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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프로포폴 불법 투약’ 두산 4세 박진원 부회장 기소유예

    檢, ‘프로포폴 불법 투약’ 두산 4세 박진원 부회장 기소유예

    검찰이 향정신성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불법투약한 혐의를 받는 박진원 두산메카텍 부회장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부장검사 원지애)는 지난달 2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박 부회장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란 범죄혐의가 충분하지만 피의자의 연령이나 기존 전과,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을 검사가 판단해 기소를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박 부회장의 이름은 유명 연예인과 재벌가 인사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 김모씨의 공판 과정에서 언급됐다. 지난해 5월 김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해당 병원 직원 A씨는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51)와 함께 박 부회장의 이름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며 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받았다가 지난 4월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매각한 땅에 조상묘… 대법 “묘 쓸 권리 있어도 사용료 내야”

    매각한 땅에 조상묘… 대법 “묘 쓸 권리 있어도 사용료 내야”

    조상의 묘가 있는 토지를 팔면서 이장 약정을 하지 않아 묘를 쓸 권리(분묘기지권)를 인정받았더라도 분묘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분묘기지권은 남의 땅에 허락 없이 쓴 묘를 20년 이상 분쟁 없이 관리해 온 경우 해당 토지에 관한 점유권을 인정해 주는 관습법상 권리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법인 B사가 A종중을 상대로 낸 분묘 지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원고 일부 승소 취지로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A종중은 동두천 일대에 분묘를 설치하고 관리하다가 1975년과 1988년 2차례에 걸쳐 국가 등에 땅을 팔아 소유권을 이전했다. B사는 이 땅 중 일부를 2013∼2014년 사들인 뒤 땅에 설치된 분묘의 철거를 요구하며 A종중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A종중의 분묘기지권을 인정하고 B사의 분묘 철거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분묘 이장 특약을 하지 않아 분묘기지권을 취득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토지 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생사 갈린 광주 부녀, 눈에 밟혀”…잠원동 사고 유족, 되살아난 악몽

    “생사 갈린 광주 부녀, 눈에 밟혀”…잠원동 사고 유족, 되살아난 악몽

    2017 서울 낙원동, 2019년 서울 잠원동, 2021년 광주 학동.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사람들이 철거 중이던 건물에 깔려 세상을 떠나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사고 당시에만 반짝 화제가 될 뿐 남겨진 유족들의 고통은 금세 잊히고 만다. 사고 2년이 다 되도록 수사 결과도, 피해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 한 잠원동 붕괴사고 유족들은 이제 그만 털어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잠원동 붕괴사고 당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예비신부의 아버지 이원민(65)씨와 부상을 입었던 예비신랑의 아버지 황기연(61)씨를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에서 만나 사고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삶의 의미가 없다”…유족들의 피해회복은 요원 잠원동 붕괴사고 유족들은 “이번 광주 붕괴사고와 잠원동 붕괴사고는 판박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씨는 “광주에서도 잠원동 사고처럼 똑같이 붕괴 조짐이 있었고, 회사가 경제적 측면만 고려해 하청·재하청을 준 경우”라면서 “잠원동 사고를 교훈 삼아 구청에서 한 번이라도 제대로 점검했다면, 회사가 안전 교육이라도 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잠원동 붕괴사고는 지난 2019년 7월 4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철거 공사 중인 지상 5층 건물이 붕괴돼 바로 옆 도로를 지나던 차량이 건물 외벽에 깔린 사고다. 이 사고로 당시 결혼을 앞둔 이씨의 딸이 사망하고 예비신랑인 황씨의 아들을 포함해 3명이 다쳤다. 이후 경찰 수사에서 건물 건축주가 철거업체에서 추천한 업체를 감리자로 고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유족들은 이번 광주 사고로 되살아난 2년 전 악몽에 떨고 있다. 광주 사고 소식을 들은 이씨가 사고 당일 회사에 있는 TV를 켜려고 했지만 이씨를 걱정한 회사 직원들은 리모콘을 숨기고 뉴스를 보여주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뉴스에서 사고 장면을 본 이씨의 아내는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사고 피해자인 황씨의 아들은 트라우마로 인해 출근하지 못했다.살아남은 사람들에겐 고통과 죄책감이 남았다. 황씨는 버스 뒷자리에 앉은 딸과 앞자리에 앉은 아버지의 생사가 갈린 사연이 자꾸 눈에 밟힌다고 했다. 이씨의 딸과 황씨의 아들이 이 부녀와 같은 운명을 겪었기 때문이다. 황씨는 “아들이 (예비신부가) 자신의 무릎에서 숨져갈 때의 모습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기 너무 힘들어한다. ‘차라리 같이 가는 편이 더 좋지 않았겠나’고 말한다”면서 “그 고통은 너무나 크다. 사연 속 아버지도 그럴 것이다. 앞으로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치료 등을 확실하게 지원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끝나지 않는 수사…배상받을 길도 안 보여 잠원동 붕괴사고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철거업체 현장소장이 지난해 2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감리 책임자와 굴착기 기사가 각각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지만 건축주와 관할 구청 공무원 등에 대한 검찰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그 사이 담당검사는 3번째 바뀌었다.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민사소송은 형사재판이 다 끝나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멈춰 있다.피해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유족에 따르면 철거업체는 전문건설공제조합에 해당 건물에 대해 2억원의 보험을 들어놓았다. 철거 중 문제가 생기면 2억원을 피해자들에게 지급할 피해보상 금액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유족들은 조합 측이 “알아서 2억을 나눠가져라”라고 일관할 뿐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배상을 받아야 하는 피해자들과 금액을 나눠야 하는데 그 대상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대상자를 안다고 해도 피해자들끼리 금액을 나누려면 누구의 피해가 몇 퍼센트인지 등을 확정하기 위해 또 다른 법적 다툼을 벌여야 한다. 결국 유족들은 황씨의 아들 병원 치료비까지도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 유족들은 관할 공무원들에게도 답답함을 드러냈다. 황씨는 “유족들은 사고 후속처리가 어떻게 됐는지 제대로 듣지 못해 국민신문고 등에도 여러 번 글을 올렸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담당 구청에서 답변을 받으라’고 하고 구청은 ‘재판 중이니 답변을 줄 수 없다’고 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붕괴사고엔 큰 책임이 따른 다는 것을 알아야” 유족들은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금전적 손실 등을 통해 비슷한 비극이 반복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철거 현장을 허술하게 관리한 대가가 크다고 느껴야 그만큼 경각심을 갖게 된다는 취지다. 이씨는 “이미 처벌받은 현장 관계자들 외에 건축주, 담당 공무원 등은 아직 피부로 와 닿는 책임이 없을 것”이라면서 “현장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관련 공무원, 건축주 등도 일벌백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잠원동 사고를 계기로 법이 강화되면서 지난해 5월부터 건축물을 철거할 때는 관리자가 건축물 해체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하고 주무 감독청이 감리자를 지정하도록 하는 건축물관리법이 시행됐다. 그러나 비극은 또다시 일어났다. 이씨는 “법은 바뀌었지만 그걸 관리·감독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 관리·감독청이 바뀐 법을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하는지 감시하고, 법 규정도 홍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은 잠원동 붕괴사고 2주기다. 유족들은 사고를 털어내고, 피해를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아직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이씨는 “제가 원하는 것은 아이 엄마가 이 사고를 잊는 거다. ‘사건이 완결됐으니 이제 잊자’고 말하고 싶은데, 사건이 끝나지 않으니 그런 말도 할 수가 없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여기는 중국] 여대생 성폭행 살인범의 최후…29년 만에 사형 집행

    [여기는 중국] 여대생 성폭행 살인범의 최후…29년 만에 사형 집행

    23세 여대생을 성폭행한 후 참혹하게 살해한 가해 남성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사건 발생 후 29년 만에 진행된 고의 살인죄에 대한 형 집행이다. 피의자 마 모 씨는 지난 1992년 3월 20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 소재한 난징의학대학 캠퍼스에서 피해 여학생 린 모 양을 발견한 직후 흉기로 위협해 강간, 살해한 혐의다. 관할 재판부 판결문에 따르면, 마 씨는 캠퍼스 인근을 우연히 지나가던 중 피해 여학생 린 양을 발견, 함께 도서관을 가자고 회유하면서 말을 걸었지만 완강히 거부하는 피해자의 태도에서 불쾌감을 느껴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범행이 발각될 것이 두려웠던 마 씨는 정신을 잃은 린 양을 인근 맨홀 아래에 떨어뜨려 사망에 이르게 했다. 당시 실종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공안에 발견된 린 양의 사체는 신분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였다. 시신이 발견된 맨홀 아래에는 피해자 린 양이 평소 가지고 다녔던 책가방과 교과서, 옷 등 소지품이 방치된 채 발견됐다. 사건 담당 의료진은 린 양이 맨홀 아래로 떨어진 상태에서도 수 시간 동안 의식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당시 시신을 부검했던 담당자는 “린 양이 상반신과 머리 부분에 심각한 상해가 있었다”면서도 “맨홀 아래 떨어졌을 당시 살아있었으며, 주된 사망 원인은 익사였을 것”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0월 14일 난징시 중급인민법원은 1심 공판에서 피의자 마 씨에 대해 고의살해죄를 인정, 사형과 정치권력에 대한 종신 박탈을 선고했다. 하지만 피의자 마 씨가 이에 항소했지만 올해 1월 고급인민법원은 마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유지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최고인민법원은 피의자 마 씨의 죄질이 중하고 불량하다는 점에서 1~2심 판결의 양형이 적절하다고 판결했다. 최고인민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만일의 경우 사형 집행 대신 만기 출소가 가능한 형을 판결한다면 출소 후 추가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매우 크다’면서 ‘이미 범죄에 대한 증거가 명백하고 재판 절차가 적법했다’면서 사형 집행의 적법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최고인민법원의 판결에 따라 난징시 중급인민법원은 10일 오후 피의자 마 씨의 사형 집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형 집행 과정을 관할한 법원 측은 사행 전 법에 따라 마 씨가 마지막으로 친인척을 접견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마 씨의 법적인 권익을 충분히 보장했다는 점을 밝혔다. 또, 사형 집행 현장에는 검찰 집행관이 파견돼 일체의 집행 과정을 관리, 감독했다고 추가 설명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대법 “업적연봉도 통상임금… 한국GM 90억원 지급하라”

    대법 “업적연봉도 통상임금… 한국GM 90억원 지급하라”

    고과를 반영해 지급하는 ‘업적연봉’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반면 휴가비나 개인연금보험료 등은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0일 한국GM 전·현직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밀린 임금 총 90억여원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국GM은 직원들에게 전년도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기본급을 차등 지급하고 업적연봉을 급료로 줬다. 또 직급에 따른 조사연구수당·조직관리수당과 휴가비 등도 지급했다. 2007년 한국GM 근로자와 퇴직자 1482명은 업적연봉과 가족수당 중 본인분, 각종 수당 및 보험료 등이 모두 통상임금인데도 시간외수당과 연차수당, 퇴직금을 산정할 때 반영하지 않아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업적연봉을 제외한 모든 임금·수당들을 통상임금으로 판단했고, 2심은 업적연봉까지 모두 통상임금으로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업적연봉과 조사연구수당 등은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도, 휴가비와 개인연금보험료 등은 통상임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에 서울고법은 밀린 임금 총 90억여원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셀프 후원’ 김기식 前금감원장 벌금 200만원 확정

    ‘셀프 후원’ 김기식 前금감원장 벌금 200만원 확정

    국회의원 재직 당시 자신이 속한 단체에 5000만원을 ‘셀프 후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원장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전 원장은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기 직전인 2016년 5월 19일 정치후원금 중 5000만원을 자신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모임 ‘더좋은미래’에 연구기금 명목으로 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원장은 2018년 3월 금감원장에 임명됐지만, ‘셀프 후원’ 논란에 피감기관 지원 외유성 출장 의혹까지 불거지며 2주 만에 사임했다. 검찰은 김 전 원장의 후원금 기부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보고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으나, 법원은 사건을 자세히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1심은 “피고인이 2016년 6월∼2018년 4월 더좋은미래에서 활동한 대가로 받은 9400여만원의 임금과 퇴직금 중 상당 부분은 피고인이 기부한 5000만원에서 나왔다”며 “정치자금법에서 금지한 ‘가계에 대한 지원’ 등의 사적 지출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단,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도 유죄로 판단했지만 김 전 원장이 부주의하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사적 이익을 위해 기부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김 전 원장의 상고를 기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증인 회유 가능성, 뇌물 재판 다시”… 8개월 만에 풀려난 김학의

    “증인 회유 가능성, 뇌물 재판 다시”… 8개월 만에 풀려난 김학의

    뇌물 제공 증인, 검사 면담 후 증언 뒤집어“사전면담 이유·내용 명확히 밝혀야” 판단무죄 취지 파기 아닌 법정증언 검증 차원성접대 혐의 등 공소시효 지나 무죄 확정차규근·이규원 공소장엔 ‘조국 관여’ 추가별장 성접대 및 3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 확정 위기에 몰렸던 김학의(65·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이 불구속 상태로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10일 김 전 차관의 일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는 동시에 그가 지난 2월 신청한 보석을 허가했다. 다만 재판부의 원심 파기는 김 전 차관 사건을 무죄 취지로 돌려보내는 게 아닌, 법정 증언에 대해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취지에 따른 판단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성접대 혐의와 다른 뇌물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무죄가 확정됐다. 논란이 된 성접대 사건은 2006~2007년 이뤄졌고, 10년인 성접대 혐의 공소시효는 이미 지난 상태다.대법원 재판의 쟁점은 앞서 1심에서 전부 무죄 및 면소(공소시효 완성)로 선고한 김 전 차관 혐의가 2심에서 ‘뇌물 혐의 일부 유죄’로 뒤집히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뇌물 제공자 최모씨의 법정 증언의 신빙성 판단이었다. 김 전 차관에게 신용카드 사용 대금과 명절 떡값 명목의 상품권 등 516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된 최씨는 검찰 조사와 1심에서는 뇌물 제공 혐의를 인정하지 않다가 2심 재판 중 검사와의 사전면담을 진행한 뒤 입장을 바꿨다. 최씨는 지난해 2심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법정에 나와 “아들이 연예인인데, 피해가 발생하는 걸 원치 않았다. 그런데 보도가 나가버려서 굳이 감출 필요가 없어졌다”며 진술 태도를 바꾼 배경을 설명하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실제 최씨의 아들은 유명 밴드의 보컬로 활동 중이다. 이에 김 전 차관 측은 검사의 증인 회유·압박 가능성을 지적하며 ‘진술의 오염’을 주장했다. 검사 측이 아들의 사회적 이미지와 명예를 걱정하는 최씨를 공판 직전 임의로 불러 특정 답변을 유도하거나 압박을 가해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게 했다는 취지의 반론을 폈다. 대법원 재판부는 사회·정치적 이목이 집중되고 전직 법무부 차관이 피고인인 사건에서 ‘증인 사전면담’ 후 증언이 뒤집혔다는 점에서 이 과정을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면담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 등의 영향을 받아 진술을 바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회유나 압박 등이 없었다는 사정은 검사가 증인의 법정 진술이나 면담 과정을 기록한 자료 등으로 사전면담의 이유나 방법, 내용 등을 밝힘으로써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피고인이 김 전 차관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논란과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검찰의 낡은 수사관행에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증인이 면담 때 아무리 편하게 대화했다고 해도 무언의 압박을 받을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법무부나 검찰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파기환송심에서 검사의 회유·압박이 없었다는 점만 입증되면 재판부도 다시 유죄 취지로 판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에 관여한 혐의로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이규원 검사를 기소한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는 최근 이들의 공소장에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도 관여했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박성국·진선민 기자 psk@seoul.co.kr
  • ‘뇌물수수’ 김학의, 재판 다시 받는다…대법 “증언 신뢰 못해”

    ‘뇌물수수’ 김학의, 재판 다시 받는다…대법 “증언 신뢰 못해”

    성접대·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증인이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가 있었다는 주장을 검사가 충분히 입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증인이 기존 입장을 바꿔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점을 들며 “검찰에 소환돼 면담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 답변 유도나 암시 등의 영향을 받아 진술을 바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증인에 대한 회유나 압박 등이 없었다는 사정은 검사가 증인의 법정 진술이나 면담 과정을 기록한 자료 등으로 사전 면담 시점, 이유와 방법, 구체적 내용 등을 밝힘으로써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유죄 판결의 근거가 된 증언에 대해 더 엄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전 차관은 2006∼2008년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 1억3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또 김 전 차관이 2006∼2007년 원주 별장과 오피스텔 등에서 윤씨로부터 받은 13차례의 성 접대도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로 공소사실에 적시됐다. 이 밖에 2003∼2011년 자신의 ‘스폰서’ 역할을 한 건설업자 최모씨로부터 4900여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1심은 김 전 차관의 대부분 혐의에 대해 면소 혹은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2심은 김 전 차관이 받은 스폰서 뇌물 4900여만원 중 4300만원은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500만원, 추징금 4300만원을 선고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셀프 후원’ 김기식 前 금감원장, 벌금 200만원 확정

    ‘셀프 후원’ 김기식 前 금감원장, 벌금 200만원 확정

    국회의원 재직 당시 자신이 소속된 단체에 5천만원을 불법적으로 ‘셀프 후원’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0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원장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원장은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기 직전인 2016년 5월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자신이 속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모임 ‘더좋은미래’에 연구기금 명목으로 기부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은 김 전 원장의 후원이 정치자금법이 정한 ‘정치활동의 목적’을 위한 지출로 보기 어렵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도 김 전 원장의 후원을 불법으로 봤지만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해 벌금 200만원으로 감형했다. 김 전 원장은 2018년 3월 금감원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임명 직후 ‘셀프 후원’ 논란에 피감기관 지원 외유성 출장 의혹까지 불거지며 2주 만에 물러났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전 동서 살해 후 시신 유기”...60대 男, 2심서도 무기징역

    “전 동서 살해 후 시신 유기”...60대 男, 2심서도 무기징역

    전 동서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차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가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윤승은 김대현 하태한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63·남)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단과 방법의 잔혹성, 결과의 중대성, 범행 후 피해자 유족이 처한 상황 등 여러 부분을 참작할 때 피고인에게 상당히 장기간의 중형을 선고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나이를 고려하면 무기징역과 장기간 유기징역은 사회에서 상당한 기간 격리한다는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15일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과거 동서 사이였던 A(당시 48)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가방에 담아 자신의 차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A씨에게 미리 준비한 수면제를 먹이고 범행을 저질렀으며, A씨가 갖고 있던 현금 3700만원과 금목걸이를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재판에서 A씨를 살해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범행을 위해 미리 수면제를 먹이지는 않았으며 A씨가 자신의 아들을 비하해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1·2심 모두 이씨가 범행을 위해 A씨에게 수면제를 먹여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이게 한 뒤 범행한 것으로 인정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사설] 징용 피해 정부가 구제하고, 일본 책임 영원히 물어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에서 소를 각하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그제 있었다. 2018년 10월 대법원이 같은 내용의 소송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의 원고 승소를 확정지은 판결을 하급심이 뒤집은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심지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과의 관계가 훼손된다”고 정치적 주문까지 했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배상 청구권을 제한한다는 2년 8개월 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소수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피해자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법원이냐는 비판도 했다. 원고들이 항소를 한다고 하니 2심 결과가 주목된다. 일제 피해자 소송에서 엇갈린 판결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낸 배상 소송에서 1심 재판부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다른 재판부는 타 국가를 법정에 세울 수 없다는 국가주권 면제를 들어 각하한 바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판결은 3년이 가깝도록 피고인 일본 기업이 이행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은 화해를 시도했으나 피고가 받아들이지 않아 한국 내 자산에 대한 현금화를 앞두고 있다. 위안부 재판에서 패소하고 항소하지 않은 일본 정부 또한 판결을 이행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법원의 상이한 판결은 일제 피해자들의 상처를 더욱 깊게 할 뿐이다. 일본이 청구권협정에 따라 개인의 청구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한국의 협상 제안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강제동원 소송이 각하됐다. 이번을 계기로 정부가 고령의 일제 피해자를 국가가 구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길 권고한다. 역사 문제에서 퇴행적인 일본을 설득하기는 불가능하다. 그간의 외교 당국 간 교섭 과정에서 한국이 해법을 내놓으라는 일본의 적반하장격인 태도를 보면 자명하다. 강제동원 피해자 해법은 정부가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정부가 대위변제하고 대일 구상권을 확보하는 방안도 그중의 하나일 것이다. 가해국 일본 대신 한국이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조한다면 피해자들이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국가가 나서는 게 가장 현실적이고 떳떳하다. 국회에는 한일 양국 및 기업의 출연금, 기부금, 신탁금을 재원으로 일제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법안이 복수 발의돼 있다. 국가를 약탈당해 발생한 강제동원과 위안부 피해를 정상화한 국가가 구제한다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이는 과거 제국주의적 악행을 부인하는 일본에 영원히 책임을 지우는 일이기도 하다. 일제 피해의 국가 주도 구제를 공론화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설 때가 됐다.
  • 여친 싫어해 7세 딸 살해 혐의 中부친… 대법 “동기 못 찾아 무죄” 확정

    여친 싫어해 7세 딸 살해 혐의 中부친… 대법 “동기 못 찾아 무죄” 확정

    동거녀가 싫어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7세 딸을 한국으로 데려와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2년의 중형이 선고됐다가 2심에서 무죄 판정을 받은 중국인 남성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8월 서울의 한 호텔 욕실에서 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중국에 거주하는 A씨는 2017년 5월 이혼한 뒤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으나 전처와 낳은 딸과는 계속 가깝게 지냈다. 하지만 A씨 여자친구는 A씨 딸을 증오했다. 검찰은 A씨가 여자친구를 위해 딸을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A씨를 기소했다. 1심은 A씨가 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부검 결과 피해자에게 목 졸림 때 나타나는 얼굴 울혈 흔적이 없고, 평소 A씨와 딸의 관계를 고려하면 딸을 살해할 동기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동거녀가 미워한 7세 딸 숨져…살해 혐의 아빠, 무죄로 뒤집혔다

    동거녀가 미워한 7세 딸 숨져…살해 혐의 아빠, 무죄로 뒤집혔다

    1심 징역 22년형→대법원 무죄 확정2심 “살해까지 나아갈 동기 없다” 판단 동거녀가 미워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7세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무죄 판정을 받은 중국인 남성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모(42)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장씨는 2019년 8월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 욕실에서 자신의 딸(당시 7세)을 목 졸라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씨는 2017년 전 부인과 이혼했고, 두 달 뒤부터 여자친구인 A씨와 중국에서 동거해왔다. A씨는 장씨와 사귀면서 장씨의 딸을 만나면 장씨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여겼고 장씨의 딸을 ‘마귀’라고 부르기도 했다. 특히 A씨는 장씨와 동거 중 장씨의 아이를 2번 유산했는데, 그 이유도 장씨의 딸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장씨의 딸을 극도로 증오하기에 이르렀다. 검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하자 결국 장씨가 자신의 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2019년 자신의 딸과 함께 한국에 입국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장씨는 2019년 8월 7일 딸과 함께 한강유람선을 탄 뒤 밤 11시 58분 호텔로 들어갔고 8일 새벽 0시 42분쯤 맥주를 들고 방을 나왔다. 장씨는 흡연구역으로 이동해 전화 통화를 하거나 담배를 피운 다음 휴대전화를 보다가 1시 40분쯤 객실로 들어갔다. 그 사이 방에 출입한 사람은 없었다. 장씨는 “외출 뒤 돌아와 보니 딸이 욕조 안에 떠 있었다”며 살인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한국어를 전혀 못 하는 자신이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 그것도 다른 사람이 출입한 흔적이 없어 범인으로 의심받기 쉬운 호텔 객실에서 딸을 살해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A씨가 “강변에 던져 죽여버려라”라는 말을 하고, 장씨가 “한강에서 딸을 밀어버릴 수도 있다. 중요한 몇 군데는 카메라가 있다”, “오늘 저녁 호텔 도착 전에 필히 성공한다”라는 대화를 나눈 것을 근거로 살인을 계획했다고 보고 장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장씨가 A씨와 피해자를 욕조에서 살해하는 방안에 대해 의논한 적이 있었고, 부검을 담당한 법의관이 익사의 가능성이 고려된다며 타인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점 등을 들어 장씨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앞에 펼쳐졌을 무한한 삶의 가능성이 송두리째 상실됐다”며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1심의 판단을 완전히 뒤집고 장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장씨가 A씨와 딸의 살해를 공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피해자가 욕조 안에서 미끄러져 쓰러지면서 욕조 물에 코와 입이 잠기고, 피해자의 목이 접혀 경정맥(목에 분포하는 정맥)이 막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장씨가 딸과 함께 자주 여행을 다니는 등 유대관계가 좋았고, 전 부인도 장씨가 딸을 정성스레 돌봤으며 양육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진술한 점, 동거녀가 딸을 싫어한다고 하더라도 딸이 전 부인과 살고 있어 면접·교섭 횟수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살해까지 나아갈 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장씨는 계속해서 벽을 치고 크게 울면서 통곡했다. 통상적으로 사고를 당한 딸을 봤을 때 부모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처럼 보였다”는 구급대원의 진술과 전 부인의 반대에도 딸의 부검을 주장한 점도 고려됐다. 검사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조국아들 인턴했다” 최강욱, 선거법 위반 1심서 벌금 80만원

    “조국아들 인턴했다” 최강욱, 선거법 위반 1심서 벌금 80만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써주고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거짓 해명을 했다는 혐의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상연 장용범 마성영 부장판사)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대표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로 된다.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최 대표는 형이 확정돼도 의원직을 유지한다.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총선 기간에 한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과거 조 전 장관의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힌 혐의를 받는다. 그는 팟캐스트에서 “걔(조 전 장관 아들)는 고등학교 때부터 (인턴활동을) 했다”고 말했고, 검찰은 이 발언이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최 대표는 방송 당시 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써줘 대학원 입시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1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1심에서 인턴 확인서가 허위로 판단돼 최 대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최 대표는 인턴 활동 확인서가 사실에 근거한 것이어서 두 사건이 모두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길 잘못 알려줬잖아” 물건 던지고 욕설한 남성...징역 1년

    “길 잘못 알려줬잖아” 물건 던지고 욕설한 남성...징역 1년

    길을 잘못 알려줬다며 처음 본 여성들에게 물건을 던지고 욕설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박노수)는 특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0)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6일 오후 6시쯤 서울 서초구에서 외국인 B씨(27)와 B씨의 일행 C씨(31) 등 두 여성에게 욕을 하고 음료수캔 등을 던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와 C씨가 길을 잘못 알려준 것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해 8월 29일 오후 10시 30분 A씨는 서울 서초구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가게 종업원 D(24)씨가 외국인 여성 손님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하자, D씨를 밀치고 밖으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A씨는 자신을 뒤쫓아 온 D씨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집에서 본 외국인 여성에게 다가가 말을 걸려 했으나 D씨가 제지해 화가 났다”며 “D씨가 동료 종업원과 함께 추격해 와서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A씨는 별다른 이유 없이 여성들에게 위험한 물건을 던지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며 “다만 범행을 자백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해당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도 1심이 옳다고 봤다. 2심은 “A씨는 폭행, 상해 등으로 수차례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2010년 이후 실형으로 처벌받은 전력만 7회에 달한다”며 “2019년 11월 출소 후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의 범행으로 피해를 본 여성들은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A씨는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與, 군사법원법 개정 이달 국회 처리 ‘잰걸음’

    與, 군사법원법 개정 이달 국회 처리 ‘잰걸음’

    더불어민주당이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군 사법제도 개혁을 주장하면서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6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자의 빈소를 조문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조문 후 논평에서 “6월 국회에서 성 비위 등 군 병폐를 뿌리 뽑기 위한 전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백혜련 최고위원은 지난 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군 사법경찰관, 군 검찰, 군사법원 등 군 사법시스템 전반에 대한 전방위적 개혁이 필요하다”며 “군사법원법 개정 작업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휘관의 의사가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군 사법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지난해 7월 발의한 군사법원법 개정안에는 ▲1심 군사재판을 담당하는 군사법원을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설치 ▲고등군사법원을 폐지해 민간 법원에서 항소심 담당 ▲국방부 장관 및 각 군 참모총장 소속으로 검찰단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20·21대 국회에서 관련법을 발의한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현재 군경찰이나 군검찰은 해당 부대의 지휘관에 속해 있기 때문에 지휘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법안을 처리해 근본적 개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다만 국민의힘은 군 사법제도 개혁은 본질적 해결책이 아니라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휘체계에 책임을 묻고 해결책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군 내 성폭력 사건 대응 시스템의 전면적 점검과 독립조사기구 설치와 같은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기민도·이근아 기자 key5088@seoul.co.kr
  • 민주당, 군사법제도 개정안 6월 ‘잰걸음’

    민주당, 군사법제도 개정안 6월 ‘잰걸음’

    민주당, 군사법제도 개혁 주장국민의힘, 지휘체계 책임 묻기민홍철 “근본적 개선 위해서는 법안 처리”전주혜 “군사법원법은 근본적 해결책 아냐”더불어민주당이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군 사법제도 개혁을 주장하면서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국민의힘은 군 사법제도 개혁은 본질적 해결책이 아니라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휘체계에 책임을 묻고 해결책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20·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발의한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휘관 문책은 항상 해온 것으로 근본적 개선을 위해서는 법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백혜련 최고위원은 지난 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군 사법경찰관, 군 검찰, 군사법원 등 군 사법시스템 전반에 대한 전방위적 개혁이 필요하다”며 “군사법원법 개정 작업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이날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이모 중사의 빈소를 다녀온 만큼 원내에서도 법 개정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지휘관의 의사가 반영될 수밖에 없는 현재 군 사법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현재 군사법경찰(헌병)이나 군검찰부는 사단급(해군은 함대사급, 공군은 비행단급)이상 부대에 설치되어 있고, 해당부대의 지휘관에게 소속돼 있다”며 “한마디로 그 부대 지휘관의 부하이다 보니 아무리 경미한 사건이라도 지휘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해 7월 발의한 군사법원법 개정안에는 ▲1심 군사재판을 담당하는 군사법원을 국방부장관 소속으로 설치 ▲고등군사법원을 폐지해 민간 법원에서 항소심 담당 ▲국방부장관 및 각 군 참모총장 소속으로 검찰단 설치 ▲ 군사법경찰관이 수사를 시작해 입건하였거나 입건된 사건을 이첩받은 경우에는 48시간 이내에 관할 검찰단에 통보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백 최고위원은 “더이상 이런 사건이 발생해서도 안 되지만, 만에 하나 사건이 발생할 경우 뭉개기 조사, 지휘관의 입김이 작용한 양형 감경 등 국민 의식과 동떨어진 불합리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군사법원법 개정이 본질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군내 성폭력 사건 대응 시스템의 전면적 점검과 독립조사기구 설치와 같은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우선”이라면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군사법원법은 성폭력 사건뿐 아니라 모든 형사사건의 2심을 일반법원에서 하는 내용이라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국회 국방위와 여성가족위원회, 법사위 등 해당 현안과 관련된 상임위 소속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자체 TF를 꾸려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모색한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추념식 참석 후 기자들을 만나 “만연한 병역문화의 악습에 대해 철저하게 전수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민도·이근아 기자 key5088@seoul.co.kr
  • “내연녀 살해 후 시신 훼손·유기” ...30대 男, 2심서 징역 35년

    “내연녀 살해 후 시신 훼손·유기” ...30대 男, 2심서 징역 35년

    내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바다에 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4일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황의동 황승태 이현우)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38)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시신 유기를 도운 A씨 부인 B씨에게는 원심인 징역 1년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유족들이 매우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음에도, A씨 부부는 아직까지 용서를 받지 못했다”며 “이들은 피해자의 시체를 잔혹하게 손괴했을 뿐 아니라,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치밀하게 공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A씨로부터 치명적인 공격을 당한 후 허무하게 자신의 생을 마감했다”며 “A씨는 위자료 명목으로 피해자의 남편에게 약 5000만원을 공탁하는 등 유족들에게 용서를 받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와 B씨가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게 되면, 어린 딸의 양육이 힘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며 “B씨에게는 형사처벌 전력도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5월 16일 경기 파주시의 자택에서 내연 관계에 있던 여성 C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려고 C씨의 옷으로 갈아입은 뒤 C씨가 타고 온 차량을 몬 뒤 시신을 자유로변에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와 B씨는 시신을 바다에 유기하는 과정에서 어린 딸을 함께 차에 태우고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피고인 A씨는 피해자가 헤어질 것과 돈을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사체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살인죄는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고, 피해자의 유족 또한 피고인에 대한 극형을 간곡히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A씨 등과 검찰은 항소했고,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보따리]“마흔살까지 10억 벌기가 목표” 아내의 팔뚝에 주삿바늘을 찔렀다

    [보따리]“마흔살까지 10억 벌기가 목표” 아내의 팔뚝에 주삿바늘을 찔렀다

    4회 : 신혼여행 니코틴 살인사건 #‘보험에 따라온 이야기들’(보따리)은 보험 뒤편에 숨어 있는 사연을 하나씩 전해 드리는 시리즈입니다.2017년 4월 25일. 신혼여행 첫날 새벽, 우모(당시 22세)씨는 일본 오사카의 한 숙소에서 아내 A씨(당시 20살)의 왼쪽과 오른쪽 팔뚝 등에 주삿바늘을 찔렀다. 아내는 인체에 해가 없는 신경안정제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안 돼 호흡 곤란으로 고통스러워하다가 숨졌다. 우씨가 아내에 주사한 건 치사량의 니코틴 원액이었다. 인면수심의 끔찍한 수법으로 세간을 분노케 했던 ‘신혼여행 니코틴 살인사건’이다. ●보험금 타내려고 20살 알바생과 결혼…범행 직후 태연히 ‘여행’ 카페를 운영하며 ‘서울시 7급 공무원’이 되는 게 꿈이었던 우씨는 언뜻 평범한 20대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인생 목표’가 하나 더 있었다. 40살이 되기 전까지 10억원 넘는 돈을 모으겠다는 것이었다. 카페 매출이 월 100만원이었고, 모아둔 재산이 별로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현이 쉽지 않은 꿈이었다. 우씨는 2015년 9월, 자신의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던 A씨와 연인관계가 됐다. 우씨에게는 다른 꿍꿍이가 있었다. A씨를 보험에 가입시킨 뒤 살해해 자신이 보험금을 타 일확천금을 얻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는 일기장에 ‘A랑 싸우고 설득해서 보험에 가입시킨다. 예상금액 10억원’이라고 적었다. 우씨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끔찍한 계획을 하나씩 실행했다. A씨 사망 때 보험금을 자신이 받으려면 법적 배우자가 돼야 했다. 우씨는 2016년 당시 미성년자였던 A씨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A씨의 집에서 반대하자 이후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신했다고 거짓말하고, 혼인신고를 하기 전 반년 간 동거하기도 했다. 우씨는 이 기간에 다른 여자를 만났고, 심지어 이성과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A씨와 헤어지지는 않았다. 2017년 4월, A씨가 성인이 돼 부모 동의없이 법적 부부가 될 수 있게 되자 두 사람은 양가 가족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 그리고 같은 달 우씨와 A씨는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우씨는 미리 얻어둔 니코틴 원액과 주사기를 챙겨 A씨와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그는 공항에서 자신이 사망하면 A씨가 1억 5000만원의 보험금을 받고, A씨가 사망하면 자신이 5억원을 받는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서류를 작성하다가 헷갈려 자신이 사망 시 A씨가 5억원, A씨가 사망 시 자신이 1억 5000만원을 받는 것으로 가입했다. 오사카에 도착한 다음 날 새벽 아내를 살해한 우씨는 범행 직후에도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했다. 그는 혼자 관광하면서 일본 여성 두 명을 만나 스티커 사진을 찍고 노래방을 가기도 했다. 또 사망 사실을 A씨의 가족에게 즉각 알리지도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우씨는 사건이 터진 지 약 한 달이 지난 5월 20일 보험금을 타기 위해 보험사를 찾았다. “아내가 해외 여행 중 사망했으니 보험금 1억 5000만원을 내게 지급해달라”는 취지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사고 경위에 의문을 품은 보험사 직원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고, 수사기관에 넘겼다. 이 보험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수익자를 본인으로 지정하고, 사망 보험금을 과다하게 설정하는 등 합리적 기준을 넘어선 계약을 했다면 사기 가능성을 의심해본다”고 말했다. ●“아내가 스스로 목숨 끊은 것”…일기장은 진실을 알고 있었다 법정에 선 우씨는 “아내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삶의 의지가 없던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주삿바늘도 A씨가 자신의 팔에 직접 찔렀다고 주장했다. 자살교사 또는 자살방조죄로 처벌받을 수는 있지만, 살인죄는 아니라는 것이다.우씨는 아내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었던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가장 큰 이유로 엄마와의 불화를 들었다. 심각한 가정불화 탓에 우울증을 앓았고 이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우씨는 아내가 사망 직전 엄마에게 보낸 음성 메시지를 근거로 들었다. 실제 아내 A씨는 음성메시지에서 “나가서 죽는 게 나을 것 같아. 엄마도 이런 딸 없는 셈치고 잘 살아”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 이는 우씨에 의해 기획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 안타까운 건 A씨는 숨지기 전 자신이 우씨와 사이에서 임신했을 수 있다고 믿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신혼여행을 떠나기 직전까지 휴대전화로 ‘임신 중 매운 음식 걱정되시나요’, ‘(남편 성인) 우씨 성을 가진 아기 이름, 예쁜 게 뭐가 있을까요?’ 등을 검색했다. 우씨도 일본여행을 떠나기 직전 A씨에게 “지금 당신 뱃속에 아이가 듣고 있을지 몰라 당신의 배를 쓰다듬어 줄게요. 히히!!”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두 사람은 모두 뱃속에 태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얘기다. 우씨가 꼼꼼히 기록해온 일기와 음성 메모는 범행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그는 2017년 1월 일기장에 ‘너무 쉽게 술술 풀리니까 함정이 있을 것 같다’, ‘마지막에 가서 마음이 바뀔 수도 있으니 무조건 잘해주고 헌신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동물을 어디서 찾을지가 제일 걱정이다. 어디에 (주사) 실험을 해봐야 하는데’ 등의 글을 남겼다. 또, 3월에는 ‘곧 오사카로 여행을 갈 생각이고, 삼단절벽에서 그녀를 찌를 예정이다. 3억 정도 돈이 나온다는데 그걸 은행에 넣으면 매월 50만원 정도 돈이 나온다’, ‘3억이면 중산층이라고 한다. 가슴이 먹먹하다’고 썼다. 집에 있는 살인 관련 책을 다 없앤다거나 여행 때 니코틴 원액을 꼭 챙겨야 한다는 등의 기록도 발견됐다. 또, 범행을 하고 일주일 뒤에는 ‘힘든 건 딱 하나, 보험금이 예상대로 나올 것인가 하는 점’이란 내용의 일기도 썼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지자 우씨는 자신이 과대망상과 강박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1심과 2심에서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우씨는 끝까지 무고함을 주장하며 상고까지 했지만 대법원에서 기각돼 결국 형이 확정됐다.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일 못해 팀장이 입 돌아가”…숨진 성희롱 피해동료 비난 벌금형

    “일 못해 팀장이 입 돌아가”…숨진 성희롱 피해동료 비난 벌금형

    성희롱 피해로 우울증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동료 직원에 대해 업무능력을 탓하며 허위사실을 말한 직원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7월 사무실에서 다른 직원들에게 극단적 선택을 한 B씨를 지칭하며 “(B씨 때문에) 팀장이 스트레스를 받아 구안와사가 왔다. 입이 돌아갔다”며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A씨는 또 “속된 말로 (B씨가) 할 줄 아는 게 영어밖에 없고, 업무 기여는 전혀 없었다”면서 B씨의 업무 능력을 지적했다. A씨는 “조직에 적응을 잘하면 돌아가셨겠냐. 부적응 직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B씨는 생전 회사 직원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뒤 회사 생활에 어려움을 겪어 우울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B씨 탓에 함께 일하는 팀장의 “입이 돌아갔다”는 A씨의 발언은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의 팀장이 발음 장애를 겪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뇌 손상에 따른 것으로 B씨의 업무 능력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B씨가 팀장과 근무 태도 문제로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2016년 초인데 팀장의 발음 장애는 그보다 3년 먼저 시작된 점 역시 A씨의 발언은 근거가 없다고 봤다. 또 B씨는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했고, 적극적인 근무 자세를 보였다’는 직무수행 평가를 받았다는 점도 인정됐다. 1심은 ‘B씨 때문에 팀장이 입이 돌아갔다’는 발언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고 “명예훼손 발언으로 피해자의 유족에게 큰 상처를 준 점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B씨가 적응을 하지 못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회사 업무에 적응을 했는지 여부는 회사 구성원들의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이 발언은 의견 표현에 불과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2심도 “A씨가 미필적으로나마 발언의 허위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보이며 명예훼손의 고의도 인정된다”면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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