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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위기를 기회로 만든 장면들/정서린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위기를 기회로 만든 장면들/정서린 산업부 차장

    “올 한 해는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송년 인터뷰에서 밝힌 소회다. 이 말은 올해를 힘겹게 난 우리 모두의 기분이기도 했다. 특히 산업계도 ‘위기의 롤러코스터’ 속에서 유례없는 급전직하를 시시각각 통과해야 했다. 지난봄 한 기업인은 문득 “출입하는 기업 가운데 사정이 좋은 곳이 있느냐”고 물어 왔다.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세에 따른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주요국의 봉쇄 조치로 주요 수출기업의 생산라인이 멈추고 현지 유통망들도 폐쇄되며 긴장감이 극도로 치받쳤을 때였다. 당시만 해도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웠던 코로나19발(發) 희비는 하반기 들어 더 극명하게 갈리며 답을 내줬다. 세밑에도 백신 상용화 논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불안이 증폭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불확실성’은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 10곳 가운데 4곳은 내년 경영계획의 초안도 짜지 못했고 경영계획을 세운 기업도 60%는 투자나 채용을 올해보다 축소할 거란 조사 결과(한국경영자총협회)도 있다.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되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될 거란 우려도 팽배하다. 하지만 올해 주요 기업들은 위기에 내몰리는 대신 여러 희망의 장면들을 빚어내며 미래를 향한 도약을 기대하게 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버텨냈던 국내 대표 기업들은 특유의 ‘위기 극복 DNA’로 반도체, 배터리, 가전 등 주력 산업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미래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한 각 기업만의 ‘승부수’도 돋보였다. 최근 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의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기존 배터리, 차량용 디스플레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의 기술력에 더해 미래차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대를 예고했다. 현대자동차도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첫 대형 인수합병 대상으로 미국의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낙점하며 신사업 개척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10조 3000억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말부터 주요 그룹의 1·2세 경영인들이 퇴장한 가운데 전면으로 나선 3·4세 총수들 간의 전례 없는 협력과 위기 공동 대응 움직임도 산업계 미래를 밝히는 소식이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5월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과 연달아 첫 단독 회동을 가지며 미래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4대 그룹 회장 간 회동도 빈번하게 이뤄졌다. 인류가 맞닥뜨린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받는 지배구조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의 노력도 이어졌다. ‘ESG 경영’으로의 변화 노력이 대표적이다. 과오를 끊어내고 쇄신에 나서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경영권 불법 승계, 삼성의 무노조 경영 등을 사과하고 4세 경영은 없을 것임을, 무노조 경영은 폐기할 것임을 약속해 이행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에 이번처럼 설렘보다 두려움이, 반가움보다 피로감이 앞선 적은 없었다. 하지만 위기 속 파편처럼 흩뜨려진 이 장면들이 10년, 20년 뒤 잉태할 변화에 믿음을 실어 보고 싶다. 감염병으로 휘청였던 2020년에 ‘반전’의 씨앗이 심어졌다고 말이다. rin@seoul.co.kr
  • 단 한 번 찾아온 ‘운명적 사랑’… 미래가 과거를 바꿀 수 있을까

    단 한 번 찾아온 ‘운명적 사랑’… 미래가 과거를 바꿀 수 있을까

    31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가을의 마티네’(2019)는 40대 기타리스트와 여기자가 인생에서 단 한번 찾아오는 운명적 상대를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의 클래식 로맨스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 ‘마티네의 끝에서’를 원작으로, 기타 연주 선율처럼 자연스럽게 감정의 여운을 풀어 나간다. 40대에 접어든 천재 클래식 기타리스트 마키노 사토시(후쿠야마 마사하루 분)는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을 마친 뒤 공연을 보러 온 프랑스 RFP 통신사 기자 고미네 요코(이시다 유리코 분)를 만난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간직한 채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 뒤 마키노는 슬럼프에 빠지고, 요코는 테러 사건을 취재하다 동료를 잃고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파리로 찾아간 마키노는 요코에게 마음을 고백하고, 이들은 진심을 털어놓으며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 요코가 일본에 도착한 날 마키노의 매니저 사나에(사쿠라이 유키 분)가 둘의 만남을 방해하면서 이들의 인연은 끝난다. 4년 이상 세월이 지난 뒤 각자의 가정을 꾸린 마키노와 요코는 뉴욕에서 재회한다. 영화는 ‘용의자 X의 헌신’을 연출한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이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의 주연 후쿠야마와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라 관심을 모았다. 요코에게 마키노가 건넨 말 “과거만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도 과거를 바꿀 수 있다”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둘이 선택한 미래뿐 아니라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했던 과거 또한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음을 암시한다. 파리, 마드리드, 뉴욕의 영상미와 세계적 기타리스트 후쿠다 신이치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OST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40대의 사랑을 주제로 한 만큼 풋풋한 첫사랑에서 느껴지는 활력 대신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시간이 흘러 엇갈린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들의 반응에서는 일본 특유의 절제된 감성이 느껴진다. 남녀의 운명적 사랑과 이에 훼방을 놓는 3자의 이야기는 할리우드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2004) 등에서도 보듯 참신한 내용은 아니다. 영화에서 마키노와 요코가 6년간 세 번밖에 만나지 못했음에도 사랑에 빠지고 그리워한다는 건 현실감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기타 연주를 하면서도 내면에는 격정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모습과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당사자의 내면을 세심하게 연출한 점은 돋보인다. 상영 시간 123분. 12세 이상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돈세탁·성추문 딛고 국민 위로… 성탄 메시지 전한 스페인·英 왕실

    돈세탁·성추문 딛고 국민 위로… 성탄 메시지 전한 스페인·英 왕실

    올 한 해 각종 사건사고로 체면을 구긴 유럽 왕실들이었지만, 그래도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뒷심은 있었다. 이들이 전한 성탄 메시지는 국가 상징으로서 왕실의 역할을 재확인시켰다. 유로위클리뉴스는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의 크리스마스 대국민 연설이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펠리페 국왕은 이날 연설에서 “원칙은 개인이나 가족을 포함해 어떤 시민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특정 인물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다분히 거액의 돈세탁 혐의에 휘말린 아버지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사실 2020년은 스페인 왕실에는 치욕적인 해였다. 상왕의 부패 스캔들로 여론이 악화되자 펠리페 국왕은 지난 3월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카를로스 전 국왕은 사실상 망명을 선언한 뒤 아랍에미리트(UAE)로 도망치듯 떠나야 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여전히 국왕의 메시지에 어느 때보다 귀를 기울였다. 역대 최대인 1075만여명의 스페인 국민이 이번 연설을 들었고 스페인 중부 지역의 시청률은 86%를 기록하기도 했다. 펠리페 국왕은 재임 중 가장 길었던 이날 연설에서 대부분 메시지를 코로나19 극복에 할애했다. 그는 “많은 가족들이 이번 크리스마스에 서로 만날 수 없고, 가족이 떠난 빈자리를 채울 수도 없다”며 “2020년은 정말 힘들었지만, 국민들이 단호히 미래를 맞기 바란다. 스페인은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대국민 크리스마스 연설에 나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얼굴에서도 어떤 근심이나 지친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인 대국민 연설에서 그는 “가장 어두운 밤에도 새로운 여명에 대한 희망이 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나의 생각과 기도가 함께할 것”이라고 국민들을 위로했다. 영국 왕실은 새해 시작과 함께 터진 해리 왕자 부부의 독립선언과 왕위 계승 서열 1·2위인 찰스 왕세자·윌리엄 왕세손의 코로나19 감염, 앤드루 왕자의 성추문 연루 의혹 등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각종 스캔들과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68년을 재임한 여왕의 관록은 오히려 빛났다. CNN은 “올해 각종 행사에서 전한 희망의 메시지로 여왕은 국가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했다”면서 “여전히 여왕의 자리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고 분석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학대가 뭐죠? 놀 권리·돌봄 천국… 아이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성남

    학대가 뭐죠? 놀 권리·돌봄 천국… 아이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성남

    젊은 인구 비율이 높은 경기 성남시는 아동친화도시 조성과 아동 3대 기본복지를 통해 ‘아동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성남’, ‘아이 키우기 좋은 성남’ 만들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는 지난 18일 시청에서 열린 아동친화도시 추진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아동관련 전문가, 교수 등 추진위원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4개년 계획과 아동참여단의 제안을 심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아동친화도시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18세 미만 모든 아동·청소년이 생존·보호·발달·참여 등 4대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 지역을 말한다. 성남시 아동인구는 전체 94만명의 15%인 14만 5700여명이다. 내년부터 2024년까지 추진하는 아동친화도시 조성 4개년 전략사업에는 ▲아동권리 교육과 홍보 ▲아동참여단 운영 ▲다함께 돌봄센터 설치와 운영 ▲어린이보호구역 개선사업 ▲청소년을 위한 Youth 카페 설치 등 25개 사업이 선정됐다. 아동참여단 제안 가운데 ▲아동의견 시청 전달 통로 마련 ▲코로나19 장기화로 줄어든 학교 중간놀이 시간 보장 ▲체험식 교통교육 확대 운영 ▲통학로 흡연단속 등 4건이 반영됐다. 시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기초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를 조성해 아동의 의견이 존중되고, 아동의 상상이 현실로 실현되는 성남시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은수미 성남시장이 추진했던 많은 사업 가운데 더 집중하고 고민했던 분야가 아동복지 분야다. 은 시장은 “사회의 새로움은 아이들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이 사회의 새로운 출발은 새로 태어난 아이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아동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동의 권리를 한껏 보장하는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를 목표로 한다. 아이들에게 존엄한 삶을 보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은 시장은 2018년 7월 취임 후 첫 번째로 결재한 아동수당 100% 지급 계획을 시작으로 아동의료비 100만원 상한제, 대기자 없는 초등돌봄으로 이뤄진 ‘아동 3대 기본복지’ 추진에 힘을 쏟았다. 아동수당 100% 지급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전국 최초로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6세 미만의 자녀를 둔 모든 가정에 수당을 지급하고 추가로 2만원을 지급해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 아동의료비 100만원 상한제는 성남시가 아동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 도입했다. 대기자 없는 초등돌봄을 위해 다함께 돌봄센터를 확충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어린이 식당을 갖춘 다함께 돌봄센터는 6세에서 12세 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대상으로 성남시민이면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누구나 월 10만원 이내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공공시설이나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 등 접근성이 높고 개방된 시설의 유휴공간에 설치했다. 지난해 5월 중원구 은행동에 돌봄센터 1호점 개소를 시작으로 지난 8월 현재 6곳을 설치했으며 2022년까지 32곳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시는 코로나19 2.5단계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원격수업, 휴업 등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데 부담이 더해지는 상황에서 7세부터 12세까지 성남에 거주하는 아동에게 1인당 40만원을 지급하는 아동양육 긴급돌봄을 시행, 5만 1300명에게 205억원을 지급했다. 시는 그동안 민간기관에서 수행하던 아동학대 신고·접수·조사업무를 지난 10월부터 사회복지직 공무원 4명, 사례관리 전담 4명을 배치해 공공중심의 아동보호 종합지원체계로 개편해 공적 책임을 강화했다. 지난해 성남시 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의심 신고는 395건으로 그중 250건이 아동학대 사례로 판명됐고, 학대자 82%가 부모에 의한 가정학대였다. ‘n번방’과 같은 미성년자 성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돕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신고하고 익명으로 상담할 수 있는 온라인 전용 창구를 시 홈페이지에 개설하고, 1대1 비대면 상담으로 피해자 지원방안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지난 8월에는 아동학대에 대한 부모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아동학대 자가점검과 사례중심 책자를 제작해 다함께 돌봄센터, 어린이집, 소아과 등에 배포했다. 은 시장은 “제도가 바뀌고 법령이 강화돼도 부모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아동 학대 사례는 줄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의식 개선을 위한 교육 등 꾸준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아이들의 신체·정신적 성장을 위해 뛰어놀 공간과 환경 확보 등을 통해 ‘놀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수정·중원구 등 성남 원도심에는 안전하고 쾌적한 놀이터가 부족하고, 연령별 놀이터, 장애 아동을 위한 통합놀이터의 조성도 필요했다. 성남시는 공공시설 조성과 도시계획 수립 때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해 성별, 나이, 장애 등의 제약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공공시설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노후 어린이공원 재정비사업으로 2018년 3개, 지난해 9개 공원 정비를 마쳤고, 올해는 39억원을 들여서 12개 공원을 재정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11억 5000만원을 들여 3개 공원을 정비할 예정이다. 아동참여단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서 공간 개선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뇌성마비 아동 등 16명 병원비 2024만원 혜택

    뇌성마비 아동 등 16명 병원비 2024만원 혜택

    경기 성남 분당구에 사는 A(43·여)씨는 자녀가 자폐증을 앓아 매년 500만원 정도의 의료비를 지출했는데 올해 시로부터 의료비 340만원을 지원받았다. 지난해 7월부터 성남시가 도입한 ‘아동의료비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 덕을 본 것이다. 성남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하는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연간 본인 부담 100만원 초과 의료비 중 비급여 분을 지원하는 제도다. 아동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우선적 권리로서 보호하겠다는 성남의 보편적 복지정책 취지에 따라 만들었다. 시는 의료비 지원 도입 이후 458명이 상담을 받았으며, 지급 실적은 18건(2명 2회 신청)으로 모두 16명의 아동이 2024만원의 수혜를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거주 기간 미충족과 연령 초과, 미용 성형 아동 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질환별 지원을 보면 뇌성마비가 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아기 자폐증 2건, 발달 지연 2건, 근긴장 저하·고관절 선천변형 등이 1건씩으로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많았다. 아동의료비 지원을 받은 A씨는 “매달 목돈으로 들어가는 병원비가 큰 부담이고 걱정이었는데 아픈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걱정 없이 아이를 간호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면서 “이 제도가 우리 성남시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도입해서 아픈 아이를 키우는 모든 가정에 경제적 부담을 덜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의 사업 협의 때 우려했던 ‘불필요한 의료비 증가’와 ‘과도한 재정부담’은 일어나지 않았다. 박대식 의료정책팀장은 “당초 사업 원안보다 지원대상과 범위가 축소돼 기대치보다 실적이 낮았다”며 “복지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으로 필수 비급여 항목이 대폭 급여에 포함된 게 실적 저조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당초 18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복지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지원 범위 등 사업 내용을 일부 조정했다”며 “단계적으로 대상자의 연령과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코로나 속 추·윤 갈등에 갈라지고, 봉준호·BTS에 위로받다

    코로나 속 추·윤 갈등에 갈라지고, 봉준호·BTS에 위로받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상을 거머쥐었고 BTS는 빌보드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상이 현실이 된 쾌거를 오롯이 만끽하지 못했던 것은 코로나19의 기습 탓이었다. 4·15 총선에서는 여당이 압승을 거뒀고, 집값은 농담처럼 치솟았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대립에 날이 지새다시피 했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2020년 국내 주요 사건들을 인물로 되짚어 봤다.●봉준호·방탄소년단한국 첫 오스카·빌보드 싹쓸이 세계 영화사와 음악사에 깨지기 힘든 기록을 남기며 전 세계 시선을 한국 문화에 집중시켰다. 영화감독 봉준호는 ‘기생충’으로 지난해부터 각종 국제영화제 상을 ‘수거’하더니 지난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등 4관왕에 등극했다. 한국 최초는 물론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첫 사례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빌보드 ‘소셜 50’ 164번째 1위에 오르며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고, 9월 영어곡 ‘다이너마이트’와 12월 한국어곡 ‘라이프 고스 온’으로 빌보드 싱글 1위에 연이어 올랐다. 비지스만큼(3개월간 3곡 1위), 비틀스만큼(2년 6개월간 앨범 5장 1위) 빠르고 많은 기록이다. 내년 그래미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그들의 여정은 계속된다.●추미애·윤석열1년 내내 정국 달군 ‘추·윤 갈등’ 지난해 7월 검찰 수장에 오른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와 울산선거 비리 의혹 등 정권을 겨냥한 수사로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올 1월 취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결국 채널A 사건과 관련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본격화됐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배제 명령을 내리면서 ‘추·윤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법원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집행정지를 결정하면서 윤 총장의 승리로 귀결됐다. 임기 내내 무리수를 남발한 추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 표명을 한 뒤 사표 수리를 앞두고 있다.●여권 잠룡 이낙연·이재명엄중 낙연·사이다 재명 ‘양강 구도’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압승하며 사상 초유의 ‘180석 여당’이 탄생했다. 부동산 3법, 임대차 3법, 공수처법 등 권력기관 개혁 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압승과 독주의 중심에는 ‘어대후’(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낙연)로 불리는 이낙연 당 대표가 있었다. 입법 독주와 검찰개혁의 부작용이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 사이 공직선거법 무죄를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상승해 이 대표와 동률이 됐다. ‘엄중 낙연’과 ‘사이다 재명’의 여권 양강 구도는 새해에도 이어질까.●김여정·南 공무원 피살 사무소 폭파 등 얼어붙은 남북관계 지난 6월 16일 북한이 남북 협력의 상징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했던 북한의 ‘2인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에 강력 반발하며 건물 폭파를 주도했다. 9월 22일 북한군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을 사살하고 잔혹하게 불에 태운 사건은 경색된 남북 관계를 더 얼어붙게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단히 미안하다”는 통지문을 보냈지만, 남북 관계는 개선될 기미가 없다.●故 박원순 서울시장 최장수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극단적 선택 3180일간 서울시를 이끌며 최장수 서울특별시장 기록을 이어 가던 박원순 전 시장은 지난 7월 10일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오기 직전 홀로 관사를 나선 그의 사인은 극단적 선택에 의한 것으로 수사 당국은 결론 내렸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박 전 시장은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하는 등 한국 시민사회 운동사의 중심에 있었다. 2011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서울시장에 오른 뒤 내리 3선에 성공, 10년 가까이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됐다.●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하늘로 떠난 반도체 신화·혁신 경영의 리더 ‘대한민국 반도체 강국’의 신화를 일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25일 별세했다.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운 지 6년 반 만이었다. 1987년 45세로 삼성전자 회장에 올라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혁신 경영으로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 냈다. 하지만 경영권 편법 승계 논란, 불법 비자금 조성, 무조노 경영 등으로 우리 사회에 어두운 유산을 남겼다. 지난해 말부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등 1·2세대 ‘재계 거인’들이 줄줄이 퇴장했다.●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K방역의 중심 ‘바이러스 전사’ ‘올해의 여성 100인’(BBC),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K방역의 중심에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늘 있었다. 지난 1월부터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맡아 정례브리핑을 통해 감염 상황을 알리고 생활방역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한마디, 한마디에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외유내강의 뚝심으로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바이러스 전사’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어깨 골절로 입원했다가 엿새 만에 깁스를 한 채 코로나19 점검 회의에 복귀한 모습에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박사방’ 조주빈 ‘디지털 성범죄’ 단죄 징역 40년형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을 통해 아동·여성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지난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검거되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성범죄에 관대하다는 비판을 받던 법원은 지난달 1심에서 조씨에게 이례적으로 징역 40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조씨의 공범들, 텔레그램 성범죄 원조인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25)을 비롯해 성착취물 구매자 등 지금까지 검거된 피의자만 2800명이 넘는다. 이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단죄뿐만 아니라 100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 피해 회복이 과제로 남았다.●‘여성인권 운동가’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의 위안부 운동·기부금 폭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 운동가인 이용수(92) 할머니는 지난 5월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비판했다. 30년 가까이 ‘위안부 운동’을 주도한 윤 의원이 피해자들을 기부금 모금에 이용했으며 수요집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의 폭로를 계기로 윤 의원과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및 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윤 의원을 1억원 유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윤 의원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김현미 前국토부 장관 집값 광풍에 ‘대책 남발 장관’ 오명 전국에 불어닥친 집값·전셋값 상승 광풍을 일으켜 ‘대책 남발 장관’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현 정권 출범과 동시에 임명돼 최장수 국토교통부 장관 기록을 세웠지만, 24차례 부동산 대책에도 시장의 불신이 증폭되면서 결국 개각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치인 출신 장관답게 청와대의 의중을 부동산 정책으로 밀어붙인 실세 국무위원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생집망’의 신조어와 함께 기록적 집값 폭등의 책임을 벗어나지 못할 듯하다.
  • 코로나 속 추·윤 갈등에 갈라지고, 봉준호·BTS에 위로받다

    코로나 속 추·윤 갈등에 갈라지고, 봉준호·BTS에 위로받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상을 거머쥐었고 BTS는 빌보드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상이 현실이 된 쾌거를 오롯이 만끽하지 못했던 것은 코로나19의 기습 탓이었다. 4·15 총선에서는 여당이 압승을 거뒀고, 집값은 농담처럼 치솟았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대립에 날이 지새다시피 했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2020년 국내 주요 사건들을 인물로 되짚어 봤다.① 봉준호·방탄소년단한국 첫 오스카·빌보드 싹쓸이 세계 영화사와 음악사에 깨지기 힘든 기록을 남기며 전 세계 시선을 한국 문화에 집중시켰다. 영화감독 봉준호는 ‘기생충’으로 지난해부터 각종 국제영화제 상을 ‘수거’하더니 지난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등 4관왕에 등극했다. 한국 최초는 물론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첫 사례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빌보드 ‘소셜 50’ 164번째 1위에 오르며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고, 9월 영어곡 ‘다이너마이트’와 12월 한국어곡 ‘라이프 고스 온’으로 빌보드 싱글 1위에 연이어 올랐다. 비지스만큼(3개월간 3곡 1위), 비틀스만큼(2년 6개월간 앨범 5장 1위) 빠르고 많은 기록이다. 내년 그래미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그들의 여정은 계속된다.② 추미애·윤석열1년 내내 정국 달군 ‘추·윤 갈등’ 지난해 7월 검찰 수장에 오른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와 울산선거 비리 의혹 등 정권을 겨냥한 수사로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올 1월 취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결국 채널A 사건과 관련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본격화됐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배제 명령을 내리면서 ‘추·윤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법원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집행정지를 결정하면서 윤 총장의 승리로 귀결됐다. 임기 내내 무리수를 남발한 추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 표명을 한 뒤 사표 수리를 앞두고 있다.③ 여권 잠룡 이낙연·이재명엄중 낙연·사이다 재명 ‘양강 구도’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압승하며 사상 초유의 ‘180석 여당’이 탄생했다. 부동산 3법, 임대차 3법, 공수처법 등 권력기관 개혁 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압승과 독주의 중심에는 ‘어대후’(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낙연)로 불리는 이낙연 당 대표가 있었다. 입법 독주와 검찰개혁의 부작용이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 사이 공직선거법 무죄를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상승해 이 대표와 동률이 됐다. ‘엄중 낙연’과 ‘사이다 재명’의 여권 양강 구도는 새해에도 이어질까.④ 김여정·南 공무원 피살사무소 폭파 등 얼어붙은 남북관계 지난 6월 16일 북한이 남북 협력의 상징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했던 북한의 ‘2인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에 강력 반발하며 건물 폭파를 주도했다. 9월 22일 북한군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을 사살하고 잔혹하게 불에 태운 사건은 경색된 남북 관계를 더 얼어붙게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단히 미안하다”는 통지문을 보냈지만, 남북 관계는 개선될 기미가 없다.⑤ 故 박원순 서울시장최장수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극단적 선택 3180일간 서울시를 이끌며 최장수 서울특별시장 기록을 이어 가던 박원순 전 시장은 지난 7월 10일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오기 직전 홀로 관사를 나선 그의 사인은 극단적 선택에 의한 것으로 수사 당국은 결론 내렸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박 전 시장은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하는 등 한국 시민사회 운동사의 중심에 있었다. 2011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서울시장에 오른 뒤 내리 3선에 성공, 10년 가까이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됐다.⑥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하늘로 떠난 반도체 신화·혁신 경영의 리더 ‘대한민국 반도체 강국’의 신화를 일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25일 별세했다.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운 지 6년 반 만이었다. 1987년 45세로 삼성전자 회장에 올라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혁신 경영으로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 냈다. 하지만 경영권 편법 승계 논란, 불법 비자금 조성, 무조노 경영 등으로 우리 사회에 어두운 유산을 남겼다. 지난해 말부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등 1·2세대 ‘재계 거인’들이 줄줄이 퇴장했다.⑦ 김현미 前국토부 장관집값 광풍에 ‘대책 남발 장관’ 오명 전국에 불어닥친 집값·전셋값 상승 광풍을 일으켜 ‘대책 남발 장관’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현 정권 출범과 동시에 임명돼 최장수 국토교통부 장관 기록을 세웠지만, 24차례 부동산 대책에도 시장의 불신이 증폭되면서 결국 개각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치인 출신 장관답게 청와대의 의중을 부동산 정책으로 밀어붙인 실세 국무위원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생집망’의 신조어와 함께 기록적 집값 폭등의 책임을 벗어나지 못할 듯하다.⑧ ‘여성인권 운동가’ 이용수 할머니윤미향의 위안부 운동·기부금 폭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 운동가인 이용수(92) 할머니는 지난 5월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비판했다. 30년 가까이 ‘위안부 운동’을 주도한 윤 의원이 피해자들을 기부금 모금에 이용했으며 수요집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의 폭로를 계기로 윤 의원과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및 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윤 의원을 1억원 유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윤 의원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⑨ ‘박사방’ 조주빈‘디지털 성범죄’ 단죄 징역 40년형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을 통해 아동·여성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지난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검거되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성범죄에 관대하다는 비판을 받던 법원은 지난달 1심에서 조씨에게 이례적으로 징역 40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조씨의 공범들, 텔레그램 성범죄 원조인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25)을 비롯해 성착취물 구매자 등 지금까지 검거된 피의자만 2800명이 넘는다. 이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단죄뿐만 아니라 100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 피해 회복이 과제로 남았다.⑩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K방역의 중심 ‘바이러스 전사’ ‘올해의 여성 100인’(BBC),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K방역의 중심에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늘 있었다. 지난 1월부터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맡아 정례브리핑을 통해 감염 상황을 알리고 생활방역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한마디, 한마디에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외유내강의 뚝심으로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바이러스 전사’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어깨 골절로 입원했다가 엿새 만에 깁스를 한 채 코로나19 점검 회의에 복귀한 모습에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일가족 탑승했던 기내서 전파 가능성… 지역사회 확산 우려

    일가족 탑승했던 기내서 전파 가능성… 지역사회 확산 우려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사실이 28일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은 항공편 운항 중단 조치를 내년 1월 7일까지 1주일 연장하는 등 추가 대책을 내놓으며 방역 고삐를 더 죄고 나섰다. 하지만 입국 금지 가능성은 일축했다. 이미 올해 초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했을 당시 중국 입국자 금지 방식은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관련 전문가들 역시 현재로선 일본처럼 전 세계 외국인을 대상으로 입국을 제한하는 방식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역학적으로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국내에 유입돼 유행할 경우에는 영국이 경험했던 것처럼 코로나19 전파력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지 않도록 유입을 최대한 차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대책으로 영국발 항공편 운항 중단 조치를 1주일 더 연장하고,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발 입국자(경유자 포함)에 대해서는 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제출 대상은 내국인을 포함한 모든 입국자로 확대했다. 정 본부장은 또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뿐 아니라 타 국가에서도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격리해제 전 추가적인 진단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기존 격리면제서 발급제한 기간(12월 23∼31일)을 내년 1월 17일까지 한시적으로 추가 연장하고, 남아공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격리면제서 발급제한을 함께 적용할 예정이다. 해외 각국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조처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이날부터 내년 1월 말까지 모든 국가·지역에서의 외국인 신규 입국을 막는 봉쇄조치를 발표했다. 일본 거주 외국인이 단기 출장 뒤 재입국할 때 조건부로 2주 자가 격리를 면제하는 입국제한 완화 특례도 중단했다. 대만은 영국발 입국자를 14일간 집중 격리하고, 격리 전후 두 차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귀가가 가능하도록 하는 특별관리 대책을 내놨다. 영국 우편물의 발송과 수취도 중단했다. 방역당국이 이날 변이 바이러스 추가 대책을 내놨지만 일가족이 탔던 기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해 지역사회로 퍼져 나갈 가능성을 걱정하는 반응도 나온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가족은 지난 22일 입국해 공항 검사 과정에서 확인돼 격리시설로 바로 이동했기 때문에 지역사회 노출은 최소화됐을 것”이라며 “대부분은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관리체계하에 움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 일가족과 같은 비행기에 탄 사람은 승객 62명과 승무원 12명이며, 이 가운데 승무원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일가족과 별개로 지난달 8일과 이달 13일 영국에서 입국한 경기 고양시 일가족 4명에 대해 온라인상에는 이 가족이 자가격리 기간에 거주하는 건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했고, 확진자가 복도에서 쓰러졌으며 당시 접촉한 이웃도 있었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곽 팀장은 “현재까지 그분(사망자)이 자가격리 기간에 격리장소를 이탈했다거나 하는 보고는 없었지만, 현재 이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병증과 백신의 효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나온다. 김은진 방대본 검사분석1팀장은 “변이가 숙주세포 결합 부위에 생겼기 때문에 항체반응이나 병원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이에 대한 임상적 데이터가 아직 확보되지 못해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의 방역조치 이전에 국내로 들어온 이들에 대한 우려를 내놨다. 그는 “11월부터 유럽에서 들어온 많은 입국자들이 있다.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방역조치 강화) 이전의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유전자 검사를 안 했기 때문에 지금 발견됐을 뿐”이라면서 “방역당국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유럽을 다녀온 사람들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후행적으로라도 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아직까지 3명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이고 우리나라 현재 검역 상태를 보면 이 과정에서 걸러질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면서 “지금으로선 예상하긴 어렵지만 당장 바이러스가 들어와서 많이 퍼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고, 전파력이 강하다고 해서 실제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감염될 거란 예상은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최대 70%라고 알려진 감염력에 대해서 “최대 6배가량 감염력이 높다고 알려진 GH그룹 변이는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통해 확실히 입증을 했는데 이번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아직 연구를 통해 보여준 결과가 없고 ‘확산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는 추론만 있다”면서 “과연 이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을 무력화할 것인가’, ‘정말 사람을 더 중증에 빠뜨릴 것인가’, ‘12세 이하에도 병증을 쉽게 유발할 것인가’를 중요한 화두로 놓고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설 교수는 “GH그룹 변이는 감염력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비교해) 4~10배였고, 지금 전 세계 확진자의 80~9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확진자가 수직으로 올라가며 바이러스의 중심이 됐다”면서 “이것과 비교하면 이번 변이 바이러스는 최대 70%다. 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지려면 (GH그룹과 비교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13세가 10세 소녀 성폭행 살해…中, 법 바꿨다

    13세가 10세 소녀 성폭행 살해…中, 법 바꿨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는 데 대한 조치로 형사처벌 연령을 14세에서 12세로 낮췄다. SCMP에 따르면 지난 14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현행 형법 17조를 수정해 고의적 살인, 고의적 상해, 타인에게 중상을 입힐 경우 12세 이상 청소년들에게도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되며 해당 범죄가 발생하면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에서 최종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중국의 청소년 범죄율 증가, 잔인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나이가 어려 처벌받지 않는 사건이 법 개정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 다롄시에서 13세 소년이 10세 소녀를 성폭행한 뒤 흉기로 7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중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지만 가해자는 형사 미성년자로 형사처벌 대신 3년간 소년 재활시설 수감이라는 처분을 받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최대 10억원’ 18세기 희귀 바이올린, 美서 테슬라와 함께 도난

    ‘최대 10억원’ 18세기 희귀 바이올린, 美서 테슬라와 함께 도난

    제작된 지 310년이나 된 역사적인 바이올린이 사라져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주인이 차량의 문을 잠그지 않은 채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라진 바이올린은 171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높은 가치를 자랑한다. 이 바이올린은 가장 유명한 바이올린 제작자인 히에로니무스 아마티 2세가 제작한 것으로, 값어치는 최대 90만 달러, 한화로 약 9억 87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올린의 주인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예술품 전문 거래상인 러랜드 웨인스타인으로, 그는 사건 당일 바이올린을 자신의 차량인 테슬라에 둔 채 집에 잠시 들어갔다 나왔다가 차량과 역사적인 바이올린을 동시에 도난당했다.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인 FBI는 “아마도 도둑이 이 근처에 머무르고 있다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면서 “정황상 도둑은 차 안에 든 바이올린의 엄청난 가치를 알지 못했거나, 차량을 훔친 뒤 나중에서야 바이올린을 발견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바이올린의 가치를 알게 된다면 이를 담보로 해외에 판매하려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바이올린의 도난 사실 및 바이올린의 가치에 대해 대중에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바이올린의 주인인 웨인스타인은 “나는 ‘역사의 한 부분’을 보관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역사가 사라졌다”면서 “그 바이올린은 손상 우려가 매우 크고 취약하다. 바이올린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도둑이 잘못된 환경에 이를 방치해 손상되거나 훼손될 것이 가장 두렵다”고 덧붙였다. 웨인스타인은 2013년 10월 당시 온라인 경매를 통해 해당 바이올린을 50만 7436달러(한화 약 5억 5640만원)에 낙찰 받았다. 전문가들은 7년이 지난 현재 이 바이올린의 가치는 최소 70만 달러(약 6억 6800만원)에서 최대 90만 달러(약 9억 87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코로나 진원 눈총·비대면 전환… ‘안식처’ 못 되고 정체성만 흔들

    코로나 진원 눈총·비대면 전환… ‘안식처’ 못 되고 정체성만 흔들

    대구 신천지發 1차 대유행 비난 빗발전광훈 목사 집회 후 2차 유행 현실화“종교, 사회 안전 위협 우려 인식 생겨” 천주교 미사 이어 불교 법회까지 중단 온라인예배 늘어 헌금 최대 80% 감소“믿음 약화… 내년 교세 위축 지속될 듯”올 한 해 바람 잘 날 없던 종교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어느 때보다 심각한 정체성의 위기를 맞았다. 안식을 줘야 할 종교 활동이 코로나19의 매개라는 오명을 쓴 것은 물론, 일부 종교인들이 정치·이념 논쟁에 휘말리고 구설수에 오르며 권위는 추락했다. 한자리에 모여 예배·미사·법회 등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재정이나 결속력 차원에서 종교계 전체의 위축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2월 18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신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함께 예배를 봤던 신도들 사이에서 확진자가 속출해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평소 기성 개신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되고 베일에 싸여 있던 신천지 교회는 집단 감염 사태로 조명받으면서 교리와 포교 활동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특히 신천지를 빠져나온 신도들이 신격화, 위장 포교 등 문제점을 폭로하면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이어 이만희 총회장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사 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됐다. 신천지 교회가 역학조사를 위한 요구에 전 신도 명단 일부를 은폐한 채 제공했다는 의혹 때문이다.극우 성향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이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도 거침없는 반정부 발언과 신성모독으로 눈총을 받았다. 지난 8월 15일 강행된 광화문 집회에는 전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다수 참가했고, 우려하던 2차 집단 감염은 현실이 됐다. 전 목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에도 마스크를 내리고 통화를 하는 등 방역에 협조하지 않고, 종교의 정치세력화에만 몰두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교계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관계자는 “정치권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개신교가 내부 갈등을 보이고 국민들에게 안식을 주지 못한 것은 반성해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이창익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연구교수는 “신천지와 전광훈 목사 사태 등으로 이전까지 개인적 차원의 믿음으로 여겨졌던 종교가 사회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서 평소 청렴과 무소유를 강조하던 ‘불교계의 스타’ 혜민 스님이 남산의 고급저택 등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종교 활동을 통한 감염 우려가 확산되자 모여서 함께 기도하는 전통적 종교집회도 크게 위축됐다. 지난 2월 말 한국 천주교회는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교구에서 미사를 중단했다. 불교도 법회와 성지순례, 템플스테이 등 모든 활동을 멈췄다.개신교도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비대면 온라인 예배로의 전환을 서둘렀다. 일부 교회는 자동차 극장처럼 운동장에 세운 차 안에서 목사의 설교를 듣는 ‘승차 예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별 교회 중심의 개신교계에선 예배 방식을 두고 대처 방식이 제각각이었다. 일부 교회들은 방역지침을 무시한 채 종전처럼 예배를 진행해 개신교계에 대한 여론 악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종교 단체로 유입되는 기부금이나 헌금도 대폭 줄었다. 조계종은 사찰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30% 정도의 문화재 관람료가 줄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기도비가 가장 많이 접수되는 9월 중순 백중기도 수입도 절반 이상 줄었다. 개신교도 대형 교회의 경우 30% 이상, 지역 소형 교회는 80%까지 헌금액이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종교계에 기둥이 된 원로들도 하나둘 세상을 떠났다. 천주교에선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김병상 몬시뇰(원로 사목)과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당시 한국어 교사 역할을 했던 장익 주교가 지난 4월과 8월 각각 선종했다. 6월에는 하루 5분만이라도 참선을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설파해 온 혜광당 종산 대종사가 원적했다. 9월에는 금란교회를 세계 최대 감리교회로 키운 김홍도 목사가 소천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올해 비대면 예배가 일상화되면서 신성에 대한 믿음도 약화돼 내년에도 종교계에 전반적인 교세 위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英여왕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교황 “모든 이에게 백신을” 트럼프 이틀째 골프

    英여왕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교황 “모든 이에게 백신을” 트럼프 이틀째 골프

    엘리자베스 2세(94) 영국 여왕은 성탄을 맞아 “가장 어두운 밤에도 새로운 여명에 대한 희망이 있다”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함께 극복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사람들이 백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산안 서명을 미뤄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빠질 우려가 높아지는 데 아랑곳 않고 이틀째 골프를 즐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5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을 통해 전파된 연례 성탄 메시지를 통해 “놀랍게도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떨어져 있게 한 올해가 여러 면에서 우리를 더 가깝게 했다”면서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를 펼치는 사람들에게 매우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크리스마스에 원했던 것은 단지 포옹이나 손을 맞잡는 것뿐이었지만 어떤 이들은 가까운 이들을 잃어 슬퍼하고, 다른 이들은 친구나 가족들과 떨어져 그리워한다”면서 “당신이 그들 중 한 명이라도 혼자가 아니다. 나의 생각과 기도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왕의 대국민 연설 중계는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아주 이례적인데 지난 4월 코로나 1차 확산 당시 여왕은 연설에서 영국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달 2차대전 전승기념일(Victory in Europe Day·VE Day) 75주년을 맞아 코로나19 봉쇄조치로 거리에 인적이 드문 것과 관련해 “우리의 거리는 텅비지 않았다. 서로를 위한 사랑과 보살핌으로 가득차 있다”고 말했다. 여왕은 윈저성에서 조용한 성탄절을 보내고 있다. 여왕은 보통 잉글랜드 노퍽주 샌드링엄 영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성탄절을 보냈으나 올해 연말연시는 남편 필립(99) 공과 함께 윈저성에 머물며 왕실끼리 서로 방문하지 않는다. 군중과 거리를 두고자 교회 방문도 생략하고 개인적으로 예배를 마쳤다.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발표한 성탄 메시지 및 강복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란 뜻의 라틴어)를 통해 “백신은 인류 모두에게 제공될 때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다”며 시장 논리와 백신 특허 관련 법이 인간 위에 있을 수 없다며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촉구했다. 또 폐쇄적인 국가주의가 진정한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려는 인류의 뜻을 방해하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면서 경쟁 대신 협력을 통해 모두를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보통 성탄 메시지 낭독과 강복은 성베드로대성당 2층 중앙에 있는 ‘강복의 발코니’에서 이뤄졌는데 이날은 성당 안에서 이뤄졌다. 광장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날 광장은 잔뜩 찌푸린 날씨 속에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휑했다. 지난 23일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코스를 방문했다. 코로나19의 심각한 재확산 속에 의회가 어렵사리 마련한 예산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와중에 이틀째 골프를 즐겼다. 그가 예산안에 서명하지 않으면 연방정부 자금이 28일 고갈되기 때문에 다음날부터 셧다운이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된다. 또 코로나19 대책으로 마련한 현금 지급과 실업급여 추가 지급, 강제퇴거 보호 조치 등이 중단된다.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방수권법(NDAA)을 재의결하기 위해 하원이 28일, 상원이 29일 회의를 각각 소집해 놨지만, 이후 회의 일정은 잡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선거에서 뽑힌 의원들이 내년 1월 3일 임기를 시작하면 새 의회가 출범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때까지 서명하지 않으면 의회가 합의한 예산안이 자동 폐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에 불만을 표시하긴 했지만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는 언급하지 않아 막판에 서명할 가능성은 있다. 그가 예산안 서명을 미룬 것은 의회의 법안 타결 과정에 자신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공화당이 대선 불복 운동을 적극 돕지 않는다는 불만도 작용했다는 해석을 낳는다.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염병 대유행의 와중에 정부 셧다운을 위협하는 수류탄을 던져놓고 플로리다에서 이틀이나 골프를 치며 보냈다고 꼬집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연경 멱살 캐리’ 흥국생명, 인삼공사 꺾고 해피 크리스마스!

    ‘김연경 멱살 캐리’ 흥국생명, 인삼공사 꺾고 해피 크리스마스!

    흥국생명이 막판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선보인 김연경의 활약을 앞세워 크리스마스 매치를 승리로 장식했다. 연패로 위기에 빠졌던 흥국생명은 다시 연승을 달리며 1위 자리를 굳혀나갔다. 흥국생명은 2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5-17 23-25 25-22 25-22 15-13)로 승리했다. 앞선 두 번의 맞대결 모두 3-1로 수월하게 승리했던 흥국생명은 이날 막판까지 고전했다. 루시아가 빠진 가운데 김연경이 34점, 이재영이 31점으로 루시아의 공백을 메웠다. 1세트는 인삼공사가 9개의 범실에 발목 잡혔다. 디우프가 3개, 고민지와 최은지가 2개, 한송이와 고의정이 1개 등 선수를 가리지 않고 범실이 발생했다. 세트 중반 13-13 동점 상황에서 이재영의 득점을 시작으로 흥국생명이 단숨에 5점을 달아나며 승부가 기울었다. 인삼공사는 17-24의 상황에서 디우프의 공격이 실패하며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엔 일찌감치 인삼공사가 주도권을 잡았다. 고민지의 퀵오픈으로 첫 리드를 잡은 인삼공사는 디우프와 박은진의 공격 등을 엮어 5-0으로 앞섰다. 디우프가 2세트에만 11득점을 할 정도로 집중력을 보인 덕에 인삼공사는 20-14로 세트를 수월하게 잡는듯 했다. 그러나 흥국생명이 김미연의 연속 서브 에이스로 추격했고 인삼공사가 급격히 흔들리며 23-22까지 쫓겼다. 24-23까지 접전이 이어진 상황에서 디우프가 해결사로 나서며 마지막 점수를 따내고 세트를 매조졌다.분위기를 탄 인삼공사는 3세트에도 초반 리드를 잡으며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재영이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성공했고, 19-17로 2점 뒤지는 상황에서 블로킹과 퀵오픈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역전했다. 24-22로 세트 포인트 상황을 맞은 흥국생명은 인삼공사 염혜선의 네트터치로 세트를 따냈다. 4세트는 2세트와 양상이 비슷하게 전개됐다. 21-15로 앞선 인삼공사는 실책이 이어지며 22-21로 1점 차이까지 쫓겼다. 해결사는 디우프였다. 디우프는 마지막 3점을 모두 책임지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5세트는 김연경이 연속 득점을 포함해 8점을 퍼붓었고 이재영도 세트 막판 연속 득점으로 힘을 보태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인삼공사가 막판 거세게 추격하며 14-13까지 쫓겼지만 흥국생명은 이재영의 스파이크가 나현수의 손을 맞고 나가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대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코로나 사망자에 심폐소생 “며칠 증상 있었지만 후회 안해요”

    코로나 사망자에 심폐소생 “며칠 증상 있었지만 후회 안해요”

    “정말로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이미 규정을 따랐고 자가 격리를 했으며 어쨌든 검사를 다 받았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164명을 태우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떠나 플로리다주 올랜도를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 여객기 591편 안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62세 남자 승객 이사이아스 에르난데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던 응급요원 토니 알다파가 24일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응급구조사(EMT) 자격증 보유자이며 LA에 있는 재향군인 병원 응급실에서 돌봄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도 에르난데스가 코로나19 감염자인지 알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돕는 일에 주저할 틈조차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나중에 여객기는 뉴올리언즈에 긴급 착륙했고, 에르난데스는 현지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며칠 뒤 그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호흡기 질환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알다파는 스스로 알아서 자가 격리를 했으며 피로감이나 미열, 두통, 재채기 등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을 며칠 동안 경험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세 차례나 음성 판정을 받아 자신은 바이러스를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트위터에 “그 때로 돌아가도 내 행동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아마도 더 서둘러 할지도 모른다”면서 “누군가를 도울 지식과 훈련, 경험을 갖고 있다면 게으르게 앉아 누군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처음에 에르난데스가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그의 부인이 다른 응급요원에게 남편이 미각이나 후각을 상실하는 전형적인 코로나 증세를 보였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뒤늦게 코로나로 숨졌을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르난데스가 코로나 증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돌리는 데 급급했다. 사실 항공사가 꼼꼼이 점검했어야 할 일이다. 항공사 직원들은 열흘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보건 관리들과 협력해 기내에 있던 승객들을 접촉해 증상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알다파는 다른 사람들도 에르난데스가 의식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했으며 두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나섰다고 했다. 그런데 오히려 자신이 더 주목받고 있다며 그들이 더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또 한 신사의 인터뷰를 봤는데 한 간호사의 이름을 알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나아가 미망인에게 심심한 위로의 인사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불매운동 무풍지대…올 연말 日영화 몰려온다

    불매운동 무풍지대…올 연말 日영화 몰려온다

    지난해 일본 제품 수입 불매 운동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올해 연말 한국 시장의 문을 잇달아 두드리는 일본 영화가 흥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7일 개봉한 액션 영화 ‘퍼스트 러브’에 이어 오는 31일에는 이별을 주제로 일본 영화 두 편이 개봉한다. ●‘굿바이’(2008) 31일 개봉하는 다키타 요지로 감독의 ‘굿바이’(2008)는 첼리스트였던 남자가 갑작스레 장례 지도사 일을 하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진 사람들이 망자와 이별하는 자세를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다. 도쿄의 한 악단 첼리스트였던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 분)는 갑작스럽게 악단이 해체되면서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와 함께 고향 야마가타로 돌아간다. 연령이나 경험에 상관없이 초보자를 환영하고 정규직을 보장한다는 여행사의 파격적인 구인 광고에 이끌려 면접을 본 다이고는 그 자리에서 바로 합격한다. 하지만 여행사로 알고 왔던 회사는 ‘인생의 마지막 여행’인 죽음을 배웅하는 장례지도회사였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다이고는 두둑한 보수에 마지못해 일을 시작하지만 첫번째 현장에서 고독사로 2주간 방치돼있던 고인의 충격적인 모습과 악취에 헛구역질을 멈추지 못한다. 아내 미카와 고향의 친구들은 다이고를 피할 만큼 그의 선택을 반대한다. 하지만 다이고는 사장인 이쿠에이(야마자키 츠토무 분)가 고인과 가족에게 최선의 예우를 다하는 모습을 보며 사명감을 키워 간다. 영화는 묵직한 주제지만 따뜻한 첼로 선율과 함께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로 담아냈다. 일본 영화 음악계를 대표하는 히사이시 조가 음악을 맡았다. 일본 아카데미 13관왕, 아시아필름어워드 남우주연상, 홍콩금상장영화제 아시아영화상,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등을 받았다. 상영시간 130분. 12세 이상 관람가.●‘가을의 마티네’(2019) 마찬가지로 31일 개봉하는 ‘가을의 마티네’는 도쿄와 파리, 마드리드, 뉴욕을 오가며 엇갈리는 운명 속에서 사랑을 찾아가는 정통 로맨스 영화다. 천재 기타리스트 마키노(후쿠야마 마사하루 분)는 공연을 찾아온 저널리스트 요코(이시다 유리코 분)에게 첫눈에 반한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지만, 프랑스 RFP 통신에 근무하는 요코는 오래 만난 미국인 약혼자가 있고, 다음 날 프랑스로 돌아간다. 마키노는 요코를 마음에 품은 채 슬럼프에 빠지고, 요코는 테러 사건을 취재하다 동료가 숨지는 장면을 목격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린다. 마키노가 공연을 핑계로 파리에 찾아와 재회한 두 사람은 진심을 털어놓으며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요코가 약혼자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일본에 도착한 날, 마키노는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으며 연락이 두절되고, 누구도 원치 않았던 이별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최연소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인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 ‘마티네의 끝에서’가 원작이다. 한국에서도 리메이크된 드라마 ‘하얀거탑’과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용의자 X의 헌신’을 영화화해 성공을 거둔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의 신작이다. 상영시간 123분. 12세 이상 관람가.●‘퍼스트 러브’(2019) 지난 17일 개봉한 ‘퍼스트 러브’는 무기력한 삶을 살던 남녀가 야쿠자의 마약 탈취 사건에 휘말리면서 난생처음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모습을 그린 액션 코미디다. 하지만 개봉 8일차인 지난 24일까지 누적 관객은 3363명, 박스오피스 28위로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영화는 냉철한 도쿄 야쿠자 조직원 가세(소메타니 쇼타 분)와 부패한 경찰 오토모(오오모리 나오 분)의 뒷거래에서 시작한다. 가세는 오토모와 함께 자신이 속한 조직이 거래하던 필로폰을 훔쳐 달아나고 이를 성매매 여성 모니카(고니시 사쿠라코 분)에게 뒤집어씌울 계획을 세운다. 어릴 때 부모에게 버려진 권투 선수 레오(구보타 마사타카 분)는 뇌종양으로 병원에서 시한부 인생을 통보받았다. 살아갈 이유가 사라진 레오는 거리를 배회하다 오토모에게 쫓기던 모니카를 돕게 되고, 둘은 마약 절도 사건에 휘말린다. 상영시간 108분.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평론가인 전찬일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장은 “일본에 대한 반감이 아직 남아있지만, 정치적인 반감과 문화 교류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세계 시장에서 한국 영화가 일본 영화보다 위상이 높은데다, 일본 영화가 한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상황에서 거부감을 가지고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냉장고 속 아이’ 더이상 없으려면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하라

    ‘냉장고 속 아이’ 더이상 없으려면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하라

    두 달 전 유기견 한 마리를 입양했다. 큰 결단이 필요했다. 그런데 나만 결단하면 된다는 생각은 큰 착오였다. 강아지 입양조건이 여간 까다롭지 않았다. 한 생명과 함께하는 것은 큰 책임이 따르는 일임에도 강아지의 귀여움만 보고 데려갔다가 학대하거나 유기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입양자의 조건을 엄격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 눈길을 끈 제일의 조건은 강아지 이름과 소유자의 인적사항 정보 등이 담긴 인식전자칩을 강아지 몸속에 심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강아지 유기를 예방하고 강아지를 잃어버렸을 경우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강아지 인식칩’은 사람으로 치면 신분등록 즉, 출생신고와 유사한 것이다. 강아지 한 마리를 반려로 맞이할 때도 신분등록을 의무화하는데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이만 한 대접도 못 받는 현실이 떠올라 절로 한숨이 나왔다. ●아동학대·시신 유기 사건 끊이지 않아 2020년 11월 10일쯤 전남 여수에서 ‘엄마가 일곱 살, 두 살 아이를 방임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사실로 확인돼 두 아이는 엄마로부터 분리돼 아동쉼터로 보내졌다. 두 아이 중 두 살 아이는 출생신고조차 돼 있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아이였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얼마 뒤 이웃 주민이 또 다른 아이가 있었다고 신고했다. 경찰이 집을 수색한 끝에 냉장고에서 생후 2개월 된 아이의 시체를 찾아냈다. 두 살 아이의 쌍둥이 남매였다. 2015년 인천에서는 친부와 계모에게 감금돼 학대받던 11세 여자아이가 집의 2층 세탁실에서 가스배관을 타고 탈출했다. 가게에서 과자를 훔쳐 먹던 아이를 발견한 가게 주인이 지나치게 마른 아이의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친부와 계모는 아동학대로 전격 구속됐다. 조사 결과 아이가 학교에 장기간 결석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이가 오랫동안 결석하고 있었음에도 학교도, 지역사회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이다. 이 일로 전국 초등학교의 장기 결석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실시됐고 중학교, 미취학 아동까지로 전수조사가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아동학대 또는 아동학대 의심 사례, 교육방임 사례가 확인됐다. 부천에서는 초등학생 아들을 폭행해 아이가 숨지자 시체를 훼손해 유기한 사건, 또 중학생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체를 집안에 방치한 사건(백골 상태로 발견)이 수년 만에 밝혀졌다. 그나마 이 아이들은 출생신고를 해 그 존재를 세상에 알렸기에 비참하고 억울한 죽음과 죽음의 진실을 밝힐 수 있었다. 광주의 한 가정에서는 부모가 10명의 자녀 중 18세, 15세, 13세, 12세 등 4명의 아이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아이들은 주민번호도 없고, 학교도 다니지 못했으며, 의료보험 혜택 등 아무런 사회보장 혜택도 받지 못한 채 존재하지만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유령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출생신고 안 하면 죽음의 진실도 묻혀 2018년 3월에는 한 여성이 태어난 아이를 방치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시체를 유기했다고 자수했다. 그 여성은 2010년 10월 여자아이를 출산했다. 부부는 출생신고도, 예방접종도 하지 않는 등 아이를 방치했고, 결국 그해 12월 감염으로 추정되는 고열에 시달리다 사망했다. 부부는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아이가 사망하자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시체를 유기했다. 이 사실은 죄책감에 시달리던 엄마가 7년 만에 자수해 알려지게 됐다. 2020년 2월쯤에는 강원도 원주에서 20대 부부가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아이를 방치하다 사망에 이르자 시체를 암매장한 사실이 밝혀졌다. 20대 부부는 2016년 딸을 출산한 후 첫째 아들과 딸을 남겨 두고 자주 집을 비우다 결국 5개월된 딸이 사망했고, 시체를 인근 묘지에 암매장했다. 이후 이들은 셋째를 출산했지만,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시체를 암매장했다. 이 사실은 다섯 살 첫째 아이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로 부부를 조사하던 중 첫째 아이의 진술로 밝혀졌다. 특히 다섯 살인 첫째 아이의 진술이 없었다면 셋째 아이의 출생과 죽음의 진실은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보건복지부가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표한 통계를 살펴보면 이 기간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157명인데 숨진 아동 중 1세 미만인 영아가 35.7%로 확인된다. 이는 출생신고 된 아동만이 잡힌 통계수치로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아 확인할 수 없는 아동까지 고려하면 학대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른 1세 미만 아동이 훨씬 더 많을 것임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출생신고 안 된 아이들 범죄에 노출 위험 출생 즉시, 그 출생 사실이 공적으로 등록되는 것은 위의 사례를 재론하지 않더라도 아동의 생사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들은 세상에 존재하지만 서류상으로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살아남는다 해도) 법의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다. 필수적인 예방접종을 받지 못하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질병 또는 상해로 치료가 필요한 때에도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기 어렵다. 아동수당 등의 복지혜택도 받지 못하며, 취학연령에 이르러도 학교에 다닐 수 없다. 출생기록이 없다 보니 유기, 불법입양, 인신매매 등의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 더 자라면 자신의 공식적 신분증명서가 없어 법정연령이 미달함에도 결혼을 하거나, 노동시장에 편입되거나, 군에 강제징집될 수 있다. 또한 범죄 혐의로 기소되는 경우 아동이 자신의 연령을 입증하지 못하는 탓에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되고 성인이 돼서는 사회부조 내지 공적 분야에서의 취업의 어려움을 겪으며 유권자로서의 권리도 인정받지 못하고, 여권도 발급받을 수 없다. 법원 역시 출생신고의 중요성을 알고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부모에게 “출생신고는 사회구성원으로서 교육, 보건의료, 사회보장 등 공적 서비스와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이며, 아동의 정체성과 존재를 인정하여 사회 전반에 걸친 관심과 보호의 대상으로 편입하는 사회적 의미의 첫 관문으로 출생신고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동에게 주어진 권리라고 할 것인데, 피고인이 피해아동에 대한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고 피해아동을 돌보지 않아 피해아동이 기본적인 의료혜택조차 받지 못하도록 방임(2016. 6. 9. 선고 인천지방법원 2015고단6538)”했다면서 아동학대를 인정했다. 최근 대법원도 “아동에 대하여 국가가 출생신고를 받아주지 않거나 그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 출생신고를 받아 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발생한다면 이는 아동으로부터 사회적 신분을 취득할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및 아동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다’(2020. 6. 8. 선고2020스575 친생자출생신고를 위한 확인)”라고 하여 아동의 권리로서 출생등록될 권리를 인정했다. ●유엔, 한국 출생신고제 개선 촉구 이토록 중요한 출생신고가 누락되고, 많은 아이가 법의 사각지대에서 학대당하고 때론 죽어도 그 사실조차 밝힐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의 출생신고는 전적으로 부모에게 맡겨져 있다(가족관계등록법 제46조).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부모에게는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될 뿐이다. 부모의 선의에 전적으로 맡겨진 출생신고제도, 자녀가 출생하면 부모는 출생신고를 할 것이라는 당연한 믿음은 출생신고 되지 못하고 법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수많은 아동의 존재를 외면한다. 아동학대사건이 발생하면 언론들은 학대를 저지른 부모를 악마화하기에 바쁘다. 악마가 아니고서야 그런 일을 저지를 리가 없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절대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은 우리를 안도하게 하지만, 아동학대사건의 70%가 친부모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그들을 악마화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음을 금방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부모라면 당연히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으로는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다. 부모의 선의에 의존하는 한국 출생신고제의 문제점에 대해 시민사회는 오랫동안 지적해 왔고,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도 이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출생신고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인권위는 출생아동의 98.7%가 병원에서 출생하는 점에 주목해, 아동의 출산을 담당하는 의사 및 조산사 등이 국가기관에 출생을 통보할 의무를 부여하도록 법 개정을 권고했다.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많은 나라가 병원의 출생통보제를 채택하고 있다. 또한 2011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한국에 “협약의 제7조(출생 즉시 등록될 권리, 친생부모를 알권리 등)에 합치되도록 부모의 법적 지위나 출신에 상관없이 모든 아동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을 대한민국에 촉구한다. 또한 대한민국이 이러한 과정에서 출생신고에 아동의 생물학적 부모가 정확히 명시되도록 보장하고 이를 확인하도록 촉구”한 이래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2012년, 2019년), 자유권규약위원회(2015년), 사회권규약위원회(2017년), 여성차별철폐위원회(2018년)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 보편적 출생등록제 공허한 약속만 이렇게 절실하게 도입이 요구되는 제도인데도, 돈이 든다, 어른들의 삶이 복잡해진다, 의료기관에 과도한 책임을 떠넘긴다 등등의 사정을 내세워 한국의 출생신고제도는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출생신고조차 되지 못한 아이의 시체가 냉장고에서 발견되는 강력 사건이라도 터지면 제도가 문제라며 당장이라도 개선하라며 여론이 들끓는 일이 반복된다.2019년 정부는 ‘포용국가 아동정책’에서 누락 없는 출생등록제 도입을 공언했다. 법무부는 외국아동출생등록제에 관해 2019년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외국인 출생등록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산하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는 올해 5월 8일 출생통보제의 신속한 도입을 권고했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는 지난 15일에야 출생통보제 도입을 발표했다. 그러나 실현되지 못한 반복된 약속들은 공허할 뿐이다. 우리는 얼마나 또 차가운 냉장고 속에서, 꽁꽁 언 땅에서 존재했으나 존재하지 않았던 아이들의 주검을 마주해야 하는가. 더이상 약속은 필요 없다. 당장 도입하라. 출생통보제! 이 땅에서 태어난 단 하나의 아이도 놓치지 않도록 당장 도입하라. 보편적 출생등록제를! 김수정 민변 아동인권위원회·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 김수정 사시 40회로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전문위원, 법무부 여성아동정책심의위원회 위원,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이다. 저서로 ‘아주 오래된 유죄’(2020)가 있다.
  • 캘리포니아 37세 확진자, 한 병실의 82세 노인을 산소 탱크로

    캘리포니아 37세 확진자, 한 병실의 82세 노인을 산소 탱크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37세 코로나 남성 환자가 지난주 한 병원 병실에서 함께 산소 치료를 받던 82세 할아버지 환자를 살해해 살인과 혐오 범죄 등으로 기소됐다. 끔찍하게도 산소 탱크로 때려 숨지게 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남부 랭카스터에 있는 안텔로페 밸리 병원의 2인용 병실에 입원해 코로나 치료를 받던 제시 마르티네스는 할아버지가 기도를 올리기 시작하자 격분하기 시작했다고 영국 BBC가 24일 보도했다. 산소탱크를 거머쥔 그는 내리쳤다. 할아버지는 다음날 숨을 거뒀다. 경찰은 두 사람이 잘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확진자가 단 6주 만에 100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폭증해 누적 확진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주에만 신규 환자가 50만명 가까이 늘었다. 미국에서 확진자가 200만명을 넘은 것은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병원들은 커다란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이 부족해 주 정부는 호주와 대만 같은 먼나라에서 3000명의 의료인력을 긴급 초빙하려고 애쓰고 있다. 마크 갈리 캘리포니아주 보건 장관은 “이달 말까지와 일러도 내년 1월까지” 임시 치료센터를 추가로 세워도 병실이 부족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지사는 집에 머물러 달라는 명령을 발령했고 많은 비필수 업종이 폐쇄됐다. 캘리포니아주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 375명이 추가되면서 누적 2만 3303명이 됐다. 하루 코로나19 사망자는 지난 16일 394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또 이 주의 누적 사망자 가운데 13%에 이르는 3000명 이상이 지난 2주 동안 발생했다. 특히 인구 1000만명인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 사망자가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하루 평균 사망자 수가 지난달 초 12명에서 지난주 85명으로 급증하며 누적 사망자가 9000명을 넘겼다. LA 보건 당국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상황이 정말로 좋지 않다. 이를 멈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문준용 “11년째 지원 없었다”vs文”증여세 면제 한도액 내에서”

    문준용 “11년째 지원 없었다”vs文”증여세 면제 한도액 내에서”

    문준용 “11년째 부모님 도움 없었다”문준용씨 해명에 야당 공격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가 ‘코로나 피해지원금’ 문제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11년째 부모님의 금전적 지원 없이 살고 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24일 야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아들 내외 신혼 아파트 자금은 양가(兩家)에서 지원했다’고 했었다”면서 준용씨 주장을 반박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실에 따르면 2017년 대선 당시 야당은 준용씨의 서울 구로구 신도림 아파트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2014년 아파트 매입 자금(3억1000만원) 가운데 은행 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1억6000만원의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아파트를 매입할 당시 준용씨는 만 32세로, 고용정보원 퇴사 이후 뚜렷한 경제활동이 없었다는 것이다.이에 당시 문 대통령 캠프 측에선 “증여세 면제 한도액(5000만원) 안에서 양가 부모님이 지원했고 나머지는 준용씨 부부 소득·저축 등으로 충당했다”고 해명했다. 실제 곽 의원실이 2015년 국회의원 재산 신고 내역을 분석한 결과, 문 대통령의 전년 대비 예금이 1억8000만원가량, 같은 기간 김정숙 여사는 6600만원가량 감소했다. 이는 아들 내외의 신혼 아파트 마련을 지원했다는 캠프 해명을 뒷받침한다는 것이 곽 의원 설명이다. 곽 의원은 “대통령 부자(父子) 가운데 한 분은 명백한 거짓말을 국민들에게 한 것”이라며 “준용씨는 해마다 최소 1억원 이상이 필요한 미국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유학비도 부모님 지원 없이 어떻게 마련했는지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씨는 지난 4월 계획했던 전시 3건이 취소돼 손해가 크다며 서울시에 지원금을 신청했다. 서울문화재단 자료에 따르면 시각예술분야 지원금은 총 6억561만원으로 모두 46명에게 지급됐는데, 문씨는 최고액인 1400만원을 받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올해 산타는 코로나 백신 맞고 온다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올해 산타는 코로나 백신 맞고 온다고?

    코로나19라는 전무후무한 감염병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최근 일일 확진자가 1000명 안팎으로 발생하며 3차 대유행 사태가 진행 중입니다. 세계 최초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12세 이하 어린이들까지 쉽게 감염시킬 것으로 추정되는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돼 유럽을 공포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의 효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영국, 미국을 포함해 내년 더 많은 국가에서 백신을 사용하더라도 집단면역이 생기기까지는 1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2021년에도 마스크는 필수품이고 어쩔 수 없이 코로나와 공존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상황이 심상치는 않지만 이제 아이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크리스마스가 됐습니다. 이달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올해 산타는 2주간 격리 조치로 1월 초에나 올 것”이라는 웃지 못할 농담이 돌면서 아이들이 깊은 좌절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성탄절 새벽 산타할아버지가 코로나를 피해서 올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전 세계 어린이들의 관심사입니다. 그렇다 보니 네이처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계 인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로버트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세서미 스트리트 친구들과 코로나19 타운홀 미팅’이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얼마 전 북극으로 가서 산타에게 직접 백신 접종을 했다. 산타의 면역력을 측정했더니 좋은 것으로 나왔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아이들을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현장조사 책임자인 마리아 밴커코브 박사도 지난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산타클로스는 고령이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갖고 있다”며 “산타클로스가 영공에 진입할 수 있도록 각국 정상들이 특별히 검역 조치를 완화한다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해 잔잔한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산타클로스가 하룻밤 사이에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서는 루돌프가 끄는 썰매가 음속의 100배를 훌쩍 넘는 초속 2272㎞로 이동해야 합니다. 이 정도의 속도로 이동할 경우 비행장 옆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수백 배에 달하는 엄청난 소음(소닉붐)이 발생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잠에서 깰 우려가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다시 계산한 결과 산타클로스가 산타 요정 750명 정도의 도움을 받아 배달 지역을 분담한다면 각각의 썰매는 시속 129㎞만 내더라도 성탄절 아침이 밝기 전에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 배달을 끝낼 수 있다고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굴뚝을 타고 집 안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 배달을 더 빨리 끝낼 수 있겠지요. 또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아이들을 위해 산타클로스의 위치를 알려 주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코로나19로 어수선하지만, 올해로 65주년을 맞는 ‘산타 추적’ 서비스를 이어 갈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우울감을 호소하는 일이 잦다는 최근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지만 성탄절만은 아이들도 어른들도 잠시나마 활짝 웃는 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dmondy@seoul.co.kr
  • 검찰, 생후 2개월 아기 냉동실에 유기한 친모 구속기소

    검찰, 생후 2개월 아기 냉동실에 유기한 친모 구속기소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3일 생후 2개월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2년간 냉동실에 유기한 친모 A(41)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다른 두 남매(7세, 2세)의 복지를 위해 출생 신고를 하고, 친권 상실청구를 할 예정이다. A씨는 2018년 10월 말경 생후 2개월 된 딸을 15시간 동안 돌보지 않아 사망케 하고, 사체를 냉동실에 2년간 은닉해 아동학대치사 및 사체은닉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남매를 2여년간 5t여 정도의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 방치해 아동복지법위반혐의도 받고 있다. 2018년 8월 홀로 집에서 남녀 쌍둥이를 출산한 A씨는 “2018년 10월 일을 마치고 오전 4시쯤 들어와 보니 바닥에 깔아 놨던 수건이 얼굴에 덮은 상태로 숨져 있었다”며 “그후로 시체를 집 냉장고 냉동실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보증인이 없어서 쌍둥이들에 대한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아이의 1차 부검 결과 외상 흔적이 없어 물리적 학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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