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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해’도 1000만… ‘극장가의 왕’ 되다

    ‘광해’도 1000만… ‘극장가의 왕’ 되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지난 20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달 13일 개봉한 지 38일 만이다. 한국영화로는 일곱 번째,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를 포함하면 여덟 번째다. ‘광해’는 9월 개봉작으로는 첫 1000만 관객 돌파, ‘도둑들’에 이어 한 해 두 편의 1000만 관객 달성 기록도 쏟아냈다. ‘광해’의 흥행 성공은 익숙한 ‘왕자와 거지’의 구도에 코미디와 메시지를 버무려낸 탄탄한 시나리오, 이병헌 등의 호연, 추창민 감독의 연출력 등 콘텐츠 완성도가 담보됐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지도자에 목마른 대중의 기대가 투영된 영화 속 하선(광해군 대역을 맡은 광대) 캐릭터가 대선 정국과 맞물려 공감을 얻었다. 물론 올 들어 시장점유율이 21%까지 추락하면서 자존심을 구긴 CJ E&M(공동제작·배급사)이 홍보·마케팅 비용으로 30억원가량 쏟아붓고, 개봉 초기 900개 안팎의 스크린에서 상영하는 등 든든한 지원을 받은 것도 단단히 한몫했다. 하지만 ‘광해’는 잉태부터 탄생까지 지금껏 6편의 1000만 영화와는 차별성을 지닌다. ‘괴물’ ‘도둑들’ ‘태극기 휘날리며’ ‘해운대’는 감독이 각본을 썼고, ‘왕의 남자’ ‘실미도’는 원작이 존재했다. 반면 ‘광해’는 2009년 말 CJ E&M 기획팀 인턴이 내놓은 A4용지 한 장 반짜리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다니던 안소정씨는 ‘광해에 대한 상반된 평가가 존재한다. 정적의 독살 위협 때문에 대역을 세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동법 시행과 실용외교 등 긍정적 평가를 받는 부분을 대역이 했다고 하면 어떨까.’란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때마침 학계·출판계에서는 광해군 재조명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아이디어가 채택되자 사학과 출신 김보연 프로듀서가 서너 달을 매달려 20쪽 분량의 트리트먼트(줄거리와 중요 장면, 등장인물을 압축한 글)를 썼다. ‘올드보이’의 황조윤 작가가 바통을 이어받아 시나리오를 탈고한 게 지난해 초. CJ E&M 임상진 기획1팀장은 “‘마파도’만 했으면 추창민 감독을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면서 드라마와 코미디를 고급스럽게 풀어 가는 능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추 감독이 시나리오를 손보고, 제작사 리얼라이즈가 합류하면서 지난 2월 촬영을 시작했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들고 제작사를 찾아가거나 제작사가 감독을 고용한 뒤 투자자를 구하고 배급사와 접촉하는 충무로의 제작 시스템과는 달랐던 셈이다. CJ가 원안부터 시나리오는 물론 제작까지 참여한 ‘기획영화’란 얘기다. 물론 기획영화는 1990년대부터 있어 왔다. 감독의 철학보다 트렌드를 읽어 낸 제작·기획자의 아이디어가 중심이 된 영화들이 ‘결혼 이야기’(1992)를 계기로 쏟아졌다. 제작사 신씨네가 실제 20대 부부들을 취재해 삶의 방식을 녹여낸 코미디가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1990년대 기획영화들은 심재명(명필름)·오정완(영화사 봄)·김미희(좋은영화) 등 걸출한 프로듀서들의 창의성과 아이디어에 의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재명 대표는 “1990년대에는 프로듀서, 작가, 감독 개인 역량이 중요했고, 이들이 영화를 주도했다. 반면 ‘광해’는 CJ에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감독을 뽑고, 전문제작사가 나중에 붙는 분업화된 시스템이란 점에서 다르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도 “1990년대에는 프로듀서의 통찰력이나 창의력이 영화를 좌우했다. 하지만 ‘광해’는 특정인의 영화가 아니다. 분업과 협업, 팀워크로 만든 작품”이라고 밝혔다. 한국영화 관객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06년이다. ‘왕의 남자’(2005년 12월 말 개봉)와 ‘괴물’ 등 두 편의 1000만 관객 영화가 나오면서 9174만명이 봤다.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무려 63.6%였다. 벌써 두 편의 1000만 관객 영화가 나온 올해는 9월 말까지 8612만명이 한국영화를 봤고, 점유율은 57.8%다. 올해 1억명 돌파도 무난하다. 이쯤 되면 한국영화 르네상스다. 전찬일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30~40대가 영화관을 찾으면서 외연이 확장됐고, ‘최종병기 활’ ‘도가니’ ‘완득이’ ‘부러진 화살’ ‘범죄와의 전쟁’ 등 완성도 높은 영화가 쏟아지면서 한국영화끼리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朴 “경찰인력 5년간 2만명 증원”

    朴 “경찰인력 5년간 2만명 증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19일 아동·여성 대상 성폭력 등 반사회적 폭력범죄를 전담하는 경찰청 차장직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민생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 인력을 2만명 이상 늘린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다만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의 협의를 통해 합리적 수사권 분점을 추진한다.”는 원칙론만 제시했다. 박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치안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우선 폭력범죄 전담 차장직 도입과 함께 폭력범죄에 대한 형량을 대폭 높이고, 재범을 차단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 인력을 연간 4000명씩 향후 5년 동안 총 2만명 증원하기로 했다. 또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현재 2년인 경찰청장의 임기를 보장하고, 경찰의 처우 개선을 위해 기본급은 물론 휴일·야간근무수당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박 후보는 “검찰과 경찰을 서로 감시·견제하는 관계로 재정립해 국민이 바라는 안정적 치안 시스템을 만들겠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수사·기소를 분리해야 하나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해 우선 검경이 협의해 ‘수사권 분점을 통한 합리적 배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문정지구 ‘1兆 땅 싸움’ 불붙는다

    문정지구 ‘1兆 땅 싸움’ 불붙는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문정지구 비즈니스파크 내 일부 토지가 오피스텔과 관광호텔 등의 용도로 매각된다. 서울시 SH공사는 15일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통과된 문정지구 개발계획 변경안에 따라 문정지구 비즈니스파크 용지를 분양한다고 밝혔다. 16일 분양공고에 이어 오는 25일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특히 중소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땅의 규모를 다양화하기 위해 8개였던 용지를 29개로 늘렸다. 바뀐 주요 개발계획안에는 ▲땅의 용도와 업종을 구체적으로 정했고 ▲산업수요와 지역특성을 고려해 권장용도를 신설했으며 ▲업무시설(오피스텔)과 숙박시설(관광호텔)을 일부 허용하는 것 등이 포함됐다. 또 투자자가 원활한 비즈니스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상업용지를 분할하고 주차장을 분산 배치했다. 공급하는 용지 중 1만㎡ 이상 대규모는 6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900~2500㎡의 중소 규모로 구성했다. 재감정을 거쳐야 하지만 예상 분양가격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3.3㎡당 2300만∼3000만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29개 필지의 총분양가는 1조원 가까이 된다. 공사 관계자는 “수익사업을 노리는 건설업체를 비롯해 개발사업과 사옥 신축 등을 원하는 일반 기업의 관심이 예상된다.”며 “토지 매각 후에도 세부계획이 조정될 수 있어 상호 협의를 통해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입찰은 다음 달 8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전자자산처분 시스템 ‘온비드’(www.onbid.co.kr)에서 진행된다. 총면적 54만 8239㎡ 규모의 문정지구 비즈니스파크는 신성장 동력 산업과 공공행정시설 등이 들어서는 미래형 업무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문정지구는 서울시청 및 영등포구 여의도와 연결되고 잠실 제2롯데월드와 4㎞ 거리인 동남권 중심축으로 지하철 8호선 및 분당선 복정역이 위치한 데다 부산이나 목포까지 2시간 거리에 자리했고 경기 성남시 등을 오가는 교통 요충지다. 게다가 인근 장지택지개발지역, 위례신도시, 거여·마천 뉴타운, 강남구 세곡 1·2지구, 강남보금자리주택 건설 예정지와도 가깝다. 2015년 완공되는 제2롯데월드 조성은 2만명의 고용 효과를 예고하고, 각각 내년에 들어설 지하철 8호선 송파역 옆 시영단지 재건축은 6600가구, 두 보금자리주택은 총 3만명의 인구유입 효과를 갖는다. 인근 대단위 개발계획이 마무리되면 종사 인구가 11만명을 웃돌게 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후쿠시마 조반 탄전에만 조선인 2만명 강제동원”

    “후쿠시마 조반 탄전에만 조선인 2만명 강제동원”

    일제강점기 시절 800여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된 하시마섬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일본인에게 조선인 강제 동원의 진실을 알리겠다며 한국을 방문한 ‘개념 있는’ 일본인 시민활동가가 있어 눈길을 끈다. ●“강제노역 피해자들 만날 계획” 주인공은 지난 3일 한국에 입국한 다쓰다 고지(龍田光司·71). 와세다대에서 중국사를 전공한 그는 대학 시절 일부 교수들로부터 “일본 근대사를 제대로 알려면 조선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한·일 과거사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 1964년부터 2000년까지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고등학교 역사 교사로 근무한 그는 결국 은퇴 후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동원 실상을 조사하는 시민활동가로 변신했다. 다쓰다가 연구하는 분야는 자신이 50년 가까이 살아온 후쿠시마현의 강제 동원 실태다. 그는 이달 말까지 한국 곳곳을 다니며 조선인 강제 동원 피해자를 만날 계획이다. 다쓰다는 “특히 후쿠시마 조반 탄전에 강제 동원돼 노역한 피해자와 유족을 만나고 싶다.”면서 “피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강제 동원의 실상을 일본 시민에게 알리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日시민들에게 실상 알리는게 목표” 그는 “일본 정부의 월별 고용통계를 합산하면 1939~1945년 조반 탄전에 조선인 2만명이 강제 동원된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하지만 당시 노무자 명부가 대부분 소각돼 일부 자료만 남은 상태”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1938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은 약 780만명의 조선인을 강제 노동에 동원했다. 이 가운데 22만여명이 일본에 끌려가 강제 노역을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불편한 진실에 대해 인정도 반성도 하지 않는다. 다쓰다는 조선인 강제 동원에 대해 반성조차 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지난해 일본 내 원전 사태가 발생하자 정부는 주민을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켰지만 이후 피해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조선인 강제 동원과 관련해서도 같은 모습인데 이러한 무책임함이 지금의 일본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인 강제 동원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일본 시민에게 알려 시민사회 차원이라도 양국 간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세계경제 갈수록 악화… 올 성장률 3.3%로 후퇴”

    “세계경제 갈수록 악화… 올 성장률 3.3%로 후퇴”

    국제 경제기구들이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잇따라 낮추며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8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경제가 심각하게 악화할 가능성이 놀랄 만큼 높다.”면서 올해와 내년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3%와 3.6%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IMF가 지난 7월 전망한 3.5%, 3.9%보다 각각 0.2%포인트, 0.3% 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중국 등 신흥 개도국 성장률도 지난 7월 5.6%, 5.8%에서 이번에는 5.3%, 5.6%로 전망돼 각각 0.3% 포인트, 0.2% 포인트 하향됐다. 보고서는 “미국과 유로존이 재정난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인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세계경제가 더욱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경고한 뒤 “금융 신뢰가 여전히 예외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발표한 34개 회원국의 경기선행지수(CLI)를 통해 역내 경제가 수개월간 더 악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세계은행(WB)도 이날 발표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역내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며 올 예상 성장률을 7.2%로 조정했다. 지난 5월 전망했던 7.6%에서 0.4% 포인트가 떨어졌다. 내년 성장 전망도 8.0%에서 7.6%로 하향했다. 이런 암울한 전망 속에 IMF·세계은행 연차총회가 9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됐다.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총회에는 188개 회원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금융기관 수장 등 약 2만명이 참석한다. 일본에서 IMF·세계은행 연차총회가 열리는 것은 1964년 이후 48년 만이다. 이번 총회의 최대 의제는 유럽 재정 위기와 중국·인도 등 신흥 개도국 경제 감속에 대한 대책이다. 이에 따라 11일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등이 주목된다. 세계적인 곡물 가격 급등으로 고통받는 개발도상국 원조 방안이나 민주화 진전으로 경제 성장이 기대되는 미얀마 지원책, 신흥국 출자 비율이나 이사 수를 늘리는 IMF 개혁 방안도 주요 의제다. 연차총회와 함께 13일에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재무장관 회의가 열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아시아 경제 상황을 검토하고 금융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의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이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 이후 중국의 장관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방일할 예정이어서 중·일 간 접촉도 주목된다. 중국의 금융계 인사들은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에 반발, 이번 연차총회에 불참키로 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유커 뿔났다] (하)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을

    [유커 뿔났다] (하)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을

    지난 7, 8월 내한한 중국 관광객이 2개월 연속 일본을 제치고 수위를 차지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게다가 8월까지 내한한 외래 관광객의 25% 이상이 중국인이었다. 한국 관광시장의 미래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신호다. 중국 관광시장에서도 한국은 최고의 해외 여행 목적지다. 2011년 중국 국가여유국이 밝힌 순수 아웃바운드(내국인의 국외여행) 규모는 2031만명 수준이다. 이 기간에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237만명.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이 즐겨 찾았던 태국(152만명)은 물론 타이완(185만명)까지 멀찌감치 따돌리고 한국이 독주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은 서울과 제주 중심으로 이뤄진다. ‘서울은 쇼핑, 제주는 관광’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렇다 보니 머지않아 중국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해안 관광벨트의 재발견 종래의 콘텐츠만 답습해서는 해외 여행 증가율 22.42%(2011년)의 중국 여행객들을 우리나라로 끌어오는 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관광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관광업계 안팎에서 쏟아지는 이유다. 여기서 남해안 관광벨트를 재인식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중국은 하이난다오(海南島) 외에 내놓을 만한 섬이 없다. 바닷물도 맑지 못하다. 우리 남해안은 다르다. 부산에서 목포에 이르는 구간의 코발트빛 바다 위로 아름다운 섬들이 빼곡하다. 중국의 해안이 갖지 못한 풍광을 우리 남해안이 갖고 있다는 얘기다. 여행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남해안권의 핵심 지역은 부산이다. 예전엔 중국인들이 4박 5일 이상의 일정으로 한국을 찾을 경우 서울과 제주에 이어 부산도 여행 목적지 중 한 곳으로 삼았다. 그러나 비행기로 갈아타는 시간과 비용이 문제가 됐다. 그 와중에 쇼핑은 서울에, 관광은 제주에 밀린 부산이 도태되고 말았다. 하지만 부산이 갖는 강점은 여전하다. 우선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유인 요소가 된다. 숙박·쇼핑 등의 관광 인프라도 비교적 잘 갖춰졌고, 부산영화제 등 한류 관광객을 유인할 콘텐츠도 충분하다. 제 몫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중국 관광객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캐릭터 설정’이 필요하다. 한국관광공사의 한화준 중국팀장은 “부산은 서울과 연계된 여행상품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서울이 제공하는 편리함과 제주가 선사하는 만족도를 충족시킬 콘텐츠를 남해안권 지자체와 함께 만들어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남해안 일대 지자체와 관광공사, 여행업체 등이 참여하는 ‘남해안권관광협의회’ 등 실무 기구를 서둘러 발족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부산의 대두는 남해안 관광벨트 중흥의 키워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부산과 가거대교로 연결된 거제·통영, 세계박람회가 열렸던 여수, 2013년 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 등 남해안의 여행지들이 동반 상승할 여력을 갖기 때문이다. ●크루즈 관광 집중 육성 크루즈로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 또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중·일 영토 분쟁이 심화되면서 중국의 크루즈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몰리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얻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우리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부 연안 도시들에 경제력이 집중돼 있어 크루즈 여행 상품 개발에 한결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예약 건수 기준으로 지난해 15만명, 올해 27만명, 내년엔 40만명가량의 크루즈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았거나 찾을 예정이다. 크루즈 관광산업은 각 기항지를 중심으로 소비가 일어난다는 점에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기항지에서의 쇼핑, 관광지 방문 등의 관광소비와 선박 입출항료 등의 항비 수입, 그리고 선박 운영관련 물품 구매 등을 통한 연쇄 경제효과가 발생한다. 관광공사의 ‘내입항 크루즈 관광객 만족도 조사’ 자료에 따르면 크루즈 관광객 1인당 국내 소비액이 2009년 125달러에서 2010년 350달러, 2011년 427달러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크루즈 관광은 일반적인 패키지 관광과 다소 다르다. 항구에 기항하는 ‘짧은 시간’에 ‘많은 손님’을 받는다.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관광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3000명이 탑승한 크루즈선이 기항하면 이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100대 정도의 버스가 필요하다. 버스 한 대 길이가 대략 12m쯤 되니 100대면 버스의 차체 길이만 1㎞가 넘는다. 쇼핑과 관광, 음식 등의 분야로 나눠 순차적으로 이동한다고 해도 지방 도시에서 수용할 만한 규모를 넘어선다. 따라서 여행업계는 먼저 주차와 이동 등에서 정책적으로 이들을 배려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순서라고 주장한다. A여행사의 중국팀장은 “경찰차 호위 등을 통해 교통 마비를 피하고 지역 주민과 여행사가 모두 불편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설 때라야 (남해안) 크루즈 상품이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관광객을 잡아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간한 ‘2011년 기준 관광 동향에 대한 연차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은 약 980만명으로 2010년 대비 11.3%가 늘었다. 이에 견줘 지난해 의료 관광객은 약 12만 2297명으로 전년 대비 49.5% 증가했다. 통계 집계 첫해였던 2009년 6만 201명의 두 배가 넘는다. 지난해 진료 수입도 1809억원에 달했다. 메디컬 스파 등을 즐기는 웰니스 의료관광(13만 1000여명), 피부 미용(26만 3000명, 이상 2010년 기준) 등 연관 산업까지 포함하면 약 57만명의 의료 관광객이 한국을 찾아 약 1조원에 가까운 돈을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의료 관광객 비중에서 미국·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증가세가 한층 가파르다. 2009년 4725명에서 2010년 1만 2789명, 지난해엔 1만 9222명으로 급증했다. 우리가 중국 의료 관광객 유치에 한층 신경 써야 할 이유다. 한국관광공사의 진수남 의료관광사업단장은 “의료 관광에 대해 국부 유출이라는 시각이 중국 내에 팽배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직접 나서기보다 병원 등 유치 업체가 먼저 나서고 관광공사가 측면 지원하는 전략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치 업체의 과도한 중개 수수료도 서둘러 개선해야 할 문제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다문화 자녀 12만명… 한글 공부 ‘좁은문’

    다문화가정 출신 자녀가 12만명에 이르지만 정작 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언어지도사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문화가정 출신 어린이의 상당수가 언어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지만 도움의 손길은 멀기만 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신문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2012년 전국다문화센터 사업배치인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204곳에 배치된 언어지도사는 총 201명이었다. 올해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 수는 4만 6954명. 이 중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초등학생은 3만 3792명에 이른다. 지도사 1명이 담당하는 초등학생만 약 168명이라는 계산이다. 언어지도사 부족은 일자리가 많아 사람이 몰리는 수도권이 더 열악하다. 경기도는 언어지도사 27명이 다문화가정 학생 7602명을 맡아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282명을 기록했다. 이어 인천 228명, 서울 209명, 전남 179명, 부산 178명, 제주 175명, 충북 162명 순이었다. 교사 1인당 담당 학생 수가 100명을 넘지 않는 곳은 경남(99명)이 유일했다. 서울 광진구, 인천 동구, 광주 남구, 울산 중구, 경기 김포시·포천시·의왕시·연천군, 강원 태백시 등 언어지도사가 아예 없는 시·군·구도 31곳이나 됐다.차윤경 한국다문화교육학회장은 “다문화 가정 자녀 38%가 언어발달 지연이나 장애를 겪고 있다는 보건복지부 조사를 고려할 때 보다 많은 아이들이 지원받을수 있도록 지도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유방암학회 2012 백서…발병 추이 ‘완연한 서구형 패턴’으로 변화

    유방암학회 2012 백서…발병 추이 ‘완연한 서구형 패턴’으로 변화

    국내 유방암 발병 추이에 주목할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발생 환자수가 15년 사이에 4배로 급증한 가운데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40대 이하 젊은 여성에게 많았던 유방암이 이제는 폐경 후인 50~60대 여성에게서 더 빠르게 증가하는 등 완연히 서구형 발생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연간 유방암으로 진단되는 환자가 빠르면 올해 2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 섞인 분석도 제시됐다. ●30~40대 발병률 최대 3%P 줄어 한국유방암학회(회장 조세헌·이사장 박찬흔)가 ‘유방암 예방의 달’(10월)을 맞아 최근 펴낸 ‘2012 한국유방암 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유방암 진단 환자는 1996년 3801명에서 2010년 1만 6398명으로 15년 사이에 4배로 늘어났다. 인구 10만명당 신규 유방암 환자수로 봐도 1996년 16.7명이던 것이 2010년에는 67.2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유방암 진단 환자가 연간 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08~2010년에 유방암 환자가 2500명가량 더 발생한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게 학회의 분석이다. 특히 주목되는 변화는 연령대별 유방암 증가율. 지금까지는 40대가 가장 높았으나 최근 들어 50~60대 증가율이 40대를 앞지른 것. 2006년의 경우 50대가 전체 환자 중 25.7%를 차지했으나 2010년에는 29.1%로 높아졌으며, 60대 비율도 13%에서 14%로 늘어났다. 인구 10만명당 신규 유방암 환자수도 1999년 대비 2009년에 60대가 2.3배, 50대가 1.9배 각각 늘었다. 특히 폐경후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만 보면 1996년 39.1%에서 2010년에는 48.7%로 10% 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이 기간 유방암 발병 중간 나이도 46세에서 49세로 늦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40대 환자의 발생률은 40%에서 37%로, 30대는 14.3%에서 12.7%로 감소했다. 박찬흔 이사장은 “이처럼 50대 이후 여성의 유방암이 증가하는 것은 베이비붐 세대인 50~60대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출산율과 모유수유율이 낮아진 점이 주요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비붐 세대… 낮은 출산율 등 원인 이처럼 유방암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 속에서도 0~1기에 진단되는 조기발견율이 높아져 치료 효과를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0년에는 2~4기의 진행성 유방암 진단율이 처음으로 50% 미만인 47.5%로 집계되기도 했다. 1996년의 경우 진행성 유방암이 전체의 76.2%를 차지했다. 또 증상이 없지만 검진을 통해 찾아낸 유방암 환자 비율도 1996년 6.4%에서 2010년 32.7%로 5배 이상 높아졌다. 박 이사장은 “아직까지는 40대 이하의 젊은 유방암 환자가 여전히 많지만 50대 이상 연령대에서도 동반 증가하는 서구형 유방암 추세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적어도 40대 이후에는 매년 1회 정기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현금서비스 신규 리볼빙 새달부터 전면금지

    현금서비스 신규 리볼빙 새달부터 전면금지

    ‘약탈적 대출’ 논란을 일으켰던 현금서비스 신규 리볼빙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금지된다. 리볼빙이란 사용액의 일부만 최소한 갚고 나머지는 이자를 내고 계속 이월시키는 결제방식을 말한다. 최소결제비율은 현행 1%에서 10% 이상으로 대폭 오른다. 금융감독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신용카드 리볼빙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리볼빙에는 결제성(물건 구입대금 등)과 대출성(현금서비스) 두 종류가 있다. 어느 쪽이든 일시적으로 잔고가 부족할 경우 결제를 미룰 수 있어 유용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사채 수준의 고금리(연 20~30%)와 리볼빙 결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이용 고객 수만 292만명(복수회원 중복계산)에 이른다. 우선 현금서비스부터 리볼빙을 금지하기로 했다. 짧은 시간 급전을 빌리는 현금서비스의 결제를 늦춰주는 것은 부실을 키울 소지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현금서비스 리볼빙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5.50%로 결제성 리볼빙 연체율(2.57%)의 두 배가 넘었다. 다만, 기존 현금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은 당장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신규 취급분으로 규제를 제한했다. 점차적으로 기존 서비스도 중단시킬 방침이다. 김영기 금감원 상호여전감독국장은 “현금서비스 리볼빙 수요는 카드론으로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카드론 금리는 평균 15~17%로, 20%가 넘는 현금서비스 리볼빙보다 저렴한 편이다. 최소결제비율도 10% 이상으로 올려 다음달로 넘어가는 결제금액을 줄이기로 했다. 신용등급별로도 차등화해 1~6등급까지는 10% 이상, 7등급 이하는 20% 이상 결제토록 할 방침이다. 리볼빙 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도 더 많이 쌓도록 했다. 이용한도 대비 소진율이 80% 이상일 경우 연체 여부와 상관없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요주의’에 해당하는 충당금을 쌓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약 7500억원의 추가 적립금 부담이 생길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지난 2분기 7개 전업카드사의 전체 순익이 57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부담이다. 사실상 카드사들이 리볼빙 결제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제도의 틀을 바꾼 셈이다. 카드사별로 달랐던 리볼빙 명칭은 ‘리볼빙 결제’로 통일한다. 금감원은 준비기간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중 바뀐 제도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도둑들’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 훔쳤다

    ‘도둑들’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 훔쳤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이 한국 영화 흥행 기록을 고쳐 썼다. ‘도둑들’의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2일 “‘도둑들’이 오후 2시 기준 누적 관객 1302만 393명을 기록해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가진 한국 영화 흥행 기록 1301만 974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기록 달성 속도에서도 ‘도둑들’은 ‘괴물’을 압도했다. ‘도둑들’은 지난 7월 25일 개봉 당일 43만 6628명의 관객을 모아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서더니 4일 만에 200만, 6일 만에 300만, 2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여름 극장가의 절대 강자로 지목됐던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묵직한 주제의식 탓에 관객층이 30대로 제한됐지만 오로지 영화적 재미에 충실했던 ‘도둑들’은 10~50대까지 폭넓은 관객을 모으면서 흥행에 탄력을 받았다. 경쟁 배급사들은 ‘다크나이트 라이즈’와의 맞대결을 부담스러워한 데다 폭염과 런던올림픽을 피해 개봉 날짜를 조정했지만 ‘도둑들’은 외려 정면 승부를 펼친 것도 신기록 경신에 도움이 됐다. 결국 개봉한 지 70일 만에 1302만명을 넘었다. 2006년 ‘괴물’이 106일 만에 1301만여명을 모았던 점을 떠올리면 ‘도둑들’의 흥행 열기를 짐작할 만하다. 역대 흥행 1위인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1330만 2637명)를 넘보기는 역부족이다. ‘도둑들’은 76개의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지만 추석 연휴 직전 평일 관객은 1000명 안팎이었다. 홍보 대행사인 퍼스트룩의 강효미 실장은 “‘아바타’를 넘어서는 건 쉽지 않다. 다만 추석 연휴에 관객이 하루 5000~7000명 수준으로 늘어난 데다 1300만 돌파 특수가 기대되는 만큼 상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둑들’은 1일 현재 누적 매출액 935억 6196만 5000원을 기록했다. ‘괴물’의 누적 매출액 785억원과 ‘해운대’의 819억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세금과 영화발전기금 13%를 뺀 814억원을 극장과 배급사가 5대5로 나눠 갖는다. 배급사가 가져가는 407억원 가운데 배급수수료 10%와 총제작비 145억원, 기타 비용 50억원 정도를 빼면 172억원이 남는다. 이를 쇼박스를 비롯한 투자사와 제작사 케이퍼필름이 다시 6대4로 나누게 된다. 각각 103억원과 69억원가량을 손에 쥐게 된다. 매출에서도 ‘아바타’를 넘지는 못한다. ‘아바타’는 요금이 비싼 3차원(3D) 상영관에서 주로 상영했기 때문에 누적 매출액 1284억원을 기록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女心·가족팬에 더 가까이… 2년 연속 역대 최다 관중

    女心·가족팬에 더 가까이… 2년 연속 역대 최다 관중

    꿈의 700만 관중도 머지않았다. 지난 25일까지 681만 253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지난해 작성한 역대 최다 관중기록(681만 28명)을 넘어선 프로야구는 한가위 연휴 뒤인 다음 달 초 700만 관중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관중 700만명을 맞아들인 종목은 야구가 유일하다.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나가는 프로야구계의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프로야구가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불과 5년 전. 1995년 540만 관중을 동원해 첫 르네상스를 맞았던 프로야구는 구단 모기업의 재정 악화, 월드컵·올림픽 여파로 인한 다른 종목에 대한 관심 급증, 병역비리 연루 등으로 2006년까지 한 해 관중이 200만~300만명에 불과한 기나긴 침체기를 맞아야 했다. 2007년에야 하위권을 맴돌던 롯데의 선전에 두산·삼성·한화가 치열한 2위 싸움으로 볼거리를 더하면서 400만명 시대를 다시 맞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자 야구에 대한 관심은 프로야구 흥행으로 돌아왔다. 류현진(한화), 이대호(오릭스)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등장하면서 경기의 질적 수준이 향상됐고, 여기에 각 구단의 마케팅이 더해지면서 야구 관람이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 프로야구가 2년 연속 역대 최다 관중을 돌파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여성과 가족 단위 팬의 증가였다. 좌석도 고급화·다변화되고 경기 외에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면서 인기 있는 나들이 장소로 떠오른 것. 내년 시즌에는 신생팀인 NC 다이노스까지 1군에 진입하면서 9구단 체제를 맞는다. 현재의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관중 1000만명까지 바라보려면 가야 할 길이 멀다. 우선 외연 확대다. 구체적으로는 올시즌 내내 기존 팀의 반대로 진통을 겪었던 10구단 창단이다. 내년 9구단 체제로는 파행 운영이 불가피한 데다 더 많은 팬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팀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야구계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현재 프로야구 좌석 점유율은 69.6%로, 60%대인 미국과 일본보다 훨씬 높다. 케이블 TV의 프로야구 시청률도 평균 1.5% 수준이다. 새로운 팀을 만들어도 기존 팀의 인기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외연 확대는 자연스레 인프라 확충 과제로 연결된다. 8개 구단이 홈으로 사용하는 구장 중 2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은 잠실·문학·사직 등 3곳뿐이다. 40년 이상 된 구장을 사용하는 팀도 있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프로야구 팬들은 돔구장 건립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구장 현대화는 절실한 과제다. 경기가 끝난 뒤 빠져나가는 데만 30~40분이 걸리는 주차장을 비롯해 팬들이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경기장 시설을 개선할 필요도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폭염에 결혼↓ 불경기에 이혼↑

    폭염에 결혼↓ 불경기에 이혼↑

    폭염에 시달리던 지난여름 이혼이 늘고 혼인은 줄었다. 더운 데다 주택 경기마저 침체돼 이사도 안 갔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이혼 건수는 1만 200건으로 올들어 가장 많다. 이혼 건수는 올 1월 9000건을 기록한 뒤 5월 1만 100건, 6월 9700건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7월 혼인은 2만 4400건으로 올들어 가장 적다. 혼인 건수는 1월 2만 9200건으로 3만건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3월 2만 8100건, 6월 2만 6000건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재원 인구동향과장은 “7월 혼인 감소는 폭염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올초부터 시작된 불경기로 이혼도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8월 국내 이동자 수는 5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만명(17.0%)이나 줄었다. 2010년 9월(-17.6%)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8월만 놓고 보면 이동자 수 58만명은 1986년 8월 56만명 이후 26년 만에 최저치다. 교통수단과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인구 이동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이지만 8월의 감소폭이 유달리 컸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화성 반월·기산동에 미니신도시 수원 영통지구와 승용차로 10분~

    화성 반월·기산동에 미니신도시 수원 영통지구와 승용차로 10분~

    경기 화성시 동탄1신도시 인근에 미니 신도시가 조성된다. 23일 화성시와 건설업체에 따르면 동탄1신도시에서 북쪽으로 300m 떨어진 화성 반월·기산동 일대 72만㎡에 아파트 8000가구, 인구 2만명을 수용하는 주거단지가 들어선다. 주요 건설업체도 반월기산지구 아파트 분양계획을 세웠다. SK건설은 3000여 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중 다음 달에는 반월2지구에서 ‘신동탄 SK VIEW Park’ 아파트를 분양한다. 1967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다. 전용면적 기준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비율이 80%가 넘는다. 단지 바로 앞에 초·중·고교가 있고, 근린공원도 들어설 예정이다. SK건설은 내년 상반기에 기산1지구에서도 59∼101㎡짜리 아파트 1061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GS건설은 12월 반월1지구에서 ‘화성 반월자이’ 429가구를 내놓는다. 전용면적 84㎡의 단일 평형으로 구성됐다. 롯데건설은 내년 6월 반월5지구에서 ‘반월 롯데캐슬’ 아파트 1069가구를 공급한다. 이 중 998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59∼119㎡의 다양한 평면으로 설계됐다. 두산건설도 내년 중 반월3지구에서 923가구를 분양한다. 이곳은 동탄1신도시와 가깝고 수원 영통지구와도 승용차로 10분이면 오갈 수 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과 이웃해 있어 수요도 많은 곳이다. 한림대병원과 증설 중인 반도체 3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내년 말에는 화성 종합부품연구소도 완공될 예정이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민간단체, 北수해 이후 첫 밀가루 전달

    지난여름 극심한 수해가 발생했던 북한에 우리 민간단체가 처음으로 육로를 통해 밀가루를 전달했다.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회장 양호승)은 21일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주차장에서 대북 수해지원용 밀가루 500t 전달을 위한 환송식을 열었다. 육로로 북측에 밀가루가 직접 전달된 것은 지난 1월 27일 남북평화재단이 개성공단기업책임자회의에서 기탁받은 기금으로 밀가루 180t을 구입해 보낸 것이 마지막이다. 이날 25t 트럭 20대에 실려 전달된 밀가루는 오전 10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를 지나 북한의 개성 봉동역에 하역된 후 수해가 가장 심했던 평안남도 안주시와 개천시의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밀가루 500t은 수해 지역 어린이 2만명이 하루 500g씩 50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며 안주와 개천의 유치원 및 소학교 35개를 통해 분배된다고 월드비전은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북한, 通民封官 전략

    올해 첫 민간 차원의 대북 수해 지원 물품이 21일 육로를 통해 북측에 전달된다. 지난 12일 품목과 수량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정부의 수해지원을 거부한 북한이 민간단체의 수해지원은 수용하는 이중적 태도로 ‘통민봉관’(通民封官)전략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19일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이 북측에 수해지원용으로 밀가루 500t을 전달하기 위해 신청한 인도 요원들의 방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17일 월드비전에 방북 초청장을 발급했으며 통일부는 밀가루 500t에 대한 반출을 승인한 바 있다. 월드비전은 이에 따라 21일 오전 10시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해 개성을 방문해 이를 전달할 예정이다. 월드비전은 이 밀가루를 수해가 심했던 평안남도 안주시와 개천시의 유치원 및 소학교 학생 2만명에게 분배할 계획이다. 북한이 같은 품목에다 수량이 많은 밀가루 1만t을 제시한 우리 정부의 제안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이번 민간지원 수용은 우리 정부 당국과 민간 단체의 분열을 노린 정치행위로 분석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기본적으로 민간 차원의 협력은 열어놓겠다는 것”이라며 “대선을 앞둔 연말까지 남북관계의 경색 책임을 현 보수정권에 떠넘기고 심판론을 확산시키며 여론을 움직이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뉴질랜드 퀸스타운(Newzealand Queenstown) 거친 자연을 원초적으로 즐기는 법

    뉴질랜드 퀸스타운(Newzealand Queenstown) 거친 자연을 원초적으로 즐기는 법

    Newzealand Queenstown 거친 자연을 원초적으로 즐기는 법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Queenstown. 트레킹, 번지점프, 스키, 스카이다이빙 등 사계절 즐길거리가 무궁한 이 작은 마을에서 걷고, 뛰고, 날았다. 퀸스타운을 겪고 나니, 스포츠, 레포츠, 어드벤처로 이름지어진 세상 모든 것들이 시시해졌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뉴질랜드관광청 www.newzealand.com 퀸스타운에서는 뉴질랜드 3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루트번트랙을 하루 코스로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우거진 숲 속을 걷다가 만난 협곡의 풍경이 황홀하다 Trekking Routeburn Track 산소의 농도가 다른 숲을 걷다 뉴질랜드 남섬은 두 발로 구석구석 걸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세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가 퀸스타운에서 시작되니 이를 놓칠 수는 없는 일. 유럽의 알프스, 캐나다의 로키와는 다른 어떤 매력이 있길래 전세계 등산광들이 버킷리스트로 뉴질랜드 남섬을 꼽는지 직접 체험해 보고 싶어 가벼운 등산 장비를 챙겼다. 뉴질랜드 3대 트레킹 코스로 꼽히는 밀포드 트랙Milford Track, 루트번 트랙Routeburn Track, 케플러 트랙Kepler Track의 관문 도시가 바로 퀸스타운이다. 가장 짧은 코스라 해도 40km가 넘고, 완주를 위해서는 최소 3일이 필요하다. 3대 인기코스 중 퀸스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루트번 트랙을 선택했다. 초행길인 데다 모든 등산 코스를 개방하는 여름철이 아니었던 만큼 산악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는 1일 트레킹 코스를 선택했다. 퀸스타운에서 와카티푸 호수를 끼고 1시간쯤 달려 루트번 트랙 진입로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시작하는 40km의 등산로는 서쪽의 피오르국립공원 테아나우Te Anau에서 끝이 난다. 16세기 마오리족이 그린스톤을 찾기 위해 개척했던 길이 이제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대중적인 등산로가 된 것이다. 기자가 도전한 코스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루트번 플랫 코스로, 가이드 숀Shaun과 천천히 이야기하며 왕복 14km를 약 3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이끼에 뒤덮여 가지까지 초록으로 물든 너도밤나무, 허리춤까지 자란 고사리, 잎사귀에서 매운 맛이 나, 마오리족 여성들이 아기 젖을 뗄 때 가슴에 붙였다는 페퍼트리, 연중 노란 잎사귀를 떨어뜨리는 취목 등, 우거진 숲길을 걷노라면 휘황찬란한 풍경이 없어도 좋았다. 등산길 중간중간 나타나는 계곡의 물빛은 몰디브의 에메랄드빛 바다보다 더 영롱했다. 등산 중에는 방울새가 나타나 앙증맞은 소리로 지저귀고, 유유히 상공을 가르는 매가 시시로 나타나 루트번 트랙의 때묻지 않은 매력을 증명했다. 드넓은 평원 루트번 플랫에서 숀과 함께 샌드위치로 가볍게 요기를 마쳤다. 숀은 루트번 폭포를 가리키며 바로 폭포 옆에 산장이 있다고 말했지만 더 이상 허락된 시간이 없어 아쉬움을 머금은 채 발길을 돌렸다. 지금까지 밟아 보지 못한 루트번트랙의 나머지 26km가 아련하기만 하다. Crusing Milford Sound 주름진 바닷길에 압도당하다 여행지 중에는 이름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혹하게 하는 곳들이 있다. 바이칼, 마추픽추, 샹그릴라, 마다가스카르 같은 곳들 말이다. 이곳들이 여행지의 이미지와 결부되어 사람들에게 동경을 일으킨다면, 마치 록음악의 한 장르 같은 ‘밀포드 사운드’는 이름만으로 끌리는 그런 곳이다. 좁은 해협, 그러니까 바닷물이 숲과 언덕, 산 사이로 비집고 흘러든 풍경은 우리에게는 꿈에서나 봄직한 그런 풍경이 아니던가. 호주 방향의 태즈먼해로 나가는 배를 타고 가다가 고래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장면을 볼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다. 그,리,고, 밀포드 사운드를 한바퀴 둘러보는 크루즈 안에서 이 모든 꿈꿨던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고야 말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퀸스타운에서 밀포드사운드로 가는 길, 천장까지 유리로 된 버스를 타고 파노라마로 경치를 즐길 수 있었다 2 태즈먼해에서 육지 방향으로 비집고 들어온 15km의 해협, 밀포드사운드는 흡사 칼데라 호수를 연상시킨다 3 밀포드사운드 크루즈를 타면서 돌고래, 물개 등 야생 동물을 마주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 4 크루즈는 절벽 가까이 붙어 운항한다. 해협 속에 배 한 척 떠가는 풍경은 물개잡이 어선이 이곳을 처음 발견한 19세기를 연상케 한다 돌고래가 사는 육지 속 푸른 바다 퀸스타운에서 4시간. 버스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까지 가는 길은 다소 지루했다. 풀 뜯는 양떼들의 풍경은 ‘복사하기+붙여넣기’를 한 것처럼 무한반복됐고, 비를 뿌릴 채비라도 하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밀포드 사운드의 장관을 허락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바위산을 관통하는 호머터널을 지나자 전혀 다른 색의 하늘이 펼쳐졌다. 기어이 도착한 밀포드 사운드의 선착장. 거대한 산봉우리에 둘러싸인 해협은 흡사 백두산 천지 같은 칼데라 호수처럼 보였다. 배에 올라타지 않아도 그 풍경만으로 황홀했다. 여행 가이드북과 뉴질랜드 여행깨나 했다는 이들이 했던 말들, ‘남섬에서 날씨는 기대하지 말라’거나 ‘갈 때마다 비가 와서 실망했다’는 말들은 모두 나를 비껴갔다.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과 함께 배에 올라탔다. 허기부터 달래려 뷔페 식사(중국식 요리에 김치까지 나오는 걸 보면 관광객의 상당수는 아시아인인가 보다)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창밖을 보니 돌고래 두 마리가 지나가는 것 아닌가. 브이자 모양의 꼬리를 치켜 올린 범고래는 아니었지만 동물원이 아닌 야생에서 돌고래를 본 것 자체만으로 흥분할 만했다. 유람선은 절벽 가까이 붙어 태즈먼해로 천천히 나아갔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겹겹의 봉우리들이 모두 걷히는 순간 눈앞에 보이는 것은 태즈먼해의 수평선뿐이었다. 배는 갔던 길을 돌려 다시 해협으로 접어들었다. 절벽을 타고 돌아오는 길, 바위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물개들과 인사를 나눈 뒤, 배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스털링 폭포 쪽으로 바싹 다가갔다. 150m 높이에서 쏟아붓는 폭포는 갑판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관광객들의 전신을 적셨다.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 밀포드 사운드를 굽어보고 있는 산봉우리에는 토성의 고리 같은 모양의 얇은 구름이 걸려 있었다. 지구 밖 풍경처럼 밀포드 사운드의 모습은 끝까지 경이로웠다. 리얼 저니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는 다양한 일정의 상품을 운영하는 관광업체인 리얼저니Realjourneys를 이용하는 게 가장 좋다. 퀸스타운과 밀포드 사운드까지 왕복 버스를 포함한 크루즈 상품은 198뉴질랜드달러, 크루즈만 이용할 경우는 95뉴질랜드달러다. 버스 대신 왕복 경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약 425뉴질랜드달러. www.realjourneys.co.nz Skydiving Queenstown 4,500m 상공에서의 아찔한 추락 퀸스타운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단 하나의 액티비티를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스카이다이빙이라 말하겠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안전에 대한 걱정 때문에 4,000m 상공에서 추락하는 쾌감을 유보한다면 평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1 상공 1만5,000피트(약 4,500m)에서 수직 하강하는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와카티푸 호수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었다 2 스카이다이빙 포인트까지는 경비행기를 타고 올라간다. 다이빙을 하기 바로 전, 최고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3 낙하 조교와 한몸이 되어 뛰어내려 약 50초간 직하강을 하며, 함께 다이빙을 한 포토그래퍼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았다. 물 속에서 헤엄치는 듯한 기분이었다 4 지상에 착지하는 순간, 아쉬움과 함께 가벼운 현기증이 느껴졌다. 땅 위에 중력을 받고 서 있는 기분이 오히려 어색했다 하늘에서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세어 볼까 먼저 밝혀 두자면 본 기자는 테마파크에 가도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를 타지 않는다.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데다가 돈을 써가면서 기계한테 고문당하는 느낌이 퍽 유쾌하지 않은 까닭이다. 테마파크의 성지라 할 수 있는 미국 올랜도의 디즈니랜드에서도 놀이기구를 거들떠 보지 않았다. 허나 스카이다이빙, 이건 좀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번지점프를 포기하고 스카이다이빙을 선택한 것도 왠지 이 이상의 극한 체험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버스를 타고 다이빙 출발지로 갈 때까지도, 신상명세를 기입하는 등록절차를 하고 안전복장을 착용할 때까지만 해도 별 느낌이 없었다. 그리고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았다. ‘다이빙 하는 순간 팔다리를 개구리처럼 만들어라’, ‘안전띠를 꽉 잡아라’, ‘착륙할 때 다리를 높이 들어라’ 이것이 전부였다. 4,000m에서 떨어지는 것에 대한 안전교육치고는 너무 단순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함께 착륙할 조교 닉Nick과 악수를 하고 일행과 함께 경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금까지 7,000번 이상 다이빙을 했다는 닉은 집 앞 산책을 나가듯 휘파람을 불며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경비행기는 마음을 가다듬을 여유도 주지 않고 짧은 활주로를 달려 순식간에 와카티푸 호수 위로 날아올랐다. 경비행기의 안전장치는 상당히 허술해 보였다. 1번 주자로 뛰어내릴 내 옆의 문은 구멍가게 셔터처럼 닫혀 있는 게 전부였다. 지금까지 12만명 이상이 안전하게 뛰어내렸다니 믿는 수밖에 없었다. 1만5,000피트(4,572m) 상공. 사진 촬영을 위해 함께 탄 리키Ricky는 주저없이 비행기의 셔터를 올리더니 먼저 뛰어내렸다. 심장이 터질 듯한 긴장이 절정에 달한 순간이었다. 거침없이 나를 출구 쪽으로 내몬 닉은 원, 투, 쓰리를 외쳤고, 닉과 나는 하나의 점이 되어 약 50초 동안 시속 200km의 속도로 수직 하강했다. 와카티푸 호수와 산맥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연신 탄성을 내질렀다. 반면 닉은 덤덤히 미소를 지으며 리키가 찍는 사진에 7,000번 다이빙을 하면서 익숙해진 포즈를 취해 주었다. 해발 1,000m 정도 높이가 됐을 때 닉은 낙하산을 펴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내 속도가 급감했고, 귀가 떠나갈 듯한 소음도 사라져 그야말로 평화로이 발 아래 풍경을 유유히 감상하는 시간이 펼쳐졌다. 약 5분간의 낙하 시간, 목장에서 풀 뜯는 양도 또렷이 보였고 호숫길 따라 산책 중인 사람도 보였다. 안전하게 착지를 마치고 나니 미세한 현기증이 느껴졌다. 하늘을 자유로이 날다가 두 발로 중력을 받으며 걷는 게 오히려 어색했나 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스카이다이빙 NZONE은 남섬 퀸스타운과 북섬 로토루아에서 스카이다이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격은 낙하 높이에 따라 269~429뉴질랜드달러. 사진과 비디오 촬영은 각각 179뉴질랜드달러가 추가되고, 사진과 비디오를 함께 신청하면 219뉴질랜드달러. www.nzone.biz Driving Queenstown 빙하가 훑고 간 길을 달리다 퀸스타운은 빅토리아 시대의 여왕이 살면 어울릴 법한 풍경을 지녔다 하여 이름지어진 마을이다. 그러나 마을이 형성된 과정은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영국 여왕의 우아한 이미지와 상반된, 거칠기 짝이 없었는 것이다. 수만년 전, 산보다 더 큰 빙하가 훑고 지나간 길에 물이 고여 와카티푸 호수가 생겼고, 19세기 금광 채취를 위해 모여 든 유럽인들은 뗄감을 얻기 위한 무분별한 벌목으로 호수 주변을 모두 민둥산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 마을이 전세계인들이 열광하는 액티비티의 천국이 됐으니 어떤 여행지의 숙명이란 이다지도 아이러니한 것이다. 퀸스타운의 거친 자연풍광을 만끽하려면 4륜구동 RV차를 타고 곳곳을 누비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영화 <반지의 제왕>이 촬영된 장소들은 영화보다 더 SF적인 풍광으로 여행자를 압도했다. 퀸스타운 드라이브 여행은 낭떠러지길을 달리며, 번지점프 장소로 유명한 카와라우Kawarau 다리를 지나 금광개발 시대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애로우타운Arrowtown으로 향했다. 강가에서 금이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상권이 형성됐던 마을은 생각보다 일찌감치 쇠락해 지금은 박물관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다. 애로우강에서 내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직접 사금 채취도 해보았다. 엄마뻘 되어 보이는 가이드는 겨자씨만한 금을 채취하는 시범을 보였고, 이곳이 <반지의 제왕>에서 악당들이 말을 타고 등장한 ‘그 장면’의 배경이라 설명했지만 금도, 영화도 상상으로 즐길 수밖에 없었다. 다음 코스는 스키퍼스 캐니언Skippers Canyon.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절벽길은 그 자체로 음산했다. 날씨 때문이었을까? 낮게 구름이 깔려 있는 주름진 바위산 어느 틈에 골룸이 숨어있을 것처럼 스산하기 짝이 없었다. 전망대에 서자 퀸스타운과 와카티푸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양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풍경이 빙하와 사람의 손으로 쓸어내린 지형과 묘하게 교차됐다. 퀸스타운의 거친 자연 풍광을 만끽하려면 와카티푸호수와 숏오버Shotover강과 카와라우Kawarau강을 제트 보트를 타고 온몸으로 체험하는 방법도 있다. 배가 뒤집힐 듯 거친 물살을 가르며 호수와 강, 계곡으로 이어지는 물길을 질주하는 쾌감이 짜릿하다. 노매드 사파리 <반지의 제왕> 촬영지 투어, 19세기 마을 풍경을 간직한 애로우타운Arrowtown, 글레노키Glenorchy 등 퀸스타운 주변의 명소를 4륜구동 자동차로 여행할 수 있다. 가격은 성인 165뉴질랜드달러. www.nomadsafaris.co.nz 카와우라 제트 퀸스타운 선착장에서 출발해 카와우라강, 숏오버강을 가로지르는 제트보트. 가격은 코스에 따라 245뉴질랜드달러부터. www.kjet.co.nz 1 제트보트를 타고 카와라우강과 숏오버강을 질주하면서 퀸스타운의 광활한 풍경을 감상했다 2 번지점프는 뉴질랜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액티비티.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기분이다 3 스키퍼스 캐년에서 내려다본 퀸즈타운의 풍경. 수만년 전, 빙하가 거칠게 훑고 간 자리에 물이 고이고, 사람이 살고, 양이 풀을 뜯으며 살고 있다 Walking Around Queenstown 호수가 보이는 언덕에서의 달빛 정찬 연간 200만명 가량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퀸스타운은 인구 2만명에 불과한 소도시다. 도심의 규모도 도보로 10분 이내에 모든 곳을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이 작은 도시에도 쇼핑과 다이닝을 즐길 만한 매력적인 곳들이 많아 평화로운 호반의 풍경과 잔디밭에 누워 한가로이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함께 여유를 누리다가 아담한 다운타운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퀸스타운 가든에서는 주말마다 장터가 펼쳐진다. 미술 작품, 수제 공예품이 전시되며, 히피 같은 음악인들의 라이브 공연도 펼쳐진다. 이곳 타운에서는 뉴질랜드산 아웃도어 제품, 옥으로 만든 액세서리 등을 구매하면 좋다. 특히 양모 중에서도 메리노울Merino wool로 만든 옷들은 땀 배출이 잘 되면서도 보온력이 뛰어나다. 퀸스타운에서 가장 근사하게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는 케이블카를 타고 봅스힐Bob’s Hill로 올라가 와카티푸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라인Skyline을 꼽을 수 있다. 저녁을 기다리면서 마오리족의 전통공연을 보거나 창가에 앉아 너른 호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누가 익스트림 스포츠의 메카가 아니랄까 봐, 이곳에서도 패러글라이딩, 언덕썰매,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다. 스카이라인 퀸스타운 다운타운에서 곤돌라를 탑승하고 산에 올라 다양한 액티비티와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곤돌라 탑승은 성인 25뉴질랜드달러, 뷔페 식사와 곤돌라 탑승 패키지는 성인 72뉴질랜드달러. www.skyline.co.nz 4, 5 봅스힐에 자리한 스카이라인에서는 원주민의 전통공연을 관람한 뒤, 석양을 마주보며 근사한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다 6 호반에 위치한 주민들의 쉼터, 퀸스타운 가든에서는 라이브 공연과 다양한 수제품을 파는 노천시장이 주말마다 열린다 ▶travie info 항공 뉴질랜드 퀸스타운까지 가려면 최소한 한 차례 이상 환승을 해야 한다. 대한항공이 북섬의 오클랜드에 취항하고 있지만, 국내선 항공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도쿄에서 출발하는 에어뉴질랜드를 이용하면 북섬의 오클랜드,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를 경유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문의 에어뉴질랜드 02-737-4025 기후 퀸스타운은 남반구에서도 남쪽에 위치해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다. 우리의 여름철인 6~8월 퀸스타운은 스키의 메카로 변신하고, 11월부터 4월까지는 온화한 날씨로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환율 1뉴질랜드달러 = 914원(8월 기준). 물가는 우리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3개월 만에 “反푸틴”

    러시아 곳곳에서 1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반대하는 야권의 반정부 시위가 재개됐다. 푸틴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시위 이후 3개월 만이다. 모스크바에서만 1만 4000여명이 참가했지만 지난해 12월 총선, 지난 3월 대선 전후로 열렸던 시위와 비교할 때 규모나 열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 시위에는 경찰 추산 약 1만 4000명이 참가했고, 제2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800여명이 참가하는 등 전국 각 도시에서 수십~수백명이 참가한 시위가 열렸다. 그러나 야권이 당초 예상했던 시위 참가자 규모(5만명 이상)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약 3만명)과 지난 2월(약 4만명) 시위는 물론 푸틴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 6월(2만명) 시위에 비해서도 규모가 크게 줄었다. 야권 지도자 세르게이 우달초프가 이끄는 시위대는 조기 총선·대선 실시,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며 ‘푸틴 없는 러시아’ 등의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우달초프는 “지난 시위 후 우리의 요구가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한 명의 정치범도 석방되지 않았다.”며 “탄압은 더 기승을 부렸고 더 많은 사람이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정치·경제·사회 분야 요구를 담은 선언문을 채택했지만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시위 시작 2시간여 만에 참가자들이 집회 장소를 떠나기 시작했다. 주최 측은 모스크바 시당국이 허가한 시간(오후 10시)보다 훨씬 이른 오후 6시 50분쯤 서둘러 집회 종료를 선언했다. 우달초프는 다음 달 20일 시위 재개를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가 지난 6월 야권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불법시위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마련한 것이 시위의 열기를 크게 냉각시킨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다음 달 14일로 예정된 지방선거에 맞춰 시위 열기가 다시 달아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성폭력 우범자 2만명 서면검사·주변탐문만?

    지난 11일 충북 청주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 살해하고 자살한 곽모(46)씨는 경찰 지구대에서 불과 5m 떨어진 곳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성폭력 우범자 관리대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난달 20일 서울 중곡동에서 30대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서모(42)씨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다. 윗집에 살았던 여성은 물론이고 관할 경찰서와 지구대 경찰관들도 이 사실을 몰랐다. ●법무부, 첩보수집 개정안 마련 올 8월 기준으로 경찰이 관리하는 성폭력 우범자는 2만 73명이다. 경찰은 아동 대상 성범죄는 1회, 청소년·성인 대상 성범죄는 2회 이상 범행 전력을 지닌 전과자들을 대상으로 성범죄 재발 위험도를 구분한다. 우범자 관리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찰이 그들의 생활실태를 직접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점관리 대상 우범자에 대해서만 관내 지구대 경찰이나 경찰서 담당자가 최신 동향을 매월 1차례씩 파악하고 있다. 곽씨와 같은 첩보수집 대상자는 3개월에 한 번 감시하는 게 전부다. 그나마 경찰이 우범자를 직접 대면하는 것도 아니다. ‘관리 대상자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거주지역 지구대 경찰관이 해당 인물이 등록된 거주지에서 실제로 생활하는지, 수입이 있는지를 주변 인물 탐문이나 운전면허 조회 등으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또 깡통대책으로 그칠지 우려 ‘성범죄 우범자 관리 강화’는 경찰이 강력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습관처럼 꺼내든 대책이다. 연이은 성범죄에 경찰은 7월 23일부터 8월 31일까지 성범죄 우범자 2만여명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범죄 전과자들은 한층 잔인한 범죄행각을 보이며 거리를 활보했다. 경찰의 성범죄 우범자 관리는 법률에 근거하고 있지도 않다. 경찰청 예규인 우범자 첩보수집 등에 관한 규칙에 근거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신상정보 등록 대상인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와 직장 근무 여부 등을 6개월마다 확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마련해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1년마다 하던 성범죄 전과자 신상 정보 확인을 6개월마다 한다고 해서 성범죄 재발 위험성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성범죄 신상 등록 대상자들의 실제 주거 상태와 위험성 등을 수시로 확인해도 모자랄 판에 6개월 주기의 대책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배경헌기자 kimje@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아이유 앙코르 콘서트 ‘리얼 판타지 2012’ 22~23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 지난 여름 총 유료 관객 2만명을 기록하며 티켓 파워를 자랑한 가수 아이유의 앙코르 콘서트. 6만 6000~9만 9000원. (02)796-1383. ●바이브 10주년 기념 전국 투어 콘서트 10월 6~7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 애절하고 감성적인 음악으로 사랑받는 남성듀오 바이브의 전국 투어 공연. 2년 만에 올리는 단독 공연인 이번 무대에서 ‘미워도 다시 한번’ 등 히트곡을 노래한다. 5만 5000~9만 9000원. (02)3485-8700.
  • 魯·柳·沈 탈당… 진보진영 ‘각자도생’

    魯·柳·沈 탈당… 진보진영 ‘각자도생’

    통합진보당 신당 추진파의 간판 인물인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전 공동대표와 노회찬 의원이 13일 탈당하면서 분당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한 배를 탔던 당권파와 신당 추진파, 민주노총은 대선을 앞두고 뿔뿔이 흩어져 본격적인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었다. 신당 추진파는 오는 16일 전국 200여개 지역위원회의 핵심 간부들이 참여하는 ‘진보정치혁신모임 전국회의’를 열어 조직을 창당 추진 조직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이어 새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전국 순회 간담회를 통해 세를 불리고 조직을 정비해 10월 중순 신당을 창당키로 했다. 현재까지 탈당자는 1만 9000명을 웃돈다. 신당 창당에 동의하는 일반 당원들이 이번 주 내에 모두 탈당해 분당 작업이 완료되더라도 2만명을 크게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통진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민주노총 노동계 당원 4만여명이 합류할지가 신당 창당의 성패를 가를 최대 관건이다. 신당 추진파는 적극적으로 구애를 펴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신당 합류와 함께 노동자 중심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투트랙’으로 검토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심상정, 노회찬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에서 신당 창당을 “어느 것도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은 불안정하고 혼돈에 찬 길”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대선에서 독자 후보를 낼 공산도 크다. 후보로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단병호 전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신당 추진파 핵심 관계자는 “오는 26일 민주노총의 대의원대회 결정을 지켜본 뒤 이른 시일 내 신당 창당과 관련해 가부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합류가 여의치 않으면 신당 추진파가 창당준비위원회 단계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연대를 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진당에 남은 당권파는 당 지도 체계를 정상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16일 당 대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정희 전 대표는 다음 주 중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파 관계자는 “22일 중앙위원회를 거쳐 대선 체제로 당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에서 갈라져 나온 진보신당 창준위도 내달 초 당을 재창당하고 시민사회와 연대해 홍세화 대표 등을 독자 후보로 낼 방침이다. 정책과 노선, 이해관계에 따른 진보정당의 사분오열로 진보 세력은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대혼돈을 맞게 됐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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