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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ly Health Issue] 장기 기증

    [Weekly Health Issue] 장기 기증

    장기 기증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헌신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신체를 떼어서 건넨다는 것 이상의 이타적 선택이란 상상할 수도, 있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도처에서 수많은 환자들이 장기 기증이라는 숭고하지만 기약 없는 선택을 기다리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생체를 떼어 가도록 허락하지 않으면 종국에는 생명을 잃거나 온전한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나라의 장기 기증은 수요에 훨씬 못 미쳐 더 이상 치료법이 없는 중증 질환자들에게 ‘질병 이상의 고통’이 되고 있다. 생사의 기로에서 삶보다는 죽음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들에게 장기 기증은 그래서 ‘궁극의 구원’이기도 하다. 이런 장기 기증 현안에 대해 한국장기기증원(KODA) 하종원(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 이사장으로부터 듣는다. ●장기 기증이란 어떤 행위인가. 다른 환자에게 대가 없이 자신의 장기를 나눠 주는 일이다. 물론 콩팥을 떼어주는 등의 생체 기증도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다. 이는 일반 사망자가 아닌 뇌사자만이 선택할 수 있으며 비율로도 전체 사망자의 1∼3%에 불과할 만큼 희귀하다. 뇌사 상태에서 기증할 수 있는 장기는 신장·간장·췌장·췌도·심장·폐·소장·안구 등이며 이 밖에 뼈와 관절·피부·심장판막 등의 조직도 따로 기증할 수 있다. ●왜 필요한가. 국내에는 현재 2만여명의 이식 대기자가 등록돼 있다. 이들은 이식 외에 다른 치료 대안이 없어 하루 평균 2.7명(2009년 기준) 꼴로 숨져 간다. 문제는 이런 이식 대기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말기 장기 기능 부전에 빠진 환자에게는 장기 이식이 유일한 치료지만 장기 공여가 이뤄지지 않아 이식을 생각조차 못 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 어떤 절차를 통해 이뤄지는가. 살아있는 동안 스스로 장기 기증 의사를 밝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런 사람이 소생이 불가능한 뇌사 상태에 빠지면 장기 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장기구득기관인 한국장기기증원에 통보된다. 장기기증원은 즉시 현장에 전문 인력을 파견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담당 의료진과 가족을 만나 우선순위 환자의 정보를 제공한 뒤 동의받는 절차를 거친다. 법적으로는 가족 1인이 동의하면 되지만 보편적인 정서를 고려해 가족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기증 절차는 바로 중단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상황은 의료진이 가족에게 뇌사를 통보하는 시점이다. 따라서 이 일은 훈련된 장기구득 코디네이터가 맡도록 권장하고 있다. ●합법적 장기 기증은 뇌사 상태에서만 가능한가. 또 뇌사는 어떤 상태이며 어떤 판정 절차를 거치는가. 장기 기증은 가족들끼리 간이나 신장을 기증하는 생존 기증과 뇌사 상태에서 이뤄지는 뇌사 기증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드물게는 뇌사는 아니지만 불가피한 경우 심장사 후에 하는 기증도 있다. 물론 기증자의 건강 상태가 관건이지만 이 방식은 의료 선진국에서도 계속 증가하는 기증 형태다. 흔히 말하는 뇌사란 뇌의 기능이 사실상 멈춰 자발적인 대사활동이 불가능한 상태로, 이 경우 인공호흡에 의존하며 어떤 치료로도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 점에서 식물인간과 구별된다. TV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처럼 뇌사 상태에서 소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그런 경우라면 식물인간 상태라고 봐야 옳다. 우리나라는 이런 뇌사 판정에 매우 엄격한 편이다. 뇌사 판정은 5개 이상의 뇌간반사가 없고 인공호흡기 부착과 심각한 뇌 손상이 있는 경우에 신경외과나 신경과 의료진이 1차 조사를 하며, 이후 6시간이 지난 뒤 2차 조사를 실시해 변화를 점검하고 뇌파검사에서 평탄파가 나오면 관련 전문의가 포함된 판정위원회에서 만장일치 형태로 이뤄진다. ●그러면 적합성은 어떻게 판단하는가. 그 절차도 무척 까다롭다. 먼저 기증자의 의무 기록을 분석해 원인 질환이 확실하고 치료 가능성이 없는 기질적인 뇌병변이 있으며 깊은 혼수상태로 자발 호흡이 없어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상태라야 한다. 또 치료 가능한 약물 중독, 대사성 또는 내분비성 장애가 없어야 하며 저체온·쇼크 상태일 때도 부적격으로 보는데 이런 조건이 충족돼야 비로소 뇌사로 판정된다. ●국내의 장기 이식 수요는 얼마나 되며 기증 추이는 어떤가. 장기 기증이 가능한 뇌사의 원인은 대부분 두부 외상에 따른 뇌의 실질손상과 뇌혈관계 질환이다. 이런 사고나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250명으로, 국민 전체로 환산하면 연간 1300여명 정도다. 이는 장기 기증이 가장 활발한 스페인보다 많은 뇌사 규모다. 물론 국내에서도 장기 기증 활성화를 위해 2011년에 ‘장기 이식에 관한 법률’이 시행돼 2010년 268명이었던 기증자 수가 지난해에는 368명으로 37.3%나 증가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늘어나는 장기 수요를 충족시킬 대체 방안은 없는가. 가장 유력한 대안은 이종장기 이식 연구다. 그러나 돼지를 이용한 이종장기 이식의 경우 돼지가 가진 막단백질에 의한 초급성 거부 반응 때문에 진전이 더뎠다. 그러다 2004년 미국에서 막단백질을 제거한 형질전환 돼지가 개발돼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돼지를 이용한 연구가 계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획기적인 결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정적, 사회적 문제는 없나. 1979년에 국내 첫 뇌사자 장기 이식 이후 지금까지 많은 환자들이 장기 이식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기 이식이 생체 이식이고 뇌사 장기 이식률은 여전히 낮다. 기증을 서약한 환자를 이식이 가능한 상태로 관리해야 하며 이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가능한 이송하지 않고 한 병원에서 이식이 이뤄지게 하는 등의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여기에다 장기를 기증할 경우에만 뇌사가 인정되는 현 제도에 대해 전향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19대 총선 불·탈법 431건 적발… 기소율 90%

    19대 총선 불·탈법 431건 적발… 기소율 90%

    지난 5년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여야 정치인과 가족, 운동원 등의 선거 부정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한 사건들의 기소율이 평균 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불법, 탈법을 저질러 고발되면 10건 중 9건은 재판에 회부됐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치러진 19대 총선 당선자 중 14명이 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돼 7명이 기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법원이 앞으로 선거 부정의 형량을 대폭 높이기로 해 일부 의원은 당선 무효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서울신문이 선관위로부터 입수한 ‘최근 5대 선거 여야 의원 등의 위법 행위 조치 현황’에 따르면 선관위는 17대 대선 때 204건의 비위를 적발해 검찰에 104건을 고발하고 100건을 수사 의뢰했다. 고발 사건은 96건이 기소돼 92%의 기소율을 보였다. 2008년 4월 총선에서는 366건을 적발, 222건을 고발했다. 이 가운데 203건(91%)이 기소됐다. 2010년 6월 ‘5회 지방선거’와 관련해선 729건을 적발, 441건을 고발했고 이 중 384건(87%)이 기소됐다. 지난 4·11 총선과 18대 대선에서는 7월 18일 기준으로 각각 431건(262건 고발)과 16건을 적발(15건 고발)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4·11 총선, 18대 대선과 관련해서는 아직 수사 중인 사건이 많다.”면서 “수사가 완료되면 고발 건의 기소율이 90%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첩보 등을 통해 수사한 것보다 선관위 고발 건의 기소율이 훨씬 높다.”면서 “고발은 혐의뿐 아니라 증거 자료까지 다 구비돼 유죄를 확신할 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 의뢰는 혐의는 있지만 애매하거나 증거가 불충분할 때 검찰에 수사를 해 보라고 건네는 것”이라며 “제보의 개념인 수사 의뢰는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선관위는 이날 기준으로 지난 4·11 총선 당선자 중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모두 14명을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의 ‘19대 당선인 조치 내역’에 따르면 새누리당 김근태·박성호·김정록·박상은 의원 및 민주통합당 전정희·김관영 의원, 무소속 현영희 의원 등 7명이 기소됐고 새누리당 김성찬·강기윤·김재원·이현재·홍지만·함진규 의원 등 6명은 불기소됐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수사 중이다. 김근태 의원은 ▲지난해 11월 11일 선거구민들에게 자신의 저서(10만 8000원 상당) 제공 ▲같은 해 12월 7일 선거구민 대상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명함을 돌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34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지난 3월 검찰에 고발됐다.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대법원에서도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한다. 박상은 의원은 지난해 12월 1일 인천 중구의 한 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참석자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수 박현빈을 초청해 노래를 부르게 하는 등 500만원 상당의 기부를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27일 고발됐다. 1심과 항소심에서 벌금 50만원이 선고됐다. 검찰 출신인 권성동 의원은 지난 4월 4일 자원봉사자와 함께 노인요양원 등을 방문해 부재자 신고인을 대상으로 명함을 배부하면서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지난 4월 10일 고발됐다. 김성찬 의원은 지난 4월 10일 선거구민 2만여명에게 ‘(긴급뉴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김병로 무소속 후보를 후보자 간 단일화 과정에서의 후보 매수 의혹 혐의로 진해경찰서에 금일 수사 의뢰했습니다.’라는 허위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혐의 등으로 고발됐지만 검찰이 불기소 처분해 지역 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승훈·최지숙기자 hunnam@seoul.co.kr
  • 10월 강남은 ‘페스티벌 스타일’

    10월 강남은 ‘페스티벌 스타일’

    ‘마라톤을 하며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에 맞춰 말춤 추기, 유명 디자이너의 패션쇼, 최대 60%의 빅세일,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등 한류 스타들의 K팝 공연….’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강남스타일’의 본고장인 강남구 일대에서 가을 축제가 펼쳐진다. ●中 국경절 연휴… 20만명 몰릴 것 기대 강남구는 다음 달 2일부터 7일까지 6일간 삼성동 코엑스와 영동대로 등지에서 ‘2012 강남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구는 다음 달 1~7일이 중국의 국경절 연휴인 점을 감안해 올해 축제에는 지난해 12만여명보다 크게 늘어난 20만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3일에는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지구촌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국제 평화를 기원하는 ‘국제평화마라톤대회’가 오전 8시부터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서 열린다. 주한 미8군 사령부와 공동 주최하는 마라톤에는 1만여명이 참가한다. 마라톤에 앞서 가수 알리와 다이나믹듀오 등의 축하 공연이 열리고 행사 중간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참가자들이 말춤을 추는 퍼포먼스도 이어진다. 3일 오전 10시부터는 코엑스 건너편 한국전력공사 앞에서 강남 명품 음식 6선을 2000원에 맛볼 수 있다. 4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 동문 앞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패션페스티벌’에서는 유명 한류 디자이너들이 참가하는 패션쇼와 웨딩쇼, 남성복·여성복 패션쇼, 시민 모델 패션쇼, 메이크업쇼, 국제 패션쇼, 축하쇼 등이 열릴 예정이다. 시민들이 참가하는 ‘아이 러브 강남’을 주제로 한 티셔츠 드로잉 콘테스트도 열린다. 행사 기간 중에는 70여개 패션업체들이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패션마켓을 펼쳐 수익금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경제효과 755억원 이를 것” 강남페스티벌은 7일 오후 7시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앞 영동대로에서 열리는 ‘한류페스티벌’로 마무리된다. 행사에는 대표적인 한류 스타이자 구 홍보대사인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특별 게스트로 동방신기가 출연해 2시간 동안 공연을 펼친다. 축제 기간에는 지역 내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음식점, 공연장, 병원, 호텔 등 234개 업체에서 최대 60%까지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이들 업체들의 할인 쿠폰이 담긴 쿠폰북은 주민센터나 행사장에서 받아 볼 수 있다. 신연희 구청장은 “올해 페스티벌로 인한 경제 유발 효과가 77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강남페스티벌을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어 강남을 대한민국 한류 관광 1번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공기업 미래경영]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공기업 미래경영]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서울시농수산물공사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것은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사업이다. 2018년까지 약 7000억원을 투자해 시설 현대화를 꾀하는 사업이다. 시설이 노후화되고 거래 물량이 과다해 정체 시간이 증가하면서 물류 및 유통 비용이 오르고 상품 신선도가 하락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1단계(2009~2014년), 2단계(2013~2015년), 3단계(2015~2018년) 사업이 완료되면 가락시장은 건물 연면적이 2배, 조경면적이 4배, 주차 대수가 2배 증가해 2만여명의 유통 종사자가 보다 쾌적하고 효율적인 유통 환경 속에서 영업할 수 있게 된다. 유통 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해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른 시장 개방으로 날로 어려워지는 농어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락시장은 그동안 친환경 유통 채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공사에서는 친환경 유통 활성화 및 지원 체계를 지금보다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가락시장 내에 친환경 농산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유통인과 전문 판매장을 확대하는 한편 친환경 농산물 우수 브랜드를 특화해 홍보와 판로를 지원할 방침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MB정부 4년간 공직비리 61% 급증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4년간 국가공무원 비리가 크게 증가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민주통합당 백재현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국가공무원 징계 현황’에 따르면 2011년 말 공무원 비리 징계 건수는 2653건으로 현 정부 출범 전인 2007년 말 1643건보다 61.5% 늘었다. 특히 이 대통령 취임 당시인 2008년에는 1741건으로 이전과 비슷했으나 2009년에 무려 3155건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리가 가장 많은 기관은 경찰청으로 4755건이 적발됐다. 다음으로 교육과학기술부 3509건, 법무부 805건, 지식경제부 733건, 국세청 466건, 해양경찰청 339건 순이었다. 다만 경찰청 공무원 수는 10만여명, 교육부는 35만여명, 국세청은 2만여명, 지경부는 3만여명 등으로 다른 부처(1000~3000명)보다 직원 수가 월등히 많다. 비리 내용은 폭행이나 도로교통법 위반, 음주운전, 성희롱, 검경 기소 등 품위 손상이 4997건(41.5%)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복무규정 위반이 2059건, 직무유기 및 업무 태만이 1161건이었다. 하지만 징계는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 5년간 1만 2050건의 징계가 있었지만 파면, 해임, 강등 등의 중징계를 한 경우는 1530건으로 12.7%에 불과했다. 반면 견책은 5617건, 감봉이 2634건으로 68.5%가 경징계 조치됐다. 백 의원은 “국가공무원 부패 근절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취하지 않는 한 이명박 정권은 부도덕한 비리 정권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성폭력 우범자 2만명 서면검사·주변탐문만?

    지난 11일 충북 청주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 살해하고 자살한 곽모(46)씨는 경찰 지구대에서 불과 5m 떨어진 곳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성폭력 우범자 관리대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난달 20일 서울 중곡동에서 30대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서모(42)씨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다. 윗집에 살았던 여성은 물론이고 관할 경찰서와 지구대 경찰관들도 이 사실을 몰랐다. ●법무부, 첩보수집 개정안 마련 올 8월 기준으로 경찰이 관리하는 성폭력 우범자는 2만 73명이다. 경찰은 아동 대상 성범죄는 1회, 청소년·성인 대상 성범죄는 2회 이상 범행 전력을 지닌 전과자들을 대상으로 성범죄 재발 위험도를 구분한다. 우범자 관리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찰이 그들의 생활실태를 직접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점관리 대상 우범자에 대해서만 관내 지구대 경찰이나 경찰서 담당자가 최신 동향을 매월 1차례씩 파악하고 있다. 곽씨와 같은 첩보수집 대상자는 3개월에 한 번 감시하는 게 전부다. 그나마 경찰이 우범자를 직접 대면하는 것도 아니다. ‘관리 대상자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거주지역 지구대 경찰관이 해당 인물이 등록된 거주지에서 실제로 생활하는지, 수입이 있는지를 주변 인물 탐문이나 운전면허 조회 등으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또 깡통대책으로 그칠지 우려 ‘성범죄 우범자 관리 강화’는 경찰이 강력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습관처럼 꺼내든 대책이다. 연이은 성범죄에 경찰은 7월 23일부터 8월 31일까지 성범죄 우범자 2만여명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범죄 전과자들은 한층 잔인한 범죄행각을 보이며 거리를 활보했다. 경찰의 성범죄 우범자 관리는 법률에 근거하고 있지도 않다. 경찰청 예규인 우범자 첩보수집 등에 관한 규칙에 근거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신상정보 등록 대상인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와 직장 근무 여부 등을 6개월마다 확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마련해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1년마다 하던 성범죄 전과자 신상 정보 확인을 6개월마다 한다고 해서 성범죄 재발 위험성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성범죄 신상 등록 대상자들의 실제 주거 상태와 위험성 등을 수시로 확인해도 모자랄 판에 6개월 주기의 대책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배경헌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국방개혁안 병력수급계획 문제있다/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열린세상] 국방개혁안 병력수급계획 문제있다/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정부는 18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국방개혁 법안을 재정비해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2~2030’이라는 이름의 국방개혁안을 최근 발표했다. 이 계획의 핵심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북한의 핵이나 사이버 도발 등 바뀌고 있는 안보상황에 대비해 기존의 ‘억제’ 전략에서 ‘적극적 억제’로 군사전략을 변환하는 것이다. 이번 개혁안을 보니 새 군사전략에 맞춰 필요한 전력을 보강한다든지 상황에 따라 기존 부대를 확대하거나 새로운 부대를 창설하는 등 국방부가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 특히 북한이 20만명이나 보유한 특수부대에 대비한 산악여단 창설, 북핵이나 탄도미사일에 대비한 유도탄사령부 전력강화, 정찰위성의 정보를 군사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항공정보단 창설, 북한의 GPS 교란이나 디도스(DDoS) 공격 등 사이버전에 대비해 사이버 방호사령부의 확대, 아덴만 여명작전의 영웅인 UDT 확대, 서북도서 방어를 위한 해병대 전력 강화, 국가의 전략적 카운터펀치인 잠수함사령부 창설 등 바뀌는 안보상황에 대응한 효과적인 부대 재편 계획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이 계획에는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 바로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의 그늘에 가려 이슈화되지 못한 병력문제다. 현재 우리 군의 총 병력은 63만여명이고 이 중 육군 50만명, 해군 4만 1000명, 공군 6만 5000명, 해병대 2만 800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출산율 저하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해 육군 병력은 38만 7000명으로 대폭 줄이고, 해·공군은 동결해 총병력을 52만여명으로 감축하겠다는 안이 병력구조 변화의 핵심이다. 우선 육군병력의 대규모 감축은 위험하다. 병력 감축안은 2006년의 ’국방개혁2020’에서 출발했는데, 당시의 시대 상황은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에서 미군이 첨단전력으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고 첨단무기의 위력에 전쟁의 패러다임이 바뀐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토마호크미사일로 핵심 시설을 외과수술하듯이 정밀타격한 후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너무도 쉽게 미군에 함락되고, 이라크를 철권통치하던 후세인이 허무하게 생포되는 것을 보면서 육군 무용론까지 나오던 시기였다. 그러나 첨단 무기의 위력은 거기까지였다. 이제 상황이 바뀐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이 산악으로 숨어들어가 게릴라전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미군의 희생은 늘었고, 막대한 전비를 쏟아부었으면서도 결국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제거하는 데 실패해 발을 빼기에 이르렀다. 북한은 이것을 보고 20만명에 달하는 특수전 병력을 양성하였다. 이 특수전 병력은 유사시 남한으로 잠입해 각종 테러행위도 하겠지만, 한·미연합군이 역습해 북한지역에 들어온다면 탈레반보다 더 가혹하게 괴롭혀 주겠다는 신호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육군 병력의 대규모 감축은 유사시 신속한 통일을 이루는 데 막대한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해·공군 인력 정원이 탄력성이 전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번 계획으로 공군은 항공정보단을 창설하게 되고, 해군은 잠수함사령부와 UDT를 확대개편하게 된다. 특히 해양의 중요성으로 인해 지난 10년간 해군력은 역동적으로 변모했다. 함정이 대형화되면 3000여명의 병력으로 기동전단이 창설되고, 잠수함 9척으로 운용하던 잠수함전단은 18척 체제의 잠수함사령부가 되는데 여기에 1000명 가까운 인력이 더 필요하다. UDT도 300여명, 헬기운용요원도 더 늘려야 한다. 그런데 겨우 4만 1000명으로 못 박힌 병력 상황에서 새로운 부대를 창설하려면 기존의 부대에서 빼올 수밖에 없다. 이건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형상이다. 첨단전력도 이런 상황이라면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군대가 사상누각이면 그것은 패전이 되고 국가는 비참한 결과를 맞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지게 된다. 출산율 저하로 병력 자원이 줄고 있지만 복무기간 조정이나 대체복무자의 축소 등 다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육군 병력 감축을 지연시켜야 한다. 또 각 군의 정원을 못 박지 말고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인력을 배분, 신설되는 부대가 사상누각이 아닌 든든한 안보 지킴이로 탄생하게끔 국방개혁안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데스크 시각] ‘네 탓’만 있는 시리아 해법/이순녀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네 탓’만 있는 시리아 해법/이순녀 국제부 차장

    봄에 시작된 싸움은 다음 봄에도 끝나지 않았다. 두 번째 여름이 지나고, 또다시 가을을 맞았지만 싸움은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1년 반이 흐르는 동안 2만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보다 10배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지 않기 위해 조국을 등졌다. 시리아 유혈사태가 끝모를 나락으로 치닫고 있다. 2010년 말부터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의 여파로 지난해 3월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무차별적으로 탄압하는 정부군에 맞서 시위대가 무장하면서 내전으로 비화됐다. 도미노 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튀니지를 비롯해 이집트, 리비아, 예멘은 모두 해가 바뀌기 전 정권교체를 이뤄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지만 시리아는 아직도 피의 보복으로 얼룩진 시간을 역주행하고 있다. 시리아 사태가 이렇게 장기화되리라고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도, 반군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반군은 알아사드 대통령이 튀니지의 벤 알리나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처럼 민주화 세력에 무릎을 꿇거나 아니면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사례처럼 서방의 군사 개입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으리라 여겼을 것이다. 반면 알아사드는 다른 독재자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더 강하게 밀고 나가면 머지않아 시위가 진압될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양쪽의 예상은 모두 틀렸다.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기 전까지 얌전한 샌님처럼 보였던 알아사드 대통령은 1982년 화학무기를 사용해 반정부 시위대 2만명을 학살했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독재자 아들의 본색을 드러냈다. 어린아이까지 무참히 살해되는 혹독한 내전의 와중에도 부인과 함께 해외 호화쇼핑을 즐기는 후안무치하고 잔인한 면모가 만천하에 공개됐다. 반정부 시위가 종파 간 분쟁으로 변질되고, 국제적인 대리전 양상으로 확산되면서 알아사드의 계산도 어긋나고 있다. 아버지는 대학살로 시위를 무력화했지만 지금 반군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의 희생만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에만 5440명이 사망했고, 반정부 시위 이후 지금까지 숨진 희생자는 2만 5000명 전후로 추정되고 있다. 고향을 떠나는 난민의 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달에만 10만명이 탈출했고, 전체 난민 수는 23만 5000여명에 이른다. 접경국인 요르단, 레바논, 이라크는 물론이고 터키, 그리스를 거쳐 북유럽까지 건너 가는 난민들도 적지 않다.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는데도 이를 해결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답답하기만 하다. 각각의 이해관계에 얽혀 일치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0월과 지난 2월 시리아 제재안을 채택하려 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최근에서야 중국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러시아도 방향 선회를 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네 탓’하기에 바쁘다. 종파에 따라 갈린 시리아 주변국들의 태도도 사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란은 시아파의 분파인 알아사드 정권을,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수니파인 반군을 각각 지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공공연하게 자기 편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열린 유엔총회에서 “주변 국가들이 시리아 정부와 반군에 무기를 제공하면서 충돌이 점점 더 격화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하기까지 했다. 최후의 카드라고 할 수 있는 서방의 군사 개입은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알아사드 대통령은 오히려 “서방이 군사 개입하면 화학무기를 살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평화적 해법이 우선이지만 언제까지 무고한 시민들이 더 희생되어야 하는지 우려스럽다. coral@seoul.co.kr
  • “10~12월 한국행 수학여행 영향 끼칠까 걱정”

    “10~12월 한국행 수학여행 영향 끼칠까 걱정”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수는 35만 7000여명으로, 전년(32만 5927명) 동기보다 9.5% 늘었습니다. 문제는 올 10~12월에 몰릴 105개 일본 고교의 수학여행인데, 80%가량이 한·일 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의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에서 마주한 김영호(53) 지사장의 표정은 어둡지만은 않았다. “후폭풍이 염려는 되지만 한류와 한류관광에 항의하는 보수파는 극소수여서 한국에서 우려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익 학부모 반대 나설 수도 김 지사장은 “일본인은 지금껏 정치와 문화교류를 별개로 생각한다.”면서 “일부 일본 대형 여행사가 모객을 중단한다는 얘기는 낭설”이라고 설명했다. 한류팬으로부터 안정된 이윤을 얻을 수 있는 한국시장은 일본 여행업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고수익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 대형 여행사인 JTB월드의 고위 임원으로부터 아직까지 한국여행을 취소한 사람은 거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악화된 한·일 관계도 후반기쯤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더라.”라고 전했다. 또 11월 26~28일 제주에서 열릴 한류체험 관광전에는 정원 1500명 중 1000명이 신청을 마쳤다고 했다. 올 8월까지 방한한 일본 관광객도 247만 3520명으로 지난해 동기의 199만 6858명에 비해 23.9%나 늘었다. ●한류관광 항의는 아직 극소수 김 지사장은 그러나 “2만여명의 고교생이 몰리는 한국행 수학여행은 학교가 정부 눈치를 봐야 하고, 일부 극우파 학부모가 반대할 것으로 보여 걱정된다.”면서 “한국의 자매 학교가 나서 이들을 따듯하게 맞이하겠다고 밝혀야 한·일 관계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글 사진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한국영화 제2의 전성기 비결은

    한국영화 제2의 전성기 비결은

    바야흐로 한국영화 전성시대다. 올 초부터 300만~400만명을 넘어서는 ‘중박’ 영화가 잇따라 터지면서 시작된 한국 영화의 흥행 열풍은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올라선 ‘도둑들’로 정점을 찍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은 55.7%. 2007년 이후 한동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한국 영화는 지난해 점유율 51.9%로 다시 50%대를 회복한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영화가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영화 10년 새 양적·질적 균형 성장 한국영화의 맷집이 눈에 띄게 강해진 것은 양·질적인 면에서 동반 성장이 가능했던 덕분이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영화는 양적(관객수 기준)으로 2배 성장했다. 지난해 한국영화 총 관객수는 1억 5972만여명. 하지만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관객수가 이미 1억 3000여만명에 이르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2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2년 총 관객수 1억 513명의 2배에 이르는 셈이다. 양적 성장은 CJ, 롯데 등 대기업 자본이 유입되고 동네마다 복합상영관이 들어서면서 가속화됐지만, 커진 덩치에 비해 부족한 콘텐츠의 질이 끊임없이 문제로 지적됐다. 2012년은 그동안의 질적인 문제점을 극복한 해로 평가할 만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한국영화 돌풍의 원동력은 장르의 다양화다. 장르의 쏠림 현상은 늘 한국영화의 병폐로 지적됐다. ‘추적자’로 시작돼 2년여간 불었던 스릴러 열풍처럼 특정 장르가 흥행하면 투자·제작 방향이 그쪽으로 쏠렸고, 다양성의 부재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한국영화 흥행 1~10위를 보면 겹치는 장르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범죄액션’(도둑들)을 필두로 정통멜로(건축학개론), 누아르(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법정물(부러진 화살) 등 다양한 장르가 동시에 성공을 거뒀다. 스토리 부재 등을 지적받아 온 한국영화의 콘텐츠도 약진을 보였다. 영화 관계자들은 2~3년 전부터 콘텐츠 개발에 자본과 시간을 투자한 결실을 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배급사들은 콘텐츠 기획팀을 내부에 두고 국내외 원작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웹툰 원작의 ‘연가시’나 일본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화차’가 대표적이다. 중소 배급사들은 규모보다는 기발하고 독특한 기획에 집중한 결과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부러진 화살’, ‘내 아내의 모든 것’,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을 배급한 NEW의 박준경 마케팅팀장은 “요즘 충무로에는 스타, 감독 등 흥행 보증수표를 앞세운 안이한 기획이 사라졌다.”면서 “스타캐스팅이나 제작 규모가 아니라 콘텐츠의 완성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증명된 상반기”라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이제는 캐릭터와 스토리 등 탄탄한 기획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 성공하는 등 거품이 빠지는 것 같다.”면서 “과거 조폭 코미디 등 장르 쏠림 현상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데 따른 학습 효과로 다양한 장르 영화들이 시간 차 공격을 통해 관객들에게 식상함을 주지 않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 전성기 이끈 3040세대의 힘 3040세대의 힘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존 한국 영화는 20대 관객을 겨냥한 작품이 많았으나 30~40대 관객의 공감대를 끌어낸 작품이 많았고, 나아가 50대 관객까지 이어졌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나 1990년대의 첫사랑 이야기인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 1990년대 X세대를 주인공으로 3040세대 주부들의 애환을 감성적으로 그린 ‘댄싱퀸’(감독 이석훈)이 대표적이다. 자신만의 감성과 연출력으로 승부수를 띄운 3040세대 감독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배급사 쇼박스의 최근하 과장은 “이전 영화의 흥행 패턴은 20대 초반 관객이 입소문을 내주고, 30~40대가 관람하는 것이 주된 패턴이었다면 올 상반기에는 3040세대 예매량이 부쩍 늘었다.”면서 “X세대로 불리며 문화적으로 혜택을 받고 자란 3040세대가 문화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직장 동료와 함께 관람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등 관객층이 두꺼워졌다.”고 말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처럼 10~20대에 한정된 로맨틱 코미디가 30대 기혼자 이상으로 외연을 확장해 성공하는 등 영화를 다루는 3040세대 감독과 프로듀서들의 감각과 연출력이 동시대의 관객들과 잘 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적 정서 점차 옅어져… 문제점은? 한국영화 흥행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신파 코드 등 한국 정서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홍콩과 마카오를 배경으로 한 ‘도둑들’처럼 가족애와 사회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흥행 공식도 깨졌다. 반면 지난해 ‘마이웨이’나 ‘퍼펙트게임’, 올해 ‘코리아’처럼 애국주의나 신파 요소가 들어간 영화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센터 황동미 연구원은 “관객들이 신파를 좋아한다는 믿음이 점차 깨지고 있고, 강요된 감동이나 감정 과잉을 내세운 영화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평론가는 “올해 흥행작을 보면 유머 코드가 포함된 작품이 많았고, 구성의 재미와 편집의 속도가 강조된 기획물이 많았다.”면서 “현실에 지친 관객들은 거대 담론을 다루는 데 피로감을 느끼고 영화 자체의 오락성을 즐기는 풍토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 전성시대라고는 하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거대 자본의 시장 독과점과 영화 스태프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황 연구원은 “한국영화 전성시대는 2000년대 중반 한국영화의 거품이 빠지면서 투자 제작이 경직된 이후 기획 강화, 제작비 절감 등을 거쳐 나온 결과”라면서 “아직도 한해 제작되는 영화의 3분의2는 10억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이고, 배우 개런티는 줄지 않는 반면 스태프 인건비는 2000년대 중반 수준에 머무는 등 영화계의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통일부, 대북 수해지원 고심

    대북 수해지원에 대한 통일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의 수해지원 제의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해온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던 정부이지만 아직까지 가시적 행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6월 이후 계속된 수해와 최근 태풍 ‘볼라벤’ 등으로 북한에서는 560여명의 사망·실종자와 22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9만 7000여 정보(약 961㎢)의 농경지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최근 “(북측의) 요청이 따로 없더라도 지원을 제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전향적 변화를 예고했지만 남북 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남북관계 차원에서 ‘전략적 카드’로서의 수해지원 활용 방안도 모색하는 분위기이지만, 현 남측 정부와 상종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북측은 대남 비난을 계속하고 있고 최근에는 한가위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는 정부 제안도 사실상 거부했다. 특히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서 남측 당국에 대해 “현 집권세력은 비참한 종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수해 현장에는 나타나지 않고 서해 최남단 무도와 장재도를 비롯한 군부대를 잇따라 시찰하며 대남 위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측이 남측 민간에 대해서는 문호를 열어두면서도 당국에 대해서는 비난과 압박을 계속하는 ‘통민봉관’(通民封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그러나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 수해지원을 놓고 정부의 유보적 태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50년간 농어촌 오지서 우체부 역할 이젠 필요없다고 내치지 말았으면…”

    “50년간 농어촌 오지서 우체부 역할 이젠 필요없다고 내치지 말았으면…”

    “지난 50년과 마찬가지로 국가 우정사업을 돕기 위해 산간 오지에서 우체부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다만 이제 필요없다고 내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병천(60) 별정우체국중앙회장은 별정우체국 출범 50주년 기념식(1일 충남 천안 지식경제부 공무원연수원)을 앞두고 31일 할 말이 많은 듯한 모습이었으나 말을 아꼈다. 1961년 8월 정부의 ‘1면 1우체국’ 정책에 따라 민간인 신분에서 우체국 건물을 제공하고 소수의 직원들을 고용해 묵묵히 우편 배달 등을 해 온 게 별정우체국장들이다. 현재 우정사업본부 산하 전체 우체국 2751곳 중 766곳(28%)이 별정우체국이다. 그러나 열악한 임금 구조, 구조조정 압력 등이 오지의 우체부들을 힘들게 한다. →생소한 별정우체국은 어떤 제도인가. -1960년대 근대화 시기에 정부가 관리할 수 없는 산간 오지에서 지역 인사들이 법령에 따라 만들어 우편업무를 수행해 오고 있다. 반세기를 하루같이 주민과 국가를 위해서 일해 왔다고 자부한다. 우편과 금융, 보험업무 등은 우정본부의 직영 우체국과 차이가 없다. →그동안의 성과와 사연은. -중앙회 설립 당시인 1980년에 2만여명이던 직원이 지금 5000여명으로 줄었다. 편지를 배달하는 우체부들은 이미 오지와 낙도 주민들과 한몸처럼 생활하고 있다. 전국 단위 조직이기 때문에 한때 지역 국회의원들에게는 중요한 표밭이고 민심의 가늠자이기도 했다. 솔직히 그때는 우체국장의 인기가 좋았다. 시대가 흐르니 지금은 찬밥이다. →구체적인 애로 사항은. -낡은 우체국 시설을 개·보수할 때 민간인 우체국장이 사재를 털어 애쓰는 점, 한국통신 분리·집배원 광역화 등 우정업무 관련 정부의 조치, 직원들이 실수만 하면 무슨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몰아붙이는 점 등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 나랏일을 하는데 공무원만큼이라도 소모성 비용에 대한 지원을 늘려 달라. →정부의 경영 합리화 방안에 대한 견해는. -정부는 별정우체국 경영 합리화를 적자 구조 개선에 두고 있다. 그러나 농어촌 오지의 경우 가구 수가 적고 넓게 분포돼 있어 배달 거리가 도시보다 훨씬 길다. 공공성을 인정해 달라. →별정우체국의 자구책과 비전은. -쌀, 배, 사과, 곰취, 김 등 지역 특산품을 우편 주문 상품 계약업체로 묶어서 우편요금만 받고 도시 지역으로 배송하고 있다. 품질이 좋고 저렴하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 수익 사업을 통해 우체부들의 처우 개선에 노력하겠다. 도시 별정우체국 설립도 추진해보겠다. 선출직인 중앙회장이 더 열심히 뛰겠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초중고 기간제 교사도 내년부터 성과금 지급

    교육공무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규 교사와 같은 일을 하고도 성과상여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던 기간제 교사들이 내년부터 상여금을 받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부터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들을 대상으로 성과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지난 4월 기준 전국의 기간제 교사는 4만 79명이다. 교과부는 이 가운데 한 학기 이상 근무한 2만여명이 상여금 지급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과부는 상여금 지급기준액을 190만 800원(14호봉)으로 책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S·A·B등급으로 나뉘는 교사 개인의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지급할 계획이다. 이 경우 소요예산은 연간 3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민노총 29일 총파업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008년 이후 4년 만에 총파업을 한다. 민주노총은 28일 “전국의 민주노총 사업장이 29일 총파업에 돌입한다.”면서 “31일에는 전국에서 조합원 2만여명이 상경해 서울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도심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에서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악법 재개정 ▲장시간노동 단축 ▲민영화 저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29일에는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금속노조원 10만 8000명과 건설노조 2만명 등 13만 7000여명이 파업에 참가, 지역별로 총파업 집회나 민중대회를 연다. 현대차 노조는 6시간 부분파업을, 건설노조는 하루 전면파업을 벌이고 공공운수노조연맹과 사무금융연맹 등은 총회를 여는 방식으로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에 대비, 대다수 국립의료원이 비상의료체제에 들어가면서 파업을 1주일 연기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국민 우롱하는 ‘성범죄 대책’

    지난 7월 경남 통영 여자 초등학생 살해 사건과 제주 올레길 40대 여성 관광객 살해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경찰은 “성폭력 우범자 2만여명을 특별점검해 아동,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력, 살인 사건을 근절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로부터 1개월 만인 27일 정부는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성폭력 등 사회 안전 저해 범죄 관련 관계장관 회의’라는 거창한 이름의 회의를 열었다. 서울 중곡동 30대 주부 살해, 여의도 ‘묻지 마’ 흉기 난동 등 충격적인 사건이 잇따르자 다시 대책을 논의하지 않을 수 없게 된 탓이다. 한달 전의 ‘성폭력 우범자 2만여명 특별점검’은 이날도 어김없이 메뉴로 등장했다. 여기에 우범자 소재 확인, 전자발찌 착용자에 대한 면담 강화 정도가 대책으로 추가됐다.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때마다 경찰 등 치안 당국은 부리나케 대책을 내놓는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는 게 없고 매번 비슷한 이유로 강력범죄가 되풀이된다. 그동안 나온 치안 강화 대책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끔찍한 사건이 많았던 탓이기도 하지만 당국이 매번 기존 내용을 짜깁기해 대책의 가짓수를 늘려 왔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수사 역량 강화’ ‘취약 시간 검문 강화’ ‘전과자 관찰 강화’와 같이 두루뭉술하고 구체적이지 못한 내용이 많은 것도 나중에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2004년 7월 20명을 연쇄 살인한 ‘유영철 사건’이 일어나자 경찰은 각 지방경찰청에 과학수사지원센터를 설치하겠다고 했으나 8년이 지난 현재 담당 인력 몇 명으로 구성된 팀 단위의 조직만이 겨우 구축돼 있을 뿐이다. 경찰 관계자는 “예산 확보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2010년 6월 8세 아동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이 터졌을 때 경찰은 ‘아동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지방경찰청 산하에 아동, 여성 대상 성폭력 특별수사대를 만들었지만 7개월 만에 흐지부지됐다. 지난 4월 수원에서 20대 여성을 납치 살해한 ‘오원춘 사건’이 일어났을 때 경찰은 112 신고 대응체계 전면 개편, 경찰 현장 인력 보강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2개월 만에 같은 경찰서 관할 지역에서 폭력 피해 여성의 112 요청이 무시되는 일이 벌어졌다. 책임 소재 규명이 미약한 점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오원춘 사건의 책임을 지고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이 물러나긴 했지만 어디에 허점이 있고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등은 면밀하게 분석되지 않았다. 이날 총리 주재 회의에서도 반성과 책임 소재 부분은 소홀히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강력범죄가 터질 때마다 정부가 임기응변식 대응과 대안을 내놓는 일이 많은데 이렇게 즉흥적인 대안은 계속 실천하기도, 효과를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명희진·이범수기자 jun88@seoul.co.kr
  • 정부, 성폭력 범죄 대책 마련

    정부가 성폭력 범죄 근절을 위해 화학적 거세(성 충동 억제 약물치료) 확대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전날 발표한 성폭행범에 대한 약물치료 전면 확대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어 과도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27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성폭력 등 사회안전저해 범죄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대책을 마련했다. 대책안에 따르면 성범죄 우범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고위험 전자발찌 대상자를 대상으로 매달 4∼5차례의 면담을 실시하고 전자발찌 경보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담인력이 구성된다. 또 ‘위치추적법’을 개정해 전자발찌 대상자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유하고, 전자발찌 대상자의 이동경로와 현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2만여명의 성폭력 우범자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해 거주지가 불분명한 우범자에 대한 소재를 확인하고, 재범 위험성을 재평가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개정해 우범자 첩보수집을 위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강력범죄를 조장하는 음란물에 대한 집중단속도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묻지마 범죄’를 막기 위해 범죄 유형별 동기와 범행수법 등에 대한 분석 자료를 담은 데이터베이스(DB)와 범죄자 디지털 위치정보 분석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올해 말까지 사회 부적응자와 가족들에 대한 치료를 위한 ‘범부처 중독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저소득층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생계지원 소득기준 완화 및 주거지원 기간 연장을 골자로 한 긴급복지지원법 개정을 추진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방통업체들, TV수신방식 싼 이전투구

    방통업체들, TV수신방식 싼 이전투구

    ‘시청자가 TV를 어떤 방송수신 방식으로 보느냐’를 놓고 방송통신업계가 서로 뒤엉켜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 KT가 인터넷(IP)TV와 위성방송을 결합한 신상품을 개발하자 케이블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업자, 다른 IPTV사업자가 방송법, 전파법, IPTV법 등을 들먹이며 ‘밥그릇 공방’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새 방식에 가입한 TV 시청자 2만여명이 느닷없이 방송 중단 사태를 겪을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스카이라이프 DCS시스템 개발 27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접시 전쟁’의 발단은 KT 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가 전문 중소기업과 함께 접시 모양의 위성 안테나를 가정마다 설치하지 않고도 위성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DCS(유선망 이용 위성방송) 시스템을 개발, 지난 4월 상용화하면서 비롯됐다. 즉, 무궁화위성에서 전송한 방송신호를 각 지역의 전화국이 수신, IP(인터넷 프로토콜) 신호로 변환한 뒤 이를 KT 인터넷망을 통해 각 가정까지 송출하는 것이다. 결국 위성망과 유선망을 동시에 사용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가정마다 거추장스러운 접시 안테나를 설치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성신호가 건물이나 나무 등에 가려 장애를 받지 않는다. 접시 안테나는 전화국에만 있으면 된다. KT는 IPTV 가입자 350만명, 위성방송 가입자 346만명으로 전체 유선방송 가입자 2300만명 중 절대적인 비중인 24%를 차지하고 있다. ●“DCS서비스 중단” 촉구 그러자 93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방통위에 ‘KT스카이라이프의 DCS 서비스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위성방송 사업자가 사실상 유선방송 사업을 하는 것은 방송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지역을 나눠 독점적으로 케이블TV를 송출하고 있는 유선방송사업자들로서는 이 신기술이 현행법을 위반하며 자신들의 사업영역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에 케이블TV산업협회 산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협의회는 “KT스카이라이프가 TV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IP 신호로 변조함으로써 PP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서비스 중단을 촉구했다. 프로그램 내용 자체가 변형된 것은 없지만 신호 방식을 자신들의 동의 없이 바꿨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시청자 편익 고려” KT와 IPTV 경쟁관계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라는 원칙을 들고 나와 KT의 DCS를 압박했다. 즉, 현행법은 IPTV가 77개 권역별로 유선방송 가입자의 3분의1 이상을 자신들의 가입자로 확보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위성방송은 이런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다. 결국 SK와 LG로서는 KT와 똑같은 IPTV 사업을 하면서도 자신들만 규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방통위, 이달 31일 결론 낼 방침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4월 이후 난시청 등을 이유로 KT스카이라이프에 가입한 시청자 2만여명은 방통위에 시청권 보장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또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논란이 있는 방송 문제는 시청자의 선택권과 편익에 대한 고려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오는 31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전자발찌 ‘무용지물론’… 개선책 없나] ‘전자발찌 착용자’ 관리 왜 제대로 안됐나 했더니…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착용한 채 성폭행을 저지르는 사건으로 ‘전자발찌 무용론’이 떠오르는 가운데 비난의 화살이 법무부와 경찰에 쏟아지고 있다. 두 기관이 ‘전자발찌 착용자 명단’을 공유하는 문제를 두고 볼썽사나운 신경전을 벌이는 바람에 치안 공백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양측은 뒤늦게 발찌 착용자 신상 정보 공유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미 가정주부 등 평범한 이웃이 희생당한 터라 국민적 불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23일 법무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과 검찰은 앞서 2차례 명단을 나눠 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부처 이기주의의 덫에 발목이 잡혀 무산됐다. 먼저 명단 공유를 요청한 쪽은 경찰이었다. 경찰청 여성청소년계가 2010년 3월 법무부에 공문을 보내 “전자발찌 부착자 성명과 거주지 등 신상 정보를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력사건 수사 때 참고할 목적이었다. 경찰은 당시 성범죄 우범자 2만여명을 자체 관리했으나 이 가운데 누가 전자발찌 착용자인지 가려낼 길이 없었다. 하지만 경찰청에 돌아온 답은 “불가하다.”였다. 정보를 공유할 법적 근거가 없고 정보를 열람하려면 영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2년 뒤인 지난 5월 8일에는 법무부가 먼저 공유 제안을 했다. ‘특정 범죄자 전자발찌 업무 관련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경찰청에 보냈다. 이번에는 경찰이 거절했다. “전자발찌 착용자 정보를 받으면 이들의 동향을 파악해 관리, 감독을 해야 하는데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댔다.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명단을 넘겨받은 뒤 전자발찌 착용자가 재범을 저지르면 우리가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 경찰이 우범자 심층 접촉 등 뾰족한 관리 수단을 보장받지 못한 상황에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우리가 달라고 할 때는 안 주더니 오원춘 사건 등으로 성범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니 혹을 떼어 내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법무부 측은 “경찰이 명단 공유를 요청했을 때는 착용자 수가 지금은 3분의1도 되지 않았다.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거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현장 행정] ‘관광 1번지’ 종로, 올 2조 8000억원 번다

    [현장 행정] ‘관광 1번지’ 종로, 올 2조 8000억원 번다

    올해 종로구를 방문한 관광객이 쇼핑·숙박 등에 쓰는 금액이 2조 8644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 전체 관광수입의 4분의1 수준이다. 생산 파급효과는 무려 5조 6071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구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2012년 종로 관광통계 조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관광객 유치 증대와 관광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조사는 경희대 산업협력단에 의뢰해 전국 16개 광역시·도 거주자 1000명을 대상으로 현장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외국인 관광객 대상 조사는 지난해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올해 종로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내국인 2746만여명, 외국인 635만여명 등 총 3382만여명으로 예측됐다. 국내외 관광객 10명 가운데 7명은 종로를 방문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관광객 한명당 외국인은 37만 9971원, 내국인은 4만 4788원을 종로에서 지출할 것으로 분석됐다. 종로 관광객의 쇼핑품목은 의류(20.4%), 식료품(17.9%), 향수·화장품(14.5%), 전통민예품(11.1%)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한 해 동안 관광객 지출로 인해 서울시에 미치는 효과를 예측한 결과 생산 파급효과는 5조 6071억원, 소득 파급효과는 1조 2047억원, 부가가치 파급효과는 2조 5114억원 등으로 나왔다. 관광객으로 인한 취업자 수는 7만 8617명으로 조사됐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내외국인 모두 ‘인사동’을 꼽았다. 다음으로 내국인은 청계천, 고궁 순으로, 외국인은 고궁, 청계천 순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구에 대한 정보는 내외국인 모두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찾았고 그 밖에 친구나 친지, 여행안내 책자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종로구는 관광객을 확대하기 위해 ‘동네 골목길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사라져 가는 전통시장을 관광상품으로 육성하는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한옥을 하루 3만~7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객실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서울 성곽 각지를 방문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주는 ‘한양 도성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이번 관광통계 결과는 종로가 서울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표 관광지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면서 “이번 자료를 바탕으로 시설관리와 개선에도 적극 노력해 관광객이 다시 찾는 관광지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KT, 직원 2만명 대이동 ‘환골탈태’

    KT, 직원 2만명 대이동 ‘환골탈태’

    KT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KT는 13일 유·무선 조직을 통합하고 미디어콘텐츠와 위성, 부동산 등 3개 분야를 분리해 별도의 전문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임직원 3만여명 가운데 40여명의 임원과 2만여명의 직원이 자리를 이동하거나 이름이 달라진 부서에서 일하게 되는 셈이다. KT 조직개편의 핵심은 안팎으로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이에 맞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올해 두 차례의 조직개편을 단행했지만 화학적인 융합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KT는 2009년 6월 1일 이동통신회사인 KTF와 합병해 유·무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를 아우르는 종합통신회사로 거듭났으나 이들 사업을 각기 다른 조직에서 관리·운영해 왔다. KT 관계자는 “상품별로 조직을 운용하다 보니 불편한 점이 적지 않았다.”면서 “이번 조직개편은 그동안 물리적으로 통합된 조직을 화학적으로 융합해, 시너지를 높이고 글로벌 경쟁에 맞는 효율적인 조직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T는 휴대전화 등 무선 상품을 담당하던 ‘개인고객 부문’과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 상품을 관리하던 ‘홈고객 부문’을 통합한 뒤 기능을 재조정해 ‘텔레콤&컨버전스(T&C) 부문’과 ‘커스터머(Customer) 부문’으로 재편했다. T&C 부문은 유·무선 상품을 개발하거나 전략을 구상하고, 유·무선 상품을 융합한 미래형 상품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커스터머 부문은 고객을 응대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의 영업업무를 담당한다. 또 유선·무선·법인 등으로 나뉘어진 42개 지역 현장조직을 11개 지역본부로 통합해 커스터머 부문 아래에 두고 고객에게 각종 상품에 관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비통신 분야인 미디어콘텐츠와 위성, 부동산 등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별도의 전문회사를 설립한다. 별도로 설립되는 법인은 KT 내 관련 사업을 기본으로 분야별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다각적인 제휴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미디어콘텐츠 신설법인은 인프라 경쟁력을 토대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회사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KT는 “미디어·위성·부동산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통신영역에 가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 3개 영역을 별도의 전문기업으로 분리 운영하면 자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문회사를 KT의 주요 성장사업으로 육성해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신설된 T&C 부문과 커스터머 부문의 부문장에 표현명 사장과 서유열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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