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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핵발전소 사망직원 장기 적출 방사능 부작용 비밀 실험 ‘충격’

    영국 최대 핵발전소가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사망한 직원들의 시신에서 장기를 불법 적출해 비밀리에 방사능 부작용 실험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18일 잉글랜드 북부 셀러필드 핵발전소에서 1962∼1992년 사망한 직원들의 시신을 부검하면서 최소 65명에게서 심장, 간 등 장기 일부를 가족 몰래 적출했다고 보도했다. 적출된 장기는 방사능 오염 실험 과정에서 대부분 파기됐으며, 일부는 수개월간 냉동보관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당시 셀러필드 핵발전소를 감독했던 영국 원자력에너지공사가 1977년 공식적으로 핵발전소에서의 작업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15년 동안 직원들의 시신을 비밀리에 실험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셀러필드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국영회사인 영국 핵그룹(BNG)은 이 중 61건이 검시관의 승인아래 공식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고인의 가족들은 장기 적출에 관한 어떤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으며, 사전동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윤리논란이 일고 있다.BNG는 다른 4건에 대해서는 부검 기록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알리스타 달링 무역산업부 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한다는 긴급성명을 발표했다.이에 따라 BNG는 지금까지 사망한 직원 2만명의 병원 기록을 정밀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셀러필드 원자력 과학자들의 모임인 ‘프로스펙’의 폴 눈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은 원자력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과 가족들의 안전이라는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면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무엇보다 정확한 진상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영국은 2001년 리버풀의 유럽 최대 아동병원이 1988년부터 95년까지 3500구의 사산아·태아 시체에서 장기를 적출해 영국내 병원과 제약회사에 제공한 이른바 ‘엘더 헤이 스캔들’ 이후 사전 동의없는 장기 적출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BNG의 장기 불법 적출 실험은 장기간 방사능 노출에 따른 영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었으며,BNG는 실험 대상자중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음에도 이같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러필드 핵발전소는 1957년 화재로 인한 방사능 유출을 겪었던 윈드스케일 핵발전소의 새 이름이다.BNG는 현재 민영화 작업이 진행중이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인터넷시대 ID·패스워드 1인당 5~6개… “아유~ 헷갈려!”

    인터넷시대 ID·패스워드 1인당 5~6개… “아유~ 헷갈려!”

    “아이디가 뭐였더라…, 패스워드(비밀번호)를 뭘로 바꿨지?” 국내 인터넷 인구와 각종 사이트 수가 급증하면서 ‘아이디·패스워드’ 외우기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포털사이트와 홈쇼핑, 은행, 증권 등 1인당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가 수십여개에 이르면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외워야 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관련 사이트 등은 보안상 비밀번호를 적어두기가 쉽지 않아 매일 같이 비밀번호를 습관처럼 외우는 사람도 적지 않다. 17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따르면 가입자 수는 다음 2200만명, 네이버 2600만명, 네이트닷컴 2300만명 등으로 인터넷 이용자 대부분이 이들 사이트에 가입돼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6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 수는 341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4.8%에 이른다. ●금융거래 하려면 5∼6개 패스워드 외워야 사이버 증권거래를 하는 회사원 박모(52)씨는 친구에게 돈을 이체하려다 비밀번호를 수차례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증권사를 직접 방문해야 했다. 사이버 거래를 하려면 로그인 아이디와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은행 비밀번호, 자금이체 비밀번호 등 5∼6가지를 입력해야 하는데 잘 이용하지 않던 자금이체 비밀번호를 잊어 버렸기 때문이다. 박씨는 “계좌 비밀번호를 종이에 적어둘 수도 없고 외울 수밖에 없는데 다른 사이트와 헷갈릴 때가 많아 고생을 한다.”면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몰라 당황스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자칭 디지털노마드족인 대학생 김모(23)씨는 하루에 즐겨찾기하는 사이트만 어림잡아 30여개다. 이들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아이디만 6개, 패스워드만 5개 정도라 헷갈릴 때가 많다. 김씨는 아이디는 잘 기억하는 반면 패스워드를 매번 잊어 버려 미로찾기를 하곤 한다. 헷갈리지 않도록 10여개 사이트에 동일한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가입한 윤모(30)씨는 최근 자신의 이메일을 누군가가 읽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알고 보니 3년간 사귀다 헤어진 여자친구가 윤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접속해 여러 사이트를 이용해 왔던 것이다. 그는 뒤늦게 비밀번호를 바꿔야 했다. ●잊지 않으려 비밀번호 습관적으로 암송 회사원 김모(27·여)씨는 인터넷 뱅킹을 위해 받아 놓은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매번 잊어 버린다. 그래서 거의 매 분기 비밀번호가 생각이 안나서 은행에 간다. 하지만, 은행에서는 예전 비밀번호를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꼭 새로운 비밀번호를 설정하라고 한다. 그는 “새 비밀번호를 만드니까 또다시 경우의 수가 늘어나기만 한다.”고 머리를 싸맸다. 자영업자 한모(38)씨는 “인터넷 사이트에 뒤늦게 가입하려니 외우기 쉬운 단어는 모두 있어 어렵게 만들다 보니 자주 잊어 버린다.”면서 “비밀번호 또한 잊어버리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가끔씩 비밀번호로 만든 군번, 학번 등이 머릿속을 맴돈다.”고 전했다. 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 관계자는 “아이디·패스워드를 잊어 버려 웹상에서 확인하는 건수는 하루에 보조이메일 2000∼3000건, 휴대전화 인증 5000∼6000건, 신분증 사본 전송 50여건, 전화문의 100여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관계자는 “고객들이 보다 빨리 개인정보를 기억해낼 수 있도록 꾸준히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고객의 정보 보호가 가장 중요한 만큼 보안과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기능을 개발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사이버상에서는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자신을 나타내는데 사이트간 통용할 수 없기 때문에 한 사람이 복합정체성을 가지게 됐다.”면서 “현대인은 사이버 세계의 일로 현실 세계에서도 동시에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는 이중고에 놓여 있다. 이에 대처하는 능력은 사용자 스스로 능동적으로 터득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서울모터쇼 흥행도 작품성도 모두 기대이하

    서울모터쇼 흥행도 작품성도 모두 기대이하

    서울모터쇼가 열흘간의 잔치를 끝냈다. 하지만 크게 성공한 행사로 기록되기는 힘들 것 같다.‘흥행’(관람객 수)이나 ‘작품성’ 모두 기대치를 밑돌았다. 신차(新車)는 빈약했고 거물급 인사들(VIP)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세계 5대 모터쇼로 발돋움하려면 좀 더 치밀한 연출력과 힘있는 ‘출연진’ 구성으로 질(質)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산·수입차 회사들도 ‘시장이 작다.’는 핑계만 대지 말고 주연배우답게 신차 출품과 VIP 섭외에 적극 발벗고 뛰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남긴 기록들 15일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폐막한 2007 서울모터쇼에는 총 99만 2000명이 다녀갔다.2005 모터쇼(102만명)는 물론이고 당초 잡았던 목표(100만명)에도 못 미친다. 서울모터쇼는 2년에 한번씩 열린다. 개인 관람객이 줄어든 반면 단체 관람객은 늘었다.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어린 유치원생들까지 단체 관람에 나섰다. 신기한 자동차를 보는 것 자체가 이들에게는 산 공부였다.‘공고(工高) 위기론’이 나오는 가운데, 교장 선생이 직접 제자들을 이끌고 단체 관람에 나선 공고도 있었다. 서울공업고등학교다. 이들은 엔진 등을 꼼꼼히 뜯어보며 미래의 엔지니어 꿈을 키웠다. 모바일 입장권(휴대전화 결제)과 국가관(독일관)도 올해 처음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2000만원대 수입차 첫 출연 올해 두드러졌던 것은 2000만원대 수입차의 등장. 혼다의 시빅 1.8(2590만원)과 시빅 2.0(2990만원), 크라이슬러의 도지 캘리버(2690만원)와 지프 컴패스(2990만원) 총 4종이 2000만원대를 기록했다.2005년 행사 때는 2000만원대 수입차가 단 한 대도 없었다. 시빅 1.8은 올해 출품된 수입차 중 ‘가장 싼 차’ 기록을 세웠다. 수입차와 국산차를 통틀어 가장 비싼 차는 벤틀리의 스포츠카 컨티넨털 GT와 컨티넨털 플라잉 스퍼였다. 대당 가격이 2억 8000만원(부가가치세 포함)이다.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이다. 서울모터쇼를 빛낸 베스트카에는 현대자동차의 벨로스터, 인피니티의 뉴G37 쿠페, 지프의 랭글러 루비콘이 ▲컨셉트카 ▲일반승용차 ▲크로스오버카 부문에서 각각 뽑혔다. 벨로스터(프로젝트명 HND-3)는 퓨전 스타일의 깜찍한 소형 쿠페로 모터쇼 기간 내내 큰 인기를 끌었다. 인피니티는 2005년(SUV 부문)에 이어 2년 연속 베스트카를 수상하는 저력을 보였다. ●참가업체들, 염불보다 잿밥에만… 모터쇼에 출품된 차량은 총 252대다. 이 중 신차는 20종에 불과했다. 그나마 스위스 제네바·프랑스 파리·미국 뉴욕 등 해외 모터쇼에서 이미 공개한 차들에다 ‘아시아 최초’ ‘한국 최초’라는 그럴듯한 수식어를 붙여 베일을 벗겼다. 심지어 국내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차조차 초미의 관심 대상인 고급 신차 제네시스(프로젝트명 BH)를 서울모터쇼가 아닌 뉴욕모터쇼에 먼저 선보였다. 서울모터쇼를 통해 외신을 탄 ‘세계 최초 공개’ 차량은 겨우 3개였다. 현대·기아·쌍용이 각각 1대씩을 내놓아 겨우 체면을 유지했다. 수입차는 단 한 대도 없었다.‘모터쇼의 꽃’이라는 컨셉트카도 숫자나 의미면에서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한 수입차 회사 임원은 “역사가 짧기는 중국 상하이모터쇼나 서울모터쇼나 비슷하지만 중국은 800만대의 거대 시장을 갖고 있는 반면 한국은 겨우 120만대, 그 중 수입차 시장은 4만 5000대에 불과하다.”며 신차 배정에 소극적인 이유를 강변했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은 최근 몇년새 폭발적으로 신장했다. 게다가 한국은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다. 그런데도 업체들은 국산·수입차 할 것 없이 컨셉트카보다는, 국내에서 팔 신차 홍보에 더 열중했다.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거나 현재 판매중인 차량에 훨씬 더 ‘공’을 들인 것이다.2000만∼3000만원대 수입차가 2005년보다 33%나 증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업체들의 ‘자정 노력’에도 불구, 모터쇼 도우미들의 아슬아슬한 옷차림도 입방아에 올랐다. 세계 자동차업계의 거물급 인사나 각 자동차 회사의 고위 경영진을 서울모터쇼에 세우는 데에는 조직위도, 각 회사들도 소극적이었다. 타이어업계의 쌍두마차인 한국·금호타이어는 아예 서울모터쇼에 참가하지도 않았다. 산업연구원 조철 연구위원은 “당장 눈앞의 장삿속만 따지지 말고 서울모터쇼를 국제대회로 함께 키우는 노력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서울모터쇼 조직위 강철구 이사는 “100년 안팎의 역사를 자랑하는 해외모터쇼와 달리 서울모터쇼는 이제 겨우 12년”이라며 “작은 내수시장과 짧은 역사의 한계를 감안하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성공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조직위는 모터쇼 기간 동안 8000여명의 바이어가 다녀가 약 8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국토의 12% 64조원 규모

    국토의 12% 64조원 규모

    현재 미군부대 부지로 쓰이거나 반환된 미군 공여지 주변에 대한 정부와 자치단체의 개발 계획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1182건 64조원가량이 투입되는 개발계획이 수립됐으며, 정부는 다음 달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행정자치부는 11일 전국 자치단체가 정부에 제출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 발전종합계획을 집계한 결과 규모가 13개 시·도,65개 시·군·구에서 1182개 사업,64조 4241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이에 따라 “4월말까지 관계부처와 협의한 뒤 5월쯤 ‘공여지역발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적용대상 지역은 324개 읍·면·동의 1만 1952㎢로 전국토의 12%에 달한다. 공여면적이 251.48㎢이고 나머지는 주변면적이다. 이들 지역에는 482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중 공여구역 주변지역은 42개 시·군·구,149개 읍·면·동이며 반환공여구역 주변지역은 32개 시·군·구,176개 읍·면·동이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개발제한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많게는 10개에 이르는 토지이용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해당 지역 주민들의 ‘규제완화’ 요구가 높았다. 특히 제조업체는 모두 10만 9878개로 전국 업체의 3.4%를 차지하고 있는데 종업원 50명 이하의 소규모 영세업체가 96.5%이다. 사업추진 유형별로 보면 ▲도로·교통 361건 15조 2002억원 ▲문화·관광·휴양 272건 16조 630억원 ▲환경 165건 2조 4063억원 ▲지역산업개발 156건 7조 8384억원 ▲도시주택 132건 18조 3828억원 ▲사회복지 67건 5636억원 ▲교육연구 29건 3조 9698억원 등이다. 민간에서도 54개 사업에 35조 6409억원의 투자를 희망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특별법에 정해진 것처럼 지역경제나 주민생활기반 개선을 위한 사업계획이 많이 수립된 것 같다.”면서 “계획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경우 주한미군 이전으로 공동화가 우려되는 지역에 신규 고용이 창출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발전위원회엔 관계부처 차관과 시·도지사들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토록 돼 있어 협의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원 등을 고려하면 사업내용이나 규모가 어느 정도 조정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업은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에 따라 시행되는데 행자부는 내년부터 향후 10년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별법에는 반환·공여 구역 주변지역에 소재하는 각급 학교에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교부금을 특별 지원하고, 사회간접자본 시설 설치를 위해 도로 건설비용의 일부를 정부가 부담하며, 교육·문화·관광 시설 설립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공장 설립이 거의 불가능한 수도권 지역도 이 법에 따라 해당지역엔 61개 업종이 허용된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포스트 김종욱… ‘ 누가 될까?

    ‘포스트 김종욱… ‘ 누가 될까?

    ‘제2의 김종욱 찾기’는 누가 될 것인가? 8일 막을 내리는 ‘김종욱 찾기’는 241석의 소극장에서 지난해 2만명, 올해 3만 2000명의 관객과 객석점유율 94%를 기록한 창작뮤지컬 최고의 히트작이다. 지난 3월 개막한 창작뮤지컬 3편 ‘위대한 캣츠비’ ‘컨츄리보이 스캣’ ‘첫사랑’을 비교·분석해 ‘김종욱 찾기’의 성공신화를 이어갈 작품을 찾아봤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감동을 주는 노래를 자랑하는 ‘첫사랑’이 가장 뛰어난 작품성으로 유력하게 꼽혔다. 창작뮤지컬 3편의 장단점을 알아 보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위대한 캣츠비 ●‘청춘의 혼란´ 세밀한 묘사 돋보여 지난 3월9일 서울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에서 개막해 폐막 기한없이 10달 이상 장기 공연중이다. 청춘의 혼란에 복선을 깔고, 인물의 심리를 치밀하게 그려낸 강도하의 만화가 원작.2004∼2005년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돼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원작 만화는 동물을 의인화해 그림은 예쁘지만 주인공들이 독설을 내뿜고, 청춘의 현실은 신산하다. 캣츠비, 하운두, 페르수는 대학시절 친구로 하운두의 조건을 건 양보로 페르수와 캣츠비는 연인이 된다. 청년백수가 된 캣츠비는 하운두에 빌붙고, 페르수는 돈 많고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해 버린다. # 장점 ‘대학로의 미래’로 불리는 박근형 연출가의 손맛으로 인해 소극장 공연에서 맛볼 수 있는 자잘한 재미가 쏠쏠하다. 드라마 음악을 했던 아트모스피어의 노래도 사랑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며 귀에 착 감긴다. 영상을 활용해 소극장 무대의 단점을 극복하려 한 시도 역시 돋보인다. # 단점 하운두의 비밀이 드러난 이후 급반전되는 극의 분위기는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몰입하기 힘들다. 일부 배우들의 가창력은 음악의 수준을 갉아 먹는다. 뮤지컬의 매력을 살렸다기보다는 소극장 연극과 발라드 가요가 조화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다. ■ 컨츄리보이 스캣 ●‘뮤지컬 관람이 잠수함 여행´ 설정 신선 한국 공연계를 좌지우지하는 거대 기획사 CJ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최초로 시작한 창작뮤지컬 쇼케이스를 통해 처음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지난 3월13일 개막해서 오는 5월5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즉흥적으로 뜻없는 가사를 지어서 부르는 스캣이란 특이한 소재와 해군홍보단 출신인 양만춘 밴드의 열정적 공연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신선함에 비해 완성도는 덜 익었다는 게 중평. # 장점 관객을 바다마을로 가는 잠수함 승객으로 모시는, 뮤지컬 관람을 여행으로 상정한 설정이 신선하다.‘뚜∼루비루비루바레’란 가사만으로 자유본능을 전달한다. 드라마 ‘간난이’로 데뷔해 뮤지컬 배우로 농익은 김수용의 땀과 열정이 인상적이다.‘몸이 되는’ 여주인공의 안무는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 # 단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뭔지 알기 힘들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회자 역할을 하는 배우가 있지만 역부족. 무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양만춘 밴드와 뮤지컬 공연이 어우러지지 못한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환상과 모험의 뮤지컬인지, 아니면 양만춘 밴드의 록 콘서트인지 헷갈린다. ■ 첫사랑 ●중년 배우 연기력에 탄탄한 줄거리 압권 2년간의 사전 제작기간이 빛을 본다. 초연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지난 3월28일 개막해서 오는 6월17일까지 대학로 신시뮤지컬극장에서 공연된다.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중견 배우들을 끌어들여 유행을 타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벗어났다. 즐겁고 신나는 게 뮤지컬의 전부인 줄 알았다면 진한 눈물 한방울쯤은 준비해야 할 것 같다.20대부터 60대의 배우가 한 무대에 서서 남녀간 사랑뿐 아니라 부자간의 정, 모녀간의 애증에 대해 노래한다. 유명세를 따지지 않는다면, 홍광호-해이-김성기가 최고 가창력의 앙상블을 자랑한다. # 장점 프랑스 극작가 마르셀 파뇰의 ‘화니 삼부작’에서 모티브를 딴 줄거리가 배우들의 연륜으로 더욱 탄탄하게 살아난다. 영상과 조명, 세트를 다양하게 활용한 무대 연출도 눈에 띈다. 완성된 대본이 나오기 전 워크숍에서부터 참여한 배우들의 연기 몰입은 감동 그 자체다. # 단점 첫사랑은 진부하고 신파적인 소재다. 자칫 선입견만으로 닳고 닳은, 그저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첫사랑’이란 제목을 단 여러 문화 장르 가운데 뮤지컬로는 이번 공연이 지금까지는 단연 으뜸이다.
  • [열린세상] 바이오 연료의 명암/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바이오 연료의 명암/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유럽연합은 2010년까지 회원국들의 수송연료 가운데 바이오연료의 비중을 5.75%로 높인다고 한다.2020년까지 20%까지 높아진다. 우리에겐 ‘석유중독’에 빠진 미국과 대비되는 ‘그린 유럽’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이미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에서 바이오디젤이 팔리고 있다. 독일에는 1000개가 넘는 바이오디젤 주유소가 있고, 네덜란드가 투자한 최초의 바이오연료정유소가 공사중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수입될 43만t의 팜유로 4억ℓ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한다고 한다. 네덜란드도 올해 40만t의 팜유가 에너지 생산에 투입될 것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25만t은 수입할 예정이다. 전력회사 비옥스 베베는 팜유로 가동하는 4개의 발전소를 지어서 주변국에 전력을 팔려고 한다. 유럽연합의 회원국들은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급, 최소한 혼합비율의 의무화 등의 조치를 취해 바이오 연료 보급을 독려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바이오연료가 환영받고 있다.2006년 신년사에서 부시 대통령은 2025년까지 바이오 연료 상용화 등의 시책을 통해 석유 수입량을 현재의 25%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바이오 연료로 ‘석유 중독’도 해소하고, 농가소득도 보전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대책인 듯이 보인다. 자국에 풍부한 옥수수와 콩을 이용한 연료 생산이 고유가 덕분에 점차 경제성을 띠는 듯 보인다. 선진국들이 2020년의 미래를 짜고 있을 때 제3세계의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지구의 벗’ 등 세계 유수 환경단체들이 ‘바이오연료, 다가올 재앙’이란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유럽연합에 당장 바이오 연료의 수입과 수출에 대한 모든 보조금과 지원책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유럽연합의 바이오 연료 대책은 제3세계에 대재앙이며,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거의 없다고 한다.‘수입하거나 수출된 바이오 연료는 녹색도 아니고, 전혀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아니란다. 그것은 남측 국가들에 강요하는 ‘또 다른 형태의 식민주의’이며 ‘지구의 기후체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바이오디젤의 원료가 되는 팜유나 대두 플랜테이션이 확산되면서 삼림이 벌채되고, 토지집중이 가속화된다. 자연히 소농이나 원주민들은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미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지에서 토지를 둘러싼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둘째, 주곡 생산 농지에 환금작물을 심으면, 전 세계에 식량수급의 어려움이 발생한다. 급격한 가격등락으로 저소득층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에탄올 정제용 수요 때문에 옥수수의 국제가격이 급등하자 멕시코인들의 주식인 토르티야 가격이 연초에 ㎏당 5페소에서 15페소로 폭등한 바 있다. 멕시코시티에는 12만명이 동원된 국내소요가 있었다. 셋째, 단작농업이 증가하면 인권 침해도 심각해진다. 이미 라틴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에는 노예제에 가까운 노동관행, 열악한 노동환경, 저임금, 폭력적 토지갈등, 농약 과다 살포에 따른 건강 피해 등이 보고된 바 있다. 넷째, 식량과 경합 관계에 있는 옥수수나 콩은 유전자 변형 종자로 생산한다. 바이오 연료 수요가 늘면 유전자 변형 종자의 확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를 비교적 엄격하게 금하는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왜 제3세계에는 강요하는 것일까. 다섯째,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거의 없다고 한다. 삼림벌채를 포함한 토지의 용도 변경, 바이오 연료의 생산, 정제, 사용의 전 과정을 고려하여 온실가스 방출량을 계산하면 화석연료 사용 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주장이다. 심각한 것은 동남아 팜유로 만든 바이오디젤은 화석연료의 이산화탄소 방출량보다 2배에서 8배나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그린 유럽’의 이미지는 갑자기 허망해진다. 유엔의 밀레니엄개발계획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선진국들은 자신의 입을 배반하고 있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 故 최양업 신부 ‘땀의 기적’ 인정받을까

    故 최양업 신부 ‘땀의 기적’ 인정받을까

    ‘최양업 신부의 기적 사례를 찾습니다.’ 천주교계가 한국 천주교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1821∼1861) 신부를 성인 반열에 올리기 위해 총력을 모으고 있다. 최 신부의 사제서품일(1849년 4월15일)을 기념해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박정일 주교)가 신도들을 대상으로 최 신부의 기적을 증거할 사례와 자료찾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한 데 이어 각 교구에서는 일제히 미사 강론과 주보를 통해 최 신부의 시복시성(諡福諡聖)을 강조하고 있다. 최양업 신부는 김대건 신부에 이어 두번째로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돌아와 12년 동안 박해를 피해 전국을 순회하며 전교에 나서다 과로로 목숨을 잃은 인물. 천주교에서는 순교한 김대건 신부를 ‘피의 증거자’로 부르는 반면 최양업 신부는 쉼없이 전교활동을 폈다 하여 ‘땀의 증거자’로 기리고 있다. 최근 천주교가 최 신부의 시복시성과 관련해 각별한 힘을 모으는 것은 다른 시복시성 대상자들이 모두 박해를 당해 순교한 인물인 데 비해 최 신부는 유독 순교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복시성이란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천주교의 가장 큰 영예인 성인품을 받는 것을 말하는데 복자에 오르는 시복에 이어 성인 반열에 드는 시성이 이루어지게 된다. 한국에선 지난 1984년 순교자 103위가 시성되어 성인 반열에 올랐다. 한국 천주교는 이 103위에 앞서 신유박해(1801년) 등 초기에 박해를 당해 순교한 인물들이 시성에서 빠졌다는 지적이 많자 10여년 전부터 새로 순교자 124위의 시복시성을 추진해 왔다. 이미 국내 재판 절차를 모두 마쳐 로마 교황청에 시복시성을 위한 자료를 제출해 놓고 있다. ‘기적 심사’가 면제되는 다른 순교자의 경우와 달리 최양업 신부는 순교자가 아니기 때문에 시복시성에 기적을 입증할 자료와 증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주교회의를 축으로 천주교계가 힘을 쏟는 것도 바로 이 기적의 사례를 모으기 위한 것. 로마 교황청 시성성은 시복 바로 전 단계로 최 신부의 출생지와 활동지, 선종지와 무덤 소재지 등을 방문, 조사하게 되는데 이때 ‘기적 심사’가 함께 이루어진다. 즉 최 신부의 기도를 통해 불치병을 고치는 등의 기적과 같은 은혜를 입었다는 전구(轉求)를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정일(80) 주교는 “100년간 2만명의 순교자를 낸 한국의 천주교인들이 복자·성인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고 기쁜 일”이라면서 “특히 순교자가 아닌 ‘땀의 증거자’ 최양업 신부가 복자·성인 품에 오른다면 한국의 사제와 신도 모두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서울시 장애인 체육회 설립

    서울시는 29일 장애인의 체육 활동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 장애인체육회’를 설립키로 했다. 서울시 장애인체육회는 대한장애인체육회 서울시지부로 세워지며, 송파구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에 사무처를 마련한다. 서울시장애인체육회는 가맹 단체와 각급 장애인체육회 육성을 비롯해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 사업 ▲장애인체육시설 설치 및 보급 ▲장애인 선수 및 지도자 발굴 등 활동을 한다. 시 관계자는 “2006년 12월 현재 서울시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모두 32만명이며, 대부분 재활·복지의 개념으로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서울시장애인체육회는 이들이 일반체육의 영역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장애를 극복하는’재활이 아닌,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고 체력을 높이는 체육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서울시장애인체육회 임원진은 오세훈 시장을 당연직 회장으로 하고 부회장·사무처장 등을 포함한 이사 19명, 감사 2명으로 구성된다.30일 오후 2시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창립이사회를 열고 서울시장애인체육회 규약, 사무처규정,2007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중국 간 카트라이더 ‘거침없이 질주’

    ‘국민 게임’ 카트라이더가 중국에서 고속질주를 하고 있다. 중국 진출 1년만에 가입자 1억 2000만명을 확보했다. 국산 온라인 게임의 한류(韓流) 돌풍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넥슨은 28일 “지난해 4월21일 중국에서 카트라이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억 2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넥슨은 중국 파트너사인 스지톈청(世紀天成)과 함께 지난해 3월17일 카트라이더를 중국 명칭인 ‘파오파오 카딩처’로 공개 시범 서비스를 하면서 만리장성을 넘었다. 시범 서비스 이틀만에 동시 접속자 수 12만명, 열흘만에 20만명을 각각 돌파했다. 카트라이더는 중국에서 갖가지 진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25일에는 동시 접속자 수가 8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검색 열풍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말까지 누적 검색 횟수가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baidu)에서 3770만여회에 이르렀다. 중국에서 온라인 검색어 1위에 등극했다. 현지화 전략이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 한국의 서비스에서는 볼 수 없는 중국 전용 자동차 몸체인 ‘팬더’ 등을 개발했다. 중국 게이머의 성향을 분석하고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정영석 넥슨 본부장은 “만리장성을 넘어 세계의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며 “문화 콘텐츠와 온라인 게임의 산업적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중국인 복수사증 발급 확대

    중국인들이 보다 쉽게 우리나라를 방문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내달 1일부터 중국인 복수 사증 발급 대상을 확대하고 중국 청소년 수학 여행단에 대해서는 무사증 입국을 허가한다고 26일 밝혔다. 법무부는 ‘연간 교역액이 5만달러 이상이고 상용 사증으로 5회 이상 입국했던 중국인’에게 발급하던 복수 단기 상용(C-2)사증 발급 요건을 ‘교역액 3만달러 이상,2회 이상 입국’으로 완화했다. 또 국제회의, 문화예술 등 목적으로 입국하는 변호사·의사·회계사, 대학교수, 예술가, 카지노 우수고객, 여행가이드 등에게 발급하던 복수 단기 종합(C-3)사증의 발급도 확대하기로 했다. C-2나 C-3 사증을 발급받은 외국인은 1년의 유효기간 동안 횟수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입출국할 수 있게 돼 매번 사증을 발급받고 입국 허가 수수료를 내야 하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우리 국민 162만명에게 사증을 발급해주면서 13.5%인 22만 1000여명에게 복수 사증을 내준 반면 우리는 중국인 57만명에게 사증을 내주면서 0.9%인 5200명에게만 복수 사증을 허용했다.법무부는 이번 조치로 중국인 사증 발급자 중 20%까지 복수 사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법무부는 이와 함께 5인 이상의 중국 초·중·고교생 수학여행단체에 대해서 입국 허가 수수료를 면제하고 무사증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강명득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장은 “‘2007년 한·중 교류의 해’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양국간 우호 협력 강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방안으로 중국 내 한류 열풍 확산과 함께 관광무역 수지 불균형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외국인 입국자 532만 1500여명 중 중국인은 78만 239명으로 전체의 15%를 차지했다. 반면 우리나라 국민 출국자 1181만여명 중 중국 방문자는 286만 7000명으로 전체의 24.2%에 달했다. 이같은 불균형으로 2005년 국제 관광 수지 적자 62억달러 중 대 중국 적자가 25%인 15억 5000달러를 기록했었다. 한편 현재 우리 국민의 무사증 입국을 허용한 나라는 말레이시아·방글라데시·싱가포르·터키 등 아시아 6개국을 포함해 모두 62개국이고, 우리나라가 무사증 외국인 입국을 허용한 나라는 일본·타이완·홍콩 등 49개국이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2007 ASTA 제주 총회’ 개막

    세계 최대의 관광기구인 미주여행업협회(ASTA) 총회가 셰릴 후닥 ASTA 회장, 박양우 문화관광부 차관, 김종민 한국관광공사 사장, 그리고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5일 오후 6시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됐다. 1200여명의 국내 여행업자들과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막식에서 후닥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은 세계 관광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의 관문”이라며 “이번 총회를 통해 미주지역 여행자들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태환 도지사는 환영사에서 “제주는 우리 정부가 세계의 화해협력을 위해 세계 평화의 섬으로 공식 선포한 곳”이라며 “이번 총회가 미주와 아시아 지역의 깊은 교류와 협력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말했다.ASTA는 140여개국에 약 2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관광기구. 이번 ‘2007 ASTA 제주 총회’는 무엇보다 우리나라와 미국 여행업자 간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 제공 등을 통해 미주 시장내 한국관광상품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학원 심야과외 밤11시까지 허용

    서울시교육청이 학원 심야수업을 밤 10시로 제한하기로 한 방침을 시행하자마자 1시간 연장하기로 잠정 결정해 주먹구구식 행정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5일 “학원 심야수업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학원법 개정에 따라 지난 23일부터 조례로 오후 10시로 제한했던 학원 심야수업 제한 조치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여론에 따라 이번주 중 내부 논의를 거쳐 오후 11시로 시간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원법 개정에 따라 마련된 서울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5조 제1항은 학원수업을 오후 10시로 제한하고 있으나 교육장이 승인하는 경우에 한해 교습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시교육청은 교육장 승인을 거쳐 오후 11시로 심야수업을 연장해 이번주 중 시행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조례에 심야수업 제한 시간을 오후 11시로 바꿔 입법예고한 뒤 6월 시의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이르면 7월 중 조례 개정안을 공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 학원들은 시교육청이 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학생들의 혼란을 부추겼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이들은 1시간 연장 방침 역시 현실을 무시한 탁상정책으로 음성적인 사교육비만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반발했다. 시행 첫날인 23일 상당수의 서울지역 학원들은 밤 10시 이후에도 영업을 계속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학원 밀집지역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에서는 ‘단속’ 나온다고 예고가 됐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수업을 계속했다. 목동 D학원 관계자는 “대다수 고등학교가 밤 9∼10시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어 현 규정은 학생들에게 아예 학원수업을 받지 말라는 말과 같다.”면서 “1시간 늘어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으며, 학생 입장에서는 밤 11시 이후 학습권을 침해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치동 H학원 관계자는 “시행 초기에는 일부 위축될 뿐 학원들이 벌점을 감수하고라도 심야 수업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시교육청이 지키기 힘든 규정을 만들어 단속을 하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조례에서 규정하는 제한시간을 어긴 학원들은 적발될 때마다 벌점 5점씩을 받고 총 30점을 넘으면 1주일 영업정지를, 총 66점을 넘으면 폐쇄처분을 받게 된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자녀를 둔 김모(50·중랑구 묵동)씨는 “무조건 학원수업을 제한한다고 사교육비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면서 “학원 시간을 제한하면 학생들이 작은 공부방이나 고액 과외 등에 수요가 몰려 사교육 시장이 더 음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학원수업료 등의 단속을 벌일 뿐 아직까지 심야 수업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 않다.”면서 “학원 심야 수업 1시간 연장 방침은 시교육청이 초·중·고교 학부모·학생·교사·학원 관계자 등 2만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밤 11시가 적당하다는 의견이 과반수를 차지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03년 11월 서울시교육청이 조례에 근거해 학원 심야교습 단속을 실시했으나 상위법에 근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에 패소한 바 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e권력’ 포털 대해부] 네이버, 검색점유율 76%… 정보 독재자?

    [‘e권력’ 포털 대해부] 네이버, 검색점유율 76%… 정보 독재자?

    “우리는 들러리에요.‘포털 공화국’이 아니라 ‘네이버 공화국’이 맞는 표현이고, 과점이 아니라 ‘네이버 독점’이 더 정확한 진단입니다.”네이버를 제외한 다른 포털들은 현재의 포털 시장구도를 네이버 독주체제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포털에 부정적인 여론에서 비켜나려는 의도도 없지 않을 테지만, 네이버가 한국의 ‘인터넷 제국’을 지배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황금알 낳는 거위´… 작년매출 5734억원 네이버는 NHN(Next Human Network)이란 닷컴 업체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다.NHN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고 있는 이해진(40)씨가 1997년 삼성SDS의 사내 벤처기업으로 만든 네이버는 창립 7년 만인 2004년 국내 인터넷 업계를 평정했다.NHN 주가는 13만 5600원(3월23일 종가)으로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1위(6조 2848억원)다. 지난해 5734억원의 매출 실적에 229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1000원 어치를 팔아 400원을 남기는 수익률이다. 인터넷시장 전문 조사기관인 코리안클릭이 3월 셋째주(12∼18일) 네이버의 하루 평균 순방문자수(UV·중복방문 제외)를 조사한 결과 1362만명이었다.2위인 다음과는 360만명 차이다. 페이지뷰(PV)는 56억건으로 2위 네이트(47억건)를 크게 앞질렀다. 페이지뷰가 많다는 것은 검색자가 사이트에서 검색을 많이 해 충성도가 높다는 뜻이다. 컴퓨터를 켰을 때 나타나는 초기 화면인 스타트 페이지 점유율은 45.5%다.PC 두 대 중 한 대 꼴로 네이버 화면이 뜬다는 얘기다. 누리꾼들은 하루 평균 댓글 수 14만여건, 블로그 콘텐츠 65만여건을 올리면서 네이버로, 네이버로 몰리고 있다. 검색 광고가 포털업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포털의 핵심은 검색이다.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76.7%다. 누리꾼들이 검색을 하려고 인터넷에 머무는 시간의 76% 이상은 네이버에서 보낸다는 뜻이다. ●“문화 하향 평준화 부채질 사회적 통제 필요” 네이버가 지난해 검색광고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2987억원. 검색창에서 키워드를 넣고 검색 버튼을 누르는 쿼리(query)는 하루 평균 1억 100만건으로 어마어마하다. 시장점유율 50% 이상이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삼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으로 보면 확고부동한 시장지배 사업자다. 네이버 채선주 홍보실장은 “우리가 갑자기 1위가 된 게 아니다.”면서 “통합검색과 한게임 유료화 등 꾸준히 추진해 왔던 전략이 빛을 본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우리가 만일 미국 업체였다면 구글보다 더 인기를 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이버가 누리꾼을 울타리에 가둬놓고, 자기 배만 불린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구글처럼 연산 결과에 따라 링크된 수치가 많은 순서대로 기계적으로 검색 결과를 제공하고, 해당 사이트를 연결해 주는 역할이 바로 ‘관문’이란 뜻의 포털(portal) 본연의 자세라는 지적이다. 포털 비판론자인 미디어 평론가 변희재씨는 “포털이 메일, 블로그, 쇼핑, 뉴스 등을 모두 장악하는 ‘포털 천하’가 바로 한국”이라면서 “미국에서는 구글 때문에 10만개의 인터넷 기업이 생겼다면, 한국에서는 네이버 때문에 10만개의 기업이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누리꾼들이 선호하는 검색 결과를 수작업과 편집 과정을 거쳐 전진 배치시킨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면 해당 웹사이트로 연결해주는 아웃링크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누리꾼들은 네이버 안에서만 머무르게 된다. 뉴스에서 아웃링크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최근 일이다. 변희재씨는 “국내 포털들의 폐쇄적이고 독과점적인 행태는 개방, 공유, 참여라는 ‘웹 2.0’ 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민경배 교수는 “특정 포털로의 집중은 인터넷 문화의 저급화와 하향평준화를 부추긴다.”면서 “포털의 발전을 위해 사회적인 관심과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구 강혜승기자 window2@seoul.co.kr ▶2회에는 ‘통제되지 않는 언론, 포털’을 다룹니다.
  • 영암 ‘F1 경주장’ 12만명 수용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불리는 F1(포뮬러원) 국제자동차경주대회 그랑프리(챔피언십) 경주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독일 틸케사가 작업한 경주장 조감도는 한국 기와집의 처마선을 살리면서 날렵한 세련미를 더한 겉모습에 12만명이 관람할 수 있다. 경주장 트랙 길이는 5.7㎞이고 이 안에 직선거리(1.3㎞)를 늘려 320㎞까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체 트랙 가운데 상설트랙(3.0㎞)에서는 포뮬러원 이하급 자동차 경주와 모터사이클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전천후용으로 짜여졌다. 경주장 밖으로는 정비창과 속도조절실, 팀원들이 함께 묶는 숙소동 등이 따로 세워져 경주장과 더불어 관광상품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전남도는 지난해 이 대회 주관기구인 영국의 FOM(포뮬러원매니지먼트)으로부터 2010∼2016년까지 대회 개최권을 따냈다. 도는 7월부터 영암군 삼호읍 난전리 56만여평에서 경주장 공사를 시작한다. 이 대회 국내 운영법인인 KAVO가 민자를 유치(2570억여원)해 2009년 말에 마무리한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경찰, 민노당엔 “허용” 범국본엔 “글쎄요”

    경찰이 오는 25일로 예정된 민주노동당(민노당) 주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를 허용하기로 했다.22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민노당 명의로 접수된 ‘한·미 FTA 협상 중단 민주노동당 결의대회’ 신고에 대해 금지 통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민노당은 25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2만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지난 20일 신고했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역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5000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고 광화문 시민열린마당까지 행진하겠다고 21일 신고했으나 경찰은 이 단체의 불법·폭력시위 전력을 근거로 이 집회는 금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이에 대해 경찰이 범국본 집회 불허를 염두에 두고 민노당 집회로 시위대를 유도하는 ‘편법’을 쓰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민노당은 공당으로서 책임 있게 집회를 관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25일 범국본 주최 집회를 금지하거나 원천 봉쇄하지 않도록 하라고 이날 경찰에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와 함께 집회를 평화적으로 진행하라고 범국본에 당부했으며 평화적 집회문화 정착을 위해 집회 모니터링을 위한 인권지킴이단을 30∼40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인권위의 이런 권고는 범국본이 ‘경찰이 지금까지 관행에 비춰 집회를 금지하고 원천봉쇄할 우려가 있다.’며 지난 20일 긴급구제조치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읽기] (11) 누르하치, 명(明)에 도전하다 Ⅲ

    [병자호란 다시읽기] (11) 누르하치, 명(明)에 도전하다 Ⅲ

    누르하치가 만주의 패자(覇者)로 등장하기 전까지, 명이 상대하기에 가장 버겁고 까다롭게 여긴 대상은 예허였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누르하치가 하다, 호이파, 울라를 멸망시킴으로써 예허는 고립되었다. 명은 이제 예허를 다독여 누르하치의 후금을 견제하려 했고, 위기에 처한 예허도 명에 의지하여 생존을 도모하는 수밖에 없었다. 흔히 누르하치를 청 태조(太祖)라고 부르지만, 그가 애초부터 명에게 도전하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 명과 후금 사이의 현저한 국력 차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명과 맞서는 것을 애써 피하려 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명, 예허와 결탁해 만주 견제 누르하치에게 복종과 배신을 거듭했던 부잔타이는 1613년 울라가 망하자 예허로 망명한다. 같은 해 9월, 누르하치는 예허에 세차례나 사자를 보내 부잔타이를 송환하라고 요구했다. 예허가 자신의 요구를 일축하자 누르하치는 4만명의 병력을 동원하여 예허 정복에 나섰다. 다급해진 예허의 국주 긴타이시(錦台什)는 명에 사자를 보내 구원을 요청했다.‘누르하치가 예허를 정복하고 나면 랴오양(遼陽)을 쳐서 수도로 삼고 개원(開原)과 철령(鐵嶺)을 목초지로 만들 것’이라는 ‘경고’까지 곁들였다. 명은 누르하치에게 사자를 보내 예허를 공격하지 말라고 명령하는 한편, 병력 1000명을 예허로 파견했다. 누르하치를 견제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황제의 ‘명령’을 접한 누르하치는 명에 보내는 국서에서, 과거 예허가 주동이 된 해서(海西)연합군이 자신을 먼저 침략했던 것과 부잔타이가 배신을 거듭했던 사실을 적고 자신의 예허 공격은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명이 예허만 편드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했다. 주목되는 것은 누르하치가 국서를 들고 명군 주둔지인 푸순성(撫順城)까지 직접 가서 전달했던 점이다. 당시 누르하치는 명에게 여전히 공손한 자세를 보였던 것이다. 명과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으려는 누르하치의 바람과는 달리 명의 견제와 압박은 갈수록 커져갔다. 1615년, 명의 광녕총병(廣寧總兵) 장승음(張承蔭)은 시하(柴河), 무안(撫安), 삼차(三 ) 등지에 대대로 살았던 만주의 농민들을 내쫓고, 수확을 금지하는 조처를 취했다. 허투알라와 푸순 사이에 위치한 세곳은 누르하치가 공들여 경작하고 있던 땅이었다. 명은 경작과 수확을 막아 경제적 기반을 차단함으로써 누르하치의 숨통을 조이려 했던 것이다. 누르하치는 격렬하게 반발했다. 사실 그는 격분할 만했다. 누르하치는 1608년 푸순 지역의 명군 지휘관들로부터 과거부터 대대로 살아온 자신의 거주영역을 존중해 준다는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당시 백마를 잡아 하늘에 맹서하고,‘만일 약속한 경계를 침범하면 침입자를 죽일 수 있고, 침입자를 그대로 두면 묵인한 사람이 재앙을 받을 것’이라는 내용을 새긴 비석을 세웠다. 누르하치는 명의 사자를 만난 자리에서 장승음이 맹서를 어겼다고 성토하고,“대국이 소국이 될 수 있고, 소국이 대국이 될 수도 있는 것이 하늘의 이치”라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명과의 정면 대결을 암시하는 발언이었다. ●‘공격´ 주장 신료 말리며 역량 키워 1615년, 명이 일방적으로 예허의 편을 들고 경작까지 금지하는 조처를 취하자 누르하치의 신료들은 격앙됐다. 그들은 당장 명을 공격하자고 주장했다. 누르하치는 신중했다. 그는 신료들에게 ‘명을 치려면 하늘이 우리를 인정하여 도울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충분한 저축이 없기 때문에 명을 공격하여 약간의 승리를 얻어봤자, 백성들만 고달프게 될 뿐’이라고 공격론을 일축했다. 스스로에 대한 냉철한 진단이자 평가였다. 당시 아무리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명은 여전히 대국이자 강국이었다.‘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명의 인구는 만주보다 수백배나 많았고, 명의 대군은 만주가 갖추지 못한 화포(火砲)로 무장하고 있었다. 장승음의 ‘견제 조처’가 나온 직후의 ‘만주실록(滿洲實錄)’을 보면, 내실(內實)을 다지기 위해 애쓰는 누르하치의 모습이 부쩍 많이 나타난다. 만주의 각 니루(牛 )에서 장정 열명과 소 네 마리씩을 내게 하여 둔전(屯田)을 설치하고 경작에 힘쓰도록 한 것, 창고를 세워 식량을 저장하고 그것을 관리하기 위해 전담관원을 임명한 것, 신료들에게 쓸 만한 인재를 추천하라고 강조한 것, 백성들이 소송(訴訟)을 제기한 사안을 공정하게 처리하여 억울함을 없애라고 강조한 것 등이 그것이다. 이 무렵 국가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누르하치가 보인 행보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몽골과의 동맹관계를 더욱 굳게 했던 점이다.1614년 4월부터 1615년 1월까지 10개월 남짓한 기간 만주는 몽골과 모두 다섯 차례나 혼인관계를 맺는다. 1614년에는 홍타이지를 비롯한 누르하치의 네 아들들이 몽골의 자루트( 特)와 코르친(科爾沁) 부족의 딸들을 아내로 맞았다.1615년에는 누르하치가 코르친 부족의 딸을 아내로 맞아들였다.1617년 1월, 누르하치의 장인인 코르친 부족의 밍간(明安) 국주가 자신을 찾아온다는 소식이 오자, 누르하치는 왕비와 모든 신료들을 대동하고 허투알라에서 100리나 떨어진 곳까지 마중을 나갔다. 밍간은 누르하치의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허투알라에서 한달을 머물다가 돌아갔다. 이렇게 중첩된 사돈관계를 통해 우호를 유지했던 것은 만주에게 큰 힘이 되었다. 실제 1618년 누르하치가 명에게 선전포고하고 푸순을 공략할 때, 원정군 가운데는 그의 몽골인 사위들도 끼어 있었다. 당시 몽골은 남쪽으로 명, 동쪽으로 만주 사이에 위치한 전략 요충이었다. 누르하치가 명에 대한 섣부른 공격 대신 몽골을 회유하고 우대하는 정책을 취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7대 원한´ 내걸고 명에 선전포고 누르하치는 명과의 격돌을 피하면서 내실을 다지려 했지만 상황은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가 후금(後金)의 건국을 선포하고, 칸(汗)으로 즉위했던 1616년. 명 조정은 광녕 순무(巡撫)로 이유한(李惟翰)이란 인물을 임명했다. 광녕 순무는 사실상 요동의 군사업무를 책임지는 자리이자, 누르하치 등 여진 부족들과 교섭하는 최고위급 ‘채널’이었다. 누르하치는 이유한이 새로 부임한다는 소식을 듣자 신료 강구리(綱古里)와 팡기나(方吉納)를 인사차 파견했다. 그런데 이유한은 강구리를 비롯한 후금의 사절 11명을 쇠사슬로 묶어 구금해 버렸다. 이어 사자를 보내, 누르하치가 경계를 넘어온 한인(漢人)들을 죽인 것을 질책하고 ‘한인 살해’에 가담한 자들을 넘기라고 협박했다. 누르하치는 과거 ‘월경한 자들을 죽이지 않으면 재앙이 자신에게 미친다.’고 비석에 새겼던 내용을 상기시키며 사자를 설득하려 했지만 되지 않았다. 누르하치는 결국 광녕에 억류된 강구리 등을 살리기 위해 편법을 쓴다. 후금이 구금하고 있던 예허의 포로 10명을 ‘한인 살해자’로 이유한에게 넘겼던 것이다. 강구리 등은 약속대로 풀려났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누르하치는 명을 공격할 결심을 굳히게 된다.1618년 4월13일. 누르하치는 신료와 장수들을 모아 놓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누르하치는 그 자리에서 명을 공격해야만 하는 ‘일곱가지 원한’, 이른바 칠대한을 제시했다.1583년, 이성량이 자신의 부조(父祖)를 살해했던 것이 첫 번째 원한이었다. 나머지 여섯 가지는 명이 예허를 편든 것, 맹서를 어기고 한인들의 월경을 방조한 것, 만주인들을 세 주거지에서 내쫓고 경작과 수확을 금지한 것 등이 골자였다. 명이 자신과 후금을 능멸하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이윽고 제천의식이 끝나자 기병과 보병 2만명으로 편성된 원정군이 푸순성을 향해 진격했다. 바야흐로 동아시아 전체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던 명청교체(明淸交替)의 서막이 올랐던 것이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올해 半修바람 분다

    올해 半修바람 분다

    서울 주요 대학들이 수능점수 반영 비율을 높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대학을 다니며 재수를 하는 이른바 ‘반수생’들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주요 사립대학들이 2008학년도 입시에서 수능점수 위주의 선발 인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올해 내신(학생부 성적)이 낮아 하향 지원을 한 대학생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시학원들은 올해 반수생들이 1만∼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재수생 숫자는 15만명가량으로 지난해의 16만 3000여명에 비해 1만 3000여명가량 줄었다. 하지만 수능 확대 발표가 ‘수능 올인’ 심리를 부추겨 이들 중 상당수가 다시 반수에 뛰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수생 모집 1주일만에 800여명 문의 여름방학을 앞둔 5월 이후에나 반수생 모집에 나섰던 대입 재수 전문학원들이 예년에 비해 반수생 모집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0일 반수생 모집에 들어간 서울 목동 D학원의 경우 ‘반수로 대학 뒤집기’ 광고가 나가자 800여통의 문의가 쏟아졌다. 학원측은 우선 50여명의 등록생을 대상으로 토·일요일 운영되는 의대반과 교대반, 인문계반, 자연계반 등 4개반을 편성해 17일 개강했다. 이 학원 관계자는 “예년보다 2∼3개월 빠른 시점에서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등록을 한 것을 두고 학원가에서는 반수 ‘열풍’이 아니라 ‘광풍’이 불 것이라고 진단한다.”고 밝혔다. 서울 J학원 관계자는 “올해 재수생들이 지난해에 비해 1만 3000여명가량 줄었는데 수능 위주 선발과 함께 수능 점수에 의한 비교내신제가 도입될 경우 반수생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처음으로 수능 점수로만 정시모집 정원의 31%를 뽑기로 했으며, 연세대는 수능 점수로 선발하는 학생을 5.4%에서 16.8%로 3배 늘리기로 했다. ●수능만 잘 보면 대학간다 분위기 확산 반수생의 상당수는 내신이 낮거나 수능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하향 지원한 서울 중위권 또는 지방대 재학생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입시에서는 입시 제도 변화를 우려한 하향 지원 경향이 나타나 서울 중위권 대학의 평균 점수가 20∼30점 높아졌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올해 반수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학원가의 분석이다. 외국어고 졸업생인 이모(18)군은 “내신이 좋지 않아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는데 수능 고득점만 받으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면서 “같은 반 친구 50명 가운데 사정이 비슷한 10여명이 반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대 약학과 1학년 채모(18)양은 “수능이 강화된다는 소식을 듣고 의대 진학을 위해 반수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혹시 몰라 현재 다니는 대학은 1학기 이후 휴학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서울 중위권 대학에 다니는 김모(18)양은 “부모님이 이번 대학 입시안에 수능에 의한 우선 선발제가 확대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반수를 권유했다.”면서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내신과 수능을 함께 준비하느라 힘들었지만 반수를 하면 수능만 신경을 쓰면 돼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상당수 학원들은 예년에 비해 올해엔 재수생이 줄어드는 바람에 반수생 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 노량진 S입시학원의 경우 19학급 중 6학급,D입시학원은 60학급 중 45학급밖에 채우지 못한 상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주민등록번호 클린 캠페인 접속폭주 행자부홈피 마비

    인터넷에 떠도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행정자치부가 ‘주민등록번호 클린 캠페인’을 12일 시작한 이후 이용자가 폭증하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13일 행자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후까지 만 하루 동안 행자부 홈페이지에 접속한 인원이 12만명을 넘었다. 행자부 홈페이지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1만명 수준이다.또 홈페이지 동시 접속 인원이 1만명 안팎까지 치솟아, 서버가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접속 인원 1000명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접속 불능 상태에 놓이기도 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캠페인의 대표 사이트로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14일부터는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행자부 홈페이지(www.mogaha.go.kr)를 거치지 않고, 캠페인 홈페이지(clean.mogaha.go.kr)에 바로 접속할 수 있다. 또 전자정부 홈페이지(www.egov.go.kr)와 각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도 된다. 캠페인은 다음달 11일까지 실시된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쑥쑥크는 인도로’ 각국 시장쟁탈전

    ‘쑥쑥크는 인도로’ 각국 시장쟁탈전

    |도쿄 이춘규특파원|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 유럽 등 열강은 왜 ‘인도 쟁탈전’에 사활을 거는가. 한마디로 거대한 소비시장으로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경제의 성장은 멈추지 않고 있으며, 소득수준은 오르고 있다. 거대한 소비시장 요인을 두루 갖췄다. 인구구성을 보면 장래에 중국을 능가할 정도의 유망시장이라는 게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의 보도다. 이코노미스트는 12일 “일본과 구미, 한국 등 세계의 유력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해 격렬한 시장점유 쟁탈전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인도의 잠재력을 중국에 견줘 조명했다. 우선 경제성장력 면에서 과거에 인도는 성장이 느렸다. 그런데 21세기 들어서면서 다른 나라들처럼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기 시작했다.2006년 10∼12월 실질 경제성장률은 전년보다 8.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변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매년 10% 정도의 성장을 하는 중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인도의 고성장 이유는 3가지다. 첫째는 11억명이 이끄는 왕성한 소비다. 둘째로는 최근 자동차와 컴퓨터 등 가전제품 소비열이 뜨겁다. 셋째는 규제완화에 따른 외국자본의 유입이다. 인구도 11억 300만명으로 13억 2000만명인 중국 다음의 인구대국이다. 두 나라 인구를 합치면 세계 인구의 3분의1을 차지한다. 특히 중국은 한 자녀 갖기 계획이 장기간 지속돼 저출산이 문제지만 인도는 여전히 피라미드형 구조로 인구면에서 잠재력이 중국을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경상수지 면에서는 만성적인 적자구조다.10년 이상 흑자행진으로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 된 중국과 비교된다. 특히 최근 원유 등 원자재값 폭등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지난해 GDP 대비 2.1%였다. 외환보유고는 1990년 58억달러에 그쳤으나 최근 해외교포들의 국내 송금 증가로 지난 1월 말에는 1781억달러로 급증했다. 따라서 해외에 거주하며, 해당국에 귀화하지 않는 ‘인교(印僑)’의 힘이 주목된다.2001년 인교의 숫자는 1692만명이다. 화교 3400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90년대 이후 인교가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앞세워 급증, 인도 경제를 뒷받침하는 버팀목이다. 휴대전화의 수요도 폭증, 열강이 시장각축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누계가입자 수는 1억 4950만명이었다. 올해는 2억명을 돌파하고,2010년에는 4억명,2015년에는 7억여명,2025년에는 11억명이 될 전망이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 유럽 업체의 시장 쟁탈전이 매우 치열하다. 특히 인도의 휴대전화는 아직 2세대이지만 3세대가 도입되면, 한국 등 휴대전화 기업에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런 인도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선전이 돋보인다. 시장점유율 면에서 컬러TV는 LG가 1위, 삼성이 2위다. 냉장고는 LG가 3위, 삼성이 4위다. 휴대전화 단말기는 LG 2위, 삼성 3위이고 자동차는 현대자동차가 3위다. taein@seoul.co.kr
  • 차베스, 중남미 ‘맞불 순방’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야심찬 남미 5개국 순방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맞불 순방에 부딪쳤다. 영 빛을 얻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희극적인 상황마저 연출하고 있다. 두 정상을 대하는 현지 분위기도 너무나 대조적이다. 부시 대통령이 도착하는 곳은 반미 시위대 물결로 넘쳐나는 반면, 차베스가 참석한 수만명 규모의 집회장은 반미 열기로 뜨겁다. 부시 대통령의 남미 순방은 8일 브라질부터 시작됐다. 이어 우루과이-콜롬비아-과테말라-멕시코 순이다. 차베스의 순방국은 아르헨티나-볼리비아-니카라과-아이티. 부시 대통령이 브라질에 이어 우루과이에 도착한 9일 오후 차베스는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축구장에 모인 2만명 앞에서 부시를 “시체나 다름없는 정치인, 우주의 먼지”라고 규정하고 “그링고(남미에서 미국인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말) 고 홈’을 외쳤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우루과이에서 시위대를 피해 수도 몬테비데오가 아닌 시골 휴양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차베스는 홍수 재난을 겪은 볼리비아의 트리니다드시를 찾아 이를 받아쳤다. 그는 수천명 앞에서 “부시가 빈곤을 얘기하는 것은 위선”이라면서 볼리비아를 위해 1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백악관은 언론의 관심이 차베스의 맞불 순방에 맞춰지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이를 무시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순방을 차베스와 연결지으려 하는 걸 알지만, 그건 아니다.”고 일축했다.부시 대통령이 11일 세번째 순방국인 콜롬비아로 떠나는 동안 차베스는 니카라과로 출발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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