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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선 후퇴
    20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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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孫‘호흡 조절’ 鄭‘바깥 바람’

    4·9총선에서 낙선한 통합민주당의 대표적 중진 4명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려 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지난해 대선에 출마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재야계의 ‘대부’ 김근태 의원, 참여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한명숙 의원 등의 거취다. 이르면 다음달쯤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와 맞물려 이들의 선택은 당내 역학관계를 재설정하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손 대표는 총선에서 ‘의미있는 의석수’를 얻은 만큼 전당대회를 무난히 치러내는 데 진력할 방침이다. 그 뒤로는 2선으로 물러나 ‘호흡 조절’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3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의미가 강하다. 손 대표 측근은 “손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당무에서 손을 떼고 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상당기간 정치상황을 관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손 대표측은 새로운 당 대표 선출에 일절 간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18대 의원 81명 중 20여명을 자신의 계보로 거느릴 정도로 당내 최대 분파로 부상했지만 ‘중립’을 지켜 시빗거리를 낳지 않겠다는 의도다. 정동영 전 장관은 본인은 물론 대부분의 계보 인사들도 낙마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정 후보로서는 정치권 내에서는 당장 그 무엇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해외 외유설’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 전 장관측 관계자는 “정 전 장관은 이번 주 중 선거에 도움을 주셨던 분들을 찾아 뵐 것”이라며 “향후 거취에 대해 여러 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미국 등 해외로 나가 통일·외교 분야 연구를 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김근태 의원은 아직 집에서 칩거하며 낙마의 충격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서울에서 비교적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던 데다 상대가 보수진영 신진 인사여서 패배의 충격과 절망감이 더욱 큰 모습이다. 한 측근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조차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조만간 친목 지지모임인 ‘파랑새 조기축구단’에 나가는 등 ‘권토중래’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명숙 전 총리도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향후 진로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측은 “정치를 그만두지는 않겠다. 크고 길게 보고 갈 생각”이라며 당 일선 복귀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전당대회를 통해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당내 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총선 D-13] 용퇴 선배 2인의 고언

    [총선 D-13] 용퇴 선배 2인의 고언

    “유권자 의견이 무시되는 오만한 공천, 민주주의의 엄청난 후퇴”,“국민들에게 그럴듯한 호감을 줄 수 있으나 내부발전 없이 외과수술로 목숨 연명하는 꼴”. 한나라당 김용갑(사진 왼쪽·3선, 경남 밀양·창녕) 의원과 창조한국당 김영춘(오른쪽·2선, 서울 광진갑) 의원의 4·9 총선 공천에 대한 평가다. 두 사람은 18대 총선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당은 다르지만 정치권 행태에 대한 비판은 똑같이 날카로웠다. 한나라당 김 의원은 정당의 후보 선출방법에 대해 “무엇보다 공천심사기간이 너무 짧다.”면서 “최소한 선거 한달 전에 공천을 끝낼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정비하고 공천심사위도 절반 이상은 당의 중진들이 들어가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12년간 일관되게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보수원조로서 의정활동을 했다.”는 그는 “남아일언 중천금인데 (새 정부에서)국방장관하라고 했을 때 불사이군이라고 하더니….”라면서 김장수 전 국방장관의 한나라당 비례대표 도전을 꼬집으며 정치인들의 소신 있는 처신을 주문했다. 창조한국당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을 친위부대로 만들려 하는데 그렇게 하면 한나라당은 5년 지나면 없어질 것”이라며 “당 자체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 자체를 성공이라고 말할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를 하는 게 성공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사익 아닌 국가이익을 위해 발언하고 행동해야 한다. 당 실세에게 잘 보이려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선거법위반’ 李측 15명·朴측 1명 엄격적용땐 이재오·정두언 타깃

    선거법과 파렴치범, 윤리위 징계대상자…. 한나라당 공천갈등이 봉합국면에 들어가기 직전, 박근혜 전 대표측이 1일 ‘부패범죄자 공천 배제’를 적시한 당규 3조 2항을 엄격히 적용하라는 요구를 친이(親李·친이명박) 진영에 대한 압박카드로 꺼내 들었다. 다중을 상대로 한 선거법 위반이 더 죄질이 나쁜 만큼 부정·부패의 범주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한정할 게 아니라 대폭 확대해 철저하고 엄정한 공천을 하자고 역공을 취한 것이다. 알선수재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김무성 최고위원 구명(救命)을 포기하는 대신 이재오 의원 등 친이 진영 의원들을 대거 공천배제 대상에 포함시킨 셈이다. 박 전 대표측이 요구한 ‘엄격한 기준’은 이 당선인측에 치명적이다. 선거법 위반 전력이 있는 이 당선인측 의원만 15명이다. 이 중에는 이 당선인의 최측근 ‘쌍두마차’인 이재오·정두언 의원을 비롯해 권경석·권오을·권철현·김광원·김재경·김형오·남경필·심재철·이명규·이상배·정의화·홍문표·홍준표 의원 등이 들어간다. 반면 선거법 위반 전력이 있는 박 전 대표측 현역 의원은 김태환 의원이 유일하다. 3조 2항을 엄격 적용할 경우 본인의 범죄 전력뿐 아니라 측근과 가족의 전력을 문제삼을 여지도 커진다. 이 경우 가족이 공천비리에 연루됐던 이 당선인측 김덕룡·박승환 의원 등도 공천 배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박 전 대표측의 이같은 주장은 그러나 좌장격인 김 최고위원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실제로 관철하려는 의지를 담았다기보다 당규 3조 2항의 자의적 적용을 막고 이방호 사무총장의 2선 후퇴를 이끌어 내려는 ‘협상용 카드’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공기업]건보공단·심사평가원 합쳐질까 떼놓을까

    [공기업]건보공단·심사평가원 합쳐질까 떼놓을까

    25조원대 예산을 주무르는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작은정부’를 지향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보건복지여성부’를 출범시킨 데 이어 산하단체의 교통정리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의 논의는 ‘통합’과 ‘경쟁’으로 요약된다. 지난해에만 2847억원의 당기수지 적자가 발생한 건강보험 재정을 되살리기 위해 중복되는 조직을 통합하고, 시장주의에 입각한 경쟁을 도입한다는 논리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수면 아래에서 떠오른 움직임에 적잖게 당황하는 표정이다. 조직의 사활이 걸린 만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물밑 작업도 치열하다. ●통합 vs 경쟁 인수위는 지난 7일 “좌파정권 10년의 건보정책을 제로베이스에서 재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건보역사 30년을 통째로 바꿀 수 있다는 재설계는 무엇일까. 지난 11일 인수위에 대한 공단과 심평원의 업무보고 때도 ‘설’만 무성했다.‘통합안’은 공단과 심평원의 주요 기능을 한곳으로 통합하거나 아예 의료평가원·건강정보원·건강보험관리원으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두 조직간 겹치는 가입자의 정보관리·건강정보제공 등의 기능은 건강정보원으로, 심사관련 기능은 건강보험관리원으로 통합하는 안이다. 병원평가 등의 기능은 의료평가원이 맡게 된다. 일각에선 “정보관리·인사·총무는 물론 지사까지 완전히 통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공단과 심평원이 지출한 관리운영비(인건비 등)는 무려 1조원에 육박했다. 건강보험 총 지출액 25조 5544억원 가운데 9734억원이 관리운영비(3.8%)로 지출된 것이다. 이는 2006년의 3.4%에 비해 약 0.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유사한 체제인 타이완이 관리운영비로 1.56%(2005년)를 지출하고 있는데 이 수준까지 낮추면 연간 4500여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기관별로는 건보공단의 관리운영비가 2006년 7827억원에서 2007년 8373억원으로 7.0%(546억원), 심평원은 1139억원에서 1361억원으로 무려 19.5%(222억원)가 증가했다. 이와 관련, 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박사는 “조직 재편과 함께 보험료 관리·집행을 공단이 아닌 정부에 맡겨 기금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자유주의적 논의? 조직통합은 필연적으로 갈등을 불러온다. 건보공단측 노조는 “심평원은 서류심사만 가능하지만 공단측 231개 지사를 심사에 투입할 경우 현장실사까지 가능하다.”면서 공단 주축의 통합에 힘을 실었다. 심평원은 통합이 달갑지만은 않다. 김창엽 심평원장은 “아직 공식 입장은 없다.”면서도 “공단과 심평원간 중복된 업무는 없다.”고 못박았다. 현재 공단은 1만여명, 심평원은 1700여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심평원은 의료기관의 환자진료 뒤 건강보험 급여비 청구에 대한 심사·평가를 담당한다. 반면 ‘분할·경쟁’안에선 입장이 바뀐다.16개 시·도별 혹은 6개 권역별로 공단을 쪼개 자율경쟁을 도입한다는 방안은 지역별 경제격차와 보장성 하락 등의 이유로 가입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전망이다. 반면 심사·평가기능을 쥔 심평원은 오히려 권한이 커진다.2000년 개편직전의 ‘의료보험연합회’로 회귀하는 셈이다. 서울대 문옥륜 교수는 “지부간 경쟁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방안과 직장공단과 지역공단으로 이원화한 뒤 1공단,2공단,3공단으로 각기 독립시켜 발전시키는 대안을 비교·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사실 통합과 경쟁의 논리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9월 복지부 산하 건강보장미래전략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공단 기능과 심평원의 심사기능을 통합해 ‘건강보험관리원’이란 통합기관을 설립하자고 주장했다. 사공진 한양대 교수는 병원협회지에 “소비자에게 보험자 선택권을 부여해 독립성이 보장된 ‘지부’간 경쟁을 촉진하면 재정 절감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민노당 현애자 의원실측은 “건보재정이 어려운 것은 심사·평가 기능의 부실 때문”이라며 “경쟁논리보다 독일처럼 총액계약제를 도입하는 식의 제도개선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도 “통합의 방향성은 맞지만 합리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연세대 김진수 교수는 “심사평가와 보험자는 분리돼야 한다. 제3자적 평가가 필요하다.”면서 “무조건적 통합은 장기요양보험 시행으로 비대해질 공단의 덩치를 더 키울 것”이라 지적했다. 제주의대 이상이 교수는 “통합론은 참여정부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구문”이라며 “의료공공주의자들이 2선으로 후퇴하고 시장주의자들이 대거 정책입안에 진출하면서 상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통합신당·민주·민노 집안 추스르기 갈팡질팡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에서 참패한 열흘이 넘었지만 대통합민주신당은 여전히 방향을 못잡고 있다. 책임론만 난무할 뿐 뾰족한 해결책은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정동영 전 대선 후보는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뒤에서 돕겠다.”라고 했다가 “큰 뜻을 이루려는 내 꿈은 쉼없이 커질 것”이라고 말해 주변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 지역 총선 출마설까지 나오고 있다. 2월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방식을 놓고는 추대론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갈등의 씨앗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단 30일 중앙위원-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보고된 당 쇄신위안에서는 합의추대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당내 의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97명 가운데 71명이 합의 추대를 선택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도 경선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다만 비대위와 향후 지도부 구성원을 일치시키는 부분은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중앙위원 일부는 중앙위에서 비대위 구성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선호 의원은 “차기 지도부와 비대위를 같은 사람으로 구성, 전대에서 평가받고 추인받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386, 수도권 초·재선 의원 사이에서는 ‘손학규 추대론’이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김한길 의원 그룹은 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초선의원 17명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한승헌 전 감사원장 등 외부인사 영입을 주장하면서 영입이 불발될 경우 경선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지난 28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대선 패배 책임은 노무현 대통령(참여정부)과 통합신당의 공동 책임이라는 응답이 56%로 가장 많았고 이어 노 대통령 27.3%, 통합신당 11.2%로 조사됐다. 향후 주력 과제는 ‘새로운 비전과 방향 제시’가 53.4%로 가장 많았다. 당의 방향에 대해서는 진보·개혁쪽으로 가되 변화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59.4%였다. 신당 쇄신위는 이날 중앙위원-국회의원 워크숍에 이어 31일에는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대선 경선 후보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마지막 의견 수렴 과정을 밟기로 했다. 쇄신위는 1월 초까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최종 안을 확정해 당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의 대선 참패 후유증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권영길 후보에 대한 인책론에다 자주파(NL)와 평등파(PD)의 대립이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다다른 양상이다. 수습의 분기점으로 기대됐던 중앙위원회마저 처방전을 내리지 못했다. 평등파 일각에서 제기한 분당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반면, 평등파를 대표하는 노회찬·심상정 의원은 분당에 부정적이라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은 지난 29일 경기 성남시민회관에서 중앙위원회를 갖고 비상대책위를 꾸리려고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앞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비례대표 선출시 전략공천 확대’를 비대위장으로 내정된 심상정 의원과 합의하고 이를 중앙위원회에 올렸다. 중앙위는 확대간부회의의 합의안과 평등파 ‘전진’ 소속의 김형탁 전 대변인이 제출한 안건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김 전 대변인은 ▲종북주의·패권주의 청산 ▲내년 1월15일 이전 임시 당대회 개최 ▲비대위에 비례대표 추천권을 포함한 중앙위 권한 전면 위임 등의 안건을 내놓았다. 하지만 자주파는 ‘종북주의와 패권주의 청산’,‘비례대표 전략공천 확대’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평등파는 ‘종북주의 청산’ 문제를 논의해서 회의록에 명시하자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중앙위가 무산된 뒤 당 확대간부회의는 천영세 원내대표를 대표 직무대행으로 하는 임시 지도부체제를 차기 중앙위까지 가동키로 했다. 당 대선후보였던 권영길 의원은 경남 창원에서 칩거하다 이날 중앙위에 참석,“대선 패배의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지혜를 불어넣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일각의 2선 후퇴론과 관련해서는 거취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민주당 30일 오후 서울 여의동 민주당사. 중앙위원회의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침통한 분위기였다. 대선 후보였던 이인제 의원이 득표율 0.7%에 그침에 따라 당이 존폐 기로에 서 있음을 모두가 깊게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제 4차 중앙위원회의는 박상천 대표, 후보였던 이인제 의원, 최인기 원내대표와 중앙위원 80여명이 모인 가운데 ▲당 지도체제 ▲총선전략 ▲인재영입 및 공천문제가 논의됐다. 핵심 쟁점은 박 대표의 재신임 여부였다. 박 대표는 자신의 재신임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앞서 쇄신위는 7차례 회의를 열고 당 지도체제와 관련, 박 대표 1인 체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중앙위원회는 만장일치로 박 대표의 재신임을 결정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토론 과정에서 이견은 있었지만 결국 만장일치로 통과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를 대신할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 대의원조차 구성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당 쇄신위 안대로 공동대표를 추가, 당권을 분산시켜 기존 지도체제와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중앙위는 ▲대안세력 형성을 위한 연대 추진 ▲선대위 조기 구성 ▲인재영입특별위원회 구성 ▲공천혁명을 공직후보심사특별위원회 조기 구성 등 쇄신위 안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한편 이날 일부 당원은 민주당사에서 박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너를 바닥에 뿌리는 등 소동을 벌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민노, 분당이냐 혁신이냐

    민주노동당의 진로 논쟁이 전면전 양상이다. 범좌파 일각의 ‘분당’(分黨)론과 자주파의 ‘혁신론’ 공방이 본격적으로 맞붙을 조짐이다. 27일 조승수 진보정치연구소장이 포문을 열었다. 조 소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선도 대선이지만 당내 다수파인 자주파가 원내 4년간의 전횡을 반성하지 않는다면 공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 소장은 구체적으로 ▲당내 종북(從北)주의 노선 폐기 ▲당 지도부를 비롯한 자주파의 2선 후퇴를 공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충족되지 않는다면 “탈당 후 분당은 불가피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대선 후보였던 권영길 의원에 대해서도 특별한 입장을 촉구한 건 아니지만 “대선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2선 후퇴를 제안했다. 조 소장의 언급 이후 민노당은 하루종일 시끄러웠다.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였지만 조 소장의 발언에 비판적 기류가 짙었다. 황선 부대변인은 “당이 절치부심 중인데, 책임 있는 인사가 공식적으로 인터뷰가 금지된 조선일보를 통해 당을 향한 색칠하기에 일조하는 듯한 행동은 극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자주파의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당이 서민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내부혁신이 중요한 단계”라면서 “(조 소장의 언급은)당의 진보적 가치를 매도하는 수구보수적 담론”이라고 비판했다. 범좌파의 최대 정파인 ‘전진’ 소속의 한 관계자는 “분당을 하겠다는 대의명분이 고작 자주파가 미워서 나가겠다는 정도라면 무책임한 처사”라면서도 “당의 원심력이 강한 상황이라 비대위가 당 혁신방안을 내오더라도 지켜질지는 미지수”라고 걱정했다. 한편, 전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심상정 의원은 이날 기자감담회를 갖고 “비대위가 총선 때까지 당 운영에 대한 전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조건부’ 수락 의지를 밝혔다. 심 의원은 오는 29일 중앙위원회 전까지 이 문제가 결론 나야 한다고 강조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신당 지도부·초선 탈출구없는 대치

    신당 지도부·초선 탈출구없는 대치

    “과감한 쇄신 없이는 안 된다.”(문병호 의원) “각자 목소리를 내기보다 모여서 의논하자.”(이미경 최고위원) 27일 오전 대통합민주신당 최고위원회의에는 당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초선 의원 일부가 자리를 함께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당 지도부는 ‘초선 의원들의 충정과 절박함을 이해한다.’고 말했고, 문병호 의원은 ‘당에 누가 되지 않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얼핏 보기엔 갈등이 봉합되는 것 같다. ●“양측 문제 인식 근본적으로 달라” 하지만 회의에 참석했던 초선 의원들의 얘기는 달랐다. 한광원 의원은 “꾸지람을 듣는 분위기였다.”면서 “우리는 ‘죽어야 산다.’는 주장이지만 지도부는 분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문제에 대한 인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랐다.”고 설명했다. 앞서 초선 의원 19명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가진 뒤 국회 브리핑을 통해 “지도부의 즉각 사퇴와 참여정부에서 총리, 장관, 당의장, 원내대표를 지낸 인사들은 백의종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25일 성명서에 참여한 18명 중 이기우 의원이 빠졌고 김재홍·우제창 의원이 참여, 당 쇄신운동에 나선 초선의원은 19명이 됐다. 이들은 28일에도 모여 지도부와의 문제 인식차이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하지만 이들의 움직임이 아직은 ‘제2의 정풍운동’으로 불릴 만큼 파괴력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일각에서는 공천을 보장받기 더 어려운 초선이라 지도부를 공격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한길 의원 “親盧 2선 후퇴를” 이런 가운데 김한길 의원은 초선 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친노(親盧) 2선 후퇴 ▲쇄신위 해체 ▲경선을 통한 당 쇄신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가장 많은 책임을 느껴야 할 사람들이 모두에게 책임이 있으니까 서로 책임을 따지지 말자면서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며 친노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경선 출마설에 대해 “당권에 관심 없다.”고 부인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고립무원 친노

    대선에서 참패한 대통합민주신당 내 친노(親盧)그룹 의원들이 고립무원에 빠졌다. 비노(非盧) 의원들이 계파와 상관없이 일제히 친노를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은 초선 의원들이다. 통합신당은 그동안 여론을 의식해 ‘네탓 공방’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지난 25일 초선의원 18명은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안희정씨 “친노는 폐족” 그러자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이 자성의 목소리를 내놨다.2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칼럼을 통해 “친노라고 표현돼 온 우리는 폐족(廢族)입니다. 죄 짓고 엎드려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들과 같은 처지입니다. 우리는 실컷 울 여유가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폐족은 조상이 큰 죄를 지어 벼슬을 할 수 없는 자손을 말한다. 신당 내 초선 의원들의 표면상 요구는 지도부 전원 사퇴와 쇄신위 전면 재구성이다. 하지만 ‘더 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할 대상으로 참여정부 시절 당·정·청 그리고 국회에서 핵심 요직을 맡았던 인사를 포함해 사실상 친노 중진의원 2선 후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김한길계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초선 의원들과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 조배숙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대선 참패 원인은 한마디로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손학규 추대론도 고개 ‘손학규 추대론’도 이같은 반노 분위기에서 비롯됐다. 그가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 실정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 그를 당의 새 얼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의 주요 명분이다. 정동영계 의원들은 서로 입단속을 하고 있지만 ‘친노 배제론’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호진 쇄신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노 중에도 훌륭한 분이 있고 반노 중에도 구태정치 표본이 있을 수 있는 만큼, 흑백논리로 가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당 지도부는 초선 의원 18명의 성명 발표에 대해 대안 없는 지도부 공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대표선임 “경선”-“추대” 충돌

    대표선임 “경선”-“추대” 충돌

    대통합민주신당이 전면 쇄신론에 직면했다. 오충일 대표가 대선 참패 수습 대책과 관련해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김호진 신임 쇄신위원장도 계파간 나눠 먹기식 대표 선출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당이 대선 직후 쇄신론과 봉합론으로 양분되며 해결책을 모색하던 중에 나온 발언이라 당내에 거센 쇄신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사람·조직·노선 새판 짜자” 오 대표는 24일 최고위원·상임고문단 연석회의에서 “죽어서 사는 길을 택하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사람, 조직, 노선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평가와 당의 진로를 논의할 당 쇄신위원회를 구성할 뜻을 내비쳤다. 이날 쇄신위원장에 위촉된 김호진(고려대 교수) 고문도 “계파가 나눠 먹는 방법보다는 국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표를 뽑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쇄신위가 심층적인 논의를 통해 대안을 제시할 뜻을 밝혔다. ●대선패배 인책공방 이어져 오 대표와 김 위원장이 전면 쇄신론을 들고 나옴에 따라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당의 구체적인 쇄신방향을 둘러싸고 백가쟁명식 발언이 쏟아졌다. 소속 의원 141명 중 91명이 참석해 23명이 발언하는 등 책임론과 지도체제 구성을 놓고 내연하던 당내 세력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지도체제와 관련해 김한길 그룹이 “경선을 통해 치열한 노선투쟁을 벌이자.”며 경선론을 제기했다. 김 의원 자신도 2월 전대 경선에 출마할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당 중진그룹과 손학규 그룹, 친노진영,386 및 수도권 초·재선의 상당수는 합의추대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맞섰다. 김한길 그룹의 양형일 의원은 “최고위원회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비상체제로 지도부 운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효석 원내 대표는 “당헌·당규상 최고위가 공백을 갖는다면 어떤 기구도 만들 수 없는 구조여서 전대까지 지도부가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러나 조일현 의원은 이날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당 안팎에서는 대선 패배와 관련해 인책공방도 연일 이어졌다. 비노(非盧) 진영은 ‘친노 2선 후퇴론’과 원로·중진 및 386에 대한 인책론을 제기했다. 주승용 의원은 “친노를 제외하고 ‘아름다운 경선’을 치른다면 당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친노 의원들은 일단 맞대응을 자제하면서도 27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 중심으로 ‘광장’ 연구소를 발족하고 진로를 모색하기로 했다. 한편 통합신당은 이날 내년 2월3일 개최될 전당대회 의장에 김덕규 상임고문을, 부의장에는 장향숙 의원, 전당대회준비위원장에 정동채 사무총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신당 내부갈등 격화

    신당 내부갈등 격화

    본격적인 주도권 다툼의 시작이다. 대선 참패 이후 당 쇄신방향을 둘러싼 대통합민주신당 내부 세력 간의 갈등이 격렬해지고 있다. 통합신당은 지난 22일과 23일 최고위원·상임고문단 연석회의를 잇달아 열어 갈등 수습에 전력을 다했다. 김호진 상임고문을 당 쇄신위원장에 임명했고 내년 2월3일 전당대회 개최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24일 대선 패배 후 첫 의원총회에서 각 계파 간 세 대결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반노그룹은 ‘친노 2선 후퇴론’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른바 ‘김한길계’ 의원들이 총대를 멨다. 이들은 “노무현 심판론이 대선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다. 노무현 그림자가 있는 사람들은 확실히 뒤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 계파는 큰 이견 없이 노무현 심판론을 대선 패배 원인으로 받아들였다. 친노그룹도 맞대응을 자제했다. 친노 진영의 한 의원은 “일일이 반응하고 반발하면 우리 내부 분열만 더 가중된다.”고 했다.“때리면 맞겠다. 고개 숙이고 있겠다.”고도 했다. 대선 패배 책임을 두고 당내 공방이 계속될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읽혔다. 그러나 반발 기류도 뚜렷했다. 김형주 의원은 “당 전체가 책임져야 할 문제지 한쪽에 책임을 떠넘기는 건 보기 좋지 않다.”고 밝혔다. 임종석 송영길 등 일부 386 초·재선 의원들은 오히려 ‘정동영 후보 책임론’을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이들은 “대선패배 후 후보 메시지가 명료하지 못했다.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책임공방은 지도부 선출 방식과 지도체제 논란으로 옮겨갔다. 김한길계 의원들은 “경선에서 치열한 노선투쟁을 벌이자.”고 주장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또다시 어물쩍 넘어갔다가는 총선에서도 참패가 불 보듯 훤하다는 논리다. 이들은 단일 지도체제도 주장했다. 새 리더십에 힘을 실어 주자고 했다. 그러나 당 중진그룹과 손학규 그룹, 친노진영,386 초·재선의 상당수는 합의추대를 선호하고 있다. 총선정국에서 더 이상의 분열은 피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우상호 의원은 “가능한 한 빨리 전대 이전에 합의 추대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범여 회생의 길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른 것은 ‘패러다임의 변화’였다. 대통합민주신당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패배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2007년 현 시점의 유권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먹고사는 문제’라는 ‘실용의 화두’로 유권자를 설득했다. 통합신당은 ‘진실과 거짓’,‘선과 악’이라는 과거 민주화 시절 ‘투사(鬪士)의 화두’에 안주했다. 유권자는 “지금 갈망하는 건 그게 아니다.”라며 통합신당을 가차없이 심판했다. 통합신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이번 대선을 ‘의미 있는 패배’로 승화시키려면 사회를 인식하고 사고하는 틀 자체를 스스로 바꿔 나가야 한다. 과거 열린우리당의 단골 메뉴였던 ‘희생양 만들기’와 ‘지도부 교체’만으로는 민심의 변화를 따라 잡을 수도, 국민을 설득할 수도 없다. 뼈아픈 평가와 치열한 반성이 선행되지 않고는 힘든 일이다. 대선 이후 통합신당 내부에서는 자기 합리화와 책임론 시비, 지도부 물갈이 등 ‘손쉬운 수습’ 쪽으로 기우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어떻게 ‘진실’이 30%도 얻지 못하고,‘거짓’이 50%를 차지할 수 있느냐.”,“친노(親盧)는 책임지고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는 식이다. 통합신당으로서는 연말 연초 정국에서 환골탈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느냐가 회생의 관건이 될 것이다. 주초인 24일 최고위원회의나 의원총회가 주목되는 이유다. 범여권 관계자는 “‘이 판을 정리할 동력이나 주체조차 없다.’는 현실을 핑계 삼아 냉정한 평가와 반성 없이 어영부영 내년 4월 총선으로 간다면 또다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는 26일 국무회의에서는 ‘이명박 특검법’이 심의·의결 절차를 거친다. 한나라당의 ‘거부권 행사’ 요구에 청와대는 화답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무런 상황 변화 없이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 요구를 받아들이면 범여권의 덤터기를 모두 뒤집어 쓰게 된다. 한나라당이 통합신당을 상대로 정치적으로 풀지 않으면 청와대도 나설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당선자가 대선 기간 공개할 수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면 먼저 국민에게 솔직하게 고백한 뒤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경헌 정치컨설턴트는 “특검이 가동되더라도, 정치 쟁점을 주도할 동력을 소진한 범여권으로서는 특검에 과도하게 집착하기보다 내부를 추스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10년 만의 잔칫상’ 앞에서 마냥 허리띠를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듯하다.‘정통 보수’의 이념적 좌표가 뚜렷한 ‘이회창 신당’이 대선 지지율 15%의 정치 자산을 밑천으로 한나라당의 틈새를 끊임없이 파고들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당직 개편이나 총선 공천에서 박근혜 전 대표나 그 측근 의원의 소외와 반발이 뒤따른다면 ‘이회창 신당’의 입지는 넓어질 수밖에 없다. 대선 직후 친박(親朴·친박근혜) 쪽의 ‘당권·대권 분리론’에 맞서 ‘당·정·청 일체화론’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친이(親李·친이명박)와 친박 세력간 탐색전 성격이 짙다. 이번 주 중반 인수위 인선을 시작으로 ‘이명박 정부’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유권자’가 아니라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정치력과 비전을 이 당선자가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ckpark@seoul.co.kr
  • 윤곽 드러난 이회창 보수신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추진하고 있는 보수 신당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 전 총재는 23일 “강삼재 전 의원이 창당 작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재의 측근 그룹인 이른바 ‘단암팀’ 이흥주 특보와 지상욱·최형철 박사 등은 창당 과정 전면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이 전 총재가 2004년 9월 미국에서 돌아와 남대문 단암빌딩 사무실을 냈을 때부터 함께 활동한 멤버들이다. 측근 그룹의 2선 후퇴를 의미한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신당의 이념과 노선’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냈다. 그는 “법치의 실종, 공교육 붕괴, 쇄국적 사고 등의 모순을 해결하며 한국 정치의 근본적 개혁을 주도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창당하겠다.”면서 “신당은 ‘권력투쟁형 정당’이 아닌 ‘문제해결형 정당’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대선 때 주장하던 ‘작은 정부’나 ‘강소국 연방제’, 한·미 공조에서 중국과의 협력체계 강화, 동아시아 공동체로 이어지는 ‘3중 울타리 외교’ 등도 계속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그는 “기득권적 연고주의에 함몰돼 그것을 지키려는 수구적 보수와 대비되는 가치추구형 보수를 추구하겠다.”며 한나라당과의 긴장 관계를 드러냈다.. 또 “BBK 특검법과 관련,(한나라당이) 책임을 묻겠다는 이야기는 듣기 거북하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는 젊은 층의 참여를 독려하고, 특정 지역에 함몰되지 않는 전국 체계를 갖춘 정당을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뤘던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도 제 일에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이명박 시대-진보·신당 어디로] 鄭 당분간 ‘2선 후퇴’ 택할듯

    [이명박 시대-진보·신당 어디로] 鄭 당분간 ‘2선 후퇴’ 택할듯

    17대 대선에서 참패를 당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거취와 당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은 당장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내부 체제를 재정비하고 사분오열된 세력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 후보, 내일 순창·전주 등 고향 방문 정 후보는 20일 오전 당산동 당사에서 의원, 당직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당 및 시·도 선대위 해단식을 가졌다. 해단식은 전날 대선 참패의 충격파가 채 가시지 않은 듯 침통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정 후보는 “국민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며 “선거과정에서 단합했듯이 더 단단하고 진실해지고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가 국민으로부터 더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22일 고향인 순창과 전주 등 전북지역을 찾는다.23일에는 광주로 내려가 가톨릭단체가 운영하는 정신지체장애인시설인 ‘사랑의 집’에서 사나흘 머물며 ‘피정’의 시간을 갖는 등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은 ‘2선 후퇴’의 길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열릴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권을 거머쥘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벌써부터 전대에 나설 인물로 손학규·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 정세균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한길 의원, 추미애 전 의원,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19일부터 계파별 모임을 갖는 등 사실상 전대 준비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적전분열은 공멸” 공감대 그러나 통합신당이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김근태, 민주당 탈당파, 시민사회 등 6개 계파로 이뤄진 만큼 전대를 통해 계파별 지분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집단지도체제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각 계파가 대선에서 정 후보가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득표 차로 패배한 것은 정 후보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당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었다는 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이 불과 111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적전분열은 ‘공멸’이라는 위기감도 느끼고 있다. 실제로 오충일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의를 표명했으나 최고위원들의 만류로 무산됐다. 최재천 의원은 “당이 총선까지 비대위 체제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지금까지도 당헌·당규대로 움직이지 않고 거의 비대위 체제로 당이 가동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선병렬 의원은 “당이 친노와 비노, 제3세력으로 갈라지는 사태가 있어서는 안 되며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집단지도체제로 잘 정비해서 전대를 합의에 의해 치르고 공천을 잘해서 최대한 리스크를 줄여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의원도 “모두의 공동책임인데 누구에게 책임을 묻겠느냐.”며 당이 총선까지 집단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쇄신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이 계파간 이해관계로 인해 현재의 위기를 적당히 봉합하기보다는 전대를 통해 새로운 지도력을 보여줘야 총선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국민에게 당이 쇄신하는 확실한 각오를 보여줘야 떠난 민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 박창규기자 jrlee@seoul.co.kr
  • 李 일정 취소 ‘장고’ 돌입

    李 일정 취소 ‘장고’ 돌입

    이재오 최고위원이 8일 사퇴함에 따라 한나라당 내홍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가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측이 요구한 대로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오른팔’인 이 최고위원을 2선 후퇴시킨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비상처방인 셈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이 이방호 사무총장의 퇴진도 요구하며 ‘당권·대권 분리’를 주장하고 나설 경우 당 내홍은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 실제로 박 전 대표측은 이 사무총장도 물러나야 ‘화합의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이날 경기도 광주에서 가질 예정이었던 농업분야 타운미팅을 무기한 연기하고 서울 시내 모처에서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이 후보는 주말쯤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9일로 예정됐던 ‘국민성공 대장정 경남대회’도 연기했으며, 오는 10일까지 모든 외부일정을 취소하고 정국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2일로 예정된 대구·경북지역 ‘대선필승대회’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 후보측 정두언 의원은 “이회창 후보의 출마로 대선환경이 바뀌고, 김경준 전 BBK 회장의 귀국 등 예상됐던 위기들이 한꺼번에 몰려온 만큼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 후보가 수세를 공세로 전환하기 위한 장고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측에서는 일단 이 최고위원의 사퇴로 당 화합을 위한 가시적이고 진정성이 담긴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한 측근은 “이제 공은 박 전 대표에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선대위 내에서는 이 최고위원의 거취를 두고 찬반으로 갈려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박 전 대표를 잡지 않으면 어렵게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에서는 이방호 사무총장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서 당 내분이 수습될지는 미지수다. 이 후보측은 “선대본부장까지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도 자신의 사퇴요구에 대해 “그런 소리에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측은 이 최고위원의 사퇴로 추가적인 조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의 추가적인 화합조치를 요구할 경우 이 후보측이 또 다른 ‘양보카드’를 내밀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이 후보측의 최고의사결정 회의체인 ‘6인회의’는 지난 5일 회동 이후 사실상 해체됐다. 당 안팎에서 ‘뒷방·밀실정치’에 대한 비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李냐 昌이냐,박근혜 “…”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李냐 昌이냐,박근혜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7일 박근혜 전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명박 후보와 이 전 총재 사이에서 ‘킹메이커’로 부상한 그가 장고(長考)에 들어간 것이다. 측근들은 그가 당분간 발언을 삼가고 추이를 관망할 것이라고 전한다. 한 측근은 “당장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박 전 대표가 지난 5일 “처음에 한 이야기에서 변한 것이 없다.”고 한 것이 가장 그의 심경을 명확하게 대변한다는 것이다.“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한다.”고 했던 지난 8월20일의 입장에서 조금도 변한 게 없다고 측근들은 거듭 설명했다. 그러나 ‘변한 것이 없다’와 ‘이명박을 지지한다’는 발언의 무게는 지금 상황에서 천양지차다. 이 전 총재가 “박 대표가 저를 지지하면 큰 힘이 된다.”고 밝힌 것, 이 후보가 이날 울산방송과의 대담에서 이재오 최고위원의 발언을 언급한 질문에 대해 “오해가 있을 만한 언행을 했다면 일말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박심(朴心)에 매달린 것도 그가 양측의 무게중심을 뒤흔들, 무시할 수 없는 저울추인 까닭이다.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높은 대구·경북 지역과 보수층에 지분이 있는 그의 선택에 선거구도가 변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몇 차례 선거에서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으로 판을 흔든 전력도 있다. 가능성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이 후보를 ‘확실하게’ 돕는 것이다. 경선승복과 맥이 닿고,‘원칙’과 ‘신뢰’를 중시하는 그의 스타일에도 들어맞는다. 이 후보측이 절실히 원하는 시나리오다.‘단결’을 주문하는 그의 간결한 정치적 수사 한마디로 ‘표’를 정리하고, 선거구도를 의외로 싱겁게 정리할 수도 있다. 반대로 그가 이 전 총재와 어떤 형태로든 연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 총재측 주장처럼 BBK 주가조작 의혹의 김경준씨가 국내로 송환되고 범여권의 공세가 거칠어지면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빠질 수도 있다. 후보 위상이 흔들리고,‘국민’이 다른 선택을 강요한다면 박 전 대표 역시 고심할 수밖에 없다. 신념을 버려야 하는 등 정치적인 부담이 크고 보수표가 갈려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그의 정치적 생명도 위태로워진다. 현재로선 ‘관망’과 ‘주시’가 가장 유력하고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이 후보의 행보가 일차적 관건인 것이다. 이미 박 후보측은 이재오 최고위원과 이방호 사무총장의 2선후퇴를 요구한 상태다.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화학적 결합’에 이 후보측이 얼마나 진정성을 보이느냐에 박 전 대표의 선택이 결정될 공산이 크다. 이 후보의 지지율도 변수다. 이 후보가 곧 불어닥칠 ‘김경준 회오리’에서 얼마나 견뎌내느냐가 지지율과 ‘박심’을 함께 지켜내느냐, 아니면 이 둘을 창풍(昌風)속으로 몽땅 날려버리느냐를 가르게 되는 것이다.박지연·울산 한상우기자 anne02@seoul.co.kr
  • 李측 “朴 포용 무산될까” 난감

    이재오 최고위원의 ‘신당 발언’이 전해지면서 5일 이명박 후보측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표측과 이회창 전 총재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마당에 ‘안방’에서 수류탄이 터진 것이나 다름없어서다. 이 후보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측은 이날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었다. 이 후보도 이날 쏟아진 이 전 총재와 박 전 대표, 이 최고위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현재 이 후보측에서 가장 ‘공’을 쏟고 있는 곳은 박 전 대표다. 이 전 총재의 출마설도 이 후보측이 박 전 대표측을 적극적으로 껴안지 못해 나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경선 이후 정권교체의 당위성은 말해왔으나 이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지의사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당 화합에 대한 이 후보측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없다는 게 박 전 대표측 주장이다. 박 전 대표측에서는 자신들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낸 이 최고위원의 2선 후퇴를 주장하고 있어 내홍은 더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의 한 핵심 측근은 “이 최고위원 사퇴는 무 자르듯 결정할 일이 아니다. 설령 사퇴한다고 하더라도 시기가 중요하고, 이는 이 전 총재의 출마 시점과도 연관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 최고위원의 거취를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대비해 박 전 대표와 전략적으로 협상하겠다는 대목으로도 읽힌다. 그럼에도 이 후보측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를 지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많다. 박 전 대표 스스로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힌 마당에 이를 뒤집는 행보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후보측에서는 이 전 총재에 대해서는 막판까지 최대한 설득, 출마를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전 총재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이명박-이회창-정동영 3자구도를 가정한 선거전략 가동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이 전 총재가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이 후보의 ‘대세’를 꺾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 후보는 이날도 측근들을 통해 이 전 총재의 소재를 파악하며 임태희 비서실장을 접촉채널로 가동하는 등 이 전 총재에 대한 막판 설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대선주자 25시]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

    [대선주자 25시]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

    1위를 차지한 후보 입에서 한숨이 나온다. 고개를 떨구고 뭔가를 골똘히 생각한다.“충북 경선 1위 정동영!” 사회자가 외치는 순간 지지자들의 함성이 터졌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의 초반 4연전 승리 확정이다. 그러나 정작 정 후보는 웃질 않는다. 웃을 수가 없다.5년 전 구 민주당 시절 경선 당시가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다.16전 15패. 참담했다. 전국 16개 권역을 돌며 벌어진 대선후보 경선에서 꼴찌를 밥먹듯했다. 충남 경선에선 39표, 강원 경선에선 78표를 받았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 수준의 득표다.“충남 경선에서 39표를 받은 뒤 겉으로는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서울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죠.”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저린다. 아프고 또 민망하다. 자존심이 상했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간절했다. 그러나 끝까지 버텼다.“제 개인 등수보다는 국민경선을 완성하겠다는 의무감이었습니다. 고통이 극심했지만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거죠.”정 후보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5년 전 경험을 담금질 삼았다. 절치부심, 오히려 약이 됐다. “권투선수로 치면 16라운드 뛰면서 15라운드 KO패를 당한 셈이죠. 그 한숨과 헌신이 이제 보상과 격려로 돌아오는 듯합니다.”정 후보가 살짝 웃음을 보인다. 현재 분위기는 뚜렷한 상승세다.15일 제주·울산,16일 충북 경선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19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손학규 후보를 제치고 범여권 1위로 나섰다. 손 후보가 범여권에 합류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때 정 후보와 손 후보의 지지율 차는 배 이상이었다. 소위 ‘손학규 대세론’이 뒤집어졌다. 캠프 분위기는 한껏 고무됐다. 여기저기서 싱글벙글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손 후보가 여론조사를 경선에 포함시키려 애를 썼지만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현재 추세로만 보면 가능한 얘기다. 실제 19일 손 후보 캠프에는 비상이 걸렸다.“불퇴전의 각오로 국민 없는 국민동원경선에 투쟁하겠다.”고 배수진까지 쳤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오히려 정 후보 본인은 덤덤하다. 표정 변화가 없다.“꾸준히 의리와 신의로 제 자리를 지켜 온 걸 국민이 알아준 결과겠죠.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5년간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을 위해 꾸준히 주어진 일을 다 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일했고 마지막 대통합을 위해서도 몸을 던졌습니다.”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둘러싼 ‘배신론’에 대한 해명이다. 그는 대통합민주신당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속앓이를 많이 했었다.“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계승하고 있다는 그런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지지율이 낮아도 정면돌파를 해왔습니다. 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정 후보는 1년 가까이 3%대 이하의 지지부진한 지지율을 기록했다.2선 후퇴 압박도 있었다. 그러나 미련스레 범여권 적통성을 강조해 왔다. 그 전략이 지금 먹혀들기 시작했다. 이미 정 후보 캠프는 경선 이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일대 결전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다. 정기남 공보실장은 “여론조사 결과는 손 후보에게 이긴 것보다 이명박 후보와의 본격적 싸움이 시작된 것에 더 큰 의미를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 후보 본인도 본선대결에 자신감을 보였다.“정동영이 만들려는 세상이 경쟁력입니다. 이 후보와 전혀 다릅니다. 정동영의 성장은 차별없는 성장이지만 이명박의 성장은 눈물도 없는 성장, 불도저 성장입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격이 거침 없다.“돈 봉투 주고 공사 따내는 건 시장경제가 아닙니다. 이명박 후보는 태아가 불구면 낙태해도 좋다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경악할 만한 얘기 아닙니까.”눈이 번쩍인다. 정 후보가 흥분했다.“노조는 막노동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요?매년 45만명이 임신중절만 안하면 저출산 문제 해결된다고요?이게 한나라당 이 후보의 수준입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허상이라고 단언했다.“경제를 잘할 것 같다는 착각에 기초한 겁니다. 미래경제·평화경제 시대에 땅과 운하파기만 머릿속에 든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또 덧붙인다.“요즘 택시기사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아직 찍을 후보가 없어서 이명박을 지지하지만 문제가 많은 사람인 건 다들 동의한다더라고요.”뭔가 감을 잡았다는 표정이다.“이제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19일 정 후보는 오전 광주, 오후 전주 그리고 또 서울을 오갔다. 눈은 충혈되고 피부는 까칠해졌다. 그러나 생기가 펄펄 넘친다. 주위 참모들은 건강이 걱정이라고 했다.“그런데 후보가 당최 말을 안 듣습니다. 스케줄을 줄여보려고 최선을 다하는데 자신이 뛰고 또 뜁니다. 대단합니다.”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레이스는 앞으로 한달정도 남았다. 그러나 대선은 아직 90일 남짓이다.12월19일을 바라보고 던진 말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李 “국세청 뒷조사는 후진정치”

    李 “국세청 뒷조사는 후진정치”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31일 지리산에 올랐다.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찬회 이틀째 일정이다. 이날 산행도 전날 ‘반쪽 연찬회’와 마찬가지로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들은 한명도 참석하지 않아 ‘반쪽’에 그쳤다. 기자들이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의 산행 불참을 지적하자 이 후보는 “그거 구분할 필요있나. 어젯밤에 사진도 찍었는데….”라며 “온통 관심사가 그거냐.”며 즉답을 피했다. 최대 관심사인 박 전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그는 “맑은 영산에서 세속적인 얘기를 하면 되나. 정치는 여의도에서 하자.”고 답했다.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2선 후퇴’필요성에 대해선 “질문이 유치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여권의 공세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국세청이 자신의 재산을 조사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 후보는 “정치가 후진”이라며 “그런 식으로 이기려고 하면 되나. 실력으로 이겨야지.”라고 비판했다. 여권이 국정감사를 ‘이명박 국감’으로 규정하고 공세의 고삐를 조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민생하려는데 저쪽은 싸우자고 한다.‘이명박 국감’한다고 하니 고맙네.”라고 응수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성삼재 주차장에서 노고단 코스를 오르기 시작해,30여분 뒤 대선일(12월19일)을 뜻하는 해발 1219m 지점에 도착, 일행들과 승리의 파이팅을 3번 외쳤다.1219 지점은 일행 중 한 사람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찾았다. 이 후보는 “온몸을 던져 12월19일로 나아가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한편 산행에 불참한 ‘친박’의원들은 “이미 분위기는 다 살폈는데 굳이 등산까지 할 필요 있나.”며 여전히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구례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사설] 이 후보, 측근보다 국민과 눈높이 맞춰야

    한나라당이 경선을 끝내고도 본선 체제 전환 과정에서 당내 갈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어 보인다. 이명박 후보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2선후퇴 논란과 원내대표 경선을 둘러싸고 빚어진 박근혜 캠프와의 신경전이 대표적이다. 이런 진통이 구태의연한 계파 다툼이 아니라 정당의 체질 개선을 위한 산고이기를 바랄 뿐이다. 이명박 후보는 당 개혁과 화합 사이에서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이 최고위원의 2선 후퇴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최고위원이 안 된다는 사람들은 제 지지자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듣기에 따라선 “내 맘대로 측근을 쓰겠다는데 누가 감히 토를 다느냐.”는 식의 오만함으로 비쳐진다. 이 최고위원은 한 술 더 뜨는 인상이다. 박 전 대표측을 겨냥,“진정으로 화합하려면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자극한 것이다. 이런 행태는 한나라당은 물론 이 후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패자를 자극하지 않고, 승자로서의 아량을 보여주는 게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이왕 이 후보가 ‘선 화합·후 개혁’으로 진로를 정했다면 인사에서도 탕평책을 쓰기를 바란다.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이나 향후 인사에서 승자독식의 유혹을 떨쳐내는 것이 정치발전의 원리에도 부합한다고 본다. 이 후보는 당 개혁도 측근보다는 국민의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회창씨가 당 공조직보다 측근들에 의존했다가 대선서 두 차례나 낭패를 보지 않았던가.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후 급조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끝내 참여정부를 부인하며 ‘위장폐업’한 전례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주요 대선공약에 대한 당내 일각의 재검토 주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자세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 등 핵심 공약을 국민의 눈높이로 원점에서 타당성을 재검토하기를 당부한다.
  • “속으로 잘못되길 바라면 화합 안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경선 캠프의 좌장격이던 이재오 최고위원이 24일 박근혜 전 대표측의 ‘반성’을 요구하는 듯한 언급을 하고,‘2선 후퇴설’을 일축하는 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전날 그는 이 후보로부터 “이재오 안 된다는 사람, 내 지지자 아니다.”라는 격려를 받은 바 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SBS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출연, 당내 화합을 강조하면서 듣기에 따라서는 박 전 대표측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정치인들이 화합하자, 통합하자, 단결하자고 하다가 때가 되면 분열하고 그러지 않느냐. 그런 화합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면서 “겉으로는 웃으면서 손을 내밀고 속으로는 잘못되기를 바라면 화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변해야 한다. 이겼든 졌든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진영의 앙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박 캠프 진영측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도 들릴 수 있는 언급이다. ‘2선 후퇴’ 논란에 대해서도 “최고위원을 그만두라는 것인데 최고위원으로, 당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두언·박형준 의원 등 소장파가 2선 후퇴 의사를 표명한 것과는 다른 입장이다. 이 최고위원은 모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진정한 화합을 이루려면 서로가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서로’라는 표현을 썼지만 박 전 대표측을 겨냥한 뜻으로 해석된다. 한 중진 의원은 “오늘 아침 이 대선후보 당무회의 보고자리에 이 최고위원이 참석했다.”면서 “이 후보가 이 최고위원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하지만 한 소장파 의원은 이 최고위원의 2선 후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그 얘기라면 내가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여, 중진·소장파간 시각차를 드러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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