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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가항공사, 비수기에도 ‘고공비행’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좌석 공급을 늘리면서 11월 국제선 항공여객 점유율이 20%대를 넘었다. 30일 국토교통부와 항공 업계에 따르면 11월 전체 국제선 여객 중 국적 LCC 수송 비율은 22.1%로 나타났다. 11월 기준 2012년 8.4%였던 분담률이 2013년 9.9%, 2014년 12%, 2015년 16.2%로 계속 증가세를 보여 왔다. 지난달 LCC가 공급한 좌석은 총 155만 4795석으로 1년 전보다 48.6% 늘었다. 수송한 총여객 수도 51% 증가한 127만 9506명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경영 상황이 호전된 LCC들을 중심으로 항공기 도입이 확대된 결과”라면서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전체 항공여객은 지난해보다 8.7% 증가한 832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제선 여객은 58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늘었다. 지역별로는 일본(20.5%), 동남아(15.6%) 등 가까운 지역과 대양주(14.3%)에서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11월은 통상 늦은 여름휴가와 추석, 연말 사이에 낀 기간이라 비수기로 불렸지만, 최근 LCC가 저렴한 항공권을 공급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11월 항공여객 832만명…국제선 저비용항공사 점유율 20% 넘겨

    11월 항공여객 832만명…국제선 저비용항공사 점유율 20% 넘겨

    11월에도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의 국제선 항공여객 점유율이 20%대를 넘어섰다. 또한 11월 전체 항공여객은 작년보다 8.7% 증가한 832만명으로 집계됐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1월 항공운송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국제선 여객 중 국적 LCC가 수송한 비율은 22.1%로 나타났다. LCC는 11월 기준으로 2012년 8.4%였던 분담률이 2013년 9.9%, 2014년 12%, 2015년 16.2%로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LCC가 공급한 좌석은 총 155만 4795석으로 1년 전보다 48.6% 늘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의 올해 11월 분담률은 44.1%였다. 나머지는 외국항공사들이었다. 국내선 여객 점유율 역시 국적 LCC가 56.6%로 대한항공·아시아나(43.4%)를 제쳤다. 11월 전체 항공여객은 832만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국제선 여객은 58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늘었다. 국제선 여객의 성장세에는 여행·비즈니스 등 내·외국인의 국제항공 수요 증대, LCC의 공급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일본(20.5%), 동남아(15.6%) 등 근거리 지역과 대양주(14.3%)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1월 국내선 여객도 제주·내륙 노선의 항공여행 수요 증가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한 252만명을 기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농단에 대통령 탄핵… 트럼프 당선에 전 세계 쇼크

    최순실 농단에 대통령 탄핵… 트럼프 당선에 전 세계 쇼크

    [국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2월 9일 국회에서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헌정 사상 두 번째이며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직무가 정지됐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다. 탄핵의 원인이 된 ‘최순실 국정농단’은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과정의 정경유착, 청와대 문건 유출 및 최씨의 인사 개입,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등 희대의 국기문란이자 부정부패 사건이었다. 사상 최대 232만명 촛불집회… 청와대 100m 앞까지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을 부정한 박근혜 대통령의 1차 대국민 담화 직후인 10월 29일 1차 촛불집회가 불을 밝혔다. 박 대통령이 ‘방어용’ 2차 담화와 검찰 조사 거부, 국회에 퇴진을 떠넘긴 3차 담화 등을 이어갈수록 촛불은 거세졌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100m 앞까지 확장한 촛불집회는 6차인 12월 3일 232만명(전국, 주최 측 추산)으로 정점을 찍었다. 폭력과 연행자가 없는 평화집회의 새 장을 열기도 했다. ‘접대 문화 근절’ 청탁금지법 시행… “내수위축” 반발도 고질적인 청탁 관행과 접대 문화, 부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지난 9월 28일 시행됐다. 공직자, 사립학교 교원, 언론인 등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어도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이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내수 위축을 우려한 농축수산업계 등의 반발도 따랐다. 인간 최고수 이세돌·인공지능 알파고 ‘세기의 대국’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국 전에는 이 9단이 완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알파고가 1~3국을 승리했다. 인간 최후의 영역이라고 믿어 왔던 바둑이 인공지능에게 추월을 허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 9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알파고의 약점을 파고들어 4국에서 승리하며 ‘인간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희망을 전했다. 경북 성주 사드 배치 결정… 中 ‘한류금지령’ 등 보복 한·미 군 당국은 7월 8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북한이 올초부터 핵·미사일 도발을 잇달아 감행하자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협의를 해 온 결과였다. 배치 부지는 경북 성주군으로 결정됐다. 중국은 사드가 자국의 ‘안보이익’을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악화된 한·중 관계는 ‘한류금지령’ 등의 형태로 나타났으며 양국 갈등은 사드 포대 배치가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까지도 계속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총선 참패…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 탄생 지난 4월 13일 실시된 20대 총선에서 최악의 ‘공천 파동’에 휘말린 새누리당이 참패했다.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을 확보해 원내 제1당에 올랐고 122석을 얻는 데 그친 새누리당은 원내 제2당으로 추락했다. 16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현실화됐다. 38석을 챙긴 국민의당은 호남의 새로운 맹주로 등극하며 15대 총선 이후 20년 만에 ‘3당 체제’를 열었다.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벽에 부딪힌 남북교류 정부는 2월 10일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북한이 1월 6일 4차 핵실험에 이어 2월 7일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자 극약 처방을 한 것이다. 이 사건은 ‘대북 제재·압박 기조’의 상징이 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역대 최강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를 도출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이후 남북 교류협력 채널은 완전히 사라졌으며 남북 관계는 2000년 6·15공동선언 이전으로 돌아갔다. 경주서 역대 최고 5.8 강진… 한반도 지진 공포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7㎞ 지점에서 9월 12일 오후 8시 33분 5.8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 1978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다. 이후 12월 현재 여진도 550여회나 잇따랐다. 경주 지진은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새삼 일깨웠다. 경주는 국내 지진 관련 첫 특별재난지역이 됐다. 삼성 갤노트7, 배터리 발화로 리콜에 이어 단종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노트7)이 출시 59일 만에 단종됐다. 홍채인식, S펜 번역 기능 등으로 호평받으며 8월 출시됐지만 배터리 발화 논란이 일었다. 9월 2일 전량 리콜이 실시됐지만 새 노트7에서도 발화 사고가 이어졌다. 결국 10월 11일 삼성전자는 노트7 생산·판매를 중단했다. 단종에 따른 손실은 3조원 중반대, 기회손실을 포함해 7조원대로 추산된다. 발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106명 사망… 끝나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실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수많은 피해사실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온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검찰은 지난 1월 본격 수사에 착수, 제조업체 옥시레킷벤키저의 전 대표 등 관계자 다수를 사법처리했다. 정부는 생활화학물질 안전관리방안 등 후속 대책을 내놓았으나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모임 등은 지난 26일 현재 사망자를 1106명으로 집계했다. [국제] 미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도널드 트럼프가 11월 8일 치러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 주도로 설립된 국제질서가 새롭게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악화된 빈부격차와 기성정치세력에 실망한 ‘앵그리 화이트’(분노한 백인)가 트럼프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英, 브렉시트 결정… 60년 만에 흔들리는 EU체제 영국이 6월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자 세계가 경악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찬성률이 52%에 달해 충격이 더 컸다. EU에 대한 전통적 반감에 이민자 유입에 대한 불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임했고 파운드화 가치도 폭락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1946년 시작돼 60년간 이어진 유럽 통합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신생아 소두증 유발’ 지카바이러스 확산 공포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가 올 들어 본격 확산되면서 전 세계가 공포에 떨었다. 중남미·아시아·아프리카 등 73개국에서 15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집트숲모기를 통해 전파된 지카바이러스는 사람 간 성관계를 통해 2차 감염이 이뤄져 우려가 더 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월 1일 국제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가 11월 18일 해제했다. PCA, 中 남중국해 영유권 불인정… 미·중 갈등 고조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7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미·중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중국은 결정에 불복하며 남중국해의 군사기지화를 강행했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고수하며 이 해역에 군함을 파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단교 37년 만에 처음으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며 양국의 갈등은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가수 밥 딜런에 노벨문학상… ‘문학의 경계’ 논란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115년 역사상 처음으로 대중가수인 밥 딜런에게 상을 안겼다. 이 파격과 반전의 드라마는 “문학의 경계를 넓혔다”는 환영부터 “문학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난까지 전 세계에 갑론을박을 불러일으켰다. 정작 가장 태연한 이는 상의 주인이었다. 수상 발표 이후에도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던 딜런은 시상식에도 끝내 참석하지 않았다.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 세계적 열풍 구글 사내벤처로 시작한 나이언틱랩스의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지난 7월 출시되자마자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포켓몬고가 정식 출시되지 않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게임이 구동된 지역인 강원도 속초는 올여름 최고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국내 지적재산권(IP), 가상현실(VR), AR 산업에 대한 관심도 환기됐다. 연말까지 약 5개월 동안 포켓몬고가 달성한 매출은 7억 8800만 달러(약 9471억원)로 추산된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취임… 마약과의 전쟁 필리핀 대선에서 승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가 지난 6월 30일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무자비한 마약·범죄 소탕 정책과 막말·기행으로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며 단숨에 국제사회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판매자와 이용자를 불문하고 마약 용의자는 즉시 살해하라는 명령을 내리며 ‘마약과의 전쟁’을 벌여 5개월여 만에 5927명을 처형했다. 실제로 필리핀 내 범죄율을 10% 이상 끌어내렸다. 벨기에·터키 등 유럽 전역서 IS 테러 기승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테러는 올해 더욱 기승을 부렸다.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의 국제 공항과 지하철역, 6월 터키 이스탄불의 국제 공항과 미국 올랜도 나이트클럽 등에서 폭탄 및 총격 테러가 발생했다. 7월 프랑스 대혁명기념일에는 니스 해변에서 트럭이 군중을 향해 돌진해 86명이 숨진 데 이어 지난 19일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도 트럭 테러가 발생해 12명이 사망했다. ‘쿠바 공산혁명의 상징’ 피델 카스트로 타계 ‘쿠바 혁명의 상징’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11월 25일 9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카스트로는 1959년 1월 풀헨시오 바티스타의 친미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공산 혁명에 성공한 뒤 반세기 동안 미국과 대립해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현직 미국대통령으로서는 88년 만에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과 쿠바는 국교 정성화를 선언했다. 美 기준금리 0.25%P 인상… 저금리 시대 막 내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0.50%에서 0.50~0.75%로 올라갔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0.25% 포인트) 이후 1년 만이다. 미국은 앞으로도 내년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 더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이로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동안 유지되던 ‘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끝을 맺게 됐다.
  • 아베의 후퇴… 반성커녕 화해만 강조할 듯

    태평양 전쟁 희생자 묘지에 헌화 오늘 오바마와 진주만 현장 추모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7일(현지시간 26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75년 전 미군으로 태평양전쟁에 참가한 일본 교포 등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내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진주만을 방문해 위령과 화해의 힘을 미·일 양국은 물론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옛 일본군의 미국 하와이 진주만 공습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이날 하와이에 온 그는 미·일 동맹에 대해 “앞으로도 미·일 두 나라는 ‘희망의 동맹’으로서 지역과 세계의 여러 가지 과제에 함께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방문 이틀째인 28일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진주만의 애리조나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전쟁 중 산화한 미군들의 명복을 빈다. 일본 총리가 일본의 습격으로 태평양전쟁이 시작된 현장에 세워진 애리조나기념관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은 75년 만에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아베 총리와 함께 추모한다. 두 정상은 추모행사 직전에 정상회담을 갖는다. 애리조나기념관은 1941년 12월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 함정의 잔해 위에 세워진 미군 희생자 추도시설이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도 아베 총리의 추모 방문에 동행했다. 이날 하와이에 도착한 아베 총리 일행은 미국 국립태평양기념묘지에 헌화하고, 전쟁 중에 산화한 미군의 명복을 빌기 위해 머리를 숙이며 추모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국립태평양기념묘지는 태평양전쟁에서 전사한 1만 3000명을 포함해 2만명의 미군이 영면해 있는 곳이다. 이어 아베 총리는 미 국방성 포로·실종자 조사국을 방문, 신원감정연구소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들으며 보관된 유골 DNA 감정 작업 등을 참관했다. 또 하와이 최대 미국 해병대 기지인 카네오헤 항공기지를 방문해 미 해병대 간부들의 설명을 들으며 기지 활주로 옆에 있는 옛 일본군 이이다 후사다 중령의 기념비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이이다 중령은 진주만 공격 당시 전투기 조종사로 전투 중 피격된 뒤 미군기지 격납고를 들이받고 전사한 전쟁 영웅이다. 미군도 그의 용맹을 기려 기념비를 건립했고, 미·일 우호의 상징으로서 매년 양국 인사들이 참여하는 위령제를 열어 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일본인 묘지와 에히메마루호 침몰사고 희생자 위령비 등도 찾아 헌화하며 추모했다. 에히메현립 우와지마 수산고의 실습선 에히메마루호는 2001년 미군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하면서 희생자를 냈다. 아베 총리는 28일 애리조나기념관 방문 직후 메시지를 발표한다. 메시지에는 전쟁 관련 사죄나 반성의 내용이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비난이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메시지에서 2차대전 이후 일본이 평화국가의 길을 걸어왔다면서 ‘부전(不戰)의 맹세’를 밝히고 미·일 ‘화해의 힘’도 강조한다. 이런 아베의 발언은 반성과 사죄를 언급했던 지난해 4월 미국 상·하원 합동에서의 연설이나 같은 해 8월 2차대전 종전 70년 담화 내용과 비교하면 후퇴하는 것이다. 아베는 당시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2차대전에 대해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했으며, 진주만 공습을 거론하며 ‘깊은 회오’(悔悟·잘못을 뉘우치고 깨달음)의 뜻을 표명했다. 또 전후 70년 담화에서는 “2차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노랑 보면 장성 떠오르게… 뚝심 군수, 色다른 부자농촌의 꿈

    [자치단체장 25시] 노랑 보면 장성 떠오르게… 뚝심 군수, 色다른 부자농촌의 꿈

    유두석(66) 전남 장성군수 부부는 모두 군수 출신이라는 이례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유 군수는 2006년 군수에 당선됐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1년 6개월 만에 낙마했다. 하지만 보궐선거에서 남편의 뒤를 이어 중학교 교감 출신의 부인 이청(59)씨가 당선됐다. 이 부부는 민주당 아성인 호남 텃밭에서 모두 무소속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2010년 부인이 무난히 재선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민주당 지원을 받은 후보에 밀려 낙선하고 4년 뒤 치른 지방선거에서 유 군수가 다시 군수로 복귀했다. 건설교통부 이사관 출신으로 도시 디자인 전문가로 불리는 유 군수는 지난 4월 사단법인 도전한국인운동협회가 주최하는 ‘2016 도전 한국인 대상’에서 신지식인상, 지난 15일 HDI인간개발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2016 HDI 인간경영대상’ 시상식에서 ‘사회소통부문’ 대상을 받았다. 유 군수는 전국 최초의 컬러 마케팅 브랜드 사업을 펼쳐 ‘향기 나는 옐로우시티’로 가꿔 활기 넘치는 부자 농촌으로 성장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0 장성 발전 로드맵’을 실천하고 있는 유 군수의 하루를 지난 20일 동행 취재했다. 1950년 장성군 황룡강변 오두막 토담집에서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유 군수는 나물죽이나 뭇국으로 허기진 배를 채워야 할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을 했다. 11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행상으로 술빵을 파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2년 동안 생활 전선에 뛰어든 유 군수는 신문팔이와 땔감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당시 일부 지역만 신문이 배달되고 나머지 지역은 우편으로 발송돼 이틀 후 접하는 것을 보고 수십리 길을 새벽 3시부터 오전 11시까지 매일 직접 돌려 부수를 10배 이상 늘리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배고픔을 벗어나는 길은 학교에 진학해 공부하는 것으로 판단한 유 군수는 남들보다 2년 늦게 중학교로 들어간 후 호남의 명문 광주고를 졸업했다. 유 군수는 초등학교 때 홍수로 집이 떠내려간 후 담임 교사가 옷을 한 벌 사준 기억이 “당당하게 성공해 나처럼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을 도와준 선생님의 은혜를 사회에 꼭 돌려드리겠다”며 자신을 채찍질하는 동기가 됐다고 한다.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고시 대신 전남대 4년 재학 중 7급 공채에 합격한 후 30여년을 건교부에서 근무했던 유 군수에게 노모 김묘순(93)씨는 인생의 큰 지침 역할을 했다. 장관을 비롯한 선후배 동료들의 사퇴 만류를 뒤로한 채 고향 발전을 위해 내려왔던 이유도 “니가 서울에서 큰 벼슬하고 호의호식한다고 무슨 의미가 있냐. 고향 사람들이 부르면 빨리 내려올 것이지, 니가 언제는 호강하고 살았냐”는 어머니의 호통을 듣고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의 출세길을 접었다. ●“고향이 부르면 와야지” 어머니 호통에 낙향 유머 감각이 풍부하고 친화력이 좋은 유 군수는 생일을 맞은 직원 700여명에게 일일이 축하 전화로 덕담을 건네기도 하지만 ‘공무원이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공무원을 하고 싶은 사람이 공직에 있어야 한다’며 따끔한 충고도 서슴지 않는다. 유 군수는 “민원인 입장에서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작은 변화가 우리 사회를 크게 바꾸는 힘인 만큼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가져 달라”고 항상 당부한다. 이날 첫 공식 일정으로 참석한 장성무지개학교 학부모 연찬회는 유 군수가 어렸을 때 겪었던 배움의 목마름을 많은 사람이 누리도록 하겠다고 생각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유 군수는 방과후 활동과 원어민영어교육을 지자체가 지원하면 교부세를 감액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농촌 특성을 모르는 일이라며 내년에 17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학부모들의 박수를 받았다. 진원면 출신의 재경향우회장인 이정수 두성도시건설㈜ 대표가 1000여만원을 들여 지역 주민 300여명을 초청해 점심을 마련한 자리에 참석해 고마움을 전한 뒤 유 군수는 황룡강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유 군수는 홍길동의 고장, 선비의 고장으로만 머무른 장성을 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자연친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황룡강 르네상스’를 추진하고 있다. 황룡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형상을 한 황룡강을 용머리, 앞발, 몸통, 뒷발, 꼬리 등의 5개 구간으로 나눠 테마별 특색 공간을 구축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 10월 황룡강에서 열린 가을 노란꽃잔치에 황화코스모스, 해바라기, 백일홍 등을 보기 위해 72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끈 덕에 자신감이 생겨 더 탄력 있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옐로우시티’ 이름 특허를 받은 장성군은 여느 농촌처럼 침체한 지역을 노란색 위주의 꽃과 나무를 심어 자연, 환경, 예술, 관광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황금색의 생동감 있는 도농복합도시로의 도약을 실현하고 있다. 건교부 시절 신도시건설기획단 업무를 맡으면서 지금의 분당, 일산, 평촌 등을 탄생시킨 신도시 건설 전문가로 명성을 날린 유 군수는 추진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처음부터 안 된다고 판단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사업들을 다시 검토하고 연구해 성과를 내는 경우도 많았다. 장성군 북이면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낡은 신광철도박스 개·보수 사업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반복된 거부 답변에도 공무원들의 끈질긴 노력 끝에 지난 2월 ‘노후시설 개선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도록 했다. 지난해 100억원 규모로 국토교통부가 전국 최초로 현대식 공공실버주택을 짓는다는 사업도 노하우를 살려 뚝심 있게 밀고 나가 전국 9개 사업대상지에 광주·전남 최초로 선정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군민 염원 공설운동장·철도박스 개보수 성과 장성군민들의 염원인 공설운동장 건립도 유 군수의 뚝심과 추진력, 도시 디자인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잘 설명해 준다. 수천년 동안 기형적으로 흐르던 황룡강 취암천을 직강하시키는 등 물길을 바꾸고, 강 일부를 메워 3만 8000㎡를 확보해 공설운동장을 만들게 됐다. 현재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0년 6만 5000㎡ 규모의 공설운동장이 완공된다. 건물 한 채 짓지 못했던 땅이 황금 부지로 부활했다. 오후 3시 군청 상황실에서 열린 상무평화공원 및 수양호 조성계획 용역 보고회는 건설 분야 전문가인 유 군수의 예리함과 평상시 직원들을 대하는 모습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38억원이 들어가는 상무평화공원과 민자 65억원 등 총 349억원의 수양호 마스터플랜 사업 보고회에는 부군수와 실과장 등 42명이 참석했다. 기본계획을 보면서 “농장 옆에 친환경 농장을 조성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재원조달 계획을 꼼꼼히 묻는 등 용역회사 관계자들의 진땀을 빼게 했다. 특히 지역 특성을 아는 직원들이 여러 가지 의견을 내면 아직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나오게 되고, 결국 이런 안건들이 검토돼 큰 도움이 된다며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게끔 했다. 유 군수는 공무원들이 편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배려 차원에서 몇 차례 억지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열린 행정이자 직원들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히 여기는 자세였다. 군은 올해 귀농·귀촌인 유치 평가에서 전남도 최우수상 등 13개 부서 32개 분야에서 각종 상을 받는 등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유 군수는 “황룡의 전설에서 노란색을 찾아 옐로우시티 장성이 누구나 살고 싶은 부자 도시가 되도록 군민들과 힘써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경제 브리핑]

    미스터피자 베트남 1호점 개점 MPK그룹이 운영하는 우리나라 브랜드인 ‘미스터 피자’가 베트남과 태국에 잇따라 문을 열었다고 MPK그룹이 26일 밝혔다. 베트남 1호점은 하노이, 태국 3호점은 방콕의 대형 쇼핑몰 ‘터미널21’에 자리잡았다. 비비고, 美 ·中에 3개 매장 오픈 CJ푸드빌은 이번 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한식전문점 ‘비비고’ 매장을 2곳 연 데 이어 중국 상하이에도 매장 1곳을 추가로 연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12월 말 기준 해외 비비고 매장은 중국, 미국, 영국, 인도네시아 등 4개국 24개가 된다. 미국에서는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형태로 개업 중이다. ‘자율주행’ 현대차 최고 신기술 현대자동차그룹은 네티즌이 가장 기대하는 현대차그룹의 신기술은 자율주행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19∼25일 1주일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투표 이벤트를 통해 올해 소개된 그룹의 8개 신기술 중 가장 기대되는 후보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32만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자율주행이 총 7만 5914표를 얻어 1위로 선정됐다.
  • [되볼아본 2016 문화계] 천경자·이우환·조영남… 얼룩진 위작·대작 논란

    [되볼아본 2016 문화계] 천경자·이우환·조영남… 얼룩진 위작·대작 논란

    미술계는 위작·대작 논란으로 어수선한 한 해를 보냈다.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진위가 재점화됐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이우환 화백이 위작 논란에 휩싸이며 적지 않은 파문이 일었다. 화랑가는 단색화 대가들을 내세운 몇몇 화랑을 제외하고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옥션에서는 김환기 화백의 점화 그림이 최고가를 경신하며 독주를 이어 갔다. ●검찰 “진품” 발표에도 계속되는 ‘미인도 시비’ 1991년 시작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은 지난해 천 화백 별세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시 수면으로 부상했고 지난 3월 자신이 가짜 미인도를 그렸다고 주장해 온 권춘식씨가 입장을 번복하며 다시 촉발됐다. 천 화백의 유족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전·현직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19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고소·고발된 6명 중 5명은 무혐의 처리됐고, 앞서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논거를 펼친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정모씨만 ‘사자명예훼손’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25년 계속된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천 화백의 미술사적 재평가에 집중해야 한다는 미술계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유족은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이 0.00002%”라는 프랑스 뤼미에르 광학연구소의 감정 결과와 배치되는 검찰의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추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작’ 수면으로 떠오르게한 이우환 사건 이우환 화백의 경우 미인도와는 정반대의 형태로 위작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이 화백의 1970년대 말 작품인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를 위조한 가짜 그림이 2012~2013년 대량으로 쏟아져 국내외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지난해 6월 수사에 들어가 위조범 일당을 검거했다. 경찰이 인사동 화랑 등에서 압수한 13점에 대해 위작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지난 6월 발표된 상황에서 압수작품을 본 이 화백이 “모두 다 내가 그린 작품이 맞다”고 반박하면서 경찰의 회유설까지 제기해 파문을 키웠다. 진위 싸움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수억대를 호가하던 이 화백 작품은 국내 거래가 거의 끊어진 상태다. ●조영남 대작 파문, 결국 사기혐의로 기소 가수 겸 화가 조영남 씨의 대작 파문도 관심을 끈 뉴스였다. 조씨는 ‘화투장’을 소재로 한 그림을 2011년부터 올해까지 전문 화가에게 맡겨 그리게 한 뒤 자신의 그림이라고 속여 판매했다는 의혹을 샀다.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자 조씨는 다른 작가들도 대부분 조수를 두고 작품활동을 한다고 강변한 것이 논란을 키웠다. 검찰은 지난 6월 조영남과 매니저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지난 21일 공판에서 조씨에 대해 징역 1년을, 매니저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김환기 작품 ‘최고가 톱 5’ 휩쓸어 한편 고(故) 김환기 화백의 작품은 올 들어 거푸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1월 서울옥션의 제20회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가 뉴욕시절에 그린 노란색 대형 전면 점화(‘12-V-70 172’·1970년 작)가 63억 3000만원에 낙찰되며 종전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현재 국내외 경매에서 거래된 한국 근현대 작가의 작품 중 최고가 ‘톱5’ 모두가 김환기의 작품이다. ●대중 이목 끄는데 한계 드러낸 비엔날레 지난 9월부터 약 2개월간 서울, 광주, 부산에서 비엔날레가 열리고 안양, 창원, 대구, 금강 등지에서 조각, 사진, 환경 등 특화된 비엔날레가 열렸다. 양적으로 팽창한 데 비해 특별히 주목을 끌 만한 기획이 없어 실험적인 예술로 대중적 관심을 모으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9번째였던 서울시립미술관(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은 피에르 위그의 작품(휴먼마스크) 외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광주비엔날레는 지역 매개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관심이 분산되는 역효과를 낳았다. 반면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을 주제로 열린 부산비엔날레의 경우 아시아적 시각에서 현대미술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했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 비엔날레 대비 33% 증가한 32만명의 관객이 찾는 등 성공작을 만들어냈다. 프로젝트2 전시가 열린 F1963(고려제강 수영공장)은 폐공장을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한 장소적 특수성이 23개국 56명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과 어우러지면서 모처럼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SBI저축은행, 12만명 채무 9445억 탕감

    SBI저축은행은 23일 자행(自行) 고객 12만명의 빚을 탕감시켜 줬다. 금액으로 치면 9445억원어치다. 어차피 5년 넘게 연체가 발생해 받지 못할 돈이다. 그래도 금융사가 정식 탕감을 해 주면 ‘빚을 갚으라’는 추심 압력에서 벗어나게 된다. 대부업체 등이 이런 채권을 원금의 1∼2%에 해당하는 헐값에 사들여 채무 시효를 다시 살리기도 하는 만큼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 이 경우 채무자가 일부라도 갚으면 시효가 다시 살아난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20~40대 66% “나 혼자 취한다”

    20~40대 66% “나 혼자 취한다”

    평균 맥주 4잔… 혼자일 때 양 줄어 고위험 음주자는 여성이 더 많아 20~40대 10명 가운데 6명은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신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20~40대 국민 중 최근 6개월 내 주류 섭취 경험이 있는 2000명(남자 1028명, 여자 972명)을 조사한 결과 66.1%가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이 가운데 25.5%는 6개월 전에 비해 혼술이 늘었다고 답했다. 식약처는 의식주를 혼자 해결하는 1인 가구의 생활상이 음주 문화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1990년 9.0%(102만명)에서 2015년 27.2%(520만명)로 계속 늘고 있다. 혼술 장소로는 85.2%가 집을 선택했다. 남의 눈을 의식해야 하는 주점·호프집(7.2%), 식당·카페(5.2%) 등 외부 장소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다. 혼술하는 이유로는 가장 많은 62.6%가 ‘편하게 마실 수 있어서’를 들었다. 17.6%는 ‘스트레스를 풀려고’라고 답했다. 하지만 ‘함께 마실 사람이 없어서’(7.7%), ‘비용 절감’(5.2%) 등 지갑이 얇고 외로워 어쩔 수 없이 혼자 술을 마시는 이들도 있었다. 혼자서 술을 마실 때는 육류(33.0%), 건포·견과류(26.7%)보다는 값싸고 편한 과자(40.9%)를 안주로 더 많이 먹었다. 대부분 도수가 낮은 맥주를 마셨고 소주, 과실주, 탁주, 위스키가 뒤를 이었다. 주종별 1회 평균 혼술 음주량은 맥주(200㎖) 4잔, 소주(50㎖) 5.7잔, 과실주(100㎖) 2.6잔, 탁주(200㎖) 2.7잔, 위스키(30㎖) 3.1잔이었다. 음주량은 여럿이 마실 때보다 혼자 마실 때 더 적었다. 하지만 응답자의 37.9%는 혼술을 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고위험 음주량 이상을 마셨다. 고위험 음주자는 여성(40.1%)이 남성(35.1%)보다 많았다. 고위험 음주량은 알코올 도수 4.5%인 맥주(200㎖)를 기준으로 남자 8.3잔, 여자 5.6잔에 해당한다. 혼술 경험자들은 혼술로 대인 관계가 나빠질 것(14.2%)과 건강 악화(27.4%)를 우려했다. 한편 응답자의 69.4%는 올해 송년회 계획이 있으며, 93.2%는 송년회에서 술을 마시겠다고 밝혔다. 31.3%는 1차에서, 57.3%는 2차에서, 11.4%는 3차에서 술자리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또 79.8%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음주 문화가 달라졌으며, 이전보다 덜 마시고 저렴한 술을 마시게 됐다고 답했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독감 학생 30% 빠진 ‘텅빈 방학식’

    독감 학생 30% 빠진 ‘텅빈 방학식’

    “방학 때 현준이를 만나면 괜찮냐고 물어봐 주세요.” “네. 선생님.” 22일 오전 10시 30분 조기 방학을 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양전초등학교 3학년 2반 교실은 곳곳이 빈자리였다. 26명의 학생 중 8명이 독감으로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 대여섯 명의 아이들은 마스크를 쓴 채 교사의 말을 듣고 있었다. 전교생 467명 중 무려 14%(72명)가 이날 독감 병결을 신청한 양전초는 서울 지역에서 유일하게 조기 방학을 실시했다. 학사 부담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방학(26일)을 나흘 앞당겼다. 임현민(9)양은 “방학하는 날인데 친구들이 많이 나오지 못해 너무 섭섭하다”고 말했다. “현준이는 독감이 폐렴으로 이어져 입원까지 했대요. 엄마가 아침마다 감기에 걸리지 말라며 비타민과 마스크를 챙겨 주시는데, 감기에 걸려 입원을 하게 될까 봐 무서워요.” 때 이른 독감의 기승으로 교육당국은 조기 방학을 권고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독감에 걸려 학교에 나오지 못한 초·중·고교(특수학교 포함 873개교) 학생 수는 102만명 가운데 2만 6242명(2.6%)이다. 특히 20~21일 이틀 새에 67.9%에 달하는 1만 7825명이 독감으로 학교를 빠졌다. 다만 전염병에 의한 결석은 정상 출석으로 인정된다. 고성욱 양전초 교장은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의 결근도 돌아가면서 이어지고 있다”며 “독감의 심각성을 고려해 전염을 최소화하려고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사일정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양전초는 20~21일에도 전 학년을 대상으로 4교시 단축수업을 했다. 강남구 구룡초등학교와 개원초등학교도 조기 방학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학사일정을 조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독감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아 지난 19일부터 조기 방학을 권고하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냈다”면서도 “법적 수업 일수가 정해져 있어 갑자기 학사일정을 조정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학부모는 학교가 늑장 대응을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상황이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이모(36·여)씨는 “학교 방학이 12월 28일인데 애(초등 4년) 친구들이 독감에 걸려 아프다는 소식이 끊이질 않으니 스트레스가 말이 아니다”라며 “학교가 융통성을 발휘해 서둘러 조기 방학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43)씨는 “독감 유행 때문에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를 며칠 결석시키고 싶은데, 각종 시험을 본다고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방지환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은 백신으로 예방하고, 평소에 손을 잘 씻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년보다 3주 일찍 독감이 유행하면서 백신을 맞았지만 아직 항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사람들이 독감에 걸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日도 저출산 가속… 117년 만에 신생아 100만명선 붕괴

    日도 저출산 가속… 117년 만에 신생아 100만명선 붕괴

    올 한 해 일본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가 지난 100여년 동안 유지돼 온 ‘100만명선’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899년 이후 117년 만에 처음으로 98만~99만명 정도에 머물 전망이다. 후생노동성이 연내 발표를 준비 중인 ‘2016년 인구동태조사 추계’에 따르면 올해 태어난 신생아 수는 98만 1000명선으로 추산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22일 보도했다. 지난해 신생아 수 100만 5677명보다 2만명 이상 준 것으로 1949년 출생자의 40%에도 못 미친다. 유엔에 따르면 인구가 일본의 절반 정도인 프랑스의 한 해 신생아 수는 76만명이다. 미국은 393만명, 중국은 1687만명이다. 올해 일본의 인구 자연감소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인 30만명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따라나왔다. 사망자 수에서 신생아 수를 뺀 숫자로 사망자가 새로 태어나는 출생자보다 더 많은 인구 감소 현상이 10년 연속 이어지는 셈이다. 출생자가 100여년 전보다도 적었다. 출생자 수가 준 것은 20~30대 여성이 줄어든 데다 출산율까지 낮은 탓이었다. 올해 10월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30대 여성은 약 1366만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20%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가임 여성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45명으로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았던 1947년(4.54명)과 비교할 때 3명 이상 적게 낳았다. 최저였던 2005년(1.26명)보다는 나아졌지만 현재 상태의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합계출산율인 2.07명에는 못 미쳤다. 혼인 건수도 올 7월까지 36만 82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했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출산 연령도 상승해, 두 번째 자녀 출산이 줄었다. 20~30대 인구 감소에다 육아에 드는 경제적 부담까지 겹쳐 젊은 부부가 두 번째 자녀의 출산을 꺼린 탓이었다. 2015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1.1세, 여성 29.4세였다. 결국 대표적 저출산 고령화 국가인 일본의 인구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상황이다.국가 차원에서 인구 감소를 막고 육아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책과 함께 고령자를 중시하는 현재 사회보장 예산 배분 추세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경제적 이유로 출산을 꺼리는 가정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의료나 간병 등 고령자를 중시하는 사회보장 예산 배분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통신·공공요금 잘 내면 신용등급 오른다더니 100명 중 9명만 상승

    통신비와 공공요금 등의 납부 실적을 제출해 지난 10개월간 5500여명의 신용등급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제출자 수를 고려하면 실제 등급 상승자는 100명 중 9명이 채 안 됐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모두 6만 5396명이 통신·공공요금 납부 실적을 개인신용평가회사(CB)에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중 5만 6054명(85.7%)의 신용평점이 상승했지만 신용등급까지 올라간 사람은 전체 제출자의 8.5%(5553명)에 그쳤다. 신용등급이 오른 사람 중에는 7등급에서 6등급으로 상승한 비율이 29.0%로 가장 많았다. 6등급부터는 시중은행 일반 대출심사 등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통신·공공요금을 6개월 이상 성실히 냈다는 증빙자료를 CB사에 제출하면 개인 신용평가 때 가점(5∼15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도입 초기 금감원은 최소 212만명에서 최대 708만명이 신용등급 상승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아직까진 효과가 저조한 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안 돼 그런 것”이라면서 “성실 납부 실적만큼 가점도 누적되는 구조라 시간이 지나면 신용등급이 오르는 사람 수가 꾸준히 늘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의료취약지 입원환자 사망률 더 높다

    전국 25곳 대형병원 없는 취약지 중증 1.88배·수술 1.44배 높아 병원 옮겨다닐수록 사망률 높아 500병상 이상의 대형병원이 없는 의료 취약지 의료기관에 입원한 환자의 사망률이 다른 지역보다 최대 1.88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0년간 건강보험 입원자료 8000만건을 분석해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를 구축한 결과 의료 환경이 환자의 사망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점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500병상 이상 대형병원이 없는 입원진료 취약지는 전국 25개 중진료권이다. 건보공단은 인구수,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률, 의료기관까지의 이동 시간을 기준으로 전국을 18개 대진료권과 56개 중진료권으로 구분했으며, 중진료권의 절반가량인 25곳에는 대형병원이 없었다. 입원진료 취약지 입원 환자는 대형병원이 있는 지역 환자보다 사망률이 1.3배 높았다. 중증질환으로 입원한 경우에는 사망률이 1.88배, 주요 수술로 입원한 경우엔 1.44배 더 컸다. 자칫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급성심근경색 환자는 매년 평균 2만명씩 발생하고 있으나 여러 병원을 전전하지 않고 거주지 내 대형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전체 환자의 19.0%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급성심근경색 환자는 퇴원 후 1년 내 사망률이 가장 높은데, 외래진료와 약 처방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사망률을 최대 6분의1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퇴원 후 1년 내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부산(22.7%)으로, 가장 낮은 전북(5.6%)의 4배였다. 사망률이 두 번째로 높은 충남(13.3%)과도 9.4%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부산 지역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는 일단 고령자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산은 전체 인구의 15.5%가 65세 이상 고령인구로, 전국의 고령인구 비율 13.5%보다 2.0% 포인트 높다. 여기에 부산 지역의 1차 의료기관(동네의원) 인프라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구 책임자인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처음 이용한 의료기관이 대형병원이고, 퇴원 후 주로 이용한 의료기관이 의원급 의료기관인 환자는 사망 위험이 낮았고, 진료의 연속성이 좋을수록 사망 위험은 낮았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가령 2년간 의료기관을 10차례 다녔다면 1개 기관만 10차례 다닌 환자보다 1개 기관에 9차례 다른 기관에 1차례 다닌 환자의 사망률이 11.2% 높았고, 한 곳에 8차례 다른 곳에 2차례 다닌 환자의 사망률은 23.6%, 한 곳에 7차례 다른 곳에 3차례 다닌 환자는 37.5%로 병원을 옮겨다닐수록 사망률이 점점 높아졌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최순실 국정농단 사업 오명 털기… 문화창조융합본부 내년 3월까지 폐지

    K-컬처밸리 등 민간 이양… 콘진원장 후보자 공개 검증 문화체육관광부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문화창조융합본부를 내년 3월까지 폐지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대한민국 콘텐츠산업 지원 정책 전면 개편’ 방안을 21일 발표했다. 문화창조융합본부는 최씨의 측근인 차은택씨가 초대 본부장을 맡았던 곳이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소속 사업들도 일제히 명칭을 바꾼다. 융합벨트의 주요 거점 중 하나인 ‘문화창조벤처단지’는 콘텐츠기업 창업 지원 사업인 ‘콘텐츠코리아 랩’ 사업으로 통합해 ‘콘텐츠코리아 랩 기업지원센터’로 새 출발을 한다. 정부가 주도해 온 ‘문화창조융합센터’와 ‘K컬처밸리’, ‘K익스피리언스’ 사업은 민간 기업에 맡겨 향후 추진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문체부는 2018년 초까지 ‘콘텐츠코리아 랩’을 ‘(구)벤처단지’ 사업과 통합해 ‘콘텐츠 팩토리’(가칭)를 구축할 계획이다. 일단 현재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한 42개 기업은 내년 말까지는 현행 지원을 받게 된다. 인력 육성 정책인 문화창조아카데미는 ‘콘텐츠인재캠퍼스’(가칭)로 개편한다. ‘콘텐츠인재캠퍼스’는 서울 홍릉 산업연구원 건물에 조성 중인 교육 시설로 내년 3월까지 이전한다. 최씨와 차씨 등 비선 채널을 통해 임명된 것으로 드러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선임 과정에서 전문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콘텐츠진흥원장을 선임할 때는 문체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의 재량을 최소화한 뒤 업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고 후보자 공개 검증도 하기로 했다. 콘텐츠진흥원의 사업 공모 절차도 개선한다. 사업 공모 시 1200여개의 국내 대표 콘텐츠기업이 동의하는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심사평 등 평가 결과를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문체부가 이 같은 개편안을 내놓은 것은 최씨 인맥이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을 주무른 정황이 드러난 뒤 비판 여론이 집중되고, 부처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상황에서 관련 사업을 모두 폐지하거나 중단할 경우 콘텐츠산업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콘텐츠산업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미래 분야에 대한 지원이 적기에 투입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털 건 털되 사업은 살려 나가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도 반영됐다. 국내 콘텐츠산업 종사자는 62만명에 달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아비규환 시리아 내전… 격전지 알레포는 ‘美·러 대리전’

    4년간 격렬한 전투로 3만명 숨져 13일 정전 후 주민 등 2만명 철수 19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러시아 대사를 저격한 경찰관이 “알레포를 잊지 말라. 시리아를 잊지 말라”고 큰 소리로 외치면서 시리아 최대 격전지였던 알레포에 대한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알레포에서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반체제 무장세력 즉 반군이 정부군과 격렬하게 대립하다 최근 정전이 성립됐다. 러시아는 정부군을, 터키는 반군을 지원했다. 락까 등의 지역에서는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정부군 등이 싸우는 형국인 반면 알레포는 정부군과 반군이 총부리를 겨눈 지옥의 중심지다. 최근 포성은 멈췄지만 여파는 알레포를 넘어 전 세계에 미치고 있다. 알레포 동부에서는 지난 18일 밤부터 19일까지 반군과 주민 7000여명이 철수했다고 AFP 등이 전했다. 지난 13일 정전 합의 이후 알레포를 떠난 반군과 주민은 총 2만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알레포 반군과 주민은 정부군과 반군의 합의에 따라 15일부터 철수하기 시작했으나 정부군은 이튿날 철수를 중단시켰다 재개하는 등 곡절을 겪었다. 그동안 알레포 동부에 남은 7만여명의 주민은 영하의 추위와 굶주림에 떨며 철수를 기다려야 했다. 알레포에서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1년이 흐른 2012년 7월 수니파 반군이 이곳에 주둔한 시아파 정부군을 공격하면서 전투가 시작됐다. 정부군은 알레포 서부, 반군은 동부를 분할 점령한 뒤 대치했으며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이란의 시아파 민병대,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과 터키가 개입하면서 알레포 전투는 국제전으로 확대됐다. 전투 초기에는 정부군이 반군에 밀리는 모습이었지만, 지난해 9월 러시아가 정부군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IS를 격퇴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공습은 주로 알레포의 수니파 온건 반군에 집중됐다. 정부군은 러시아의 지원 아래 지난 7월부터 알레포를 봉쇄하면서 이 지역 주민은 식수, 식량 등 생필품조차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부군은 지난 11월 중순 총공세에 돌입했고, 지난 13일 알레포 내 반군 점령 지역의 90% 이상을 탈환하면서 사실상 승리를 거뒀다. 4년간 이어진 전투로 알레포에서는 3만여명이 숨졌는데, 이는 시리아 내전 전체 희생자의 10%에 이르는 규모다. 알레포는 내전 전 인구 230만명으로 수도 다마스쿠스에 이어 제2의 도시이자 금융·산업의 중심지였으나, 4년 만에 인구는 180만명으로 급감했으며 공습과 폭격으로 인프라 시설 대부분이 파괴돼 폐허로 전락하게 됐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동지 맞이에 분주한 부산 삼광사

    동지 맞이에 분주한 부산 삼광사

    동지를 하루 앞둔 20일 부산 부산진구 삼광사에서 신도들이 팥죽에 넣을 새알을 건조시키고 있다. 삼광사는 21일 시민 2만명에게 팥죽을 나눠 준다. 부산 연합뉴스
  • [되돌아본 2016 문화계] <1> 영화

    [되돌아본 2016 문화계] <1> 영화

    ‘검사외전’ 등 범죄 액션물 흥행 좀비 재난물 ‘부산행’ 천만 돌파 여성 감독·여성 서사 작품 봇물 2016년 국내 극장가의 키워드는 현실 풍자와 비판을 섞은 장르물의 강세와 여성 영화의 약진으로 정리된다.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유탄을 맞았지만 전체 영화 관객 수가 4년 연속 2억명을 넘었다. 한국 영화 관객 수도 5년 연속 1억명을 넘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은 53.0%. 대형 흥행작이 나올 때마다 스크린 쏠림 현상도 여전했다. 부조리한 사회 단면을 녹인 장르물에서 흥행작이 쏟아졌다. 범죄 액션물 ‘검사외전’이 970만명을 넘어서며 테이프를 끊었다. 스릴러 ‘곡성’(687만명)이 뒤를 이었고, 한국형 좀비 재난물 ‘부산행’이 올해 유일하게 1000만 관객(1156만명)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에도 재난물 ‘터널’(712만명)의 흥행이 이어졌다. 12월 개봉한 원전 재난물 ‘판도라’도 300만명을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고, 범죄 액션물 ‘마스터’도 개봉을 앞두고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동주’, ‘귀향’, ‘해어화’, ‘아가씨’, ‘덕혜옹주’, ‘밀정’ 등 일제강점기 배경의 작품이 흐름을 이룬 점도 눈에 띈다. 여성 영화로는 우선 여성 감독이 연출한 장편 상업 영화가 줄을 이었다. 1월 이윤정 감독의 멜로물 ‘나를 잊지 말아요’를 시작으로, 12월 이언희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미씽: 사라진 여자’와 홍지영 감독의 판타지 멜로물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에 이르기까지 모두 9편이 스크린에 걸렸다. 로맨틱 멜로를 포함해 멜로 장르가 다수였다. 최대 화제작은 이경미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비밀은 없다’였지만 아쉽게도 대중의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미씽…’이 여성 감독 연출작으로는 유일하게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독립·다큐멘터리 쪽으로도 14편이나 개봉했다. 윤가은 감독의 독특한 성장물 ‘우리들’(4만 7000명)과 이현주 감독의 퀴어물 ‘연애담’(2만명)이 주목받았다. 남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지만 여성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도 앞다퉈 개봉했다. 10편이 넘는다. 이 가운데 허진호 감독의 ‘덕혜옹주’와 박찬욱 감독의 퀴어물 ‘아가씨’, 조정래 감독의 ‘귀향’, 김태곤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물 ‘굿바이 싱글’이 각 559만명, 427만명, 358만명, 210만명을 동원하며 여성 서사도 흥행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여성 이야기가 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여성의 삶과 가치관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요즘에는 페미니즘을 이해하려는 중년 남성 감독들도 생겨나고 있다”며 “갈 길이 멀지만 여성 감독들의 연출작이 늘어나는 것도 여성 영화인의 역량을 인정하게 된 충무로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 외적으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여파가 영화계도 흔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갈등도 그 갈래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부산시와 영화제를 꾸리는 영화인 사이에 일었던 갈등은 영화제 보이콧 선언으로 이어졌다. 영화제가 민간 체제로 전환하며 가까스로 정상 개최되기는 했지만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55세 이상 근로자 29% 최저임금 미달

    노후대비 부족 취업 52%로 급증 55~79세 고령층 근로자 10명 중 3명은 월 최저임금 126만원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노동연구원의 ‘2016년 고령층 노동시장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고령층 취업자는 32만 4000명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55~59세 12만 8000명, 60~64세 12만 1000명, 65~79세 7만 5000명 늘었다. 노후 대비가 부족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하는 노인이 늘면서 고령층 근로자 취업률은 2005년 46.7%에서 올해 52.4%로 급증했다. 일하는 고령층 근로자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이들의 일자리 질이나 임금 수준은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고령층 근로자 비정규직 비율은 올해 53.8%로 절반을 넘어섰다. 저임금을 받는 고령층 근로자 비중은 42.2%였다. 저임금 근로자는 전일제 임금 근로자의 시간당 중위임금(1위부터 100위까지 나열했을 때 50위에 해당하는 임금) 3분의2 미만을 받는 근로자를 의미한다. 전체 근로자 가운데 저임금 비중은 20%대 초반에 그친다. 심지어 고령층 근로자의 28.9%는 법정 최저임금도 못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비정규직 근로자가 많은 탓에 고령층 가구의 빈곤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60세 이상 고령층이 가구주인 2인 이하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7.6%에 이르렀다.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이 중위소득의 50%에도 못 미치는 계층 비율을 의미한다. 노인 1인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67.1%였다. 고령층 일자리의 대부분이 청소, 경비, 간병인 등이어서 노동시장에서 쌓았던 숙련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고령층 근로자가 한 번 빈곤 상태로 진입하면 다시 탈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복순 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일하는 즐거움보다 생계유지를 위해 노동시장에 남아 있어야 하는 대다수 고령층의 소득을 보전하는 방안과 노동시장에서 쌓았던 숙련 경험을 은퇴 이후에도 발휘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고령층 일자리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위기의 가계빚<하>]부실 위험 자영업자 대출 350조 ‘숨은 뇌관’

    [위기의 가계빚<하>]부실 위험 자영업자 대출 350조 ‘숨은 뇌관’

    상당수 금리 높은 2금융권 이용 다중채무 많아 금리인상 직격탄 김석영(58·가명)씨는 3년 전 직장에서 퇴직한 뒤 부인과 함께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퇴직금을 중간 정산 받았던 터라 김씨가 퇴직 당시 손에 쥐었던 돈은 1억원 남짓. 김씨는 모자란 창업비용 마련을 위해 집(시세 4억 5000만원)을 담보로 1억원가량을 대출받았다. 창업 초기엔 순수입이 직장 월급보다 두 배가량 많은 날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직원들 월급과 가게 월세 내기도 빠듯하다. 아직 대학생인 자녀 학비와 모자란 생활비는 직장을 다닐 때 개설해 놓은 마이너스대출 통장(금리 연 4.1%)으로 때웠다. 하지만 이미 한도(7000만원)가 차 최근에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 1000만원(금리 연 24%)을 추가로 받았다. 김씨는 18일 “보통 연말이 대목인데 올해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술자리가 줄고, 분위기까지 뒤숭숭해 매출이 작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대출 금리까지 오른다는 소식을 접하니 눈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김씨와 같은 자영업자들은 1300조원인 우리 가계부채의 최대 ‘뇌관’으로 지목받고 있다. 전체 취업자 5명 중 1명이 자영업자이지만 대부분이 50대 이상 중·고령층이고 소득도 불규칙해서다. 또 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 대출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경기 침체에 따른 소득 감소와 금리 상승 시 부실 위험 요인을 다수 떠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자영업자대출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부터 기업대출까지 중복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정부가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실제 알려진 위험보다 잠재 부실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50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32조 8000억원)에 비해 17조 5000억원(약 5%)이나 늘었다. 국내 자영업자 숫자는 2012년 572만명에서 올해 5월 말 563만명으로 다소 줄어드는 추세지만 금융권 자영업자대출은 도리어 늘어난 셈이다. 송재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취업난을 겪는 청년층이 자영업으로 유입되고 있고 앞으로 이런 추세는 확대될 전망”이라며 “기업구조조정 여파로 먹거리 확보를 위해 은행들이 자영업자대출을 늘려 온 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8월 발표한 ‘한국 국가 보고서’에서 미국은 가구주의 연령이 31~40세일 때 가계부채가 정점을 이루지만, 한국은 가구주 연령이 58세가 된 이후에야 부채가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중장년층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연금 소득을 보충하려고 자영업에 뛰어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IMF는 “중장년 퇴직자들의 자영업 진출은 대출 증가와 더불어 레버리지까지 확대하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대한 상환 여력을 매우 취약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기준 금융권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한계가구 134만 2000가구 가운데 33.6%인 45만 1000가구가 자영업자인 것으로 파악했다. 시장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자영업자 3만여곳이 추가로 한계가구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자영업자들이 떠안은 빚 규모는 이미 차고 넘친다. 지난해 기준 자영업자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06%로 1년 전인 2014년(201.3%)보다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정규직(139.1→135.8%), 비정규직(105.1→102.1%)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모두 줄었다.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가계가 1년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빚을 상환할 수 있는 비율을 말한다. 이 수치가 200%를 넘었다는 것은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소득의 두 배 이상 빚을 짊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자영업자들의 빚이 2금융권에 쏠려 있는 것도 문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60대 자영업자의 대출 가운데 2금융권 비중은 66.2%나 됐고 50대는 61.6%로 뒤를 이었다. 노형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0·50·60대 자영업자의 2금융권 대출 비중은 60%를 웃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면서 “업황 악화 등 소득 충격이 있으면 청년·고령층 자영업자 부채가 부실화할 위험이 큰 만큼 부채의 질과 총량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사업자대출 등을 포함해 가계 및 기업대출을 중복해서 받은 자영업자 비중은 63.6%로 실제 금융권 전체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520조원(올해 6월 기준)으로 추산된다”면서 “고용창출을 통한 소득 증대와 은퇴자들의 재취업 지원, 전·월세 상한제 등 과도한 주거비 부담 완화와 같은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달라진 양상…이제는 ‘선택과 집중’ vs 보수는 ‘집결’

    달라진 양상…이제는 ‘선택과 집중’ vs 보수는 ‘집결’

    지난 10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부르짖으며 처음 열린 촛불집회는 17일 8차까지 이어지면서 매번 다른 양상과 특징을 보였다. 참여인원은 1차 2만명에서 점차 증가해 6차 촛불집회 때 전국 232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박 대통령 탄핵의결이 국회에서 통과한 다음날 열린 7차 촛불집회는 ‘조심스러운 축제’ 분위기 속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가 도드라졌다. 이날 8차 촛불집회에 박 대통령의 탄핵과 퇴진을 주장하는 시민 60만명(오후 7시 현재 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직전 촛불집회에서 104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 촛불집회의 주제로 잡은 ‘끝까지 간다!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적폐청산의 날’처럼,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곳곳에 노란 풍선을 띄우고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비판하는 자유발언을 다양하게 진행하면서 강도높은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에 참가한 회사원 김준호(28)씨는 “헌법재판소에 똑바로 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탄핵안이 가결됐는데도 이렇게 시민들이 많이 모인 것은, 박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오기 전까지 끝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고 싶어서 먼길을 왔다”는 박민정(39·전남 목포)씨는 며 “탄핵안은 가결됐지만 헌재가 국민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결론을 내릴까 두렵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대통령 직무대행 역할을 하면서 자중해야 하는데 대통령급 의전을 바라는 등 민심과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촛불이 줄어든다고 분노가 사그라든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장재원군은 ”나라가 시끄러워서 공부도 안된다”며 “지하철에서 박사모인가 이상한데서 탄핵 무효라고 적힌 종이를 할아버지가 주더라. 예의에 어긋나면 안되니깐 받긴 했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광화문광장 외곽에서 맞불집회를 하던 보수단체들은 이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집결해 촛불집회의 중심부까지 진출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 50여개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헌법재판소 인근인 종로구 안국역 근처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오후 1시부터 동십자각을 지나 청와대 인근 국립민속박물관, 세종문화회관 등을 거쳐 서울역을 향해 행진하기도 했다. 탄기국 측은 이날 참석자가 100만명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3만명(일시점 최다인원 기준)으로 추산했다. 경찰이 잡은 보수적인 인원으로 봐도 이날 보수단체의 맞불집회 인원으로는 최대규모다.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박 대통령은 종북세력과 언론의 선동으로 억지 탄핵을 당했다”며 “좌파세력은 헌재 협박을 당장 멈추고, 헌재는 탄핵심판 기각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정의로운 심판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태극기를 들지 않은 채 지나는 시민들에게 호통을 쳐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촛불집회마다 광화문광장을 찾은 야당 지도부와 야권 대선주자들이 이날 보이지 않은 것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대신 이들은 전국으로 흩어져 ‘촛불’을 들었다. 이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울산 남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6차 울산시민대회에 참가해 “4·19혁명, 6월항쟁에서 국민은 승리했지만 정치가 망쳐서 미완의 시민혁명에 그쳤다”며 “촛불민심의 목표는 정권 교체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책임자 처벌을 넘어 구시대의 적폐를 대청소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주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묘역)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의 묘소를 참배한 뒤 금난로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북 구미 촛불집회에서 거리강연을 열었다. 이 시장은 “우리나라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치·경제·사회·관료 영역 중 경제 분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재벌을 만든 게 잘못된 첫 출발”이라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만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송년회에 참석한 뒤 광화문 촛불집회를 찾았다. 한편 박 대통령 퇴진이라는 한목소리를 내던 촛불집회에 다른 이름이 등장하는 데 우려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날 ‘한상균을 석방하라’거나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문구가 눈에 띄기도 했다. 일부 정치·노동 단체들이 이들을 현 정권의 억울한 희생양이라면서 관심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촛불집회의 순수한 의도가 변질되는 것 같아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경비병력 228개 중대(1만 8200여명)를 배치해 촛불집회와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 간 충돌 방지와 안전관리에 나섰다. 행진 과정에서 양측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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