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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놀이 하다보니 성인용 풀… 아동 구역 분리 안 돼 사고땐 수영장 책임

    한 수영장에 수심이 다른 성인용 풀과 어린이용 풀을 같이 설치했다가 어린이가 성인용 구역에서 물에 빠져 중상해를 입었다면 수영장에 설치·보존 하자로 인한 공작물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처음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는 28일 정모씨 등 4명이 수영장을 위탁 운영하는 서울 성동구도시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정씨는 2013년 7월 성동구의 한 야외수영장에서 아들(당시 6세)이 어린이용 풀과 연결된 성인용 풀에 빠져 뇌손상과 사지마비, 양안실명 등 중상해를 입었다며 3억 2000만원 상당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공단이 필요한 안전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거나 안전요원들이 업무상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역시 “성인용과 어린이용 구역을 반드시 물리적으로 구분해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고, 수영장 벽면에 수심 표시를 하지 않은 것과 사고 사이에 인과 관계가 없다”며 정씨 측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성인용, 어린이용 풀을 분리하지 않고 수심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하자’로 봤다. 그러면서 “이 하자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면 공단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법경제학에서 논의되는 일명 ‘핸드룰’을 처음 적용했다. 사고를 막기 위해 사전 조치를 취하는 데 드는 비용이 사고 발생 확률과 사고 발생 시 피해 정도를 곱한 값보다 작을 때는 위험방지 조치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시설(공작물) 관리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이론이다. 대법원은 “어린이 구역을 분리하지 않아 어린이가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과 사고로 인한 피해 정도를 해당 구역을 분리 설치하는 데 추가로 드는 비용이나 기존 시설을 분리하는 비용과 비교하면 훨씬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공관병 갑질 논란’ 박찬주, 청탁금지법만 유죄 확정

    ‘공관병 갑질 논란’ 박찬주, 청탁금지법만 유죄 확정

    ‘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뇌물수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장에게 청탁금지법 위반만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 전 대장은 2014~2017년 사이 고철업자 A씨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항공료, 호텔비, 식사비 등 760만원 상당의 향응과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에게 2억 2000만원을 빌려준 뒤 7개월간 통상의 이자보다 많은 5000만원을 이자로 받기로 약속한 혐의도 받는다. 또 청탁금지법 시행 직후인 2016년 10월 B중령으로부터 보직 관련 청탁을 받고 이를 들어준 혐의도 공소 사실에 포함됐다. 1심은 박 전 대장이 받았다는 뇌물 일부(약 180만원)와 청탁금지법 위반을 유죄로 보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1심이 유죄로 판단한 180만원도 직무와 관련된 대가로 지급됐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 다만 친분이 있는 중령의 청탁을 받고 인사에 개입했다는 점은 유죄로 인정됐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앞서 박 전 대장은 2017년 공관병에게 각종 허드렛일을 시키는 등 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직권 남용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검찰은 지난 4월 불기소 처분하고, 그의 배우자 전모씨만 폭행·감금 혐의로 기소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법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박근혜, 국고손실죄로 처벌해야”

    대법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박근혜, 국고손실죄로 처벌해야”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3명 ‘문고리 3인방’ 공모 36억5000만원 전달1·2심선 일부만 국고손실죄 인정 판결 이 前원장 적극 나선 2억 뇌물죄도 인정국가정보원장이 대통령에게 특수활동비를 건넨 것을 뇌물로 볼 수는 없지만 국고손실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받은 국정원장 특활비를 두고 엇갈렸던 하급심 판단을 대법원이 정리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및 뇌물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혐의를 무죄로 봐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도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건넨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다. 박 전 대통령과 전직 국정원장들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형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문고리 3인방’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과 공모해 6억원(남재준), 8억원(이병기), 21억원(이병호) 등 모두 35억원의 특활비를 지원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공모해 이병호 전 원장으로부터 특활비 1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36억 5000만원을 뇌물이자 국고손실 피해액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1, 2심 모두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국고손실 규모에 대해서는 1심과 2심 판단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국고손실죄는 법률상 ‘회계관계 직원’의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데, 국정원장이 회계관계 직원인지를 두고 1심은 맞다고 본 반면 2심은 회계관계 직원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심은 총 36억 5000만원 가운데 34억 5000만원을 국고손실 피해액으로 보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법률상 회계관계 직원에 속하는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얽혀 있는 27억원만 국고손실로, 나머지 7억 5000만원은 업무상횡령죄로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국정원장 3인방도 같은 취지로 1심에서 징역 3년~3년 6개월형을 각각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2년~2년 6개월로 감형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국정원장도 법률상 회계관계 직원이 맞다고 정리했다. 따라서 1심에서 인정된 34억 5000만원 모두를 국고손실 피해액으로 봤고 여기에 이병호 전 원장이 2016년 9월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2억원 역시 국고손실은 물론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질 무렵 박 전 대통령이 특활비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는데도 이병호 전 원장이 자발적으로 돈을 건넨 것은 국정원장을 지휘·감독하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직무와 관련한 대가성을 띤 성격이라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이 2억원은 1, 2심에서는 국고손실과 뇌물 혐의 모두 무죄로 판단된 금액이다.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돈이 종전에 받던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1, 2심의 결론과 같이 이 2억원을 제외한 34억 5000만원은 뇌물이 아니라고 했지만 직무 관련성을 따질 사안은 아니며 횡령금을 내부적으로 분배한 것에 불과하다며 판결 이유는 다르게 제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8회] “법관은 다 똑같은 법관”… ‘인사 불이익’ 반박한 前인사담당심의관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8회] “법관은 다 똑같은 법관”… ‘인사 불이익’ 반박한 前인사담당심의관

    ‘핵심 회원들이 주축이 된 인사모 발족하여 인권법과 무관한 사법제도 논의 시작 →사법행정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냄’, ‘핵심 그룹에 한정된 사고가 법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 ‘돌출행동으로 보수언론의 ‘법원 때리기’ 유발 우려’…. 2016년 3월 10일자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실 명의로 작성된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방안 검토’ 문건에 담긴 국제인권법연구회의 ‘문제상황’들로 이런 내용들이 거론됐다. 국제인권법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연구회에서, 특히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핵심 회원들을 중심으로 사법행정제도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거나 대법원과 반대되는 취지의 하급심 판결을 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담긴 문건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회 정상화 방안’ 가운데엔 특히 핵심 회원들에게 선발성 인사나 해외연수 등에서 불이익을 부과한다는 내용이 있다. 법관 사회에서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에 대한 거리낌을 키우겠다는 취지였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7회 재판에서는 지난 20일 증인으로 나왔던 노재호 서울남부지법 판사가 두 번째로 법정에 출석했다.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1년씩 인사1·2심의관을 각각 지낸 노 판사는 당시 김연학 인사총괄심의관의 지시를 받아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방안 검토 문건을 작성했다. 김 전 심의관은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노 판사는 전했다. ●前인사심의관 “인권법연구회 대응방안 문건 실행가능성 염두 안 해” 지난 재판에서는 검찰의 주신문과 박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이 있었고 이날 재판에서는 노 판사에 대한 고 전 대법관과 양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이 이어졌다. 변호인들은 반대신문을 통해 노 판사가 작성한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방안 검토 보고서가 실제로 실행하려던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며 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 회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사 불이익을 가하지도 않았다는 취지를 거듭 강조했다. 노 판사도 “(임 전 차장의) 정확한 지시내용은 저희가 모르지만 그 문건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심의관들이 이해한 바로는 실행가능 여부를 떠나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정리해 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나열했을 뿐이라지만 인권법연구회를 와해시키거나 인사모를 폐지하기 위한 방안들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보수 성향 언론사에 인사모가 과거 우리법연구회 핵심 멤버들이 주축이 된 모임이며 긴급조치 위반이나 병역법 위반 등의 사건에서 대법원의 판결에 반대되는 튀는 판결을 주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제공해 기사가 나오도록 하는 방안도 있었다.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언론 활용 방안’을 ‘일종의 제 살 도려내기로서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다만 ‘명분의 제공 측면에서는 최선이나 법원 전체가 비난 받을 우려가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여러 아이디어를 짜내 약화 또는 폐지시키려던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에 대해 노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우리법연구회가 여러 문제가 있어 사실상 없어졌는데 인권법연구회 내 인사모란 형태로 우리법연구회의 명맥이 유지되는 것은 문제이고, 일반 판사들이 (우리법연구회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데 유지하는 건 기만적이다. 소수 의사에 의해 인권법연구회 의사가 좌우되는 것도 문제”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진술한 이유를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묻자 노 판사는 “그런 취지로 말했지만 기만적이란 표현은 과하다”면서 “ 후배들로부터 연구회 안에 그런 소모임을 만드는 것을 알았다면 가입을 안 했을 것이란 얘기도 들어서 그런 측면으로 말한 건데 표현이 과했다”고 답했다. 보고서에도 인권법연구회가 사법행정에 대한 논의나 의견개진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문제상황으로 꼽혀있었다. ●‘인사모 핵심회원에 불이익 부과’ 방안 기재… “실행 가능성 적었다” 노 판사가 작성한 이 보고서의 본문 마지막에 ‘핵심 회원에 불이익 부과’ 항목이 있었다. 노 판사는 이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고 불이익을 주는 것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이익을 주는 방안으로 선발성 인사나 해외연수에서 불리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는데 ‘다만 간접적 방법이고 우수자원 활용에 제약 초래 → 개별적이고 신중한 접근 필요’라는 지적이 보고서에 더해졌다. 역시 실현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모든 아이디어 중 하나로 적은 것일 뿐이었다고 노 판사는 말했다. “인사심의관으로 재직하면서 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 회원이라는 사실로 인사불이익을 주거나 해외연수, 파견 등에서 불이익을 부과한 적이 없다고 검찰에서 진술하셨죠?” (고 전 대법관 변호인) “네.” (노 판사) “증인은 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 회원이라는 것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부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죠?” (변호인) “물론입니다.” (노 판사) “구체적 실행방안에 대한 (실행) 검토 지시가 있었다면 나이브하게 적지 않고 인사불이익 부과방안은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했을 것이죠?” (변호인)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노 판사) 지난 재판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진 ‘물의야기 법관’들에 대해 이날 변호인들은 특정 연구회 회원이거나 특정 성향을 지닌 판사라고 해서 분류한 것이 아니며 이들의 전보인사 내용도 인사 불이익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노 판사와의 증인신문을 통해 강조했다.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노 판사가 검찰 조사에서 “대법원장의 인사권에는 어느 정도 재량이 있어 부정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면 그 범위 안에서 법관에게 불이익한 인사조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물의야기 법관을 선별해 이들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하는 게 원칙적으로 인사권의 합리적인 행사 범위에 속한다는 취지인 것인가“ 물었다. 노 판사는 “실무자로서 그렇게 이해하고 업무를 수행했다”고 답했다. 다만 노 판사는 “대법원의 사법행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관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건 타당하지 않아 보인다”는 검찰의 지적에 “그런 경우는 없는 걸로 안다”면서 “물의야기 법관은 실제 문제 행위가 있던 법관들로, 물의야기 법관이 된 한 판사의 경우도 단순히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 뿐 아니라 판사들의 집단행위를 시도한 것이 법관으로 적절하지 않았다는 게 당시 많은 사람의 의견이었고 그렇게 볼 여지가 있었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판사는 법정에서도 이 같은 진술이 맞다고 했다. ●”특정 연구회 소속, 특정 성향 법관이라 인사 불이익 준 일 없다“ 이어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대법원장이 법관들에 대해 전보인사를 하는 것이 헌법 106조 1항에 규정된 법관에 대한 ‘불리한 처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노 판사는 “개인적 의견이 그렇고 제가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근무하던 시점에 그와 같은 이해 아래 업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헌법 106조 1항은 ‘법관은 징계처분에 의하지 않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판단 근거를 묻자 노 판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불리한 처분에 인사 불이익이 포함되는지는 과거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행정처에서도 여러 견해가 있습니다. 다만 인사상 여러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 처분이 있었던 것은 수십년간의 현실적인 측면도 있어서 불리한 처분에 인사상 불이익이 포함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실무자가 이해해 왔고, 또 하나는 법관의 직은 직이나 보직, 근무지역과 상관 없이 모두 다 똑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전보인사에 있어 본인 희망과 달리 보직이나 임지가 주어졌다고 해서 그것이 헌법에서 말하는 불리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변호인이 “헌법 조항에서 말하는 기타 불리한 처분이라는 게 정직, 감봉 등 징계에 준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단지 희망임지에서 배제됐다는 것만으로 불리한 처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증인의 생각인 것 같네요”라고 확인하자 노 판사는 “객관적으로 법관의 직위에 불리한 결과가 발생했을 때는 불리한 처분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전보 인사 관점에서는 어느 지역, 어느 직위에 있든지 똑같은 법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시 설명했다. ●”전보인사는 헌법상 ‘불리한 처분’ 아냐…대법원장 인사권 재량“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된 법관들 가운데 우선순위로 선호 법원으로 배치될 수 있었던 형평점수 상위권인 A그룹에서 갑자기 물의야기 법관인 G그룹으로 분류됐고, 일부 보류된 경우를 제외하고 물의야기 법관들에겐 희망하지 않은 격오지에 보내지거나 1순위 근무지를 배제하는 조치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인사권자의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법원조직법에 따라 법관 인사에 근무평정을 반영하도록 한 만큼 대법원장의 재량에 따라 인사배치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언급도 보탰다. “(대법원장 인사권의) 재량의 폭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근무평정 결과가 기재돼 있다면 그런 것을 인사에서 고려하는 건 허용할 수 있다고 이해했다”는 얘기다. 특히 공교롭게도 양 전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가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한 법관들 가운데 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 회원, 대법원의 정책이나 판결에 비판적인 판사들이 다수 눈에 띄었지만 노 판사는 근무평정이나 법원장의 평가 등에 따른 결과로, 행정처에서 성향을 문제삼아 인사상 조치를 한 일은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행정처를 비판하는 법관들을 물의야기 법관으로 지정해 인사조치를 검토하는 방안을 지시받았다”는 검찰의 전제가 잘못됐고, 그런 지시는 받은 적이 없다고도 했다. 이후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의 “대법원이나 법원행정처를 비판한다는 이유로 특저 법관을 인사조치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노 판사는 “근무기간 동안 그런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준 일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사법연수원 32기인 노 판사는 올해 지방법원 부장판사로 보임된 동기 법관들과 달리 부장판사 직급을 받지 못했다.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이 사유를 묻자 “구체적으로 고지받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난해 대법원 징계절차에 회부돼 징계청구를 받지 않고 ‘불문’ 결정을 받았기 때문에 그 점을 인사에 있어서 대법원장께서 고려하신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노 판사는 지난해 인권법연구회에 대한 대응방안을 검토해 법관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대법원 징계위원회에 넘겨졌지만 ‘불문’으로 처분됐다. 노 판사는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법관의 직이나 보직, 근무지역 등과 관계 없이 다 똑같은 직위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저 개인적으로는 지금 근무하는 곳에서도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묻지마 살인’ 조현병 판정에도 징역 45년…유기징역 역대 최고

    ‘묻지마 살인’ 조현병 판정에도 징역 45년…유기징역 역대 최고

    첫 살인 5시간 뒤 흉기 새로 구입해 또 살인정신감정 결과 ‘명시되지 않은 조현병’ 진단피해자 유족들 “형량 너무 약하다” 오열·분노 특별한 동기 없이 5시간 동안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중국동포 남성이 징역 45년을 선고받았다. 징역 45년형은 ‘윤 일병 사건’ 1심 판결 이후 처음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이환승)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31)씨에 징역 45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특별한 동기 없이 5시간 간격으로 연달아 살인 김씨는 올해 5월 서울 금천구의 한 고시원에서 옆 방에 살던 5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5시간 뒤 근처 건물 옥상에서 3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고시원에 살던 피해자와 몇 번 마주쳤을 뿐 평소 별다른 관계가 없었고, 건물 옥상에서도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특별한 동기가 없을 뿐 아니라 급소를 찌르는 등 대담하고 용의주도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첫 살인 후 범행 도구를 새로 샀고, 두 번의 범죄 간 시간도 짧으며 경찰 조사에서는 ‘아무나 죽이려고 샀다’고 말하기도 했다”면서 “범행에 대해 상황에 맞지 않는 변명으로 일관해 진정으로 반성하는지도 의문이 든다”고 질타했다. 또 “인명 경시가 심각하고 재범 위험도도 높은 척도로 나왔다. 피고인이 폭력적 성향을 억제하지 못해 다시 살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조현병 진단…재판부 “재범 우려…장기간 격리해야” 재판 과정에서 김씨의 정신감정을 의뢰받은 공주치료감호소는 김씨가 ‘명시되지 않은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소견을 냈다. 김씨는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주변을 의식하고 경계해 망상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치소에서도 잠을 자던 중 동료 수형자를 깨워 폭행했고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신병으로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이 인정되기 때문에 법에 따라 양형에 참작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에 대한 의문을 품고 사실조회 의뢰도 했지만 정신병적 상태에서도 범행 도구를 준비할 수 있고, 이후 범행에 대해 진술할 수 있다는 답변이 왔다.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라는 사정만으로 정신병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비춰볼 때 장기간 격리를 시켜 사회의 안전을 지키고 피해자들의 감정도 보살필 필요가 있다”면서 “피고인의 정신병적 장애가 범행의 한 동기가 됐다는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형법상 유기징역의 상한은 30년으로 규정돼 있지만 김씨의 경우 2건의 살인으로 기소돼 경합범 가중이 됐다. ●유가족들 “또 감형될 것 아니냐” “중국에 보내 사형받게 하라” 뉴스1에 따르면 재판을 방청한 두 피해자의 유가족들은 형량이 너무 약하다며 오열했다. 고시원 피해자의 부인은 “2심, 3심까지 가면 결국 또 감형될 것 아니냐. 중국에 보내 사형을 받게 해야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옥상 피해자의 노모도 “정신병이 있다는 건 형을 낮추려고 하는 거짓말일 뿐”이라며 분노했다. 또 형이 선고된 뒤 피고인 김씨의 가족이 눈물을 보이자 옥상 피해자의 누나가 “남의 동생 죽여놓고 45년 받은 게 억울하냐”고 따지는 과정에서 양측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1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유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짧게 말했다. ●‘윤 일병 사건’ 1심 이후 첫 ‘징역 45년’ 김씨에 내려진 징역 45년은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법원에서 내려진 유기징역 중 가장 무거운 형량이다. 군사법원·민간법원 통틀어 징역 45년이 내려진 것은 지난 2014년 10월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이 후임병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가해 숨지게 한 ‘윤 일병 사건’의 가해자 이모 병장에게 징역 45년을 선고했던 것이 가장 최근 사례이며 첫 사례로 기록돼 있다. 다만 2심에서 징역 35년으로 대폭 줄어들었다가 대법원에서 징역 40년이 확정됐다. 형법상 유기징역 또는 금고의 상한선은 30년이다. 그러나 형을 가중하는 때에는 50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의 경우 형법 제38조 경합법 가중과 관련한 조항 등 법 조항이 적용돼 45년형이 선고됐다. 1명을 살해한 혐의에 대한 양형에, 추가로 1명을 더 살해한 혐의에 대한 양형이 더해져 이같은 형량이 나온 것이다. 향후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징역 45년이라는 양형이 유지될지 주목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PC방 살인’ 김성수, 1·2심 징역 30년 무겁다며 불복

    ‘PC방 살인’ 김성수, 1·2심 징역 30년 무겁다며 불복

    PC방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김성수씨가 1·2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자 이에 불복하고 대법원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전날(27일) 선고받은 징역 30년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지난해 10월14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신모(당시 20세)씨와 PC방 청결 상태를 두고 말다툼하다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검찰은 김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당시 현장에 함께 있어 공동폭행 혐의를 받았던 김씨의 동생 A씨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A씨에게 피해자를 폭행할 만한 뚜렷한 동기가 없기 때문에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김성수는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쌍방이 항소해 2심으로 넘어갔다. 검찰은 2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해 김씨의 형량은 징역 30년으로 유지됐다. A씨도 1심처럼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수법, 피해 결과, 피해자 유족들이 겪는 아픔을 고려하면 김씨를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해 일반의 안전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당긴 것은) 몸싸움을 말리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공동폭행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재산 축소신고 윤종서 부산 중구청장 당선 무효...대법원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종서(46) 부산 중구청장이 상고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8일 열린 윤 구청장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50만원,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만원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윤 구청장은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선출직 공직자는 선거법을 어겨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재판부는 “원심이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 누락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윤 구청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17억원 상당 본인 소유 대지와 건물을 제외한 채 재산이 3억8천여만원이라고 신고해 허위사실을 공표하고(공직선거법 위반),실제 거주하지 않은 주소지로 주민등록을 한 혐의(주민등록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 재판부는 윤 구청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50만원,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2018년 6월 제7회 지방선거 부산 중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윤 씨는 1만617표(48.29%)를 얻어 9천602표(43.67%)를 얻은 자유한국당 최진봉 후보를 1천15표 차이로 누루고 당선됐다. 윤 구청장의 당선이 무효가 됨에 따라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갑질 논란’ 박찬주, 김영란법 위반 벌금 400만원 확정

    ‘갑질 논란’ 박찬주, 김영란법 위반 벌금 400만원 확정

    고철업자에게 760만원 상당 향응 받은 혐의공관병 갑질 의혹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공관병 갑질 논란’ 당사자이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인재영입 대상이었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김영란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 400만원을 내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박 전 대장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박 전 대장은 2014년 무렵 고철업자 A씨에게 군 관련 사업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그로부터 76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로 2017년 10월 구속기소됐다.제2작전사령관 재직 시절 B중령으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고 이를 들어준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박 전 대장이 받았다는 금품 중 180만원 상당과 부정청탁금지법을 유죄로 보고 그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1심이 유죄로 본 180만원도 직무와 관련된 뇌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인사 청탁을 들어준 부분에 대해서만 “단순한 고충 처리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1심처럼 유죄로 인정했다. 대법원 역시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박 전 대장은 2017년 7월 공관병에게 전자팔찌를 채우고 텃밭 관리를 시키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으나 검찰은 이에 대해 무혐의로 처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사건 파기환송…대법 “국고손실 유죄”

    ‘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사건 파기환송…대법 “국고손실 유죄”

    2심서 일부 국고손실 혐의 무죄→대법 “유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 2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부 국고손실·뇌물 혐의를 모두 유죄로 봐야 한다면서 대법원이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8일 국정원 특활비 사건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2심을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국정원 특활비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 등 최측근 3명과 공모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 총 35억원의 특활비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1심은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국고손실 혐의는 유죄로 보고 해당 혐의에 징역 6년을 선고하고, 2016년 9월 전달된 2억원을 제외한 33억원 추징을 명령했다. 2심은 1심이 유죄로 인정한 국고손실 혐의 일부를 특가법상 횡령죄로 판단했다. 특가법상 국고손실죄는 ‘회계관계직원’이 국고에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 직무 관련 횡령죄를 범하면 가중처벌하도록 한다. 특활비를 건넨 국정원장은 회계관계직원이 아니라고 봐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돈이 전달되는 과정에 회계관계직원인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공모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국고손실 혐의가 인정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특활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호·이병기 전 국정원장 2심과 같은 판단이다. 이에 따라 2심은 1심을 깨고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27억원 추징을 명령했다.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상 추징이 가능한 범죄는 국고손실죄에 한정되다 보니 추징금도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특별사업비의 집행 업무와 관련해 회계직원책임법상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한다”면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상고심 오늘 선고…5년형 추가되나

    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상고심 오늘 선고…5년형 추가되나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지원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고심 결론이 28일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사건 상고심 선고 공판을 연다. 국정원 특활비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 등 최측근 3명과 공모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 총 35억원의 특활비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앞서 1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33억원을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은 일부 국고손실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해 징역 5년으로 감형하고 추징금도 27억원으로 줄였다. 2심이 선고한 형량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박 전 대통령의 확정 형량은 징역 7년으로 늘어난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도 기소돼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이날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건넨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의 상고심 선고도 한다. 특활비 전달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도 상고심 선고를 받는다. 이번 선고는 국정원 특활비 사건의 범죄 성격을 두고 그간 엇갈려 온 하급심 판단을 대법원이 일괄해 정리한다는 의미도 있다. 핵심 쟁점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다. 국고손실죄를 적용하려면 횡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법적으로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해야 하는데,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한 국정원장들을 회계관계직원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를 두고 하급심 판단이 엇갈렸다. 이에 대한 대법원의 결론은 같은 구조의 범죄사실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2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의 1심은 국정원장이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한다고 보고 국고손실죄를 인정했다. 국정원 특활비가 ‘뇌물’로 인정되는지를 두고도 하급심에서는 일부 엇갈린 판단이 나왔다. 하급심은 대가성이 뚜렷하지 않은 채 주기적으로 상납 됐다는 이유 등으로 대부분의 특활비에 뇌물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병호 전 국정원장 시절이던 2016년 9월 청와대로 건너간 2억원은 재판부에 따라 판단이 엇갈려, 뇌물로 인정되기도 하고 인정되지 않기도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소똑소톡]층간소음에서 번진 이웃간 폭행···윗집이 배상받은 배경은

    [소똑소톡]층간소음에서 번진 이웃간 폭행···윗집이 배상받은 배경은

    윗집 아랫집 쌍방폭행 혐의···법원, 벌금형 약식 명령윗집은 정식 재판 받고 무죄···“아랫집 상해 증거 부족”손가락 부러진 윗집, 형사 재판 뒤 아랫집 상대 손배소법원 “폭행 원인 제공 등 감안해 청구액의 일부만 인정”A(71)씨와 B(42)씨는 대전의 한 아파트에 살던 이웃 주민입니다. A씨가 윗집, B씨가 아랫집에 살았는데 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겪게 됐습니다. 2015년 11월 어느 날 오전 8시쯤 A씨 집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리자 B씨는 경비실을 통해 항의를 했는데 그 뒤에도 A씨 집에서 쿵쾅거리며 뛰는 소리가 들리자 B씨는 직접 윗집을 찾아가 항의했습니다.말다툼을 하다 윗집 주인인 A씨가 B씨를 손으로 밀치자 B씨는 A씨의 멱살을 잡고 욕을 하며 현관 옆 구석으로 몰아가는 등 몸싸움으로 번졌는데요. 그 결과 A씨는 오른손 약지 골절상을 입었고, B씨는 요추(허리등뼈) 염좌 등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폭행 및 폭행치상 혐의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A씨는 이에 불복, 정식재판을 청구해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B씨가 원래 추간판탈출증 등 허리 부위 질환이 원래 있었고 A씨를 밀치는 과정에서 상태가 안 좋아졌을 가능성도 있는 등 A씨의 폭행으로 B씨가 상해를 입었다고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습니다. 무죄가 확정된 A씨는 2017년 7월 B씨에게 폭행사건 이후 쓰게 된 진료비와 향후 치료비, 일하지 못한 손실액, 위자료 200만원 등 총 1297만여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에서는 B씨가 A씨의 멱살을 잡고 욕을 하면서 현관 옆 구석으로 몰고 가는 과정에서 오른손 약지를 부러지게 한 것에 대한 일부 배상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1심은 8주간의 진료비와 약값 등 114만여원과 위자료 100만원을 더해 총 214만여원을 B씨가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향후 치료비나 일하지 못한 손실 금액은 인정되지 않앗습니다. 2심인 대전지법 민사항소4부(부장 김선용)도 같은 판단을 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특히 “사고가 발생한 것은 겨울철이고 비록 A씨가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이 사건의 단초가 A씨 측이 만든 소음이었고, A씨가 먼저 물리력을 사용한 점을 고려하면 위자료 액수도 100만원이 적정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판결은 지난달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찰 2심서도 ‘마약 투약’ 현대가 3세에 징역 1년 6개월 구형

    검찰 2심서도 ‘마약 투약’ 현대가 3세에 징역 1년 6개월 구형

    변종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현대가 3세 정현선(28)씨에게 검찰이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27일 열린 정씨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심 결심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정씨에게 징역 1년 6개월형을 구형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8남인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회장의 장남 정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자택 등에서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와 대마초를 총 26차례 흡연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 앞서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표극창)은 지난 9월 6일 정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정씨에게 “초범이라 집행유예를 선고했지만 다음에는 실형을 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우리나라 젊은 유학생 출신들이 준법 의식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아무리 미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 대마가 합법이라고 해도 한국에서는 불법임이 명백한데, 우리나라 법을 알면서도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약류 범법 행위가 되풀이되고 근절되지 않는 것은 법원의 관대한 판결을 중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엄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정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상무로 승진하며 막중한 업무를 담당해 압박을 받던 중 마약을 권유받았다”면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정씨도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선처를 바란다”고 짧게 말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5일 정씨의 2심 선고기일을 열기로 했다. 정씨와 함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SK그룹 3세 최영근(31)씨도 다음 달 19일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인 최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마 쿠키와 액상 대마 카트리지 등 대마 81g(2200만원 상당)을 구입해 상습 흡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최씨도 지난 9월 정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법원, 중기부에 “대형 유통업체 출점, 근거 없이 막지 말라”

    [단독] 법원, 중기부에 “대형 유통업체 출점, 근거 없이 막지 말라”

    유진그룹 계열 인테리어용품점 EHC 중기부, 3년 동안 개점연기 권고 처분 1심 이어 항소심도 중기부 패소 판결 재판부 “소상공인 피해액 근거 부족” 대형업체 출점 영향… 대법 판단 촉각‘골목 상권을 지킨다’며 대형 유통점의 사업 개시를 막은 정부의 결정에 법원이 또 제동을 걸었다. 기업의 사업권을 제약할 땐 분명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소관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객관적인 자료 없이 ‘개점연기 권고’를 남발했다는 취지다. 대형마트와 소상공인의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대기업 소속 유통업체들의 향후 출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6일 중기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울고등법원은 유진그룹 계열사인 EHC가 중기부 장관을 상대로 낸 개점연기 권고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EHC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사안은 대형 유통점이 중기부를 상대로 처분 취소 소송을 낸 첫 번째 사례여서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양측의 충돌은 EHC가 서울 금천구에 대형 인테리어 용품점을 연 것을 두고 중기부가 인근 상인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2018년 3월 ‘개점을 3년 연기하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EHC와 상인들이 자율조정에서 합의에 실패하자 중기부 사업조정심의회가 중소기업연구원 등의 분석을 살펴본 뒤 소상공인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당시 심의회 회의에 참석한 위원 9명이 모두 개점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힐 정도로 중기부의 입장은 단호했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중기부의 판단이 주먹구구로 이뤄졌다는 게 드러났다. 중기부는 EHC 매장이 들어서면 주변 상인들의 한 달 매출 피해액이 87억 5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봤지만, 해당 EHC 매장의 매출은 한 달 2억 7000만원에 그쳤다. 피해액을 분석한 중기연이 피해 상인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로만 평가하다 보니 큰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2심 재판부는 “매출 피해액은 핵심 지표로, 심의회가 적어도 수긍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추정치를 산정하려고 노력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EHC 측이 현행 규제를 피하기 위해 상가로부터 2.6㎞ 떨어진 곳에 점포를 지었음에도 중기부가 과도한 제재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EHC 금천점 매장의 크기는 1765㎡로,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을 보면 매장 면적이 330~3000㎡인 준대규모 점포는 반경 500m를 상권영향 분석 범위로 정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업조정심의회가 자의적인 잣대로 규제해도 이를 막을 장치가 없다”며 “무조건 소상공인 쪽에 유리한 판단을 내리는 것도 상생법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개점연기 권고 판단을 내린 한 조정위원은 법정에서 “(상인들의) 예상 피해액 추정치가 과다 산출된 것을 알면서도 이를 참고 자료로만 생각했다”는 취지로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사업조정심의회는 정부위원 3명, 외부위원 7명으로 구성되는데 대기업 진출이 중소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사업 연기를 권고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이번 판결로 대형마트 출점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유통시장 내 규제는 기업의 자유와 조화를 이루는 한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라인쇼핑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대형마트 출점과 영업시간 규제의 의미가 많이 퇴색됐다”며 “사업 조정도 한쪽의 사업권을 제한하기보다 대중소기업이 함께 상권을 일으킬 수 있도록 조율하는 장치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1, 2심에서 모두 패소한 중기부는 대법원의 판단을 받기 위해 상소했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화성 8차’ 범인 20년 옥살이 윤씨 재심 청구… 경찰 “진범은 이춘재”

    ‘화성 8차’ 범인 20년 옥살이 윤씨 재심 청구… 경찰 “진범은 이춘재”

    고문치사 명노열군은 ‘화서역’ 용의자 청주 복대동 여고생 살인사건도 무죄 화성 초등생 등 단순 실종사건 처리도이춘재(56)는 모두 14건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화성 연쇄살인 10건 외에도 추가 범행 4건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범인을 특정하지 못해 난항을 겪었던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범인으로 몰거나 단순 실종사건으로 사건을 종결했다는 점이다.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는 윤모(52)씨는 지난 13일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3일 뒤인 16일 경찰은 윤씨와 이춘재의 자백을 비교해 “화성 8차 사건의 진범은 이춘재”라고 발표했다. 경찰의 자백 강요와 고문으로 목숨을 잃은 명노열(당시 16세)군은 수원 화서역 여고생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조사를 받았다. 화서역 여고생 살인사건은 1987년 12월 가족과 다투고 외출한 여고생 김모(당시 18세)양이 실종됐다가 이듬해 1월 화서역 인근 논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사건이다. 1991년 1월 충북 청주시 복대동 여고생 살인사건도 엉뚱한 사람이 재판에 넘겨졌지만, 1·2심에서 무죄를 받고 풀려났다. 당시 피의자로 지목됐다 무죄 판결을 받은 박모(47)씨는 “경찰이 거꾸로 매달고 짬뽕 국물을 얼굴에 부었다.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서 허위 자백을 했다”고 말했다. 살인사건이 단순 실종사건으로 처리된 경우도 있다. 이춘재가 자백한 1989년 7월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의 경우 당시 경찰은 가족들의 수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991년 3월 청주 주부 살인사건도 피해자의 양손에 고무줄이 묶여 있었고, 옷으로 입이 틀어막혀 있는 등 이춘재의 ‘시그니처’(특정 범죄자의 독특한 범행 수법)가 있었지만, 경찰은 화성 사건과의 연관성을 파악하지 못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검찰, 김학의 ‘성접대·뇌물수수’ 1심 무죄 판단에 불복해 항소

    검찰, 김학의 ‘성접대·뇌물수수’ 1심 무죄 판단에 불복해 항소

    3억원대 뇌물과 성 접대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심에서 다시 판단을 받는다. 검찰은 26일 김 전 차관의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차관은 2006∼2008년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 1억 3000만원 상당의 뇌물과 성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다른 사업가 최모씨와 모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 등에게 2억원 가까운 금품을 받은 혐의도 있었다. 1심은 김 전 차관이 ‘성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일부 뇌물수수 혐의는 증거불충분 등을 들어 무죄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2006년 9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윤씨로부터 성 접대를 받고 5회에 걸쳐 현금과 수표로 1900만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뇌물액수가 1억원 미만(공소시효 10년)이라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2012년 4월에는 윤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형사사건 조회를 통해 윤씨에게 사건 진행상황을 알려준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또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상품권과 차명 휴대전화 사용대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 무죄를,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에 대해서도 공소시효 10년이 넘어 면소 판결했다. 앞선 검찰은 김 전 차관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7억원을 구형하고 3억 3700여만원의 추징도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1심 선고가 나온 뒤 “거액을 장기간에 걸쳐 수수했는데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한 부분이나 일부 증거에 대한 판단 등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입영통지서 나오니 “집총, 양심에 반해”… 대법 “정당한 병역 거부 아냐” 징역 확정

    입영통지서 나오니 “집총, 양심에 반해”… 대법 “정당한 병역 거부 아냐” 징역 확정

    평소에는 집총 거부 등에 대한 신념을 표출하지 않다가 입영 직전에야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것은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는 확정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후 병역법 위반에 유죄가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28)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소재 모 사단 신병교육대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도 입대하지 않아 기소됐다. 정씨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입영을 연기했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주장한 적은 없었다. 정씨는 재판에서 “총기 소지가 양심에 반하는 행동이라 입영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평소 병역거부 신념을 외부로 전혀 표출하지 않다가 이 사건에 이르러서야 병역거부를 주장했다”며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정씨의 병역거부가 병역법이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도 1, 2심과 같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겼다고 혼자 돌아갈 수 있겠어요?” 농성장 남은 톨게이트 노동자

    “이겼다고 혼자 돌아갈 수 있겠어요?” 농성장 남은 톨게이트 노동자

    김영옥씨, 1심 승소로 복직길 열렸지만 농성 계속“동료 못 버려…1500명 원직 복직 때까지 싸울 것”“몇 달간 함께 농성한 동료들과 다 같이 일터로 돌아가자고 약속했는데 저 혼자 살겠다고 떠날 수는 없어요. 1500명 모두 원직 복직할 때까지 싸울 겁니다.”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 김영옥(55)씨는 결연했다. 그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료를 버릴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근로자 지위확인소송 1심에서 승소한 김씨는 지난달 9일 한국도로공사와 한국노총이 합의한 복직 대상 노동자 중 한명이다. 도공과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는 직접고용과 농성 해제 등에 합의하면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인원(378명)과 근로자지위확인 1심 소송에 승소해 2심에 계류 중인 수납원(116명)을 직접고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합의 이후에도 김씨는 차가운 농성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복직 대상에서 제외된 동료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복직하는 대신 경북 김천 도공 본사 농성에 동참해왔고 지난 22일부터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 앞 천막 농성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원래 한국노총 소속이었지만 지난달 합의안이 ‘졸속’이었다며 상급노조도 민주노총으로 옮겼다. 김씨는 “처음 농성 시작할 때 ‘1500명이 다 같이 직장으로 돌아가자’고 약속했는데, 나만 1심에서 이겼다고 갈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1심에 승소해 지난주부터 출근한 다른 동료들을 보면 집이 경기도인데 강원도, 전라도로 발령났다”면서 “말뿐인 합의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36살부터 20년동안 경기 지역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으로 근무했다. 안정적이고, 적성에도 맞는 일이었지만 수월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김씨는 “톨게이트에서 일하다 보면 물을 자주 안 마시게 된다. 화장실에 갈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식사 시간도 30~40분에 불과해 항상 종종거리고 매연과 미세먼지도 내내 마시면서 산다”고 전했다. 길이 막히면 “이게 고속도로냐”고 항의하거나 돈을 던지는 등 ‘진상’ 고객을 대하는 것도 일이었다. 각 지사 사무장이 톨게이트 노동자의 임면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갑질’에 시달리는 일도 많았다. 김씨는 “회사에서 김장을 하는데, 그때 참석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눈총 받는다”면서 “사정이 있어 김장에 못 갔더니 사무장이 나중에 저를 다른 지사로 보내며 ‘봉사 정신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김씨는 평생 해 온 톨게이트 업무를 그만둘 수 없다. 그는 “요금 수납원으로 일하면서 애 둘을 4년제 대학에 보내고, 아들은 결혼까지 시켰다”면서 “노동자들이 계속 주장하는 건 직접고용 형태의 원직 복직 딱 한가지다. 원래 하던 업무를 그대로 하게 해달라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원에서도 우리 업무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했는데, 공공기관인 도공에서만 계속 버티고 있다”면서 “1500명을 해고하면서 지금 도공에서는 그 부족한 인원을 계약직으로 다시 뽑고 있다. 도공에서 처음부터 직접고용을 했으면 사회적 비용이 훨씬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평소 병역거부 신념 표출 않다가 입영통지서 받고 병역거부 징역형

    평소 병역거부 신념 표출 않다가 입영통지서 받고 병역거부 징역형

    병역기피로 20대 징역 1년 확정평소 병역거부 신념을 외부로 표출하지 않았다가 입영 통지서를 받고서야 신념을 이유로 군 입대를 거부하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4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28)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소재 모 사단 신병교육대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도 군에 입대하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총기 소지가 양심에 반하는 행동이라 입영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평소 병역거부 신념을 외부로 전혀 표출하지 않다가 이 사건에 이르러서야 병역거부를 주장했다”면서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정씨의 ‘양심적 병역거부’는 병역법이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의 결정도 1·2심과 같았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무죄 판단을 내린 이후 전국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씨를 포함해 양심을 내세운 일부 병역거부자들은 실형 선고를 받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당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려면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재용 “영재센터·말 지원하라는 박근혜 요구 거절할 수 없었다”

    이재용 “영재센터·말 지원하라는 박근혜 요구 거절할 수 없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판결을 받은 일부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절할 수 없는 요구 때문이었다며 자발적 의사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22일 열린 파기환송심 두 번째 공판에서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단은 ‘말 세 마리’(약 34억원)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약 16억원) 지원은 “거절할 수 없는 대통령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대법원은 이재용 부회장 측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보내고 삼성 측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말 세 마리를 지원한 일이 뇌물에 해당한다며 뇌물로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앞서 2심 재판부는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변호인단은 “대통령은 기업 활동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고 그 영향력은 강력하고 현실적”이라면서 “대통령의 요청은 유불리를 따져가며 수락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기 어렵고, 특히 공익적 명분을 갖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또 2015년 당시 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최서원씨와 어떤 관계였는지, 또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의 관계조차 전혀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말 세 마리 지원과 관련해서도 변호인단은 “이재용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단독 면담 당시 삼성의 승마 지원이 부진하다며 대통령이 크게 질책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이 화를 내면서 강요하자 마지못해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변호인단은 “피고인은 승마 지원을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고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다만 이는 전형적인 수동적 공여였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에 대해서도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부회장 측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등이 대법원 상고심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한 대가(부정청탁)라는 점이 인정된 사실을 언급하며 “삼성그룹의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핵심 현안으로, 이 부분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야 한다”고 맞섰다. 특검팀은 또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분식회계) 의혹 사건의 일부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한 청탁의 대상으로 개별 현안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변호인단은 양형 심리를 위한 공판기일이 예정된 다음 달 6일에 출석할 증인으로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김화진 서울대 교수, 미국 코닝사의 웬델 윅스 회장 등 3인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중 손경식 회장은 지난해 1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증언한 바 있다. 그는 2013년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 부회장을 퇴진시키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영장회수 사건’ 징계 불복 검사, 1·2심 모두 승소

    ‘영장회수 사건’ 징계 불복 검사, 1·2심 모두 승소

    제주지검 ‘압수수색 영장회수’감봉 1개월 처분 받은 차장검사법무부 징계 불복하고 소송 내항소심도 감봉 처분 취소 판결부하 검사가 법원에 낸 압수수색 영장청구서를 회수해 징계를 받은 전 제주지검 차장검사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8부(부장 이재영)는 22일 김한수 전 제주지검 차장검사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취소소송 항소심에서 “감봉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김 전 차장은 2017년 6월 같은 지검에 근무한 진혜원 검사가 법원에 제출한 압수수색 영장청구서를 회수했다. 당시 김 전 처장은 지검장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재검토하라는 지시가 있었는데도 담당 직원이 결재가 끝난 것으로 잘못 판단하고 영장을 법원에 제출하자 곧바로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진 검사는 김 전 차장과 당시 이석환 제주지검장 등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고 했다며 대검찰청에 감찰을 요청했다. 법무부는 이 과정에서 김 전 차장이 주임 검사와 원활하게 소통하지 않는 등 지휘감독권을 적절히 행사하지 못해 ‘검사장의 부당한 사건 개입’이라는 불신을 야기했다며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징계에 불복한 김 전 처장은 소송을 냈고 1심은 영장을 회수하는 과정이 적법했다며 김 전 차장 손을 들어줬다. 2심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당시 감찰을 요청한 진 검사도 경고 처분을 받았지만, 진 검사 역시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지난달 1일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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