했다”라고 답했다.이 지사는 같은 해 6월 5일 방송 토론회에서도 “사실이 아니다.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것은 형님의 부인인 제 형수와 조카들이었고, 어머니가 보건소에다가 정신질환이 있는 것 같으니 확인을 해 보자고 해서 진단을 요청한 일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 권한은 제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를 설득해서 정치적으로 너무 시끄러우니 하지 말자 못하게 막아서 결국은 안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지사가 친형의 강제입원 절차 진행을 지시해 일부 진행됐음에도 이를 숨긴 채 발언함으로써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로 사실을 왜곡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의 변호인 측은 “이 발언은 의도를 나타낸 내용일 뿐이며 상대 후보자의 악의적 질문을 단순 부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절차 지시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검사 사칭에 관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포 혐의 등 네 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과 관련한 각각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 나머지 3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1심 재판부는 네 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내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 일본과 공기압 밸브 무역분쟁 승소…日 “우리가 이겨” 정반대 주장

    한국, 일본과 공기압 밸브 무역분쟁 승소…日 “우리가 이겨” 정반대 주장

    WTO ‘2심’ 상소기구 판정 보고서 발표실체적 쟁점 9개 중 8개 한국 승소절차적 쟁점 4개 중 2개 일본 승소일본 “한국, 시정 안 하면 대항 조치”일본산 공기압 전송용 밸브에 대한 한국과 일본 무역 분쟁에서 한국이 승소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며 정반대의 해석을 해 갈등이 예상된다. 2심 역할을 하는 WTO 상소 기구는 10일(현지시간) 한국이 일본산 공기압 밸브에 관세를 부과한 조치에 대해 대부분의 실질적 쟁점에서 WTO 협정 위배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정했다. 한국의 손을 들어준 분쟁해결기구 패널(1심 역할)의 판정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분쟁해결기구 패널은 덤핑으로 인한 가격 효과와 물량 효과 등 실체적 쟁점 9개 가운데 8개에 대해 한국에 승소 판정을 내렸다. 다만 일부 가격 효과 분석이 미흡해 덤핑에 따른 인과 관계 입증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며 한가지 쟁점에 대해서는 일본 측 주장을 받아 들였다. 이에 대해 상소 기구는 실체적 쟁점 9개 중 7개는 1심 판정을 그대로 유지했으나, 가격 효과에 대해서는 이번에 일본에 유리하게 판정을 번복했다. 다만 1심에서 한국이 패소했던 일부 인과 관계 부분은 최종심에서 한국이 이겼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실체적 쟁점 부분에서는 9개 중 8개 분야에서 승소했다.이와 함께 상소 기구는 패널이 절차적 쟁점 4개 중 2개에 대해 일본의 손을 들어준 기존 결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 상소 기구의 보고서는 일본산 공기압 밸브 분쟁에 대한 최종 판단으로, 30일 이내 DBS에서 채택하는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자동차와 일반 기계, 전자 분야에 사용되는 공기압 밸브는 압축 공기를 이용해 기계적 운동을 일으키는 공기압 시스템의 부품으로, 국내 시장에서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었다. 한국이 2015년 일본산 공기압 밸브에 대해 향후 5년간 11.66∼22.77%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결정하자 일본은 이듬해 6월 이 같은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며 제소했고, 지난해 4월 DSB 패널은 사실상 한국의 승소를 결정했다. 그러나 WTO 상소 기구의 결정에 대해 일본은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WTO 상소 기구가 한국의 반덤핑 과세 조치가 WTO 협정 위반이라는 판단과 함께 시정을 권고했다”고 주장했다. 경제산업성은 “한국이 보고서의 권고를 조기에 이행해 조치를 신속하게 철폐하기를 요구한다”며 “만약 한국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WTO협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항(보복) 조치를 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대법원의 ‘직접고용’ 판결 취지 부정한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300여명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지난 9일 밤부터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점거농성 중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톨게이트 수납 업무가 공사 필수·상시 업무이며 직접 관리 감독을 받은 사실상 파견 계약인 만큼 현행법에 따라 2년이 지나면 공사가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사단은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이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해 시작됐다. 이 사장은 대법원 판결과 관련된 소송 참여자 499명에 한해서만 직접 고용하겠다고 했다. 또 직접고용은 수용하지만 기존 수납 업무로 복귀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속도로 환경정비 등 다른 업무를 부여하겠다고 했다. 만약 기존 업무를 지속하고 싶다면 자회사 전환 고용을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치졸한 꼼수이자 사법부 권능에 도전하는 행동이다. 도로공사는 2008년 톨게이트 수납 업무를 외주화한 이후 10년 동안 불법 파견을 유지하다 대법 판결을 받은 것이다. 따라서 이제라도 499명의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을 원래 업무로 복귀시켜야 한다. 또 동일 사안에 대해 전국 각지에서 1심·2심이 진행 중인 만큼 소송 당사자 1100여명 역시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존중해 직접고용하는 것이 맞다. 이 사장이 진심 어린 사과 및 고용 정상화 노력을 기울여도 부족한데 대법원 판결을 비웃는 꼼수를 부린다면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1호’로 통했다. 원래 이 정책의 의도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고용의 불안정성을 제거하는 것이지 정규직 전환은 아니었다. 과장된 셈이다. 그렇다고 해도 자회사 설립 후 고용은 곤란하다. 정부는 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적극 지시하는 한편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전수조사해 공공부문에 만연한 불법 파견 사례를 확인하고 시정해야 한다.
  • ‘배출가스 인증위반’ BWM코리아, 벌금 145억원 확정

    ‘배출가스 인증위반’ BWM코리아, 벌금 145억원 확정

    “변경 인증 받지 않아 처벌 대상”벤츠코리아도 벌금 27억원 확정배출가스 인증 절차를 위반하고 차량을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MW코리아에 벌금 145억원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는 10일 대기환경보전법 및 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BMW코리아 법인 등의 상고심에서 벌금 145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전·현직 임직원 2명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인증 업무를 대행한 BMW코리아 협력사 직원도 징역 8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BMW코리아는 2011년부터 배출가스 또는 소음 관련 부품이 변경됐는데도 별도 변경 인증을 받지 않고 차량 2만 9800여대를 수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1, 2심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위법한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봤다. 대법원도 “변경 보고 절차를 거치지 않아 결과적으로 변경 인증을 받지 않은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된다”고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앞서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지난 9일 배출가스 관련 인증 절차를 위반해 차량을 수입한 혐의로 기소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법인 상고심에서도 벌금 27억 390만원을 확정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배출가스 인증 위반’ BMW코리아, 벌금 145억원 확정

    ‘배출가스 인증 위반’ BMW코리아, 벌금 145억원 확정

    배출가스 인증 절차를 어기고 차량을 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MW코리아에 벌금 145억원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0일 대기환경보전법 및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BMW코리아 법인의 상고심에서 벌금 145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전·현직 임직원 2명도 2심이 선고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받았다. 또 인증업무를 대행한 BMW코리아 협력사 직원도 징역 8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BMW코리아는 2011년부터 배출가스 또는 소음 관련 부품이 변경됐는데도 별도의 변경인증을 받지 않고 차량 2만 9000여대를 수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권력형 성범죄’ 쐐기 박은 안희정 대법원 유죄 판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어제 대법원 상고심에서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지위를 이용해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선 10개 범죄 혐의 가운데 9개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심은 “피해자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반면 2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고, 대법원은 항고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다움’이라는 왜곡된 허상을 떨쳐 내고, 양성평등 시각으로 판단하는 ‘성인지 감수성’을 재확인한 판결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의 범주도 폭넓게 인정했다. 지난해 8월 1심에선 ‘위력이 존재했으나 김씨의 자유의사를 제압하는 수준으로 행사되지 않았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의 지위나 권세는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형적 세력에 해당한다”면서 “피고인은 업무상 위력으로써 피해자를 간음 또는 추행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폭력ㆍ협박 같은 유형적 위력이 없더라도 은연중 직장 상사 혹은 조직 내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범죄’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무형적 위력에 둔감하거나 무지했던 한국 사회가 한 걸음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당연한 결정이라고 본다. 여성단체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보통의 김지은’들이 만들어 낸 위대한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한국여성민우회는 “이제 ‘피해자다움’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판결 직후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앞으로 세상 곳곳에서 숨죽여 사는 성폭력 피해자 곁에 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미투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와 김지은씨 같은 용기 있는 여성들이 있었기에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고조될 수 있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성폭력이나 위력에 의한 성범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길 기대한다. 사회 전반에 내재한 성차별적 권력 구조를 바꾸는 노력이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 “수납원 1861명 중 499명만” 도공 일방통행式 직접 고용

    “수납원 1861명 중 499명만” 도공 일방통행式 직접 고용

    대법서 승소 노동자만 환경정비 등 담당 요금수납 업무는 자회사에서 전담 유지하급심 재판 중인 1116명은 기간제 검토 노조 “땜질식 최악 처방” 본사 점거 투쟁한국도로공사가 대법원 판결 대상자인 일부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499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다만 현재 1,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요금수납원 1116명에 대해서는 직접 고용 대신 본사 기간제 채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들에 대해서도 ‘도로공사 직원으로 인정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동일하게 나온다면 직접 고용할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어렵다는 얘기다. 톨게이트 수납 노조원들은 “땜질식 최악의 처방”이라고 비판하며 본사를 점거했다. 당분간 양측의 마찰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요금수납원 고용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표면적으로 형평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경영 효율화를 위해 노조의 요구를 묵살했다는 평가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외주사 직원으로 전환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요금수납원 368명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이들이 도로공사 근로자가 맞다고 지위를 인정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로 근로자 지위가 회복된 수납원은 모두 745명이다. 이 가운데 220명은 자회사 전환에 동의했다. 정년이 초과하거나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된 수납원 26명을 제외하면 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인원은 자회사 전환 비동의자(296명)와 고용단절자(203명) 등 총 499명으로 추려진다. 고용의무 대상자(745명)와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지 않은 1, 2심 판결 대상(1116명) 등 1861명 가운데 499명만 사실상 본사 직접 고용 대상이 된 것이다. 도로공사는 현재 요금 수납 업무는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가 전담하고 있는 만큼 본사에서 근무하게 되면 수납 업무 대신 버스 정류장과 졸음쉼터 및 고속도로 환경 정비 등 현장 조무 업무가 부여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로공사는 18일까지 개인 의사에 따라 고용 대상 인원을 확정하고 다음달 중 근무 배치를 마칠 방침이다. 다만 도로공사는 현재 근로자 지위를 두고 1,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요금수납원 1116명은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들은 자회사 전환을 받아들여 자회사 직원이 되든지, 도로공사의 기간제 채용을 받아들이든지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 사장은 “노조는 대법원 판결 결과를 하급심 대상자에게도 똑같이 적용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1, 2심 인원은 법적 절차에 의해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수납원들을 직접 고용하게 되면 1년 새 도로공사 직원이 1만 4000명이 되는데 이는 방만 경영 비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요금 수납 노조원 250여명은 이날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의 사장 집무실 등을 점거해 농성을 이어 갔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년 가까이 불법파견 피해자로 고통받던 톨게이트 노동자에게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방안을 제시했다”면서 “양심을 저버린 이강래 사장을 즉각 파면하라”고 밝혔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靑 “유승준 사태, 대한민국 남성 자긍심의 문제”

    청와대는 9일 가수 유승준의 입국을 다시 금지해 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병역을 기피한 한 연예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병역 의무를 다해 온 대다수 대한민국 남성들의 헌신·자긍심에 대한 존중의 문제”라며 “반칙·특권이 없는 병역문화 조성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청와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누구나 헌법·법률에 따라 성실히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법무부, 병무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출입국관리법을 면밀히 검토한 후 유씨에 대한 비자발급, 입국금지에 대해 판단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7월 11일 올라온 해당 청원은 게시된 지 5일 만에 답변 요건인 동의자 20만명을 넘었다. 병역 회피 의혹으로 2002년 법무부로부터 입국 금지 처분을 받은 유씨는 2015년 주LA 총영사관에 국내 영리활동이 가능한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1·2심과 달리 대법원은 지난 7월 비자발급 거부가 위법이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해 2심 재판부가 오는 20일 재심리를 앞두고 있다. 청와대는 “정부·국회는 병역면탈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병역 기피자들에 대한 제재·처벌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 노력을 지속해 왔고, 이런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국적 변경자들의 국적 회복을 금지하거나 취업 활동을 제한하고, 공직 임용을 배제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항소심 손들어준 ‘성인지 감수성’… “피해자 특별한 사정 고려”

    항소심 손들어준 ‘성인지 감수성’… “피해자 특별한 사정 고려”

    성별 차이 이해·양성평등 관점 판단 원칙 “위력에 밀린 피해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피해자다움’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어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 실형으로 뒤집힌 판결이 9일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그의 운명이 완전히 뒤바뀐 데에는 이른바 ‘성(性)인지 감수성’ 원칙에 대한 법원의 적용 범위가 대폭 넓어졌기 때문이다. 거의 유일한 증거였던 피해자 김지은씨의 진술은 재판 과정 내내 같았는데, 그에 대한 신빙성을 판단한 잣대가 1·2심에서 크게 엇갈렸다. 1·2심 모두 성인지 감수성의 원칙을 판단의 기초로 삼았지만 피해자의 상황을 얼마나 더 넓게 받아들였느냐에서 차이가 난 것이다. 성인지 감수성은 법원이 성폭력 사건을 심리할 때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별의 차이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는 원칙이다. 지난해 4월 대법원 판결에서 처음 강조된 뒤 성폭력 사건의 확고한 법리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각계에서 일어난 ‘미투 운동’이 법원의 성인지 감수성 원칙을 굳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1·2심 판결이 엇갈린 것은 ‘피해자다움’에 대한 법원의 관점 차이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8월 1심은 “진술에 다소 모순이나 비합리성이 있더라도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김씨의 성폭력 피해 직후 행동과 진술에 의문이 있다”며 김씨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했다. 반면 2심은 김씨의 행동과 진술이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주장한 안 전 지사 측의 주장에 대해 “정형화된 피해자의 반응만을 정상적인 태도라고 보는 편협한 관점”이라고 판단했다. 피해자의 행동에 대한 이해의 폭을 크게 넓히며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것이다. 김씨가 성폭행 피해를 입은 날 안 전 지사와 와인바에 동행하거나 사건이 있던 다음날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순두부찌개가 있는 식당을 알아봤고, 지인들에게 ‘ㅋㅋ’ 등의 문자를 보내며 장난을 치거나 안 전 지사에게도 ‘ , 넹, 엥’ 등의 ‘애교 섞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친근감을 표시하는 등 “성범죄 피해자라면 도저히 보일 수 없는 행동을 했다”는 게 안 전 지사 측의 주장이었다. 이에 1심은 ‘상화원 사건’을 비롯해 쟁점이 된 사건들에 대해 “피해자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쐐기를 박았다. 모든 성폭력 피해자가 사건 이후 가해자와의 관계를 즉각 단절하거나 도피·회피할 수도 없는 데다 특히 지사와 비서처럼 업무상 ‘위력 관계’가 뚜렷한 상황에서는 더욱더 ‘특정한 사정’을 적극 살펴야 한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김씨가 범행을 폭로하거나 수행비서로서의 업무를 중단하지 않고 그 업무를 계속 수행했다고 해서 그러한 행동이 피해자의 진심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대법원도 2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특히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며 김씨가 무고했을 가능성도 낮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희정·이재명·김경수… 여권 대선주자에서 멀어지는 그들

    여권 대선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실형을 확정받은 데 이어 사법처리 절차가 진행 중인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도 녹록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당의 대선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역시 대선주자로 꼽히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지만, 각종 의혹으로 대선주자에서는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에서 9일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받은 안 전 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함께 ‘좌희정·우광재’로 불리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했다. 하지만 불법 정치자금 때문에 감옥에 가면서 개국공신이었으나 어떤 공직도 맡지 못했다. 안 전 지사는 2008년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정계에 복귀한 뒤 2010년에 이어 2014년 충남지사에 당선되면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2017년 4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이 드러나자 민주당은 그를 출당 및 제명 조치했고, 결국 충남지사 직에서도 물러나면서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끝나게 됐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서 안 전 지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던 이재명 경기지사도 위태롭다. 이 지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반면 최근 2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도지사직 상실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도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경남지사 당선으로 대선주자로 거론됐던 김경수 경남지사의 상황도 쉽진 않다. 김 지사는 드루킹 대선 여론조작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지만,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오는 11월에 열릴 2심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외에 이낙연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여당의 대선주자로 꼽힌다. 한편 야 4당은 이날 안 전 지사의 유죄 판결을 존중한다고 논평을 냈지만 안 전 지사가 몸담았던 민주당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안희정 3년 6개월 실형 확정… 권력형 성범죄 단죄

    안희정 3년 6개월 실형 확정… 권력형 성범죄 단죄

    ‘비서 성폭행’ 미투 1년 6개월 만에 결론 김지은 “올바른 판결한 재판부에 감사”지위를 이용해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징역형의 실형이 확정됐다. 지난해 3월 비서 김지은씨가 한 방송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력’을 행사한 권력형 성범죄를 단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는 9일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피해자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안 전 지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김씨를 성폭행했다는 항소심의 판단을 대법원이 그대로 유지했다. 성폭행·성희롱 사건을 심리할 때는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김씨를 총 10차례에 걸쳐 간음, 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김씨 등의 피해사실 진술에 대한 신빙성 인정 여부와 함께 위력 행사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다. 1심은 “성폭력 피해자로서의 특수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김씨의 증언·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했다. 또 “안 전 지사의 행동이 위력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해도 위력의 행사와 성관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김씨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하고, 안 전 지사의 지위나 권세는 김씨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형적 세력에 해당한다”며 10개의 범죄 사실 중 9개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안 전 지사는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대법원도 2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은 “위력은 폭행, 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경제·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안 전 지사가 업무상 위력으로써 김씨를 간음 또는 추행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대법원 선고 직후 김씨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준 재판부에 감사하다”는 입장을 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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