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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수사협조자 유인에 넘어간 남성...대법 “함정수사 아냐”

    경찰 수사협조자 유인에 넘어간 남성...대법 “함정수사 아냐”

    수사협조자에 더 높은 수수료율 요구“범의유발형 함정수사” 항변에도법원 “단순히 범행기회 제공 불과”이미 범행 계획이 있는 피의자에게 수사기관이 단순히 기회를 제공했다면 위법한 함정수사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B씨로부터 ‘체크카드를 수거해 현금을 인출해주면 인출 금액의 15%를 수수료로 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받고 체크카드를 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불특정 다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 특성에 비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 “실형 전과로 누범 기간 중 자숙하지 않았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항소심에서 “B씨는 경찰의 수사협조자로 피고인을 체포할 목적에서 체크카드를 건네줬다”며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로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2심은 “수사 기관이 일부 개입됐다 해도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미 범의를 가지고 있는 피고인에 대해 단순히 범행 기회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A씨가 B씨에게 수수료율을 더 높이기 위한 협의 등을 한 점도 고려됐다. 대법원은 ‘유인자가 수사기관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않은 상태에서 피유인자를 상대로 단순히 수차례 반복적으로 범행을 부탁했을 뿐,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사용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설령 그로 인해 피유인자의 범의가 유발됐다 하더라도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기존 판례를 언급하며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재명 ‘허위사실공표’ 파기환송심 8월말 시작

    이재명 ‘허위사실공표’ 파기환송심 8월말 시작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원심 파기 판결을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파기환송심 공판이 다음달 31일 열린다.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 심담)는 8월 31일 오후 2시 30분 수원법원종합청사 704호 법정에서 이 지사에 대한 파기환송심 1차 공판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지난 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재명 지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판결이 법적으로 기속력(임의로 대법원 판결을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구속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달부터 열릴 파기환송심에서도 상고심 판단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지사에 대한 재판은 1·2심을 거치며 수많은 증거가 제출됐고, 다수의 증인이 출석해 증언한 만큼 새로 나올 증거나 증인이 더는 없어 파기환송심은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과 정신과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또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도 받았다. 1심은 이 같은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지만, 2심은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보고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후보자 등이 토론회에 참여해 질문·답변하는 과정에서 한 말은 적극적인 허위사실 공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에 되돌려 보냈다. 상호 공방이 기본인 선거 후보자 간의 토론회 발언에 엄격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면 자칫 토론회의 자유로운 의사 개진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기꾼”이라더니 “위증했다”며 무더기 자수?

    “사기꾼”이라더니 “위증했다”며 무더기 자수?

    대법 판결까지 받았는데 고소인들 말 바꿔검찰, 대표 측 뒷거래 의심 12명 압수수색 “저 ×이 사기 쳤습니다” 지난 2018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고소인 8명은 한 목소리로 피해를 호소했다. 모 인터넷 게임기 업체 대표 A(42)씨한테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A씨는 그 해 말 대법원에서 2년6월형이 확정됐다. 그런데 A씨가 구속 수감 중 형이 확정된지 몇 달 뒤 이들은 “우리가 위증을 했다”고 진술을 바꾸고 무더기로 자수하며 A씨의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대전지검은 24일 이 황당한 사건의 배후에 A씨 측과 뒷거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위증 자수자 8명을 비롯해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의혹이 있는 사람 등 총 12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국 곳곳에 있는 이들의 주소지로 수사관을 급파해 자택, 사무실, 차량 등에서 서류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 등 금품제공 관련 증거물이 될 만한 것들을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A씨 측으로부터 ‘위증죄 벌금(500만원)’을 현금이나 계좌로 받았다는 일부 위증 자수자의 녹취록을 확보했다. 조사 과정에서 “A씨 측으로부터 돈을 더 받아낼 수 있다는 업체 관계자들의 말만 믿고 말을 바꿨다”는 일부 진술도 얻어냈다.사건은 지난 2009~2010년 시작됐다. A씨는 “조만간 인터넷 단말기와 게임기를 출시한다. 판매대리점 운영권을 주겠다”면서 투자자를 모집했다. 고소인을 포함한 15명은 모두 18억원을 투자했고, 일부는 판매점을 차리려고 인테리어까지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제품이 자주 고장 나고 공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투자자 8명이 “사기를 당했다”며 A씨를 고소했다. A씨는 구속돼 2018년 2월 1심 징역 3년형에 이어 그 해 8월 받은 2심의 징역 2년 6월형이 연말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러나 형 확정 몇 달 후 고소인 8명은 “A씨가 사기 쳤다고 한 진술은 거짓이었다”고 무더기로 자수했다. A씨에게 받아야할 손실보전금은 고사하고 1인당 500만원의 위증죄 벌금까지 감수하고 자수한 건 의아한 일이다. A씨는 이를 근거로 지난 1월 재심을 청구했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위증 자수자들이 A씨로부터 손실을 돌려받기로 하고 담합했을 가능성이 적잖다”고 추정했다. 앞서 자수자들은 지난해 10월 각각 위증죄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전례 없는 고소인의 ‘무더기 위증 자수’ 상황 속에 A씨는 형기를 마치고 다음달 만기 출소하지만 이달 초 ‘재심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형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위증 관련 뒷거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처벌이 있을 수 있는 가운데 A씨 재심의 다음 공판은 9월 16일 열린다. A씨의 재심 재판을 맡은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는 지난 22일 공판에서 “현재로서는 뭐가 진실인지 가늠이 안 되고 누구 말을 믿고 재판을 해야 하는지 판단이 안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부장판사는 “확정판결 이후에 고소인 8명이 한꺼번에 위증했다고 자수한 경우는 처음 본다. 자칫 사법시스템을 무력화할 수도 있는 행위”라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어차피 망가진 거…” 살해 뒤 또 살해, 심신미약 주장 50대男

    “어차피 망가진 거…” 살해 뒤 또 살해, 심신미약 주장 50대男

    이웃 2명 살해한 50대 심신미약 호소법원 “이유 없다”…무기징역 선고 자신을 무시한다며 이웃 2명을 살해한 50대가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김진석 부장판사)는 23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1)씨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6일 오후 5시 50분쯤 거제 시내에 있는 이웃 B(57)씨 집에서 싱크대에 있던 흉기로 B씨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8년 7월 B씨 집 근처로 이사한 뒤 자신을 무시하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B씨에게 나쁜 감정을 품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를 살해한 뒤 112에 범행 사실을 신고해놓고 또 다른 이웃 C(74)씨를 찾아가 추가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1차 범행 후 “어차피 이렇게 망가진 거 할매도 같이 죽여버려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2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2018년 이사하기 전 본인 집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C씨 부부와 갈등을 겪었고, 이사 온 뒤에도 C씨가 자주 욕설을 하는 등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악감정을 품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이 사건 범행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던 사실은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행동, 범행 및 그 전후의 상황에 관한 기억 유무 및 정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불법촬영·음주운전 무마 혐의”...최종훈, 2심서도 집행유예

    “불법촬영·음주운전 무마 혐의”...최종훈, 2심서도 집행유예

    가수 최종훈(30)이 여성 신체를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김재영 송혜영 조중래 부장판사)는 최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 5년 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새로운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조건에 변화가 없고, 1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지난 2016년 직접 촬영한 여성의 신체 사진이나 동영상 또는 인터넷에서 구한 불법 영상물을 카카오톡 단체 채팅창에 올린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기소됐다. 또한 같은해 음주운전을 하다가 단속에 적발되자 경찰관에게 200만 원을 주겠다며 사건을 무마하려 한 혐의(뇌물공여 의사표시)를 받는다. 이 사건과 별개로 최씨는 동료 가수 정준영 등과 함께 2016년 강원 홍천과 대구 등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로도 구속기소 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대법 “알바 면접생 추행 편의점 업주, 지위 이용한 업무상 위력 맞다”

    대법 “알바 면접생 추행 편의점 업주, 지위 이용한 업무상 위력 맞다”

    편의점주가 일자리를 주겠다며 아르바이트 지원자를 성추행했다면 이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편의점주인 A씨는 지난 2월 아르바이트생 구인 광고를 보고 연락한 10대 B군을 집으로 불러 채용을 미끼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군과 신체접촉을 시도하던 중 아르바이트 자리를 약속하는 취지의 말을 했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추행 당시 A씨와 B군 간에 ‘업무상 위력’ 행사의 전제가 되는 근로계약 등 구체적인 법률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A씨와 B군 사이에 아르바이트 채용과 관련된 대화도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무죄 선고는 ‘죄는 법률로써만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한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공소사실에 명시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이 아닌 강제추행 등 다른 혐의는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2심은 A씨가 채용 권한을 가지는 지위를 이용해서 B군의 자유의사를 제압해 추행했다고 보고 유죄로 뒤집었다. 대법원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대상에는 채용 절차에서 영향력의 범위 안에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여직원과 술 마시다 손 주무른 상사, 2심서 강제추행 ‘유죄’

    여직원과 술 마시다 손 주무른 상사, 2심서 강제추행 ‘유죄’

    술을 마시다가 여직원의 손을 주무르고, 상대의 거부에도 손을 놓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30대가 항소심에서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지난해 1심 재판부가 “손 자체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부위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며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상급심의 판단은 달랐다. 수원고법 형사2부(심담 부장판사)는 22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37)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5월 6일 새벽 부하직원인 B(당시 24) 씨와 노래 바에서 술을 마시던 중 B씨의 옆으로 다가가 손을 주무르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의 손을 잡기는 했지만, 격려의 의미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A씨가 손을 계속 주물러 거부하는 듯한 행위를 했음에도 멈추지 않아 자리를 피했다고 반박했다. 1심은 지난해 10월 “피고인이 접촉한 신체 부위는 손으로, 그 자체만으로는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다른 신체 부위를 쓰다듬거나 성적 언동을 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은 점을 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2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장소는 개별 구획된 노래 바로 밀폐된 공간”이라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을 잡았고, 피해자가 손을 빼려고 해도 주무른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고, 추행 정도가 중하지는 않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심 재판부는 손이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인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마약 혐의’ 보람상조 장남, 항소심서 집행유예로 감형돼 석방

    ‘마약 혐의’ 보람상조 장남, 항소심서 집행유예로 감형돼 석방

    마약을 밀반입해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상조업체 보람상조 최철홍 회장의 장남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부(심담 부장판사)는 22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30)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163만원 추징, 120시간의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최 피고인은 코카인 범행을 수차례 저질렀고, 수입한 양 또한 많다”면서도 “다만 코카인 수입은 어릴 적 친구인 이모 씨가 저질렀고, 피고인은 소량의 코카인을 얻으려 했을 뿐이라는 사실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수입한 코카인이 유통되지 않았고, 경제적 이득 목적의 범행이 아닌 점, 피고인이 초범이고, 11개월간 구금돼 있으면서 수사에 협조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부연했다. 최씨는 이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11개월간의 구금 생활을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됐다. 재판부는 최씨와 함께 기소된 A씨와 B씨에게는 원심의 판단이 타당하다며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A씨는 원심과 같이 징역 3년에 추징금 3140만원, B씨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과 추징금 1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다만 A씨의 추징금은 그가 수입한 MDMA(엑스터시)의 양과 소매가 등을 고려해 다시 산정, 616만원에서 3140만원으로 크게 높아졌다. A씨 추징금의 경우 재판부가 검찰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원심의 616만원보다 2500여만원이 늘어났다. 앞서 최씨 등은 지난해 8월 해외 우편을 통해 미국에서 코카인 16.17g, 엑스터시 300정, 케타민 29.71g을 밀반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달 22일 최씨의 주거지에서 코카인 일부를 흡입하는 등 건네받은 마약을 3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최씨는 이밖에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코카인 1g을 1차례 매도하고, 필로폰과 유사한 물건을 2차례에 걸쳐 100만원을 주고 넘겨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대법 “근로일지 쓰며 종일 일한 자원봉사자는 근로자”

    “계약 형식보다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전일제로 회계 등 무보수 업무 이상의 일을 한 자원봉사자는 해고 방침을 미리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는 근로자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성남시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2009년 1월 성남시 주민자치센터 자원봉사자로 위촉돼 시설물 관리 등 업무를 하다가 2013년부터는 자원봉사자 총괄, 회계업무까지 하기 시작했다. 오전·오후 2교대였던 근무 방식도 전일제로 바뀌었다. 업무가 늘어난 뒤로는 기존에 받던 하루 2만원의 자원봉사자 수당 외에 12만∼60만원의 수당도 종종 받았다. 매일 근무일지도 작성해 주민센터 총무 주무관에게 확인도 받았다. A씨는 2015년 12월 자원봉사자 재위촉이 거부되자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정당한 해고 사유가 없고, 해고 시기도 서면으로 미리 통지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성남시에 A씨를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A씨는 복직했지만 근무시간은 전일제에서 1일 4시간으로 줄었다. 결국 경기지방노동위는 성남시에 구제명령 일부 불이행을 이유로 8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처분했다. 이에 성남시는 이행강제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성남시가 A씨를 복직시켰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이전 업무를 모두 맡기지 않았다며 이를 ‘원직 복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경기지방노동위의 이행강제금 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것이다. 2심은 A씨가 공익활동의 일환으로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에 근거해 채용된 만큼 전일제로 일했다고 해도 자원봉사자로서 지위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경기지방노동위의 이행강제금 처분은 위법하다며 이를 취소했다. 판결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재판부는 A씨의 노동이 무보수 자원봉사 활동의 범위를 벗어났고 주민센터 측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A씨를 자원봉사자가 아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보다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한우홍보대사 한혜진, 행사 불참 2억원 배상 책임 없다” 2심서 뒤집혀

    “한우홍보대사 한혜진, 행사 불참 2억원 배상 책임 없다” 2심서 뒤집혀

    한우홍보대사 한혜진, ‘남편 이사’ 이유로 행사 불참한우자조금위, 계약의무불이행으로 5억원 배상 소송1심, 한혜진에 “2억원 배상” 판결…2심 “배상책임 없다” 한우 홍보대사 활동 중 ‘남편 이사’를 이유로 행사에 불참한 배우 한혜진씨가 업체가 제기한 민사소송 2심에서 승소했다. 한혜진씨의 일부 배상 책임을 인정해 “2억원을 배상하라”고 했던 1심의 판결이 뒤집어진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3부(부장판사 심준보 김갑석 김재령)는 17일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한혜진씨와 SM컬처앤콘텐츠(SM C&C)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1심은 “한혜진씨는 위원회에 2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었다. 위원회는 2017년 11월에 ‘2018년도 광고대행사 선정’ 입찰공고를 내면서 ‘한우 홍보대사는 1년간 3회 이상 행사에 참여해야 하고, 설·추석 청계광장 직거래장터와 한우데이 행사에는 필수로 참석해야 한다’는 내용의 제안요청서를 포함했다. 광고대행사로 선정된 SM C&C는 배우 한혜진씨를 모델로 섭외했고, 위원회는 2019년 1월 한혜진씨와 1년간 모델료 2억 5000만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에는 한혜진씨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모델료의 2배를 배상한다는 조항이 달렸다. 부득이한 사유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하면 위원회는 이를 양해하고, 모델료 반환을 상호 협의하기로 했다. 2019년 6월 위원회는 SM C&C를 통해 한혜진씨에게 추석 무렵 청계천에서 열리는 한우직거래장터 및 한우데이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한혜진씨는 당시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하던 남편 기성용 선수의 이사를 이유로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SM C&C는 한혜진씨 측에 계약 내용을 알리면서 참석을 요청했지만, 한혜진씨는 끝내 행사에 불참했다. 위원회는 한혜진씨, SM C&C와 맺은 계약을 해지하고 이들에게 총 5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한혜진씨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계약 체결 당시 한혜진씨가 참석해야 할 3회 행사 중 2018년도 한우데이 행사가 포함돼 있고, 이 행사 참석은 계약의 중요한 사항”이라며 “한혜진씨가 한우데이 행사에 부득이한 사유가 없는 한 반드시 참석해야 할 계약상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한혜진씨는 계약 당시부터 2018년 11월 1일 무렵 한우데이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고, 행사 5개월 전부터 참석을 요구받았다”면서 “유명 연예인으로서 일정을 관리하는 소속사가 있는데도 해외에서 가족 이사를 이유로 행사에 불참하는 것을 부득이한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혜진씨가 계약상 한우데이를 제외한 2회의 행사에는 참석했고, TV·라디오 광고 촬영과 방송에는 차질이 없었던 점을 고려해 위약금을 5억원에서 2억원으로 감액했다. SM C&C에 대해서는 “한혜진씨에게 위원회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이고, 계약상에는 의무 불이행 시 손해배상 책임은 한혜진씨가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행사 참여와 관련해 ‘상호 협의한다’는 계약서 문구에 주목했다. 2심 재판부는 “‘한우 먹는 날’ 행사가 다른 행사에 비해 위원회 설립 목적에 가장 부응하는 행사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사라, 한혜진씨에게 행사 참여가 매우 중요한 계약상 의무임을 강조하면서 참여를 촉구한 점 등을 볼 때 일정을 행사 무렵 조율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종 성립한 계약 서면에는 ‘행사 내용과 일정은 상호 협의 후 진행한다’, ‘행사 출연을 위한 일정은 모델의 다른 활동 일정을 고려해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고 기재돼 있을 뿐 ‘한우 먹는 날’ 행사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로 명시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약 당시 한씨가 ‘한우 먹는 날’ 행사에 반드시 참석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단 행사 내용 및 일정은 상호 협의 후 진행한다’는 계약서 내용은 한혜진씨가 참석해야 하는 행사가 정해져 있지 않음을 전제로, 향후 일정 뿐 아니라 참석할 행사도 협의해 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즉 “계약 당시 한혜진씨가 특정 행사에 반드시 참석하기로 합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원회가 요구하는 행사에 한혜진씨가 참석하지 않았더라도 계약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한우 먹는 날’ 행사 날짜가 정해져있는 상황에서 위원회가 ‘한우 먹는 날’ 행사 참여가 필수라고 생각했다면 이를 계약서에 넣을 수 있었는데도 넣지 않았다면 한혜진씨가 불참을 했더라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자동차 영업사원이 차값 빼돌려…대법 “본사도 일부 배상 책임”

    자동차 영업사원이 차값 빼돌려…대법 “본사도 일부 배상 책임”

    본사와 직접 고용계약을 맺지 않은 자동차 영업사원이 고객이 낸 차값을 빼돌렸다면 본사도 일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자동차 구매자 A씨가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5년 9월 쌍용차의 한 대리점 영업사원 B씨를 통해 자동차를 할부로 구매했다. 그러나 이후 할부 금리가 너무 높다고 판단해 일시불로 지급 방식을 변경했다. B씨는 자신에게 차값을 일시불로 보내주면 할부금을 대신 상환해 줄 수 있다며 송금을 요구했고, A씨는 B씨에게 차값 3280만원을 모두 송금했다. 그러나 B씨는 A씨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개인적인 용도로 써버렸다. 이에 A씨는 쌍용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심은 본사에게는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며 쌍용차의 손을 들어줬다. 쌍용차는 영업점과 대리점 계약을 했을 뿐 영업사원 B씨와는 아무런 법률 관계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2심은 쌍용차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B씨가 형식적으로는 영업점과 계약을 맺고 자동차를 팔았지만, 실질적으로는 쌍용차의 지휘·감독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쌍용차에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B씨의 개인계좌로 차값을 송금했다는 점에서 A씨의 책임도 있다고 보고 쌍용차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2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여민합동법률사무소 류제화 변호사는 “앞으로 유사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자동차 회사에 직접 책임을 물어 안정적으로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 과정에서 대리점 계약의 주요 내용이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보여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늦어지는 김경수 2심 시계… 보선 전 대법 판결 힘들 듯

    늦어지는 김경수 2심 시계… 보선 전 대법 판결 힘들 듯

    재판부, 檢에 범죄일람표 전수조사 요구드루킹과 공모관계 부인 金측 주장 수용임시 공휴일로 재판 연기 땐 상고심 차질 ‘드루킹 댓글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53) 경남도지사의 재판이 김 지사 측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지난 재판에서 닭갈비 식당 주인이 김 지사 측 주장에 힘을 싣는 진술을 한 데 이어 재판부가 특별검사팀에 범죄일람표의 행위를 분류해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은수미(57) 경기 성남시장과 이재명(56) 경기도지사가 대법원에서 회생한 이후 김 지사의 재판에 이목이 집중되지만 내년 보궐선거 전까지 판결이 확정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20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함상훈)의 심리로 진행된 김 지사의 속행 공판에서 재판부는 드루킹이 당시 문재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 부정적인 댓글에 ‘공감’을 클릭한 이른바 ‘역작업’도 김 지사의 공모행위로 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소사실을 분류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분류만 되면 종결을 할 생각”이라며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역작업은 사실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재판부가 원하는 것이 항목별로 전수조사를 하는 것인지, 최대한 하는 데까지인지”를 물었다. 재판부는 이에 “전수조사”라고 딱 잘라 말하면서 “추후 대법원에서 이 부분이 심리가 안 됐다고 하면 지금까지 해 온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고 지적했다. 특검 측은 재판부의 요청에 따라 분류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 측은 “공소사실 중 역작업이 이뤄진 부분이 30%에 달한다”면서 “이는 김 지사와 드루킹의 공모 관계를 부인하는 대목”이라고 반박해 왔다. 앞서 이전 재판부도 지난 2월 김 지사의 범죄일람표를 ‘문재인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에 비공감한 부분’, ‘문재인 후보·지지자들에 대한 비판적 댓글에 공감을 클릭한 부분’ 등 모두 5가지로 분류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김 지사의 다음 재판은 8월 17일로 정해졌으나 임시 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9월 3일로 연기된다. 이 경우 빠르면 9월 말에서 10월 초 선고가 진행되고, 대법원까지 가게 되면 내년 4월로 예정된 보궐선거 전까지 판결이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 지사는 이날 ‘재판이 늦어지고 있지 않은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재판 진행은 전적으로 재판부의 판단과 책임”이라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답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월 500만원 주겠다” 스폰 제안한 男…열어보니 종이

    “월 500만원 주겠다” 스폰 제안한 男…열어보니 종이

    “성관계 땐 500만원 준다 거짓말”종이로 현금인척…연락 피하자 협박“피해자 공포, 죄질 불량”…징역 2년‘월 500만원을 주겠다’며 거짓말로 속여 여성과 성관계를 하고, 이를 빌미로 여성을 협박해 나체 영상을 보내게 한 남성에게 2심 법원이 더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돈을 주겠다는 거짓말을 해 여성과 성관계를 하고, 이를 빌미로 나체 영상을 보내게 한 남성에게 2심 법원이 더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부상준)는 지난 9일 사기와 강요 혐의를 받는 최모(35)씨에게 징역 1년의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최씨는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피해 여성 A(20)씨를 만나 돈을 주겠다고 속인 뒤 성관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A씨에게 지폐 크기로 오린 종이를 현금 500만 원으로 속이며 “한 달 2회, 1회당 10~12시간씩 만나주면 월 500만 원을 스폰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성관계 이후 피해 여성이 자신의 연락을 피하자 지인과 경찰에게 성매매 사실을 알릴 것처럼 협박했다. 또 피해 여성이 나체 상태로 춤추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게 하는 등 지난해 12월10일부터 같은 달 13일까지 20회에 걸쳐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수차례 협박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영상을 촬영하게 하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극심한 공포심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이미 성폭력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으며 그 밖의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해보면 원심의 형은 다소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최씨는 지난 2016년에도 ‘조건만남’을 통해 알게 된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해 전송,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대법 “청소년 투숙한 무인텔, 나이 확인 없으면 과징금 처분”

    대법 “청소년 투숙한 무인텔, 나이 확인 없으면 과징금 처분”

    무인텔 등 직원이 없는 숙박업소가 손님의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지 않고 청소년을 투숙하게 했다면 과징금 처분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직원이 없더라도 연령대를 확인할 설비는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무인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A 법인이 용인시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A 법인은 2019년 2월 경기도 용인시로부터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영업정지 1개월을 갈음해 과징금 189만원을 내라는 처분을 받았다. A 법인이 운영하는 무인텔에서 10대 남녀 3명이 함께 투숙한 사실이 확인돼 청소년 남녀 혼숙을 금지한 청소년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공중위생관리법 11조에 따르면 청소년보호법 위반 사실을 통보받은 공중위생업소는 영업정지나 1억원 이하의 과징금 처분 대상이다. A 법인은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업주가 고의로 미성년자를 투숙하게 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됐다. 1심은 용인시의 과징금 처분이 적법하다며 A 법인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과징금 처분은 2심에서 취소됐다. 재판부는 공중위생관리법에 근거해 과징금 처분을 하려면 청소년보호법 위반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A 법인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만큼 과징금을 처분할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은 또 달라졌다. 재판부는 A 법인의 무인텔이 직원을 두지 않는 대신 신분증 등으로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식별 장비를 두지 않았다며 이는 관련 법령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투숙객이 청소년임을 알면서도 혼숙하게 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본 원심은 청소년 남녀 혼숙 금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창룡 “경찰 인권행동강령 매뉴얼에 성적지향 차별금지 명시”

    김창룡 “경찰 인권행동강령 매뉴얼에 성적지향 차별금지 명시”

    김 후보자 “(쌍차 손배)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아 볼 필요 있어”김득중 쌍용차 지부장 “청장 되시면 적극적 역할 해달라”호소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20일 경찰관 인권행동강령 매뉴얼에 성적지향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 사항을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이 지난달 10일 민주항쟁 기념일에 맞춰 발표한 인권행동강령의 초안에 담겼던 ‘성적지향’이 최종안에서 제외되면서 논란이 있었지만, 해설서인 매뉴얼에는 온전히 내용을 담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서면질의답변서에서 “경찰관 인권행동강령에는 ‘성별, 종교, 장애, 병력, 나이, 사회적 신분, 국적, 민족, 인종, 정치적 견해 등’을 차별금지 사유로 명시되어 있는 반면, 초안에는 포함되어 있던 ‘성적지향’은 강령에서 최종 제외됐다”는 정의당 이은주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김 후보자는 답변서에서 “경찰관 인권행동강령의 매뉴얼 격인 해설서에는 성적 지향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 사항을 명시하여 이를 토대로 경찰활동 과정에서 부당한 차별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권행동강령은 경찰이 시행하고 있는 ‘경찰인권보호 규칙’의 상위 개념으로, 헌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김 후보자는 성적지향을 강령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서는 “경찰관 인권행동강령 제6조에 열거된 차별금지 사유는 예시 규정으로 차별금지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열거할 수 없어 조항에 반영되지 않은 사항들은 ‘등’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이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을 참고인으로 신청해 10년 넘게 해결되고 있지 않는 손해배상청구소송 취하 문제를 거론했다.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는 2018년 손해배상청구소송 취하와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정책 개선을 권고했지만 소 취하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지부장은 “경찰청장의 사과와 (과오에 대한) 인정이 있으면 상응 조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이후 조치는 없었다”면서 “현재 25개 달하는 손배소송 진행되고 있고, 지연이자는 쌓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노동자들이 오늘까지 갚아야 할 금액은 25억원이고 이자는 하루에 62만원씩 붙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10년 동안 손배문제로 고통 받고 있다. 해고자와 노동자 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해주면 좋겠다. (김 후보자가) 청장이 되시면 손배가압류 문제의 해결을 촉구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답변서에서 “소 취하는 배임죄에 해당될 우려가 있는 등 신중하게 검토하여야 할 사안으로, 현재 2심까지 사실심리를 마치고 대법원에 계류 중인 만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08년 대법원 판결문을 근거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유형·무형의 모든 이해관계와 파급 효과를 고려한 정책 판단은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소 취하를 촉구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베트남인으로 살 뻔한 지혜, 5년 10개월 걸려 우리 국적 취득

    베트남인으로 살 뻔한 지혜, 5년 10개월 걸려 우리 국적 취득

    무려 5년 10개월이 걸렸다. 중국에서 태어난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딸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뒤 국적 취득에 걸린 오랜 시간이다. 법무부 국적과는 지난 1일 김지혜(9·베트남 이름 뉴겐 헝 안)양 측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국적보유 판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무부는 김양 측에 보낸 국적보유판정 통지서를 통해 “국적법 제20조에 따라 한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음을 판정한다”며 “가족관계등록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가족관계등록부를 창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은 2014년 9월 12일 베트남 여권을 갖고 입국했다. 이듬해 5월 26일 국적 판정을 신청했지만, 법무부는 2018년 3월 14일 입증이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양 측은 같은 해 6월 4일 법무부를 상대로 “한국 국적을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냈고 1·2심을 거쳐 지난달 19일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탈북민이 국적 비보유 처분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이긴 첫 사례로 알려졌다. 법무부도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김양에게 한국 국적을 부여했다. 우리 헌법과 법률에 의하면 북한 주민은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에 거주하는 자로서 출생 당시 아버지나 어머니가 북한 주민이면 한국 국적을 취득한다. 탈북민은 원래 우리 국민으로 귀화나 국적 회복 절차 없이 국적이 인정된다. 중국과의 무역 일을 하던 김양 아버지는 2010년 말에서 2011년 초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 임신 중이던 어머니 송모 씨는 압록강을 건너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 시로 탈북했다. 중국에서 탈북민을 돕던 미국인 목사 어네스트 임산드(41) 부부의 보살핌을 받던 송씨는 2011년 8월 27일 김양을 낳았다. 송씨는 딸을 잘 부탁한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고, 목사 부부가 김양을 친딸처럼 길렀다. 목사 부부는 2012년 초 중국 정부가 탈북민 단속을 심하게 하자 한국행을 결심했다. 우선 중국을 떠나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했다. 송씨의 산후조리를 담당했던 탈북민 A(50)씨도 김양을 업고 동행했다. 하지만 김양이 한국에 오려면 베트남 국적이 필요했다. 목사 부부는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베트남인 부부 쪽으로 일단 김양의 출생 신고를 했다. 그 뒤 베트남 여권과 비자를 받아 2014년 9월 한국에 들어왔다. 김양 측은 친부모가 북한 출신인 점 등을 근거로 출생과 동시에 한국 국적이 주어진다며 정식 절차에 나섰다. 김양의 입국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베트남에서 출생 신고 서류를 위조했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법무부는 재판 과정에서 친부모 정보가 기록상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 의견을 냈지만, 법원은 목사 진술의 구체성과 신빙성을 인정해 김양 측이 낸 각종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김양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법원은 베트남인으로 출생 신고가 된 것은 주변 사람들이 한국으로 보내려고 만든 것에 불과하며, 김양 스스로 베트남 국적을 얻고자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애초부터 베트남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했다. 김양은 초등학교 등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건강보험과 사회복지 등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릴 수 있는 각종 권리도 얻었다. 김양은 ‘110827’로 시작하는 주민등록번호도 받았다. 또 김양을 본인으로 하는 가족관계증명서도 새롭게 창설했다. 김양 측은 또 임시후견인으로 선임된 A씨를 정식 후견인으로 선임하기 위한 절차도 밟고 있다. A씨가 후견인이 되면 김양이 성인이 될 때까지 법정대리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법원에 정식으로 개명 신청을 할 계획이다. 법원도 김양의 베트남 국적 취득이 무효라고 판단했지만, 후속 절차가 남아 있어 베트남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김양은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어머니 송씨가 떠난 뒤 자신에게 젖을 물려주고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오기까지, 국적을 취득하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리디아 임산드(34)를 “엄마”라고 부르며 첫손 꼽았다. 임신한 몸의 리디아는 “지혜에게 젖을 물린 보람이 있었다. 김양은 ”친척이 한 명도 없는데 고모 같은 존재“라고 말한 A씨는 곧 정식 후견인이 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대법 “국제선 승무원 ‘어학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

    대법 “국제선 승무원 ‘어학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

    아시아나 항공이 국제선 승무원들에게 외국어 공인어학자격시험 취득점수와 구술시험 합격 여부를 기준으로 매월 지급하던 어학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는 A씨 등 24명이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법정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을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A씨 등은 국제선 캐빈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영어·일본어·중국어 공인어학자격 시험(TOEFL·JPT· HSK) 취득점수와 구술시험 합격 여부를 기준으로 매월 지급되던 이른바 ‘캐빈어학수당’을 통상임금으로 보고 퇴직금을 다시 산정해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회사는 승무원들에게 1급에서 5급의 어학자격을 부여한 후 1급 소지자에게는 매월 3만원을, 2급 소지자에겐 2만원, 3급 소지자에겐 1만원을 지급했다. 1·2심은 어학수당을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어학수당이 지급여부와 지급액이 개별 근로자들의 승급 시기마다 치러지는 시험 성적에 따라 달라져 고정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통상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어학수당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외국어 능력 향상과 격려 차원에서 지급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며 회사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어학자격 등급 유무와 취득한 등급 수준에 따라 원고들이 피고에게 제공하는 외국인 고객 응대 등과 같은 소정근로의 질이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단순히 동기부여나 격려 차원에서만 지급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원고들은 이러한 어학수당과 더불어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를 토대로 재산정한 퇴직금과 실제 지급액과의 차이 분을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통상임금에는 해당하지만 회사 측의 어려운 경영 사정에 비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다고 봤다. 여기서 신의성실의 원칙이란 서로 상대의 이익을 배려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법원도 상여금에 대해서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포토] ‘또 다른 시작’ 이재명 경기지사 출근길

    [포토] ‘또 다른 시작’ 이재명 경기지사 출근길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지난 16일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연합뉴스
  • [사설] 이재명 경기지사 무죄, 선거법 정교화해야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대법원이 16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했다. 이로써 이 지사는 사법적 족쇄에서 벗어나 여당의 유력 대선주자로서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이 지사 개인의 정치적 운명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지만, 근본적으로는 TV 토론이 필수가 된 시대의 정치문화에 걸맞도록 선거법을 정교화할 필요성도 던져 줬다. 지난 2년여 이 지사의 정치생명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사건은 2018년 경기지사 선거 TV 토론회에서 그가 뱉은 짧은 발언에서 시작됐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2년 분당구보건소장 등에게 친형을 강제로 입원시키도록 지시했다. 그럼에도 이 지사는 두 차례 TV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가 던진 관련 질문에 모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검찰은 이 지사가 직권을 남용(강제입원)하고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선거법 제250조 제1항은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처벌토록 하고 있다.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1, 2심은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를 선고해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대법원의 무죄 판단 요지는 이 지사의 발언이 상대 후보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만큼 선거법상의 적극적으로 널리 알리는 ‘공표’ 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지사가 마냥 환호할 일은 아니다. 토론에서 한 ‘사실과 다른 말’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판결은 대법관이 7대5로 팽팽히 갈렸다. 그러므로 이 지사를 포함해 모든 정치인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어떤 장소에서든 ‘오로지’ 진실만을 말한다는 자세를 다져야 한다. 현행 선거법은 250조 1항의 허위사실 공표라는 행위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억제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따라서 21세기 정치문화와 유권자의 알권리를 고려해 선거법을 대폭 개정할 필요가 있다. 선거법이 모호할수록 검찰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높다.
  • ‘친형 강제 입원’ 발언 “허위 사실 공표 아니다” 대법원장 캐스팅보트로 ‘2표차’ 무죄

    ‘친형 강제 입원’ 발언 “허위 사실 공표 아니다” 대법원장 캐스팅보트로 ‘2표차’ 무죄

    유죄 6 vs 무죄5서 金 투표로 7대5 결론“불리한 사실 숨긴 게 허위 공표는 아니다”토론회 ‘표현의 자유’ 폭넓게 보장 취지퇴임 앞둔 보수 성향 권순일 ‘무죄’ 눈길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이 지사를 살렸다. 선거 후보자의 토론회 발언에 대해서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넓게 보장해 주고 사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민주주의 이념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는 16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이 지사의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2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이날 판결에는 김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변호사 시절 이 지사의 다른 사건을 변호했다는 이유로 심리를 회피했다. 김 대법원장을 제외한 대법관 11명의 의견은 첨예하게 갈렸다. 무죄 취지와 유죄 의견이 6대5로 맞선 상황에서 김 대법원장이 다수 의견 편에 섰다. 김 대법원장이 유죄 의견을 냈다면 6대6 동수가 돼 다시 심리를 해야 했다.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다고 보는 이유다. 법원 내에서는 오는 9월 퇴임하는 보수 성향의 권순일 대법관이 무죄 취지 의견을 낸 것에 주목한다. 최선임 대법관인 권 대법관이 유죄 의견을 냈다면 결과는 정반대로 나올 수 있었다. 무죄와 유죄 의견이 5대6으로 바뀌었을 것이고, 김 대법원장은 유죄 의견이 다수인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얘기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법원장은 관례상 다수 의견에 힘을 실어 준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지사가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두 차례 TV 토론회에서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한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였다. 당시 상대 후보자가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 보건소장 통해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고 묻자 “그런 일 없다”고 배경을 설명한 것이 문제가 됐다. 다수 의견 7명은 “일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 알리려는 의도에서 적극 반대 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친형 강제입원 절차 진행에 관여한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채 이 발언을 했더라도 이 지사가 관여 사실을 공개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숨겼다고 해서 허위사실 공표는 아니라고 본 것이다. 결국 ‘공표’의 해석에서 이 지사의 운명이 갈린 셈이다. 김 대법원장도 이날 선고에서 “후보자 토론 과정 중 발언에 엄격한 법적 책임을 부과한다면 상호 공방을 통해 후보자 자질 등을 검증하고자 하는 토론회의 의미가 완전히 없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상옥·이기택·안철상·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이 지사가 ‘친형에 대한 정신병원 입원 절차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공표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박상옥·안철상 대법관은 당초 이 사건이 배당된 2부 소속이다. 지난달 소부에서 결론을 못 내고 전합으로 회부된 것도 4명으로 구성된 2부 대법관 사이에서 2대2로 의견이 갈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 변호인단은 선고 직후 “대법원의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여전히 남아 있는 절차에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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