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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생아 떨어뜨려 사망·은폐, 분당차병원 의료진 2심도 실형

    신생아 떨어뜨려 사망·은폐, 분당차병원 의료진 2심도 실형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죽게 한 사고를 2년 넘게 은폐한 분당차병원 의사들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최한돈)는 11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분당 차병원 의사 문모씨와 이모씨에게 나란히 징역 2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다른 의사 장모씨에게는 징역 2년을, 분당차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성광의료재단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2016년 8월 11일 오전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를 옮기다가 떨어뜨리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은폐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아기는 6시간 만에 사망했다. 문씨는 산부인과 의사로 분만 과정의 책임자였고, 이씨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떨어진 아기의 치료를 맡았다. 이들은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과 사고와 관련해 진행한 뇌초음파 검사 결과 등을 수술기록부 등에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아기는 병사한 것으로 처리돼 화장됐다. 이들은 1·2심 내내 당시 낙상사고와 아기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며, 이를 은폐하기로 공모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출생 때 몸무게가 1.13㎏의 극소 저체중아였다고 하더라도 낙상사고가 사망 위험을 증대시켰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취약한 상황이던 아기에게 낙상이 사망의 더 큰 치명적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실제로 아기를 떨어뜨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 대해서만 실형 대신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죄책은 가볍지 않지만, 증거인멸의 행위가 훨씬 무겁다”고 판시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신생아 떨어뜨리고 은폐…항소심은 병원도 유죄

    신생아 떨어뜨리고 은폐…항소심은 병원도 유죄

    2016년 신생아 바닥에 떨어뜨려 사망케 한 뒤 은폐 신생아를 떨어뜨려 죽게 한 뒤 사고를 2년 넘게 은폐한 분당차병원 의사들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1심에서는 ‘주의 관리 감독 의무를 위반했는지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던 병원도 항소심에서는 유죄가 인정됐다. 2016년 8월 11일 오전 분당차병원에서 임신 7개월 차에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를 받아든 의사(레지던트)가 아기와 함께 수술실 바닥에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기는 소아청소년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았지만 몇 시간 뒤 끝내 사망했다. 더 심각한 것은 아기 낙상사고에 대해 병원 측이 철저히 은폐했다는 점이다. 부모에게 아기를 떨어뜨린 사실을 숨겼고, 사망진단서에는 아기의 사망 원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病死)로 기재했다. 부검도 이뤄지지 않았고, 시신은 화장됐다. 출산 직후 찍은 아기의 뇌 초음파 사진에는 두개골 골절과 출혈 흔적이 있었지만, 의료진은 부원장에게 보고한 뒤 관련 기록을 감췄다. 법원 “낙상사고가 사망에 영향 끼친 것 명백”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최한돈)는 11일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분당차병원 의사 문모씨와 이모씨에게 나란히 징역 2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문씨는 산부인과 의사로 분만 과정의 책임자였고, 이씨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떨어진 아기의 치료를 맡았다. 이들은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수술기록부에서 누락하고, 사고와 관련해 진행한 뇌 초음파 검사 결과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병원을 총괄하는 부원장 장모씨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장씨 역시 초음파 검사 결과를 없애는 데 공모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1·2심 내내 당시 낙상사고와 아기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며, 이를 은폐하기로 공모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출생 때 몸무게가 1.13㎏의 극소 저체중아였다고 하더라도 낙상사고가 사망 위험을 증대시켰다는 것은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오히려 취약한 상황이던 아기에게 낙상이 사망의 더 큰 치명적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나왔던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형량은 그대로 유지했다. 법원 “신생아 사망보다 은폐가 훨씬 죄책 무거워” 실제 아기를 떨어뜨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는 실형 대신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수감하지만 교도소 내에서 의무적으로 노동을 하는 징역형과 달리 노동의 의무는 없다. 재판부는 “A씨의 죄책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이 사건에서는 그 후에 보인 증거인멸의 행위가 훨씬 무겁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인이 의술을 베푸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불행한 결과는 안타깝지만 수용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편중된 정보를 이용해 사실관계를 은폐·왜곡한 의료인에게 온정을 베풀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편중된 정보를 이용해 사고 원인을 숨겼고, 오랜 시간이 흘러 비로소 개시된 수사에서도 사실관계를 밝히고 용서를 구하는 대신 사회 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아기의 보호자와 합의했다고 해도 엄한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유죄가 추가돼 형량을 올리는 부분도 고민했지만, 피고인들이 범죄 전력 없이 성실히 의술을 베풀어 온 의료인인 점을 참작해 1심 형량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분당차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성광의료재단도 양벌규정(불법을 저지른 행위자와 함께 소속 법인 등을 함께 처벌하는 규정)에 따라 기소됐는데, 1심에서는 ‘주의 관리·감독 의무를 위반했는지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고 유죄를 인정, 성광의료재단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노조 와해 공작’ 삼성 이상훈 前 사장 무죄 석방

    ‘노조 와해 공작’ 삼성 이상훈 前 사장 무죄 석방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조직적으로 와해하려 한 혐의를 받은 이상훈(65) 전 삼성전자 의사회 의장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는 이달 중순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배준현)는 10일 노동조합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노조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던 이 전 의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와 달리 검찰의 일부 압수·수색 과정이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이 전 의장의 공모 관계를 입증할 문서가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모에 가담하지 않아 무죄를 선고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의장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강경훈(56) 삼성전자 부사장은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 2심은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가 명목상 도급 계약으로 위장한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본 1심 판결도 뒤집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수리기사들의 구체적인 업무 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두 회사가 체결한 계약이 실질적으로 근로자 파견 관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삼성전자서비스가 노동조합법상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들을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라고 규정함에 따라 1심에서의 유죄 판결이 대부분 유지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재벌대기업의 노조파괴 범죄는 정상적인 수사로 입증할 수 없다”면서 “자본이 당당하게 모든 서비스 노동자를 하청으로 돌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6월 26일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 처분하라고 권고한 이후 검찰은 공소장 제출을 하지 못한 채 판단을 유보 중이다. 차장·부장 검사 등 주요 인사가 마무리되는 다음주나 그 이후에나 수사팀이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만삭 아내 사망사고 낸 남편, 이자 합쳐 보험금 100억 수령할 듯

    만삭 아내 사망사고 낸 남편, 이자 합쳐 보험금 100억 수령할 듯

    무죄와 무기징역의 극단을 오간 6년 끝에 ‘95억원 보험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살해 사건’은 ‘남편의 살인 혐의는 무죄’로 결론이 났다. 따라서 보험금 95억원에 지연 이자까지 합쳐 남편인 이모(50)씨는 100억여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고법 형사6부(부장 허용석)는 10일 연 파기환송심에서 살인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물어 이모(50)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거액의 보험금만으로 살인 동기를 찾을 수 없고, 사고 당시 고의성을 명백히 밝힐 만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 41분쯤 캄보디아 출신 아내(당시 24세)와 함께 스타렉스 승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리다 335.9㎞ 지점(천안휴게소 부근) 갓길에 주차된 8t 화물차 뒷부분을 들이받아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씨 차량 속도는 시속 60~70㎞였고, 아내는 임신 7개월이었다. 둘은 2008년 결혼해 딸(당시 3세)을 두고 있었다. 이씨는 줄곧 “졸음운전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판결로 A씨가 살인죄를 벗으면서 보험 약관상 하자가 없다면 보험금 전액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개 보험사가 이 사건으로 최대 31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할 예정인 만큼, 민사를 제기해 왔던 보험사들도 순순히 A씨에게 거액의 보험금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A씨가 대법원과 파기환송심에서 살인과 사기 혐의를 피한 만큼, 민사를 이어 가더라도 재판부가 치사로 인한 보험금 지급을 부당하다고 볼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살인죄의 무죄 판결로 A씨가 보험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보험사들이 민사 재판 등을 통해 보험금 지급 시기를 최대한 늦추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씨는 2015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을 당시 보험사들과 보험금 지급을 두고 민사 소송을 벌여 왔다. 이어 2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국보법 위반 실형 받았던 청년, 당시 판사의 후임 대법관 된다

    국보법 위반 실형 받았던 청년, 당시 판사의 후임 대법관 된다

    다음달 8일 퇴임하는 권순일(61·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 후임 후보로 이흥구(57·22기)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선정됐다. 전두환 정권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법부에 의해 구속된 청년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판사의 길을 걸은 지 27년 만에 사법부의 최정점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대법원은 10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후보 중 이 부장판사를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이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이 후보자는 경남 통영 출신으로 통영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과 학과 동기다. 1985년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위)에 가입해 활동한 혐의(국보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공교롭게도 권 대법관은 당시 이 후보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주심 판사였다. 그러나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뒤 사법시험에 도전해 1990년 합격했다. ‘국보법 위반 1호 판사’라는 타이틀을 지닌 이 후보자는 초임 시절을 빼고는 부산·창원·대구 등 지방에서 근무했다. 근로자 등 소수자 권익 보호에 관심이 많고, 진보성향 법관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노동법 커뮤니티에서 활동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법원행정처 등 ‘엘리트 코스’를 거치지 않았지만 공정한 재판 진행과 충실한 판결 선고로 지역에서 두 차례나 우수 법관에 선정됐다. 2015년 부산지방변호사회가 뽑은 10명의 우수 법관에는 이 후보자와 부인 김문희(55·25기·부산지법 서부지원장) 당시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국보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후보가 대법관으로 임명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져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보법 위반 이력은 이미 검증이 돼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면서 “대법관의 다양성 확보에 실패한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도 결국은 50대·서울대·남성 등 ‘서오남’ 법관이라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물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13명인 현직 대법관 중 호남 출신은 4명인 반면 영남은 2명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해 지역 안배가 고려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자 등 위원회가 당초 추천한 후보 3명 모두 영남 출신이다. 이 후보자가 최종 임명되면 대법관 13명 중 10명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으로 채워진다.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등 진보 성향 대법관이 포진해 있는 대법원이 균형 잡힌 판결을 내릴지는 숙제로 남게 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보험 95억원 캄보디아 아내’…남편의 살인죄 무죄, 교통사고만 금고 2년

    ‘보험 95억원 캄보디아 아내’…남편의 살인죄 무죄, 교통사고만 금고 2년

    6년 동안 무죄와 무기징역이란 극단을 오간 끝에 ‘95억원 보험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살해 사건’은 ‘남편의 살인 혐의 무죄’로 결론이 났다. 대신 교통사고를 내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적용해 금고 2년이 선고됐다. 대전고법 형사6부(허용석 부장)는 10일 연 파기환송심에서 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물어 이모(50)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거액의 보험금만으로 이씨의 살인 동기를 찾을 수 없고, 사고 당시 고의성을 명백히 할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이씨는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 41분쯤 캄보디아 출신 아내(당시 24세)와 함께 스타렉스 승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 하행선 335.9㎞지점(천안휴게소 부근) 갓길에 주차된 8t 화물차 뒷부분을 들이받아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씨의 차량 속도는 시속 60~70㎞였고, 아내는 임신 7개월이었다. 둘은 2008년 결혼해 딸(당시 3세)을 두고 있었다. 이씨는 “졸음 운전을 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기관은 수상하게 생각했다. 이씨만 안전벨트를 했고, 비교적 멀쩡한 운전석과 달리 아내가 앉아 있던 조수석이 크게 부서졌고, 부검결과 아내의 시신에서 수면 유도제가 검출된 점이 그러했다. 특히 이씨가 결혼한 해부터 아내 사망시 95억원을 탈 수 있도록 보험 25개에 가입한 점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매달 보험료로 360만원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정황과 증거를 근거로 이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크게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이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잡화점을 찾는 고객들의 권유로 보험을 많이 들었을 뿐 아내를 살해해 돈을 타내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씨 몸에서도 아내와 같은 수면 유도제가 나와 감기약을 함께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심 정황은 많지만 직접적 증거가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이씨가 졸음운전을 했다면 사고 직전 350m를 똑바로 주행하기 힘들다”며 “아내가 사망하기 3∼4개월 전부터 이씨가 대출을 받아 보험금을 낼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017년 5월 30일 좀 더 선명 또는 직접적 증거를 주문하고 대전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는 파기환송 이유에서 “거액의 보험금이란 금전적 이유만으로 살해 동기를 인정할 수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증명력이 선명하지 않으면 피고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대전고검은 지난 6월 22일 파기환송 결심 공판에서 살인죄를 고수하고 이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이씨 변호인은 “이씨는 월수입이 1000만원 안팎으로 악성 부채나 사채가 없었다. 태아가 아들이어서 모두 좋아했고, 부부 갈등도 없었다. 아내를 살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수사 착수로 지급이 중단됐던 이씨의 보험금은 이자까지 합쳐 1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삼성 노조 와해 혐의’ 이상훈 전 의장, 2심서 무죄

    ‘삼성 노조 와해 혐의’ 이상훈 전 의장, 2심서 무죄

    자회사 노조 와해 공작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이 항소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전 의장을 제외한 삼성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들은 모두 1심처럼 유죄 판단이 유지됐다. 10일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표현덕 김규동 부장판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상훈 전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그는 1심에서는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판단이 180도 뒤집혔다. 1심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의 형량은 징역 1년 4개월로 약간 줄었다. 원기찬 삼성라이온즈 대표(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은 1심과 같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형량이나 집행유예 기간만 조금씩 줄었다. 이 전 의장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2013년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불리는 노조와해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수립해 시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반전에 반전’ 보험금 95억 만삭아내 사망 사건, 결론은 “졸음운전”(종합)

    ‘반전에 반전’ 보험금 95억 만삭아내 사망 사건, 결론은 “졸음운전”(종합)

    무죄→무기징역→금고 2년법원 “살해 아닌 졸음운전” 판단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 적용보험사기 무죄…“경제적 어려움 없어” 1심과 2심 유·무죄 판단이 엇갈렸던 ‘보험금 95억원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 교통사고’ 파기환송심에서 피고인인 남편이 금고 2년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6부(부장 허용석)는 10일 이모(50)씨에게 검찰이 적용한 두 가지 혐의 가운데 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물어 금고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살인을 전제로 적용된 보험금 청구 사기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아내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이 아니라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에 따른 보험금 95억원 중 54억원은 일시에 나오는 게 아닌 데다 피고인 혼자가 아니라 다른 법정 상속인과 나눠 지급 받게 돼 있다”면서 “아이를 위한 보험도 많이 가입했던 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다고 보이는 점 등 살인 범행 동기가 명확지 않다”고 말했다.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 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성분이 임신부나 태아에게 위험하지 않다는 감정이 있다”면서 “일상생활 속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성분인 점 등으로 미뤄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먹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졸음운전을 했다는 (예비적)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 만삭의 아내가 안전벨트를 풀고 좌석을 젖힌 채 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더 주의를 기울여 운전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 41분쯤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 부근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동승했던 임신 7개월의 아내(당시 24세)는 숨졌다. 이씨 아내 앞으로는 95억원 상당의 보험금 지급 계약이 돼 있었다. 지금까지 지연 이자를 합하면 100억원이 넘는다. 법원 판단은 크게 엇갈렸다. 1심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간접 증거만으로는 범행을 증명할 수 없다”며 무죄를, 2심은 “사고 두 달 전 30억원의 보험에 추가로 가입한 점 등을 보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했다. 이에 대해 2017년 5월 대법원은 “범행 동기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무죄 취지로 대전고법에 사건을 돌려보냈다. 6년 만에 판결…대법서 뒤집기 어려울 듯 3년 넘게 진행된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해 동기가 명확하다”며 사형을 구형했고, 변호인 측은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요소가 없다”고 맞섰다. 선고에 앞서 검찰은 지난주 3차례에 걸쳐 쟁점별 의견서까지 내면서 살인 혐의 입증에 안간힘을 썼으나, 재판부 의문을 깔끔하게 해소하지는 못했다. 사고가 난 지 6년 만에 나온 이날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원칙적으로는 대법원 재상고 절차가 남았다. 다만, 대법원 판단과 같은 취지의 파기환송심 결과가 재상고를 통해 다시 바뀌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는 것이 법조계 설명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보험금 95억원 든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남편 금고 2년

    ‘보험금 95억원 든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남편 금고 2년

    1심 무죄와 2심 무기징역을 오간 ‘보험금 95억원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살해 사건’의 남편이 파기환송심에서 금고 2년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6부(부장 허용석)는 10일 이모(50)씨에게 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물어 금고 2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4년 8월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 부근에서 자신의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아 동승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24세로 임신 7개월이었던 이씨 아내 앞으로는 95억원 상당의 보험금 지급 계약이 돼 있었다. 지금까지 지연 이자를 합하면 100억원이 넘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국보법 위반 1호 판사”…새 대법관 후보에 이흥구

    “국보법 위반 1호 판사”…새 대법관 후보에 이흥구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로 최종 선정돼대법 “소수자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 갖춰”‘국보법 위반’ 유죄 전력 있는 후보는 처음 다음달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로 이흥구(57·사법연수원22기)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최종 선정됐다. 대법원은 10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신임 대법 후보 중에서 이 부장판사를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임명제청을 받아들여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이 부장판사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이 부장판사와 천대엽 서울고법 부장판사, 배기열 서울행정법원장 등 3명을 새 대법관 제청 후보로 추천했다. 대법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사법부 독립, 국민의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 “충실하고 공정한 재판과 균형감 있는 판결로 법원 내부는 물론 지역 법조 사회에서도 신망을 받는 등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대 재학 시절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가 199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국보법 위반 1호 판사’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1985년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이른바 깃발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위반(반국가단체 고무찬양)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권 대법관은 당시 이 후보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주심 판사였다. 이 후보자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고 2심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2005년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깃발 사건 수사 당시 민추위를 이적단체로 규정한 것에 대해 “자의적인 판단이며 당시 관련자들의 자백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금까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후보가 대법관으로 제청·임명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는 울산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부장판사를 역임했고 20여년간 주로 부산·창원·대구 등 지역에서 판사를 지냈다. 한국전쟁 때 군사재판을 거쳐 사형당한 마산지역 국민 보도 연맹원들의 유족이 제기한 재심청구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이는 보도 연맹원들에게 대규모로 사형을 선고한 판결에 재심을 결정한 첫 사례였다. 부산지법과 대구고법에서 재직할 때 지방변호사회에서 선정하는 우수 법관으로 선정되는 등 법정에서 당사자를 배려하는 진행으로 신뢰를 얻기도 했다고 대법원은 설명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나체로 잠든 여친 ‘몰래 촬영’… 대법서 무죄 뒤집혀

    나체로 잠든 여친 ‘몰래 촬영’… 대법서 무죄 뒤집혀

    평소 여자친구의 동의를 받고 신체 부위를 촬영했더라도 나체로 잠든 사진을 몰래 촬영했다면 성범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잠든 사진까지 촬영에 동의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원심을 뒤집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7∼2018년 네 차례에 걸쳐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나체로 잠든 여자친구의 몸과 얼굴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가 사진 촬영 전 여자친구로부터 명시적인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평소 A씨가 여자친구의 신체 부위를 많이 촬영했지만 여자친구가 종종 동의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A씨가 여자친구의 의사에 반해 나체 사진을 찍었다고 단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역시 1심과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무죄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여자친구가 나체로 잠든 사진 촬영까지 동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평소 촬영한 영상은 주로 여자친구의 특정 신체 부위가 대상이었지만 잠든 사진은 얼굴까지 모두 보인다는 점도 지적했다. 신분이 드러날 수 있는 사진인 만큼 여자친구가 동의했을 것으로 추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보험금 95억원 든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살해”…내일 결론 난다

    “보험금 95억원 든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살해”…내일 결론 난다

    1심 무죄→2심 무기징역→대법원 파기환송이란 반전을 거듭한 ‘95억원 보험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살해 사건’의 사실상 최종 결론이 10일 나온다. 9일 대전고법 형사6부(허용석 부장)에 따르면 10일 오후 2시 법원 302호 법정에서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50)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를 한다. 이씨는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쯤 캄보디아 출신 아내와 함께 스타렉스 승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리다 천안휴게소 부근 갓길에 주차된 8t 화물차를 들이받아 함께 타고 있던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내는 임신 7개월이었다. 당시 이씨 차량 속도는 시속 70~80㎞였다. 이씨는 “졸음 운전을 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기관은 수상하게 생각했다. 이씨만 안전벨트를 했고, 비교적 멀쩡한 운전석과 달리 아내가 앉아 있던 조수석이 크게 부서졌고, 부검결과 아내의 시신에서 수면 유도제가 검출된 점이 그러했다. 특히 이씨가 2008년부터 아내가 사망했을 때 95억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험 25개를 가입한 부분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과 증거를 근거로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이씨의 범행이라고 확신했다.하지만 법원 판단은 크게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이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잡화점 고객들로부터 권유 받아 보험을 가입했고, 이씨 몸에서도 아내와 같은 수면 유도제가 나와 감기약을 함께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심 정황은 많지만 직접적 증거가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이씨가 사고 직전 350m를 똑바로 주행했는데 졸음운전이라면 그 거리를 직진하기 어렵다” 등 정황과 증거를 들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1심과 비슷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는 2017년 5월 30일 “간접사실을 근거로 고의적 살인이라고 확신하기에는 의문이 남는다. 살해 동기가 선명하지 않아 좀 더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대전고검은 지난 6월 22일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아내가 사망하기 3∼4개월 전부터 이씨가 대출을 받아 보험금을 낼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강조했다. 이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이씨는 악성 부채나 사채가 없었고, 유흥비 등의 필요성도 없었고, 부부 갈등도 없었다. 살해 동기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사고 발생부터 대법원까지 3년, 대법원 파기환송 후 또다시 3년이 흐른 사건을 대전고법이 어떻게 결론을 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평소엔 동의 했잖아” 나체로 잠든 여자친구 몰래 촬영 ‘유죄’

    “평소엔 동의 했잖아” 나체로 잠든 여자친구 몰래 촬영 ‘유죄’

    “평소 촬영 동의했다”…1·2심 무죄 평소 연인의 동의 하에 신체 부위를 촬영한 적이 있더라도 상대방이 잠든 사이 나체 사진을 몰래 촬영했다면 성범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4차례에 걸쳐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나체로 잠든 여자친구의 몸과 얼굴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가 사진 촬영 전 여자친구로부터 명시적인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평소 A씨가 여자친구의 신체 부위를 많이 촬영했지만, 여자친구가 뚜렷하게 거부하지 않았고 종종 동의도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A씨가 여자친구가 반대할 것을 알고서도 나체 사진을 찍었다고 단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역시 1심과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하지만 무죄 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재판부는 A씨가 평소 여자친구의 묵시적 동의를 받고 사진을 찍은 점은 인정했지만, 나체로 잠든 사진 촬영까지 동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평소 촬영한 사진·영상은 주로 여자친구의 특정 신체 부위가 대상이었지만 잠든 사진은 얼굴까지 모두 보인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의 여자친구가 평소 촬영한 영상을 지우라고 A씨에게 수차례 요구했고 A씨가 나체로 잠든 여자친구 사진을 몰래 촬영한 점 등에서 A씨 역시 여자친구가 사진 촬영에 반대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갑질’하고 대통령 사진에 욕설한 전직 외교관, 1·2심 모두 패소

    ‘갑질’하고 대통령 사진에 욕설한 전직 외교관, 1·2심 모두 패소

    공관 직원들에게 ‘갑질’을 하고, 이로 인해 징계를 받자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 게시물에 욕설 댓글을 남긴 전직 외교관이 불복 소송을 냈으나 2심에서도 졌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0부(이원형 한소영 성언주 부장판사)는 A씨가 외교부를 상대로 “감봉 및 정직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15∼2018년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대사를 지낸 A씨는 관저 요리사 등 직원들의 휴게 시간을 보장해주지 않고, 공관 기사에게 주말이나 공휴일에 자신의 개인 차량을 운전하게 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A씨의 부인도 쇼핑·골프 등 사적인 목적으로 공관 차량을 사용하고, 요리사로부터 머리 손질을 받는 등 ‘갑질’을 했는데 남편인 A씨는 이를 방치하고 오히려 직원들에게 부인의 불만 사항을 전달했다. A씨의 갑질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가자 제보자를 색출해 보복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그는 이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가 재차 징계를 받았다. 공관 직원들과 교민들 앞에서 자신이 ‘표적 감사’를 당했다며 외교부 장관 등 윗사람들을 비난하고, 직원들에게는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 A씨는 또 인터넷 SNS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에 자신의 아이디로 욕설 댓글을 달았다. 이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오자 자신의 아이디가 해킹됐다고 거짓 해명했다. 정직 3개월의 처분이 내려지자 A씨는 두 번의 징계에 모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1·2심 재판부는 징계 사유가 전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관장이라는 지위와 권한을 부당하게 이용해 공관원들에게 소위 ‘갑질’을 하고 공관 자산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며 “징계를 받고도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제보자들에게 보복성 2차 가해까지 해 비위행위의 정도가 무겁고 비난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장부 실수 탓 65년간 못 준 무공훈장… 국가 배상 책임 없다”

    “장부 실수 탓 65년간 못 준 무공훈장… 국가 배상 책임 없다”

    한국전쟁 와중에 관련 장부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무공훈장의 주인을 찾는 데 65년이 걸렸더라도, 이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이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3부(부장 정원 등)는 한국전쟁 참전 유공자 A씨의 자녀 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1950년 9월 육군에 입대해 1953년 6월 무성화랑무공훈장 약식 증서를 받았다. 1954년 전역한 그는 2006년 사망했다. 당시 군은 사단장급 지휘관이 대상자에게 약식 증서를 주는 것으로 훈장 수여를 갈음했다. 군은 1955년부터 현역 복무 중인 대상자들에게 실제 훈장을 수여했고, 1961년부터는 전역자를 대상으로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을 시작했다. 육군은 65년 만인 2018년 8월에야 A씨 자녀들의 주소를 확인해 서훈 사실을 알렸고, 같은 해 10월 훈장증을 발행했다. A씨의 경우 무공훈장지부 등 관련 장부에 이름과 군번이 잘못 기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자녀들이 낸 소송에서 1심은 “육군 소속 공무원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된다”며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총 1100여만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국가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쟁으로 인한 혼란을 감안하면 장부에 이름과 군번이 잘못 기재된 것만으로 담당자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손정우 아버지 혼인신고 후 무효소송 이유 묻자 “2차 피해”

    손정우 아버지 혼인신고 후 무효소송 이유 묻자 “2차 피해”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가 감형을 위해 결혼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범죄 피의자인 손정우는 2심 재판 중 혼인신고를 했고 부양가족이 생겼다는 이유로 선처를 호소하며 결국 감형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됐다. 손정우의 아버지는 4일 MBC ‘PD수첩’에 “정상적인 결혼”이라고 주장했다. 손정우의 아버지는 국제결혼 중개업을 했지만 해외 여성을 아들에게 소개한 적은 없으며, 여자 쪽 부모님의 반대로 혼인 무효 소송을 해 결혼생활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손정우의 아버지는 ‘여자분이 속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만 물어봐라.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손정우의 지인들은 손씨의 결혼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 씨의 지인은 “1심 재판 후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속이고 만난 것 같다. 과시하기 좋아하는 손씨가 감방 가기 전 아내와 아기가 있었더라면 한번은 보여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우는 2015년 7월부터 약 2년 8개월간 다크웹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손씨는 전세계 128만명 회원에게 22만여 개의 성착취 동영상으로 약 44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올렸고, 생후 6개월 된 영아의 모습도 성착취물로 제작해 유통했다. 손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고,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러나 지난달 6일 서울고등법원이 미국 송환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패륜 변태” 만삭 아내 승강기서 성폭행한 30대 징역 7년

    “패륜 변태” 만삭 아내 승강기서 성폭행한 30대 징역 7년

    만삭인 아내를 승강기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됐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조모씨(30)는 지난 2012년 2월 경기 고양의 한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당시 임신 8개월이던 배우자 A씨를 강간하고 음부에 상해를 입힌 혐의(강간치상)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의 진술의 신빙성과 다른 증거들을 종합할 때 조씨의 범죄사실이 증명된다고 판단하고 조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조씨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A씨를 여러번 폭행하고 입건돼 공소권 없음, 구약식 벌금, 가정보호 처분 등을 받은 전력이 다수 있었다. A씨는 조씨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2014년 이혼했지만 조씨로부터 아무런 양육비도 받지 못했다. 1심은 “아무리 법적 혼인 관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산달이 얼마 남지 않은 임산부인 피해자가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엘리베이터라는 극도로 비정상적인 장소에서 성관계 요구에 동의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다. 조씨 측은 A씨가 사건이 발생한 지 7년이 지난 지난해에서야 고소를 진행한 것을 문제 삼으며, 자신을 무고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자식이 태어나면 폭력 성향이 고쳐질 것으로 믿고 참고 지냈지만 기대가 무너져 결국 이혼했다. 지금까지도 이 사건에 관한 악몽을 꾸는 등 심리적·정신적 피해가 계속돼 최근에야 고소했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조씨는 피해자가 양육비 거절에 불만을 품고 무고했다는 등 어처구니없는 변명만 하고 있다. 패륜적이고 변태적인 성폭행 범행을 저지르고도 피해자를 몰아세우는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조씨는 항소했지만, 2심의 판단도 1심과 다르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구자헌 김봉원 이은혜)도 A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이 선고한 징역 7년과 16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는 유지했다. 다만 신상정보 공개·고지 기간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기간은 각 10년에서 각 7년으로 줄이고, 출소 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기간도 15년에서 10년으로 줄였다. 조씨는 2심 판단에도 불복해 상고했고, 사건은 대법원으로 가게 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모텔 가자”며 손목 잡아끈 상사…대법 “강제추행 맞다”

    “모텔 가자”며 손목 잡아끈 상사…대법 “강제추행 맞다”

    원심의 “손목은 성적 수치심 부위 아니다” 판단 파기 회식이 끝난 뒤 모텔에 가자며 회사 후배의 손목을 강제로 잡아끈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강제추행’으로 인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7월 회식을 마친 뒤 단 둘이 남게 된 후배 B씨의 손목을 강제로 잡아끌며 “모텔에 가고 싶다”고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회사 사무실과 회식 장소에서 각각 B씨의 손·어깨 등을 만진 혐의도 받았다. 1심 “모두 유죄”…2심 “손목은 수치심 부위 아니다” 1심에서는 A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의 판단은 달랐다. A씨가 회사 사무실에서 한 추행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2건은 무죄로 판단해 형량을 벌금 30만원으로 대폭 낮춘 것이다. 특히 손목을 잡아끈 행위에 대한 판단이 1심과 확연히 달랐다. 2심 재판부는 “손목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모텔에 가자며 손목을 잡아끈 행위를 추행보다는 ‘성희롱’에 가깝다고 봤다. 또 후배 B씨가 경찰에서 “A씨를 설득해 택시를 태워서 보냈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 A씨에 반항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강제추행죄’의 성립 요건 중 하나인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의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회식 자리에서 B씨의 어깨 등을 만진 혐의에 대해서도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 “성적인 의도 있기 때문에 신체 부위는 상관없다” 대법원도 회식 자리 추행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모텔에 가자며 손목을 잡아끈 행위는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손목을 잡아끈 A씨의 행위에는 이미 ‘성적인 동기’가 포함됐기 때문에 추행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접촉한 신체 부위가 어디냐는 것을 가지고 성적 수치심 여부를 판단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또 추행과 함께 이뤄지는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가 아니어도 무관하다며 비록 B씨가 A씨를 설득해 집에 보냈다고 해도 강제추행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다. 즉 추행 자체에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뜻이 담긴 이상 그에 따르는 힘의 강도나 크기는 판단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강제추행죄는 폭행 자체가 추행인 경우도 포함되며 이 경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것인 이상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판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은 재판이 변수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은 재판이 변수

    “아버지가 온전한 정신으로 지분 승계를 결정한 것인지 의심스럽다.”(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난 건강하다. 저야말로 첫째 딸이 정말 괜찮은 것인지 물어보고 싶다.”(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재계 서열 43위인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 총수인 조양래(83) 회장이 지난 6월 말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후계자로 낙점한 데 대해 다른 자녀들이 불복하며 공방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3남매 지분 30.9%… 국민연금은 중립 예상 다만 업계는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 갈등이 한진그룹과 같은 규모의 대형 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의 4남매 중 막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이미 42.9%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로 입지가 공고하기 때문이다. 앞서 조 회장이 조 사장에게 보유 지분 23.59%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넘긴 상태다. 반면 장남 조현식 부회장(19.32%) 등 나머지 남매들의 지분은 모두 합쳐도 30.97%로 조 사장에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차녀 조희원(10.82%)씨는 공식적으로 중립을 선언한 상태다. 아버지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을 신청하며 갈등을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장녀 조희경 이사장의 지분은 0.83%에 그친다. 그래도 변수는 있다. 국민연금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율 6.24%까지 확보했다. 보유목적은 ‘일반투자’인 가운데 조 사장 외 나머지 남매들이 국민연금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면 그래도 지분 차를 꽤 좁힐 수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 굳이 ‘편들기’ 논란을 감수하면서 나머지 남매들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다. ●부친 성년후견도 이견… 법원 판단 기다려야 분수령은 법원의 판단이다. 조 사장은 납품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선고는 다음달로 예정됐다.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받은 1심과 달리 실형이 선고되면 향후 경영 활동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조희경 이사장이 조 회장에 대해 신청한 성년후견도 서로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 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이 가장 유리한 대주주이지만 합병, 정관 변경 등 상법상 특별결의 사항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지분율 3분의2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지는 못한 상황이라 다른 남매들을 설득하는 것은 중요해 보인다”면서 “재판에서 구속되더라도 지배구조는 문제가 없지만 경영활동에는 지장이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2분기 매출 1조 3677억… 영업익은 702억 한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이날 공시한 2분기 실적은 매출 1조 3677억원에 영업이익 702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33.8% 감소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전 애인 GPS 추적한 남성에 ‘스토킹 무죄’…日대법원 판결 논란

    전 애인 GPS 추적한 남성에 ‘스토킹 무죄’…日대법원 판결 논란

    아내와 옛 애인의 차에 몰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단말기를 부착해 동선을 추적하고 감시했다가 각각 스토킹 혐의로 기소된 2명의 남성에 대해 일본 최고재판소(한국의 대법원)가 ‘무죄’를 선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법률상 스토킹은 ‘대상자의 거주지 등 한정된 장소’에서 감시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는 만큼 GPS를 써서 위치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무죄의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스토킹 범죄를 부추길 소지가 크다”며 우려하고 있다. 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최고재판소는 지난달 30일 각각 아내와 옛 애인을 GPS 위치추적을 통해 감시했다가 스토커규제법 위반으로 기소된 A(48)씨와 B(53)씨의 상고심에서 “법률상 ‘감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재판관 5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무죄 판결했다. A씨는 별거 상태에 들어간 아내의 차에 GPS 단말기를 설치해 3주 동안 170회 이상 위치를 확인한 혐의로, B씨는 옛 애인의 차를 GPS로 추적해 10개월간 600회 이상 동선을 파악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인 후쿠오카지법과 사가지법은 “상대방의 움직임을 직접 관찰하는 행위 외에 GPS 정보를 수집한 것 자체도 ‘감시’로 볼 수 있다”며 A씨와 B씨에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에서 후쿠오카고등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어 A씨와 B씨의 행위 모두 스토커규제법상의 ‘감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직접 눈으로 관찰하지 않고 GPS 등 기기로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감시 등을 위한 준비·예비 행위는 될 수는 있지만, 감시 행위를 직접 실행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죄의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번 최고재판소의 판결은 검찰의 상고에 따른 것이다. 최고재판소는 “스토커규제법상 ‘감시’는 대상자의 집, 학교, 직장 등 통상 머무는 장소 근처에서 일어나는 행위로 한정된다”며 GPS 등 기기를 사용했더라도 집, 학교 등에서 대상자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행위가 없었다면 감시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스토커들의 ‘감시’ 행위를 고정된 장소에서의 관찰 등으로 지나치게 한정해 해석한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00년 스토커규제법이 성립될 때에는 GPS 사용이 고려되지 않았던 만큼 시대 변화에 맞춰 GPS 관련 처벌조항을 삽입하는 등 법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토커 문제에 정통한 고토 히로코 지바대학 교수는 니혼TV에 “최고재판소의 판결은 스토킹의 장소 요건에만 지나치게 중점을 둔 것”이라며 “GPS를 통해 멀리서 장소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무서운 일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이 GPS 위치추적만으로는 스토킹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사회에 전하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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