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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전투표 업무 동원된 남원시청 공무원 사망...노조 “살인적 노동”

    사전투표 업무 동원된 남원시청 공무원 사망...노조 “살인적 노동”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이달 5~6일 진행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에서 투표 사무원으로 일했던 남원시청 공무원이 사망했다고 9일 밝혔다. 전공노에 따르면 고인이 된 남원시청 공무원은 5~6일 총선 사전투표에 동원돼 장시간 근무한 후 7일 아침 쓰러져 8일 세상을 떠났다. 전공노는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선거가 가장 비민주적인 노동 착취의 현장이 되고 있다”며 “선거 사무에 동원된 공무원은 하루 14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을 하며 식사할 시간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작 최저 임금 수준의 선거 수당으로 공무원들은 살인적인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며 “민주주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가 수십 년에 걸쳐 공무원들의 희생에 기대 피어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선관위는 이번 총선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며 수개표 방식을 도입하고 투·개표 과정에서 투표함과 투표용지에 대한 접근 권한을 공무원에게만 부여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며 “현장 공무원들은 지금도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업무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데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정부는 공무원을 싼값에 부리려 하는 것도 모자라 인력 감축까지 추진하며 현장 공무원을 쥐어짜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공노는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한 투표 시간 8시간 단축 등 선거 사무 개선을 촉구하는 공무원 노조의 외침에 정부와 선관위는 비상식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2022년 6·1 지방선거 때도 사전 투표를 책임지던 전주시 공무원이 순직했다. 선거 사무가 개선되지 않는 한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선관위는 선거 사무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손발 묶는 게 독재정권 정치검찰의 의도” 이재명, 총선 D-1 법원 출석 [포토多이슈]

    “손발 묶는 게 독재정권 정치검찰의 의도” 이재명, 총선 D-1 법원 출석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에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혐의 재판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재판 출석 전 기자회견을 열고 “2년째 겪고 있는 억울함과 부당함, 저 하나로 모자라 아내까지 끌어들인 정치검찰의 무도함에 대해선 말하진 않겠다”며 “제가 겪고 있는 고통과 불편이 아무리 크다 한들, 국민 여러분이 겪고 있는 삶의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지난 2년간 행정 권력만으로도 나라를 이렇게 망친 정권”이라고 직격하며 “경제, 민생, 외교, 안보, 민주주의 모든 측면에서 국가를 후퇴시켰다”며 “잡으라는 물가는 못 잡고, 정적과 반대 세력만 때려잡는다. 해결하라는 민생 과제는 제쳐놓은 채 전국 곳곳을 다니며 총선을 겨냥한 사기성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에 출석하지 말고 지역을 돌아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며 “저의 손발을 묶는 게 검찰 독재정권, 정치검찰의 의도인 걸 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재판을 마친 후 오후 7시 용산역 광장에서 당 선대위 차원의 마지막 유세인 ‘정권 심판·국민 승리 총력 유세’에 참석한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같은 장소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선거 운동 시작과 마지막을 알리는 행사를 모두 대통령실 인근의 용산역에서 열면서 ‘윤석열 정권 심판’ 여론을 부각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무당층 표심을 끌어오려고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 집념으로 게임의 법칙 깼다… 수조원대 부자 된 ‘진품 흙수저’[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집념으로 게임의 법칙 깼다… 수조원대 부자 된 ‘진품 흙수저’[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초등학생 때 신문 배달, 고교 중퇴중소기업서 시작, 사업 실패 두 번 “가난했기에 강한 생명력·열망 얻어”이재현 권유로 복귀 후 코스피 상장‘하이브’ 방시혁과 같은 항렬 종친‘엔씨’ 김택진과 전략적 협력 관계 방준혁(56) 넷마블·코웨이 이사회 의장은 자신을 ‘진품 흙수저’라고 부른다. 성인이 될 때까지 자가에서 살아 본 적이 없고 고교 중퇴 학력으로 명문대 출신 개발자가 즐비했던 1세대 게임사들 틈바구니에서 굴지의 게임 업체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가리봉동이 내려다보이는 신사옥 방 의장은 1968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아버지 방극두(81)씨와 어머니 진인순(2011년 작고)씨 사이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가난했던 집안 환경 탓에 방 의장은 나고 자랐던 가리봉동을 28년 만에 떠나면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운명처럼 구로에서 넷마블을 성장시키며 집무실 창가에서 가리봉동이 내려다보이는 옛 구로 정수장 터에 신사옥인 지타워를 짓고 2021년 입주해 구로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방 의장은 2016년 신입사원 연수회에서 “가난했기 때문에 잃은 것도 많지만 강한 생명력, 강한 열망을 얻게 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로 신사옥을 통해 낙후된 구로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지역 주민들과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것”이라고도 했다. 방 의장은 초등학생 시절 신문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서울 시내 한 고교를 2학년 때 중퇴한 뒤에는 중소기업 사업관리팀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후 PC방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손을 댔다. 위성통신을 이용해 영화와 방송을 전송하는 사업을 추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다만 초창기 쌓아온 영업력과 PC방 기반 온라인 사업을 추진했던 경험은 이후 넷마블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친척’ 하이브 지분 투자… 사업가 면모 남양 방씨 창평공파 29대손인 방 의장은 가족을 중시하는 집안 분위기 속에 자랐다. 전북 남원에 있는 남양 방씨 집성촌에는 방 의장과 아버지가 2004년 2000만원을 들여 조부와 증조부, 고조부까지 함께 모신 봉안당이 있다. 방 의장과 방시혁(52)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같은 항렬 종친인 먼 친척 관계지만, 아버지 세대는 집성촌에서 한 식구처럼 지냈던 가까운 사이다. 최근까지도 아버지를 모시고 식사를 함께할 정도로 꾸준히 교류를 이어 가는 관계다. 젊은 시절 방준혁 의장은 종친 중 고위공무원이 된 방시혁 의장의 아버지 방극윤(85)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여러 차례 찾아가 사업 관련 상담을 했다.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을 통해 2018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에 2014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지난해 기준 18.21%)가 됐다. 남양 방씨 대종회 고문인 방극윤 전 이사장은 종친 관계와 지분 투자의 연관성에 대해 “방준혁 의장도 사업가니까 돈을 함부로 빌려주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하이브 사업이 유망하니까 나중에 전부 주식으로 많이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39살처럼 살고파 생일 초는 늘 39개 과거 방 의장은 40대가 되기 전 돈을 많이 벌어 은퇴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한다. 2000년 설립한 넷마블이 2004년 CJ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800억원을 받은 방 의장은 남겨둔 지분을 포함해 당시 서른여덟 살의 나이로 1000억원대 부자가 됐다. 방 의장은 이후 2006년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다. 열심히 일하던 서른아홉 살 때처럼 젊은 감각을 유지하며 살고 싶다는 의미에서 지금도 생일 초를 39개만 꽂는다고 한다. 방 의장은 회사를 떠난 뒤 건강 회복을 위해 가족들과 집 주변 공원을 산책하며 체력을 길렀다. 배우자인 신혜영(54)씨는 “(남편) 건강이 안 좋아서 쉬었을 때도 함께 트레킹으로 체력을 길렀다. 집안일을 열심히 해서 남편이 몸을 추스르는 것 외에는 신경 쓸 일이 없도록 내조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방 의장은 이후 동생 방원혁(54)씨가 대표이사였던 개인 회사 인디스앤뿐 아니라 기체 포장재 업체인 인디스에어, 친환경 금속업체인 화이버텍, 할리스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기준 방 의장이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1조 2873억원 규모다. ●이재현 존경… 박병무에겐 든든한 우군 방 의장은 지난 2011년 5월 모친상을 당했을 때 이재현(64) CJ그룹 회장으로부터 회사 복귀를 요청받고 CJ E&M 게임 사업 부문 총괄 상임고문으로 복귀하며 다시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방 의장은 퇴사 이후 계속 복귀를 권했던 이 회장을 존경한다는 이야기를 지금도 자주 한다. 방 의장은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적대적 인수합병(M&A) 관계로 돌아서자 김택진(57)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의 손을 잡으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형성했다. 덕분에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리니지2 레볼루션’을 2016년 12월 출시하며 한 달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넷마블은 이를 바탕으로 2017년 5월 코스피 상장에도 성공했다. 박병무(63)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와도 인연이 깊다. 2001년 12월 당시 로커스홀딩스(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였던 박 대표가 방 의장을 이끌어 줬다면 이제는 엔씨소프트 3대 주주가 된 넷마블 방 의장이 박 대표의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하고 있다.
  • ‘3N’ 후발주자, 게임포털로 뒤집다… 24년 만에 재계 41위 ‘레벨업’[2024 재계 인맥 대탐구]

    ‘3N’ 후발주자, 게임포털로 뒤집다… 24년 만에 재계 41위 ‘레벨업’[2024 재계 인맥 대탐구]

    2N과 달리 개발자 아닌 투자 창업 2000년 자본 1억 직원 8명 ‘첫발’벤처 최초로 대기업에 지분 매각모두의마블·세븐나이츠 등 흥행작년 매출 83%, 해외시장서 얻어2000억 투자 ‘하이브’ 2대 주주로‘정수기·비데 1위’ 코웨이 등 인수 “나 이런 사람이야.” 2017년 5월 12일 넷마블게임즈(현 넷마블) 코스피 상장 기념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가수 DJ DOC의 노래에 맞춰 선글라스를 끼고 떼춤을 췄던 방준혁(56) 의장과 임직원들의 모습은 넷마블 성공 신화를 보여 주는 한 장면으로 꼽힌다. 넥슨(1994년 설립), 엔씨소프트(1997년 설립)와 함께 국내 3대 게임사를 일컫는 ‘3N’ 가운데 후발주자로 시작한 넷마블이 성공 궤도에 올랐음을 확인하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졌다. 넷마블은 2017년 코스피 상장 당시에는 시가총액 규모 14조원을 넘어서며 게임 대장주로 올라섰다. 2018년에는 자산 규모 5조원을 넘기며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 57위에 올랐고, 2021년에는 자산 규모 10조원을 넘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4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 2조 5020억원으로 국내 게임사로는 넥슨(3조 7675억원)에 이어 매출 기준 2위 업체로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83%(2조 786억원)를 차지하는 등 K 콘텐츠 수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넷마블은 1999년 게임개발사 아이팝소프트에 방 의장이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사외이사로 참여하며 태동했다. 이듬해인 2000년 3월 방 의장은 자본금 1억원을 유치해 아이팝소프트 개발자 8명과 함께 넷마블을 설립했다. 넷마블이란 사명은 네트워크의 ‘넷’(Net)과 넷마블 보드게임인 ‘퀴즈 마블’에서 따온 귀중한 돌, 대리석이라는 의미의 ‘마블’(Marble)이 더해진 것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놀이문화를 펼치겠다는 뜻을 담았다. 3N의 다른 회사 창업자들과는 달리 개발자 출신이 아닌 투자자 입장에서 게임 사업에 뛰어든 방 의장은 당시 유행이던 대규모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가 초기 개발 기간이 길고 투자자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10대와 여성 이용자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 개발에 집중했다. 사업 첫해에는 ‘배틀가로세로’, ‘퀴즈마블’과 같은 교육용 게임을 만들었고, 이듬해인 2001년 5월 기존의 테트리스 게임에 학교 대항전과 같은 실시간 대결을 가미해 2002년 1월 회원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넷마블은 자사 게임포털을 통해 다른 게임 개발사의 게임을 유통하는 게임포털을 업계 최초로 구축했다. 이후 당시 넷마블과 함께 ‘5N’이라고 불렸던 넥슨, 엔씨소프트, NHN, 네오위즈 등 경쟁사도 게임포털 모델을 도입했다. 넷마블은 2001년 12월 로커스홀딩스(2002년 4월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로 사명 변경)에 합류했다. 당시 로커스홀딩스에는 각종 기획사, 영화사, 제작사 등 대중문화 산업 관련 회사들이 모여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시네마서비스, 프리머스시네마, 싸이더스, 예전미디어, 청어람, 아이엠픽쳐스, 김종학프로덕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차츰 분사해 나가면서 넷마블이 2003년 5월 모회사를 인수한 뒤 그해 10월 사명을 플래너스로 바꿨다. 코스닥 상장사 플래너스 최대 주주였던 방 의장은 2004년 4월 ㈜CJ와 CJ엔터테인먼트에 주식 400만주(당시 21.71%)를 800억원에 넘겼다. 국내 벤처기업 중 최초로 대기업에 지분을 매각한 사례다. 이 회사는 이후 CJ인터넷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1년 3월 CJ E&M에 합병됐다. 플래너스를 넘기고 건강 악화를 이유로 회사를 떠났던 방 의장은 CJ E&M 게임사업 부문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던 2011년 다시 복귀했고, 약 321억원을 들여 다시 대주주가 됐다. 이어 2014년 CJ E&M에서 게임 부문을 떼어내 넷마블게임즈를 설립하며 독립했다. CJ E&M(현 CJ ENM)은 지금도 넷마블 지분(21.78%)을 가진 2대 주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방 의장은 CJ E&M 게임 부문 총괄 상임고문으로 복귀한 후 2012년 3월 모바일사업본부를 만들고 그 해 말 출시한 모바일 레이싱 액션 게임 ‘다함께 차차차’를 시작으로 모바일 보드게임 ‘모두의 마블’,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몬스터 길들이기’, 모바일 수집형 RPG ‘세븐나이츠’ 등을 연달아 흥행시킨 뒤 2014년 8월 CJ에서 분리 독립했다. 2015년 2월 엔씨소프트와 전략적 제휴 체결 후 2016년 12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도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웠다. 넷마블은 대규모 투자 유치와 지분 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2014년 중국 1위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로부터 53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2015년에는 엔씨소프트와의 지분 교환을 통해 엔씨소프트 지분 8.9%를 가진 3대 주주가 됐다. 2018년에는 가수 방탄소년단(BTS)이 속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에 2014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기준 하이브의 2대 주주(지분 18.21%)이다. 넷마블은 2019년 업계 1위 넥슨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으나 넥슨 측의 매각 철회로 무산됐다. 넷마블은 2019년 국내 1위 정수기·비데 기업인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지분 25.08%를 1조 7400억원에 인수했다. 2021년에는 모바일 카지노 게임사인 스핀엑스를 2조 5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 민주주의 위기라는데…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 필요할까

    민주주의 위기라는데…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 필요할까

    “민주주의 정부는 그동안 우리가 시도해왔던 대안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얻어왔지만, 우리가 아직 시도하지 않은 체제 중 훨씬 더 나은 게 있을지도 모른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2024년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60개국에서 대선과 총선이 열리고, 올 한 해 선거를 치르는 국가의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훌쩍 넘는 그야말로 ‘선거의 해’다. 선거를 앞둔 전 세계 곳곳에서는 이전과 달리 극단주의들이 판을 치면서 토론과 합의를 통해 공통된 의견을 찾아가는 민주주의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 유일의 서평 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가 창간 3주년을 맞아 봄호(제13호)에서 ‘민주주의와 선거’라는 주제로 정치 분야 전문가 6인의 특집 리뷰를 실었다. 전문가들은 민주주의와 선거 제도의 기본 원리를 성찰한 책들을 통해 민주주의 위기 현상과 정치적 대안을 찾아 나섰다. 1991년 소련의 붕괴로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이란 책에서 자유민주주의 승리를 선언했다. 민주주의는 가장 공정하고 효과적인 체제로 여겨졌으며, 위상과 신뢰도는 이전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현재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은 붕괴 수준이다. 선거로 뽑힌 지도자가 민주주의를 약화하고, 포퓰리즘이 확산하고 있으며, 상호 존중에 기반한 대화와 타협이라는 규범이 무너지는 등 위기 상황이다. 유정훈 변호사는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선거로 구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유 변호사는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책을 리뷰하며,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지만 민주주의를 붕괴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선거를 치르지만 민주주의의 붕괴가 많은 경우 선출된 지도자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규범 중 핵심인 상호 관용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민주주의는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상호 관용은 권력을 다투는 경쟁자가 존재하지만, 사회를 통치할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사실을 서로 인정하는 것이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주의에 정답은 없다’는 서평을 통해 현재 민주주의 위기는 자유무역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 증가와 미디어의 확증 편향과 양극화 심화가 불러왔다고 진단한다.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서는 자유와 평등 원칙에 기반해 특정 집단을 다른 집단에 비해 우대하지 않는 ‘차별 없는 차이의 인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필자들은 “어려서부터 당연하게 여겨 왔던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깊이 성찰한 책들을 꼼꼼히 읽어봄으로써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민주주의는 깨어 있는 시민 대중에 의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 [사설] 늘어난 박빙 승부처, 중도 표심 역할 더 커졌다

    오늘부터 이틀간 22대 총선 사전투표가 실시된다. 이번 총선은 여론조사로는 줄곧 야당 강세 양상을 보였다. 범야권이 개헌도 가능한 200석을 넘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마지막 투표함을 열어 봐야 알 것이다. 전국 단위로 표본을 추출하는 대선과 달리 지역구별 오차범위가 있는 여론조사의 총합은 실제 당선자 의석 분포와 다를 가능성이 얼마든 있다. 역대 총선에서도 여론조사의 예측이 실제 결과와 판이했던 경우가 많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도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몇십, 몇백 표차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박빙 지역을 55곳과 49곳으로 꼽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6~28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선거 때 지지할 정당을 정하지 못했다는 답변은 전체의 17%였다. 지지 후보를 숨기고 싶은 ‘샤이 지지층’도, 실제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중도·무당층도 있었을 것이다. 2~3% 득표율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선거에서 중도·무당층이 실질적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양당의 지역구 후보 505명의 선거공보물에서 각각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사진을 뺀 후보가 341명(67.5%)이나 된다. 중도층의 마음을 잡아야만 한다는 절박한 전략인 것이다. 중도·무당층의 뜻이 한 표라도 더 반영돼야 민주주의 토양은 강건해질 수 있다. 양극단 정치에 역대급으로 기승을 부린 막말·투기 등 함량·자질 미달 후보들을 엄중한 시각으로 걸러낼 막중한 책임이 중도 표심에 맡겨졌다. 공천 심사를 어떻게 통과했는지 의심스러운 후보, 국회에 들어가선 안 될 인물들이 적지 않아 투표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한 표의 힘을 믿고 냉철한 유권자의 안목으로 저울질을 해야 한다.
  • 더불어민주연합 백승아 “1호 법안은 서이초 특별법” [7당7색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더불어민주연합 백승아 “1호 법안은 서이초 특별법” [7당7색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이번 총선은 경제 폭망, 외교 참사, 언론탄압, 민주주의 파괴에도 국민에게 사과조차 안 하는 ‘3무 정권’(무능·무책임·무시)을 심판하는 날입니다. 비례대표 선거에서 40%의 득표로 (총 46석 가운데) 20석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축이 된 범야권비례연합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백승아(39) 공동대표는 4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의 비례정당(국민의미래)과 달리 우리는 연합정당이라 더 많은 지지를 받아야 1당으로 입법권을 수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론조사를 보면 서서히 더불어민주연합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4월 10일에는 결집해 표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거부권도 무력화할 수 있는 의석수를 확보하면 개혁 입법을 힘 있게 견인할 수 있다”고 했다. 백 대표는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연합의 행로에 대해 “민주당과 진보당, 새진보연합, 시민사회가 선거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연합한 정당이고, 시민사회 대표들은 다양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연합정당의 경험이 향후 국회에서 연대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더불어민주연합은 민주당과 소수 정당, 각계 전문가의 원내 교두보로서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조국혁신당의 약진에 대해 백 대표는 “범민주진영의 결집과 윤석열 정권 반대 외연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라며 “경쟁 관계인 것은 분명하나 우리 당은 윤석열 정권의 횡포에 실망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교사 출신이기도 한 백 대표는 22대 국회에서 추진할 ‘1호 법안’으로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한 ‘서이초 특별법’을 꼽았다. 그는 “교사의 본질적 업무, 학생 분리 지도, 학교 민원응대시스템, 학교폭력 전담 기관 등을 법제화할 것”이라며 “아동학대 고소·고발 남발도 줄여야 한다”고 했다. 2호 법안은 ‘국가책임 온종일 돌봄법’을 구상 중이다. 그는 “교육부와 여성가족부로 분절돼 있던 돌봄서비스를 ‘아동청’이라는 신설 기구로 일원화해 학교가 교육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이어 “3호 법안으로는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회복’을 추진해 교사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 [사설] 2030세대의 밝은 내일, 투표 참여에 달렸다

    [사설] 2030세대의 밝은 내일, 투표 참여에 달렸다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전투표는 내일부터 이틀간 시작된다. 하지만 나라의 미래를 밝힐 2030세대의 관심은 4년 전 총선에 비해 준 것으로 나타나 우려스럽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유권자 의식 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 대한 관심은 83.3%로 4년 전인 21대 총선 때(81.2%)보다 높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만 18~29세와 30대는 4년 전보다 각각 7.5% 포인트, 5.4% 포인트 준 56.89%, 77.9%로 나와 나머지 연령대와 대조적이었다. 적극적인 투표 의향도 2030은 4년 전보다 낮았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3월 26~28일)에서는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18~29세는 38%, 30대는 29%로 다른 연령층(40~70대 이상)의 ‘무당층’ 평균(9%)보다 3, 4배나 높았다. 젊은 세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전통적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낮다고 하지만 4년 전보다 더 낮다니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2030세대의 선거 무관심은 각 정당이 공천과 선거운동에서 보인 불공정한 행태와 네거티브 전략이 한몫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30세대는 공정과 상식, 그리고 실생활에 도움이 될 공약을 원한다. 이들에게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이나 정권 심판, 그리고 재원 마련 근거도 없는 포퓰리즘성 공약 남발은 정치혐오증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각 정당은 남은 선거운동 기간만이라도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공명정대한 정책 선거를 펴야 한다. 2030유권자들도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을 택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투표에 참여, 함량 미달의 후보를 심판해야 한다. 선거 무관심과 투표 불참은 내 삶을 더 힘들게 할뿐더러 민주주의를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일이다.
  • 2030 무당·중도층 ‘결단의 일주일’… “반드시 한 표 행사해야 권리 찾는다”

    2030 무당·중도층 ‘결단의 일주일’… “반드시 한 표 행사해야 권리 찾는다”

    4·10 총선을 앞두고 2030세대의 투표 참여 의사가 4년 전의 제21대 총선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정치권은 청년층에 무관심과 정치 혐오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한 오늘의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중도층과 무당층이 유독 많은 2030세대는 총선 직전 1주일 안에 후보자를 결정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에서 청년 투표율 제고를 위한 각종 캠페인도 잇따르고 있다. 양당은 2030세대의 투표 참여가 서로 유리하다면서도 우선은 청년층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뒀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3일 “어디를 지지하든 젊은층이 적극적으로 유권자로서 정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하다”고 했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게 할 청년의 투표 행렬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21대 총선 직후인 2020년 4월 16일부터 5월 6일에 설문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18~29세 유권자 중 선거 직전 1주일 이내에 지지 후보를 택했다는 응답은 55.6%였다. 특히 8%는 선거 당일에 정했다고 답했다. 30대 응답자 중 선거 1주일 이내에 지지 후보를 결정한 비율도 41.1%였다. 청년 유권자 중 무당층이나 부동층이 많다는 통념과 일치한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30세대 입장에서 보면 거대 양당도, ‘입시 비리’ 관련 조국혁신당도 싫고, 제3정당은 지역구 후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인물이나 정책도 젊은 유권자를 끌어들일 요인이 없다”며 청년층이 정치에 무관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총선에서 청년 투표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신호도 있다. 선관위의 22대 총선 관련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18~29세의 관심도는 56.8%로 21대(64.3%)보다 하락했다. 30대도 같은 기간 83.3%에서 77.9%로 떨어졌다. 이에 청년의 정치 참여를 이끌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비영리 정치스타트업인 ‘뉴웨이즈’는 이날까지 역공약 캠페인을 벌인다. 2030세대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은 12가지 의제를 담은 ‘역공약집’을 만들고 각 지역구 후보에게 이를 지킬 의사가 있는지 응답을 요구했다. 박혜민 대표는 “현재까지 (후보들의) 응답률은 23% 정도”라며 “청년들에게 정치적 효능감을 느낄 기회를 주려 기획했다”고 말했다. 거대 양당의 청년위원회도 청년 표심에 적극 호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부동산 증여 등 공정 훼손 이슈 등이 부상하면서 청년 투표 참여가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양문석·공영운·김준혁·박은정 후보 등의 문제는 2030세대가 가장 혐오하는 것”이라며 “‘귀찮아서 투표 안 해’보다 분노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2030세대 총선 앞 ‘결단의 일주일’… 정치권, 미래 위한 오늘 한표 호소

    2030세대 총선 앞 ‘결단의 일주일’… 정치권, 미래 위한 오늘 한표 호소

    지난 총선 청년 절반이 직전 1주일 안 후보 결정청년, 정치 무관심·혐오… 투표 의향 전보다 감소공정 문제·막말에 ‘분노 표심’으로 투표할 가능성 4·10 총선을 앞두고 2030세대의 투표 참여 의사가 4년 전의 제21대 총선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정치권은 청년층에 무관심과 정치혐오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한 오늘의 한표’를 행사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중도층과 무당층이 유독 많은 2030세대는 총선 직전 1주일 안에 후보자를 결정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에서, 청년 투표율 제고를 위한 각종 캠페인도 잇따르고 있다.양당은 2030세대의 투표 참여가 서로 유리하다면서도 우선은 청년층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뒀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3일 “어디를 지지하든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유권자로서 정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하다”고 했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게 할 청년의 투표 행렬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21대 총선 직후인 2020년 4월 16일부터 5월 6일에 설문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18~29세 유권자 중에 선거 직전 1주일 이내에 지지 후보를 택했다는 응답은 55.6%였다. 특히 8%는 선거 당일에 정했다고 했다. 30대 응답자 중 선거 1주일 이내에 지지 후보를 결정한 비율도 41.1%였다. 청년 유권자 중 무당층이나 부동층이 많다는 통념과 일치한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30세대 입장에서 보면 거대 양당도, ‘입시 비리’ 관련 조국혁신당도 싫고, 제3정당은 지역구 후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인물이나 정책도 젊은 유권자를 끌어들일 요인이 없다”며 청년층이 정치에 무관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총선에서 청년 투표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신호도 있다. 선관위의 22대 총선 관련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18~29세의 관심도는 56.8%로 21대(64.3%)보다 하락했다. 30대도 같은 기간 83.3%에서 77.9%로 떨어졌다. 이에 청년의 정치 참여를 이끌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비영리 정치스타트업인 ‘뉴웨이즈’는 이날까지 역공약 캠페인을 벌인다. 2030세대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은 12가지 의제를 담은 ‘역공약집’을 만들고, 각 지역구 후보에게 이를 지킬 의사가 있는지 응답을 요구했다. 박혜민 대표는 “현재까지 (후보들의) 응답률은 23% 정도”라며 “청년들에게 정치적 효능감을 느낄 기회를 주려 기획했다”고 말했다. 거대 양당의 청년위원회도 청년 표심에 적극 호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부동산 증여 등 공정 훼손 이슈 등이 부상하면서 청년 투표 참여가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양문석·공영운·김준혁·박은정 후보 등의 문제는 2030세대가 가장 혐오하는 것”이라며 “‘귀찮아서 투표 안 해’ 보다 분노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서울광장] 위성정당, ‘재탕’에서 끝내려면

    [서울광장] 위성정당, ‘재탕’에서 끝내려면

    1973년 등장한 유신정우회(유정회)는 우리나라 의회의 대표적 흑역사로 꼽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입법부 장악을 위해 만든 조직으로 당시 여당인 민주공화당의 위성정당이었다. 유신헌법에 따라 대통령의 추천을 받은 후보 70여명이 대통령 간선기구인 통일주체국민회의의 형식적 찬반투표를 통해 이른바 ‘전국구’ 의원으로 선출돼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전체 국회의원 정수의 3분의1을 차지한 이들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박 전 대통령의 수족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유정회는 1979년 박 전 대통령 암살에 이은 통일주체국민회의 해체와 함께 사라졌다. 위성정당은 대개 1당제 권위주의 국가에서 권력자가 다당제 구색을 맞추기 위한 명목상의 정당으로 존재했다. 가까이는 북한의 조선사회민주당이나 천도교청우당이 그렇고, 중국의 민주동맹이나 민주건국회 등도 마찬가지다. 유정회는 다당제 구색 차원이 아니라 독재자가 국회에서 절대적 다수 의석을 확보해 입법부를 정권의 시녀화하려는 의도였지만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위성정당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정회가 사라진 지 45년. 국민들은 마치 무덤에서 깨어난 듯한 위성정당에 표를 던져야 하는 역설적 상황을 맞고 있다. 21대 총선 이후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억척스런 생명력을 과시하며 살아남았다. 새 버전인 준연동형비례제 기반의 위성정당은 민주주의 왜곡이란 측면에서 옛 위성정당 못지않게 고약하다. 거대 정당들이 1석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 강화라는 공직선거법 개정 취지를 무너뜨리고 있어서다. 소수정당·시민단체들의 야합까지 뒤섞여 국민에게 혼란을 준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위성정당이 사기와 다름없다는 건 여야 정치권조차도 인정한다. 2019년 12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준연동형비례제를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하자 미래통합당은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했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을 향해 ‘속임수’, ‘쓰레기’란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침이 마르기도 전에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했다. 그대로 총선을 치를 경우 “대통령이 위험하다”는 등의 이유를 댔지만 1석이라도 손해를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총선 뒤 여야 모두 위성정당을 방지하기 위한 선거법 개정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말해 주듯 현실은 지난 총선의 판박이다. 게다가 여야 모두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지만 위성정당 공천은 지역구보다 훨씬 극명하게 하향식으로 이뤄졌다. 후보의 자질이나 비례성 강화 취지를 무시한 방탄 공천, 벼락 공천이 많았다. 그나마 21대 총선에선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정당은 민주적 심사 절차를 거친 선거인단의 투표로 후보자를 결정한다’는 공직선거법 규정(47조 2항)이라도 있었지만 총선 뒤 폐지됐다. 비례대표 공천의 최소한의 법적 거름 장치마저 사라진 셈이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위성정당 후보들 중 극단적 반미·친북 성향이나 막말 논란 등으로 낙마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그 영향인 듯싶다. 하향식 공천이 강화될수록 정당 민주주의는 발 붙이기 어렵다. 권력자나 소수 지도부가 선택한 맹종파 의원들의 충성 경쟁만 심화된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은 또 위정정당 방지법 등을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약속은 잊힐 것이고 다음 선거가 가까워지면 또다시 소모적 싸움만 벌어질 공산이 크다. 위성정당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려면 유권자가 심판할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 사이에선 여야 모두 위성정당 사태의 공범인 만큼 위성정당에 아예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극단적이지만 이런 부조리한 상황을 깨는 극약처방이란 생각이 든다. 임창용 논설위원
  • [세종로의 아침] 주총 풍경, 총선 풍경

    [세종로의 아침] 주총 풍경, 총선 풍경

    지난달 29일 국내 주요 기업들의 2024년 정기 주주총회가 대부분 끝났다. 경영진은 초긴장 상태였다. 주주들의 송곳 같은 질문과 따가운 질타가 어디로, 어떻게 날아들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투자자인 주주들은 예상대로 부진한 실적을 놓고 비판과 질타를 쏟아냈고, 전문가급 질문을 던져 경영진이 진땀을 흘리게 했다. 특히 지난해 15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부문 적자와 함께 주가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삼성전자 주총장에선 “비메모리 분야에선 어떤 경영전략을 갖고 있고,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위협적이라고 생각하나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한발 밀렸다고 인정한 것 같은데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지능형 반도체(PIM)에서는 확실히 우위를 갖고 있나요” 등 단단히 대비하지 않고서는 대답할 수 없는 질타성 질문이 쏟아졌다. 지난해 주총에서 경영진 답변이 두루뭉술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기 때문일까. 삼성전자 경영진은 연신 고개를 숙이는 동시에 구체적인 경영 목표를 제시하며 주주 달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런 풍경은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다른 기업들의 주총장에서도 반복됐다. 지난달 28일부터 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 2년에 대한 중간평가다. 주권자인 국민이 윤석열 정부가 잘하려고 했는데, 여소야대의 국회 구성 때문에 잘 안 됐다고 생각한다면 ‘야당 심판’을 외치는 여당에 표를 줄 것이다. 그 반대로 생각한다면 물론 표는 야당에 간다. 윤석열 정부 2년인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4%를 기록했다.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0.7%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도 1%대를 못 벗어나면 1954년 경제성장률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2.0%였던 일본의 경제성장률보다 낮다. 한국이 일본보다 경제성장률이 낮은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미국(3.4%)과 일본(2.8%)에 비해 높았다. 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5%였던 것을 고려하면 한국은 미일 두 나라보다 경제는 더 나빴고, 물가는 더 올랐다. 경제가 좋지 않고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져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줄었다. 그러다 보니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GDP) 중 지난해 4분기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은 전년 동기 대비 -4.4%를 기록했다. 내수가 얼어붙었다는 뜻이다. 지난달 26~28일 한국갤럽이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부정 평가는 58%, 긍정 평가는 34%였다. 부정 평가 이유 중 ‘경제·민생·물가’가 23%로 1위였다. 물론 지난해 추석 이후 ‘경제·민생·물가’ 항목은 줄곧 부정 평가 이유 1위다. 만약 총선이 주총이라고 한다면 주주인 국민은 정부와 여당에 어떤 질문과 요구를 할까. 분명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물가를 어떻게 잡을지 등 팍팍한 삶의 현실을 개선할 구체적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런데 국정운영의 책임이 있는 여당은 여기에 어떤 답을 내놓고 있나. 민생을 어떻게 챙기겠다는 구체적 방안은 제대로 기억나는 게 없고, 야당 비판과 막말 비슷한 거친 표현만 머릿속을 맴돈다. 국정운영의 책임이 없는 야당과 여당이 같아선 안 된다. 주총장에서 뻔한 질문에 엉뚱한 답만 하는 경영진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의 건에 찬성표를 던질 주주는 없다. 장형우 산업부 차장
  • 정부 “공무원 5만명이 직접 ‘수검표’, 외국인 원천 배제… 가짜뉴스 배후까지 엄중 처벌”

    정부 “공무원 5만명이 직접 ‘수검표’, 외국인 원천 배제… 가짜뉴스 배후까지 엄중 처벌”

    한 총리, 총선 지원 관계장관회의 개최사전투표 모든 이동 구간 경찰이 호송딥페이크 등 가짜뉴스 철저 단속·엄벌 제22대 국회의원 선거(4월 10일) 운동 시작일인 28일 정부는 개표 과정에서 기계 오류나 조작 논란이 일지 않도록 5만명에 달하는 공무원을 투입해 직접 투표지의 오류를 검증하는 ‘수검표’를 도입하고 개표 과정에서 조선족을 비롯한 중국인 등 외국인은 원천 배제하기로 했다. 딥페이크 등 가짜뉴스는 숨은 배후 세력까지 찾아내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행안 “투개표 관리 공정성 위해개표 반드시 공무원이 담당”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동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우선 행안부는 선거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협력해 기계 장비 대신 사람이 손으로 직접 투표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수검표에 참여하는 인원에는 외국인을 전면 배제하기로 했다. 선거사무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각 기관에서 22만명이 참여할 예정이며 중요한 수검표 작업에는 4만 5000명~5만명에 달하는 공무원이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장관은 “투·개표 관리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 선거관리 업무는 반드시 공무원이 하고, 외국인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했다”면서 “중앙선관위는 투표지분류기 등 개표장비에 대한 보안 조치를 완료했고 기계 장비에만 의존하지 않고 사람이 손으로 직접 투표지를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를 도입했다”고 밝혔다.앞서 국가정보원 점검 결과 개표과정에서 기존 투표지분류기에서 분류된 후보별 투표지를 계수기로 계수하며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식에서 해킹 우려가 지적되면서 이번 선거에 수검표 방식이 도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검표는 투표지분류기에서 분류된 후보자별 투표지를 사람이 수작업으로 오류 검증 후 계수기로 계수한다. 비례대표투표지는 100% 수개표로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개표 참관인은 법에 국적 확인 규정이 있는 반면 정작 개표원에는 국적 확인 등 법적 요건이 없어 내부 지침으로 앞서 논란이 있었던 중국인 등 외국인이 개표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와 함께 앞서 조작 논란이 일었던 사전투표 관리와 관련, “사전투표지 우편 이송되는 모든 구간에 경찰이 동승·호송하고, 시도관리위원회에 대형모니터를 설치해 사전투표지가 개표일까지 보관되는 모습을 누구든지 언제나 방문해 볼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법무 “후보 테러, 법치 훼손 단호히 대응” 박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딥페이크 등 가짜뉴스에 대해 엄중 처리 방침을 천명했다. 박 장관은 “정부는 ▲허위사실공표 및 흑색선전 ▲금품수수 ▲공무원과 각종단체의 불법 선거개입▲선거 관련 폭력을 4대 중점 단속 대상으로 선정해 범정부 역량을 총동원해 철저히 단속 처벌할 것”이라면서 “특히 딥페이크 등 가짜뉴스와 허위선동은 국민의 선택을 왜곡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 숨어 있는 배후까지 밝혀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검경은 24시간 선거사범 대응 체제를 구축과 함께 가짜뉴스, 허위선동, 후보자 등 선거 폭력에 대비해 법과 원칙에 따른 철저한 수사 방침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인을 겨냥한 잇단 테러 사건들을 염두에 둔 듯 “후보자와 선거관계인에 대한 테러 등 선거 폭력 범죄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심각한 범죄로 그 어느 범죄보다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정부는 행안부의 ‘공명선거지원상황실’을 중심으로 중앙선관위·중앙부처·지자체 등 각 기관과 연계해 인력·시설 등 지원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전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진행하는 재외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외교부와 재외동포청은 재외공관 178개와 파병부대 3개 등에 투표소 220개를 설치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지원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한 총리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는 민주주의 발전의 시금석이자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의 핵심”이라면서 “총선이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테니 국민도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으로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 인요한 “尹대통령도 인간…실수 다시잡을 용기있는 분”

    인요한 “尹대통령도 인간…실수 다시잡을 용기있는 분”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은 2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실수와 잘못된 일이 있으면 방향을 다시 잡을 수 있는 용기가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백령도를 방문한 인 위원장은 인천항으로 이동하며 진행한 선상 인터뷰에서 ‘여권의 총선 판세가 안 좋은 원인이 대통령실에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인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지금까지 4차례 만날 기회가 있었다면서 “대통령은 인간이다. 정이 아주 많고 정치인이 아니다. 실수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수가 있더라도 이를 바로잡을 역량이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인 위원장은 또 여당 일각에서 이종섭 주호주대사 문제,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국민하고 적절하게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의정 갈등에 대해 “정부에서 전공의 면허 처분을 보류한 것이 긍정적인 메시지”라며 “한 위원장에게 정부와 잘 의논해 해결책을 찾는 데 앞장서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그는 “대한민국에 영웅적으로 일하는 의사들이 대다수”라며 “지방에 의사가 부족하고 의료보험 제도도 개혁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종섭 대사 문제와 관련해선 “조치가 취해졌고, 국민 눈높이에 따라 해결되어 가고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 대사의 대사직 사퇴 필요성을 두고선 “그것은 (제가 말하는 것이) 월권이고, 대통령실과 당, 한 위원장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인 위원장은 언급했다.총선을 2주 앞둔 현재 판세와 관련해선 “지지율이 낮은 것은 지금 우리가 열세이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서도 “충분히 선거 날에 국민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범야권 200석’ 전망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이 그거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어 “국민의 수준이 아주 높다.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도 봤고, 탈원전 등 실패한 정책이 우리에게 얼마나 피해를 줬는지 (국민이) 다 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 의석 목표에 대해 “일을 효율적으로 하려면 과반 의석은 넘어야 한다. 비례대표 의석도 조금 욕심을 내자면 30석 정도 우리가 다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4월 10일에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 생각하고, 여론조사에 너무 휘둘리지 않는다”라고 거듭 강조했다.공식선거운동 돌입을 하루 앞둔 가운데 인 위원장은 이번 총선을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으로 규정했다. 그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겨냥, “권력을 가지고 범죄를, 재판을 뒤집으려 한다. 대한민국은 법치 국가이고 법 앞에서 누구나 공평해야 하는데 권력으로 뒤집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야당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는 것에 대해선 “자꾸 정권심판론을 이야기하는데 지난 4년간 뭘 도와줬나”라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가서 손잡고 얼마 있다가 연락사무소가 폭파됐는데 그게 성공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의 ‘셰셰’ 발언 논란을 두고는 “사대주의적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대단히 당황했다”라며 “하나의 동등한 교류국으로서 우리가 당당하게 정면 돌파해야지, 중국과의 관계에서 옛날 역사를 되풀이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의 ‘1인당 25만원 민생지원금’ 공약을 겨냥, “베네수엘라, 브라질, 아르헨티나도 결국 포퓰리즘 때문에, 국민 세금을 자기 돈처럼 나눠줘서 그렇게 됐다. 국민 세금은 꼭 써야 할 데 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시절 자신과 갈등을 빚었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에 대해선 “이 대표를 안으려고 인간적인 방법을 다 써보고 직간접적으로 사람을 10명 이상 보냈는데 만남을 다 거절했다”며 섭섭한 심경을 드러냈다. 또 “이 대표는 부정적, 파괴적, 비판적인 이야기는 잘하지만, 대안을 잘 이야기 안 하더라”라며 “대안 없는 비판은 민주주의에서 부적절하다”라고도 비판했다.인 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공천이 취소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예찬·도태우 후보의 향후 복당 여부에 대해 “그때 가서 보자. 너무 문을 닫고 열고 그럴 필요는 없다”라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또 “5월 말 (22대) 국회가 들어서면 민주당 사람도, 무소속인 사람들도 불러서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전남 순천 출신인 인 위원장은 “호남을 귀하게 생각하고, 호남이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한다”며 “제가 국회로 가면 호남을 위해 뛸 것이다. 호남 대통령이 국민의힘에서 나왔으면 하는 것이 장래 제 바람”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향후 국민의미래 선거운동 전략과 관련, “바닥으로 내려가겠다. 오늘 자정이 넘으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될 수 있으면 요구받은 곳에 다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초 호남 방문 일정을 예고하는 한편, “한 위원장과 가능하면 자주 동선을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선 “우리의 컨트롤타워는 한 위원장”이라며 “그 결정을 거기에 맡기겠다”라고 밝혔다. 전날 인 위원장은 “모두 다 연합해서 도와야 한다”며 유승민 역할론에 가능성을 열어뒀고 한 위원장은 “특별히 생각해 본 적 없다”며 선을 그어 온도 차를 보였지만, 이날은 이를 한 위원장의 결정 영역으로 둔 것이다.
  • GS·코오롱·롯데 오너 3~4세 사내이사 안착…승계구도 굳히기

    GS·코오롱·롯데 오너 3~4세 사내이사 안착…승계구도 굳히기

    재계 주요 그룹들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맞아 오너 3·4세들의 사내이사 선임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각 그룹 주요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이 등기이사로 등재되면 이사회 구성원으로 회사 주요 경영 사안을 주도하고 결정하는 권한을 갖게 되고, 그만큼 경영 행위에 따른 법적 책임도 지게 된다. 오너 일가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면서 후계 승계 구도를 구체화한다는 게 해당 기업들의 복안이다.26일 재계에 따르면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 코오롱그룹 3사는 오는 28일 주총을 열고 이규호(40)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되면 이 부회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포함해 그룹 핵심 4사 이사회에 참가하게 된다. 이웅열(68)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 부회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건설)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 등 그룹 내 주요 사업 현장을 두루 거쳤다. 2022년 코오롱글로벌에서 인적분할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고, 지난해 부회장 승진과 함께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GS건설은 29일 주총에서 GS그룹 오너 일가 4세인 허윤홍(45)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허창수(76) 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2002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 신입으로 입사해 사원 기간을 거쳐 2005년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GS건설에서는 재무, 경영혁신, 플랜트사업 등 다양한 사업 및 경영관리 경험을 쌓았다. 2019년부터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아 신사업 발굴을 주도하다 지난해 11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허 사장은 지난달 부친으로부터 GS건설 지분 200만주를 증여받으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허 사장 보유 지분 비율은 3.89%로 종전보다 2.23%포인트 늘었고, 허 명예회장 지분은 5.95%로 줄었다. 앞서 롯데그룹에서는 신동빈(69) 회장의 장남 신유열(38) 롯데지주 미래전략실장(전무)이 이달 초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 전무는 2022년 말 롯데케미칼 기초 소재 부문 상무에 오른 지 1년 만인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하고 있다.아울러 이날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주총에서는 창업주 서정진(67) 회장의 장남 서진석(40)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서 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주총을 직접 진행하며 주주들 앞에 섰고, 장기 미국 출장으로 불참한 서 회장은 영상 통화를 통해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했다.
  • 3형제 보수 늘린 한화, 경영권 강화 박차

    3형제 보수 늘린 한화, 경영권 강화 박차

    김승연(72)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 동관(41), 동원(39), 동선(35)씨가 경영권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방위산업과 태양광, 석유화학 등 중추 사업을 담당하며 그룹을 이어받을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해 실수령한 보수 총액은 전년 대비 약 23% 늘어난 91억 9900만원이다. 여기에 성과급 대신 받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까지 지난해 종가 기준으로 환산해 합산하면 230억원에 이른다. 2022년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모두 75억원을 받았던 김 부회장의 보수는 지난해 17억원이 늘어났다. 아버지 김승연 회장보다는 16억 300만원이 적은 금액이다. 김 회장은 ㈜한화(36억 100만원), 한화시스템(36억원)과 솔루션(36억 100만원) 3사에서 전년보다 약 18억원 늘어난 108억 2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보수에 포함되지 않는 ㈜한화 주식 16만 6004주, 솔루션 9만 6202주, 에어로스페이스 6만 5002주를 RSU로 받았다. 한화 측은 김 부회장이 성과급을 RSU로 지급받은 게 경영권 승계와 관련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10년 후에나 받을 수 있는 주식을 지급하는 것은 장기적 책임경영을 위한 성과 보상 제도이지 기업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 부회장이 지난 4년 동안 받은 RSU는 ㈜한화 전체 발행 주식의 0.7%, 솔루션과 에어로스페이스의 각각 0.2% 수준이다. 지분 확보를 위한 장래의 종잣돈은 될 수 있지만 결국 승계의 핵심은 김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 ㈜한화의 지분(22.65%)을 어떤 방식으로 물려받느냐에 달려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부회장(50%)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5%), 막내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25%)까지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통한 승계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에너지의 기업 가치를 키워 ㈜한화와 합병한 뒤 3형제의 지배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2021년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4.24%를 가지고 있던 3형제의 개인회사인 에이치솔루션과 합병해 ㈜한화 지분 9.7%를 보유하게 됐다. 앞서 에이치솔루션은 2대 주주(13. 41%)로 한화시스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몸집을 키웠다. 3형제가 지분을 전량 보유한 회사를 키우고 합치기를 반복해 ㈜한화의 정점에 오르는 방식이다. 금융 계열사를 이끌 후계자인 차남 김 사장은 전년보다 약 46.6% 늘어난 한화생명 주식 97만 7118주를 RSU로 받았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한화생명에서 전년보다 15.3%(1억 6500만원) 늘어난 보수 총 12억 42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7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김 부사장은 호텔 및 유통 부문을 맡으며 적극적인 장내 매수로 관련 지분을 모으고 있다. 한화갤러리아(5억 6200만원)와 호텔&리조트(8억 4900만원)에서 14억 1100만원을 받았고 RSU는 받지 못했다. 대신 김 부사장은 장내 매수로 지난해 3월 갤러리아의 재상장 당시 0.03%(5만주)였던 지분을 지난 22일 1.89%(370만 9860주)까지 늘렸다. 다만 김 부사장은 지난 1월부터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을 겸직하면서 올해는 RSU를 받을 수 있게 됐다.
  • 사업 김형년, 경영 이석우… 두나무 지탱하는 ‘두 기둥’[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사업 김형년, 경영 이석우… 두나무 지탱하는 ‘두 기둥’[2024 재계 인맥 대탐구]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두나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만듭니다.” 두나무가 회사 홈페이지에 경영진을 소개하며 내건 문구다. 회사의 소개처럼 두나무는 크게 ‘천재 프로그래머’ 송치형 회장이 플랫폼 개발을, 증권·금융 전문가 김형년(왼쪽·48) 부회장이 사업 구체화를, 전문 경영인 이석우(오른쪽·58) 대표이사가 경영을 책임지는 구조다. 김 부회장은 송 회장이 2012년 4월 두나무를 창업하고 약 2년 만인 2014년 1월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처음 발을 들였다. 김 부회장은 송 회장이 병역특례로 근무했던 정보기술(IT) 기업 다날의 창립 멤버이지만, 근무 시기가 겹치지 않아 당시에는 서로를 알지 못했다. 다만 다날에 남아있던 동료들이 ‘괜찮은 서울대생이 개발자로 들어왔다’고 김 부회장에게 소개하며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이 사업으로 뭉친 건 2013년 말 송 회장이 증권플러스 서비스를 준비하면서다. 이때 핀테크 기업 퓨처위즈를 경영하고 있던 김 부회장이 개인 자금을 두나무에 투자하며 합류했고, 당시 직원 3~4명 규모의 두나무는 퓨처위즈의 사무실에 세를 들어 지냈다. 이후 퓨처위즈는 두나무가 성장하면서 2017년 9월 두나무의 자회사로 편입됐고, 김 부회장은 두나무 지분 13.14%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 이석우 대표는 2017년 12월 두나무 대표로 선임돼 2020년과 지난해 두 차례 연임되며 오는 2026년까지 두나무 경영을 책임진다. 1992년 중앙일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미국에서 세법 전문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어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IBM 고문변호사, NHN 미국법인 대표 등을 지냈다. 이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권유로 카카오로 옮겨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된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를 맡았다가 2016년 중앙일보 조인스 공동대표로 옮겼고 다시 두나무로 영입됐다. 카카오 재직 시절 송 대표와 알게 됐으며, 위기관리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75년 동업자’ 영풍·고려아연 주총 대결…헤어질 결심 못하고 깊어지는 감정싸움

    ‘75년 동업자’ 영풍·고려아연 주총 대결…헤어질 결심 못하고 깊어지는 감정싸움

    ‘75년 동업자’ 영풍그룹의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이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면충돌했다. 고(故) 장병희·최기호 명예회장이 1949년 공동 창업한 영풍그룹은 고려아연 계열사는 최씨,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맡아 분리 경영을 해 왔다. 19일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총에서 최씨 측 요청인 제3자 유상증자를 국내 법인에도 허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정관 변경안(현행 외국 법인에만 허용)은 부결됐다. 애초에 주주 참석률이 100%가 아닌 이상 장씨 일가가 반대하면 가결이 불가능해 예상된 결과였다. 전기보다 5000원 줄어든 주당 5000원의 결산 배당 안건은 장씨 측이 반대했지만 국민연금이 최씨 측의 손을 들어 주면서 출석 주주 61.4%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로써 처음 공식화된 ‘가문의 충돌’은 양측 1승1패로 끝났다. 최씨와 장씨의 동업은 2대까지는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최 명예회장의 손자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 대표이사에 올라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두 집안의 갈등이 시작됐다. 최 회장은 2022년 투자금 확보를 위해 한화의 외국 합작법인 한화H2에너지USA를 대상으로 제3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장 명예회장의 아들인 장형진 영풍 고문이 당시 회의에 불참했다. 유상증자를 하면 장씨 가문 지분율은 줄어들고, 최 회장 우호 지분율은 늘어나는데 고려아연이 이를 사전에 장 고문과 논의 없이 진행했다는 이유다. 이를 계기로 양측은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며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그리고 이날 정기 주총에서 창업 이후 처음으로 양측이 표 대결을 벌인 것이다. 창업주 집안 사이의 갈등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양측이 갈라설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않으나, 공정거래법상 계열 분리를 위해선 특수관계인의 주식 보유 비중을 상호 3%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그런데 장씨 일가가 현금 흐름이 좋은 고려아연을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최씨 일가가 지분 매입에 막대한 돈을 써야 한다. 결국 앞으로도 양측이 경영권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감정싸움만 벌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BTS·위버스로 세계 팬덤 쌍끌이… 시총 8조원 ‘엔터 대장’ 우뚝[2024 재계 인맥 대탐구]

    BTS·위버스로 세계 팬덤 쌍끌이… 시총 8조원 ‘엔터 대장’ 우뚝[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중소 음반제작사 빅히트로 출발일감 없어 소속 연예인과 게임도2AM 등 성공 뒤 걸그룹 또 실패“1년 만에 도산 위기, 형편없었다”BTS 美 진출 이후 대형 엔터사로팬데믹 때 ‘위버스’로 새 기회 잡아‘하이브’로 사명 바꾸고 사업 확장국내 엔터사 최초 연매출 2조 돌파BTS 행보 따라 ‘주가 요동’은 문제 하이브는 지난달 26일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최초로 2조원대 연간 매출을 신고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 1781억원, 영업이익 2958억원이다. 현재는 전원 군에 입대한 방탄소년단(BTS)이 ‘완전체’였던 2022년에 비해 매출은 22.6%, 영업이익은 24.9% 성장한 수치다. 2022년 11조원을 돌파했던 시가총액은 주가 하락으로 8조원대로 줄었지만, 여전히 나머지 3대 엔터사(SM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보다 약 3조원이나 많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 총액은 5조 4593억원으로 올해부터 국내 엔터 업계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된다. 2005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라는 연예기획사로 출발한 방시혁(51)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1997년부터 JYP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인 태흥기획의 수석 프로듀서였고, 2001년 JYP로 새롭게 출범할 때 공동 창업자로 합류했다.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는 초기엔 그저 JYP와 제휴 관계에 있는 중소 음반 제작사에 불과했다. 하이브는 약 19년간 세 번의 큰 고비를 겪었다. 창업 2년 만인 2007년 빅히트가 처음으로 데뷔시킨 ‘에이트’(8eight)의 음반 판매량이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회사는 자금난에 빠졌다. 방 의장이 사업 초기 일거리가 없어 사무실에서 소속 연예인들과 게임하며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회자된다. 이후 에이트를 비롯해 ‘투에이엠’(2AM), ‘옴므’(HOMME)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2011년까지 승승장구했다. SV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그러나 1년 만인 2012년 다시 도산 위기에 몰린다. 사옥을 확장하고 과감하게 투자해 데뷔시킨 걸그룹 ‘글램’(GLAM)이 참담하게 실패하면서다. 방 의장은 2022년 서울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투자 유치까지 성공한 회사를 1년 만에 도산 위기까지 끌고 갔다는 걸 생각해 보면 당시 경영자로서의 내 역량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충분히 짐작이 될 것”이라고 회고한 바 있다. 2013년 데뷔한 BTS는 2016년까지 국내와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빅히트를 성공 궤도에 올렸다. 빅히트의 2016년 매출은 352억원, 영업이익은 104억원에 달했다. SM, YG, JYP의 동기 영업이익이 각각 207억원, 319억원, 138억원임을 감안하면 빅히트가 대형 엔터사 반열에 오른 것은 이때부터다.BTS가 미국에 진출하고 월드투어 콘서트를 하는 등 글로벌 아이돌로 떠오른 2017년부터 빅히트의 실적은 매년 수직 상승한다. 2017~2020년 매출은 924억원, 3014억원, 5872억원, 7963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회사는 10년 만에 세 번째 위기를 맞는다. 2020년부터 전 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들어가면서 팬미팅, 공연 등 대면 활동이 막혔기 때문이다. 방 의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2019년 6월 출시한 정보기술(IT) 기반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로 가상의 공간에서 팬클럽 가입부터 공연, 굿즈 결제까지 가능한 통합 서비스를 펼치며 전 세계 소비자의 지갑을 열었던 게 주효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위버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은 약 1억 1300만 건 다운로드됐으며, 해외 사용자가 가입자의 90%를 넘는다. 그 결과 하이브 매출은 2021년 1조원을 돌파했다. 방 의장은 그 해 사명을 ‘하이브’로 바꾸며 기업 방향성을 ‘K팝 기획사’로 한정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했다. 동시에 2019년부터 국내외 여러 기획사(레이블)를 인수해 다양한 아티스트를 육성하는 ‘멀티레이블’ 체제를 구축했다. BTS의 뒤를 이어 TXT(빅히트 뮤직), 뉴진스(어도어), 르세라핌(쏘스뮤직), 세븐틴(플레디스) 등 다양한 레이블 소속의 아티스트들이 성공했다. 2021년 4월 하이브는 국내 엔터사 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인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1860억원)를 투자해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의 매니지먼트사인 미국 이타카 홀딩스 지분을 100% 인수했다. 2019년 하이브 전체 매출에서 97.4%에 달했던 BTS의 비중은 지난해 50%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증권가는 분석한다. 다만 실적과 달리 늘 BTS를 따라 요동치는 주가를 부양하는 것은 하이브의 과제다. 하이브 주가는 코스피 상장(2020년 10월 15일) 직후 약 13개월간 상승해 2021년 11월 17일 역대 최고점인 42만 1500원을 기록한 뒤 현재는 반 토막 이상 내려앉은 20만원 안팎에서 맴돌고 있다. 지난달 실적 발표 당시 매출 2조원의 벽을 넘었다는 소식에도 주가는 튀어오르지 못했다. 2대 주주인 넷마블의 주식 추가 매각 가능성도 하이브의 발목을 잡는다. 지난해 11월 넷마블이 현금 확보를 위해 지분 6%에 해당하는 250만주(약 5687억원)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하자 매도세가 이어져 주가가 하락했다.
  • [서울광장] 국회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서울광장] 국회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꼼수 탈당, 위장 탈당으로 국회선진화법을 무기력화하는 일, 선거법 개정을 여야 합의 없이 다수파가 일방적으로 해치우는 일쯤은 뭐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4·10 총선을 통해 구성될 22대 국회에선 지난 4년간 벌어졌던 법치주의 파괴 논란이 더 빈번해지고 농도도 짙어질 게 뻔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부터 대장동 비리, 성남FC, 백현동 의혹,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등 7개 사건 10개 혐의로 재판 또는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에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 격인 진보당 소속 3명도 당선권에 들어 있다. 조국혁신당에서는 당대표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된 황운하 의원, ‘윤석열 찍어 내기’로 공수처 수사를 받는 박은정 전 부장검사,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으로 재판 중인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 네 차례의 음주·무면허 운전 전과를 가진 신장식 변호사 등도 비례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여야 공천자 가운데 전과자 비율도 민주당은 30%, 국민의힘은 20%를 각각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의 지배’를 우습게 아는 사람들이 장악한 국회는 사법 판결의 무력화를 위한 전쟁터가 될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두 차례의 체포동의안 표결로 방탄국회의 ‘매운맛’을 보여 준 바 있다. 조국 전 장관은 ‘비(非)법률적 방식의 명예회복’을 호언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야단을 쳐도, 혼을 내도 안 되면 마지막 방법은 내쫓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탄핵을 시사한 것이다. 조 전 장관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거론하며 “탄핵이 안 되더라도 그 이전에 ‘레임덕’ ‘데드덕’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2대 국회 첫 번째 행동으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딸의 논문 대필 의혹 규명을 포함한 ‘한동훈 특검법’ 발의를 예고했다. 정치 보복을 벼르는 속내가 뻔히 보인다. 국민의힘이 이겨서 여대야소가 되면 좀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천만에. 19대 국회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152석을 차지했지만, 여당의 무기력과 야당의 극한투쟁으로 ‘식물국회’에 빠져 허우적대다 끝났다. 법치와 상식이 실종된 국회는 입법폭주와 극한대결로 치닫게 될 것이다. 사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실 22대 국회가 불안정한 구도 속에 출범하게 되는 데는 사법부 책임이 적지 않다. ‘김명수 대법원’ 체제에서 주요 정치인들 재판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2년, 3년 이상씩 끌곤 했다. 국회의원 피고인들에 대해서는(일반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신속·공정한 재판을 통해 늦지 않게 사법적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 그래야 예측 가능하고 상식이 통하는 대화·타협의 정치가 가능해질 것이다. 물론 ‘무죄호소인’들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다 해도 “양심의 법정에선 무죄”라고 강변할 공산이 크다. 그렇다 해도 기결수가 국회를 쥐고 흔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법의 도마에 오른 의원들의 혐의가 무죄로 결론 난다면 정치의 불확실성 해소라는 점에서 그 또한 좋은 일이다. 법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적인 운영 원리다.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책에서 “민주주의는 과거처럼 군부 쿠데타로 무너지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 절차를 밟아 당선된 잠재적 독재자들에 의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고 썼다. 극단주의자들을 배제하고 의회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정치를 지켜 내기 위해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사법부의 의지와 소명의식이다. 무너지는 국회를 바로세워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뜻이 총선에서 제대로 표출된다면 사법부와 입법부의 건강한 긴장관계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박성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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