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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마라톤 남자기록 넘을까

    여자 마라톤은 남자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까. 여자마라톤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철녀’ 폴라 래드클리프(영국)는 지난 13일 열린 런던마라톤 여자부 풀코스(42.195㎞)에서 2시간15분25초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지난해 10월 자신이 세운 세계최고기록(2시간17분18초)을 1분53초나 단축한 놀라운 기록이다.전문가들은 여자선수의 15분대 기록은 2010년 정도에 가서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그러나 래드클리프의 역주로 이를 수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남자 최고기록은 할리드 하누치(미국)가 세운 2시간5분38초로 현재 남녀의 최고기록 차는 채 10분이 되지 않는다.지난 1920년대 여자 최고기록(3시간40분대)과 남자 최고기록(2시간29분대)의 차가 1시간 이상 난 것에 견주면 여자 선수들의 기록단축 속도는 놀랍기만 하다. 최근 남자 기록은 단축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주장 속에 주춤거리고 있다.2000년 이후 세계기록 경신은 단 한차례로 지난해 하누치가 세운 현재 세계기록뿐이다. 반면 여자는 2001년 다카하시 나오코(일본)가 ‘마의 20분벽’을깬 것(2시간19분46초)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네차례나 새로운 기록이 작성됐다. 남녀기록 차가 시간이 흐를수록 좁혀지자 전문가들의 관심은 이제 얼마나 좁혀질까가 아니라 과연 여자 마라톤이 남자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까에 모아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마라톤이 종목 특성상 여자에게 유리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체육과학원 이명천 박사는 “마라톤이 지구력을 요하는 장거리 레이스인 만큼 체지방이 많고 골반의 안정성이 남자보다 뛰어난 여자들에게 유리해 조만간 남자기록을 넘어설 것이라는 논문도 발표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
  • 거제 해금강·외도 농익은 봄 나들이

    거제의 봄은 이미 농익었다.겨우내 꽃을 피웠던 동백은 부드러운 봄바람에도 후두둑 소리를 내며 떨어져 바닥을 붉게 물들이고,섬 구석구석 하얗게 색칠했던 벚꽃도 절반쯤 졌다. 뭍과 바다엔 온통 푸르름이 넘쳐나고 날씨는 초여름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거제는 본 섬을 비롯한 부속섬들이 대부분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바위섬이다.이중 가장 돋보이는 것이 동부면 갈곶리 산1번지에 있는 부속섬인 해금강이다.중국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러 서불 일행을 보냈다는 전설이 전해질 정도로 바위들이 아름답다. 해금강은 무인도다.보통 유람선을 타고 섬 주위를 돌며 비경을 감상할 뿐,상륙은 할 수 없다.몇 군데서 배를 띄우는데,남부면 다대리 도장포 선착장(055-632-8787)이나 일운면 해금강 선착장(〃-633-1352)이 가까운 편이다.이 두 곳에서 띄우는 배는 해금강 및 외도해상농원을 묶은 코스를 운항한다. 도장포를 출발한 지 10여분 정도 되었을까.해금강에 왔다는 선장의 방송을 듣고 뱃전으로 나오니 우뚝 솟은 바위들이 눈 앞을 가로막는다. 섬은 불과폭 10m 정도의 십자 수로에 의해 분리돼 있다.배가 마치 절벽에 부딪힐 듯 아슬아슬하게 수로를 통과하는 동안 까마득하게 올려다보이는 해금강 바위들의 모습은 경탄을 자아낸다. 특히 바위들을 비집고 자라나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해송들은 벼랑을 화폭으로 삼아 벽화를 그린 듯하다.한 마리의 사자가 마치 짐승을 삼킬 듯이 머리를 물 위로 드러낸 모습의 사자바위,쌍촛대 바위 등이 눈길을 끈다. 해금강에서 방향을 북동쪽으로 틀어 10분쯤 달리면 외도해상농원이 있는 외도다.바위들이 병풍을 친 듯 섬 외곽은 벼랑으로 둘러싸여 있다. 지중해의 한 섬을 옮겨놓은 듯한 이곳은 얼마 전 작고한 이창호씨의 필생의 역작.1969년 첫 발을 디딘 뒤 동백나무와 바위로 뒤덮인 섬을 개간해 세계적인 식물원으로 만들었다. 이곳에선 동백나무 외에 아열대 선인장,다양한 야자수들,유카리,종려나무,남아프리카산 압데니아 등 1000여종의 열대,아열대 식물이 자라고 있다. 외도 선착장에서 내리면 우선 야자수들이 늘어선 경사진 길을 걸어 올라가게 된다.길 왼쪽으로예쁜 흰색 건물이 있어 가까이 가보니 화장실이다.내부 벽에 둥그렇게 창을 여러개 뚫어 놓았는데,볼일을 보며 내려다 보는 바다 풍광이 절경이다. 좀 더 올라가면 50여종의 대형 선인장이 눈길을 끌고,이어 비너스 조각이 전시된 고풍스러운 서구식 정원이 나온다.일명 ‘비너스 가든’이다.이 농원의 안주인 최호숙씨가 헌 책방에서 우연히 산 책의 겉표지 그림에 반해 그대로 꾸민 정원이라고.후일 해외여행을 하다가 그것이 베르사유 궁전 가든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가든 옆은 세계 각지의 꽃이 만발한 꽃밭.이곳을 지나 대숲이 무성한 오솔길을 지나면 해금강과 대마도,서이말 등대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다.맑은 날엔 대마도가 선명하게 보인다는데,해무 때문인지 가물가물하다. 외도는 아름답지만 관람은 불편하다.정기 여객선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유람선을 타고 들어와야 하고,1시간30분(평일엔 2시간) 후 타고온 배로 되돌아 나가야 하기 때문.정해진 코스를 돌며 후다닥 구경하고,사진 몇 장 찍으면 서둘러 배를 타야 한다. 요금도 유람선 승선료(1만 2000원),농원 관람료(5000원),해상국립공원 입장료(1300원) 등 외도 한번 보려면 3번이나 내야해,관광객들의 원성이 잦다. 거제에선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빠뜨릴 수 없다.700리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비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돌다보면 하루가 짧게 느껴진다. 특히 거제대교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을 따라 둔덕∼거제∼동부∼홍포∼여차∼다대∼해금강∼학동∼구조라∼장승포∼옥포로 이어지는 서남부 해안도로엔 빼어난 절경이 즐비하다. 거제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승용차의 경우 수도권에선 경부고속도로∼대전·진주고속도로(진주 분기점)∼남해고속도로(사천IC)∼통영∼거제 코스를 따르면 된다.서울서 거제까지 5시간 정도 소요.대중교통은 서울 양재동 남부터미널(02-521-8550) 에서 거제 고현 및 장승포까지 고속버스가 하루 8회,직행버스는 5회 운행된다.고현,장승포에서 거제도내 각 지역으로 시내버스가 운행된다. ●숙박 장승포동 한려비치(055-5161) 및 신현읍 장평리 오아시스(〃-636-8900) 등 호텔과 남부면학동리 몽돌해변의 학동몽돌펜션(〃-688-2623) 등이 깔끔하다. ●인근 둘러볼 만한 곳 학동 몽돌해변에 가보자.갖가지 색깔의 동그란 돌이 쌓여 이루어진 해변을 맨발로 걷는 느낌이 상쾌하다.새롭게 단장한 신현읍 고현리의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도 가볼 만하다.기존의 포로 막사 몇 동에 더해 전쟁 당시의 포로수용소를 축소 재현한 대형 디오라마관,6·25역사관,포로생활관 등 30여가지의 시설을 새로 갖추었다.수석과 난이 어우러진 동부면 구천리 거제예술랜드(〃-633-0002)도 둘러볼 만하다. 식후경 거제시 신현읍 장평리 ‘가람’(055-637-8482)의 굴요리 맛이 좋다.이중 철판구이는 이집이 가장 자신있게 내세우는 메뉴.싱싱한 생굴을 각종 야채와 양념으로 버무린 다음 달군 철판에 즉석에서 구워먹는다.아마 전국에서 유일한 굴 양념 철판구이일 것이라는 것이 윤미희 사장의 자랑.1만 5000원짜리 한 접시면 서너명이 소주 한 잔 곁들여 먹을 만 하다. 전골은 각종 야채와 굴을 넣고 끓여내는데,고소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2만원 짜리 한냄비면 서너명이 먹을 수 있다.다양하게 먹고 싶으면 코스요리를 시키면 된다.생굴은 물론 튀김,보쌈,철판구이,꽂이,탕수육,전골 등 15가지의 굴요리를 맛볼 수 있다.1인당 1만 5000원. 해금강 인근의 ‘천연송 횟집’(055-632-3118)의 어죽 맛도 유명하다.주로 도미를 재료로 쓴다.요즘 같은 봄·여름엔 참돔,가을·겨울엔 감성돔을 쓴다.광어 등을 쓰는 집도 있는데 ‘어죽 맛은 도미 맛’이란 것이 주인 김옥덕씨의 신조다. 1인분 1만 5000원이지만 2인분 이상 시켜야 먹을 수 있다.서너명이 참돔회(7만∼8만원)를 시켜먹으면 뼈와 머리를 넣어 죽을 쑤어준다.
  • [실크로드를 가다] ①서역 가는 관문 ‘둔황’

    중국 시안(西安)에서 로마까지.일찍이 수많은 여행자들이 목숨을 걸고 다녔던 기나긴 이 길을 후세 사람들은 ‘실크로드’라고 부른다.이 길을 통해 교류된 문명의 씨앗은 동서에서 튼실한 열매를 맺었다.바닷길 발달 이후 쇠락했지만,당시의 눈부신 흔적은 지금도 전세계 여행자들을 끊임없이 유혹한다.동서 문명 교류의 중심축인 실크로드를 ‘둔황’ ‘투루판·우루무치’ ‘카스’ 등 거점 도시들을 중심으로 3회에 걸쳐 연재한다. |둔황(중국) 글·사진 임창용 특파원|‘성대하게 번성한다.’란 뜻을 지닌 둔황(敦煌)은 동서문화가 최초로 교류한 장소.시안을 출발해 현재의 신장웨이우얼 자치구를 의미하는 서역(西域)으로 넘어가는 관문이었다. 둔황에 들어서니 도심 한복판 네거리에 서 있는 톈뉘상(天女像)이 불교예술의 도시임을 새삼 일깨워준다.둔황은 수·당시대에 전성기를 이루었다.이 때 동서의 승려들이 모여 화려한 불교예술을 꽃피웠다. 둔황에 온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500여개의 굴이 뚫려 있는 모가오쿠(莫高窟)·룽먼(龍門)·윈강(雲崗) 석굴과 함께 중국 3대 석굴로 꼽히며,중국 불교미술의 보고(寶庫)다.예전엔 굴 앞에 설치한 목조계단을 통해 굴을 드나들었다고 하는데,지금은 송대에 만든 것만 남아 있고 대부분 나중에 만든 콘크리트 계단이다. 모가오쿠는 지정된 가이드를 따라 허가된 곳만 구경할 수 있고 사진·비디오 촬영은 할 수 없다.개방된 굴은 모두 192개.그 중 시기별로 몇 개씩 돌아가며 관람을 허용한다. 한국의 기자를 맞이 한 자오쥔화(趙俊華·45) 둔황시장은 “불상과 벽화 훼손을 막기 위해 보다 엄격한 관람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각 굴엔 통풍과 온도 조절장치까지 설치돼 있다.”고 말한다. 한국역사를 연구한다는 중국인 가이드 리신(李新·35)씨를 따라 나섰다.먼저 들어간 곳은 당나라 말기 만들어진 제17호 장징쿠(藏經窟).모가오쿠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1900년 장경굴 내 벽에 숨겨져 있던 또하나의 굴(16호)에서 수많은 문서가 발견되고부터다.불교경전은 물론 천문·지리·문화·의학 등 다방면에 걸친 문서가 발굴됐으며,신라 때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도 여기서 발견됐다. 한 두개도 아니고,수백개의 굴 모두에 이토록 다양한 불상과 벽화가 있다니!.입이 딱 벌어질 따름이다.이곳 석굴들은 20세기 들어 서양의 도굴꾼들에 의해 상당부분 훼손됐음에도 그 규모와 다양함,뛰어난 예술성 등으로 관람객들을 압도한다.입장료는 86위안.일부 굴은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모가오쿠를 나와 서북쪽으로 20분쯤 가니 모래산이 끝없이 펼쳐진 밍사산(鳴沙山)이다.바람이 불면 모래가 춤추며 우는 듯한 소리를 낸다고 해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밍사산 입구에서 10분쯤 걸어서 들어가면 3000년 동안 마른 적이 없다는 샘 웨야취안(月牙泉)이 나온다.크기가 동서 약 220m,폭은 40m에 이른다.‘사르르 사르르’ 나는 모래 소리가 투명한 호수에 비친 누각과 어우러져 신비감을 자아낸다. 부드러운 촉감을 만끽하기 위해 맨발로 산에 오르려니 얼마 못가 숨이 턱턱 막히고,푹푹 빠지는 통에 더이상 오르기 어렵다.임시로 설치돼 있는 나무 계단으로 정상에 올랐는가 싶었는데,앞에 더 높은 산이 가로막는다.밍사산은 이렇게 모래산 봉우리가 끝없이 이어진다.그 길이와 폭은 각각 40㎞,20㎞. 계단을 통해 산을 내려가니,20위안을 내라고 한다.나무 계단을 이용했기 때문이란다.장삿속이 얄밉지만 어쩔 수 없는 일.밍사산에선 낙타 타는 재미를 빠뜨릴 수 없다.보통 몇 개의 모래산을 에둘러 돌아오는데,요금은 코스에 따라 20∼50위안이다.여행자를 태우고 길게 줄지어 가는 낙타들은 모래산과 어쩜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예전 캐러밴들이 사막을 가로지르던 모습도 아마 이랬을 것이다. 시간이 허용한다면 둔황구청(敦煌古城)과 위먼관(玉門關)도 둘러볼 만하다.둔황구청은 송나라 때의 고성.둔황 시내에서 서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황량한 대지 위로 성벽이 보이기 시작하는데,바로 둔황구청이다.1987년 중·일 합작영화를 찍기 위해 고성과 거리를 실물 그대로 재현했다. 위먼관은 흉노족으로부터 서역을 지키기 위해 한무제의 명령으로 지어진 둔황 서북쪽 관문.동서 길이 24m,남북 길이 26m,높이 9.7m의 흙벽 건축물이다.2000년 이상이흘렀음에도 흙벽에선 견고함이 느껴진다. sdargon@ ◆실크로드는... 기원전 2세기 한무제때 뚫려 실크로드는 기원전 2세기 한무제 때의 장군 장건(張騫)에서 유래를 찾는다.흉노족 정벌을 위해 다른 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하며 지나간 루트가 이후 실크로드로 발전한 것으로 본다. 당시 장건은 시안을 출발해 둔황,투루판,우루무치,톈산(天山)산맥을 지나 인도방면으로 넘어갔다가 카스,쿤룬산맥,둔황을 거쳐 돌아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길을 따라 중국에선 비단을 유럽으로,유럽에선 향신료를 비롯한 수많은 문화를 중국에 전해주었다.특히 불교는 인도에서 실크로드를 거쳐 중국에 전해진 뒤 한국·일본까지 전래됐다.루트를 따라 흩어져 있던 소수민족들은 문화융합에 큰 역할을 다해왔다.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실크로드엔 크고 작은 길이 무수히 많지만,주요 루트는 3개다.먼저 톈산산맥을 경계로 북과 남으로 나뉜다.북쪽길인 톈산북로(天山北路)는 둔황∼하미∼투루판∼우루무치∼카자흐스탄∼로마,남쪽길인 톈산남로는 투루판∼쿠처∼아커쑤∼카스∼파미르고원∼로마 코스다.나머지 하나는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의 시위남로(西域南路)로 둔황∼러우란∼허톈∼카스를 거쳐 톈산남로로 합류한다. ◆가이드 ●항공편 현재 실크로드 가는 길은 멀고 불편하다.베이징이나 상하이 등을 거쳐 우루무치나 둔황으로 가야 하기 때문.대기시간까지 합치면 오고 가는 데 이틀을 온전히 보내야 한다.그러나 중국 신장항공사가 오는 5월1일부터 인천∼우루무치 직항로에 주1회(목) 비행기를 띄워 실크로드 길이 한나절권으로 짧아진다.비행시간은 5시간 정도.직항노선은 10월 말까지 운영된다. 우루무치에서 둔황까지는 항공편(1시간30분)이 빠르나,버스나 기차를 이용해 오아시스의 도시 투루판 등을 거치는 방법도 권할 만하다.투루판엔 가오창구청과 훠옌산 등 세계적 유적들이 즐비하다.물론 투루판이나 하미에서 1박해야 한다.둔황 시내엔 철도역이 없고 2시간 떨어진 류위안에 둔황역이 있다.역에서 둔황까지 가는 미니버스가 자주 출발한다.시내는 모두 걸어서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다. ●먹거리 말로만 듣던낙타발 요리를 둔황에서 맛보자.모양은 도가니 수육 비슷한데 고소하면서도 입에서 살살 녹는다.3성급 호텔 둔황빈관에서 코스요리 ‘둔황연’을 시키면 낙타발 요리를 비롯한 17가지 고급요리가 순서대로 나온다.값은 300위안(4만 5000원).상당히 비싸지만 한번쯤 호사를 부려볼 만하다. 모가오빈관의 쓰촨요리점에선 매운 닭고기 냄비(35위안)를 맛볼 수 있고,둔황 시내 사저우 바자르(시장)의 노점식당에서 양고기 꼬치구이나 만두,군고구마,조린 달걀 등을 사먹는 재미도 쏠쏠하다.10위안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둔황,투루판,카스 등 신장자치구 지역은 양고기 음식 일색.양고기 특유의 냄새 때문에 고역을 치르기 쉽다.감수할 자신이 없다면 김치,고추장 등 밑반찬을 준비해가자. ●시차 및 환율,물가 한국보다 1시간 늦다.환율은 100위안에 1만 5500원.물가는 상당히 싸다.시장에서 실크 스카프 30위안,수공 동(銅)화병 20위안 정도.물건을 살 때 일단 3분의1 가격으로 후려쳐 깎은 가격으로 흥정을 시작해야 후회가 없다. ●숙박 및 여행상품 3성급 이하호텔만 있다.둔황빈관 ,둔황다주뎬이 비교적 고급스럽다.380위안부터.배낭여행자가 이용할 만한 호텔로는 페이톈빈관이 좋다.숙박료는 280위안.공동침실을 쓰면 침대 하나당 20∼30위안으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다. 우림여행사가 5월1일부터 인천∼우루무치 직항편을 이용해 기존의 200만원대가 넘던 실크로드 상품가격을 50만원 정도 줄인 상품을 선보인다. 우루무치∼둔황∼하미∼투루판(6박8일) 129만원,우루무치∼이닝∼둔황∼하미∼투루판 149만원.실크로드상 중국 마지막 도시인 카스를 넣은 우루무치∼이닝∼카스 상품은 159만원이다.(02)771-8366.
  • 요즘 어떻게/ 광주항쟁 산 증인 송기숙 前 전남대 교수

    “광주는 그가 있어 광주였다.”(시인 고은),“교육 민주화의 맨 앞줄에 선 사람”(평론가 백낙청),“한 대학에서 함께 숨쉰다는 것 자체가 설렘”(전남대 독문과교수 김용대). 3년 전,36년 동안 가르치던 일을 접고 물러난 송기숙(68·전 전남대교수·국문학)에 대한 평가다.대학가에서는 ‘그림자도 안 밟는다.’는 이 시대의 스승이자 사회운동가,소설가 등 삼위일체로 지난한 삶을 버텨왔다고 서슴없이 말한다.지인들은 어쭙잖은 옛날의 명성을 팔아 돈과 권력에 자신을 내맡긴 배반의 역사를 경험했던 현실에서,들고 날 때를 정확히 알고 스스로 실천하는 지성인으로 자리를 내줬다. 임 2년 전인 98년부터 광주에서 가까운 전남 화순에 거처를 마련하고 부인 김영애(65)씨와 못다한 오붓함을 즐기고 있다.알맹이 없는 형식에 넌더리를 내는 그이기에 정년 퇴임식도,명예교수직도 마다했다.글을 쓰면서 지인들과 한 달에 한 두번 맥주집에서 만나 소회를 푼다.황석영의 ‘황구라’처럼 그의 별명도 ‘송구라’다.양의 동서를 넘나드는 천변만화로 좌중을 압도하는입담이 걸쭉하다. ●나무꾼은 불이 나면 불부터 꺼야 현대사에서 70년대는 유신독재,80년대는 군부독재로 점철됐다.교정과 거리는 최루가스로 뿌옇고 교단은 무너지고 감옥은 학생들로 넘쳐났다.그는 이 때 두번에 걸쳐 2년 동안 투옥된다.유신독재가 독이 올라 있을 즈음인 78년 6월27일.“교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자체에 모욕감을 견디지 못하겠다.”며 떨쳐 일어선 그는 ‘교육지표’ 사건 주동자로 붙잡힌다. 백낙청에게 부탁해 기초한 선언문을 연세대 해직교수인 성내운에게 전달하고 동료교수 50여명의 서명을 받아 해외 언론과 대학가에 배포한 죄목이다.선언문 내용은 국가주의적 교육사상을 더 이상 강요하지 말라는 것.자유실천문인협의회(민족문학작가회의 전신)의 지지 성명과 전국 대학가 시위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됐다.훗날 이 사건은 교육현실의 모순과 교육사상의 흐름을 되짚는 이정표로 자리매김된다.스스로도 “참 대단한 사건이었다.광주민중항쟁의 전사(前史)”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이 때 해직되면서 6년만인 84년에야 교단에 돌아온다.두번째 체포는 80년 광주민중항쟁 때 학생수습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한 죄목이다.이 대목에서 그는 담배에 불을 붙여 절반 가량 태운 뒤 말문을 열었다.“분을 삭이지 못할 때였지.일주일 내내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았어.오죽이나 술을 마셨으면 고은 선생이 ‘소주 1000병’이란 별명을 나에게 붙였겠어?” 그는 지독한 애주론자다.말술을 먹고도 건강한 비결을 선친의 덕으로 돌렸다.어쩌면 술만이 지쳐 있던 그의 심신을 지탱해줬을 것이란 생각이 스쳤다.이야기 내내 곧추세운 노익장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서 그의 젊은 날 혈기가 묻어나온다.“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기를 펴고 살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스승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는 5·18 민중항쟁 이후 관련 연구소를 만들어 자료를 정리하고 책으로 엮어냈다.영·호남 지방사회연구회 연합회(현 지역사회학회)도 교수 200여명으로 구성해 지역의 벽을 깨뜨리고자 했다.또 94년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을 맡아 문단에서 할 일을 밀어붙였다.오늘의 교육풍토를 묻자,대번에 위기상황으로 진단했다.대학에서는 교양과목 대신 영어회화가 차지하고 있고 기능인만을 길러내면서 보편적 가치가 홀대받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초등학교는 민주 시민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기본자질을 가르치는 데 뒷전이라고도 했다.교수란 모름지기 사람답게 살면서 시대에 맞는 가치를 찾아 의로운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정의를 내렸다. 하지만 우울한 터널에서 빛을 보듯 그는 20∼30세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을 찾았다.그는 컴퓨터 도사다.하루에 2시간 가량 인터넷 바다로 들어가 축약된 언어,막힘 없는 쌍방식 토론에 미소짓는다.심지어 이들이 내뱉는 거친 언어도 카타르시스 순기능으로 이해했다.“컴퓨터 세대가 우리 사회의 주류로 올라서면 지역감정이 눈녹듯 사라질 것”이라고 보는 것도 이들의 격의없는 토론과 건강함을 이유로 들었다.투쟁의 역사가 적잖은 한총련이 일본의 적군파(赤軍派)류로 전락하지 않고 균형감각을 찾아가는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젊은이들에게는 개인적 관심보다 사회적 관심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은 역사적 시각이 바탕이다 기숙은스스로도 교수냐,작가냐의 물음에는 즉답을 망설인다.평론가 임환모씨가 “그의 작품은 현실과 인간적 진실 사이의 대립을 바탕에 깔고 전일적 인간에의 열망을 강하게 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시피 때로는 글로써 저항했고,때로는 교육변혁 현장의 맨 앞줄에 섰다. 그는 64년 평론가로 출발했으나 66년 이후 소설가로 각인된다.작품마다 민중의 저력을 담았다.‘자랏골 비가',‘암태도',‘녹두장군'(12권),‘5월의 미소' 등 분단의 애환을 담은 단편작은 가짓수에서 단연 으뜸이다.현장을 중시하는 그가 녹두장군을 쓸 때 일화를 들려줬다.백산전투에 참가한 농민군이 1만명이었으나 전주봉기에서는 그 절반으로 줄었다. 역사학자 누구도 이를 설명하지 못했다고 한다.“백산전투는 음력 4월 말로 보리가 필 때다.민중의 배고픔이 극에 달할 때였다.전주전투는 보리죽이라도 먹을 수 있을 때였다.”라고 결론을 내려 지금도 학회에서 정설로 통한다.‘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말도 민중의 한이 스며 있다.풀죽으로 연명하다 보면 변이 굵어져 실제로 똥구멍이찢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철저하게 역사적 인과관계를 두고 글을 쓴다.그는 얼마전 틈틈이 써오던 단편집 2권의 퇴고를 마쳤다.앞으로 2년을 잡고 국내 설화(說話)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소설적 재미로 덧칠하는 일에 매달리고자 한다.설화에는 민족정신과 의식이 녹아 있고 민족 동질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았다.아름다운 존재로 기억되고 있는 그는 마지막까지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화순 남기창기자 kcnam@
  • 경남 함양 개평마을 고택 찾은 아이들“사랑채가 저렇게 생겼구나” 마냥 신기

    한달에 100명씩 인구가 줄고있다는 경남 함양의 작은 마을이 오랜만에 부산해졌다.“아이들 소리가 들리니 사람사는 동네 같다.”며 ‘어르신’들도 들뜬 목소리다.온동네가 잔치마당이었다. 서울의 초등·중학생 50여명은 지난 19일 함양으로 내려와 2박3일 동안 한옥문화원(원장 申榮勳)이 경남 함양군(군수 千士寧)에서 개최한 ‘한옥으로의 초대’ 행사에 참가했다. 학생들은 아름다운 한옥 100여채가 있는 함양군 지곡면 개평마을에서 한옥의 멋과 장점을 체험했다. 예로부터 ‘좌 안동 우 함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리산과 덕유산 사이에 자리잡은 함양은 영남 유림의 맥을 이었던 유서깊은 곳이다. 이 마을의 역사 한 가운데에는 조선 성종 때의 성리학자이자 조선시대 5현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정여창(鄭汝昌·1450∼1504) 선생이 있다.개평마을 입구에서 ‘일두 정여창 고택’이라고 쓰인 표지판을 따라 들어서면 박석(薄石)을 깐 고샅과 담장이 보인다.안동 하회마을보다는 덜 알려졌으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단박에 호감을 불러일으킨다.부녀회에서 마련한 점심식사는 잊혀졌던 ‘시골인심’ 그대로였다.이른 아침에 집을 떠나온 아이들은 점심을 먹는 동안 내내 소란스러웠지만 고택에 들어서자 자못 엄숙해졌다.3000평의 대지에 솟을대문을 거쳐 사랑채,안사랑채,안채,아래채,사당까지 14채의 건물로 이뤄진 고택은 1570년대 건축물로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양반집으로 잘 보존된 중요민속자료 186호다. 신영훈(67)원장은 “우리가 서 있는 곳이 사랑채 앞마당이에요.층층다리를 올라가 댓돌을 거쳐 마루로 올라갑니다.”마당에서 마루로 올라가며 한옥의 명칭을 하나하나 가르치면서 홍수와 폭설에 대비해 집채를 조금 높게 지은 조상의 슬기를 설명해주었다. 남녘이라해도 눈이 올듯 흐리고 쌀쌀한 날씨인데 신 원장은 아이들에게 대청마루에 앉기를 권했다.한옥의 이론과 실기,양면에서 최고의 장인으로 꼽히는 그는 아이들에게 한옥에서는 예의범절을 지켜야한다고 일러주고 싶은 듯했다. 신 원장은 한옥이야기를 술술 풀어가기 시작했다.“마루와 온돌이 한 구조물에 함께 있는 것은 우리 한옥밖에 없습니다.세계 어떤 건축물에도 없는 자랑이지요.온돌은 고구려의 구들에서 유래한 것으로 우리가 원조인데 최근에는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도 우리 것을 차용해 방바닥에 난방을 하는 예가 늘고 있어요.서양사람들이 우리처럼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가기 시작했어요.”“또 움직이는 벽,즉 문을 활용해 때로는 열고 때로는 닫는 이런 형식도 우리 한옥에밖에 없는 것입니다.”아이들도 추위를 잊고 눈을 반짝이며 신 원장의 설명을 메모지에 받아적었다. “흔히 한옥은 설계도면이 없는 집이라고들 말하지요.잘못 알려진 말입니다.조선 정조 때 축조된 수원성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데 설계도면은 정확하고,당시 수원성 부근의 지도를 반도체보다 더 가는 선을 이용해 목판으로 새긴 것을 여러분은 세계의 친구들에게 알려야합니다.”서양의 것은 과학적,한국적인 것은 비과학적이라는 것은 잘못이라고 알려주었다. 부모님의 권유로 참석했다는 우연수(경기 고양시 화중초등 5학년)양은 “한옥이란 그냥 옛날 집인줄로만 알았는데 조상의 지혜와 슬기가 듬뿍 담겨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2시간 남짓 고택을 둘러본 신 원장은 “집과 문화에 대한 오늘의 체험은 아이들이 자란 후 자연스럽게 되살아나게 된다.”면서 “서구화된 환경에서 자라지만 언젠가는 우리 것이 그리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마을회관에서 엿을 만드는 과정도 살펴봤고,옛날 책을 묶는 방법도 실습했다.문화재 전문 사진작가 김대벽선생의 한옥 실내를 담은 슬라이드도 감상하며 옛 생활도 익혔다.밤9시,부녀회에서 내온 식혜를 밤참으로 먹은 아이들은 간간이 내리는 눈발 속에 칠흑같이 어두운 길을 걸어가 한옥에서 잠을 잤다.다음날 아침 아이들을 깨운 건 알람시계가 아닌 장닭의 홰치는 소리였다.그리고 아이들은 고택의 주인,정여창 선생이 걸었던 길을 산책했다. 함양 허남주기자 yukyung@kdaily.com ◆신영훈 한옥문화원장의 '한옥예찬' 한옥문화원 신영훈 원장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한옥 연구의 최고 ‘장인’이다. 신원장이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옥 강좌를 여는 것은한옥에 담긴 민족의 지혜와 자부심을 파묻어둬서는 안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한옥 체험은 버르장머리없고 생각짧은 요즘 아이의 교육에도 좋다고 믿고 있다.나무,흙,돌로 만들어진 한옥은 환경친화적이고 전자파 공해를 막아주는 21세기 최적의 주거공간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신원장의 한옥 자랑을 들어본다. ●왜 한옥인가 70년대까지만 해도 한옥촌 동네의 한 골목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은 다 친구였다.골목에서는 나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위계질서가 생겼고 특출한 녀석은 골목대장이 되는 작은 사회가 만들어졌다.그러나 요즘은 이웃을 잃어버렸다.우리는 인간의 속성인 유대감이나 소속감이 없는 비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 한옥은 이런 현대인의 정신적인 빈곤감을 충족시켜줄 공간이다.한옥을 막연히 옛 건축물만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시대에 관계없이 구들과 마루를 깐 대청이 있는 집은 다 한옥이다.구들은 추운 북방에서 시작된 난방시설이다.반대로 마루는 무덥고 습기 많은 남쪽 지방에서 발전했다.난방은 폐쇄적이라야 효과가 있는데 구들이그렇다.반면 마루는 지면보다 높은 공간으로 사방이 열려있다.폐쇄적인 구들방과 개방적인 대청이 조화를 잘 이룬 것이 한옥이다.한옥의 개념은 넓다.우리나라 아파트는 온돌식이므로 한옥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한옥에 숨어있는 지혜를 읽어라 겨울을 따뜻하게 여름을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 한옥의 첫번째 장점인데 매우 과학적이다. 여름에는 해가 중천에 높이 떠서 하짓날 낮 12시 태양의 남중고도는 70도이다.마당이 수평이고 집의 기둥이 수직이라고 기준선을 정했을 때 한옥의 처마는 직사광선을 막아주며 처마 밑의 공간은 공기의 대류 현상으로 추위와 더위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겨울철에는 햇볕이 방안 깊숙이 비쳐 집안이 따뜻해진다.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 처마에 걸리면서 머문다.또 경사진 서까래가 앞을 가로막아 더운 공기는 오래 남아있게 된다. ●집이 사람을 만든다 천장이 낮으면 기(氣)가 쇠하고 너무 높으면 기가 승(昇)한다.기가 승하면 사람이 오만해지고,기가 쇠하면 건강이 나빠진다.넘쳐도 부족해도 좋지않다는것을 알았던 조상들은 방과 마루의 천장높이를 달리했다.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천장 높이가 일정해서 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의자와 침대를 사용하면 천장이 더 낮아져 기는 쇠해진다. 구들장을 놓은 온돌방에는 아랫목과 윗목이 있고 그에 따라 장유유서의 예의와 질서가 있었다.또 더운 기운과 찬 기운을 골고루 느껴야 혈액순환에 이롭다는 점을 한옥의 구들은 고려했다.지금도 온돌방은 있지만 아랫목이 없어졌다.파이프를 아랫목엔 촘촘히,윗목엔 드물게 깔아 온도의 차이를 만들어 아랫목과 윗목을 만들 수 있다. 허남주기자
  • 꿈은 이루어진다 2003년 꿈나무/이봉주 대잇는 지영준

    “목표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입니다.” 마라토너 지영준(22·코오롱)의 목표는 올림픽에서 월계관을 쓰는 것이다.아직까지 차세대 주자로 불리고 있지만 머지않아 ‘국민마라토너’ 이봉주(33·삼성전자)의 대를 이어 한국마라톤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다. 풀코스는 두 차례밖에 뛰어보지 못했다.그러나 가능성에서 그를 따라갈 선수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첫 풀코스 도전인 지난 2001년 춘천마라톤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기록도 2시간15분35초로 첫 출전으로서는 상당히 좋았다.두번째 풀코스 도전인 지난해 11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9분48초(3위)로 10분벽을 깼다.모두가 놀랐다. 역대 한국 마라토너 가운데 두번째 도전만에 9분대에 진입한 선수는 아직까지 한 명도 없기 때문.특히 이 기록은 지난 2000년 2월 이봉주가 도쿄마라톤에서 현 한국최고기록(2시간7분20초)을 세운 이후 3년 가까운 시간만에 처음으로 2시간10분 안에 들어온 것이다. 충남 부여 태생으로 부석중 3학년 때 육상을 시작했다.체력장때 달리기하는 모습을 본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뒤늦게 입문한 것. 그러나 고교 진학 뒤 빼어난 실력을 과시하며 한국의 중장거리 대표 주자로 성장했다.99년 고 정봉수(2001년 작고) 감독의 눈에 띄어 마라톤 명가 코오롱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인 마라톤 수업을 시작했다. 중장거리 선수인 만큼 스피드는 자신있다.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5000m와 1만m에 출전해 각각 7위와 9위를 차지했다. 지영준의 등장으로 이봉주 은퇴 이후를 걱정하던 마라톤계는 큰 힘을 얻었다.전문가들은 “조금만 경험을 쌓으면 세계적인 철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면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부산에서 1차 동계훈련을 마친 지영준은 10일 중국 쿤밍으로 고지대훈련을 떠났다.오는 8월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초점을 맞출 작정이다. 박준석기자
  • [씨줄날줄]출구조사

    대통령 선거 투표가 끝나는 오후 6시가 되면 TV 방송에선 일제히 예상 당선자를 밝힐 것이다.개표가 시작도 안 됐지만 당선 유력자를 지목해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 줄 것이다.출구 조사라는 마법이다.눈가림의 마술이 아니라 진실을 밝혀 내야 하는 마법이다.실패라도 하는 날이면 방송사의 신뢰도는 만신창이가 된다.2000년 11월 미국의 대선에서 그랬다.CNN을 비롯해 방송사들이 앨 고어의 당선을 일제히 보도했다가 2시간 만에 번복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불과 몇 시간이면 밝혀질 사실을 잘못 보도해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방송사가 투표 결과 예상 보도를 피해 갈 수는 없다.신속 보도 또한 사실 보도 못지않게 절실한 방송의 생명이다.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그지않는다면 살림을 접겠다는 얘기가 된다.방송사들은 출구 조사에 명운을 걸고 있다.특히 97년 대선에서 독보적으로 박빙의 결과를 짚어 내 성가를 날렸던 한 TV 방송은 무려 7만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투표 조사' 를 한다고 한다.그뿐이 아니다.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공식 선거 시작과 함께 하루도 거르지 않고 후보별 지지도 추이도 점검해 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방송사들은 숨을 죽이고 있다고 한다.올해의 출구 조사는 유례없이 어려운 수수께끼라는 것이다.선거전이 팽팽한 양강 구도를 이루면서 지지도 차이가 미미하다는 게 첫번째 어려움이라고 한다.둘째는 유권자의 65%가량이 두 번 이상 지지자를 바꾼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언제라도 다시 지지 후보가 변경될 수 있어 정확한 조사가 어렵다고 한다.지지 후보 밝히기를 꺼리는 풍조 또한 높은 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말했다가 혹시 불이익을당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하루가 멀다 하고 실시된 여론 조사 기피증이겹쳤다는 분석이다. 투표 결과에 대한 조급증은 정치적 욕구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정치가 본래 집단간,계층간 엇갈리는 이해를 슬기롭게 조정하는 활동이라면 풀어야 할 갈등이 산적해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그렇다면 먼저 투표를 할 일이다.후보자의 정책을 선택하는 투표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그리고 당선자가 확정되면 조급증은 식혀야 한다.지금까지 내 목소리만 높였다면 이제는 남의 주장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관심과 열정을 사회 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지혜일 것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정남균, 재기의 신발끈 ‘질끈’/새달 후쿠오카마라톤 대비 맹훈련

    한국마라톤의 차세대 주자 정남균(24·삼성전자)이 신발끈을 조여맸다. 다음달 1일 일본에서 열리는 후쿠오카대회를 위해 충남 보령에서의 마무리훈련을 포함 최근 3개월 동안 혹독한 담금질을 했다.이번 기회에 그동안 자신을 따라 다닌 ‘차세대 주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당당하게 한국의 간판마라토너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각오에 차있다. 오인환 감독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이 출전해 치열한 레이스가 예상된다.”면서 “막판 접전에 대비,스피드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고 말했다.이번 대회에는 시드니올림픽 금·은메달을 목에 건 게자헹 아베라(에티오피아)와 에릭 와이나이나(케냐) 등 내로라하는 철각들이 대거 출전한다.버거운 순위싸움이 예상되지만 정남균에겐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기회다. 한국체대 시절 정남균은 생애 두번째 마라톤 풀코스 도전인 2000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1분29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당시 마라톤계는 황영조-이봉주를이을 차세대 스타가 탄생했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세계마라톤의 벽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그해 10월시드니올림픽에서 2시간22분23초의 저조한 기록으로 45위에 머물렀다.잠재력을 인정받아 ‘스타군단’ 삼성전자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인 마라톤 수업에 들어갔지만 좀처럼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왼쪽무릎과 골반의 잦은 부상은 더욱 그를 괴롭혔다.때문에 시드니올림픽 이후 2년동안 마라톤 풀코스 도전은 두차례가 전부다.성적도 모두 10위권 밖이었다. 이런 와중에 정남균의 승부욕을 자극시킨 일이 있었다.차세대 주자로 함께주목받은 지영준(21·코오롱)이 10분 벽을 깨며 한발 앞섰 나갔기 때문.지영준은 올해 중앙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9분48초로 3위에 올랐다. 탄자니아 용병 존 나다사야와 함께 출전하는 것도 마음이 놓인다.이번 대회를 위해 3개월간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편안하게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것으로 예상된다.정남균은 잘생긴 외모 덕에 여고생 팬들이 많다.발렌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 때면 한아름씩 팬레터와 선물을 받지만 마음은 그리 편치않았다.팬들이 바라는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28일 현지로 떠나는 정남균은 후쿠오카에서 그 짐을 훌훌 털어버리려고 한다. 박준석기자 pjs@
  • 세균탐지기등 최첨단장비 동원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18일 바그다드에 도착한 유엔 무기사찰단 선발대는 준비작업에 착수했다.하지만 사찰단 입성 첫날 이라크가 비행금지구역을 초계비행하는 미국·영국 군용기를 공격한 것은 유엔 결의에 대한 “중대 위반”이라고 미국이 경고한 데 대해 이라크가 반발,양측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찰 준비작업 돌입 한스 블릭스(74)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8일 저녁 이라크 고위관리들과 2시간여 동안 첫 회담을 갖고 사찰일정 등을 협의했다.블릭스 위원장은 회담 후 “진전이 있었다.”며 “사찰재개 방식 등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으며 19일 같은 시각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릭스 위원장과 도착한 선발대 25명은 본진 도착에 앞서 통신·모니터 설치와 교통수단 확보 등 준비작업에 착수했다.12명의 군사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찰단 1진이 25일 바그다드에 도착하는 것을 시작으로 2진 80여명이 12월 첫째주 합류한다. ◆첨단장비 총동원 유엔 사찰단은 27일부터 첨단 사찰장비들을 총동원해 700여 곳의 의혹시설을 샅샅이 뒤지게 된다. 소형·경량화된 첨단장비들은 사찰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여 60일이라는 시간적인 제약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눈길을 끄는 첨단장비로는 ‘한나’라는 휴대용 세균 탐지기가 있다.무게가 1㎏밖에 안되며 20분만에 탄저균 등 세균의 유전형질과 염색체를 식별해낼 수 있다.또다른 소형 생화학무기 탐지기는 건물 벽이나 바닥,공기와 물,토양에 남아 있는 대량살상무기 개발 흔적들을 탐지하게 된다. 손전등 크기인 휴대용 방사능 탐지기 ‘레인저’는 다양한 방사성 동위원소들을 감지해내며,휴대용 금속탐지기 ‘알렉스’는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 이용되는 각종 금속물질 등에 대한 성분검사를 신속하게 해낸다. 지하 30m의 터널이나 시설들을 탐지할 수 있는 지하탐지 특수 레이더,지상60㎝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하는 위성 카메라,조작이 불가능한 감시용 디지털 카메라 등도 투입된다. 빈의 IAEA 본부에는 2600명의 연구원들이대기,이라크에서 전송해오는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게 된다. ◆미,“미·영 군용기에 대한 공격은 유엔결의 중대 위반” 미 백악관은 18일 이라크 비행금지구역을 초계비행 중인 미·영 정찰기에 대한 이라크의 공격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경고했다.스콧 매클레런 백악관 대변인은 “유엔 결의는 이라크가 안보리 결의를 지지하는 조치를 수행하는 모든 회원국의 요원에 대해 적대 행위나 위협을 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칠레에서 열리고 있는 남미국방장관회의에 참석중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이날 이라크의 위반행위가 반복될 때까지 기다린 뒤 이를 안보리에 들고가 군사행동 여부를 협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다시 본 손기정옹 베를린마라톤/ 시상식 일본국가 흐르자 식민지 설움에 눈물이…

    1936년 8월9일 오후 3시 베를린올림픽 주경기장.조선청년 손기정은 가슴에 일장기를 단 채 27개국 56명의 선수 속에 끼어 출발선에 섰다.또 다른 조선청년 남승룡도 손기정 옆에서 출발신호를 기다렸다. 그 순간 초조한 손기정의 눈 앞에 여러 모습들이 어른거렸다.그리운 어머니,고국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동무들 …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렸고 손기정은 대열에 섞여 서서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초반 손기정은 서두르지 않았다.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한걸음 한걸음 페이스를 유지했다. 뒤에서 달리던 손기정이 선두그룹으로 나선 것은 6㎞ 지점.32년 LA올림픽 우승자 카를로스 자바라(아르헨티나)를 선두로 포르투갈의 디아스,영국의 하퍼에 이어 네번째였다.손기정은 다른 선수들을 곁눈질하며 여러 작전을 생각했다.한참을 달리던 손기정은 1차 승부를 걸었다.속력을 서서히 내기 시작한 손기정은 21㎞ 반환점을 앞두고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반환점을 돌자 체력이 떨어지는 조짐을 보였다.머리에서 쏟아내리는 땀을 연신 손으로 닦았지만 숨이 차오르는것이 느껴졌다.손기정은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차렸다.앞에는 선두 자바라가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로 달리고 있었다.순간 손기정은 자바라를 잡아야겠다는 강한 의욕이 발동했다.마음을 다잡자 혼미한 정신이 맑아졌다. 선두 자바라를 따라잡은 것은 29㎞지점.이 때부터 손기정의 외로운 질주가 시작됐다.오버페이스한 자바라는 결국 32㎞ 지점에서 쓰러졌다.함께 출전한 일본의 기대주 시오아쿠도 경기를 포기한 상태였다.손기정은 낯선 베를린 시가지를 힘차게 뚫고 지나갔다. 마지막 고비인 비스마르크 언덕.갑자기 손기정에게 참을 수 없는 복통이 찾아왔다.숨이 턱까지 차올랐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손기정의 눈빛은 오히려 강렬하게 빛나기 시작했다.올림픽 참가를 위해 그동안 치러낸 인고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또 일제 치하에서 참담한 생활을 이어가는 조국의 그리운 얼굴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일본 외교관의 모욕적 말도 손기정에게 오기를 불러일으켰다.베를린에 도착한 뒤 일본대사관 직원이 “어째서 조선인이 두 명씩이나 있는가.”라며 비웃던 생각이 났다. 손기정은 길가에 놓인 찬물을 머리에 부었다.한결 정신이 맑아졌다.이를 악물고 뛰었다.땀으로 흐려진 시야에 불현듯 고향에 있는 어머니의 얼굴이 나타났다.그리고 어머니 얼굴 너머로 저 멀리 주경기장의 모습이 들어왔다.손기정은 혼신의 힘을 다해 막판 스퍼트를 시작했다.드디어 주경기장.손기정은 10만 관중의 기립박수와 함성 속에 주경기장에 들어섰다.그리고 남은 힘을 다해 트랙을 한바퀴 돈 뒤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2시간29분19초.마의 30분벽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감격은 오래 가지 않았다.‘반자이(만세)’를 외치는 일본 관중들의 함성이 들렸고,시상대에서는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울려 퍼졌기 때문.식민지 조선의 청년 손기정은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삼켰다.그리고 베를린으로 떠나기 전 양정고보 환송식에서 친구들이 한 말을 떠올렸다.“일본 대표이기 전에 조선 청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박준석기자 pjs@
  • ‘베를린 영웅’ 손기정옹 별세/ 암울했던 시절 겨레에 그 큰 선물 주시고 하늘로 달려간 마라토너

    ‘영원한 마라토너’ 손기정(孫基禎)-.손기정에게 마라톤은 삶 자체였으며,그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였다. 손기정은 한반도가 일제의 압제에 신음하던 식민지 시절 세계를 제패함으로써 겨레의 가슴에 용기를 심었고,광복 뒤에는 서윤복(徐潤福)에서 황영조(黃永祚) 이봉주(李鳳柱)에 이르기까지 한국 마라톤의 영광이 있게 한 뿌리이자 버팀목이 됐다. 그의 마라톤 인생은 고향 신의주에서 시작됐다.1912년 가난한 행상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소학교 시절부터 ‘뜀박질왕’으로 불릴 만큼 달리기에 남다른 소질을 보였다.집안 형편이 어려워 상급 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지만,쌀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던 손기정에게 기회가 찾아 온 것은 32년.평북 대표로 출전한 그는 서울∼영등포 단축마라톤에서 2위에 입상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 해 20살의 늦깎이로 양정고보에 입학한 그는 마라톤에 매진했다.주린 배는 끈으로 졸라맸고,살을 에는 바람이 부는 겨울에는 바람이 숭숭 들어가는 삼베로 된 팬츠 속에 신문지를 넣어 추위를견뎠다.땀은 정직했다.그가 35년 베를린올림픽 일본대표 선발전에서 남승룡(南昇龍·2001년 2월 작고)에 이어 2위를 차지하도록 한 것이다. 마침내 운명의 36년 8월9일.손기정은 당시 인간의 한계로 여겨졌던 30분 벽을 깨고 2시간29분19초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베를린 스타디움에 1위로 골인했다. 남들 같으면 하늘을 날듯 기쁜 순간.하지만 시상대에 선 손기정은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머리에는 영광의 월계관이 씌워지고 관중들의 갈채가 끝없이 이어졌지만,기미가요가 울려퍼지는 스타디움에서 일장기가 그려진 셔츠를 입은 그의 마음은 어둡기만 했다.그의 이름은 ‘손기정’이 아닌 ‘기테이 손’이었고,국적도 조선이 아닌 일본이었다.그러나 손기정은 ‘기테이 손’이아닌 ‘손긔졍’이라는 사인을 관중들에게 건넴으로써 자신이 조선 사람임을 세계 만방에 알렸다. 손기정은 40년 일본 메이지(明治)대 법과를 졸업한 뒤 은행원으로 변신했다.그러나 마라톤에 대한 열정은 그를 돈을 세고 주판을 튀기도록 놔두지 않았다. 그는 광복 뒤 남승룡 등과 함께마라톤보급회를 조직해 후진 양성에 나섰다.47년 자신이 기른 서윤복(徐潤福)을 보스턴마라톤에서 우승시켰고,50년 같은 대회에서 함기용(咸基鎔) 송길윤(宋吉允) 최윤칠(崔崙七)이 1,2,3위를 석권하는 쾌거를 이룩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손기정은 말년에도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조깅을 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그러나 3∼4년 전부터 왼쪽다리 동맥경화증으로 바깥 출입이 어려워졌고,급기야 2000년 12월 병석에 눕고 말았다.그로부터 2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 손기정은 눈을 감았다.‘반환점 없는 마라톤’을 출발한 것이다. 생전에 고향 신의주의 압록강 둑을 달리고 싶다던 손기정.그의 소원이 하늘에서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박준석기자 pjs@ ■손기정옹 연보 ◆1912년 8월29일 평북 신의주 출생 ◆1933년 제3회 동아마라톤(세종로∼영등포역 구간) 우승 ◆1935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 일본대표 1차선발전 우승(2시간26분14초),일본 메이지신궁 체육대회 마라톤 우승(2시간26분42초)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2시간29분19초) ◆1937년 양정고보 졸업 ◆1940년 일본 메이지대 법과 졸업 ◆1948년 대한체육회 부회장,런던올림픽 한국대표팀 기수 ◆1963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 ◆1979년 대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 ◆1981년 서울올림픽유치위원회 대표단 ◆1988년 서울올림픽 성화 최종주자 ◆2000년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고문
  • 실버 ‘컴퓨터 왕’ 가린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이 11일 오후 서울 송파여성문화회관 3층 컴퓨터실에서 능숙한 손놀림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이들은 제1회 ‘송파구 어르신 컴퓨터 경진대회’ 참가자들이다.송파구에서는 나날이 발전해가는 정보화 사회에서 ‘정보약자’가 되기 쉬운 노인들에게 정보화에 대한 인식과 지식을 심어주고 노후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 대회를 마련했다. 노인들은 이날 구 전산관리팀에서 출제한 컴퓨터 기본상식 및 인터넷 검색에 대한 문제를 50분에 걸쳐 풀었다.이들은 오는 16일 구민회관에서 열리는 제5회 송파노인문화제 행사 때 성적에 따라 상을 받게 된다. 석촌동의 오경홍(69) 할아버지는 “컴퓨터 때문에 자손들과의 벽이 허물어졌다.”면서 “요즘 매일 2시간 정도는 친구나 가족들과 이메일을 교환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등 컴퓨터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방이1동의 황복연(71) 할머니는 “인터넷을 알고나니 날마다 젊어지는 기분”이라면서 “예전엔 궁금한 것이 있으면 누구에게 물어야 했으나 이제는 인터넷으로 궁금증을 바로 풀 수 있다.”며 밝게 웃었다. 송파구는 현재 노인회지회,노인종합복지관,구청 시민인터넷 교실 등 3곳의 정보화 교육시설에서 210여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시행중이다.지난해부터 지난달 말까지 교육을 받은 노인만도 95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참여도가 높다.앞서 구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경로당 컴퓨터 보내드리기운동’을 펼쳐 관내 경로당 90곳에 컴퓨터를 1대씩 설치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또다른 비밀의 문 발견, 쿠푸 大피라미드 탐사팀

    세계 고고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은 이집트의 ‘쿠푸 대(大)피라미드’탐사가 또다른 비밀의 문을 발견하는 데 그쳤다. 이집트 고대유물최고위원회의 자히 하와스 위원장 등 탐사팀은 17일 오전 9시(한국시간)부터 2시간 동안 쿠푸 피라미드의 왕비묘실 위쪽 좁은 통로에 탐사로봇 ‘피라미드 로버’를 투입해 탐사를 진행했다.벽에 구멍을 뚫고 안에 카메라를 들이댄 탐사팀은 그러나 이 통로 안쪽에 또다른 석문이 버티고 있음을 확인했다. 하와스 위원장은 “오늘 우리가 지켜본 것은 이집트학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며 두번째 문이 있다는 사실은 피라미드를 둘러싼 비밀을 더욱 심오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세한 내용은 www.nationalgeographic.com 참고. 임병선기자
  • 노벨·호암재단 주최 ‘노벨상 100주년 기념전’/노벨상에 감춰진 ‘창조성’ 찾아라

    소설 ‘닥터 지바고’를 쓴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창조성은 예술가(과학자)가 경험하는 현실 속의 특별한 ‘온도’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195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지명됐지만,옛소련 정부의 압력을 받아수상을 거절했다.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11월3일까지 열리는 ‘노벨상 100주년 기념전’은 노벨상 수상자 734명의 ‘특별한 온도’,즉 창조성에 깊은 관심을 표현한 전시회다.창조성은 무엇인가,창조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개인과 환경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등을 전시물과 다양한 영상 다큐멘터리를 통해볼 수 있는 체험장이다. 노벨은 유언장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발명’하며 인류의 삶을 ‘개선’하는 사람들에게 상을 줄 것을 요구했다.그가 소중히 여긴 것은 ‘업적’이 아니었다. 해외 순회전시를 기획한 스반테 린스퀴비스트 노벨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환경이 어떻게 개인의 창조적인 활동을 이끌어냈는가를 보여준다.”며 “한국 중고생 등 청소년에게 꿈과 야망을 심어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말한다. 전시회는 입구에 설치된 핀란드 조각가 힐레나 히데타난의 ‘네트워크’로시작된다.은빛 광섬유를 코일처럼 빽빽히 감은 설치물로 광섬유 안쪽에서 반짝거리는 꼬마 전구들이 ‘지구에서 세계인들이 경쟁과 협력을 통해 과학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돈을 바꿀 수 있는 나머지 모든 유산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처리해야한다….’는 내용의 노벨의 유언장과 안경,나이프·포크까지 챙겨다닌 여행용 가방,서재에 꽂은 책,부를 안겨준 다이너마이트 등을 전시했다.각 노벨상에 따른 메달의 종류와 의미도 흥미롭다. 관객의 움직임을 센서가 포착해 영상을 보여준다든지,볼 수는 있으나 만질수 없는 홀로그램,인터넷으로 스웨덴 노벨재단과 연결된 6대의 컴퓨터,노벨상 수여기관의 모형 전시,창조성에 관한 두 종류의 영화 상영,노벨상 수상자들의 발명품 전시 등이다.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물리학,화학상),카롤린스카 연구소(생리학·의학),스웨덴 아카데미(문학상)등 노벨상 시상기관과 그 내부를 보여주는 나무로 만든 입체 모형도 관심거리다. 초기 시상식의 부대행사에서 점차 ‘축제’로 변한 노벨 만찬장의 테이블세팅도 눈여겨 볼 만하다.이번 만찬장 세팅은 1991년,노벨상 제정 90년이 되는 해의 것을 재현했다.기본테마가 ‘4’이다.스웨덴에서 수여하는 4가지 상,물리학,화학,생리학·의학,문학상을 상징한다.다소 전위적인 디자인의 접시 등 식기가 인상적이다. 만찬장에서는 오래된 수상자들의 모습부터 최근 수상자들의 연설까지를 보여주는 영상물들을 계속 상영한다. 관람 시간은 일반 전시에 비해 2시간30분이상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볼 만한 영화 두 편이 기다리기 때문이다.‘개인의 창조성’은 러닝타임 1시간으로 수상자 1인당 3분씩 32명에 관해 그 창조성을 자세히 설명한다.‘창조적 환경’은 8편의 짧은 영화를 통해 노벨상과 관련 깊은 환경에 대해 소개한다.러닝타임 1시간30분.꿈많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삶에 찌든 어른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케 하는 시간이 될 듯하다. 노벨재단과 함께 이 전시를 주최한 호암재단이 이번 전시에 투자한 돈은 20여억원.그 투자만큼의 효과가 엿보인다.‘창조성의 문화’라는 전시회 도록은 별도로 노벨상 수상자들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2만5000원. 문소영기자 symun@ ■메달 뒷면에 새겨진 상징성/환자 갈증 달래려는 의학의 신, ‘풍요의 뿔' 들고있는 자연의 신 노벨상 메달의 앞면에는 알프레드 노벨의 초상이 담겨 있다.그러나 뒷면이 부문별로 다른 상징적 모습을 가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스웨덴왕립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물리학상과 화학상의 메달엔 자연을 상징하는 이시스 여신이 풍요의 뿔을 들고 구름에서 솟아난다.옆에선 과학의 신이 그녀의 차갑고 엄격한 얼굴을 가리던 베일을 들어올리고 있다. 카롤린스카연구소가 만든 생리학·의학상 메달은 무릎에 책을 펼쳐놓은 의학의 신이 소녀 환자의 갈증을 달래주려고 바위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그릇에 받는 모습을 담았다.스웨덴아카데미가 주관하는 문학상 메달에선 한 젊은이가 월계수 아래 앉아 뮤즈의 노래를 받아적는다. 스웨덴에서 만든 이 메달들에는 모두 ‘그리고 새로 발견한 지배로 지상에서의 삶을 더 낫게 만든 그들’(Inventas vitam juvat excoluisse per artes)이라는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아스’에 나오는 라틴어 구절이 들어 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만든 평화상은 서로 팔을 내밀어 어깨를 굳게 잡은세 사람이 형제애를 보여주는 장면이다.‘민족들 사이의 평화와 우애를 위해’(Pro pace et fraternitatet gentium)라고 쓴 것도 조각의 의미와 통한다. 한편 스웨덴은행이 1968년 신설한 경제학상 메달의 뒷면엔 스웨덴왕립아카데미의 상징문양이 들어 있다. 서동철기자 ■역대 수상자들의 발자취/ 기존 관행 거부하고 소신껏 연구 노벨이 노벨상을 만든 까닭은 창조적인 사람들의 공헌에 보상해 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유언장에서 가장 강조한 세가지 단어도 바로 ‘발명’과 ‘발견’‘개선’이었다. 노벨상 수상자의 궤적을 살펴 보면 창조적인 공헌이 어떻게 가능한지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그러나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교훈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데 그 묘미가 있다. ◆ 마리 퀴리= (1903년 남편 피에르와 공동으로 물리학상,1922년 화학상)는 관행을 거부하고 주류에 거스르는 성격이었다. 마리는 실험실 바깥 세상에는 관심 없이 연구에만 몰두한 여성과학자로 부당하게 묘사되어 왔다.그러나 그는 자신의 발견이 의학과 산업에 실용적으로 응용되도록 신경을 썼다.과학연구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졌기 때문이다. ◆ 아마르티아 센 = (1998년 경제학상)의 어린시절 인도 벵골에는 가난과 문맹이 넘쳐났다.센은 14살때 마을 어린이를 위한 학교를 열었다.그의 열정은 다른 사람들까지 전염시켰다.그에게는 가장 가난한 이들의 생활조건을 개선하고자하는 욕구가 넘쳤다.그 결과 가난의 본질과,사회의 자원이 어떻게 분배되는지를 연구하게 되었다. ◆ 베르너 포르스만 = (1956년 생리학·의학상)은 1929년,말의 정맥을 통해 관을 밀어넣은 방법으로 심장기능을 실험했다는 글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여기서 힌트를 얻은 그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기 팔꿈치를 통해 실험기구를 심장까지 집어넣어 X선 사진을 찍었다.그러나 그는 “당신의 묘기강의는 서커스에서는 좋지만,독일 대학에서는 안된다.”는 비난과 함께 해고당했다. ◆ 리처드 파인먼 = (1965년 물리학상)은 식당에서 쟁반을 공중으로 회전 원반처럼 던지는 것을 보았다.쟁반은 회전하면서 요동쳤고,파인먼은 그 운동을 방정식으로 만들어 분석했다.빛과 같은 전자기 복사가 원자와 어떻게 상호반응하는지를 설명하는 기본이론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 그가 양자전기역학 이론을 만들어내는 데 영감을 불어넣은 것은 바로 이 순간적인 관찰이었다. ◆ 막스 페루츠 = (1962년 화학상)가 헤모글로빈의 구조를 발견하는 탐구과정에는 방대한 자료수집과 어마어마한 계산,엄격한 분석이 필요했다.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가기 전 X선으로 헤모글로빈 결정의 모양이라는 기초자료를 얻는데만 6년이 걸렸다. 모두 16년의 연구 기간에서 7년에 걸친 연구는 물거품으로 돌아갔다.그가 받은 노벨상은 ‘노고에 대한 보상’이었다. ◆ 알렉산더 플레밍 = (1945년 생리학·의학상)은 1928년 어느날 세균을 배양하다 버려둔 접시 하나를집어올렸다.곰팡이가 자라는 곳에는 세균이 죽어 있었고,이 발견은 페니실린 개발로 이어졌다.그는 습관적으로 세균을 배양한 표본을 그냥 내버려두곤 했다.플레밍은 실험실을 늘 질서정연하게 유지했다면,어떤 발견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에게 과학 연구란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위대한 일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 (1954년 문학상)는 그날 하루 사용한 단어의 총수를 벽에 기록했다.그것은 기자생활을 할때의 버릇으로,전송하는 단어 하나하나에 돈이 든 만큼 비용에 걸맞게 문장을 최대한 흥미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또 피곤하여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루에 여섯시간 이상은 글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업그레이드 지방자치 / 전문가 좌담 “중앙정부 권한 대폭 이양 가장 시급”

    지방자치가 단체장 민선 3기째를 맞으며 뿌리를 내려가고는 있으나 여전히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대한매일은 창간 98돌을 맞아 지방자치를 업그레이드할 방안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김성순(金聖順·민주당 지방자치위원장) 국회의원,신철영(申澈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김충환(金忠環·한나라당) 서울 강동구청장,이해식(李海植·한나라당) 서울시의회환경수자원위원장 등이 참석한 좌담은 대한매일 편집국 회의실에서 지난 10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김주혁(金柱赫) 대한매일 전국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 사회 = 6·13지방선거에서도 적지 않은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 신철영 경실련 사무총장 = 시민단체들이 가장 어려웠던 것은 유권자들의 무관심의 벽이었습니다.특히 지방의원의 경우 유권자들이 판단할 정보가 거의없었던 것은 큰 문제입니다. ◆ 김성순 국회의원 기초단체장 = 당내 경선은 ‘여과 과정’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부작용도 많고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대의원 의식이 더 높아져야 합니다. ◆ 김충환 강동구청장 = 선거법이 엄격해지고 불분명한 점도 많아 후보측이 위반 의도가 없어도 사후에 위반했다고 지적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이해식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장 = 지방의원들도 지역 비전보다는 정당비판 등 중앙정치 이슈를 제기하고,유권자들도 후보의 공약이나 자질보다 소속 정당을 판단기준으로 삼는 선거유세 방식은 문제입니다.그래서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 전락하는 겁니다. ◆ 사회 = 그같은 문제점들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요. ◆ 신 총장 =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도록 일상적 지방자치 참여운동이 필요합니다.경실련은 자치단체의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등 문제제기를 할 계획입니다. ◆ 김 구청장 =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를 한시적으로 배제해야 대리전이나 무관심 등 문제가 해결됩니다. ◆ 이 위원장 = 유권자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깨띠 외에도 사진을 담은 포스터 등 일부 선거운동 보조수단이 허용돼야 합니다.투표하지 않으면불이익이나 불편을 주는 ‘투표의무제’도 고려할 만합니다. ◆ 신 총장 = 투표하지 않으면 과태료나 인·허가상 불이익을 주는 나라도 있죠.그리고 합동연설회나 정당연설회도 폐지할 때가 됐습니다.동원된 후보 지지자들 외에 일반 청중은 거의 없어서 효과보다 비용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대신 선거운동의 비용을 줄이고 효과는 늘리는 방안으로 미디어선거를 활성화해야 합니다.서울 강동구의 경우 구청장 후보 토론회를 지역 케이블TV에서방송했습니다. ◆ 김 의원 = 미디어선거는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기초단체장 공천배제도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당장 실시하면 문제가 많습니다.정당정치원리에 어긋나고,국회의원의 공조직이 사조직화하게 되며,유능한 신인의 도전이 어려워집니다.사법처리 외에 단체장 견제장치는 유명무실한 실정입니다.주민소환·투표제를 도입하고 주민감사 청구 요건도 간소화하며,공무원노조도 단체행동권을 빼고 허용하는 등 견제장치가 보완된다면 기초단체장 공천배제에 원칙적으로 찬성합니다. ◆ 김 구청장 = 주민소환·투표제 등 보완책 마련은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일본은 기초단체장의 90%가 무소속이고 미국도 80% 이상의 지역이 정당 공천을배제하고 있습니다. ◆ 김 의원 = 선진국은 견제장치가 확실히 마련돼 있어 가능한 것입니다.아무런견제 장치도 없이 시행한다면 소공화국이 될 우려가 큽니다. ◆ 김 구청장 = 현직 단체장의 경우 월급 외에는 수입이 없습니다.지방선거 출마자들도 선거비용을 합법적으로 확보하도록 허용기간,횟수,상한액 등 요건을 엄격히 제한해 후원회를 허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 의원 = 금액을 제한하고 사후 공개하는 등 전제가 필요합니다.더 바람직한 것은 선거공영제가 돼야 합니다.국회의원 중심으로 만들어진 현행 선거제도는 주민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주민소환제가 실시되면 이해집단에 의한 부작용도 예상되지만 그래도 보완해서 시행할 필요가 있어요. ◆ 신 총장 = 소환 발의를 위해서는 트집 차원이 아니라 상당수가 공감할 수 있는 문제가 있어야 합니다.예방효과가 크죠. ◆ 이 위원장 = 단체장 정당공천 배제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공천이 금지된기초의원도 사실상 내천하는 등 현실적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입니다.광역의원에게도 일정부분 후원회를 허용해야 합니다. ◆ 사회 = 지방의원 유급화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이 위원장 =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가진 집단이 존재하지 않습니다.지방의원 처우 개선 차원보다는 직업적인 지방정치인을 양성한다는 차원에서조속히 도입해야 합니다. ◆ 김 의원 = 현재 공통경비와 수당 등의 명목으로 기초의원은 월 135만원,광역의원은 212만원 정도를 받기 때문에 이 정도 범위 내에서 유급제를 실시해도예산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유능한 신진인사가 지방의회에 진출,안정된 생활 속에 지역을 위한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합니다.자치단체에 대한 상시 전문 감시체제를 강화하면 그로 인해 절감되는 예산이 비용보다 더 클 겁니다.무보수 명예직은 이상적인 얘기고 현실적으로는 유급화가세계 추세입니다. ◆ 김 구청장 = 지방의원 유급화가 바람직합니다.다만 일부에서는 재력가의 경우 매일 출근하느니 차라리 유급화 안하고 수당으로 받는 게 낫다든지,유급보좌관을 요구해 수가 굉장히 늘어날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반대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 의원 = 회기중에만 출근하고,겸직을 허용하면 됩니다. ◆ 사회 = 자치단체장의 비리를 방지할 제도적 장치가 있을까요. ◆ 김 구청장 = 의회의 집행부 통제기능 강화와 주민소환제를 통해 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봅니다. ◆ 김 의원 = 단체장에게는 위법은 아니지만 막강한 선택 권한이 있기 때문에금품 수수가 가능합니다.합법적이라도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이죠.개인의 자질문제여서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주민과 여론의 감시와 통제가 중요합니다.시민단체의 감시기능이 중앙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단위에서도 활성화돼야 합니다. ◆ 신 총장 = 사법기능으로 처리할 것은 해야겠지만,내부 고발자 보호를 활성화하면 자정기능을 확보,예방효과가 큽니다.공무원 노조의 활성화도 한 방법이될 수 있습니다.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것은 주민 감시입니다. ◆ 사회 = 우리 지방자치를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시급한 과제는 무엇일까요. ◆ 김 구청장 =일괄이양법 제정을 통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해야 합니다.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은 매우 제한돼 있어 독자적인 정책 수행이 어렵습니다.권한은 대폭 늘리고 그에 따른 책임은 엄격히 물어야 합니다. ◆ 신 총장 = 같은 맥락에서 지방의회의 심의·견제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그것이 바로 비리를 예방하는 효과를 갖습니다. ◆ 김 구청장 = 우리 지방의회에는 포괄적 자치입법권이 없습니다.지방자치법 15조에 지방의회는 ‘법령의 범위 내에서’ 조례를 제정하도록 돼 있습니다.일본처럼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로 고쳐야 지역특성에 맞는조례가 나올 수 있습니다. ◆ 신 총장 = 지방자치는 일종의 실험입니다.성공하면 확산시키고,실패하면 접고 하면서 국가 전체의 혁신의제를 발굴하는 것이죠.예를 들면 우리 지역에서는 밤 10시가 넘으면 부과금을 매긴다든지 하는 식이죠. ◆ 김 의원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지방소비세 조례가 50개나 돼 커피 소비세도 부과하는 등 자치단체가 세금·문화·체육 등 지역 개발을 위한아이디어를 무한정 개발합니다.그러나 우리는 권한이 없어 할 수가 없습니다.우리당은 이번에 지방자치법 15조를 개정하려고 합니다.구체적인 내용은 조례에위임하도록 각각의 법령도 개정할 수 있겠지요. ◆ 김 구청장 = 주차문제가 심각한 지역은 가구당 주차장 확보 비율을 높이고,차고지 증명제를 하고 싶어도 법령의 범위를 벗어나는 조례를 만들면 처벌받는 실정입니다. ◆ 신 총장 = 공무원의 순환을 어느 정도 비슷한 업무영역으로 한정,전문성을키우는 방향으로 인사가 이뤄져야 합니다.또 연간 80∼90일에 달하는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층층시하 감사도 효율화해 감사 및 준비시간을 줄이고,감사체계에 대한 근본적 접근방식도 비리 적발보다 정책 감사 위주로 바꿔야 합니다.일을 잘 하려다 실수하는 것보다 일을 안하는 사람을 지적하는 방향으로가야 합니다. ◆ 김 의원 = 지역 특성을 살리는 행정에 힘써야 합니다.지방재정도 확충해야합니다.지난해 지방재정 비중이 일본 44.3%의 절반 남짓한 28.6% 수준입니다.지방세 수입으로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58.6%인 140곳이나 됩니다.또 선거연령을 19세 정도로 하향조정해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하는자치가 돼야 합니다.171개국을 조사해 보니 우리처럼 20세인 나라가 8개국이고 18세가 138개국입니다.선거관리위원회도 시민사회단체의 선거 참여를선진국처럼 허용해야 합니다. ◆ 이 위원장 = 지방의회의 권한을 강화하고,유급제를 통해 자질있는 인재가 자치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지방재정 확충방안으로 일부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거나 신설하는 등 근본적인 세제 변화가 필요합니다. 정리 이동구 하승희기자 yidonggu@
  • 재보선 출마 저울질 前의원 3인의 ‘奇緣’

    8·8재보선을 앞두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전직의원 3명의 기연(奇緣)이 이채롭다.이철(李哲·54)·박계동(朴啓東·50)·이신범(李信範·52) 전 의원이 주인공들로,적과 동지의 어제와 오늘을 보내고 있다. 이철 전 의원과 박 전 의원은 70년대 학생·재야운동권 시절부터 호형호제해 온 막역한 사이.이들은 14대 국회 때 3선과 초선 의원을 지내다 96년 15대 총선 때 나란히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당시 (통합)민주당과 결별하고 국민회의를 창당했을 때 합류하지 않고 남아 ‘3김(金)청산’을 외치며 총선에 뛰어들었으나 좌절한 것이다.3김이 이끄는 지역구도의 벽을 넘지 못한 셈이었다.당시 개표작업이 끝나갈 자정 무렵 이들은 서울 태평로의 한 호텔방에서 통음하며 정치현실을 개탄했었다. 이후 두 사람은 택시기사와 외유 등으로 ‘낭인’의 시절을 보냈다.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종로 출마를 놓고 박진(朴振) 전 대통령후보특보 등과 함께 한나라당 공천을 따내기 위해 정면으로 맞서 있다.지난 24일 두 사람은 한 음식점에서 만나 담판을 시도했다. 박 전 의원은 “2시간 동안 서로 다른 곳 출마를 권유하며 설득했지만 무위에 그쳤다.”고 말했다.이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의 결정만을 기다리는 상황. 이신범 전 의원은 15대 총선 때 서울 강서을에서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박 전 의원의 금배지를 뗀 장본인이다. 당시 박 전 의원은 95년 말 ‘노태우 비자금’사건을 터뜨리면서 일약 국민적 스타로 떠오른 인물.본인 스스로도 낙선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 민주당의 다른 후보들 선거 지원에 몰두하다 이 전 의원에게 ‘기습’을 당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15대 국회에서 박 전 의원보다 더 맹렬하게 ‘DJ저격수’로 활약했으나 그 역시 16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타도 이신범’을 외치며 투입한 김성호(金成鎬) 현 의원에게 패배했다.이후 그는 현 정권과의 송사를 피해 줄곧 미국에 머물다 최근 귀국했다.이 전 의원은 서울 영등포을이나 경기 광명 후보로 거론된다. 진경호기자 jade@
  • [사설] 잘 싸웠다 이제는 포르투갈

    미국 벽은 높았다.그러나 우리는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한국 대표팀은 그라운드를 태울 것 같은 온 국민의 뜨거운 성원 아래 월드컵 본선 1라운드 두번째 경기에서 온몸을 불사르며 분전,미국과 비겼다.대폴란드전에서 반세기 만에 본선 첫승을 거둬 국민들을 열광시켰던 한국은 대미국전 막판에 천금 같은 동점골에 성공,포르투갈과의 마지막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2시간 동안 온 나라를 간단없이 천당과 지옥 사이를 오르내리게 한 대미국전은 아쉬움이 많은 가운데서도 우리의 저력을 과시한 한 판이었다. 한국팀은 초반 미국을 몰아붙이며 경기를 주도하는 듯했다.그러나 몇 번의 좋은 득점 기회를 무산시키면서 골결정력 부족의 중대한 약점을 노정시키며 조금씩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순간적으로 점화되는 미국의 스피드를 막는 데 실패해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그러나 미국의 체력이 떨어진 후반 막판,한국팀의 저력은 이날 골불운의 나쁜 기운을 뒤집고 동점골을 창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폭우를 무릅쓴 100만명에 육박한 길거리 응원단을 비롯,미국전 승리를 한마음으로 기원했던 국민들은 무승부에 다소 실망했을 것이다.그러나 승리가 꿈을 무책임할 정도로 증식시킨다면 무승부는 현실을 보다 살찌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선수들은 전반적 경기운영에 앞서고도 결정적 순간을 살려내지 못한 취약점을 냉정히 분석하고,개선할 점을 재빨리 고쳐 다음 경기에 대비해야 한다. 열광은 가끔 맹목적이 될 수 있고,기대가 깨질 때 열광의 진면목이 드러난다.국민들은 태극전사에 대한 열광과 기대가 그들의 불운과 약점까지도 용납하고 사랑하는 것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명백한 잘못을 저지르고,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면 냉엄하게 꾸짖어야 마땅하다.그러나 태극전사들은 대미국전에서 가끔 위축된 모습을 보여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그들은 몸을 사리지않고 뛰었다. 아쉬움이 묻어나는 대미국전이지만 우리 팀은 큰 그림으로 보면 대폴란드전에서 확연해진 환골탈태한 한국축구의 맥을 이어주었다.태극전사의 대포르투갈전 선전을 믿어 의심치않는다.
  • 韓·잉글랜드 축구 국민들 열광

    “이렇게 잘 할 수가….16강이 아니라 8강이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축구종가 잉글랜드 대표팀과 평가전을 벌인 21일저녁은 말 그대로 흥분의 도가니였다.제주에서 폭발한 월드컵 열풍은 전국을 휘쓸고 있다. 한국 응원단 ‘붉은악마’ 회원과 시민 2000여명은 경기가시작되기 2시간 전부터 붉은색 유니폼을 차려 입고 서울 세종문화회관 광장과 세종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이들은 빌딩벽에 설치된 4대의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선수들의 몸짓을보며 90분 내내 ‘대한민국’을 연호했다.마침내 박지성 선수가 멋진 헤딩골을 성공시키자 서로 부둥켜 안은 채 열광했다. 붉은악마 회원인 성명수(17·서울 영등포고 2학년)군은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우리 대표팀의 모습에 비장함마저 느꼈다.”면서 “프랑스·포르투갈도 겁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주변에도 300여명이 모여 집단응원을 펼쳤으며,경기가 끝난 뒤에도 30여분 동안 응원구호 ‘오∼코리아’를 외쳤다. 이날 저녁 제주공항 출발 대합실 TV수상기 앞에서는 오후 8시55분과 9시,9시5분 서울행 비행기를 탈 승객 400여명이 한국을 열렬히 응원하다 결과가 1대1로 끝나자 환호를 지르며한꺼번에 격리 대합실로 뛰어가는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공무원 강영돈(서귀포시 월드컵추진기획단)씨는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4대1로 이긴 데 이어 잉글랜드와 다시 1대1로 비김으로써 유럽 노이로제에서 완전히 풀린 것 같다.”며 “26일 수원에서 열릴 프랑스와의 A매치에서도 훌륭한 성적을 거둬 16강은 물론 8강 진입도 해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창구 구혜영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월드컵 D-30/ 마스코트삼총사 우주선 하강 ‘팡파르’

    ■전야제행사 어떻게 D-1,5월 30일.월드컵에 대한 기다림이 드디어 마지막 밤을 맞게 되는 개막 전날,세계는 기다림의 끝과 꿈같은 현실의 시작을 거창하게 축하하지 않을 수 없다.특히 개막축하 전일행사 중 밤에 열리는 전야제는 오색 꿈의 영롱함 속에 열린다.서울월드컵축구경기장 앞 평화의 공원에서펼쳐질 전야제의 대략적인 시나리오를 사전에 감상해본다. 2002 월드컵 전야제는 국민의 성원이 담긴 메시지가 갑자기 거대한 불기둥으로 바뀌면서 시작된다. 때맞춰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인 204개국으로부터 축구공들이 날아 들어와 본 무대 중앙에 응집,하나의 축구공으로 모인다.이어 이번 월드컵의 마스코트인 아토,케즈,니크 3총사가 비행선을 타고 우주로부터 내려온다.‘새 생명의 환희’를 주제로 한 첫째마당에서 ‘비상’(飛上) 부분이 막을 올리는 것이다. 이들은 하늘 높은 곳에 있는 아트모존(Atmozone)에서 살면서 아트모볼(Atmoball)이라는 자기들만의 축구경기를 즐기며 어떻게 최고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우고 토론한다. 어느날 아토는 아버지로부터 지상으로 내려가 2002년 FIFA월드컵 축구대회의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라는 중대한임무를 맡는다.그래서 아토는 몇몇 수제자들만 데리고 지상으로 내려간다.발탁되지 못한 케즈와 니크는 둘이 몰래아트모존을 빠져나와 아토의 뒤를 따라가 온갖 사건과 모험을 겪는다. 이어 ‘기원무’에서는 무용수들이 태평성대를 바라는 춤을 춘다.곧바로 무용수와 무고(舞鼓) 연주자 200여명이 등장,영원히 잠들지 않으면서 삼라만상을 일깨우는 대형 목어(木魚)를 두드린다.관객석 좌우 소나무 숲에는 32대의중형 목어와 무고가 나타나면서 주무대의 연주와 함께 어울리고 무대 전면부에 빨강,파랑,노랑,검정,하양 등 오방색을 단 축구공이 하늘을 날면서 새 생명의 탄생을 예고한다. 둘째 마당은 클래식 콘서트,월드컵 스타와의 만남,팝 콘서트 3부로 나뉘어 진행된다.‘우정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클래식 콘서트는 서울시향 오케스트라단원 80명이 탄 무대가 앞으로 나오면서 조수미,최현수 등 한국성악가와 산토시 미츠쿠시,아케미 사카모도 등 일본 성악가들이 합동으로 공연한다.먼저 ‘아리랑 판타지’로 시작해 한국 가곡,일본 가곡을 거쳐 ‘그리운 금강산’으로 끝을 맺는다. 월드컵 스타와의 만남에서는 펠레 등 월드컵 스타와 유니세프 청소년 250명이 등장해 청사초롱을 든 유명 국내 연예인 10여명과 함께 월드컵 개최 축하 인사를 한다.뒤이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독일의 귄터 그라스가 나와 시를낭독한다.‘감동의 노래’라는 제목이 붙은 팝 콘서트에서는 한국의 조용필을 선두로 세계 유명 가수들이 등장해 공연한다.브라운 아이즈와 박정현도 출연하고 일본의 남성듀엣 케미스트리,여고생 가수 스웰로,우루과이의 나탈리아 오레이로,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스마엘로,중국의 쑹조잉도 참가할 예정이다. 전야제의 전체 주제인 ‘어깨동무’를 제목으로 한 셋째마당에서는 대금주자들이 무대에서 그네를 타고 우리의 악기인 대금을 연주하고 무대에서는 우리의 소리인 창(唱)이시작된다. 이어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전통 복식 및 현대복식패션쇼가 열린다.현대 복식 패션 모델 70명이 분단의 벽 앞에 오면 거대한 장벽은 열리고 1002명의 응원 합창단,1000명의 응원단,그리고 그 가운데로 가수 조용필이 다시 등장해 기대감과 설레임을 반영하는 자작 신곡 ‘꿈의아리랑’을 같이 부른다. 합창이 끝나면 주 경기장 앞 부분에서 풍선들이 솟아 오르며 사방으로 꽃가루와 리본이 날리는 가운데 힘찬 응원이 시작되고 월드컵 경기장 주변 상공에 화려한 불꽃 쇼가펼쳐지면서 2시간 동안의 전야제 행사는 대미를 장식한다. 유상덕기자 youni@ ■개막문화행사 총연출 손진책씨 D데이인 5월31일,월드컵 개막이 선포된 10분 뒤인 오후 7시40분부터 개막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월드컵 개막 문화행사요?지금 구체적으로 알려주면 개막하는 날 재미가 반감될 거예요.” 2002 FIFA월드컵 개막식 문화행사 총연출을 맡은 손진책(55·극단 미추 대표)씨는 이번 월드컵 대회가 아시아에서처음 열리는 만큼 ‘동쪽으로부터…’(From the East)라는 주제로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여태까지주로 유럽이나 남미에서 대회가 치러졌습니다.”라며 “한·일 공동 개최인 만큼 동양의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달하려고 프로그램을 짰습니다.”고 덧붙였다. “월드컵 개막행사는 올림픽 개막행사와 개념이 다릅니다.올림픽에서는 문화를 중시하기 때문에 보통 2시간 안팎행사를 진행하지만 월드컵에서는 개막 경기의 흥을 돋우는 ‘에피타이저’ 역할이어서 행사시간이 짧습니다.” 5월31일,개막식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는30분짜리다.손씨는 행사시간이 얼마 안돼 프로그램을 마치 CF처럼 밀도있게 압축,관객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만들었단다.올림픽 문화행사 2시간짜리보다 훨씬 더어려운 것 같다는 고충도 토로했다.행사는 서로간의 의사소통을 통한 상생(相生)과 평화의 기원에 촛점을 맞췄다.각국 사람들이 말이 안 통하고 생각이 다르지만 축구가 세계 각국인들을 묶어주는 대화 수단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세계 선두 그룹을 달리고 있는 우리의 정보통신 기술과 전통예술의 결합을 통해 의사가 소통되고 그 덕분에 세계인이 어울리고 상대방의 사고를 나누어 갖는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번 문화행사를 통해 국가전략산업인 IT산업이 자연스레 전세계에 알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행사에서는 국제이동통신인 IMT2000 기술과 인간이 결합된미래의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아하! 앞으로 인간의 생활이 저렇게 변하는구나.’하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그가 문화행사 총연출에 선정된 것은 지난해 7월.곧바로자료를 모으면서 프로그램을 짜기 시작했다.최고의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는 욕심에 연출팀 회의를 수없이 열어 올초까지 버전을 10여차례 업그레이드해 프로그램을 완성했다.행사에 동원되는 인원은 1000명.월드컵 경기장의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규모를 줄였단다. “축구경기장은 일종의 마당입니다.30년 넘게 마당놀이를 해왔기에 월드컵 문화행사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좋은 연극이 감동을 주듯 관객과 시청자들의 기억속에 오래 남는 행사로 만드는 것이 의무이자 보람 아닐까요?” 유상덕기자 ■전야제 감독 오태호씨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한·일간 우정을 나누고 세계인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로 꾸미겠습니다.” 월드컵 전야제를 책임진 오태호(40·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공식전야제 제작단 행사1팀장) 감독은 전통 공연뿐만아니라 클래식·팝 콘서트,월드컵 스타와의 만남 등 각종행사로 다채롭게 진행될 전야제를 기대해달라고 주문했다. “사실 전야제를 준비하면서 걱정이 하나둘이 아니예요.요즘은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수준이 보통 높은 것이 아니거든요.세계가 정보화되면서 각국의 수준높은 문화행사를리얼타임(실시간)으로 볼 수 있거든요.2년전 열렸던 호주의 시드니 올림픽만해도 얼마나 멋있었습니까.” 그는 그러나 우리의 전야제도 각 분야에서 기량을 닦은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만큼 우리 문화의 자긍심이 유감없이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요코하마 경기장 주변에서 결승 전야제를 열예정입니다.따라서 우리의 개막 전야제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한·일공동 개최여서 두 나라 사이에는 경쟁심이 상당히 작용하고 있습니다.특히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우리가 일본보다 앞선 부분도 많으니 일본에 비해 경제력이 뒤진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잘만 하면 우리의 문화를 빛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월드컵에서 문화행사가 도입된 것은 직전 프랑스대회 때부터로 불과 4년 밖에 되지 않는다. “월드컵은 전통적으로 축구행사만 소화했습니다만 지난1998년 프랑스 파리의 콩코드 광장에서 처음 열린 문화행사는 5대양 6대주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우리도 그에 못지 않게 관객몰이에 성공해야지요.” 표재순 전일행사 총연출 밑에서 낮행사 담당의 구자흥(의정부 예술의전당 사장)감독과 함께 행사를 실제 책임지고있는 오 감독은 오는 10월에 열리는 부산아시안게임 개·폐막식 연출도 맡고 있다. 유상덕기자
  • 한국 ‘4회연속 톱10’ 좌절

    ‘불운의 스타’ 김동성(고려대)은 끝내 노메달에 그쳤고 한국은 동계올림픽 4회연속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한국은 24일 계속된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고기현(신목중)이 1분36초427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추가하는 것으로 모든 경기를 마무리했다.남자 1500m에서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긴 김동성은 500m에 나서 투혼의 레이스를 펼쳤지만 아쉽게 6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한국은 금2·은2개로 메달순위 15위에 그쳐 지난 92년 알베르빌대회부터 이어온 ‘톱10’행진을 마감했다.한국은 또 사상 처음으로 중국(금2·은2·동4)에도 뒤져 동계스포츠에 대한 재정비가 절실함을 드러냈다. 9바퀴를 도는 결승에서 고기현은 중국의 ‘쌍두마차’ 양양A-양양S의 집중견제를 뚫고 막판 무서운 기세를 올렸으나 노련한 양양A(1분36초391)에 간발의 차로 뒤졌다. 양양A와 양양S는 세바퀴째부터 고기현을 앞뒤에서 포위하는 협공작전을 펼쳤다.그러나 고기현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두바퀴를 남기고 스퍼트에 나서 캐나다의마리-에바 드롤리와 양양S를 단숨에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고기현은 마지막바퀴에서도 대역전극을 펼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지만 양양A의 벽에 막혀 은메달에 만족해야만 했다. 양양A는 500m에 이어 2관왕이 됐고 최은경(세화여고)은 6위에 그쳤다. 한편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0m에서 클라우디아 페흐슈타인(독일)은 6분46초91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이 종목 3연패를 이뤘다.96애틀랜타올림픽 사이클 여자 도로경기와 개인추발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캐나다의 클라라 휴스(6분53초53)는 이 종목에서 동메달을 따 사상 4번째로 동·하계올림픽에서 동시에 메달을 움켜쥔 선수가 됐다.크로스컨트리 남자 50㎞에서는 스페인의 요한 뮤에레그가 2시간6분5초9로 우승,30㎞와 10㎞ 추발에 이어 3관왕에 올랐다. 솔트레이크시티 김은희특파원 ehk@spo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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